금언으로 읽는 팔만대장경

Page 8

그린이 서문

내 마음속 부처님을 모셔 내오는 작업, 나의 마음 수행이자 기도법

내가 처음으로 연꽃을 그리기 시작한 때는 1997년이다. 그럭 저럭 물감과 같이 지내온 지 벌써 십수 년이 지난 셈이다. 그런 데 나는 그림 공부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스승의 가르침 없 이 스스로 깨우치며 독학을 해서 그런지 아직도 물감을 다스 리는 방법이 낯설 때가 있다. 그래서 내 그림을 가까이에서 잘 살펴보면 세련되거나 매끈하지 않고, 오히려 울퉁불퉁하고 아 주 거칠기도 하다. 그래도 나는 열심히 그리고 있다. 그런데 내가 부처님을 그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 게 말하거나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그저 내 마음속에 나타나 시는 부처님의 모습을 모셔 내오는 작업을 할 뿐이다. 이러한 작업은 내 나름의 마음 수행 공부이고 기도법이다. 나는 하루 에 너댓 시간 정도 마음속 부처님을 만난다. 고요한 미소, 평온 한 얼굴의 부처님을 만나기 위해서 꼭 해야 하는 일이 번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다스리는 것이다. 그래야만 부처님의 가르침 을 온전히 모실 수 있고, 화폭에 그 모습을 담을 수 있기 때문 이다.

8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