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마을신문 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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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어린이학교와 아름다운마을학교 아우르는 가교, 엄화정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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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화정 선생님은 군포시 대야미에 있는 산울어린이학교 교장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시골 길로 등교해 학교에서 아이들을 활기차게 만나다가, 저녁이면 다른 선생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 ‘숟가락 하나’에서 학부모들과 밥상을 차려 나누기도 한다. 금요일 밤이면 인수동에 와서 편안한 언니, 누나이자 이모로 마을 친구들을 만나며 함께 나누는 삶을 누린다. 이렇게 대야미와 인수마을을 지치지 않고 오가 던 화정 선생님은, 이제 자매결연을 맺은 산울어린이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교장으로 두 학교를 잇는 다리 역할을 맡았다. 이제 두 학교 변화의 듬직한 주체로 서게 된 화정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 어보았다. 먼저 선생님이 언제부터 교육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아름다운 여수 앞바다를 보면서 왜 입시를 목표로 공부해야 하나 고민 하다가 대학에 진학했어요. 국문학을 전공했는데 교직이수가 가능했지만, 당시 교사가 소명 이라기보다 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지는 분위기여서 교사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졸업 한 뒤 학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다가 동화 《강아지똥》으로 권정생 선생님을 만났어요. 아 이들 세계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어요. 이오덕 선생 님에게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배우고서 아이들을 글쓰기로 잘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요. 선생님은 학원 강사에 한계를 느끼고 학원을 직접 열었다. 우리나라에 아직 논술학원이 생기기 전 매 우 드문 글쓰기 전문 학원이었는데 꽤 잘 운영되었다고 한다. (화정 선생님은 지난해까지도 산울학교에 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다.) 그러나 학교라는 시스템에 종속된 아이들을 보면서 학원보다 아이들 이 행복해하는 학교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 다니던 교회에서도 학교를 세워보려는 뜻이 무르익고 있었어요. 저도 학원을 접고 교 회 간사가 되어 같이 모임을 했지요. 간디학교 양희규 선생님의 《사랑과 자발성의 교육》을 읽게 되었는데, 한국교육에 대해 나와 똑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어서 놀랐지요. 교회에서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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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 201211 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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