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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 도 상 생 마 을 공 동 체 를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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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구 어 가 는

제32호


2012 11 제32호

3 [편집실에서] 우리 곁에서 건져 올리는 미래와 대안

최소란

4 [만나보기] 산울학교의 '초롱' 엄화정 선생님

김준표

10 [청소년마당] 저희 동아리를 소개할게요(2)

진혁 주은 예진

12 [청춘답게] 자기 삶을 바꾸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정인곤

14 [이웃공동체] 평화를 일구는 개척자들

임안섭

16 [소통과대안] 밭 생명에게 밥상부산물을

주재일

18 [農생활]

볏짚 말리고, 야콘 캐고, 묵나물 만들고

조시형

20 [생태건축]

넉넉한 햇볕을 에너지로, 태양열 온풍기

박영호

이한영

8 [마을학교] 단풍 붉은 구담봉엔 우정이 드리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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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밥상머리] 볕에 못 말리면 몹시 서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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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신문>은 강원도 홍천 아미산자락 효제곡마을과 서울 북한산자락 인수마을을 오가며 농촌과 도시에서 농도상 생마을공동체를 일구는 아름다운마을공동체의 삶과 기도를 증언합니다. 시대 과제 앞에 ‘소통’을 건네고 질문을 던지며 ‘대안’을 모색하는 이야기를 [소통과 대안]에 담습니다. 일상과 관계, 수련을 통해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와 이유를 찾아봅니다. 마을밥상 지기들이 밥을 차리는 마음을 [밥상머리]에 모읍니다.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만나는 20·30대 청년대학생들과 [청춘답게] 모험 하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청소년마당]과 [마을학교] [아이들세상]은 홍천과 인수 마을학교 아이들이 살아있는 배움으로 성장해가 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동체 귀촌으로, 농(農)을 통해 문명과 삶 전체를 다시 살피고 재구성하는 [農생활]과 건강한 주거 문화 를 만들어가는 [생태건축] 현장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만나보기]에서는 당신과 우리가 함께 만나고픈 사람을 찾아갑니다.

<아름다운마을> 펴낸 곳 아름다운마을공동체 기자 김세진 김준표 김형우 임안섭 주재일 최소란 디자인 황지영 김지명 서아름 문의 02-999-9294, 010-2578-6050 누리편지 maeulin@hanmail.net 누리집 www.maeullo.net 후원 국민은행 487101-01-436510


우리 곁에서 건져 올리는 미래와 대안 생명은 자기 아닌 다른 존재와 만나는 관계 속에서 더 새롭게 변화될 수 있습니다. 산울어린 이학교와 아름다운마을학교를 다닌 학생들이 홍천 생동중학교에서 만나 더 넓은 배움으로 성 장해가고 있습니다. 이번 호 [만나보기] 주인공은 산울어린이학교와 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오 가며 연대의 다리 역할을 맡은 엄화정 선생님입니다. 있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 문을 던지며 더 나아지고자 부단히 옮겨온 선생님의 걸음걸음이 울림이 됩니다. 우리 곁에서 대안과 미래를 현실로 살아내고 있는 이들 이야기를 건져 올릴 수 있는 마을신 문이 되고 싶습니다. 사는 이야기를 담다보니, 실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구멍가게 에서 팔지 않는 물품이 기사에 나와 있다는 것을 학교 아이들이 가장 먼저 찾아냈습니다. (구멍 가게에서 파는 건 '딸기웨하스'가 아니라 '딸기스낵'입니다.) 실뭉치 동아리 소개글에 텃밭 동 아리 사진이 들어간 것도, 아이들 사진을 얼핏 본 잘못이 큽니다. 정성껏 글 써주고, 꼼꼼히 비 평해주는 학생 독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호 [소통과 대안]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밥상부산물이라고 부르기를 제안합니다. 홍천 마을에서 밥상부산물과 똥오줌을 썩혀 밭 생명에게 퇴비로 주기 때문이지요. 버려진 것들이 다 시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생명 순환의 원리에 따라 쓰레기를 부르는 용어도 달라지고 도시 삶 도 한껏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번호에 글을 기고한 한 필자가 친구들과 나눈 고백 한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농촌과 도시를 오가며, 도시에서 도시 삶을 불평하지 않고, 농촌에서 농촌을 불편해하지 않으며 살겠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처럼 도시사람들에겐 도시에서의 역할이 있 겠지요. 농촌에서 신명나게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얻는 힘으로, 도시에서 겪는 한계 앞에 꺾이 지 않고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도 꾸준히 발굴해서 싣겠습니다. [이웃 공동체] 이야기로 이번에는 ‘개척자들’ 근황을 담았습니다. 처음 개척자들 공동체 양 평 샘터를 찾았을 때, 오랜 벗을 알아본 듯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서로를 새로워지게 해주는 좋은 이웃들이 계속 마을신문을 통해 잘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마을신문을 꾸준히 잘 만들라면 서 후원을 시작하신 분도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책임을 가지고 힘내겠습니다.

최소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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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어린이학교와 아름다운마을학교 아우르는 가교, 엄화정 선생님

‘ ’ “ ”

엄화정 선생님은 군포시 대야미에 있는 산울어린이학교 교장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시골 길로 등교해 학교에서 아이들을 활기차게 만나다가, 저녁이면 다른 선생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 ‘숟가락 하나’에서 학부모들과 밥상을 차려 나누기도 한다. 금요일 밤이면 인수동에 와서 편안한 언니, 누나이자 이모로 마을 친구들을 만나며 함께 나누는 삶을 누린다. 이렇게 대야미와 인수마을을 지치지 않고 오가 던 화정 선생님은, 이제 자매결연을 맺은 산울어린이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교장으로 두 학교를 잇는 다리 역할을 맡았다. 이제 두 학교 변화의 듬직한 주체로 서게 된 화정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 어보았다. 먼저 선생님이 언제부터 교육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아름다운 여수 앞바다를 보면서 왜 입시를 목표로 공부해야 하나 고민 하다가 대학에 진학했어요. 국문학을 전공했는데 교직이수가 가능했지만, 당시 교사가 소명 이라기보다 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지는 분위기여서 교사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졸업 한 뒤 학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다가 동화 《강아지똥》으로 권정생 선생님을 만났어요. 아 이들 세계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어요. 이오덕 선생 님에게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배우고서 아이들을 글쓰기로 잘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요. 선생님은 학원 강사에 한계를 느끼고 학원을 직접 열었다. 우리나라에 아직 논술학원이 생기기 전 매 우 드문 글쓰기 전문 학원이었는데 꽤 잘 운영되었다고 한다. (화정 선생님은 지난해까지도 산울학교에 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다.) 그러나 학교라는 시스템에 종속된 아이들을 보면서 학원보다 아이들 이 행복해하는 학교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 다니던 교회에서도 학교를 세워보려는 뜻이 무르익고 있었어요. 저도 학원을 접고 교 회 간사가 되어 같이 모임을 했지요. 간디학교 양희규 선생님의 《사랑과 자발성의 교육》을 읽게 되었는데, 한국교육에 대해 나와 똑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어서 놀랐지요. 교회에서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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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는 대안학교에서 내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교육학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 했는데, 목회자가 제게 ‘교육을 하려면 인간을 이해하는 게 먼저다.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은 신학이니까 신학을 해봐라’고 권하셨어요. 그래서 신학대학원에 들어갔지요.

이후 다른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면서 주일학교 공과교재를 실제 아이들과 나누고픈 내용들로 전 부 바꿀 정도로 열정을 내기도 했던 화정 선생님. 그러다가 이전 교회에서 참여했던 기독교 대안학교 준 비모임에서 다시 그를 오라고 불렀다. 그런데 그곳에서 겪은 한 사건이 화정 선생님을 크게 돌이키게 하 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인가 싶어 갔는데, 모임을 처음 만들 때부터 계셨던 한 분이 일방적으 로 주도해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참여자들이 같이 합의를 이루는 방식이 아니어서, 제가 계 속할 수 없었어요. 한 사람의 카리스마로 운영되는 조직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나서 공동체지도력훈련원(공지훈) 강의를 듣게 됐어요. 여러 은사들이 모여서 서로 세워주고 함께 이끌어가는 사역방식이 성서에서만 가능한가 하고 체념하고 있던 제게 공지훈 강의에서 놀랍게 다가온 말이 있었어요. ‘성서가 진리가 아니든, 우리가 속고 있든 둘 중 하나다, 성서가 진리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 성서를 믿는다면 제대로 살아야 하는 거니까요. ‘

산울어린이학교는 어떻게 결합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신대원 시절 교육대학원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후배 중 하나가 꾸러

기학교 교장이었어요. 꾸러기학교는 유아교육을 위해서 학부모들이 만든 학교였지요. 꾸러기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서 올라갈 초등대안학교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 후배를 통해 다 른 학부모님들과 만나서 서로 마음을 확인한 다음 같이 공부하려고 그때부터 한 주에 한 번씩 만났어요. 서로 힘을 받았던 거죠. 그러고 나서 교장으로 초빙을 받았어요. 한 2년 정도 함께 공부하면서 준비했고, 2007년 9월에 학교가 세워진 거예요. 학교를 하면서 어떻게 공동체로 살게 되었는지요?

대안학교에 있으면서 교육이 욕망이 될 수 있겠다는 긴장이 들었어요. 학교를 잘 이끌어가 기 위해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하늘샘공동체를 시작했지요. 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탐방하면 서, 결국 내 존재가 공동체를 살아가는 삶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깨달음이 왔어요. 예수님을 찾 아왔던 부자 청년이 돈을 포기 못했듯, 내가 과연 교육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 로 던져보았어요. 정말 사랑하는 산울과 하늘샘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으니까 다시 품을 수 있

도록 마음을 새록새록 주시는 게 참 감사했어요. 학부모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달라져서 서로

신뢰하며 든든한 동역자로 서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 ”

올해 8월에는 강원 홍천에서 산울어린이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가 처음으로 연합 여름계절학 교도 열었다. 대안교육이라는 길 위에서 만난 두 학교가 새로운 소명을 따라 함께 연대하며 더 큰 길을 열 어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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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합 계절학교를 하고서, 작은 물줄기가 모여 바다를 향해 길을 만들어가듯 우리 작 은 모습이 연합해서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일구어갈 수 있겠단 생각을 했지요. 두 학교가 교육 공동체로 더 크게 하나를 이루는 과정이 기대됩니다. 이제 공동체를 배우며 살고 있는 제가 두 학교 교장을 맡게 되어서 솔직히 두렵고 떨리네요. 당당하게 감당하려 해요. 두 학교 아이들, 교사들, 부모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변화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저 또한 공동체 한 사람 으로서 제게 맡겨진 일상을 잘 살아가려고 합니다. 화정 선생님이 산울학교에서 불리는 별명은 ‘초롱 샘’ q 5, 6학년 아이들과 졸업여행차 갔던 백두 산 기행

이다. 아이들 앞에서 저렇게 밝게 빛나는 사람은 처음 보 았다는 어떤 이의 고백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들과 교 육의 내일을 꿈꾸는 화정 선생님 눈망울에서 초롱초롱 빛 이 난다. 김준표

u 2008년 1회 졸업생인 종원이를 위해 학교 앞에서 찍음 q 산울어린이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 ’ “ ”

u 제4회 졸업식 사진 1회부터 4회 졸업생이 함께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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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경기 군포시 수리산자락 속달동에 자리한 초등대안학교다. 전철 4호 선 대야미역에서 내려 한 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마을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작은 학 교다. 학교를 둘러싼 자연에는 맘껏 뛰노는 산울 아이들의 흔적이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다. 꽃들이 빼꼼 얼 굴을 내밀고 있는 돌담길을 따라가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메아리가 울려 퍼지는 마당이 있고, 마당 한쪽 을 지키는 텃밭 채소들과 복슬강아지도 아이들과 더불어 쑥쑥 자라고 있다. 산울어린이학교는 같은 교회에서 ‘꾸러기유아학교’라는 공동육아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주체가 되어 시 작되었다. 꾸러기유아학교를 졸업한 아이 부모들이 방과후교실과 계절학교로 만남을 이어가면서 ‘삶이 살 아 있는 울타리(산울)’라는 이름으로 대안학교를 꿈꾸게 되었다. 2005년 12월부터 엄화정 선생님이 결합해 매주 함께 공부하며 초등대안학교를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엄화정 선생님이 교장으로 세워지고, 2007년 9월 초등과정 6명, 방과후과정 12명으로 제1회 산울어린이학교 입학식이 열렸다. 이후 매년 신입생들을 맞 이하며 전일제 초등대안학교로 자리잡아왔다. 올해는 36명의 아이들과 산울 가족들이 함께하고 있다. 엄화정 선생님은 “교육을 통해 하나님나라를 이뤄가길 꿈꾸며 부름 받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진정한 가르 침과 배움을 회복하는 길을 재미나게 때로는 눈물로 걷고 있다”고 말한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하는 정규수업 이 오후 3~4시에 마치면, ‘산들교실’이란 방과후시간이 저녁 6시까지 이어진다. 아이들은 부모 자원교사들 의 돌봄으로 학교에서 새로운 놀잇감들을 구상하기도 하며 뉘엿뉘엿 해가 저물 때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활 기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자매학교가 된 아름다운마을학교와의 연은 2009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울 교사들과 학부모 들이 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탐방하며, 배움이 삶으로 구현되는 공동체 필요하다고 깨닫게 된 것이다. 지난 해부터는 산울어린이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강원 홍천에 있는 생동중학교로 진학하여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최소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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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붉은 구담봉엔 우정이 드리웠네! 들살이로 가을 산들 누비고 새 친구들과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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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 교육공동체 학생들이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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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3박4일 동안 들살이학교를 다녀왔습니다. 7 살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까지는 홍천에서, 초등학 교 4학년부터 중학교 학생들은 충주와 단양에서 자 연과 역사가 주는 배움의 즐거움을 익히고 돌아왔 습니다. 특별히 이번 들살이는 교육공동체에 새로 편입학할 친구들과 미리 만나는 특별한 자리여서 반가웠어요. “오랜만에 홍천에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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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랑 느낌이 확 달랐다. 잔디밭도 있고 잔디에 메뚜기도 있고 방아깨비도 있다. 자전거도 타고 축구랑 피구도 하고 다방구, 얼음땡놀이도 했다. (생태)뒷간도 꾸미고, 끙끙 잘 하라고 다같이 똥 주문도 만들었다. 정말 재밌었다.” -하늘 (9살,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아름서당반)

6 1. 비 맞으며 월악산 등산도 하고 점심도 싸고 알차게 보냈던 들살이 마지막 밤, 눈싸움 지지 않으려 웃음 참는 친구들 보면서 웃겨주기. 2. 단양 신라적성비를 향해 가는 길에 만난 감나무. 자연이 주는(?) 감사한 선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3. 홍천마을 이장님 댁 논에서. 아이들에게 이만한 운동장이 더 있을까? 4. 고구려천문과학관에서 천체망원경으로 조심스럽게 태양을 관찰하는 모습 5. “조 서방! 조 털러 가세~” 홍천마을 할머님께 받은 조 이삭 하나를 털었어요. 몇 배의 수확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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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아리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다양한 방법, 예를 들어 글·그림·만화·노래로 표현하는 동아리입니 다. 동아리에 함께 하는 친구들은 각자 표현하고 싶은 것들 을 표현합니다. 같이 하는 것보다 각자 가진 장점들에 맞게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입니 다. 그래서 요즘은 자기 장점들로 무슨 작품을 만들지 생각 하고 있습니다. 잠깐 친구들을 소개하자면, 진혁이는 글쓰기와 노래 만 드는 것, 그리고 있는 노래를 편곡하는 것을 좋아해, 우리 생활을 담은 노래를 만듭니다. 선진이는 그림이나 만화 그리기에 관심이 있습니다. 학교 생활이나 지금 문제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도 만화를 그립니다. 한백이는 동물에 관심이 많아 학교 주변에 있는 동물들을 공부하고 사진도 찍습니다. 한백 이는 자기가 공부한 자료들을 모아서 조그만 동물사전을 만들 계획도 있습니다. 새하는 꽃과 나무들에 관심 이 있어서 달마다 많이 피는 꽃들을 사진으로 찍고, 꽃잎과 잎사귀를 말려서 책갈피 같은 장식품도 만듭니다. ‘ ’

이 동아리가 만들어지기 전에 신문 동아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신문 동아리는 학교 생활이나

세상에서 문제되고 있는 일들을 글로 써서 작은 신문을 만들려고 했으나, 우리 힘으로는 아직 어려울 것 같다

는 판단에 신문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표현 동아리라는 이름으 로 새롭게 모였습니다. 지금은 서로 의견들을 천천히 조율해가고 있어서 아직 완성한 작품이 없습니다. 하지 만 곧 멋진 작품들이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혁 생동중학교 2학년

처음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딱딱하게 다져진 운동장 같은 땅, 돌이 많은 땅, 그런 땅에서 농사를 짓기란 쉽지 않았다. 농사 초짜인 우리가 기름진 땅에서 농사를 지어도 모자랄 판에, 밭이 아니었던 땅을 개간해서 짓는 농사는 힘들지만, 재미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어이없는 상황들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사건을 몇 가지 뽑으라고 한다면…. 우선 우리가 ‘두콩이’라고 부르던 완두콩을 수확해서 밥상 카레에 넣어 먹었던 일이 다. 수확량이 많지 않아서 한 그릇에 서너개밖에 있지 않았지만, 모두들 우리가 수확했다는 말에 눈이 휘둥그 레져서 열심히 찾아서 맛있게 먹어주었다.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우리 두콩이에 비해 감자는 달랑 다섯 알 건졌다. 밭 절반이 감자였기 때문에 좌절감도 그만큼 컸 다. 처음에는 감자가 얼마나 컸나 보려고 한 줄기를 호미로 파보았다. 감자가 안 보여서 몇 줄기를 더 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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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거의 ‘썩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제대로 된 감자는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좌절했다. 그러나 어느 새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감자에 물을 너무 자주 주어서 밭에 물이 많이 차있었던 것이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내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날씨에 민감해진 것이다. 비 오는 날씨를 싫어하던 나는 여름에 가뭄이 들었을 때, 비가 온다는 예보에 뛸 듯이 기뻐하고, 가끔은 비가 오기를 기도했다. 언 제는 작물에 열매가 맺히는 꿈도 꾸었다. 작고 서툰 초짜 농부들이지만, 우리는 꽤 잘 해내고 있는 것 같 다. 작물이 자라나듯이 우리도 자라는 것을 느낀다. 예진 생동중학교 2학년

깻묵 퇴비를 만들 생각으로, 일요일 홍천읍 시장을 돌아다녔다. 방앗간에 가서 “여기 깻묵 있어요?” 물 어보니까 아저씨는 ‘웬 아이들이 깻묵을 찾아?’ 하는 눈치로 쓱 보더니만 “깻묵은 기름집에 있지. 저쪽으 로 쭉 가면 무슨, 그, 아 어쨌든 무슨무슨 기름집이 있을거야” 하셨다. 한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외치고 다시 나서는데, 들뜬 마음에 입꼬리까지 올라간다. ‘어떤 애들이 퇴비 만들려고 방앗간으로 가겠어?’ 하 는 자부심 어린 미소. 그렇게 시장 골목을 빠져나오니 기름집이 보였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니 먼저 진한 구수함이 바 람을 타고 술렁술렁 내려왔다. 조그만 방에서 아저씨가 나오시더니 의아하게 우리를 보셨다. “여기 깻묵 있어요?”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괜히 한 번 더 물어봤다. “깻묵? 뭐하려고?” “밭에 넣으려고요.” 밭 ‘

크기에 전혀 감이 없는 우리는 대충 크게 팔을 벌려 보이며 알려드렸다.

아저씨는 비스듬하고 낮은 천장 아래 한 귀퉁이 쪽으로 자세를 낮추고 걸어가셨다. 그러고는 깻묵으로

추정되는 짙은 고동색의 구수한 찌꺼기를 푹푹 푸셨다. 깻묵은 들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라던데, 그래

서인지 냄새도 구수했다. 아저씨는 깻묵이 담긴 검은 봉지를 내미셨다. “얼마에요?” 처음 본 만큼 가격이 얼만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냥 가져가”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냥 주시는 거에요?” 내가 한 번 더 믿기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으로 침묵이 깨졌고, 다들 신이 나서 무거워서 찢어질 것같은 봉지를 앞뒤로 흔 들며 뛰어갔다. 구수한 그 기름 냄새와 함께 초짜농부들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주은 생동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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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안녕하세요? 인곤입니다. 기독청년아카데미에

서 청년교육운동을 하고 있지요. 지난 5년 동안 사

무국에서 일하면서 청년대학생 수천 명을 만났습

려워지고 있습니다. 경제적 전망이 어두운 것은 사 실입니다.

니다. 사람들은 “요즘 청년들은 패기도 없고 이기

지현은 현재 삶에 만족하면서도 더 잘 살고 싶

적이다”고 말하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기독청년

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 지현’이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겠다고 문을 두드리는 300여

만나야 할 대학 이후의 삶은 만만치 않습니다. 취

명의 청년들은 자기 삶을 바꾸고 새로 개척하려고

업 경쟁을 하느라 꿈을 포기하거나 유보합니다.

고민하는 젊은이들입니다.

20대를 함께 보낸 ‘절친’과도 기약 없이 헤어집니 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청년들을 ‘88만원세대’라고 부릅니다. 구직하

자본주의 사회에 편입되어 들어갑니다. 졸업하는

는 시간도 길어지고 정규직으로 취업하기도 어려

순간 엄청난 사회적 원심력이 지현의 삶을 흔들기

워질 뿐만 아니라 삶 자체도 불안정하기 때문입니

때문입니다. 그 친구와 나눈 대화를 소개합니다.

다. 최근 지현이라는 한 청년이 함께 공부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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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며 찾아왔습니다. 지현의 경우, 부모님이 소유

지현 저는 23살 대학생입니다. 30년여 동안 은

하신 아파트에 살고 있고 등록금은 ‘아빠 직장’에

행에서 일해오신 아빠, 기회 닿을 때마다 공부하는

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부모님

엄마, 남동생과 살고 있습니다. 교육열이 높은 엄

의 도움을 받으며 살 수는 없겠지요. 청년들은 열

마는 저한테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고 잔소리하십

심히 일해도 부모세대의 연금 수준보다 더 벌기 어

니다. 저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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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하고 학생회 활동도 3년째 하고 있고 나름대로

시작할 수 있는데, 뜻이 통하는 친구들과 막상 시

실천하는 대학생이라 생각합니다.

작하려고 하면 고려할 상황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돈 많이 버는 일보다 정의로운 일, 하고 싶은 일

발견하게 됩니다. 문제는 한번 유보되면 결국 포

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아직 대학교 졸업하려면 1

기하기에 이르고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기억한다

년 남았지만 졸업 후에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

는 겁니다.

을까 고민합니다. 대학원에 가고 싶습니다. 통계학 이라는 학문을 공부해 의미 있게 살고 싶어서입니

지현 일상을 돌아보니 부끄러워집니다. 귀찮고

다. 졸업한 선배들과 친구들 대다수 증권사나 보험

힘들 땐 ‘부모님이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회피하는

사 혹은 은행으로 취직해서 대기업의 데이터를 분

편입니다. 이러면서도 부모님 뜻을 거역하려고만

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했으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황당했겠네요. 뜻이 통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두려운 마음이 들어요.

하는 친구들과 공동체로 살아보자고 몇 번 이야기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무

를 나눴는데 흐지부지되곤 했어요. 모두들 두려운

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먼저 부모님한

마음에 더 이상 진척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다른

테 독립해야 할 것 같은데,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것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만 유난 떠는 것처

은 둘째치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한다는 게 어려

럼 보이고 처음에는 관심 받더라도 금세 기억에서

울 것 같아요.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사라질 거라고 염려했습니다. 그리고 편한 삶에 대

돈을 번다고 해도 알바 수준이라서요. 건강하게 독

한 미련도 남아있습니다.

립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인곤 청년들은 꿈을 꾸고 뜻을 품고 살고자 합 인곤 청년이 꿈을 꾸며 사는 과정에서 먼저 넘

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런 삶이 잘못된

어야 할 언덕은 ‘사랑하는’ 부모님일 것입니다. 부

것이라며 반대하고, 시간이 흐르면 그런 삶은 특별

모님이 청년들을 구속하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청

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쉽게 말하곤 합

년들이 부모님에게 너무나 의존하는 것이 원인입

니다. 신념이 확고하고 특출한 사람들만 공동체로

니다. 청년은 부모님이 상 차려줘야 밥을 먹고 빨

산다는 것은 공동체로 사는 삶에 대한 오해입니다.

래를 해줘야 옷 입고 다니고 있습니다. 반찬 하나

연약할 때 도와줄 친구가 필요하고 함께 사는 것이

만들 줄을 모르고 몇 번을 깨워도 아침 수업에 지

즐겁기 때문에 공동체로 사는 것입니다. 꿈을 꾸는

각하기 일쑤입니다. 청년이 일상에서 신뢰감을 주

이 땅의 청년들이여, 건투를 빕니다.

‘ ’ “ ”

지 못하면 부모님도 청년의 꿈을 존중하기 어려울 겁니다. 개인은 문제의식을 느낄 수는 있지만, 대안을 만들기에는 부족합니다. 대안은 새로운 삶(관계) 의 양식으로 구체화됩니다. 동지(同志)를 만나야

정인곤 틈틈이 돌본 텃밭 고구마를 쪄서 함께 공부하는 청년들과 나눠 먹으며, 자신이 살고 싶고 살아가고 있는 삶 속으로 청년대학생들을 초대하는 청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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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던 프에서 열 르 난민캠 미 슈 카 령

평화학교

탄 름 파키스 2007년 여

‘ ’ “ ”

공동체에서 얻는 힘으로 세상 아픔 보듬다

분쟁지역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일하는 ‘개척자들’은 경기도 양평에서 ‘샘터’라는 보금자

그리고 당시 송강호 님 가족이 생활하던 집을 손수 고 치고 넓혀서 공동체로 살기 시작했다.

리를 이루어 공동체로 살고 있다. 산기슭 허름 한 나무집 문을 열고 들어서면 20년의 손때 묻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젊은이들을 불러 모아 분

은 역사가 고스란히 쌓여 있다. 개척자들을 소

쟁지역에서 평화캠프를 열고, 월드서비스 사역을 펼

개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1993년부

쳤다. 인도네시아 식민살이의 후유증으로 분열을 겪

터 교회 사역자와 청년들 몇 명이서 꾸준히 세

고 있던 동티모르에 가서 이산가족의 메신저가 되고

계를 위한 기도모임을 하면서 시작되었다는 것

등 돌린 이웃마을들이 상처를 보듬고 화해할 수 있는

이다. 지금까지도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어디로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

든 모여서 세계 곳곳의 분쟁 현장에 대한 뉴스를

와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의 간섭에 시달리던 중

함께 나누고 고요히 기도를 드린다. 기도모임을

2004년 쓰나미까지 겹친 반다아체, 파키스탄과 인도

이어오던 이들은, 가진 것 하나 없이 르완다며

의 오랜 종교 분쟁으로 난민이 됐다가 2005년 대규모

아프가니스탄,

지진을 당한 카슈미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에

동티모르 등 분

게 맨몸으로 달려가 구호사업의 빈틈을 찾아 이름도

쟁으로 고통 받는

없이 빛도 없이 돕고 현지인들과 같이 먹고 자면서 고

이들을 찾아갔다.

통을 나눴다. 20년 전 작은 기도모임에서 시작

개척자들은 재난이나 분쟁 등 긴급 사태가 발생할 때면 기도모임을 통해 마음 모아 현장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고, 사람을 현장에 파송해 긴급구호가 끝나고 뉴스가 지난 뒤에도 장기적으로 그곳에 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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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여름 동티모르 평화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송강호 님

르면서 재건사역을 지속해왔다. 돈이나 사업으로 일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국내외 사역현장에서도 여러 나라에

서 온 다양한 청년들과 더불어 공동생활을 한다. 매년 여

름 한 달간 평화캠프를 열고 현지에 필요한 집짓기나 학

교 복구, 재난 쓰레기 정리 등 노동을 하고 현지 아이들을 초대해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는 평화학교로 초대한다.

” 여러 나라에서 모인 다양한 젊은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평화캠프

개척자들은 국내에서도 평화교육과 평화활동을 하 고 있고, 근래에는 제주 강정마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제주에서 활동한 한정애 님은 “평화사역을 하면서 한국 의 분단 현실과 통일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다”며 강정마 을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2009년 처음 제주에 내려간 개척자들은 2011년부터 본격 적으로 연대활동을 했다. 그는 1년간 강정마을 앞 구럼비 ‘

바위에 가서 기도한 경험을 나누며 “개척자들은 군인· 전쟁·국경이 없는 세상을 소망하고 있다. 해군기지 건

지난해 말 화재사건을 겪은 샘터를 재건하고자 많은 일손이 모였다.

설 반대 외에 중립적인 입장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만, 화해와 평화를 이뤄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현실에서 화해를 이루는 과제

샘터 공동체는 곳곳에 나가 있는 동역자들을 위해 기 도하며 개척자들의 다양한 사역을 지탱하는 하나의 진지 다. 전에는 사역을 하기 위해 공동체가 필요했고, 지금

은 공동체로 살아가는 힘으로 사역을 하는 것이다. 개척

자들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이형우 님은 공동체의 진정한

과 샘터 공간에 대한 애정을 품은 이들이 마

힘은 규모나 시스템에 있지 않지 않고 구성원 간의 관계

음을 모아 샘터 복구에 힘을 보탰다.

에 있다고 한다. 나와 다른 누군가와 부대끼고 갈등이 생 기면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와 싸우는 과정을 겪

넉넉지 않지만 후원으로 사역과 공동

는다. 서로 허물이 드러날 때마다 평화를 갈망할 수밖에

체 살림을 꾸려온 개척자들은 공동체 운영

없다. 공동체로 살기 때문에 평화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에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방 안을 고민하고 있다. 공동체 식구들이 수공

지난해 12월 15일 개척자들은 샘터 화재로 사무실과

예품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된장도 담그고,

기도실을 제외한 부엌과 마루, 숙소 등이 있던 건물이 전

농사도 짓는다. 지난해에는 마을 이웃이 빌

부 불에 타는 사건을 겪었다. 치고받고 뒹굴고 부비며 함

려준 땅에 처음 시작한 벼농사로 맛있는 쌀

께 사는 의미를 체감하던 소중한 공간과 살림살이들을

을 수확해, 앞으로 농사를 늘려갈 계획이라

몽땅 잃은 아픔은 작지 않았다. 그러나 시련 뒤에 깨닫게

고 한다.

된 은총이 더 컸다. 물질적 재산은 잃었지만, 공동체 바깥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 재산’들이 더없이 풍성했다. 나

임안섭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며 섬겨온 개척자들의 귀한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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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대안

판매됩니다. 편리하지만 조금만 생 각하면 그렇게 흘려보내면 수질 오 염은? 어떻게 될지 뻔한 일입니다.

밭 생 명 에 게 밥상부산물을

줄인다고 해결되지 않는 음식쓰레기

결국은 남지지 않는 것입니다. 우 리나라에서 한 해 남기는 음식물이 15조 원에 이른다는 뉴스도 보았습 니다. 그만큼 쉽게 남기고 버린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소박한 밥상을 차 리고 남김없이 싹싹 먹는 빈그릇운 동도 있습니다. 그래도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음식찌꺼기가 나오기 마

화학비료나 비닐을 쓰지 않는 농사 덕분에, 밥상부산물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게 되었다.

련입니다. 이것까지는 어쩌지 못합 니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도 강원 홍천 효제곡마을로 귀촌한 사람들 이 없었다면, 그들이 생명농업을 하 지 않았다면, 적게 남기는 것을 넘 어선 실천을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겁 니다. 그런데 귀촌한 이들이 화학비 료나 비닐을 쓰지 않고 퇴비도 직접 만들어 쓰면서, 요리하며 나오는 음 식물이 더는 쓰레기가 아니게 되었 습니다. 농사하는 이들이 서울 인수마을 사람들에게 음식물을 버리지 말고

사람은 쓰레기를 남기는 존재입니다. ‘당신이 머문 자리는 아

모아서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름답습니다’ 하고 계몽하는 글이 화장실이고 공원이고 함께 쓰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기면 밭을 살

곳마다 붙어도 좀처럼 쓰레기는 줄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이웃

리는 좋은 밑거름으로 거듭납니다.

과 다투는 이유 중 상당수도 주차 문제와 더불어 쓰레기 때문입

그래서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라 밥

니다. 어느 빌라에는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다가 걸리면 법적인

상부산물이라 부릅니다. 서울서 모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 협박문이 걸려 있습니다.

은 밥상부산물은 한 달에 한두 번 트

그 중에서도 음식물은 더욱 골치가 아픕니다. 단단히 싸매어 놓았는데도 냄새를 맡고 쫓아온 고양이 덕분에 새벽부터 널부러 져 악취를 풍기는 음식물 잔해를 만나는 건 반갑지 않은 일입니 다. 음식물쓰레기에 관한 최대 관심은 아마도 먹고 남은 걸 어떻 게 깨끗하게 버려야 할까에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지자체에서 음식물쓰레기 수거비용을 확 올렸더니 양이 확 줄었다는 뉴스도 나오고, 씽크대에서 음식물을 갈아서 버릴 수 있는 처리기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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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이나 짐칸이 있는 차에 실어 효제 곡마을로 보내줍니다. 효제곡에 가 면 다시 오줌으로 만든 액비 등과 함 께 발효했다가 밭에 거름으로 뿌립 니다. 친구들이 정성껏 바르게 지은 농산물을 먹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 만, 내가 보낸 밥상부산물을 모아 만 든 퇴비로 기른 음식을 다시 먹는 것


도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이러한 감격을 누리는 데는 작은 정성이 필요 합니다. 부산물을 집에서 모았다가 집 앞에 있는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대신 조금 걸어서 마을밥 상 부엌 뒤편 작은 광에 있는 통에 넣습니다. 그 리고 그 옆에 있는 톱밥을 뿌려줍니다. 여기에 누 군가 통에 부산물이 차는 것을 확인했다가 홍천 을 오가는 이들에게 연락하는 눈썰미도 필요합니 다. 무엇보다 모아놓은 부산물을 홍천까지 실어 나르는 사람과 퇴비로 만드는 농부들의 노고가

마을밥상 뒷편 광에 마련된 통에 밥상부산물을 넣고 옆에 있는 톱밥을 섞어주면 된다.

제일 큰 정성입니다. 버리지 않고 다시 땅을 살리는 밑거름으로

서울과 홍천 사이에 밥상부산물을 옮기는 일 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퇴비를 생산하는 일에 만 그치지 않습니다. 부산물을 받아 퇴비를 만든 윤희 님은 “부산물을 보면 요즘 서울에 사는 친구 들이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 안다”고 말합니다. 서울 사는 사람에게는 못 먹는 것이지만 농사꾼 에게는 좋은 주전부리가 될 만한 음식도 버려지 는 게 확인되기도 합니다. 농사를 지으며 마을밥 상 지기로도 일하고 있는 한영 님은 “홍천에서는 호박씨 같은 것도 버리지 않고 말렸다가 까먹거

인수마을에서 모아온 밥상부산물에 오줌을 섞어 발효시키면 훌륭한 퇴비가 된다.

나 요리할 때 넣는다”고 합니다. 백 리나 떨어져 있어도 밥상부산물을 보면 친 구들이 어떻게 사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록 퇴비가 되기는 했지만, 왜 이런 음식을 먹 지 않고 버리게 되었을까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저마다 사연이 있었겠지만, 이러한 농부들의 조 심스러운 나눔은 도시 사람들에게 ‘쉽게’ 버렸던 내 삶을 회개하게 하는 살아 있는 설교가 됩니다. 냉장고에 넣어놓았다가 먹지 못하고 그대로 버렸던 일들이 생각나 부끄러웠습니다. 냉장고 가 있어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는 것 같은데, 돌아 보면 그만큼 불필요하게 쌓아놓고 살다가 주체하 지 못해 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늘어나는 냉장고 용량만큼 내 식탐도 늘고 나눔 대신 버림이 훨씬 많은 인생이 되고 마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농

부가 되면서 쓰레기로 버리던 것들이 퇴비가 되고 흙을 살리고 도로 내 밥상에 오르는 경이로운 체 험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부산물과 농산 물이 도시와 농촌을 오가면서,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사는지 훤히 아는 스승 같은 친구들도 얻었습니다. 얼마 전 퇴비더미 옆에 심지도 않은 호박 줄기 가 뻗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또 밀도 몇 포기 자랐 다고 합니다. 음식부산물 속에 섞여 있던 밀과 호 박씨가 뿌리를 내린 것입니다. 생명은 그렇게 버 려지지 않고 우리 곁에서 다시 피어나고 있습니 다. 주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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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하늘에 마음마저 깨끗해지는 요즘이다. 보름 넘게 구름 한 점 없이 따사롭고 낙엽은 바스 락거린다. 자주 내리던 무서리가 이제는 된서리로 바뀌어 한기를 느끼게 하는 지금, 배추를 묶고 뿌리채 소는 갈무리를 서두르고 묵나물은 더 바싹 말리고 잡곡은 깨끗하게 갈무리해서 알맞게 저장하는 시기다.

볏짚 말리기 쓸모없어 보이고 먹을 것도 없는 풀단이지만 꽤 요긴하다. 볏짚으로 쓰지 않는다면 탈곡할 때 잘게 썰어 이듬해 거름이 되도록 한다. 잘 말리면 소와 염소 등 되새김하는 동물들의 겨울먹이 가 되고, 건축의 재료가 된다. 배추를 묶을 때, 김장독을 묻거나 메주를 만들 때도 쓴다. 이엉을 엮어 비를 피하는 덮개로도 사용한다. 여러 모로 요긴한 게 볏짚이다. 행여 가을비에 젖다보면 곰팡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볕 좋을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땅속 작물 캐기 땅콩은 쥐나 굼벵이도 좋아하기 때문에 서둘러 갈무리하는 것이 좋다. 배수가 좋 은 땅에 심은 것이 깨끗하다. 알이 굴러가는 소리가 날 정도로 잘 말려 저장한다. 질척질척한 곳에 있는 것은 지저분하다. 흙을 잘 털어내야 한다. 고구마처럼 보이는 야콘은 색은 감자색이고 맛은 배와 참마 사 이 어디쯤에 있다. 된서리 내리기 전에 갈무리한다. 저장하기 좋고 몸에 좋은 겨울철 간식 겸 약이다. 올 해 감자는 유난히 더디고, 김도 잘 매지 못해 기대도 안 했지만 가을감자, 청춘을 수확했다. 울퉁불퉁하니 긴 모양이 특이해도 속이 노랗고 맛은 좋아 위로를 받는다. 남겨둔 하지감자와 자주감자도 여태 싹이 많 이 나지 않았다. 몸집도 큼직하니 저장하기도 좋다.

볏짚 말리고 야콘 캐고 묵나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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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열매를 보는 가을 갈무리


배와 참마 사이 어디쯤에 있는 맛이 나는 야콘은 된서리 내리기 전에 갈무리한다.

고구마줄기와 토란대. 묵나물은 잘 말려야 저장성이 좋아진다.

수수는 볕에 일주일동안 걸어놨다가 털었다.

잡곡 갈무리 향찰벼는 열흘을 말렸다. 남들은 사나흘을 바짝 말리면 된다던데, 역부족이다. 바닥 에 천막을 한 개 깔았더니 습이 생겨, 천막을 두 개로 늘리고 벼를 얇게 말리니 속도가 났다. 망사로 된 거 적은 더 빨리 마른다고 하니 깔개를 바꾸어도 좋을 것 같다. 언제까지 말려야 하는지 몰라 자꾸 나락을 까 보는데 멥쌀 같아 보여 벼를 잘못 심었나 하는 의구심이 생겨난다. 열흘이 되었는데, 이튿날 큰비도 온다 고 해 어쩔 수 없이 거두었다. 벼를 바닥에 놓고 보니 제법 흰색이 난다. 자루에 담으려고 하니 풀풀 먼지 도 나고 바싹 마른 느낌이 들어 이 정도면 되었다 싶다. 조는 말리고 몽둥이로 쳐서 낟알을 떨어냈다. 가 벼워 키질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검불은 좁쌀을 거르는 가는 체로 거둬내고 키 큰 선풍기로 날리니 껍질 가루가 시원하게 날아가고 깨끗한 알맹이가 되었다. 열 평 남짓 심어 닷 되 정도가 나왔다. 수수는 일주 일 동안 말린 뒤에 털었다.

묵나물 저장하기 고춧잎과 고구마줄기, 토란대와 가지, 야콘잎을 말렸다. 고춧잎은 살짝 데치 고 찬물에 씻어 잘 펴서 널어야 잘 마르고, 고구마줄기는 질겨서 오래 데치고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 다. 토란대와 가지는 데치지 않고 말린다. 가지는 십자로 갈라 그늘에 말리는 것이 좋다. 야콘잎은 살짝 데쳐 그늘에 말리고 다 마르기 전에 팬에 덖으면 차로 만들 수 있다. 따기도 힘들고 데치거나 말리는 게 쉬운 작업이 아니지만, 잘 말려야 저장성이 좋아진다. 가장 힘든 건 고추다. 잘 마르지도 않고 잘 썩는다. 말린 후 꼭지를 따고 가루로 내야 하니 품이 많이 든다. 묵나물을 만들려면 비가 없는 가을햇살이 최고다. 가을 작물을 캐는 시기와 겹치지 않도록 고추와 고구마 묵나물을 서둘러 말린다면 조금 여유가 생기겠다. 가을에는 추수하느라 바빠도 괜스레가 아니라 당연한 시간들이다. 자급 농사라 직접 캐고 햇빛에 말 리고 직접 갈무리하니 시간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간다. 품이 많이 들어가면 갈수록 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입으로 가져가게 된다. 털고 말리고 저장한 것은 먹거리가 아니라 하늘과 땅, 사람의 조화로움이자 믿음 의 열매가 아닌가! 조시형 홍천 용오름마을에 귀촌해 자연농법으로 농사짓고 있는 3년차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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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치솟는 국제유가와 점점 더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투자를 늘 려가고 있고, 그러면서 여러 종류의 대안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안 에너지가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요. 하지만 그동안 진행되어 온 에너지정책들의 결과를 보면 대안 에너지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점점 더 명확해지는 것 같 습니다. 현재 구성되어 있 는 문명 전반에 대한 검토 없이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에너지산업들이 어떤 문제들을 새롭게 만들어내 는지 보고 있으니까요. 에 너지의 문제는 무엇을 어 떻게 먹고, 어떤 집에서 살 며,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 고 사느냐에 관계된 문제 입니다. 에너지란 주제는 근본적으로 삶과 연결된

햇빛은 열에너지를 바로 이용하는 것이 효율면에서 좋다. 벽면에 태양열 온풍기를 설치한 마을구멍가게 전경

주제라는 것이지요. 그래 서 에너지문제에 대한 고 민은 자기가 살고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건축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 중 하나는 난방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강원도 홍천의 긴 겨울 동안 추위 때문 에 발길이 뜸해지는 공간이 되지 않기 위해 그 공간에 맞는 난방 방식을 충분히 고려합니다. 올여름 새로 지은 여학생생활관 앞 구멍가게도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으면서 겨울철에 따뜻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한 결과 탄생한 난방 방식이 태양열 온풍기였 습니다. 어떠한 종류의 에너지든 다른 형태로 전환될 때 변환 과정에서 많은 손실이 발생합니다. 햇빛을 전기 로 변환하는 경우, 아무리 효율이 좋은 태양전지판을 사용한다 해도 태양에너지의 20% 이상을 전기로 변 환하기가 어렵습니다. 화력발전소 역시 석탄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중 전기로 변환되는 에너지는 아무리 좋은 발전소라 해도 절반을 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변환과정을 최대한 적게 거치도록 설 계한 시스템이, 단순해서 좋기도 하지만 에너지 효율면에서도 좋은 시스템이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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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골에서는 난방을 위해 석유보일러나 전기보일러를 사용합니다. 석유로 물을 끓여 작은 관을 통 해 방바닥을 데우는 보통의 보일러는 석유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중 일부만 난방에 이 용하게 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큰 편입니다. 전기보일러는 더 최악의 방식입니다. 왜냐하면 열에너지 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 후에 다시 전기를 열에너지로 바꿔서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사용하 기는 편리하지만 몇 차례의 변환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흩어져 사라집니다. 그래서 열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구들이라는 방식이 난방에서는 굉장히 효율적인 난방 방식인 셈이 죠. 햇빛을 이용하는 방식에서도 햇빛을 다른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보다 햇빛의 열에너지를 바로 이용하 는 것이 효율면에서는 좋은 방법입니다. 햇빛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난방 방식을 찾다

홍천은 겨울이 길지만 다행히도 강원도에서 햇빛이 아주 좋은 지역에 속합니다. 전국 일사량 자료1)를 찾아보면 홍천은 전국 평균을 넘어서는 햇빛의 해택을 받고 있는 지역입니다. 같은 강원도의 강릉이나 춘천보다는 거의 두 배 정도가 많은 햇빛이 지표면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홍천에서도 서석면 효제곡마을 은 분지형 지역으로 남쪽으로 넓게 뜰이 펼쳐져 있고 백두대간은 뜰 너머로 멀리 흘러가고 있어, 산지이 지만 일조량이 충분한 곳입니다. 충청도의 평야지대나 남해의 바닷가보다는 못하지만 강원도라는 지역 적 특성을 생각한다면 홍천에서 햇빛은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자연에너지입니다. 햇빛을 이용한 태양열 온풍기는 그런 면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매력적인 난방 방식 중 하나였습 니다. 기본적인 원리는 햇빛을 이용해 알루미늄 주름관을 데우고 공기가 그 관을 통과해 실내로 유입되 도록 순환을 시켜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햇빛을 조금 더 받을 수 있도록 반사판을 설치해서 효율을 높여 주면 됩니다. 태양열 온풍기를 만드는 실제 제작과정을 나누기에 앞서 에너지에 대한 저의 고민을 나누고 싶었습니 다. 그런 다음 실제 만들고 써보고 나서 배운 장단점과 개선점, 의미 등을 소개하려 합니다. 다음호에는 태양열 온풍기를 만든 이야기를 자세히 나누겠습니다. 박영호 생태건축연구소 흙손에서 함께 일하며 대안기술과 에너지에 관심 많은 청년

1) 하루 동안 1㎡ 넓이에 도달하는 햇빛의 열량 : 전국 평균이 4200kcal 정도인데 홍천은 이보다 700kcal 정도가 더 많은 4900kcal 정 도의 에너지가 지표면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제작중인 태양열 집열판 모습

온풍기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 온도를 재보았더니 50도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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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줄기, 호박고지, 무시래기로 영양 듬뿍한 겨울 밥상 준비하기

볕에 못 말리면 몹시 서운해!

물만 제때 꼬박꼬박 챙겨주었을 뿐인데, 콩나물은 닷새면 무침도, 나물밥도 해먹을 수 있게 자랐다. 그런 데 10월에 들어서니 일주일도 더 걸린다. 콩나물도 겨울이 오고 있다고 알려주는 듯하다.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그늘보다는 따뜻한 해 아래서 일하는 것을 더 즐겨하는 때가 된 것! 밭의 풍경 역 시 추수와 갈무리를 맞아 달라지고 있으니 밥상 살림을 꾸리는 일도 달라지고 있다. 거두어들인 것들을 맛나 게 요리해서 내 몸에 들이는 것은 기본. 이후를 생각하며 잘 갈무리해두는 일까지 필요한 때다. 가을햇살 받은 나물 먹으면 몸도 따뜻해져

10월 첫 주 무렵엔 들깨 수확이 한창이다. 들깨 대를 베기 전에 단풍이 든 깻잎을 따서 소금물에 절여두었 다. 차곡차곡 정돈된 깻잎이 잠겨 있는 유리병을 바라보면서, 어느 겨울날 짠 기를 빼고 조리거나 찌고 켜켜 이 양념을 발라 아침 흰죽에 올려 먹는 상상을 한다. 메주콩 잎들도 서서히 단풍이 들어간다. 역시 부지런히 따서 삭혀두어야지. 그리고는 완전히 잊어버리는 거다. 반찬이 궁한 어느 날, 이 녀석들이 떠오른다면 몹시 반가울 터. 물을 여러 번 갈아가며 군내를 없애고 맛있는 양념을 바르면 밥도둑이 따로 없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고구마 수확도 한창이다. 많은 농가에서 고구마만 캐고, 고구마줄기는 그대로 버리거나 소에게 주는 걸 보고 있노라면 어찌나 아까운지! 껍질을 벗기는 바지런한 손만 있으면 고구마줄기로 김치를 담그거나 다진 마늘과 양파를 넣어 볶아 먹어도 맛있고, 말려서 묵나물로 저장해 두었다 들깨즙을 넣고 볶아 먹어도 맛있다. 올해는 고구마 캐고 남은 고구마줄기를 모두 데쳐서 가을햇살 아래 널어 두었다. 파릇했던 고구마줄기는 햇살 아래 점점 짙은 갈색이 된다. 더 잘 마르라고 뒤적거려주는 김에 나도 그 옆에 앉아 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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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 201211 32호


로운 가을햇살을 쬔다. 태양 아래 말리면 몸에 좋은

숙해버린 중년 호박 여러 개를, 얼어서 상하기 전

영양성분이 더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굳이 떠올

에 수확했다. 호박죽을 쑤어먹기에는 밋밋하고, 반

리지 않더라도, 잘 말린 고구마줄기를 겨울 반찬으

찬으로 먹기에는 어색한 단맛은 고민거리였다. 작

로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년 이맘때 중년 호박을 거두어들이고는 어떻게 요 리해서 먹으면 좋을지 여기저기 물어봤지만 대부분

가을 해바라기를 하는 이가 어디 고구마줄기 뿐

잘 먹지 않는지 쉽게 대답을 얻을 수 없었다. 하지

이랴. 가지, 표고버섯, 토

만 누군가 이 중년 호박을

란대, 호박, 박, 무…….

큼직큼직하게 썰어 새우

뭐든 말릴 수 있는 것들

젓, 양파, 대파, 마늘, 고

을 햇볕에 널어두면 저장

춧가루를 조금 넣고 끓였

하기도 좋고, 밭에서 나

는데 맛있던 기억을 살려

는 것 없는 겨울에 요긴

호박찜을 만들었다. 작년

한 반찬이 되어 좋다. 특

에 중년 호박이 꽤 많았던

히 호박은 꼭 말려두고

터라 이 반찬이 자주 나왔

싶고, 못 말리게 되면 서

는데도 볼 때마다 말없이

운하기조차 하다. 올해는

씩 웃던 친구들을 생각하

가뭄 탓인지 예년에 비해

며 올해도 밥상에 올리려

늦게 얼굴을 내민 호박

고 한다.

들이 많다. 서늘한 바람 이 불 때 열린 호박은 어

여름에 심었던 무도

차피 늙은 호박이 되기는

점점 굵어져간다. 얼마

늦었으니 보이는 대로 부

전 큼직한 무를 서너 개

지런히 딴다. 식구가 많

뽑아서 뿌리는 나물로 먹

은 날에는 된장국에 넣어

고, 무청은 그늘에 널어

조금씩 나눠 먹기도 하고,

두었다. 잘 말린 시래기

식구가 적은 날에는 납작

는 국도 끓여 먹고, 들깨

하게 썰어 밀가루와 기름

가루 풀어 된장에 지져

없이 살짝 구워 양념장에

먹고, 구수하게 나물밥

찍어 먹으며 풋풋한 향,

과 죽으로도 먹으니 일년

여린 촉감, 은은한 단맛을

내내 밥상에서 효자 노릇

그대로 느껴본다. 햇살은

하는 아이다. 무생채하

따사롭고 바람은 서늘한

고 남은 무청, 무국 끓이

이때, 애호박과 청년 호박

고 남은 무청, 깍두기 담

을 마지막으로 거두어들여 호박고지를 만든다. ‘비

고 남은 무청을 하나둘 널어둔다. 그러다 처마 밑

야, 비야. 오지마라’ 노래를 부르며 부지런히 뒤집

에 길게 쳐 놓은 줄이 모자라, 길게 엮어 매달아두는

어 주면서.

행복한 상상을 한다. 무가 풍년인 때가 온다면 굵게 채 썰어 무말랭이로 저장도 해보리라.

밭에서 나는 것 없는 겨울에도 요긴한 반찬으로

지난 15일 아침에는 서리가 내렸다. 늙은 호박 이 되지 못한, 그렇다고 청년 호박이라고 하기엔 성

이한영 홍천 효제곡마을 밥상지기. 자연과 벗하고 사는 덕분에 생명밥상에 대해 조금씩 눈떠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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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신문 32호  

농도상생마을공동체를 일구는 아름다운 마을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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