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521 이승진

Page 1

MIO BOOK

1996 01 21

MIO

2016 12 01 2016.12.15 �� ���.indd 1

2016. 12. 14. �� 11:01


love

반면

그날따라 날이 좋아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그 골목길을 거니니 부슬부슬 비가오고 시야는 흐려 졌다. 어디서인가 듣던 소리와 반가웠던 모양을 마주 한 듯한 느낌에 나를 감추려 서둘러 길을 뒷길을 재 촉했는데 낯선 이들 뿐이길래 다시 돌아 가보니 역시 나 아무 일도 없더라. 결국 그날밤에 큰 비님이 왔으 니 그 돌이 깨끗니 씻겼을 터인데 그 이튿날 가보니 까 변괴로다 간데온데 없어라 어떤 돌이 와서 그 돌 을 업어 갔을까.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 준히 생각하리다.

2016 2014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마주치지 않길바라면서 우연히 마주치고 싶은 이런 기분과 어떤 돌이 내 얼굴을 기억해 그에게 일러 바 칠 것만 같은 조바심에 이런 시는 그만 찢어 버리고 싶더라. 나의 어리석은 기억에 의존하면 너는 단지 어쩔 수 없 는 것을 많이 가진 사람이었다. 네가 그래야만 하는 사람이어서 그러는 것이지, 네가 바라는 그 많은 것들 이 욕심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일 순도 없었다. 너의 책 임을 덜으려 아직 어리고 잘 약한 나의 등 뒤에 귀책 을 다 옮겨 놓을 때에도 나는 그것이 잘 못되었다고 여긴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나를 망치려던 사람이여, 조금만 더 나쁜사람일 수는 없었는가?” 이 어리석은 주황 빛 달이 지고 하얀세상 이 올 때 까지만 널 기억하겠다. 네가 베던 이불과 창살이 덜어지던 그 방의 색깔을 내 가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절여진 네 몸의 체취를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아파하던 너의 발과 손 을 보고 내게 그것이 돌아 왔으면 내 무릎을 벤 너의 작은 얼굴을, 내손에 닿은 너의 귀 의 체온이 아직도 선명하다. 날마다 말도안되는 말로 나를 피식하게 만들며 내주변을 기웃이는 너에게 손 톱만큼의 미움도 난 가질 수가 없었다. 지금도 나는 너의 잘못보다는 나의 잘못을 곱씹으며 그김에 널 또 추억한다. 어떤 사람이 날 스쳐도 아무 리 눈을 감고 널 지워보려 애를 써도 너는 내게 너무 선명하여 그이가 보이지 않는다. 하루하루 네가 너무나도 안녕하길 바란다. 만약 너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난 살 수가 없으니 내가 보지 못하는 어느 곳에서 내 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와 내가 모르는 공간의 공기를 맡으며 늘 행복하길. 너의 존재에 감사하겠다. 네가 나 에게 나타나서 가장 가까웠고 소중했던 시간들을 눈 물로 지냈던 그 아픈 시간들은 난 어떤 짓을 해도 앞 으로 단 하루도 잊을 수가 없다.

하루에도 수십번 씩 너를 다른 방법으로 좋아하려고 애쓰는 나를 알까? 너의 호의와 사랑에 설레여보려 노 력하는 내모습을 알까 아름다운 햇살을 볼때나 비가 부슬부슬 올때나 맛있는 것을 먹을때 나는 너를 생각 하려고 애를 쓴다. 일부로 내마음을 움직이려 네가 보 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최면을 걸고 있는 내모습을 니 가 어떻게 알기나 할까. 너의 얼굴이 내 얼굴에 가까워 졌을때 내가 좀 덜 역 겨움을 느낀다면 내가 좀더 잘 살 수 있겠지. 너는 조 건 없이 내게 과분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열정을 주고 나를 대단한 사람인 것같은 기분을 준다. 다시는 너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그것’에게 주었던 것의 천분의 일의 애정과 관심을 주기도 힘들 것 같 다.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다. 나는 가끔 반가운 것을 들춰보고싶은 즐거움을 얻으 려 보통 무언가를 잊지 않기위해서 애쓴다 필시 나에게 소중한 것일 수도 있으니 지금의 내가 아 니라 미래의 나를 위한 즐거움을 남겨 놓는 것이다 막상 당시에 아주 즐거웠고 솔직했던 것들은 가끔 현 실의 나를 솔직함 앞에 잿뭉치로 만들어 버린다 나는 가장 즐거웠던 그 페이지를 다시 읽지 못하고 없애버렸다. 사실 행복보다 불행이 더 많았는데 나 의 페이지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이제는 또 무던히도 애쓰지만 지금은 그것들을 잊어버리려해도 잊혀지지 가 않는다. 곧 그곳에 가게 된다. 기대하는 것은 나의 언어를 배울 것. 그리고 단순해 질 것. 무언가를 숨기고 지고 살고 싶지가 않다. 얕게 살 고 싶다. 건강해지고 싶다. 더 이상의 복잡함이 나 에게 독이다. 너희와 영원히 행복하고 싶다. 같이 늙어 간다는 것. 사실 이직은 와닿지 않는다. 다만 내가 원 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있을때에 누군가 남겨지지 않 고 울지 않고 행복하게만 있는 것. 그렇게 시간을 같 이 보내는 것이다. 무엇인가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면 그것에 대해 기쁠 날 도 있을 것이고 슬플 날도 있을 것이고 덕을 볼 날도, 또는 버거운 날도 생길 것이다. 나는 그런 행복과 덕은 이미 충분하니 더이상 어떤 것에 책임을 지고 싶지가 않아졌다. 몇년 전만 하여 도 많은 것에대한 하지만 오롯이 내 능력에 관한것 만은 아닌 것들에 대한 꿈을 꾸었던 적이 있었다. 그 러한 기대가 주는 것은 우연한 기쁜 아니면 실망감 과 안타까움. 집중의 결여의 나날이었다. 나는 확실하지 않은 것 들에 대한 ‘운’을 믿고 기도해야했다. 얼마나 지독했 는가 당신의 기도가 그리고 믿음에 대한 강요가 나 는 그것을 이제 깨닫고 더이상 어떤 책임을 지고 싶 지가 않아졌다. 어떻게 단언하느냐고 나이 많은 이들이 다가와 ‘아직... 네가...’라는 ‘충고’를 할 것이다. 알고있다. 내 미래를 나도 알 수 없겠지 그리고 지금 믿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경험과 생각의 발로일 뿐이겠고 하지만 세상을 사는 방법은 단 한가지가 아니다. 이렇게도 저 렇게도 살 수있고 결국 내가 원하는 ‘행복’을 이루기만 하면 된다. 나는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감사하다. 또한 나에게 집중한다.

너에 대해서 LEESJOON 2016.12.15 �� ���.indd 2-3

2016. 12. 14. �� 11:01


HATE

DONT WANT TO BE MAMA FUCK 2016.12.15 �� ���.indd 4-5

2016. 12. 14. �� 11:01


MIO

2014

1996 01 21

DEER

obsession LEESOONJOON 2016.12.15 �� ���.indd 6-7

2016 12 01 2016. 12. 14. �� 11:01


DYE

SNOW

2016 12 01

2016

PICASO

Tree

2016.12.15 �� ���.indd 8-9

2016. 12. 14. �� 11:01


2016

냉소적인 금붕어씨

FASHION SHOW 2016.12.15 �� ���.indd 10-11

2016

cynical Mr.Fish

OH2016. 12. 14. �� 11:01


CUBISM

2016

NOWDAYS WORK

BRAQEE 2016.12.15 �� ���.indd 12-13

PICASO 2016. 12. 14. �� 11:01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