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어짜기—나만의 타이포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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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답하기

〈 문장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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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도 그랬고 지금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도 가능하면 새 프로 젝트를 시작할 때 눈여겨봐 두었던 활자를 사는 습관이 있습니다. 주로 라틴 활자를 삽니다. 평소에 라이노타입닷컴(Linotype.com) 같은 판매 사이트에서 체크를 해두거나 우연히 알게 된 활자를 기 억했다가 프로젝트에 어울린다는 판단이 들면 삽니다. 최근에도 어떤 프로젝트를 위해 라이노타입의 일본인 아트디렉터, 코바야 시 아키라(小林章)가 만든 산세리프체를 썼는데 완성도가 좋았어 요. 조판해보고 한눈에 느꼈지만, 원인을 알고 싶어 아주 크게 확 대를 해보니, 구석구석까지도 솜씨 좋게 처리했더군요. 특히 직 선과 곡선의 경계를 참 정교하게 연결짓는 솜씨가 아주 완성도 높 았습니다. 아드리안 프루티거(Adrian Frutiger)가 본인 이름으로 세 리프체를 내놨을 때 바로 사서 써봤습니다. 여태 봐왔던 활자와는 다르게 굉장히 날카로운 세리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희 한하게도 본문으로 조판을 해보면 그런 날카로움이 많이 가려지 더라고요. 어쨌든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의미로 ‘단단하다ʼ고 얘기한 것입니다. 이용제 그런 의미라면 단단하다는 말은 당연히 쓸 수 있는

표현인 것 같네요.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활자가 좋은지 나 쁜지는 확대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작게 써도 감으로 분명 느낄 수 있기도 하고요. 평소에 의심 없이 즐겨 쓰던 활자도 크게 확대해보면 가로줄기, 세로줄기, 사선들이 이어지는 부분 들, 형태가 마무리되는 곳 등을 살펴보면 좀 생소하고 어색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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