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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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114, 2016.07

OWL’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40대의 역할은 무엇인가?

Focus 박근혜 정부의 新개발협력 외교 ‘코리아에이드’, 어떻게 볼 것인가

한줌의생각 초라한 가난, 소박한 가난 -부탄을 돌아 우리를 보다-


OWL

문래동에서

No. 114, 2016.07 발행처 ODA Watch

끈기가 필요한 7월

발행인 한재광 편집장 최은정

6470원. 또다시 최저임금위원회의 노동자위원이 전원 사퇴한 채로 의결 된 2017년 최저임금 시급이다. 참 여전하다. 가장 먼저 떠오른건 두 달 전

편집인 이유정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열아홉살 청년이었다. 목숨걸고 일

글쓴이 남수정 송유림 이유정

하면서 받은 월급 144만원. 이마저도 최저임금을 가뿐히 넘는데... 한국

이재원 이화연 정용시

사회에서 사람의 값은 여전히 싸다. 마치 짠 것처럼 테러, 사드, 혐오 등의

최은정 한재광

이어지는 말들로 난무했던 여름 내내 우리 안의 극단과 불안, 폭력, 불평

기자단 권희설 김설희

등 그 모든 얼굴을 하고 있는 빈곤을 마주한다. 우리 안의 빈곤은 역설적 으로 더 치열하게 우리의 발전에 대해 희망을 품게 한다. 나만이 아닌 모

편집위원회 문도운 송유림 이유정

두의 발전을 말이다. 114호는 새삼스러울 것 없이 우리 안팎으로 빈곤을

이화연 정용시 최윤정

역전시킬 수 있는 희망을 찾으려 했다.

최은정 한재광

감수 최은정 이유정 디자인 이주연

사건이다. 국내의 대형 NGO 굿네이버스는 7월 1일자로 최초의 40대 여 성 회장을 맞이했다. 지난 3월 40대 대표를 선출한 ODA Watch로서도 먼저 환영이다. 기대를 갖고 OWL's view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481,

전면으로 나서고 있는 40대에게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었다. 진전을 가

져오는 변화를 기다려 본다. 지난 호에 이어 '발전과의 대화'를 이어간다.

2층 ODA Watch (우) 07288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gmail.com

발행일 2016.7.30 Copyrightⓒ2016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경제발전과 사회발전 사이의 얽힌 실타래에서 서울대 김태균 교수는 국 가와 사회사이의 관계복원이라는 실마리를 제시해 주었다. 혹여 단숨에 읽히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가져주시길. 좀 더 술술 읽히는 글로 우리 안 의 발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면? 가난에서 품격과 자부심이 느껴진 다는 게 뭘까가 궁금해지는 부탄의 소박함으로 안내한다. 길지 않은 글이 지만 긴 여운을 드릴 것이다. 끈질기게 되묻고 있는 코리아에이드, ODA Watch가 마련한 국회토론회에서 오간 내용도 소상하게 실었다. 정부측 의 참석이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긴 하다.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점검사항 이 궁금한 독자라면 반가울 자발적 국별 평가보고서와 관련한 우리 시민 사회의 대응도 읽어볼 수 있다. 길고 낯선 이름과 용어들에 먼저 놀라지 마시고 천천히 읽어보시라 권한다. 한 가지 더, 유난히 글의 말미에 편집 위원들의 이름이 눈에 띌 거다. 글을 통해 각 위원들의 개성과 이력을 찾 아보는 것도 작은 재미이길. 이래저래 끈기가 필요한 계절이다. 시끄럽고 덥고 어지러운 여름이지만 역전을 상상하며 한 고비를 또 넘어가 봐야겠다. 작성: 최은정 OWL 편집장 dominica.choi@gmail.com

표지사진 ©allowto_snap_1893


Contents OWL / No. 114, 2016.07

02

문래동에서

04

OWL’s View

06

Focus

11

Focus

16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21

굿소스

25

한줌의 생각

29

ODA Watch 이모저모

32 33

끈기가 필요한 7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40대의 역할은 무엇인가?

박근혜 정부의 新개발협력 외교 ‘코리아에이드’, 어떻게 볼 것인가

자발적 국별 평가(Voluntary National Review, VNR)를 통해 본 한국의 SDGs 이행현황과 시민사회의 대응

발전과의 대화 ② 국제개발에서 사회발전으로

전통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여성 할례’와 싸우는 소녀들 -다큐멘터리 영화 「소녀와 여자」를 보고

초라한 가난, 소박한 가난 -부탄을 돌아 우리를 보다-

한 해의 반을 돌아선 7월

감사합니다 살림살이


OWL’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40대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난 6월 말 굿네이버스로부터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전쟁과 재난 현장에서 인도주의 지원 활

1995년 공채 1기로 입사해 20여 년간 근무해 온 양진옥 전 사

동을 수행했고, 본부와 현장에서 책임자로 다양한 개발사업 수

무총장이 7월 1일 새로운 회장으로 취임했다는 것이다. '실무

행과 봉사단 운영, 후원·모금활동 등을 전개한 경험을 가지고

자 출신 40대 중반의 젊은 여성 회장'은 국제개발협력 시민사

있다. 공여자인 정부기관 및 기업과의 관계에서 다양한 '파트너

회에 화제가 되었다. 지난 10여 년간 많은 대형 개발NGO들이

십'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소위 '갑질'의 어려움도 겪었다. 이

기업출신의 인사를 회장이나 사무총장으로 임명해 온 것과 대

와 같은 경험을 가진 40대들은 이제 고위급관리자로 단체의 인

비되는 일이었기에 큰 주목을 받았다.

사, 재정, 전략, 정책 등을 책임지고 있다.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한국 시민사회에서 40대가 점차

ODA Watch는 최근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서 이러

전면에 나서고 있다. 양회장의 경우와 같이 '대형 NGO의 40

한 경험을 가진 '40대'가 전면에 나서는 현상에 주목한다. 구체

대 회장'은 아니어도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어린이재단 등 기

적으로 공통의 시대적 경험을 가진 동질적 연령대로 규정될 수

존의 개발NGO에는 40대 초중반의 본부장들이 이미 중요한

있는 특정그룹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인지한다. 동질의 경험을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최근 주목할 만한 새로운 실험을 하

한 40대라는 특정 그룹이 어떤 점에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

는 개발단체와 프로젝트들도 40대들이 주도하고 있는 경우가

민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무엇을 지향하

많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연대체인 국제개발협력시민사

고 경계해야 할 것인가? ODA Watch는 다음의 세가지를 제

회포럼(KoFID)도 올해 들어 40대들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언한다.

회장과 대표에서부터 사무총장과 본부장, 부장에 이르기까

첫째, 이상적 가치 추구를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

지 다양한 직책으로 불리는 40대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개발NGO의 '40대' 대다수는 고위급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있다. 이들은 한국 시민사회가 국제개발협력을 본격적으로 시

한다. 고위급관리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관리'이다. 인적, 재정

작한 19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20대 청년으로

적 자원을 동원해 해야 할 일은 단체가 추구하는 가치의 현실

개발NGO에서 일을 시작했다. 많은 선배들이 직업 종교인 또

화이다. 그런데 조직의 성장과 영향력 유지를 위한 관리에 함몰

는 교수인 상태에서 자원활동 차원으로 국제개발협력에 참여

되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모금규모와 사업장 수가 가치 실현의

했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그 당시 국제개발협력을 본인의 직업

지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집중해야 할 것은 단체의 기본 가치

으로 선택한 거의 첫 세대이다. 40대는 개발NGO 설립자 1세

를 실현하는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개

대 선배들 밑에서 간사시절을 보냈고, 30대를 거치며 단체에서

별 단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개발NGO들이 추구하는

핵심인력으로 다양한 실무와 관리의 일을 경험했다. 2000년대

본연의 가치는 '지구적 빈곤문제 해결'일 것이다. 이러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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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추구하기 위해 사업과 조직측면에서 다양한 방법론들을 활

환경은 과거 10여 년간 놀라울 정도로 변화했다. 개발협력 사

용하고 있다. '40대 활동가'들은 방법론보다는 본연의 가치추

업 분야와 내용, 주제 그리고 이를 풀어가는 다양한 방법론과

구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최근 국제개발이 확장하고 있

이론들, 새로운 주체와 전통적 주체들이 공존하는 모습들, 국

는 상황에서 양적 성장을 위한 경주에 앞장서기보다는 질적 성

제사회와의 연계 및 국내 시민사회와의 연대, 실력있는 후배그

숙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들은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고위급

룹의 등장 등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 '고위급관리자' 위치에

관리자'가 아닌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동적인 '활동가'로서 자신

있는 '40대 활동가'들은 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읽고, 그에 맞는

을 정체성을 규정해야 할 것이다.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적 인 지식과 식견이 필요하다. 과거의 경험에만 얽매이는 자세로

둘째, '세대 책임론'을 경계하고 시대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

는 안 된다.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40대가 책임을 지고 국제개발협력을 새롭게 이끌어야 한다.' 라는 식의 세대 책임론을 가질 수 있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 40대 활동가'들은 마치 2000년

다. 이는 정치나 경제계 혹은 사회운동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

대 한국 정치사회에서 중요한 대안 세력으로 떠올라 이제는 중

할 수 있는 논리이다. 이를 경계해야 한다. 어느 한 그룹이 한

요한 주축이 된, 386세대와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사회의 발전을 책임지고 견인해야 한다는 주장은 도리어 독선

86세대라 불리지만, 386세대는 기성세대들이 구축한 구세대

에 가까우며, 실제 특정 그룹이 그렇게 할 수도 없다. 40대는

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헌신적 활동을 주무기로 정치영역에 새

혹여 있을 '40대 책임론'을 경계하고 대신 시대적인 역할을 해

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었다. 그 과정 가운데 큰 주목을 받았지

야 한다. '40대 활동가'들은 각 기관에서 50~70대 최고관리자

만, 동시에 많은 비판도 받아왔다. 경력만 앞세운 내용 없는 실

선배들과 20~30대 실무자 사이에 놓여있는 존재이다. 이들은

체, 과거의 가치를 배신하는 태도 등이 주 내용이었다. 한국 국

50~70대 선배들이 기관을 설립하고 정상적인 궤도에 올려놓

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40대 활동가'들은 2000년대 이후 정

는 과정에서 남겨진 긍정적 유산을 잘 계승해야 한다. 동시에

치 사회에서 역할을 해온 386세대의 교훈을 잘 새겨야 할 것이

지나친 권위주의, 성장지상주의 등의 부정적 유산들을 해소하

다. '40대 활동가'들이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 개인 및 조직이

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40대들은 88만원 세대를 거쳐 N포 세

가지는 본연의 가치추구,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수행, 전문성에

대를 경험하고 있는 30대와 잉여세대로 불리며 제대로 된 기회

바탕하는 활동을 하기를 기대한다.

조차 받지 못하는 20대 등 좌절하는 후배들에 비해 비교적 쉽 게 이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혜택을 받은 세대이다. '40대 활동

작성: ODA Watch 운영위원회

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들은 설립가치와 실제 활동의 일치, 과도한 성장·실적지상주의 지양, 위계적 권위주의 문화의 변화, 연대와 협력의 가치 실현, 합리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 구현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 엇보다 2010년대 현재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정체성과 이 에 부합하는 시대정신을 규명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셋째, 전문적인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에 열심히 일하고 헌신했던 경험은 존중받아야 하나, 그 것만으로 현재를 담보 받을 수는 없다. 국내외 국제개발협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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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박근혜 정부의 新개발협력 외교 ‘코리아에이드’, 어떻게 볼 것인가

ⓒ ODA Watch ▶코리아에이드 국회토론회 진행 장면

지난 5월 말,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에티오

외해 코리아에이드의 자세한 추진계획을 듣고자 하였으나 불참

피아, 우간다, 케냐 순방에 맞춰 이른바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

통보를 전했다고 알리며, 결과적으로 본 토론회는 현재까지 알

인 ‘코리아에이드’를 기획 및 실행했다. 코리아에이드 출범 후 두

려진 정보만을 바탕으로 진행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번 토론회

달이 흐른 현재, 시민사회와 언론, 학계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는 코리아에이드의 성격과 내용, 추진방식에 대한 분석 및 제언

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담 사업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계획을 구

등 거시적 측면에서의 쟁점과 사업별로 보건 및 농식품 개발협

체화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ODA

력 사업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진정성 있는 개발협력 모델을 위

Watch와 참여연대는 지난 7월 21일, 외교통일위원회 김경협,

한 제언으로 구성되었다.

추혜선 의원, 보건복지위원회 권미혁 의원과 함께 ‘박근혜 정부 의 신개발협력 외교-코리아에이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

코리아에이드는 ‘한국 자랑하기’의 변종

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를 시작하기 앞서 세 의원들은 코리아에이드와 같이 즉

첫 번째 발표를 맡은 ODA Watch 한재광 대표는 코리아에이

흥적으로 기획되는 외교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본 토론회

드의 성격과 내용 그리고 추진방식 세 가지 쟁점에 대한 문제를

의 논의 내용을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사

제기하였다. 한 대표는 먼저 지난 2010년 전후 한국 국제개발

회자인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유성상 교수는 당초 정부 측을 섭

협력 발전과정의 기조를 크게 ‘선진국 되기’와 ‘한국 자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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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 사업을 추진했다고는 하지만 정부의 추진방식에도 문제가 많았다. 대통령 순방사업이라 보안이 중요했다는 점을 고려하더 라도 코리아에이드의 발굴, 형성, 수행과정, 성과관리 및 평가계 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코리아에이드의 총체적인 문제점은 국제개 발협력 사업에서 중요한 투명성과 책무성을 위반하기 때문에 자 ⓒ ODA Watch ▶발표중인 ODA Watch 한재광 대표(가운데)

칫하면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시민 사회는 향후 철저한 분석과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 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두 가지로 규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코리아에이드의 성격을 분

독단적으로 내치화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한계

석했다. ‘선진국 되기’란 2005년 국제개발협력 개선 종합대책, 2010년 국제개발협력 선진화방안, 2015년 제2차 국제개발협

두 번째 발표자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는 ‘국

력 기본계획 등 세 차례의 중요 국제개발협력 정책문서를 발표

제보건의 관점에서 본 코리아에이드 보건사업의 한계와 과제’를

하고, 2010년 이후 ‘부산 세계 개발원조총회(HLF4) 개최(2011

주제로 발표했다. 김교수는 먼저 ‘국제보건’을 ‘전 세계적인 차원

년)’, ‘국제원조투명성기구(IATI) 가입(2015년)’ 등 다양한 국제

의 건강 불평등 혹은 이와 관련된 과제를 해결하려는 국민국가

개발협력 행사를 개최하고 기구에 가입하면서 원조선진국의 행

와 그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정의하며, 건강불평등을

보에 동참하고자 했던 과정을 일컫는다. ‘한국 자랑하기’는 한국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을 통칭하는 단어,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의 경제개발경험을 원조모델로 만들어 전파하려 했던 시도로 예

의 상위개념으로 ‘국제보건’을 규정했다.

를 들면 KSP(Knowledge Sharing Program, 경제발전경험공

그러나 현재 한국의 국제보건 또는 국제개발협력은 이러한

유사업), 새마을운동 등이 있다. 요컨대,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윤리적 동기에 의해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민국가가

은 원조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을 표방해온 과정이었던 동

각국의 국익만을 추구하는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시에 한국만의 원조모델을 정립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과정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국익론’이 현재 한국의 국제보건을

기도 했다는 것이다.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타당한 근거라고 주장하며, 코리아에이드

한 대표는 위와 같은 맥락에서 탄생한 코리아에이드가 ‘한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제개발협력이 이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

자랑하기’의 변종이라고 주장했다. 급하게 준비된 사업이니만

한다고 비판했다. ‘현실주의’와 더불어 한국도 전후에 원조를 받

큼 파리선언의 5대 원칙 또는 부산파트너십선언 10대 이행지표

고 성장한 만큼 개도국을 도와야 한다는 ‘보답론’ 또는 ‘호혜성’,

등 기본적인 국제규범을 준수하지 못함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의

기업의 개도국 진출 시 어떤 형태로든 한국이 얻은 이익 또는 상

발전과정에서 도출한 경험을 개도국에 적용한다는 ‘새마을운동

대 국가에 끼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보상론’도 존재한다. 요

ODA’와도 다른 측면을 보이는, 문자 그대로 노골적인 ‘자랑하

컨대, 국제개발협력의 담론 수준에서는 ‘보답론’이, 실행 수준에

기’라는 것이다. 이동성과 융합성을 강조하는 보건사업의 내용

서는 ‘국익론’이 작동한다고 보며, 코리아에이드의 주요한 문제

역시 KOICA가 2011년부터 10년간 내세운 보건의료 전략과도

는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해 존재하는 ‘국제보건’이 국익을 위해

상이하며, 문화 사업도 ‘단순일회성 문화행사인 사회문화사업

기능하도록 변주됐다는 점임을 지적했다. 한 사회가 국제개발

들은 ODA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OECD DAC(Development

협력이나 국제보건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원조의 전략,

Assistance Committee, 개발원조위원회)의 규정에 부합하지

대상, 규모, 방법 등이 설정되는데 한국의 사회적 이해는 국익

않는다. 또한, 올해 초부터 범정부 차원의 코리아에이드 TF를 구

에만 집중되어 있으므로 정부에서 국제규범에 맞는 원조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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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 국제개발협력 및 국제보건 전반에 영향을 미치 는 거버넌스 역시 매우 취약해 원조의 종합적 계획 미비, 각 담 당 부처 간 심각한 분절화, 국제개발협력을 이끄는 주체의 리더 십 공백 등의 문제점을 양산하고, 이것이 코리아에이드의 기획 및 실행 단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교수 는 결론을 통해 코리아에이드가 국제사회가 아닌 한국 내부를 위해 ‘독단적으로 내치화한 국제개발협력의 결과물’이라는 주장

ⓒ ODA Watch ▶발표중인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이미현 팀장

과 모든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제언을 더하며 발표를 마쳤다. 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진행되었고, 인도주의적 동기로 포장

국제 식량원조의 흐름에 역행하는

된 시장개척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며 코리

코리아에이드

아에이드의 K-Meal 사업이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역행한다 는 것을 암시했다.

이번 코리아에이드에서 논란의 한 축이 되었던 농식품 개발

게다가 WTO 규정상 대북 지원을 제외하고는 국내의 잉여 쌀

협력 사업(K-Meal 사업)의 한계와 방향에 대해 발표한 허남

을 원조로써 소비하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하고, 코리아에이드

혁 (재)지역재단 먹거리 정책·교육센터 센터장은 코리아에이

가 그러한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기에도 쌀 소비의 규모

드의 K-Meal 사업이 세계 식량 원조의 추세를 고려하지 않은

가 매우 작으므로 K-Meal 사업은 ‘포장용 사업 또는 들러리’

사업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현재 국제적 식

였다고 비판했다. 두 가지의 식품 원조 사업에 대한 제언을 더

량원조에서, 현물원조의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을 제외한 국

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모범적 사업인 친환경 무상

가들은 실시하지 않고 있고, 미국의 원조도 매우 많은 비판을

급식 정책과 농민협동조합 조직경험을 전수하는 것이다. 전자

받는 상황이다. 1954년 유엔식량농업기구(United Nations

는,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농산물을 지자체가 직접 구매해 학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는 국제 시장을

교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로컬푸드 소비를 강조하는 국제적인

교란하지 않는 선에서 현물 식량원조가 가능하다는 원칙을

추세와 잘 맞는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후자는 대안적, 자생

세웠고, 이후 세계무역기구(이하 WTO) 농업협정에서 식량

적 협동조합을 조직해온 농민들의 노력이 선진국의 사례에서

원조를 통해 잉여농산물을 제거하는 행위를 줄이기 위한 논

는 잘 보이지 않으니 이를 강조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가 이루어졌다. 자국의 잉여 농산물 소비에 주목적을 둔 식

제안이다. 마지막으로 2008년 마다가스카르에서 농지 130

량원조가 국제 농산물 시장의 규범, 무역 질서를 교란하기 때

만 헥타르에 대한 99년간 임대 계약을 체결해 국제사회의 큰

문이다. 식량의 직접 원조는 점차 줄어들고 식량권(Right for

반발을 산 대우로지스틱스의 예를 들며 코리아에이드가 현지

Food)에 기반해 인권적 측면에서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

를 고려하지 않는 방식의 내용을 감행해 이와 같은 전철을 밟

다고 설명했다.

지 않기를 바란다며 발표를 마쳤다.

또한, 식량원조 개혁의 방향은 현물 지원에서 현금 지원으로, 원재료 제공에서 농업개발원조로 변화하고 있는데 비료나 농

책임 있는 한국 ODA 정책을 위한 제언

약, 농자재를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통, 시장 확대에 관한 지원을 하는 것이다. 허센터장은, 미국의 식량 원조가 자국의

마지막 발표를 맡은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이미현 팀장

농업, 해상 운송기구, 곡물 생산 기업, 식량 원조 전문 NGO

은 한국의 대아프리카 외교 전략의 역사를 짚으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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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이 아닌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의 외교 전 략 및 개발협력 정책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지적하며, 코리 아에이드의 사전조사, 현지와의 협약 등 모든 추진 과정이 대 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3개월 전에 이루어진 점, 콘텐츠 부족, 성과 관리 방안 미비, 사업수행 전담기구 구성 등 주요한 내용 이 누락된 채 실행되었다는 점 역시 이와 같은 현실에 기반을 둔다고 강조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이후 한국의 대아프리 카 개발협력 전략을 살펴보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

ⓒ ODA Watch ▶토론회 참가자들의 모습

며 한-아프리카 포럼 주최, 한-아프리카 개발협력 기본구상 발 표 등 일정 부분 발전한 점이 있지만, 정부 부처 간 공유나 조 율, 조정이 되지 않은 형태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

‘문화 ODA’의 탈을 쓴 K-Culture,

번 코리아에이드 역시 과거부터 이어져온 문제가 개선되지 않

무엇이 문제인가.

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정부에서 개발협력에 관한 논의를 할 때 무역 체결이나 무기 수출 등 어떤 보상이 있어야 시행하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코리아에이드에 대한 참가자들의

는, 즉 정치경제적 목적을 이루는 데 사용하는 사업이라는 인

다양한 궁금증과 제언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보건과 농식품

식에 기반을 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깊이있는 사업 내용이

분야 이외에 코리아에이드의 문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쟁점

아닌, 코리아에이드와 같이 급조된 일회적 이벤트성 사업이

을 듣고 싶다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한재광 대표는 정부가 코

가능하다는 것이다.

리아에이드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향후 문화 부분에

이미현 팀장은 이러한 오류를 지속하는 이유로, 국회 외교

관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요즘 주목을

통일위원회에서 개발협력 정책을 주된 사안으로 다루지 않

받고 있는 ‘문화 ODA’의 일환으로 기획하려는 점을 알 수 있

는 점, 관련정보를 민간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시민사회

다고 말했다. 다만 몇 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몇 곡의 음악을

의 감시를 차단하는 점, 쓴소리하는 단체들에 보조금을 제약

들려주는 것을 문화ODA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며, 실행기관

하는 등 시민사회 및 현지 전문가, 주민들의 의견 수렴 창구를

인 코이카에 코리아에이드와 문화 ODA를 연결할 수 있는 명

닫는 점,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역할 미비를 꼽았다. 마지막

확한 방안에 대해 묻고 싶다고 답했다. 이미현 팀장 역시 한

으로 개발협력정책을 시행할 때, 기획부터 평가까지 담당기

국 문화를 소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원조 자금으로 진행해

관과 협의를 통해 깊이있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만들어야 한

야 하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고 첨언했다. 즉, 문화

다는 점을 강조했다.

와 ODA의 결합이 아직은 낯선 만큼 현 단계에서 ‘문화를 활

네 명의 발표자가 공통적으로 비판한 부분을 살펴보면, 코

용한 ODA’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시행하게 되면 계속해서

리아에이드는 1) 절차가 무시되고 급조된 이벤트이며, 2) 과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몇 가지 선별된 문화 컨텐츠를 시연하

정 및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사업이자 3) 아프리카

는 단순한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으며, 문화 분야에서의 원

3개국이 아닌 한국의 이익을 위한 원조 사업이었다. 전무후무

조 자금 활용에 대한 정당성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한 이같은 이벤트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국익

요약할 수 있다.

추구와 선진국 따라하기, 그리고 한국 자랑하기와 같은 욕망 이 있었고, 이것이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퇴보를 불러일으켰

한국은 왜 유독 ‘한국형’ 모델 개발에 집착하는가

다는 지적이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이 다른 공여국과는 달리 왜 유독 ‘한국

9


형’ 모델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창엽 교수

‘한국형’ 또는 ‘새로운 원조 모델’ 보다

는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한국’, ‘한국형’을 좋아하는 민족주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

의적 이데올로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규모가 작고, 특징이 별로 없으며 아직 초기 단계인 한국 원조가 취하는 틈새전략

발표자들은 총평을 통해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이 분

으로도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계속해서 새로운 정책 아

명히 있지만 국제원조의 추세를 고려해 원조 사업에 반영해

이디어를 발굴해야 하는 성과주의의 영향이라고 지적한 허남

야 하며, 새로운 기술/기법을 발굴하려고만 하지 말고 국제개

혁 센터장의 답변과 같은 맥락에서 한재광 대표는 ‘열등감의

발협력의 철학과 가치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발로’라고 역설했다. 어서 원조 선진국을 따라잡고 성과를 내

고 정리했다. 더불어, 국제개발에 참여하는 시민사회가 용기

야 하는데 한국 원조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과거 한국의 발

를 내어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논의해 나갔으면 한다는 말로

전 경험에서 도출할 수 있는 새마을운동과 같은 경험을 과대

토론회를 마쳤다.

하게 포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현 팀장은 외부에서

길지 않은 국제개발협력의 역사를 가진 한국이 국제원조 무

한국을 바라볼 때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국가이

대에서 입지를 다지고자 ‘한국형 ODA모델’을 창조했다는 것

고 그 경험을 전수받기를 원하나, 한국은 아직 민주화를 온전

은 일견 이해가 가는 논리이다. 국가의 이름을 내세워 원조를

히 이룩하는 과정에 있을 뿐이라며 무리한 기대에 부응하기보

하는 것 자체를 불편해할 이유는 없지만 코리아에이드와 같

다 국내에서 현재 우리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

이 주된 목적이 그저 국가 홍보, 한국 원조의 브랜드화에 그

다고 밝혔다.

치는 것은 파리선언과 부산 파트너십선언을 통해 모두가 합 의한 국제원조규범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보여진다. ‘코리아

원조를 통한 국익추구, 과연 바람직한가

에이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진 이 날 토론 회의 최종적인 주장은, 국가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원조 사업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전담기구, 예를 들어 개발청과 같은

의 변종을 비판하는 한편 개발도상국의 빈곤, 불평등, 질병 등

기구의 탄생이 가능한지와 개발협력이 인도주의적 목적뿐만

에 관한 각 개개인의 사회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향

아니라 현실적으로 국익도 배제할 수 없지 않겠냐는 질문도

후에도 지속될 코리아에이드 뿐만 아니라 한국 국제개발협력

이어졌다. 이에 한재광 대표는 대선 때마다 시민사회에서 독

전반에 관한 시민사회와 대중의 이해가 지속되고 좀 더 깊어

립된 원조기간이 나와야 한다고 후보들에게 공약으로 제안했

지기를 바란다.

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이해와 관심도는 증가하고 있지만 권 력의 핵심에 있는 당사자가 강력하게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작성: 송유림 OWL 편집위원,

사실상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국익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서강대학교 동남아시아학 협동과정 석사과정

한국 원조를 통해 한국 기업이 이득을 보는 것은 기대효과로

salamatpo710@gmail.com

여겨야지 그것이 목적이 되면 천박한 원조가 될 수 밖에 없다 고 강력하게 설파했다. 김창엽 교수는 개발협력 전담기구를 만든다고 현재 한국 원조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국 익과 인도주의적 차원을 모두 해결하는 윈윈전략 역시 동의하 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익이 목적이면 원조가 아닌 다른 이름 으로 하는 것이 옳으며 개발협력은 도덕적 의무를 행하는 일 임을 강조했다.

10


FOCUS

자발적 국별 평가 (Voluntary National Review, VNR)를 통해 본 한국의 SDGs 이행현황과 시민사회의 대응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1가 채택된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SDGs는 경제, 사회,

한국 정부의 SDGs 이행에 관한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와 시민사회의 대응

환경 등 다양한 영역별 목표에 대한 통합적이고 변혁적인 접근 방식을 요구하는 15년짜리 프로젝트이다. 그만큼 국가별 이행

외교부는 지난 4월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 작성을 위해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광범위

“SDGs 국내 이행 평가보고서(영문) 작성 연구” 용역 공고를 낸

한 협의절차가 필수 전제 조건일 것이다. 올해 9월에 있을 유엔

바 있다. 5월 말 보고서 요약본 제출, 7월 초 보고서 완성본 제

총회에서는 SDGs 이행 모니터링을 위한 230여 개의 지표를

출이라는 일정을 감안했을 때 보고서 작업을 위한 충분한 시간

포함, 글로벌 차원의 SDGs 후속조치 및 평가를 위한 결의안이

이 부족했고 협의일정이 촉박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최종 채택될 예정이며 이미 결의안 초안에 대한 정부간 협상이

국 시민사회가 정부와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총 두 번 진행된 간담회로, 6월 2일 첫번째

올해 1월 글로벌 차원의 후속조치·검토에 관한 논의의 기초

로 열린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외교부 간담회는 유엔에 보고

자료 제공을 위해 마련된 유엔 사무총장 보고서(A/70/684)

서 요약본을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일주일 가량 지난 뒤에서야

에 따르면 글로벌 차원의 SDGs 이행 점검은 고위급정치포럼

이루어졌다. 간담회 당시 외교부는 부처간 의견 조율 등을 이유

(High Level Political Forum, 이하 HLPF)이 주축이 된다고 밝

로 영문 요약본 전문이 아닌 3페이지 가량의 국문 요약본만을

히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이행점검 기초가 될 ‘자발적 국별 평

공개했고 이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가 있고 난 뒤에야 전문을

가(Voluntary National Review, VNR)’에 2030년까지 2회 참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이하 코

여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사무총장 보고서는 자발성이 자의적

피드)은 간담회 이후 의견서를 통해 SDGs 이행을 위해 우선적

으로 해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발적 국별 평가를 위한

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서 ‘SDGs 이행을 위한 범부처 이행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는데 SDGs 이행 메커니즘, 이

체계 구성’을 꼽고 ‘시민사회의 역할이 배제된 것에 대한 문제’를

행 수단, 이행 현황,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등의 내용이

제기하였다. 또한 ‘최종 보고서 제출 전에 외교부가 아닌, 국무

세부목차로 기술되어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

조정실 주관으로 넓은 범주의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

까지 진행된 HLPF에서 자발적 국별 평가에 참여했고, 이를 위

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 조정할 것을 촉구’하였다.

해 지난 6월 외교부를 중심으로 평가 보고서를 작성했다. 본 글

한편 시민사회는 지난 6월 14일 보고서 대응 및 향후 시민

은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정부의 SDGs

사회 주요그룹과 이해관계자의 참여 체계 마련 촉구를 위해 여

이행현황과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과정을 차례로 소개하

성, 장애인, 사회, 환경, 경제, 거버넌스, 국제개발협력 분야를

고자 한다.

아우르는 지역 및 전국단위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한국 시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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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D ▶ SDGs 보고서 관련 의견 청취를 위한 정부-시민사회 간담회

ⓒKoFID ▶시민사회 대표 모두 발언

회 SDGs 네트워크(이하 SDGs 시민넷)’를 발족하였다. SDGs 시민넷은 한국의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에 대한 입장문서를

소외되지 않는 것이 SDGs 이행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본 보고

통해 ‘현재 정부의 체계적인 이행 준비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며

서는 대다수가 소외되었으며 SDGs와 연관성이 없거나 사회 정

보고서는 ‘전반에 걸쳐 SDGs와 관계가 없거나 실효성이 없으

의와 역행해 온 제도들을 SDGs 이행 사례로 소개하는 것은 문

며,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자의적으로 SDGs

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환경부에서 경제, 사회, 환경 등

를 꿰 맞추고 있다’고 총평했다. 또한 향후 정부가 SDGs 이행

의 여러 분야를 통합하는 이행체계를 총괄하는 것에 대한 우려

체계를 구축할 때 ‘광범위하고, 포용적이며, 예측가능한 공식적

를 표시함과 더불어 국무조정실에 더욱 강력한 조정 역할을 요

인 참여 보장’과 ‘투명하고 혁신적이며 책임 있는 모니터링과 평

청했다. 또한 정부의 지표 개발 과정에서 시민사회 등 주요그룹

가’를 기본원칙으로 지킬 것을 요구했다.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공식간담회를 요청했고 여성, 장애인, 아

이어 7월 1일,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 최종본에 관해 열린

동/청소년 등의 사회 취약그룹과도 별도의 간담회를 요청했다.

정부-시민사회 간담회에는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의 주재로 국

뒤이어 국제개발협력, 경제, 환경, 여성, 장애 등 각 분야별로

무조정실, 환경부, 통계청 담당자들이 정부 측 대표로 참석했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코피드를 중심으로 한 국

다. 각 부처들은 현행법 테두리 내 상호간의 역할 범위에서 시

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보고서에 언급되어 있는 정부의 제2차

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법상 지속가능발전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 개발협력구상, 인도적지원 전략 등이

관련 업무는 환경부 및 환경부 산하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 그

SDGs 프레임워크와 어떻게 연관되어있고 달성에 기여할 것인

책임이 있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2000년 출범 당시 대통령

지 구체성이 부족하며, 한국 정부가 본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

자문위원회였다가 2009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출범

에 알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필요하

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대

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중에서도 난민, 장애인, 아

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도 국무총리 직속으로 격하된 것으

동 등이 언급되어야 하며 SDGs 이행을 위한 개발재원 마련 계

로 볼 때, 지속가능발전 담론은 정권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왔음

획이 부재함을 지적했다. 또한 SDGs 이행 프로세스를 국제인

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5월 총리실 산하에 SDGs 추

권보고절차와 연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본부(SDGs Promotion Headquarters)를 설치하고 내각을

정부는 보고서 초안에서 지속가능발전법, 저탄소녹색성장법

구성하는 모든 부처가 당연직으로 참여해 공청회 개최 등을 통

등의 법 제도와 제3차 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 경제혁신 3개

해 SDGs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

년 계획 등 SDGs 채택 이전에 수립된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다. SDGs 이행을 위해서는 각 국가의 정치적 리더십이 얼마나

이와 관련하여 제3차 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의 경우 1, 2차에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해 내용이 축소되었고 관련 부처나 시민사회와의 충분한 협

SDGs 시민넷은 본 간담회에서 보고서 초안에 대해 그 누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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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정이 부재했으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발표 당시부터


ⓒ남수정

ⓒ남수정

▶ 2016 HLPF 개회식에서 오준 ECOSOC 의장의 기조연설

▶한국 시민사회 참석자

학계와 시민사회가 비판해 온 정책으로 현재 경제 상황에 대

회(UNCSD)를 대체하기 위해 구성되었으며, 4년 주기로 유엔

한 안이한 인식으로 근본적인 구조 개혁은 없다는 점을 지적했

총회 주관의 정상급 회의를, 1년 주기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다. 환경 분야의 경우 현 정부가 원전, 석탄 화력 등 재래식 에

(이하 ECOSOC) 주관의 장관급 회의를 개최한다. 올해 HLPF

너지원을 확대하는 등 SDGs에 역행하고 있는데 개도국에 대해

는 ECOSOC 주관으로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뉴욕 유

서도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지원을 줄이고 대기오염, 미세먼지

엔본부에서 개최되었으며 SDGs 채택 이후 첫 번째 포럼인만

등에 대한 해결책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젠더와 관련해서

큼 ‘Ensuring that there is no one left behind’을 주제로 열렸

는 SDGs와 직결되는 장애여성, 빈곤여성에 대한 성별분리통

다. SDGs 17개 목표, 169개 세부목표 전체에 대한 이행 평가

계를 통한 분석을 포함할 것과 최근 페미사이드2와 같은 현안

를 위해 기조 발제 및 토론으로 구성된 20개의 라운드테이블이

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장애분야

진행되었고 사이드이벤트를 포함하면 230개가 넘는 미팅이 기

의 경우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나 아태장애인 권리실현을 위한

간 내에 진행되었다.

인천전략 등 SDGs와 관련하여 중요한 규범에 대한 언급이 없 음을 지적했다.

이번 HLPF에 자발적 평가에 참여한 국가는 총 22개였다. 3아 시아에서는 한국을 포함, 중국, 필리핀, 사모아 총 4개의 국가가

정부는 이후 간담회에서 지적된 사항 중 사실관계 확인이나 보

참여했다. 한국의 경우 범정부 차원의 SDGs 이행 체계와 계획이

완 설명이 필요한 부분 등에 대한 일부 수정된 보고서를 보내왔

아직 마련되지 않아 외교부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한 보고서

으나 범정부 차원의 구체적이고 통합적인 이행계획은 여전히 찾

작업을 주도했다. 작년에 채택된 SDGs 선언문(2030 Agenda

아볼 수 없었고, 특히 각각의 정책과 제도가 SDGs 달성과 어떻

for Sustainable Development 74d.)에 따르면 ‘SDGs 후속조

게 연계되고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연결고리가 미흡했다.

치와 평가 프로세스는 모든 이에게 열려있고, 포괄적이고, 참여 적이고, 투명해야 한다’고 되어 있으며 앞서 언급한 사무총장 보 고서에도 ‘시민사회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모든 SDGs 후속조

2016 고위급정치포럼(HLPF)과 자발적 국별 평가

치·평가 체계에 참여하여야 한다(must participate)’고 명시하 고 있다. HLPF에 앞서 국제시민사회 주요 네트워크들은 입장

HLPF는 작년 9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SDGs의 후속조치 및

문서를 통해 SDGs의 성공여부는 시의적절한 이행에 달려있으

평가를 담당하는 중심 플랫폼으로, 주요 역할은 지속가능발전

므로 이를 위해 정부는 계획단계에서부터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에 관한 정치적 리더십 지침 및 권고 제공, SDGs 국제적 공

참여시켜야 하며 국가들이 적어도 4~5년에 한번은 자발적 국별

약 이행 점검, 지속가능발전의 통합적 접근 제고 등이다. 지난

평가 보고에 참여하고 평가시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를 실

2012년 유엔 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Rio+20) 결과에 따라 유

시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 또한 대중 인지제고를 위해 SDGs 관

엔 내 지속가능발전 논의를 주관해 온 유엔지속가능발전위원

련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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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D ▶ 한국정부의 자발적 평가 보고서 표지

▶한국정부의 자발적 평가 보고서 발표 세션에서 성명 발표

2016 HLPF 자발적 국별 평가:

proach)을 채택함에 있어 장애요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할

한국의 발표와 시민사회 질의

수 있을 것인지, 가장 소외된 사람들의 완전하고 의미있는 참 여를 위한 정부 정책과 이행 메커니즘은 무엇인지를 질의했다.

총 8일간의 공식 일정으로 진행된 2016 HLPF는 1주차에 라

이에 대해 정부 대표로 참석한 외교부 최종문 다자외교조정관

운드테이블, 2주차에 각료급 패널과 자발적 국별 평가 세션이

과 원도연 다자협력인도지원과장은 각 부처간 SDGs에 대한 인

있었다. 22개의 국가들은 적게는 3개, 많게는 6개 국가씩 그

지 제고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전체 부처가 SDGs 의

룹을 짓거나 단독으로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를 공유해야 하고, 지표개발 단계에서 더 구체적으로 협력할

진행 방식은 국가 대표들이 보고서 내용 발표를 마치면 패널

것이며 시민사회와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토론으로 이어지고, 유엔 환경회의의 전통에 따른 주요 그룹

한편 국제시민사회는 ECOSOC 의장에게 HLPF 절차 개선을

및 이해관계자(Major Groups and other Stakeholders, 이하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해 자발적 국별 평가 절차가 보다 포

MGoS)에 발언 기회를 부여하는 순이었다. 2016 HLPF에서

용적, 참여적, 효과적이 될 수 있도록 하며, 4년 주기의 평가제

는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MGoS

도를 도입하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이해관계자 참여에 대한 가

발언 횟수와 순서 등이 결정되었는데 코피드의 문도운 간사는

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함을 요구하기도 했다.

MGOs 사전 전략회의에 참여해 지속적인 발언권 요청을 했고, 결과적으로 한국정부 발표 세션에서 발언권을 얻었다.

한국 시민사회의 역할과 향후 과제

문도운 간사는 SDGs 시민넷을 대표하여 한국 정부의 보고서 가 SDGs의 기본정신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심각

정부의 자발적 국별 평가 보고서 대응 과정을 통한 교훈은 무

한 우려(serious concerns)를 표명했다. 또 SDGs 달성을 위한

엇일까? Social Watch, Third World Network, Global Policy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의 제시 없이 기존에 존재하는 정책들을

Forum 등의 글로벌 시민사회 네트워크들은 SDGs의 성공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시민사회 참여도 만족스럽지 않

위한 핵심 요소가 2030 아젠다 이행에 대한 독립적인 모니터

은 수준이었다고 발언했다. 향후 SDGs 이행을 위한 파트너로

링과 평가라는 인식 하에 불평등, 책무성, 이행수단 등에 초점

서 시민사회의 가치를 인식할 것을 요청하면서 주요 질문으로

을 두고 SDGs 이행을 저해하는 구조적인 요인이 무엇인지에

는 한국 정부가 범정부 접근방법(whole-of-government ap-

대한 심층 분석 보고서인 ‘Spotlight on Sustainable Devel-

14


1

opment 2016’를 발행한 바 있다. 이는 한국의 경우에도 마찬

력 시민사회의 경우 현장 사업을 통해 SDGs를 이행해야 하며,

가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2016 HLPF의 거의 모든 공식

나아가 개발도상국 시민사회가 SDGs 이행 역량을 강화할 수

세션에서 강조된 메시지는 사고방식(Mindset)의 변화였다. 국

있도록 기여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의 의미 있는 참여와 이

가가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변혁적인 사고방식을 도입할 때

행. 이 두 가지 단어를 잊지 말자.

SDGs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시민사회는 모니터 링과 어드보커시를 지속해 나가면서 SDGs 인지제고 캠페인을

작성: 남수정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정책센터 과장

병행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민사회 또한 SDGs의

sujung.nam@ngokcoc.or.kr

이행 주체이며 보고의 책무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제개발협

참고문헌 한국정부 국별 자발적 평가 공식 웹페이지(HLPF)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hlpf/2016/republicofkorea 한국정부 국별 자발적 평가 Q&A 순서 중 시민사회 발언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OX-sorX4RFEYXCZXAYDKxNfWlK5qZXjHGspodiY4gRE/edit 유엔 SDGs 국가 평가보고서 초안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 입장 (2016. 7. 1) https://drive.google.com/file/d/0B9qSbNcIqgz8ZEsxVjQ1RHhiQ1U/view?usp=sharing 한국 정부의 지속가능발전 고위급정치포럼(HLPF) 국별 자발적 평가 보고서 요약문에 대한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의 의견 (2016. 6. 7) 남수정, SDGs 후속조치 및 평가 관련 최신 동향 및 쟁점, 국제개발협력학회 하계 학술대회 발표문 (2016. 6. 17) Spotlight on Sustainable Development 2016 http://www.socialwatch.org/node/17211 Letter from CSOs to ECOSOC President on High Level Political Forum (HLPF) 2016 https://www.amnesty.org/en/documents/ior51/4489/2016/en/

1  전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목표로 작년 9월 유엔총회에서 채택 되었다. SDGs는 총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2  특정 인종 또는 민족에 대한 말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genocide)에 빗대어 만든 신조어로, 여성에 대한 조직적인 살해 및 그 행위를 지칭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3 그루지아, 노르웨이, 독일, 대한민국, 마다가스카르, 베네수엘라, 에스토니아, 우간다, 이집트, 중국, 모로코, 몬테네그로, 멕 시코, 사모아, 시에라리온, 스위스, 토고, 터키, 콜롬비아, 프랑스, 핀란드,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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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발전과의 대화 ② 국제개발에서 사회발전으로

ODA Watch는 지난 2006년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감시하기 위해 설립되어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정 책 및 사업을 감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국내외 국제개발협력의 환경변화에 응답하고, 2013년부터 본격화 해온 비전 논의를 마무리하여 ODA 중심의 협소한 ‘개발'을 보다 포 괄적인 ‘발전’의 문제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활동방향은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는 10주년 기념행 사를 통해 공표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ODA Watch는 지난 5월부터 새로 꾸려진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단체의 새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진 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가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차례로 만나 한국 사회에서 논의 되는 ‘개발’의 문제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발전’의 의미를 깊이있는 대화를 통해 새롭게 고찰하는 시간을 갖고, 그 과정을 기획연재로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난호 엠마 모우즐리 교수에 이어 이번 114호는 서울 대학교 국제대학원 김태균 교수와의 대담을 소개합니다.

① Beyond Aid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리학과 엠마 모우즐리 교수) ② 국제개발에서 사회발전으로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김태균 교수)

지난 3월, ODA Watch가 10주년을 맞이하여 ‘개발에서 발 전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준비하던 차에 비슷한 고민을 담은 반

수를 만나 논문에서 다 하지 못한 ‘개발’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 를 나누었다.

가운 글이 한 편 발표되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김태균

김태균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국제대학원을 졸업하고 영

교수가 <경제와 사회> 2016년 봄호에 발표한 논문 ‘국제개발

국 옥스퍼드대에서 사회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에서 사회발전으로-한국 사회의 국제개발 정책에 대한 비판적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개발학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연

고찰과 사회발전론의 재조명’1이 바로 그것이다. 김태균 교수는

구분야는 국제개발, 남남협력과 삼각협력, 글로벌 거버넌스, 국

논문을 통해 개발경제학에 매몰된 한국의 국제개발 담론에 문

제사회정치 등이다. 학자로서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 활

제를 제기하며, 개도국 고유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반

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

영한 ‘사회발전’ 프레임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특히 협소한 개

제위원장으로 시민단체 활동도 해 오면서 한국 국제개발협력

념의 개발을 광의의 발전 담론으로 확장하는데 있어 사회발전

의 구조와 정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만큼, 대담에서는

론에서 제시하는 역사성, 총체성, 책무성을 중요한 세 가지 요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들이 오갔다. 대담 내용에 앞서,

소로 강조했다. 이에 ODA Watch는 지난 7월 중순, 김태균 교

위에서 언급한 논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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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 ▶ 김태균 교수(왼쪽)와 한재광 대표, 이재원 팀장(오른쪽)

한국 개발협력의 개념적 제한성: 경제개발 중심의 미시적 개발 프레임 논문에서는 개발의 개념을 ‘대외원조를 통한 협력대상국의 수동적이면서도 피동적인 좁은 의미의 사회경제발전을 도모

정실 산하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이 러한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보았다.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공여주체가 협력대상국에게 시혜의

한국의 개발협력 정책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충

의미로 제공하는 일방적인 개발협력 프로젝트’로 정의한다.

분한 논의 없이 빠른 속도로 체계를 조성하기 위한 ‘발전주

반면 발전은 ‘광의의 사회경제발전을 위한 협력대상국의 주

의 속도전’의 결과로 여러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

체적인 의지와 역량을 강조’하는 것으로, 협력대상국이 발전

다. 2015년까지 GNI 대비 0.25%로 증대하겠다던 ODA

을 위해 공여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스스로의 거

규모는 제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6-2020)을 통해

버넌스 역량을 강화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았다. 김교수

2020년까지 0.20%로 하향조정했고, ODA 규모의 양적 확

는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압축적 근대성이 개발협

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권, 민주주의, 주인의식, 지속가능성

력 분야에서도 유사하게 재현되고 있으며, 국제개발에 대한

등 원조의 질적 측면은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 차원의 철학과 원칙이 부재한 상황에서 한국의 국제개

원조의 철학과 원칙이 마련되지 않아 이명박 정권의 ‘녹색성

발 담론은 국제개발규범을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적 개

장’, 박근혜 정권의 ‘새마을운동’ 등 정권에 따라 ODA의 성

발모델을 강조하고, 경제개발 중심으로 사고하는 이중성을

격이 변화할 뿐 아니라, 정책과 사업 간의 연계 없이 개별 사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책수립과 사업 집행기관이 분

업의 효율성만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미시적 개발 프레임은

리되고, 유상과 무상 주무기관이 분리되는 원조추진체계의

정부기관뿐 아니라 많은 재원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개발

분절화와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무조

NGO에도 영향을 주며, 이는 결국 시민사회 본연의 ‘자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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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voluntarism)’가 상쇄될 우려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전환할 시점이 되었고, 그 화두를 던지고 논의할 수 있는 공간 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얘기하는 ‘발전’은

광의의 ‘발전’으로 확장하기 위한 시도:

무엇이며, 어느 범위까지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사회발전론의 역사성, 총체성, 책무성

김태균: 한국에서 협소한 의미의 개발을 지난 한 10년간 열심 히 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제기된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미 만

김태균 교수는 한국 사회의 미시적인 개발 프레임을 총체

들어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었다. 뭔가 만들어지고 난 이

적인 사회발전 담론으로 전환하기 위해 사회발전론의 세 가

후에 결과에 대응해서 공격하거나 비판하고 감시하는 활동이

지 요소를 제시했다. 첫 번째로 ‘역사성’은 프랑스 아날 학파

었다. 사후대응이 아니라 상황을 앞서 주도하고 보다 능동적

의 전체사적 접근을 통해 한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을 장기간

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고의 틀이나 공간이 없었다. 이는 몇몇

의 시간지속과 이에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주체와 구조 간 관

학자들이 얘기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으로 공유될

계성의 패턴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역사성은 기존 개발경제

수 있으려면 시민단체가 움직여야 한다. 앞으로 ODA Watch

학의 몰역사성을 극복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총체성’은 사회

가 그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발전이 경제·사회·정치·문화 등 다양한 섹터를 아우르는 총체

범위와 관련해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적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개발협력 정책과 사업

와닿을 것 같다. 먼저 첫 번째로 국가와 사회관계의 재정립을

이 개도국에 미치는 미시적인 영향에 대한 편협성을 벗어날

이야기하고 싶다. 발전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빈곤퇴치이지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무성’은 개발정책의 민주성을 확보하

만, 결국은 국가와 사회가 원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

기 위한 노력으로,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민주적 거버넌

주는 것이다. 피터 에반스의 ‘21세기형 민주주의 발전국가론’

스를 제도화하며 개발정책의 혜택에서 배제되는 대상들에게

에서도 이전의 발전국가 형태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시너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사회정책 제도가 수반되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의 국가의 부활을 주장하

야 함을 주장한다.

고 있고, 이것이 곧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가 해야 할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이 개별 개발사업 위주의 미시적 관

궁극적인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거시와 미시가 같이 갈 수

행과 개발경제학 중심의 개발정책이 주류로 자리잡게 되면,

있는 것은 ‘제도’의 문제이며, 제도를 발전과 연결시키기 위해

국가 이외에 시민사회와 같은 사회세력이 참여할 수 있는 기

서는 결국 국가와 사회의 관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회가 축소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사회발전론적 프레임으로

관계들을 어떻게 재정립하고,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 무언인

확대되면 기존의 미시적 개발 프레임에 들어오지 못했던 국

가를 좀 더 고민해야 한다.

가·기업·시민사회·국제기구 등 다양한 관련 주체들이 참여하 고 상호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발전에 있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하는 책무성의 문제이다. 국가와 사회의 책임, 원조를 하는 원조기

ODA Watch는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발전 담론에 관한 더

관의 책임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개발과 관련된 책무

욱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김태균 교수와 대담을 진행했다. 대

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금까지의 책무성 논의는

담에는 ODA Watch의 한재광 대표, 이재원 팀장, 이유정 간

주로 개발원조에 국한되어 왔지만 결국 이건 정부와 시민권

사가 참여했으며, 아래에 대담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을 가진 시민의 문제이다. 시민이 정부에게 위임했고, 위임받 은 정부가 시민들을 대표해서 공공정책을 만들고 사업을 시

ODA Watch: 오늘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 지난 10

행해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대표성을 요구할

년간 ODA Watch의 역할은 한국 ODA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개발원조의 책임을 누가 질

가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었다. 교수님도 논문에 쓰셨지

거냐'는 물음에 누구도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렵고, 한국 사

만, 이제는 협소한 의미의 개발에서 광의의 포괄적인 발전으로

회의 발전이나 제3세계의 발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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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가 없다. 따라서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서부터 시작해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발전 담론을 논의할 때 기존의 개발 담

야 한다.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 복원 측면에서 가장 본연의

론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근본적인 문제인 ‘책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김태균: 이론적 측면에서는 특정 이론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

국도 얼마 전 해외 원조에 관한 책무성 법안2을 통과시킨 상

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열어둘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어떤

황에서, 한국은 그 정도까지는 어렵더라도 논의는 시작해야

한 이론에 매몰돼서 갈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다. 당분간은 포

할 것 같다.

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 드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그걸 엮어낼

ODA Watch: 어떻게 보면 한국은 토대를 구축하는 단계이기

수 있는 하나의 화두가 국가와 사회의 관계 복원, 책무성이라

때문에 도리어 빨리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수님 말

고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전과정에서 도태되었던 사람들

씀과 연결하여 한국에서는 개발사업이 사업을 통해 얼마나 높

을 새롭게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회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

은 성과를 내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 발전담론에서는 더

고, 그것이 결국 국가와 사회의 관계 재복원이라고 볼 수 있

욱 포괄적인 측면에서 책임감을 갖는 것으로 확대하자는 것이

다. 결국은 책임질 수 있는 발전 프레임을 만들어가야 한다.

고, 그게 앞으로 제2기 ODA Watch가 갈 중요한 방향 중 하나

특히 ODA Watch는 그간의 축적된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을

일 것 같다.

토대로 이제는 새롭게 ‘발전’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논문에서 경제발전 중심의 개발을 사회발전으로 전환시키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SDGs 시대에서는 개도국만

제안을 했는데, 그 발전의 대상들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이 아닌 모든 국가가 다 해당되고, 각 분야가 연결된 총체적

김태균: 사회학에서 이야기하는 ‘사회적인 것(the social)’인

인 접근법이기 때문에 이에 맞춘 새로운 논의의 장이 필요하

데, 주로 대안적인 모든 것을 칭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경

다는 점에서 적기이다.

제발전론자들을 중심으로 한 주류에서 배제되는 그룹들을 포 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발전

ODA Watch: ODA Watch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운동을

사회학, 사회발전론에서는 노인, 아동, 여성, 교육 시스템에

지향하고 있고, 개발에서 발전으로 전환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

서 혜택받지 못하는 사람 등 마이너리티 그룹들을 어떻게 배

들의 발전 개념을 나 자신과 연결된 가까운 이슈로 느낄 수 있

제시키지 않고 포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왔다. 현재 한국도 신

도록 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교수님이 말씀

자유주의가 거의 죽어가는 듯 하지만, 사회적으로 혜택을 못

하신 국가와 사회의 관계나 책무성은 일반 대중들에게 지금의

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없어지고 있

ODA나 개발협력보다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다. 그러나 한국에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발전에 관한 프레임

것 같기도 하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겠지

이 있나? 기존의 원조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프레임을 고려

만, 이러한 메시지 자체가 대중에게 얼마나 설득력있게 전달될

하지 않고 사업을 실행해왔다. 그래서 계속 ‘책무성’을 얘기하

수 있을지 고민이다.

는 것이다. 발전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

김태균: 그렇다. ODA나 개발협력은 상대적으로 명확한 편인

일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경제발전론은 많은 사람들이 도태

데, 이를 발전의 개념으로 넓히는 순간 경계가 애매해지는 것

될 수밖에 없는 반쪽짜리 헤게모니이며, ‘사회적인 것’을 포함

은 사실이다. 국가와 시민의 관계도 ‘당신은 어디에 살고 있

하는 발전론이 필요하다.

는가?’, ‘당신은 무엇을 살고 있는가?’, ‘우리가 왜 도와야 하 는가?’ 등의 본질적인 여러 질문들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

ODA Watch: 앞으로 ODA Watch가 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

고, 말로 잘 풀어가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원칙

는데 있어 지난 10년간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현재 국제개발

이나 방향에 대한 분명한 상이 필요하며, 적어도 그 틀은 특정

협력 분야에서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할

이론과 연결시켜서 나올 수 있는건 아니라는 의미이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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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문에서 나온 사회발전론의 세 가지 요소와 대담에서 나 눈 얘기들은 현재 ODA Watch가 직면한 변화와도 밀접하게 맞닿아있었다. ODA Watch는 역사성의 측면에서 국제개발 협력의 변화하는 맥락 가운데 지난 10년을 정리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고, 총체성의 측면에서도 기존의 ODA 중심에서 벗어난 포괄적인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책무 ©ODA Watch ▶ 대담중인 김태균 교수

성의 측면에서도 정부가 납세자인 국민들에게 원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원조투명성’ 이슈를 제기하고 있 다. 이제는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내·외부적으로 어떻게

들이 고민할 수 있게 만드는 질문을 던져야 하고, 그 질문 중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나가 ‘당신은 책임지는 활동을 하고 있는가?’가 될 수 있다.

시작해야 할 것이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금까지 ‘발전’의 개념을 광의의 의 미에서 해석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시 민단체는 없었기 때문에 의미있는 일이다.

작성: 이유정 ODA Watch 간사 daralee0123@gmail.com

1  "국제개발에서 사회발전으로-한국 사회의 국제개발 정책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사회발전론의 재조명", 『경제와 사회』, 2016, 2016년 봄호(통권 109호):p185-211 2  지난 7월 5일, 미국 의회에서 '해외원조의 투명성과 책무성 법안(Foreign Aid Transparency and Accountability Act)'이 통과되었다. 이 법안은 2011년 처음 발의된 후 5년만에 승인되었으며, 이후 대통령 서명을 거쳐 최종 제정되었 다. 이 법안의 통과로 미국의 정부기관들은 모든 해외원조사업을 더욱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며, 원조 정보가 웹 사이트(ForeignAssistance.gov)를 통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공개될 예정이다. (참고자료: devex, 'US Congress approves long-sought Foreign Aid Transparency and Accountability Act', 201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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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소스

전통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여성 할례’와 싸우는 소녀들 -다큐멘터리 영화 「소녀와 여자」를 보고

ⓒ 네이버 영화 ▶ FGM 시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니타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기에는 조금 낯선 주제라고 여겨지는

자료는 해외 NGO에서 제작한 영상이나 논문을 통해서만 얻

FGM(Female Genital Mutilation: 여성 성기 절제) 에 관한

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주제와 관련된 영화를 국내에서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국에서 최초로 개봉되었다. 국제개발학

볼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망설임 없이 종로3가에

을 전공하면서 이전에 FGM을 주제로 공부했을 때, 대부분의

위치한 독립영화관 ‘인디스페이스’를 찾았다. 결코 가볍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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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FGM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다루었을까라는 궁금증과 더불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하반신 마비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어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을 동시

있는 위험 요인을 갖고 있는 무서운 관습이다.

에 안고 상영관에 들어갔다.

영화 속에서 언급된 FGM의 기원을 살펴보면 어떤 부족에 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수단, 이집트, 에티오피

여성들의 전통적인 성인식, FGM(여성 성기 절제) 시술

아가 시초라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국가들에서 남성들이 오랫 동안 사냥을 나갔다 돌아왔을 때 아내들의 넘치는 성욕을 보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했다는 설이 있으며 단순히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 및 중동국가, 약 30개국에서 여전

어린 소녀들의 처녀성을 입증하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도 있는

히 빈번하게 행해지는 여성들의 전통적 성인식인 FGM 시술은

데 정확히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확실한 이유도

아프리카의 경우 주로 12월과 1월 사이 우기에 진행되는데 사

모른 채 이러한 관습이 여러 국가들과 부족 안에서 꾸준히 행

실 우리에게 FGM보다 조금 더 익숙한 용어는 ‘여성할례’일 것

해지는 것은 왜일까?

이다. 그런데도 필자가 계속 FG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 유는 이 시술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기 때문인데, 전통적으로 이 행위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이를 할례

그들이 말하는 ‘여성다움’은 FGM을 통해 이어져야 하는 것일까?

라 칭하고, 여성의 몸을 파괴하는 성기절제에 반대하는 이들은 같은 행위를 FGM이라고 부른다.

FGM 시술을 받은 여성들은 그 고통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

영화는 케냐 쿠리아 지역에 사는 소녀 ‘아니타’의 이야기로

나 이들은 그 과정을 거쳐야만 지역사회 내에서 성인으로 인

시작된다.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 어린 소녀들이 축제 분위

정받고 한 남편의 아내이자 딸들의 엄마가 된다. 특이한 점은

기 속에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삼삼오오 한 집으로 모여드는데,

FGM의 기원이 남성들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

그 곳은 바로 FGM 시술을 하는 곳이다. 시술을 끝마친 소녀

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여성들이 자신들의 딸에게 적극적으

들의 목에는 축하 목걸이가 걸려지고 마을 사람들은 흥겨운 노

로 할례를 하라고 압박한다는 것이다. 이는 “나도 했으니 너도

래 속에 춤을 추지만, 무표정한 아니타와 그녀의 친구들이 집

해야 한다.”는 것인데 ‘모계복수’라고 불리는 이 논리는 지역사

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매우 조심스럽고 조금은 힘겨워 보였다.

회 내에 오랜 세월 뿌리 깊이 박혀있었다.

그녀는 당연시되는 전통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그곳에서 인

하지만 꼭 이러한 이유만으로 FGM 시술이 지속되고 있는

정하는 성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찌보면 이 과정은 그들에

것은 아니다. 그들은 FGM 과정을 통해 소녀들이 여성다워질

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익숙한 풍경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여성다워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

FGM 시술은 배뇨장애, 불임, 파상풍 감염, 과다출혈을 초래

까? 부족에서 말하는 ‘여성다움’은 집안일을 잘하고 남편에게

ⓒ네이버 영화 ▶전통 시술자(오모가리)들이 FGM 시술 시 사용하는 면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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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FGM 반대캠프에서 함께 어울려 노는 소녀들


순종적인 것으로, FGM 시술을 받지 않으면 여성다워질 수 없

법과 전통의 경계를 넘어서

다는 주장에는 논리적 비약이 존재한다. 오히려 부족에서 강조 하는 ‘여성다움’은 소녀들로 하여금 교육받는 것을 멈추고 가

사람들은 왜 이 전통관습을 법으로 강력하게 제재하지 않느

사노동에만 속박된 채 꿈을 갖지 못하도록 막는 장애물이 되고

냐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이미 오래 전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초래하는 FGM 시술을 멈추

터 금지되어왔다. 현지의 여러 대학교수들과 의사들은 마을에

기 위한 시도는 있을까?

서 행해지는 대부분의 FGM 행위가 시술자들의 비위생적인 도 구 사용과 의학적 지식 부족으로 인해 소녀들을 감염과 과다출

FGM 반대 캠프에 모인 130여명의 소녀들

혈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FGM은 없어져야 할 악습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모든 마을과 부족을 정부에서

다행스럽게도 변화를 위한 움직임은 존재한다. 케냐, 우간다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할례

에 있는 아피아 플러스와 리치 등의 NGO는 우기 때가 되면 임시

를 옹호하는 이들은 여전히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맞서고 있다.

쉼터를 열어 소녀들을 FGM 시술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이들은

필자는 독자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과연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소녀들이 안전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

부족의 전통과 관습을 국가에서 어느 선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할 뿐만 아니라 FGM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이

전통을 넘어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러한 과정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FGM 문제를 근본 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캠프에 참가한 소녀들과 부모들이 함께 위

변화를 이끄는 힘: 관심, 그리고 교육

험성을 인식하고 주변에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영화 속 캠프에 머무르는 소녀들의 모습은 매우 즐거워 보인

2월6일은 세계에서 지정한 FGM 반대 시위의 날이다. UN

다. 물론, 모두가 전혀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캠프 안에는

은 FGM을 막기 위해 국가들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으며 많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잠시 대피한 이들도 있지만, 가족의 뜻

NGO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딸에게 FGM을 강요한 한 엄

을 거스르고 도망쳐 나와 우기가 끝나도 갈 곳이 없는 소녀들

마가 자신에게 힘이 있었다면 시술을 막아줄 수 있었을 것이라

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캠프에 참가

고 말하던 영화 속 사연이 떠오른다. 이러한 사람에게 힘을 실

한 소녀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겼으며, 딸

어 주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관심’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을 보낸 부모님들의 수많은 사연들 중에는 FGM시술을 막기

다고 믿는다. FGM 반대시위를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

위해 지역주민들에게 팔 한 쪽을 잃으면서까지 소신을 지킨 아

모두가 개발협력이나 여성 이슈에 관한 전문가는 아니다. 그

버지도 있었다. 그들의 용기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새 마음

들 중에는 대학생도 있고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14살 어린이

한 구석이 숙연해졌다.

도 있었다. 그 14살 어린이는 말했다. “오바마처럼 높은 자리 에 있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누구나 변 화를 일으킬 수 있어요”라고. 한편, 이러한 변화는 교육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FGM이 왜 위험한지, 그 부작용으로 인해 여성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부족 사람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점차 FGM 실시율 은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외부기관을 통해서도 가능하 지만 마을 구성원들이 서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네이버 영화

▶FGM에 대한 반대를 표현하는 티셔츠를 입은 여성

이 더 효율적인데, 이는 전통과 관습의 맥락에서 외부의 개입은 한계가 있고 자칫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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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이화연

▶영화를 제작한 김효정 감독

▶인디스페이스 좌석에 적혀 있는 문구

감독이 던져준 또 다른 메시지: “우리가 봐온 아프리카가 전부는 아니다.”

리는 것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편견도 함께 바꾸

과연 다룬 한국인 감독은 누구일지 매우 궁금했다. 그러다가

고 싶었던게 아닐까.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감독의 한 언론 인터뷰1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 다. 김효정 감독이 걸어온 길이 이 영화를 만들기에 너무도 적

필자는 이 날 ‘소녀와 여자’의 유일한 관람객이었는데 우연히

절해 보였기 때문이다. 우연히 사하라사막의 매력에 빠져 6번

보게 된 나의 앞 좌석 문구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였다. 처

이나 사막 마라톤을 완주하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그녀

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문구가 95분이 흐른 뒤에는 특별하게

는 달리다 보니 그곳에서 고된 삶을 사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

다가왔다. 그 이유는 영화 속에 나오는 FGM 반대 캠프의 소녀

다고 한다. 그러다 FGM 이슈를 다룬 쉐리호만(Sherry Hor-

들과 6월 2일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 이 악습의 고리를 끊어

mann) 감독의 작품 ‘데저트 플라워’를 보게 된 것이 ‘소녀와 여

내기 위해 일하는 NGO의 담당자들 등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

자’를 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

리로 내게 외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너도 그 일

녀의 다큐멘터리에는 다른 FGM 관련 영상에서 흔히 보이는 자

을 할 수 있다.”고. FGM 문제는 더 이상 미개한 국가에서나 이

극적인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FGM 시

뤄지는 잔인한 전통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여성의 문

술장면이나 파리떼에 둘러쌓인 채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제이며, 인권의 문제이며, 우리 모두의 문제다. FGM 반대 시

인들 같은 모습을 영화 속에서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위에서의 14살 소년이 했던 말이 다시 떠오른다. 누구나 변화

김효정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가 봐온 아프리

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니 우리도 변화의 발걸음에 함께 하자.

카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실제로 방문했던 여러 아프리카 국

작성: 이화연 OWL 편집위원,

가들에는 깨끗한 모습으로 즐겁게 사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국제개발학 석사과정

다. 감독은 아마 이 영화를 통해 FGM 즉, 여성할례 이슈를 알

lwy0518@gmail.com

1  소녀도, 여자도 아닌 그저 당신① <소녀와 여자> 김효정 감독, MOVIST(2016.06.17) http://www.movist.com/ star3d/read.asp?type=32&id=24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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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줌의 생각

초라한 가난, 소박한 가난 -부탄을 돌아 우리를 보다-

한반도 5분의 1 크기의 작은 나라. 해발 2,000미터 이상 고산지대에 70여만명의 국민이 깨알같이 흩어져 사는 나라. 두 강대국 인도와 중국 사이에 있지만 국민의 행복을 모든 국정과제의 최우선에 놓은 나라. 국민들은 원하 지 않았지만 국왕이 나서 전제왕권을 포기하고 민주주의를 하자며 국민을 설득한 이상한 나라. 나라 전역에 신호 등이 없지만 교통질서가 지켜지는 신기한 나라. 필자는 두 차례에 걸친 방문을 통해 우리에게 흔히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로 알려진 부탄의 속살을 들여다보 고, 이를 통해 개발과 발전에 대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려 했다.

가난의 품격

어 다시 방문한 ‘행복의 나라’ 부탄의 모습이다. 우리가 소위 '가난한 나라'를 돕기 시작하면서 가난을 바라

# 부탄 지방정부 부시장 면담

보는 '우리'의 시선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게 최근이다. 이

"숙소가 게스트하우스라 부족한게 많습니다. 뭐 필요하신거

것만 해도 다행한 일이긴 하지만, 아직 가난에 대한 '그들‘ 스

라도 있으신지요?"

스로의 인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아.. 다른건 괜찮은데 혹시 와이파이 좀 쓸 수 있을까요?"

듯하다. '주는 행위'인 원조 자체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받는

"죄송합니다. 저희가 좀 누추해서요. 그래도 정팀장님 방은

행위'의 주체인 그들에게 개발이나 원조가 어떤 의미인지는 우

수상이나 장관들이 묵는 방을 드렸답니다. 참고로 팀장님 옆

리의 사고 체계 내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개도국 주민들

방은 저희 국왕께서 오실 때마다 묵는 방이고요. 저희가 좀

의 주인의식이 중요하다고 흔히들 이야기 하지만, 이 또한 어

소박하지요?!"

디까지나 '우리'의 인식 틀 내에서 대상화 된 주인의식인 까닭 에 '우리'의 필요에 의한 원조방식에서 벗어나기란 본질적으

‘humble.’ 내가 만난 부탄 사람들이 자신을 소개할 때 곧잘

로 쉽지 않은 것 같다.

쓰던 영어 단어다. humble을 주로 ‘초라함’의 의미로 이해하

가난에도 품격이 있다. 적어도 부탄이라는 나라에서만큼은.

고 있던 나로서는 그들이 지나칠 정도로 겸손한 사람들이라고

국왕부터 일반시민들까지 물질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삶을 사

처음에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부탄인들의

는 부탄이지만, 그들은 가난을 부끄러워한다기 보다 가난이 가

정서 기저에 흐르는, 겸손함과는 다른 특별한 자부심을 느끼게

져다주는 소박하고 안온한 삶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그런 소

되면서, 그들의 humble은 ‘초라함’ 보다는 ‘소박함’에 가깝다

박함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서 오히려 우리에겐 없

는 인상을 받았다. 가난하지만 초라하지 않은, 소박한 삶을 살

는 일종의 품격이 느껴진다면, 부탄을 너무 과대포장 하는 것

지만 현재에 대한 긍정과 자부심이 넘치는 나라. 지난해에 이

일까?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건, 적어도 부탄에서는 노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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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시

ⓒ정용시

▶게스트하우스 회의실에 있는 부탄 국왕의 자리. 소박하다.

▶불교 사원 「타쉬쵸 드종」에서 만난 부탄 승려

나 굶어죽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들

위다. 2008년, 당시 국왕은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

이 골고루 물질적 빈곤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나누어 살고 있

고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 부탄에 민주주의를 도입했다. 혁명

는 것이다.

이나 전쟁없이 이루어진 부탄의 평화로운 민주주의 이행 과정 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으며, 오늘날 국왕이 국민들의 절대

‘지금 여기(now and here)’의 세계관

적인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탄의 절이나 사 원에 들어가보면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불교 최고 지

# 부탄 정부 주재 환영 만찬장

도자인 제켄포의 자리와 국왕의 자리가 좌우로 나란히 위치한

“국장님, 일요일 저녁에 쉬셔야 하는데 이렇게 전 직원이 나

것을 볼 수 있다. 부탄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정신적 구심이 무

와 만찬까지 베풀어 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엇인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미안해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일요일은 다음주에도 있 으니까요.”

더불어 나누는 삶

가난을 소박함으로 받아들이는 부탄 사람 특유의 긍정적인

부탄에 가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그림 하나가 있다. 코끼

세계관은 크게 두 가지 사회적 기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

리, 원숭이, 토끼, 새가 순서대로 서로의 등에 올라타 나무 열

다. 하나는 ‘지금, 여기’로 표현되는 현세 중심적인 단일 종교

매를 따먹고 있는 ‘네 마리의 조화로운 친구들'이 그것이다. 서

불교의 강력한 신성(神聖)이며, 나머지 하나는 국민의 행복을

로 다른 네 마리의 동물 친구들이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이

위해 더 낮은 곳으로, 소외된 곳으로 향하는 국왕의 도덕적 권

룬다는 티벳 불교의 전래동화를 모태로 한 이 그림은 조화,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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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utan Raven Nest Tours&Treks

ⓒ정용시

▶부탄의 전통 그림 「네 마리의 조화로운 친구들」

▶고산지대 마을에서 문해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여성들

동, 우정, 상호의존이라는 부탄의 가치를 상징한다. 인간다운

이지 않는 가치와 그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삶의 자세로 오늘

삶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교육이나 의료서비스를 누구에

을 살아가는 히말라야 산자락의 작은 나라 부탄을 서구화된 개

게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부탄의 과감한 정책들은 바로 이러한

념과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 특히 정해

‘더불어 나누는 삶이 행복’이라는 오랜 철학과 가치에서 비롯되

진 시간동안 투입에 대한 명확한 결과를 요구하는 ‘개발 프로

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역시 재원이다. 많은 인구가 고산지

젝트’의 단선적이고 인과율 중심의 틀이 부탄 사회의 발전을

대에 흩어져 거주하고 있다보니 부탄 정부의 행복 정책이 지방

담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예의 그 사람 좋은 미소

구석구석까지 도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힘이 미치지

를 지으며 앉아 있는 부탄 공무원들 앞에서 우리 사업의 목표

못하는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현재 부탄에는 다양한

와 지표를 설명하고 성과관리 방안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

국제기구와 개발원조 기관이 진출해 있다. 우리가 지난해부터

는 나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

부탄을 방문한 이유도 ‘2018년 성인 문해율 70% 달성’이라는

슨 새로운 개념인양 그들 앞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부탄 정부의 야심찬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이야기하고 있지만, 시대를 넘어 우리가 보편적으로 지켜나가 야 할 가치는 어쩌면 오래된 부탄의 그림 한 장에서 찾을 수 있

부탄과 한국, 행복한 개발은 가능할까?

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딘지 모르게 우리와 비슷한 생김새와 정서를 가지고 있

도덕과 영성의 힘으로 왕실에서 일반시민에 이르기까지 검

는 부탄 사람들을 보며, 똑같이 '국민행복시대'를 기치로 내걸

소하고 소박하며 함께 조화로울 줄 아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었지만 계층간 갈등, 지역간 갈등, 세대간 갈등 등을 겪어내며

두 차례의 방문 기간 동안 내 눈에 비친 부탄의 모습이다. 보

여전히 숨가쁜 일상을 내달리고 있는 아시아 대륙 동쪽 끝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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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나라 사람들이 떠올라 묘한 감정이 일었다. 여담이지만 그 래도 이번 방문 기간 중 우연히 부탄을 방문한 우리나라의 유 력한 정치인이자 대선 주자를 만났던 일은 위안이 되었다. 이 제는 우리도 성장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행복패러다임으로 전 환할 시기가 된 것 같다며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NH)를 참 고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은 희 망을 품어보았다. 부탄에서의 마지막 밤. 부탄에 올 때마다 찾는 시내의 어느 소박한 바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렀다. 기타치는 동네 여가수 는 히말라야든 광화문이든 어디서나 인기 만점이고, 나는 독한 로컬위스키 한잔에 아주 약간의 고독과 그보다 큰 자유로움을 즐긴다. 좋은 개발에 대한 답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행복에 대한 결론은 바로 ‘지금, 여기’서 찾았다.

작성: 정용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브릿지아시아팀 팀장, OWL 편집위원 yongshi78@unesco.or.kr

*부탄에 관심있는 독자들이 읽을만한 자료: 박진도 (2015). “부탄,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녹색평론, 9-10월, p.8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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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 이모저모

한 해의 반을 돌아선 7월 벌써 2016년도 한 해의 반이 훌쩍 지나가고 있습니다.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연초에 야심차게 고민하고 계획했 던 여러 활동들을 차근히 되짚어봅니다. 남은 시간들도 알차게 꾸려가기 위해 ODA Watch 사무국은 내부 워크 숍을 열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시간도 갖고, 운영위원회도 개최해 하반기 계획들을 세워보기도 했습니 다. 무더위 속에서, 때론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쉽지 않은 여름을 견디어 내야 하는 요즘이지만, 휴가로 한숨 돌리 기도 하고, 보양식도 챙겨 드시면서 올 여름도 건강히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OWL의 든든한 새 조력자, 기자단을 소개합니다! 지난 7월 초, 매달 더욱 완성도 높고 알찬 기사를 전해드리기 위해 기사 취재와 작성을 전담하는 OWL 기자단을 모집했습니다. 최종 두 분이 1기 기자단으로 12월까지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7월 편집위원회부터 참여해 OWL 기획부터 편집, 발행까지 전 과 정에 참여하며, 매달 함께 OWL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기자단 여러분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권희설

김설희

안녕하세요. OWL 기자단으

안녕하세요. OWL 기자단

로 활동하게 된 권희설이라

으로 함께하게 된 김설희라

고 합니다.

고 합니다. 제가 늘 지면으

저는

2014년부터

ODA

로만 마주하며 응원해오던

Watch 시민활동가로 기사

ODA Watch. 이제는 그 현

를 두 편 정도 쓴 적이 있는

장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네

데요. 이번에는 단지 기사만

요. ODA watch와 함께 지

쓰는 것이 아니라 매거진의 방향에 대한 논의부터 글 한 편 한

구촌의 작은 정의를 이뤄갈 생각에 기쁩니다.지구 반대편에서

편의 편집 과정에도 참여하게 되어 뜻깊습니다. 또, 국제개발

삶의 터전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 차별 받고 소외된 이들. 그들

관련 이슈들에 관심이 많지만 전문가는 아닌 보통 시민의 입장

을 보며 제가 한 뜨거운 다짐을 기억합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

에서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 다른 필자들의

리에서 같은 가치를 실현하고 계신 분들과 소통하며 많이 배우

견해를 접하고 나름 제 생각을 꾸려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

겠습니다. 그리고 제 작은 손으로 차곡차곡 담아내겠습니다.

아 기대가 됩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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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DA Watch

ⓒ ODA Watch

▶KOICA 키추키로 직업훈련원 사업장을 둘러보는 모습(왼쪽)과 Action Aid Rwanda의 James Butare 매니저와 미팅 후 함께 찍은 사진(오른쪽)

ⓒ ODA Watch ▶열심히 스터디 활동 중인 르완다 시민현장감시단 팀원들의 모습

ⓒ ODA Watch ▶출국 전, 공항에서 감시단원들의 모습

을 주셨는데요! 기관들은 시민들의 눈으로 원조 현장을 바라보

시민현장감시단 사전조사팀이 르완다에 다녀왔어요!

는 활동이 조금 낯설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아 이디어들을 많이 제시해주기를 바란다며 적극적으로 함께 해 주시기로 약속해주셨답니다.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약 열흘간, ODA Watch의

사전조사를 다녀오고 나서는 약 20여일 간 감시단원들과 함

한재광 대표와 이재원 팀장이 르완다에 시민현장감시단 사전

께 본격적으로 방문할 조사대상 사업들을 하나씩 놓고 세부적

조사를 다녀왔답니다. 이번 사전조사는 KOICA 르완다 사무소,

인 스터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또, 정식으로 사업 협력을 요

새마을세계화재단, 농림축산식품부 센터 등 한국 정부기관 세

청하고 세부사항들을 논의하기 위해 세종시에 위치한 농림축

곳과 현지 NGO들을 방문하고 돌아왔어요. ‘감시단’이라는 조

산식품부와 구미시에서 활동 중인 새마을세계화재단 사무실도

금은 무시무시한 이름을 걸고 현장에 가는지라 사전에 현지에

직접 방문해 실무진들과 미팅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후, 사업자

서 활동중인 실무진에게 감시단 활동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

료들을 정식으로 전달받아 전체적인 사업 내용을 파악하고, 구

고, 7월 말에 있을 본조사 활동에 대한 사전 협조를 구하기 위해

체적인 질문지도 만들어보며 짧은 시간 동안 알차게 본조사 활

간 일정이랍니다. 사전조사팀은 기관별로 관계자들과 미팅 시

동을 위한 준비를 해나갔답니다.

간을 갖고, 모니터링 예정인 사업장들도 직접 방문해 조사대상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약 2주 가량 르완다 시민현장감

으로 적합한지 미리 둘러보았습니다. 또, 새롭게 추가할 수 있

시단이 본조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여러가지 유의미한 결과

는 사업장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현지

들을 잘 발견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고, 조

에서 여러 일들로 많이 바쁘실텐데도 방문하는 기관마다 워치

사 결과는 앞으로 OWL을 통해 상세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의 시민감시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며 많은 도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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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DA Watch ▶동그라미재단 실무진들과 함께!

교류와 사교의 시간! 동그라미재단과의 네트워킹 미팅! 지난 7월 7일, 반가운 손님들께서 ODA Watch 사무국을 방 문해주셨습니다! 동그라미재단의 이정규 사무국장님을 중심으 로 김용한 팀장님(신규사업팀), 윤성우 팀장님(홍보/대외협력 팀)이 폭염을 뚫고 논현동에서 문래동까지 찾아와주셨답니다. 동그라미재단은 국제 이슈보다는 국내의 사회 문제들을 발굴 하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번 모임은 ODA Watch의 후원회원으로 저희 활동을 열렬히 응원해주고 계시는 이정규 사무국장님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답 니다. 국장님께서는 여러 의미있는 활동들을 하고 있는 단체들 과 교류하고 연대하기 위해 작년부터 재단 차원에서 시간을 내 어 적극적으로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활동 영역과 분 야는 조금 다르지만 서로 단체의 역사와 활동, 고민이나 어려운 점 등을 나누며 조언과 격려의 시간으로 채워갔습니다. 앞으로 동그라미재단과의 찐~한 교류와 연대활동들을 기대해봅니다.

작성 : ODA Watch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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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신규회원 (4명)

김성환 김지현 김태균 윤세미

•일시후원 (1명)

최승지

감사합니다

•전체회원 (511명) 강경아 강동렬 강명숙 강보성 강선미 강세일 강안나 강인남 강지은 강하니 강현선 강현지 강형철 고동일 고아라 고영수 고영웅 고영윤 고정현 고현영 고효정 구민정 구정우 구지연 권아람 권유선 권은정 권현진 권혜진 권희설 김광희 김근우 김근태 김남경 김가영 김경연 김광욱 김광희 김귀옥 김남경 김다영 김다은 김다해 김담이 김대영 김대욱 김대한 김대환 김도성 김동욱 김동은 김동주 김동호 김동훈 김로빈 김마리아 김명신 김명주 김미나 김미행 김 민 김민선 김민영 김민주 김민지 김민채 김병관 김병기 김보람 김보영 김복희 김상우 김서영 김선아 김성묵 김성수 김성욱 김성원 김성지 김성호 김성환 김성희 김소연 김수자 김수민 김승찬 김승호 김신애 김신욱 김연상 김영란 김영식 김영아 김영주 김영준 김영후 김용표 김용훈 김우리 김운성 김윤정 김은섭 김은파 김이경 김 인 김일중 김재현 김정희 김준식 김중훈 김지원 김지원 김지원 김지은 김지은 김지현 김지현 김지혜 김창섭 김채리 김태균 김태영 김태영 김태진 김태현 김한나 김한빛 김향지 김 혁 김현경 김현정 김현주 김현주 김현주 김현정 김현진 김형모 김혜경 김혜리 김혜림 김혜영 김혜일 김홍준 김효정 김희경 남상은 남수정 남승주 남종민 노대영 노상은 노재은 노태훈 노하예진 도귀화 류세희 류 현 마연지 문경미 문기홍 문도운 문아름 문아영 문영선 문성민 문하나 문희원 민경일 민정희 박광욱 박규섭 박다솜 박다희 박대형 박상현 박선영 박선하 박설경 박성완 박소영 박수연 박수연 박수인 박순임 박애경 박영인 박예지 박원수 박유정 박윤애 박자연 박자영 박재은 박재출 박재현 박정섭 박정화 박주원 박준상 박준희 박지영 박지영 박지윤 박지현 박진솔 박진영 박현민 박현수 박현정 박혜원 박효진 배정민 배정수 배진선 배하니 백숙희 백진숙 백혜진 변정희 서기준 서은경 서지원 성해리 손다혜 손민철 손혁상 송미숙 송수니 송수민 송연숙 송유림 송은해 송정임 송진호 신미정 신상문 신선연 신소연 신예리 신은숙 신재은 신정연 신지민 신지연 신혜수 심다형 심연주 심영신 안동원 안병훈 안은진 안재희 안지현 양동권 양윤정 양은선 양진아 엄경원 연윤실 염현진 오규상 오꽃별 오선화 오수현 오연주 오원기 오혁준 옥정훈 왕수안 원희영 유기쁨 유미리 유성상 유영우 유영주 유전균 유정숙 윤다혜 윤미정 윤상석 윤샛별 윤세미 윤소진 윤여정 윤영현 윤이나 윤정혜 윤종혁 윤지영 윤태근 윤현봉 윤혜인 윤희주 은나래 이가현 이경선 이경숙 이경신 이경원 이경원 이경철 이기창 이기환 이다영 이달님 이명희 이미현 이민각 이병진 이삼돌 이상권 이상은 이서영 이선미 이선재 이선주 이선형 이성윤 이성훈 이세희 이소희 이수빈 이수진 이순연 이순열 이승국 이승미 이승인 이승지 이아진 이여울 이영규 이영아 이욱헌 이유정 이은샘 이은선 이은지 이인진 이장미 이재원 이정규 이정민 이정석 이정온 이정화 이제석 이종선 이종헌 이주연 이주영 이주희 이지영 이지은 이지향 이지훈 이진영 이진원 이창덕 이천우 이철호 이충진 이태경 이태주 이택종 이해균 이혁진 이현숙 이현애 이혜영 이호원 이화연 이효경 임건엽 임샛별 임선희 임원혁 임정빈 임종진 임창규 장경아 장문희 장설아 장수영 장우주 장은정 장재현 장지혜 장한이 장해영 장현식 장혜영 전대진 전명기 전상모 전선미 전세련 전세현 전수영 전유나 전은숙 전의진 전익호 전인형 전지은 전해솔 정 현 정기택 정누리 정동길 정동민 정미연 정상호 정성훈 정승은 정 연 정연주 정용시 정윤주 정은주 정인배 정인형 정종혁 정지원 정진경 정진희 정철상 정현석 정혜주 정회진 조기태 조나연 조우진 조윤호 조은지 조은형 조이슬 조인경 조정숙 조한덕 조행란 조현규 조현세 조현주 조혜영 조희령 주현미 지혜론 지홍주 진새봄 차원나 차은주 차 준 차현정 채혜원 최강용 최미나 최미리 최민지 최보람 최성수 최성호 최수영 최슬기 최예나 최윤희 최은정 최재원 최재홍 최주흥 최준호 최진경 최현주 최혜정 최호림 코이카노동조합 하동우 하재웅 한건수 한경구 한규환 한명섭 한민수 한보연 한상우 한승미 한승우 한영미 한예니 한우리 한재광 한정연 한지혜 한지희 한충식 한희경 허유리 허 장 허창수 홍문숙 홍상진 홍상희 홍성욱 홍 솔 홍승희 홍의열 홍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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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살림살이

수입 개인/정기후원금

후원금 수입

이사후원 계 잡수입

기타 수입

계 총계

지출 인건비

4,715,385

4,008,800

12,900

복리후생비

83,800

4,728,285

여비교통비

174,500

4대보험

973,080

세금과공과

60,370

지급수수료

299,285

44,668 44,668 4,772,953

운영비

비품구입

1,673,090

통신비

8,624

소모품비

29,900

임대료

660,000

선물대금

31,000

기부금

100,000

8,102,449 회의비

165,200

활동가지원비

27,300

활동 관리비 도서인쇄비

15,000

홍보비

132,961

OWL발행

150,500

사업비

5월 통장잔액

28,021,850

5월 현금잔액

40

시민현장감시단

17,266,910

17,757,871

이월금 5월 이월금

28,021,890

총계

25,860,320

합계

32,794,843

합계

25,8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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