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23A

Page 9

문화

2023년 12월 20일(수요일)

뉴욕일보·THE KOREAN NEW YORK DAILY

A9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49 “나를 기억에 묻고 너를 그 위에 다시 묻는다”… 아스터 피아졸라의 망각(Oblivion)

인간에게‘망각(Oblivion)’ 이 란 뇌의 작용이 없다면 세상은 어 떤 모습으로 변할까,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다. 망각(忘卻) 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이 장기 기억에 저장한 지식을 잃는 것을 뜻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 이 흐려지고 아예 잊혀지기도 하 는 현상이라고 되어있다. 레테(Lethe)는 그리스 신화에 서 망각의 여신이며 망각의 강이 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죽음 에 이르는 치명적’ 이라는 영어 단 어‘Lethal’역시 레테에 그 기원 을 둔다. 망자가 하데스가 지배하 는 명계로 가면서 건너야 하는 다 아코디온 비슷하게 생긴‘반도네온’으로‘망각(Oblivion)’을 연주하고 있는 아스터 피아 졸라. 섯 개의 강(아케론, 코퀴토스, 플 레게톤, 스틱스, 레테)중의 하나 아버지가 반도네온(Bandoneon) 더욱 원형에 가까운 음색, 누에보 가 레테의 강이다. 이라는 악기를 물려주면서 음악 탱고를 나타내기에 꼭 알맞는 음 언젠가 읽었던 이문열의 소설 과 접하게 된다. 유년 시절을 뉴 색이다. 중에‘레테의 연가’ 가 있었다. 주 욕에서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클 피아졸라의 탱고를 클래식 반 인공 여자의 네레이션으로 시작 래식음악과 재즈에 눈을 뜨게 되 열에 올려 놓는데 기여한 인물을 되는 소설의 첫 부분은 무척 강렬 고 1960년에 부에노스아이레스 5 한 명 더 대라면 주저없이 나오는 하다.‘나는 내일이면 한 남자의 중주단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이 이름이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 아내가 된다. 여성에게 있어서 결 시절부터 피아졸라는 자신의 탱 레머(Gidon Kremer)다. 특히 피 혼은 하나의 레테의 강이다’ . 고를 새로운 탱고라는 의미의 누 아졸라의 망각(Oblivion)은 라트 지금 와서 그 시절과 비교한다 에보 탱고라고 명명하고 독창적 비아 출신의 독일 바이올리니스 는 건 무리가 있지만 분명한 것 인 탱고의 시대를 열게 된다. 트 기돈 크레머의 연주로 인해 격 하나는 레테의 강을 건너면 지나 1974년 유럽으로 건너가 십 여 이 한층 높아진 느낌마저 받는다. 온 모든 것을 잊는다는 사실이다. 년을 파리, 암스테르담, 뉴욕, 도 피아졸라 자신의 반도네온 독 그것이 슬픈 것이든, 기쁜 것이 쿄 등을 순회하면서 누에보 탱고 주로 듣는 망각과 현악 합주, 협 든. 를 알리면서 클래식 음악계의 관 주와 함께 연주하는 기돈 크레머 클래식 음악 중에도 망각을 주 심을 모으게 된다. 의 바이올린 연주와는 분명 차이 제로 작곡된 곡이 있다. 남미 아 탱고라고 하면 우리는 영화 가 많이 있다. 이미 클래식 음악 르헨티나의 작곡가, 아스터 피아 ‘여인의 향기’ 의 알 파치노를 떠 에 젖어버린 우리 귀에는 후자의 졸라의‘망각(Oblivion)’ 이다. 올린다. 왜냐하면 영화 전반에 걸 연주가 훨씬 더 쉽게 닿을 수도 피아졸라는 우리에게 사계로 쳐 깔려있던 음악이 바로 탱고였 있을 것이다. 편곡 역시 듣기에 잘 알려진 작곡가로 사계 중 겨울 기 때문이다. 그런데 춤곡으로의 무리없이 해 놓았다. 부분은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에 탱고와는 사뭇 다른 누에보 탱고 그러나 조금 투박하더라도 오 게 사랑받는 곡이다. 또한 클래식 의 음률은 피아노, 바이올린 심지 롯이 원형의 소리를 듣기 원하는 음악계에서 피아졸라의 업적은 어는 첼로 또는 플룻 등 어떤 악 사람에게는 피아졸라 자신의 반 탱고를 클래식 반열로 끌어 올린 기와도 잘 어울리는 음률이 될 수 도네온 연주가 더 가슴을 파고드 데 있다. 마치 조지 거쉬인이 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잘 는 사무침이 느껴지는 음률이 될 즈를 클래식 반열에 올려놓은 것 어울리는 악기를 대라하면 서슴 수 있다. 곡의 뒷 부분으로 가면 과 같다. 지 않고 아코디온 비슷하게 생긴 서 점점 레테의 강으로 빠져드는 192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반도네온’ 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느낌이 드는 곡이다. 피아졸라의 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피아졸라는 정제되지 않은 음색, 그래서 마지막 곡으로 그 자신도 가장 사

팰리세이즈파크 거주 최원국 수필가“晩年 結實” 수필집‘낡은 가죽 가방/다시 올 문학’발간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타운 에 거주하는 최원국 수필가가 수 필집‘낡은 가죽 가방/ 다시 올 문 학’수필집을 발간했다. 이 수필집은 최원국 수필가의 두 번째 저서로 총 5부 66편의 수 필이 실려 있다. 이번 최원국 수필가의‘낡은 가죽 가방’수필집의 서문을 쓴 김은자 시인은 서문에서“최원국 수필에는 화려한 수사나 비유가 없다. 그의 수필은 진솔하고 담백 하면서도 따뜻한 순화가 느껴진 다. 그것은 기억의 정적 회로에서 나오는 것으로서 단단하면서도 투명하다.“라고 평했다. 최원국 수필가는 이번 수필집을 통해 가 족과 친지들 그리고 삶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 불러냈다. 김은자 시인은 또 서문에서 “그의 수필에는 어머니와 아버지 와 그 옛날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내와 친구들, 아들과 딸, 며느 리와 손주들이 등장하는데 조금 도 낡지 않았다. 생생한 그의 기 억은 담담한 표현력으로 애잔하 게 전달된다. 삶의 연륜과 글의

최원국 수필가가 수필집‘낡은 가죽 가 방/ 다시 올 문학’ 을 발간했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타운에 거주하 는 최원국 수필가

최원국 수필가는 경기도 화성 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를 졸 연륜이 만나 서사를 이루었다.” 업하고 1979년 도미, 은퇴 후 페밀 라고 호평했다. 리 터치에서 자서전을 쓰다가 본 최원국 수필가는 작가의 말에 격적인 문학수업을 쌓기 위해 늦 서“신문과 문학지에 발표한 글 은 나이에 김은자 시인이 운영하 과 혼자 품고 있던 소박한 꿈을 는‘붉은 작업실 문학교실’ 에서 내 삶에 오롯이 담았다. 수필은 문학 수업을 쌓는 중 2012년 계간 태평양의 꿈이 아닌 잔잔히 흐르 《서시》해외 신인상으로 문단에 는 뉴욕 허드슨의 꿈이다. 살아온 데뷔 했다. 시시콜콜한 삶을 내보인다는 것 저서로는‘십 만 리 길의, 미국 에 용기가 필요했다.” 고 말했다. 여행’ 이 있다.

이노비, 소외 이웃 찾아가“함께 기뻐하자”…16일 뉴저지밀알서 공연

‘이노비 12월 아웃리치 콘서 트 공연 시리즈’ 는 16일(토) 뉴저 지밀알의 장애인들을 찾아가 신 나고 행복이 가득한 시간 보냈다. 이 공연은 김정은, 케이티 에머슨 이 공동 음악감독을 맡아 제니 코

빈, 케이틀린 위티, 브랜든 엠 웨 버 등 3명의 출중한 뮤지컬 배우 들과 완성도 높은 공연을 펼쳤다. 이노비는 20일(수)에는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양로원에서 차창현 음악감독이 이끄는 브라

스 퀸텟이 다민족 어르신들을 위 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가졌다. △후원 문의: 이노비 212-239-4438, enobinc@gmail.com [사진 제공=이노비]

피아졸라의 탱고를 클래식 반열에 올려 놓는데 기여한 인물은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 레머(Gidon Kremer)다. 특히 피아졸라의 망각(Oblivion)은 라트비아 출신의 독일 바이올 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연주로 인해 격이 한층 높아진 느낌마저 받는다.

랑했던 곡이고 그의 곡 중에서 가 장 서정성이 물씬 풍기는 무척 아 름다운 곡이다. 이 곡에 대해 피아졸라 자신이 한 말이 있다.“모든 인간의 행위 에는 망각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살아 숨 쉬는 유기체의 생명에는 망각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 기억 속 에 묻혀 잊히는 것뿐이다. 나를 기억에 묻고 너를 그 위에 다시 묻는다” 왜 제목이 망각인지 곡을 듣고 생각해 볼 일이다. 그 부분은 오 직 듣는 자의 몫이므로. 우리에게 망각의 기능을 주신

알면 도움되는 고전음악상식 49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 작곡가로 누에보탱고를 만들었고 탱 고를 클래식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의 유명한 곡으로는 사계, 아디오스 노니노, 망각(Oblivion)등이 있다, 그는 누구인가?

아스터 피아졸라의 망각(Oblivion)의 악보 첫장.

전능자에게 감사하면서 듣는 피 아졸라의 망각은 그래서 더욱 친 근하다.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연주

▶ 답: 아스터 피아졸라

큐알(QR)코드: 정은실의‘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에는 고전음악을 바로 들으실 수 있도록 곡이 나올 때 마다 QR코드가 함께 나옵 니다. 스마트 폰의 카메라를 직접 지면의 큐알코드에 갖다 대면 전화기가 곡을 인식해서 유튜브로 연결되고 플레이 버튼을 누 르면 음악이 나옵니다. 기돈 크레머의 바이올린 연주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