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es vo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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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이 필요악으로 굳어지는데에는 ‘빠를수록 학습효과가 좋다’, ‘늦으면 다른 아이들의 학습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인식이 있었다. 여기서 우리 는 선행학습이 선행을 할 만한 아이들이 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 가 있다. 아직 진도도 나가지 않은 교과과정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 선행학습 이기 때문이다. 지금 배우는 진도 부분을 완전하게 공부한 경우에나 선행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지금 배우는 부분도 불완전하게 익힌 아이들이 선행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비교의식으로 인한 선행학습은 부실공사와 같다. 오히려 공부에 대한 거부감만 강하게 키워 지금 당장 낮은 성적을 받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 고 말 것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에요, 영·유아기의 선행학습은 쉬는 걸로~ 인간의 뇌는 5세 무렵 80%까지 완성되므로 영·유아기에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가설과 유아기에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습득하면 두뇌계발에 효과적이라는 이야기가 꽤 오랫동안 설득력을 얻어왔다. 하지만 특별한 뇌구 조를 지니고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뇌의 각 부분이 담당하는 기능과 발달 시기가 평이하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학습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만 3~6세는 종합적인 사고와 창의력·판단력·도덕성 등을 조절 하는 전두엽이 빠르게 발달하는 반면 아직 언어 기능이나 청각 기능을 담당 하는 측두엽이 활발하게 발달하지 않는다. 혹여나 영·유아기에 측두엽을 자극하는 교육을 선행하면 전두엽은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하여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측두엽은 지나친 자극으로 손상 받게 된다. 즉 인성을 갖추 지 못한 채 똑똑해지는, 소위 헛똑똑이가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외국어 교육을 비롯하여 말하기·듣기·읽기·쓰기의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소아 청소년과나 정신과를 찾는 아이들 중에는 조기교육으로 인한 스 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영·유아기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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