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26 : 1 May 2018

Page 108

이 길을 지날 때마다 그래도 꼭 안부를 확 인하고 가는 분이 있다. 늘 그의 집은 개 방되어 있고 그 안은 여러 문화권의 신상 으로 가득한 것이 무척 이색적이었다. 때 문에 그가 영매가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저 신상을 모으기를 좋아하 는 거라 하셨다.

두번째 골목. 파둥다오와 쁘랭남을 연결 하는 골목 ‘피팍싸’

이 사진 한 장으로 할머니와 인연이 되어 종종 찾아가 꾸이띠 여우 럿을 먹곤 한다.

작고 허름한 호텔간판들과 가라오케들이 있는 뒷골목은 얼 핏 봐도 오래된 유흥가의 흔적 처럼 보인다. 그 사이 작은 이발소가 있는데 그런 편견으로 이 곳 또한 퇴폐적인 곳일 거라 생각했다. 그 때문에 이 거리를 지날 때는 외부인이나 이 곳 사람들에게 조차 오해 받지 않도록 언제나 카메라를 내리고 재빨리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도 그냥 지나치려던 차에 이발소에서 일하시는 할머니 이발사가 이발하고 가라고 말을 걸었다. 이 이발소는 늘 궁 금했다. 사실 이발소는 이제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지만 태국에서는 여전히 여러 지역에서 미용실 만큼이 나 성업중이다. 태국 이발소들의 특징이라면 들어서는 순 간 마치 시간을 약 30년 전쯤으로 돌려놓는 듯 한 분위기 일 것이다. 물론 나는 그런 풍경들이 너무 궁금하고 그립다.

피팍싸 골목은 1, 2의 두 선이고 모두 쁘 랭남 로드로 나온다. 두 길은 중간에 얽 히기도 하는데 이 길을 종종 다니다 보니 그날 그날 나오는 길이 다르다. 이 길에서 종종 들르는 집이 있다. 시계수 리점이다. 언젠가 이 길을 지나다 시계 수 리공이 시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물 끄러미 바라보다 그와 눈이 마주쳐 사진 을 한 장 찍은 일이 있다. 물론 그 이후로 늘 이 길을 지나고 그와 만나곤 하는데 평 상시 그의 표정과 달리 시계를 수리할 때 는 눈매가 매우 날카로워 진다.

이발 비용은 100바트, 흔히 백화점에서 이발을 하고 나면 300

피팍싸의 샛길. 피팍사 1과 2를 연결하는

바트 이상 지불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편한 느낌이다. 물론 스

통로가 있다.

타일도 조금 더 고전적인 느낌이 든다.

108 교민잡지

526호 05월 01일~05월 14일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