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희망 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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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원도는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을 막고 천혜의

이렇게 보면, 2014년은 실로 암울한 한 해인 것 같다.

자연환경을 지키자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그러나 환경 인권을 지키려는 민중의 투쟁은

홍천군 구만리 골프장 사업계획승인을 직권취소했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최근 삼척시 주민들은

시대 흐름에 비추어 과거 잘못된 사업계획승인을

과거 핵발전소 유치 신청에 반대해 자체 주민투표를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행정이었다. 그런데 사업자가

실시했다. 85% 절대 다수가 핵발전소 유치에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최근 1심 법원은 별 고민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는 가운데 과거

없이 위 직권취소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핵발전소 유치에 찬성했다는 주민들의 동의서가

사전환경영향평가서가 허위로 작성됐음이 밝혀졌지만

조작됐다는 증거가 발견되기도 했다. 정부와

법원은 골프장 건설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핵마피아들의 음모에 쐐기를 박는 민중의 쾌거가

별반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를

아닐 수 없다.

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부실한 경우에나 사업인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여기에 힘입어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으로

재확인한 판결인데,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과

예정된 가리왕산 개발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과

다름없을 정도로 부실한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석면광산에 기존의 건설폐기물중간처리시설을 설치한 것도 모자라 일반폐기물매립시설을 설치하려는

그러는 가운데 대법원은 서울대기오염소송

시도에 반대하는 충남 청양군 강정리 주민들의 투쟁이

상고심에서 최근 ‘역학적 상관관계가 밝혀졌다는

불붙고 있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한 해였지만, 건강한

것만으로는 대기오염과 피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될

자연환경과 미래를 지키려는 민중의 투쟁은 결코

수 없다'는 이유로 상고 3년 만에 원고 패소 판결을

꺾이지 않음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선고했다. 대법원의 논리에 따르면 환경피해 구제는 요원할 따름이다. 그간 환경소송에서 환경피해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해 온 대법원의 입장에 비추어 보더라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보수적 판결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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