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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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8p

생명의 다양성

56p

광대노린재의 탈피

10p

생명다양성재단 단신

12p

하늘다람쥐가 물어오는 생명도토리

음식물 쓰레기 ‘0’을 향한 도전

58p

배달민족과 개미

16p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멋 연구소

24p

Science X Conservation 따뜻한 과학자 아마엘의 수원청개구리 연구와 보전

28p

뿌리와 새싹 코너

36p

살아있다는 건

38P

야외로 자연으로 우리 옆집에 제비가 산다

44p

생명다양성만큼 다양한 생각들 원숭이 엄마들이 말해주지 않는 것

48p

참여하기 수원청개구리 보존을 위한 농민의 역할

50p 52p

지구별 다람쥐 소식

돌고래 과학자들의 만화

지속가능한 생활 가이드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소비를 우리 일상에 초대하기

후원



탄자니아 Selous Game Reserve 4

photograph | 고기란 연구원


생명다양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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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인사말 일과 공부에 매진하던 일상의 와중에 갑자기 자유의 시간이 주어질 때 우리는 고민합니다. 어떻 게 하면 이 시간을 좀 잘 쓸 수 있을까? 모처럼 맞은 휴일은 아무것도 안 하며 쉬는 것이 제격이지 만, 쉬더라도 내가 딱 원하는 식으로 그 휴식을 누리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긴장감 을 잠시 풀고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재충전이 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왕이면 잘, 제 대로,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며 이 값진 시간을 ‘짬지게’ 보내고 싶습니다. 오히려 나만의, 나 를 위한 시간이기에 더 잘 활용하고 싶습니다.

과감하게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섭니다. 길이 밀릴 것이 분명하지만 오늘만큼은 이것저것 따질 때 가 아닙니다. 북적대는 인파도, 내려쬐는 뙤약볕도, 바가지요금도 괜찮습니다. 평소에 바빠서 할 수 없었던 걸 하러 가는데요 뭘. 그렇게 의지를 가지고 목적 달성을 하고 나면 어느덧 하루해가 저 물어 갑니다. 주중에는 그렇게도 길게 느껴졌던 하루가, 내 마음대로 보내려고 하면 왜 이렇게 단 축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죠? 나에게 의미 있고, 재미나고 보람찬 일이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매사에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너무 야무 진 꿈이겠지요. 즐거웠던 하루를 고단한 몸으로 느끼며 내일 현실로 복귀하기 위해 잠자리에 듭니 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내일이 오기 전까지, 오늘은 여전히 오늘입니다.

일과 휴식이 깨끗하게 구분된 삶을 사는 우리는 그 단절성에 기뻐하고 괴로워합니다. 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이 잠시 종료될 때 환호하며, 짧고 달콤했던 휴지기가 일단락될 때 마음이 무거 워집니다. 그래서 짜릿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버겁기도 합니다. 우리가 매주 일희일비하고 있는 동 안, 우리가 그토록 쉽게 잊고 사는 수많은 생물들은 이런 자의적인 구분이 없는 삶을 묵묵히 살아 가고 있습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 다른 무언가를 벌 필요 없이 직접 밥을 찾는데 하루를 보냅니다. 위기와 휴식이 한데 뒤섞여있고, 공과 사가 각각 별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야생 상 태의 생물들은 늘 한결같아 보입니다. 너무 들떠 있지도 않고 너무 가라앉아 보이지도 않지요. 오 늘은 내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언제나 자신의 삶에 충실한 생물들을 떠올리며, <하늘다람쥐> 열 번째로 나서봅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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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다양성

광대노린재의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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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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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길안면에서 광대노린재의 탈피 과정 사진 김홍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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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생명다양성재단 단신

서울시 바이오블리츠 생물다양성 한마당 참가 언뜻 보면 잘 드러나지 않지만, 도시에서도 많은 생물이 살고

한 방법’을 주제로 꾸며진 생명다양성재단의 부스에는 버니어

있다. 하지만 생물다양성이 도처에 널려있더라도 전문지식이

캘리퍼스나 저울 등의 도구를 이용하여 실제 생물을 측량해보

없는 일반인으로서는 이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열리는

고, 습지의 물에 사는 생물을 습지용 관찰기로 관찰하는 프로

행사가 바로 바이오블리츠이다. 어떤 특정 장소를 선정하여 각

그램이 마련되었다. ‘미니정글탐험’ 코너에서는 정글 테라리움

생물의 분류군 별 전문가와 일반인이 모여, 그곳의 생물다양성

을 만들고 여기에 동물 피규어를 곳곳에 설치하고, 잠망경으로

을 전부 조사하는 것이 이 행사의 목표이다. 지난 5월 23-24일

그 안을 관찰하며 탐험하는 미니 정글탐험 활동을 선사하였다.

에 제1회 서울시 바이오블리츠가 서울시 강동구 일자산 잔디광

또한 ‘바닥식물원’에서는 참나무, 은행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장에서 개최되어 시민과 과학자가 서울의 생물다양성을 몸소

등을 바닥에 떨어진 잎만 가지고 구별하고, 동시에 씨앗, 열매,

찾고 배우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본 재단은 바이오블리츠 행사

새순, 껍질 등 식물의 다양한 부위를 파악해보았다.

와 함께 열린 부대행사인 ‘생물다양성 한마당’에 생물다양성 관 련 각종 기관 및 단체와 함께 참여하였다. ‘생물을 접하는 다양

지역 환경모임과 식물생태연구법 세미나 개최 건강한 생태계로 만들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몇 차례에 걸친 회의 및 현장 동행을 통해 지금까지 해온 일자 산 모니터링에 과학적인 방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합 의하여, 본 재단은 이화여대 에코과학연구소 안선영 연구원(식 물생태 및 생태문화콘텐츠 전공)을 수영산생태문화공동체으로 초대해 6월 3일 식물생태연구법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생태학 연구를 위한 한걸음’이라는 제목의 실내 세미나에서 정량적 자 료 수집과 모니터링 범위 설정의 중요성을 익히고, 보전을 위 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제안이 이어졌다. 이후에는 야외 모니터 보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본 재단은 지역을 기반으로 장기적 이고 자발적인 활동을 하는 환경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녹지 가 많기로 유명한 강동구 일자산 자락에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 음에서 출발해 10년째 지속되어온 모임이 있다. 정기적으로 주 변 자연을 모니터링하고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로 보고서를 만 드는 수영산생태문화공동체이다. 2014년 재단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본 모임은, 지금까지 축적한 방대한 양의 자료와 지식 을 활용해 강동구 녹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도출해내고, 보다 10

링 장소를 함께 방문해 수영산생태문화공동체에 적합한 연구 목적과 범위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식생조사표 작성법을 정했 다. 식생을 중심으로 조류, 양서류, 곤충 모니터링도 함께 진행 할 이번 연구를 통해 수영산생태문화공동체은 재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국내 생태 관련 학회에서 학술발표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하였다.


생명다양성재단

습지 보전을 위한 습지 연구 개시

2015년 생명다양성재단 보전 프로그 램은 습지 보전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 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물 저장고로서 자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습지의 중요성은 10여 년 전부터 조금씩 알려져 왔다. 람사르 보호 습 지, 습지 보호구역 등을 통해 국내의 여러 습지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보호 받고 있지만, 이번 습지 보전 프로그램 을 통해 훨씬 더 다양하고 가까운 우리 주변의 습지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습지 보전 활동을 펼치기 위해 우선 습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먹이사슬’ 과 ‘미소서식지’를 주제로 양서류, 식 물, 어류, 조류 연구팀을 꾸려, 이들이 어떻게 습지를 활용하고 서로 상관관 계를 맺으며 살고 있는지 연구하고 있 다. 대상지는 지난 3월 수 차례의 방문 을 통해 선정한 경기도의 안성천, 천안 시 풍세면의 금개구리 서식지 논, 김포공항습지 3곳이다. 같은 습지를 연구하지만, 양서류는 밤에, 식생과 조류는 낮에, 어류는 물속 에서 조사를 하며, 생활사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연구된다. 습지 연구는 5월부터 양서류팀과 식물팀이 만나 조사 위치와 연구방 법을 함께 논의하고 현장 탐사를 나갔고, 어류팀과 조류팀 또한 선정된 습지에서 각자의 방법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각 연구팀은 6월 말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고, 연구 결과는 교육, 봉사, 체험 프로그램 등 하반기 습지 보전 활동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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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가 물어오는 생명도토리 열 번째 이야기

배달민족과 개미 배달 우리 역사상 최초 나라, 또는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용어. [네이버 지식백과] 배달 [倍達]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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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지금 국립생태원에서는 ‘세계 개미 체험전’이 열리

문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질문의 수준

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국내 개미만으로 전시

이 더욱 놀라웠다. 제일 처음으로 받은 질문이 바로

를 시작했음에도 연일 상당한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이거였다. “개미 세계에 종교가 있나요?” 나는 이미

우리나라 산야 어디든, 심지어는 복잡한 도시의 보

개미 연구를 10년 이상 해왔지만 단 한 번도 그런

도와 우리가 사는 아파트 안에도 사는 개미를 전시

심오한 질문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이어지는 질문은

한다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개미와 인간이 서로 대화할 수 있나요?”였나? 이

오는 것일까? 도대체 배달민족과 개미는 전생에 어

건 또 뭔가?

떤 기구한 운명으로 얽혀 있길래 이처럼 끈끈한 관 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개미와 우리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모든 질문들은 죄다 프랑

의 관계를 조금 과장되게 떠벌리고 있다고 생각하

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 등장하

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근거를 대도록 하련다.

는 설정들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질문들이었다. 도 대체 무슨 소설인가 싶어 나도 당장 공수해 읽어 보

1994년 나는 15년의 결코 짧지 않은 미국 생활을

았더니 정말 재미있는 공상과학소설이었다. 작가

청산하고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지금

베르베르는 어릴 때부터 개미에 관심이 많아 관찰

도 귀한 편이지만 당시로서는 거의 희귀종 내지는

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세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멸종위기 종 수준이었던 동물행동학을 전공했다고

한 상상이어서 매우 그럴 듯하게 들렸다. 하지만 이

하니 흥미롭다며 여기저기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왔

런 배후를 알고 난 다음부터 개미 강연을 할 때마다

다. 스크린 가득 멋진 동물 사진을 걸어놓고 그들이

올라오는 손들이 그리 반갑지 않았다. 대충 무슨 질

사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면 모두

문일지 내가 이미 훤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런 대로 좋아하는 듯했다. 다만 강연이 끝나고 난

서 내가 직접 쓴 책이 ‘개미 제국의 발견’이다. ‘소설

다음 질문이 없는 게 문제였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보다 재미있는 개미 사회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소

교육은 받아 적는 훈련은 잘 하지만 질문하는 훈련

설이 아니라 진짜 과학책을 쓴 것이다. 이때가 1999

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으로 개미

년이었는데, 흥미롭게도 같은 해 베르베르의 책도

에 관해 강의를 하는데 이게 웬일인가? 강연 중간에

영어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개미’의 영문판은 판매

손이 마구 올라오는 게 아닌가? 도대체 배달민족은

가 워낙 저조하여 미국에 있는 내 동료 개미학자 중

왜 이렇게 개미에 궁금한 게 많을 걸까? 그런데 질

에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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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멋 연구소 '멋' 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운 경치나 생물을 보면 자연스럽게 “멋있다!”라는 탄성이 튀어나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멋 이라는 단어는 다른 나라의 언어로 쉬이 번역되기 어렵습니다. 한민족만이 느끼는 어떤 오묘한 가치를 표현한 단어이기 때문일까요? 생명다양성재단은 문화공간 숨도와 함께 생물 또는 자연의 멋을 주제로 각종 활동을 펼치는 ‘멋 연구소’ 프로젝트를 실행하였습니다. 2015년 4월 14일에서 5월 9일까지 약 3주 에 걸쳐 개최된 멋 연구소에서는 생물 또는 자연현상의 멋을 파악하고, 탐색하고, 표현하는 일련의 연구 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문화공간 숨도의 극장 소우주의 공간이 실제 연구소로 꾸며져 이 안에서 모든 연구가 벌어졌습니다. 멋 연구소에서는 멋 인문학, 멋 재현학, 멋 행동학, 멋 생태학의 총 4개의 분과가 개설되었는데, 이 중 생명다양성재단이 맡은 2개의 분과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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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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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멋 생태학 멋 생태학은 환경과 생태계라는 관계성 속에 위치한 생물 의 삶과 생존방식에서 멋을 파악, 포착, 표현하는 연구 분 야입니다. 모든 생물은 하나의 주인공이자 동시에 다른 생 물의 조연 역할이지만, 본 분과에서는 특별히 그 동적 특 성으로 여러 관계를 맺는 것이 수월한 동물을 중심으로 연 구를 전개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동물은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그 형태로 진화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 동물이 속한 서식지와 환경이 반영된 존재, 즉 관계성이 체화된 생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공간에서 반드시 특정 동물이 존재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동물 은 그가 속한 환경의 조건에 의해 탄생하지만, 어떤 조건 을 어떻게 받아들여 어떤 형태로 생겨나야 하는지는 정해 져 있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모든 동물은 그 서식지 의 한 가지 표현방식인 것이지요. 멋 생태학은 동물을 하 나의 표현방식으로 보는 관점에서 연구원 각자가 하나의 동물과 서식지를 정해서 단기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였습니다. 연구원을 모집한 다음 가진 첫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멋 생 태학 분야의 개념과 기초에 대한 설명과, 동물의 생태나 적응이 서식지와 상응하는 방식을 과학적, 심미적으로 연 구하는 방법을 개괄적으로 소개하였습니다. 멋 생태학 선 임연구원의 전공인 긴팔원숭이 멋 생태학을 하나의 견본 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에 가진 두 번의 연구 모 임에서는 멋 생태학적 관계성에 입각하여 각자가 연구 대 상 종을 선정하고 구체적으로 멋을 발견하고 추출하는 작 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보다 원활한 연구 활동을 위하여 각 연구 대상 종과 서식지에 대한 자료 및 상상력 자극을 위 한 오브제를 제공하였습니다. 연구원들은 대상 동물과 관 계의 심미적 조합이 가장 잘 나타난 이미지를 찾아 대상 동물과 함께 배치하는 꼴라주를 만들었습니다. 최종 연구 성과물은 이 이미지들을 후경에 배치하고, 주인공인 동물 을 앞에 내세운 간이 팝업북(pop-up book) 형태로 정하 였습니다. 멋 연구소의 발표회 때에 다루어진 멋 생태학의 대상 동물은 개미, 백상아리, 슈빌(Shoebill) 새 등이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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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연구소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소개

멋 행동학 모든 생물들은 목적을 가지고 행동을 합니다. 즉, 모든 행 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멋 행동학 분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과 다른 신체구조, 생활환경을 가지고 자기만의 능력을 다양한 행동으로 드러내는 동물 들의 행동의 멋을 알리고자 연구원을 모집했습니다. 참여 한 연구자들은 동물들의 다양한 행동 사례를 퀴즈로 맞춰 보고 그 자체의 멋을 찾아보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마다 가스카르에만 서식하는 아이아이원숭이가 큰 귀와 긴 가 운데 손가락을 이용해서 사냥을 하는 행동에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최소한의 피해만 일으키고 사는 ‘삶의 태도’에 감동을 받고, 길고 가는 손가락에 영감을 받아 자 기 삶을 지휘하는 지휘자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붉은등때까치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사냥해온 먹잇감 들을 나뭇가지에 꽂아 전시해놓는 행동에서는, 현실적인 능력 안에서 과시하는 모습이 과장하고 부풀려 자기 자신 을 미화시키는 인간의 행동과 비교되기도 하였습니다. 연구에 탄력을 받고 현장 실습으로서 인간의 행동을 관찰 하며 관찰 노트를 작성할 때 즈음에는 다들 멋 철학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단순한 행 동들에도 이유를 찾아보고 사색을 하는 완벽한 연구원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최종 발표는 연구원들이 찾은 나 와 내 주변에서의 행동의 멋 전시회로 연구를 마무리 지었 습니다. 연구원들은 반려 동물의 행동에서 멋을 찾기도 했 고, 나 자신의 행동에서 멋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멋 행 동학 연구는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사방이 연구 공간 입니다. 사소하여 잘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생물에서부 터 눈을 뗄 수 없는 모습과 크기의 생물들까지 그들의 행 동에 이유가 있음을 알고 그 이유를 추측해보는 것, 그리 고 그 속에서 멋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멋 행동학 연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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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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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은 환경, 생태에 관한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로 설립 초기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 과학자들과 함께 합리적인 보전 방 안을 개발하고 연구하여 실천해왔습니다. 현재는 한국 습지 보전을 위해 각 분야의 과학자들의 모여 습지 보전을 위한 연구를 진행 하고 있으며, 이 연구의 중심에는 마음 따뜻한 과학자 아마엘이 있습니다. 과학자로서 자신의 연구를 통해 본인이 연구하는 동식물 의 생태계를 지켜주고 싶다는 따뜻한 과학자 아마엘 볼체. 그가 앞으로 뉴스레터를 통해 재미있는 생태계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해 드릴 예정입니다. 그 시작으로 아마엘과 재단이 함께한 첫 번째 이야기 '수원청개구리 보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과학자 아마엘 볼체 현재 생명다양성재단에서 수원청개구리 보전과 습지 보전을 연구하고 있는 아마엘 볼체입니다. 스위스에서 개구리의 생태를 연구하였고 현재는 서울대 학교 개체군 생태학 연구실에서 수원청개구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어있지 않아 보전이 힘들었던 수원청개구리를 세계 자연보전연맹에 (IUCN)에 연구결과를 제출하여 직접 멸종위기종(EN)으로 등록시킨 연구자입니다. 편의점표 꿀호떡과 약과를 좋아하고, 다리 없는 청개구리와 펭귄을 닮은 길고양이를 입양하여 오순도순 함께 살고 있는 마음 따뜻한 과학자입니다.

수원청개구리 보전 사업

연구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를 추적 하며 수원청개구리의 생태를 연구합니다. 일반청개구 리와 구분되는 독특한 울음소리를 이용해 개체 수를 파악하고(청음조사), 낮부터 밤까지의 행동과 이동거 리를 추적하고, 서식지의 지형을 분석하고, 다른 개구 리들과의 상호관계를 연구합니다. 24

연구결과 연구 결과 수원청개구리는 일반청개구리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비슷하지만, 독특한 차이점이 있 었습니다. 논과 산을 이동하며 서식하는 청개구리와 달리 수원청개구리는 유난히 논 안과 논둑에서만 서식 하며 모를 잡고 우는 특별한 습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 에 논 습지 생태의 변화에 따라 수원청개구리의 보전 이 좌우됩니다.


생명다양성재단

기획

활동

이런 논 생태의 관찰과 보전을 위해선 농민분들의 협

따라서 농민분들에게 수원청개구리와 논의 중요성과

조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논둑의 풀을 바짝 깎지 않고

가치를 알리고, 대중들에게도 수원청개구리의 존재에

남겨두고, 제초제와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농법을

대해 알리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

하는 것이 수원청개구리와 논생태계 보전에 직접적으

해 재단에서는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로 연결되니까요.

다양한 작품으로 수원청개구리를 알리고, 파주 농민분 들의 논 보전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1 수원청개구리 홍보를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 파주의 농민분들이 논과 수원청개구리를 지키기 위해 힘쓴다 해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유기농 쌀 판매도, 지자 체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것도, 나아가 논을 지키는 것 자체도 어려워집니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수 원청개구리를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애니메이션 ‘한밤의 랩퍼’를 제작했습니다.

2 파주 농민의 생물다양성협약(CBD) 참가 지원 2014년 한국 평창에서 열린 제12회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BD)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농민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생물다양성과 농민’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여기에서 파주의 농민과 수원청개구리에 관해 발표하기 위 해 농민분들께서 참가해 직접 발표했고, 생명다양성재단은 이를 지원했습니다.

3 과학자, NGO, 농민, 대중이 함께 수원청개구리 보전을 위한 심포지엄 개최 지난 4월 23일, 수원청개구리의 현상태를 알리고 보전에 힘을 모으기 위해 파주의 월롱초등학교에서 심포지움을 열었습니 다. 여기에는 과학자들과 NGO, 지역 농민분들은 물론 기업, 지자체 공무원, 기자, 그리고 월롱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선생님까 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관심사를 갖고 참가해 앞으로의 수원청개구리 보전을 다짐하고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보전 넓은 논과 비교적 청정한 환경을 필요로 하는 수원청개구 리는 ‘우산종’으로서, 수원청개구리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 하면 같은 공간에 있는 다른 많은 종들이 함께 보호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원청개구리를 통해 탄탄한 먹이그물 을 형성하고 있어 한국의 중요한 자연 생태계인 논생태계 를 보호합니다. 25


뿌리와 새싹 코너

뿌리와 새싹 사무국 운영 프로그램

벌레들의 연인클럽 벌레들의 연인클럽은 뿌리와 새싹 소모임 그리고 뿌리와 새싹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로 그램입니다. 매달 한 교실이 열리며 모든 교실에 참여할 수도, 몇 개의 교실에만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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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벌레들의 연인 클럽 첫 번째 교실

마이크로코스모스 상영회 봄이 시작되면 꼭 죽은 것만 같았던 식물들이 회생하기 시

곤충들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환상적인

작합니다. 도저히 저 마른 가지에 달릴 것 같지 않았던 총

아름다움으로 담아내었습니다. 하루 동안의 촬영 분을 위

천연색 꽃들과 초록색 잎들이 시야를 완전히 탈바꿈시킵니

해 무려 15년간의 생태계 연구와 2년간의 현장조사, 3년간

다. 그러고 나면 우리들은 봄이 왔다고 흥얼거리며 나무들

의 촬영이 이루어졌으며 1996년 칸 영화제에서 다큐부문

을 바라보곤 합니다. 피부에 닿는 따뜻한 기온으로 봄을 감

최초로 기술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심사위원 전원의 기립

지하기보다는 우리는 시각적으로 먼저 봄을 감지하는 것

박수를 받았습니다.

같습니다. 헌데 그런 나무들 바로 아래쪽, 겨우내 낙엽들이 흙들을 덮고 있는 땅 위에서도 그만큼이나 완연한 움직임

4월 16일 목요일 역삼1동 문화센터에서 벌레들의 연인이

이 일어납니다. 벌레들의 대대적인 봄맞이 움직임의 시작

되기에 앞서 그들을 면밀히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벌

이지요. 다음 해 봄에는, 나무들만 볼 것이 아니라 나무 아

레들의 연인클럽 마스코트 비단벌레 ‘비단이’를 소개하며

래쪽 벌레들의 회생도 관찰해 봄이 어떨지요.

벌레들의 연인클럽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마이크로코스모스는 프랑스의 두 감독이 만든 영화로, 여 름날 아침부터 다음날 동틀 무렵까지 만 하루 동안 자연 생 태계의 곤충들을 찍어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경이롭게 담아 낸 작품입니다. 카메라에 담아낸 생명체는 약 30종. 실제로 놀라울 정도로 달팽이, 개미, 쇠똥구리, 사슴벌레 등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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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새싹 코너

뿌리와 새싹 사무국 운영 프로그램

벌레들의 연인 클럽 두 번째 교실

INSECT HOTEL 호텔은 사람들이 갖가지 이유로 머무는 인(人)구밀집 공

음 혹은 그저 그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서 탄생된 공간이

간입니다. 그런데 곤충 호텔? 충(蟲)구밀집 공간이라니! 그

었을 것 같습니다. 이후에 정원이 아닌 공간에서도 곤충 호

런 공간을 도대체 왜 만드는 건지 궁금하다면, 두 번째 교

텔을 세워주기 시작했고, 밀원 식물(*벌이 꿀을 빨아 오는

실에 참여하셔야만 하셨을 겁니다.

원천이 되는 식물)이 가득한 정원이 아닌 곳에 세워진 곤충 호텔은 어둡고 습한 벌레들이 좋아하는 공간에서였습니다.

식물들에게 수많은 벌레들은 이미 그들의 연인입니다. 꽃

곤충 호텔은 벌레의 입장에서 좋아할 만한 쉼 장소여야만

가루의 수분을 벌레들에게 대부분 의지하고 있기 때문입니

하며, 곤충 호텔을 세울 알맞은 땅을 보는 눈은 바로 벌레

다. 실제로 벌레들이 사라지고 꽃가루 매개자가 없어지면

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와 감정이입에서 나옵

우리들이 먹는 거의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들은 사라지게

니다.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삶을 한번이라도 돌아본 적 이 있었을까요? 갈수록 숲은 줄어들고, 도심 녹지도 그들의 삶에는 맞추어 마련되지 않습니다.

5월 30일 토요일, 이화여자대학교 내 작은 숲 속. 이곳은 사람들에게 눈에 잘 띄는 장소가 아닌데다, 봄이 되면 꽃 들이 땅 위와 나무 위에서 동시에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기

곤충들을 위한 호텔의 첫 시작은 정원이었을 것으로 추정

도 합니다. 이곳에 기꺼이 벌레들의 연인이 되겠다는 건축

됩니다. 꽃들을 아름답게 가득 피우고, 먹거리 채소와 과일

가들이 모였습니다. INSECT HOTEL을 건축한 건축가들의

들을 넉넉하게 얻기 위해서 벌레들의 도움이 필요했던 인

이야기로 건축담을 마무리합니다.

간이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 계기였겠지요. 아예 가까이 머물면서 틈날 때마다 수분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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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새싹 코너

뿌리와 새싹 사무국 운영 프로그램

CUTURE BOX 뿌리와 새싹 한국과 이란의 교류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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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로, 자연으로

우리 옆집에 제비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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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우리 옆집에는 제비가 살고 있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수컷 제비는 전깃줄에 앉아서 지지배배 지저귀고 있고, 암컷은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다. 아침을 먹을 때, 글을 쓸 때, 정원에서 차 한 잔 할 때도 내가 연구하는 동물과 마주 한다는 것. 나는 이 사실이 너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우리 집은 산 바로 아래 있어서 두더지, 너구리, 뱀 등 다양 한 야생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요즘엔 성깔 있게 생긴 여름철새 칡때까치가 우리 집 옹달샘의 단골손님이고, 집 앞에 핀 때죽나무와 참으아리의 꽃향기는 그 어떤 향수도 따라올 수 없다.

1 사진 1. 우리 집 뒤뜰, 해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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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습지 Photograph | 안재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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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만큼 다양한 생각들

원숭이 엄마들이 말해주지 않는 것

리서스 마카크(Rhesus macaque, 히말라야원숭이) 히말라야원숭이 또는 붉은털원숭이는 긴꼬리원숭이과에 속하며 학명은 Macaca mulatta 이다. 몸길이가 50-65cm이고 꼬리길이는 18-30cm이다. 몸무게는 4-10kg이며, 털은 흐릿한 노란색 또는 갈색이다. 땅 위 와 나무 위에서 5-100마리씩 무리를 지어 살며 새싹・과일・곤충・나뭇잎・나무 뿌리・곡류를 먹는다. 의학과 행 동학 연구에 많이 이용되며 동물원에서도 매우 인기가 있다.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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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재단

출산을 앞둔 제게 할머니께서 해주신 옛 이야기가 있습니

보여준 이 연구들은, 잔인하지만 단순한 실험 조건을 도입

다. “우리 때는, 밭에 가서 김맬래, 집에서 아이 볼래, 하면

하여 ‘엄마’, 혹은 육아를 전담하는 주양육자가 얼마나 중요

십중팔구 밭에 나가겠다고 했어.” 유독 개구쟁이처럼 웃으

한지 보여주었다고 해석되곤 합니다. 아기를 두고 밭일에

며 이 말씀을 하시더니 “그런데 요즘 너흰 나갈 밭도 없고

나서던 옛 아낙들은 이제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어떡하누” 하며 손녀 걱정을 덧붙인 할머니. 할머니는 제가 딸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러나 야생 리서스 마카크 원숭이를 공부하는 저에게 이 고아 실험들은 낯설기만 합니다. 리서스 마카크는 여러 암

할머니와의 마지막 대화에는 묘한 구석이 있어서, 시간이

컷과 수컷들이 한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는 종이며, 영장류

흐를수록 자꾸 곱씹어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의미

의 일원인 사람 또한 여러 가족들로 이루어진 사회 안에서

로 다가오는 것은 밭일에 관한 대목들입니다. 어화둥둥 어

진화했다는 점에서 리서스 마카크와 비슷합니다. 예컨대

여쁜 자기 새끼도 정작 키우는 일은 힘들다지만, 그 일과

독거가 기본 생활 형태인 오랑우탄과는 다르지요. 그런 점

맞바꿀 밭일이라는 게 무엇이기에? 할머니의 걱정에서처

에서 어미만이 아니라 다른 동종 원숭이에게서도 격리되어

럼 요즘 우리에게 ‘없는’ 그 밭일이 무엇이기에?

혼자 자란 고아 원숭이라는 설정은 참 부자연스럽습니다. 영양 부족으로 죽지 않을 정도의 나이이기만 하면 야생의

지금에 비추어 보면 밭일은 가족들을 먹이거나 장에 팔 작

고아 원숭이들은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살아가며

물들을 키운다는 점에서 가사노동과 구별되는, 오늘날의

때로는 입양되기도 하니까요. 좀 더 넓혀서 생각해보면, 밭

직장 생활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

일에 나가는 아낙들 뒤에는 언제나 아기를 돌봐 줄 동네 아

하루 끼니 잇기가 어렵던 시절의 밭일은 ‘하지 않으면 안

이들과 어르신들이 있었으니까요.

되는’ 것이었던 반면, 산업화 이후 직장 생활은 육아를 하 는 동안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 사항이 되었습니다.

특히 사람은 혈연 중심의 육아 분담을 중요한 축으로 삼아

전업 주부라는 말이 생겨났고 육아는 직장 생활만큼이나

진화했다고 여겨집니다. 상대적으로 큰 두뇌 때문에 특히

‘전념해야 할’ 무엇으로 여겨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늦게 발달하는 사람 아기는 일 년이 지나서야 겨우 스스로 걷기 시작합니다. 어미는 이 과정동안 임신 때보다 더 많

전환에는, 어느 육아에서나 등장하는 원숭이 실험들이 큰

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수유를 통해 아기의 생애 첫 시기

몫을 하였습니다. 특히 잘 알려져 있는 것은 갓 태어난 리

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미와 새끼만으로는 각

서스 마카크(rhesus macaque) 원숭이들을 두 집단으로

종 포식과 기근의 압력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입니

나누어 한쪽은 어미와 함께 키우고 다른 쪽은 혼자 우리 안

다. 이들을 몇 겹으로 감싸면서 육아를 보조하는 존재들 없

에서 자라게 한 일명 고아 실험들이지요. 어미와 떨어져 자

이는 말이지요. 음식을 나눠 먹는, 다른 영장류들에게서는

란 원숭이들이 다각도로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지극히 드문 행동이 사람에서만 흔하다는 것 또한 시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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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생활가이드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소비를 우리 일상에 초대하기

파타고니아의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

매일 심각해져가는 환경문제가 걱정되어 아 무 데도 안가고 안먹고 안씻고 누워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긴,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에 뉴욕 타임즈에 ‘이 옷을 사지 마라 don’t buy this jacket’ 라는 캠페인을 전면광고로 싣기는 했었다. 소비를 하지 말라고?

불필요한 소비는 응당 줄여야하지만, 인간다 운 삶을 살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우물을 파서 물을 긷고, 옷을 지어입고, 화장품을 만 들어 쓰지 않는 이상 얼마간의 소비는 피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 슈퍼에 가서 물건을 고를 때 모양도 예쁘고, 값도 비싸지 않고, 성능도 좋으면서 친 환경적인 건 없을까?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제조, 생산, 사용, 폐기까지 제품이 전 생애에 걸쳐 끼치는 환경적 영향 뿐 아니라 경제성,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하는 디자인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 때문에 디자인의 일반적 기준인 기능, 품질, 비용과 형태에 대해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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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다람쥐 소식

음식물 쓰레기 ‘0’을 향한 도전

만족스런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 자리에 남은 음식이 수북합니다. 식당에서 흔히 보이는 장 면이지요. 특히 찌개나 탕 또는 각종 반찬이 나 오는 한국식 식문화는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 기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라면 바로 버 리는 대신 잠시 냉장고에 보관할 수도 있겠지 요. 하지만 그나마도 결국 썩어 버리게 되는 경 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음식물쓰레기는 무려 연간 약 500만 톤에 이르고 매년 9000억 원 의 처리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워낙 양이 엄청 나서 전체 쓰레기양의 28% 이상을 차지하고 프랑스 시의원 아라쉬 드람바쉬

있는 실정이지요. 농경지를 만들기 위해 희생 된 자연이 어느 정도이고, 음식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고픈지를 생각하면 한 마디로 아연실색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문제를 보다 못해 팔을 걷어붙인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라쉬 드람바쉬라는 이란계 프랑스 인인데, 유통업계가 안 팔린 음식물을 버릴 수 없는 법이 지난 5월 파리 의회에 통과되도록 한 장본인 입니다. 한 마디로 아직 먹을 수 있는 상태인 음식이라면 반드시 자선단체에 기부되거나 퇴비 및 사 료로 사용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리 근교의 꾸르부아라는 작은 마을의 지방의회 의원 인 드람바쉬는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신의 웹사이트에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20만 명이 넘는 서 명으로 여론몰이에 성공함으로써 음식 쓰레기 금지법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이제 프랑스 안에서 평방 400미터제곱 이상의 음식물 판매소는 2016년 7월까지 자선단체와 음식물 쓰레기 관련 협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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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생명다양성재단의 후원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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