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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41 2015/3 www.monthlydesign.co.kr

Editor’s Letter 016 놈코어는 단지 평범함이 아니라 나 자신

에게 집중하는 것_전은경 Opinion 018 폴 고갱의 질문, 그리고 합장의 디자인_도

정일 Visual Essay 020 세 번 만난 노먼 록웰_김태권 Interview 022 프로의 아이디어 사용법

<결단이 필요한 순간> 펴낸 김낙회 People 024 완에디 디자인 컨설팅 설립한 김태완

 CI/UX 분야의 진정한 겅험을 위한 024 H <경험 다자인> 펴낸 김진우 Star Review 026 LG 그룹 전용 서체, 구글 프로젝트 아라 028

News Zoom In

 생을 향한 디자이너들의 질주, 052 완 슈퍼 컴퍼니 054 효과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의 고전,

맞춤형 컬러 마케팅 DDP Design Shop 062 창의적 교감을 꿈꾸는 현재진행형

디자이너, 이광후 Cover Story 068 스탠드 업! 오피스 디자인

119


Vol.441 2015/3 www.monthlydesign.co.kr

Special Feature 1

 072 제3의 가족을 위한 배려,

반려동물을 위한 디자인  려동물 복합 서비스 공간 074 반 이리온 대표 박소연 인터뷰  발 달린 철학자에게 배우는 인생 이야기, 076 네 디자인문화운동작업전 <Dog God>  려동물과 함께 잘 사는 동네 만들기, 078 반 6D의 반려견을 위한 지역 프로젝트  려동물의 주거 환경을 위한 080 반 리빙 브랜드, 엠펍

090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국형 조립식 가구의 개척자, 128 한

반려동물용품 디자인 091 개와 고양이가 뮤즈가 된 디자인

10주년 맞은 두닷  국 인테리어 디자인의 살아있는 역사, 134 한 창립 50주년을 맞은 계선

Report Special Feature 2

092 디자이너가 일하기 좋은 회사

 원의 맨파워가 곧 크리에이티브다, 094 직

140

데브시스터즈  자인이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100 디 싱크탱크다, 현대카드 104 크리에이티브는 책임감에서 나온다,

네이버

Design Oriented Company

 이버 디자인센터는 어떻게 일할까? 2, 176 네

082 동물과 사람 사이를 잇는

작은 징검다리, 반려동물 패션 브랜드, 덴티스츠 어포인트먼트  려동물을 위한 의료 서비스 경험 디자인, 084 반

지하철 노선도 리디자인 프로젝트 Archive Exhibition Review

 자인, 예술의 얼굴이 되다, 108 디 미술관 MI

 종의 예술 언어에 귀 기울이다, 180 다

멜랑꼴리판타스틱스페이스 리타의 동물 병원 디자인 프로젝트  려견, 반려묘를 통해 사랑하는 법을 086 반 일깨운다, 감성 매거진 <P>와 <C>  간 중심적 건축에서 벗어난 088 인 오픈 소스 프로젝트, 개를 위한 건축

090

2 015 디자인 대학에서 가려 뽑은 75명의 유망주

제15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Focus Design Culture

 국에 디자인 씽킹 이노베이션 센터 124 한 세우는, SAP 코리아

182 전후 모더니즘과의 화해_김신

 자인계 한 목소리 이끌어 갈 126 디 2015 디자인 협회의 신임 회장들

188

Information


Vol.441 2015/3 www.monthlydesign.co.kr

Editor’s Letter

 ormcore Isn’t Just Normal But 016 N

Cover Story

Focus

068 Stand Up! Office Design

 orean Design Thinking Innovation 124 K

Focusing on Yourself

Center, SAP Korea Special Feature 1

Opinion

 aul Gauguin’s Query, 018 P

126 L eading Voices of Design,

 onsideration for the Other Member 072 C

2015 Newly Appointed Design Organization Directors

of the Family, Design for Pets

and the Design of Greeting

 ulti-service Space for Pets, 074 M

 ioneers of Korean Assemble 128 P

Visual Essay

076 L ife Wisdom From a Four-legged

Interview with Irion’s Soyeon PARK  hird Time’s the Charm, 020 T Norman Rockwell

Yourself Furniture, Dodot’s 10th Anniversary  orea’s Living Interior Design 134 K

Philosopher, Design Culture Movement Exhibition <Dog God>

History, KESSON Bicentennial

 aking a Better Neighborhood 078 M Interview

 ow the Pros Use an Idea, 022 H

140 7 5 Hopeful Graduating Designers

For Pets

<Deciding Moments>

080 L iving Brand for Pets - M.pup

by Nackhoi KIM

 ridging the Gap Between Animal 082 B and Humans, Pet Fashion Brand,

People

 aNeD Design Consultancy, 024 W Kim Taewan  True Experience for the HCI/ UX 024 A Field, <Experience Design> by Jinwoo KIM

Special Feature 2

For Your Pets, 6D’s Local Project

Design Oriented Company

 ow does Naver Design Center 176 H

Dentist Appointment

Work? 2, Subway Map Re-design

 edical Experience Service Design 084 M

Project

for Pets, Melloncolie Fantastic Exhibition Review

Space’s LITA Animal Hospital Design  ogs, Cats, Learning How to Love 086 D

180 L istening to Multi-Art Language,

Your Pets, Magazine <P> and <C>

The 15th Hermes Foundation

 pen Source Projects for Non088 O Star Review 026 L G Group Corporate Typeface,

Google Project Ara

Missulsang

humans,Architecture for Dogs  et Designs for Living Space 090 P

Design Culture

 econciliation With Post-War 182 R

091 Design With Dogs & Cats

Modernism 028

News

Report Designer-Friendly Companies 092

Zoom In

 an Power is the Creative, 094 M

 esigners in Pursuit of a Perfect Life, 052 D Super Company  ffective Design and Marketing 054 E Expertise, Customized Color Marketing DDP Design Shop

 reaming of Creative Sharing, 062 D In-progress Designer, Kwanghoo LEE

188

Devsisters  esign is Our Creative Think Tank, 100 D Hyundai Card  reativity Comes From 104 C Responsibility, Naver Archive

 esign, the Face of Art, 108 D MI Art Gallery

044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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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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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즈 버 일하 터 이 가 스 이너 네 자 , 시 디 드 브 데 대카 현 좋은

회사

DESIGN 093


직원의 맨파워가 곧 크리에이티브다

데브시스터즈

운영하기도 했다. 회사 대표로서 ‘직원의 업무 만

구축까지 긴밀하게 논의한다. 특히 한 달에 1~2

족도는 곧 성과와 직결되고 회사의 매출로 이어

개씩 출시되는 쿠키의 경우 캐릭터의 성격이 드러

진다’는 공식을 실현하기까지 여러 번 시행착오

나는 확실한 스토리와 행동 원리를 심어놓아 어

를 겪기도 했다. 직원들의 크리에이티브를 극대화

느 순간 창작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형식을 버리고 본질적인

생명력을 발휘한다.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캐

기능에 충실해 가장 ‘콤팩트하고 스마트하게’ 돌

릭터들 간 스토리라인을 구축하며 2차적 형태의

아가는 일터를 만드는 것임을 알았다고. 70명이

상품으로 분화하는 것이 지속적인 인기의 핵심이

자신을 구워 먹으려는 마녀로부터 필사적으로

넘는 직원이 매주 1회 집결하는 전체 회의가 끝 나

다. 이 모든 조합은 결국 누적 다운로드 6500만

도망치는 생강빵들이 달리고 또 달리는 게임 ‘쿠

면 대표는 목이 쉴 대로 쉰다. 인원이 적었던 초기

건 기록, 전 세계 주요 27 개국 애플 앱스토어 매

키런’은 지난 2년간 국내에서 2000만 건, 동남

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서다. 마

출 10위권 진입 등의 성과로 크리에이티브의 선순

아시아에서 45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크로 쩌렁쩌렁 목소리가 울리면 강압적으로 이

환 구조를 구축했다. 열심히 일한 만큼, 혹은 열

2009년 해외 시장에 ‘쿠키런’의 전신인 ‘오븐브레

목을 집중시키고 모두를 조용히 시키는 하달식

심히 일할 수 있게끔 직원 들의 심신 건강을 위한

이크’를 선보인 지 5년만이다. 모바일 게임 회사

의 느낌이 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직함 대신

배려 또한 세심하고 통이 크다. 과중한 업무로 인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출시 이전에 ‘오븐브레이

‘OO님’으로 통일한 호칭을 쓰는 직원들은 ‘지훈

한 피로감을 해결하기 위해 필라테스 집중 강습

크’ 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해외 20개국 앱스토

님’에게 그 어떤 질문이나 반론도 서슴없이한다.

을 받고 확연한 효과를 느낀 이 대표가 곧바로

어 무료 게임 인기순위 1위, 2000만 건 다운로드

전용 업무실은커녕 직원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전원에게 1:1 퍼스널 트레이닝 강습 혜택을 주는

라는 성공을 이룬 끝에 2013년 국내에 진출했다.

문간 자리 책상을 차지한 이지훈 대표는 직원들

식이다. 전 직원이 1년에 한 두번씩 떠나는 인사

당시 20여 명에 불과했던 인원으로 연 매출 617

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동료이자 든든

이트 트립의 행선지 또한 뉴욕, 샌프란시스코 실

억원을 달성, 인당 매출액 약 30억 원을 기록하며,

한 선배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쿠키런은 달리

리콘밸리, 태국, 대만, 영국, 프랑스 등으로 다채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까지 마친 이른바 ‘히든

는 쿠키와 동행하는 펫, 점프와 슬라이드 모션으

롭다. 입ㆍ출국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이 개별

챔피언’이다. “세계적 게임회사인 핀란드의 슈퍼셀

로 장애물을 피하고 젤리로 체력을 보충하는 단

적으로 이뤄지는 이 여행은 결국 그들의 목표 시

은 전 직원이 200명 조금 안 되지만 연간 2조 원의

순해서 더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기존의 타사 러

장 탐방이기도 하다. 휴대폰을 쥔 전 세계인을 미

매출을 올립니다. 비결은 유능한 팀을 유지하고

닝 게임과 뚜렷한 차별화를 줄 수 있었던 것은 50

래 고객으로 보는 데브시스터즈에게 국경이나 기

팀 내 개개인의 창조 활동을 극대화하는 것이죠.”

여 개에 달하는 쿠키들이 가진 디테일의 힘이다.

술의 한계는 없다. 글: 김은아 기자, 사진: 김남우

1978년생의 젊은 CEO 이지훈 대표의 말이다. 공

사용자 경험, 브랜드 경험, 아트로 세분화되는 디

대생에서 전공을 변경한 후 홍익대학교에서 시각

자인팀은 기술팀과 협업해 사용자가 게임을 다운

디자인을 공부한 이 대표는 프리챌, NHN 등을

로드하는 순간부터 펼쳐지는 모든 비주얼 그래

거치며 실무를 쌓은 뒤 한때 디자인 전문 회사를

픽과 매달 업데이트되는 캐릭터의 세세한 스토리

1

DESIGN 094

 임 속 주인공인 쿠키는 그 종류만해도 1 게 50여 가지가 넘고 정기적으로 새로 출시된다.  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제1호 쿠키 캐릭터 2 원 ‘용감한 쿠키’


2

DESIGN 095


성과가 뒷받침된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지원

지원과 연 1~2회 해외 인사이트 트립을 통한 글 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신생 기업으로서는

1, 2, 4 지난 9월 문을 연 스테이지2는 현재까지 세계 각국의 요리를 400여 종의 메뉴와 90여 종의 디저트로 선보였다.

보기 드문 파격적인 지원 제도를 갖췄다. 물론 이

키친팀을 이끄는 남정석 헤드 셰프는

러한 지원을 가능케 한 수치적 성과를 간과할 수

호텔과 대기업, 해외 각지에서 10년 넘게

없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하루 평균 1000만 명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외주 급식업체를 두는 여느 기업과 달리

이 쿠키런 게임을 했다. 누적 플레이 횟수는 이미

정식부서를 두고 여느 직원과 똑같은

의 ‘dev’와 구성원들의 친밀함을 강조한 ‘시스터

150억 회를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 695억 원, 영

대우를 해준다. 남정석 헤드 셰프는 ‘특히

즈’라는 말의 조합이다. 이는 개발뿐만 아니라 디

업 이익 330억 원이라는 수치가 고작 70여 명이

자인과 브랜딩, 경영 기획 등 조직에서 가치를 개

일궈낸 실적이라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면서 후한

데브시스터즈라는 이름은 디벨로퍼(developer)

발하고 성장시키는 모든 팀 전체를 가리킨다. 이

복지 제도에 수긍이 가기도 한다. 성과와 지원의

지훈 대표는 조직 내의 비효율적 구조와 제도를

안정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데브시스터즈가

최소화해 직원들이 본질적인 가치 창조 활동에 집

직원을 대하는 마음이 상징적으로 가장 잘 드러

재료비나 매출에 대한 부담 없이 만들고 싶은 요리를 뽐낼 수 있어 셰프로서 큰 메리트’라고 말한다.

3 식사 공간 한쪽에는 카페에서 볼법한 공동 세면대를 설치했다. 곳곳에 보이는 쿠키런의 캐릭터를 활용한 인테리어 장식으로 전체적인 통일감을 줬다.

5 스테이지2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거대

중하도록 하는 게 회사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사

나는 공간은 사내 카페 ‘스테이지 2’다. 총 54석의

내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날마다 정성스러운 식

공간은 설계 단계부터 배식 형태의 구내식당이 아

변경할 수 있어 전 직원이 모여 회의를 하는

사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월 100만 원

닌 일반 레스토랑 분위기로 홀 직원이 음식을 서

열린 업무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까지 지원하는 개인별 운동 프로그램, 한의사의

빙하는 데 용이하도록 동선과 인테리어를 구성했

사내 정기 진료, 원거리 통근 직원을 위한 사택 지

다. 남정석 헤드 셰프를 중심으로한 데브시스터

원 등의 섬세한 배려가 결국 직원들의 크리에이티

즈 키친팀이 준비하는 아침, 점심, 저녁, 음료, 디

브를 직간접적으로 향상시키는 요소라고 본 것

저트는 직원은 물론 외부 지인들까지 모두 무료

이다. 더불어 자기 계발을 위한 1:1 외국어 학습

로 이용할 수 있다.

1

DESIGN 096

책장은 10m의 거대한 칠판으로 구조를


2

3

4

5

DESIGN 097


1

2

3

DESIGN 098


Interview 데브시스터즈 직원들이 말하는 우리 회사 이은지 아트팀 디자이너

“모두가 작업자이며 검수자, 최종 책임자인 구조”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살 수 있도록 집세를 지원해준다는 점이다. 경기도에만

홍익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에 재학중이던 2010년

살아도 지원받을 수 있어 나도 수혜자다. 보증금은

여름, 당시 교수님의 추천으로 같은 학교 선배인

3000만 원까지, 월세도 일부 지원해주는데 의식주의

대표님을 알게 됐고 면접을 거쳐 입사한 게 벌써 5년 전

큰 부분을 해결해줘서 고맙고 내가 좋아하는 업무에

일이다. 만화ㆍ애니메이션을 전공했는데 애니메이션은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오랜 시간 작업한 후 브라운관에 옮기면 창작자의 손을

일하면서 느끼는 데브시스터즈의 기업 문화에 대해

떠나버리는 것에 반해 게임은 즉각적인 유저들의 반응을

설명해달라.

보며 업데이트와 수정을 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직급이 없는 수평 구조라는

태국, 일본, 미국 등에 다양한 해외 팬이 있다고 들었다.

점이다. 편안한 분위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태국이나 미국에서 일종의 펜레터라고 볼 수 있는

모두가 작업자이며 검수자, 최종 책임자이기도

펜아트를 종종 받는다. 쿠키런 캐릭터를 활용한 장난감,

하기에 업무량과 책임감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학용품 등 다양한 2차 상품이 출시되면서 하나의

보통 주니어급 디자이너는 상사가 컨펌을 할 때까지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인식되지 않았나 싶다. 쿠키런을

수정을 반복한다. 하지만 게임은 어떤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한 국내 어린이 도서와 동남아 지역에

잘 만든 것이고 못 만든 것인지를 유저가 판단한다.

데브시스터즈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나?

출시된 쿠키런 과자가 인기리에 팔리는 것을 보면

그 디자인을 내놓기까지는 서로 토론과 설득으로

디자이너 직군은 UX, BX, 아트 디자이너로

뿌듯하다.

상대방을 납득시키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뉘는데, 나는 아트팀의 7명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실제로 도움이 된 복지 혜택이나 지원은 무엇인가?

어떤 캐릭터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없기에

전반적인 캐릭터와 배경, 즉 게임의 소스를 만든다.

회사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 산다면 회사 주변에

디자이너로서 업무 만족도는 매우 높다.

홍성진 서버개발팀 수석

시도도 해보면서 일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지난 여름에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로 워크숍을

부분을 데브시스터즈가 제공해줬다. 개발자는 좋은

다녀왔다.

“직원의 장인 정신을 존중하고 오롯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한다”

제품을 만들려는 장인 정신을 갖고 있고, 회사는 오롯이

현지 대중교통을 타보고 그들은 휴대폰으로 무엇을

일하는 데 집중하게 해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도움을

하는지, 왜 한국만큼 인터넷 게임을 하지 않는지를

주는 가치관 말이다.

살펴봤다. 나의 경험을 말하자면 일단 미국 사람들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우리만큼 휴대폰을 잘 안 본다. 안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데브시스터즈는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부터 앱을

지하철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만든 회사다. 애초에 북미 시장을 공략하려고 설립한

보통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은

회사였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앱과 게임을

테트리스 등 단순한 게임뿐이다. 인터넷 연결이

만들고자 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욕심을 낼 만하다.

열악한 곳에서도 온라인 게임만큼 흥미로운 게임을

특히 게임은 기술 집약도가 높은 산업군인데 팀원 모두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현재 그 작업도 진행 중이다.

데브시스터즈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나?

관련 지식이 뛰어나고 업계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분도

개발팀 직원은 20여 명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실행하는

꽤 있어 자랑스럽기도 하다.

소프트웨어인 ‘클라이언트’ 영역과 실질적인 매출이

실제로 가장 도움이 된 복지 혜택이나 지원은 무엇인가?

생성되는 결제를 처리하는 ‘서버’ 영역으로 나뉜다.

다양한 사내 복지 중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있는 2층은 NASA 개발 신소재로 잘 알려진

나는 서버 개발자다.

있다. 4년간의 개인 사업과 다른 경험까지 총 7년간

템퍼 매트리스와 전동 침대를 구비해놓은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격무에 시달리며 몸이 많이 상했는데 한의원과 다른

수면실과 개별 몸 상태에 따라 환약과 약차를

2013년 초에 합류했고 세 번째 직장이다. KAIST에서

의료비 지원 부분이 후해서 몸 상태에 신경을 썼더니 정말

1, 2 개발과 디자인 분야에서 일해온 직원들은 저마다 쌓인 만성피로와 통증이 있다. 쾌적한 샤워실과 개인 스터디룸 등의 시설이 모여

처방하는 한의사 진료실까지 갖췄다.  직원의 90% 이상이 자율적으로 등록해 3 전

컴퓨터전산학을 전공하고 구글코리아에서 인턴을 한 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복지는 직원들의

지인들과 앱 만드는 벤처 회사 창업도 해봤다. 최고라고

세심한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독어, 불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의

할 수 있는 회사도 다녀봤고, 최고를 만들어보겠다는

싶어서, 1시간이 아까운 욕심 때문에 생겨난 복지다.

1:1 교습을 제공한다.

DESIGN 099

활발히 사용하는 어학실. 영어, 중국어는 물론


디자인이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싱크탱크다

현대카드

인 크리에이티브 싱크탱크로 인식되는지를 말해

이 돋보인다. 목업( mock-up) 룸, 회의 테이블,

준다. 회사 관련 모든 프로젝트를 시작할 반드

아카이빙 선반 등 각기 다른 기능을 명확히 수행

시 처음부터 디자이너의 생각과 논리를 포함시키

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변형시

는 점도 그렇다. “아직도 많은 회사에서는 제작

킬 수 있게 했다. 이런 개방된 공간은 디자이너가

부가 정해놓은 설계를 디자인팀이 마지막에 도면

공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유

에 옮기는 게 순서라고 여긴다. 현대카드에서 디

연한 크리에이티브를 발현하도록 돕는다. 디자

자인은 오퍼레이션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기획

인랩은 임직원에게도 개방하지 않는 ‘극대외비’의

이마트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오이스터

의 범주다. 부담일 때도 있지만 디자인랩에 근무

공간이다. 그만큼 디자인랩이 수행하는 수많은

시리즈, 기아차와 서울을 대표하는 새로운 택시

하는 자부심의 근원이다.” 이정원 디자인랩 실장

프로젝트를 회사의 전략을 다루는 매우 중요한

디자인을 제시한 마이택시, 전통 시장의 이유 있

의 말이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30여 명

보안 과제로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디자이너들

는 변신을 실현한 봉평장 등은 금융 회사 디자인

의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를 맘껏 발산하는

에게는 큰 자부심이다. 어쩌면 현대카드가 디자

랩이 진행하기에는 분명 낯선 시도였다. 언뜻 연

곳, 현대카드 디자인랩은 프리츠커상을 받은 프

이너들에게 크리에이티브를 불어넣는 방식은 유

관성이 그려지지 않는 이 프로젝트들은 그럼에도

랑스 건축가 장 누벨의 오피스 디자인으로 레노

명 건축가의 멋진 공간과 설비 그 이상의 무엇, 즉

‘현대카드스러운 디자인’이라는 말로 묶을 수 있

베이션 작업을 거쳐 지난해 6월 완공했다. 정태

디자이너들의 업무에 대한 존중, 금융 회사라는

다. 현대카드 디자인랩은 결국 ‘금융이라는 무형

영 대표가2013년 4월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장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관점과 시도

의 서비스를 시각적 형태로 가치 있게 표현하는

누벨의 특별전 <생활을 위한 사무실 Office for

에 대한 무한한 응원인지도 모른다. 글:김은아 기자,

일’이라는 방대한 임무를 맡아 카드 플레이트, 상

living>’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되어 협업이 이루어

사진:이경옥 기자

품 설명서부터 고객이 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든 영

진 이곳은 한마디로 ‘최대한 날 것’의 모습을 하

역과 형태를 디자인한다. 회사의 얼굴이라고 할

고 있다. 기존의 안락한 나무 바닥과 흰 마감재

수 있는 본관 1층에 자리한 디자인랩은 디자인

를 걷어내고 창고(warehouse)를 콘셉트로 메

콘셉트로한 공간 구성은 새로운 시도와

이 얼마나 이 회사의 전략적인 포인트이며 독립적

탈, 시멘트 등 재료 고유의 재질을 드러내 역동성

작업에 대한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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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본관 1층에 자리한 디자인랩은 프랑스 건축가 장누벨이 리모델링했다. 창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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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현대카드 직원들이 말하는 우리 회사 김미정 디자인실 디자인1팀 디자이너

“오전 한 시간 동안 주어지는 오롯한 나만의 시간이 중요하다.”

지원했다. 다른 금융 회사는 로고나 배너, 포스터 등

지원을 해주나?

기업의 상품을 충실히 전달하는 디자인을 하는데

브랜드 본부에서 시행하는 ‘집중 근무 시간’라는 게

현대카드는 카드 모양 초콜릿을 만들고 생수 브랜드를

도움이 많이 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는

만드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현재 카드 플레이트

생산성이 가장 필요한 업무에 오롯이 집중하는

디자인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시간으로 메일이나 전화도 오지 않고, 실장님을

채용 면접에서 회사의 인상은 어땠나?

비롯한 그 누구도 직원을 찾지 않는다. 이 시간은

우선 밖에서 대기하는 테이블에서부터 실물로는 처음

하루의 시작을 계획하고 정리하는 가장 중요한

접한 블랙카드를 비롯한 디자인 제작물이 진열되어

시간이다. 아무도 없을 때 조용히 정리하고 싶어서

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면접 당시 극도로 긴장한 내게

야근을 하고 싶은 경우도 있지 않나. 이런 집중 근무

면접관은 현대카드 초콜릿을 건넸다. 면접관이 내가

시간 덕분에 단위 시간 활용을 잘 할 수 있어 좋다.

준비해 간 포트폴리오에 관한 질문을 하기보다 내가

일하면서 느끼는 현대카드의 기업 문화를 설명해달라.

중학교 시절에 만든 블로그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금융 회사에서 흔히 하지 않을 일을 끊임없이 지속하는

나누는 것을 보고 보통 회사들이 지원자를 보는 방식과

현대카드는 사실 굳이 힘든 길을 가는 거다. 왜 예전과

다르다고 느꼈다. 회사가 ‘갑’의 태도로 면접을 주도하는

똑같아야 하고 왜 다른 회사들처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고객이 될지도 모를 지원자들에게

질문을 계속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물음들이 결국

무엇인가?

회사를 셀링하는 자세로 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활력소와 생산성,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한 후 신입 사원 공채에

현대카드는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어떤

것 아닐까.

장택근 디자인랩 디자인2팀 책임 디자이너

회사 에서 직원들의 커리어와 크리에이티브를

전달할지 수익보다 무형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독려하는 지원 제도가 있나?

일하면서 느끼는 현대카드의 기업 문화를 설명해달라.

디자이너로서 현대카드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2007년부터 시행한 ‘커리어 마켓’이라는 사내

회사가 직원에게 명령을 하는 게 아니라 직원 스스로가

인력 시장이 있는데, 입사 시 지원했던 일과 다른

느끼는 자부심을 근거로 판단하게끔 한다. 내부 직원용

일을 해보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타 부서로 옮길 수

책자의 제목이기도 한 <프라이드>가 딱 맞는 대답이라고

있는 제도다. 인력 충원이 필요한 부서는

본다. 나의 이런 결정과 행동이 현대카드 직원으로서

‘잡 포스팅’을 하고 직원들은 자신을 사내 채용

프라이드에 걸맞느냐가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된다.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 처음 입사했던

“현대카드 직원로서의 프라이드가 모든 판단 기준의 근거가 된다.”

부서가 적성에 안 맞을 경우, 이런 시행착오에 대해 충분한 기회를 주려는 회사의 배려다. 해외 사업이

 일을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는 스토리지로 1 레 자료나 시행착오를 겪었던 목업 등을

확장되면서 글로벌 커리어 마켓으로도 확장해 더

보관한다. 디자이너들의 동선 가까이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는데, 현대카드에 관심을 갖게 된

활발히 운영된다. 디자인랩 내에서 중국 법인으로 간

프로젝트별로 라벨을 붙인 스토리지를 두고

계기는 무엇인가?

사례도 있다.

필요한 경우에 누구나 이를 재활용할 수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회사라는 이유도

디자이너로서 금융업을 하는 현대카드는 어떤 매력을

있고, 개인적으로는 별것 아닐 수도 있었던 ‘한순간’이

주는 곳인가?

있었다. 내게 밥을 사준 한 선배가 결제를 하려고

금융 회사이기에 제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카드의 레드카드를 꺼내는데 그 모습이 순간

금융업이기에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회사와 다른

멋져 보였다. 똑같은 돈을 쓰는데 왜 멋져 보일까,

관점으로 디자인을 다룰 수 있다. 가령 일반 회사에서

있게 했다.  층과 2층을 복층으로 연결해 높은 천장을 2 1 확보했고 벽이 없는 바닥의 대신 공간 구획을

왜 더 좋아 보일까. 현대카드가 꾸준히 쌓아온 브랜드

신상품 출시를 한다면 해당 상품의 제조 단가,

이미지가 전달된 결과였을 것이다. 그런 결과를 같이

판매 가격, 이윤을 먼저 계산하게 되는데 현대카드의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에 이직을 했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고객에게 어떤 경험과 문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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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그래픽으로 나타냈다.  체와 고체의 성질이 모두 있는 독특한 3 액 하이브리드 형태의 벽은 이탈리아 유리 회사 라스비트(Lasvit)의 리퀴드 크리스털 (Liquid Crystal)이라는 소재다. 국내 상업 공간에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디자인랩의 실험적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버 반응형 지도 앱 등으로 총 8개 부문 상을 차지

무 집중도 또한 대폭 상승했다. 외부인에게 네이

하기도 했다.이런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을 묻는 질

버는 자유분방하고 직원 복지 시설을 잘 갖춘 꿈

문에 김승언 센터장은 ‘결국 크리에이티브와 연결

의 직장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실무적 맥락에서

되는 맥락’이라는 말과 함께 인사 조직 개편 이야

보면, 수면실은 잠잘 시간도 없이 일하는 직원들

기부터 꺼냈다. 네이버는 지난5월, 다시 빠르고

을 위한 배려이고, 좋은 카페 또한 가장 효율적으

네이버는 국내 검색 점유율 75%를 차지하는 명

유연한 벤처 정신을 되살리자는 의미에서 대대적

로 회의를 진행하기 위한 장소일 뿐이다. 네이버

실공히 제 1의 IT 회사다. 1999년 검색 서비스로

인 개혁을 단행했다. 고정된 ‘팀’조직을 없애는 대

가 사옥 디자인을 비롯해 내부 공간 인테리어, 가

시장에 진입해 녹색 검색창, 나눔 글꼴 등 진보적

신 사내 벤처 격인 ‘셀’ 조직을 신설해 셀마다 리더

구, 간판, 소품 하나하나의 완성도에 신경을 쓰

인 디자인이 돋보인 결과물로 온ㆍ오프라인을 오

를 정했다. 셀에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는 이유는 결국 직원들을 위한 인터널 브랜드ㆍ서

가며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또

골고루 투입돼 어떤 조직은 개발자가 리더고 또

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한 온라인 기부 포털 해피빈, 발달 장애인을 채용

어떤 조직은 디자이너가 리더가 되기도 한다. 이

직원들의 안목과 기준을 높여야 그들이 만드는

한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Bear Better) 등의 사회

런 조직 변경의 배경에는 한창 성과가 높고 일 잘

서비스 수준도 올라가 사용자들의 기대에도 부

공헌 행보로 한 번 더 이목을 끌었다. 최근에는 웹

하는 팀장급 직원들이 부서원들의 근태 조사까지

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입사 후 사원증과 함께

툰 스튜디오를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로 분리

하느라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있었다

증정하는 회사 생활 안내 키트나 양치 세면대에

크리에이티브는 책임감에서 나온다

네이버

시켰고,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애플리케이션 개

고. 네이버 직원 정도면 자기 시간 관리는 스스로

비치하는 치약 하나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이유

발업체 ‘캠프 모바일’ 등 주요 법인이 5개나 되는

할 수 있을 거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올 1월에 도

다. 새해 첫 출근 날에 맞춰 각자의 책상 위에 신

회사로 몸집을 키웠다. 이런 네이버가 설립 이래

입해 업계에 크게 회자된 제도가 바로 ‘책임 근무

년 달력과 플래너를 펼쳐두는 회사의 감성은 분

굳건히 지켜온 굳건한 두 축은 IT와 디자인이다.

제’다. 직원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타

명 디자이너들의 크리에이티브를 자극하는 중요

개발자와 디자인의 비율이 거의 반반일 정도로 네

기업들의 ‘유연 근무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정

한 요소일 것이다. 글: 김은아 기자, 사진: 김남우

이버가 디자인에 대해 갖는 애착은 남다르다. 최

해진 출퇴근 시간과 할당된 근무 시간을 없앤 파

근 5년 연속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

격적인 제도다. 소수의 악용에 대한 우려도 없지

자인 어워드에서 50여 개에 달하는 본상을 수상

않았으나 시범적으로 시행한 4개월 동안 직원들

한 데 이어 올 해에도 경험 디자인이 돋보인 네이

의 의사결정 속도, 근무 만족도 등이 향상됐고 업

1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의 업무 공간.  자인과 IT관련 서적에 특화된 네이버 2 디 라이브러리의 2만 5000여 권 장서는 직원들에게 풍부한 영감을 주는 요소다.

1 ⓒpark youngc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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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네이버 직원들이 말하는 우리 회사 임한울 마케팅 플랫폼 센터 SA개발랩 개발자

인턴을 한 것을 계기로 2013년도 신입 사원직에

얼마 전부터 시행한 책임근무제로 스스로 업무

지원했다. 인턴을 하면서 포털 그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시간을 정할 수 있게 됐다. 무의미한 시간 채우기식

활동을 하는 인력들이 훨씬 많은 것을 보고 흥미가

근무 등 실제 업무에 비효율적인 요소가 확실히 줄었다.

생겼다. 검색 엔진 포털보다 더 글로벌한 모바일

또 사내에 제너럴닥터라는 병원이 입주해 있어서

메신저 ‘라인’도 있었고, 실제로 정말 알찬 가계부

편안한 분위기에서 구체적으로 건강 상담을

애플리케이션도 있었다. 현재는 검색창에 입력된

받을 수 있다. 심리적으로도 많은 위안을 주는 일명

키워드에 따라 광고를 노출하는 검색 광고 서비스의

‘제닥’을 자주 이용한다.

서버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일하면서 느끼는 네이버의 기업 문화에 대해 설명해달라.

면접 당시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급과 무관하게

네이버는 연차, 출신 학교에 대한 편견 없어 일을

다 같이 토의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수평적인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성장하기에 좋은 회사라는

문화가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일명 ‘무주제

“원활한 양방 소통이 가능한 분위기가 개인 역량을 키운다.”

말을 들었다.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면접에서는 여러

스터디’라는 한 스터디 모임은 신입부터 랩장까지

가지 스펙보다는 실질적인 기술력, 전문성을 많이

다양한 직책을 가진 직원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것을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다. 원활하게

네이버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회사에서 제공하는 지원 중 실제로 가장 도움이

양방 소통이 가능한 분위기는 개인적, 기업적으로도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던 중 여름방학

되는 것은?

더 성장하는 기회를 준다.

유두선 디자인센터 크리에이티브 랩 UX 디자이너

동안 합숙하며 강도 높은 실무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도 된다. 처음 제도가 시행되었을

평가받았다. 이를 계기로 회사에서 맡게 될 업무에 대한

때는 서로 눈치 보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다들

감을 잡자 더욱 흥미가 생겼다.

잘 사용하고 있다. 자신이 스케줄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면접 당시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여가 시간도 늘고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1차 면접의 면접관은 인사팀이 아니라 모두 실무자였다.

세트로 콘텐츠 브랜드 기업으로서의 면모가

알아챌 수 있었다. 대기업 면접 대비용 질문 리스트 같은

두드러진다. 지난해부터 네이버는 네이버의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지원자의 실력에 모든 초점을

“개인의 판단을 존중해주니 업무효율도 상승한다.”

1  외부 VIP 증정용으로 제작한 명절 선물

질문 하나하나가 업무와 매우 밀접한 내용이라 바로

가치와 디자인을 입힌 선물 세트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맞춘 면접이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지원 중 실제로 가장 도움이

 물 3층에 위치한 코어센터는 전문 강사에게 2 건 필라테스, 퍼스널 트레이닝 강습을 비롯해

되는 것은?

인바디 측정과 체형 교정도 받을 수 있는,

네이버에서 맡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일 외의 개인적인 업무도 대부분 회사 안에서

직원들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UX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해결할 수 있어서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없다.

있다. UI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디자인을 하기에 앞서

사내 업무지원센터에서 택배 용무를 보고,

서비스의 전체 구조나 화면의 구조를 디자인하거나

코어운동센터를 애용한다. 단지 보여주기 위한

시설이다.  이버 라이브러리에서 사용하는 3 네 북 카트는 가구ㆍ공간 디자인 전문 회사 세러데이디자인과 네이버가 협업해 생산한

디자인을 마친 해당 화면이 사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설이 아니라 실제로 활용도가 높고 업무에 끼치는

작품이다. 일반 도서관보다 크고 무거운

검토한다.

영향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양장본이 많은 이 곳에서 책을 열람하고

네이버에 입사한 계기는 무엇인가?

일하면서 느끼는 네이버의 기업 문화에 대해 설명해달라.

운반하기에 적합하다.  서관 입구 건너편은 커피를 마시며 방대한 4 도

2013년에 네이버에서 매년 진행하는 디자인 & 마케팅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책임근무제가 잘 지켜지고

신입 채용 프로그램인 UXDP(User eXperience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자유로운 공간이다. 사내 1층에 캐릭터 숍과

Design&marketing Paracticum) 8기로

받는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업무에 지장이 없다면

함께 운영하는 카페는 발달 장애인이 일하는

지원해 2014년 신규 입사자로 선발됐다. 10박 11일

아침에 좀 더 잠을 잘 수도 있고 일을 빨리 처리했다면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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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국내외 매거진을 열람할 수 있는


archive

디자인, 예술의 얼굴이 되다 미술관 MI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굳이 가르는 것 자체가 무색해진 오늘날. 크리에이터 혹은 메이커라는 이름 아래 서로의 크리에이티브 DNA를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이런 크로스오버 현상이 가장 압축적으로 잘 드러난 부분이 바로 미술관 아이덴티티 (museum identity, MI)일 것이다. 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영감의 기폭 장치가 되는 뮤지엄과 갤러리의 아이덴티티를 모았다. 기획・진행: 최명환 기자


지역과 건축을 닮은 MI

‘뮤지엄’의 어원에는 ‘뮤즈들의 보금자리’라는 뜻이 있다. 예술의 신전으로 기능하는 미술관으로서 공간과 장소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지역과 건축물을 닮은 MI를 떠올린 디자이너들은 아마도 이런 중요성을 자각한 것 같다. 마치 미술관이 뿌리내린 지역의 정기와 건축의 오라를 빨아들인 듯 지역적 특색을 아이덴티티에 반영한 사례를 모았다.

연결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가는 라인으로 이뤄진 로고는 관점에 따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형상이 되기도 하고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본 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프로젝트를 맡은 도쿄의 그래픽 디자인 회사 10inc는 이런 관점의 변화가 보는 방식의 확장으로 이어짐을

시즈오카 시립 미술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술관 전용 서체인

디자인 10inc, www.10inc.jp

SCMA 폰트 중 알파벳 O에 형태적 재미를 가미한

시즈오카와 일본을 상징하는 후지 산을 모티브로

것도 흥미롭다. 2010년 완성한 시즈오카 시립

디자인했다. 위아래로 나란히 놓인 2개의 원은

미술관의 MI는 이듬해 원쇼 국제 어워드에서

미술관을 중심으로 사람과 지역, 그리고 세계가

실버 펜슬을 수상했다. www.shizubi.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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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하라 레이크사이드 뮤지엄 디자인 일본디자인센터, www.ndc.co.jp

‘물과 조각의 뮤지엄’이라는 콘셉트로 1990년에 지은 이치하라 레이크사이드 뮤지엄. 2013년에 공개한 새 MI는 물가에 자리한 미술관의 특성에서 착안해 다카다키 호수의 잔잔한 표면을 그래픽 모티브로 삼았다. 호수 표면을 상징화한 길고 짧은 바가 사인 시스템에서는 픽셀 형태로 적용되어 모던한 느낌을 준다. 2014 원쇼 국제 어워드 골드펜슬 수상작. www.lsm-ichihara.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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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산 디자인 인터브랜드, www.interbrand.com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국내 최대의 전원형 뮤지엄 산. 미술관을 운영하던 한솔그룹은 처음 문을 열 당시 한솔 뮤지엄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미술관의 특징과 가치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던가. 바뀐 이름에 걸맞은 아이덴티티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터브랜드는 뮤지엄이 뿌리 내리고 있는 환경에 주목했다. 수면 위에 비친 건물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로고를 디자인한 것. 아침과 저녁, 봄과 가을 등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담아낸 변형은 뮤지엄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한다. 2014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www.museumsan.org

Interview 황유진 인터브랜드 브랜드 디자인팀 상무

“뮤지엄 산 MI의 핵심은 ‘반사’다.” 프로젝트 기간은 세 달에 불과했다. 그러나 클라이언트가 명확한 비전과 목표, 그리고 방향성을 제시해 진행에 큰 무리는 없었다. 뮤지엄 산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핵심 아이디어는 ‘반사(reflect)’다. 우리는 미술관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브랜드에 담고 싶었다. 또 심플한 아이덴티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다채롭게 변화하는 풍성한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에 반해 타입페이스에서는 안도 다다오 건축 특유의 모던함을 반영하고자 했다. ‘SAN’이라는 글자의 자간을 늘린 이유는 미술관의 특징인 여유와 휴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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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 디자인 디노트, www.d-note.co.kr

2012년 부암동에 문을 연 서울미술관은 ‘모든 것은 예술이다’라는 이념 아래 삶 속에 녹아 있는 다양한 가치를 다각적으로 조망하는 뮤지엄이다. 신축하는 미술관 건물 뒤편으로는 흥선대원군의 별서(別墅)인 석파정이 자리하고 있다. 디노트는 서울미술관의 이런 공간적 특징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SEOUL MUSEUM’이라는 11개 글자를 11개의 사각형으로 치환한 뒤 각 사각형의 모서리를 자유롭게 연결해 로고를 완성했다. 서울뮤지엄의 MI는 공간적 특성, 누적된 시간과 작품, 그리고 관람객의 동선을 성공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3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www.seoul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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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팡 아트 뮤지엄 디자인 포린 폴리시 디자인

그룹(Foreign Policy Design Group), www.foreignpolicydesign.com 2013년 중국 난징 시에 개관한 시팡 아트뮤지엄은 현대 건축과 디자인 전문 뮤지엄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디자인 회사 포린 폴리시 디자인 그룹은 사다리꼴 형태를 차용해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표현한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했다. 캔버스를 상징하는 흰 배경에 조형적으로 구성한 타입페이스는 공간과 여백을 창조하며 미술관과 유사한 조형성을 연출한다. 명함과 레터 등 애플리케이션도 사선 형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건축적 감성을 이어갔다. 이런 아이덴티티의 힘이 영향력을 미친 것일까? BBC는 지난해 양주 시립 장욱진 미술관, 파나마 바이오무세오(Biomuseo) 등과 함께 시팡 아트 뮤지엄을 ‘위대한 8대 뉴 뮤지엄’으로 선정했다. www.sifangart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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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실험실에서 탄생한 MI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영역과 의미가 확장된 디자인처럼 예술의 영역 또한 무한 증식을 계속해왔다(19세기 사람들은 캠벨 수프 깡통 따위가 예술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변화된 예술의 오만가지 표정을 일일이 담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 이런 상황에서 압축된 묘사로 예술의 정수를 담아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디자이너의 실험실에서 나온 MI는 단순하지만 단순하지만은 않은, 세상의 삼라만상을 한 구절로 묘사해내는 시구(詩句)를 닮아 있다.

신선했다. 새로운 로고는 센터의 건축물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부채꼴 모양의 로고를 과감히 버리고 텍스트만 남겼으며 또 이를 축약해 A(Art), SJ(Sonje), C(Center)라는 4개의 낱글자로

아트선재센터

로고타이프를 만들었다. 아트선재센터의 3개의 최소 의미 단위(A, SJ, C)를 1:1:2의

디자인 김영나, www.ynkim.com

비율로 배열해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1998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문을 연

취할 수 있는 로고타이프를 디자인한 것이다.

아트선재센터는 전위적이면서도 실험적인

‘구조화된 유연성’이라는 큰 틀 아래 진행한 이

작품을 전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프로젝트는 아트선재센터의 이미지를 담을 수

말 김영나의 손을 거쳐 탄생한 MI는 이들이

있는 ‘무형의 공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선보여온 작품들 못지않게 파격적이고

www.artsonj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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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김영나 그래픽 디자이너

“센터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무형의 공간을 제시했다.” 아트선재센터는 원래 웹사이트 정비를 의뢰했다. 하지만 아트선재센터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전체적인 아이덴티티의 재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해 역으로 제안했다. 나는 아트선재센터의 이미지를 새롭게 담을 수 있는 ‘무형의 공간’을 제시했고, 동시에 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 미술의 역사를 상당 부분 담고 있는 아트선재센터의 기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데 집중했다. 아이덴티티 리뉴얼을 알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선보이는 인트로 페이지는 RGB를 기본 조합으로 만든 컬러를 사용해 ‘기본적 플랫폼’이라는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다. 또한 A, SJ, C의 배열을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구획을 나누었다. 이 페이지는 앞으로 1년에 4회 정도 테마를 정해 교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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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뮤지엄 디자인 레슬리 무어(Lesley Moore),

www.lesley-moore.nl 네덜란드 위트레흐트(Utrecht)에 위치한 센트럴 뮤지엄(Centraal Museum)은 1838년에 설립한 유서 깊은 미술관이다. 암스테르담 소재의 디자인 스튜디오 레슬리 무어가 2011년 말에 선보인 새로운 아이덴티티는 위트레흐트가 지리적으로 네덜란드 정중앙에 자리한다는 것을 동그라미 형태로 상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동그라미에는 뮤지엄이 도시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한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디렉터 에드윈 야콥스(Edwin Jacobs)는 “우리는 뮤지엄이 방문객과 예술가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그들에게 무언가를 선사하길 바랐다. 이런 끌어당김과 보냄 사이의 상호작용을 점(dot)으로 시각화했다”라고 의도를 설명했다. 파격적인 시도로 색다른 정체성을 부여한 사례로 2012년 더치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으며 웹사이트는 같은 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www.centraalmuseum.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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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더 디자인 디자인 A3, www.a3studio.ch

1960년대 스위스 그래픽 디자인과 바우하우스에서 주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다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A3. 이들은 2012년 로잔(Lausanne) 지역의 디자인 & 현대 예술 전문 갤러리 ‘키스 더 디자인(Kiss the Design)’을 위해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했다. 정교한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키는 다각형 형태와 동글동글한 타입페이스는 갤러리의 중후한 느낌을 완벽히 덜어낸다. A3는 로고와 함께 갤러리가 발행하는 신문 <키스 마이 뉴스페이퍼 Kiss My Newspaper>도 디자인했다. www.kissthedesig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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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를 자양분으로 삼은 MI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역사가 깊은 미술관이라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유구한 역사가 오히려 새로운 혁신을 불러오는 데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디자이너들은 역사성과 현대적 감성을 영리하게 배합해내는 데 성공한다. 이들은 지나온 발자취에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를 덧입혀 새 시대에 걸맞은 미술관의 도약을 이끌어낸다.

한 대로 움직이는 팝업 뮤지엄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장소성을 배제한 만큼 확실한 색깔로 정체성을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즉, MI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디자인 스튜디오 라바는

모스코바 디자인 뮤지엄

‘시각적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이 과제를 수행했다. 이들은 러시아 디자인의 뿌리를 오랜 유리공예 기법에서 찾아 이를 디자인 모티브로 차용했다. MI의

디자인 라바(Lava), www.lava.nl

다양한 변주는 고정되어 있지 않은 뮤지엄의

2012년 러시아에서 최초로 문을 연 디자인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뮤지엄이다. 또한 고정된 건물 없이 버스

www.moscowdesignmuseum.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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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 뮤지엄 디자인 L2M3, www.l2m3.com

베를린 소재의 바우하우스 뮤지엄. 20세기 모더니즘의 정수가 느껴지는 이 뮤지엄은 제법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들어서야 역사적인 첫 공식 아이덴티티를 발표했다. 바우하우스의 존재 자체가 디자인사에서 막중한 위치에 있는 만큼 섣불리 자신을 대표하는 얼굴을 내비칠 수는 없었으리라. L2M3는 모더니스트들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는 방식으로 과제를 해결했다. 이들은 ‘바이어 넥스트(Bayer Next)’라는 이름의 서체를 개발해 뮤지엄 아이덴티티로 삼았는데 이는 바우하우스 인쇄 공방 교사였던 헤르베르트 바이어(Herbert Bayer)가 1925년에 디자인한 유니버설 서체를 기초로 디자인한 것이다. 바이어가 바우하우스 그래픽 디자인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인물이었기에 아이덴티티에 대한 어떠한 이의도 있을 수 없었다. www.bauhaus.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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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민미술관 디자인 모임별, www.byul.org

구 동아일보 사옥 자리에 자리 잡고 있는 일민미술관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의 도자기와 서화, 근대기의 회화 등으로 이뤄진 일민 컬렉션부터 회화, 사진, 비디오, 설치 등의 매체를 통한 대중적이고 동시대적인 현대미술 전시까지 다양한 층위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미술관을 위해 모임별은 ‘ㅇ’과 ‘ㅁ’을 활용한 형태를 유지하되 솔리드 형태와 패턴을 덧입혔다. 솔리드 형태는 오픈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현대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물결치는 패턴은 한 세기 가까이 세종로 중심부에서 풍파를 겪으며 자리를 지켜온 미술관과 건물에 담긴 역사성과 역동성, 현재성을 각각 상징한다. www.ilmin.org

Interview 모임별

“일민미술관 구성원들의 비전을 담아내고 싶었다.” 일민미술관 및 일민문화재단과 오래전부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인연으로 지난해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전체적으로 깊이 있는 전시와 연구를 통해 새롭게 도약 중인 일민미술관 구성원들의 비전을 담아내고 싶었다. 공식적으로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간은 3개월 정도지만 이전부터 미술관 및 문화재단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로고를 활용하며 이런저런 한계와 문제점을 절감했고 이미 변형된 로고를 시험적으로 활용했던 터라 실제 작업 기간은 더 길었다고 볼 수 있다. 신규 디자인 프로젝트를 의뢰받은 디자이너로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민미술관이 국내에서는 드물게 균형감과 규모, 입지 등을 모두 갖춘 중추적인 현대미술 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했고, 전면적인 리뉴얼이 대외적으로 상징하는 선언적 의미도 생각해야 했다. 그 결과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은 일민 내에서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개혁과 실험이 어느 정도 가시화・안정화되는 시점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존 형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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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화풍이 느껴진다, 아티스트 헌정 미술관의 MI

반 고흐, 피카소, 앤디 워홀, 백남준…. 한 시대를 풍미하며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아티스트들에게는 오직 그만을 위한 미술관이 존재한다. 많은 이들이 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아마도 예술가의 번뜩이는 영감과 감성, 독창성 등을 경험하고 공유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아티스트 헌정 미술관들의 MI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지극히 대중적일 수밖에 없다. 아티스트의 천재성을 전이해놓은 듯한 MI를 소개한다.

반 고흐 뮤지엄

작품의 두드러진 기법과 색상, 심지어 편지 속 필체까지 연구했고 그가 1853년에

디자인 쿠베이든 포스트마(Koeweiden

그린 <수확하는 사람>에 나타난 특징적인

Postma), www.koeweidenpostma.com

붓 놀림을 아이덴티티로 승화시켰다.

네덜란드의 반 고흐 뮤지엄은 네덜란드에서

또한 쇼핑백과 명함, 소책자에 “그림은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뮤지엄 중 하나다.

내게 마치 꿈처럼 다가온다(The Painting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회사

comes to me as if in a dream)” 같은

쿠베이든 포스트마는 사람들의 이런 관심이

그의 명언들을 프린트하기도 했다.

지속될 수 있도록 2009년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2011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선보였다. 이들은 뮤지엄 큐레이터와 반 고흐

www.vangoghmuseum.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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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형태를 최대한 배제하고 단서와 유도를 자극하는 2개의

김영철 AGI 소사이어티 대표

바(bar)만으로 디자인을 완성했다. 두 바 사이의 공간에는 어떠한 모듈도, 규칙도 없다. ‘흐르는 선(Stream Line)’이라고 명명된 서체는 획의 순서를 없애고 선의 굵기를 동일하게 디자인함으로써

백남준 아트센터

시작과 끝의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렇게 현재적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다.

디자인 AGI 소사이어티, www.e-agi.co.kr

세계적인 거장 백남준이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10년 가까이 흘렀다. 일부 전문가들은 “백남준의 시대가 왔지만 정작 그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다”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백남준 아트 센터가 지닌 의미는 더더욱 각별하다. 그의 예술성과

“두 바 사이의 공간에는 어떠한 모듈도, 규칙도 없다.”

시대정신을 향유하고 전수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AGI 소사이어티는 2008년 백남준 아트 센터의 아이덴티티를 개발하기 위해 그의 삶과 예술 철학을 조망하고 이를 통해 ‘흐름’, ‘변화’, ‘움직임’이라는 주요 키워드를 뽑았다. 그리고 2개의

백남준 아트 센터 MI 개발은 일반적인 기업 아이덴티티와 순서를 달리해 진행했다. 기본 시스템보다는 응용 시스템을 중심으로 사고한 것이다.

붉은 직사각형 사이에 공간을 둬 참여하고 변화하는

주변 지역에 어우러지게 아트 센터가 들어서는 것이

가능태(dynamis)로서의 로고를 디자인했다. 또한

아니라 아트 센터로 인해 주변 풍경이 변화해가는

백남준이 자신의 54번째 생일을 기념해 만든 작품 속에 적힌 수식을 차용한 버전도 디자인했다. 이 수식은 ‘어떠한 질문을 던지면 그에 답하거나 다른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태의 이미지로 연출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백남준 아트 센터의

의견을 던져 이야기가 무한히 펼쳐진다’라는 의미가

아이덴티티는 ‘늘 보여지는 것’과 ‘보여줄 수도 있고, 감출

담겨 있다. www.njpartcenter.kr

수도 있는 것’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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