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Space Vol.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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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주최

“신제품 홍보의 최적의 플랫폼”

서울커피엑스포에 참가사를 모집합니다

참가신청 2월15일 한 [소진시 조기마감]

민트라벨 > 마케팅 스테이지 > 교육세션을 통한 서울커피엑스포100%활용하기!

2014서울커피엑스포 4.10 (목) -13 (일) 코엑스1층 A홀 참가신청 문의 : T. 02. 6000. 1076 F. 02. 6000. 1310 E. coffee@coex.co.kr www.coffeexpo.co.kr

2014



Column

공간, SPACE가 주는 의미 글 이태언 이젠 대표

혈기왕성했던 20대 젊은 시절. 부산에서 갓 올라와 가진 것이라고 젊음밖 에 없던 그때. 젊다는 것 하나만 믿고 생소하기만 했던 원두커피 전문점을 압구정에 열었다. 생각 외로 장사가 잘 돼 나름 끼니 걱정 없는 서울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커피를 업으로 삼기 시작한 그 당시를 또렷이 기억하는 건, 그곳에서 돈으 로 환산할 수 없는 인생의 전환점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를 변화시킨 건 커피가 아닌‘커피숍’ 이란 공간이다. 이 안에서 무수한 만남이 이뤄졌다. 일면식이 없는, 앞으로 별로 볼 일이 없는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넘치는 혈기를 제어하는 법을 배웠고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많은 인연을 만났다. 당연히 커피 와 머신, 부재료를 취급하는 사람을 알아야 했고, 커피를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로스팅과 연을 맺었으며, 수중에 돈이 좀 모일라치면 인테리어에 손 을 대야 했기에 이것과 관련된 사람과도 안면을 텄다. 지방에서 올라와 경계심이 강하고 한창때여서 끼와 혈기가 넘쳤던 나는, 모 난 돌이 약간은 둥글어졌다고 할까, 커피숍이라는 공간에서 천태만상의 사 람과의 인연을 더해 가면서 다듬고 또 다듬어졌다. 커피숍은 따뜻한 만남이 있는 늘 설레이는 공간이었다. 작년 가을, 사단법인 한국커피연합회에서 커피 전문지 창간 소식과 함께 제 호 공모 이야기를 전해왔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적었다. ‘COFFEE SPACE’ . 앞선 기억을 떠올리며 공간, SPACE에서 무수한 인연이 만들어지길 기대 했다. 작은 인연이라도 소중히 여겨 모든 독자와 소통하는, 그럼으로 해서 그들이 주인이 되는 커피 전문지를 바랐던 것이다. 모난 돌이 대접받는 세상이다. 자기주장을 내세우며 자신만이 옳다고 목소 리 높이는 사람이 앞장서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닫힌 공간에 있기 때 문이다. 앞이 옆이 뒤가 보이질 않으니 소통이 어렵고 자신만 보인다. COFFEE SPACE라는 열린 공간에서 많은 소통이 일어나 나를 포함한 모두가 좀 더 다듬어지길 고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을 만드는 사람뿐 만 아니라 그곳을 찾고 지켜보는 모두가 큰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Contents

FEBRUARY 2014

표지는 오드리 헵번을 사랑한 남 자 임정도 씨입니다. 세계 최초 오 드리 헵번 테마 카페에서 그를 스 카우트할 정도로 20년간 헵번만 을 사랑한 남자입니다.

066 Cover Story

헵번을 사랑한 남자, 임정도 마침내 ‘오드리 헵번’ 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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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획 Coffee of Korea 처음 커피 맛을 알게 해 준 인스턴트커피부터‘거리의 카페’자판기, 신라 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지는 다방 까지 그 변천사를 알아보고, 현재 우리 곁에 어떤 모습 으로 남아 있는지 들여다봤다.

078 079 080 082 084 086

인스턴트커피의 역사 모든 ‘커피’ 는 커피다 끝없이 추락하는 커피 자판기 우리네 사랑방, 다방이 사라진다 30년 전통 대구 미도다방을 가다 그때 그 시절 음악다방, 그 낭만에 대하여

004 Column 026 028 030 034 036 050

공간, SPACE가 주는 의미 Information 이야기로 만나는 한낮의 여유, 커피 팟캐스트 Spot Space 자연이 만드는 레스토랑 ‘마음먹기’ News 웰빙 바람 타고 차 수입 급증 알림 원고 모집 News 2014서울커피엑스포 설명회 개최 외 알림 정기구독 안내

026



012 Coffee Essay 038 040 042 046 052 060 106 110

로망은 로망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Reader's Page 이상과 현실 Health 지속적인 어깨 통증, 나도 오십견? 지紙상강의 라떼아트 쉽게 풀어쓴 세무 자영업자 절세 지름길 Coffee Culture 2014 커피콘서트 Photo Essay 간이역, 추억을 거닐다 책으로 세상 보기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Focus 한국커피연합회 신년 밥퍼 나눔 봉사

014

014 추천 Cafe1 앤트러사이트Anthracite가 소통하는 법 020 추천 Cafe2 카페 ‘허그인’ 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096 독일 Cafe 쥬쎄 에어이너룽Süße Erinnerung

060 070 특별기고 병행수입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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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병행수입이 화두다. 갑작스런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언급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088 Spotlight 2014 달라지는 제도 2014년 커피 인들에게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제도가 신설되거나 확충됐다. 알면 실생활에 유익한 2014년 달라지는 제도를 알아봤다. 054 Barista

성공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 속에 있다, 고유리 058 Interview

전시기획자 김영란 074 Company

카페 죠로 새로 태어난 ㈜제이에스엔씨 092 Welcome to Brazil

커피는 화합과 소통으로 확산된다 100 Menu 점을 찍다 Macchiato

Contents

COFFEE SPACE. 2014. February. vol. 02



Coffee Industry & Lifestyle Magazine

COFFEE SPACE

발행인 / 편집인 Publisher / Editor Director

김 황 Kim Hwang

편집위원 Editorial Writer

권태자 ㈜기정인터내셔날 대표 유용성 세미기업㈜ 부사장 이세욱 ㈜다이아몬드엔터프라이즈 대표 이승훈 리에스프레소 대표 차명원 주노커피 대표 하 기 ㈜이앤알상사 대표

취재부 Editorial Department 부장 Head of Department

홍정기 Hong Jung-Ki

사진부 Photography Department 팀장 Team Leader

최영희 Choi Yo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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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희 Han Ji-Hee

홍보 Public Relations 이사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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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 Correspondent 독일 Germany 이탈리아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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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기자 Correspondent 부산 Busan

구재현 Koo Jae-Hyun

디자인 Design 인쇄 Printing

이담정, 조가경, 강환철 ㈜갑우문화사

월간 <COFFEE SPACE> www.coffeespace.co.kr

2014년 2월호 통권 2호. 등록 2013년 9월 3일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강남, 라00703 발행처 ㈔한국커피연합회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169(논현동, 4층) 제보 및 광고 문의 T.02-547-5111 F.02-547-5121

월간 <COFFEE SPACE>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윤리강령‧ 잡지윤리실천요강 및 한국잡지협회의 잡지판매공정경쟁규약을 준수 합니다. 월간 <COFFEE SPACE>에 게재된 내용은 허가 없이 복제·사용할 수 없습니다.



커피 에세이

로망은 로망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글 최은희 작가( 카페 커티스마스)

가끔 내 또래 아줌마 손님들이 오셔서 가끔 나를 아래위로 훑어봅니다. 무슨 복을 타고나야 카페할 수 있냐고 대놓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리고 20대 어린 친구들이 와서 여기 너무 예뻐요, 좋으시겠어요, 저도 나중에 카페 하나 하는 게 꿈이에요. 그러면서 열심히 카페 사진을 찍어댑니다. 얼마 전까지 나도 그랬었지요. 카페 사장이라 하면 맛있는 커피를 언제나 마실 수 있고, 여유롭게 커피 내 리고 손님 없으면 책 보고 좋은 음악 듣고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직업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카페를 운영할 생각이라면 그냥 손님 하시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손님 으로 가서 맛있는 커피 드시고 좋은 책 읽으시고, 음악도 즐기시고, 좋은 사람들과 대화 나누는 게 가장 마 음 편한 때입니다. ‘카페 한 번 할까?’ 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께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절대 못 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알고, 준비하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으신 분이 하셨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카페 오픈할 때까지 세 번의 큰 고비가 있었습니다.“여보, 나 커피집 할래요”라고 이야기하니 신랑이 엄청 반대했습니다. 겨우겨우 집안사람들 설득할 때 힘들었고, 가게 자리 알아보는 데 6개월 걸리면서 힘들었 고, 인테리어 공사하며 내 마음대로 안 되고 공사 지연돼서 엄청 애먹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빙산의 일각이 더군요.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생 끝, 고난 시작이었습니다. 저희는 먼저 오전 10시에 오픈해서 밤 11시에 닫습니다. 하루 열 세 시간 근무에 신발을 하루종일 못 벗어 발 건강도 안 좋고 쉬는 날도 없이 월화수목금금금으로 돌아가려니 처음에는 그게 힘들고 정말 직장 생활이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오픈 30분 전에 출근해서 매장, 화장실, 문 앞 청소, 머신 점검, 에스프레소 뽑아 마시며 분쇄도, 맛과 향을 체크해야 하고, 부 족한 재료는 없는지 확인해야 하고, 어떤 손님이든 최대한 불 편 없도록 항상 웃으며 대해야 하고, 1인 사장이라 아파도 안되고, 카페에서는 커피 향만 나야 하니 김치찌개, 청국장 은 못 먹고 밥도 쭈그리고 앉아 숨어 먹기 바쁩니다. 김밥집 메뉴 중 냄새 안 나는 음식으로 다 먹어 보았고, 속 불편하지 도 않은데 죽을 사 먹을 때도 있었습니다. 단골이 있을 때나 화 장실 갈 수 있고, 친구가 놀러 와도 밥 한번 같이 먹기 어렵습니다. 비싸다, 맛이 별로다, 우유가 차다, 옆 가게가 낫다, 예전 주인이 더 친 + 012


부러워하지 마세요,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내게는 월급날 꼬박꼬박 챙겨줄 사장님도 없고, 돈 달라고 기다리는 손길만 뻗어오네요. 휴일도 없어요. 스트레스 쌓일 때 바다 보러 갈 시간도, 친구와 영화 보러 갈 여유도, 가족과 외식하러 갈 시간도 없어요, 앞에 열거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이 있고, 준비돼 있다면 언제든 카페 세계로 들어오시길 환영합니다.

절한 것 같다, 다른 메뉴를 해 달라 등 손님들의 조언이 비수가 돼서 꽂히기도 합니다. 설거지 역시 큰 일입니다. 커피에도 유분이 있고 우유 들어간 음료가 많아 잘 닦아야 하고, 컵이나 그릇 들이 유리, 도자기, 스탠 제품이라 조심히 다뤄야 하고… 커피 내리는 시간은 짧지만 설거지하는 시간 은 길기에 하루 종일 손에 물 마를 일이 없어 주부 습진을 달고 삽니다. 예전에 패러글라이딩하러 대전 식장산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하늘을 날고 아래 풍경을 구경 하며, 내 등에 날개가 돋은 것 같은 기분이 너무도 좋긴 했지만 10분 남짓 한 시간을 위해 무거운 기구 를 들고 오르고, 내려와서도 그것을 정리해 주차장까지 끌고 오는 일이 쉽지가 않았는데… 세상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습니다. 커피 내리는 일은 에스프레소 30초, 핸드드립은 3분으로 끝나지만 청소, 설거지, 정리, 매장 분위기 바꾸기…등 해야 할 일이 태산입니다. 주변에 카페가 워낙 많으니 옆집에는 손님이 있는데 우리 집에 손님이 없으면 왜 없을까,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조마조마하고, 취미가 아닌 일이 되다 보니 매출 생각을 안 할 수 없어 그것 또한 스트레스입 니다. 시내 한복판에서 하면 덜 하겠지만 동네에서 하다보니 비가 와도 손님 없고, 갑자기 더워도 손님 없고, 갑자기 추워도 손님 없고, 스포츠 경기 시즌에도 손님 없고, 방학 기간에는 주부손님이 없고, 월요일이 라 손님 없고, 불꽃 축제라 없고, 날이 너무 좋아도 시외로 놀러가 없고… 정말 손님 없는 이유도 많습 니다. 커피만 잘해도 안 됩니다. 커피 싫어하시는 분들 꽤 많습니다. 처음에는 핸드드립 커피와 기본 커피 메 뉴만 잘 해서 정말 커피 장인으로 자라보겠다는 꿈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바리스타 기본 학원을 시작으로 로스팅 학원도 다니고 한국과 유럽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라떼아트도 배우고, 핸드드립도 배우고, 로스터리 카페 창업 학원 등 학원을 대학 다니듯 다녀가 며 4년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집에서 매일 핸드드립, 더치커피, 사이폰, 이브릭 등 도구들을 사 모으며 마셔보고, 가정용 전기 로스 터도 구입해서 볶아보고, 뚝배기에 생두 볶고 식히다가 바닥 장판을 홀라당 태워 먹고, 여름에 로스팅 하다가 관리실에서 불났냐는 전화도 받고… 커피가 너무 좋아 평생 업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나름 준 비됐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물론 커피 맛있다는 한마디에 방긋방긋 웃음을 감출 길 없고 행복할 때도 많지만 이것을 어떤 각오 없이 그냥 즐기기 위해 시작했다면 금세 절망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다 결혼을 하면 다르 듯 사랑하는 것이 일로 바뀌면 그만큼의 무게를 견뎌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카페 차리려는 예 비 사장들을 기존에 하시던 분들이 그렇게 말렸나 봅니다. 지금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들은 한 자리에 서 꿋꿋하게 3년 이상 카페 운영을 잘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물론 나도 그럴 것입니다. 지금 당장 돈의 여유는 없고 쫓기는 건 같지만 평생 하겠다고 선택한 일인만큼 버티는 게 힘이라는 누군가의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그냥 이 자리에서 열심히 커피 내리고 있겠습니다. 부러워하지 마세요,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내게는 월급날 꼬박꼬박 챙겨줄 사장님도 없고, 돈 달라고 기다리는 손길만 뻗어오네요. 휴일도 없어요. 스트 레스 쌓일 때 바다 보러 갈 시간도, 친구와 영화 보러 갈 여유도, 가족과 외식하러 갈 시간도 없어요, 맛 있는 김치찌개도 잃었고, 주부 습진과 피부 건조증, 다리 경련, 다리 부종에 시달리네요. 이렇게 내 생 활이 없다 보니 결혼하고 임신하거나, 애 키우면서 그만두시는 선배 사장님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먼저 내 생활 패턴과 성격, 사람 관계 등을 살펴보세요. 앞에 열거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이 있 고, 준비돼 있다면 언제든 카페 세계로 들어오시길 환영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선배 사장님들, 진심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겨울 비수기 조금 더 파이팅해서 더 맛 있는 커피 부탁합니다. COFFEE SPACE + 013


추천 Cafe

앤트러사이트Anthracite가 소통하는 법

비웠더니 더 많은 것이 채워지더라 주택 밀집지역에 놓인 카페 앤트러사이트Anthracite. 찾기도 쉽지 않은 이곳에서는 매 일 소통이 일어난다. 칸막이 없이 비운 공간은 더 많은 것들로 채워진다. 끊임없이 소통 을 강조하고 이를 행하려 노력하는 카페 앤트러사이트를 통해 또 다른 성공 비결을 본다.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홈페이지에서 앤트러사이트를 이렇게 설명한다.

‘ Anthracite의 외관은 여느 낡은 공장 건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단지 투명한 출입구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시각적 요소들이 이곳이 조금 다른 성격의 공간임을 짐작게 할 뿐입니다. / 문을 열면 커피 향

이 진하게 베인 낯선 공간에 놓인 박물관에나 있을 만한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1910년 Probat 로스터

를 보게 되고 커피 향, the bag plus, pink floyd, 사람들의 말소리, bar의 분주함 등이 만들어 내는 카페의 공기를 품은 공간에 다다를 것입니다.’

‘낡은 공장’ , ‘투명한 출입구’ , ‘구조적 아름다움’ , ‘공기를 품은 공간’ 등의 단어들만으로도 앤트러사이트 분위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겠다. 도로를 가운데 두고 줄지어 카페가 들어선 합정동 카페 골목과는 전혀 다 른 풍경이 펼쳐지는 주택가 골목으로 차가 방향을 잡는다. 단독주택과 빌라가 빼곡한, 차 한 대만의 여유를 주는 길을 따라 안으로 조금 들어서자 앤트러사이트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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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빈티니 느낌이 물씬 나는 계단. 2 공기처럼 자유로운 공간을 표방 하는 앤트러사이트. 3 주방이 한눈에 보이도록 개방해 소통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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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지는 개방되고 텅 빈 공간 화려하지 않은 외관 탓일까, 카페는 대낮이라 인적이 드물어 한갓진 주변 풍경과 묘하게 닮았다. 간판이 없다

1 문을 열면 개방된 공간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오른쪽이 로 스팅 실이다. 2 3 상징적인 구조물 외에 어떤 칸막이도 두지 않아 시원한 분위기가 나는 2층.

면 이곳이 카페인지 모르고 지나쳤을 만큼 차분하고 조용하다. ‘투명한 출입구’ 를 열자 홈페이지에서 묘사한 앤트러사이트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콧속 깊이 전해지는 커피 향에 먼저 몸이 반응한다. 높은 천장과 오픈한 주방이 어우러져 개방감을 주고, 어두운 톤의 조명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든다. 마치 커피에 공간에 집중하라 는 듯, 첫인상은 아주 과묵하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사람은 문을 열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광경에 적잖이 당황한다. 바, 주방, 진열장 등등이 칸 막이 없이 날것으로 펼쳐져 있어서다. 머신은 어떤 가림 장치도 없이 입구와 2층 계단을 향해 비스듬히 놓여 바 리스타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내보여야 한다. 조리한 음료를 서빙하는 테이블은 성인 허리 높이 정도밖에 안 되니, 어찌 보면 바리스타나 손님이나 민망할 수도 있겠다. 공간을 구분하는 장치가 없어 가끔 동선에도 문제가 생긴다. 손님이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와중에 가지 말아야 할 주방이나 머신 바로 근처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발 생하기 때문이다. 주변 도움을 얻어 공간을 계획하고 디자인한 앤트러사이트 대표가 이를 예측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1층과 연 결된 24시간 개방된 로스팅 실도 카페 2층도 마치 ‘공기를 품은 공간’ 처럼 모두에게 열려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그의 어떤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앤트러사이트가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고민하는 것이 바로 소통이에요. 조금 불편하더라도 픽업 스테이션을 없애는 등 공기처럼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오리온(31세) 로스터의 설명이다. + 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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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러사이트가 살아가는 법 문을 연 건 2011년 2월 초다. 지인과 커피 회사 창립을 준비하던 대표는 이곳을 둘러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 는 ‘낡은 공장’ 을 발견하고는 여기다 싶었단다. 비록 주 택가에 자리 잡긴 해도 주변과 어울리는 빈티지하면서 도 웅장한 분위기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최대한 건물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쪽으로 인·익스테리어를 진 행했다. 석 달간 공사를 마치고 오픈할 때는 5㎏짜리 로스터가 전부였는데, 4년이 채 안 된 지금 30㎏ 용량의 로스터 를 쓴다. 바리스타 6명, 로스터 2명으로 인원도 늘었고 작년에는 수입 생두를 다양화하면서 본격적인 자체 원 두 브랜드 생산 체계를 갖췄다. 나아가 올해는 주변 사 람과 팀을 이뤄 세계 경매 시장을 통해 생두를 들여올 계획이며 커핑, 로스팅 등의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앞선 언급처럼 앤트러사이트가 자리한 곳은 합정동 카 페 골목에서, 걸어서 닿기에 무리가 있는, 한참 떨어진 주택 밀집지역이다. 이런 곳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 은 바로 ‘ 소통’ 했기 때문이다. 주변 경관을 헤치지 않 으면서 이웃과 소통하고, 개방하고 비움으로써 손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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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한다. 비우고 비웠더니 이웃과 손님은 더 많은 것

을 채워줬다. 바리스타와 손님, 서로의 불편함을 극복하자 살가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곳이 카페 앤트러사이트다. “올해는 카페로서의 입지를 조금 더 다질 계획이에요. 로스팅 분야는 어느 정도 안정화됐 다고 생각하기에 이제는 우리 브랜드를 알리고 싶어요. 카페 운영이나 원두 판매 모두 견고하게 품질을 높여 오래갈 거예요.” 오리온 로스터가 밝 힌 올해 포부다. 그리고 다음은 앤트러사이트가 살아가는 법이다. ‘신발공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이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은 공간 재생, 자급자족, 재활 용이라는 아주 정직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건물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되찾아 육중하고도 2

텅 빈 Cafe와 당인리커피공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Anthracite의 매력은 커피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건강하고 개방적인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과 지역 사회에 기여하 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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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로스팅 실 역시 개방해 놓았다. 2 아담하게 놓인 2층 구석 공간. 오른쪽면 넉넉하게 마련한 테 이블과 소파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데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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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Cafe

나눔문화 플랫폼 카페 ‘허그인’ 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허그인은 카페가 주는 의미를 새로이 깨닫게 한다. 만나고 즐기고 소통하는 공간을 넘어 나눔을 실천 하고 공유하는 곳, 카페 허그인. 아름다운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해보자.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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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면 카페 허그인의 주역 신성국(오른쪽) 대표와 윤지훈 콘텐츠 팀장. 1 모던하게 꾸민 허그인 내부. 이야기가 있는 여러 소품이 눈길을 끈다. 2 나눔 실현을 위해 신성국 대표는 미라클스토리라는 회사를 창업 하고 첫 번째 작품으로 카페 허그인을 열었다.

2001년 개봉작,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에서 사회 선생님 오이진 시모 넷이 학생들에게 묻는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답을 찾는 주인공 학생 트레버를 통해 영화는 이렇게 답한다. “진심을 다해 누 군가를 도와줘요.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말해주 세요.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세요.”

카페 허그인Hug in을 운영하는 미라클스토리 신성국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나눔에 빠져 살았다. 스스로를 ‘중독’ 이라 표현할 만큼 나눔으로 가득 찬 그의

인생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 바로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다. 신 대표는 ‘내가 영화 속 주인공 꼬마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라 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고자 미라클스토리를 만들었다.

3개월 만에 200여 명이 동참한 나눔 스페셜 메뉴 “대학 때부터 나눔 운동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그 과 정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어요. 이를 계기로 작은 상상들과 실천들이 모이 게 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지요. 그리고 졸업 후 더 2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나눔의 에너지를 선물하고자 미라클스토리를 창업 했어요.” COFFEE SPACE + 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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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통한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를 모토로 내건 미라클스토리의 첫 번 째 작품 카페 허그인은 많은 사람이 나눔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실천하고 소 통하는 공간이다. “예전보다 기부 등의 나눔을 행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그 럼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행복하지 못한 것 같다”는 신 대표는 이러한 원인 을 대부분이 일회성으로 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학 입학 시부터 잠시를 빼놓지 않고 20대 전부를 나눔에 바친 신 대표는 굴 곡을 거치면서 깨달았다. 한 번이 아닌 두 번 세 번 이어지는, 지속적인 실천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 콘텐츠가 더해진 다면 지금보다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나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페 허그인이 플랫폼이라면 콘텐츠는 나눔의 인식, 실천, 소통이다. 그래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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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그인에는 인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실천을 위한 스페셜 메뉴가 있으며, 소통을 위한 여러 공간이 있다. 이 중에서 손님들에게 가장 화제를 모 으는 건 스페셜 메뉴다. 스페셜 메뉴 첫 번째 ‘허그인 터치’ . 이 메뉴를 주문하면 전 사람이 결재한 메 뉴와 함께 짤막한 편지가 전달된다. “허그인 터치를 주문하신 당신께 ‘카페라 떼’ 를 드립니다. 오늘은 2014年 1월 1일입니다. 지금 이 시간 누구와 함께하고

계신가요? 앞 또는 옆에 있는 그분 or 그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항상

행복하세요.”

누구나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그리고 받은 사람은 누 군가를 위해 커피를 선물하고 글을 적는다. 허그인 터치는 카페가 오픈한 지 3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무려 200여 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4

왼쪽면 카페 허그인은 말한다. ‘ 우리는 나눕니다. 그냥, 좋아서’ . 1 벽면 삽화는 보는 재미, 읽는 재미 가 쏠쏠하다. 2 허그인을 위해 지인이 선물한 일러스트. 3 커플을 위해 제작한 머그컵. 4 익명의 누군 가를 위해 나눔을 신청하는 허그인 터치. 3개월만에 200백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케이크와 아메리카노 그리고 편지 “사랑해” 허그인 터치가 익명의 누군가를 위한 마음의 나눔이라면 두 번째 스페셜 메뉴 ‘허그인 선물카드’ 는 사랑하는 지인을 위한 나눔이다. 친구, 연인, 아내, 남편, 자녀, 부모, 동료 누구도 좋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시켜놓고 COFFEE SPACE +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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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와 연락처를 적어 놓으면 허그인 에서 상대방에게 “안녕하세요. 당신 1

을 위한 선물이 도착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누가, 무엇을

보냈는지 이곳에 와야만 알 수 있다. 한 여성은 남자친구를 위한 당근 케이크와 아 메리카노를 주문해 놓고는 편지지에 단 세 글자만 썼다. “사랑해.” “받은 손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몇 자 안 되는 글인데 모르는 사람이 나를 응원해 주는 게 감동이고 큰 힘이 된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어 좋다’ 라고 하세요. 요즘 같이 각박하고 안녕하지 못한 세상에 따듯한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위 로가 되는지 알겠더라고요. 이렇게 작은 나눔 하나로 한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할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기적 아닐까요?” 허그인은 기적을 선물함으로써 나눔이 즐기는 문화로 정착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늘 재밌고 즐거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데, 의무가 되고 부담이 되어서는 결코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즐겁 게 참여하고 감동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 두 가지 스페셜 메뉴는 허그인이 초창기 어려움을 딛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어느덧 입소문이 퍼 져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보다 두 메뉴를 찾는 이들이 더 많다. 그만큼 나누고 위로받을 곳이 없다는 이야기다. 2

3

“아름다운 세상은 나에게서 우리에게서 시작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내딛 는 젊은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에 함께해 주세요.”

왼쪽면 허그인을 다녀간 이들의 흔적이 벽에 걸렸다. 1 이곳에서는 모두가 주인이 된다. 2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부하는 허그인 선물카드. 3 곳곳에 숨겨진 인테리어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COFFEE SPACE + 025


Information

커피 읽어주는 남자

터 로스터기, 머신의 탄생 배경과 종류, 생두가 원두

로 이슈 되는 소재를 커피와 접목해 신선한 발상과

커피 읽어주는 남자 팟캐스터 구대회 씨. 전 세계 54

로 공정·배송되는 과정까지 커피의 기초적인 상

젊은 사고방식으로 풀어낸 그녀들의 이야기는 친

개국을 여행하며 대륙별 커피 농장과 카페를 돌아

식을 전한다. 두 커피인의 서로 다른 생각을 엿듣는

숙하게 다가온다. 시종일관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

보고 각국의 커피 역사와 문화를 익혔다. ‘맛있는 커

재미도 쏠쏠하다.

와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녀들의 수다에 동참하고

피 한 잔이 세상을 바꾼다’ 는 신념으로 서울 마포

coffeebob.tistory.com

싶은 충동이 든다.

골목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 중이며 문화센터와 기

itunes.apple.com/kr/podcast/id721591643

관 등에서 커피와 여행에 대한 특강을, 지난 가을에

초호와 소보로의 커피전성시대

는 남이섬에서 제1회 커피콘서트를 주관·진행할

국내에 커피 관련한 팟캐스트가 생긴 지 얼마 되지

마담 K의 커피하우스

정도로 커피에 대한 식견과 열정이 대단하다.

않은 그 짧은 시간에 이미 마니아층을 형성한 팟캐

마담 K의 커피하우스는 블로그와 동시에 운영되고

구대회 씨가 운영하는 ‘커피 읽어주는 남자’ 는 미처

스트가 있다. 바로 ‘초호와 소보로의 커피전성시대’ .

있다. 커피인이라면 알아야 할 기본 상식부터 일반

알지 못했던 재미있는 커피 이야기부터 카페 창업

전문적인 커피 상식 외에도 여행 중에 만난 카페와

인이 갖고 있는 커피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이해를

및 핸드 드립 등 커피에 대한 모든 정보를 나눌 수

사람 그리고 커피 이야기가 있다. 한 청취자는 “커

돕는 코너, 마담 K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 커피

있는 소통의 공간이다. 국내·외 커피 소식과 촌평,

피는 에스프레소만을 알았는데 방송을 듣고 핸드

인들과의 담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블로그 내용 중

더불어 화제의 인물, 카페를 찾아가 그 현장을 생생

드립 커피를 즐기게 됐다. 커피 외에도 책과 여행

인터뷰 부분을 팟캐스트로 꺼내왔다. 풍부한 감성과

히 담아 전달한다. 다양한 분야의 커피 전문가 및

이야기 등 유익한 정보로 구성돼 즐겨듣는 팟캐스

정감 있는 목소리, 오랜 경험과 관록에서 우러난 매

애호가를 게스트로 초청해 나누는 흥미진진한 이

트 중 하나다”라고 말할 정도로 대표 커피 팟캐스

끄러운 진행으로 많은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다.

야기도 들을 수 있다.

트로 자리매김한 인기 프로그램이다. 진한 커피 향

itunes.apple.com/kr/podcast/id650552115

www.podbbang.com/ch/6095

과 더불어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다. itunes.apple.com/kr/podcast/id680357831

막말커피 지난 가을, 거침없는 입담으로 대중에게 유쾌하고

드립전문 커피집

편안하게 다가온 ‘막말커피’ 는 스스로 커피를 밥처

에소, 모카, 라떼라는 닉네임의 세 여성 DJ가 진행

럼 먹는 사람이라 부르는 경향씨앤엘의 오승호 대

하는 커피 팟캐스트 ‘드립전문 커피집’ . 구수한 시

표와 리얼빈 박지만 원장이 커피에 대한 흥미로운

그널 음악에 상큼, 발랄한 그녀들의 목소리로 전하

이야기를 막말로 풀어내는 방송이다. 커피 역사부

는 커피 이야기는 정겹고 유쾌하다. 최근 사회적으

이야기로 만나는 한낮의 여유 커피 팟캐스트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확산은 대중이 보다 쉽게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문화를 누리도록 한다. 그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인 팟캐스트PodCast는 방송 시간 제 한 없이 언제든 원하는 때에 원하는 프로그램의 시청·청취가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가로운 오후, 전문 팟캐스터가 생생하게 전하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커피 이야기’를 만나보자. 글·사진 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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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Space

태양의 파장을 열에너지로 변환해 주변 공기 온도를 높여 그로부터 생성되는 열풍을 실내로 보내 공 간을 덥히는 방식.

화석 연료를 이용하지 않고 태양으로부터 생성된 열에 너지를 열교환 방식을 통해 열매체를 덥혀 따듯한 물을 만드는 온수기.

내열 벽돌과 흙을 쌓아올려 만든 흙 오븐은 최소의 나무로 최대의 열을 내어 음식을 요리하는 적정 기술 기기다.

햇볕을 통해 형성된 열풍으로 농산물을 자연 가공하는 기구 로, 건강한 햇볕을 쬐어 더욱 영양가 높은 2차 자연 가공식 품을 만드는 기기.

연료 효율을 향상한 전통 가마솥 화덕으로 연소 효율과 열 이용률을 높여 적은 연료로 도 사용 가능하게 고안한 조리 기구.

소독한 수돗물이 아닌 하늘에서 내린 빗물을 모아 정수해 생활 용수로 이용.

자연이 만드는 레스토랑 ‘ 마음먹기’

빗물 커피? 텃밭 피자? 햇볕이 만든 과자?

빗물로 커피를 추출하고, 텃밭에 난 채소로 피자를 만들고, 햇볕으로 과자를 굽는다? 될 것 같기도 하고 안 될 것 같기도 한 이러한 일들 이 실제 벌어졌다. 지난해 문을 연 식당 겸 전시 공간, 자연을 위한 자연의 부엌 ‘마음먹기’다. 글 홍정기 사진 및 자료 협조 유알아트

공공문화개발센터 ‘삶의기술발전소 유알아트’ 에서 식당 겸 전시 공간으로, 공덕 경의선 패션 부지 사회적 장터 ‘늘장’ 에 오픈한 레스토랑 ‘마음

직접 요리해 볼 수도 있다. 유알아트 관계자는 “요리와 더불어 많은 사람 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공유의 장”이라고

먹기’ .

‘마음먹기’ 에 대해 설명한 뒤, “앞으로 모든

‘마음먹기’ 는 기술적 측면으로 바라보던 적

이들이 각자 가진 삶의 경험들 안에서 공유

정기술(햇볕, 나무, 불)을 생활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삶의 기술로 바라본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이곳은, 친환경 에너 지 시스템으로 실생활에 유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 다. 햇볕 온풍기로 난방하고, 태양광으로 불을 밝히고, 최소한의

할만한 삶의 기술을 수집하고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요리와 농사, 커 피 수제 로스팅 등 일상의 감성과 감각을 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마음먹기’ 를 오픈한 유알아트는 의식주와 일과 놀이, 공동체

연료(나무)로 요리한다. 물은 빗물 저금통이 담당하고, 햇볕 건조기가 말린다.

의 원형들에 관심을 가지는 문화단체로, 자연에너지를 이해하고 자연과 함께

이렇게 해서 탄생한 음식이 빗물 커피, 텃밭 피자, 햇볕이 만든 과자 등이다. 빗

삶을 꾸리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일을 발굴하는 데 의의를 두고, 그 가치를

물을 말 그대로 받아 정수한 물로 커피를 내리고, 유기농 텃밭에 나온 것들로

선언하고 전파하기 위해 1998년 설립했다.

샐러드를 만들고 피자를 굽는다. ‘마음먹기’ 에서는 이러한 음식들을 방문객이 + 028



News

웰빙 바람 타고 차 수입 급증 5년 전 대비 187% 증가, 인스턴트커피는 크게 줄어

웰빙 바람을 타고 마테차나 녹차 등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차茶류 수입량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발표한‘차(茶)류 등 겨울철 기호식품 수입 동향’ 에 따르면, 지난해 차 류 전체 수입량은 8,234톤으로 2009년(4,171톤) 대비 97%가 증가했다. 이 기간 수입액도 1,686만 달러에서 4,838만 달러로 5년 새 187% 급증했다. 수입 가격이 가장 낮은 볶은 치커리/커피 대용물(1.0$/㎏)이 전체 수입의 47%를, 수입 가격이 가장 높 은 녹차(26.0$/㎏)가 0.4%를 차지했는데, 이를 수입량(톤)으로 따져보면 볶은 치커리/커피 대용물 (3,866), 코코아(1,719), 차/마테 추출물(1,385), 홍차(783), 마테(446), 녹차(34) 순이었다. 한편, 인스턴트커피는 2009년 5,003톤에서 지난해 6,990톤을 수입해 5년 전에 비해 39.7% 늘었으 나, 이는 3년 전(8,486톤) 보다 17.6% 떨어진 수치로 2012년 8,937톤 대비 1,947톤이나 수입량이 줄었다. 관세청 관계자는“웰빙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류 수입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면서 “이러한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 밝혔다.

차류 수입량 추이, 자료 관세청

인스턴트커피 수입량 추이, 자료 관세청

이를 품목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볶은 치커리 및 커피 대용물: 2013년 3,866톤(3,942천 달러)을 수입했으며, 5년 전 대비 수입량은 80%, 수입 가격은 1.0$/㎏로 25.7% 증가했다. 전체 수입의 99%가 중국産이다.

전체 수입량 2009년 대비 97% 증가

▲코코아: 1,700톤(6백만 달러)을 수입했으며, 5년 전 대비 수입량은 100%, 수입 가격은 3.5$/㎏로

볶은 치커리/커피 대용물이 47%

133% 증가했다. 해마다 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브라질産(1.9$/㎏) 수입은 축소되는 반면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

미국産(9.5$/㎏)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60.4%로 브라질産이 가장 많고 미국産은 10.6%로 적다. + 030



▲차·마테추출물: 1,385톤(26,724천 달러)을 수입했으며, 5년 전 대비 수입량은 107%, 수입 가격 은 19.3$/㎏로 24.2% 증가했다. 미국産 51%, 일본産 12%, 싱가포르産 10%, 중국産 6% 순이다. ▲홍차: 783톤(8,849천 달러)을 수입했으며, 5년 전 대비 수입량은 81%, 수입 가격은 11.3$/㎏로 51.8% 늘었다. 중국産(8.1$/㎏) 55%, 스리랑카産(10.4$/㎏) 15%, 대만産(7.6$/㎏) 7%, 인도産 (19.3$/㎏) 7% 순이다. ▲마테: 446톤(1,953천 달러)을 수입했으며, 5년 전 대비 수입량은 856%, 수입 가격은 4.4$/㎏로 90.8% 증가했다. 해마다 수입량이 대폭 증가해 5년 전에 비해 858%나 증가했다. 그간 수입이 거의 미 미했던 브라질, 일본産 마테 수입이 크게 늘었으나 여전히 아르헨티나産(78%)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 음으로 브라질産(11%), 일본産(10%) 순이다. ▲녹차: 34톤(893천 달러)을 수입했으며, 5년 전 대비 수입량은 126%, 수입 가격은 26.0$/㎏로 469%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녹차 산업 육성을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으로, 전체 수입 발효 차 중 녹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입 가격은 해마다 상승해 3년 전 대비 143%, 5년 전 대비 469%나 늘었다. 중국産(37%), 싱가포르産(27%), 몽골産(14%), 일본産(14%) 순 이다. ▲인스턴트커피: 6,990톤(87백만 달러)을 수입했으며, 5년 전 대비 각각 수입량은 37.7%, 수입 가격 은 151.3%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3년 전(8,486톤) 보다 17.6% 떨어진 수치로 2012년(8,937톤)에 비하면 1,947톤이나 수입량이 줄었다. 비교적 저렴한 브라질産이 전체 수입의 36%(2,482톤, 11.5$/ ㎏)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독일産(709톤, 19.0$/㎏), 말레이시아産(664톤, 10.2$/㎏), 콜롬비아 産(574톤, 14.7$/㎏) 순이다.

겨울철 기호식품 전체 수입 동향

인스턴트커피 수입량 크게 줄어 3년 전 비교 1,947톤이나 감소 차·마테추출물 107% 큰 폭 증가 단위: 톤, 천 달러, $/㎏, %, 자료 관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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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원고를 기다립니다 월간 <COFFEE SPACE>의 주인은 바로 독자 여러분입니다. 이제 맛 첫발을 뗀 아이처럼 월간 <COFFEE SPACE>의 지면은 여러분 을 향해 늘 비워져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추천으로 꾸며질‘테마가 있는 Cafe’지면과 여러분의 일상을 전할 지면을 넉넉히 마련 해 뒀습니다. 두드리면 반드시 열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원고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테마가 있는 Cafe

월간 <COFFEE SPACE>에서는 테마가 있는 Cafe와 그곳에 근무하는 바리스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단골로 다 니는 Cafe나 기억에 남는, 다른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Cafe가 있다면 주저 말고 간단한 소개 글과 함께 사진을 보내주세요. 전국 어느 곳이든 찾아가겠습니다. 매달 선정된 분에게 소정의 상품을 드려요.

여러분의 일상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님들, 사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분들,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님들, 매장에 근무하는 바리스타 여러분. 여러분의 그 빼어난 글솜씨를 숨겨놓지 마세요. 저희 월간 <COFFEE SPACE>가 예쁘게 담아드리겠습니다. 글 형태, 분량 상관없습니다. 남녀노 소 가리지 않고 한 통 한 통 소중히 읽고 또 읽겠습니다. 매달 지면에 실린 분에게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문의 : 월간 <COFFEE SPACE> 편집부. 02-547-5111. kca@koreacoffee.org 우)135-010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69(논현동, 4층) 월간 <COFFEE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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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삼성전자, 일리카페와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일리카페illycaffe와 글로 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에 따라 삼성전자는 일리카페의 플래 그십 매장에 태블릿 등의 스마트 기기와 특화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며, 일리카페는 삼성전 자의 주요 전시장과 글로벌 행사장에서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 술과 일리카페의 프리미엄 커피가 만나는 첫 번째 매장은 영국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 위치한 일리

2014서울커피엑스포 설명회 개최

카페 매장이다. 삼성전자 이영희 부사장은 “사람들이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돕는 것 이 삼성전자의 목표”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일상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창조성과 혁신을 함께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카페 안드레아 일리Andrea Illy 회장은 “삼성전자의 창조를 위한 열 정과 기술 혁신은 전 세계에서 차세대 커피 매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단법인 한국커피연합회가 주관하고 코엑스 가 주최하는 2014서울커피엑스포 설명회가 지난 1월 16일 코엑스 3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올해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WSBC 참가 선수와 함께하는 연탄 기부 행사

4일간 열리는 서울커피엑스포는 상반기에 개

(사)한국커피연합회가 주최하는 ‘2014 세미큐크림 월드 슈퍼 바리스타 챔

최되는 커피 관련 신제품 홍보 및 브랜드 마

피언십’ 참가자 이름으로 1인당 10장의 연탄을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케팅을 위한 대표적인 커피전문전시회로 3회

연탄나눔운동에 기부했다. 지난 1월 1일부터 15일까지 대회에 접수한 개인

째를 맞는다.

전, 단체전 신청한 참가자는 총 106명으로 연탄 1,060장을 마련했으며 더

30여 업체가 참가한 이 날 설명회에는 기존

불어 (사)한국커피연합회의 이름으로 2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의 다양한 커피 관련 전시회의 여러 사례들을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연탄나눔운동은 2004년 출범 이후 3,300만 장

통해 호응도와 만족도가 높았던 아이디어 및

의 연탄을 자원봉사자의 손길로 우리 주위 어려운 이웃 10만 가구에게 전

정보를 공유하고 추후 개선·보완해야 할 사

달해왔으며 2013년도에는 자원봉사대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항들을 되짚어 보는 한편, 2014커피엑스포 프

WSBC 개인전 참가자는 “대회 신청을 통해 처음 기부란 것을 하게 됐다. 이번 연탄 나눔 행사로 주변

로그램 및 새롭게 진행하는 프로모션에 대한

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이번 대회가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설명이 있었다. 올해 전시는 월드슈퍼바리스타챔피언십을 비 롯해 교육 세션, 민트라벨, 체험 행사까지 다

2013 가장 성공한 창업 아이템, ‘커피 전문점, 베이커리 카페’

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계획이며, 특히 신

창업포탈 창업몰이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시니어 창업자들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비교·전시함으로써

이 가장 많은 성공을 이룬 프랜차이즈 브랜드 베스트 10을 집

커피 산업의 트렌드를 알아보고 관람객이 직

계, 발표한 결과 커피 전문점, 베이커리 카페가 대다수를 차지

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민트라벨’ 을

했다. 이번 조사는 창업 후 창업자가 직접 느끼는 브랜드 인지

보다 강화시켜 참가 사가 신제품을 적극적으

도, 본사 신뢰도, 본사 마케팅 능력, 시니어 창업자들의 경험이

로 홍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반영되는 업종, 관리가 용이한 항목 등의 점수를 매겨 선정하

이날 참석한 업체 관계자는 “타 전시회와는

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스트 10에 든 시니어 창업 아이템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던킨도너츠, 투

차별화된 알찬 프로그램들이 많은 것 같다.

썸플레이스, 카페베네, 뉴욕핫도그 앤 커피 등의 커피 전문점과 베이커리 카페가 주를 이뤘고, 버블

설명회에서 제시한 다양한 마케팅 사례들이

퐁, 스크린골프, 놀부부대찌개, 롯데리아 패스트푸드 등의 외식 창업이 뒤를 이었다. 창업몰 아이템

전시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더

개발팀 전금석 창업전문가는 “은퇴 후 창업을 통해 노후설계를 할 때는 힘든 노동이나 특별한 노하

불어 참가 업체 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유익한

우가 필요 없이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업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시니어 창업 아이템은

정보를 얻어간다”고 전했다.

이미 활성화된 아이템들이, 또 직접 노동을 하지 않고 매니저 시스템을 통해 수익만 챙길 수 있는 운

글•사진 최영희

영법을 적용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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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도근 바리스타( 카페 찬스브로스)

이상과 현실 어떤 의미로 커피는 환상이다.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향긋한 커피를 매일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다른 장사와는 달리, 소란을 피우거나 악다구니를 하는 괴로운 손님을 만날 일도 별로 없다. 폼 나는 커피 매장을 운영하고, 그런 곳에서 일한다는 것. 그래, 생각만 해도 멋진 일이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 정작 매장을 운영하고 일하는 사장님과 바리스타는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이다. 이번 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최은희 작가는‘커피는 로망일 때 가장 아름답다’ 고 했고, 고유리 바리스타는 ‘적어도 3년은 커피에 미쳐 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라’ 며 겁먹는 소리부터 한다. 다른 직종을 운영하거나 그곳에 근무하는 여러분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게다. 유독 커피‘사장님’ 과‘바리스타’ 에 대한 환상이 큰 건, 매스컴의 영향일 수도 있겠고‘커피’ 가 주는 향긋하고 고급스런 이미지 탓일 수도 있겠다. 결국, 선택은‘내 몫’ 이다. 그럼에도‘내 매장’ 을 꿈꾸고,‘직업 바리스타’ 를 꿈꾸는 여러분에게 선배들이 덜컥 겁먹을, 위험천만한 말부터 꺼내는 이유는 당신을 조금이라도 빠른 성공의 길로 안내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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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지속적인 어깨 통증, 나도 오십견? 글 장용수 잠실경희한의원 원장

어깨 부위 통증으로 움직임에 제한을 받는 오십견은 초기에는 어깨 부위에 가끔 통증이 왔다 사라지 는 증상이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 통증이 심해지면서 일상생활은 물론 수면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주 는 질환이다. 주로 50세 전후에 많이 발생해 붙은 병명이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을 중 심으로 30~40대에서도 많이 발병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삼십견, 사십견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십견은 자연 치유가 되기 도 하지만 그 기간이 매우 길고 증상이 나타나는 동안 심한 통증을 수반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필요로 한다. 오십견은 어깨가 마치 얼어버린 것처럼 굳는다고 ‘ 동결견凍結肩’ 이라고도 부른다. 풍한습담風寒濕 痰 사기邪氣 영향으로 기혈이 울체돼 어혈이 생기거나 오장육부 기능이 떨어져 조화가 깨져 발생한 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나며 오십견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인 심한 통증과 관절 운동 장 애로 일상생활에서 불편함, 수면 장애로 고통을 호소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은 목 주위 근육이 경직되면서 어깨나 팔까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컴 퓨터를 오래 이용하는 경우, 같은 동작만을 반복하는 경우, 장시간 운전하는 경우, 운동량이 부족한 경 우, 옆으로 자는 습관으로 인해 어깨가 자주 눌리는 경우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 오십견이 생기더라도 통증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한참의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 가 많은데 오십견은 조기 발견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인 증상은 통증과 관절 운동 장애다. 물론 두 가지 증상 모두가 나타난다고 해서 오십견으로 판 명할 수는 없다. 팔을 뒤로 들어 올리는 것부터 시작해 옆으로 들어 올리기, 앞으로 들어 올리기, 회전 운동 등이 잘되지 않으면 의심할 수 있다. 유사 증상인 관절염이나 목 디스크는 쉬면 통증이 줄어드는 데 반해 오십견은 오히려 밤에 통증이 더 심해 수면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심한 통증은 운동량 부 족으로 이어져 다시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가 잦다.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서서히 증상이 완화되는 질환이다. 하지만 길게는 2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며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다른 질병의 원 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도록 한다. 치료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사기나 오장육부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을 목 표로 한다. 오랜 시간 어깨를 많이 사용해 생긴 질환이므로 뭉친 기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통증을 제거하고, 운동 장애를 회복시켜 주는 처방을 한다. 이때 침과 약침, 뜸, 부황, 탕약 등을 이용해 어혈을 풀어줘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하고 근력 강화를 돕는 치료를 해야 하며, 보조적으로 긴장도가 각 각 다른 근육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십견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기보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료 를 통해 정확한 원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치료가 된 오십견은 재발하지 않지만 반대편

오십견 자가 진단 + 어깨 관절이 뻣뻣하고 통증이 있다. + 밤에 어깨 통증으로 수면 방해를 받는다. +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어깨 부위에 통증이 있다. + 혼자서는 옷 뒤에 있는 단추나 지퍼를 이용하기 어렵다. + 어깨 부위에 통증이 반복되다가 점점 심해진다.

어깨에 발생할 수는 있다. 이런 경우 통상 먼저 증상이 나타난 어깨보다 조금 더 심한 경우가 대부분 이나 동일한 과정을 거쳐 치료를 받으면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상시 규칙적인 관절 이완 운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콩, 청국장, 유부, 콩자반, 두부, 된장, 마늘, 호박, 싱싱한 생선류 등은 어깨 결림을 방지하고 근육 이완 등 을 돕는 데에 도움 주는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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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강의 _ Latte Art

한 잔에 담는 예술 한 모금, 라떼 아트 맛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커피 한 잔에서도 예술을 기대할 만큼 커피에 대한 소 비자의 기대와 욕구가 커지면서 ‘라떼 아트’라는 새로운 커피 영역을 만들어냈다. 에스 프레소가 담긴 커피 잔은 무한의 캔버스가 되고, ‘2014월드슈퍼바리스타대회’에는 전년 과 다르게 일반부 개인전 부문에 라떼 아트를 새로운 시합 종목으로 채택할 만큼 바리스 타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라떼 아트의 기본은 무엇이며, 그 기본에 중 심을 둔 맛과 멋을 동시에 살리는 비법에 대해 알아보자. 글·사진 최영희

‘라떼 아트Latte Art’란 커피 위에 우유로 그리는 하트, 꽃, 동 물의 얼굴 등 다양한 문양을 뜻한다. 그 유래는 100여 년 전, 한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를 따르다 우연한 실수 로 그려진 나뭇잎 모양을 발견한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 나뭇 잎 모양이 오늘날 라떼 아트의 기본인 로제타Rosetta다. 그 후 1986년 미국 시애틀에서 하트 폼을 만드는 기술을 창안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오늘날에 이르러선 나 뭇잎과 하트 모양 외에도 에칭펜과 같은 도구를 사용한 바리 스타의 아이디어와 독창성이 엿보이는 새로운 모양의 라떼 아트까지 그 범위와 영역이 확대됐다. 라떼 아트는 단순히 그림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맛과 모양이 모두 중요하기에 맛에 기본이 되는 에스프레소 크레마와 우유 스팀을 잘 이해 해야 한다.

에스프레소 라떼 아트 성패를 좌우하는 첫 번째 요소는 에스프레소다. 에스프레소 크레마 조밀도에 따라 그 림이 달라지기에 우선 그에 대한 기본 상식이 필요하다. 크레마Crema란 에스프레소 추출 시 순간적으로 커피를 불린 후 7~9Bar의 압력으로 밀어내 추출된 에스프레소 표면에 띄는 갈색 빛 크림을 말하며 곱게 갈은 에스프레소에서 나오는 아교질과 섬세한 커피 오일 의 결합체로 젤라틴과 같은 고운 입자들이 쉽게 침전되지 않고 커피 위에 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보통 로스팅한 원두에서 잔존 가스량이 80% 이상 빠져야 좋은 크레마가 나오 는데 이때 훨씬 더 안정적인 그림이 만들어진다. 라떼 아트를 만들 경우 주로 수입 커피를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갓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가 맛있는 라떼 아트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런 경우는 물먹은 도화 지에 그림 그리는 격이다. 갓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할 경우에는 에스프레소 추출 후 티스푼으로 저어준 다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 + 042



우유 거품 우유 거품 만들기에는 많은 도구와 방법들이 있지만 어떤 기계를 사용하든 일

하트를 그릴 경우 스팀한 우유를 에스프레소가 담

정한 우유 거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머신을 사용할 경우 무엇보다 스팀

긴 잔(180㎖ 기준)에 중력을 이용해 10㎝ 정도 높이

피처를 머신에 붙이고 수직이 되게 각을 잡는 것과 스팀 노즐과 스팀 피처 위

에서 정가운데에 붓는다. 벽으로 부으면 전체 크레

쪽 표면이 중앙에서 직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기를 빨리 주입해야 혼

마가 다 밀리기 때문에 정가운데로 빨리 떨어뜨리

합 시간이 길어져 찰진 거품을 만들 수 있는데 머신마다 스팀이 나오는 시점

는 것이 중요하다. 양을 줄이고 크레마 위에 생긴

이 다르기 때문에 스팀 밸브 손잡이를 돌려 힘이 받는 부분까지 돌린 후 엄지

흰점을 줄이면서 잔의 반을 채운다. 절반이 차면

손가락을 위로 옮겨 다시 180˚로 열어준다. 입에서 가장 좋은 맛을 느낄 수 있

스팀 피처를 잔에 대고 벽에서 1㎝ 떨어진 지점으

는 핫음료로 최적 온도는 70℃다. 혓바닥에 있는 맛을 느끼는 미뢰는 37℃가

로 내려온다. 그냥 부으면 가속도 때문에 그림이

되어야 제 맛을 느끼는데 70℃ 음료가 입 안에 들어갔을 때 36.7℃로 떨어뜨

안 그려지므로 스팀피처를 잔에 대고 좌우로 살짝

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온도계가 없을 경우 스팀 피처(600㎖ 기준) 상부 3분의

흔들면서 붓다가 1㎝ 앞으로 나아간다. 최종적으로 그림을 그릴 지점을 정하고

1 지점을 잡아서 뜨겁다 느꼈을 때의 온도인데 실습으로 직접 체감해보는 것

그곳에 양을 많이 붓다가 그림을 그린다.

이 좋다.

* 기사 내용의 일부는 지난 1월 4일(토) 진행한 KCA 정기세미나(이승훈 교수) 내용을 참조함.

우유 거품 만들기 순서

1 우유를 600㎖ 스팀 피처에 따른다. 스팀 피처는 차가운 것 을, 우유는 냉장 우유를 사용한다. 2 스팀 밸브를 열어 고인 물을 뺀다. 물이 나오면 우유 농도가 흐려지므로 먼저 물을 빼고 시작한다. 3 스팀 노즐과 기계가 수직이 되게 각을 잡는다. 4 스팀 피처 코 부분이 기계 옆으로 향하도록 하고 스팀 피처 를 기계에 붙인다. 5 스팀 피처를 기계에 붙인 상태에서 스팀 노즐을 당겨 스팀 피처 위쪽 표면 중앙에 직각을 잡는다. 6 스팀 노즐 끝 부분을 우유 속에 담근다. 7 스팀 피처를 중앙에서 1㎝ 정도 기계 반대 방향으로 옮긴다. 8 손잡이를 돌려 스팀 밸브에 힘이 받는 부분까지 돌린 후 엄 지손가락을 위로 다시 옮긴 다음 180˚열어준다. 9 스팀 피처 상부 3분의 1 지점을 잡는다. 10 스팀 피처를 밑으로 서서히 내리기 시작하는데 노즐 끝 부분에서 마찰음이 들리면 피처를 밑으로 내리면서 빠르 게 공기를 주입한다. 스팀 피처에 8부(위에서 3㎝)가 될 때 까지 계속 한다. 11 우유 거품이 스팀 피처에 8부가 되면 각과 위치를 바꾸지 말고 그대로 유지하며 혼합한다. 12 스팀 피처 상부 3분의 1 지점이 뜨거워질 때까지 온도를 올린다. 13 온도 올리기가 끝나면 재빨리 밸브를 잠근다. 14 스팀 피처를 바닥에 치고 돌리기를 반복하면서 우유 거품 을 곱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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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쓴 세무

자영업자 절세 지름길!

세금계산서를 최대한 확보하라 법 없이도 살 수 있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실생활과 밀접한 법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춰야만 억울한 일을 겪지 않습니다. 세무와 관련한 궁금증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문의하세요. 전문가에게 의뢰해 친절 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kca@koreacoffee.org

Q

서울 강남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민정 씨는 2012년 7 월 1일부터 일반과세자로 전환했다. 간이과세자로 있을 때는

부가가치세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는데 신용카드 사용이 늘면 서 매출액 대부분이 노출되고 일반과세자로 전환까지 되었으므로 이 제는 세금을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됐다. 사업자 김민정 씨가 이 상황 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세금 절약 방법은 무엇일까?

A

부가가치세는 매출 세액에서 매입 세액을 공제해 계산한다(부가가 치세 = 매출세액 - 매입세액).

따라서 부가가치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출 세액을 줄이거나 매입 세 액을 늘려야 하는데, 매출 세액은 매출액이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임의로 줄이거나 늘릴 수 없다. 매출액을 고의로 누락시킨다면 이는 탈세 행위로 법에 어긋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나중에 누락 사실이 발견되면 훨씬 무거 운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매입 세액을 늘릴 수밖에 없 다. 하지만 매입 세액 역시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으므로 방법은 물건 을 구입하면서 매입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세금계산서를 최대한 확보하 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매입 금액이 적은 경우 세금계산서를 받지 않거나 주변에 있 는 간이과세자로부터 물건을 구입하고 영수증을 받곤 하는데, 이러한 경우 는 매입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물건을 구입하고 세금계산서를 받으면 일반과세자는 매입 세액 전액을, 간 이과세자는 매입 세액의 5~30%를 공제받는다. 예를 들면 김민정 씨의 2012년 2기 과세 기간(6개월) 총매입액이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세금계산서 수취 비율에 따른 매입 세액 공제액을 보면 다음과 같다. 옆의 표 참고.

세금계산서 수취 비율

매입 세액 공제액

따라서 비록 적은 금액이라도 물건을 구입할 때는 일반과세자로부터 구입을

100%

5,000,000원

하고 세금계산서를 빠짐없이 받아두는 것이 부가가치세를 절약하는 지름길

50%

2,500,000원

이다. 공급자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지 않는 경우에는 매입자발행 세금

0%

0원

계산서를 통해 공제받을 수 있다. + 046



Q

소매업을 하는 김수현 씨는 타 사업자보다 좀 더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도매업자 박은영 씨로부터 550만 원(공급 대가)의

의류를 구입하고 세금계산서 발급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따 라 김수현 씨는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못해 매입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됐다. 이 경우 매입 세액 공제받을 방법은 없을까?

A

결론부터 말하면,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매입자발행 세금계 산서 제도에 의해 김수현 씨는 매입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매입자발행 세금계산서 제도는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가 있는 사업자(일반 과세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그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 은 경우,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은 사업자(매입자)가 관할 세무서장의 확 인을 받아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있는 제도다.

매입자발행 세금계산서의 발급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일반과세자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경 우, 매입자(신청인)는 세금계산서 교부 시기부터 3개월 이내에 거래사실확인 신청서에 대금 결제 등 거래 사실 입증 자료를 첨부해 신청인의 관할 세무서 장에게 거래 사실 확인을 신청한다. -거래 사실 입증 책임은 매입자에게 있으므로 대금 결제 등 증빙 자료를 확보 해야 한다(영수증, 거래명세표, 거래사실확인서). 2 ) 신청인 관할 세무서장은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를 공급자 관할 세무서장에 게 송부한다. 3 ) 공급자 관할 세무서장은 다음 달 말일까지 공급자의 거래 사실 여부를 확 인하고 그 결과를 공급자와 신청인 관할 세무서장에게 통보한다. 4 ) 공급자 관할 세무서장으로부터 거래 사실 확인 통지를 받은 신청인 관할 세무서장은 즉시 신청인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고, 그 통지를 받은 신청인은 매입자발행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공급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다만, 신청인 및 공급자가 관할 세무서장으로부터 거래 사실 확인 통지를 받은 경우에는 매입 자발행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것으로 본다. 5 ) 신청인이 부가가치세 신고 또는 경정청구 시 매입자발행 세금계산서 합계 표를 제출한 경우, 매입자발행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매입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매입자가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기 위해 세무서 장에게 거래 사실을 확인 신청하는 경우, 거래 건당 공급 대가(부가세 포함 가격)가 1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글 세무법인 영진 김훈희 세무사 02-34 8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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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culture

2014 커피콘서트 글 최영희 사진 제공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하는‘2014 커피콘서트’ 가 지난 1월 15일 첫 무대를 선보였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커피콘서트는 육 아와 가사라는 반복된 일상을 보내는 주부들에게 커피 한잔의 여유와 예술 의 향기를 전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전석 1만 5천 원의 저렴한 가격으 로 고품격 문화생활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지난 7년 동안 다녀간 관객 수 만 3만여 명에 이를 만큼 명실공히 인천시의 인기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2014 커피콘서트는 기존 관객들의 호응이 좋았던 장르들과 더불어 클래식, 발레 뿐만 아니라 월드뮤직, 고전음악, 퓨전국악 등의 다양한 공연들로 관 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 첫 무대를 선보인 공명은 한국 전통 음악을 바탕 으로 창작과 재구성을 통해 국내 및 세계 무대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 는 그룹으로 이번 공연에서는‘고원-길 위에서 별을 만지다’ 라는 테마로 작 은 풀꽃의 노래, 산새가 날아오른 나뭇가지 의 흔들림 등 우리의 아름다운 산천을 돌아 보며 느낀 감흥을 사진과 음악으로 선사하 며 관객의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1월과 2월 공연 휴식기를 가 졌던 예년과 달리 2014 커피콘서트는 총 12 회로 구성해 보다 알차고 다양한 공연을 제 공하겠다” 며 더불어“다양한 문화 기획으로 인천 시민의 문화 수준을 향상시키고 삶을 질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 고 전했다.

■프로그램 일정 2월 26일 / 팝페라 카스트라토! 정세훈 뮤지컬<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 역을 맡아 깊은 감동을 준 팝페라 카스트라토 정세훈. 음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성으로 신비한 카스트라토의 세계를 선사한다.

6월 18일 / 바흐솔리스텐서울이 들려주는 고古음악 이야기 클래식 음악의 영원한 숙제이자 버팀목인 바흐의 작품을 연주 하는 바흐솔리스텐서울. 비발디 <사계>, 헨델 <울게 하소서> 등 어렵고 멀게만 느꼈던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명쾌한 해설과 함께 들려준다.

10월 15일 / 안은경 Purity ‘동·서양의 만남’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마의> OS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하며 주목받는 피리 연주자 안은경. 전통악기가 가진 음역과 음색의 원천적인 한계를 넘어 독특하면서도 대중이 쉽게 공감 할 수 있는 독특한 사운드 이미지를 선보인다.

3월 19일 / 프랑스 인상주의와 바이올린 비루투오소, 김재영 현악사중주, 노부스 콰르텟NOVUS Quartet의 리더이자 우리 나라 차세대 솔리스트로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섬 세한 음색과 신중한 내면적 감성을 바탕으로 프랑크 <바이올 린 소나타 A장조>, 쇼송 <포엠> 등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연 주한다.

7월 16일 /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대건 - 여섯 줄의 감성언어로 읊는 詩 풍부한 감성, 섬세한 터치, 학구적인 해석 등 시적인 감성과 궁 극의 테크닉을 지닌 기타리스트 장대건. 그가 선사하는 여섯 줄의 감성언어로 읊는 시를 통해 무한한 음악세계로 초대한다.

11월 12일 / 음악극 <노베첸토> - 피아니스트의 전설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엔니오 모리 꼬네의 음악으로 만들어진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음악극 <노베첸토>. 재즈피아니스트 곽윤찬의 자 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재즈의 선율과 뮤지컬, 연극 무대를 넘나드는 배우 이건영이 바다에서 평생을 살다 간 노베첸토의 이야기를 전한다.

4월 16일 / 유지나의 시네마 토크 영화평론가 유지나의 시네마 토크는 영화를 통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예술의 감성을 흔들어 깨우고 인간 존재의 의미 를 묻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놀이하는 인간-호모 루덴스’ 로 ‘우리는 왜 살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라는 본질적 문제를 놓 고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무대를 꾸민다. 5월 14일 /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 2012년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한국 최초의 직업발레단이자 대 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단 국립발레단. 현대와 고전을 넘나드 는 폭 넓은 레퍼토리와 재치있는 입담이 담겨진 해설, 최정상 급의 테크닉과 예술성으로 발레가 익숙치 않은 대중에게 친숙 한 무대로 다가온다.

8월 13일 / 자전거 탄 풍경 ‘우리들의 여름’ 한국의 대표적인 포크그룹인 자전거 탄 풍경. 담백하고 깔끔 한 입담의 내공을 여실히 보여주는 토크와 영화, 드라마, CF 를 넘나들며 오랜 경력을 쌓은 포크 뮤지션의 음악이 관객에 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9월 17일 /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열정Passion’ 베를린 필하모니, 런던 필하모니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 연을 통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입지를 확고히 한 서혜경. 건강 악화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투병 전과 다름없는 카리스마와 테크닉을 통해 열정 넘치는 무대를 꾸민다.

12월 17일 / 재즈파크빅밴드의 스윙스Swings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파크빅밴드의 화려한 무대가 12월 마지 막 무대를 장식한다. 차세대 색소포니스트 이인관을 중심으로 젊은 실력파 뮤지션 17인이 그들만의 음악적 해석과 풍부한 음색으로 계층과 세대를 초월한 음악적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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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성공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 속에 있다 바리스타 고유리 카페가 마냥 예뻐 무턱대고 들어가 아르바이트 자리를 요청한 다. 혼자 카페를 찾아가 처음 보는 바리스타와 친구가 되고 무 보수로 그곳의 일을 하며 경험을 쌓는다. 바리스타대회에서 여 섯 번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또 다시 도전한다. 커피를 잘 만 들고, 잘 가르치는 재주보다 더 큰 그녀의 무기는 바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다. 글•사진 최영희

Q

바리스타 세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 대 해. 고등학교 시절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던 중 우연히 들

여다보게 된 카페가 너무 예뻐 무작정 들어가 아르바이트를 시켜 달라고 했다. 그때 카페에서 일하며 처음 커피를 접했다. 당시엔 이 일을 직업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대에 진로를 놓고 상담하던 중 담임선생님이 새로 생긴 바리스타 학과를 추천해줬고 큰 고민 없이 지원했다. 부모님의 극심한 반 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즐겁게 만족하며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내 인생을 가치 있게 채워줄 것이라 여겼기에 포기하지 않 고 설득해 마침내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백석문화대학교 바리스 타학과 1기로 입학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여러 카페에서 아르바 이트를 하며 경험을 쌓았고, 교내에 그린빈이라는 동아리를 만들 어 활동했다.

Q

바리스타대회는 몇 번이나 출전했나. 참가 후 느낀 점은 무엇인가. KBC 예선 탈락 1회, WSBC 본선 탈락

1회, 5등 2회, 강릉대회 2회까지 총 6번 출전했다. 대회에 참가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결과를 떠나 준비 하는 과정에서 깨닫고 경험한 것들을 통해 많이 성장하기 때문 이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들이“초보인데 무슨 대회이 냐, 나중에 2~3년 경력을 쌓아서 나가겠다” 거나 경력이 오래된 친구들은“경력이 몇 년차인데 떨어지면 왠 망신인가” 라고 하는 데 무조건 나가라고 권유한다. 수상을 하던 예선에서 탈락을 하 던 대회를 준비하면서 실력이 많이 향상되기에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 054



Q

리에스프레소와의 인연은 어떻게 되나. 대학 졸업 후 최서연 교수님께서 프랜차이즈 카페 세미나에 초대해주

셨는데 그 자리에서 이승훈 원장님을 처음 뵙게 됐다. 일대일로 대화할 기회가 생겨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쉴 새 없이 물었다. 그 모습을 열정적으로 봐주신 것 같다. 얼마 후 함께 일하자는 제안 을 받았고 2008년, 리에스프레소에 정식으로 입사했다. 카페가 아닌 곳에서의 첫 직장생활이었다. 이곳에서 현재 창업을 준비하 는 사람들, 초보부터 현직 바리스타들까지 맨투맨으로 교육을 전 담하고 있다.

Q

요즘 교육의 트렌드는 어떠한가. 커피의 트렌드는 매 해 달라지지만 리에스프레소에선 기본을 탄탄히 다지는

것을 중시하기에 기초적인 커리큘럼을 중심으로 하고 그들이 추 1

가적으로 원하는 것이 있을 시에는 커리큘럼 외에 것도 알려준 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커피에 대한 지식이 많아져 단순히 테크 닉만 배우러 왔던 예전과는 달리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배우고자 한다. 주로 맨투맨 교육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가장 큰 장점은 각 수강생의 성향에 맞춘 맞춤식 교육을 하는 데 있다.

Q

여느 바리스타와는 다른 주5일 직장생활을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 매장은 근무 여건이나 복지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기에 이직율이 높은 편이다. 그에 반해 회사는 정 해진 근무 시간과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 받기에 장기 근속이 가 능하다. 나 같은 경우는 이곳이 첫 직장이다 보니 바리스타로서 의 일은 아르바이트 경험이 전부여서 매장에 대한 로망이 있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혼자 카페 가 는 것이 익숙해졌고 그곳 바리스타들과 친해져 틈만 나면 동네 카페에 가서 무보수로 일한다. 여러 이유에서 그들의 목마른 갈 증을 해소해 주는 것이 즐겁고 나 역시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 경 험을 쌓고 내가 조금 더 아는 부분에 대해 나누는 즐거움이 있다.

Q

이제 시작하는 바리스타에게 한마디 해달라. 미디어 의 영향으로 바리스타에 대해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는데 TV에서 비춰지는 것처럼 만만한 직업이 아니다.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손과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섬

2

1 2 고유리 바리스타는 바리스타 대회에 출전을 꺼리는 이들에게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며 무조건 나가라고 조언한다.

세한 작업이다. 시작하기 전에 3년은 커피에 미쳐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도전했으면 한다. 기본에 충실하고 꾸준히 커피에 대한 연구와 실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바리스타 역시 장기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 056



Interview

십 년 이상 국·내외 각종 전문 전시회를 주최·주관 하며 마케팅과 비즈니스 교역자 역할을 수행해 온 코 엑스 전시팀 김영란 차장. 2002년 입사할 당시만 해도 전시회가 보편화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은 상태가 아니었다. 초기에 맡았던 전시들은 주로 캐릭터, 애니메이션, 만화 등 콘텐 츠 중심 전시들이었는데, 단순히 상품을 모아 보여주는 식 이었기에 전시장은 장소 대관으로서의 역할이 컸다. 요즘 정부기관이나 협회의 일을 주로 맡아 진행하는 김영란 차장은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참가 사와 바이어 니즈에 포커스를 맞추고, 마케팅을 보다 강화해 이들에게 최적화한 모듈을 제공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 중이다. 전시회 규모보다는 고객 만족이 우선 타깃 마케팅 수단으로 전시회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기존 획일화한 전시 회와는 차별을 둔, 브랜드 이미지 홍보, 시장의 새로운 진입, 신제품 홍보

참가 사 니즈를 적극 반영한 2014서울커피엑스포

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김영란 차장은 4월 열리는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커피

전시회에 대한 업체 기대치도 높아져 이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새로운 가치의

전문전시회‘2014서울커피엑스포’준비에 한창이

발견과 창출,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하는 장으로써 기존의 물건을 사고파는

다. 커피 관련 전시회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지금처

시장 개념에서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 홍보와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추세다.

럼 세분화되진 않았다. 김영란 차장은“커피 업계와

수도권을 포함한 지방에서도 커피 관련 전시가 많이 생기고 있다. 이는 곧

는 2012년 인연을 맺게 됐는데 처음 접한 커피, 식품

시장 확대를 의미한다. 이에 맞춰 다양한 전시 문화가 확산·보급되면서 그

문화 전시였지만 기존 디자인, 아트 등 콘텐츠 전시의

형태도 나날이 진화하고 규모는 커지고 있다. 남은 건 어떻게 하면 많은 사

아이디어를 결합해 색다른 전시를 기획할 수 있었던 것 같

람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다. 따라서 사각지대 없이 균등하게 효과를 보도록

다” 고 회상했다.

치밀한 계획과 실행이 요구된다. 김영란 차장은“전시 규모를 빨리 키우는

덧붙여“커피는 전시회장에 와서 직접 해보고 맛보고 느끼지 않으면 제대로

것보다 작더라도 거기에 프리미엄적인 가치가 있는 전시회를 진행하고 싶

상품을 알릴 수 없기에 시연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보다 강

다” 고 전하면서,“참가 사나 바이어가 전시회를 통해 최대한의 효과를 누릴

화했다” 며“참가 사와 바이어들이 원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귀 기울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규모보다 내실이 중요하다” 고 밝혔다.

고 있다. 연합회가 추구하는 커피 산업의 안정적인 시장 정착과 활발한 업 계 교류를 위해 비즈니스 디벨로퍼 역할을 하고자 한다” 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참가 신청을 한 참가 사와 바이어들에게 컨설팅을 해주고 그 들의 의견을 반영해 전시 준비 기간에는 워크숍과 네트워크 데이라는 프로 그램을 제공한다. 더불어 신제품 전시관인‘민트라벨’ 을 더욱 강화할 예정

비즈니스 디벨로퍼가 되겠다

전시기획자 김영란

국내외 관련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기업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을 널리 홍보하는데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인 전시회. 점차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보여주기식 전시가 아닌 네트워킹을 통한 교류와 소통을 중시하는 추세다. 코엑스 전시팀 김영란 차장을 만나 전시기획자가 바라보는 전시 산업의 변화 와 교역자로서의 역할 그리고 2014년 전시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글•사진 최영희

+ 058


이다. 전년에는 36개 제품을 쇼 케이스 형식으로만 보여줬다면, 다가올 전 시회에서는 직접 시연을 했으면 좋겠다는 참가 사 니즈를 적극 반영해 민트 라벨과 연계한 부스 내 타깃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란 차장은“참가 사 모두 똑같은 고객이지만 참가 사에서 전시를 바라 보는 입장은 다르다. 전시 기획자는 그 안에서 굉장히 중립적인 가치 판단 을 통해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상품이나 기업 가치를 떠나 동등한 효과 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고 말했다. 더불어 참가 업체에“전시 기간에는 전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최대 효과를 얻는 지름길이다. 잡지나 그 외 광고를 낼 때 전시회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법 등을 활용했 으면 한다”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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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간이역, 추억을 거닐다 글•사진 최영희

2008년 폐역이 된 남양주 능내역. 기차가 멈춘 간이역에는 당시를 추억 하는 빛바랜 사진들, 허물을 벗은 나무 의자가 시간여행을 떠나려는 이 들을 기다리고 있다.

COFFEE SPACE + 061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 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늦은 오후, 간이역 안 사진관에 들어섰다. 흑백사진 한 장에 오래토록 시선 을 머물다 보니 조병화 시인의‘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이란 시의 한 구 절이 떠오른다. 그렇게 세월이 불러다 준 훈훈한 바람은 이젠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남겨진 기억을 부른다.

COFFEE SPACE + 063


폐역이 돼버린 간이역, 끊어진 철도는 이기적 현대 문명의 단편을 보여준다. 더 이상 기차는 달리지 않지만, 우리는 그 길 위에서 추억을 거닌다.



Cover Story

1

1 오드리 헵번 테마 카페는 소품, 사진 등 그녀의 것으로 가득하다. 2 카페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즐겨 먹었다는 브라우니를 그녀의 레시피 그대로 만들어 제공한다. 오른쪽면 임정도 씨가 헵번 사진집을 들고 즐거 워 하고 있다.

헵번을 사랑한 남자, 임정도

마침내 ‘오드리 헵번’을 품다

20세기가 가장 사랑했던 여배우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감히, 20세기보다 더 오드리 헵번을 사 랑했고 지금도 사랑한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이 남자, 임정도. 그가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 문을 연 오드 리 헵번 테마 카페에 몸을 담았다.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중학교 1학년,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임정도 씨를 따듯하게 맞아준 이는 없었다. 사춘기, 무엇보다 견 디기 힘든 건 외로움이었다. 시골 촌뜨기라며 같은 반 학생들은 그를 외면했고 맞벌이였던 부모님은 집 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다. 한참 예민한 시절, 외로움이 극에 치달았던 순간 잘못된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러던 추운 겨울 어느 날, 어머니를 맞으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그는 정류장 뒤 서점 벽에 붙은 한 여 자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저 예뻤다. 발을 떼지 못하고 누군지도 모른 그녀를 한 시간, 두 시간 그저 멍하니 서서 쳐다봤다.“너 왜 추운데 나와 있어? 몸이 불덩이네. 빨리 가자, 빨리.”그때서야 정신이 들었다.“엄마, 저 여자 누구예요?” “오드리 헵번이야.”사랑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2

+ 066



위 지난해 문을 연 오드리 헵번 테마 카페 내부. 오른쪽면 임정도 씨가 직접 제작한 오드리 헵번 피규어가 수십 종이 넘는다.

오드리 헵번, 내 삶의 빛과 같은 존재

은 1993년 1월 20일 톨로세나즈 공동묘지에 묻혔다. 무덤에 장미꽃 한 송이

그날 이후, 정도 씨는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모으기 시작했다. 영화는 물론

를 놓고는 한 시간을 멍하니 앉아 있던 정도 씨는 블로그(http://jood.blog.me)

이고 책, 사진집, 브로마이드 등 그녀가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닥치는 대

에 당시 소감을 이렇게 썼다.

로 사들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모을 것이 없어지자 그녀가 밟 았던 길을 따라다니기로 작정하고 2009년 10월 5일 배낭을 꾸렸다.

드.디.어! 난 그녀 앞에 서 있다. / 16년 동안 정말 가장 사랑하고 존경했던 영원

영화‘티파니에서 아침을’ 을 떠올리며 아침 6시, 영화 속 그녀 모습 그대로

한 천사 ‘ 오드리 헵번’ / 12살, 그녀를 그려 보고 싶어 그림을 시작했고 16살, 그

선글라스를 끼고 베이글과 커피를 들고 뉴욕 티파니 매장을 찾았고, 가장

녀를 밖으로 꺼내고 싶어서 조소를 전공했고 24살, 그녀가 걸었던 길을 가보기

예쁜 오드리 헵번 밀랍 인형이 있는 상하이‘마담 루소 밀랍 인형 박물관’ 을

위해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내 모든 예술적 영감의 시작 Audrey

방문해‘그녀’ 와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한 달여‘하

Hepburn. 지금… 그녀가 내 앞에 잠들어 있다. ‘ 아… 안, 안녕하세요? 전 임.정.

오의 연정, 화니 페이스, 뜨거운 포옹, 사브리나’등의 촬영지인 파리,‘로

도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

마의 휴일’ 의 로마, 피렌체, 스위스, 런던 등지를 다니며 그녀의 행적을 좇았다.

이렇듯 정도 씨가 미술을 시작하고 조소를 전공하고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찾아 그녀가 서 있던 계단에 앉아 그녀를 회상하고,

는 모두 그녀 때문이다. 어릴 적 세 명만 앞에 있어도 긴장해 말을 못하던 그

페라가모 슈즈 뮤지엄에 가서 그녀가 신었던 구두를 직접 보기도 했으며,

가 이를 극복하고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도 헵번의 영향이 컸다. 그녀

마이 페어 레이디 배경이 된 로열 오페라 하우스 기둥을 찾아 그녀와 같은

를 세상 사람에게 좀 더 자세히 보여주고 싶어 취미로 만든, 관절이 움직이

포즈를 취해보기도 했다. 설마 하고 찾은 로마의 휴일 속 마르구타 51번지

는 인간·동물 형상의 모형 장난감 피규어Figure는 수십 개가 넘는다.

가 실제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는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기도 했다.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는 그녀와 관련한 것들을 모을 게 없어 그녀가 걸었던

헵번 투어에서 가장 특별했던 순간은 오드리 헵번이 잠든, 그녀의 제2의 고

길을 가보자고 결심했어요. 헵번 투어로 이름을 붙이고 그녀가 영화를 찍었

향 스위스 톨로세나즈를 방문했을 때다. 대장암으로 숨을 거둔 오드리 헵번

던 곳, 태어난 곳, 묻힌 곳까지 전 세계를 가볼 요량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는 + 068


데, 한 달 만에 이뤄지니 조금 허무하더라고요. 그래서 피규어를 취미 삼아 만들기 시작했고 그게 방송에 나가면서 조금 유명해졌 어요.” 세계 최초 오드리 헵번 테마 카페에서 스카우트, “나는 성공 한 오타쿠” 오드리 헵번의 어떤 매력이 이 멀쩡한 남자를‘오타쿠’ 로 만들었 을까. “누구나 처음에는 외적인 것만 보고 좋아하게 돼요. 그러다 깊게 알게 되면 내적인 면도 보게 되는데, 헵번은 내면도 뛰어난 사람 이었어요. 배우 생활 이후 환갑이 넘어 죽을 때까지 유니세프 친 선대사로 제2의 인생을 살며 그야말로 아름답게 생을 마감했지 요. 헵번에 대한 제 사랑은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것과는 다른 거예요. 평생 한결같이 친구 같은 존재죠.”참고로, 그는“자신의 이상형은 방송인 조혜련” 이라며 헵번 때문에 눈이 높아서 아직 결 혼 안 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를 아는 사람은 정도 씨를‘성공한 오타쿠’ 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오타쿠’ 적인 삶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기 때문이 다. 어느 정도 자리 잡힌 배우의 길을 걷던 정도 씨는 작년부터 세 계 어디에도 없는 오드리 헵번 테마 카페를 운영하게 된 ㈜바인에 프씨에서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피규어 방송을 보고 대표님이 스카우트 제의를 하셨어요. 11년의 뮤지컬 배우 생활을 접고 취직을 마음먹은 데에는 그녀에 대한 은 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이제 그녀를 위해 무언 가를 할 수 있게 된 거잖아요.” 오드리 헵번 테마 카페(1호점)는 바인에프씨가 3년간 헵번 재단 에 구애를 보낸 끝에 지난해 8월 30일 세계 최초로 서울 역삼동에 문을 열었다. 오드리 헵번을 테마로 카페 사업을 하고 싶어 한 일 본 어느 대기업은 재단에 백지수표를 건넸고, 미국, 이탈리아 등 에 있는 덩치가 큰 많은 기업에서 카페 사업에 관한 문의를 했음에 도 재단은 열의와 열정만을 보고 바인에프씨를 택했다고 한다. 헵 번 재단에서 기부나 자선이 아닌 상업적인 사업을 하는 것은 우리 나라 오드리 헵번 테마 카페가 처음이다. * 그야말로 오드리 헵번 세상이다. 오드리 헵번 테마 카페에는 그녀 가 사용하던 찻잔 세트가 한쪽에 진열돼 있고, 사방 벽은 그녀의 사진으로 가득하다. 책꽂이에는 그녀의 사진첩이, 진열장에는 그 녀가 소장했던 물품이 놓였다. 모두 헵번 재단과 그녀의 아들이 제공한 것으로 카페는‘오드리 헵번 작은 박물관’ 이라 해도 무방 할 만큼 오직 그녀를 위한 공간이다. 임정도 씨에게 이보다 더 어 울린 곳이 있을까.“그녀는 내 생에 가장 힘들었을 때 나타난 한 줄기 빛이었고,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었어요. 그 빛을 따라가 서 지금까지 손해 본 적이 없어요.”오드리 헵번을 사랑한 남자, 임정도. 그는 오늘도 그녀의 품에 안겨 환한 웃음을 짓는다.



특별기고

병행수입에 열광하는 이유 “호갱님이 되기 싫으니까” ‘한국의 소비자들은 왜 병행수입에 열광하는가. 한국 정부는 왜 병행수입

일례로 유명 브랜드와 별도의 정식 도매계약을 체결하거나 해당국 내 다른

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는가’ .이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물론 대책을 준

도매상을 통해 수입하는 방법,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 해당국 대형할인점이

비 중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등 정부 부처도 예상하지 못

나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대량 구입, 제3국에서 해당 물품을 수입

한 부분이다. 기사가 세상에 나간 이후 독자들의 반응을 보고 정책을 만드

하는 방법 등을 활성화해준다는 것이다.

는 당국자들도 기자도 어리둥절했다는 것이다. 정답은 간단했다.‘호갱님 (호구 고객님을 이르는 속칭)’ 이 되기 싫으니까.

공식수입-병행수입 가격차는 병행수입을 모르면 왜‘호갱’ 님이 되는가. 이는 공식 수입품이 얼마나 폭리

병행수입은 무엇인가

를 취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브랜드 제품도 우리나라만 들

단어가 어려우니 병행수입이라는 단어의 의미부터 풀고 가야 할 것 같다.

어오면 가격이 뛰는 황당한 상황이 일상에선 비일비재하다.

우선 병행수입은 국외 상품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업체가 아닌 다른 수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지난해 미국, 일본, 영국, 호

입업자가 물건을 들여와 파는 방식이다. 일례로 특정 유명 브랜드의 국외

주 등 세계 15개국 주요 도시에서 화장품, 생활가전제품, 가공식품 등 60개

본사는 우리나라 특정 수입회사 즉‘OOO코리아’같은 회사와 독점 계약을

제품의 국제물가(환율 반영)를 조사한 결과를 보자.

체결하고 이곳에만 물품을 공급한다. 이때 OOO코리아는 사실상 독점적으

스마트폰, 노트북, 커피메이커 등은 15개국 중 가장 비싸다. 하이네켄 맥주

로 물건을 공급하므로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폭리를 취할 수 있

는 3위, 샤넬 향수는 5위로 비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겨울 고가 패딩 열

다는 의미다.

풍을 불러일으킨 캐나다 구스의‘익스페디션’다운패딩은 국내 백화점의 평

병행수입이 늘어나게 되면 동일 제품 간 가격 경쟁이 이뤄져 기존 소비자 가

균 판매가가 140만 원 선이지만 오픈 마켓 병행수입 판매가는 이보다 약

격이 많게는 절반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외국 상품이

35% 싼 90만 원대였다.

국내에 들어올 때 일종의 독과점 시장이 만들어져 정상적인 가격 체계가 왜

또 캐나다 구스와 함께 명품 패딩의 대명사로 불리는 몽클레어‘마야스타

곡되는데 경쟁을 통해 이런 독과점을 깨는 것이다. 병행수입이 활성화되면

일’패딩은 백화점 판매가가 160만 원이었던 반면, 연말 세일 기간 온라인

정품을 놓고 여러 수입업자가 가격 경쟁을 펼쳐 가격이 내려간다. 가계의

에서는 절반 가격인 80만 원대 판매됐고, 현재 가격도 백화점 평균가격보

생계비 부담은 줄고 소비 여건은 더 좋아지는 것이다.

다 약 35% 낮은 100만 원대다.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 소피아백은 국내 백

정부는 이번 수입 제품 경쟁 제고 방안을 통해 병행 수입 등 대안적인 수입

화점에서 230만 원대, 병행수입 상품은 이보다 30% 싼 170만 원대에 팔린

경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 이 밖에‘엄마들의 로망’ 으로 불리는 고가 유모차인 오르빗‘G2’ 는국

요즘 병행수입이 화두다. 갑작스런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언급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정부는 오는 3월까지 병행수입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입부문 경쟁 제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에 앞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병행수입은 무엇이고, 병행수입 현황, 관련 업계 반응, 정부 정책 등에 대해 알아본다. 글 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사진 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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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식 판매가가 125만 원, 병행수입 최저가는 40% 싼 70만 원대다. 이마트가 지난해 수입·판매한 헌터부츠는 판매가가 7만 9천 원이었던 반면, 백화점 매장 정식 수입제품 가격은 배가 넘는 15만 9천 원이었다. 또 이 업체가 수입해 판매한 탐스슈즈의 가격은 4만 4천 원으로 정 식 수입제품(6만 5천 원)보다 32% 쌌고, 2012년부터 병행수입한 감자칩 프링글스의 가격도 공식 수입된 제품보다 가격이 30% 가까이 낮다. 이 밖에 화장품의 경우도 베르사체‘브라이트 크리스 탈’ (90㎖) 제품의 공식 수입 판매가가 12만 원인데 반 해 병행수입 제품은 60% 싼 4만 원대다. 가격차는 왜 발생하나 통상 병행수입 업체는 제품을 생산하는 본사와 도매 계약을 통해 물건을 받아오거나 대행업체를 거친다. 우리나라 상표권자 또는 전용 유통업자는 제조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제품을 들여온다. 통관이나 운송비 용이 비슷하다고 가정한다면 유통구조가 단순한 공식 수입업체의 수입 조건이 더 좋다고 볼 수도 있다. 공 식 수입업체가 가격 거품을 일으켜 폭리를 취한다는 인식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실제 이런 구조 때문에 폭리를 취하는 업체도 있고, 일부 명품업체의 경우 국내 법인이나 공식사업권자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홈쇼핑업체 등 병행수입 업자 의 가격을 통제하기도 한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홈쇼핑에서 병행수입하는 명품의 판매가격은 백화점 수입가격보다 불과 5∼ 10% 낮은 수준이다. 판매가격을 더 낮출 수 있지만 그럴 경우 명품 제조업체가 직접 개입해 가격을 통제 한다” 며“이 가격에 제품을 팔면 마진율이 30%에 달

글로벌 브랜드 제품도 우리나라만 들어오면 가격이 뛰는 황당한 상황이 일상에선 비일비재하다.

한다” 고 말했다. 다만, 공식 수입업체는 광고 등 마케팅과 사후서비스 등에도 추가 비용을 지출한다. 따라서 모든 공식 수입 업체가 병행수입 제품과의 가격 차이만큼 이득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병행수입 활성화를 강조하고 나선 후 대형마트와 홈쇼핑 등을 중심으로 대

한 백화점 관계자는“공식 수입업체의 경우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판촉비용

기업이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업체는 종업원 수 5인 이하의

을 들여야 하고 사후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비용이 든다” 며“공식

영세 사업자다.

수입업체가 만든 시장에 일시적으로 무임승차하는 병행수입 업체가 더 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1년 현재 고용인 5인 이하 병행수입 업체만 1천여

격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 라고 말했다.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업체는 현지 아웃렛이나 다른 경로로 물건을 구입, 국외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막대한 마케팅비를 쓰지 않

병행수입 2조 원대 시장 형성

는 대신 가격을 15∼50% 낮춰 국내에 상품을 유통한다.

관련 업계가 추산하는 지난해 우리나라 병행수입 규모는 2조 원 안팎이다.

코스트코 등 국내에 직접 진출한 국외 유통업체는 자체 구매력을 이용해 낮

이 가운데 국외 인터넷쇼핑몰 등에서의 국외 직접 구매액은 1조 원 수준으

은 가격으로 수입 물품을 일찌감치 판매해 오기도 했다. 이마트의 경우

로 추정된다. 이를 모두 합치면 전체 수입물품 시장의 6%에 해당한다.

2009년 10억 원에 불과했던 병행수입 매출이 지난해에는 600억 원으로 60

관세청이 2012년‘병행수입물품 통관인증제’ 를 도입하고, 정부 차원에서

배 가까이 뛰었고, 올해 매출 목표를 800억 원으로 더 높여 잡았다. + 072


취급하는 상품도 의류 중심의 일부 보급형‘명품’ 에서 확대되는 추세다. 이

부착할 수 있는 품목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리고 병행수입품협회

마트는 일종의‘신드롬’ 을 일으킨 프리미엄 패딩‘캐나다 구스’ 를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공동 애프터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병행수입의 고질적인

판매가보다 30%가량 저렴하게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헌터부츠, 탐스슈즈

문제점인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등 구두와‘프링글스’ ,‘토블론’등 초콜릿과 스낵류까지 총 500여 개 품목

정부는 이달 중에 병행수입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벌여 현재 국내에 들어

을 병행수입하고 있다.

오는 상표·물품 수, 규모 등을 파악하고 3월께 구체적인 대책을 확정·발

또 다른 주요 병행수입 채널인 홈쇼핑의 경우 CJ오쇼핑의 지난해 병행수입

표할 예정이다.

제품 매출은 200억 원에 달했다. 제품을 처음 팔기 시작한 2010년에는 65

이번 대책은 대부분 관세청 고시 개정 사항으로 정부가 3월 중 대책을 내놓

억 원으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는 즉시 시행된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시세이도’ 는 지난해 자외선 차단제인‘아넷사’ 의 대표

정부 관계자는“병행수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통관 인증제를 도입했지만 이 제

품목 3종의 가격을 5천 원씩 내렸다. 같은 해 미국 의류 브랜드‘랄프 로렌’

도가 병행수입의 또 다른 장애가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은 아동복 가격을 40% 이상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고가정책을 유지하느라

방법으로 공급을 늘려 경쟁을 유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고 말했다.

미국보다 가격이 60%가량 비쌌는데, 구매대행과 병행수입 활성화에 불황

※ 외부 필자 글은 월간 <COFFEE SPACE>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까지 겹치자 가격을 낮춘 것이다. 대형마트 ‘반색’, 백화점 ‘글쎄’ 병행수입 활성화와 관련 유통업계는 업태별로 상반된 입장과 대책을 내놨다. 우선, 백화점은 명품 등 국외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가격 변수에 민 감하지 않아 병행수입이 활성화하더라도 매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병행수입 업체가 취급할 수 있는 품목과 물량이 제 한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신상품이나 인기 상품 구비를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독과점이 과도한 가격 산정의 원인이라 보고 오는 3월까지 ‘수입부문 경쟁 제고 방안’ 을 마련 할 예정이다.

사후관리(A/S)도 해당 브랜드가 입점한 백화점 전 점포에서 가능하도록 하 는 등 서비스에서 병행수입 업체와 차별화할 예정이다. 반면, 병행수입으로 가격 경쟁력과 상품 다각화에 유리해진 대형마트·오 픈마켓·소셜커머스 등에서는 반기고 있다. 병행수입 상품의 고질 문제로 지적된 진품·가품 문제와 관련해선, 수입면장과 인보이스 등으로 검증을 강화하는 등 사후 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또한 판매자 모니터링 강화와 입 점 시 제출 서류 기준 강화 등 병행수입 상품과 관련한 정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 소셜커머스는 병행수입 경력이 2∼3년 이상 된 우량 업체와 거래한다거 나 가품 위험이 큰 국가에서 들어오는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등 대책을 마련 해 운영하고 있다. 다른 오픈마켓 업체의 경우 관세청의 병행수입 통관 인 증제를 도입한 판매자 상품만 보여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QR(Quick Response)코드로 수입자·상표명·원산지 등 통관 정보를 제 공하는 것이다. 정부 3월 활성화 방안 마련 예정 정부는 수입 부문의 독과점이 과도한 가격 산정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병 행수입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수입부문 경쟁 제고 방안’ 을 3월까지 마 련키로 했다. 정부는 우선 병행수입품의 품질을 인정하는 통관인증과 관련된 진입 장벽 을 완화할 예정이다. 관세법·상표법 위반 여부, 병행수입 실적 등 병행수 입 업체 인정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병행수입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통관 인증에 필수 요건으로 규정된 각종 시설·인력 기준 및 검사를 간소화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병행수입을 가능하게 하는 통관인증표지를 COFFEE SPACE + 073


Company

카페 죠Cafe Joe's로 새로 태어난 ㈜제이에스엔씨

“샌드위치만큼 맛있는 커피 드세요”

우리에게 죠샌드위치&커피Joe's Sandwich & coffee로 익숙한 ㈜제이에스엔씨JSNC가 최근 카페 죠Cafe Joe's 매장을 오픈하고 본격 적인 카페 사업에 뛰어들었다. 변화하는 외식 트렌드에 맞춰 기존 샌드위치 분야는 축소하고 커피 쪽을 대폭 강화한 카페 죠Cafe Joe's는 그간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로 굳건한 자리를 지킨 제이에스엔씨의 야심작. 카페 죠 판교월드스퀘어점에서 이상혁 대표를 만났다.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2000년 죠샌드위치 1호점을 시작으로 14년 동안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한 ㈜제 이에스엔씨가 최근 커피 쪽을 강화한 카페 죠Cafe Joe's 매장을 오픈했다. 2013년 10 월 19일 현재 193개 매장을 오픈한 제이에스엔씨 이상혁 대표는“최근 커피 시장 성장 과 맞물려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하고자 카페 죠를 오픈했다” 면서“앞으로 커피를 강 화한 마케팅을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상혁 대표가 커피와 인연을 맺은 건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 초기 부터 커피를 다뤘던 터라 커피 관련 업계와 꾸준히 관계를 이어온 그는 커피 시장에 대 해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믹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날 이 올 때까지 커피 시장은 발전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트렌드가 변하 고, 입맛이 변하듯 일반인들이 점점 커피 맛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상혁 대표가 기존에 운영하던‘죠샌드위치&카페’ 에서 커피를 강조한‘카페 죠’ 로변 경한 이유다. “처음에는 커피 쪽을 강화한다는 의미로‘죠샌드위치&카페’ 라는 이름을 썼는데, 여전 + 07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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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많은 이들이 샌드위치 전문점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래서 명쾌한 이름을 고민했 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샌드위치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에 커피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심어주 고자‘카페 죠’ 로 하게 됐다.” 제이에스엔씨는 어떤 회사? 부침이 심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14년간 명맥을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외식 프랜차이 즈는 늘어나는 비용 부담과 관리의 어려움, 치열한 경쟁으로 수명이 짧은 것이 사실이다. 같은 브랜 드로 십 년이 넘는 기간 외식 업계를 지켜온 제이에스엔씨의 장점은 가장 한국적인 맛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사용하는 원재료부터 인테리어까지 철저히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한다. 일단 대형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쓰는데 널리 사용하는 재료가 대중의 입맛에도 맞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유별나지 않은 철저히 적응된 맛은 다가가기 쉽고 거부감 이 없다. 또한 재료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 가맹점주들의 불편도 상당히 덜 수 있다. 예상 외로 손님이 몰리거나 단체 주문이 있을 경우, 굳이 본사에 연락하지 않아도 주변 가까운 곳에서 재료를 충당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도 가능하다. 그리고 회사는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해 가맹점을 오픈한다.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의 요구가 제아 무리 크더라도 입지가 좋지 않으면 절대 출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았다. 점주에게 중요한 것은 매출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도 결국 매출로 평가받는다. 당장의 이익만 보고 무리하게 출점했 다가 몇 년을 못 가 문을 닫는 많은 업체를 봐 온 이상혁 대표는“망할 것이 뻔히 보이는데 괜찮은 곳 이라고 말할 순 없다” 고 잘라 말한다. 이 대표는 제이에스엔씨가 장수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에 대해“소비자의 관심과 더불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며, 가맹점주들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하는 기업 정신 이 조화를 이뤄낸 결과” 라면서“앞으로도 항상 고객들에게 큰 행복을 드리는 브랜드로 최선을 다하 겠다” 고 말했다.

4

1 3 커피 전문점으로 변화를 꾀한 카페 죠 판교월드스퀘어점.페. 2 이영미 점장이 환한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4 제이에스엔씨 이상 혁 대표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카페 죠를 런칭하게 됐다고 말 한다.

COFFEE SPACE + 075


연속기획

Coffee of Korea 월간 <COFFEE SPACE>가 창간을 맞아 우리나라 커피 산 업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되도록 쉽게 접근하고자합니다. 이번 호는 첫 번째 순서로 처음 커피 맛을 알게 해 준 인스턴트 커피부터‘거리의 카페’자판기, 신라 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 지는 다방까지 그 변천사를 알아보고, 현재 우리 곁에 어떤 모 습으로 남아 있는지 들여다봤습니다. 산업이 선진화되고 문화 가 고급화되면서 안타깝게도 이들은 설 자리를 잃고 크게 위축 돼 있었습니다. 자판기는‘흉물’ ,‘애물단지’ 로 전락했고 다방 은 근근이 명맥만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한때 대한민국 커피의 상징이었던 것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건 분명 씁쓸한 일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연속 기획 두 번째로 원두커피시장의 모든 것에 대해 전할 예정입니다. + 076


074

인스턴트커피의 역사

075

모든 ‘커피’ 는 커피다

076

끝없이 추락하는 커피 자판기

078

우리네 사랑방, 다방이 사라진다

080

30년 전통 대구 미도다방을 가다

082

그때 그 시절 음악다방, 그 낭만에 대하여 COFFEE SPACE + 077


연속기획

인스턴트커피의 역사 인스턴트커피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직 전이다. 이전에는 물에 녹는 커피라는 뜻의 솔루블 커피 Soluble Coffee가 쓰였으나, 광고에 인스턴트커피라는 문구 가 등장하면서 이를 혼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스 턴트커피로 불리지만, 외국에서는 여전히 솔루블 커피라는 용 어가 더 널리 쓰인다. 1900년 이전 영국 등지에서는 인스턴트커피 효시라 할 수 있 는, 추출한 원두커피에 설탕을 첨가한 후 이에 압력을 가해 농 축후 물에 타 먹는 커피 농축액을 음용했다고 한다. 그러다 커 피 추출액에 탄수화물을 첨가해 건조한 분말 형태가 선보였고, 1950년 경 커피 고형분만을 건조시킨 지금과 유사한 인스턴트 커피가 출시됐다. 최초로 상용화된 인스턴트커피는 수용성 성 분만을 추출해 건조한 가루 형태였는데, 현재까지 쓰이는 냉동 건조 방식 인스턴트커피가 등장한 건 1960년대에 들어서다. 인스턴트커피는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 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여러 기구를 필요로 하는 원두커피와 달 리 물에 녹여 바로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커피 수요가 급증했 다. 네슬레를 비롯한 많은 업체에서 인스턴트커피를 군부대에 납품했는데, 그 양이 연간 1백만 상자가 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인스턴트커피가 들어온 것도 이 때다. 6·25전쟁 당시 미군들에 의해 민간으로 흘러들어간 인스턴트커피는 뛰어 난 편리성과 보관성,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 았다. 그리고 1976년 동서식품에서 세계 최초로 하나씩 사용해 마실 수 있는 일회용 낱개 포장 커피 믹스를 출시하면서 한 때 우리나라 전체 커피 시장의 90%를 인스턴트커피가 차지하기도 했다. 정리 홍정기 사진 최영희 자료 동서식품

·1771년 문헌 상 최초의 인스턴트커피 개발(영국) ·1853년 케일 모양 실험용 인스턴트커피 개발(미국) ·1901년 세계 최초 인스턴트커피 생산 기술 개발(미국, 사토리 카토 박사) ·1950년 커피 추출액을 이용한 인스턴트커피 생산 기술 개발 ·1964년 세계 최초 동결 건조 커피 발매(미국, 제너럴 푸드 사) ·1970년 세계 최초 분무건조 커피 발매(한국, 동서식품) ·1976년 세계 최초 낱개 포장 커피 믹스 발매(한국, 동서식품)

세계 제일의 믹스 커피 제조 기술을 지닌 우리나라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믹스 커피를 부정하는 당신에게

모든 커피는 ‘커피’ 다 글 윤기남 웨이닝코리아 대표 사진 최영희

지인을 만나거나 거래처를 방문했을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믹스 커

러니 원두커피든, 인스턴트커피든 좋은 커피란 결국 내가 좋아하고 내가 맛

피만 있는데 괜찮으세요? 인스턴트커피도 드세요?”원두커피를 업으로 하기

있어하는 커피일 것이다. 바꿔 말하면, 좋은 커피란 대중들이 좋아하고 맛

에 인스턴트커피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나오는 질문이다.

있어하는 커피다.

사실 처음 커피를 시작했을 때 나름 자부심이라 여기며 몇 년을 인스턴트커

신맛 쓴맛 단맛 바디감 플레이버… 이 모든 것이 잘 조화를 이뤄 내 입맛에

피는 쳐다도 안 보고 이를 적대시했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수많

충족된 커피를 마주하게 되면 우리는 그 커피 맛에 희열을 느낀다. 그러나

은 손님을 상대하며 이들과 수없이 커피를 마시고 오랜 시간을 커피와 함께

커피는 맛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는다. 누구와 언제 어디서 마셨느냐에

하다 보니 커피란, 물론 객관적인 기준과 잣대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기호

따라 믹스 커피 한 잔이 최고의 커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식품이라는 걸 깨달았다.

글을 쓰다 보니 오랜만에 에스프레소가 아닌 믹스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

여기 그 비싼 루왁 커피가 있다. 시골 할머니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분

어릴 때 몰래 맛보며 짜릿해했던 그 추억을 다시 마시고 싶어진다. 당신에

에게는 그냥 쓴 커피일 뿐이다. 몇 번을 건네도 마다할 것이 분명하다. 이

게는 어떤 커피에 어떤 추억이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그 추억을 지금 이 순

쓴 걸 준다는 타박이라도 면하면 그나마 다행일 게다. 할머니에게는 고된

간 커피를 통해 다시 떠올려 보면 어떨까.

하루를 보내고 드시는 달달한 믹스 커피 한 잔이 커피 중의 커피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커피가 귀하던 시절, 부모님 몰래 냄비에 물을 팔팔 끓여 2:2:1 나름의 황금 비율로 밥그릇에 타 먹었던 믹스 커피 한 잔이 떠오른다. 그 씁쓸하고도 달콤한 커피 맛을 보는 순간, 어린 나는 마치

인스턴트커피는 발전된 가공법과 포장법 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어른이 된 양 우쭐해 했다. 커피를 놓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어리석다 7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믹스 커피가 처음 탄생하면서 커피는 본격적인 대 중화의 길을 걷는다. 물론 이전에도 한 집 건너 다방이 있을 만큼 커피 산업 은 활황이었지만 아무나 드나들고 마실 수 있는 편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봉지에 50원도 채 안 되는 믹스 커피는 집에 귀한 손님이 오면 접대용으로 그만이었고, 돈이 생기면 꼭 사 먹게 되는 소망이자 낭만 같은 존재였다. 그즈음 처음 생겨났던 커피 자판기도 믹스 커피 보급에 큰 힘을 보탰다. 만 남과 수다를 위한 장소에는 꼭 자판기가 놓였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잠깐 쉬어가는 여유를 즐겼다. 그리고 컬러 TV가 대중화되 면서 광고를 통해 믹스 커피는 그야말로 대중 음료로 자리 잡았다. 인스턴트커피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몸에 안 좋은 합성 첨가물은 빼고 조금 더 신선한 커피를 위해 나날이 발전된 가공법과 포장법을 선보이고 있 다. 그 결과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믹스 커피를 가장 맛있게 잘 만드는 나라가 됐다. 커피를 놓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내가 만들고 내가 선호하는 커피만이 최고의 커피라는 고집이 아집으로 변하는 순간 더 이상 그 커피는 결코 좋은 커피도, 최상의 커피도 아니다. 고집은 커피에 대한 지대한 관심, 지속적인 노력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 고, 거기에 개인의 신념이 더해졌을 때 인정받는다. 그리고 아집은 내 커피 에 대한 공감이 아닌 다른 커피에 대한 배척, 배제가 일어날 때 생긴다. 그 COFFEE SPACE + 079


연속기획

믹스 커피·원두커피 시장 증가로

끝없이 추락하는 커피 자판기 거리의 카페로 불리며 호황을 달렸던 커피 자판 기 시장이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업체 는 파산하고, 설치 대수도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 관련 업계는 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커피 미니 자판기와 원두커피 시장의 급성장 때문이다.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대학생 임효빈(22세, 서울 흑석동) 씨는 커피 자 판기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 학내 자판기 커피값 은 300원 안팎. 원두커피 전문점의 1/10 가격에 굳이 학교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동전만 넣으 면 바로 뽑아 마실 수 있는데도 그는 웬만하면 학 내 자판기를 이용하지 않는다. 커피 전문점에 길 들여진 탓이다.“다른 음료 자판기는 이용하는 데 커피 자판기에는 손이 안가더라고요. 제 또래 나 후배들은 커피 전문점 세대이기 때문에 자판 기 커피 하면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해요. 솔직히 맛도 없잖아요. 그리고 위생도 걱정이에요. ‘바 퀴벌레가 떠 있다’ 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 먹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셔요. 음료 자판기는 캔 형태 로 나오니 안심이 되죠.” + 080


2012년 한국자동판매기운영업협동조합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에 설 치된 커피 자판기는 2008년 말 10만 9,214개에서 2011년 말 5만 1,782개

자판기가 2천 2백여 년 전에도 있었다고?

로 급감했다. 해마다 2만 개꼴로 감소, 불과 3년 새 반 토막이 난 것이다.

기원전 215년, 세계 최초 자동판매기(이하 자판기)가 등장했다. 이집

이를 금액으로 따져 봐도 마찬가지다. 같은 해,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가

트 한 사원에 있던‘주화를 넣으면 성수聖水가 나오는 장치’ 가 원조

발표한‘2008년~2010년 국내 자판기 내수 통계’ 를 보면 커피 자판기 보급

다. 주화를 투입하면 그 무게로 내부 그릇이 기운 뒤 경사가 원래로 돌

규모는 2008년 75억 5,600만 원(판매 가격 기준)에서 2010년 51억 6,500

아갈 때까지 밸브가 열려 물이 나오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구조였

만 원으로 31.6%나 감소했다.

다. 이와 비슷한 장치가 1세기경 그리스 한 사원에서도 발견됐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한 때 수익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커피 자판기가‘애

최초 상업용 자판기는 18세기 영국에서 나왔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가

물단지’ 로 전락하고 있다. 심지어“동전이 필요해 놔둔다” 는 말까지 들린다.

1920년대 중반 미국에서 담배 자판기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대중의 눈 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1935년 표준 동전 투입식 코카콜라 자

3년 새 판매 대수 반 토막, 매출 규모 31.6% 급감

판기가 출시되면서 자판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코카콜라

자판기 산업 전성기였던 1993년부터 1998년까지 관련 산업은 1,600억 원

사는 1961년 병 음료 자판기, 1967년 캔 음료 자판기를 도입하면서 대

에서 1,800억 원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전국 어

중화시켰다. 인스턴트커피 자판기는 1947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으

디를 가나 볼 수 있었던 시절, 커피 자판기는‘길거리 카페’ 로 불렸고, 목

며, 원두커피 자판기는 1981년 일본에서 개발, 전 세계에 보급됐다.

좋은 곳에 놓으면 때 돈을 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자판기가 들어온 것은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 샤프사로

그랬던 시장이 이렇게 급락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음식점 등에 널

부터 커피 자판기 완제품을 수입해 지하철에 설치한 게 그 시작이다.

리 유통된 미니 커피 자판기가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한다. 대형 자판기와

이후 화장실용 일회용 휴지와 생리대 자판기, 스티커 자판기, 휴대폰

달리 미니 커피 자판기는 사업자 등록이 필요 없어 어느 정도 깔려 있는지

충전 자판기, 담배 자판기 등이 새로운 자판기 모델로 등장했다.

파악조차 안 되는 실정인데,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는 시중에 8만~9만

1980년대는 가히 자판기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커피 자판기

대의 미니 커피 자판기가 보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서 벗어나 캔, 병, 담배 등 제품들이 보다 다양해졌다. 1990년대 중

협회 관계자는“커피 자판기 산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그 여파가 자판기 업

반에는 여학생을 중심으로 스티커 사진 자판기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

계 전체로 퍼지고 있다” 면서“현재 자판기 완제품을 제조, 유통하는 업체

렸으며, 후반에는 인형 뽑기 자판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수는 30여 개로 조사되고 있으나 견실히 운영되는 곳은 10곳도 안 되는 상 황” 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자판기 메이저 업체도 90년대 중반 7개 사

다음은 우리나라 자판기 산업의 주요 흐름.

에 달했으나 그 수가 점차 줄어들어 90년대 후반 4개 사, 2000년 3개 사,

·1997년 롯데산업 일본 샤프사로부터 커피 자판기 400대 도입.

현재는 두 곳에 불과하다” 고 밝혔다.

·1978년 금성사, 삼성전자 일본 회사와 기술 제휴로 자판기 사업 시작.

믹스 커피 시장 확대와 냉온 정수기 보급도 커피 자판기 사양화를 불러온 요

·1980년 롯데칠성 일본 도시바사로부터 캔 자판기 500대 도입.

인이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손쉽게 인스턴트커피를 접할 수 있게 됨으로

·1990년 해태전자 커피 자판기 생산 개시.

써 자판기는 설 자리를 잃었다. 우리나라 커피 시장 통계를 보면, 1997년

·1993~1998년 자판기 전성시대.

대비 2012년 믹스 커피 소비량은 8배 가까이 상승했다. 또한, 집이나 사무

·1995~2000년 대우전자, 두산기계, 만도기계, 해태전자 자판기 사업 정리.

실에서 주로 커피를 마신다는 사람은 51%에 달한 반면, 자판기를 이용한다

·2002년~ 마이너스 성장 지속.

고 응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했다. 나날이 늘어가는 커피 전문점과 소비자들의 고급 커피 선호 추세도 자판기 사업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2011년 전국 커피 전문점 시장 동향 보고서’ 에 따르면 2011년 말 전국 커피 전문점 수는 1만 2,381개로 2006년 1,254 개에서 약 10배가 늘었다. 자판기 업계 관계자는“커피 전문점 확산으로 고급 커피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미니 커피 자판기 보급으로 공짜다시피한 커피가 보편화 되고 있 다” 며“질적으로 가격으로나 매력을 잃은 길거리 커피 자판기는 앞으로 보 기 힘들어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COFFEE SPACE + 081


연속기획

우리네 사랑방, 다방이 사라진다 언제부터인가 다방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최초 부유층이 드나들던 다방은 시대가 바뀌면서 문학가의 아지트이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의 낙원이었다. 그리고 더 시간이 흘러 동네 주민들이 모여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사랑방 구실을 했다. 우리나라 커피 문화에 빼놓을 수 없는 다방이 사라져 간다. 이제 다방을 ‘탐험’해야 하는 시대다.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다방茶房이란 단어가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 시기는 고려 시대로 차와 술·과

등도 다방 경영에 동참하면서 서서히 다방은 대중들 틈으로 파고들었다.

일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는 국가기관이었다. 그리고 조선 시대 다방은 외국

‘다방과 카페, 모던보이의 아지트’ (장유정 저, 살림출판사)는“당시 다방은

사신을 접대하는 장소로 이조에 속한 관사였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끽다점, 찻집, 티룸 등으로 불렸으며, 그 상호商號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외

차를 팔고 마시는 장소의 개념인 다방이 아니라 나라에 속한 일종의 정부기관

래 문물의 표상이었다. 호텔식 다방에서 사람들은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들었

이었던 셈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원래 중국과 일본 등 다른 동양 문화권에 비

다. 특히‘멕시코’ ,‘프라타나’ ,‘비너스’등의 명칭에서 보듯, 다방은 이국

해 다도 문화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아 서민 차원의 다방은 없었지만, 국가 차

적인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됐는데, 경영자가 누구이고 어느

원에서는 다도에 대한 제도적 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곳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그 다방만의 특색이 드러나곤 했다” 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다방이 등장한 시기는 구한말 개화 물결을 타면서부터다. 커피는 가 배차·가비차加比茶 또는 양탕洋湯이라고 불렸는데, 이와 더불어 홍차도 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쇠락하는 다방

입, 보급됨에 따라 근대 형태의 다방이 등장했다.

1940년대 인스턴트커피 등장으로 다방의 전성기가 왔다. 1950년대 말 서울

고종이 커피를 즐겨 마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고종은 덕수궁에

시내에 822개였던 것이 1969년에는 5천여 개로 불과 10년 사이에 5배가 넘

‘정관헌靜觀軒’ 이라는 서양식 건물을 지어놓고 여기에서 서양 음악을 들으면

게 성장했고 1970년대에는 음악다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야말로 다

서 커피를 마셨다. 정관헌 역시 커피를 파는 곳은 아니었다.

방은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위까지 올랐다. 명동 음악다방 1 호로 불리는 심지다방의 큰 성공이 계기가 됐다. 전국 주요 도시 곳곳에 리퀘

개화기 다방은 신문물의 상징

스트 음악을 틀고 장발 DJ를 둔 음악다방이 성황을 이뤘고 나아가 대학생,

본격적인 상업용 다방이 등장한 것은 개항 후, 일본인 호리 리키타로가 인천

젊은 층을 대변하는 낭만 문화로 자리 잡았다.

에 설립한 대불호텔이다. 서울 경성에서는 러시아 공사 웨베르Karl Wae-

1980년에도 다방 수는 계속 증가했으나, 원두커피 전문점이 들어서면서 해

ber 처형 손탁Sontag이‘손탁빈관’ (1898년),‘손탁호텔’ (1902년)을 연이

를 거듭할수록 간판을 내리는 곳이 더 많았다. 1990년대에 다방은 커피 자판

어 지으면서 호텔식 다방을 선보였다.

기의 보급, 음료의 고급화, 고급스러운 분위기 커피 전문점 증가 등으로 더욱

서울특별시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서울육백년사’제4권‘다방’부분을 보

설 자리를 잃었다. 1997년 2월‘대한다방업중앙회’ 가‘다방’ 이라는 이름을

면, 일본인이 운영한‘청목당靑木堂’ 도 있었다고 한다. 청목당은 일 층에서

버리고‘대한휴게실업중앙회’ 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경영난

는 양주를 팔고 이 층에서는 차와 식사를 겸할 수 있는 구조로‘조선호텔’ 이

을 이기지 못한 많은 다방이 점차 지하로 자리를 옮겼고 이와 동시에 일부는

생기기 전까지 최고급 식당이자 찻집이요, 장안의 명물이었다고 한다. 그러

‘티켓 다방’ 으로 상징되는 타락의 길로 접어들기도 했다.

다가 1914년, 지금의 중구 소공동에‘조선호텔’ 이 생겼고, 이후 조선호텔은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해방 후 매년 늘어나던 다방 수는 1975년 허가지

일제 강점기 부유층이 드나드는 최고급 다방으로 자리 잡았다.

역제한이 풀린 이후 급증했으나 1992년 4만 5,000여 개를 고비로 계속 줄어

우리나라 사람이 개업한 최초의 다방은 1927년 영화감독 이경손이 종로구

들기 시작해 1997년 외환위기 전에는 3만 3,000여 개가 남았다가, IMF 사

관훈동에 문을 연‘카카듀’ 다. 그러나 카카듀는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몇 개

태로 9,000개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월 만에 문을 닫았고, 이후 1929년경에 영화배우 김인규가 종로 2가 YMCA

근대에는 신문물의 상징이자 예술문화인들의 거점으로, 70·80년대에는 젊

근처에‘멕시코’ 를 열었다. 이 역시 몇 년 후 술집으로 변할 정도로 당시 다방

은 문화의 상징으로, 80·90년대에는 중장년층의 휴식처로 다방은 구한말

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부터 오랜 시간 한국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커피 문화의 다양성을 이

그러나 1930년대에 들어서면 다양한 다방이 각각의 특색을 드러내면서 새로

야기하는 지금, 다방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있긴 하나 이제는 쇠락의 길을

운 유흥 공간으로 자리를 잡는다. 특히 시인 이상李箱은 다방 마니아로 손색

걷는, 한 시대를 풍미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문화를 되살리기란 쉽지

없을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그가 오픈하고 문을 닫은 다방이‘제비’ (1993

않아 보인다.

년경, 종로 1가 청진동),‘쯔루’ (인사동),‘식스나인’ (69, 종로 광교 인근), ‘무기’ (명동) 4곳에 달한다. 작가 유치진柳致眞(프라타나, 소공동), 영화배우 복혜숙(비너스, 인사동), 음악평론가 김관金管(에리제, 명동), 영화감독 방한준方漢駿(라일락, 명동)

※참고 자료 ‘ 다방과 카페, 모던보이의 아지트’ 장유정 지음, 살림. ‘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강준만·오두진 지음, 인물과 사상사. ‘ 통계로 본 대한민국 50년의 경제사회상 변화’ 통계청. ‘ 서울육백년사 3·4·5’ 서울 특별시사편찬위원회. ‘ 월간 다도, 다방의 역사’ 200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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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통 대구 미도다방

‘차 한 잔 값의 추억을 판다’ 1983년 문을 연 대구 미도다방에는 일흔을 넘긴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커피 한 잔 값이 2,000원. 정인숙 씨에게 살가운 인사를 건넨 할아버지들은 지난 이야기, 지금 이야기 그리고 앞으 로의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경상도에선‘길다’ 를‘질

촌스러운 푸른색 입간판을

다’ 로 발음하는데 미도다

따라 오르면‘끼익’소리를

방이 놓인 진골목도‘긴 골

내는 나무문이 손님을 맞

목’에서 유래했다. 근대

는다. 한가운데에 커다랗

초기 지역 갑부들이 모여

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어

살던 전통과 위엄이 서린

항, 촌스럽게 느껴지는 붉

진골목, 대고 최고의 부자

은색 소파와 형형색색의

였던 서병국을 비롯해 그

방석을 보고 있노라면 절

의 형제들이 모여 살았다.

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코오롱 창업자 이원만, 정

옛날 디지털 방식의 시계,

치인 신도환, 금복주 창업

‘요금표’ 라는 이름의 누런

자 김홍식도 진골목에 살

종이 메뉴판 등 이제는‘옛

았다. 지금 남아있는 건 겨

날’ ,‘오래된’ 이라는 수식

우 100m 남짓으로, 좁고

어를 붙여야 하는 미도다

구불구불한 낡은 골목길이

방 소품들은 모두 정인숙

다. 그들이 살던 대저택에

미도다방에서는 노인들이 저마다 보따리를 풀고 한 시대의 시간벌이를 하고 있다.

는 식당이 들어섰다.

씨가 나름 세련되게 꾸미 고자 장만한 것들이다.

진골목 입구에 자리한 미도다방은 과거 경북 지역의 내로라하는 정치인과 예술가들이 드나들던 곳으로 지금도 옛 추억을 더듬으며 찾아오는 단골손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관광 명소가 되다

님들이 줄을 잇는다. 그중 한 명이었던 고 전상열 시인은‘미도다방’ 이란 시

지금도 미도다방은 하루 평균 400여 명이 찾는다. 200명은 매일 출근하는

를 이곳 주인 정인숙 씨에게 남겼다.

단골들. 이 중에는 100세를 넘긴 노신사도 있다.

‘… 종로二가 진골목 미도다방에 가면 / 가슴에 훈장을 단 노인들이 / 저마

“자주 다방을 찾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싶으면 가족한테서

다 보따리를 풀어놓고 / 차 한 잔 값의 추억을 판다. / 가끔 정 여사도 끼어

어김없이 슬픈 소식이 날아와요. 부고를 친구분들에게 전화로 전달하는 날

들지만 / 그들은 그들끼리 주고받으면서 한 시대의 시간벌이를 하고 있다.’

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미도다방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변함없이 다방을 찾고 있는 노년의 단

종업원이 11명, 하루에 2,000잔 팔던 때도 있었지

골손님과 전통차인 쌍화차, 약차, 전통 과자 등 사람과 소품, 메뉴 등 옛것

아름다운 도시 속 다방이라는 뜻의 미도다방이 처음 문을 연 곳은 대구 중앙

들이 어우러지면서 미도다방은 단골손님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이‘옛날식

파출소 앞 2층이었다(1983년).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1992년 진골목으로

다방’ 의 향수를 찾아 대구에 오면 들르는 관광명소가 됐다.

자리를 옮긴 후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지난해 12월 22일

노인들만 찾던 이곳에 젊은이들이 늘고, 타지 사람이 방문하면서 나름 변화

건물이 팔리면서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가 있을 것이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삼십 년간 한결같았듯, 손님을 대하는

스물일곱 나이에 마담 일을 시작해 어느덧 환갑을 넘긴 미도다방 주인 정인

미도다방의 자세 또한 그대로다. 그러니 특별히 인테리어를 바꿀 이유도 없

숙 씨. 늘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손님 앞에 앉을 때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고, 요즘 유행한다는 메뉴를 들일 필요도 없다.

다.“이 나이가 되고 보니 다방을 한다는 것이 돈을 버는 일이라기보다는 어

커피를 주문했더니 정인숙 씨는 미도다방에 오면 이걸 꼭 마셔봐야 한다며

른들을 모시는 일이 됐어요. 이제 벌어봐야 얼마나 더 벌겠어요. 잊지 않고

쌍화차를 내왔다. 진하게 우려 구수한 맛이 일품인 쌍화차에 대추, 잣 등 견

찾아오는 어른들을 잘 대접하는 게 낙이랍니다.”

과류를 가득 넣고 달걀노른자를 동동 띄웠다. 여기서 파는 모든 차류는 직

정인숙 씨는 30년 전 대학생들 동아리 모임 장소였던‘도가니다방’ 을 인수

접 만든다.

해 현재의 이름을 내걸었다. 그가 인수하면서부터 노인들 출입이 늘기 시작

“어른들이 마시는 거잖아요. 허투루 할 수 없지요. 어르신들 건강을 생각해

했는데, 정인숙 씨는“노인 손님이 편해 잘 대해드리다 보니 그렇게 된 거 같

서 몸에 좋은 것만 골라 넣고 우리가 직접 우려 만들어요.”

아요. 그냥 운이 좋았어요” 라고 말한다. 장사가 잘 되자 미도다방은 위기를 맞았다. 건물 주인이 다방을 비워달라고 한 것. 어쩔 수 없이 미도다방은 진

* 한때 11명이던 종업원이 이제 두 명으로 줄었다. 종일 북적이던 다방도 오

골목의 한 건물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 시간대에만 가득 찰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 나이도 60을 넘기면서 체력

“처음에 일하는 아가씨만 11명이었어요. 커피가 600원 하던 시절, 하루에

적으로 부담이다. 그래도 그녀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90, 100살이 되도록

2,000잔씩 팔곤 했지요. 매장에서 1,500잔 배달로 500잔. 자리가 없어 손님

하겠다고 한다. 그녀를 찾는, 미도다방을 찾는 이들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이 줄 서 기다리다 밀려 내려가고 밀려 올라오고 그랬으니까요. 아침 여덟 시

겸손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이제 제가 이거 안하면 할 게 없습니다.”

반에 가게를 열어 문 닫는 열 시 반까지 잠시 쉴 틈도 없이 풀로 돌아갔어요.” COFFEE SPACE + 085


연속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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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음악다방, 그 낭만에 대하여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이 노래가 느지막한 나 이의 가수 최백호에게 준대박을 선물한 건 추억과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래는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때 그 시절의 것들을 기 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음악다방과 DJ, 말만 들어도 아련한 그곳, 그를 찾았다. 글 홍정기 사진 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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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석수동 안양예술공원에 있는

님들이 신청하는 노래 패턴이 있거

음악다방‘세월이 가면’ . 한쪽에 뮤

든. 경험이 쌓이면 바로바로 골라 틀

직박스가 있고, 그 안에 DJ가 있는

수 있어.”

그야말로 옛날식 음악다방이다. 푹신

음악을 한 곡 신청하고 싶었으나 어

한 소파에 흔히 봄 직한 테이블 그리

떤 말을 쓸까 고민하다 펜을 내려놓

고 통기타와 오르간, 낡은 교련복과

고 말았다.‘전문 DJ가 있는 음악다

책가방, 양은 도시락과 타자기, 빛바

방이 처음이니 그럴 수밖에’ 라며 스

랜 포스터 등 곳곳에 놓인 오래된 소

스로 위안을 삼는다. 다시 방문한 그

품들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때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두 부부가 함께 들어와 자리에 앉자

추억이 깃든 음악다방 변천사

마자 신청곡을 적는다.‘커피 한 잔과

차 한 잔 값이 100원 정도 하던 시절,

당신’ (한영애),‘애가타’ (장윤정),

5

‘마지막 사랑’ (진시몬)을 적고는 뮤

“ ‘친구 부부와 옛날 생각이 나 들렀습니다. 좋아하는 노래인데 들려주실 거

머니 사정도 좋지 않았던 사회 초년 생들이나 대학생, 젊은 직장인들의

직박스 작은 구멍으로 메모지를 슬며 시 밀어 넣자, 곧 사연을 읽는 중저음의 DJ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음악다방은 마땅히 갈 곳 없고 호주

유일한 휴식처였다. 요즘같이 매서운 추위가 맹위를 떨칠 때라면 사랑하는 연인과 따듯한 커피를 마시며 평소 좋아하던 팝송을 맘껏 들을 수 있는 음악

죠?’물론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고, 우

다방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다.

정도 변치 마세요. 신청해 주신 곡 중 먼저 한영애의 커피 한 잔과 당신, 나

음악다방의 출발은 1950년대 말 충무로에 문을 연‘세시봉’ 으로 사람들은

갑니다.”

기억하고 있다. 이를 필두로 충무로‘카네기’ , 종로2가 관철동‘뉴월드’ ,

옛날 음악다방 모습, 형태 그대로다. 음악 사이사이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아카데미 극장 위‘아카데미’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음악다방은 80년대 중

DJ의 입담과 신청한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즐거움은 예나 지금이나 다

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름없다.’

음악다방 호황과 함께 호사(?)를 누린 이도 있었으니 바로 DJ다. 원조‘오 빠부대’ 를 형성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는데, 동대문‘꽃다방’ 같

변치 않은 아름다움, ‘ 아날로그’

은 개그 DJ가 상주하는 음악다방이 생길 정도로 이들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

‘세월이 가면’ 이 문을 연 2006년만 해도 DJ가 있는 음악다방은 거의 찾아

았다. 그러나 86년도 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을 전후로 컬러 TV 보급이 급

보기 힘들었다. 드럼 연주가 출신으로 음악을 좋아해 2만 장의 LP판을 수집

격히 증가하고, 원두커피 전문점이 선보이면서 음악다방과 함께 DJ도 점차

한 한영걸 사장은“나이 먹은 사람이 추억을 자아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자취를 감췄다.

보자는 생각에 음악다방을 열었는데, 꽤 반응이 좋다” 고 말했다. 이곳을 찾

이제는 음악다방이라는 간판도 찾기 힘들어졌다. 그나마 드라마 등의 영향

는 연령층은 중년의 4, 50대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20대 젊은 층도 심

으로 복고 열풍이 불면서 당시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

심찮게 볼 수 있다.“미디어를 통해 복고 바람이 불면서 소문을 듣고 찾는 젊

하고 있는 게 다행이다. 음악다방을 그리워하고 DJ를 회상하며 당시를 추

은이들이 늘고 있다” 는 게 한 사장의 설명이다.

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이곳의 뮤직박스는 전주일(59세) 씨가 2009년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다. 20 대이던 1977년 처음 시작한 이래 30년이 넘게 DJ에 전념해온 전주일 씨는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곳이 비어있 는 내 가슴이,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

현재 전국DJ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음악다방 역사의 산증인이다. “70년대 무교동 학사주점에서 처음 DJ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정말 엄 청났었지. 주점에 MC, 가수, DJ가 있었으니까. 80년대까지만 해도 인기 가 많아서 편지는 말할 것도 없고 학 천 마리를 접어 담은 유리병을 주고 간 사람도 적지 않았어.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다니까.” 실제 그럴듯하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호소력 짙은 그의 목소리는 여 전히 매력적이다. 매끈한 양복에 한껏 힘을 준 머리 그리고 선글라스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센스는 잃지 않았다.“종종‘오빠~’ 라고 불러주는 손님도 있다” 니 말이다. 2만 장이 넘는 LP판이 주위를 감싸는데, 신청곡이 들어오면 어떻게 그리 빨 리 틀 수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DJ 생활을 하다 보면 노하우가 생겨. 눈 감고도 대충 그 노래가 있는 음반이 어디에 있는지 짚을 수 있어. 그리고 손

1 3 전국DJ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전주일 씨가 뮤직박스 안에 앉았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옛날 정취를 느끼게 한다. 2 중장년층에 맞춰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내부를 꾸몄다. 4 한영걸 사장은 추억을 자아낼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2006년 음악다방 ‘ 세월이 가면’ 을 오픈했다. 5 손님이 신청곡 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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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light

알면 유익한 2014년 달라지는 제도 2014년부터 가맹점주 보호를 위한 불공정 관행 근절 제도가 도입되고,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대상이 현행 3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확대된다. 또 최저임금액이 5,210원으로 인상된다. 이 외에도 2014년 커피 인들에게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제도가 신설되거나 확충됐다. 알면 실생활에 유익한 2014년 달라지는 제도를 알아봤다. 글 홍정기


거래 투명성과 세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대상 확대

금 영수증 의무 발급 대상이 현행 30만 원 이상에서 10만 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지난 6월 소득세법 시행 령 개정으로 고액 현금 거래가 이뤄지는 10개의 업종

정규직 고용 관행 정착 및 고용의 질 향상 지원을 위 중소기업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시 세액 공제

이 추가돼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대상 업종 또한 늘어

해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 세액을 공제 하는 제도가 신설됐다. 중소기업이 비정규직과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 전환 시 1인당 100만 원 세액 공제 (적용 기한: 2014년 12월 31일)를 적용받을 수 있다.

났다.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조 세범 처벌법’ 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자에 노인·장애인에 대한 중소기업 취업 지원을 위해 중

게는 신고 포상금이 지급된다.

지금까지 가맹점주는 가맹 본부의 불공정한 거래 관 가맹점주 권익 보호 및 자립 기반 확충

행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가맹점주 애로사항

중소기업 취업 근로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소기업 취업 근로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 확대된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 대해 취업 후 3년간 근로소득세 100% 감면 혜택이 주어졌던 것이 2014년부터 노인(만 60세 이상자) 및

해소를 위해 2014년 2월 14일부터 불공정 관행 근절

장애인에 대해서도 취업 후 3년간 근로소득세 50%

을 위한 제도가 시행된다. 가맹사업법 주요 개정 내

를 감면해 준다.

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당한 매장 리뉴얼 강요가 금지되고, 가맹 본 가족 가구(특히, 맞벌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

부 요구에 따라 매장을 리뉴얼하는 경우 가맹 본부가 간판 비용·인테리어 공사비용의 20~40%를 부담. 둘째, 심야시간대(오전 1시~7시) 6개월 이상 영업

근로장려 세제 확대

해 근로 장려금 표준 모형이 개선되고 저소득가구에 대한 소득 지원이 확대된다.

적자가 발생한 가맹점의 경우 가맹점주가 스스로 심

단독가구는 총소득 1,300만 원, 가족 가구 중 홑벌

야영업 여부를 선택.

이는 2,100만 원, 맞벌이는 2,500만 원까지 신청이

셋째, 실제 손해를 넘어선 과도한 위약금 부과를 금

가능해진다. 기한 후 신청 제도도 도입돼 신청 기한

지해 장사가 안되는 가맹점이 보다 쉽게 계약을 해지

경과 후 3개월 이내에 신청하면 10% 감액된 금액을

하거나 업종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함.

지급받는다.

넷째, 가맹 본부로 하여금 계약 시 반드시 영업 지역 을 설정하도록 하고 계약 기간 동안 영업 지역 내 가 가업을 승계할 때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가업상속

맹점 또는 직영점 추가 설치를 금지해 가맹점주가 안 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 마련. 다섯째, 허위·과장 정보 제공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 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아니거나 가맹점 수가 100개

가업 상속 공제 적용 대상 확대

공제 제도에서 피상속인 및 상속인 요건이 완화된다. 정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고쳐 ▲전체 가 업 기간 50% 이상 ▲상속 개시 일부터 소급해 10년

이상인 가맹 본부에 대해서는 계약 체결 시 반드시 예

중 5년 이상 ▲가업 기간 중 10년 이상 재직 후 상속인

상 매출액 자료를 서면으로 제공.

이 승계한 경우 중 한 가지만 충족해도 가업승계 대표

여섯째, 사업 초기 가맹점주에 대한 최소한의 금전적

이사(피상속인)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키로 했다.

안전장치 확보를 위해 가맹금 반환 청구 기간이 2개

지금은 ▲전체 가업 기간 60% 이상 ▲상속 개시 일부

월에서 4개월로 연장.

터 소급해 10년 중 8년 이상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또한 상속인의 요건도 완화해 가업 상속을 상속인 또 는 배우자가 할 수 있게 했고, 상속 개시 전 가업에 종 사한 기간이 2년 이상이면 가능토록 했다. 사후관리 요건도 완화된다. 그동안에는 10년간 가업 에 계속 종사할 경우에만 세제 혜택이 유지됐으나 개 정안에서는 한국표준산업 분류상 세분류 범위 내에 서는 업종 변경을 허용키로 했다.

COFFEE SPACE + 089


무주택 서민들의 주택 구입 지원을 확대하고, 그동안 통합모기지 상품 출시

국민주택기금과 주택금융공사(우대형 보금자리론) 로 이원화한 정책 모기지를 통합하고자 2014년 1월 2일부터 새로운 대출 상품이 탄생된다. 정부는 이번

육아휴직 근로자를 대신해 대체 인력을 채용하는 사 출산육아기 대체 인력 지원금 지원 확대

업주에게 대체 인력 채용에 대한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체 인력 채용 기간에 대해 우선 지 원 대상 기업 월 40만 원, 대규모기업 월 20만 원 지

지원 체계 개편으로 내년 사상 최대인 11조 원(12만

원했으나, 2014년부터는 지원 수준을 50%씩 인상

호)의 저리 주택 구입 자금 중 연 5∼6조 원은 주금

해 우선 지원 대상 기업 월 60만 원, 대규모 기업 월

공의 유동성 방식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

30만 원이 지원된다.

이다.

이를 통해 기존 근로자의 업무 부담 증가가 우려돼 육 아 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던 근로자들의 육아 휴직 사

구분

통합 정책모기지

대출 상품

통합 정책 모기지(기금 재원 직접 융자+유동화)

소득

부부 합산 60백만 원 이하(생애최초 70백만 원)

대출 대상

세대주(단독세대주는 30세 이상)

무주택 여부

세대원 전원이 신청일 현재 무주택

대상 주택

전용 85㎡ 이하(수도권 제외 읍면지역 100㎡ 이하),

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에는 육 아 휴직 기간에만 대체 인력 지원금을 지원했으나, 출산 전후 휴가 기간에도 대체 인력을 사용하면 지원 금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육아 휴직 등 부여에 따라 지원되는 출산 육아 기 고용지원금은 대규모 기업에 한해 월 10만 원으로

주택 가격 6억 원 이하 주택 가격 평가

시세→공시 가격→분양가→감정가 順

지원 수준이 하향 조정된다(우선 지원 대상 기업은

대출 한도

2억 원 이하 (DTI 40% 이하→LTV 70%,

월 20만 원 유지).

DTI 40∼100%→LTV 60%) 대출 기간

10~30년

금리

고정 또는 5년 변동 연 2.8~3.6%

우대 금리

생애최초자 0.2%p 다자녀 0.5%p 및 다문화, 장애우 0.2%p

예비군훈련 참가자에게 지급하는 훈련비 중 일반훈 예비군훈련비 인상 지급

련 교통비와 동원훈련 보상금을 인상하고, 소집점검 참가자에게는 신규로 교통비가 지급된다.

금리 결정

매월 조정 원칙

지금까지 일반훈련 교통비는 1일 4,000원을, 동원

대출 기관

6개 은행 + 10개 기관 추가

훈련 보상금은 5,000원을 지급해왔으며, 소집점검 참가자는 교통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4 년도부터 일반훈련 교통비는 4,000원에서 5,000원 으로, 동원훈련 보상금은 5,000원에서 6,000원으

최저임금액 5,210원으로 인상

2014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시간급 5,210원으

로 인상하고, 소집점검 참가자에게는 신규로 교통비

로 인상된다.

5,000원을 지급한다. 군은 향후에도 예비군훈련비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41,680원, 월급으로

를 점진적으로 실비 수준까지 현실화해나갈 계획이

환산하면 주 40시간 기준으로 월 1,088,890원

라고 밝혔다.

(5,210원×209시간)이다.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디자인권의 존속기간이 디자인권을 설정 등록한 날

를 말하므로 상용근로자뿐만 아니라 임시직·일용직 ·시간제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등 고용 형태나 국 적과 관계없이 모두 적용된다. 다만, 동거하는 친족

디자인권 존속기간 연장

부터 디자인등록출원일 후 20년이 되는 날까지로 연 장된다. 현재 디자인권의 존속기간은 디자인권의 설

만을 사용하는 사업과 가사사용인, 정신장애나 신체

정등록이 있는 날부터 15년으로 규정돼 있으나, 특

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아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청은 디자인권의 존속기간을 확대하는 주요국의

인가를 받은 자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

추세를 반영하고, 디자인 다출 원인의 의견을 반영하

는다.

기 위해 존속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수습 중인 자로서 수습 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

또한 복수디자인의 일부등록/일부거절제도 도입에

내인 자(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는 제외)와 경비원·

따라 같은 날 출원한 디자인의 설정등록일과 존속기

보일러 수리공같이 감시 또는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

간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속기간

는 자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자는 최저

기산점을 출원일로 변경했다.

임금액의 10%(시급 4,689원)를 감액할 수 있다. + 090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며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문화 가 있는 날’ 로 지정하고 이날에 전국 주요 문화 시설 의 무료·할인 관람, 야간 개장, 문화 프로그램 제공

항공기 이착륙 시, 기내에서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을 항공기 기내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 확대

금지했던 것이 2014년부터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이 착륙 중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휴대폰은 ‘비행기 모드’상태에서 사용 가능하며, 노트북과 같

등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이 부피가 큰 전자기기는 항공기가 지상 이동 또는 이

우선 정부는 2014년 1월부터 국·공립 핵심 문화 시

착륙 중일 때는 사용할 수 없으며 선반이나 좌석 아래

설과 국민의 참여와 관심이 높은 영화관부터 적용할

에 보관해야 한다.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의

·휴대용 전자기기 : 스마트폰, 태블릿, 전자책, MP3 플

상설전과 자체 특별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외부

레이어 등

기획전(대관전)은 주관 단체와 협의를 통해 할인하

·비행기 모드 : 통화나 메시지 전송이 불가하나 그 외

고, 고궁·종묘·조선왕릉 등이 무료 개방되며, 국

기능은 사용 가능.

립공연시설(국립극장, 국립국악원, 예술의전당, 정

지금까지 항공기가 이착륙 중인 고도 1만 피트(약 3

동극장, 명동극장 등)의 자체 기획 공연은 무료 또는

천m) 이하일 때는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발산되는 전

할인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해당 업체와 협의를 통

자파가 항공기 전자장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해

해 멀티플렉스 영화관 관람료도 할인할 예정이다.

사용을 제한해 왔으나, 휴대용 전자기기의 전자파 간 섭이 현대 항공기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미 연방항공청(FAA)은 항공기 내에서

근로시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 지원 확대

장시간 근로 개선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활성화를 위

휴대용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

해 근로 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에 지원이

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적극 수용해 국적 항공

확대된다.

기 내에서도 전자기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전자파 안

지금까지 근로 기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린 기업이 새

전성 평가 등의 이행지침을 마련해 항공사에 제공했

로 채용한 근로자의 인건비에 대해 연 최대 1,080만

다. 항공사는 제공한 이행지침에 따라 보유 항공기에

원을 최대 2년까지 지원했으나, 2013년부터는 인건

대한 전자파 안전성 평가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제출

비 지원 외에도, 중소기업의 경우 신규로 채용한 근

하고 이를 근거로 운항 규정 등을 인가받게 되면, 탑

로자들이 작업할 수 있는 설비를 증설하는 경우 투자

승객은 기내에서 휴대용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비용의 30% 매칭 지원 또는 최대 50억 한도 융자(대

된다.

기업은 융자 지원만 해당)를 패키지로 지원하고, 근 로시간이 줄어 기존 근로자의 임금이 감소된 부분에 대해서도 사업주가 보전한 임금의 50%까지 함께 지 원한다.

주택구입에 따른 세 부담 경감으로 주택 시장 정상화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취득세 감면

및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유상 거래 취득세율을 영구인하했다. 현행 9억 원 이하 1주택 2%, 9억 원 초과·다주택자 4%였던 것이 6억 원 이하 1%, 6~9억 원 2%, 9억 원 초과 3%로 조정되고 다주택자 차등세율은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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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Welcome to Brazil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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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 브라질을 가다

3일째. 아침에 출근해 보니 어제 요청했던 블랜딩 비율대로 로스팅이 한창이다. 평가에 앞서

커피는 화합과 소통으로 확산 된다

생두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우리나라 최초 커피 감별사 파젠다 이종혁 대표 가 8년 만에 다시 브라질을 찾았다. 자신이 직접 로스팅하는 원두 판매 회사를 차리고 우리나라 커피 산업과 문화 발전에 적잖은 공로를 해온 이 대표는 이번 브라질 방문을 통해 최근 생두 시장 트렌드를 확인하고 세계 전체 커피 생산량 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 브라질 의 커피 상태를 점검하고자 한다. 또 이 대표 개 인적으로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각오도 있다. 그 의 생생한 브라질 방문기를 연재한다. 글·사진이종혁 파젠다 대표

보통 1)결점두 수 2)콩의 크기 3)Cupping Score 4)재배 고도에 따라 생두 등급을 정하는데, 브

라질 생두는 ‘Brazil Cerrado NY2 SC17/18 Micro Lot’과 같이 쓴다.

여기서 결점두 수를 나타내는 ‘NY2’는 300g 기준에서 결점두가 4개 이하로 나왔다는 뜻으로,

8개 이하면 NY3, 26개 이하 NY4, 36개 이하 NY4.5, 46개 이하 NY5, 86개 이하 NY6, 160개

이하 NY8이라고 한다. 브라질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등에서 이러한 표기법을 따

르며, 물론 결점두가 적게 나올수록 상급이다.

크기를 나타내는 ‘SC(Screen)17/18’은 생두 폭이 17~18Screen이라는 의미다. 1Screen이

1/64인치이기에 1Screen은 약 0.4㎜가 된다. 따라서 17Screen은 폭이 6.8㎜ 정도다. 8~20Screen까지 나뉘고 16Screen은 넘어야 좋은 생두로 친다. 참고로, 생두 크기는 구멍이

뚫린 판 위에 생두를 올린 후 흔들어 구별하는데 브라질, 콜롬비아, 케냐, 탄자니아 등에서 이 런 표기법을 쓴다.

세 번째 항목 Cupping Score는 맛과 향으로 등급을 주는 것으로 Commercial, Good cup, Fine

Cup, Specialty, Micro Lot으로 구분한다. 이 중 Micro Lot이란 특정 지역 특정 농가에서 100%

단일 생산한 생두를 말한다. 모든 커피 생산국은 기본적으로 이와 비슷한 형태의 등급 기준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커피가 재배되는 지대 높이에 따라 HB(Hard Bean): 800~1100m, HG(High Grown): + 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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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1600m, SHB(Strictly HardBean): 1200~1650m, SHG(Strictly High Grown): 1700m 등

으로 구분하고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에서 이러한 표기법에 따른다.

브라질 사람에겐 너무 강한 우리나라 원두

Specialty Grade와 Fine Cup Grade, 두 가지를 평가하기로 하고 동일하게 내추럴 : 워시드 : 피

베리 비율을 4:3:3 섞었다. 결과는 역시 Specialty Grade가 모든 면에서 탁월했다. 여러 추출 방법으로 테스트를 진행해도 결과는 같았다. 다시 한 번 생두의 질이 전체적인 커피 맛과 향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브라질은 다른 나라에서 재배된 생두는 수입하지 못한 다. 그래서 테스팅에 사용한 생두도 모두 브라질산이었다는 점을 밝혀둔다. 브라질 생두 테스팅을 마치고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원두를 시음할 차례다. 브라질 커피 관련 회사는 대부분 소형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두고 있다. 한 회사 관계자 의견보다 신 빙성을 더 얻고자 여러 커피 관련 회사 종사자들에게 커핑을 부탁했는데, 공통되게 너무 맛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는 쓴맛과 다른 문제로, 로스팅 자체가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에스프 레소 머신이 아닌 드립 기구를 이용해 추출한다면 충분히 농도를 조절할 수 있겠으나 머신 사

1 결점두 수, 콩의 크기, Cupping Score, 재배 고도에 따라 생두 등급을 정한다. 생두의 질이 커피 맛과 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다. 2 브라질은 11월부터 우기에 속한다. 농장으로 가는 길에 먹구 름이 끼었다.

용이 일반적인 이곳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브라질 사람은 생두 맛과 향이 강하다면 로스팅을 약하게 해 성질을 완화시킨다. 우리나라 커피가 강하게 느껴진 건 에스프레소도 부드럽게 마시는 브라질 사람의 성향 탓도 있 COFFEE SPACE + 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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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이는 우리나라 커피 문화와 밀접한 상관이 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베리에이션 메뉴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커피 맛을 살리기 위해 강하게 볶는 것이다. 이를 두고 옳고 그름을 논하는 건 불필요한 일이다. 세계인들에게 동일한 커피 맛을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여러 여건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다르듯, 커피 문화 역시 다름을 인정해 야 한다. 이곳 사람은 우리나라 커피를 대하고는 매우 흥미로워했다. 강한 맛이 자극적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맛이라며 너도나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 가 선물로 보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커피는 배타와 배척이 아닌 화합과 소통으로 확산된다. 브라질 농장을 가다 오전 테스트를 마치고 블랜딩에 참여한 내추럴과 워시드 커피를 재배한 두 곳의 농장에 방문하 기로 했다. 가는 길은 화창했으나 변덕스러운 날씨로 거의 도착해서 비가 내린다. 세하도 지역 은 수확기인 5월부터 10월까지는 거의 비가 안 오지만 커피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11 월부터는 시시때때로 비가 온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내추럴 커피를 구입한 농장이다. 수확이 끝난 후라 출장 간 농장주 대신 총괄 매니저가 일행을 맞았다. 인사를 나누고 농장 이쪽저쪽을 둘러보는데, 많은 비로 제대로 보 기가 쉽지 않다. 보통 한 번 심은 커피나무는 10년에서 20년 주기로 가지치기를 하고 30년가량 지난 후에 수확 한다. 농장은 섹터 별로 종자를 구분해 관리하는데 카투아이, 버번, 몬두누보 등을 재배한다. 이 농장은 자신들의 특별한 세척 과정으로 유명하다. 수확한 체리를 물로 분류하는 과정이 있는데, 과거에는 흐르는 물에 체리를 씻어내고 익은 체 리와 그렇지 않은 체리로 분류했다. 지금도 많은 농장에서 이러한 방법을 쓴다. 그러나 이 농장 은 탈곡기를 거친 체리를 스팀으로 세척한다. 이렇게 하면 건조 과정에 곰팡이가 적어지고 생 두 변화를 막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보다 깔끔한 맛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농장은 워시드 커피를 재배하는 곳이다. 여러모로 브라질 농장들은 생김새가 비슷하 고 재배하는 과정도 유사하다. 두 농장을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자 다시 하늘은 화창해졌다. 4일째, 이번 출장의 마지막 날이자 가장 의미 있는 날이다. 6

1 2 5 커피나무는 10년에서 20년 주기로 가지치기를 하고 30년가 량 지난 후에 수확한다. 3 커피 테스팅은 늘 긴장되면서도 흥미로 운 일이다. 4 직원들이 로스팅한 원두를 점검하고 출시 준비를 하 고 있다. 6 수확한 생두를 창고에 보관 중이다.

2005년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농장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여러 경험을 했던 곳이다. 점심 초대

를 받아 Expocaccer 직원들과 함께 1시간 30분가량 운전을 해 도착했다. 농장주 부부가 아주

반갑게 맞았다. 8년이 지나도 농장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건 농

장주 부부 얼굴에 생긴 주름뿐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물으며 이것저것 많은 이야기 를 나눴다. 맛있는 점심을 하고 농장 이곳저곳 둘러봤다. 한쪽에 작은 커피나무들이 보였다. 보통 농장에서는 파치먼트를 심어 싹이 트는 3개월 후 묘목 을 고른 땅에 옮겨 심는다. 1년이 지나면 아주 작은 열매가 열리고 보통 3년째부터 수확을 한 다. 이 작은 나무는 내년에 첫 수확을 한다고 한다. 신선하고 푸릇함이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내년 첫 수확한 열매를 우리나라로 수입하기로 하고 다시 만나자는 아쉬운 인사를 남긴 채 농 장을 떠났다. COFFEE SPACE + 095


독일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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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이웃과 소통하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담한 카페 쥬쎄 에어이너룽.

달콤한 기억, 소통하는 카페 쥬쎄 에어이너룽Süße Erinnerung

카페를 계획하거나 운영 중인 누구라면, 카페에서 많은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러나 그 바람을 실행에 옮기는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웃과 소통하는 카페로 자리매김한 곳이 있다. 글·사진 서수진 독일통신원

독일 뒤셀도르프Düsseldorf 빌크Bilk 중심에 있는 ‘ 쥬쎄 에어 이너룽Süße Erinnerung’ 은 소통과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

꾸밈이 없고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 자그마한 공

는 아담한 곳으로, 그만의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로 사랑받는

크의 거실’ 이라는 수식어가 꼭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카페 주

카페다. 젊은이들의 활력이 넘치고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이

인장이 네덜란드에서 직접 공수해온 두꺼운 원목과 모로코식

곳은 커피를 ‘ 마시기 위해’ 찾는 사람보다 그 특유의 열린 분

타일 장식이 조화를 이룬 바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프랑스

위기와 안락함을 ‘ 즐기기 위해’ 찾는 이들로 늘 붐빈다.

삼면이 유리로 된 아담한 내부는 그야말로 가정집 혹은 WG(본

식 대리석 테이블과 쿠션이 놓인 기다란 실내 벤치 맞은편에

게마인샤프트Wohngemeinschaft의 줄임말로 주거공동체를

를 잡고 앉아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안락함을 즐기는 이들과

의미. 가족이 아닌 사람들(일반적으로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카운터 가까이서 주인장과 담소를 나누는 이들이 한 공간에서

집을 공동으로 사용한다)의 거실 풍경처럼 자연스럽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간은 그만의 자연스러움을 통해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내, ‘빌

는 60년대풍 독일식 안락의자와 앤티크 테이블이 놓였다.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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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높은 카페 코르타도와 프리셔 민츠테

이죠. 저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튀니지계 독일인인데, 빌크는 다양한 국적과

카페는 여러 종류 커피와 사이드 메뉴를 제공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높

은 것은 카페 코르타도Café Cortado와 프리셔 민츠테Frischer Minztee(생 민

문화를 가진 사람이 모여 살고, 많은 젊은이들로 활기를 띠는 곳이죠. 이러한

트차)다.

그러던 중 카페 겸 이벤트 공간을 열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작은 공간이지만 많

카페 코르타도는 스페인과 카나리아 제도에서 오전에 즐겨 마시는 커피로 에

은 일이 생길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시작했어요. 많은 계획이

스프레소에 거품을 많이 내지 않은 소량의 스팀밀크를 가미해 만든다. 이탈리

있는데 하나씩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식 카페라떼나 프랑스식 카페오레와 흡사하나, 유리잔이 작아 스팀밀크가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 소통’ 을 강조하는 주인장 아키 차베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곳에 무언가를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전달된다는 게 특징이다.

니Aki Chaabeni 씨는 그의 여러 노력과 시도들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함께 즐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기에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풍부한 맛이 이들보다 잘

기는 손님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프리셔 민츠테는 모로코 사람이 즐겨 마시는 음료다. 진정 효과가 탁월하고 면

“이곳이 소통의 장으로, 열린 공간으로 잘 활용되길 바래요. 그 일환으로 매주

역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모로코산 민트 잎을 한 잔 가득 넣고 뜨

일요일 바로 옆 영화관 메트로폴Metropol과 협력프로그램(Cooperation)으로

거운 물을 부으면 된다. 신선한 향과 진한 맛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분을 상

씨네브런치Cinebrunch를 제공하고 있어요. 영화관을 찾는 사람은 우리 카페

쾌하게 만들어 독일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즐겨 마시는 허브차다.

에서 작은 아침식사를 제공받죠. 빵과 치즈, 소시지 그리고 커피와 소프트드링

“카페를 오픈 한 것은 2년 전 10월경이에요. 그러니까 이제 2년 반 정도 된 셈

크로 이뤄진 일반적인 독일식 아침이에요. 거실같이 편안한 공간에서 식사를 + 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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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 5 꾸밈이 없는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안락한 분위기를 낸다. 2 카페에서는 책이나 신문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자주볼 수 있다.4 모로코 사람이 즐겨 마시는 프리셔 민츠테.

한 후, 자리를 옮겨 영화를 보는 일은 일반적인 영화관에서 받는 느낌과는 분

것과 같아요.”

명 다를 거예요. 일주일에 한 번 정기적으로 사진 강좌를 제가 직접 맡아서 하

이런 크고 작은 강좌나 행사 이외에도 각종 세미나나 조그마한 생일파티 같은

고 있기도 해요(참고로 차베니 씨는 산업디자인과 사진을 전공했다). 카페를

열기 전엔 Bild 신문사 편집부 부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요. 정기적인 사진 수

가족행사 등을 위한 공간 대관도 한다. 차베니 씨는 “다양하게 사용해야 카페

업 외에도 낭독회나 어학 강좌, 기타 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열고

다”는 포부를 전했다.

있어요.”

카페에 들어선 이들을 두 팔 벌려 반갑게 맞이하는 주인장 차베니 씨는 최근

활용가치가 높아진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열린 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싶

에 일어난 재미있는 이야기나 자신이 계획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을 나누

손님이 주최한 강좌 특히 인기 높아

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야기 중간에 반가운 얼굴이 카페에 들어서면 그는 망설

단골들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제안으로 마련한 강좌

임 없이 대화하던 손님에게 그를 소개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모습이

는 분명 일반 학원에서 배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너무나 자연스러워 오래된 친구들 간의 모습처럼 정감 있게 느껴진다. 계획을

“한번은 스페인 손님이 스페인어 수업을 해보고 싶다고 제의해 왔어요. 그 수

끊임없이 실행해 나가는 일에 대한 그의 사랑과 열정이 이 작은 공간을 어떻

업은 어학원의 수업과는 확연히 달랐지요. 진짜 말하는 방법을 배우는 거예요.

게 변화시킬지 자못 궁금하다.

관심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다들 정말 재밌다고 했어요. 그리고 꾸준히 저 녁 행사로 라이브 콘서트를 열기도 해요. 이는 마치 카페에 생명을 불어넣는 COFFEE SPACE + 099


Menu

점을 찍다

Macchiato

마키아토Macchiato는 ‘표시한(marked)’ 또는 ‘얼룩진(stained)’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진한 커피를 부드럽게 마시기 위해 우유 거품을 첨가한 커피 메뉴 중 하나다. 마키아토 Macchiato는 카페 마키아토Caffee Macchiato, 라떼 마키아토Latte Macchiato 두 가지로 나뉘며 오늘 날에 는 각종 시럽을 첨가한 다양한 마키아토 메뉴가 있다. 마키아토는 모양이 중요하므로 만드는 순 서를 잘 숙지해야 한다. 글·사진 최영희 시연 한지희 감수 이승훈 참고문헌 《올 어바웃 에스프레소》이승훈 저


다 같은 마키아토라구요? 천만의 말씀! 호주 환율이 미국 달러 환율을 넘어선 무렵, 혈혈단신 호주에 온 가난한 유학생에게 카페를 찾는 일은 그저 호화스런 사치일 뿐이다. 유학 생활 3개월 차 에 우연히 알게 된 호주 현지 친구와의 미팅 장소가 카페로 정해졌다. 리버사이드에 있는 전망 좋은 노천카페에 자리를 잡고 나는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 했던 커피 이름들이 빼곡한 메뉴판을 스캔한다. 턱없이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그녀와 영어로만 대화해야 한다는 사실도 버겁기만 한데, 메뉴 고르는 것도 한 몫 보탠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아는 메뉴라고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에스프레소와 라떼뿐, 평소 즐겨마시던 아메리카노는 없다(이후 알게 된 사실이 지만, 호주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롱블랙’이라고 부른다). 결국 주문한 메뉴는 카페 마키아토Caffee Macchiato. 한국에서 마시던 ‘카라멜 마키아토’ 를 생각하고 주문한 것인데 가격은 에스프레소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내 주문한 음료가 나오고 난 내 앞에 놓인 커피를 바라보며 탄식 섞인 웃음만 짓는다. 카라멜 드리질이 풍성히 올려 있는 마키아토가 아닌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만 올려 나온 것이 바로 카페 마키아토였다. 내 반응에 마주 앉은 친 구가 이유를 묻는다. 그 상황을 영어로 설명하기도 난감하고 커피에 대한 나의 무지함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커피만 들이킨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찾아봤다. 카푸치노보다 강하고 에스프레소보다 부드러운 커피, 카페 마키아토. 그것이 나의 첫 에스프레소의 기억, 호주에서 마신 카페 마키아토의 기억이다. 요즘은 당시보다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확산되면서 카페 문화가 한층 전문화되고 개성화 되어감에 따라 메뉴들도 버라이어티하다. 또한 같은 메 뉴라도 바리스타들에 의해 천차만별의 맛과 모양을 내기에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고르는 재미도 있다. 전문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를 찾으면 대형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들도 접할 수 있다.


카페 마키아토 Caffee Macchiato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으로‘마크하다’라는 뜻이다. 진한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부담스러울 때 우유 거품 을 올려 부드럽게 마시는 메뉴다. 1. 에스프레소 잔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2. 에스프레소를 추출 하는 동안 스팀 피처에 우유 거품을 만든다. 3. 스팀한 고운 우유 거품을 에스프레소 위에 원 모양으로 3~4스푼(1㎝ 이상) 올린다.


라떼 마키아토 Latte Macchiato 우유에 에스프레소로‘마크하다’는 뜻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의 커피이며 카푸치노보다는 부드럽고 라떼보다는 진한 메뉴다. 1. 스팀 피처에 우유 거품을 만든다. 2. 우유와 우유 거품을 잘 혼합해 손잡이가 있는 유리잔에 우유와 우유 거품을 흔들면서 붓는다. 3. 벨 크리머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4. 잔에 우유와 우유 거품이 분리되면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5㎝ 위에서 천천히 붓는다.


카라멜 마키아토 Caramel Macchiato 라떼 마키아토에 카라멜 시럽과 소스를 이용해 만든 카 라멜 향과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응용 메뉴다. 1. 카라멜 시럽 15~20㎖를 유리잔에 담는다. 2. 스팀 피처에 우유 거품을 만든다. 3. 우유와 우유 거품을 잘 혼합해 손잡이가 있는 유리잔에 우유와 우유 거품을 흔들면서 부어 시럽과 잘 혼합이 되게 섞어준다. 4. 벨 크리머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5. 잔에 우유와 우유 거품이 분리되면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5㎝ 위에서 천천히 부어 포인트를 잡은 다음 많이 붓는다. * 카라멜 소스로 장식할 수 있으며 바닐라, 헤이즐넛, 아이리쉬 시럽 등으로도 메뉴를 만들 수가 있다.


스트로베리 마키아토 Strawberry Macchiato 라떼 마키아토에 스트로베리 시럽과 생과일을 이용해 만든 스트로베리 향과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응용 메뉴다. 1. 스트로베리 시럽 15~20㎖를 유리잔에 담는다. 2. 스팀 피처에 우유 거품을 만든다. 3. 우유와 우유 거품을 잘 혼합해 손잡이가 있는 유리잔에 우유와 우유 거품을 흔들면서 부어 시럽과 잘 혼합이 되 게 섞어준다. 4. 벨 크리머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5. 잔에 우유와 우유 거품이 분리되면 추출한 에스프레소 를 5㎝ 위에서 천천히 부어 포인트를 잡은 다음 많이 붓는다. * 생딸기로 장식할 수도 있다. 신맛이 나는 시럽은 우유를 응고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 시 유의한다.


책으로 세상 보기

스티븐 존슨 저 | 서영조 역 |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이 문서를 보내는 목적은 오사마 빈 라덴이 다수의 학생들을 미국의 민간 항공대학에 조직적으로 보낼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고자 함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2001년 7월 10일 FBI 요원 켄 윌리엄스가 워싱턴과 뉴욕의 상사들에게 보낸 문 글 이병주 리앤신디케이트 대표

서는 이렇게 시작했다. ‘이 문서를 보내는 목적은 오사마 빈 라덴이 다수의 학생들을 미국의 민간 항 공대학에 조직적으로 보낼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고자 함입니다.’ 윌리엄스는 오랫동안 어떤 패턴을 감지한 후 조사를 실시했다. 그리하여 지나 치게 많은 아랍계 사람이 애리조나 여러 비행 학교와 민간 항공대학에 입학했 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윌리엄스는 그들 중 몇 명과 인터뷰를 했으며, 대부분 반미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알제리, 케냐,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온 9명의 학생들이 비행 학교에 입학했으며, 모두 과격 이슬 람 운동 세력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기술했다. 그중 2명은 2001년 9월 11일 펜타곤으로 돌진한 아메리칸항공 77편을 조종한 하니 한주르와 관련이 있었다. 물론 윌리엄스가 테러 위협이 당장 임박했다고 는 진단하지 않았다. 알카에다가 항공 업계에 사람을 투입해 미래에 민간항공 기를 가지고 테러를 저지를 수도 있을 거라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FBI가 미국 전역 비행 학교와 항공 교육 기관 전체 목록을 작성하고 그 학교들에 입학하 려는 사람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훗날 ‘피닉스 메모’ 로 알려진 이 문서는 FBI의 고위 관리들에게 보내졌지만

책으로 세상 보기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유용한 책 한 권을 골라, 책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 치는가를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여러 대기업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 의를 하는 리앤신디케이트 이병주 대표를 통해 현실적인 글 읽기를 만나 보십시오. 경영전문가이자 경영 칼럼니스트인 이병주 대표 저 서로는 ‘ 애플 콤플렉스’ , ‘ 촉’ , ‘ 3不전략’ 등이 있다.

아무도 그것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몇 주가 지난 후 한 분석가가 이 문서를 검 토한 후 ‘긴급’ 이 아닌 ‘일상’ 으로 분류했다. 끔찍한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던 탁월한 아이디어는 이렇게 무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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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만나게 하라 분석가들이 피닉스 메모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선견지명이 담긴 문서가 폐기됐다. 그러나 한 달 후 벌어진 사건과 연결됐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8월 16일 FBI는 미네소타 한 모텔에서 아랍계 자카리아스 무싸위를 출입국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며칠 전 그는 수강료 8,300달러를 모두 현금으로 지불하고 팬암국제비행아카데미에 입학했다. 그는 조 종실 문 작동법과 비행 시 기내 통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가 비행기 조종에는 관심 없다고 말하자 아카데미 직원들은 이 신입생을 수상히 여겨 FBI에 신고했다. FBI 수사관들은 무싸위를 심문한 후 그가 실제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위험인물이라고 확신했다. FBI 미네소타 지국은 그의 노트북 컴퓨터를 조사할 수색영장을 발부받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증거가 불확실하며 예감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수색영장이 기각된 것이다. 그 다음 주에는 FBI 미네아 폴리스 지국이 무싸위의 컴퓨터를 조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역시 거부당했다. 한 수사관은 “무싸위가 세계무역센터로 비행기를 몰고 돌진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만약 무싸위의 컴퓨터를 조사했더라면 9·11 테러 비행기 납치범 11명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혀냈고 테러를 조직한 람지 빈 알시브로부터 최근에 돈을 받았다는 사실도 찾아냈을 것이다. 두 사건 모두 9.11 테러를 예측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FBI 고위 관리가 두 사건을 모두 보고받았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다. 테러에 대한 확신이 커져 후속 조치가 취해졌 을 것이고, 21세기 미국과 세계의 역사를 바꿀 수도 있었다. 안타까운 점은 보안을 더 중시한 FBI 시스 템이 지역과 담당 분야가 다른 곳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사건을 연결시킬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과학저술가인 스티븐 존슨(Steven Johnson)은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한국경제신문사, 2012)>에서 위대한 혁신은 비슷한 아이디어들이 서로 만나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피닉스 메모처럼 아 무리 위대한 아이디어라고 해도 혼자서는 불완전하고 막연한 형태로 존재한다. 위대한 아이디어에는 태풍의 씨앗이 들어있지만 막연함을 강력한 것으로 바꿀 수 있는 핵심요소는 빠져있다. 그 빠져 있는 핵심요소는 대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또 다른 막연함으로 존재한다. 두 불완전한 아이디어가 만나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위대한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것이다. 증거가 확실치 않았던 피닉스 메모가 역시 증거불충분의 미네소타 사건을 만났다면 탁월한 아이디어로 변했을 것이다. 존슨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란 어느 순간에 반짝 생겨나는 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사람에 의해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이디어는 세 가지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첫 째,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한 사람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불완전하다. 둘째, 아이디어는 매우 느리게 성장한다. 셋째, 아이디어는 발전 단계를 거치면서 방향이 굴절된다.

무싸위가 세계무역센터로 비행기를 몰고 돌진할지 모른다” 고 경고했다. 만약 무싸위의 컴퓨터를 조사했더라면 9·11 테러의 비행기 납치범 11명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혀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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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시기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방향이 굴절된다. 그래서 한 사람의 실수가 다른 사람에게는 아이디어의 불완전한 부분을 메워주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위대한 혁신을 탄생시키려면 비슷한 아이디어를 만나게 하는 공간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불완전한 아이디어들을 만나게 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 워 보다 완결된 수준으로 발전시키라는 것이다. 또 뜻밖의 발견이 가능하도록 혁신의 방향을 열어두라고 제안한다. 오랫동안 막연하고 모호하게 존재하던 생각이 우연한 계기로 다른 아이디어를 만나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 문이다. 또 존슨은 실수를 드러내고 장려하라고 주장한다. 아이디어는 시기에 따라, 사 람에 따라 그 방향이 굴절된다. 그래서 한 사람의 실수가 다른 사람에게는 아 이디어의 불완전한 부분을 메워주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요컨대 다양한 아이 디어를 자유로운 공간에서 만나게 해, 생산적으로 충돌하고 결합하는 조건을 만드는 게 혁신을 촉진하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장난이 세상을 바꾸다 1957년 10월 7일 점심시간 미국 메릴랜드에 위치한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 리연구소의 구내식당에서 장난스런 대화가 벌어지고 있었다. 소련이 사상 최 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소련은 스푸트 니크를 발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신호 전송장치를 장착했다. 연구소 의 두 젊은 물리학자 윌리엄 가이어와 조지 웨이펜바크는 스푸트니크호에서 나오는 신호를 잡는 방법에 대해 재미 삼아 이야기했다. 가이어와 웨이펜바크는 그날 오후 실험실에 있는 20메가헤르츠 수신기를 가 지고 스푸트니크가 보내오는 신호를 감지했다. 두 학자가 스푸트니크의 신호 를 포착했다는 소문은 연구소에 금방 퍼졌고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사람이 계 속 찾아왔다. 두 사람은 그 소리를 보여주기 위해 수신기를 음성증폭기에 연 결해 신호음을 오디오 테이프에 녹음했고, 녹음할 때마다 타임스탬프로 시간 을 기록했다. 타임스탬프에 기록된 신호를 보자 거리와 음파의 관계를 밝힌 도플러효과를 이용해 스푸트니크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스푸 트니크는 같은 주파수로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두 학자는 포착되는 신호음의 일정한 변화를 측정해 위성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었다. 또 주파수 변화량의 기울기를 분석해 스푸트니크가 응용물리연구소에 가장 가까웠던 지점을 구하 기도 했다. 두 사람은 거의 우연에 의해 위성 속도를 계산할 수 있는 기술과 궤적을 그려 내는 기술을 발견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연 구소장에게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 승인을 받았다. 그리하여 두 학자는 첫 신 호음을 듣고 몇 달 되지 않아 수신기로 들려오는 신호로부터 스푸트니크의 궤 도를 완벽하게 추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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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봄 연구소 부소장은 두 사람을 불러, 은밀한 질문을 던졌다. 지상 수신기로 위성 위치를 계산할 수 있다면 거꾸로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즉 위성의 정확한 궤도를 안다면 지상에 있는 물체 위치를 정 확히 계산할 수 있는가? 두 사람은 가능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부소장은 빨리 작업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며칠 동안 숫자를 가지고 씨름한 끝에 두 사람은 가능하다는 해답을 내놨다. 곧 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당시 미군은 잠수함에서 발 사하는 핵미사일을 개발 중이었다. 미사일 공격 궤도를 계산하려면 발사 위치를 알아야 하는데, 지상 에서 이것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지만 바닷속 어딘가를 돌아다니는 잠수함의 경우에는 매우 힘 들었다. 부소장은 연구소에 널리 알려진 두 연구원의 장난을 익히 알고 있었고, 그들 방법을 뒤집으면 잠수함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트랜짓시스템(transit system)으로 불린 이 프로젝트는 결국 성공했다. 스푸트니크가 발사되고 3년 후 미국이 발사한 5개의 위성이 궤도를 돌면서 항해 데이터를 제공했다.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가 잘못된 무선송신으로 소련 영공에서 격추된 후 레이건 대통령은 위성 시스템을 민간 항공사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때부터 트랜짓시스템은 현재의 이름,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로 불리게 됐다. 50년 이상 지난 지금 30여 개의 GPS 위성이 항공 기부터 휴대폰, 디지털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물체에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두 물리학자의 장난이 세상을 바꿨다. 그들은 자신들의 장난이 사람들이 음식점을 찾고 등반가들이 산 을 탐험하며, 10대들이 게임하고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줄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GPS가 없었다면 현대인의 일상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됐을 것이다. 아이디어는 이렇게 발전한다. 두 학자의 전공과 관련한 호기심이 인공위성 소리를 듣고 싶다는 장난스 런 아이디어를 낳았고, 실험을 하면서 아이디어가 풍부해져 인공위성 궤도를 그릴 수 있게 됐다. 결정 적으로 이들의 아이디어는 전혀 다른 의도를 지닌 부소장의 아이디어와 만나면서 방향이 굴절된다. 인 공위성 위치를 추적하려는 생각이 인공위성에서 지상의 물체를 파악하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 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신의 하나가 탄생했다. 가이어와 웨이펜바크는 그들의 성공에 대해 응용물리연구소로 모든 공을 돌렸다. “연구소는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에게 아주 훌륭한 곳이었습니다. 폭넓은 전문지식을 가진 동료들과 생 각을 나누며 도움을 마음껏 받을 수 있었고, 자유롭게 호기심을 따라갈 수 있었죠.” 특히 연구소 구내식당은 물리학자, 수학자, 엔지니어, 해커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었고, 혁신의 진앙이었다. FBI의 닫힌 네트워크와는 정반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디어는 이렇게 발전한다. 두 학자의 전공과 관련한 호기심이 인공위성 소리를 듣고 싶다는 장난스런 아이디어를 낳았고, 실험을 하면서 아이디어가 풍부해져 인공위성 궤도를 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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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커피의 온기를 전합니다 (사)한국커피연합회 신년 밥퍼 나눔 봉사 진행 사단법인 한국커피연합회가 신년을 맞아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일공동체가 운 영하는 밥퍼운동본부에 8개 회원사 20여 명이 참석해 취약 계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나눔과 섬김의 마음으로 사랑의 밥퍼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1월 17일, 청량리 굴다리 아 래로 진한 커피 향기와 온기가 가득 채워졌다. 글·사진 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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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나눔 봉사를 비롯해 매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정기적인 나눔과 후 원을 실천하고 있는 (사)한국커피연합회가 지난 1월 17일 금요일 청량리 다일공동체가 운영하는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찾아 ‘신년 나눔 봉사 활동’ 을 가졌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커피연합회 8개 회원사에서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신년 나눔 봉사 활동을 통해 연합회는 다 일공동체에 사랑의 성금 300만 원을 전달하는 한편, 추운 날씨에도 구슬 땀을 흘리며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취약 계층과 어르신들 700여 명에게 대접할 김치와 깍두기를 담그고 야채를 다듬었으며, 배식 에도 참여했다. 이번 신년 밥퍼 나눔 봉사 활동은 일반 봉사자 50여 명과 함께 진행했는데, 참석한 회원사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이런 뜻 깊은 활 동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 평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얻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느낌”이라 면서 “다음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일공동체는 ‘ 이 땅에 소 외된 이웃들이 진정 아름다움을 회복하며, 밥 굶는 이 하나 없을 때까지 더욱 많은 사람들의 참사랑과 실천과 나눔의 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2002년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열고 매일 1,500명의 노숙 자, 행려자, 무의탁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커피연합회는 회원사들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나눔 봉사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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