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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5년 8월 14일 금요일

뉴욕=이신영 기자

1980~1990년대에 수많은 경영인이 롤 모델로 삼은 사람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 이 ‘워크아웃’이니 ‘식스 시그마’니 하는 경 영 혁신 기법들을 그가 창안하거나 보급했 고, 그가 경영을 맡은 기업은 20년간 시가 총액이 3000%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잭 웰치(Welch·78) 전 GE 회 장이다. 2009년에 포천 지는 스티브 잡스 를 ‘지난 10년간 최고의 경영자’로 뽑았다. 하지만 이 잡지는 1999년에는 잭 웰치를 ‘지난 100년간 최고의 경영자’로 뽑았다. 스티브 잡스 이전에는 웰치가 경영자들의 우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2001년 은퇴하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그는 구(舊)경영의 화신이 됐다. 2006년 포천지는 ‘미안합니 다, 잭 웰치(Sorry, Jack Welch)’라는 제목 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그의 시대가 끝났 음을 알렸다. 그가 은퇴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 논쟁의 중심에 있다. 그에 대한 평가 는 하늘과 땅만큼 엇갈린다. 특히 논쟁적 인 이슈 중 하나는 그의 독특한 인재 관리 철학이다. 그의 핵심적인 생각은 “이를 악 물고 솔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철 학을 인사 관리에도 적용했다. 직원을 A B C 세 등급으로 나누고 하위 10% 직원 에게는 ‘솔직하게’ “나가라”고 말하라는 것이다. 그가 취임한 뒤 5년간 GE 전체 직원 40 만명 중 27%인 11만2000명이 회사를 그 만뒀다. 이 중 3만7000명은 GE가 분사한 회사로 옮겨갔지만, 나머지 8만1000명은 그대로 일자리를 잃었다. 그가 ‘중성자탄 잭((Neutron Jack)’이란 별명을 얻은 이

유다. 웰치 회장의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 을까? 그의 생각을 들으려고 그를 뉴욕 자 택에서 만났다. 그에게 “사람들이 중성자 탄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 냐”고 물었더니 그는 온 집 안이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취임했을 때 GE엔 40만명이 넘는 직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50억달러 남 짓 매출을 올렸어요. 그런데 제가 은퇴했 을 때는 직원 31만명으로 1300억달러 가 까운 매출을 올렸습니다. 25% 적은 인력 으로 5배 이상 성장한 것입니다. 제가 중 성자탄이었습니까? 필요 이상 직원을 보 유하는 것이 옳은 일이란 얘기인가요?” 그 가 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고 존경받 는 기업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대대적인 해고 작업은 고통스러웠습니다. 대신 우 리는 정말 후한 퇴직금을 지급했습니다. 또 직원들이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도 록 시간을 줬습니다. 저는 10만명이나 되 는 직원을 유지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 었습니다. 만약 GE가 10만명을 그대로 두 면서 최악의 회사가 됐다면 저는 이 자리 에서 당신과 인터뷰조차 하지 못했을 겁 니다. 당신은 부하 직원들을 팬으로 만들 고,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액션을 취해야 합니 다. 직원이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빨리 따 져서 말입니다. 제가 자주 쓰는 말이 있습 니다. ‘우린 당신이 우리 회사를 위해 일해 줬으면 합니다. 그러나 회사를 위대한 곳 으로 만들 수 없다면 언제든지 떠날 준비 가 됐으면 합니다’란 말입니다.”

C3면에 계속

올랜도(플로리다)=오윤희 기자

두 경영 大家의 기업 철학 C2·3면 통해 살펴보세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은 기업 들은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했고 인디 펜던트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3400만명 이 일자리를 잃었다. ‘위기’라는 단어는 해 고를 정당화하는 구실로 막강한 위력을 발 휘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인 새스 인스티튜트(SAS Institute, 이 하 SAS)는 이런 상황에서도 단 한 명도 해 고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상상을 초 월한 직원 복지 혜택으로 유명했던 이 회 사는 어려울 때도 ‘해고 제로’의 원칙을 고 수한 덕에 2010년과 2011년에 2년 연속 포천 지가 선정하는 ‘미국에서 일하기 좋 은 100대 기업’1위를 차지했다.(2013년 랭 킹에서는 구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의 짐 굿나잇(Goodnight) 창업자 겸 회장은 “직원을 왕처럼 대접하면 성과 는 저절로 따라온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성장을 희생한 것은 아니었 다. 지난 10년간 SAS의 매출은 예외 없이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 금융 위기의 직격 탄을 맞았던 2008~2010년에도 성장했고, 2011년엔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잭 웰 치 전 GE 회장은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지만, SAS의 존재 자체가 잭 웰치 전 회장의 주 장을 반박하고 있는 셈이다. 기자는 지난달 23일 자사 주최의 콘퍼 런스 참석 차 플로리다 올랜도를 방문한 굿나잇 회장을 만났다. 당시 잭 웰치 전 회 장을 막 인터뷰한 직후였기에 “잭 웰치의 경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 져 보았다. 굿나잇 회장은 기자의 질문을 중간에서

뚝 끊으며 “절대 그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 는다”고 잘라 말했다. “잭웰치의 경영방식 은 회사를 해칩니다. 그는 하위 10%의 직 원들을 잘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매년 10%의 직원들이 해고를 당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나는 정말이지, 어떻게 그런 시스 템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도 금융 위기 당시 구조 조정을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있었다. “금융 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8 년 말, 업계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습니 다. 모든 업체가 날마다 직원 해고를 발표 했습니다. SAS에서도 누구를 해고할지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굿나잇 회장은 해 고 계획을 접었다. 구조 조정이 직원들의 사기를 꺾고, 결국 효율성 저하로 이어진 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9년 1월 29일 저는 아주 이른 아침 에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한 명도 해고하 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 대신 비용 절감을 위해 임금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직원들은 해고를 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듣고 환호성을 질렀습니 다. 그해 SAS는 매출이 5% 성장했습니다. 당시 상황에서 비추어 볼 때 나쁘지 않은 결과였어요. 저는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았 기에 그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 니다. 직원들로 하여금 확신과 동기를 갖 게 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C2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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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4일 금요일

굿나잇 SAS 회장

▶C1면에서 계속

올랜도=오윤희 기자

짐 굿나잇 회장은 짧게 바짝 깎은 머리 와 무뚝뚝한 표정 때문인지 어딘가 모르 게 군인을 연상시켰다. 게다가 질문을 하 면 거의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을 이끄는 수장(首 長)이기에 산타클로스처럼 푸근한 인상을 기대했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는 잭 웰치 전 회장의 의견에 동의하 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얼마전 에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스티브 발머 CEO를 알지요? 그는 ‘상위 20%에 더 나 은 성과급을 주고, 하위 10%는 자르라’는 의견을 지지했습니다. 그는 모든 직원에게 등급을 매기길 원했지요. 그런데 그가 이 러한 방식의 경영을 채택한 시점에 마이 크로소프트에선 커다란 혁신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하위 10%에 속하게 될까 봐 걱정하고 몸을 사렸으니까 요. 그런 식의 경영으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잭 웰치식 경영은 회사를 해친다” —3년 전 위클리비즈와 첫 인터뷰를 할때 SAS엔 야근도, 초과 근무도, 해고도, 정년 도 없었습니다. 그 후 금융 위기가 덮쳤고, 기업 환경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그뒤에도 SAS의 정책엔 변화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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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물론 아주 소수의 독재적인 기업들이 남 아 있긴 하지요. 하지만 그곳에선 직원들 이 오래 머무르려 하지 않습니다. 언제가 됐든 그들은 회사를 떠날 거예요. 이것은 앞으로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 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창업한 지 37년이 됐는데, 스스로의 경 영 방식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습니까? “제 스타일은 ‘직원들이 일하기 위해 필 요한 것을 최대한 제공하자’는 주의입니 다. 저는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간섭하 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스포츠로 예를들자 면, 저는 코치 같은 사람입니다. 독재자는 결코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특별히 변한 게 없어요. 직 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모든 혜택은 회사 가 그들의 재능을 계속 보유하는 데 도움 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당신이 직 원들을 잘 대해준다면 그들은 계속 직장에 남아 있을 것이고, 열심히 일을 할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직원들을 푸대접한다면, 그 들은 SAS를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겠지요. 시장에서 지식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는 높 습니다. SAS처럼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고 이름난 곳도 때로는 특정 직급의 직원들을 채용할 때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정말로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SAS가 직원들을 우대하는 이 유는 그것이 회사의 입장에선 혜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직원들을 옭아맬 수 없습니다. 그들은 언제든지 자신들의 의지 에 따라서 회사를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러 니 직원들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회사로서도 이득입니다.” 일부 경영 전문가들은 SAS의 독창적인 경영 방식은 SAS가 창의력을 요구하는 소 프트웨어 회사이며,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 에 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역으로 GE처럼 제조업을 영위하고 상장기업이었 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하지 만 굿나잇 회장은 이렇게 반박했다. “저는 다른 기업에서도 SAS와 같은 방 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요즘 많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친화적인 분위기 를 만들어주고 있고, 직원들이 새로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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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직에 적절한 긴장감이 없으면 장기적으로 볼 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 다. 연세대 경영대 정동일 교수는 “여러 연 구 결과에 따르면, 현실 안주주의가 팽배 한 조직에 성과지향주의적인 사원이 들어 갔을 때, 오히려 느슨한 기업 문화에 안주 해서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이뤄지 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AS에도 이런 우려는 없을까. —SAS에선 어떻게 인사 고과를 하나요? “팀원들의 근무 성과를 각 팀의 매니저 가 기록하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임 금 인상이나 보너스 인상을 할 때 반영합 니다.”

—SAS엔 당근이 아주 많이 있는 것 같은 데, 혹시 채찍도 있습니까? “우리는 채찍을 강조하지 않아요(웃음). 만약 어떤 직원이 일을 잘하지 못하고, 업 무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고 칩시다. 그 러면 인사 담당자가 그에게 지적을 하지 요. ‘당신의 업무 능력을 좀 더 향상시켜야 겠어요.’ 그리고 난 뒤에 90일간 그들이 업 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트레이닝 을 시킵니다. 90일이 지난 뒤에도 업무 능 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그들이 가장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부서로 이동시켜서 근 무하게 합니다.” 이것은 제프리 페퍼 교수의 ‘꽃밭 이론’ 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잭 웰치 전 회장은 꽃밭에서 잡초(필요 없는 사원)를 걸러내야 한다고 했지만, 페퍼 교수는 잡 초라도 꽃밭의 다른 곳(좀 더 성과를 잘 발 휘할 수 있는 부서)에 옮겨 심으면 예전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했다. SAS가 직원들에게 많은 당근을 주며 우 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조직에 기여할 최고 의 인재들을 뽑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체 어떤 기준으로 직원을 뽑을까. SAS 홍보 담당자 다이앤레녹스(Lennox)씨는 이렇게 답변했다. “SAS는 최대한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할 목적으로 직원을 뽑습니다. 특정한 일을 담당하기에 필요한 학력이나 경력을 가진 사람을 판단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당 지원자가 SAS 문화에 적합성

을 가진 후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란 그 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 음과 같은 기준을 중시합니다. ‘성공을 위 해 자신의 공을 다른 사람과도 나눌 줄 알 고,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를 통해 성 장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인가?’ ‘자신의 커리어 성공보다는 팀의 이익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도 감수할 수 있는 사 람인가?’ 경영진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잘 확 인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받 습니다. 후보 개개인의 능력과 경력을 뛰 어넘어 SAS라는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 는 사람인지를 판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트레이닝이지요.”

이나 다시 채용한 사람의 능력이 크게 차 이가 없다는 점을 볼 수 있어요. 그들은 다 른 부서에서 자기 능력을 더 발휘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는 “이왕이면 젊을때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 그들의 성장을 돕는 길”이라는 웰치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통계적 품질 관리의 대부인 에드워드 데밍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며 반박했다. “그는 완전히 정반대의 의견을 갖고 있

어요. 데밍은 위기를 맞은 기업들이 품질 보다는 수량 위주의 단기적 성과, 팀워크 보다 개인주의적 실적 평가, 과도한 검사, 부서 간 장벽이란 문제에 봉착해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조직의 문제는 시스템에 있지,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 었습니다.” 페퍼 교수는 “웰치의 리더십이 2050년 에도 통할 것이라는 주장은 정신 나간 소 리”라고 말했다.

그는 “GE는 왜 웰치가 물러난 뒤 이전만 큼 성과가 나지 않을까? 그것은 이멜트 회 장의 잘못일까? 아니면 웰치의 잘못일까?” 라고 반문했다. “웰치가 떠나고 GE의 사업은 대부분 어 려움을 겪었어요. 얼마나 많은 인재가 GE 를 떠났습니까? 지금 HP도 똑같은 어려움 을 겪고 있어요.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는 바람에 맥 휘트먼은 지금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잡초는 없다. 문제는 어디 심겻느냐일 뿐

“잭 웰치 탓에 GE 사업 대부분 어려워져” 페퍼 스탠퍼드대 교수 “왜 잭 웰치 기사를 쓰는 겁니까? 그는 GE를 과거에 경영했는데, 완전히 낡은 뉴 스잖아요?” 세계적 인사 전문가 제프리 페퍼 스탠퍼 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전화 인터뷰에서 내뱉은 첫마디였다. 기자는 “잭 웰치 전 회 장을 만났다”며 웰치 회장의 경영에 대한 생 각을 물었다. 그는 10년 이상 잭웰치 전 회장

을 비판해온 웰치의 영 원한 ‘저격수’다. 2007년 위클리비즈와 인터뷰하 면서도 “웰치는 인수·합 병을 통해 회사를 키웠 을 뿐”이라고 말했다. 웰치 전 회장이 위클리비즈 인터뷰에서 “관리자는 자비로운 유전자를 가져야 한 다. 해고도 자비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하자 페퍼 교수는 “물론 자비로운 것

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게 잭 웰치가 할 소 리인지, GE에 어울리는 소리인지 모르겠 다. 그는 자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말했다. —웰치 전 회장은“꽃밭의 꽃에 물도 주지 만, 잡초도 뽑아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그 잡초라는 것이 꽃밭의 다른 곳에 심으면 꽃이 될지 어떻게 아느냐는 거예요. 기업들이 막상 해고하고 나서 새 로운 사람을 뽑으면, 해고한 사람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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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GE 前회장

▶C1면에서 계속

뉴욕=이신영 기자

잭 웰치 회장의 집은 뉴욕 맨해튼 한복 판에 있는 고급 아파트의 48층이었다. 그 는 “어서 오세요. 여기가 뉴욕입니다. 왼쪽 창문으로 봐도 뉴욕, 오른쪽 창문에도 뉴 욕. 뉴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지요”라 며 껄껄 웃었다. 여전히 카리스마와 열정 이 넘쳐났지만, 과거보다 배가 훨씬 나와 보였고, 목소리는 갈라지고 쉰 듯한 느낌 이었다. 그는 현재 사모펀드 회사인 ‘클레이턴 더빌리어 앤드 라이스’의 고문으로 활동 하면서 이 펀드가 소유한 기업 18개의 경 영을 돕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잭 웰치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라는 온라인 최고 경영자 과정을 개설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솔직해지는 것이야말로 자비로운 것 —요즘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제 상사는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상사를 바 꿀 방법이 없나요?’같은 질문입니다. 저는 ‘상사가 싫으면 다른 회사로 옮겨라. 당신 이 통제할 수 없는 커다란 산과 싸우지 마 라. 산사태가 벌어지면 당신을 덮칠 수 있 다’고 말해줍니다. 또 다른 학생은 ‘부하 직

원 한 사람이 여기 20년이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업무 능력은 떨어집니다. 좀 덜 중 요한 일을 시키면서 같이 지내고 싶습니 다’라고 합니다. 저는 ‘노! 그는 기쁘지 않 을 겁니다. 의욕이 꺾일 겁니다’라고 합니 다. 그리고 ‘자비롭게 해고해라. 새로운 곳 에서 성장하도록 해라’고 충고합니다.” 그가 경영자 시절부터 입이 닳도록 강조 하는 것 중 하나가 “이를 악물고 솔직해져 라”이다. 그런 충고가 과연 이 시대 기업들 에 가장 중요한 것일까? “당연하죠. 이 시대에 훨씬 중요합니다. 어떤 직원인들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솔 직하게 듣고 싶지 않을까요? 직원들이 무 엇을 잘못하는지, 어떻게 업무 능력을 키 워야 하는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말해 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잔인한 짓입니다. 경기 침체가 닥쳤다고 해보죠. 1998년 아시아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보 스는 직원을 불러말합니다. ‘지금 당장 옷 벗으세요!’깜짝 놀란 직원은 되묻습니다. ‘ 왜 접니까? 전 여기서 15년이나 일했어요. 지금까지 경영진에서 저를 문제시한 적이 없다고요’라고 반문합니다. 이런 상황이 정상입니까? 이것은 최악의 경영입니다. 직원을 수시로 평가하면서 가르치는 경영 이 필요해요. 저는 제 경영 철학이 2050년 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2050년이요? “네 물론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점 수를 왜 매긴다고 생각하세요? 그게 좋다

면, 왜 마흔 살 직원에게는 점수를 매기면 안 됩니까? 그것은 왜 잔인하고, 열일곱 살 학생이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 가져오는 것은 잔인하지 않은 겁니까?” —회장님이 은퇴 이후 12년 동안 배운 것 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기업에서 인적자원 관리(HR)의 방정식 이 무시당하고 있으며, 충분한 노력이 기 울여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 어 이 기자는 상사가 자신을 얼마나 좋아 하는지 알고 있나요? 조선일보가 당신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투자합니까? 당신에 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나요?” —어떻게 일해야 할지는 알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당신의 그다음 단계 는요? 왜 당신의 상사는 그걸 말해주지않 나요? 제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하 면서 청중에게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 인가?’라고 물을 때 오직 10%만 ‘알고 있 다’고 답합니다. 그것도 정말 좋다고 알려 진 회사에서 말입니다.”

‘자비’란 단어의 새로운 정의

잭 웰치, 미국도 규제 많지만…

“기업인들이여 정부에 뭘 해달라고 말라… 구걸로 얻어낸 혜택 때문에 발목 잡힌다” 경영이란 ‘차별화’이다 —로저 마틴 토론토대 교수가 기업의 존 재 목적을 주주 이익 극대화에 둔 ‘주주 자 본주의’는 실패했다면서 GE가 주주 자본 주의의 상징이라고 했습니다. “성장은 인생의 만병통치약입니다. 기업 은 항상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자리 를 주고, 승진을 시키고, 삶의 즐거움을 줄 수 있습니다. 주가는 기업의 성장을 쫓았

더니 높아진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 니었습니다.”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셨죠. “경영을 차별화와 똑같은 단어라고 생각 하세요. 연구개발비를 어디에 얼마를 쏟아 붓고, 마케팅 예산을 얼마를 쓰고, 어떤 직 원이 가장 잘하고, 누가 중간이고, 누가 가 장 못하는지 차별하는 것, 그것이 차별화입 니다. 당신이 경영자로 일하는 유일한 이유

는 차별화된 선택을 위해서입니다.” —요즘 가장 걱정하는 건 무엇입니까? “미국 정부예요.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가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규제가 많 을 겁니다. 기업인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 면, 정부에 뭘 해달라고 구걸하지 마십시 오. 당신이 구걸해 얻어낸 그 혜택이 당신 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신영 기자

그는 관리자들에게 ‘자비의 유전자 (Generosity gene)’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사가 평소에 직원이 활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직원이 낸 아이디어를 인정 해주는 자비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자비로움에는 또 다른 뜻도 있다고 그 는 덧붙였다. “자비로움은 직원이 또 다른 성장을 위해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일입니다. 저는 GE를 떠나 훨씬 좋은 기업에 간 직원들을 많이 압 니다. 자비로움이 없었다면 짐 맥너니는 보 잉의 CEO가 못 됐을 것이고, 데이비드 코트 는 하니웰의 CEO가 못 됐을겁니다.” 그는 “관리자는 자신의 팀을 정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리자는 정원 을 걸어 다니면서 물과 거름을 주고 꽃을 피어나게 합니다. 직원에게 믿음과 흥분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그는 “관리자는 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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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제거해야 한다. 그것이 정원을 더 아름 답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펜을 들고 탁자에 놓인 냅킨에 그 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 가로축과 세로축 을 그어 4가지 구역으로 나눴다. (사진 참 조) “여기서 가로축은 직원의 성과를 표시 합니다. 세로축은 직원의 태도를 표시합니 다. 인성과 가치관을 말합니다. 그래프의 오른쪽 상단에 포진한 직원들은 태도도 좋 고 성과도 좋은 승진 대상자예요. 왼쪽 하 단 직원들은 태도도 안 좋고 성과도 안 좋 은 직원들로 해고 대상자입니다. 왼쪽 상 단은 성과는 낮지만 태도는 좋은 직원입니 다. 그런 직원은 보통 개인적인 문제가 있 는 경우가 많은데 두세 번 더 기회를 줘야 합니다. 문제는 오른쪽 하단에 있는, 성과 는 좋지만 가치관이 불량한 직원들입니다. 그들 역시 회사의 문화를 말살하기 때문에 데리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프리 페퍼 교수는 회장님의 해고 정책 이 잘됐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고 용 안정성은 업무 성과를 높인다고 반박 합니다. “전 하위 10% 직원은 필요 없어요. 그들 이 없으면 상위 20%가 더 견고해집니다. 교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제가 모든 것을 성과로만 평가한다고 생 각합니다. 그들은 제가 가치와 문화도 생 각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페퍼 는 이렇게 말하겠죠. 이런 해고 정책은 직 원끼리 경쟁만 심화시킨다고. 그런데 사실 그건 팀워크를 위한 겁니다.”

고용 안정성은 고객에게서만 올 수 있다 —새스인스티튜트 같은 회사는 ‘일하기 좋 은 기업’1~2등에 랭크되고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GE는 ‘일하기 좋은 기업’순위에 동참하 지 않았어요. 그건 술책에 불과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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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몇 시간 파티하고 노는 기업은 좋은 곳이 아니에요. 경영자들은 친절(nice)의 개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 절은 직원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어떻 게 점수를 따고 승진하는지 알려주는 겁니 다. 실리콘밸리를 보세요. 잘 나가던 그들 이 밑바닥으로 추락할 때 지금까지 만들었 던 ‘일하기 좋은 기업’이 사라집니다. 고용 안정성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업이 승리하고 성장해야 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냥 하늘에서 뚝 떨 어지는 게 아니에요. 고용 안정성은 회사 정책에서 오는 게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 키는 데서 온다는 겁니다. 고객이 없는 회 사는 고용 안정성도 없어요.” —몇 년 전 한 콘퍼런스에서 “일과 여가의 균형 따위는 없다”고 하셨죠. “맞습니다. 일과 여가 중에 선택만 가능 합니다. 기업에서는 하드워킹(hardworking)과 하드워킹하지 않는 것, 두 가지만 존재하거든요. 집에 남아 엄마가 되든가, 아니면 일만 하든가 둘 중 하나만 해야죠. 회사를 그만뒀다가 복직하면 기존에 계속 일해온 사람에게 뒤처지거든요.”

먹으면서 꿈을 꾸라 —회장님이 1981년 4월 GE의 회장이 됐을 때로 돌아가 보죠. 당시의 시대정신은 무 엇이었습니까? “취임 당시 미국의 대기업들은 크고 뚱 뚱했습니다. 일본은 우릴 갉아먹고 있었어 요. 그들은 훨씬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그 들이 미국에서 출시한 TV 가격이 우리 제 품보다 훨씬 쌌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관 료주의에 젖어 있었습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요? “모두가 글로벌을 추구해야 한다는 겁니 다. 1980년대엔 글로벌하지 않았어요. 글 로벌의 시작일 뿐이었어요. 소통도 글로벌 해졌어요. 다양성도 중시하고 있고, 더 빨 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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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_01 by Vanchosun - Iss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