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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토요일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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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새벽. 흐느끼는 울음소리에 잠

에서 깼다. 시간을 보니 2시경. “아이고 이

불쌍한 것아…. 거실에서 올라오는 울음

소리. 얕게 잠이 들었나 보다. 두 아이도 거

실로 모이고 그 마지막 장면을 본 아내의 말을 들었다. 작년부터인가 피검사 후 신

장과 간 수치가 안 좋아 그동안 먹는 것에

많이 신경이 쓰였다. 간간이 발작이 있긴

했지만 작은 근육 경련 후에 다시 정상으

로 돌아오곤 해서 그때도 가만히 보고 있

었다고 했다. 그런데 크게 기지개를 켜고

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서 다가가 심장

을 짚어보니 맥이 뛰지를 않더라고. 이것

이 전해 들은 메리의 마지막 장면이다. 11

살을 2달 정도 앞두고 메리는 서둘러 구

름을 탔다.

이민 초기에는 장사하느라 바쁘고 렌트

로 집을 여러 번 이사 다니느라 반려견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2015년 집을 장만하

고서 제일 처음 한·일이 반려견 입양이었

다. 2달 된 강아지를 농장에서 처음 보고

아내의 간택을 받아 함께 집에 온 여름날

이 생각난다. 돌아오는 길의 설렘과 흥분.

꼬지지한 아이를 목욕시켰더니 오랫동안

잠을 잤다. 주변 상황이 바뀌어서 받은 스

트레스를 잠으로 푼 것이라 한다. 사람이

나 동물이나 아기의 자는 모습은 순수 그

자체이다. 메리의 엄마는 시추이고 아빠

는 제페니스친이다. 얼굴은 짧은 주둥이

에 털은 비교적 북슬북슬하고 꼬리는 긴

털에 화려했다. 주둥이가 짧아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조금만 숨차면 캑캑거리며 힘

들어했다. 폐가 약했던 것 같다. 계절이 바

뀔 때는 털갈이가 엄청났다. 잠깐 가게에

서 돌아와 소파에 누워 쉬던 어느 여름날

털로 만든 작은 공들이 거실에서 바쁘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약한 결벽증이 있는

아내는 진공청소기를 성능이 좋은 것으로

여러 번 바꿨다. 개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아내는 반려견이 처음이다. 메리가 떠난

후 나에게 고백했다. 그때는 정말 갈등했

었어. 내가 저 아이를 정말 키울 수 있을

까?” 그러나 여우가 어린 왕자와 친구가

되어가듯 시간이 지나며 둘의 거리는 점

점 좁혀졌다. 이렇게 사랑은 불편과 상대

방의 불완전함을 견디게 하는 신비한 약

인 것이다.

1년 동안 갑자기 몸무게가 많이 빠지긴

했지만 지난 여름에는 나와 산책하러 다

닐 정도로 활기가 있었다. 돌아서 생각해

보니 지난가을부터는 약을 달고 살았다.

그날 낮에는 거실을 걷다가 처음으로 주

저앉는 메리를 봤다. 다가가 안아주며 머

리를 잡고 서로 빤히 눈을 마주쳤다. 그때

가 마지막으로 깊게 바라본 추억이 되었

다. 그 짧은 순간 많은 장면이 스치고 지나 갔다. 능력에 맞지 않는 장사에 허덕이느 라 항상 시간에 쫓겨 한창 자랄 때 시간을

나누지 못한 미안함. 아기 때 처음 입양해

가끔 책 볼 때 내 무릎 위에 올라와 자던

묵직한 따스함. 밤에 가계를 정리하고 터

덜터덜 어두운 집안의 계단을 올라올 때

들리던 작은 헬리콥터 소리. 불을 켜보니

발을 구르며 꼬리로 나를 격하게 반겨주

던 그 재회의 기쁨. 이 기억들이 지금 나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그 까만 물기 있는 눈 에 다 들어있었다. 지난겨울 안에서 뜻하

지 않게 병시중했던 아내는 나 때문에 힘 들어하는 걸 보고 고생시키지 않으려 서

두른 거야. 착한놈…. ” 이라며 의미를 부여 했다. 그렇게 원래 착한 아이였다는 것이

다. 나를 빤히 바라보며 그때 메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 그날이 자신의 마지

막날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그렇게 메리

는 마지막 순간까지 너무 착한 아이였다. 이렇게 해서 2월 한 달은 애도의 달이 되었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곳곳에 메리 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다른 산책하는

개들을 공원에서 한참 바라보고 서 있게 된다. 메리가 자주 웅크리고 자던 텅빈 회 색 방석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집에 들어 와 계단을 올라오다 뭔가 빠진 듯한 느낌 에 숨을 크게 들이켜게 된다. 식탁에서 먹 을 때 자꾸 의자 밑을 내려다보게 된다. 가 끔 들리던 멍멍 소리가 없는 것이 어색하 다. 집이 적막이다.

이별이 주는 상실감 때문에 다시는 반 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남의 끝인 헤어짐을 이미 맛보았기에

새로운 만남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못해서 조금씩 주고 조금만

받는다. 익숙하고 무난함에 만족하고 예

측할 수 있는 관계 안에서 안전함을 느낀 다. 확실하게 선을 긋고 못 넘어오게 하며 자신도

불안한 미래를 엮어가 는 힘. 관계의 찝찝한 불편을 유머와 사랑 으로 채워가는 기술. 친밀감을 연습하는

이름의 새얼굴이 나타났다 사라진 이름의 섭리가 되듯이 꽃도 지고 또 새로운 꽃이 꽃밭에서 축복을 내린다.

사람의 시련 사람의 반란.

다수의 사람들은 사랑을 주는 것보다 물의 반란처럼 미워하고

시련을 내리는 것을 좋아한다

누구를 따르시렵니까 물의 반란을 따르시렵니까 물의 사랑을 따르시렵니까 선택은 자유입니다

*전문은 www.vanchosun.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vanchosun.com

지난 2월 열린 밀라노 코르티나 동

계 올림픽에서 유승은(18)은 재고품

보드를 타고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 을 거머쥐었다. 아웃렛에서 40% 할인

받아 구매한 50만원대 보급형 보드다.

빅에어는 아파트 20층 높이와 맞먹

는 55m 지점에서 도약해 단 한 번의

점프로 공중 연기와 비거리, 착지를 종 합 평가하는 종목이다. 1차 시기 등을

지고 도약해 공중에서 네 바퀴를 회전

하는 ‘백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에 성 공했고, 2차 시기엔 다시 정면 방향으

로 도약해 네 바퀴를 회전하는 ‘프런트

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를 해냈다. 한

국 설상(雪上) 종목 최초 여성 메달리

스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2

차에 한 기술은 전 세계에서 5명 정도

만이 소화할 수 있는 최고 난도 기술

로 꼽힌다.

유승은은 출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으로 대표팀 막내였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예체능을 한다는 것,

그중에서도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비

인기 동계 종목을 한다는 건 열여덟 고

란 걸 알았다. 그래서 이 고등학생 메 달리스트는 메달을 따놓고도 기자회 견에서 “다음 올림픽 출전은 모르겠 다”고 했다. 운동을 계속하는 게 부모 님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 일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약 2개월, 이 ‘모르겠다’ 가 어떤 확신으로 바뀌었는지 궁금했 다. 광화문 일대가 온통 초록으로 물든 이달 중순 유승은을 만났다. 털모자와 두꺼운 방풍 점퍼 대신, 일자로 자른 뱅 스타일 앞머리에 학교 체육복을 입 고 등장한 유승은 선수를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다. 올림픽 출전길에 수학 문제집을 챙겨 가고, 경기 내내 영하의 추위로 양 볼과 코끝이 빨갛던 겨울 소

한 해 1억씩 드는 훈련비

후원사 없어 자비 충당

부상보다 무서운 훈련비

한때 그만둘까도 생각궧궧

아빠가 코치이자 매니저

세계적 선수 영상 분석해

딸 가르치며 훈련 동행

요리부터 운전까지 다해

등학생을 일찍 철들게 했다. 발목뼈가

부러지는 부상보다 그 때문에 참여 못 한 캠프비 300만원 날리는 게 더 무서 웠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계속한다는 게 부모님이 고생한다는 것과 동의어

녀는 이제 영락없는 대한민국 고3 학 생이 돼 있었다.

◇재고품 보드 아무렇지 않았다 - 어떻게 지냈나요. “이제 고3이라, 웬만하면 다른 일정 이 있어도 학교 수업은 빠지지 않고 들 으려고 해요. (이날 인터뷰도 수업이 다 끝난 오후 6시에 했다) 평일 저녁이 나 주말엔 체육관에서 2시간 정도 재 활을 겸한 체력 훈련을 하고요. 보통 4 월에 해외로 전지훈련을 많이 가는데, 일정 조율 중입니다. 5월에는 아마 (국 가)대표팀 소집이 있을 것 같아요.” - 올림픽 이후 바뀐 게 있나요. “이렇게 인터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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