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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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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0-2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안국동 159 TEL.02-736-4371 FAX.02-736-4372 #159, Anguk-dong, Jongno-gu, Seoul, 110-240, Korea www.savinamuseum.com


T H E FA C E AHN, CHANG HONG T H E FA C E

23th SOLO EXHIBITION

AHN, CHANG HONG 23th SOLO EXHIBITION

2006. 4. 19 - 6. 7 사비나미술관 관

장|이명옥

전시감독|박영택 수석큐레이터|황정인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우선미 이경민 에듀케이터|윤희은 홍

보|박민영

도 록 발 행 처|사비나미술관

2006. 4. 19 (수) - 6. 7 (수)

발 행 인|이명옥 편 집 인|황정인

사비나미술관 전관

디 자 인|K·C Communications 등

록|1996. 1. 20 제 1-1971호

ⓒ2006 이 도록에 실린 작품사진이나 글을 사용하시려면 사비나미술관에 상의해주세요. Printed by K·C Communications 본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06년도 문예진흥기금 지원으로 이뤄집니다.


얼굴, 시선의 장소들

박영택 (사비나미술관 전시감독, 미술평론, 경기대교수)

그는 누구보다도 손이 빠르고 화려하며 감각적인 시각연출에 능

둡게 가라앉히고 그토록 다채로운 방법론을 가능케 하는 것 같다.

져있다. 그의 그림 속에는 이처럼 지독한 허무와 무상감이 수시로

어가거나 명상에 잠긴 듯, 혹은 열반에 들거나 영원한 휴지기로 접

란하고 몽상과 환각적 연출에 뛰어나다. 자기 생각과 환상을 거침

근작은 인도여행을 통해 그려온 작은 드로잉들이다. 현장에서 곧

몸을 섞거나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아늑한 접점이 흐려지는가 하

어든 존재들의 영면 같기도 하고 지상에서의 고단한 삶과 신난한

없이 그려내는 그는 그로테스크하고 괴이하며 섬뜩하고 음울한 이

바로 그려온 싱싱한 추억과 여행의 감흥들이 신선하게 요동치는

면, 늘상 죽음을 통해서 현재의 강렬한 순간을 대면케 하는 시선들

생애의 이력을 모두 다 지우고, 뒤로 하고, 비로소 맞이한 꿈같은

미지를 축제처럼 그림 안에 녹여낸다. 너무 환하고 밝고 강렬하게

그림에서 안창홍만의 손맛과 순발력, 그림의 묘미 등을 만난다. 연

이 교차한다.

휴식을 부여한 포즈 같다. 여기서 눈은 그 경계가 된다. 생사의 경

그려진 공포와 징그러움은 기이한 조화를 이룬다.

필 드로잉과 과슈로 채색한 이 작은 그림들도 격이 있어서 흥건한

그래서일까 이번 전시에도 이전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던

계는 눈을 뜨고 감는 찰나에 서려있다. 그는 마치 시신에 화장을

그런 그는 누구보다도 부지런하다. 거의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대

회화적 맛과 현장에서 느낀 작가의 감흥이 온전하게 표현되어 있

사진을 차용한 작업들이 선보인다. 그 사진들은 사람의 얼굴이다.

하고 염을 하 듯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이 오래된 흑백사진을 빌어

로, 생각나는 대로, 꿈대로 그림을 그린다. 해서 그 그림들은 기획

다. 만만찮은 여행여정에서 그는 거의 잠을 자지 않고 틈나는 대로

생각해보면 그는 오랫동안 사람의 얼굴과 몸을 그려왔다. 오려붙

의식을 치루고 있는 것 같다. 직사각형의 철제 프레임 안에 들어간

이나 개념, 이론과는 다소 무관하게 오로지 자신의 몸에서 발아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청소년기부터 지금까지 내내 세상을 떠돌

이기 작업은 70년대 말부터 시작했으며 80년부터 82년까지 빛바

거대한 사진(얼굴)은 에폭시로 절여져 있어서 반짝이면서 영원한

서 움터 나오는 무성한 풀 같다. 풀들이 모든 여백을 촘촘히 메꿔

고 있는 그에게 여행은 안주와 정박을 밀어젖히고 계속해서 인간

랜 흑백사진 속 가족의 모습을 종이 위에 유화물감을 통해 재현한

부동과 침묵, 방부와 시간의 입김이 스며들 수 없는 곳에서 영생과

나가듯 그렇게 빈 화면을 가득 채운다. 그는 탁월한 그림 이야기꾼

삶의 또 다른 면모를 관찰시키는 중요한 의식인 셈이다. 특히나 인

작업을 선보여 왔다. 퇴색하고 흠집이 난 상처투성이 사진의 표면

불사를 누리는지도 모르겠다. 이 치유적인 작업은 앞서 거대한 언

이다. 그는 그림을 통해, 이야기 그림을 동원해 우리 시대의 여러

도야말로 자신의 그림에 큰 영감을 부여해준 땅으로 기억한다. 몇

과 시커멓게 칠해져버린 눈과 입을 지닌 사진 속 얼굴은 죽은 이들

덕풍경과 함께 안창홍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멈춤과 쉼, 휴식과 부

징후들을 까발리고 증언한다. 그런데 이런 추진력이랄까 일관된

차례 반복해서 찾아간 그 여정은 인도인의 삶과 죽음의 교호, 화려

에 대한 은유이자 가족으로 표상되는 집안, 혈연, 핏줄에 대한 가

동 같은 것이다. 인간은 죽음 직전까지 열심히 생의 욕망을 동원해

의식을 그림을 통해서, 매번 같은 강도로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작

하고 강렬한 색채, 지독한 가난, 자연과 인간의 원초적인 어우러짐

혹한 훼손으로 드러난다. 한 개인의 가족사에 대한 추억과 상처들

자신을 벼랑으로 내몰며 산다. 죽음이 비로소 브레이크를 걸어 그

가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의 작업은 마치 거미가 실을 뽑아내

등을 가장 지독하고 강렬하게 보여준 시각이미지였다고 말한다.

이 범벅진 그 작업은 안창홍이란 작가의 특질을 가장 잘 드러낸 기

간의 멈춤 없던 생명활동을 종식시킨다. 그렇다면 죽음은 커다란

념비적인 작업으로 기억된다.

휴식이자 영원한 동면이다. 그런가하면 그 얼어붙은 시선들은 순

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모든 에너지가 그림에만 쏠려있는 그에게

그리스여행에서 만난, 양귀비꽃이 지천에 핀 언덕을 대상으로 해

그림이란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그는 언

서 그린 커다란 그림은 일종의 낙원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

최근작은 지금은 사라진 사진관에 있던 주인 없는 증명사진필름

간 자기 생을 뒤돌아보라고 권유한다. 언젠가 사진관에서 사진사

젠가 지나가는 말로 무위도식하면서 거렁뱅이로 살고 싶다고, 그

그림은 관자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아름다움을 마음껏 선사하는 선

을 구해 이를 크게 확대인화한 후 그 표면에 다양한 칼질을 가하거

의 부름에 응해 렌즈를 응시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하고 증거

속에 미쳐서 살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물 같은 그림이다. 보는 이들이 시선을 막막하게 만드는 이 풍경은

나 찢어 붙이는 한편, 눈동자와 입술을 조작하거나 얼굴 피부나 목

하며 그 어떤 정체성의 요구에 응해 호출된 자신의 기념비적 얼굴

알록달록한 꽃들이 사방에 흠뻑 피어있고 그 위로 나비들이 가벼

덜미에서 기계부품이나 전선줄이 삐져나오게 그려 넣어 일종의 사

이, 이제 망각되고 자신을 기억해줄 누군가도 역시 이 지상에서 사

그는 어린 시절 밀양에서 보낸 유년 시절을 꿈처럼 기억한다. 아

이 날고 있는 장면이다. 나비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일종의 영

이보그로 만들어놓는 등의 다양한 연출을 가한 것들이다. 그는 증

라져 버렸을 때 홀로 남은 이 사진 속 얼굴은 무엇일까?

름다운 자연과 함께 했던 그 유년의 기억은 그의 그림에서 넓은 풀

매로 인식된다. 또한 나비는 식물성의 육체들을 이곳저곳으로 산

명사진 속에 박힌 얼굴을 이용한 여러 유희를 통해 인간의 외부와

밭과 완만한 언덕, 지천에 핀 꽃과 나비로 환생한다. 중학교 졸업

란시키며 모든 잡종을 가능케 한다.

내부의 간극과 틈, 분열상을 보여주는 한편 날카롭게 자른 부분과

이후 홀로 지내며 지금까지 독립적으로 살아온, 견뎌온 그의 여정

물감이 표면에 들러붙은 이 촉각적이고 입체적인 화면에는 붉은

손으로 찢은 부분의 상충과 겹침, 어긋남을 이용하기도 하고 두 장

이 도저한 개인성의 근원이다. 80년대 이후 현재까지 그의 작업세

양귀비꽃과 노란 나비가 한데 엉켜있다. 꽃들은 온통 끈적이는 질

의 사진을 하나로 겹쳐놓으면서 인간 감정의 여러 측면을 보다 풍

계는 결국 유년기의 달콤한 추억과 젊은 시절 겪었던 세상에 대한

료가 되어 나비와 하나가 되어 혼효한다. 낙원처럼, 환각처럼 다가

부하게 드러낸다. 얼굴은 진실을 가리고 있는, 그 뒤에 또 하나의

환멸과 모욕이 뒤섞인 풍경의 끝없는 재현이다.

오는 이 풍경은 작가가 어린 시절 밀양에서 보낸 유년기에 보았던

속 얼굴을 감추고 있는 장소이자, 동시에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그러니까 작업실에서 그가 길어 올린 것들은 대략 어린 시절 밀양

그 풍경, 그러니까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봄 아지랑이에 흐

있는 타자를 바라보는 장소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에서 보낸 유년기의 추억과 황홀한 자연에 대한 인상, 그리고 일그

느적거리는 그 몽환적인 풍경에 다름 아니다. 너무 아름다고 화려

그러나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각자가 여러

러진 가족사, 불량과 우울과 광기로 점철되었던 음습했던 젊은 시

한 것들은 차라리 퇴폐적이며 죽음에 가깝고 사람을 지치게 하고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크 오몽)

절의 기억, 내내 목덜미에 붙은 죽음의 내음과 유혹, 사회 속에서

속절없이 가라앉게 한다. 이전에 그 풀밭에는 한 소녀가 스스로 손

특히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인형의 눈을 빼닮은 커다랗고 홍채가

배제되고 타자화 되는 모든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연민의 시선, 여

목을 긋고 자결하면서 쓰러져있거나 아름다운 사슴 한 마리가 죽

햇살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간 눈동자를 그려 넣은 사진 속 얼굴은

행체험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풍경 등이다. 어쩌면 이 몇 가지 근

어있었다. 근작도 여전히 그 풀밭을 통해 상실된 고향, 낭만, 청춘,

무척 기이하다. 더러 눈을 감기기도 하고 입술만 붉게 칠해놓거나

원들이 지속해서 그의 작품을 화려하게 포장하는가 하면 문득 어

화려하고 유한한 삶, 무상이 곧이어 덮치는 봄날의 상징으로 펼쳐

얼굴 주변에 나비를 부착한 경우도 있다. 자기 안으로 침잠하듯 들


49인의 명상 사이보그 사이보그의 눈물 부서진 얼굴 봄날은 간다


49인의 명상-부분 Contemplation of 49 people 76×110cm 패널위에 사진, 아크릴릭, 잉크, 에폭시 2004

사이보그 Cyborg 50×70cm 패널 위에 사진, 아크릴릭, 에폭시 2006


49인의 명상-부분 Contemplation of 49 people 76×110cm 패널위에 사진, 아크릴릭, 잉크, 에폭시 2004

사이보그 Cyborg 50×70cm 패널 위에 사진, 아크릴릭, 에폭시 2006


49인의 명상-부분 Contemplation of 49 people 76×110cm 패널위에 사진, 아크릴릭, 잉크, 에폭시 2004

사이보그 Cyborg 50×70cm 패널 위에 사진, 아크릴릭, 에폭시 2006


49인의 명상-부분 Contemplation of 49 people 76×110cm 패널위에 사진, 아크릴릭, 잉크, 에폭시 2004

사이보그의 눈물 Tears of cyborg 70×100cm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 잉크 2005


잔인한 4월 봄날은 간다

심광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미학/문화연구)

잔인한 4월,

름과 황사와 밝은 별빛과 따스한 햇살에 말 걸기 하는 법을 터득

안창홍의 그림을 보고 한 편의 잠재적 영화를 읽게 되다.

했을 터이다. 한 겨울이 아닌데도 눈발이 날리는 봄기운이 아련 한 스산한 마당을 거닐며 뫼비우스 띠처럼 절망과 희망, 고독과

대륙으로부터 불어오는 스산한 황사가 돋아나는 봄기운을 휘

욕망이 꼬여 있는 삶의 궤적을 십 수 년 간 반복하다보면 잔인한

감아 쓸어버리는 4월, 그래서 겨울의 황량함이 잔존하는 4월은

윤회의 법칙을 직감할 수밖에 없는 감각의 명멸을 거듭했을 터

봄의 희망을 계속해서 유예시키는,‘잔인한’달이다. 따스하면

이다. 가장 낮은 육질의 표면으로 침잠했다가 가장 높은 정신의

서도 스산하고, 희망이 싹트다가도 검은 황사로 절망을 덮어버

한계로 튀어오를 때, 마치 롤러코스터를 탈 때 느끼는 현기증,

리는, 이 복잡한 계절, 그것도 바로 4.19 항쟁 기념일에 화려하

거대한 하늘의 별빛을 바라보다 어지러진 화실을 비집고 들어가

면서도 고독하고, 격렬하면서도 명상에 잠긴 듯한, 생과 죽음의

화판을 맞이할 때 느끼는 심란함의 반복 등이 그러할 것이다. 안

그림자가, 개인적 자유와 사회적 억압이 엉켜있는 복잡한 그림

창홍의 지난 작품들에는 분명히 일상의 감각과 정신을 뒤집는

을 그려온 화가 안창홍의 전시회가 열린다. 이런 일치가 단지 우

롤러코스터 타기 같은 일탈의 기쁨과 자극을 탐색하는 궤적들이

연일까?

드러나 있다.

<봄날은 간다>, <부서진 얼굴>, <49인의 명상>, <사이보그의

그런데 십여 년 만에 찾은 그의 화실을 채우고 있는 이번 작품

눈물>은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의 제목이다. 이 제목들은

들에는 사적인 맥락을 직접 뛰어넘는 사회적인 맥락들이 자연사

자연스럽게 봄과 황사와 4.19가 얽혀 있는 4월의 복잡한 이미지

적인 맥락들과 마주쳐 웅성거리고 있다. 그런 중층적 맥락들은

와 연결된다. 게다가 지금 우리 사회는 온갖 갈등으로 범벅이 되

매우 예민해진 감각으로 날카롭게 편집되어 있었다. 그동안 그

어 있고 도처에 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으며 한

를 매료시켰던 육체와 욕망과 환각의 세계를 밑에서, 옆에서, 위

탄과 분노와 원망이 넘쳐흐르고 있다. 위험의 그림자들이 사회

아래에서 요동치게 했던 숨겨진 사회적-역사적 시간의 길고 복

전체를 덮어씌우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계절의 이미지-역사의

잡한 맥락들이 서서히 표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픔을 함축하고 있는 4.19의 이미지-작품의 제목 사이에서 연

그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이런 전경과 후경의 역전은 360도라기

상되는 복잡한 연결-접속은 각별한 느낌을 준다. 황사로 훼손되

보다는 180도에 가까워 보인다. 180도의 반전은 전경과 후경

는 4월, 잔인했던 역사에 항거하다 숨져간 민중의 넋을 기려야

사이에 새로운 틈을 만들어내며, 그 틈새에서 리얼리티의 자락

하는 4.19의 언저리에서 울려 퍼지는 <봄날은 간다>는 노랫가

이 삐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화려하게 채색된 욕망과 환각의

락은 멜랑콜리보다 짙은 연민과 회한의 감정을, 익명의 개인사

주체와 풍경 대신에 흑백 사진 몽타주와 은은하게 채색된 데생

들 속에 묻혀있는 생과 사의 기로에서 체험했던 아픔과 희망의

위주의 초상 이미지들이 비집고 드러나는 광경으로 인해 모두가

깊은 골을 환기시킨다.

켄트지 전지 크기로 동일한 초상 이미지들의 앞과 뒤를 연결해

화가들은 누구보다 계절의 기후에 민감하다. 도시보다 시골에

주는 <봄날은 간다>의 초대형 풍경들은 마치 오프닝 풍경과 엔

사는 화가들은 특히 4월의 기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15년 이

딩 풍경 사이에 배치된 다큐멘터리 영화의 스틸 컷처럼 보이게

상 양평 단월면 삼가리에 거주해 이제는 삼가리 동네 터줏대감

만든다. 이때 오프닝과 엔딩의 풍경의 순서는 서로 바뀔 수 있

이 되다시피 한 안창홍은 특히 그러할 것이다. 그는 작은 샛강이

고, <부서진 얼굴>-<49인의 명상>-<사이보그의 눈물> 연작들

삼가리로 갈라지는 곳에 아늑히 둘러싸인 섬 같은 동네의 비스

로 구성된, 전형적인 3막 구조 내에서 각 시퀀스와 쇼트들의 순

듬한 언덕에 넓게 자리한 화실 마당에 나가 낮과 밤과 계절의 흐

서는 충분히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두 장의 대형 풍경을 앞뒤로

름을 매일 읽어내고 바람의 다양한 결에 온 몸을 마주하며, 먹구

둔 사이에 배치될 57장의 초상 이미지들의 순서는 미리 결정될 사이보그의 눈물 Tears of cyborg 70×100cm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 잉크 2005


수도 그렇다고 무작위로 배치될 수도 없는 관계를 이룰 것이다.

느껴진다.

이 유동적인 순서 배치로 인해 이 전시회는 보는 사람의 관심과

게다가 이번 작품들은 길이가 4미터 이상이 되는 초대형 작품

입장에 따라 다양한 줄거리를 함축하는 한 편의 인터랙티브 영

이라 능에 기념사진을 찍은 수십 명의 아이들이 마치 마주 대하

화처럼 보일 수 있다. 작가가 전시 연출시 어떤 유형의 콘티로

는 듯한 느낌이 들게 등신대 크기로 확대되어 있다. 비교적 선명

순서를 결정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는 다만 작

하지만 구겨진 작은 사진이 수십 배로 확대되면서 작은 흔적들

가가 시놉시스 상태의 스틸 컷들을 내게 보여준 상태에서 나 나

이 커다란 균열을 드러내며 마치 회화적 터치처럼 느껴지게 만

름의 관찰과 경험을 토대로 특정한 줄거리를 엮어내어 한 편의

드는 이 사진은 잃어버렸던 시간을 재생하는 것 같은 강한 인상

시나리오를 써볼 수밖에 없다. 또 모든 관객들도 작가가 연출한

을 남긴다. 사진은 순간의 기록이기에 시간의 화석이라는 말이

실제 전시 배치를 보면서 자기 방식으로 한 편의 시나리오를 써

있다. 유일무이했던 그때 그 장소의 사람들의 특이성이 화석처

나가게 될 터이다.

럼 담겨져 있다는 말이자 살아있는 순간을 화석화했기에 시간에 죽음의 각인을 부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사진들 역시 시간 의 죽음의 지표들이다. 하지만 구부러진 흔적, 잉크로 뿌려진 노 랑나비들의 팔랑거리는 몸짓들에서 화석 속에 갇힌 아이들과 나

오프닝 시퀀스 - 봄날은 간다

비들과 따스한 봄날의 능과 능 뒤의 숲들이 서서히 살아 움직이 는 것 같이 느껴진다. 스틸 사진 속의 이미지들이 서서히 살아

이 시나리오의 오프닝과 엔딩은 두 개의 대형 풍경화로 구성될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것이야말로 오프닝 시퀀스에 적

것이지만, 그 순서에 따라 이 시나리오의 성격은 비극이 될 수도

격이 아닐까? 그렇다면 양귀비꽃이 만발한 봄의 언덕을 두터운

해피엔딩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을 택할지는 두 작품 자체를

아크릴 화폭에 그대로 찍어서 떠온 것 같이 두텁게 그려진 대형

분석해 보고 결정하기로 하자.

의 <봄날의 연작-양귀비 언덕>은 엔딩 시퀀스로 배치될 수밖에

<봄날은 간다>는 95년부터 시작된 연작이다. 95년 처음 선보

없다. 아찔할 정도로 짙은 붉은 색과 노랑이 아우러진 <양귀비

인 <봄날은 간다>는 숲 속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찍은 기념사진

언덕>은 강한 생명의 찬가를 숨이 찰 정도로 크고 깊게 쏟아내

속의 인물들을 실루엣 중심으로 단순화하여 화려한 아크릴로 채

고 있다. 해피엔딩보다 더 강한 엔딩, 욕망의 해방구에 대한 찬

색하고 배경 숲을 화려하다 못해 형광색처럼 강렬한 연두색과

가가 예감된다.

초록과 노랑으로 칠한 위에 수많은 노랑나비들이 화면에 박혀

이전 작품들에서는 <봄날은 간다> 연작은 과거시제에 깊이 고

있는 그림이다. 친구들과의 함께한 봄날 소풍의 흥겨움이 고스

착되어 있었고, 등장인물들의 눈은 검게 동공화되어 있거나 눈

란히 담겨 있다.

을 감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두 대형 작품들은 스틸 컷

하지만 이번에 전시될 <봄날은 간다>는 초등학교 시절 능에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루엣들의 현재진행형 시제와 생명의 찬

소풍가서 찍은 빛바랜 기념사진을 초대형 벽화 크기로 확대해서

가를 쏟아 내는 양귀비 언덕의 충만한 이미지들이 전경으로 부

그 위에 잉크를 뿌려 채색한 작품이다. 사진을 그림으로 그린 게

각되고 있다. 40여 년 전의 먼 과거와 현재진행형의 풍만한 풍경

아니라 사진 자체를 확대하여 잉크로 드로잉 한 작품은 2002년

사이에서 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졌을까?

에도 여러 장 만들어졌다. 그런데 95년의 <봄날은 간다>와 2002년의 <봄날은 간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눈을 감 거나 눈이 검게 동공화되어 있다. 죽은 자들의 또는 죽은 자들에 대한 묵상이거나 또는 죽음의 이미지를 기념사진에 겹쳐 버린 패러디화라고나 할까? 거기서 시간은 화석에 박혀 있듯이 정지 해 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아이들의 눈이 모두 살아 있 고, 나비들 역시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죽음에 고착된 시선이 오래된 생명의 기억에 대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변화가 사이보그의 눈물 Tears of cyborg 70×100cm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 잉크 2005


사이보그의 눈물 Tears of cyborg 70×100cm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 잉크 2005

인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당시는 순박하고 철없던 개구쟁이 아

개인들의 삶의 궤적에 각인된 끔찍한 사회적 성형의 상징이라고

그 래 서 사 진 을 “ 찍 다 ”의 영 어 표 현 은 총 을 쏘 다 와 같 은

이들은 성장하면서 <부서진 얼굴>을 가진 성인들로 변화해 갔

도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유신시절에, 어떤 이는 5공화국 시절

“shooting”이다. 수많은 실존적 얼굴들은 동일한 프레임으로

그 사이에 벌어진 일들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겪었을 한국 근

다. 어떤 아이는 얼굴에 블레이드 자국이 찍히고, 어떤 아이는

에, 어떤 이는 IMF 위기의 시절에 자신의 얼굴과 삶을 상실하고

“사격되어”박제된 호랑이나 늑대처럼 벽에 걸린다. <부서진 얼

대사의 수많은 장면들일 것 같다. 40여 년 전 나 역시 안창홍의

프랑켄슈타인처럼 누더기로 기운 얼굴을 갖게 되고, 어떤 아이

끔찍한 사회적 인두로 지져지는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이렇게

굴> 연작은 전형적인 사진 꼴라쥬다. 같은 얼굴을 찍은 여러 장

유년 시절 소풍사진과 거의 동일하다고 해도 좋을 봄 소풍을 갔

들은 프레스로 눌려 얼굴이 찌그러지고, 어떤 아이들은 화상을

해서 이 영화의 제1막은 오프닝시퀀스의 따스한 분위기를 역전

의 사진들을 상이한 형태로 오려내어 겹쳐서 붙이기 방식으로

었고, 그와 유사한 소풍사진들을 아직도 갖고 있다. 그렇게 동일

입은 얼굴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찌그러지고 짜깁기 당하고 부

시킨다.

탄생한 이질적인 사진들이다. 여기서 인물의 정체성은 희미하게

한 유형의 장소, 단체소풍이라는 동일한 형식과 기념사진에 등

서진 얼굴들은, 40년 전 최빈국의 지위에서 이제는 세계 경제

그렇게 해서 모처럼 과거의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 솟아오르기

장하는 인물들이 지난 40여 년 간 겪은 개인적 체험들에는 60년

10위의 대국으로 도약하게 만든 근대화의 화려한 성장과정이

시작한 생명의 감각이 재영토화되고 포획된다. 사진의 프레임은

대부터 시작된 40여 년 간의 한국근대화의 무거운 낙인들이 각

낳은 사회적 부의 총체라는 측면에서는 눈부신 기적의 이면에서

실존의 흔적을 동일한 규격으로 재단하고 포획하는 장치이다.

제1막 - 부서진 얼굴

남아 있을 뿐 상이한 윤곽들이 겹쳐지면서 한 얼굴의 동일성은 부서지고 해체된다.


제2막 - 사이보그의 눈물

제3막 - 49인의 명상

부서지고 해체되고 짜깁기된 얼굴들은 이제 사이보그로 대체

<49인의 명상>은 <부서진 얼굴>의 주인공들이 눈을 감고 있

된다. 70-80년대의 고도성장 기간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는 꼴라쥬 사진이다. 그래서 그런지 관 속에 누워 있는 시신의

의 노동자들은 재충전의 시간과 자원이 결여된 상태에서 총동원

얼굴을 위에서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다. 그런데 이들 눈

된 결과 부서지고 해체되고 쓸모없게 되었다. 90년대 동구권의

감은 시신들의 초상은 눈을 뜰 때는 부서지고 불안에 떨고 일그

몰락과 더불어 정보화와 세계화의 시대가 열리면서 인간 노동력

러진 얼굴들이었던 것과는 달리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 눈을 감

은 서서히 정보화된 자동기계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생산수단의

았을 때야 비로소 편안해진 것 같은 모습니다.“고강도 노동”에

자동화는 노동력의 감소를 동반하며 급기야 IMF 위기관리 시대

의해 부셔지고 해체되고,“유연화 된 노동”에 의해서 사이보그

로 접어들면서 외부로부터 강요된 구조조정 과정에서“노동의

화 되었던 이들이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다. 이들은 무엇에

유연화”가 전민중의 삶을 변화시켰다. 부서진 얼굴들은 무대에

대해 명상하고 있는가? 어렸을 적 따스한 봄날 단체로 소풍 가

서 사라졌고, 첨단 정보기술로 무장된 자동화기계에 접속된“유

서 놀던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던 오프닝 시퀀

연화 된 노동자”들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하루

스의 기억도 이들의 명상 속에서 떠오르는 장면들일 것이다. 당

12시간이 넘는 고강도 노동과정에서 부서져 나갔던 과거의 노

시로는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겠지만 인생의 봄날은 바로 그 때

동자들과는 달리 이제“유연화 된”(정보기술에 의해 유연하게

였던 것이다.

조작가능하며,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도록 유연화 된) 노동자들 의 얼굴은 모두가 동일한 크기와 색깔을 가진“칼라 렌즈”때문 에 동일한 구조의 시선을 갖고 관객들을 쳐다보고 있다. 성과 세 대와 형태의 차이가 있기는 한데 똑같은 눈을 갖고 있기에 이들 의 얼굴은 모두가 차이가 있으면서도 비슷해 보인다. <사이보그의 눈물>은 같은 크기의 켄트지에 연필로 데생한 후 에 은은하게 파스텔 톤의 색을 물들게 만든 작품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눈을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착용하는 빗살무늬 "칼라 렌 즈"를 끼고 있어 모두가 생뚱맞게 보인다. 억지로 눈을 벌려놓은 듯하여 모두가 불안하게 허공을 쳐다보는 듯한 시선을 갖고 있 고, 얼굴에는 간간이 전기 배선이 삐져나와 있다. 눈을 칼라 렌 즈로 이식당하고 나면 강제로 눈물이 나게 마련이다. 때문에 이 눈물이 감정의 북바침에서 오는 눈물인지 아닌지를 판별하기 어 렵다. 하지만 이들 강제로 유연화된 사이보그들이 흘리는 눈물 은 감정이 북받쳐서 흘러내리는 눈물보다 더 싸하게 가슴 깊은 곳으로 스며든다. 마치 황사와 함께 불어오는 북서풍이 뼈에 시 리듯이 말이다.

부서진 얼굴 - 가족사진 Broken Face 170.5×106cm 패널 위에 사진꼴라쥬, 에폭시 2006


엔딩 시퀀스 - 양귀비 언덕 위로 봄날은 간다.

니바퀴의 변형 가능한 조합들에 따라 얼굴 들을 생산하는 추상적인 기계이다. 추상적

4월 19일에 열리는 전시에 출품된 <49인

인 기계가 그것이 생산하는 것, 그것이 생

의 명상>은 작가의 의도와 관계없이 4.19

산할 것과 닮았으리라고 기대하지 말자. 추

항쟁의 주인공 또는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상적인 기계는 잠과 황혼녘과 환각과 즐거

의 의미를 환기시킨다. 이들은 모두 눈을

운 육체적 경험 등의 우회로를 통해서, 우

감고 있다. 이들이 명상중이다. 그러나 이

리가 그것을 기다리지 않을 때 출몰한다.

들의 명상이 단순히 실제의 역사적 4.19 자

들뢰즈에 의존하지 않고 생각해도 얼굴은

체에 대한 명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는

실제로 표면일 뿐이다. 특징들, 선들, 주름

것은 이 잠재적 영화의 내용을 지나치게 단

들, 길거나 각지거나 세모난 얼굴. 입체 위

순화하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정치적 역사

에 붙여져 있고 감겨 있더라도, 그리고 단

적 사건들과는 다른 시간대에서 다른 각도

지 구멍으로서 존재하는 동공들을 둘러싸

에서 이들의 명상 장면을 살펴보자.

고 이것들과 인접해 있더라도 얼굴은 하나

눈을 감아 표정이 확연히 달라져 있다. 왜

의 지도에 다름 아니다.2) 모든 지도는 어떤

그럴까? 들뢰즈에 따르면 본래 의미생성이

흐름의 통로, 연결, 접속을 위한 것이다. 이

란 기호들과 잉여들을 기입할 흰 벽-그리고

때문에 얼굴에도 어떤 흐름들의 연결과 접

검은 구멍(눈과 입과 코와 귀)이 없으면 안

속과 차단과 고착의 역사가 기입되게 마련

된다. 그래서 눈을 감으면 기호들과 잉여들

이다. 검은 구멍들에는 바로 그 역사가 간

이 기입될 여지가 사라진다. 그래서 눈을 감

접적으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종

은 얼굴은 의미생성과 기호 이전의 세계로

종 속게 되는 것은 바로 그와 같은 차단과

후퇴한다. 우리는 아직 그것이 어떤 세계인

고착의 역사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

지 모른다. 하지만 눈을 감은 얼굴은 다음과

해야 할 지점은 바로 의미화, 기호화 이전

같은 지평의 출현을 촉발시킬 수 있다.

의 얼굴성, 얼굴성의 추상적 기계 그 자체 이다.

“주체화는 의식, 정념, 잉여들을 숙박시킬

얼굴은 처음부터 그렇다. 그것은 본래부

검은 구멍이 없으면 안 된다...얼굴, 즉 흰

터 생명 없는 백색 표면들, 빛나는 검은 구

벽-검은 구멍이라는 체계는 흥미롭다...본

멍들, 공허와 권태를 지닌 거대한 판이다.

래 얼굴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얼굴은

벙커-얼굴. 인간이 하나의 운명을 지닌다는

빈도나 확률의 지대들을 규정하고, 미리 적

점에서라면, 그것은 차라리 얼굴에서 벗어

합하지 않은 표현들과 연결접속들을 적합

나는 것, 얼굴과 얼굴화를 망치는 것, 지각

한 기표작용으로 중화하는 장을 결정한

불가능하게 되는 것, 잠행자가 되는 것일

다...구체적인 얼굴들은 얼굴성이라는 추상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동물성으로의 회귀

1)

적인 기계로부터 태어난다.”

나 머리로의 회귀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우 정신적이고 특별한 동물-되기에 의해서, 벽

부서진 얼굴 52×110cm 패널 위에 사진꼴라쥬, 에폭시 2006

들뢰즈에 의하면 이 기계는 기표에 흰 벽

을 뛰어넘고 검은 구멍들로부터 벗어나는,

을 주고, 주체화에 검은 구멍을 주는 것과

진정 이상한 되기(=생성)에 의해서이다.3)

동시에 얼굴들을 생산한다. 검은 구멍-흰

눈을 감은 49인의 얼굴들이 명상하고 있는

벽의 체계는 따라서 이미 얼굴이 아니라 톱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얼굴성 자체에 내재된 부서진 얼굴 Broken Face 52×110cm 패널 위에 사진꼴라쥬, 에폭시 2006


생성의 가능성 그 자체가 아닐까? 이런 생성의 가능성으로부

역사를 위로하듯이 말이다. 이 잠재적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한 사회적 양극화도 모자라 이제는 한미FTA라는 초강도 쓰나

오가 확연히 중년을 넘어서고 있는 안창홍의 삶과 작품이 더

터 4.19라는 역사적 희생과 고통과 저항의 역사의 연대기적 기

이렇게 해서 억압을 생성으로, 착취를 해방으로, 고통을 즐거

미급 구조조정에 의해 한반도의 미래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

넓고 강렬한 생성의 지평으로 확장되는 데 일부 기여하기를 희

록이 아니라 그 시간대에 민중의 삶 속에 내재했던, 그러나 이

움으로 변화시킨다. 이보다 더 훌륭한 4.19 기념일의 묵상이

한 오늘,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잔인한 시련을 맞고 있는 오늘의

망한다.

후 5.16과 압축적-왜곡된 근대화 과정에 의해 차단되고 포획되

있을까?

상황은 나를 명백히 이런 해석으로 끌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로

었던 잠재적 생성의 시간대들이 이끌려 나올 수 있다. 바로 이

안창홍이 이런 식의 시나리오를 실제로 염두에 두고 이 작품

는 이런 해석이 안창홍의 삶과 작품의 지난 궤적과 맞지 않는

런 지점에서 <49인의 명상>은 이 잠재적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들을 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작품들은 너무나

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안창홍의 삶과 작품

이룬다.

명확하게 이런 방식의 해석을 유도하고 있다. 이 작품들의 명

의 흐름 속에 꿈틀거리고 있는 해방과 흥취에 대한 열망, 그렇

이들의 명상 위에, 이들의 명상 아래에서 서서히 진하디 진하

확한 전경 밑에는 수많은 후경의 가능성들이 잠재해 있다. 다

지만 냉혹한 현실과의 대면 속에서 이를 미화하려 하지 않았던

게 숨 막히게 화려한 붉게 물든 양귀비 언덕의 풍경이 넓고 깊

른 시나리오들도 무수히 가능하지만 지난 20년의 민주화의 결

안창홍 나름의 치열한 삶과 작품을 파고든다면, 이런 해석도

2) 같은 책, pp.322-323.

고 힘차게 펼쳐진다. 이들의 부서지고 해체되고 조작된 삶의

실이 사회적 양극화로 귀착되고 있는 오늘, IMF 구조조정에 의

결코 무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이런 식의 시나리

3) 같은 책, pp.321-327.

1)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지음, 김재인 옮김,『천 개의 고원』, 새물결, 2003, pp.321-322.

부서진 얼굴 Broken Face 52×110cm 패널 위에 사진꼴라쥬, 에폭시 2006


자화상 Self-portrait 60×110cm 패널 위에 사진꼴라쥬 2006


안창홍 Ahn, Chang Hong 개인전

예술가의 술 이야기 (사비나미술관/서울)

(현대미술관 초대/서울)

2006

제23회 안창홍 작품전“얼굴(THE FACE)”

energy전 (프로젝트스페이스 집/서울)

구상미술의 오늘-꿈과 현실의 대결

1979

(사비나미술관 초대/서울)

제1회 북경 비엔날레 (북경)

(현대미술관 초대/서울)

1979-81 제8회-15회 한국미술 청년작가회전

2004

제22회 안창홍 작품전 (공간화랑 초대/부산)

다섯 사람 여행도 (갤러리 피쉬/서울)

민중대통령 후원을 위한 기금 마련전

2003

제21회 안창홍 작품전“안창홍의 인도 여행기”

광주 비엔날레 프로젝트3-집행유예 (8.15시민공원/광주)

(그림마당 민 초대/서울)

부산 국제아트페어 (컨벤션 센터/부산)

오늘의 삶, 오늘의 미술-무의식과 욕망

2002

(공간화랑 초대/부산)

“THE DOG”(사비나미술관/서울)

제20회 제1회 부일 미술대상 수상 기념전 2002

제19회 안창홍 작품전 (사비나미술관 초대/서울)

2001

제18회 안창홍 작품전“모래바람-고비사막 가는 길”

2001

한국미술2001: 현대 회화의 복권 (국립현대미술관/서울) “가족”전 (서울시립미술관/서울)

1991

여인의 향기 (갤러리 우덕/서울)

(이목화랑 초대/서울)

1978

제4회 대구현대미술제 (시민회관/대구) 제2회 부산현대미술제 (시민회관/부산) 국제화랑개관기념전 (국제화랑/부산)

90년대 우리미술의 단면전

1977-79 제1-2회 기류전 (부산)

(우리미술문화연구소 초대/서울)

1977-81 제1회-제5회 POINT현대미술회전 (부산/울산/서울)

“갈등과 대결의 시대”환원미술관 개관기념 초대전

1976

안창홍, 정복수 2인전 (현대화랑/부산)

(환원미술관 초대/ 서울)

“노 컷”전 (갤러리 사비나/서울)

인간전 (아미화랑 초대, 서울)

2000

제17회 안창홍작품전 (남산화랑 초대/부산) 제16회 안창홍 작품전 (갤러리 그림시 초대/수원)

2000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인간과 성 (광주시립미술관/광주)

청담미술제 (샘터화랑 초대/서울)

수상

1999

제15회 안창홍 작품전 (노화랑, 갤러리 사비나 초대/서울)

1998

창-안과 밖 (광주시립미술관 초대/광주)

1990

화랑미술제 (호암미술관/공간화랑 초대)

2001

제1회 부일 미술 대상 수상(부산 일보사/부산)

1998

제14회 안창홍 신작전 (공간화랑 초대/부산)

풍자와 해학 (동아갤러리/서울)

1988

한국미술의 위상전 (한강미술관 초대/서울)

2000

제10회 봉생문화상 전시부분 수상(봉생 문화재단/부산)

1997

제13회 안창홍작품전

부산미술재조명전 (부산시립미술관 초대/부산)

1987

현존시각전(사인화랑 초대/부산)

1989

카뉴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카뉴/프랑스)

(전경숙 갤러리, N/C 갤러리 초대/부산)

입맞춤 전 (갤러리 사비나 초대 /서울)

제12회 안창홍작품전 (그림시화랑 초대/수원)

현대 illusart전 (갤러리 우덕 초대/ 서울)

1986

현실과 발언전 (그림마당 민/서울)

제11회 안창홍작품전 (나무화랑 초대/서울)

BODY in Painting (한림미술관 초대/대전)

인간전 (동덕미술관/서울)

작품소장

제10회 안창홍작품전 (이목화랑 초대/서울)

뉴욕 아트페어 Jacod K.Javits. 컨벤션 센터

우리시대의 초상전 (한강미술관 초대/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인간전 (선화랑/서울)

사비나미술관, 구삼미술관, 금호미술관, 외환은행 본점,

서울미술관 개관 4주년 기념전 (서울미술관 초대/서울)

매일경제신문 등

1995

1994

제 9회 안창홍작품전 (갤러리아 아트홀 초대/서울, 갤러리 누보/부산)

(갤러리 사비나 초대/뉴욕) 1997

제 8회 안창홍초대전 (금호미술관/서울)

현대미술 '97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서울)

1991

제 7회 안창홍초대전 (샘터화랑/서울)

미술관에 넘치는 유머 (성곡미술관 초대/서울)

1989

제 5회 안창홍초대전 (온다라미술관 초대/전주)

1987

제 4회 안창홍작품전-새와 사람이야기 (갤러리 누보/부산)

1986

제 3회 안창홍작품전 (한강미술관/서울, 사인화랑/부산)

1984

제 2회 안창홍작품전 (고려미술관/부산)

부산사람전 (청화랑 초대/서울)

1981

제 1회 안창홍작품전 (공간화랑/부산, 청년작가회관/서울)

자화상전 (스페이스월드 초대/부산)

1996

반고문전 (그림마당 민 초대/서울)

1985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시립미술관 초대/광주)

1993

제 6회 안창홍초대전 (맥화랑/부산)

어떤 정신들전 (한강미술관 초대/서울) 1984

인간전 (미술회관/서울)

출판물

(동아갤러리 초대/서울)

현실과 발언 동인전 (아랍미술관/서울)

최태만,『어둠속에서 빛나는 청춘 -안창홍의 그림세계』, 눈빛, 1997.

해방 40년 역사전 (부산·서울·광주)

밤의 풍경전 (갤러리 사비나 초대/서울) 1995

단체전

삶의 미술전 (아랍미술관/서울) 1983

2005

번역에 저항한다 (토탈미술관/서울) 사람, 집, 가족전 (제비울미술관/과천)

2004

화상 10년의 눈. 화랑미술제특별전 초대 1994

현실과 발언 동인전 (관훈미술관/서울)

김응기·안창홍 2인전 (사인화랑/부산) 한국현대미술 80년대 조망전 (미술회관/서울)

한국현대미술 27인의 아포리즘전 (월드화랑 초대/부산) 느티나무 아래의 열정 (마담포라미술관 초대)

상황과 인식 회화전 (현대화랑/부산) 1981

부산청년비엔날레 (공간화랑/부산)

민중미술15년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서울)

회화 15인전 (어린이회관 초대/춘천)

1993

93한국현대미술의 꽃 (그림마당 민 초대/서울)

전시화랑기획 15인 초대전 (전시화랑/제주)

삶과 오늘의 풍경 (마담포라미술관 초대/서울)

18인의 회화전 (청년작가회관/서울)

1992

구상회화의 재조명-풍자화 그 해석의 소리

동방미술회관 개관기념전 (동방미술회관/부산)

그리스화필기행전 (사비나미술관/서울) 그리는 회화-혼성회화의 제시 (영은미술관/경기도)

인간 11인전 (관훈미술관/서울)

(한가람미술관 초대/서울)

조국의 산하전-중심의 동요 (공평아트센타/서울) 부산 비엔날레 (부산시립미술관/부산) 2003

제1회 시대정신전 (제3미술관/서울) 1982

자존의 길 (금호미술관 초대/서울)

금호미술관 개관기념전 (금호미술관/서울) 남도 맛 기행전 (광주/순천/목포/인천/서울)

젊은 의식전 (관훈미술관/서울) ‘서울의 봄’서울미술관의 작가전 (서울미술관 초대/서울)

해방 50년 역사전 (한가람미술관/서울) 견공시대 (EBS space/서울)

『안창홍 그림모음 2집』, 눈빛, 1993.

‘83 문제작가전 (서울미술관 초대/서울)

3인의 회화전 (남산화랑 초대/부산)

현대아트홀 개관기념 초대전 (현대아트홀/부산) 2006

제2회 시대정신전 (부산/마산/서울)

잃어버린 제국을 찾아서-실크로드 미술기행

작은그림전 (조현화랑 초대/부산)

봄날은 간다 One fine spring day 400×207cm 패널 위에 사진, 아교, 드로잉 잉크, 아크릴릭 2005

(서울/춘천/대구/제주)

(금호미술관 초대/서울)

한.중 2002새로운 표정 (예술의 전당/서울)

(코리아 아트 갤러리/부산)

현대미술 21인의 초대전 (국제화랑/부산) 36인의 방법전 (미술회관/서울)

E-mail 999ahn@hanmail.net Homepage www.ahnchangh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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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2006 by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 Iss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