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by Christopher B. Ansberry Originally published in English under the title
Reading Wisdom and Psalms as Christian Scripture by Baker Academic, A division of Baker Publishing Group P.O. Box 6287, Grand Rapids, MI 49516, U. S. A. All rights reserved. Used and translated by the permission of Baker Publishing Group through rMaeng2, Seoul, Republic of Korea. This Korean edition ⓒ 2026 by The Revival and Reformation Press, Seoul, Republic of Korea. 이 한국어판의 저작권은 알맹2를 통하여 Baker Publishing Group 과 독점 계약한 부흥과개혁사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발행일 2026년 9월 3일 지은이 크리스토퍼 앤스베리 옮긴이 윤석인 펴낸이 김은주 펴낸곳 부흥과개혁사 편집 권대영 디자인 박슬기 기획 이승영 마케팅 권성직 인쇄소 영진문원
판권 Ⓒ부흥과개혁사 2026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6길 9-20, 2층(서교동) 전화 Tel. 02) 332-7752 Fax. 02) 332-7742 홈페이지 http://rnrbook.com e-mail rnrbook@hanmail.net ISBN 979-11-7540-088-7 (94230)
979-11-7540-055-9 (94230) (세트) 등록 1998년 9월 15일 (제13-548호)
는 교회의 부흥과 개혁을 추구합니다. 부흥과개혁사는 부흥과 개혁이 이 시대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으며, 조국 교회의 부흥과 개혁의 방향을 위한 이정표이자, 잠든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을 촉구하는 나팔소리요, 깨어난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의 불길을 지속시키는 장작더미이며, 부흥과 개혁을 꿈꾸며 소망하는 교회들을 하나로 모아 주기 위한 깃발이고자 기독교 출판의 바다에 출항하였습니다.
목차
┃ 감사의 글 ┃ 약어표
7
8
1장
지혜 문학과 시편 개관: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 9
2장
잠언: 이해를 추구하는 두려움 17
3장
잠언의 신학적 주제 (1) 28
4장
잠언의 신학적 주제 (2) 44
5장
욥기: 이해를 추구하는 고난 61
6장
욥기의 신학적 주제 (1) 73
7장
욥기의 신학적 주제 (2) 94
8장
전도서: 이해를 추구하는 유한성 110
9장
전도서의 신학적 주제 121
10장 아가서: 이해를 추구하는 욕망 146 11장 아가서의 신학적 주제 160 12장 시편: 이해를 추구하는 찬양 181 13장 시편의 신학적 주제 198
┃ 용어 해설 ┃ 미주
223
┃ 색인
257
218
1장
지혜 문학과 시편 개관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
나는 믿기 위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믿는다. 캔터베리의 안셀무스1
성
경을 해석하는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fides quaerens intellectum)의 실천이다. 믿음은 인간의 이해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
경 정경 전체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의지적 전제 조건 으로 작용한다. 간단히 말하면, 믿음은 그리스도인이 성경 해석을 수행하기 위한 틀을 제 공하며, 하나님, 성경, 독자, 그리고 이들 간의 상호 관계에 대해 적절하게 신학적인 설명을 해 준다.2 이 신학적 준거 체계 안에서 하나님은 정경 성경의 저자이시며, 성경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시는 고유한 수단이자 자기 백성과 언약을 수립하고 유지하시는 다양한 본문의 권위 있는 모음집이다.3 그리고 독자는 역사적 맥락 안에 위치하고 제약을 받는 존재로서, 성
신학적 주제
경 본문의 말씀이 진행되는 방식, 이 말씀이 의미하는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
것, 이 말씀이 가리키는 실재에 주의를 기울인다.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이라는 표어는 성 안
기독교 성경 해석에 대한 이 신학적 개요는 본서에
셀무스가 공식화해 그의 저작 『프로슬로기온』 에서 표현한 것이다. 『프로슬로기온』도 아우
서 지혜서와 시편을 읽는 방식을 특징지을 것이다. 이
구스티누스의 『고백록』과 마찬가지로 확장된
성경 본문들은 기독교 성경이다. 이 본문들은 삼위일
기도문의 형식을 띠고 있는데, 여기서는 믿음
체이신 한 하나님에 대한 두 성경의 증언, 즉 역사적으
으로써 믿음의 확신을 강화하려 한다. 안셀
로 구별되는 구원의 경륜 안에서 동일하신 하나님에
무스가 이 표어를 만들었으나 이해를 추구하
대한 개별적인 증언의 일부다.4 기독교 성경으로서 이 본문들은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이라는 기독교적 노력 에 명확하게 공헌한다. 이 본문들이 직접 발화하는 그
이 하나님을 아는 것을 추구하며 그렇게 함
는 믿음의 자세는 교회사에서 안셀무스 이전 에도 많은 사람이 보여 준 특징이었다. 다시 말해, 이 표어는 그리스도인의 지식 추구를 간결하게 요약하는 역할을 한다.
1장 ┃ 지혜 문학과 시편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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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ata Sedmakova / Shutterstock.com
세계 안에서 경청되고 현대 교회에서 수 용될 때, 각각의 본문은 영속하는 근원적 인 질문을 제기한다. 잠언은 “선한 삶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욥기는 하나님이 함께 계시지 않고 인생의 잔혹함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탐구한다. 전도서에서는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고찰 한다. 아가서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사 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숙고한다. 그리고 시편은 사람이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뿐 아 니라 믿음의 삶의 본질도 탐구한다. 이런 근원적인 질문과 영속적인 주제들 은 지혜서와 시편에서 전면에 드러난다. 그림 1.1. 이해를 추구하는 찬양. 아다모 타돌리니, <다윗왕>, 1856년
하지만 이런 본문들이 제기하는 질문과 다루는 주제는 진공 상태에서 제기되거나 답변이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질문
과 주제들은 정경이라는 더 넓은 맥락 안에서 및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의 자세를 바탕으로 제기되고 답변이 도출된다. 이런 맥락과 자세는 각 본문이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의 기획에 공헌하는 바를 설명한다. 잠언은 이해를 추구하는 두려움을 깨우친다. 욥기는 이해를 추구 하는 고난의 상연을 무대에 올린다. 전도서에서는 이해를 추구하는 유한함을 예시한다. 아가서는 이해를 추구하는 욕망을 묘사한다. 시편은 이해를 추구하는 찬양에 맞춰 믿음의 삶을 조율한다.
시를 통해 이해를 추구하기 이런 성경 본문을 통한 믿음의 이해 추구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이 책 들에서는 이해가 시적 양식을 통해 매개된다.5 시는 강력한 형태의 담론이다. 질 펠라에즈 바움가르트너가 말하는 대로, “시는 다른 어떤 예술적 양식도 해낼 수 없는 일을 한다. 시 는 경험을 압축하고, 언어를 강화하며,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단어를 사용 한다……시는 우리의 일상생활, 즉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세계
10
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그림 1.2. 이해를 추구하는 유한성. 카라바조, <성 히에로니무스>, 1605-1606년
를 깨뜨려 열며, 비범한 것을 풀어내어 우리를 다른 차원의 주의력으로 이끈다.”6 이 설명은 시가 예술의 한 양식임을 보여 주지만, 시를 정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가 하는 역할도 포착한다. 시는 감각을 일깨우고, 감정을 북돋우고, 정신을 자극하고, 상상력 을 불러일으키는 매체다.7 시는 평범한 것의 비범한 속성을 조명하는 예술의 한 양식으로 서 행동의 도구인데, 더 정확하게는 책임성 있는 행동의 도구다.8 시인은 상상력을 자극하 는 언어 사용을 통해 특정한 행동과 의도를 전달하는데, 독자는 이런 행동과 의도를 수용 함으로써 세계 속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도전받는다.9 시는 독자를 칸 트가 제안하는 무관심적 관조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안에서 구체적인 행동 을 하도록 준비시킨다.10 시는 단순하고 직설적인 명령이 해낼 수 없는 일을 한다. 다시 말 해, 시는 사람을 덕스러운 행동으로 이끈다.11 이런 점에서 시는 믿음이 이해를 추구하는 과정을 촉진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고유한 문학적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이 행동을 전달하고 수행하는 방식 중 “세계 투영”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12 시 인은 여러 측면에서 사실인 세계를 투영하고, 독자는 이 세계에 들어가 이 세계를 평가할 뿐 아니라, 시인이 만든 세계가 자기의 삶을 평가하는 방식과 실제 세계에 대한 자기의 관 점을 고찰하도록 초대받는다.13 시인이 만든 이런 세계 안으로 들어가려면 상상력이 필요 하다. 루이스 알론소 쇼켈이 성경 시 읽기에 대해 논의하면서 조언하는 대로, “상상력으로 쓴 것은 상상력으로 읽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전제는 개인에게 상상력이 있고 그 상상력이
1장 ┃ 지혜 문학과 시편 개관
11
철학적 주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14 잠언,
칸트와 무관심적 관조
욥기, 전도서, 아가서, 시편에 나오는
시의 미학에 대한 칸트의 성찰은 “무관심적 관심”, 즉 인간 자신
시를 읽으려면 상상력이 필수적이다.
의 욕망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인간 안에 존재하는 이성에 대해
상상력은 독자가 시적 담론의 짧은
서는 관심을 두는 태도를 반영한다. 이것이 칸트가 말하는 도덕적 동기의 근거인데, 즉 사람이 하고 싶은 바가 아니라 사람이 마땅
행간과 생략적 표현을 깊이 음미하
히 해야 할 바를 하는 것이다. 칸트는 시가 문자 그대로의 진리로
여 그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도록 도
는 표현할 수 없는 미적 관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미적 관념은 이성의 관념을 암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와
와준다. 상상력은 평행을 이루는 행
시적 언어는 사람을 덕스러운 행동으로 이끌지는 못한다. 칸트의
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백을 이해하
견해에 따르면, 시는 이성적 성찰을 위한 관념을 제시할 뿐이다.a
고 적절하게 채울 수 있게 해 준다. 상상력은 평행을 이루는 행들 사이
문학 노트
에서 비대칭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잠언의 비대칭성
특정 진술을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평행을 이루는 두 행에서 상응하는 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비대
준다. 또한 상상력은 독자가 시의 심
칭적 관계는 독자가 추가적인 요소를 보충해 대칭성을 만들어 내 는 더 완전한 독법을 유도한다. 잠언 10장 16절과 27장 6절은 비 대칭적 평행법 또는 불연속적 평행법의 분명한 예다. 잠언 10장 16절에 따르면
상과 은유의 깊은 의미를 이해해 시 인이 미다스왕의 기적과도 같이 평 범한 단어들을 보물로 바꾸는 방식
의인의 수고는 생명을 위하고
을 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시는 일
악인 의 소산은 죄를 위하느니라(개역개정 “의인의 수고
반적인 담론의 규칙에 따라 작동하
는 생명에 이르고 악인의 소득은 죄에 이르느니라”).
지 않는다. 성경 시를 읽을 때 일정한 “생명”과 “죄” 사이의 비대칭성은 독자가 다음과 같이 행간을 확 장하도록 유도한다. 의인의 수고는 미덕과 생명을 위하고 악인의 소산은 죄와 죽음을 위하느니라. 잠언 27장 6절에 나오는 평행구도 비대칭적이다. 친구의 아픈 말은 신실하나 원수 의 입맞춤은 아낌이 없느니라(개역개정 “친구의 아 픈 책망은 충직으로 말미암는 것이나 원수의 잦은 입맞춤은 거짓에서 난 것이니라”).
규칙이 지침의 역할을 하는 것은 사 실이지만, 이런 규칙도 상상력을 발 휘해 적용해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 면, 이런 규칙은 “진실한 상상력”15으 로 적용해야 하는데, 진실한 상상력 은 시 작품을 바라보고, 시 작품을 통 찰하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분별 할 수 있는 도구다.16 이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신실하다”와 “아낌이 없다” 사이의 비대칭성은 독자가 각 행의 사고를 발전시키도록 격려한다.
그러나 이것은 유익한 작업이다. 시 의 본질, 기능, 요구는 독자가 잠언,
친구의 아픈 말은 적을지라도 신실하나 원수의 입맞춤은 아낌이 없을지라도 속이는 것이니라.
12
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욥기, 전도서, 아가서, 시편에 투영된 삶의 형태를 인지하고, 이해를 추구
Andreas Neumann-Nochten / CC BY-SA 3.0
하는 믿음의 삶이 지닌 아름다 움을 조망하는 관점을 (재)포착 할 수 있게 해 준다. 다시 말해, 시의 본질, 기능, 요구에 대한 인 식은 이런 책들의 세계에 들 어가 그것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 플래너 리 오코너가 지적하는 대로, “독자는 작가가 창조하는 세계 의 성질, 작가가 그 세계에 부여 하는 인물과 세부 사항의 성질 을 바탕으로 책의 지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17 시의 본질과 기능은 독자에게 성경 본문의 세계에 들어가 거기에 담겨 있 는 메시지를 추구할 수 있는 나
그림 1.3. 이해를 추구하는 고난. 안드레아스 노이만-노흐텐, <욥-깊은 곳에서 내가 주께 부르짖나이다>, 2015년
침반을 제공한다.
지혜 문학의 범주 지혜서와 시편은 시를 통해 이해를 증진하지만, 특히 지혜서는 성경 안에서 독특한 위치 를 차지한다. 19세기부터 성경학자들은 제2 정경에 속하는 솔로몬의 지혜서와 벤 시라의 지혜서뿐 아니라 잠언, 욥기, 전도서도 “지혜 문학”이라는 범주 또는 장르를 구성한다는 가 정 아래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장르는 독특한 내용, 권위의 독특한 기초, 독특한 세계관, 독특한 삶의 배경(Sitz im Leben)18을 가진 독특한 문학 형태로 여겨졌다. 아가서는 솔로 몬에 대해 언급한다는 이유로 이 범주에서 주변부에 속한다. 어떤 학자는 솔로몬이 잠언과 어쩌면 전도서와도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아가서가 지혜서 계열에 완전히 속 한다고 주장하고, 어떤 학자는 아가서가 정경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가서의 문제를 넘어서 최근에는 “지혜 문학”이라는 범주 전체에 대한 의문이 제 기되고 있으며, 그 독특성에 대한 가정들도 진지한 정밀 조사의 대상이 되었다. 실제로 윌 카인즈는 “지혜 문학”이 19세기 중반 독일 사상의 산물로서 학문적 구성물이라고 주장 한다.19
1장 ┃ 지혜 문학과 시편 개관
13
수용사 벤 시라와 잠언
“지혜 문학”이라는 범주는 의심스러울 수
벤 시라(종종 집회서라고도 불림)는 유대인이나 개신교
있고 심지어 죽은 것일 수도 있지만, 지혜라
신자에게는 정경으로 여겨지지 않지만, 가톨릭교와 정교
는 개념과 한때 이 범주와 연관되었던 성경
회의 그리스도인은 이것을 구약성경의 일부로 받아들인 다. 벤 시라는 유대의 현자였다. BC 2세기 초에 저술 작 업을 했던 벤 시라는 그리스인의 삶, 종교, 사상이 유대 인 공동체에 가하는 압박에 대처하기 위해 잠언의 지혜 를 확장하고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재해석했다. 벤 시라
본문은 여전히 정경의 방대한 맥락 안에 남 아 있다.20 “지혜 문학”이라는 문학 범주에 대한 카
는 잠언의 도덕적 이상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세 가지 주
인즈의 진단과 부검은 잠언, 욥기, 전도서와
목할 만한 발전을 도입한다. 첫째, 그는 지혜를 구원 역
관련해 장르 이론과 상호 본문성에 대한 새
사와 연결해 구속사 전반의 인물과 사건을 지혜의 렌즈 를 통해 해석한다. 둘째, 그는 지혜와 율법을 연결해 지
로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다.21 이런 발전은
혜와 지혜로운 삶을 언약 및 언약이 제시하는 삶의 이상
환영할 만한 일이다. 나는 본서가 잠언, 욥
과 통합한다. 셋째, 그는 지혜 여인이 사는 곳을 예루살 렘(시온)으로 규정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벤 시라는 지
기, 전도서, 아가서에 대한 이런 논의에 공헌
혜는 아테네가 아닌 예루살렘에 있음을 보여 주려 한다.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서의 제목은 지혜 서가 성경 정경 안에서 뚜렷이 다른 범주라
수용사
는 인상을 줄 수도 있으나 여기에 담긴 내용
솔로몬의 지혜서
은 잠언, 욥기, 전도서, 심지어 아가서가 “이
벤 시라가 그리스 철학의 여러 측면에서부터 자기의 청
질적인 본문”이라거나 “성경이라는 가정 속
중을 보호하려 한다면, 솔로몬의 지혜서는 그리스 철학
의 고아”라는 어떤 관념도 불식시킨다.22 이
의 특정 원리를 수용해 창세기, 출애굽기, 이사야, 잠언, 시편의 본문과 주제들을 발전시킨다. 저자는 솔로몬의 페
본문들은 기독교 성경으로서, 성경을 해석
르소나를 입고 지혜와 지혜 여인에 대한 구약성경의 설
할 수 있는 기독교 성경 전체 정경의 맥락
명을 확장한다. 솔로몬의 지혜서에 따르면, 지혜는 영생 으로 이어진다. 지혜 여인은 창조를 아우르고, 지혜 여인
안에서 읽힌다.
은 역사에 개입해 구원을 실현한다.
수용사 지혜 문학 “지혜 문학”이라는 범주는 성경 정경 안에서 그것이 지
르심에 뿌리를 두며, 선지자가 언약의 계시에 부합하는지
닌 것으로 추정되는 독특성을 바탕으로 번성해 왔다. 구
뿐 아니라 예언적 말씀이 성취되는지를 근거로 확인된다.
약성경의 나머지 책들과는 달리, 소위 지혜서는 구속사나
구속사와 언약에 침묵하는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언약과 관련된 사건에 거의 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
많은 사람이 지혜서가 독특한 세계관 아래에서 작동한다
는다. 이런 요소들은 오경, 역사서, 선지서를 하나로 묶어
고 결론을 내리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 세계관은
예수의 출현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지만, 지혜서에는 나오
인간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개입을 설명하지만, 창조, 창
지 않는다. 경험, 관찰, 분별이 지혜자의 권위를 형성하는
조의 질서 및 이 질서에 따라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특권
기초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고대 이스라엘에
을 부여한다. 지혜 문학의 독특한 내용, 권위의 기초, 세
서 제사장과 선지자가 가진 권위의 기초와 뚜렷한 대조
계관을 종합해 보면 고대 이스라엘의 독특한 집단 또는
를 이룬다. 제사장의 권위는 레위와의 언약과 혈통적 계
계층, 즉 지식인 엘리트층이 이 책들을 저술했을 것이라
보에 뿌리를 둔다(말 2:4). 선지자의 권위는 하나님의 부
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4
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University of Hamburg Library, Hamburg / public domain
이 책의 개요 이어지는 부분은 성경이 성경을 해석한다는 원칙이 지배한다. 이 책의 본문은 하 나의 기본적인 양식을 따 른다. 각 장은 논의 대상이 되는 성경책과 관련된 서론 적 문제에서 시작해 구체적 인 신학적 주제로 이동한다. 이 양식에 따라 2장에서는 잠언의 성격과 구조, 선집에 수록된 자료의 형식과 구성 에 대해 살펴본다. 이어서 3장과 4장에서는 잠언에 나 타난 여러 신학적 주제, 즉 지혜, 지혜의 습득, 길이라는 은유, 여호와 경외, 성품과 결과의 연관성, 지혜 여인,
그림 1.4. 이해를 추구하는 욕망. 히브리 예전서 『레위 마조르』(1350년)에 수록된 아가 4장 8절 “내 신부야 너는 레바논에서부터 나와 함께 하고”를 위한 채색 삽화. Cod. Levy 37, f. 169r.
지혜와 창조를 다룬다. 5장
수용사
은 욥기를 다루는데, 보응을 바라보는 잠언의 관점을 욥
“지혜 문학”의 시작
기와의 대화 속에 배치하고,
일부 정경 목록과 사본은 솔로몬과 관련된 책들(예. 잠언, 전도서, 아가서)과
욥기가 제기하는 주요 질문
의 연관성을 입증하지만, 카인즈의 견해에 따르면 지혜 문학이라는 범주는 초
을 확인하며, 욥기의 내용과
한 프리드리히 브루흐의 연구를 통해 시작되었다. 브루흐는 그 속에 나타나는
진행을 개관한다. 그런 다음
것으로 추정되는 합리주의, 경험주의, 인본주의, 보편주의를 이유 삼아 지혜
6장과 7장에서는 인간의 한
기 전통이나 정경적 분류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보다 이 범주는 19세기 요
서를 정경의 다른 본문과 구별지었다.b
계, 여호와의 지혜와 공의, 욥의 온전함, 하나님 경외, 항변이라는 중심 요소에 초점을 맞춘다. 8장과 9장에서는 전도 서에 대해 살펴본다. 8장에서는 전도서에 제시된 문제와 문학적 구조 및 평가 용어인 ‘헤 벨’을 검토한 후, 9장에서는 전도서에 나타난 신학적 존재론/인간론, 인식론, 가치론/윤리 학을 고찰한다. 10장과 11장에서는 아가서가 창조한 세계를 둘러본다. 10장에서는 아가
1장 ┃ 지혜 문학과 시편 개관
15
정경 간 연관성 상호 본문적 연결고리
서의 해석학적 층위, 고대 근동의 사
이어지는 장에서는 지혜서와 시편 및 정경 성경의 다른 부분들 사
랑 노래와의 관계, 솔로몬과의 연관
이의 많은 상호 본문적 연결고리를 살펴본다. 잠언과 욥기에서 가
성을 평가하고, 11장에서는 연인 사
져온 간단한 예는 이런 형태의 정경 간 대화를 보여 준다. 잠언 은 생명나무라는 독특한 은유를 사용한다(잠 3:18; 11:30; 13:12; 15:4). 이 은유는 에덴에서 생겨난 것인데, 이것이 잠언 전반에 걸 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에덴의 동편에서도 새 하늘과 새 땅에 서 이루어질 만물의 완성을 기대하며 생명나무의 열매에 다가가
이의 관계, 사랑의 풍경, 진정한 사랑 의 본질을 살펴본다. 12장과 13장은 시편을 다룬다. 시편의 관계적 맥락
고 그것을 만지고 맛보고 먹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창 2:9; 3:22,
이라는 틀 안에서 12장에서는 시편
24; 계 22:2, 19). 욥은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저주함으로써 소위 친
의 관계적 맥락, 시편에 대한 다양한
구들과의 논쟁을 촉발한다(욥 3:3-11). 이 저주는 자신이 태어난 날에 대한 예레미야의 저주(렘 20:14-18)와 유사하며, 창세기 1장
해석적 접근법, 시편의 정경적 형태
3절에 나오는 우주 창조를 뒤집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욥 3:4).
를 고찰하고, 13장에서는 하나님의 성품과 믿음의 삶의 본질을 탐구
한다. 나는 이 책이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이라는 그리스도인의 여정에 공헌하기를 희망한다. 잠언, 욥기, 전도서, 아가서, 시편은 각각 하나님의 인격과 성품을 드러내며 신앙을 풍요롭 게 한다. 그리고 각 책은 하나님의 얼굴 앞에서 존재하는 자아를 이해하게 해 준다. 그리스 도인의 소망은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계 22:4). 이 책이 비록 거울을 통해 희미하
National Gallery of Scotland, Basil Skinner Gift 1966 / public domain
게 보는 형태로나마 그 목적에 작은 공헌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전 13:12).
그림 1.5. 이해를 추구하는 두려움. 존 알렉산더, <모세와 불타는 떨기나무>
16
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2장
잠언 이해를 추구하는 두려움
깊
은 물은 고요히 흐른다. 이 현대 격언은 현실의 특정 측면을 포착하기 위해 자연 현 상을 이용한다. 겉으로 보이는 표면이 깊은 심연을 감추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물은 보이는 것과 다를 수도 있다. 이 격언에 담긴 진실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데, 그런 관계는 처음에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복잡한 것으로 드러난다. 또한 이 격언에 담긴 진실은 잠언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표면적으로 보면 잠언의 격언은 지나치게 단순화 된 것처럼 느껴지고, 잠언의 조언은 밋밋하게 들리며, 삶을 바라보는 잠언의 관점은 이상 주의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일반적인 정서는 다음과 같은 금언, 즉 전통적이고 전승 된 진리를 전달하는 짧고 간결한 격언으로 잘 요약된다. 의인은 영영히 이동되지 아니하여도 악인은 땅에 거하지 못하게 되느니라(10:30).
의인은 환난에서 구원을 얻으나 악인은 그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느니라(11:8, 개역개정 “자기의 길로 가느니라”).
의인의 집에는 많은 재산이 있어도 악인의 소산에는 파멸이 있느니라(15:6, 개역개정 “의인의 집에는 많은 보물이 있어도 악인의 소득은 고통이 되느니라”).
이 대표적인 격언들은 피상적이고 심지어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잠언 자 료의 표면 아래를 더 깊이 탐구하면 인간 삶의 우연성(14:12; 19:21; 21:30-31; 27:1), 인 간 상호작용의 모호함(13:7; 14:10; 18:4; 20:6), 일상사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개입의
2장 ┃ 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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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성(16:1-9; 21:1)을 반영하는 미묘함, 모호함, 복잡성을 발견할 수 있다. 겉보기에 고요하게 느껴지는 잠언의 물결은 깊이 흐르는데, 그 깊이는 함축적 심상, 생략적 표현, 두 번 반복되는 잠언, 명백한 모순 속에 감추어져 있다.1 잠언에 나오는 격언의 함축적 심상은 잠언 27장 17절에 예시되어 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같이 사람이 자기 이웃의 얼굴을 날카롭게 하느니라(개역개정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 나게 하느니라”).
많은 사람은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는 심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이 긍정적인 심상 을 격언의 둘째 행과 함께 읽으면 이 잠언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격을 연마하는 방식 을 포착한다.2 첫째 행의 심상은 철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가져온 심상이다. 실제로 이 심상 은 대장장이가 숯이나 기타 연료를 사용해 강한 열을 발생시켜 철을 부드럽게 만듦으로써 철광석에서 산소를 빼내고 불순물을 제거해야 하는 철물 가공의 전체 과정을 통합한 것 이다. 이런 불순물은 가열된 철을 두드림으로써 제거한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나면, 대장장 이는 철을 망치로 두드려 무기나 도구의 형태로 만든다. 이 과정은 폭력적이므로 철을 날 카롭게 하는 철의 심상은 부정적이다. 이런 부정적인 형태의 독법은 잠언의 둘째 행에 나 오는 언어로써 강화된다. “얼굴을 날카롭게 한다”라는 표현은 구약성경의 다른 곳에 나오 는 날카로운 얼굴 특징에 대한 묘사, 즉 날카로운 눈, 날
문학 노트 금언 금언 또는 잠언은 기본적인 진리를 전달
카로운 입술, 날카로운 혀와 비교할 수 있다. 얼굴의 이 런 부분은 다른 사람을 공격한다(욥 16:9; 시 52:2; 57:4). 잠언 27장 17절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서는
하기 위해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기억하기
철을 다루는 폭력적인 과정을 인간관계에 적용한다. 쇠
쉬운 발언이다. 이런 발언을 통해 표현되
를 두드려 날카로운 전투용 기구를 만드는 것처럼, 이웃
는 진리는 제한적이고 특정 상황에만 해 당한다. 그래서 이런 발언은 적절한 상황
을 두드려 그 이웃이 결국 공격하게 만들 수도 있다. 철
에서 통찰력 있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
을 날카롭게 하는 철의 심상은 긍정적으로 해석되든 부
사실은 현대 격언의 사용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요리사가 너무 많으면 수프를 망친다”(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라는 말이 특정 상황에 적합하다면, “손이 많으면 일이 가벼워진다”(백지장도 맞들
정적으로 해석되든 상관없이 그 의미를 깊이 탐구할 필 요가 있다. 함축적 심상 외에도 잠언은 생략적 표현을 많이 사용
면 낫다)라는 말은 다른 특정 상황에 적합
한다. 잠언은 의도적으로 단어를 생략한다. 이런 생략은
하다. 현대의 잠언과 성경의 잠언을 모두
독자가 그 공백을 메움으로써 도덕적으로 추론하는 작
적용하려면 상상력과 분별력이 필요하다.
업을 수행하도록 유도한다. 잠언에 나오는 격언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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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적 특성은 잠언 12장 12절에서 잘 드러난다. 악인은 악한 것을 위한 올무를 원하나 의인의 뿌리는 내느니라(개역개정 “악인은 불의의 이익을 탐하나 의인은 그 뿌리 로 말미암아 결실하느니라”).
의인의 뿌리는 무엇을 내는가? 이 동사에는 목적어가 없다. 이 행은 생략적 구조로 되어 있어서 독자에게 그 공백을 채우도록 요구하지만, 이 과제를 위한 지침도 제시한다. 의인 은 뿌리가 있는 나무나 식물로 묘사된다. 이 뿌리는 의로운 사람의 성품과 일치하는 무 언가를 만들어 낸다. 악인과는 대조적으로 의인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그 들의 갈망을 충족시키는 열매를 낸다. 이 열매의 본질과 효과는 독자의 도덕적 상상력을 통해 채워지게 된다. 풍부한 심상과 생략적 표현이 개별 잠언의 특징을 이룬다면, “두 번 반복되는” 잠언과 표면적 모순은 서로 다른 격언 사이의 대화를 유도한다. 두 번 반복되는 잠언은 수정된 형 태로 반복되는 잠언 또는 잠언의 일부다. 이런 반복은 격언들 사이에서 일종의 대화를 만 들어 낸다. 이 대화는 다음과 같은 격언에서 펼쳐진다. 사람은 자기 입의 열매로 좋은 것에 만족하며 자기 손의 행위가 자기에게로 돌아오느니라(12:14, 개역개정 “사람은 입의 열매 로 말미암아 복록에 족하며 그 손이 행하는 대로 자기가 받느니라”).
사람은 자기 입의 열매로 좋은 것을 먹거니와 배신자의 목구멍은 폭력이니라(13:2, 개역개정 “사람은 입의 열매로 인하여 복록 을 누리거니와 마음이 궤사한 자는 강포를 당하느니라”).
사람은 자기 입의 열매로 그 배가 채워지나니 그 입술의 산물로 만족하게 되느니라(18:20, 개역개정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 매로 말미암아 배부르게 되나니 곧 그의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말미암아 만 족하게 되느니라”).
이 격언들의 첫째 행은 두 번 반복된 잠언이다. 이 격언들은 서로 대화 속에 배치될 때 독자의 도덕적 분별력을 형성한다. 반복되는 행들은 특정 인물 유형을 포함하는 것이 아
2장 ┃ 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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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그보다 말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반적인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 잠언 12장 14절 상반부와 13장 2절 상반부는 모두 그 언어적 열매를 “좋은 것”으로 특징짓는다. 잠 언 18장 20절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 열매의 질은 불분명하다. 그것이 사람의 배를 채우기 는 하지만 좋은 열매인가? 두 번 반복되는 이 잠언들은 도덕적 미각을 훈련하며(12:14; 13:2), 그런 다음 독자에게 다른 사람의 말이 선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맛보고 분별하도록 요청한다(18:20). 두 번 반복되는 잠언이 연출하는 대화는 공통 주제를 다루는 잠언들 사이의 대화와 비슷 하다. 어떤 경우에는 공통 주제가 강화되기도 한다(예. 10:4; 12:24; 13:4; 21:5). 다른 경 우에는 긴장 관계나 명백한 모순을 통해 주제가 수정되거나 미묘한 차이가 발생한다. 미련 한 자와 어리석은 자에 대한 묘사는 격언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런 미묘한 차이를 잘 보여 주는 대표적인 예다. 말은 미련한 자를 숨길 수 없이 드러내는 징후로 전면에 제시된다. 실 제로 미련한 자는 말이 많지만(12:23; 13:16),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역할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말이 많다(18:4). 그리고 미련한 자라도 침묵을 지키면 지혜로운 것으로 여겨 진다(17:28). 어리석은 자는 순진하고 경험이 부족하다. 어리석은 자는 무엇이든 믿 는다(14:15). 어리석은 자는 결과를 인지하지 못하지만(22:3), 다른 사람이 받는 징계를 통해 배울 수도 있다(19:25; 21:11). 미련한 자와 어리석은 자에 대한 이런 성격 묘사는 인물 유형이 잠언의 격언 전체에 걸쳐 미묘하게 발전되는 방식을 보여 준다. 사람들은 잠 언에 나오는 격언처럼 모호하고 복잡하다. 종합하면, 잠언의 연상적 심상, 생략적 표현, 두 번 반복되는 격언, 명백한 모순은 깊은 물이 고요히 흐른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이런 시적 기법은 독자의 품성을 함양하고 도 덕적 추론을 훈련할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잠언의 구조와 구성도 마찬가지다. 잠언의 다양한 자료는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기본적인 질문, 즉 선한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별 적인 관점과 답변을 제시한다.
잠언의 구조 잠언은 일종의 선집이라고 할 수 있는 자체의 구조를 통해 선한 삶의 모습을 제시한다. 실제로 잠언은 여러 모음집으로 구성된 선집인데, 각 모음집은 해당 자료를 각기 다른 개 인에게 귀속되는 제목으로 소개된다. 1.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1:1) 2. 솔로몬의 잠언이라(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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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역사적 문제 3. 지혜 있는 자의 말씀(22:17)
아메네모페의 교훈
4.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이라(24:23)
많은 학자는 잠언 22장 17절–24장 22절
5. 이것도 솔로몬의 잠언이요 유다 왕 히스기야의
(특히 22:17–23:11)에 나오는 “지혜 있는
신하들이 편집한 것이니라(25:1) 6. 야게의 아들 아굴의 말씀, 곧 그 사람의 엄숙한 선언과 신탁(30:1, 개역개정 “이 말씀은 야게의 아들 아굴의 잠언이니”)
자의 말씀”이 이집트의 <아메네모페의 교 훈>에 의존하거나 거기서 영감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해석자들은 잠언 22장 20절의 “서른”(‘샬리심’, 개역개정 “아름다운 것”) 이라는 표현을 읽을 때 “지혜 있는 자의 말씀” 안에서 서른 가지 격언을 찾아내며,
7. 왕 르무엘의 말 곧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가르
이것을 <아메네모페의 교훈>에 나오는 30
친 엄숙한 교훈(31:1, 개역개정 “르무엘왕이 말
<아메네모페의 교훈>에 나오는 30개 장
씀한 바 곧 그의 어머니가 그를 훈계한 잠언
의 주제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라”)
운 유사성은 두 본문 사이에 밀접한 관계
개의 장과 연결한다. 이 서른 가지 격언이
표현, 비유, 내용 면에서 확인되는 놀라 가 있음을 암시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최소한 이 제목들은 잠언이 구성되는 방식의 윤곽을 드러낸다. 잠언은 선한 삶의 다차원적 특성을 묘사하는 여러 조각으로 구성된 하나의 퍼즐과 같다. 각 조각의
중요한 사실은 잠언 22장 17절–23장 11 절이 <아메네모페의 교훈>에 의존하거나 그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도 해당 이집 트 본문이 잠언 기자의 신학적 세계관에 맞추어 재구성되었다는 것이다.a
크기, 형태, 질감은 다르더라도 선한 삶에 대한 그들의 이상은 같다. 다양성 속에 존재하는 이런 통일성은 다양 한 모음집의 저자 표시에도 반영되어 있다. 모음집의 저자 표시를 종합해 보면 솔로몬이 모든 모음집의 저자도 아니고 편집자도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음집 들이 솔로몬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 정경적 배열은 독자가 잠언 1장 1절을 배경으로, 또한 솔로몬의 전기를 통해 각 모음집을 이해하도록 유도한다.3 이런 방식으로 읽으면, 개별 모음집의 자료는 솔로몬이 보여 준 지혜와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이 The MET, Rogers Fund, 1926
책에 포함된 여 러 모음집의 제 목과 저자 표시 는 독자에게 잠 언의 구조적 윤 곽과 저자 문제 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뿐 아 니라, 독자의 해석학적 본능
그림 2.1. <아메네모페의 교훈>의 서두를 히에라틱 문자로 기록한 도기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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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 간 연관성 솔로몬과 잠언
과 신학적 상상력을 연마하도록 고안된 해석학적
잠언의 세 가지 제목은 이 모음집들을 솔로몬
대화를 연출하기도 한다.
과 연관시킨다(1:1; 10:1; 25:1). 이런 저자 표시 는 솔로몬이 잠언 3천 개를 말했음을 나타내 는 열왕기상 4장 32절을 떠올리게 한다. 잠언
잠언의 형식과 구상
을 열왕기상 1-11장에 나오는 솔로몬의 이야기 와 함께 읽으면 지혜의 본질과 차원이 더욱 선 명하게 드러난다. 두 본문 모두 지혜를 하나님
잠언에 수록된 자료의 형식과 선집의 구상은
의 선물(왕상 3:12; 잠 2:6), 숙련된 실천(왕상
독자들의 인식을 날카롭게 하고 독자들의 사고를
7:14; 잠 24:3-4), 효과적 통치의 도구(왕상 3:9,
형성한다. 형식의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의 제목은
16-28; 5:1-7; 잠 8:15-16; 16:10)로 묘사한다.
이것이 격언 모음집이라는 인상을 준다(1:1). 그러
문학 노트
나 이 선집 안에 나타나는 다양한 시적 양식은 이 책이 엄밀한 의미에서 격언집이 아님을 드러낸다.
잠언에 나타나는 시적 양식
다양한 저자 표시는 모음집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잠언의 교훈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치는 형
다채로운 시적 양식과 대응되는데, 여기에는 확장
식으로 전달되는 가르침이다. 이런 교훈은 특 정 문제(예. 유혹의 위험성, 지혜의 가치)에 초
된 교훈(1:8-19; 31:1-9), 경구(6:1-19; 30:11-
점을 맞춘다. 교훈은 도입부에서 가르침으로 넘
33), 찬사(8:1-36; 31:10-31)와 아울러 간결한 금
어가고 그런 다음 결론에 이르는 경향이 있다. 경구는 놀라움의 느낌을 불러일으킨 다음 그 놀라운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명확히 설명하는 간결하고 재치 있는 시다. 찬사는 특정 인물이나 대상을 칭송하는 발
언적 격언과 훈계(10:2; 23:9-11)도 포함된다. 이런 시적 자료들의 기원과 관계없이, 그것들의 문학적 형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들의 생각을 형성하도록 구상되었다.4 이 자료들은 지성, 상상
화다. 훈계는 특정 형태의 행동을 규정하거나 금 지하는 명령이다.
력, 욕망, 감정, 동기 등 인간 자아의 다양한 측면에 호소한다. 또한 이 자료들은 해석적 기민함도 요구 한다. 구성의 측면에서 보면, 이런 요구 사항은 모
음집의 자료가 체계적 구상이나 논리적 사고의 진행을 보여 주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더 욱 강화된다. 일부 잠언은 의도적으로 쌍을 이루거나 더 큰 단위로 배열되기도 하고(예. 16:1-9; 26:1-12), 선집은 배경, 언어, 심상을 공유하는 모음집을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지 만(1-9장; 30-31장), 통일성의 이런 징후들만으로는 개별 모음집 전체에 걸쳐 포괄적인 구성이 존재한다고 입증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각 모음집의 시적 자료들은 독자에게 지 혜와 선한 삶에 대한 이상을 맛보고 분별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이 자료들은 책 전체에서 다루는 비슷한 잠언과 공통된 주제를 결합하는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 자료들은 독자가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의 측면을 인지하게 함으로써 도덕적 추론을 훈련 하고 삶에 대한 시각을 더욱 미묘하고 깊이 있게 다듬는다. 잠언에 포함된 모음집의 제목 과 저자 표시와 마찬가지로, 자료의 형식과 편성도 독자의 인격을 형성하고 사고를 구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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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The British Library / CC BY 4.0
하는 기능을 한다. 이런 인격 형성의 과정은 잠언 에 포함된 모음집들의 순서를 통 해 더욱 촉진된다. 미시적 수준 에서 보면, 개별 모음집의 자료 는 의도적인 구상의 흔적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거시적 수준에서 보면, 모음집들이 현대 교육의 교과 과정과 비슷한 방식 으로 배열된 것으로 보인다.5 전 문은 잠언에 대한 기대치를 설정 하고(1:1-7; 아래 논의 참고), 서론은 확장된 도입부 역할을 한다(1:8-9:18). 부모, 지혜 여 인, 우매 여인의 담화는 선한 삶 에 대한 상세한 초상을 보여 주 지 않는다. 그것은 이 담화들이 염두에 두는 의도가 아니다. 이
그림 2.2. 기야르 데 물랭의 『성경 역사』에서 잠언을 받아쓰도록 지시하는 솔로몬의 세밀화(프랑스, 15세기), f. 285
담화들은 함께 지혜의 필수적인 가치를 조명하며 지혜를 추구하도록 고무시킨다(9:1-18). 지혜를 얻으면 첫 번째 솔로몬 모음집(10:1-22:16)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 부분에 들어서면 상황이 바뀐다. 독자는 더 이상 직접적인 가르침을 수동적으로 받는 청중이 아니다. 여기서는 삼인칭으로 구성된 금언들이 독자에게 쏟아지는데, 독자는 이제 그 속에 담겨 있는 지혜를 스스로 분별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된다. 모음집의 전반부는 독자가 이 새로운 교육적 경험에 친숙해지도록 도움을 준다(10:1-15:33). 여기에 수록된 격언의 대다수는 대조를 통해 진리를 전달하는 반의적 평행법의 형태를 취한다. 이런 대조 는 교육학의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안정감을 형성하는데, 독자는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 지를 얼마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격언들은 다양한 인물 유형의 기본 특성과 이런 인물 유형의 행동에 수반되는 결과를 개괄적으로 보여 주는 일종의 초등 지혜를 제공한다. 이런 초등 지혜의 훈련은 이 솔로몬 모음집 후반부(16:1-22:16)에 걸쳐 중등 지혜를 전달 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한다. 이 부분에서는 반의적 격언들이 뒤로 물러난다. 새로운 시적 양식이 인격 형성의 도구로 등장해 독자가 특정 주제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도록 훈련한다.
2장 ┃ 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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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더 나아가, 잠언 10장 1절-15장 33절에 도입된 주제들은 수정되며, 새로운 주제와 다른 인물 유형이 전면에 배치된다. 몇몇 격언은 가 난이 악덕의 산물이 아니며, 그 보다 실제로 가난한 사람도 덕을 지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16:19; 19:1, 22; 22:1). 잠언 10장 1절-15장 33절에는 나오지 않는 우정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다른 격 언(17:9, 17; 19:4, 6)도 있다. 형 식과 주제의 관점에서 잠언 10장 1절-22장 16절은 초등 지혜에서 중등 지혜로 넘어간다. 이런 형식적·주제적 진행은 잠 언 22장 17절-24장 34절 및 잠언 25-29장 모음집의 교과 과정 전개 그림 2.3. 덕 있는 가난한 자. 에히터나흐 황금 복음서에 수록된 <부 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 1035-1040년경, f. 78r.
에서도 두드러진다. 전자인 “지혜 있는 자의 말씀”(22:17)은 직접적
인 화법으로 돌아가 독자를 다른 사람의 가르침 아래에 둔다. 이런 교훈들은 사회적 관계 와 실천적(직업적) 지혜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이 모음집에 나오는 훈계들은 자기 보전, 명예와 수치 또는 부모의 승인에 호소하는 동기를 수반한다. 이 훈계들은 도덕적 동기를 통해 교육한다. 다시 말해, 이 훈계들은 당근과 채찍의 교육 기법을 사용한다. 이 훈계들은 독자를 사자(22:21), 시민(22:24, 28; 23:20-21; 24:10-12, 15), 식사 초대 손님(23:13, 6-8), 부모(23:13-14), 술 취한 자(23:33-34), 군 지도자(24:6) 등 다양한 사회적 역 할 속으로 몰아넣는다. 잠언 22장 17절-24장 34절에 나오는 훈계들은 독자의 인격과 사 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 이상으로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이 지향하는 목표, 즉 여호와를 의뢰하도록 양육하는 것과 사람을 역동적인 삶의 소명 가운데서 번성할 수 있는 신뢰할 만 한 전달자로 형성하는 것에 공헌한다(22:19, 21).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이 삶의 소명과 관련된 실천적 지혜를 제시한다면, 두 번째 솔로 몬 모음집(25:1)인 잠언 25-29장은 고등 지혜의 과정을 제시한다. 이 모음집에서는 풍부 한 비유와 주제별 묶음이 두드러지므로, 독자는 심상과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 다양한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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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언과 그것들이 공유하는 주제 사이의 관계를 분류하고 종합해야 한다(예. 25:3-5, 11-12; 26:1-12). 이 모음집의 마지막 부분에도 반의적 격언들이 등장하지만, 이런 대조들은 1015장에 걸쳐 나타나는 반의적 격언들과는 다르게 독자를 전체주의 왕, 정치 로비스트, 의 인과 악인 사이에서 가혹한 갈등이 가득한 세계 속으로 안내한다(28:3, 15, 16, 28; 29:2, 4, 12, 16). 이 모음집은 갈등으로 가득 찬 사회를 투영함으로써 세상살이의 혼란스러움을 포착한다.6 잠언의 마지막 모음집은 잠언의 교육과정을 그것에 어울리는 결론으로 이끈다. 아굴의 말씀은 삼키기 어려운 약을 처방한다(30:1-33). 독자가 잠언 10-29장을 통과해 고등 지 혜의 과정을 마친 후 스스로 지혜롭다고 느낀다면, 아굴은 “다시 생각하라”라고 말한다. 인 간은 결코 지혜의 삶에 도달할 수 없다. 인간은 지혜의 삶에서 절대 졸업할 수 없다. 이 과 정은 절대 완료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유한하고 인간의 지혜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잠언 10-29장에 나오는 교과 과정을 완료한 후에 보여야 할 적절한 반응 은 겸손이다. 잠언 31장 1-9절과 31장 10-31절은 이런 겸손의 자세를 바탕으로 응용 지 혜의 측면들을 살펴본다. 지혜의 적용은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개념화된다. 르무엘의 어머니는 권력을 개인 욕망의 충족보다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데 사 용하는 지도력의 윤리를 개괄적으로 진술한다(31:1-9). 현숙한 여인을 주제로 다루는 시 는 자기의 힘과 기량을 사용해 자기 가정을 돌보고 지역 사회의 가난한 이들을 구제한 한 여인을 기념한다(31:10-31). 이 여인이 여호와 경외의 현신으로 묘사되는 것도 전혀 놀라 운 일이 아니다(31:30). 잠언에 수록된 모음집들의 배열은 독자가 그것들을 차례대로 읽어 나가도록 유도한다. 이런 순차적 배열은 교육 교과 과정의 구조와 전개를 반영한다. 잠언은 전문(1:1-7)과 서 론(1:8-9:18)에서 시작해 초등 지혜(10-15장)와 중등 지혜(16:1-22:16)로, 그런 다음 실천적 지혜(22:17-24:34), 고등 지혜(25-29장), 응용 지혜(30-31장)로 전개된다. 잠언 은 서사가 아니다. 미시적 수준에서는 잠언에 수록된 자료들에 통일성이 부족하지만, 거시 적 수준에서는 자료들이 통일성을 보여 준다. 이 자료들은 지혜와 미덕의 교육과정을 개괄 적으로 보여 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 자료들은 독자의 지혜와 미덕이 성숙해 가는 과정 을 보여 준다. 교육과 인격 형성에 대한 잠언의 관심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을 양성하려는 목적 과 맞닿아 있다.7 잠언은 “이해를 추구하는 두려움”의 삶을 길러 준다.8 하나님과 인간, 피 조물과 창조와의 관계 속에서 번영하는 것이 잠언의 목표인데, 지혜와 미덕에 따른 인격 (변형)형성은 잠언이 이 목표를 달성하는 교육학적 수단이다. 선집의 내용과 시적 양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의 존재와 행동을 형성한다. 이 총체적인 교육과정은 선집의 전
2장 ┃ 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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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1:1-7)에 집약되어 있다. 1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
2
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3
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
4
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지식과 근신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5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6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 7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 느니라.
이 전문은 잠언의 강의 계획서 역할을 한다. 전문도 강의 계획서처럼 잠언의 학습 성과, 기대치 및 자료를 다루는 데 필요한 전제 조건을 기술한다. 학습 성과는 2-4절에 걸쳐 개 괄되어 있다. 잠언은 지혜와 미덕을 심어 줌으로써 사람의 인격을 형성(변형)하려 한다. 2-4절에 나오는 지혜와 관련된 용어들은 동의어가 아니다. 이 용어들은 각각 다른 종류의 미덕들, 즉 지적 미덕(2, 4절), 실천적 미덕(3a절; 비교. 5b절), 도덕적 미덕(3b절)을 가리 킨다. 이런 미덕을 배양하는 것이 잠언의 목표다. 그러나 이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6절에 분류된 시적 양식들은 독자의 기대치를 조정한다. 잠언에 나오는 자료를 이 해하려면 수용력과 예민함이 필요하다. 이런 요구 사항은 이 책의 수신자, 즉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은 자와 지혜로운 자에게 해당한다.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은 자는 지혜롭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상태인데, 잠언은 그들에게 잠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지혜를 포용하도록 요청한다. 반면에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로운데, 지혜를 키 우기 위해 잠언의 자료와 씨름하도록 초대받는다. 이 두 부류의 수신자는 독자가 자리 잡 아야 할 위치를 형성한다. 다시 말해, 사람은 잠언에 들어설 때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은 자 또는 지혜로운 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어떤
역사적 문제 잠언의 목표 대 바실리우스는 『열두 번째 강론: 잠언의 서두에 관 하여』에서 잠언이 인간의 정욕을 훈련하고, 악덕을 몰아내고, 욕망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선에 대한 욕구를 발달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b
사람으로 서 있든 간에, 전문은 잠언을 읽기 위한 전제 조건인 여호와 경외(7절)로 결론을 맺는다. 이런 자세는 잠언의 목표와 학습 성과를 달성하 는 데 필수적이다. 잠언은 인격 형성을 위한 교육에 전념하는 책 이다. 이 교육과정은 전문에 개괄적으로 서술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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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어 있으며, 기독교 전통에서 잠언을 읽는 독법을 지배해 왔다. 잠언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 에서 및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선함에 부합하도록 인간 피조물을 형성하고 순응시킴 으로써 “선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잠언은 몇 가지 신학적 주제에 주목함 으로써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을 형성하고 “이해를 추구하는 두려움”을 심어 주려 한다. 이런 주제들은 이어지는 내용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겠다.
기독교인의 성경 읽기 질문 1. 당신은 지금까지 잠언을 어떻게 읽어 왔는가? 기독교 성경으로서 잠언은 세속적인 형태의 지혜와 어 떻게 다른가?
2. 성경이 말하는 지혜란 무엇인가? 성경적 지혜는 현대의 지혜 개념과 어떻게 다른가?
3. 잠언이 독자를 가르치기 위해 사용하는 기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어떤 교육 기법이 가 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는가?
4. 여호와 경외란 무엇인가? 이 표현은 무엇을 수반하는가?
2장 ┃ 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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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잠언의 신학적 주제 (1)
아
는 것이 힘이다. 이것은 지식을 평가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이 표현은 진리의 일 면을 포착한다. 실제로 이것은 잠언이 말하는 지혜 개념의 한 측면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지혜는 지식과 다르다. 잠언은 이 차이점을 밝히 보여 준다. 잠언의 증언에 따르면, 무언가를 안다고 해서 그것을 지혜로 여길 수 없다. 지혜는 체현된 삶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삶의 형태는 잠언 전체에 걸쳐 소개되며 지혜, 지혜의 습득, 지혜의 “길”, 여호와 경 외, 성품과 결과 간의 연관성 등의 주제를 통해 하나로 집약된다.
지혜 ■ 잠 4:20–27; 31:10–31 읽기 ■ 잠언은 지혜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는 이 질문을 명확히 하는 데 유용한 교육 기법을 사용했다. 이 기법은 간단한데, 바 로 차이를 통한 학습이다.1 다시 말해, 인간은 어떤 것이 아닌 것을 배움으로써 어떤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혜란 무엇인가? 전체 성경과 특히 잠언의 증언 에 따르면, 지혜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특정 지식 체계에 대한 지적 통달이 아니다. 실제 로 성경적 지혜에는 무언가에 “관한” 앎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이런 비인격적 지혜 개념 은 성경의 증언과는 거리가 멀다. 잠언은 지혜를 인격적인 것으로, 또는 더 정확하게는 대 인 관계적인 것으로만 이해한다. 많은 서구 인식론의 관행과는 달리, 지혜는 자율적인 자아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 니다. 또한 지혜는 인간 인격체 안에 태아처럼 존재하다가 자아가 끌어내거나 다른 사람의 산파 역할을 통해 태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신념은 잠언에서 자율적 자아가 그토록 혹 독한 비판을 받는 대상이 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다. 다음의 금언들은 이런 비판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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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표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12:15).
네가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는 자를 보느냐 그보다 미련한 자에게 오히려 희망이 있느니라(26:12).
부자는 자기를 지혜롭게 여기나 가난해도 명철한 자는 자기를 살펴 아느니라(28:11).
지혜는 인간의 자아 안에 선천적으로 존재하
신학적 주제
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지혜는 가르 쳐지는 것이다. 지혜는 사람의 외부에서 나
앎 그리고 무엇에 대한 앎
온다. 지혜는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것이다. 이
무언가에 “관한” 앎과 대인 관계적 앎 사이의 차이는
런 관계적 구조망은 지혜를 선물로 드러내는 것
마르틴 부버가 “나-그것”과 “나-당신”의 관계를 구 분한 방식에서 잘 포착된다. 부버에 따르면,
이상으로 성경적 지혜의 본질을 재조명한다. 성 경적 지혜는 추상적이고 명제적인 지식과는 거
근원어 “나-당신”의 “나”는 근원어 “나-그것” 의 “나”와는 다른 “나”다. 근원어 “나-그것”의
의 관련이 없다. 그 이유는 성경적 지혜가 체현
“나”는 개별체로 나타나며, (경험하고 사용하는)
된 기술 또는 숙련된 실천이기 때문이다. 잠언의
주체로 자신을 의식하게 된다. 근원어 “나-당
증언에 따르면, 지혜는 지성, 욕망, 감정, 미각,
이 없는) 주체성으로 자신을 의식하게 된다. 개
시각, 촉각, 행동을 포괄하는 전인적인 것이다.2
별체는 다른 개별체들과 구별됨으로써 그 모습
누군가가 “지혜롭거나” 무언가를 “안다”라고
를 맺음으로써 자기의 모습을 드러낸다. 전자
할 때, 그 사람은 그 지혜와 지식을 구체적이고 체현된 대인 관계적 행동으로 실천한다는 뜻
신”의 “나”는 인격체로 나타나며, (의존적 속격
을 드러낸다. 인격체는 다른 인격체들과 관계 는 자연적 분리의 영적 형태이고, 후자는 자연 적 연대와 관계의 영적 형태다.a
이다.3 푸딩의 맛은 먹어 볼 때 알 수 있는 것처
신학적 주제
럼, 지혜의 증거도 한 사람의 존재와 행동에서, 즉 그 사람의 도덕적 본성과 덕스러운 행동에서
참되고 건전한 지혜
드러난다.
앎에 대한 이런 대인 관계적 구조는 존 칼빈이 잘 표
지혜를 전인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이런 사고 방식은 잠언 전반에 퍼져 있다. 가장 일반적인 용어로 말하면, 지혜는 잠언의 지적·도덕적 전
현하고 있는데,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가진 거의 모든 지혜, 즉 참되고 건전한 지혜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우리 자 신에 대한 지식이라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b
3장 ┃ 잠언의 신학적 주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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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라고 할 수 있는 지혜자와 의인의 성품과 행동에서 및 그것들을 통해 드러난다. 지 혜자와 의인은 잠언에서 지혜와 도덕적 미덕의 모범을 보여 주고 체현한다. 칼이 찌르듯이 함부로 지껄이는 이런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치유니라(12:18, 개역개정 “칼로 찌름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4
지혜 있는 자의 교훈은 생명의 샘이니 사망의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느니라(13:14).
의인의 입술은 여러 사람을 교육하나 미련한 자는 지식이 없어 죽느니라(10:21).
정의를 행하는 것이 의인에게는 즐거움이요 죄인에게는 패망이니라(21:15).
지혜자와 의인에 대한 시적 초상은 몸이 지혜를
철학적 주제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보여
타고난 지혜
준다. 지혜의 체현된 본질은 잠언 전체에 걸쳐 예시
지혜가 인간 자아 안에 선천적으로 존재해 있다
되어 있지만, 특히 잠언 4장 20-27절과 31장 10-
는 확신은 누구보다도 소크라테스와 르네 데카르 트가 공유한 기본 전제다. 실제로 소크라테스는
17절은 몸의 중요성을 전면에 강조한다. 잠언 4장
자신을 산파, 즉 사람의 영혼과 지혜가 내면에
20-27절의 가르침은 지혜를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서 태어나는 것을 관장하는 사람으로 묘사한다.c
철학적 주제
선물로 묘사한다. 몸은 귀, 눈, 마음/정신이라는 수 용 기관을 통해 다른 사람의 지혜를 받아들이 고(4:20-21), 마음이라는 중심부에 지혜를 저장하
체현된 기술로서의 지혜
고 보호한다(4:23). 그리고 마음은 지혜를 방출하
지혜를 체현되는 숙련된 실천으로 바라보는 관
여 몸의 각 부분과 움직임을 곧은 길로 인도
점은 매튜 크로포드가 탐구하는데, 그는 자동차 정비공과 오르간 제작자 등 여러 숙련 노동자의
한다(4:24-27). 잠언 31장 10-17절은 현숙한 여
작업을 통해 숙련된 실천의 본질과 역학 구조를
인에 대한 상세한 묘사를 통해 지혜의 체현에 특히
개괄적으로 진술한다. 이런 이야기는 그의 뛰 어난 작품인 『소울크래프트: 장인 정신이 깃든
주의를 기울인다. 지혜는 다른 사람을 위해 행사하
삶』과 『유리 감옥을 떠나라: 생각의 주권을 찾고
는 도덕적·육체적 능력으로 묘사된다. 지혜의 능력
몰입하는 삶의 기술』d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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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은 현숙한 여인의 활동과 그의 신체 부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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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31:13, 16, 19, 20, 31), 손바 닥(3 1 :1 9 , 2 0 ), 허리(3 1 :1 7 ), 팔(31:17)을 통해 입증된다.5 그것이 정형화된 교훈과 찬사를 통해 표현되 든 그렇지 않으면 간결한 금언과 전형 적인 인물 유형을 통해 표현되든 간에 잠언은 지혜가 체현되는 것이라고 상 정한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잠언이 지 성, 욕망, 감정, 미각, 시각, 촉각 등 인 간의 각 부분을 지혜에 맞추려 노력하 는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6 계 몽주의 이후의 관점에서 보면, 지성이 지혜의 자연스러운 근원이다. 잠언도 지혜를 이해할 때 지성의 중요성을 인 정한다(1:2, 4-6). 그러나 잠언은 마 음/정신이 지혜를 얻기 위해 다른 사 람의 교훈과 훈육에 열려 있어야 하는 기관이라고 밝힌다(비교. 2:2; 3:1, 5; 그림 3.1. 세르비아 즈레냐닌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묘사된 지혜 여인
16:21).
마음이 지혜로운 자는 계명을 받거니와 입이 미련한 자는 멸망하리라(10:8).
지혜는 명철한 자의 마음에 깃들거니와 미련한 자 가운데서 자신을 알리느니라(14:33, 개역개정 “지혜는 명철한 자의 마 음에 머물거니와 미련한 자의 속에 있는 것은 나타나느니라”).
명철한 자의 마음은 지식을 얻고 지혜로운 자의 귀는 지식을 구하느니라(18:15).
3장 ┃ 잠언의 신학적 주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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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주제 욕망, 이성, 진리
지성은 지혜의 습득에 대한 잠언
초대 교회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던 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는
의 통찰에서 형성적인 역할을 한다.
그의 저서 『삼위일체론』 10권의 서두에서 욕망이 이성을 압도하고
하지만 사람의 욕망은 이런 지혜의
무엇이 진리인지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즉 사람은 이성적 논증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참이기를 바라는 것에 근거해 무언가를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힐라리우스는 다음과 같이 논증한다. 인간이 했던 모든 말 중 반대에 부딪히지 않는 것은 아무것
습득을 단절시킬 수 있다. 잠언은 이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많은 격언에 서 올바른 욕망의 대상이 지니는 가
도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의지가 반대하는 곳에서는 마
치를 강조함으로써 욕망을 지혜와
음도 반대한다. 반대하는 판단의 선입관에 사로잡힌 마음은
미덕으로 이끌려 한다. 예를 들어, 지
싸움에 참여하여 자신이 반대하는 주장을 부정한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이 진리의 잣대로 판단하면 논란의 여지가 없는
혜 여인은 덕스러운 성품, 정직한 말,
것이더라도 사람들이 다르게 생각하거나 다르게 느끼는 한,
책임감 있는 권력 행사, 호혜적 사랑,
진리는 항상 반대자들의 트집에 노출된다. 그 이유는 그들이 오류나 편견의 망상에 사로잡혀 자신이 오해하거나 싫어하
물질적 유익, 여호와와의 친밀한 관
는 진리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계, 복된 삶(8:4-36) 등 바람직한 모
일단 형성된 결정은 지나칠 만큼 고집스럽게 고수된다. 그 래서 의지가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을 때, 논쟁의 열정은 그
든 것의 전형을 보여 준다. 선집 전반
것이 취한 방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진리를 탐구하기보다는
에 걸쳐 나타나는 의인에 대한 초상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바에 대한 증거를 찾는 일이 우선시 되며, 따라서 욕망이 진리보다 우선하게 된다.e
은 도덕적 삶의 성격과 내용을 채워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줄 뿐 아니라 “바람직한 것을 보여 줌
그림 3.2. 에드바르 뭉크, <질투>, 19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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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으로써” 욕망을 유도한다.7 욕망과 그 욕망의 대상은 잠언에서 지혜에 근본적이다. 당신의
존재가 스스로 사랑하는 대상에 의해 규정된다면, 지혜로운 사람은 곧 지혜를 사랑하는 사 람이다(4:6-8; 8:17, 36; 12:1). 그렇더라도 지혜에 조화되게 욕망을 훈련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잠언이 지성과 욕 망 외에도 자아의 감정적·감각적 차원에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혜 의 기쁨(10:23), 근심의 무게(12:25), 질투의 힘(27:4), 친구의 아픈 책망(27:6), 험담의 맛(18:8), 지혜로운 자의 입술의 “달콤함”(16:21), 자기기만의 고통(30:12-14)은 잠언이 지혜와 인간 자아의 정서적·심미적·촉각적 측면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각각 다른 방식 으로 나타낸다.8 지혜는 체현된 기술로서 사람의 인격과 행동에서 및 그것들을 통해 드러 난다. 간단히 말하면, 지혜는 한편으로는 선한 것을 사랑하고, 알고, 맛보고, 느끼고, 보고, 행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악한 것을 미워하고, 슬퍼하고, 거부하는 것이다.
지혜의 습득 ■ 잠언 2장 읽기 ■ 잠언에 나타나는 지혜에 대한 이런 설명은 지혜라는 개념의 포괄적 정의와 인간 피조물 에 대한 전인적 이해를 담고 있다. 이런 이상은 도저히 도달할 수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30:1-4). 이것이 바로 잠언이 독자의 감상에서 이끌어 내려는 결과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지혜를 습득하고 체현하는 인간의 능력을 낙관
철학적 주제
하는 잠언의 시각(1:1-7)과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그 렇다면 이처럼 상충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두 현실을 어
도덕적 미학
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가? 그것은 위에서 암시한 두 가
잠언의 자료가 경험적 인식론 아래서 작동
지 방법, 즉 (1) 지혜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
가정과는 달리, 마이클 폭스는 잠언의 조언
물임을 인지함으로써, 그리고 (2) (1)항에 따른 함의로 서 지혜가 다른 사람들의 은혜로운 선물임을 인지함으 로써 가능하다. 지혜가 일종의 선물로서 갖는 본질은 잠언 전반에 걸 쳐 암시되어 있지만,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지혜는 잠언
하거나 거기서 파생된 것이라는 널리 퍼진 이 알려진 원칙과 공리적 신념을 강화한다 는 사실을 입증했다. 잠언의 조언은 이런 공리적 신념의 체계 안에서 통일성을 유지 한다. 이런 통일성은 경험적 관찰이나 논 리적 검증을 통해 확립되는 것이 아니라 “ 체계에 맞는 것에 대한 감각”, 구체적으로 말하면 “도덕적 미학”에 의해 확립된다.f
2장에서 명시적인 용어로 표현된다. 2장의 문법 구조와 논리 전개에 비추어 볼 때, 부모의 교훈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3장 ┃ 잠언의 신학적 주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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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만일 나의 말을 받으며 통찰(개역개정 “명철”)을 얻으려고 소리를 높이며 명 철을 찾으면(1-4절) “그런즉 네가” 여 호와 경외하기를 “깨달으며”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발견하게 되리니 (개역개정 “하나님을 알게 되리니”)(5절) “대저(이는) ” 여호와는 지혜를 주시며 지략을 쌓아 두시사(개역개정 “완전한 지 혜를 예비하시사”)(6-7절)
정의의 길을 “보호하시기 위함이니라”(8절)
[네가 만일 나의 말을 받으며 통찰(개역개정 “명철”)을 얻으려고 소리를 높이며 명철을 찾으면] “그런즉 네가” 공의와 정의와 정직을 “깨달을 것이니”(9절) “대저(이는)” 지혜가 네 마음에 스며들어(개역개정 “들어가며”)(10-11절)
행악자의 길(개역개정 “악한 자의 길”)에서 “너를 건져 내고”(12-15절)
이방 여인에게서 “너를 건져 내어”(16-19절)
너를 선한 자의 길로 행하게 “하기 위함이라”(20-22절).
적어도 이 요약은 지혜가 결코 수동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지혜는 지 혜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 수용성과 적극적인 추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혜를 열망하고 찾는 것만으로는 지혜라는 보화를 얻을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혜를 주시는 분은 여 호와이시기 때문이다(2:6). 지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지혜가 선물인 이유는 인간은 피조 물이며 다른 존재에 의해 구성되고 의존하는 우연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경우에는 지혜)이 반드시 외부에서 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궁극적 으로 이 지혜는 모든 지혜의 하나님에게서 온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지혜는 스스로 생성 되는 것이 아니다. 지혜는 지혜롭고 인자하신 하나님의
정경 간 연관성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기 야고보는 시련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 하
풍성한 선물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지혜를 찾거나 구 하는 자에게 자신의 인자하심으로 지혜를 주신다(약 1:5). 더 나아가, 삼위일체 하나님은 공의를 보호하고
나님께 지혜를 구하도록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원을 주시기 위해(2:8, 12-19) 하나님을 아는 지
권유하지만(약 1:2-5), 야고보의 요청은 잠
식(잠 2:5), 공의와 정의와 정직(2:9)에 대한 이해를 베
언 2장의 요청을 반영한다. 두 본문은 모두 하나님이 지혜의 원천이시며 지혜를 주시 는 분임을 확언한다. 또한 두 본문은 모두 지혜가 일회성 선물이 아니라 부단히 추구 하고 항상 필요로 하는 것임을 나타낸다.
푸셔서 지혜로운 자가 선한 자의 길로 행할 수 있게 하 신다(2:20-22). 그러나 지혜를 선물로 얻는다는 이런 신학적 관점은 잠언에 나타난 교육학적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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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
혜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인식에 더하여, 잠언은 지혜가 통상적인 섭리의 수단을 통해서 도 얻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잠언은 다른 사람의 교훈과 모범을 통해 서도 지혜를 얻는다고 설명한다. 이런 대인 관계적 구조는 잠언에서 지혜를 얻는 데 필수 적인 조건을 형성한다. 선집 전체에서 지혜는 대인 관계적인 교훈에 대한 수용성뿐 아 니라(12:15; 13:14; 15:31) 자신이 교류하는 사람들(12:26; 13:20), 훈육(12:1; 13:1; 22:15), 지혜로운 말(15:7; 16:21, 23), 견책(15:12; 17:10; 19:25; 21:11)을 통해서도 얻 어지는데, 견책은 “마음을 얻는” 수단의 역할을 한다(15:32). 잠언의 분명한 증언은 지 혜가 관계 속에서 습득되고 도덕적 자아도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지혜의 습득을 대인 관계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런 방식은 “외부 권위에 대한 복종”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9 외부 권위는 지혜의 원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혜를 얻으려면 관계적 복종 또는 더 정확히 말하면 신뢰가 필요하다.10 이 요구 사항은 잠언 1장 8절-9장 18절의 담론에서 전면에 나타난다. 여기서 우리는 한편으로는 부모와 지혜 여인(예. 1:2233; 2:1-22; 3:1-12; 8:4-36; 9:4-6)과 다른 한편으로는 죄인(1:11-14), “이방 여인”(또 는 음녀, 7:14-20), 우매 여인(개역개정 “어리석은 자”, 9:16-17) 등 서로 다른 목소리와 만나게 된다. 이 목소리들은 서로 다른 도덕적 세계관을 투영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방식 으로 특징된다. 그러나 이들이 들려주는 내용은 똑같게 들린다.11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들은 비슷한 약속을 건넨다. 그리고 이 비슷한 약속들은 한 가지 질문을 제기한다. 누구 를 신뢰해야 하는가? 죄인들과 지혜 여인은 모두 부를 약속한다(1:13; 8:18, 21). 죄인들, 이방 여인, 지혜 여인은 모두 관계와 만족을 약속한다(1:14; 7:14-20; 8:17-21). 이런 비 슷한 약속을 가려내고, 참된 것과 거짓된 것을 분별하고, 자기의 헌신이 가져올 결과를 인 지하는 것은 지혜에 달려 있다. 그렇지만 지혜의 습득은 자신이 복종하는 권위자, 즉 자신 이 신뢰하는 목소리에 달려 있다.
지혜의 “길” ■ 잠언 4:10–19; 9:1–18 읽기 ■ 잠언 1-9장에서는 공인된 권위자에 대한 신뢰와 복종이 지혜를 얻는 데 근본적이다.12 부모는 잠언 1-9장 전반에 걸쳐 기만적인 목소리의 성품, 발화, 도덕적 세계관, 결과를 해 석함으로써 자기의 목소리에 대한 신뢰와 복종을 함양한다. 더 나아가 부모는 잠언 1-9장 의 담론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세계 안에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을 길러 낸다. 세계 를 바라보는 이런 관점은 서로 관련된 상징의 관계망을 통해 구성되는데, 이런 상징들은 서로 어우러져 지혜롭고 덕스러운 삶의 방향성, 체현 방식, 영역, 목적지를 묘사한다. 길
3장 ┃ 잠언의 신학적 주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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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주제 근원 은유
이라는 심상은 잠언 1-9장에서 “핵심 상징”
조지 레이코프와 마크 존슨이 주장하는 대로, 근원 은유(
의 역할을 한다.13 다시 말해, 인생이 길이라
기저 은유, 바탕 은유라고도 부름)는 다른 개념을 명확히
는 개념은 잠언 1-9장의 뿌리 또는 “근원 은
하고 구조화하여 이해를 도와주는, 명료하고 구조화된 개
유”를 구성한다.14 이 뿌리/근원 은유는 지
념을 제시한다. “인생은 길이다”라는 은유는 사람의 행동, 방향성, 움직임, 결과를 명확히 하고 구조화한다. 근원 은 유는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을 마련한다. 레 이코프와 존슨의 견해에 따르면, 사람들이 사고하고 행 동하는 데 사용하는 개념은 대단히 철저하게 은유적 성 격을 띤다(예. “논쟁은 전쟁이다”, “시간은 돈이다”). 레 이코프와 존슨은 이런 은유들이 두드러지게 은유적인 개 념임을 표시하기 위해 작은 형태의 대문자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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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와 우매, 생명과 죽음, 여인과 집이라는 심 상들과 유기적 및 개념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각각의 심상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 요가 있다. “인생은 길이다”라는 개념적 은유는 인간 삶의 본질이 특정한 길을 따르는 움직임을
통해 체현되고 명백히 드러난다는 사실을 함축한다. 더 나아가 이 은유는 인간의 존재와 행동이 생명 또는 죽음이라는 특정한 결말을 지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필연적 결과는 잠언 1-9장의 담론 전반에 퍼져 있다. 지혜와 생명의 길은 곧고 분명하며 열려 있는 것으 로 묘사된다(3:23; 4:11-12, 18; 11:5). 이와 대조적으로, 우매와 죽음의 길은 구부러지고 어둡고 위험한 것으로 묘사된다(2:12-15; 4:19; 21:8; 22:5). 길 은유와 이런 심상 사이에 있는 긴밀한 관계는 사람의 길 또는 행로가 단순한 생활 방식이나 삶의 과정 이상을 의미 하며, 한 사람의 성품, 행실 및 그 사람의 행동에 따르는 결과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암시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 이론과 비슷하게, 잠언에서도 지혜와 성품은 사람이 인생에 서 걸어가게 될 행로 또는 방향을 결정한다. 성품은 사람의 선택과 행동의 목표 또는 방향 을 결정하고, 지혜는 특정 상황에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분별한다. 성품과 지 혜는 생명 또는 죽음이라는 특정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론적 활동에 함께 참여한다.15 지혜와 생명의 길과 우매와 죽음의 길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일반적인 개념과 심상에 도 불구하고, 잠언이 삶 속에서 두 개의 구체적인 보행로를 상정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혜의 길과 우매의 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혜로운 자와 미련 한 자는 여러 가지 “행로” 또는 “길”로 여행할 수 있다(1:19; 2:19, 20; 3:6, 17; 4:26; 5:6; 8:32). 이런 다양한 행로는 지혜롭거나 미련한 것으로 특징될 수 있는 다양한 행동 또는 선택이 생명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낸다. 일상생활의 다양한 선택과 경험처럼, 이 런 행로의 연결망도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나는 단일 도로라기보다 대도시의 도로망처럼 복 잡하게 얽혀 있다. 복수형 “행로들”의 사용은 “인생이 길이다”라는 은유가 잠언 1-9장에 서 “미리 정해진 노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이 택하는 방향, 즉 말하자면 보행로가 아닌 발자국”16을 의미함을 암시한다. 다르게 말하면, 복수형 “행로들”의 사용은 지혜와 생명을 향하거나 우매와 죽음을 향하는 인생의 방향 또는 지향성을 가리킨다.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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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경으로서의 지혜서와 시편 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