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견진술인에 관하여
위의 의견진술인은 현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1985년 경성대 학교 법정대학 법학과에서 교수로 재임한 이래 30년간 법과대학 혹은 법학
전문대학원에서 헌법과 인권법, 법사회학 등을 연구해 왔습니다. 그동안 한 국공법학회 및 한국헌법학회의 부회장의 직을 역임하였으며, 법과사회이론학
회와 한국입법학회의 회장을 거쳐 지금은 그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합 니다.
2. 의견의 취지
위의 의견진술인은 국방위원회가 마련한 국군의 해외파견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률안」)은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헌법 전문 및 제5조제1
항 등에서 선언하고 있는 국제평화주의 및 평화국가원리에 반하는 것으로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3. 의견의 이유
가. 이 법률안의 헌법적 문제점의 정리
이 법률안은 원안(송영근 의원외 19인, 의안번호 5300)의 입법제안취지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개별파견요원에 관한 사항 등 일부의 점에 대해서만 국
방위원회의 대안을 마련하여 수정한 안입니다. 그래서 이 법률안의 헌법적 문제는 원안의 헌법적 문제를 그대로 승계하고 있습니다. 원안에서는 제안의 1
이유로 “우리나라 역시 국제적 위상의 증대에 따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국제적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활동은 물론 군사적 교류 및 교육‧훈련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군의 파견 등 국제적 평화활동의 일환으로 다양한 형태의 국군의 해외파견활동을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국
군의 해외파견에 관한 내용과 절차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여 국군의 해외 파견활동에 대한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임”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입법목적 및 그 수단으로서의 원안과 이 법률안은 우리 헌법이 최고의 국가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제평화주의 및 평화국가원리에 합치 되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
는 백의민족이라는 국민적 감정과 일제의 강점기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이 라는 인류사적 비극을 경험하였던 우리 국민들은 해방 이후 제헌의 과정에
서 국제평화주의와 평화국가 원리는 가장 당연한 최고의 국가이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한국전쟁이나 그 이후의 수많은 남북한 갈등 양상들을 거 치면서 지금까지도 여전한 헌법 원리이자 불가침의 국민적 합의로 남아 있 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안과 더불어 이 법률안은 헌법이 국군에 부여한 국토
방위의 주축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국군의 해외파견활동을
확대”하고자 하면서 국군의 활동영역을 헌법상의 국제평화주의라는 규율 범 위 밖에 놓게 되는 위헌적 상황을 야기할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하에
서는 이 점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나. 평화헌법의 의미: 국제평화주의와 평화국가원리
우리 헌법은 전문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며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헌헌법에 서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라고 규정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연합국의 도움으로 제국주의적 억압으로
점철되었던 일제강점기와 반인간적·반문명적 전쟁과 폭력에서 해방된 우리
민족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조항이라 할 것입니다. 그
리고 이러한 평화주의의 정신은 조국통일의 문제에까지 확장되어 영토조항
인 제3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전문에서 언급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구절과 더불어 제4조에서 “평화적 통일 정책”을 강조하고 있음에서 재차 확
인됩니다. 북한지역은 “미수복지구”라는 주류헌법학계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지난날의 한국전쟁이나 수많았던 남북간의 무력충돌 및 갈등의 전철은 되밟 2
지 않고 평화적이고 민족화합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겠다는 평화주의의
정신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 이 제4조의 규정이라 할 것입니다.(헌법 제69조 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할 것임을 대통령이 선서하게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5조는 명시적으로 이런 평화주의에 적대적인 행위 자체를 금
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 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하여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추구
하여야 할 최우선적 이념을 국제평화주의에 맞추고 이에 따라 대한민국 내
의 모든 국가기관과 그 조직 및 권한을 규율하고자 하는 평화국가원리를 선
언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같은 조 제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 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하여 국군의 존재이유를 국가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의 의무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국군을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위한 존재로 규정하였던 제헌헌법의 틀이 그대 로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이러한 평화주의가 헌법의 틀에 수용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상을 경험한 인류가 평화헌법이라는 이름으로 평화주 의를 헌법적 규율로 포섭하게 됨으로써 근대 입헌주의적 의미의 헌법과 현
재 복지국가적 의미의 헌법에 이어 제3의 헌법유형 내지는 제3의 헌법발전
태로서 평화주의적 헌법 혹은 평화헌법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헌법틀이 나타 나게 된 것입니다. 우리 헌법은 이런 추세를 적극 반영하여 위에서도 살펴보
았듯이 전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헌법 도처에서 이런 국제평화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국제평화는 이미 전세계적 합의에 기반한 인류보편의 규
범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조항들을 마련하고 있는 우리 헌법의
측면에서 보자면 국제평화는 일제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의 참사를 딛고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우뚝 설 수 있게 만든 기본적인 동력이자 현재의 대한 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존재 목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 점은
헌법 전문에서 대한민국의 존재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
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한다는 국가이성(raison d'Etat)으로부 터도 도출됩니다. 안전과 행복의 원천은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다. 국제평화주의 및 평화국가조항의 규범적 의미
헌법의 이러한 평화명령은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3
국가목적규정(Staatszielbestimmung)이 되어 모든 국가작용과 국가행위를 구속하는 구체적 법규범으로서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헌법이념이나 헌법
원리의 하위개념의 형태로든 아니면 그 자체 최고규범으로서의 형태로든 관
계없이 모든 국가행위에 대한 명령 내지는 지시로서의 성격을 가지며 이 헌 법에 의하여 설치, 운영되는 국가기관은 이 국가목적조항이 제시하는 방향에
따라 자신의 업무를 조정하고 그것에 부여하는 과제를 실질적으로 수행하여 야 할 의무를 부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입법은 물론 사법이나 행정도 이 국
가목적규정에 합치되어야 할 의미가 있으며, 만일 그러한 의무를 저버리게 되면 그 행위의 정당성은 상실된 위헌적인 것이 되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보더라도 “평화”라는 헌법명령의 의미는 명백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J. Galtung의 분류처럼 인간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고 평등과 정의 가 실현되는 의미로서의 적극적 평화로 이해할 것인지 아니면 전쟁 내지 갈 등의 부재라는 의미에서의 소극적 평화로 볼 것인지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 고 있으며, 이 부분에 관한 한 입법자의 입법재량은 상당히 폭 넓게 인정되 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헌법은 이 평화의 적대적 개념만큼은 명문 규정으로 못 박고 있다는 사실은 주의를 요합니다. 즉 헌법 제5조 제1항은
침략전쟁을 부정함으로써 평화국가라는 국가목적규정의 최소한의 의미가 여
기에 있음을 명백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침략전쟁”이라는 헌법적
금기를 보다 자세하게 규정하기 위하여 헌법은 제5조 제2항을 별도로 두어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 국가는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제5조제2항)의 수준
을 넘어서는 군사적 충돌(즉 전쟁)은 절대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구체 화적 규범을 정립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국제평화주의와 평화국가원리에 입
각하고 있는 우리 헌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가
아닌 그 어떠한 전쟁에 대하여도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이 평화국가 라는 국가목적규정의 최우선적 수범자인 국군은 바로 그 목적을 위하여 그 리고 그 목적만을 위하여 존재하여야 함을 명확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물론 헌법학계나 헌법재판소 등에서는 이 침략전쟁의 의미를 집단적 평화유 지군의 활동영역과 관련하여 약간의 수정을 가하기도 합니다. 즉, 외적의 공
격을 격퇴하여 국민과 영토를 보전하고자 하는 자위전쟁에 더하여 평화유지 를 위한 군사적 활동으로 국제적인 승인을 받은 경우 등은 국군이 수행할 수 있는 전쟁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국제적
승인”이라고 함은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집단적 평화유지체제인 국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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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U.N)을 의미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라. 국가목적규정과 헌법 제60조의 관계
이런 헌법적 구성에 대하여 법률안이 취하고 있는 입장은 상당히 낯선 것이
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군의 해외파병도 엄연히 헌법 제5조제2항의
규범적 명령에 복종하여야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법률안은 헌법 제60 조 제2항에 따라 국회의 동의만 얻으면 어떠한 파병도 가능한 것인 것처럼 그 내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실제 헌법 제60조 제2항은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에 대하여 국회의 동의를 구할 것을 의무지우고 있는 바, 그것은 국군의 해외파견 행위가 정치적으로
적절한 것인지를 국회가 판단하도록 한 권력분립적 견제장치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국회는 제1차적 헌법해석기관이라는 점에서 그 행위가 헌법 제5조 에 의거한 평화국가원리라는 국가목적규정에 합치하는지의 여부에 대한 국 회의 규범적 판단까지도 요청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실제 헌법재판소는 이 점과 간접적으로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라크전쟁에 국군을 파견하는 행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어떤 전
쟁이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침략전쟁인지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은 대의기관인 대통령과 국회의 몫이고...”(헌법재판소 2004. 4. 29. 선고 2003헌마814)하
고 하면서 스스로의 판단은 자제하였습니다. 이는 국군의 해외파견이 헌법 제5조의 규정과 무관하게 대통령과 국회가 정치적인 판단만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가 아니라, 국군의 해외파견 역시 헌법 제5조의 침략전쟁부 인이라는 헌법명령에 복종하여야 하는 국가행위임을 인정하면서 단지 그 파
견대상이 되는, 이라크전쟁이라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전쟁이 헌법 제5조에 서 말하는 “침략전쟁”인지 아닌지의 제1차적인 판단권한을 대통령과 국회의
재량에 귀속시킨 것입니다.
요컨대, 헌법 제5조의 평화국가원리 그리고 그 소극적 구체화규범으로서의
침략전쟁의 금지 등의 헌법명령은 그 자체 국가의무규정으로서 모든 국가기
관이 준수하여야 하는 의무사항이며, 따라서 이는 헌법 제60조제2항에 따라 국군의 해외파견의 경우에도 의연히 적용되어야 하는 일반조항이기도 합니
다.(바로 이 때문에 평화국가원리가 헌법의 총강부분에 규정되어 있는 것입 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헌법 제60조제2항은 제5조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하
는 규범이 아니라, 제5조의 구속을 받으면서 특정한 사안에서 특정한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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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전쟁)에 국군이 파견되는 것이 “침략전쟁”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판단
하는 권능을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에도 부여하고 있는 조항에 불과할 따름 입니다.
마. 법률안의 문제점
사정이 이렇다면 지금 문제로 되고 있는 법률안은 이러한 헌법구조를 전적 으로 무시하면서 평화국가원리에 입각한 우리 헌법체계 자체로부터 현격하 게 어긋나 있는 것이 되고 맙니다.
실제 법률안은 헌법상의 평화국가원리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전쟁-자
위전쟁과 국제적인 승인을 받은 집단적 평화유지활동-의 범주를 넘어서서 국군의 해외파견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5조제1항에 위 반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법률안 제2조 제1호에서는 “해외파견활동”의 정의에 “국제연합안전보장
이사회의 지지와 결의에 따라 다국적군에 소속되어 수행하는 평화유지 활동”
이라는 합헌적인 활동 외에, “당해 국가의 요청에 따라 비분쟁지역에 파견되
어 수행하는 교육훈련이나 재난구호 등 교류협력 활동 기타 국군이 국제평
화유지를 위하여 해외에 파견되어 수행하는 활동”을 포함시킴으로써 이러한 위헌성은 현저하게 가중되어 있습니다.
이 정의 규정에 포함되어 있는 군사적 교육훈련이나 재난구호는 즉각적인
전투행위와는 어느 정도의 거리는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역시 군사활동 을 전제로 하거나 혹은 군사활동에 유사한 활동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평화유지에 반대되는 활동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들이는 점 에서 “평화”를 지향하는 헌법이념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타 활동에 해당하는 부분은 가장 심각한 위헌성을 보이고 있습니
다. 여기서는 “국제평화유지를 위하여”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약간의 표피
적 정당성을 제시하고 있는 듯하나, 그 실질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실제 최근의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무력분쟁의 사례들을 보면 국제사회의 보편 적인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하는 분쟁행위도 그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국제
평화유지”라는 명분으로 포장되어 국제평화를 근저에서부터 흔들어놓는 경우 가 적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정세에 따라 ‘이현령비현령’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이 “국제평화유지”라는 불확정개념을 국군의 해외파견의 근거로 삼는
것 자체가 평화국가원리라는 국가목적규정의 취지와는 정면에서 충돌하는 6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나아가 이런 규정들을 기반으로 한 법률안은 국군의 존재이유마저도 부정하
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우리 헌법 제5조제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국군이 수행하는 여러 기능이나 임무 중의 하나를 제시한 예시적 규정 정도로 이해되어서는 아니됩니다. 이 조항의 진정한 의미는 헌법 전문
이나 헌법 제5조제1항과 관련하여 도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 제5
조 제2항의 의미는 국군의 역할과 기능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한 정된다고 하는 권력제한적 규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이렇게 해
석하는 것이 그 이후에 나오는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하는 또 다
른 권력제한적 규정과 수미일관한 해석이 됩니다. 아울러 이 정치적 중립성
규정이 지난 군사정권에 의한 권위주의체제에 대한 반성에서 국군의 권력을 제한하여야 한다는 시대적·국민적 합의에 의한 것임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 합니다.) 그래서 국군은 국가안전보장과 외국의 공격으로부터의 국민의 생명
과 재산의 보호 및 영토의 보전 등의 활동에 그 기능이 한정되어야 하며, 그 외의 활동이나 기능은 이러한 존재의미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안은 그 제정의 취지에서부터 이러한 권력제한적 헌 법규정과는 현저히 무관한 활동에까지 국군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권규범이자 동시에 권력제한규범인 헌법의 본래적 의미까지도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더구나 원안과는 달리 법률안에서는 제1조의 목적규정에서 “국가
의 안전보장”이라는 문구까지 삭제함으로써 더더욱 헌법의 명령으로부터 이 탈하고 있습니다(더구나 법률안에서는 수정이유로 국가의 안전보장을 “이 법
의 취지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까지 단정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법률안은 국제평화주의와 평화국가원리에 입각한 평화헌법체제를 취
하고 있는 우리 헌법의 틀에서는 전혀 타당성을 발견할 수 없는 문자 그대
로 위헌적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침략전쟁”에까지 국군을 파병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안전보장과 영토의 보전이라는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여야 할 국
군을 외국의 지역적인 분쟁 혹은 분쟁이 잠재되어 있는 지역에 개입시켜 국 제평화를 훼손할 가능성과 함께 군사적 자원들이 정책결정자들의 자의적인
판단과 그 이해관계에 오염되어 낭비될 수 있는 여지까지도 마련하고 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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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보론: 평화적 생존권
법률안은 평화국가원리라고 하는 국가목적규정을 정면에서 위반하고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가지는 평화적 생존권까지도 침해하는 위헌
적인 것입니다. 평화적 생존권은 우리 헌법의 명문규정은 없지만 국제인권체
제뿐 아니라 우리의 헌법학계와 헌법재판소는 이를 의연히 인정하고 있습니 다. 헌법재판소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전쟁과 테러 혹은 무력행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
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전제가 되는 것이므로, 달 리 이를 보호하는 명시적 기본권이 없다면 헌법 제10조와 제37조 제1항으로
부터 평화적 생존권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기본
내용은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 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헌재 2006. 2. 23. 2005헌마268)
여기서 평화적 생존권이라는 헌법적 기본권의 구체적 실현태는 앞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침략전쟁의 부인이라는 최소한의 수준과 더불어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국민의 기본권인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
은 국가가 “침략전쟁”에 연루되지 않는 것이 그 최소한이며 이는 다시 자위
전쟁과 국제적으로 승인된 집단적 평화유지활동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전 쟁이나 군사활동에 연루되지 아니함으로써 보장되는 것이라고 하여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국군의 기능이라는 점에서 이 기본권을 정리하자면 국민은
국군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활동이거나 외국의 공격으로부터 국민과 영 토를 보전하기 위하여 하는 활동 및 그에 부수된 활동을 제외한 영역에는 개입하지 아니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법률안은 이러한 최소한의 국가권한의 수준을 넘어서는
국군의 활동을 허용하고 이를 법제화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안이 되어버립니다. 4. 결론
이에 위 의견진술인은 이 법률안은 전체로서 헌법 전문과 헌법 제5조제1항
및 제2항에 위반되어 위헌적인 것으로 국회의 법률안심의과정에서 의당히 폐기되어야 마땅하다고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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