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글성경의
박동현
(장로회신학대학교구약학은퇴교수, 새한글성경구약책임번역자)
[65] 고정된 표현은 한결같이 번역되도록 했습니다
[66] 원문의 어순에서 드러나는 의도를 최대로 살려 번역했습니다
[67] 강조하려고 원어 문장의 첫머리에 둔 부분은 번역문에서도 문장의 첫머리에 둡니다
1. 새한글성경 이라는 이름
[1] ‘새’한글, ‘새’성경, ‘새’한글성경
이 이름은 2011년에 새한글성경 을 발간하기로 대한성서공회 이사회에서 결의하면서 임
시로 정한 것입니다 2021년에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을 먼저 내면서 정식 이름이 되었 습니다 ‘새’가 수식하는 말은 ‘한글’이기도 하고 ‘성경’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글성경’ 전
체를 꾸미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한글도 새롭고 성경도 새롭고, 마침내 한글성경도 새롭다
는 뜻일 것입니다 어떤 점에서 ‘새롭다’고 한 것일까요?
2 성경 번역의 기원과 정신
1) 성경 번역의 기원
[2] 에스라가 봉독한 율법의 아람어 통역 (느 8:8)
느헤미야 8:8 그들은 하나님의 율법책을 소리 내어 읽어서 들려주고는 바로바로 풀이해 주었다 알아듣도록 해 준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읽어 주는 내용을 깨닫게 되었다 기독교 신앙생활의 뿌리는 성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전통에서는 느헤미야 8:8을 성 경 번역의 시작으로 이해합니다 페르시아 임금 아르타크세르크세스(아닥사스다) 7년(기원전
458년)에 에스라가 예루살렘에 도착합니다(라 7:7) 모세 율법에 밝은 서기관 에스라는 포로 기 이후 예루살렘 공동체를 하나님의 율법을 중심으로 새롭게 결속하려고 애쓴 사람입니다
13년 뒤에 예루살렘 총독으로 부임한 느헤미야가 그동안 무너져 있었던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세웁니다(느 1-7장)
느헤미야서의 흐름을 따르면, 그러고 나서 온 백성이 하나같이 ‘물의 성문’ 앞에 있는 광 장에 모입니다 그러고는 에스라 서기관에게 모세의 율법책을 가져오라고 합니다(느 8:1) 이
리하여 에스라는 모여든 백성 앞에서 율법 두루마리 책을 펼쳐 소리 내어 읽습니다 몇몇
레위 사람들도 하나님의 율법책을 소리 내어 읽어서 들려주고는 바로바로 풀이해 줍니다 알아듣도록 해 준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읽어 주는 내용을 깨닫게 됩니다(느 8:8) 여기 서 ‘풀이해 주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동사는 ‘통역하다’라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445년 10월이었습니다 나라를 잃은 지 140여 년이 지난 때였습니다 한 세대를 30 년으로 잡는다면, 네 세대가 지난 뒤였습니다 그렇게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모국어인 히 브리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당시 세계의 일상어는 아람어였 습니다 그래서 에스라가 히브리어로 적힌 율법 두루마리를 읽으면 이 레위 사람들이 그것 을 아람어로 바꾸어 말해
[3] 히브리어 성서의 <코이네>(koinh) 그리스어 번역본인 칠십인역
그 뒤로 200년쯤 지나서 이집트에서 히브리어 성서가 세계 최초로 번역되었습니다 이집
트로 옮겨가서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부분 히브리어를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세계 통용어로 쓰이는 그리스어로 율법서부터 번역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이 이른 바 칠십인역 성경의 시초입니다
칠십인역의 그리스어는 상류 사회의 고급 그리스어가 아니었습니다 일반 대중들이 쓰는 그리스어였습니다 이 그리스어를 가리켜 <코이네> 그리스어라고 합니다 그리스어 낱말 <코이노스>(koinoj)가 그리스어 신약성서에는 14번 나옵니다 <코이노스>는 ‘공유의’ , ‘공통 되는’ , ‘공동의’ , ‘공동체의’ , ‘공적인’ , ‘천한’ , ‘저속한’ , ‘보통의’ , ‘불순한’ , ‘부정한’ 등을 뜻
합니다 개역개정 에서는 <코이노스>가 ‘속된’(행 10:14, 28; 11:8; 롬 14:14, 14, 14; 계 21:27), ‘부정한’(막 7:2, 5; 히 10:29), ‘통용’(행 2:44; 4:32), ‘일반으로 받은’(유 1:3)의 네 가
지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2) 성경 번역의 정신
[4] 되도록 많은 사람이 이해하는 언어로 번역해야 할 성경
여기에 성경 번역의 중요한 정신이 들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성경은 세상 모든 사람 을 위한 책인 만큼 되도록 많은 사람이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속되고 부정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코이네>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 입니다! 속되고 부정한 언어에 하나님의 뜻을 담아 새로운 언어로 만든 것입니다 그 결과, 같은 그리스어 낱말이라도 이전의 세속 사회에서 통하는 뜻하고는 달리 거룩한 뜻을 담도
록 신앙화, 신학화된 것입니다 이는 사실 이미 히브리어 성서에서부터 이루어진 변화입니 다 이를테면, 가나안 사람들이 섬기는 신인 <엘>을 구약성서에서는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
와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로 바꾸어 썼습니다!
독일어로 처음으로 신구약성서를 번역한 루터도 그렇게 했습니다 루터는 수시로 시장 바
닥에 나가서 민중들이 쓰는 독일어를 귀담아듣고 그들의 언어로 신구약성서를 번역했습니
다 최초 한글 완역 성경으로 1911년에 나온 셩경 (흔히 “구역”이라고 부릅니다)도 한문을
잘 모르는 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되었습니다
이 정신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교회의 성서 번역의 정신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 사람
은 누구나 자기에게 가장 익숙한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읽을 권리가 있고, 각 나라의 성서공
회는 그런 식으로 번역하기를 힘쓰기로 해온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1981년에 나온 제주 방언성경 마가복음 (제주향토문화연구소 편집, 보이스사)과 최근에 출판된 마가복음 전남 방 언 (임의진 옮김, 대한기독교서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20여 년 전 에 한 가톨릭 신부님이 시편 성경 공부를 인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