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핏, 종아리에서 시작된 하지정맥류 같은 푸른 길이 수평선 서너 마디 끝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발이 닿지 않는 바다에서의 사랑
나는 그렇게 동굴을 떠났다 글 | 김주명 시인
신생국가 인도네시아 속에
남은 일제의 흔적
논설위원 신성철
독립의 역사 뒤에 남아 있는 또 다른 이야기 매년 6월 1일은 인도네시아 건국이념이자 국가 철학이 탄생한 빤짜실라의 날(Hari Lahir Pancasila)이고, 8월 17일은 독립기념일이다. 특히 독립기념일 즈음에는 보름가량 축제 분위기 가 이어진다. 인도네시아 독립은 보통 수카르노와 하타 같은 민족주의 지도자들의 투쟁으로 설 명된다. 실제로 그들의 역할은 매우 컸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지금과 같은 국가 형태를 갖추게 되는 과정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배경이 있다. 바로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이어진 일본의 점 령기다.
역사학자 이선 마크(Ethan Mark)는 저서 『제2차 세계대전기 일본의 자바 점령』(Japan’s Occupation of Java in the Second World War, 2018)에서 일본의 지배가 단순한 식민 통치만 이 아니라, 이후 인도네시아 국가 체제 형성에도 큰 영향을 남겼다고 설명한다. 물론 일본 점령기 는 강압과 수탈의 시기였다. 그러나 동시에 일본은 인도네시아 민족주의 세력을 조직하고 동원하 면서, 결과적으로는 독립 이후 국가 운영의 틀에도 영향을 남겼다. 오늘날 인도네시아 정치와 군 부, 국가주의를 이해하려면 이 시기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점령기 속에서 만들어진 ‘국가의 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인도네시아 민족주의 세력의 협조를 얻기 위해 독 립을 약속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만든 조직이 ‘독립준비조사위원회(BPUPKI)’였다. 이
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었다. 수카르노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모여 “독립 후 어떤 나라 를 만들 것인가”를 논의한 공간이었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오늘날까지 인도네시아 국가 이념으로 남아 있는 ‘빤짜실라(Pancasila)’다. 빤짜실라는 민족주의, 인도주의, 민주주의적 합의, 사회적 번영, 신앙이라는 다섯 원칙 을 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이념의 일부 구조가 일본 군정 시기의 국가주의와 닮아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당시 “개인보다 국가와 공동체가 우선”이라는 논리를 강조했다. 사회 갈등보다 는 조화와 협력을 중시했고, 국민 전체를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이려 했다. 인도네시아 지도자들 은 이런 ‘동원 방식’을 목격했고, 이를 다민족·다언어 사회를 하나로 묶는 국가 통합 논리로 바꾸어 활용했다. 즉 빤짜실라는 인도네시아식 국가 이념이지만, 그 형성 과정에는 일본 군정기 의 영향도 일정 부분 남아 있었다는 해석이다. 논설위원칼럼
일본이 만든 군대가 독립 전쟁의 핵심이 되다
일제가 남긴 가장 큰 유산 가운데 하나는 군사 조직이었다. 네덜란드 식민정부는 오랫동안 인 도네시아인들에게 군사 훈련과 무기 소지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연합군과의 전쟁
에 대비하기 위해 현지 청년들을 조직적으로 훈련시켰다. 이것이 바로 ‘PETA(인도네시아 의용 군)’다. 많은 젊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여기에서 군사 훈련을 받았다. 그들은 전투 기술뿐 아니라 일본식 군사 문화도 함께 배웠다. 강한 위계질서, 집단주의, 국가를 위한 희생 같은 가치관이었다. 이들은 일본 패전 이후 곧바로 네덜란드와의 독립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군의
핵심 세력이 되었다. 특히 중요한 인물이 바로 수하르토(Suharto)다. 그는 훗날 32년 동안 인도
네시아를 통치한 대통령이었는데, 젊은 시절 PETA 출신 장교였다. 이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인
도네시아 군부 정치의 뿌리가 일본 점령기에 있다고 본다. 군이 스스로를 “국가를 지키는 핵심
세력”으로 인식하게 된 배경에도 일본식 군사 동원 체제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수하르토 시대까지 이어진 ‘동원의 정치’ 일본의 영향은 독립 직후에 끝나지 않았다. 일본 군정은 전쟁 수행을 위해 농민, 청년, 여성, 노 동자 등을 기능별 조직으로 묶어 통제했다. 사회 전체를 국가 목표 아래 조직적으로 움직이려 했 던 것이다. 이 방식은 훗날 수하르토의 ‘신질서(New Order)’ 체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수하르토 정권의 핵심 정치 조직인 ‘골까르(Golkar)’는 군인·공무원·농민·청년 등 다양 한 집단이 갈등보다 협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급 갈등보다는 국가 발전과 안정을 강 조했다. 이런 국가주의적 통치 방식은 일본 점령기의 총동원 체제와 닮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즉 일본이 전쟁을 위해 만들었던 조직 운영 방식이, 독립 후에는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정치 기술로 다시 활용됐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를 이해하려면 ‘일제의 유산’도 봐야 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일본 점령기는 분명 고통의 역사였다. 강제 노동과 식량 수탈, 폭력이 이어졌고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일본 점령기는 인도네시아 민족주의 세력 에게 군사 조직과 국가 운영 경험을 제공한 시기이기도 했다. 일본이 만든 군사 조직은 독립 전 쟁의 기반이 되었고, 일본이 허용한 정치 기구는 독립 국가의 헌법과 국가 이념 논의로 이어졌 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권위주의와 군부 중심 정치라는 어두운 유산도 함께 남았다는 점이다. 오늘날 인도네시아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지만, 여전히 군부의 영향력과 강한 국가주의 문화 가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배경에는 단 3년 반이었지만 강력했던 일본 군정 기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현대사를 이해하려면 네덜란드 식민지 역사만 이 아니라, 그 위에 덧씌워진 일본 점령기의 흔적까지 함께 봐야 한다. 그래야 오늘날 인도네시아 국가의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끝)
월간 뉴스 브리핑 년 5월
정치 사회 “자카르타 상류층, 명품 핸드백 대신 몸짱 만든다”
최근 인도네시아 도시 상류층 사이에서 부와 지
위를 과시하는 수단이 물질적 소유물에서 ‘인간
의 신체 그 자체’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명
품 가방, 외제차, 넓은 저택이 상류층의 상징이었
다면, 이제는 성형수술과 미용 시술, 몸매 관리가
가장 강력한 계급 지표로 부상한 것.
미국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의 인도네시아 역사
학과 에릭 존스 교수는 자카르타포스트5월23일
자 기고문’바틱에서 보톡스까지: 인도네시아 신
분 과시의 간략한 역사’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 명품의 대중화와 ‘값비싼 신호’의 이동
이 칼럼에 따르면, 명품 가방은 대여할 수 있고,
고급 외제차는 리스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누
구나 소셜 미디어를 위해 일시적으로 상류층의 소
비를 흉내 낼 수 있게 되자, 엘리트 계층은 ‘타인
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새로운 차별점’을 찾기 시작했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값비싼 신호 보냄 (Costly Signaling)’으로 설명한다. 치아 라미네
전통시대부터 신체는 신분과 규율을 나타내는 저 장소였다. 다약족은 문신을 통해 용맹함과 사회적
성취를 증명했다. 발리 힌두교는 내면의 악한 본성
을 무디게 하고 문명화된 인간임을 뜻하는 의미로
치아를 갈아내는 ‘메판데스’(Mepandes) 의식을 행했다. 자바 귀족은 ‘알루스(우아함·세련됨)’
라는 가치를 몸짓, 말투, 신체적 절제를 통해 체화
하며 육체노동 계급과 자신들을 철저히 차별화했다.
높은 계급만 사용할 수 있는 고유한 문양의 고급 바 틱, 보석, 수입차, 넓은 저택을 소유하거나 자녀를 사
립학교나 해외로 유학 보내는 것, 또는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것 등이 대표적인 신분 상징이었다.
오늘날의 미용 성형과 스킨케어는 이러한 전통
적 신체 과시의 논리가 자본주의 및 소셜 미디어 와 결합한 결과물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같은
하이퍼 비주얼 환경에서 얼굴과 몸은 늘 노출되고
평가받는 ‘자본’이 되었다. 올바른 ‘미적 신
호’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팔로워, 협찬, 비즈니
스 기회, 직업적 성공 등이 집중되도록 변했다. 외
모가 곧 사회적·경제적 자본이 되는’과시의 무
대’가 만들어진 것.
여기에는 식민지 자본주의 역사의 흔적도 남아
있다. 과거 식민지 시절 밝은 피부는 햇볕 아래서
일하지 않는 ‘실내 노동’, ‘도시 생활’, 그리
고 ‘유럽 권력과의 근접성’을 의미했다. 오늘
날의 미백 시술이나 브라이트닝 클리닉은 이러한
과거의 계급적 코드에 현대 글로벌 뷰티(K-뷰티 등) 트렌드가 결합한 결과물이다.
이제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엘리트는 외부에 걸
치는 명품에 집착하지 않는다. 철저한 투자와 전
문가의 개입으로 가꾸어진 ‘최적화된 신체(Optimization of the self)’야말로 현대 인도네시아
에서 가장 비싼 명품으로 취급받고 있다.
“인니 내년부터 영어, 초등학교 필수 과목 된다”
“인도네시아 영어 능력, 아시아 주요 국가 평균치 밑돌아”
인도네시아 정부가2027학년도부터 초등학교3 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영어 과목을 의무화할 계
획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학생들의 글로벌 경쟁
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현지 언론
이 보도했다.
압둘 무티 초중등교육부 장관은17일 서누사틍
가라주 동롬복 시쿠르 지역의 국립직업고등학교
(SMKN 1 Sikur)에서 열린 교육 활성화 프로그
램 출범식에 참석해 “내년부터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의무 과목이 된다”며 이 같은 정책을
밝혔다. 앞서 이 정책은 지난해10월 발표된 바 있
다. 현재 초중등교육부는 정책의 전국 시행을 앞
두고 여러 지원 방안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는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
으로 한 영어 교육 역량 강화다. 그는 이번 정책이
교육의 질 향상과 함께 학생들에게21세기형 역량
을 어릴 때부터 갖추게 하기 위한 정부 노력의 일
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를 조기에 습득하
면 인도네시아 청년 세대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
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영어를
더 이른 시기에 익힘으로써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영어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학생들이 지식·기술·국제 커뮤니케이션에
더 폭넓게 접근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아팁 라티풀하얏 초중등교육부
차관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영어 능력이 다른 국 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국제 교육 기관 EF가 발표한
‘2024 영어능력지수’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116개국 가운데80위, 아시아23개국 중에
서는12위를 기록했다.
방황하는 인도네시아 경제... 해결책은?
인도네시아는 연간 약 5%의 경제성장을 이어가
고 있고, 공식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
다. 니켈.석탄.팜유 수출 호황도 누리고 있다. 그러
나 수백만 가구는 점점 더 가난해지고, 취약해지
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쇼핑몰은 여
전히 붐비고 고급 소비도 활발하지만, 중산층으로
올라서려는 사람들을 떠받치던 경제적 사다리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자카르타글로브 보도에 따
르면 인도네시아 중산층은 정점 대비 1,300만 명 이
상 감소했다. 2018년 약 6,000만 명이던 중산층 규
모는 2025년에는 4,700만 명 아래로 줄었다. 오랫동
안 동남아시아의 차세대 경제 대국으로 평가받아온
인도네시아에서 이는 단순한 통계적 이상 현상이 아
니다. 경고 신호다.
문제는 구조적이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양질의 정 규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동
아시아 국가들의 중산층 확대를 이끌었던 제조 업은 지속적으로 약화됐다. 제조업의 GDP 비중 은 2002년 약 32%에 달했지만, 2025년에는 약 19%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기 탈산업화’가 현
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가 부유해지는 것은 단순히 원자재를 수출 해서가 아니다. 안정적인 임금과 기술 발전, 폭넓
은 소비를 만들어내는 생산적 산업으로 노동력을
이동시켜야 한다. 한국과 중국, 베트남은 이 점을 이해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점점 원자재 경제
와 저생산성 서비스 경제 사이에 갇힐 위험에 처 해 있다. 그 결과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대졸 청 년들이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 기사로 일하고, 비 공식 부문 고용은 정규직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 고 있다. 젊은 세대는 더 많은 시간을 일하지만 주 택.교육.의료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중산층 소비 증가율도 전국 평균 이하로 둔화됐 다. 이러한 중산층 약화는 단순한 소비 감소 문제
가 아니다. 중산층은 경제와 정치 안정의 기반이 다. 중산층 가계는 내수를 떠받치고 세수를 창출
하며 교육에 투자하고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한다.
중산층이 약해지면 사회는 부유한 엘리트와 취약 한 다수 사이로 양극화된다.
인도네시아 정책당국은 중소영세기업을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기업은
생산성이 낮고 규모 확대도 어려운 업종에 머물러
있다. 길거리 음식점과 온라인 재판매업만으로 산
업화를 이룰 수는 없다. 지속 가능한 번영을 위해서
는 생산성 향상과 대규모 고용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중견 대기업 산업이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경
제 전환 역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디지털 플랫폼은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어도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 기반을 완전히 대
체할 수는 없다.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니켈 다운
스트림 전략조차 자본집약적 산업에 가깝다. 수출
수익은 늘어나지만 고용 흡수 효과는 제한적이다.
외부 압박도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 분절화와 보호무역 강화, 지정학적 갈
등은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유가와 금
리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이스
라엘의 대이란 군사 긴장 고조, 엘니뇨에 따른 식
량 가격 충격은 신흥국 가계의 구매력을 크게 압
박하고 있다. 동시에 인도네시아는 제조업 투자
유치 경쟁에서도 방글라데시.인도.베트남.말레이
시아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는 유
력한 대체 투자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불안정
한 규제와 높은 물류 비용,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자들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도
네시아는 젊은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 전략적 지 리,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강점을 모두 갖고 있 다. 하지만 인구 구조만으로 번영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생산적인 일자리가 없다면 인구 보너스는 오히려 인구 부담으로 바뀔 수 있다.
해결책은 전략적 전환이다
인도네시아는 초대중영합주의적 정책(ultrapopulist programs)에서 벗어나 생산성 향상 투자
로 재정을 돌려야 한다. 무상급식 프로그램(Makan Bergizi Gratis MBG)은 충분한 타당성 검토가 이
뤄질 때까지 예산을 최대 8조 루피아 수준으로 대 폭 축소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에만 한정해야 한다. 불필요한 해외 출장도 줄여야 하며, 성급하게 추
진된 ‘메라 푸티 마을 협동조합(Koperasi Desa Merah Putih.KDMP)’ 사업도 중단해야 한다. 국부펀드 성격의 다난타라는 민간 부문을 압박 하기보다 국영기업 구조조정에 집중해야 한다. 지
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전략적이고 유능한
국가 운영이 필요한 동시에 규제 간소화와 인프라
현대화, 인적 자본 투자 등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
을 회복해야 한다. 섬유 전자조립 기계 자동차 공
급망 같은 노동집약형 제조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산업화를 건너뛰고 곧바로 첨단 서비스 디지털 경
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최근의 유행 같은 믿음은
경제적으로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사회보장 체계도 변화해야 한다. 빈곤층만이 아
니라 취약한 중산층까지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빈곤층 직전 단계로 추락한 중산층은 지원 대상에
서 제외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만큼
아래로의 추락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GDP 성장률만으로 성공을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경제는 성장해도 중산
층은 줄어들 수 있다. 니켈 수출은 증가해도 청년
들은 희망을 잃을 수 있다. 자본은 유입돼도 일반
시민들은 번영에서 배제됐다고 느낄 수 있다. 오늘
날 인도네시아의 과제는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빈곤과 불평등을 줄이고 인적 자본을 개선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 즉 전략
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생산적인 중산층을 다시
세우지 못한다면, 2045년 선진국 진입이라는 인
도네시아의 목표는 결국 희망 고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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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뉴스 창간 30주년 기념
“30년 동행의 역사적인 페이지를 함께 채워주십시오”
한인뉴스 창간 30주년을 맞아 포토존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아래 장소에 설치된 기념 배너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보내주세요.
보내주신 사진은 7월호 특대호에 게재되어 한인뉴스의 역사로
기록됩니다. 한인 동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참여 방법
직스(JIKS), 무궁화 세노빠띠 본점, 한인회 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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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도네시아 한인회, 가정의 달 맞이
‘명사 초청 의학 세미나’ 성료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는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재외동포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명사 초청 의학 세미나 및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5월 25일(월), 주인도네시아 대 한민국 대사관 1층 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본 세미나에 앞서 한인회 사무국은 재외동포 사회의 글로컬 역량 강화와 현지 사회와의 상생 방안을 논의하며, 재외동포 네트워크가 지향해야 할 글로벌 가치에 대해 의견을 교 환했다.
이번 행사는 순천향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이자 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 센터장인 유병 욱 교수를 초빙해 진행되었다. 유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건강검진 똑똑하게 받기’를 주 제로, 재외동포들이 일상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 건강 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유 교수는 건강검진을 ‘건강할 때 미리 들어두는 보험’으로 정의하며, 스스로 건강하
다고 자부하는 경우라도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잠재적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검진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설명하며, “건강검진은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 는 질환 중심의 검사로, 건강 이상 징후가 있을 때는 검진이 아닌 전문적인 추가 진료를 받 는 것이 올바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 교수는 국가건강검진 체계를 적극 활용 할 것을 당부했다. 국민건강보험이 제공하는 일반 건강검진, 암검진, 성·연령별 맞춤 검진 등을 통
해 자신의 나이에 딱 맞는 건강 관리를 시작할 수 있으며, 건강보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The 건 강보험)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간편하게 검진 기
관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상세히 안내했다. 이 밖
에도 지질 검사 수치(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에
따른 생활 습관 및 운동 처방 등 실무적인 건강 지
식을 공유하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평소 건강
검진 결과 해석에 어려움을 겪던 재외동포들의 구
체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현장에서 진행된 안저검
사(망막·녹내장·백내장 확인)와 심·뇌혈관 위
험도 평가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거웠으며, 검진
을 받기 위해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지는 등 재외동
포들의 높은 참여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병욱 교수와의 1:1 맞춤형 진단 세션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평소 결과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개인별 상황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날 윤순구 대사는 축사를 통해 “소중한 건강
을
이런 기회에 좋은 정보도 얻으시고 삶을 풍성
하게 꾸려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
다. 이어 김종헌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장은 행사를
위해 강당을 제공한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관과 후원 기관인 충청남도, 그리고 모국에서 직 접 방문해 준 유병욱 교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
종헌 한인회장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올바
른 정보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세미나가 재외 동포들에게 스스로의 건강을 점검하는 귀중한 기
회가 되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재외동포들의 건
강한 삶과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
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연숙의 인도네시아 천 개의 이야기
출처: 연합뉴스
조연숙 |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2026년 봄, 오랜만에 큰 무대에 선 BTS를 보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을 보았습니 다. 무대가 끝나고 그 많던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는 흥미로운 풍경이 남았습니다. 수백 명의 아미(ARMY)들이 보라색 띠를 두르고 광장 구석구석을 청소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국적도, 나이도 다른
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쓰레기를 줍고 서로에게 생수를 건네는 모습 덕분에, 축제가 끝난 광장은 시
작할 때보다 오히려 더 단정해 보였습니다.
이런 모습은 비단 한국의 광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아미들은 바닷물에 잠겨가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드막(Demak) 지역에 8천 그루 이상의 망그로브 나무를 심었고, 팬데믹 때는 고생 하는 오토바이 배달 기사들에게 도시락을 나누었습니다. 페루에서는 소외된 동네를 찾아가 거리를 청소 하고 꽃을 심었으며, 마약과 범죄조직의 유혹이 도사리는 멕시코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소속감과
문화적 해방구를 제공함으로써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주었습니다. 세상 곳곳에서 조용히 이어지 는 이 연대를 바라보며, 문득 마음속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이들은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시간을 50년쯤 되돌려 보면, 1960년대를 흔들었던 히피(Hippie)들을 만나게 됩니다. 당대 청년들의 우상이었던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며 평화와 사랑을 외쳤던 히피들은, 청 년 세대가 주체적으로 거대한 문화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금의 아미와 무척 닮았습니다. 비틀즈 가 음악을 통해 던진 평화의 메시지는 히피들에게 일종의 나침반이었고, 팬덤이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첫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BTS와 아미의 관계도 이와 비슷합니다. 끝없는 경쟁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BTS가 건넨 “Love Yourself”라는 다정한 위로는 깊은 공감대를 만들었습니다. 비틀즈의 팬들이 히 피가 되었듯, BTS의 팬들은 전 세계적인 자선 단체를 스스로 조직하며 국경을 넘어 서로를 돕는 다정한 행동주의자로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히피와 아미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1960년대 히피는 기성세대의 질
서가 싫어 아예 사회 밖으로 뛰쳐나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그들만의 공동체로 숨거 나 급진적인 저항에 기대었던 히피 운동은, 청년들이 나이를 먹고 생계라는 현실에 부딪히면서 결국 주 류 사회 속으로 무력하게 흡수되며 사라졌습니다.
반면 아미는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본업을 충실히 지키면서 디지털 공간에 서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연결됩니다. 이들은 무언가를 무너뜨리기보다, 기존 시스템이 채워주지 못하는 빈틈을 자신들의 선한 영향력으로 메워나갑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일어났을 때 하루 만에 100만 달러를 모으고, 인도의 코로나19 병원에 산소호흡기를 보낸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수평적인 소통 방식입니다. 누군가 강요하지 않아도 SNS를 통해 전 세 계 아미들이 가사를 번역하고 공익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순식간에 실천으로 옮깁니다. 뚜렷한 리더 나 사령탑이 없어도 상호 존중과 조율을 통해
만들어내는 이들의 모습은, 갈등과 혐오 가 가득한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서로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입니다. 물리적인 공간에 모여야만 힘을 발휘했던 일시적인 히피 운동과 달리, 아미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 지털 영토에서 매일 작동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입니다. 게다가 10대 청소년부터 그들의 부모 세대까 지 함께 보라색 야광봉을 드는 세대의 확장성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유행처럼 쉽게 휘발되지 않을 단단 함이 이 팬덤 안에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꾼다는 건 거창한 구호나 제도에 대한 저항만을 뜻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타인의 아픔에 깊 이 공감하고,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조금 더 깨끗하게 가꾸며, 배제 대신 포용을 선택하는 작은 태도들이 모여 세상을 한 걸음씩 나아가게 만듭니다. 광장에서 쓰레기를 줍던 학생도, 갯벌에 망그로브 묘목을 심 던 청년도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BTS의 따뜻한 연대의 가치를 마음으로 배우며 자란 이 세대가 마침내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되었을 때,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게 됩니다. 이들이 기업의 의사결정권자가 되고, 연구실에 서 글을 쓰고, 행정가가 되어 정책을 만들 때, 그 세상은 이전보다 분명 조금 더 다정하고 포용적일 것 입니다. 경쟁보다는 연대를, 장벽을 세우기보다는 수평적인 소통을 먼저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아미의 성장은 음악이 건넨 위
로가 어떻게 한 세대의 건강한 시
민성으로 자라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조용하고 확실한 증거입니
다. 그래서 중요한 건 “아미가 세
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
자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
면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만들어
가는 연결과 경험이 앞으로 사회
에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끝]
제주특별자치도청 방문단,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방문 및 간담회 개최
지난 5월 11일(월), 제주특별자치도청 방문단
이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하는 제주
4·3 해녀 전시회 일정에 맞춰 재인도네시아 한
인회를 방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종헌 재인
도네시아 한인회장, 임성필 사무총장, 최태립 부 회장, 사무국이 참석하여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계
자들과 양 지역 간의 교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
을 나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제주4·3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알리는 방안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내 재
외동포 사회와 제주도 간의 문화 및 관광 분야 협
력 사항이 주된 주제로 다뤄졌다.
방문단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를 재외동포 사회와 공유
하고,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알
리는 데 있어 재외동포 네트워크의 협조를 구했다.
관광 활성화 부문에서는 제주 관광의 경쟁력 강 화를 위한 현지 의견이 교환되었다. 참석자들은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웰니스 관광 및 친환 경 생태 관광 콘텐츠를
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관광 객의 제주 방문 편의를 높이기 위한 직항 노선 및
관광 인프라 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현지 수
요를 반영한 홍보 프로모션 등 관광 활성화를 위
한 실무적인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김종헌 한인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재외동포 사회와 나누는 계기가 되
었다”며, “앞으로도 제주와 인도네시아가 관광
및 문화 분야에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필
요한 지원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청 제공
제주특별자치도청 4·3지원과는 제주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회복, 그리고
제주4·3의 역사적 가치 계승을 위한 다양한 정책
과 사업을 추진한다.
제주4·3평화공원 조성과 평화기념관 운영을
통해 많은 방문객에게 제주4·3의 역사적 진실과
교훈을 알리고 있으며, 희생자 추모와 유족의 명예
회복, 평화·인권 가치 확산에 기여한다.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
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제주4·3 당시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직
권재심을 지원하며, 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 및 실종선고 청 구 등 각종 법적 절차를 돕는다.
이와 함께 4·3희생자와 유족의 생활 안정 및 복
지 증진을 위해 의료비 지원 등 다양한 복지사업
을 추진하며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 또한, 「제
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4·3희생자 보상금 지급 업무를
추진하며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와 권리 회복, 그리 고 공동체 치유에 힘쓴다.
제주4·3의 역사적 의미와 평화·인권의 가치 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기념행사, 학술연구, 교육 및 홍보사업 등을 통해 제주4·3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추진하며, 특히 2025년 4월 제주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 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제주4·3은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세계적 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이를 계 기로 국제교류와 홍보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희생자들을 찾 기 위해 유해 발굴 및 유전자 감식 사업을 지속적으 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여
유족의 품으로 모시는 한편, 제주4·3의 진실 규명 과 유족 및 지역사회의 오랜 상처 치유에 기여한다. 제주특별자치도청 4·3지원과는 앞으로도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과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회복, 제주4·3기록물의 보존과 활용을 강화할 예정이 다. 또한, 미래세대가 제주4·3의 역사와 평화·인 권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전승 사업을 확대하며, 제주4·3이 인류 공 동의 기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내외 홍보 와 국제교류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4·3과 해녀의 이야기, 자카르타서 펼쳐지다
- 동남아 최초 4·3 해외전시, 「기억의 섬, 삶의 바다 - 제주」 12일 개막 - 유족·해녀 토크쇼, K-푸드 리셉션 등 18일까지 다채로운 부대행사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한 「기억의 섬, 삶의 바
다 - 재주」 특별전이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
타 KOREA360 아트리움에서 막을 올렸다. 제주
4·3 관련 전시가 동남아시아권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유럽(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오사카)에 이어 해외 한국문화원과 손잡고
마련한 이번 전시는 제주4·3을 국제사회에 확산
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전시는 제주4·3의 역사적 진실과 화해·
상생의 가치, 제주 해녀가 이어온 공동체의 삶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사전행사인 ‘제주의 이야기’ 토크쇼 로 문을 열어 개막식, 제주 향토 음식을 활용한
‘케이(K)-푸드 리셉션’ 순으로 이어졌다.
‘제주의 이야기’ 토크쇼에서는 제주4·3 유
족과 해녀가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삶을 들려 주었다.
양성홍 제주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은 행방 불명된 희생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신원을 확인
주인도네시아한국문화원 제공
해 가족 곁으로 돌려보내기까지의 과정을 전하며, 4·3이 남긴 상처와 유족의 오랜 기다림을 증언
했다. 이러한 제주4·3의 해결과정을 담은 기록
물이 지난해 4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된 사실도 함께 소개했다.
북촌어촌계 해녀 회장인 문영월 해녀는 바다에 기대어 살아온 해녀의 일상, 물질을 둘러싼 공동
체 문화, 세대를 이어 전해진 여성들의 삶을 생생 하게 전해 관람객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개막식에는 윤순구 주인도네시아대한민국대사, 이상전 주인도네시아한국문화원장, 김종헌 재인 도네시아한인회장, 김지선 한국관광공사 자카르 타 지사장을 비롯한 한인회 관계자와 현지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언론과 시 민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 심을 보였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김인영 특별자치행정국장 이 대독한 개회사에서 “이번 특별전은 제주4·3
과 해녀의 삶을 통해 기억과 평화, 공동체의 가치
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제주도는 자카르타와
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
가겠다”고 밝혔다.
윤순구 주인도네시아대한민국대사는 “대한민
국의 아름다운 섬, 제주가 간직한 역사와 강인한 삶의 숨결을 인도네시아에서 만나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를 더 깊이 이해하고, 제 주의 진짜 이야기를 만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김종헌 한인회장은 “이번 전시는 제주4·3의
역사적 의미와 제주 해녀 공동체의 삶을 통해 평
화와 공존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전한다”며, “한 인사회에서 양국 간 문화 교류와 우호 증진을 위 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축사를 통 해“이번 특별전은 아픈 섬의 기억이 제주해녀의 강인한 삶과 만나 어떻게 제주가 평화의 공동체가 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 라며 전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전시 공간은 제주의 사계절을 형상화해 제주 자 연의 아름다움과 평화의 메시지를 함께 담아냈다. 특별전은 5월 18일까지 7일간 이어졌다.
기간 중 해녀의 전통 물옷을 입고 불턱을 배경으 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운영되고, 주인 도네시아한국문화원에서는 제주를 주제로 한 앙 금 공예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주최기관: 제주특별자치도 후원기관: 행정안전부, 주인도네시아한국문 화원, 제주4·3희생자유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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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도네시아 유물 - 두 번째 이야기
드라마틱한
신화 속 이야기 ‘신들의 가족’
- 두 번째 주인공, 가네샤 패밀리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전지전능한 신들의 가족은 완벽하게 화목할까. 천
만의 말씀이다. 이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며,
어지간한 막장 드라마도 명함을 못 내밀 만큼 극
적인 갈등을 겪는다. 국립박물관 석상들 속에 숨
겨진 가네샤 가족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
를 소개한다.
아버지 시바: 우주 최강의 내향형 남편
아버지 시바(Shiva)는 힌두교 최고신 중 하나로
파괴와 재창조를 관장한다. 이마의 제3의 눈, 목에
두른 뱀,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갠지스강이 상징이
다. 분노하면 우주를 통째로 태워버릴 만큼 무시무
시한 능력을 가졌으나, 평소에는 히말라야 카일라
사산 꼭대기에서 홀로 명상에 잠겨 지낸다. 능력
은 우주 최강이지만 집에는 잘 안 들어오고, 와서
도 말 한마디 없는 극도의 내향형 남편인 셈이다.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시바 신상 (Arca Siwa). 출처: Puslit Arkenas
시바에게는 깊이 사랑한 첫 번째 아내 사티
(Sati)가 있었다. 하지만 장인 닥샤(Daksha)는
산발을 하고 해골을 감고 다니는 사위가 못마땅했
다. 결국 장인은 성대한 제사를 열며 시바만 쏙 빼
놓고 모든 신을 초대했다. 모욕감을 견디지 못한
사티는 제사의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자결했다.
충격을 받은 시바는 아내의 시신을 안고 우주를
방황하다가, 카일라사산 깊은 곳에 틀어박혀 수천
년간 침묵의 명상에 들어갔다.
그사이 악신 타라카수라가 나타나 세상을 어지 럽혔다. 그를 물리칠 유일한 방법은 “시바의 아
들”뿐이라는 예언이 내려졌으나 시바는 명상 중 이었다. 신들의 왕 인드라는 사랑의 신 카마자야 를 보내 시바에게 사랑의 화살을 쏘게 했다. 마침
사티의 환생인 파르바티가 시바를 지극 정성으로
시중들고 있었다. 화살을 맞은 시바는 제3의 눈을
떠 카마자야를 재로 만들어버렸지만, 눈앞의 파르
바티를 알아보고 사랑을 받아들여 재혼했다. 훗날
신들의 간청으로 육체 없이 부활한 카마자야는 눈
에 보이지 않지만 그 어떤 힘보다 강한 '사랑'의 속
성을 상징하게 되었다.
어머니 파르바티: 분노하면 돌변하는 여신 파르바티는 사랑과 풍요를 상징하는 온화한 어
머니지만, 특정 스위치가 켜지면 무시무시한 존재 로 변신한다.
첫 번째 화신은 ‘두르가(Durga)’다. 악신 마 히샤수라가 우주를 장악했을 때 신들의 분노가 모
여 탄생한 전사 여신이다. 열 개의 팔에 신들이 준
최강의 무기를 들고 사자를 탄 채 악신의 목을 벤 다.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에서 다리를 벌리고 서
서 악신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있는 용맹한 여신상
이 바로 두르가다.
두르가보다 더 잔혹한 버전은 ‘칼리(Kali)’
다. 전투 중 분노가 극에 달하면 이마에서 튀어나
오는 캐릭터다. 악신 락타비라는 땅에 피가 떨어지
면 그 자리에서 분신이 솟아나는 능력을 가졌다.
이에 분노한 칼리는 그를 베는 동시에 떨어지는 피
를 긴 혀로 모두 받아먹어 처단했다. 그러나 승리
후에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아 세상을 파괴하기 시
작하자, 남편 시바가 조용히 칼리의 발밑에 누웠
다. 흥분해서 날뛰다 남편의 몸을 밟은 칼리는 그
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래서 칼리 석상에는
항상 발밑에 시바가 깔려 있다. 파괴의 신조차 감
당하기 힘든 화난 아내의 인간적인(?) 단면이다.
카르티케야는 즉시 공작새를 타고 세상을 향해 날 아갔다. 반면 가네샤는 제자리에서 느릿느릿 일어 나 부모의 주위를 딱 한 바퀴 돌고는 “저에게 우
주는 부모님입니다”라고 선언했다. 카르티케야 가 땀 흘리며 돌아왔을 때, 상은 이미 가네샤의 차 지였다. 잘생긴 형이 발로 뛰는 동안 뚱뚱한 동생
은 지혜로 정답을 맞춘 것이다.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 석상관에는 시바를 상징
하는 링가(Linga), 파르바티의 화신 두르가, 그리 고 가네샤까지 이 가족의 흔적이 가득하다. 9세기 자바의 조각가들은 이 신들의 이야기 속에서 완벽
하지 않은 인간의 모습과 갈등을 발견하며 위로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신들조차 저렇게 치열하게 사 는데, 우리 삶의 갈등쯤은 당연한 게 아니겠냐고.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카마자야 신상 (Arca Kamajaya)
형제 카르티케야: 힘보다 지혜를 택한 가네샤
가네샤의 형제 카르티케야(Kartikeya)는 공작
새를 타고 다니는 용맹하고 잘생긴 전쟁의 신이다.
어느 날 부모는 두 아들에게 “세상을 한 바퀴 먼
저 돌아오는 쪽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금욕인가, 열정인가 ㅡ 원조 섹시 마초, 시바의 모든 것 다음 호에서는 이 가족의 가장이자 힌두교 최고 의 스타인 ‘시바’를 단독으로 만난다. 명상하는 구도자이면서 춤추는 예술가, 우주를 태울 힘을 가졌으면서 아내에게는 꼼짝 못 했던 '겉바속촉' 시바의 매력을 파헤쳐 볼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카르티케야 신상 (Arca Kartikeya).
출처: 도슨트 김희은
김재훈의 세무 TALK
PMK 28/2026과 Coretax 시대의 VAT 환급
환급 확대 규정 뒤에 숨겨진 현실
2026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세무 분야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재무부령(PMK) 28/2026이다.
이번 규정은 기존 PMK 39/2018을 대체하며, 부
가가치세(VAT) 및 소득세(PPh) 초과 납부에 대
한 신속 환급(Restitusi Dipercepat) 절차를 정
비하였다.
표면적으로는 우수 납세자, 일정 요건을 충족하
는 납세자, 저위험 과세사업자(PKP)에 대해 세무
조사 전 단계에서 빠르게 환급을 해주는 친납세자
적 제도로 보인다. 제조업체, 수출기업 등의 VAT
환급을 신속히 처리해 기업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
겠다는 정책적 의도가 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여러 관
할 세무서(KPP)에서는 “2026년도 환급이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
히 나온다. 규정은 신속 환급 확대 정책을 펴지
만, 실무적 심사는 오히려 까다로워지는 온도차 가 존재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작용하 고 있다.
첫째, Coretax 시스템 도입에 따른 과도기적 불안정
성과 검증 강화다.
현재 현장에서는 e-Faktur Mismatch, PIB 연
계 오류, Withholding Tax Credit 불일치 등의 전
산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PMK 28/2026의 본질
은 “시스템 기반 검증 강화”에 있다. 과거에는
서류상 납부 사실만 입증하면 되었으나, 이제는
Coretax를 통해 Input VAT 존재 여부, PIB 데이
터 연계 등이 완벽히 매칭되어야 한다. 환급의 성
패가 실제 납부 여부보다 ‘시스템상 Validation
완료’에 달린 것이다.
김재훈 세무사 | Indonesia Tax Court Attorney
둘째,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 부담 확대다.
최근 정부는 무료 영양 식사 프로그램(Makan Bergizi Gratis) 등 대규모 재정지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
동성으로 세수 확보 부담은 커졌다. 정부 입장에
서 직접적인 재정 유출(Cash Out)인 VAT 환급
을 실무적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높아진 이유다. 특히 저위험 PKP 신속 환급은 유형·무형 재 화 및 용역 수출 등 특정 활동 거래 비율이 최소
80% 이상이어야 하는 까다로운 요건을 요구하며, 이 역시 Coretax 데이터를 통해 철저히 검증된다.
결국 2026년은 환급 확대 정책과 Coretax 안정 화가 맞물린 ‘과도기’다. 세무 규정은 완화되었
을지 몰라도, 실무에서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의 데이터 정합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다음 세 가지를 반드 시 점검해야 한다.
1. 거래처(Vendor)의 세무 컴플라이언스 관리: 거래 처의 신고 누락이나 부실 세금계산서 리스크가 내 환급 거부로 직결될 수 있다.
2. 수입 데이터 정합성 사전 점검: PIB, Billing, NTPN, Import VAT 간 데이터 불일치를 막아 야 한다.
3. 사내 데이터 일치성(Consistency) 관리: ERP, e-Faktur, VAT Return, GL 데이터 간 정합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의 VAT 환급은 적법 납부의 문제를 넘어 “데이터 관리 역량”의 싸움이 될 것이다. Coretax 시스템 안에서 모든 데이터가 정 확하게 연결되고 검증되는지 여부가 환급 승인을 좌우할 핵심 열쇠다.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관(대사 윤순구)은
국세청과 공동으로 지난 5월6일 대사관1층 강당
에서‘재인니 납세자를 위한 한·인니 세무설명
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인도네시아 거주
교민과 현지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최신 세법 정
보와 실무적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 분야별 세무 전문가 강연
강연은 한국 국세청 소속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
주요 세무 제도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전용원 조사관은 한국 내 자산 처분 시의 양도소
득세 체계와 비거주자가 유의해야 할 상속·증여
세법의 주요 내용을 전달했다. 강하영 조사관은
양국 간 이중과세 방지 협약 및 이전가격 설정 등
국제거래와 관련된 세무 실무를 다뤘다.
■ 세무 가이드 배포 및 현장 질의응답
현장에서는 국세청이 제작한‘2025 재인니 납세
자가 알아야 할 한·인니 세금상식’ 책자가 배포
되었다. 해당 자료에는 양국 세법의 차이점과 주요
상담 사례가 수록되어 납세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주인도네시아 대사관·국세청, ‘재인니 납세자를 위한 한·인니 세무설명회’ 공동 개최 - 국세청 전문가 초청, 양도·상속·증여 및 국제조세 핵심 이슈 집중 점검 - 비거주자 판정 및 양국 세법 차이 등 실무 정보 제공 한인뉴스 편집국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사전 접 수된 질문과 현장 질문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세무 판단 기준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대사관은 개
별 상담이 필요한 참석자들을 위해 별도의 안내 창구를 운영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은 향후에도 국세청 등 관 계 기관과 협력하여 교민 사회와 진출 기업에 필 요한 세무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교민 금미소,
풋골프 컵’서 한국인 최초 3위 입상
- 전직 프로 축구 선수 등 현지 강자들과 접전 끝에 거둔 성과
- 2024 아시아컵 메달 이어 국제 무대 경쟁력 재확인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센툴의 팜 힐스 골프 클럽
(Palm Hills Golf Club)에서 개최된 ‘제1회 인도
네시아 풋골프 컵 2026’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신 교민 금미소 선수가 여성부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인도네시아 풋골프 연맹(IFGF)이
공식 주최한 첫 번째 컵 대회로, 참가 인원이 지난
대회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90여 명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
시아의 수준급 선수들이 대거 집결한 가운데, 금
미소 선수는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출전하여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자카르타 거주 3년 차인 금미소 선수는 지난
2024년 말레이시아 아시아컵에서 한국 풋골프
역사상 첫 국제대회 메달(여자 단체전 3위)을 획
득했던 국가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다. 이번 대회에
서도 전직 인도네시아 여자 프로 축구팀 ‘퍼시스
솔로’ 출신인 아유 리디아(2위) 등 현지 선수들
을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최종 3 위(Bronze Medal)를 기록했다.
대회를 주관한 암릿 펀자비(Amrit Punjabi)
IFGF 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부 참가자가 8명으로 늘어나 별도의 경기 조(Flight)
를 구성할 수 있었던 점이 이번 대회의 고무적인 성과”라며, “국제적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참여 가 대회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인뉴스 3문 3답]
이번 대회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출전해 현지 선수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셨습니다.
특히 프로 축구 선수 출신들의 기세에 눌릴 법도 한데, 주변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경 기에만 몰입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마음가짐이나 루틴이 있었나요?
유일한 한국인 선수로 출전하게 되어 솔직히 긴장도 많이 되었고 어깨도 무거웠습니다. 여성부와 남성부 모두 훌륭한 입상자분들과 프로 축구 선수 출신들이 많아서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풋골프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었습니다. 쟁쟁한 선수분들의 화려한 경력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부족하더라 도 제가 준비한 플레이에만 차분히 집중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경기 전에는 코스를 미리 돌며 경사와 잔디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한 홀 한 홀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 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풋골프는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는
마음이 더 중요한 스포츠'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Q2
2026년부터 ‘볼 닦기 범위 축소’ 등 규정이 한층 까다로워졌습니다. 팜 힐스처럼 지형이 험한 코스에서는 작은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번 대회를 위해 특
별히 집중했던 훈련이나 전략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풋골프는 공을 잘 차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력과 정신력이 끝까지 받쳐주어야 하는 종목 입니다. 최근 규정이 더 세밀해지면서 선수들에게 더 높은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이번 대 회가 열린 팜 힐스 코스는 경사가 워낙 심해 조금만 욕심을 내도 금방 타수를 잃기 쉬운 곳 이었습니다. 경기 중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져 힘든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리하 게 강한 샷을 지르기보다는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다음 샷을 더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평소에는 대회장과 같은 다 양한 지형을 접하기 어려워서, 평지에서 장거리와 단거리 킥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본기 훈 련을 반복했습니다. 18홀을 도는 동안 지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평소 기초 체력을 꾸준히 다져둔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3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며 현지 풋골프계에서 한국인의 입지를 다지고 계십 니다. 풋골프라는 스포츠가 앞으로 인도네시아 한인 사회와 현지인들을 잇는 소통의
도구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풋골프의 매력은 긴 시간 동안 함께 필드를 돌며 끊임없이 소통하고 서로를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상대 선수의 멋진 플레이에 서로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축구와 골프라는 친숙한 종목이 융합된 덕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힘이 큽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신생 종목을 받아들이는 데 매우 열정적이고 개방적입니다. 우리 한인 사회도 이러한 교류의 장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함께 어우러진다면 다방면에서 좋은 유대 관계를
한인뉴스 편집국 이번 대회는 인도네시아 풋골프의 대중적 확산과 저변 확대 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지 인프라를 활용해 성과를 낸 금미소 선수의 사례는 향후 동남아시아 내 한국 스포츠의 활 동 영역을 넓히는 실질적인 참고점이 될 전망이다. 나아가 금 미소 선수의 이러한 활동이 현지 사회와의 민간 교류를 강화 하는 촉매제가 될지 주목된다.
[KF 뉴스]
자카르타사무소, 5월 9일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에『코리아나』계간지 50권 기증
- 한국 문화예술 종합계간지 통해 한국 이해 제고 기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자카르타사무소(소장
이상훈)는 5월 9일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책 기증식 계기에 한국 문화예술 종합계
간지 『코리아나(Koreana)』 과월호 및 최신호
총 9권종 50책을 기증하였다.
『코리아나』는 KF가 1987년 창간한 한국 대
표 해외홍보 계간지로, 현재 전 세계 150여 개국
에 배포되고 있다. 동 계간지는 매호 한국의 특정
지역과 문화 주제를 중심으로 특집을 구성해 한국
의 전통문화와 현대예술, 문학, 미술, 공연예술, 사
회문화 동향 등을 심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코리아나』는 한국 사회와 예술 전반을
균형 있게 조명하는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으며,
해외 독자들에게 한국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
는 대표적인 문화교양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F 자카르타사무소는 이번 기증을 통해 인도네
시아 국민과 현지 독자층이 한국 문화와 예술을
보다 폭넓게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도서관을 통한 접근성 확대는 한국에 대
한 관심과 한-인도네시아 문화교류 증진에도 긍 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하였다.
아울러『코리아나』는 현재 공식 웹사이(https:// www.koreana.or.kr)를 통해 총 11개 언어로 제공 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어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 다. 이에 따라 KF 자카르타사무소는 인도네시아 국 민들이 온라인을 통해서도 손쉽게 한국 문화 관련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며, 현지 독자들의 많은 관심 과 구독, 적극적인 홍보를 당부하였다.
지난 호에 이어
약초꾼
이야기 4화 - 할머니(1)
애미와 아랫목에서 바느질을 하며 옛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다. 내가 없어도 가족들과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저런 것들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
이었다. 산이가 결혼해서 3명의 자녀를 얻었다는 것이 가끔 믿기지 않을 때가 있어. 산이가 두
살 때 아장아장 걸어다닐 시절부터 산이 아버지는 산이를 데리고 약초 캐러 온 산을 누비고 다
초 채집을 마치고 돌아왔어. 그날따라 어떤 약초들을 캐고, 어떤 사람들을 만났으며 어떤 일들
이 있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랑을 하더구나. 그리고는 많이 피곤했는지 코를 골며 방바
닥에 뻗어 자고 있길래, 산이를 데리고 냇가로 가서 빨래를 하는데 갑자기 "심봤다! 심봤다!"
소리가 들리는 것 아니겠어. 너무나 생생히 들려서 내 귀를 의심했는데, 분명히 '심봤다' 소리
였던 게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유를 알아보려고 후다닥 산이를 들쳐업고 집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근데 너희 아버지가 방바닥에서 홍두깨를 부여잡고 '심봤다'를 외치고 있는 것 아니 겠니! '아이고~ 내 평생 산삼 구경하기 틀렸네.' '저 양반은 꿈에서도 심봐서 좋겠다.' 하고 다
시 빨래하러 내려왔단다. 그래도 세월이 흘러 산이가 내 소원을 풀어주는 듯 산삼을 세 뿌리
나 얻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구나.
애미야, 나는 영감을 미워하거나 원망해 본 적은 없지만, 모든 게 과유불급이라 했지. 그렇
게 사람들에게 퍼주고 가정은 뒷전이니 속이 터지긴 했다. 하지만 정 많고 따뜻한 사람이라 늘 가슴 한켠에 존경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어. 부지런하기로 소문났고 약초에 대한 지식 도 해박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도 꽤나 많이 배웠지... 하늘도 무심하시 지. 맹수를 만났어도 무사했던 사람인데, 눈길이 아직 다 녹지도 않았는데 기어코 약속한 날짜
에 주기로 한 약초를 구하겠다고 나갔다가 바위에 미끄러져 숨진 채로 발견되셨다. 출혈이 심 했던 게지. 그때가 산이 16살 되던 해였다. 갑자기 홀어미가 된 상황에 더해서 오래전 부모님 을 잃은 슬픔이 다시 밀려와 괴로웠다. 그날 이후로 신물 올라오는 고질병 증상이 다시 나타
났어. 영감이 달여주던 약초를 꾸준히 먹고 완쾌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재발된 게지. 산이 가 영감만큼 열심히 약재를 달여주어 증상은 좀 호전되었지만, 나날이 재발하는 빈도가 잦아 져서 내가 명대로는 못 살지 싶다.
서상영 | 미르한의원 원장
산이가 16살 때 약초꾼으로 제법 성장했지만 아직 험난한 산을 혼자 오르기는 힘든 나이였
다. 우리는 깊은 산을 오르진 못해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도라지, 칡뿌리, 야생 나물과 버
섯들... 이것만으로도 두 식구가 먹고 살기에는 충분했다. 내가 위장이 안 좋다 보니 여러 약초 로 위장약을 연구하게 되었고 제법 효과 좋은 소화제를 만들어 냈다. 만드는 과정이 까다로운
데, 우선 약초를 햇볕과 바람에 말려 건조시키고, 다시 쪄서 독을 없애고(법제) 다시 말려 빻 아 가루로 만든 뒤 꿀과 섞어서 환을 지어 약재 가루로 겉옷을 입혀 햇볕에 말리면 환약이 완 성된단다. 물과 함께 삼키기 쉽도록 작게 빚는 것도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지. 번 거롭지만 부수입이 필요했기에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밤늦도록 환을 빚었다.
환약(丸藥) 제조법 ▶ 제조 과정
① 건조 약초를 햇볕과 바람에 충분히 말려 수분을 제거합니다.
② 법제(法製) 다시 쪄서 독성 성분을 제거하고 약효를 안정시킵니다.
③ 재건조 법제한 약초를 다시 말려 수분을 완전히 제거합니다.
④ 분말화 건조된 약재를 곱게 빻아 고운 가루로 만듭니다.
⑤ 혼합 약재 가루에 꿀을 넣어 반죽하듯 고루 섞습니다.
⑥ 성형 한 번에 삼키기 쉬운 작은 크기로 둥글게 빚습니다.
⑦ 코팅 완성된 환에 약재 가루를 입혀 겉면을 고르게 합니다.
⑧ 최종 건조 햇볕에 충분히 말려 보관 안정성을 높입니다.
▶ 특징
오랜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으로, 복용이 간편하고 보관이 용이합니다.
산이와 산을 누빈 지 3~4년이 지나자 산이는 어느덧 어엿한 심마니로 성장했어. 이제 나의
도움 없이도 능숙하게 독초를 구분하고, 계절에 따른 위험한 산짐승 대처법과 각종 약초 캐는 요령을 훤히 꿰고 있었거든.
봄여름가을겨울이 되면서 변하는 자연과 함께 채집하는 약초들이 달라지고, 약초들의 관리 와 사용 방법들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한 명의 약초꾼이 되는 과정은 쉽지 않아. 설화는 여러 감정이 뒤섞인 듯한 눈빛으로 빤히 나를 쳐다본다. 태연히 못 본 척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약 초꾼의 아내로 살아간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시집온 지 얼마 안 돼서 언덕 위에 버 섯 따러 올라갔다가 발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절뚝거리며 그 먼 길을 내려오고, 산이가 일곱 살 때 멧돼지를 만나 간신히 몸을 피한 것이며, 언덕 아래로 미끄러져 뼈가 부러질 뻔한 것... 말 도 말아라. 크고 작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인적 없는 이곳에서 영감과 산이만 바라보며,
반평생 가슴 조리며 가족의 평안을 위해 기도하며 살았고, 그것에 감사하며 살아왔다. 그래도
산속이 바깥세상보다 모든 게 나쁜 것만은 아니야. 6.25사변이 있을 때 우리는 쫓기는 일도
도망가는 일도 없었으니까. 일제 강점기 시절을 겪어보니 국가의 재난이 얼마나 큰 불행인지
잘 알고 있다. 세상이 험할 때는 깊은 산속이 안식처이자 훌륭한 정착지란다. 돌이켜 보면 산
이와 함께 약초 캐던 시절이, 힘들었던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소중한 나날이었어. 깊은 한
숨을 들이쉬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어느덧 아이들은 모두 잠이 들었고 밖에서는 짐승 울음
소리가 밤이 깊었음을 알린다.
설악산의 찰 옥수수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옥수수철이면 어김없이 솥에 한 가득 삶아서
식구들이 모여앉아 옥수수를 까먹었다. 이상하게도 애미는 가끔씩 옥수수를 먹으며 '맛난다,
맛난다' 하면서 눈물을 흘릴 때가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 어떤 사연이 있겠지. 기억나지 않는 기억 속에 무언가가...
오늘 메뉴는 삼숙이국에 감자전과 젓갈, 짠지다. 먹다 남은 도토리묵도 내놓았다. (짠지이곳
에서는 김치류를 '짠지'라 하는데, 겨울 김장에는 멸치젓 새우젓 꽁치젓 양미리젓 등을 사용하 고 생태나 생오징어, 굴, 갓을 넣어 깊은 맛을 낸다.) 금이는 커서 요리사가 되려는지 내가 요
리할 때면 옆에 콕 붙어서 서커스 구경하듯 신기하게 바라본다.
봄에 뜯어 말려놓은 취나물과 두릅나물은 국도 끓여 먹고, 삶아서 무쳐 먹기도 하고, 비빔밥 에 넣어 먹으면 별미 중에 별미란다. 할미가 무쳐놓은 나물 한번 먹어볼 테냐?
네, 할머니. 라 대답하고는 야무지게 입을 벌린다.
금아, 예전에 이 할미가 알려준 약재들 모두 기억하니? 느릅나무와 가시오가피에 대해 말 해볼까? 금이는 나물을 삼키자마자 막힘없이 줄줄 외며 대답했다. 느릅나무는 호흡기와 피
부질환, 부종, 위장병에 좋고 가시오가피는 고혈압 당뇨병 성인병에 좋아요. 이어서 천궁, 강 활에 대해서도 약효와 성미, 특성을 책을 읽듯 줄줄 읊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나물 하나 입에
넣고 맛있게 먹는다. 할머니, 너무 고소하고 맛있어요. 기특한 내 강아지. 어쩜 이리 영특할 꼬. 어느새 연이가 옆으로 다가와 감자전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감자전을 옥수수엿 에 발라 연이에게 건넸다. 작은 입을 벌려 한입에 넣고 우구적우구적 맛있게 씹더니 엄지손가 락을 들어 올려 보인다. 식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조금씩 달랐는데, 산과 들에서 거두는 자연 의 음식은 수라상도 부럽지 않았으니 뿌듯하고 감사하다.
다음 호에 계속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로 살아가는 통번역사의 이야기 11]
윌루증 에라닝띠아스 (아증)
인간은 감정 덩어리다
통번역사 | System Ever Indonesia
“혹시 요즘 들어 생각이 많으신가요? 스트레스
를 받는 일이 있나요?”
“식사를 잘 챙겨 먹더라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각이 많으면 위염이 도질 수 있어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이 정도까지는 미처 생각
하지 못했던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언제부턴가
생각이 많아지면서 건강을 해치게 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으로만 들었지, 이런 일을 스스로
겪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한 달 동안 매일매일
고통 속에서 약으로 버티며 생활했다. 매일 자기
전에 엄마와 통화했지만, 속마음을 제대로 이야기
하지는 못했다. 그저 딸이 여기서 하는 모든 일이
다 잘되길 기도해 달라고만 전했을 뿐이다.
몸과 마음의 고생이 4월에 마치 한꺼번에 쏟아
져 내린 것 같던 어느 날,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
다. 공장에서 교육 통역을 하다가 쓰러져 클리닉으 로 실려 간 것이다. 2시간 정도 쉬었다가 사무실로
돌아가자, 동료들은 걱정 어린 질문을 쏟아냈다.
“아증 씨, 몸은 좀 어때요? 쓰러졌다면서요?”
“어디가 아파요? 더 쉬어야 할 것 같은데.”
저혈압 때문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요며칠 무리
를 해서 쓰러질 만도
했다며 덤덤히 핑계
를 댔다.
복잡한 생각과 감
정들을 어떻게 다스
려야 좋을까? 아직
방법을 몰라 헤매고
있다. 내가 왜 이렇
게까지 힘들었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업무 부담에서 시작
해, 최근 겪은 엑소 티켓팅 실패와 이어진 사기 피
해가 원인이었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숨
길 수 있어도 몸은 속일 수 없나 보다.
연달아 일어난 이 안 좋은 일들을 누구에게 이야
기할 수 있을까? 친한 친구가 없는 나는 늘 혼자서
스스로를 치유하곤 했다. SNS에서 다른 친구들
이 다정하게 소통하거나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
내는 일상을 보면 너무 외롭고 부럽다.‘외롭다’
그리고 ‘부럽다’, 이 두 단어만으로 지금의 내
감정이 전부 표현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외로움을 이겨내고자 사무실 쉬는 시
간에는 동료들에게 먼저 말을 꺼내고, 처음 만난
신입 사원에게도 당당하게 말을 건넸다. 외로워서
어쩔 수 없이 외향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내 MBTI가 INFJ인데도 초면에 당당하게 말을 거
니, 주변 사람들은 내가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것 을 전혀 믿지 못했다.
이렇게되니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 ‘모두가 자
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한 장면이 떠오 른다. 여자 주인공이 사람들이 ‘감정 덩어리’로 보인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슬픈 감정, 어떤 사
람은 짜릿한 감정 등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사람은 원래 감정으로 살아가는 법이고, 주변에 서 일어나는 일들에 영향을 받으며 그에 따라 감 정도 달라진다. 웬만하면 사람의 표정만 봐도 어
떤 감정일지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을 숨기 고 묻어두는 사람의 속마음은 아무나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착하게 살고 싶어도 불운이 찾아오면, 언 젠가 어디선가 나쁜 일을 겪을 수밖에 없는 법이 다. 부디 내가 쓴 이 글로 지친 나 스스로를 조금이 라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인니4개 주요 대학 및 재외동포 학생 등 총115명 참가해 실력 겨뤄
- 대상(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상)에 프라메스티 리프나 사푸트리
(Pramesti Rifna Saputri) 양 및 가자마다 대학교(UGM) 단체팀 수상
인도네시아 내 한국어 확산과 양국 문화 교류
의 가교 역할을 해온 ‘제24회 인도네시아 한국
어 웅변대회’가 지난5월9일(토), 자카르타 롯데
에비뉴에 위치한 ‘KOREA 360’ 홀에서 성황
리에 개최됐다.
사단법인 한국스피치웅변협회 인도네시아본부 (회장 우용택)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한국어로
웅변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도네시아 대학생
들과 재외동포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 됐다. 이번 대회에는 인도네시아 대학교(UI), 교 육대학교(UPI), 가자마다 대학교(UGM), 나쇼날
대학교(UNAS) 등 현지 명문4개 대학과 자카르 타한국학교(JIKS)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대표
연사들이 참가해 수준 높은 한국어 구사 능력을
선보였다.
다양한 주제와 혁신적인 소통 기법 돋보여
총115명(개인28명, 소단체18그룹, 대단체2팀)의
참가자들은 ▲한국 관광 및 한류 ▲세종 정신과 한
글 문화 계승·발전 ▲한반도 및 세계 평화 증진
▲AI 시대의 인간성 회복 등 깊이 있는 주제를 다뤘
다. 특히 올해 대회는 단순한 웅변을 넘어 영상 미
디어와 소품을 활용한 시각적 효과를 더해 청중의
몰입도를 높였으며 단체부 참가자들은 이른바 ‘떼
창(제창)’과 생동감 넘치는 퍼포먼스로 학교의 자
부심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전년도 대상 수상자 김지율 양의 특별 무대
이날 대회에서는 특별한 손님이 무대에 올라 관 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
에서 열린 ‘제29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에서 “인도네시아
재외동포 부문 대상(외교부장관상)을 거머쥐었던
김지율 양(자카르타한국학교 6학년)이 그 주인공
이다. 김지율 양은 유창한 발표 실력으로 참가자
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다시 한번
발군의 기량을 증명했다. 대회 주최 측은 현장 분
위기를 한층 고조시킨 김 양에게 감사의 뜻을 담
아 공로상을 수여했다.
“도전하는 용기가 성장의 밑거름”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강원준 공사참사관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앞으로도 인도네
시아와의 교육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 청년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상자 명단
사단법인 한국스피치웅변협회 인도네시아본부 우용택 회장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
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변화가 두려워
머물기보다 전진하는 용기를 통해 얻은 도전의 경
험이 여러분의 성장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바
란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또한 반둥과 족
자카르타 등 원거리에서 대회를 위해14시간 이
상 이동해 참가한 학생들에게 각별한 감사의 인
사를 전했다.
치열한 경합 끝에 개인 부문 대상인 주인도네
시아 한국대사상은 프라메스티 리프나 사푸트리
(Pramesti Rifna Saputri) 양이 차지했으며, 단
체부 대상은 가자마다 대학교(UGM) 팀에게 돌
아갔다.
대상(개인) Pramesti Rifna Saputri
대상(단체) Universitas Gadjah Mada (UGM)
최우수상(단체) UI (Adhwa Almanda Lidra, Cahya Anindita Lestari, Ihsan Ilman Muhammad Ramdan)
이번 대회는 한국관광공사 인도네시아 지사와 (사)한국스피치웅변협회 인도네시아본부가 공동 주관하였으며,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인도네 시아 한국교육원,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등 유관 기관의 후원과(주)인니할랄코리아의 협찬으로 풍 성하게 마무리되었다.
JIKS 초등, 제104회 어린이날 행사 성료 - 인형탈 깜짝 등교 맞이와 달콤한 간식 증정... 사제 간의 정 나누는 특별한 아침 - 초청 마술·서커스 쇼 관람하며 상상력과 창의성 키우는 ‘문화 예술의 장’ 마련
자카르타한국학교(JIKS, 교장 이문성) 초등과정은 지난 5월 5일(화), 제104회 어린이
날을 기념하여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기 위한 다채로운 축제 행사를 개최했 다고 밝혔다.
■ 인형탈로 변신한 선생님들... 웃음으로 시작한 등굣길
이날 JIKS의 아침은 평소보다 더욱 특별했다.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교사가 학생들
을 위해 캐릭터 인형탈을 쓰고 교문에서 등굣길 맞이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학생들
은 선생님들의 깜짝 변신에 환호하며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하루 를 시작했다.
또한 이문성 교장은 각 교실을 직접 방문하여 전교생 한 명 한 명에게 어린이날 축하 메
시지와 함께 정성껏 준비한 간식을 전달하며,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의 성장을 격려했다.
■ 나래홀을 수놓은 환상적인
쇼’가 펼쳐졌다. 전교생이 참여한 이번 공연은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 1부 마술쇼에서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마술의 세계에 학생들은 눈을 떼지 못했 으며, 일부 학생들은 직접 무대에 올라 마술사와 함께 시연에 참여하는 특별한 경험을 가 졌다.
- 2부 서커스 쇼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저글링, 아슬아슬한 외발자전거 타기, 묘 기에 가까운 접시 돌리기 등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질 때마다 학생들의 박수갈채와 환호
성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 “행복한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 기원
이번 행사에 참여한 6학년 한 학생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인형탈을 쓰고 반겨주셔서
정말 즐거웠고, 동영상으로만 보던 서커스를 친구들과 함께 직접 보니 잊지 못할 어린이날 선물이 된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문성 교장은 “제104회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 JIKS 어린이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마 음껏 웃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
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 자신의 꿈을 세계 무대에서 펼칠 수 있도록 행복한 교육 환경을 조
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IKS는 앞으로도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와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함 양하고, 정체성과 창의성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인
뉴
스
학
생
기
자
통한 화합
2026 JIKS 친다대(친목다지기대회)
학생기자 한동훈 | JIKS 10학년
자카르타한국학교(JIKS)의 대표적인 학생 자
치 체육 행사인 ‘친다대’가 지난 2026년 5월
4일부터 5월 11일까지 일주일간 열렸다. 친다대
는 ‘친목다지기대회’의 줄임말이다. 학생회가
직접 주최하고 운영하는 이 대회는 학생들이 스포
츠를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우정을 쌓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지난 2025
년 12월 8일 ‘자카르타한국학교’로 교명이 공
식 변경된 이후 처음 치러진 행사인 만큼, 학교 구
성원들이 새로운 정체성 아래 하나로 단합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자카르타한국학교는 학사 일정과 학업 지장을
고려해 학년별 체육 행사를 시기별로 나누어 독
립적으로 운영된다. 초등부는 천연 잔디 운동장에 서 자체 '미니 올림픽'을 치르는 반면 중등학생회
와 고등학생회는 학업 부담을 덜기 위해 서로 다 른 학기에 각자 독립적인 친다대 토너먼트를 개최 해 오고 있다. s
남학생 축구 및 농구, 여학생 농구 및 피구 초등부 미니 올림픽
여학생 피구
중등부 친다대 중학교 7~9학년 2학기 9월 중~하순 남학생 축구, 여학생 피구
고등부 친다대는 대입 준비에 집중해야 하는 12
학년을 제외하고 10학년과 11학년만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학년별 대진 방식도 차이가 있다. 10
학년은 고등학교 생활의 적응과 학급 단합을 위
해 철저히 반 대항전으로 치러진다. 반면 11학년
은 대학 입시 전형 방식에 따라 '3년 특례(3특)'
팀과 '12년 특례(12특)' 팀으로 팀을 나누어 경쟁
을 펼친다.
2026 친다대 현장
올해 남학생은 축구와 농구, 여학생은 농구와 피 구 종목에 참여했다.
11학년 경기에서는 12특 팀이 남학생 축구와
여학생 농구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남학생
축구 경기에서 12특 팀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
으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정상에 올랐다. 여학
생 농구에서도 12특 팀이 3특 팀을 상대로 압도
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리했다. 남학생 농구
과도 행사명 참가 대상 개최 시기 주요 종목 고등부
하게 쏠린 틈을 타 3특 팀이 빠른 패스로 골밑에 서 2점을 올리는 흥미로운 장면도 나왔다. 이 경
기에서는 3특 팀이 전술적 기회를 살려 최종 승리 를 가져갔다.
10학년 반 대항전에서는 남학생 농구와 여학생 피구에서 각각 우승 학급이 가려졌다. 여학생 피
구 결승전에서는 10학년 우승팀의 조직적인 소통
이 빛났다. 상대인 11학년 12특 팀은 강력한 개
인 투구력을 보여주었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팀
원 간의 사인이 맞지 않아 공을 놓쳤다. 10학년
선수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을 안정적으
로 잡아 차분하게 아웃을 잡아내며 최종 우승을 거두었다.
이번 대회는 지도 교사의 안전 지도와 학생회 임
원들의 심판 아래 큰 부상자 없이 안전하게 마무 리되었다. 경기 중 발생한 가벼운 상처는 현장에
서 보건실을 통해 바로 조치되었다. 모든 경기가
끝난 후, 우승한 팀들에게는 그동안의 노력과 성 과를 축하하기 위해 학교에서 수여하는 트로피와
상장이 주어졌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자 기자의 관점에서 현장 에서 경기를 직접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
었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 기량을 가진 선수라도
팀원과의 소통과 협동 없이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경기 결과로 증명되었다. 특히 경기 중 서로
말을 주고받지 않아 수비 대열이 무너지는 장면들
이 아쉬웠다. 소통이 되지 않아 수비 라인이 쉽게
뚫리는 모습은 팀 경기에서 목소리를 합치는 콜 플레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다.
2026년 친다대는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서
로 더 가까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경기장에 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흘린 땀과 서로를 향한 응
원은 팍팍한 일상 속에서 든든한 에너지가 될 것
이다. 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열기와 연대감이 교
생활의 지속적인 활력소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열대의 어떤 일상
김준규 |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지부 회장
으로 서재를 가득 채우는 종이꽃(부겐빌레아)! 건조한 담벼락에서 꽃이 피고 지기
아침이다. 은둔의 어둠이 걷히고 열대의 아침은 우윳빛 여명으로 시작한다. 붉은 화색
를 반복하면서 20년을 용케 살았다. 척박한 공간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생명력, 아름
다운 꽃향기는 애당초 기대하지도 않았다. 이름조차 종이꽃이다. 죽지 않고 소담스럽게 피
어나는 꽃송이가 더할 나위 없이 대견할 뿐이다.
출근이다. 새벽부터 시간의 심장에다 빨대를 쑤셔 넣고 황금 같은 피를 빨고 있는 정체
된 도로, 찌까랑(자카르타 외곽도로) 흡혈귀에 목덜미를 잡혔는지 겁에 질린 친구는 절규
하듯 다른 길로 돌아가라며 연신 SOS를 갈겨댄다. 먹이사슬의 시작을 알리는 아침 해가
뜨고 일몰까지의 거리를 자로 잰다면 그 길이는 얼마나 될까? 눈금처럼 촘촘하게 박힌 스
케줄 간극을 지배하는 생각과 생각을 몸으로 전이하는 이동 경로, 게으름에 안주할 겨를도
없이 변화의 시간은 째깍째깍 돌아간다.
회사는 숨 돌릴 틈도 없다. 두뇌 집단들은 회사의 이익을 내기 위해 교묘한 비책들을 내
놓아야 한다. 사건과 문제는 연일 터지고 폭발물이나 만난 듯 지레 겁을 먹은 현지인 관리
자는 수습의 함정에서 탈출할 궁리에만 급급하다. 불꽃 튀기는 군림과 복종의 경계는 보이
지 않는 전쟁과 같다. 밀려날 수 없는 경쟁의 틈바구니, 사방이 매서운 눈초리로 울타리 처
진 격전장의 작은 피난처는 어디인가? 휴식이다. 돌아오라! 나에게 여가의 기회를. 폭주하는 주말 약속을 손꼽아 기다린다. 낯
선 열대의 나라에 집이라는 작은 형방에서 단 하루의 옥살이도 허락할 수 없다. 서둘러 휴 일을 예약한다. 낙오의 쓴맛은 참담하다. 이열치열의 원리를 진즉 터득한 적도의 사나이들! 골프에 목숨 건 일당들이 아침부터 카톡을 눌러댄다. 카톡! 카톡! 카카톡!
빈둥대다. 이 땅의 열기를 피하여 더 이상 숨을 곳은 없다.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하는 열 대의 음습한 더위가 뒤통수를 무겁게 한다. 공허한 외침도 괜찮아! 먼 거리의 장벽은 가정 의 수치일 뿐, 그래 빨리 어디론가 달아나자! 기왕이면 고국의 시원한 가을이면 더 좋겠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서 설악산 계곡에 올라 신선들이 놀던 폭포에 풍덩 빠지고 싶다. 눈을
감고 허우적대며 손끝에 잡히는 것은 공허한 물방울, 그것도 아니라면 독백 속에 빈둥대며 일탈된 좌절에서 숨어보랴! 에라잇! 틱틱거리며 혐오의 눈초리로 짜증을 부려보는 오기가
보약이 될 수도 있으리라.
몰(mall)에 가다. 태양의 포격으로 헐떡거리던 도로 위의 자동차, 몸 안에 차오르던 수
증기는 급기야 하늘을 날기도 전에 먼저 물방울이 되어 중력의 명령에 순응한다. 불기둥처
럼 뜨거운 ‘스나얀 플라자’ 회색 벽의 모퉁이, 열압에 피폭되어 그을린 아스팔트가 기
절한 빙어처럼 길 위에 파닥인다. 작은 산소통(승용차)에 몸을 가두고 이동의 순번을 기
다리며 근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스마트 폰의 밋밋한 얼굴을 문지른다. 작은 손끝에 놀
아나는 또 다른 세상의 문지방을 들락거리며 차창 밖 스타벅스의 팻말을 보고서야 인내의 고마움을 깨닫는다.
종유석 동굴처럼 서늘한 거대 갱도로 몰려드는 피서객들, 피서 즐길 사람들의 표정이 심상 치가 않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나가는 쇼핑몰, 기기묘묘한 종유석 아래 블랙커피로 늘 어진 눈의 초점을 끌어올리자 다시 맑아지는 시야! 열대의 도시는 태양 빛에 점령당한 채 미 완으로 늘어선 일상의 그림자가 회색 선을 그으며 길게 한낮을 지나가고 있다.
지난 2026년 5월 1일 오후 2시 22분(현지 시
각)경,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주 보고르군 동부 종
골 지역 상공에 눈을 의심케 하는 형형색색의 오
색구름이 출현했다. 약 30분간 이어진 이 장엄한
광경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환절기
대기 역학의 신비와 인류 역사적 상징성을 동시에
투영하며 현지 한인 사회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
을 받고 있다.
대류성 탑상적운과 태양광의 정밀한 조화, 과학적 실
체는 ‘채운’
당일 목격된 현상의 정식 기상학적 명칭은 ‘채
운(彩雲, Cloud Iridescence)’이다. 대기 과학
계에서는 이를 태양광이 구름 내부에 분포한 균
일한 크기의 미세한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를 통
과할 때 일어나는 빛의 회절 및 간섭현상의 정수
로 파악한다.
빛이 꺾이는 굴절과 반사로 인해 태양 반대편에
호(Arc) 형태로 나타나는 일반적인 무지개와 달
리, 채운은 태양과 가까운 각도(약 10도에서 40 도 이내)의 구름 가장자리에서 주로 관찰된다. 특
히 구름을 구성하는 입자의 직경이 10마이크로미
터(μm) 이하로 지극히 작고 그 크기가 균일해
야 하며, 뒤편의 태양광이 투과할 수 있을 만큼 구
름층이 얇아야만 파스텔톤의 선명한 회절광이 발 현된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 분석관 이
다(Ida)는 이번 현상에 대해 “당시 대기 하층의
열적 불안정으로 인해 급격히 발달하던 대류성 구
름인 ‘탑상적운(Towering Cumulus)’의 상단
부 수증기 입자가 태양광과 정밀하게 상호작용한
결과”라며, “성장 중인 구름이 무지갯빛 광원
일부를 가 가로막으면서 마치 구름 자체가 스스로
오색 빛을 방출하는 듯한 극적인 시각 효과가 연
출되었다”고 상세히 분석했다.
‘비의 도시’ 보고르의 지형적 특성과 환절기
(Pancaroba) 대기 역학
이번 희귀 현상이 보고르군 동부 지역을 중심 으로 관측된 배경에는 지역 특유의 기후 조건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비의 도시 (Kota Hujan)’라는 별칭을 가진 보고르는 연간 강수량이 풍부하고 습도가 높아 구름의 생성과 소
멸이 매우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지역이다.
특히 발생 시점인 5월 초는 인도네시아가 우기
에서 건기로 접어드는 전형적인 환절기에 해당한
다. 이 시기에는 지표면이 강한 태양열로 달구어지
면서 수직 방향의 강한 상승 기류가 형성되는데,
이때 상층에 만들어진 고적운이나 권적운의 연변
이 채운 형성의 완벽한 조건을 제공하게 된다.
BMKG 치테코(Citeko) 보고르 기상관측소의
파투리 샤바니(Fatuhri Syabani) 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현상은 순수한 대기 광학 현
상일 뿐,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형 태풍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의 전조 증상이 아니므로 안심해도 좋
다”고 확언했다. 실제로 채운 현상이 약 30분간
지속된 후 대기가 안정되면서, 해당 지역에는 기
온 강하와 함께 일시적인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기상학적 수순을 밟았다.
실록 속 역사적 기록에서 현대 사회적 순기능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채운은 오랜 역사 속에서 서
기가 서린 ‘상서로운 징조’이자 길조로 숭상받
았다.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
선왕조실록》에도 채운에 대한 조정의 관측 기
록이 정밀하게 보존되어 있다. 실록에서는 이를
‘오색 구름’ 또는 ‘채운’이라 일컬으며 성군
의 치세를 기리거나 국가의 중대한 경사를 예고하
는 천기로 해석했다. 당시 천문학을 담당하던 서
운관 사관들은 구름의 고도, 색채의 선명도, 출현
방향을 낱낱이 기록해 왕실에 보고할 정도로 이를
엄중히 다루었다.
인도네시아 전통 문화권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감을 자아낸다. 과거 서수
마트라주 파당(2023년)이나 요그야카르타 등지
에서 유사한 대기 광학 현상이 포착되었을 때도
현지 주민들은 이를 공동체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
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이번 보고르 종골과 센툴 시티, 클라파눙갈 일대
에서 발생한 채운은 현대 사회에서도 독특한 사회
적 현상을 유발했다. 종골 지역의 주요 간선도로인
재프라(Jalan Jeprah) 등지에서는 운행 중이던 차
량들이 경이로운 풍경을 담기 위해 일제히 서행하 거나 갓길에 정차하면서 잠시 교통 흐름이 정체되 는 등 소동이 일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
을 내려놓고 일제히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시민들 의 모습은 대기 오염과 기상 이변이 속출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연이 주는 정서적 위안과 공동체적 유
대감이라는 사회적 순기능을 보여주었다.
대자연은 가끔 인간이 구축한 도심의 하늘 위에 스스로 위대한 예술을 펼쳐 보이곤 한다. 열대 기 후의 역동성과 대기 과학의 신비, 그리고 수백 년
을 관통하는 역사의 숨결을 한 번에 담아낸 이번 보고르의 채운은 척박한 이국땅에서 치열하게 삶 을 일궈가는 한인 동포들에게 잠시 고개를 들어 하
늘의 축복을 감상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건넨다.
한인뉴스 편집국
s
취 미
부
자
열
정
고
수
엄마의 시간, 나를 다시 채우는 취미들
배수연 | 자카르타 거주
하루 중 나를 가장 깊이 마주하는 시간, 꽃과 나
삼남매의 엄마이자 유치원 교사. 요가와 골프, 꽃과 캔들을 통해 나를 회복하며, 그 경험을 나누
고 싶은 예비 요가 지도자.
나를 돌아보게 된 시간
코로나 시기, 아이들과 온종일 집에 머무는 시간
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
었다. 엄마인 나의 컨디션이 곧 집안 전체의 분위
기를 좌우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나를
위한 시간’이 간절해졌다.
처음에는 유튜브를 보며 간단한 요가 동작을 따
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작은 움직임이었지만 몸
이 조금씩 풀리자, 거짓말처럼 활력이 돌아왔다.
엄마의 컨디션은 집안의 공기를 바꾼다.
그때부터 하루 단 10분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
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시 간은 지친 일상에서 나를 회복시키는 가장 강력한
루틴이 되었다.
나를 다시 세운 시간, 요가
상황이 나아진 후 오프라인 수업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요가는 자연스럽게 일상의 일부가 되었
다. 어느덧 전문 지도자 과정인 YTT200까지 수
료하게 되었으니, 스스로도 놀랄 만큼 요가가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셈이다.
요가를 이어가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몸을 섬
세하게 이해하는 감각’이다. 핀차마유라아사나
나 스콜피온 같은 고난도 동작은 결코 쉽게 허락
되지 않았다. 수없이 실패하고 바닥으로 내려오기
를 반복해야 했다. 때로는 눈이 붓고 몸이 지칠 만
큼 고되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다.
조금씩 나아지는 몸이, 결국 마음의 궤적까지 바
꾼다.
몸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 졌다. 요가를 통해 단련된 유연성과 코어의 힘은
골프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주었다. 스윙은 한층
안정되었고 비거리도 눈에 띄게 늘었다. 형태는
달라도 몸의 중심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감각은 결
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핀차 / 스콜피온)>>>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를 지탱 해 줄 벽 하나면 그곳이 요가 스튜디 오가 된다
몸을 이해하면서 더 즐기게 된 또 하나의 취미 YTT 수료. 요가가 일상이 된 순간
가장 어여쁜 꽃은
가장 무거운 눈을 이겨내고 핀다
마음을 정리해 주는 캔들 작업.
손끝으로 빚은 향기
눈빛만 봐도 아는 당신과 나. 사랑은 홀인원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
몸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간 외에도, 나는 꽃
을 만지고 캔들을 만드는 고요한 시간을 사랑한
다. 꽃을 다듬고 향을 고르며 캔들을 만드는 과정
은, 번잡하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내면을
단정하게 정리해 준다.
움직임과 고요함, 그리고 공간을 채우는 향기까
지. 이 모든 취미는 결국 나를 온전히 회복시키는
나만의 처방전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교사로
서 숨 가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이제 이 시간들
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나를 지탱하는 중요한 버
팀목이 되었다.
앞으로는 이 소중한 경험을 타인과 나누고 싶다
는 꿈을 꾼다. 훗날 나이가 들면 실버타운의 어르
신들께 요가를 가르치며 함께 건강한 에너지를 나
누고 싶다. 누군가의 몸과 마음에 작은 활력을 불
어넣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나
를 움직이는 힘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
진 오늘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영국 큐가든 열대우림 온실에서 근사하게
자라던 몬스테라 알보
열두 달 식물칼럼 시즌 2 - 열 번째 이야기
너의 망설임(취약함)
이 언젠가 너만의 무늬(무기) 를
“어? 병이 들었나? 어디 아픈가?” 하고 한번
쯤 눈길을 주었을 식물이 있는가?
이를테면 잎이 하얀 식물들 말이다.
몬스테라 알보(Monstera deliciosa ‘Albo Variegata’)나 필로덴드론 화이트 프린세스, 무
늬종 안스리움 같은 식물들은 처음 봤을 때 누구 나 당황한다. 초록이어야 할 잎 가운데가 눈처럼 희었다. 어떤 잎은 절반이 완전히 하얗고, 어떤 잎 은 별자리처럼 점점이 무늬가 퍼져 있다. 사람들
은 그것을“무늬(variegation)”라고 부르며 가 치 있게 여긴다. 그래서 보통의 식물보다 훨씬 비
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식물학적으로 이렇게 잎이 하얗게 변하는 이유 는 꽤 다양하다. 유전이거나 돌연변이, 일부는 바 이러스, 환경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는다. 식물 잎
의 초록색은 엽록체 안의 엽록소 때문인데 무늬종 의 흰 부분은 세포들이 엽록소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식물들에겐 재밌는 특징이 있다. 어떤 잎들은 서너 번 흰색이 섞인 잎
으로 자라다 다시 완전한 초록으로 돌아가기도 하
고, 어떤 잎은 너무 하얘서 죽는다. 또 어떤 잎은 반반 아름답게 섞여 나오기도 한다. 매번 예측이
안 된다. 바로 그 “불안정성” 때문에 희귀성이
생기는 것이다. 몬스테라 알보(상위 사진)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 예 쁜 무늬가 계속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무늬종들의 잎은 일종의 결핍이다. 잎이 하얗다 는 점은 관상용으로 아름다울 수 있으나 동시에 치명적으로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무늬종
식물들은 일반 초록 잎들을 가진 식물보다 훨씬
더디게 자란다.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면적이 적으
니 성장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또한 흰 부분은
햇빛에도 쉽게 탄다. 벌레와 곰팡이에도 취약하
고, 온도 변화에도 예민하다. 그래서 무늬종 재배
자들은 빛의 양을 아주 섬세하게 조절한다. 직사
광선은 피하지만 충분한 산란광은 유지하고, 과습
도 건조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 식물들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돌봐야 하는 존재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식물들을 더 귀
하게 여긴다. 희귀하다는 이유로 가격은 몇 배, 몇
십 배까지 오른다. 실제로 2020년 전후 희귀 무
늬종 식물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급등하면서,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식물 시장에서는 몬
스테라 알보 같은 품종이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람들은 완전히 초록색
인 것보다 불완전하게 섞인 흰 무늬를 더 특별하 게 바라본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불완전하기 때문에.
얼마 전 소설가 김애란의 인터뷰를 보다가 찡하
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었다.
인간과 AI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가
내놓은 대답은 “망설임”이었다. 인간은 누군가
의 슬픔이나 고통 앞에서 쉽게 말을 끝맺지 못한 다. 한 번 더 고쳐 말하고, 침묵하고, 삼키고, 머뭇
거린다. 그 망설임 안에 인간다움이 있는 것 같다
는 말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식물도, 사람도, 아이도 결국 그 “망설이는 시
간” 속에서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 가는 거 아닐까?
아이가 열 살이 되었다. 아이가 태어나 200일
이 되었을 때 이곳에 왔으니 나의 인도네시아 삶
도 10년 차가 된 셈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진 습한 공기, 생소한 언어, 매일 오후 쏟아지
던 스콜, 마트에서 우유 하나 고르기도 어려웠고
한두 시간 차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었던 한국 의
사 선생님까지... 어느 하나 낯설지 않은 것이 없었
다. 잘하고 있는지, 자주 불안했고 여러 번 망설였 다. 그런데 그 망설임의 시간들이 쌓여 아이도 열 살, 나도 10년 차 엄마가 되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에 상처를 받는지, 어 떤 순간 눈을 반짝이는지 모른 채 매 순간 불안하 고 달라지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시기, 우리는 그 시간을 십대라고 부른다.
미완성인 채로 존재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시간, 실패해도 되는 시간, 계속 흔들려도 괜찮은 시간.
이 시간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며 동시에 가장 여린 시기이기도 하다. 어린 잎들은 돌돌 말
아 자신을 보호한 채 천천히 펼쳐진다. 십대도 그
런 시기가 아닐까. 끝까지 펼쳐지려 최선을 다해
애쓰는 시간.
십대 아이들이 이 무늬종이 내는 하얀 잎들 같
다는 생각을 한다. 연약한 흰 잎을 유지하기 위해, 엽록소 가득한 초록 어른 잎들보다 훨씬 많은 에
너지를 써야 하는 존재들이다. 어떤 아이는 금방
빛이 나고, 어떤 아이는 오래 걸린다. 어떤 아이는
지나치게 예민하며 어떤 아이는 남들보다 느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약함이 꼭 결핍만은 아닐지도 모
르겠다. 자기만의 무늬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까
지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망설일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나의 아이가, 십대가 된 아이들이
마음껏 신나게 망설였으면 좋겠다.
실패도 해보고, 부끄러움도 겪고, 스스로 초라
하다 느껴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미친 듯 부러워
해 보기도 하고, 사랑하고 미워해 보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속도와 모양을 찾기 위해 오래도록 헤매
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자신만의 무늬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귀하고 가치 있게!
취약함은 숨겨야 하는 결함이 아니다. 흰 잎을 가진 식
물들이 그러하듯 때로는 나의 가장 약한 부분이 그 존재 를 가장 특별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 영어: Standing Forward Bend / Intense Stretch Pose
- 한국어: 선 전굴 자세 (서서 앞으로 굽히기)
우타나사나에서 우리는 세상을 거꾸로 본다. 반전된 시야, 거꾸로 흐르는 혈류, 그리고 머
리를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보내는 행위.
동양의 전통에서‘머리를 숙인다’는 것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다. 그것은 자아를 내려놓 는 의식적 행위이며, 노자가 말한‘유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柔弱勝剛强)’의 몸적 표현이다. 뻣뻣한 몸은 저항하고, 부드러운 몸은 열린다. 요가 매트 위에서 우타나사나를 할 때, 우리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채 연습한다. 통제를 내려놓는 일, 그리고 중력의 흐
름에 몸을 맡기는 항복(surrender)의 지혜를.
2. 철학 및 에너지적 의미
머리를 심장보다 낮추는 이 자세는 힌두 전통의 프라니파타(Praṇipāta), 즉 ‘발 앞에 엎드
려 절하는 행위’와 맞닿아 있음. 이는 신 또는 스승 앞에서 자아(ego)를 완전히 내려놓
는 헌신의 몸짓임. 에너지학적으로는 하향하는 에너지인 아파나(Apāna)를 활성화하여 신
체의 정화와 비움을 도움.
3. 자세 지침 (Alignment)
- 진입: 발은 골반 너비로 벌리고 발끝은 정면을 향함.
- 핵심 원리: 척추를 둥글게 마는 것이 아니라, 고관절(hip flexion)을 먼저 접어 상체를 기울임.
- 수정 및 보완: 햄스트링이 짧다면 무릎을 살짝 구부리는 것이 원칙임. 무릎을 구부리더 라도 척추를 길게 유지할 수 있다면 올바른 자세임.
- 완성: 목에 힘을 완전히 빼고 머리의 무게가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도록 함.
4. 호흡과 수련 (Breath & Practice)
- 연결: 들이쉬며 척추를 길게 뻗고(아르다 우타나사나), 내쉬며 서서히 몸을 접음.
- 지속: 자세 유지 중에는 매 날숨마다 몸의 긴장을 조금씩 더 내려놓아 신체가 열리도록 유도함.
Yoga instructor, Michelle Yoga class <Hyaang, the Yoga>
술라웨시 바우바우의 찌아찌아족 마을
미국 미네소타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언어 캠프
'숲속의 호수'를 운영하는 주르 교수가 최근 킹 교
수와 함께 만해문예대상을 공동 수상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한국어와 문화를 세계로 확장시
켜 온 활동을 인정받았다. 주르 교수는 한인뉴스
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어 공부는 세계와 자신을
잇는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름마다 운영되는 '숲속의 호수(Sup Sogui
Hosu)'는 미국 미네소타주 베미지시에 위치한 세 계 유일의 몰입형 한국어 체험 캠프로 2014년부
터 스탠퍼드대 다프나 주르(Dafna Zur) 교수가
촌장을 맡고 있으며, 1999년 캐나다 브리티시컬
럼비아대 로스 킹 교수가 세운 작은 실험에서 출
발했다.
마을의 규칙은 단순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한국어만 써야 한다. 틀리
더라도 지적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문법적으로
완벽하게 말하려다 보면 말문이 막히니 "일단 내
뱉으라"는 용기를 북돋는다. 1~4주 캠프 동안 K
팝 댄스, 태권도, 부채춤, 서예 등 한국 문화 체험
이 끝나면 아이들은 간단한 한국어 문장을 쓰고 한
국어로 노래를 부른다. 교실 밖에서 경험을 통해
배운 한국어로 일상을 얘기하는 아이들에게 한국
은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된다.
이 특별한 이야기는 미국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인
도네시아에도 다양한 형태로 한글이 전파되고 있다.
한국어와 한글이
살아 숨 쉬는 마을들
1. 술라웨시
바우바우의 ‘찌아찌아족 마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바우바우에는 약
8만 명 규모의 찌아찌아족이 살고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문자 없이 구전 언어만 사용해 왔으나, 2009년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하면서 기록 언
어를 갖게 되었다. 2010년부터는 학교 교과서와
거리 간판, 관공서 문서에 한글이 쓰이기 시작했 고, 현재는 찌아찌아어 사전까지 출간되며 보존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자모
를 익히고, 어른들은 벽에 새겨진 글자를 손끝으
로 따라 읽으며 자신들의 언어가 글로 남는 경험
을 하고 있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공
동체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상징이 됐다.
2. 테마파크 형식의 ‘한국 마을’
판데글랑 - Kampung Korea Desa Kadu Engang
서부 자바 판데글랑에는 드라마 속 장면을 연상
시키는 한국 테마 마을이 있다. 한옥과 벚꽃길, 한
국식 다리, 호빗하우스 같은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으며, 저렴한 입장료와 한복 대여 서비스로 젊
은 층 사이에서 인기다.
반둥 - Little Seoul
반둥에는 ‘리틀 서울’이 자리한다. 네온사인
과 한글 간판, 한국식 카페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
어 마치 서울의 거리를 축소해 옮겨놓은 듯하다.
방문객들은 삼겹살, 짜장면, 순두부찌개 같은 한
국 음식을 맛보며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긴다.
타식말라야 - Karang Resik | Malaya Park
타식말라야의 테마파크는 북촌 한옥마을을 본뜬
한옥 단지를 중심으로 한국 정원, 한글 간판, 케이
팝 거리를 조성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
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케디리 - Korea Fantasy
케디리의 ‘코리아 판타지’는 벚꽃길과 전통
건물 모형으로 꾸며졌다.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
을 수 있는 공간이 특히 인기를 끌며 주말마다 가
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빈다.
말랑 - Flora Wisata San Terra
말랑의 고원 지역에 자리한 이곳은 꽃 정원과 다
양한 외국풍 건축물이 어우러진 테마파크다. 한
국식 건물과 미니어처가 방문객들에게 ‘작은 한
국’을 체험하게 한다.
하라우 - Harau (West Sumatra)
수마트라의 하라우 계곡은 자연 속에 한국 테마
구역을 조성해 빨간 다리와 벚꽃 장식, 한국풍 건
물이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입장료가 저렴해 부
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미네소타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 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 한국어 가 문화를 잇고 일상을 함께하는 매개로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주말 동안 가족과 함께 인
도네시아 곳곳에 스며든 한국 문화의 흔적을 찾아
보길 바란다.
한인뉴스 편집국
반둥 - Little Seoul
케디리 - Korea Fantasy
판데글랑 - Kampung Korea Desa Kadu Engang
말랑 - Flora Wisata San Terra
인도네시아법 해설(358회)
형사소송법(Kitab Undang-Undang Hukum Acara Pidana/KUHAP)(3)
지난 호에 이어
4. 수사 (Penyidikan)
4.1. 수사관의 직무
4.1.1. 수사 목적으로 특정인을 피의자·증인으 로 지정하지 않고 범죄 정보 수집을 위해 당사자 를 소환하거나 방문할 수 있음.
4.1.2. 공소검사와 협력하여 타 피의자의 범죄 사 실 규명을 돕는 ‘검찰 측 특별증인(Saksi Mahkota)’을 지정할 수 있으며, 이를 조서에 기록 해야 함.
4.1.3. 공소검사와 협력하여 피의자의 유죄 인정 진술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를 조서에 기록해 야 함.
4.2. 고발 의무
4.2.1. 범죄 공모 사실을 인지한 사람은 누구든지
즉시 수사관이나 내사관에게 고발할 의무가 있음.
4.2.2. 서면 고소·고발장에는 고소인·고발인이
직접 서명해야 하며, 구두 고소·고발은 수사관이
기록 후 당사자와 수사·내사관이 함께 서명함.
4.2.3. 고소인·고발인이 문맹인 경우 그 사실을 명시해야 하며, 고소·고발을 접수한 수사·내사
관은 접수증을 즉시 발부해야 함.
4.2.4. 고소·고발 접수 후 14일 이내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해당 수사관의 상급자나 감독기관 에 고발할 수 있음.
4.2.5. 직무 수행 중 법령이나 윤리강령을 유탈· 위반한 수사·내사관에게는 규정에 따라 행정·
윤리·형사 제재를 할 수 있음.
4.3. 수사 중단
4.3.1. 수사 중단 시 1일 이내에 검찰, 피해자, 피 의자 또는 그 가족에게 수사 중단 사실을 통지해 야 함. (단, 검찰청, 부정부패척결위원회(KPK), 해군 수사관에게는 본 통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 음)
4.3.2. 수사 중단 가능 사유: ①증거 불충분 ②비
범죄 행위 ③법률상 수사 불가 ④동일 사건에 대
한 법원의 확정판결 있음 ⑤공소시효 소멸 ⑥피의
자 사망 ⑦형사 고소 취하 ⑧회복적 사법 메커니
즘을 통한 해결 ⑨제2급 벌금형 범죄의 최고 벌금
납부 ⑩최장 1년 이하 징역 또는 제3급 벌금형 범
죄에 대한 제4급 벌금 납부.
4.3.3. 민간인 공무원 수사관(PPNS) 또는 특별
수사관이 수사를 중단하는 경우, 수사 종결 과정
에 국가 경찰수사관을 참관시켜야 함.
4.4. 수사 병합 혹은 수사 분리
수사관은 수사의 편의를 위하여 사건을 병합하거
나 분리할 수 있음.
4.5. 소환 및 출두 의무
4.5.1. 수사관은 피의자 및 증인을 신문하기 위
해 소환할 권한이 있으며, 합리적 기간을 고려하
여 사유를 명시한 유효한 소환장을 발부해야 함.
4.5.2. 소환장을 받은 피의자·증인은 출두 의무
가 있으며, 불응 시 재소환하거나 관련 공무원에 게 구인(동행) 협조를 요청할 수 있음.
4.5.3. 불출석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제시하거나
고의로 조사를 회피하는 경우, 수사관은 별도 소
환 없이 대상자가 있는 장소를 직접 방문하여 수
사할 수 있음.
4.6. 기소 의무 ※ 기소: 검사가 범죄 혐의가 있는 사건의 재판을
법원에 요청하는 행위임.
수사 중단의 유효성 심사 청구가 지방법원에 접수
되어 ‘수사 중단 무효’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 검찰은 피의자를 기소할 의무가 있음.
4.7. 녹화
4.7.1. 범죄 혐의자 조사는 전 과정에 걸쳐 CCTV
카메라로 녹화하며, 수사·기소 단계 및 변호인·
판사의 요청에 따른 법정 심문도 녹화 대상임.
4.7.2. 감시카메라 녹화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한
사항은 정부령으로 제정함.
변호사 . 관재사 | YSM & PARTNERS yisngmin@gmail.com
4.8. 변호인 혹은 법률지원 단체의 도움을 받을 권리
4.8.1. 신문 시작 전 피의자에게 변호사나 법률지 원 단체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해야 하며, 신문 과정에는 변호인 등이 반드시 입회함.
4.8.2. 수사관이 위협이나 함정 유도질문을 하는 경우 변호인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의 제 기 내용은 신문조서에 기록해야 함.
4.9. 증인 신문
4.9.1. 법정 불출석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선 서 없이 신문하며, 개별 신문을 원칙으로 하되 필
요시 대질 신문할 수 있음.
4.9.2. 증인은 타인의 압력이나 어떠한 형태의 강
요도 없는 상태에서 사실대로 진술해야 함.
4.10. 피의자의 권리
4.10.1. 피의자는 수사 단계에서 진술 전 자신의 권리를 사전에 설명받을 권리가 있으며, 수사관 은 피의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조서에 기록해 야 함.
4.10.2. 인도네시아어 미구사자에게는 통역사를 준비해야 하며, 해당 신문조서에는 통역사가 서명 하여 사건 파일에 첨부해야 함.
4.10.3. 장애인 피의자의 경우 수어통역사 및 장 애 유형에 적합한 동반자를 포함하여 특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함.
4.11. 신문조서
4.11.1. 수사관은 피의자가 신청한 증인을 신문하 고 그 진술을 신문조서에 기록해야 함.
4.11.2. 피의자·증인의 진술 조서는 수사관과 당 사자가 내용을 읽고 이해한 후 서명해야 하며, 문 맹인 경우 읽어준 후 지장 날인함.
4.11.3. 당사자가 서명이나 지장 날인을 거부하
는 경우, 수사관은 그 사유를 명시하여
자카르타
자카르타 남부 멘뗑 달람(Menteng Dalam)
지역의 ‘Lapak MT New Pomcas’는 주말
마다 수많은 애호가가 운집하는 메르파티 콜롱
(Merpati Kolong) 비둘기 경주의 핵심 거점이
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성행하는 메르파티 콜롱
은 수억 루피아 규모의 상금이 걸린 대회로 치러
지는 등 체계적인 스포츠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재인도네시아한인회 사무실 골목에서 만난 조
련사 ‘미스터 부룽’은 오토바이에 비둘기 두 마
리를 태우고 이동하며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체계
적인 비행 훈련을 수행하고 있었다. 훈련용 비둘
기 발목에는 개체 식별을 위한 숫자가 기재된 발
찌가 채워져 있었다. 그는 조련사의 신호 체계와
비둘기의 반응 속도를 일치시키는 교감 훈련이 승
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비둘기의 폭발적인 비
행 추진력과 정확한 제동을 위해 고단백 곡물 사
료 배합은 물론, 일별 비행 기록과 기상 조건을 고
려한 과학적인 식단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경기는 지상에 배치된 암컷 비둘기를 표적으로
삼아 상공의 수컷 비둘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
행한다. 수컷 비둘기는 조련사의 신호를 인지하는
즉시 상공에서 급강하하며 지정된 사각형 틀인 콜
롱을 통과해야 한다. 심사 위원단은 비행 경로의
궤적, 급강하 시의 각도와 속도, 최종 착지 지점의
정확성을 바탕으로 점수를 산정한다.
메르파티 콜롱은 주로 주말을 중심으로 지역별
‘라팍’에서 상시 개최된다. 공식적인 연령 제
한은 없으나, 대회의 성격에 따라 참가 신청 절차
가 다르며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이 커뮤니 티 활동의 일환으로 참여할 수 있다. 거액의 상금
이 걸린 전문 대회는 팀 단위로 참가하거나 등록
된 애호가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현
지 비둘기 애호가 커뮤니티에서는 “이곳의 훈련
시설은 비둘기의 급강하 궤적을 교정하기에 최적 화되어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메르파티 콜롱의 인기는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지 역할과 평화, 사랑, 조화를 상징하는 전통적 가
치에서 기인한다. 우승 비둘기의 몸값이 수십억
루피아에 달할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크고, 비둘
기의 능력을 조련사의 기술로 완성해내는 과정에 서 조련사들이 큰 성취감을 얻는 점도 인기의 주 요 원인이다.
인도네시아에는 비둘기 경주 외에도 ‘새 노래 경연’이 유명하다. 이는 새의 울음소리, 깃털 상 태, 움직임을 기준으로 심사하며 자바 왕실 전통 에서 비롯되어 오늘날 수백만 가구가 즐기는 거대
산업으로 발전했다. 인기 품종인 화이트 럼프 샤
마(White-rumped Shama) 등이 대형 경기장에
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Lapak MT New Pomcas는 미스터 부룽과 같 은 조련사들이 비둘기의 비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량을 교정하는 실전 무대다. 짧은 인터뷰를 마
치고 다시 비둘기를 태운 채 훈련장으로 향하는 미스터 부룽의 뒷모습에서 10jt 상금을 향한 뜨거 운 집념이 느껴졌다.
한인뉴스 편집국
김문수 PT. QUTY KARUNIA
김민규 PT. WOORI CONSULTING
PT. BANK IBK INDONESIA TBK
23 부회장 이승수 PT. SINYOUNG ABADI
24 부회장 이주환 PT. BANK NATIONALNOBU TBK 75,000,000
25 부회장 정용완 PT. HUNG A INDONESIA 75,000,000
26 부회장 최재혁 PT. HILON INDONESIA
27 부회장 최지훈 PT. TIGA WIJAYA SUKSES
28 부회장 최태립 PT. INTERNATIONAL TOTAL SERVICE & LOGISTICS(ITL) 75,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