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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 I Breathe Poetry #4, Spring. 2021

Page 1

HKNU Design Poetry Our Story


Han Yujin

Kim hyeona

Kim Jiwoon

Kim Juhyeon


Breathing in Poetry

고유의 기록 : 덮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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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


그는 내 맘속에

’f ’f 빛나는 수많은 ’f별들을 이루고 있다 ’f

’f

’f

아무런 말도 표현도 못 한다 오히려 그렇기에 좋다

;;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텅 빈 방안에

변함없는 모습으로 언제나 반겨준다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은 눈이 부셨고

나의 사랑, 나의 전부가 되었다 찬바람이 조금씩 들어오는 창틀 사이 눈을 감고 손을 내밀어본다 날 두고 떠나진 않을까

?? 늘 두렵다 한동안

침묵이 시간을 지배한다

9%

오늘도 난 그의 품속에서 잠들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14


강지인

“이불”

15


익숙함에 속아 보지 못했던,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런 것들 어느 날,

Q +¨1 다가와 나에게 낯섦으로

내 마음을 쥐고 마구 흔들었다

그동안 모른 채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눈을 통해 들어와

! 0j

33 0V 0V 뇌를 마구 쥐어뜯었다

작년부터 있던 길가에 튤립도 언제부터 있던지 모를

나뭇잎에 매달린 열매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나를 좀 봐달라며

나는 언제나 여기 있었다며 누군가의 시선이 머물기를 기다렸던 것일까 또 다른 눈이다

Q +¨ 낯섦에만 뜨이는 눈

나를 흔드는 것들을 다시 보자

익숙함이 소중함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제 나는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16


장서영

“이인증”

17


너를 이해한다

지독하게 들은 그 말이지만 날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이해시키고자 했다

?1R:

너무나도 부끄럽고 괴로우나 말해야 했다

?˘ ?˘ 큰 두려움을 가진 고래가 날 삼켜도

1b

용기를 내야 했다

난 그들보다 더욱 소중한

내가 없는 이 세상은 존재하지 않았고 상처를 많이 받아 고독해진 내 존재가 나에게 더욱 이해한다며 ,.소리쳤다 $N 행복은 나의 선택이며

7

힘 빠진 손을 쥐는 것도 나의 선택이다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사람은

내가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다.

18


전주언

“이해”

19


세상에서 가장 견고하지만

>Z

=fi 한순간에 파편이 되는 첨예한 것 세상에서 가장 따스하지만

-~?˘4b6

한순간에 무엇보다 시려지는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데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20


이승미

“인간관계”

21


그날의 날씨

함께 이야기했던 내용 계속 걷는 산책로 허기짐과 웃음

그리고 한강의 &” 반짝거림$^ 작은 탄식들까지

4

우리는

소중했던 그때를

언제까지나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을까

영원히 가지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이렇게 글이라도 적어본다

-# 신기루처럼 사라지더라도 흔적을 남겨놓아

228? f 2& ,”2*.수 있게 자취라도 느낄

22


임유진

“일기”

23


원래도 꽃을 좋아라하지만

요즘 들어 길가의 이름 모를 꽃에도 눈과 마음이 가곤 합니다 며칠 전 프리지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까요?

,”,”? 수수한 향과 색들의 꽃보다

화려한 것들에 끌린다고 여겼는데

며칠 전 우연히 들른 향초 가게에서 단번에 나의 향수를 마주쳤습니다

어릴 적부터 베란다에서 느끼곤 했던 나의 향수, 나의 자스민.

그 길로 저는 양손에 가족의 향기를

담뿍 *o *o 쥐고 돌아왔습니다

어느덧 나의 작은방 한켠에 자리 잡은 나의 가족, 나의 자스민.

24


이승미

“자스민”

25


너의 곱슬한 머리도 분홍빛 피부도 까만 눈동자도

동그랗고 커다란 코도

%JV¢ 내가 사랑하는 너의 모습이다 모두 너의 냄새까지

알면서도 바보같이 실수하는 모습까지 내가 좋다 치근대는 행동까지

“1œ %J-W +N?3?œ6 “1œ %J-W 모두 내가 +N?3?œ6 사랑하는 너의 모습이다 너보다 못난 나여도

네가 내 옆에서 행복하다면 다리가 저려와 아파도

너의 무게에 어깨가 아파도

너를 위해 기꺼이 내 옆을 내어줄테니 아무 걱정 없이

0V? 내 옆에서 2B 잠들어라

26


이진아

“자장가”

27


모두가 잠드는 조용한 밤

마지막 가로등이 켜집니다

~ 6 &˘ 하늘이 검게 % 물드는 밤 ^ ’§ j 눈앞의 불을 꺼봅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어둠에서

한치앞도 볼 수 없는 적막한 어둠에서

나는 나의 오랜’9 벗을 만납니다 기나긴 밤, 그와 나의 이야기는 어둠 속 빛나는 달을 만들고 달빛 아래 초목들을 밝히어

청록빛의 푸르름을 만듭니다 어느새 달은 지고

2‡ j 마지막 가로등도 ^꺼져갑니다

28


신국현

“작(昨)몽”

29


너의 눈에 내가 보여

맑은 시냇물에 비춰진 것처럼

ø?œ.깨끗하게 보여 너무나도 <˛%’?œ 투명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사라졌어 휘어진 너의 두 눈 안으로

내가 사라졌어 &” 2 6 너의 초승달에 밤도 아닌데 반짝이는

4

나는 잠식 돼 버리고 말았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입꼬리가 올라가서

날 계속 꺼내주지 않는거야 그런데 있잖아,

거기 날 영영 두어도 좋을 것 같아 그 곳에서만 존재한다해도 우주를 걷는 것만 같이

’’ 6˚ 한없이 ’’ 벅차오르는 6˚0˘ 걸

$ 6

날 오래 머무르게 해줘

영영 거기서 머무르게 해줘

30


김지운

“작은우주”

31


&º1 시간이 내 V 뱉은 푸른 숨결 아무도

본 적 없는 숲 마냥 푸르다 닿으면

변해버릴까

내쉬는 마음마저

3--F? 조심스럽다

당신께 보낸 푸른 숨결이

머물다 갈 수 있게 오늘도

붉은 마음을

&¢0VZ 밀어낸다

32


배장민

“잔야(殘夜)”

33


너와의 식사에서는

바질 향이 나는 것 같다.

@G

우리 중 누구도

바질을 먹지 않았는데도.

낯설지만 향긋한 바질 향으로

@G

기억되는 너와의 식사에는 어색한 웃음이 있었다.

그 어색한 웃음 속에 가려진

설레이는 마음을 너는 알고 있었을까. 우리가 애매하게 닿을 듯한 거리에

서있었을 때, 나는 딸기향을 맡았다.

@G @G

상큼하지만 달콤한 딸기향은

너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너의 향기는

@G

언제나 약하고 부드러웠다.

진하지 않은 너의 향기처럼

@G

너 또한 진하게 남아있지 않고 날아가 버렸다.

나에게 남은 건 너의 잔향뿐

34


심지혜

“잔향”

35


잠이 오지 않는다 아까 마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2 때문일까 잘 시간을 놓친 탓 %2 때문일까

어제 너무 많이 잔 탓 %2 때문일까 잠이 오지 않는다

잠아, 너는 참 모순적이야

네가 오면 안될 땐 네가 오고 네가 와야 할 땐 네가 안오네 밤에 네가 오면 반갑고

아침에 네가 오면 반갑지가 않아 심심할 때 네가 오면 나는 너와 함께 하고

할 일이 많을 때 네가 오면 네가 참 밉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잠아, 네가 오면 반갑게 맞이할게 얼른 나에게 와 주겠니

0˘: 0˘:»1 »1 같은 날엔 오늘 0˘: 0˘:»1 »1 같은 밤엔 오늘

오지 않는 네가 네가 참 그립다

36


정현진

“잠이 오지 않는 밤”

37


그 꽃을 본 그 날도

나는 똑같은 하루를 지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 매일 같은 장소에서 하루를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힘든 순간이 찾아와 고개를 든 순간에

달빛에 반사되어 아름답게 보이는 꽃이 하나 있었습니다.

절벽에 핀 그 꽃은 너무 아름다워 넋을 놓았습니다.

그날부터 나의 하루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내 손을 쭉 뻗으면 닿을 듯 안 닿을 듯

그런 이름 모를 꽃을 항상 찾아갑니다. 저녁마다 아름답게 피어있는 그 꽃은 강해보이지만

바람 하나에 소나기 하나에도 금방 시들거 같은 여린 꽃 혹시나 누가 그 꽃을 볼까 JJ $_jj 항상 마음 떨립니다.

그럼에도 감히 내가 그 꽃을 가져갈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그 꽃을 가질 수 있다 한들 어찌할까요. 내가 상처를 주고

금방 시들거 같아 겁이 납니다. 절벽에 핀 그 꽃은

그저 아름답게 피어있고 나는 바라만 봅니다. 절벽에 핀 그 꽃은

그저 아름답게 피어있고

나는 바라만 봐도 행복합니다. 38


김건우

“절벽에 핀 그 꽃은 나는 가질 수 없네”

39


깜깜한 밤

어둠과 내려앉은 눈꺼풀 )s jj )s 꿈뻑꿈뻑

jj

눈의 무게가 더해질 때쯤 Z ’’ ’’ Z 꾸벅꾸벅

Z Z

떨궈지는 고개

이 때다 싶어 밀려오는 나른함에 휘청휘청 잠결에

한 번 쿵 하고 번쩍 든다.

::

먼동이 트는 새벽빛

꿈의 느낌이 멀어질 때쯤 아침 해 떠오르고

빈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에 ) ) 깜빡깜빡

언제 그랬냐는 듯 달아난다.

40


한유진

“졸음”

41


우리집 내방 한 쪽 벽에는 테이프로 고정시켜놓은 종이 한 장이 붙어있다

테이프의 작은 도움 하나만으로 종이가 벽에서 떨어진다 천천히

A”B$N% 휘날리며 A”B$N% 너는 떨어졌다

마치 그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여유롭게

(@+?œ2 (@+?œ2 비행하듯이 나에게는 도움이

너에게는 압박이 되었구나 그런줄도 모르고 나는

무거운 압박에서 겨우 벗어난 너를 자유를 만끽하는 너를

너를 다시 어둠으로 몰았구나 이제 나는

너에게 빛을 주려 한다

다시는 어둠이 찾아오지 않도록 너를 놓아주려 한다

이제는 221´#, 자유롭게 221´#,.+V/ .+V/¢¢$$살아가기를

42


정현진

“종이”

43


6 돈에 5t 쫓기는 것도 서러운데 5tJ+R 산다 시간에도 쫓겨

하루 동안 쓰는 시간들도 쪼개어 쓰는데

인생도 쪼개 써야 한다. 우리는 왜 청춘인데

+V/0살아야 할까 이렇게 5tJ 쫓겨

해 주는 거 하나 없는 사람들이

자꾸만 해내야 하는 커트라인을 그어준다

지금의 시간에서 해야 되는 것들

때문에 하고 싶은 것들은 미뤄진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현실에서 도망치는 사람이 된다.

자신이 진정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해준 프레임이다.

이뤄놓은 것 하나 없는 사람은 꿈만 꿔야 하는 세상.

이뤄놓은 것 하나 정도만 있는 사람들이 정해준 규칙.

44


백보람

“쫓겨사는 인생”

45


너와 내 시간은

왜 다르게 흘러갈까 너의 말과 행동을

왜 이해해주지 못할까 Aœ Aœ ? ¢ 66 빠르게 흘러가는

저 시간을 잡아보려 해도 너의 의미를 알아내려 해도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이런 나를 원망해도 좋다 미워해도 좋다 하지만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너의 눈을

보고 있으면 너의 몸짓을 보고있으면

너를 다 알고 있다는

6¸£1 ?œ? 하곤 한다 착각을 V %J모든 6¸£2 착각이 내

네가 될 수 있길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46


최윤화

“착각”

47


너는 항상 소나기처럼 기별도 없이 내렸다가

B: 6 안녕도 없이 떠나는구나 젖어버린 땅의 크기를 몰랐을테지 고개를 떨구어 바라보지 않으면

마알간 하늘에 가리어 버렸을테니 작은 빗방울이 어찌 그리 0˘ $ 6 4b 척척하게 차오르는지 6˚

그 무게를 나 또한 몰랐으니 어리석은 나는 또

마르지 않은 마음을 흔들며 그 하늘에 기대보는구나

적셔질 땅 위를 걸어보는구나 가랑비라도 좋으니

7; 없이 0h 찾아와 기척 ,.소리 $N없이 0h 그치길

48


최혜민

“찰나의 기다림”

49


찬바람을 머금은 너는 따듯하게 내리운다

텁텁한 더움이 너를 볼까 손으로 애써 가리운다

하이얀 설렘은

먹먹하게 다가오며

가리지 못한 온기는 뿌연 방울을 만든다 나부끼는 마음을 조각내어 날리며

지나가지 못한 계절을 보내운다

색바란 나뭇잎 위로

너는 티없이 내린다 아득히 멀리서

찬바람이 불어온다

50


배장민

“첫눈”

51


이 추운밤

모두가 끌어 안고

잠들어도 모자를 밤 내옆엔 내게 등 돌리며 누구보다 추운밤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덜 춥게 안아 주는 것 뿐

0/V 서로 Œ ?+?+ 끌어 안고 추운 밤을

버티다 보면 따스한 아침이 올텐데 오늘 밤은 이불을 꼭 끌어안고 잔다

-F? 너에겐 -F? 따스한 아침이 왔을까 너무 추운 밤이다

52


박태준

“추운밤”

53


순간을 포착한다는건 마법과 같다,

0W@ ,”0h6 기억할 수 없는 순간을 저장하는 마법의 주문 6 찰칵

9

소중한 것을 잊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자 저주이다. 나는 저주받았다.

내가 저주받았음을 깨닫고, 물 속 깊이 사라져버린

나의 소중한 것들을 떠올렸다.

일렁이기만 하는 나의 것들을 보며 이를 악물고 나는 주문을 외운다

54


류승희

“카메라”

55


맑디맑은 강에 손목이 잠길 때쯤 담가보면 스쳐 가는 보석들 정신없이 쓸어 담다 유난히 새빠알간 루비 #(&”4b반지 ?œ: 하나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처럼 마치 자신을

끼워 맞추라는 듯 그렇게 너는 내 안에 들어왔으니 푸르른 잎은

노을을 맞아 땅의 이불이 되고 너를 품어 가을을 키울 거야

56


한수민

“태몽”

57


너의 커다란 마음을

나에게만 향하던 너의 시선을 나로만 가득 차 있던 너를 내가 잠시 잊었는지 몰라

다른 곳만 바라보던 나의 모습에 끝없는 기다림에 결국 너는

BB3¢(준비를 마치고 떠날 출발해버렸구나 그런 너를

뒤늦게 발견한 나는 급하게 잡아보려다

결국 넘어지고 말았어 넘어짐의 아픔보다

“$ 57 놓쳤다는 너를 그 사실이

부끄러움보다

진작 알아차리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미워서 이젠 내가 기다려 보려 해 하나씩 되돌아올 너의 마음을 너의 시선을 너를

58


최윤화

“터미널”

59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차가운 우주속에서 토룡은 움직인다

죽음만이 존재했던 공간에 숨길을 만들고

핏줄을 만들어낸다 비로소 ,˚숨을 내쉬면서

생명을 품어내기 시작한다 용은 더 깊은곳으로

8: 모습을 †감춘다

아무도 용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것이 남긴 생명만이

흔적만이 남을 뿐이다 A2£ 그렇게 그들은 사라지고

그들을 탄생시켰다

60


현승욱

“토룡”

61


날카로운 칼날이 흐르는 계절이 지나 따스한 손길이

나를 감싸는 계절이 왔다 솜털같이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길을 걷다 만난 화려한 무리들 안녕,

너네는 무슨 비밀 얘기를 하길래 그렇게 다들 모여있니 사이좋은 꽃잎들

내 질문은 들은채도 않고

자기네들끼리 비밀 얘기하기 바쁘네 사이좋던 꽃잎들

날이 더워지면 다들 싸웠는지 서로를 멀리하네

나는 너네가 비밀얘기 할 때가 제일 좋아

나한테 말 안해줘도 되니까

사이좋게 비밀얘기 해주면 안될까 다들 멀어지지 말고

62


정현진

“튤립”

63


방바닥에 누워 문 틈사이로 수많은 =j 발자국을 관찰한다

발자국은 바삐 움직이며 누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지, 내기할래?

잘 닦인 트랙은 반짝거려

=j 틈새로 새어 나온다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구나 싶어서 뻐근한 목덜미만 만져대다 누가 저 허름한 나무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

4j?? ’’ 소리를 4j 질러본다 나는 아직도

출발선 뒤에 서 있다

64


한수민

“트랙”

65


나를 잡아주던 너의 손

그 손이 따뜻해 빨강으로 물들었어

오늘은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던 너 내 손은 파랑으로 가득차

마음까지 파랗게 물들어 버렸어 내 옆을 채워주던 너의 자리 그 옆자리가 든든해 노랑으로 채워졌어

오늘은 옆자리에 함께하지 않은 너 내 의자는 파랑이 스며들어

마음까지 파랗게 물들어 버렸어 나와 함께하던 행동

너는 나랑 파랑으로 물들여

66


한서현

“파랑”

67


이제야 겨울이 찾아왔는데 내 패딩은 어디갔을까 따뜻한 봄

무더운 여름

선선한 가을까지

항상 내 장롱 깊숙히

자리를 지켰던 내 패딩 봄, 여름, 가을 간편하게 나설 수 있던 문을

이젠 무거운 패딩없인 나갈 수 없어

항상 내 장롱 깊숙히 날 기다렸던 내 패딩 내가 꼭 찾아줄게

68


박태준

“패딩”

69


한글자 한글자

[꾹 [꾹

눌러쓴 글자들을 보고있노라면 내 마음속에도 한글자 한글자

마음속 깊이 새겨진다

[꾹 [꾹

이젠 나혼자 소중히 여기는 한글자 한글자

최선을 다 해 지운다

[꾹 [꾹

70


박태준

“편지”

71


가만히 앉아 귀를 귀울이면

바닷 소리가 작은 모래알 속을 스치며 밀려오고 ) 깜빡이던 다리 밑에 일렁이던 하얀 꽃잎들이

여러 사람 웃음 소리를 타며 향그럽게 스며온다

그 향그러움은 그리운 바닷 내음을

감싸며 우리 할머니 고운 손 끝으로 전해온다

그 내음은 해가 뉘엿 질 때

할머니의 고운 손 끝을 타고

내 입 속을 감돌며 짠 맛을 풍긴다 다시 일어서면

+N? 4j 내 애잔한 감각이. 사라질

72


전주언

“평해(平海)”

73


오늘의 @ 할2 일을 다 못한 채 잠자리에 든다

이것부터 했어야 했는데

아. 그것도 했어야 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성급하게 달려오는 생각은 이내 잠을 쫓아내 버렸네 아. 잠은 들 수 있을까

별별 기억과 생각의 폭포수는 자기를 봐 달라고 아우성 냉장고의 울음소리

윗집 아저씨 발걸음이

$ // $N 귓가에서 끝없이 $메아리친다 아. 자지 말걸 그랬나

8

그렇게 아침이 마중 나와 있다

74


이명재

“할 일”

75


당신이 조금 덜 예뻤다면

나는 지금 당신을 잊었을까 내 기억 속 당신이

/$&1n+ 언제나 6˛?? 찬란하고 아름다워서 그모습을 못 잊어

아직 당신 안에서 헤엄치며 밤마다 그리워하는지

헤엄치는 나의 손 짓 하나, 발 짓 하나 모든것의 목적지는 당신이다

2% 0V¢ 6 매일밤 당신 안에서 나를 잃어가는데 2% 6 4bf 모르는 채 무엇을 잃는지도 나를 찾아달라며 밤마다 밤마다

또 당신을 찾는다

76


이진아

“할머니”

77


-0j 싫었다

내 자신이 내 얼굴이 내 머리가 내 마음이

모든 게 -0j 싫었다

-0j 싫었다

일도 못 하는

공부도 못하는

어울리지도 못하는 아무것도 못 하는

-0j 그게 싫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까만 기운이

내 마음을 집어삼킨다 내 마음은

벗어나지 못했다

모든 것을 옥죄었다. 지난 삶의 기록을 되짚는다 어떻게 이겨냈던지

목록 속 하나를 어물쩡 해본다

78


이명재

“혐오”

79


시원하고 산뜻한

공기를 들이 마신 듯이

$j -

2

파랗다 못해 눈이 부시다 자유로운 바람에 몸을 맡긴 듯이

깃털처럼 가볍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늘의 연장선처럼

넓고 곧게 뻗어져 있다

6˚66˚˚ 투명함이 6˚ 차곡차곡 쌓여

농도 짙은 푸름이 (8 비친다 손끝에 감각이 무뎌질 정도로 차갑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서늘하다

깜깜한 어둠 속을 닮아

정적을 깨기 두려울 정도로 고요하다 때로는 따뜻하며 때로는 차갑다

80


김예원

“Blue”

81


/£/$&? 씁쓰름한 추억을 녹인 커피 한 잔. 사라지지 못한 응어리가 덧 발린 토스트.

4~¶4 마르고 마른 눈물 같이 짜디짠 베이컨 두어 조각. 먹는다.

먹어치운다. 다만 차가운 응시로,

오래도록 감기지 못할

피로한 두 눈과 코와 입으로. 마시고, 씹고, 삼킨다. 이 마을에서

저기 개울 너머의 작은 마을까지 아침을 배달해 준다는 소년은 부지런히도 내게

비극의 (1œ$} 맛을 알려주고,

나는 부서지기 쉬운 시간의 쪼가리를 씹어대며 끊임없이 삼킨다. 소화시킨다.

누군가의 비애를 /0V 씹어 넘긴다. 그러니까 이것은,

지나간 티비스타의 지나치게 사적인 매일이자,

이 작은 마을의 오랜 아침 관습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82


임단비

“fragile breakfast”

83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고싶다. 우리는 왜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하며 살아야할까 하기 싫은 건 하고 싶지 않다.

Z0Z0 억지로 꾸역꾸역 해내다보면 어느새 어른들처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있다. 해야할 일을 하며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버린 것이

좋아하는 것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한 나의 잘못일까

작은 나에게 무서움과 두려움이란

%+1b

?˘1b

감정을 알려준 누군가의 잘못일까 이제서야

무서움과 두려움의 소리를 걷어내고 목소리를 낼 용기가 생겼나 했는데,

지금 나는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나조차 속이고 있는 나의 잘못일까 작은 나에게 무서움과 두려움이란 감정을 알려준 누군가의 잘못일까

84


류승희

“Swear”

85


달콤하고 설레는 포근한 향기

너를 만나기까지 작은 노력들을 했다. 수많은 향기 중 너를 선택했다.

그 중 내가 너를 소중하게 여긴 이유는 네가 나에게 주는

생각과 마음때문이다.

! 따뜻하고, +˘?“ 설레고, >포근하고,:달콤한 두통보다는 편안함을

우울보다는 은은한 행복감을 나의 작은 노력과

너의 몸을 태우는 희생으로 이런 일상 속에서

@+’@ 행복함의 조각을 찾아낸다.

86


류승희

“Sweet morning rose”

87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건 나의 기이한 습관 같은 거였어요. 구겨진 것들에게서

낯선 위안을 얻는 것 말입니다. 의사: 어떤 식으로 말이죠? 빳빳하고 깨끗한 색종이가 때론 잘 벼린 칼과도 같았습니다.

나는 그것들을 전부 꺼내^-Wj 구겼습니다. 의사:^16? 구겼다고요?

어떤 식으로 말입니까? 종이를 쓰레기통에J구겨 넣는 것과

같이 손가락의 모든 힘을 줘^4b16. 구겼지요.

한 장이라도 남길세라, 힘차게 새 것의 날카로움을 꺾는다는 마음으로. 의사: 그런 뒤에는요? 그것들을 다시 펴, 상냥한 손길로 다시 집어넣었어요.

그 색종이들은, 이제야 비로소 내게

사용할 수 있는, 온전한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의사: 그것들을+0 구기고서야,

마음 한 구석에 평온이 차올랐다는 말씀이로군요.

네. 그렇습니다. 88


의사:J4f 구겨진 것들은 돌아가지 않습니다. 압니다 의사: 그 색종이들은 제 역할을 박탈당한 거라고요. 그것 역시, 압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의사는

미간의 주름을6 구긴 채 몇 마디

중얼거리고는 반듯하고 깨끗한 흰 종이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 모습이 괴로워

-0j-Wj 싶었습니다. 또다시 종이를$n구기고만 하지만 다 자란 내게

Jf구겨도 되는 종이란 더 이상 없습니다.

임단비

89

“xxxx.xx.xx,어느 날의 진료기록”

그런 세상이니까요.


서로의 눈빛만 봐도

그날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 j

0 보니 그 향기에 취해 서로를 들여다 )2 깊은 심연에 빠져 서로를 찾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괴물로 변해버린 너를 보며 망설이다 너의 손을 꺼냈다 그동안 내다보지 못했다며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다고

나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아주길 온갖 두려움과 욕망에 묻혀 울부짖는 그대를 감싸

천천히 잔잔하게 재웠다

90


조재희

“(제목 없음)”

91


,˚ 들숨에

그대가 코를 깊이 찔렀고

B 날숨엔

,˚

그대를 온몸으로 느꼈다 반복된 호흡에

깊어지는 생각이 누르는 되감기를 멈추지 못해

한번만 더 느껴보자고 반복된 숨소리에

,˚

벌써 마지막 트랙

내 BGM은 그리움

92


조재희

“(제목 없음)”

93


거친 흙투성이의 단단한 껍질을 바라만 보다 4x fi$R 짖눌린

무게감에

망가져버렸다

또 한번의 껍질을

저 밑 흙바닥에서 주워

이리저리 돌려 살펴보다 깨져버렸다

다시 한번의 껍질을 들어올려 모양새를 다듬어주었더니

(빛이 나고있었다

94


조재희

“(제목 없음)”

95


허기진 시간을

달래러 오늘도 떠났다 도착 시각은 없는데 돌아오는 길은

너무 늦지는 말라는 [ 메모를 [꾹꾹 접어

깊숙히 넣으려는게

[꾹꾹 [

마음을 눌러서

돌아간 그 곳엔 나는 어제였고

너는 오늘이었다

96


조재희

“(제목 없음)”

97


마지막 페이지의 마침표를 끝으로 완성된 비망록은

B: ’ V 떠나보내

0˘$

;b 6 재가 되어 타오르는 +N ? 4b6 사라지는데

그대를 태우지 못해 나 오늘도

밤새 A2£ 흔적을 남겼다

98


조재희

“(제목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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