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꾸는꿈 106호 (2016년 4월)

격월간 제106호

2016

칼럼 문제는 과학기술의 민주화다 특집 20대 총선, 평가와 과제 특별기고 노동개혁의‘속내’ 이슈 박정희 기념사업을 비판한다 ART & CULTURE 정열의 화가 이쾌대 이달의 회원

대구참여연대는 회원의 회비 및 후원금으로만 운영됩니다.

노태맹 회원 인터뷰

http://www.civilpower.org

│이 한 컷│

2016. 4. 9. 세월호 2주기 대구시민문화제 설치미술“희망편지”작가 김병호·전수연·손영복

우수수 떨어지는 시선들이 무관심할까 마음 조이던 그 시간 한 장의 편지지들이 모여 그 무게로 배를 떠올려야한다는 것에 마음은 무거워왔다. 지렛대에 배를 걸쳐 바닥에 놓고, 반대 편 편지함이 들려져 있는 모습이 한 없이 가벼워 보인다. 과연 배가 수면 위로 올라올까? 그러나 그건 기우였다. 설치가 끝나자 몰려든 아이들의 세월호편지는 끝내 우리들의 마음을 적셨다. 수많은 아이들, 행인들, 사람 사람의 물결들… 그 편지지는 결코 가벼운 무게가 아니다. 살아 끝끝내 들어 올려야 하는 미안함이고, 울분이고, 함께 꾸는 꿈이고 사랑이다.

글. 김병호

표지이야기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물음을 던져 본다.“당신들은 스스로가 이 현실의 공간에서‘이방인’ 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김병호 작 <The Stranger> Acrylic on canvas (193.9 x 261cm, 2013년작) -작가노트"진정한 소통은 서로를 완전하게 이해하 기에 앞서 자신이 믿고 있는‘진실이라 는 믿음’ 을 해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The beginning of a true understanding comes up with dissolution of the confidence that you've trusted before understanding to each other completely.”

04

편집장의 말

시민의 준엄한 채찍은 진실의 상자를 열 수 있을까│류영준

05

대표인사

다시 새로운 공동체를 꿈꾸자! │최봉태

06

칼럼

문제는 과학기술의 민주화이다│이재성

08

특별기고

노동개혁의‘속내’ │권택흥

10

특집

20대 총선, 평가와 과제 유예된 심판, 징벌적 투표, 불같은 경고의 진수 │안진걸 대구 20대 총선 평가와 과제│강금수

14

이슈

박정희 기념사업을 비판한다│최인혁

16

Art & Culture

정열의 화가 이쾌대 │김병호

22

이달의 회원

노태맹 회원 인터뷰 │김수상

24

사람사는 세상

26

노동현장은 지금

인명지상(人命至上) VS 머니(Money)지상│이정현

28

과학에서 희망찾기

창조도 기적도 우연도 아닌 진화│남원직

29

촌부잡설

농사짓는 사람이 세상의 중심이라고?│김성범

30

詩 읽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김수상

31

문화톡톡

32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36

풀뿌리주민자치

39

방방곳곳

40

재정보고

41

회비납부명단

‘푸른 눈의 목격자’광주의 품으로 돌아오다│이영욱

│편집장의 말│

시민의 준엄한 채찍은 진실의 상자를 열 수 있을까 류영준 편집위원장 ryjoon@hanmail.net

지난 4월 13일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놀

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지역인 대구

라운 일이 일어났다. 총선 전, 거의 모든 여론조사

수성갑(김부겸)과 북구을(홍의락)에서 야권이 일궈

기관과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확보를

낸 2석은 값어치 있는 당선이라고 볼 수 있다. 섣

예측하였으나, 총선결과는 이를 크게 벗어났다.

불리 단정 할 수는 없지만 대구에서의 작은 변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큰 폭

에 대한 희망을 조심스레 가져본다.

으로 과반의석이 붕괴되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

총선결과에 새누리당은 허둥거리고 있다. 새누

의 정국이 탄생하였고,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

리당은 총선 전, 탈당의원들에 대해서는 절대 복

권 일부지역과 대구. 부산 등 여권의 텃밭인 영남

당불가를 외치더니, 총선결과 원내1당자리를 더불

권에서도 야권 후보가 대거 당선되는 큰 이변이

어민주당에 내주는 참패를 당하자 하루 만에 긴급

일어났다. 호남권에서는 제1당이 국민의당으로 바

최고위를 열어 탈당의원들의 복당을 허용하겠다고

뀌었고, 새누리당도 2석을 가져갔다.

발표했다.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제20대 국회

이렇듯 시민들은 투표를 통해 현재의 민심이 이

원구성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민심은

렇다는 것을 정치권에 분명히 전달하였다. 이 같은

아랑곳하지 않는 새누리당의 민낯이 그대로 보이

야권의 총선 승리는 완벽한 승리는 아니라고 본다.

는 모습이다.

야권 스스로의 힘으로 거둔 것이 아니라, 박근혜

총선결과에서 보듯이 시민의 힘은 거대했다. 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정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이

시금 돌아봐서 시민의 날카롭고 건전한 비판을 늘

내린 준엄한 채찍과 그에 따른 반사이익에 의한

의식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함께하는 대구참여연대, 대구 변화의 중심에 우뚝

유권자들은 현 정부와 여당의 실정에 대한 준엄 한 책임을 물어 과반붕괴라는 심판을 내렸고, 그

선 대구참여연대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더불어민주당에게 돌아갔다.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 2주기였다. 세월호 희

또한 야권지지층은 지역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생자의 유가족들은 아직도 배가 왜 침몰했는지,

선택하고,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을 선택함으로

아이들이 왜 죽어갔는지, 국가가 왜 구조하지 않

써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정신 차리라는 경

았는지에 대한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추

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가수습을 위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유가족들과

아쉬움이 있다면 야권의 양강구도에서 진보정당

국민들의 진심어린 물음과 요구에도 정부와 여당 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정치적인 공세로만 매도

이 약진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지역주의는 무너진 것인지 아

하고 있다.

닌지 아직까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단순 결과

20대 국회에서는 여소야대의 힘을 빌어서라도

만 놓고 본다면 영·호남권의 지역주의에 일정 균

그동안 정부와 여당에 의해 상자에 굳게 봉인되어

열이 발생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제는 무조건

있는 수많은 진실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가기를

지역에만 기대어 출마가 곧 당선이라는 구도는 없

소망한다.

-4-

│대표인사│

다시 새로운 공동체를 꿈꾸자! 최봉태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c7430031@chollian.net

4.13 총선이 끝났다. 이제 대한민국에 대구발 정

③ 대구시장과 교육감은 북바로 알기 통일 교육

치혁명이 시작되었다. 주권자인 우리들 특히 정치혁

의 교재를 만들되, 북출신 강사들의 만장일치 감수

명을 일으킨 우리 대구시민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를 받아야 한다.’ 는 것이다. 위 조항은 평양주민으로 최근 가족을 만나려 베

1919년 일어난 삼일운동이 이제 얼마 있지 않으

트남 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김

면 100주년을 맞게 된다. 제국주의의 억압을 벗어나고자 자주와 독립을 외

련희 씨가 제안을 한 것으로 분단의 상처 중 가족

친 지 100년이 된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또 다른

이산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제시하여 통일의 당위성

제국주의와 제국주의 부역세력으로부터 완전한 자

을 설명함과 동시에, 평양주민으로 부터 대구시민

주와 독립을 얻지 못한 채 남북분단의 고통에 시달

이 되어 보니 현재 한국이 너무도 북에 대해 무지

리고 있다.

하다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분단극복의 시

1919년 삼일운동 이후 우리 민족은 상해에 임시

작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통일교육을 제대로 하는

정부를 수립하고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국을

것이라 생각하여 자신이 남에서 할 사명은 북바로

꿈꾸었다. 그 꿈을 이루는데 이미 올해로 97년이나

알기 교육이라 판단, 다소 북의 가족과 만나는 시

지났고,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삼일운동으

간이 걸리더라도 남쪽에서 통일교육을 하고 싶다는

로 희생당한 조상들 보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절절한 바램을 담은 조항이다. 아울러 한국내에서

더욱이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의 민족, 민주

북 실정을 알린다는 일부 북 출신 사람들이 오히려

정신을 가진 우리 대구시민들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분단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이용당해서는 안된다는

늦어도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우

취지의 조항이다. 이런 김련희씨의 꿈을 나침반으

리 대구시민들은 통일된 민주공화국을 이 땅에 세

로 남북이 노력한다면 통일공동체는 만들어 질 수

워야 하며, 만약 남북의 분단기득권자들에 의해 이

있을 것이다.

꿈이 저지된다면 적어도 통일망명정부의 나침반이

이렇게 김련희씨처럼 대구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라도 세워 삼일운동에 피를 흘린 조상들에게 부끄

자신의 삶을 통해 만들어진 절박한 꿈을 가지고, 주

럽지 않아야 한다.

권자로서 모든 권력은 나로부터 나온다는 민주공화

그 나침반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국의 기본 정신을 잊지 않고 함께 꿈을 꾸고 노력

얼마 전인 2016. 3. 30. 평양주민 김련희씨는 대

한다면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기 전에 새로운 공동 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구시민헌법에 자신의 꿈을 다음과 같이 담았다.

새로운 공동체를 꿈꾸는 시민들이 공동체의 꿈을

‘대구는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의 정신을

주권자로서 구체적으로 그리고, 그 꿈을 실현시킬

가진 곳으로 통일선도도시가 된다. ① 대구시민은 분단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가족을

심부름꾼을 제대로 뽑아 사람사는 세상을 대구부터

만나게 할 의무를 진다. ② 대구의 학생들은 북바로

만들어 갈 각오를 새롭게 하자. 그것이 임시정부수

알기 통일교육을 1년에 한번 이상 받아 통일의 일

립 기념일인 지난 4월 13일 총선의 대구 민심이자

꾼이 되어야 한다.

천심이다.

-5-

│칼럼│

이재성 계명대 교양교육대학 교수 ssyi@kmu.ac.kr

인류의 역사는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입니다. 수렵채집

기술로 무장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은 인간의 자연적 리

시대부터 후기 산업시대를 거쳐 디지털 시대에 이르는

듬을 파괴하는 인간이 발명한 가장 사악한 생산양식이자

지금까지 인류 역사의 발전 과정에서 과학기술은 어떤

그 생산양식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기계’ 와 다름없는

절대적 단절도 없이‘발전’ 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되어 왔

어떤 것입니다.

습니다. 때로는 점진적으로, 때로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최근에 우리를 한편으로는 열광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왔습니다. 오늘날 기계문명의 핵심은 과학기술에 바탕한

공포로 몰았던 기계를 기억하십니까. 알파고라 불리는 인

‘발전’ 의 논리입니다. 발전(developperment)은 말 그대

공지능입니다. 우리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바둑 천재 이

로 새의 날개처럼‘접힌’ (envelopper) 부분을‘펼치는’

세돌 9단과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었습니다. 대국 전만 하

(developper) 것을 뜻합니다. 기계문명은‘접혀 있는 그

더라도 알파고는 결코 인간의 창조적 직관력을 뛰어넘지

무엇을 펼친 것’ 입니다. 기계문명은 전근대 문명에서 접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었지요. 이세돌 9단의

혀 있던 과학기술을 펼치면서 산업을 탄생시켰습니다. 그

압승이 예상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본인도 이길 것이라 믿

렇게 탄생한 산업이 산업을 낳고, 또 그것이 다양하게 혼

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성교배하면서 마침내 사회 내부에 갇혀 있던‘경제’ 가펼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알파고의 압승이었습니다. 당사자

쳐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는 특권화 되었고, 지금은

인 이세돌도 놀랐고 세계도 놀랐습니다. 기계 정도는 당

시장만능주의 이데올로기로 진화했습니다. 이렇듯 기계문

연히 이길 것이라는 인간의 믿음에 인공지능은 어떤 자

명은 경제가 비상하여 경제를 특권화 시키는 새로운 신

비도 베풀지 않았습니다.

화 체계, 즉 경제 이데올로기 생산 체계의 다른 얼굴이지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 끝나자마자 미디어는 기다렸다

요. 겉으로 드러난 기계문명의 풍요 이면에는 새로운 신

는 듯 연일 인공지능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기획

화 체계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현재 우리가 안고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예상된 수순이었지요. 미리 기획된

있는 문제이자 과제이지요.

경제 이데올로기 생산 체계가 작동한 것입니다. 관련 전

먼저 새로운 신화 체계로서의 기계문명은 과학기술을

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대결에 사용된 알파고는

전면에 내세워 미래의 가능성을‘미래에 대한’가능성으

최고 수준의 기업용 서버 300대를 병렬로 연결한 슈퍼

로 변환시켜주는 유토피아를 주조합니다. 경제적 질서가

컴퓨터로서 한 서버당 3테라바이트의 디램 모듈이 들어

과학기술의 펼침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낸 상황이 바로

간 인공지능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알파고의 연산을 지

이러한 유토피아의 확산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새로

원하는 메모리 용량이 총 900테라바이트라는 말이지요.

운 경제 발전은 필연적으로 사회적인 유대관계의 해체를

이 정도의 용량이 의미하는 것은 알파고의 연산속도가 1

불러옵니다. 과학기술에 근거한 새로운 경제 발전은 전근

초에 10만개의 수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대 문명에서 인간이 자연과, 그리고 인간과 맺고 있던 직

점에서 빅 데이터와 네트워크 정보로 장착된 인공지능

접적인 유대관계를 해체시킨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과학

알파고와 창조적 직관력과 경험적 능력으로 무장한 인간

-6-

이세돌의 대결은 애초부터 공정하지 못한 게임이었다고

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정보기술의 발전도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반면에 인간 두뇌 세포의

편리함과 유용성만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 어느

수와 세상 모든 컴퓨터의 소자 수를 비교해 볼 때, 대결

곳에서나 감시카메라가 있고, 무선전화 위치추적과 신용

의 불공정이라는 관점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도 있

카드 기록 등이 개인의 사생활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습

습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는 것을 따지자는 것은 아

니다.

닙니다. 중요한 것은 알파고의 계산능력과 그 무한한 가

넷째, 기계문명은 극도의 미세 세계에서부터 거대 우

능성이라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알파고라는 인공지능 기

주공간에 이르기까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실험대

술의 배후에서 새로운 자본주의적 축적을 준비하는 경제

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인간도 그 대상으로부터 자유롭

이데올로기 생산 체계를 폭로하는 것이지요.

지 못합니다. 이미 과학기술은 우주 공간을 활보하고 있

둘째, 기계문명은 관련 전문가들을 내세워 과학기술의

습니다. 과학기술은 극미의 물질세계에 침투하여 핵무기

순기능만 강조합니다. 기술적 진보의 방향에서 보면 초기

와 핵발전소를 주조했고, 사이버 공간 속에 가상현실을

에는 항상 일자리 침범이라는 역기능이 있었지만 결국에

구축했습니다. 과학기술은 모든 생명의 중심으로 간주되

는 새로운 일자리들이 창출되고 인간에게 더 여유로운

어온 인간 속으로 들어가 인간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변

생활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공존해 왔다는 순기능을 주입

형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갔습니다. 이로써 자연에 대한

합니다. 언뜻 잡아도 족히 50년의 진보를 갑자기 일으킨

과학기술의 지배가‘완성’ 되어 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

인공지능 기술로 인류는 더욱 더 편하고 안락한 기술적

나 바로 이‘완성’의 순간, 즉 인간이 진화의‘지배자’

산출물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현혹합니다. 기계문명

가 되는 그 순간에 인간은 지금까지 간직해온 자신의 모

의 전위대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자들은 정보공학, 생명

든 정체성을 상실하고, 역설적으로 이 지구상에서 사라

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과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을 통

져버릴 지도 모를 위험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해 새로운 인간 탄생을 기획하면서 하나같이 인간에게

요약하면,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준 과학기술

행복을 가져다 줄 과학기술을 말합니다. 이때의 과학기술

은 인류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과학

은 곧 인간의 권력을 뜻합니다. 권력으로서의 과학기술은

기술은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근본적으

과학기술의 발전은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과학기

로 변화시킵니다. 기술권력은 인간에게 자유의 힘을 부여

술의 사용이 소수 엘리트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됩니

하는 동시에 특정한 방식으로 삶을 주조합니다. 과학기술

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핵발전소와 같은‘독재적 기술’

에 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것은 이 역설적 이중성,

대신 태양열과 같은‘민주적 기술’ 을 선택하는 것은 과학

즉 야누스적인 얼굴 때문입니다.

기술자의 판단과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시

셋째, 기계문명은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오

민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과학기술은 그것을 이용하는

늘날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풍요와 편리함 속에서 과

사람들에 따라 성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인

학기술의 순기능을 바로 눈앞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

류문명을 위해서 과학기술의 민주적 관리는 필수적이며,

지만 과학기술은 동시에 역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시민의 참여를 통해 과학기술의 연구와 개발 및 활용의

현대의 기계문명을 지탱하는 엄청난 에너지는 화석 연료

전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민주화해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에 의존하고 있고, 이는 기후변화와 환경재앙을 야기하고

민주화와 사회의 민주화는 상호분리 불가능한 것이며

있습니다. 청정에너지원이라고 했던 원자력발전소는 체르

‘공동구성’ 되는 것입니다.“창조를 사회화하라!” 는 멈퍼드

노빌과 후쿠시마의 참사를 만들었습니다. 평화를 위해 개

의 정언명령이 귓전을 울립니다.

발한 핵무기가 강대국의 권력수단이 되는 현실에서 핵공 -7-

│특별기고│

노동개혁의‘속내’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ndfkr@hanmail.net

2015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소위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노동개혁’ 은 4.13총선에서 민심의 심

또한, 취업규칙에 2주로 규정하고 노동자대표의

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조선업의 구조조

서면합의 시, 3개월까지 가능한 탄력적 근로시간을

정 논의가 쟁점이 되면서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애초 1개월, 노동자대표 합의 시, 6개월까지로 연장 하겠다는 것이다.

1년이 넘는 사회적 갈등의 피로도와 내용의 복잡 성으로 인해 국민들이 차분히 고민해봐야 할 내용

주 60시간 노동시간제는 세계최장의 혹독한 노동

은 사라지고 찬반의 목소리만 메아리치는 느낌마저

시간에 시달려온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일자리를 나

든다.

누기위해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 주40시간 제의 취지를 전면부정하고 휴일에도 추가수당 부담

소위‘노동개혁’ 의 내용은 근로기준법, 산재보험 법, 고용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등

없이 노동자를 장시간 저임금으로 내몰고 일자리 창출은 없이 사용자들의 부담만 줄이는 것이다.

5가지 법률을 개정하고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 익 변경은 행정 지침으로 진행하려는 것이다. 민주

탄력적 근로시간 연장은 물량이 집중되는 특정기

노총을 비롯한 노동시민사회가 노동개혁에 반대했

간에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집중강요하고 이 기간

던 이유는 개정하려는 법률 내용 각각이 가지는 독

이 지나면 기본근무만 시켜 연장과 잔업·특근으로

소조항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위한 기본 인식의 차

생계를 이어가는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최소

이이다. 지면관계상 주요 독소조항을 몇 가지를 소

생계조차 위협하게 될 것이다.

개하고자 한다. 성서공단과 논공공단의 중소업체 노동자들은 주 먼저, 근로기준법 개정의 핵심은 법정노동시간

40시간제가 무색하게 하루 평균 3시간의 잔업과 매 주 토요일 특근을 해야 연 3천만 원의 임금을 받는

변경이다.

최저임금 노동자이다. 현행법은 법정근로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정하 고 예외적으로 12시간까지만 연장근로를 허용하여 최고 주당 52시간 이상 노동을 금지하고 있으나,

둘째,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은 ‘평생 비정규직 악법’ 이다.

정부는 휴일근무를 근로시간에 포함해 법정근로시 간을 주당 60시간으로 연장하고 휴일근로수당을 지

현행 기간제법은 2년 사용 후 지속업무인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사용자들

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8-

이 기간제법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35세

합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한

이상 기간제 노동자가 신청할 경우 기간제 근무기

것도 자본주의체제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는 사용

간을 2년 추가 연장해주겠다는 법이다.

자의 횡포에 최소한 노동자들의 집단적 방어권을

사용자들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 강제방안을 도

보장한 노동법의 근간이다.

입해야함에도 엉뚱하게 불안정고용기간을 연장하 여 그나마 2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던 사용자

그럼에도 정부는 현행법을 어기고 일방적 지침

들마저 정규직 전환보다는 숙련된 비정규직 노동

을 통해 성과급제 도입과‘저성과자퇴출제’ 를 통한

자 사용을 선호하도록 보장하는 친기업 법안이다.

‘쉬운 해고’ 와 사용자의 일방적 근로조건 개악을 보장하는 취업규칙불이익변경을 불법적으로 밀어

현행파견법은 원청의 직접 업무지휘를 받는 경

붙이며 법치주의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는 것이다.

우는 불법파견을 규정하고 있으나, 정부의 법안은 대법원에서 사내하도급 불법파견 기준으로 삼는

그럼에도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눈

문제를 모두 제거해 불법파견 기준을 없애버리고,

과 귀를 막고 재벌대기업의 청부입법을 경제위기

뿌리산업까지 파견업종 확대, 55세 이상 노동자는

탈출의 만병통치약인양 선전하며 노동개악 강행을

전 산업에 파견이 가능하도록 해 재벌대기업의 불

선동하고 있다.

법사내하도급을 전면합법화하고 노동자들은 불안 정한 저임금 파견노동자로 내모는 평생 비정규직 악법이다.

30대 대기업은 사내유보금을 750조 원이나 쌓 아올렸지만 서민들의 가계대출은 1,200조 원으로 늘어났고, 상위 10%가 한국자산의 66%을 차지하

셋째, 일반해고도입과 취업규칙불이익 변경지침 으로 더욱 심각한 노동개악이다.

고 하위 50%는 1.6%만 가져 불평등은 더욱 심화 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37만원 으로 정규직의 43%에 불과하다.

근로기준법 23조는 일반해고의 제한을 24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불황은 과도한 소비가 아니라 오히려 최상위

이는‘인간의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라는 필라델피

부유층이 소득의 방대한 축적을 거머쥐어 대다수

아 선언의 구현한 입법취지로 현대자본주의에서 노

국민들의 구매력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박근혜정부가 미국의 뉴딜정책시기 연방

동과 자본이 공존하기 위한 체제유지의 산물이다.

준비은행장을 지낸 에클스의 뒤늦은 고백이라도 또한, 취업규칙변경을 노동자 과반이나 노동조

되새겨 보기를 기대한다.

-9-

│특집│20대 총선, 평가와 과제

“유예된 심판, 징벌적 투표, 불같은 경고의 진수 보여준 4.13 총선”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2016총선시민네트워크 운영위원장) ngo8518@pspd.org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번 4.13 총선에선 신북풍, 최악의 불공정한 언론환경, 박근혜 대통령의 노골적 인 개입, 테러위협 분위기 조성, 새누리당의 큰절 읍소가 전혀 통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즉,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혼용무도한’ 행태를 반복적으로 보여 온 집권세력이 크게 심판받았다는 측면에서 아주 기념비적 인 사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었지만, 그 같이 유리한 환경마저도 국민들의‘박근 혜·새누리당 정권’ 에 대한 냉엄한 중간 평가와 불같은 심판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는 것이죠. 그 정도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민주주의·민생·평화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었고, 국민적 상식과는 너무나도 동떨 어진 그들의 행태에 대한 범국민적 실망이 참으로 무서운 심판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지난 8~9년간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새누리당 등의 행태에 대한 심판을 유예하 면서까지,‘경제를 잘한다’ 는 보수적 정권이 부디‘민생경제, 서민경제’ 를 살려줄 것을 애원하고 간청했지 만, 돌아온 것은 오로지‘재벌·대기업 프렌들리’ ,‘부자 특혜’ 정책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아래로부터 민심 이반이 실로 심각한 상황이었고, 지금도 그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여당이 대참패한 총선 결과를 종합하면, 유예되었던 심판이 드디어 극적으로 현실이 된 선 거였고, 반국민적인 행태를 반복해온 집권세력에 대한 징벌적 투표였고, 우리 국민들이 이대로 가면 여당은 대선에서도 참패할 것이라는 불같은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같은 배경에 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데, 사회경제적 양극화, 불평등, 민생고, 경제적 우울함 이 종합적으로 제일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부당한 개입, 새누리당의 황당한 공천 파동,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 시민사회단체들의 끈질기고 광범위한 정권 심판 운동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상적으로는 새누리당이 참패한 선거였지만 내용적으로나 본질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심판받 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 참패의 배경엔 박근혜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독재 식 국정운영이 있었고, 민생경제 파탄의 주범으로도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꼽히고 있고(지난 대선 때 대표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만 실현했어도 이토록 참혹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 새누리 당의 공천 파동에도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부당하고 노골적인 개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10 -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내내 정국을 주도하고, 여당 공천과 선거에도 노골적으로 개 입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오히려 그런 점들이 이번 여당의 참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입 니다. 이 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거듭된 실정과 무리수가 새누리당의 의석수 뿐만 아니라 정당 득표율에서의 참패도 불러온 것일 텐데, 20대 총선 최종 정당별 득표율은 새누리당 33.5%, 더민주 25.5%, 국민의당 26.7%, 정의당 7.2%(대부분 언론은 3당 체제라고 하지만, 4당 체제라고 해야 할 것임)로 새누리당의 지지율 이‘마의 35%’ 이하로 떨어진 것도, 그리고 총선 참패 후에도 반성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모 습에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추가로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한편, 사회경제적 양극화, 민생고,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170석 가까 운 의석을 확보한 야당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것입니다. 특히 청년세대들의 투표 참 여가 확대되고, 이런 요인들이 민초들의 지난 8년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 여론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 대 부분의 예상을 깬 놀라운 결과가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야당들에게는 청년세대와 제대로 소통하고, 청년문 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숙제도 주어졌습니다. 야당들이 이와 같은 청년 문제, 민생경제 이슈를 해 결하지 못하면, 아니 그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여당심판론’ 이 언제든지‘야당심판론’ 으로 흐 를 수 있다는 것을 야당들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지만, 야당이 잘 했다기보다는 워낙 박근혜·새누 리당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당들은 더욱 더 분발해야 할 것 입니다. 여론조사의 총체적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야당 심판론보다 ‘여당 심판론’ 이 더 높았던 여 론조사 결과나 시중의 여론과도 일치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긴 하지만, 야당은 절대로 오만·자만하지 말 것 이며, 오로지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민생경제 문제 해결에‘올인’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명박·박근혜 집 권세력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된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도 잘 회복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진보정당들이 전체적으로 정체되었거나 매우 부진했다는 것입니다. 정의당 6석에, 다른 진보정당은 지역구뿐만 아니라 미미한 정당득표율로 정치적 영향력 미미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진보정당의 혁신과 통합 논의가 또 제기될 가능성 높고, 진보정당의 대중화라는 또 한 번의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다만, 정의당이 국민의당 바람의 큰 피해자가 된 측면도 있을 것이고, 그 와중에도 지역구 6석과 7.2%의 정당득표율은 선전했다는 시각도 있고, 일부 지역구에서도 정의당, 녹색당 등이 30%안팎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또 울산에서 구 민주노동당 계열의 무소속 의원 2명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것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진보정당 발전의 가능성까지 소멸된 것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진보정당들의 혁신 과 통합, 각고의 노력을 당부드려 봅니다. 앞으로 시민사회는, 이와 같은 4당 체제에서 진보정당, 개혁적 야당 또는 개혁적 의원들의 분발을 촉구· 촉진하는 활동, 전체적으로는 국회와 정당, 정치인들을 감시·견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책을 중심으로 협 력, 소통, 압박하는 등의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고,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 일 것인지 지금부터 치열하게 기획하고 행동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총선보다 더 중요하다는 대선이 내년으 로 다가왔습니다. 대선 정국은 사실상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주사위가 던져지고 있습니다.

- 11 -

│특집│20대 총선, 평가와 과제

대구 20대 총선 평가와 과제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r6800@nate.com

<표1. 지역구별 당선자와 득표율. 단위 %> 중남구

곽상도(새) 60.7

김동렬(더) 22.5

동구갑

정종섭(새) 49.1

류성걸(무) 43.2

동구을

유승민(무) 75.7

이승천(더) 24.3

서구

김상훈(새) 58.2

서중현(무) 31.5

손창민(무) 10.3

북구갑

정태옥(새) 53.7

권은희(무) 24.4

이현주(더) 12.7

북구을

홍의락(무) 52.3

양영모(새) 39.0

조명래(정) 8.1

수성갑

김부겸(더) 62.3

김문수(새) 32.7

수성을

주호영(무) 46.8

이인선(새) 35.5

달서갑

곽대훈(새) 69.9

변홍철(녹) 30.1

달서을

윤재옥(새) 64.4

김태용(더) 35.6

달서병

조원진(새) 66.2

조석원(무) 24.0

달성군

추경호(새) 48.1

구성재(무) 31.4

황순규(민) 6.3

최석민(국) 9.3

정기철(더) 17.7

조기석(더) 14.7

조정훈(무) 5.8

<표2. 정당별 득표율과 연령별 투표율/%> 정당득표율 연령별(전국)

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53.1

16.3

17.4

6.1

기타 8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49.4(13.6 )

49.5(6.2 )

53.4(0.7 )

65.0(0.1 )

70.6(0.7 )

“31년만에 대구 보수정당 '싹쓸이' 역사는 막을 내렸다” 김부겸, 홍의락 두 후보의 당선으로 새누리당 일당독점이 종식되고 정치다양성의 길이 열렸다. 홍의락은 향후 행보를 봐야하지만 야당의원이었고, 김부겸은 정통야당 인사라는 점에서 이들의 당선은 일당독점 체제 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우 반가운 일임에도 이것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일당독점의 균열이 이번 으로 끝날지, 반복 확장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물론 시민들의 자각은 이전부터 있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부겸의 선전과 이번 선거결과로 볼때 단순한 문제의식을 넘어 실체적 기류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이나 아직은 불안정한 힘이기 때문이다. 김부겸의 당선은 정당보다 인물에 대한 호감이 컸고, 호남에서 더민주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를 거둔데 대 한 반사 의식이 작용했다는 점, 홍의락의 당선은 새누리당 공천실패의 반사이익에 의존한 면이 크기 때문이

- 12 -

다. 그러므로 이런 변수들이 달라질 경우에도 유의미한 정치적 실체로 작동할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야권의 당선자들이 변수에 기대지 않고 실력으로 존재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야권의 정당 및 후보 득표율 상승, 2~30대의 투표율 상승도 유의미” 총선결과 대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10%대 이상 떨어지고, 국민의당 지지율이 17%대로 나왔다. 일대일 구도에서 달서을 김태용 더민주당 후보가 35.6%, 달서갑 변홍철 녹색당 후보가 30.1%를 득표한 것은 상당 한 것이고, 수성을에서 정기철 더민주당 후보가 주호영, 이인선 후보 사이에서 17.7%, 북구을 조명래 정의 당후보가 홍의락, 양영모후보 사이에서 8%를 넘게 득표한 것도 유의미한 것이다. 2~30대의 투표율이 대폭 상승한 것도 유념해야할 대목이다. 야권의 정당과 후보들의 이러한 득표율은 인물을 키우고, 실력과 조직력을 쌓으면 2~ 30대의 변화 열망, 지역주의 행태의 변화 흐름과 결합될 경우 상당한 파괴력과 역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 단초들이다. 그러나 여전한“자격미달 정치인들, 정책의 실종과 시민사회의 무기력” 그럼에도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으로 독재에 부역한 곽상도를 비롯한 반민주 반인권 반자치 후보, 방송토 론에 불참하고 정책질의에 답변도 하지 않는 등 유권자를 무시한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당선되었다. 시민단체들은 낙선촉구 활동, 정책공약 약속운동 등을 전개했지만 다른 광역시도들과 달리 총 선에 대응하는 연대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채 별 영향 미치지 못했다. 친박/비박 박씨놀음에 파뭍혀 대구혁 신을 위한 정책경쟁은 실종되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시민사회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으나 시민사회가 무기력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 다. 시민사회가 과거처럼 영향을 미칠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해도 민심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무엇을 목 표로 삼고, 어떻게 역량을 결집하여 대응할 것인지 계획과 의지가 부재했다는 것은 반성을 요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준 기회와 우리의 숙제,‘대구혁신과 정권교체를 향한 과제’ 시민들이 대구의 야권과 시민사회에게 기회를 주었고, 우리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더 많은 시민들 을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도록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그동안은 비판과 촉구였다면 이제는 정책과 실력으로 대구혁신에 기여해야 한다. 중앙의 정책과 노 선, 전국적 과제와 딴판으로 가지는 않아야겠지만 지역의 눈으로, 대구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정책과 당론, 공론을 만들어야 한다. 야당은 지역현안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지역이슈를 선도하는 정책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점에서는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요청된다. 둘째, 야권은 선명하게 경쟁하고, 과감하게 협력해야 한다. 지역의 관료주의, 유착구조, 비민주성과는 선명 하게 싸우고, 대구의 혁신과 변화를 위한 유의미한 정책에 있어서는 대범하게 제안, 협력하는 정치력을 보 여야 한다. 이 점에서는 연정이나 공동정부까지는 안될지라도 대구혁신을 위한 여·야·시민사회의 협력체 구상도 유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어설픈 합리주의, 중도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차지도 덥지도 않은 것은 욕 은 덜 먹을지 몰라도 결국은 뱉어질 뿐이라는 경전의 지혜를 되새겨야 한다. 셋째, 대구시민의 변화 열망을 정권교체로 완성시켜야 한다. 총선의 변화와 정권교체가 상호작용하면 대 구에 큰 변화가 올수 있다. 정권교체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대구혁신을 위한 충분조건의 하나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권교체의 길에서도 대구 야권의 존재감과 주체적 역할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당은 대구권 비례할당 약속을 저버렸고, 앙상한 원칙으로 홍의락 의원을 컷오프 시켰으며 국민의당 또한 비례대표에 대구 인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야권은 대구를 무시하였다. 정권교체를 위한 야 권, 시민사회의 연대전략을 지금부터 준비하여 정권교체에 기여하는 한편, 중앙세력이 대구를 크게 존중하 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과 강제력을 구축해야 한다.

- 13 -

│이슈│

박정희 기념사업을 비판한다 - 고마해라… 마이 해묵었다 아이가 -

최인혁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 gom5566@nate.com

지난 3월 18일 금요일 저녁 7시, 구미참여연대는 10

관련 예산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인력배치 현황을 살

여명의 회원들과 함께‘더 나은 지방자치를 위한 회원

펴볼 필요가 있다. 구미시의 박정희 관련 사업은 정책기

포럼’ 을 개최하였다. 지금까지 구미시의 일방적 행정에

획실 아래 문화관광담당관실에서 맡고 있다. 문화관광담

도 불구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반성의 의미로

당관실에는 총 5명으로 구성된 박정희기념사업담당(계)

공부를 시작하였다.

가 있다. 계장 1명과 4명의 인원이 박정희 기념사업 관 련 일을 처리하며, 올해는 정책기획실 아래 기획예산담

우리는 첫 회원포럼으로 구미시의 2016년 예산안을

당관실에‘박정희 탄신 100주년 준비 TF팀’ 이 꾸려질

들여다보았다. 그중 단연 눈에 확 들어오는 예산안은

예정이다.(내년이 100주년이다.) 박정희를 매우 중요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 사업관련 예산이다. 언

‘브랜드’혹은‘아이콘’ 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조직

론에서 구미시의‘박정희’관련 예산이 많다는 언급은

도를 통해 확인된다.(참고로 구미시에는 다른 지자체에

있었지만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없는 소관부서가 하나 더 있다. 바로‘새마을과’ 이다. 새마을관련 담당부서는 구미시와 청도군에만 존재한다.)

다음은 회원포럼에서 살핀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이다. 올해 박정희 관련 사업 예산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먼 저 박정희 기념사업에 42억 원의 예산이 배정되었다. 여 기에는 생가주변 공원화(4천 5백만 원), 생가관리 및 추 모사업(15억 원),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26억원)의 예 산이 책정되어 있다. 이중 역사자료관 사업은 지속 사업으로써 2014년부터 200억 원(국비 80억 원, 도비 15억 원, 시비 105억 원) 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국비확보가 되지 않아 힘들게 진 행되고 있던 중, 박지원, 이철우 의원 등 국회 동서화합 포럼 소속 영호남 의원들의 지원으로 국비지원이 이루 어졌다고 한다. 올해 투입 예산 26억 원 중 시비가 11억 5천만 원이 투입된다.(국비 10억 원, 도비 4억 5천만 원) 생가 앞에는‘민족중흥관’ 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이 건 물의 한해 전기료만 4천 8백만 원이다. 하이퍼돔 영상관 - 14 -

때문이라고 한다. 이 영상돔을 올해 1억 2천만 원을 들 여 수리(업그레이드)한다. 박정희 기념사업 중 구미시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사업이 있다. 바로 창작 뮤지컬 제작으로, 자그마치 28 억 원이 투입된다. 내년도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 드는 뮤지컬인데, 내년 5월 초연 예정이다. (탄신제는 11월이다.) 박정희는 현직 대통령의 아버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임기 중에 실시되는‘100주년 기념사업’ 과‘박정희 뮤지컬’ 은 일방적인‘미화’ 와‘우상화’ 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구미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으로 하늘이 내렸다” 고

는 것이다.

하여‘우상화’ 의 극단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유신시대 의 인권침해와 관련한 판결들이 지금도 계속 뒤집히고

구미시는 매우 젊은 도시다. 평균 연령이 전국에서 손

있는 상황이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에

꼽힐 정도로 낮은 도시다. 반면에 구미는 1인 가구가 매

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100주년 기념사업’ 은 시민들

우 많은 도시다. 진미동의 경우 1인 가구의 수가 전국에

과 국민들의 정서와는 전혀 맞지 않다.

서 1~3위를 오가는 지역이다. 근데 그것은 노인층 때문 이 아니라 원룸을 중심으로 형성된 젊은 노동자들이 많

이미 구미시는 박정희 생가 공원화 사업과 새마을 테

기 때문이다.

마파크 사업에 1,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

그러나 구미시에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신

는 상황이다. 앞으로‘새마을 테마파크’ 와‘생가 주변

혼생활을 차리고, 아이를 낳아 키우기 시작한 사람들을

시설’ 에 대한 유지와 관리 예산만 해도 한해 수십억 원

위한 복지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다. 시립 어

이 필요한 상황에서 뮤지컬같은 1회성 행사에 수십억

린이집, 유치원, 아동센터, 아동병원 등 다른 지역에서는

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붓는 일은 납득하기 어렵다.

쉽게 찾을 수 있는 복지 인프라가 구미에는 거의 없다. 또한 청소년을 위한 복지 인프라도 전혀 갖춰져 있지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예고되고, 그에 따른

않다. 학교가 부족해 매년 수백 명 이상의 고등학생이

가계부채의 증가로 서민들은 한숨만 늘어나고 있는 상

외지의 학교로 내몰린다. 그 현상이 십수 년 계속되고

황에서 시민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구미시의‘박정희

있지만 구미시는 눈을 감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박정

마케팅’ 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희 관련 예산에는 매년 수십, 수백억이 투입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구미지역에 박정희와 새

구미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이 나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투입되는 예산이 총1천억 원 정도

서서 이를 계속 문제 삼아야 한다. 이에 구미참여연대는

인데, 이중 구미시가 부담하는 예산이 500억 원이 넘는

박정희 기념사업에 적극 문제제기하고, 구미시의 변화를

다. 40만의 중소도시가 실로 막대한 예산을 부담지고 있

요구할 것이다.

- 15 -

│ART & CULTURE│

정열의 화가 이쾌대

김병호 화가 cosmo4189@hanmail.net

근대 이후 한국의 화가 중 가장 존경받는 화가는 누구일까? 필자 개인적으로 짚어보니, 박수근이나 이중 섭 그리고 김환기 혹은 이인성 등이 떠오른다. 그들은 대가로서의 기질과 요건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다. 특 히 박수근이나 이중섭은 화가로서의 삶 외에도 많은 신화적인 요소를 갖춘 인물들이다. 무학(無學)에 가까 운 박수근의 학력이나 궁핍함의 대명사가 된 이중섭의 은지화는 때로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가림막 이 되어, 오히려 화가로서의 작품을 대하는데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 도상봉의 온화한 그림이나 장욱진, 손일봉, 오지호의 작품들도 예외는 아니다. 암울한 시대의 조류는 이렇게 작가를 작가로서만 바라보게 하는 순수함을 가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을 폄훼하거나 도외시 할 이유 역시 없다. 삶으로서의 이야기도 화가 나 화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겐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신화적인 삶 자체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이 문제다. 왜 우리는 박수근의 아름다운 그림을 말하기 이전 에 그의 가난했던 삶과 수십 억 원을 호가하는 그의 작품가격이 먼저 회자되어야 하며, 행려병자로 쓸쓸히 죽어간 이중섭의 삶에 대한 드라마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박수근의 수채화 작품 [팔레트가 있는 정물. 1962년]. 박수근의 작품은 거친 질감에 단색조 그리고 형상 이 단순하게 표현된 한국적 소재의 작품들이 주로 우리에게 각인되어있지만, 때로는 그가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채를 구사하며, 대단히 사실적인 표현력을 지닌 작가였는지 잘 모른다. 위 작품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박수근의 수채화이며, 그러한 것을 우리는 이런 작품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국 근, 현대 작가들의 작품 을 보는데 있어 문제점은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1886~1965) 이 래 한국의 서양화는 대체적으로 개화기의 서구문 화 유입으로 인한 것보다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조류로 인해 일본의 양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바 가 크다. 그것은 부지불식간에 한국 근대 화단에 하나의 조류가 되었으며, 식민 한국에 주로 인상

- 16 -

주의 화풍에서 표현주의 계열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은 적극적으로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며 최소한 고전주의부터 미술의 사조를 섭렵할 수 있었던 여유가 있었지만, 우리는 그러한 여유나 여건이 형성되지 못했고 그들의 당시 조류에만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그로 인해 한국의 서양화는 처음부터 인상주의적인 화풍으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동안 한국화단을 지배했으며, 20세기의 모더니즘이 급격하게 유입되기까지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것은 한국화단 의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조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순수미술의 다양성은 없는 듯했다. 시대적인 조류로 인한 한국적 인상주의의 패러다임이 한국근대화단의 진정한 진실일까? 한국화단의 근대 를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큰 이유 중 하나가 한국사회의 이념대립에 희생된 시대적 오류에 그 근원이 있 다면 우리는 과연 그 시대의 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03년 필자가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대구를 찾는 것을 기념해 열렸던 [북 으로 간 작가전]을 본 것은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김기만의 수묵담채화. 고(故) 김기만(1929∼2004)은 정창모, 선우영, 김상직 화백과 함께 북한의 조선화 4 대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1만원 지폐의 세종대왕을 그렸 으며, 2002년 별세한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의 셋 째 동생이기도 한 김 화백은 한국전쟁 당시 북으로 가는 바람에 운보와 이별하고, 북한에서 미술활동을 하였다. 대 표작으로는 [한산도전투. 1967], [홍경래농민폭동. 1973], [궐어. 1995] 등 여러 기관에서 작업한 작품과 [금강산], [참새], [초겨울], [달밤의 흰 매화] 등 서정적인 문인화도 수없이 많이 남겼다. 북한의 미술은 1990년대 초반 전국 대학을 중심으로 강연했던 일련의 문화행사를 통해 이미 접한 바가 있으며, 이후 여러 언론을 통해 익히 보아왔다. 그것은 전란 이후의 북한 미술이었으며, 사회주의적인 이념 에 충실한 사실주의적인 작품들이 북한식으로 소화된 그림이었다. 이미 서구주의에 물든 필자에게 북한미 술은 건전한 소재나 테크닉의 화려함 외에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고, 이내 북한의 작품들은 기억 속에 서 사라져갔다. 그런데 2003년 전시된 [북으로 간 작가展]은 필자가 익히 알고 있는 북한미술이 아니었다. 예상 밖으로 그들의 작품은 필자의 가슴을 울려왔으며, 길진섭, 이쾌대, 임군홍, 리팔찬, 김기만 등 월북화 가 십여 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필자에게 하나의 행운이었다.(전시는 1940~50년대 한 국전쟁 전후의 작품들로 가족들이나 개인 소장가들이 보관하고 있는 작품들과 북쪽에서 제작된 작품 가운 데 국내에서 보관중인 작품 40여 점이 출품되었다.) 북쪽의 응원단으로 왔던 아름다운 북한처녀들 만큼 신선한 충격을 준 그들의 작품은 묘한 감흥을 불러일

- 17 -

│ART & CULTURE│

으켰으며, 그 중 단연 가슴 깊이 각인된 것은 이쾌대*1의 작품이었다. [군상-4(1948)]. 이쾌대 작. 캔버스에 유채(177x216cm). 한국 근대화가 인상주의 화풍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이 아닌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쾌대의 군상은 흡사 바로크 시대의 대가 루벤스의 작품이나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연상하게 할 만큼 화려하고 힘차게 표현하고 있다. 이쾌대의 작품 중 [군상-4]는 해방을 기원하고 감격해하는 서사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광복의 날을 쟁취하려는(혹은 쟁취한) 건강한 육체 의 인간 군상이 한 덩어리로 표현되어 있다. 이 거 대한 스케일의 작품은 이쾌대의 대표작으로 일컫 을 수 있으며, 감격적인 시대의 한 풍경을 표현한 한국의‘조형적 해방’ 으로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해방고지.(1948)]. 이쾌대 작. 캔버스에 유채 (220x160). 그의 작품은 철저한 구성에서부터 시작 되어 모티브 하나하나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 면서 하나의 서사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이쾌대라는 화두를 너무 늦 게 접했다는 사실이다. 평생 이쾌대의 작품을 소장 하다 1980년 유명을 달리한 그의 부인이 생전 이 쾌대의 작품을 단 한 번도 한국의 사회에 보이지 못했던 것은 시대가 만든 이념의 비극이 20세기가 끝나갈 무렵까지 이어져왔다는 이야기이다. 이것 또한 한국 근대 역사의 비극이다. 사실 우리가 흔히 하는 이야기로 북한 미술의 근본적인 방향이 리얼리즘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말하지만 기실, 이쾌대의 작품은 사실주의 작품이 아니다. 이쾌대는 눈에 보이는 사실주의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실주의를 그리는 하나의 낭만 주의에 기초를 둔 것인지도 모른다. 위험한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의 시각으론 적어도 이쾌대의 50년 대 이전 화풍은 사실주의가 아니라, 낭만주의 혹은 상징주의라 말하고 싶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근대 화력 에 있어 이념에 의해 구분되어진 편협한 패러다임의 단서를 제공한 것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한국적 인상주의(엄밀히 말해 일본식 인상주의)에 소급되어있

- 18 -

다는 패러다임은 그 의미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쾌대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의 근대화는 바로크의 화려함과 낭만주의의 폭발적인 감성표현 그리고 상징 적인 이야기 구성 등의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쾌대의 미술사적 의의는 이런 史적인 이유에서만 그의 존재가치가 부각되는 것은 아니다. 그의 표현력은 당시 한국 미술 전체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묘사력과 사실적 표현을 기반으로 한다. [봄 처녀. 1940년대 말]. 이쾌대 작. 캔버스에 유화. 이 작품은 이쾌대의 작품 중 그의 이념적 사상이나 소재를 떠나 가장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입상으로 그려졌지만 배경의 표현이나 명암처리 등을 보았을 때 모 나리자의 구도를 연상케 하며, 묘사력이나 색감처리에 있 어 자연주의나 인상주의적인 필법으로 완벽하게 마감되 어있다. 당시 이 정도의 데생력을 보인 화가는 일본을 포 함해서도 아마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을 것이다. 인물의 표정은 많은 이야기를 담은 듯 보이며, 당시 당대 최고의 화가로 칭송 받았던 김은호(친일 화가로 운보 김기창의 스승)가 극사실로 그린 관념적 인물화에 비추어 보아도 손색이 없다. 아니 오히려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담백하고 소박한 그러나 내강의 온유함을 표현해낸 그야 말로 시대를 가르는 조선 여인의 표상을 보는 듯하다. 이 런 그의 작품을 다시 대하며 느끼는 감정은 여러 가지로 교차한다. 뛰어난 표현력과 화려한 감성을 동반한 이 천재를 우리는 너무 늦게 알게 되었으며, 그나마 잠시 조명되었다가 잊혀져가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다시 반복되는 신자본주의 시대의 이념과 조류에 묻히게 되 는 건 아닌지 말이다. 이쾌대의 사실적인 표현력(사실주의가 아니라)은 작품 [봄 처녀]를 통해서도 익히 알 수 있다. 모나리자의 구도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필자의 추측이 정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묘법이 르네상스의 화 풍에서 고전주의와 자연주의 그리고 인상주의를 두루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러한 유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쾌대의 표현방법이 이러한 사실적인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가 표현하는 이 사실적인 묘사와 깊이 있는 공간감은 군상을 비롯한 역동적인 몇몇 그림들을 통해 절대적인 양식인양 보여졌지만 그 의 화풍이 비단 그것만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부녀도. 1941]. 이쾌대 작 캔버스위에 유화. 이 작품은 1940 년경에 그려진 [부인도]처럼 인물의 묘사에

- 19 -

│ART & CULTURE│

있어 외형선을 선명하게 그려 넣어 표현하고 있다. 이는 전통 적인 한국화에서 볼 수 있는 선이기도 하며, 인상주의 이후 야 수주의 작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방법이다. 물론 이쾌대의 [부녀 도]는 전자에 더 가깝지만, 배경의 원색적인 색상구사나 평면적 인 표현법은 당대의 한국적 인상주의의 화풍을 넘어서는 양식 으로 말할 수 있다. 특히 색상배치는 이전의 그의 화풍에서도 잘 볼 수 없었던 구성을 보여준다. 마티스의 원색구성을 연상 케 하는 배경의 노란색과 초록색 그리고 붉은색의 대비는 한 화면에서 구사하기 힘든 색상의 조화이다. 1940년대에 그려진 일련의 작품들이 이렇게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눈여겨 볼 만한 요소이며, 이쾌대를 연구하는 데 있어 다양한 시각의 견 지가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쾌대가 40년대에 그린 드로잉 작품들. [마부(왼쪽)]와 [한민이]. [마부]는 거친 선을 활용한 매우 개성적 인 드로잉이다. 마부와 말의 표정이 고단한 인간상과 순박한 동물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작품 [한민이]는 [마부]와는 달리 부드러운 선으로 잠자는 아이의 따뜻한 모습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배경에 적어 놓은 몇몇의 이름들은 당시 이쾌대가 고민했던 화가로서의 일상을 상상하게 한다. 작품에 적힌 피카소, 브 라크, 루소 같은 거장의 이름들은 그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그리고 나란히 그려진 아이의 평온한 모습을 통해 필자는 알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 작업과 가족 사이에서 번민했던 작가의 모습이 필자의 삶과 오버랩 이 되어서였을까? 아이의 얼굴 주변에 적힌 유럽의 화가들의 이름들을 통홰 그가 고민했던 조류들에 대한 호기심을 읽을 수 있다. 놀랍게도 적힌 화가의 이름들은 당시 세계로 퍼져나간 가장 신조류의 작가들이다. [부녀도]나 그의 드로잉들은 그의 화풍에 대한 지적 호 기심을 읽게 하며, 실험적 표현의 필치들이 다양하게 구 사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시대가 허락하는 범주를 넘어선 그의 화풍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지적 호기심의 영역과 그가 추구했던 예술론의 본질이 어느 한 곳에 머무르고 있지 않는 것은 이쾌대를 읽는 매우 중요한 텍스트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텍스트의 다각적인 이해와 분석은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기도 하다. 분명 이쾌대의 이런 다양한 화풍과 정열적인 화 력은 다시 한 번 평가되고 분석되어야 할 것이며, 그의 지성이 이룬 한국 근대 문화의 업적 또한 재분석하 고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 이런 이쾌대의 조형관과 다양한 화풍의 당위성 혹은 정열적이었던 그의 열정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제야 이쾌대의 삶과 그 진정성을 읽어보자고 말하고 싶다. 언젠가 그의 또 다른 전시회에서 보았던 아내를 향한 그의 뜨거운 연서*2가 생각이 난다. 지금은 그 구체적

- 20 -

인 내용이 필자의 기억에 가물가물 하지만 그의 글을 통해 그가 얼마나 삶에 대한 진정성과 순수함을 지닌 작가였는지 가슴깊이 느낀바 있다. 그러고 보니 이쾌 대에 대한 이런 저런 화풍과 역사적 의미를 말하면서 도 결국엔 그의 삶이 보여준 그 진정성이 바탕이 되었 기에 이런 애정을 담은 필자의 의도가 담겨지는 것 아 니겠는가? [탁자위의 정물. 1943] 이쾌대 작. 캔버스위에 유화. 이쾌대의 감수성은 군상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상징 주의적인 낭만주의에 머무르지 않고 이렇듯 소박하고 따듯한 인상주의적인 색감 또한 풍부하게 구사하고 있다. 그의 성향이 알려진 것처럼 휴전 이후 북한을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사회주의적인 리얼리즘의 작가로 만 인식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그가 이러한 색감을 구사하는 감수성 짙은 화풍을 보인다는 것은 그의 성향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해방 후 이쾌대는 조선조형예술동맹 및 조선미술동맹에 간부로 가담했지 만 1947년 연초 혹은 그 직전에 평양에 가서 공산당 정국의 동향과 작가들에게 오로지 혁명적 과제만 제작 할 것을 강요하는 실상을 목격한 후 1947년 잡지『신천지』2월호에 <북조선미술계 보고>란 제목의 글에 비 판적인 내용을 실은 바 있다. 이후 그는 좌익 노선의 조선미술동맹에서 이탈하여 그동안 무소속이던 김인 승, 남관 등이 참가한 조선미술문화협회를 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1949년까지 네 차례의 회 원작품전을 열었다. 이 단체는 철저히 정치색을 배제하였으며, 함께 참여한 작가들의 이력에서 이미 그의 자유분방한 창조적 욕구를 읽을 수 있다. *1 - 이쾌대는 경상북도 칠곡(漆谷)에서 출생하였으며, 휘문고보에서 장발(張勃)의 지도를 받았으며, 재학시 이미 제11회 조선 미술전람회전(1932)에 입선하였다. 졸업한 뒤 1939년 유학길에 올라 도쿄제국미술학교[東京帝國美術學校(동경제국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유학시절 일제치하에서 고통받는 민족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운명]이 공모전에 입선되기도 했다. 1941년 도쿄 에서 이중섭(李仲燮) 등과 조선신미술가협회를 조직하여 모더니즘 미술활동을 전개했으며 여러 차례 회원전을 가졌다. 3회전에 출 품한 [부인도], [탁자 위의 정물] 등은 참신한 표현수법과 조형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광복 후 좌익미술단체에 참여하는 한 편 김인승(金仁承), 남관(南寬) 등과 정치색이 배제된 조선미술문화협회를 조직하여 4회의 회원전을 열기도 했다. 그중 제3회 회원 전에 출품한 [조난]은 정체불명의 군용기에 무고한 어민들이 무차별 살상당한 독도(獨島)에서의 사건을 그린 그림으로 주목을 받았 다. 그의 화풍은 서구적 지성과 방법론을 토대로 하면서도 향토적이고 민족주의적 색채가 농후했고, 인민군 측 종군화가로 전선에 참가하던 중 포로가 되어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용, 휴전 직후 남북 포로교환 때에 북한을 택해 갔다. 그 밖의 작품에 [자화상], [군상(群像,1944∼48)] 시리즈 등이 있다. *2 - 필자의 희미해진 기억이지만 어렴풋이 남은 그의 인상은 정말 매혹적인 연애편지로 각인이 되어있다. 은근하지만 에로틱 한 그러나 품위가 있는 그의 문체는 아름다웠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 자료를 찾을 길이 없어 그가 남긴 부산 수용소에서의 편지 한 토막을 올려본다. "오래간만에 내 소식을 알리게 됩니다. 9월 20일 서울을 떠난 후 5, 6일 동안 줄창 걷다가 국군의 포로가 되어 지금 부산 100 수용소 제3실에 있습니다. 신병을 앓는 당신은 몇 배나 여위지 않았소, 안타깝기 한량없소이다... 아껴둔 나의 채색 등은 처분할 수 있는 대로 처분하시오. 그리고 책, 책상, 헌 캔버스, 그림틀도 돈으로 바꾸어 아이들 주리지 않게 해주시오. 전운이 사라져서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때는 또 그때대로 생활 설계를 새로 꾸며 봅시다. 내 맘은 지금 우리 집 식구들과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김진송, 『이쾌대』 , 열화당, 1995)

- 21 -

│이달의 회원│

새로운 힘들이 곧 새싹처럼 솟아오를 겁니다 노태맹 회원 인터뷰

글. 대담 김수상 sskim@hanmail.net

의사 시인이자 진보언론매체인 <뉴스민>의 발행인인 노태맹 회원을 만났다. 그의 직업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지 만 아픈 세상의 치유를 꿈꾸는 시인이기도 하다.“몸을 관찰할 적에 몸이 병을 떠나지 아니하고 병이 몸을 떠나지 아니하여서, 이 병과 이 몸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오래된 것도 아니라고 여기면 이를‘지혜’ 라 이른다.”노태맹 회 원을 만날 때마다, 나는 <유마경>의 이 구절이 떠올랐다. 세상이 아프면 그도 따라서 아플 것 같다.

지난해는 대구참여연대와 함께 <뉴스민>의 대표로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이 노동의 이름을 과잉

‘제1회 전태일대구시민문화제’ 를 개최하셨는데 문화제

대표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에 대한 총평을 해주시지요. 그리고 올해는 전태일문화

시점에서 민주노총은 우리 시대 노동의 전위라고 저는 생각

제를 어떻게 개최하실 예정인지 계획을 좀 들려주시기

합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전태일’ 의 이름을 관(官)등이 주도하거

바랍니다.

나 그에 기대하면서 기념사업화 혹은 박제화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발적으로 만들어진 일이긴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 리에게 전태일의 의미는 명확합니다.‘전태일’ 은 우리의 노동

다시 말하지만‘전태일’ 은 아직 우리가 도달하지 못한,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우리 노동의 현실입니다.”

현실 일반에 대한 일반 명사입니다.‘전태일’ 은 기억되고 추모

4월 말경에 제3시집『벽암록을 불태우다』 가 출간될

되거나 기념될 이름이 아직 아닙니다. 지난 시민 문화제, 이 문화제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생각해

예정인데, 제목이 특이해서 벌써부터 많은 독자들이 궁

볼 여지가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시민 문화제에 많은 시민 대

금해 합니다. 어떤 계기로 벽암록 연작을 쓰시게 되었

중들이 참여해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

는지, 시집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노총 등 노동 사회단체들이 결합하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요. “저는 불가의 철학에 대해 잘 모릅니다. 당연히 벽암록에 대

올해도 그 관심의 불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태일’ 이 우리 시대 노동의 이름이라면 반드시 민주노총이

한 전문적인 지식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22 -

이번 시집은 <벽암록을 읽다>는 제목의 시 연작을 중심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전

묶은 것인데, 주로 그 책의 이미지를 빌려온, 이를테면 벽암록

망을 재검토해 보아야 합

은 하나의 방편일 뿐인 것입니다.

니다.

시집 앞‘시인의 말’ 에 이렇게 썼습니다.“미안하다 /지금 그

시민, 정치, 민주주의,

대가 /그대의 가슴에 안고 있는 이것은 /불타고 남은 /둥글고

자유, 평등, 해방, 자본 등

푸른 허공이다. /모두가 /그 허공을 빠져나오길 빈다.”나는 이

등 이 개념들 안에서 도대

삶을 빠져 나오고 싶은 것이고 우리 모두도‘그 곳’ 을 빠져 나

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오기를 바랍니다.

있는지 말입니다. 물론 이

그러나 저는 벽암록이 주는 그 이미지를 좋아하지만 그 이미 지가 가진‘무 매개성’ , 뭐랄까 삶이랄까 정치랄까, 그런 구체

건 제 자신에게 늘 되돌려 질문하는 내용입니다.”

성이 사라진 해방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대구참여연대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

시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어쨌든 저는 이 시들을 통해, 벽암록이 가진

랍니다.

풍부한, 상상력의 이미지가 최대한 갈 수 있는 한까지 정치에 “시민 문화제를 기회로 탈퇴했던 참여연대에 다시 이름을 올

바짝 붙이고 싶었습니다. 얼마만큼 성공했는지는 독자 분들이

리기로 했었죠.

판단하실 문제겠죠.”

수 년 전에 저도 참여연대 회원이었습니다. 그러다 탈퇴하게

‘공부하는 시인’ 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민사회운동과 공부는 어떤 관계가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 말씀해주

된 것은‘시민운동’ 이라는 운동의 방향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 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기 바랍니다.

점점 더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운동으로는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

“제가‘공부하는’ 이라는 수식어를 갖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에 많은 변함은 없습니다.

것입니다. 제가 철학과에 들어가서 철학이라는 학문을 일찌감 치 포기한 것은 선배들만큼 공부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책은 늘 사지만 이제는 거의 소장하는 수준으로 책을 꽂아두 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전부터 자주 옆 사람에게 하는 말

그럼에도 다시 참여연대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과 거와 같은 시민운동 대 노동운동과 같은 대립 구도 자체가 별 의미가 없어질 만큼 우리의 운동 모두가 뭉그러지고 있다는 판 단 때문입니다.

은‘무식한...’ 이라는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이 아주 건방진 말이 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장집 교수 류의‘운동보다 (제도)정치’ 같은 주장에 일정 부 분 동의는 하지만, 운동이 없는 제도 정치는 지금 우리가 목도

그럼에도 이 말을 쓰는 것은 사람들 특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하고 있는 현실 정치에서 조금도 더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너무 책을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자극이 되기 위해서랄까... 20~30년 전에 읽었던 몇 권의 책으로 세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우리에게 운동이란 무엇인가? 물을 수 있겠죠. 물론 저도 모릅니다.

상을 바라보면서 어떤 전망을 읽을 수 있을까요? 경험과 실천

다만 여러분들과 같이 찾아보고 싶습니다. 이건 시인의 직감

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삶의 회오리를 빠져 나올 수 없지

이긴 하지만... 저는 우리의 시민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고 움직

않을까요?

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뭔가 새로운 힘들이 곧 새싹처

세상이 변하지 않고 점점 더 나빠진다면 다시 한 번 지금껏

럼 솟아오를 겁니다.”

- 23 -

│사람사는 세상│

‘푸른 눈의 목격자’광주의 품으로 돌아오다.

- 위르겐 힌츠페터 이영욱 편집위원 feby@nate.com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최초로 세계에 알렸던 위르겐 힌츠페터(ju ¨rgen Hinzperter)가 2016년 1월 25일 유명을 달리했다. 그 동안 군사정권에 의해‘폭도’ ,‘광주폭동’ 으로 매도되고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박해를 받는 광주사람들에게 그의 영상은 진실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병석에 누워서도“광주에 묻어달라” 며 마지막까지 광주 에 대한 애정을 끊지 않았던 그의 모습을 짤막하게나마 정리해보고자 한다.

‘푸른 눈의 목격자’ 로 불리 는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

엇갈린 자기네 부장을 빼오겠다는 기지를 발휘하며 광 주 안으로 진입했다.

페터는 알브레히츠 의과대학

<위르겐 힌츠페터. 출처 5·18기념재단>

재학 중,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시내에서 만난 국제사면기구 젊은이들에게 그 동안의

TV방송에 매력을 느끼고

참혹했던 일들을 들었지만 전화선이 죄다 끊겨 독일 본

1963년 서독 제1공영방송

사로 알릴 수 없었다. 5월 21일 계엄군은 시위대를 향

ARD-NDR 함부르크지국 카

해 무차별적으로 발포하기 시작했고, 공수부대원은 시

메라맨으로 입사했다. 1967년

민들을 과격하게 폭행하고 조준사격을 가했다. 그러자

동아시아지부가 있던 홍콩을

택시와 버스 200여대가 계엄군과 공수부대원의 진입을

거쳐 1973년부터 1989년까지

막아섰고 시위대는 총과 실탄을 구해 무장했다. 그는

17년간 도쿄지국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베트남 종군기자 시절에도 보지 못한 참혹함을 광주에 서 병원과 보건소 등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누워있는

1968년 청와대 기습을 목적으로 서울 입구까지 침투 한‘김신조 사건’ 을 시작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그는 1980년 5월 19일 일본 라디오를 통해 계엄령 선포와‘광주’소식을 듣자마자 음향담당 헤닝 루모어 (Henning Rumohr)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당시 에는 외신기자가 국내 취재를 하려면, 해외공보원 (KOIS?현 해외홍보원)에 취재경로를 밝히고 프레스카 드를 발급받아야 했지만, 그들은 정부에 기대지 않고 현장으로 곧장 달려갔다. 광주로 들어가기 전, 검문소 에서 군인들에게 제지를 당하자 학생 시위 때문에 길이

- 24 -

시신들로 겪었다고 회고했다. 이를 촬영한 힌츠페터는

87년 6월 항쟁의 문화적 동력이 되었다.

5롤의 필름을 과자통에 숨겨 일본으로 가져갔고, 롤로 된 필름은 방송용으로 바꿔 위성으로 독일에 보내졌다.

오늘날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영상자료는 대부분이 힌

그날 저녁 뉴스 프로그램인 타게스샤우를 통해 보도되

츠페터가 수집한 것이다. 광주항쟁의 생생한 진실을 담

었고, 훗날 KBS 일요스페셜 <푸른 눈의 목격자>로 제

은 화면으로 전두환 군부독재의 폭압을 전 세계에 폭로

작되어 다시 한 번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리게 된다.

하고 국민의 양심을 깨우고 민주화를 앞당긴 공로를 인 정받아 2003년 제2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했다.“80년

23일 계엄군이 퇴각한 상태의 광주로 다시 잠입해 국

5월 (서울에서) 광주까지 안내해 준 용감한 택시기사에

내 언론의 왜곡과 다른 외신기사 내용을 광주시민들에

게 감사하다” 고 밝힌 수상 소감은 영화‘택시 운전사

게 전해주고, 이틀 전만 해도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

(Taxi Driver)’ 를 제작하는데 영감을 주었다. ‘고지전’ ,

었던 집회에 여자와 노인들이 함께하는 비교적 평온한

‘의형제’등으로 유명한 장훈 감독이 연출하고‘설국열

시민들의 일상을 담았다. 그 영상은 계엄군이 언론에

차’ ,‘변호인’등 히트작을 낸 송강호가 택시기사‘김

흘린‘폭도가 점령해 아비규환이 된 시내 상황’같은

사복’ 씨 역할을 맡는다. 전두환이 장악한 신군부가 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가 된다.

지른 학살의 현장을 취재?보도한 힌츠페터의‘광주에 서의 사흘’ 이 줄거리지만 광주까지 바래다주면서 우연

외국기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보도하는 동안 한국 언론은 광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소문

히 항쟁의 한복판에 서게 된 택시기사가 본 80년 5월 의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이, 유언비어라고 선전하고 시위선동 간첩이 잡혔다는 허위보도를 내며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 그러나 끔찍한

1995년 은퇴 후 고향인 독일 북부 라체부르크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진실을 보도할 수 없었던 기자

거주하던 힌츠페터는 올해 1월 25일 지병으로 향년 78

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절필을 선언하게 된다.

세에 유명을 달리했다. 2004년 심장마비로 쓰러졌을 당 시‘광주에 자신을 묻어 달라’ 던 바람에 따라 5.18기념

그해

9월

재단은 힌츠페터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수장고에 보관

전두환이 대

중이며, 오는 36주년 5.18기념행사에서 망월동 옛 묘역

통령에 취임

에 안치할 예정이다.

하고, 김대중 에게 사형이 선고되자 전 두환이 어떤 짓을 했는지 <전남매일신문기자일동, 1980년 5월 20일자>

알리기 위해 한국 상황에

분노하고 있던 상사 위르겐 베트람(Juergen Bertram) 과 함께 특집다큐멘터리‘기로에 선 한국(S?DKOREA am Scheideweg)’ 을 만들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독일 유학중이던 신부들이 번역하여 언론 통제하의 5공화국 시절 은밀히 상영되면서 광주의 참상을 널리 알리고 - 25 -

<5·18 재단이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힌츠페터의 손톱과 머리카락. 출처 5·18기념재단>

│노동현장은 지금│

인명지상(人命至上) VS 머니(money)지상

이정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장

경북대병원 입구에는 人命至上(인명지상) 비석이 있 습니다.

는 것을 너무 쉽게 취미처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 니다.

병원의 가치와 목적은 마땅히 사람의 목숨이 최고 여야 할 것 입니다. 아니 병원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가치가 그러해야 할 것 입니다. 이러한 것을 말하고 있는 비석이 현실에서는 오히려 비정상 이라고 여겨집니다.

경북대병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공공병원입니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믿고 찾아오는 경북대병원 입니다.

경북대병원 앞에 놓인 인명지상은 20년 전 모 병원

그런데 최근 경북대 병원장이 펼치고 있는 병원정

장님이 돌비석에 새겨서 지금의 자리에 놓아두었던

책을 지켜보면 인명지상은 비석에만 박혀있고 병원

것 같습니다. 경북대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사람의

은 머니(money)지상이 된 것 같습니다.

목숨이 최고다’ 라고 다시 한번 천명하고자 비석을 세 워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공공병원이 매머드급 경북대병원이 된다고 좋은 병 원이 될까요?

20년 세월이 지난 지금, 경북대 병원 인명지상 돌

2011년 칠곡병원을 개원했습니다. 삼덕동본원 900

비석 앞에는 해고된 노동자들이 길바닥에 나앉아 있

병상과 칠곡병원 600병상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것

습니다. 200일이 넘도록 해고된 주차 비정규 노동자

도 모자라 병원경영진은 2017년 11월 까지700병상규

들은 길바닥에서‘해고는 살인이다.’복직을 요구하

모의 3병원을 완공해서 한강이남 매머드급 병원을 만

며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주차관리 비정규노동자 뿐

든다는 포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칠곡병원

만 아닙니다. 이제는 청소노동자, 병원 정규직 노조간

건립이든, 3병원 건립이든 공공병원이자 국립대병원

부까지 해고를 시켰습니다. 지금 병원장은 사람 자르

인데 정부에서는 건립비용의 30%만 지원을 해주고

- 26 -

있습니다. 70%는 모두 빚을 내어서 건물을 올리고

무가 외주용역 회사에 넘어가는 것은 환자정보를 넘

있습니다. 칠곡병원 건립부채도 17년부터 원금상환

겨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미 많은 곳에서 용역회

189억 이자 82억원을 갚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3

사를 통해 정보유출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여기저기

병원 건립 자금 2500억 중 정부보조금 30%(864억),

서 나왔습니다. 환자질병정보를 다루는 업무까지 외

병원자체 부담금(부채)70%(1604억)으로 짓는다고 합

주화 시키면 많은 정보가 외부로 줄줄 세어나가는 것

니다.

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매머드급 경북대병원의 욕망이 병원 비정규노동자부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공공병원을 지켜나가겠습니다.

터 잘라 내고 있습니다.

경북대 병원장은 환자중심의 병원, 지역사회에 공

병원이 무리한 몸집 키우기에 비용마련을 한다고

헌하는 병원으로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밖으로 홍보

15년 비상경영을 선포했습니다. 그 비용절감의 하나

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15년 공공의

로 진행한 주차관리 용역비 절감으로 15년 10월 10

료기관 청렴도 평가 조사에서 경북대병원이 최하위

년 동안 일해 온 주차관리 비정규노동자 26명을 집단

꼴찌를 받았습니다.

해고 시키고 비정규 노동조합을 와해시켰습니다. 그

병원 몸집키우기의 욕망이 병원직원들에게는 해고

리고 16년 3월에는 청소노동조합 대표를 해고시키고

와 구조조정으로 공포분위기를 만들어 불안한 일터로

노조를 와해시키고 있습니다.

내몰고 있습니다. 그 한 가운데 환자들이 놓여 있습 니다. 환자가 불안합니다. 불안을 넘어 위험합니다.

매머드급 병원의 욕망이 저질 진료재료 구입과 과잉

이런 경북대 병원의 경영진을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

진료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을 수 없습니다. 공공병원을 망치고 있는 경북대병원

수술장갑을 저질 싸구려를 구입하여 감염위험에 노

장의 매머드급 병원 욕망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노동

출시키고 있습니다.

조합이 나서서 공공병원을 감시하고 하나하나 바로

그리고 의사들에게는 성과급제로 더 많은 수술과

잡아 가는 일을 하겠습니다. 환자안전은 뒷전이고

더 많은 검사를 하도록 성과급을 지급하며 수익증대

돈벌이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경영진을 이대로 둘

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수는 없습니다.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지역민이 믿고 찾는 공공병원을 지켜나가겠습니다.

매머드급 병원의 욕망이 환자안전을 무시하고 있습 니다.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곳이 병 원입니다. 그런데 인명지상 돌비석을 세워둔 경북대 병원에서 인건비를 줄인다고 심장환자 중환자실 근무 당 간호사 수를 줄여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했 습니다. 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의 교훈도 잊고 신 종플루 감염직원에게 병가도 주지 않고 마스크 끼고 일해라 하여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위협을 주고 있 습니다. 병원의 비용절감은 응급수납창구를 외주화 시키고 병원 콜센터까지 외주화 시키고 있습니다. 이곳의 업 - 27 -

│과학에서 희망찾기│

창조도 기적도 우연도 아닌 진화 남원직 회원 plainman@hanmail.net

‘왜 이렇게 복잡해!’

한다. 그래서 생명의 출현을 신도 우연도 아닌 다른 무엇으로

복잡한 일은 짜증스럽

설명하려면 상상력을 비약해야 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과

다. 어지럽고 거부감이 든

크기에서 비롯된‘직관을 뛰어넘는 상상력’ 이 필요하다. 지구의

다. 보통은 그런데, 복잡함

시간은 직관적인 느낌보다 길고, 우주의 크기도 더 크다. 직관적

에서 경이와 경탄을 느끼

인 말로는 담아내지 못하는 광대무변함을 추상해야 한다.

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가 한 몸처럼, 질서 있는 관계로 보이거나, 조화롭 게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 에 그렇다. 최초의 감각 정

변화는 우연히 일어나고 사소하다. 그런데, 이 우연들이 선택 적이고 차별적인 생존을 통해 축적된다.‘누적적 자연선택’ 을 통해, 무작위적인 우연들에서 복잡하고 신비로운 생명이 발생 한다.

보는 복잡하더라도, 반복

생물의 핵심에 놓여 있는 것은‘정보’ 이다. 이해하려면, 생명

경험 또는 계획적 훈련을

의 본질에 관한 비유로 불꽃이나 호흡을 생각하기보다, 10억

거쳐, 하나로 보는 심상을 만들면, 더 나은 것 더 새로운 것을

개에 달하는 불연속적인 문자열을 생각해야 한다. DNA가 가진

발견하는 창조적 감흥이 일어난다.

염기의 배열 형태(정보)는 복제되면서 바위보다 오래 간다. 이 슬처럼 무작위로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낡은 것’ 으로부터

‘그 참 신기하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론이나 오랜 관습과 어긋나는 물체나 현상은 신기하다. 연유를 알 수 없을 때 그 기원을‘신’ 으로 돌 리면서 이해불능이 주는 거북함에서 쉽게 벗어난다. 그러나 수

생겨 계승된다. 족보가 있다. 생명은, 경쟁하는 DNA를 전달하 면서 신체에 어떤 작용을 나타내고 살아남는‘자연 선택’과정 에 있다. 피드백을 반복한다.

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이해력으로 신비를 헤아려 볼 수 있다.

기적이란 엄청난 우연들이 겹쳐진 자연의 일이다. 생명의 복 제 기구는 초미시적인 세계지만 일 회의 우연으로 발생하기 어

‘생존’ 하고‘번식’ 하는 생명은‘복잡’ 하고‘신비’ 하다. 생명 의 기원은 무엇일까? 신의 창조일까? 신이 아니라면 한 번의

려울 만큼 복잡하고 정밀하다. 복제 기구의 출현은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러나 그런 기적 같은 일에 대한,

기적인가? 그냥 무의미한 우연인가?

“눈먼 시계공의 기본 생각은 생명이나 우주의 다른 것을 이

“이 책을 쓴 목적은 생물의 경이로움을 설명하여 그 신비로

해하려고 할 때 어떤 설계자를 가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움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비밀의 장막을 열어 신비감을 제거

설계자를 가정하지 않을 때, 설계자 없는 진화는‘우연’ 일뿐

하는 데 있다.” “진화는 생명 존재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유

이라는 반사적인 반응은 직관이 낳는 오해다. 질서나 복잡성이

일한 이론이다.” “유전자 변이를 하면서 일어나는 번식은, 우연

무의 상태에서 단 한 번에 현재의 모습이 될 우연의 확률은 우

한 변화가 축적되는 시간이 충분하다면 상상을 뛰어넘는 광대

주의 전 시간이 주어져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진화론은 충분히

한 기적 같은 결과를 낳는다.”

세분된 중간형을 이어 큰 계열을 이루는‘누적적 자연선택’ 으

복잡해도 질서가 있으면, 무작위적 우연으로는 복잡함이 설명 되지 않는다. 기적 같은 일에는 역시 창조자가 있어야 하는가? 문물을 창조해 온 설계자인 인류는 그 경험과 의식 때문에 복

로 무작위적인 우연을 넘는다. 우연한 변이에 누적적 자연선택 을 더해서 천문학적으로도 불가능한 기적 같은 생명 현상을 설 명한다.

잡하고 고상한 것은 계획해서 정교하게 설계한 것이라고 생각 - 28 -

│촌부잡설│

농사짓는 사람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김성범 회원 도깨비농장 농부 pfkimsb@hanmail.net

농업의 기계화와 농화학공업의 발달은 대규모 영

<고문진보>에는 지은이가 알려지지 않은‘누에치

농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이는 농민을 노동의

는 여인(蠶婦)’ 이라는 시가 한 수 실려 있다.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삶을 윤택하게 해 준 것이 아니라, 토지에서 농민을 추방시키는 결과를

“읍내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서, 수건이 젖도록 눈물 흘렸네.

가져 왔다. 농토에서 추방당한 사람들은 일용할 양

비단옷 입은 자들은

식도 시장에서 구입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된다. 시

누에치는 사람이 아니었더라.”

장에는 온갖 농산물이 넘쳐나도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아나키스트 크로포트킨은 <빵의 정복>(The Conquest of Bread, 1892)에서, 당시에도 이미 사 회적 부의 총량은 모든 사람들의 복지를 충족시키 고도 남음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대중 들은 빈곤하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노역 에 내몰리는 것은, 소수의 지배계급이 모든 생산 수단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명하고 있다.

농화학 공업과 농업 기계의 발달에 의해서 가능 하게 된 대규모 영농은 토지의 효율적 이용과 생산 의 증대에도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다. 우선 기계는 사이짓기를 불가능하게 한다. 또한 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자투리땅이나 경사지는 경 작할 수 없다. 수확 과정에서도 엄천난 손실이 생 긴다. 콤바인으로 수확한 논과 인간노동을 통해 수

지금은 달라졌는가. 과학의 발달은 영농 분야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확한 논에 들어가 낙곡의 양을 살펴보라.

가져왔다. 농화학 공업의 발달은 경작 과정에서 발

어느날 갑자기‘강소농’ 이라는 신조어가 우리 사

생하는 각종 병충해의 피해를 줄여줌으로써 안정적

회를 배회하고 있다. 기만일 뿐이다. 이게 가능하기

인 수확을 가능하게 했다. 화학비료 또한 단위 면

위해서는 농작물 생산에 투입된 노동의 가치가 제

적당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주었다. 특히

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먼

각종 농업기계의 발달은 농민을 노동의 고역에서

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는 이러한 데 대

벗어나게 해 준 것처럼 보인다.

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의

여기에 더해‘6차 산업’ 이라는 괴이한 용어를 만

사람들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곡물도 공

들어 농민과 농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현

급받지 못함으로써, 배고픔과 이로 인한 저항력 약

혹하고 있다.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과 유통까지 농

화로 말미암은 각종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하지

민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농업 따위에

만 서구의 부유한 나라는 영양의 과잉섭취로 말미

대해 전혀 관심이 없으니 죽든 살든 농민 자신이

암은 각종 질병으로 낭비하지 않아도 될 엄청난 양

알아서 하라는 말일 뿐이다.

의 의료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이건 문명이 아니라 결단코 야만이다.

‘도화낙원’ 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메시아는 오직 연대와 행동이다.

- 29 -

詩 읽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 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문학과 지성사. 2009>

* 국수시와 고양이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국수와 고양이를 시로 쓴 시인들이 나는 부럽습니다. 시의 한 경지를 이룬 시인들이 그것을 쓸 것입니다. 아직까지 국수시도 못쓰고 고양이시도 못썼으니, 내가 죽기 전까지 시를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좋은 국수시 하나, 훌륭한 고양이시 하나만 쓰고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일 년 새 훌쩍 커버린 막내 놈의 옷을 정리했어요. 꽉 차 있던 옷장이 거짓말처럼 헐렁해졌습니다. 덩달아 마음도 헐렁, 품이 생겼어요. 옷들과 오래된 계간지들을 한 곳에 모아두었답니다. 고물상이 오기로 했지요. 지난주에 만난 지인 에게‘버리는 법’ 을 배웠습니다. 나도 주부의‘미니멀리즘’ 을 익힐 때가 되었는가요. 오늘 저녁엔 당신에게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군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말갛게 씻은 접시 하나를 꺼낼 터이니, 愛人이여,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핥아주겠는지요?

글. 김수상 시인 - 30 -

│문화 톡톡│

권순철의‘시선’ 전 극단 함세상의‘간난이’ 정용태 편집위원 joydrive@daum.net

하나! 대구미술관 제2대 김선희 관장이 물러나고 공모를 통해 응시자 17명 가운데 최승훈 씨가 내정됐다. 대구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홍대, 프랑스 유학(석,박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초대 관장을 역임했다.

2월 16일부터 시작된 권순철의‘시선’ 전과 유성건설 김인한 회장의 기증작품전이 오는 5월 22일까지 이어지며, 2월 23일부터 시작한‘DNA’ 전은 5월 29일까지다. 관람료는 1,000원이다. 특히 'DNA'전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었다.‘DNA’ 는‘Design’ 과‘Art’ 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줄임말로 디자인과 순수미술의 만남을 의미하며, 순수미술의 영역 에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차용하는 작가들과 공예, 디자인의 영역에서 순수미술의 형식 을 사용하는 국내외 작가 30여명의 작품을 통해 미술과 디자인의 만남이 어떤 새로운 미적 방향성을 갖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둘!

극단 함세상

<마당극이어달리기 두 번째‘간난이’ >

사골마을에서 홀로 늙은 암소‘간난이’ 와 함께 살고 있는 엄마는 시골로 체험활동을 하러 온 학생들에게 간난이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25살이 된 늙은 암소 간난이가 여덟 달 전 기적적으로 임신을 하게 되었고, 오늘밤 드디어 분만을 앞두고 있다. 예정일보다 한 달이나 앞서 새끼를 낳으려는 간난이 옆에서 엄마는 마당을 쓸고, 여물을 끓이고, 어렵게 자식들을 낳고 키웠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불안한 마음을 달랜다. 엄마는 밤을 꼬박 새며 간난이와 함께 했던 지난 날들을 실타래 풀 듯 되새김질 한다. ▶기

간 : 2016년 5월 12일(목) - 2016년 5월 29일(일)

▶시

간 : 10시 - 19시 (티켓판매/입장마감 18시)

▶장

소 : 소극장 함세상 (대구시 남구 명덕로 98-2, 1층)

▶입 장 료 - 성인 : 20,000원 / 청소년 : 15,000원 - 단체 : 12,000원 (10인이상) - 사전예매 : 12,000원 (5월 11일까지) - 장애인 1급-3급 : 동반 1인 함께 12,000, 4급-6급 : 12,000원 - 만 65세 이상 12,000원 - 릴레이티켓: <2016마당극이어달리기> 티켓 제시하면 10,000원 ▶문

의 : 극단 함께사는세상 (http://www.hamsesang.or.kr) (053-625-8251 / 010-6684-1035) - 31 -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1. 주민참여예산제 혁신 활동 주민참여예산제는 예산의 주체(납세자)인 시민이 지방정부의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하는 제도로 대구참여 연대가 지속적으로 촉구하여 지난 2015년 대구시에서 첫 시행하였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청년NGO지원 사업, 저소득층 자녀-대학생 멘토링사업 등을 제안하여 채택, 시행하게 된 성과도 있었습니다. 2016년에는 보다 성숙한 참여예산제의 안착을 위해 운영의 혁신과 시민예산참여 제안활동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 습니다.

- 참여예산제 10대 혁신안 및 조례개정안 발표 (2.18) - 대구시 예산담당관 면담 (2.22), 정무실장 면담(3.24) -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운영위원회 개최-시민단체 혁신안에 대한 의견 수렴 - 풀뿌리단체협의회(4.6),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4.21)에 주민제안사업 참여 공동사업 제안(4.6)

2. 20대 총선 관련 활동 20대 총선활동은 부적격한 후보를 선정하고 낙천 및 낙선을 촉구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하였습 니다.

-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발족(2.18) - 총선 부적격후보 기준 선정을 위한 회원설문조사 실시 - 대구지역 공천 부적격 후보 발표 (곽상도, 정종섭, 조원진, 김용판, 김문수, 주호영. 3.7) - 대구혁신 10대 정책공약 발표(3.28) - 부적격 후보 낙선촉구 기자회견 (4.5) - 곽상도 (대구 중남구) 후보 낙선촉구 기자회견(4.7) - 총선 후보자 정보 SNS홍보 활동

3. 시내버스 혁신 활동 대중교통(시내버스) 혁신활동은 대구참여연대가 다년간 지속적으로 활동 한 분야이며 작년 8월 노선개편 이 후 배차간격 증대, 수익금 감소 등 문제를 제기하고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정책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교통카드충전선수금 사회환원을 위한 시민청원 캠페인 추진 예 - 운전기사 임금삭감 반대, 휴지(休止)차량 운행 촉구 활동 예정 - 배차간격 단축 시민청원 추진 예정

- 32 -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4. 낙동강 수질문제 대책 활동

6. 남구청 등 지자체 청소용역 비리 감사청구 활동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오염에 따라 시민 들의 식수안전성이 심각하게 우려되기에 구미참

- 청소용역비리, 부실행정 주민감사 청구 : 민주노총 일반

여연대. 대구ymca등과 공동으로 수질대책 활동

노조와 공동 진행

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수차례 집회 및 면담

- 대구 수돗물 수질 분석

- 감사 결과 확정(관련 공무원징계, 비리업체 계약해지)

: 2015년 말 대구시에 민관 합동 수질조사 촉구 및 수

-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대구지역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활

돗물검사 세부자료 공개 촉구

동 협의, 추진계획

- 대구 ~ 구미 낙동강 수질 공동관리시스템 촉구 기자회 견(3.15) - 대구시, 구미시에 낙동강 공동관리시스템구축에 대한 공

7. 회원 소식지‘함께 꾸는꿈’발행

식 입장 요구

‘함께 꾸는꿈’ 은 2015년부터 격월로 발행하고 있

- 시(市)가 책임 회피 할 경우 대구시민손해배상 청구 소

으며 2016년은 2월 4월 6월 8월 10월 12월에 발

송, 환경소송등 시민행동 추진 계획

행 예정입니다.

- 2016년 편집위원회 구성 편집위원장 류영준. 부편집위원장 김수상, 편집위원 김건예, 김병호, 이영욱, 정용태 - 발행비용 마련을 위한 소식지 광고유치 함께꾸는꿈 기금 조성 예정

8. 민주시민교육센터 설립 추진 활동 대구참여연대는 지역의 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지 속적이고 장기적인 교육체로 2016년 총회 의결

5. 공익제보자 보호조례 제정 활동 내부비리 고발 등 공익제보자를 제도적으로 보호 하고, 시민단체로 접수되는 제보도 대구시가 처리

에 따라 민주시민교육센터 구성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민주시민교육 자문단 구성(4월)

하도록 하는 제도

- 자문단 1차 회의 (4.29)

- 2015년 10월 대구시의회(김혜정의원)에 조례제정 청원

- 향후 대구형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공감대 확장을 위한 간담회 및 토론회 진행 예정

- 조레안 대구시 의회 본회의 통과(3.17) - 환영 논평 발표(3.22)/ 위원회 구성 참여 등 실행과정 참 여 예정

- 33 -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9. 창립18주년 홈커밍데이 진행 (4.11)

12. 연대 활동

4월 11일 대구참여연대 창립일에 회원들의 살아

-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 활동

가는 모습을 공유하고,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의

:참사 700일 대구시민대회 개최 (3.15)

희망을 나누는 행사로 홈커밍데이를 개최하고 있

:참사 2주기 대구시민문화제 (4.9)

습니다. 올해는 활동영상을 함께 보고, 김윤상고

:참사 2주기 시민분향소 설치(4.16)

문의 하모니카 공연, 권혁장 회원의 노래 공연,

- 경대병원 비정규직 해고반대, 공공성 강화 대책위 활동

강선구 회원의 현대춤 공연, 허광희님의 시낭독

:주차관리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해고 규탄 기자회견,

등 회원들의 재능기부 공연으로 다채롭고 즐거운

천막농성, 정보공개 기획단 구성 등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고철회, 공공성강화에 대한 국회의원 후보자 입장 질의, 기자회견 (3.30) - 여성차별 금복주 규탄 및 불매운동 참여 중 - 위안부 합의 무효 시민행동 참여 중 - 4.20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집중 대회 참가(4.20) - 4.9인혁열사 추모제 참가(4.9) - 5.18공동행사위원회 참가 중 - 대구MBC 공공성 강화 기자회견 등 참여 중 - 구미 아사히글라스 농성장 강제 철거 규탄 기자회견 (4.25)

10. 운영위원회 등 임원활동 - 1차 운영위원회 (3.16) - 상반기 임원 모임 (3.26 청도) - 2차 운영위원회 (4.19) - 정보공개기금, 공익소송기금 등 목적사업 기금 조성, 대구시 참여예산제 주민제안사업 공모 참여, 집행기구

<4.9열사 추모제>

설치 등을 논의, 추진하기로 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 대구시민문화제>

11. 회원 글쓰기 모임‘작당’운영 중 <회원들의 자치소모임인 작당은 글쓰기에 관심있 는 회원들의 모임이며, 2016년 길라잡이는 김수 상(시인)회원이 맡아 주시고 계십니다> -매월 1.3주 목요일 진행 중

<구미 아사히글라스 농성장 강제 철거 현장>

- 34 -

│대구참여연대는 지금│

사무처 청년활동가! 최나래를 소개합니다. 최나래 인턴활동가 skfo7438@hanmail.net

안녕하세요. 3월부터 대구참여연대에서 활동하게 된 인턴활동가 최나래입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 서 정중하고 공식적인 어투를 써야 할지, 평소의 제 말투로 자연스럽게 써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적절하게 섞어 쓰기로 했습니다. 처음 저를 소개하는 글인지라 조금은 긴장되고 설레기도 합니 다. 활동가생활을 마음먹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졸업 후 남은 빚 때문에 이왕이면 많이 벌 수 있고 안정된 직업을 택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들 이 제 눈에 밟혔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는 점이라 고 생각해 왔습니다. 강자에게 당당하게 말하는 용기가 부족한 이 시점에서, 제가 본 참여연대의 활동은 그들의 잘못된 행 동에 규탄의 소리를 내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생각만 하면서 활동하지 않고 숨는 제 자신이 부끄럽 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의 인턴활동가의 삶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참여연대를 알게 된 계기는 2011년 반값등록금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턱없이 비싼 등록금과, 학교 에 쌓여있는 적립금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분노에 휩싸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자연스레 반값등록금 관련 캠페 인이나 집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장지혁 팀장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신기했던 점은 장지혁 팀장님 이 우리 과 선배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를 시작으로 대구참여연대와 저와의 인연이 이어져오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봅 니다. 2012년엔 교내 부재자투표소 설치를 목표로 부재자신고운동을 함께 했었습니다. 인연이 돈독해질수록 이상하게 주 변사람들은 빨리 도망가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때 도망을 못 가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가끔 아주 가끔 해 봅니다. 물론 농담입니다. 처음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느낌은 긍정적 표현으로는‘자유롭다’ , 부정적 표현으로는‘지저분하다’ 였습니다. 다행스럽 게도 저는 깔끔한 편이 아닙니다. 정리정돈을 싫어하고 어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깔끔한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지저분 함 속에 서도 본인만의 질서가 존재합니다. 오히려 깔끔하면 해야 할 일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람 이 바로 접니다. 그래서 저는 참여연대의 자유로운 사무실 환경이 좋습니다.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되겠지요. 매주 회의를 할 때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낍니다. 활동을 하는 순간순간‘내가 잘하고 있는가, 더 잘할 수는 없는가’에 대한 생각을 합 니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크지만 아직까지는 미숙하고 신입 티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잘 못할 수는 있어도 열심히는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덧 성장하여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도 앞으로도 대구참여연대 파이팅입니다!

- 35 -

│풀뿌리 주민자치 소식│

총선보다 지역!?!? 회원포럼을 진행하다. 지난 4월 13일 국회의원 투표가 진행되던 날 구미참여연대 회원들은 투표를 마치고 오후 4시부터 사무실에 옹기종기모여 지역 청소년 정책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구미지역의 중학생들은 왜 전체 졸업생들 중 20%에 가까 운 1,000여 명의 학생들이 구미에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 고 김천, 상주, 칠곡, 심지어 의성, 청도, 안동까지 내몰려야

최인혁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 gom5566@nate.com

할까요?

- 구미지역의 고등학교는 왜 공공연하게 법적으로 금지된

세월호 참사 2주기‘기억하고 행동하기’

‘우열반’ 을 편성하고 있을까요?

- 옥계, 양포 지역에는 중학교가 세 개나 있는데 고등학교는

2016년 4월 16일 전국적으로 세월호참사 2주기 추모행사

한 개도 세워지지 않을까요?

가 열린 가운데, 구미에서도 구미참여연대, 구미YMCA, 전교조,

- 구미지역의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구미시에 무엇

참교육학부모회, 어린이도서연구회 등 많은 지역시민사회단체

을 요구할까요?

들과 함께 시민추모제가 개최됐습니다. 이날 행사는 노란풍선,

- 구미시의 시정계획에는 어떤 청소년 정책이 있을까요?

바람개비, 노란리본, 노란포스트잇 메시지 남기기, 세월호관련

- 구미시의 청소년 관련 예산은 무엇이 있을까요?

책전시, 세월호 사진전 등 오후 2시부터 ~ 5시까지 진행했습 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백여 명이 넘은 많

이 모든 궁금증을 구미참여연대 회원포럼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은 시민들이 참여했습니다. 추모 집회를 짧게 마치고 노란우비를 입은 참가자들은 세월

4.13 구미지역 후보자 정책질의 관련

호 관련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가 구미시내 2번 도로를 거쳐 구미역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거리로 나선 참가

구미참여연대는 지난 3월 31일 구미YMCA, 뉴스풀협동조합

자들은 '잊지않겠습니다',‘함께하겠습니다’ 는 구호와 함께 세월

과 공동으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들에게 정책질의서를

호 특별법 개정과 진상규명 촉구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발송하여, 4월 5일 구미갑 민중연합당 남수정 후보, 구미을 무 소속 김태환 후보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새누리당 구미갑 백승

아직도 9명은 차가운 바다속에 가라 앉아 있습니다. 그들의

주와 구미을 장석춘후보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들은 거리에 있으며 우리는 그날 이후 한 걸음도 나아가지

정책질의서 내용은‘지역현안’ ,‘노동’ ,‘교육’ ,‘국방/외교’ ,

못하고 있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이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안

‘환경’ ,‘입법계획과 비젼’등 총 6가지 주제로 구성하였으며,

전한가요?"

후보자들의 답변을 통해서 위 주제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 고 있는지, 또한 우리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있 게 고민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36 -

│풀뿌리 주민자치 소식│

양희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 운영위원장

동구주민회는 올 1월 25일 주민회 사무실에서 열린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한해 계획을 결정했습니다. 공동대표 박호석, 박경욱, 운 영위원들은 바쁜 마을 활동에도 마음을 내어 이번 임기도 맡아 주 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 날 총회 뒤엔 공동대표로 시작을 함께 했던 박호석 선생님의 퇴임과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자리에 주 민회 회원뿐만 아니라 강동 공동체 분들과 함께 조촐하지만 따뜻 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반야월을 조금 벗어나 지금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던 곳에서 내실을 다지는데 힘을 쏟기로 했습니다. 주 민회 활동가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올해도 어린이날 행사가 율하, 동호지구, 강동 쪽에 동시에 세군데서 열릴 예정이며, 각 지역과 마을에서 주민과 함께 준비하고 즐기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 력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꾸준히 참여하고 후원하는 활동으로써‘반야월 세월호 지킴이들’ 과 세월호 참사2주기 영화 상영을 했습니다. 또한 4월 16일 당일 오전부터 서명전을 주로 하던 길을 중심으로 노란리본 을 돌판에 그려 넣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날 별이 된 아이들의 이 름을 한명 한명 적은 리본도 걸었습니다.

5월 행사가 끝나는 5월 말에는 동구에 있는 풀뿌리 단체와 활 동가들의 소통과 단합을 위한 동구 풀뿌리 활동가들의 체육대회 도 가집니다. 동구 주민회의 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회원들의 헌신과 참여로 조금씩 조금씩 마을에 꽃향기를 내며 이곳에 있습 니다.

- 37 -

│회원자치모임│

作黨

황순오 회원 adoms68@hanmail.net

지난번 홍역을 치르고도 원고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소식지에 인쇄된 내 글을 본 쾌감은 통증을 잊게 했다. A4용지 한 장 분량을 메우느라 일주일째 발버둥치고 있다. 만용과 허영에 졸지에 양복입고 기생집 문 앞에서 매를 맞게 생겼다. 독서를 장마철에 보름달 보듯 하면서 글쓰기를 하겠다는 것은 무전취식(無錢取食)의 도둑놈 심보다. 사실은 약속을 통해 서라도 무언가 쓰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고 싶었다. 당나라 인재등용의 기준 이였던 신언서판(身言書判)과 조선시대 과거(科擧)를 예를 들지 않더라도 글쓰기는 중요하다.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고 글로써 보다 명료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중요한 능력이다. SNS등 다양한 형태의 소통을 요구되는 요즘에 글쓰기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글로써 자기의 삶을 담아낼 수 있고 더불어 성장하고 성숙 해진다면 얼마나 매력적인가! 글쓰기는 힘들다. 펜을 잡으면 소낙비 오듯 쓰지 못할 아흔 아홉 가지의 이유가 생기고 결국 텅 빈 노트에 무력감과 짜증스러움에 포기하고 싶다. SNS친구모임 밴드에서조차도 나의 미숙한 글이 나를 평가하지 않을까 하는 자격지심 때 문에 망설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비법이나 지름길이 없을까? 최근 글쓰기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 참여연대 글쓰기 모임‘작당’ 에 가입했다. 수업시간에 설교와 법문을 듣는다. 번지수를 잘못 찾았나하는 당혹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김수상 시인은 글쓰 기 스킬 대신 삶의 자세와 반성, 관찰하는 삶을 주문한다. 글쓰기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다. 자기를 닦는 공부라고 강조 한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공부를 하는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넓어지고 수업시간이 기다려 진다. 예전에 그림책 같던 동네뒷산이 벌들의 소리, 계곡의 물소리, 굿당의 징소리가 들리고, 거름 냄새, 작은 벌레도 보 이는 3D세상이 되었다. 오감(五感)을 여는 훈련 덕분에 삶이 느려지고 풍만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서울구경한 촌놈의 호들갑일지라도 한 달에 두 번 누리는 이 호사(豪奢)를 다른 회원 분들께 추천하고 함께하고 싶다. “나보다 더 잘 쓸 수도 없고 더 못 쓸 수도 없다”이성복 시인의 말이다. 내가 쓰는 글이‘나’ 인 것이다. 내가 살아왔 고, 살아갈 삶을 솔직담백하게 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쓰기는 지금보다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그런 노 력들이 모여 좀 더 나은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좋은 계절에 작당(作黨)의 당원(黨員)이 됩시다!

- 38 -

│방방곳곳│

방방!

정용태 joydrive@daum.net 신석기시대 조개무덤 자리에 세웠는데, 태종대 못미처 한국해양대학교 초입에 있는 작은 전시관이다. 태종대 가는 길에 좌회전하든지, 나오 면서 우회전하든지 무관하다. 다만 주차장이 아주 작으니 운이 없으면 조금 걸어야 된다. 작은 전시실 2개, 적은 전시물로 한 30분이면 다 볼 수 있을 테다. 해 설사도 있고, 기록지도 제공하니 초등생 공부로는 맞춤하다. 전시관 밖에서 바다를 마주하고 서면 오른쪽 뒤편이 조개무덤 발굴지다. 호모에렉투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20만 년 걸려 한반도까지 이른다. 이게 발굴 유물에 따르면 한 70만 년까지 연 대가 올라가는 모양이다. 그런 호모에렉투스는 신석기시대쯤 홀연히 사라지고 호모사피엔스가 살아남아 직계조상 이 되었다. 그땐 빙하기의 끝자락이어서 남해와 황해는 육지였다. 제주도에도 육지동물의 뼈가 나왔고, 연대도 같 은 섬에 신석기 유적이 발견됐다. 그리고 서서히 물이 차기 시작했을 게다. 이런 상상을 바다를 보면서 하면 된다. 바다에 떠있는 배와 건물들을 지우고, 결국 바다마저 땅으로 만드는 그 상 상을~ 공부하기 딱 좋지 않겠나.

곳곳! 내친김에 지질시대에서 구석기시대까지 돌아오는 코스로 짜보자. 첫 목적 지는 단양 광공업전시관인데, 정도전의 호 삼봉의 유래가 된 도담삼봉을 마주하고 있다. 지질시대를 정말 짧게 요약하고 단양의 지질과 광공업을 보여주는 전시관 이다. 생명체가 폭발하듯 나타난 고생대 캄브리아기부터 중생대까지 화석들이 좀 혹 조금 있다. 이때부터 눈이 달린 생물체들이 나왔다는 그 삼엽충 같은 것 들과 삶은 달걀처럼 생긴 지구의 내부구조물도 있고, 아름다운 화석들도 꽤 ‘허술하게’전시되어 있다. 광공업전시관은 정도전과 이황에게 자리를 내준다니, 가기 전에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구석기시대 슴베찌르개를 자랑하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으로 간다. 단양읍에서 길을 잡으면 마치 시간의 문 같 은 길고 좁은 터널을 지난다. 이걸 경계로 5억 년 전의 지질시대는 선사시대로 바뀌고 곧 전시관에 닿는다. 야외전시관 에서 호모에렉투스 조형물 몇 가지 보면서 뛰어 놀다가 전시관에 들어가면 거대한 맘모스를 만난다. 참, 이건 이 박물관 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전시물이란다. 그리고 그냥 돌 같은 구석기시대 돌도구들이 있다. 그러나 한눈에 도구임을 알 수 있는 전시물이 있다. 경기도 연천 전곡리 출신의 아슐리안 주먹도끼와 단양 출신의 슴베찌르개다. 지금도 이렇게 만들기 어려울 정도로 잘 다 듬었다. 기술이 전승되기도 어려웠을 텐데 말이다. 이것이 발견되기 전에는 유럽의 역사가들이 아시아 선사시대에 냉소 를 보냈다. 그러니까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그 냉소를 단번에 날린 아시아의 대표 유물인 게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쓰는 도구들조차 그 원형은 구석기시대에 이미 선을 보였단다. 적다보니 전시관만 소개했지만 단양읍에 아쿠아리움도 있고 벽화마을도 있다. 북단양 I.C. 전에 있는 단양휴게소 에서 조금만 걸으면 신라 진흥왕의 단양적성과 적성비도 볼 수 있다.

- 39 -

│재정보고│

2016년 3월 본부 재정운용결과(2016.1월~2016.3월 누적회계)

※ 본자료는 회계감사의 감사를 받기 전 자료로서 회계감사후 일부 계정 및 계수의 조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40 -

│회비납부명단│

납부하신 회비는 세상을 바꾸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강경수 강경애 강금수 강동인 강동철|신동주 강상채 강선구 강선구 강옥련|박창호 강재기 강준구 강진호 강천식 강혁진 강현구 고동우 고미숙 고봉수|임선정 고춘자 고희림 곽이화 곽현수 구령근 구수용 구인호 권경자 권근환 권덕기 권도준 권명오 권미숙| 박재범 권석우 권수용 권수임 권순진 권영규 권영래 권영태 권오혁 권옥자 권재영 권재화 권중일 권진희 권추경 권택흥 권혁장 |추정화 권현준 권형우 권홍 금송민 금창수 김찬 김갑진 김강택 김건예 김건우 김건훈|김향미 김경근 김경식 김경호 김경환 김경환 김광석|이혜영 김규엽 김규종 김근모 김근식 김기용|김선희 김남수 김남희 김도헌 김동욱 김동익 김동현 김량현 김명호 김미경 김미수 김미정 김미진 김민수 김민재 김민지 김배 김병철 김병호 김보임 김봉심 김삼|한효정 김상수 김상숙 김상호 김석동 김석수 김석원 김선영 김선우 김선희 김성수 김성수 김성택 김성현 김수동 김수상 김수성 김수정 김순옥 김승주 김승현 김신애 김애리 김애화 김억남 김연희 김영미 김영일 김영진 김영철 김용원 김우주 김원현 김윤상 김윤정|김수일 김은정 김응호 김인하 김인호 김일수 김일영 김임곤 김입분 김재권 김재승 김재우 김재호 김정곤 김정미 김정애 김정화 김정희 김종권 김종록 김종봉 김종필 김종협 김주영 김주욱 김주태 김지연 김지일|박선영 김진석 김진숙 김진환 김철원 김철현 김태균 김태성 김태숙 김태일 김학준 김항서 김해환|곽이화 김혁 김현근 김형기 김형섭 김형우 김형준 김형진 김형태 김혜정 김효정 김휘수 김희진| 변정호 나문석 남상권 남영주 남원직 남호진 남규철 노미경 노승석 노연수 노인만 노형석 도국배|김순섭 도영주 도윤백 류대하 류덕제 류보경 류영준|이영주 류영철 류은경 류태하 류행민 류후기 문경자 문성근 문영곤 민정식 민천식 박건상 박경로 박경욱 박경찬 박근식|강문희 박근영 박노진 박대기 박덕수 박덕환 박명리 박명섭 박명호 박명환 박병득 박병철 박선우 박성미 박성찬 박수열 박순일|이미숙 박순태 박신호 박양주 박여경 박영백 박옥순 박원형 박은정 박은주 박인규 박인수 박인철 박재범|권미숙 박정호 박종률 박지연 박지윤 박찬웅 박창호 박철홍 박현탁 박현호 박호석 박희진 배갑기 배대환 배병철 배상우 배윤선 배은경 배재국 배재수 백경록 백권기 백미숙 백부현 백승대 백진숙 백진욱|이선희 변창우 변화진 서덕교 서두진 서보경 서보성 서상득 서상민 서상철 서승대 서인찬 서정욱 서준하 서준호 서진숙 서창환 서태영 서한교 석민철 석성진 설동진 성상희 성언제 성재환 소영진 손관영 손광락 손대락 손락천 손상호 손석철 손선희 손순옥 손영호 손재봉 손창희|홍경미 송경란 송보경 송상욱 송윤식 송진환 송해익 시정기 신기복 신기완 신기욱 신도철 신동민 신동민 신동민 신동연 신동완|정희선 신동주 신동찬 신동화 신득렬 신명희 신미정 신병호 신상봉 신성욱 신영숙 신윤정 신정석 신효철 심병철 심윤철 심주석 안상진 안새봄 안영미 안영배 안정임 안헌수 안현재 안현효 안형진 양만재 양선진|임호성 양영일 양진모 양희 엄시근 엄창옥 여검옥 염상현 오문섭 오신택 오용태 오철희 오태동 오현주 우기원 우성문 우재동 원준호 유길의|이은희 유병록|윤명화 유지웅 육심원 윤영 윤규성 윤명화 윤문주 윤병대 윤병철 윤보욱 윤상호 윤성아 윤영식 윤영욱 윤용희 윤재석 윤지현 윤태자 윤필영 윤호석 이가영 이경미 이경상 이경선 이경호 이계성 이광현 이권주 이근덕 이근수 이금용 이금희 이기락 이기수 이길상 이남수 이남훈 이동기 이동석 이동선 이동인 이동진 이두병 이만호 이명분 이명자 이명호 이미영 이미지 이병동 이보라 이봉도 이상구 이상돈 이상목 이상미 이상술 이상용 이상욱 이상원 이상훈 이석주 이선영 이성우 이성해 이성희 이세은 이소령 이수정 이순재 이승근 이승수 이승용 이승익 이승호 이양우 이영구 이영도 이영욱 이영윤 이옥례 이용기 이윤희 이윤희 이은정 이의호 이장열 이재남 이재문 이재성 이재욱 이재호 이재희 이정동 이정선 이정수 이정연 이정영 이정원 이정화 이정화 이종길 이종득|김민지 이종우 이종춘 이종필 이종한 이준혁 이준홍 이진희 이창수 이창순 이창화 이창환 이창환 이철환 이춘곤 이춘철|류정숙 이충기 이태영 이해선 이현미 이현옥 이형규 이형석 이화선|정호태 이화정|최훈태 임기섭 임성근 임성무 임순광 임애경 임전수 임종화 임지현 임향 임현수 임현태 장경은 장 기태 장밝은 장성수 장영훈 장원용 장준민 장태철 장현주 장화환 장환석 전대환 전동원 전승훈 전영주 전주태 전창훈 전현배 전형권 전홍철 정갑환 정강미 정경식 정경열 정경하 정계순 정금숙 정기백 정기숙 정기철 정낙찬 정대열 정도욱|신윤정 정도해 정범철 정석수 정선기 정성찬 정승필 정우근 정우달 정우영 정웅권 정원숙 정은주 정이성 정인숙 정일선 정재봉 정재형 정종배 정준호 정지욱 정탁현 정하진 정해숙 정혜숙 정호원 정화주 정훈교 조광진 조병집 조상우 조영미 조용래 조용식 조윤기 조윤정 조인기 조일선 조재민 조정화 조혜연 조혜진 조희재 주보돈 지은혜 진성섭 진수미 진용인 차우미 채영희 채장식 채휘균 천기철 |고춘자 천덕우 최개천 최경호 최기현 최문석 최병우 최병학 최병해 최봉태 최상돈 최선애 최수영 최신일 최연석 최원준 최정 민 최종현 최진욱 최진혁 최해천 최현진 최혜진 최희철 추원일 추정화|권혁장 추호식 하경호 하상지 하성협 하유신 한경국 한 광훈 한대환 한상구 한상훈|최경화 한승균 한은영 한정화 함종호 허종 허경주 허노목 허미경|최근성 허소 허주녕 현명호 현영 철 현호성 홍상익 홍숙 홍영표 홍원대 홍원진 홍종범 황대철 황선명 황성연 황순오 황양운 황윤호 평생회원 권흥락, 김미, 김성희, 김은주, 김응곤, 김영화, 성상희|이선례, 신숙경, 이경옥, 이정환, 이종만, 진미화

*위 명단은 2016년 1월부터 2016년 3월 동안 회비가 인출된 명단입니다. 이름이 없는 등 기타 오류가 있을 시, 사무처로 연락 바랍니다. ☎ 053) 427-9780 담당 : 장지혁

- 41 -

■ 풀뿌리주민자치 - 구미참여연대 대표 : 김찬, 황대철 운영위원장 : 우기원 Tel. 054-716-0023 Add. 경상북도 구미시 신시로 14길 58 3층 E-mail : gumipspd@hanmail.net Cafe : http://cafe.daum.net/chamyeogm - 동구주민회 공동대표 : 박호석, 박경욱 운영위원장 : 양희 Tel. 박경욱 대표 010-5410-7918

격월간 제106호

2016

등록번호 대구라01132 등록일 2000년 8월 4일 제호 함께꾸는꿈 간별 격월간 디자인 참디자인 발행일 2016년 5월 5일, 통권 106호

Add. 대구시 동구 입석로 96, 연우빌 2층 Cafe : http://cafe.daum.net/dongjumin - 수성구주민회 공동대표 : 김동식 Tel. 김동식 대표 010-9955-4996 Cafe : http://cafe.daum.net/ggumma 발행인 ‖ 원유술, 오규섭, 최봉태

■ 회원자치모임

발행처 ‖ 우)700-160 대구시 중구 동성로 12길 21(문화동 7-9번지) 3층 전화 : 053) 427-9780~1

- 글쓰기모임‘작당’좌장 : 김수상 010-2756-1744

상담 : 053) 427-9788

- 밴드‘미칠레’대표 : 최명구 010-9352-2001

팩스 : 053) 427-9723

- 독서모임‘오, 지락’ 대표 : 배대환 010-5259-6940

홈페이지 : http://www.civilpower.org

Cafe : http://cafe.daum.net/people-and-book

전자우편 : dgpeople@gmail.com 후원계좌 : 대구은행 036-04-000437-9 (대구참여연대)

■ 함께 꾸는 꿈 편집위원회 편집위원장 류영준. 부편집위원장 김수상, 편집위원

김건예, 김병호, 이영욱, 정용태

편집담당 활동가 민경환

공 동 대 표 ‖ 원유술, 오규섭, 최봉태 운 영 위 원 장 ‖ 오규섭 집 행 위 원 장 ‖ 박근식 사 무 처 장 ‖ 강금수 상 근 활 동 가 ‖ 김채원, 장지혁, 민경환, 최나래

중고차 매매 전문 중고차 파실 분, 사실 분 상담 환영

단체티 2,000원 강구배

회원

정수경

010-3909-0852

김기용 회원

회원

010-2475-3339

국내·외 항 공 권 / 국내·외 패키지 여행 국내·외 단체여행 / 국내·외 신혼여행 국내·외 답사여행 / 여권, 비자 수속대행 대구참여연대 회원은 할인해 드립니다.

노연수

회원

☎ 053) 257-6599 / 010-4503-1573 E-mail : ddohansaram@hanmail.net

신효철 신창일

회원

상인동 롯데시네마 뒤편 010-3823-2265

이정만

회원

회원

노태맹 시인 소개 대구참여연대 회원 대구경북 인도주의 실천의사 협의회 전) 공동대표 성주 효요양병원장 인터넷 언론 뉴스민 대표

공동주최 : 뉴스민, 대구참여연대 진보적 인터넷 뉴스 홈페이지 : www.newsmin.co.kr

홈페이지 : www.civilpower.org

후원계좌 : 대구은행 504-10-1271238 (사) 뉴스민

후원계좌 : 대구은행 036-04-000437-9 (대구참여연대)

시집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대구참여연대를 위해 후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