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폰소 국왕과 사라고사
왕 알 무타미드 사령관이 호위하고
있다.
철제 부목을 댄 온몸을 흰색 기사
복으로 성장을 하고, 오른손에 휘장
을 높이 치켜들고, 눈을 부릅뜬 채
애마 바비에카를 탄 엘 시드의 출현
은 일순간에 무어인 군대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그들은 혼비백산 도망친
다. 이리하여 엘 시드는 역사의 문에
서 전설의 세계로 말을 몰았다! 결국
벤 유수프는 그의 말에서 떨어져 바
비에카의 발굽에 밟혀 죽는다.
[註: 벤 유수프는 1106년에 사망했
는데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사실
과 다르게 각색했다.]
알폰소 국왕이 그리스도교도와 무
어족들을 향해 "기사 중 가장 고귀 한 기사로 생애를 마친 용장의 영혼
을 받으소서"라며 애도의 기도를 올
리고, 성 안에서 히메나가 자녀들과 함께 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무어족
이 격멸된 해안가를 엘 시드의 시신
을 태운 바비에카가 정처없이 달려
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註: 로드리고 디아스의 애마(愛馬)
바비에카(Babieca)에는 다음과 같은
얘기가 전해진다. 엘시드가 어렸을
때 종마장(種馬場)에서 일하던 그의
삼촌이 아무 말이나 선택하라고 했
는데 하필이면 가장 허약하고 쓸모
없는 말이라 '바비에카' 즉 '바보'라
고 이름 붙인 이 말을 골랐다고 한
다. 바비에카는 맹렬한 백마인 반면
알렉산더 대왕의 애마 뷰세팔루스 (Bucephalus)는 거대한 흑마로 서로
종종 비견된다. 바비에카는 엘시드가
사망하고 2년 뒤 나이 40살에, 뷰세
팔루스는 30살에 죽었는데 둘다 평
균수명을 넘어 전마(戰馬)로서는 아

주 오래 살았다.]
로드리고 디아스는 육상전과 해상
전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의 이
순신 장군과 여러 면에서 흡사한 점
이 많다. 이를테면 로드리고를 칭송
하는 '엘 시드'라는 이름과 이순신
장군을 '성웅(聖雄)'이라 높여 부르는
점이 같다. 또 영웅의 죽음을 적에
게 알리지 않고 최후의 승리를 거둔
다는 점은 빼닮았다. 원균의 패배로
인해 다시 이순신 장군을 복권시키
는 것과 알폰소 국왕이 전투에 패하
여 로드리고 장군을 불러올리는 상
황도 비슷하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백성들의 두
터운 신망을 받고 지위가 높아지면
서 왕까지도 이를 시기하고 왕권에
도전할 것을 염려하여 추방령을 내
리는 점도 비록 동서양의 문화적 차
이가 있다손 치더라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엘 시드는 발렌시아 정복
으로 왕과 동등한 위치를 구축함으
로서 발렌시아의 왕이 될 수도 있었
으나 왕관을 국왕에게 바쳤고, 왕의
이름으로 발렌시아를 죽음으로써 지
켜냈다. 에스파냐의 국민적 영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약 210km 북쪽에 위치한 부르고스
(Burgos)는 아를란손 강 유역의 해
발고도 800m의 고원에 위치해 천연 의 요새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부르 고스 성당에는 엘 시드와 그의 아내
히메나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잠 깐 여기서 발렌시아에서 사망한 로 드리고 디아스가 어떻게 부르고스까 지 오게 됐는지 그 연유를 알기 위 해 히메나에 대해 잠깐 살펴보는 게
좋겠다.
도냐 히메나 디아스(Dona Jimena Diaz, 1046?~1116)는 1099년 7월10일
남편 사망 후 3년간 발렌시아의 통치 자로 있었다. 그러나 1102년 알모라 비데인들의 재공격으로 방어가 불가
능하다고 판단한 알폰소 6세는 발렌
시아를 포기하고 모스크 등을 초토 화시킨 후 히메나와 그 딸들을 에스
코트하여 카스티야로 철수한다.
[註: 발렌시아는 1102년 5월5일 벤 유수프의 충직한 용장 마스달리
(Mazdali Ibn Tilankan, ?~1115)에 의 해 점령 당한 후 125년 동안 무슬림 국가로 남았다.]
이때 히메나는 엘시드의 시신을 운 구하여 카스티야의 산 페드로 데 카
르데냐 수도원에 안장했다. 그 후 장
녀 크리스티나(또는 엘비라, 1075~?)
는 귀족 가문과 결혼하여 그 아들
이 나바라 왕국의 가르시아 라미레 스 왕이 되었고, 차녀 마리아(또는 솔, 1080~1105)는 아라곤 왕자와 결 혼했으나 그가 성년이 되기 전에 사 망하여, 바르셀로나 백작인 라몬 베 렝겔 3세와 재혼하여 딸 둘을 낳고 25세에 사망했다. 이때 결혼지참금으 로 아버지 엘시드의 전설의 검 '티소 나'를 주었다. 히메나 디아스는 1116년에 사망하 여 남편 로드리고 디아스 옆에 묻 혔다. 그러나 700여 년 후 나폴레옹 전쟁(1803~1815) 때 묘가 도굴 당하 자 시신을 부르고스 성당으로 옮기 고 엘시드의 애마 '바비에카'의 무덤 만 카스티야에 남겨 두었다. 또 엘 시드가 사용하던 두 자루 의 칼이 박물관에 온전히 전시되어 있다. 하나는 부르고스 박물관에 보 존돼 있는 '티소나(Tizona)'로 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