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담은 이야기 이야기를 담은 그림
숨과 사람책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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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담은 이야기 , 이야기를 담은 그림
숨과 사람책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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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늘 사람을 만나왔고, 만나고 있고, 만나려고 하고 있지만 알고 있는 만큼 속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나누는 것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책을 나눠보기로 했다. 대신 사람을 담은 이야기를 넘어설 수 있는 무언가를 더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담은 그림을 더해 보기로했다. 첫 번째 사람책에 담고 싶은 10명을 선택했고 그림으로 담아줄 3명의 작가를 선택했다. 선택의 기준은 우리만의 느낌 그리고 신뢰였다. 그리고 숨의 활동가 모두가 나서서 이야기를 이끌고 정리했다. 동북권역 마을배움터 ‘숨’이 엮는 첫 번째 사람책이다. 9명의 사람과 3명의 작가는 훌륭했지만 이를 엮어내는 숨은 아직 미흡하고 부족함이 많다. 책으로 엮어내어 나누기도 하겠지만 이 책을 읽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서로가 마주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보기로 했다. 그럼에도 소중하다. 이제 시작이며 매년 사람과 그림을 담은 이야기들을 이어갈 생각이다. 첫 번째 ‘숨과 사람책’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기를 희망해본다.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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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심현이랑 심쌤 없으면 현관문 앞에서 내내 기 다린대요. 특별한 에피소드 같은 건 없었어요? 에피소드는 많은데 입 냄새? 익숙하지가 않으니까. 손 에 묻혀서 해주는 데 그래도 입냄새가 좀 심해요. 스케 일링도 하고 왔는데도. 무결이가 지금은 여기서 똥오줌을 안 싸는데 처음엔 여 기서 똥오줌을 많이 쌌어요. 그래서 배변패드를 여섯 개씩 깔아놓고 처음 발견한 사람이 치워야 하는 거에 요. 배변패드를 깔아놓으면 그 옆에 싸고. 다들 못 본 척 지나가고. 조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비 한참 많이 왔었을 때 숨에 무결이를 놓고 갔어요. 제가 제일 먼저 출근을 했는데 여기저기 오줌이 막 싸여있고, 사람 보 니까 엄청 반가워서 저한테 치덕대니까 정신이 나가겠 는 거에요. 그래서 컴퓨터를 켜고 노래를 튼 후, 치워 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문을 열어놓으니까 애가 뛰쳐 나간 거에요. 저도 달려 나갔죠. 그게 제일 생각이 나 요. 똥오줌을 2층까지 싸놓고 그러다 뛰쳐나가는 게 화 룡점정이었죠. 그게 또 잊을 수 없던 게 애가 몸집이 큰데 여기 있을 땐 목줄을 안 하니까 다른 사람들한텐 위험요소가 뛰쳐나간 거잖아요. 목줄도 안하고 몸집이 큰 애니까. 사람들이 놀랬겠어요.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또 생각나는 게. 상현쌤이랑 민정쌤 가방에 애가 오줌 을 싸놓은 거에요. 그때 얘가 알고 싼 거 일 수도 있겠 다 싶었어요.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닐까. 딱 봐도 얘가 진짜 똑똑하겠다 느꼈던 지점이 있었거든 요. 가장 최근엔 어제같이 산책에 나갔는데 산책을 하 기 싫었나 봐요. 그러니까 얘는 자기가 오줌 싸고 똥 싸면 산책을 끝내겠지 해서 오줌을 나가자마자 싸고 얼 마가다 얼마 나오지도 않는 똥을 싸고 끌고 조금 더 내 려갔는데 계속 오줌 싸고 가자 이런 느낌을 하거나 냄 65
새 맡는 척하면서 빙 돌아서 가요. 이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냄새 맡는 척하면서 돌아서 가려 하는 거에요. 그리고 안 된다 했을 때 안 되는 거 알아 들었으면서 무시할 때. '안돼' 하면 분명 알아들 었거든요? 알아서 살짝 뒷걸음질 치다가 한 눈 팔면 바 로 들어오려 하는 거에요. 그리고 얼음 좋아해서 애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만들려고 제빙기 열면 그 소리 듣고 와서 꼬리 흔들고 있을 때? 맞아! 얼음 아까 엄첨 좋아하더라고요. 아니면 바 들어갈 때 같이 따라 들어와서 얼음 하나 주 지 않을까? 하고. 또, 똑똑하다 느꼈던 게 저녁을 먹고 왔는데 회의 테이블에 육포 간식이 있었어요. 저희가 없는 동안 육포 간식을 방부제 비닐 이런 못 먹는 쓰레 기만 빼고 누가 보면 손으로 뜯어준 줄 알 정도로 책상 위에 육포만 하나도 안 남아있었어요. 그거 걸릴 때 진짜 웃겼어요. 딱 뜯는 순간 저한테 걸 려서 하하. 원래 강아지 좋아하셨어요? 네. 키우고도 있어요. 코코라고. 걔랑 사이가 멀어지고 약간 실연한 기분. 무결이 냄새나면 잘 안 와요. 그 다음에 여기는 자동으로 안 닫히고 저긴 자동으로 닫히잖아요. 여기선 자기 걸음으로 가는데 저기선 빠르 게 닫히는 걸 아니까 빠르게 가요. 한번 목이 낀 적이 있어서. 원래 보더콜리가 그렇게 큰 개가 아니잖아요. 근데 무 결이는 크니까. 대형견인가봐. 원래 중형견인데. 산책하다보면 지나가시는 할아버지가 있는데 볼 때 마 다 너처럼 살찐 보더콜리는 처음 보다고 하셔요 맨날. 66
다들 동의하에 데려와야 하니까 궁금했어요. 회의를 몇 번 한 것 같아요. 원래 무결이 말고 오기로 했던 친구가 있었어요. 근데 코로나 때문에 일정을 좀 미뤘는데, 그 사이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죽은 거에 요. 그리고서 흐지부지 된거죠. 그 친구도 직접 만나 고 했었는데 그러다 판 형이 유기견 보호소 다닌다 해 서 혹시 숨에서 함께 지낼만한 강아지가 있냐고 물었 어요. 무결이 사진을 엄청 보여준 거에요. 보호소를 다 닌 지 3년 정도 됐는데 너무 정을 줘서 입양을 하고 싶 은데 못 한다고요. 그 집은 이미키우고 있는 개와 고양 이가 10마리가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곳이면 믿을 만 하겠다 싶어서 숨에 제안을 한거지요. 기막힌 인연 인 것 같아요. 여기 와서 무결이를 자주 만났고, 오늘 이야기를 나눠 보니 무결이는 그냥 숨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아니라 숨 의 식구인거네요. 맞아요. 키운다, 돌본다라는 표현보다는 함께 살아간다 라고 표현이 맞아요. 결국 함께 잘 살아가려면 무결이 의 입장이나 욕구들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노력과 사람 과는 다른 생명이 지닌 감각들을 발견하고 채워가는 과 정들이 중요한 것 같아요. 숨에서는 환대나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제는 사 람만이 아닌 동물, 식물까지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환 대와 배려도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것 같아요. 숨 에 있는 화분들을 잘 돌보지 않아서 말라 죽기도 했는 데 요즘은 나름 잘 보살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 무결이는 말을 하지 못했지만 무결이와 함께 살아 가는 숨 식구들의 이야기들이 무결에게도 잘 전해질 것 같네요.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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