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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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호, 2014.09.05

OWL’s View 진정한 국제협력, 자기성찰로부터

FOCUS ‘모두를 위한 교육’, 그 약속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NGO 현장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비바 파파!! (Viva Papa!!)

행사스케치 [action/2015 Korea 캠페인] 2030년, 당신이 정말 살고 싶은 세상은?

행사스케치 우리 모두의 인간다운 삶, 평화롭게 상생하는 세상을 위해서

ODA Watch 이모저모 8월 감사합니다 & 7월 살림살이


발행처

당산동에서

ODA Watch

풍요로운 한가위처럼 풍성한 삶을 소망한다.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무더위에 흘린 땀을 닦다 보니 어느덧 한가위다. 풍성한 명절 하늘은

글쓴이

높고 푸르며 달은 밝지만, 어째 국내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그렇지

강하니 김경연 박명진

않다. 교황께서 깨달음의 말씀과 행동으로 감동을 주시고 가신 모습

오수현 이창덕 한재광

이 눈에 선한데, 시선을 돌려 광화문을 보니 그게 언제적 일인지 모르

홍문숙

겠다 싶을 정도로 마음이 금새 어두워진다.

편집위원회

OWL 93호는 우리시대에 존경 받는 두 어른의 이야기를 전한다. 프

한재광 강하니 강현지

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과 태국의 존경 받는 지식인인 술락 시바락

김성수 남종민 윤지영

사 박사님의 말씀을 소개한다. 종교차이를 떠나 지금 이 시대에 국제

조이슬 지홍주

개발협력에 몸담은 이들이라면 두 어른의 말씀에 귀 기울여 보기를 권한다.

편집인 조이슬

2011년 11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에서 확인됐던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열정이 다가오는 2015년 5월, 인천 송도에

감수

서 재현될 수 있을까? 적어도 하나는 분명하다. 부산행사를 앞두고는

한재광 윤지영

비교적 준비 과정이 풍성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홍문숙 (사)글 로벌발전연구원 ReDI 연구실장이 기고한 세계교육포럼에 관한 기사 를 읽고, 교육개발 분야를 포함하여 국제개발협력에 종사하는 모든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762번지 누보빌딩 4층 (우)121-894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 gmail.com

발행일 2014.09.05 Copyright ⓒ 2014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표지사진 action 2015/Korea 온라인 캠페인 에 참여한 시민들의 사진 ⓒ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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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이 이 상황을 알아챘으면 좋겠다. 지난 5월부터 광화문과 종로, 합정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뛰어 다녔던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젊은 활동가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 누었다. 이 이야기들은 훗날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역사를 쓸 때 그 시절 현장에 있던 젊은 활동가들의 고민과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기 록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OWL은 이번 93호부터 서교동이 아닌 당산동에서 발송된다. 이번 호 를 통해 2014년 ODA Watch 당산시대의 개막을 알린다.

한재광 OWL 편집장/odawatch.korea@gmail.com

당산동에서


OWL 93호

Contents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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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동에서

행사스케치

풍요로운 한가위처럼 풍성한 삶을 소망한다.

2030년, 당신이 정말 살고 싶은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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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s View

행사스케치

진정한 국제협력, 자기성찰로부터

우리 모두의 인간다운 삶, 평화롭게 상생하는 세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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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ODA Watch 이모저모

‘모두를 위한 교육’, 그 약속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가위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여유로운 9월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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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현장

8월 감사합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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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7월 살림살이

비바 파파!! (Viva Papa!!)

ODA Watch는 세월호 참사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성장만을 중시하고 인권과 생명을 경시한 우리들의 모습을 통렬히 참회하며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국민들이 느낀 슬픔과 분노, 참담함과 절망감이 가슴속 새까만 재로만 흘러넘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작은 불씨로 소생하기를 기원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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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s View ●

진정한 국제협력, 자기성찰로부터 지금 한국사회는 세월호 열병을 앓고 있다. 제대

로 된 조사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욕망과 비리, 조 작, 책임회피 등으로 얼룩진 우리사회의 민낯이 드 러나고 있다. 병에 걸렸다는 것은 분명 위기이지만,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며 면역력을 높이고 더욱 튼튼 한 몸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세 월호 사태는 압축화된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생명 과 평화의 가치를 중요시 하지 않고 가시적인 실적 과 소수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곪을 대로 곪아버린 한국사회를 돌아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살만한 세상 을 물려줄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할 수 있는 절체절 명의 기회이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전 국민적 고통 과 희생을 겪고서도 바꾸어내지 못한다면, 매일 아 침 눈뜨면 또 늘어나는 싱크홀처럼 우리사회의 근간 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 내릴 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메시지와 행적을 통해 한국사회는 다시 한번 ‘작은 자’, ‘소수 자’의 존엄성, 뭇 생명의 소중함, 정의와 평화에 대 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돌 아가는 형국을 보면 애써 살린 불씨를 짓밟아버리 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삶의 질 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2010년 통계로 자살자 수가 10만명당 31.2명꼴로 OECD 국가 중 수년째 독보 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자살이 10~30대 사망 원인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더 욱 암울하게 만든다. 더군다나 10년 사이에 자살률 이 2.4배나 상승했다는 수치는 ‘과연 우리사회가 발 전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한다. 4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22조원이라는 엄청 난 세금을 들이며 국민의 고혈을 짜 내어낸 국책사 업에 대한 ‘자연의 반격’ 또한 서서히 조짐들을 드러 내 보이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현 정부에서는 ‘이 번에는 산’이라는 식으로 ‘산림분야 투자 활성화 대 책’을 내놓으며 규제완화라는 미명하에 공공재의 사 유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의료법인 영리화를 통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 마저 소수 자본의 이익에 의해 좌우되는 사회로 전락시키려 하 고 있다. 세월호 사태라는 엄청난 사건을 겪고서도 여전히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자본의 이익이 중심이 되는 개발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사회는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고, 어떠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지 근본적 인 성찰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처럼 살게 해줄게!’ 라는 식으로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모델을 전수하려 는 시도 역시 철저하게 재고해봐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응하는 우 리의 모습 역시 현주소를 비춰보는 거울이 될 수 있 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감옥’으로 불리고 있는 가자 지구. 방어할 힘마저 없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 라엘의 무차별 폭격을 조사하기 위한 유엔의 결의안 투표에서 한국정부는 기권을 했다. 한국의 현주소가 미국에 대한 눈치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수출 이 익을 더 신경 써야 하는 수준이라면 인권이사회 이 사국으로서의 책무를 감당할 만한 국가의 품격마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UAE 원전수출을 위해 주민들과 합의 없이 무자비하게 고압송전탑 공사를 OWL’s View


강행하고, 수명이 다한 원전마저 지속시키려는 국가 가 인권이사회 이사국 지위를 가질 자격이 있을까? 해외에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유린하고 있는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 정부에 군대의 출동을 요구하고, 그런 역할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는 국가 에게서 힘없는 자기국민인들 제대로 보호할 능력과 의지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한 대학에서 치러진 국제 행사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라 는 이유로 참가자들의 출입을 불허한 정부, 난민지 위 인정 비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정부에게서 진정 성숙한 국제교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내 가슴에 가시가 박혀 있는 걸 보지 못하고 사랑 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꽉 껴안는다면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커다란 상처만을 줄뿐이다. 우리사회에 대 한 겸허한 성찰을 토대로 진정 발전된 사회를 만들 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한다면 국제협력에 대한 노력은 개도국에 상처만을 줄 것이다. 진정 사 람과 생명, 정의와 평화를 지향하는 발전을 추구하 지 않는 허울뿐인 국제협력은 소수 거대자본에 의한

ODA Watch

폭력적 경제침략과 착취를 개발로 합리화하는 자본 의 2중대 역할만을 하게 될 뿐이다. 이제 ‘한국형’, ‘지식공유’, ‘새마을’과 같은 껍데 기를 벗어버리고 진정한 교류협력에 나서야 한다. 교류(exchange)와 협력(cooperation)이란 쌍방향의 작용이다. 우리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얻은 물질적, 기술적 노하우를 개도국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압 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정신적, 공 동체적 전통을 개도국으로부터 배우고 회복할 수 있 다. 우리의 치부를 가리려 하지 않고, 직면하며 겸허 히 성찰하는 과정, 진정한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추 구하는 과정이 우리사회의 발전과 진정한 국제협력 을 추구하는 첫걸음이자 근간이 될 것이다.

ODA Watch 실행위원회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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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

‘모두를 위한 교육’, 그 약속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UN Asia Pacific Regional Education Conference and CSOs Meetings 참관기 지난 8월초 태국 방콕에 아시아태평양지역 교육전

APREC 본회의는 1) 기초교육(Basic Education)

문가들이 총 집합했다. 8월 6일부터 9일까지 총 3일

2) 기술과 역량(Skills and Competencies) 3) 교사

에 걸쳐 UNESCO가 개최한 Asia-Pacific Regional

(Teachers) 4) 세계시민교육과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Education Conference (이하 APREC)는 아시아태

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 Education for

평양 지역 회원국가의 교육부 장관 및 차관, 지역기

Sustainable Development) 5) 교육 거버넌스와 재정

구 및 국제기구 대표, 국가별 교육분야 시민사회단체

(Education Governance and Financing) 등 총 다섯

및 전문기관의 대표 3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회의였

가지 주요 의제로 구성됐고,의 각 세부 주제별로 나뉘

다. 본 회의는 첫째, 1990년 출범한 모두를 위한 교육

어 논의가 진행됐다. 본 회의 마지막 날에는 장관급회

(Education for All, 이하 EFA)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로서 채택된 아젠다를 점검하고, 내년 한국 세계교

의 성과와 한계를 정리하고, 둘째, 새로운 개발목표 중

육포럼에서 채택 될 실행전략 및 프레임워크에 영향

교육관련 목표에 지역 수준의 권고안을 도출함과 동

을 미칠 글로벌/지역/국가 차원의 다양한 실행전략에

시에 셋째, 2015년 5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교육

주요 질문들이 논의되기도 했다. 본 기사에서는 회의

포럼에서 채택할 국제행동계획에 아태지역의 의견을

의 주요 논의의 범위를 아래와 같이 6개 주제로 분류

반영하기 위해 개최됐다. 특히, 이번 APREC회의에서

하고, 1) 기초교육 2) 기술과 역량 3) 교사 4) 세계시민

는 세계교육포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어, 한국이 제

교육(GEC)과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교육(ESD)의 논

안하는 교육의제와 더불어 한국의 교육ODA에 대한

의에서 제기된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 전문가 간의

뜨거운 기대도 확인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논쟁점을 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아태지역 교육컨퍼런스(Asia-Pacific Regional Education Conference)는? 아태지역 교육컨퍼런스(Asia-Pacific Regional Education Conference, 이하 APRREC)은 8월 6일 – 9일 까지 총 3일 동안 개최된 지역 최대규모의 교육회의이다. 본 회의는 UNESCO, UNICEF, 대한민국 교육부, 일본 문부과학성이 공동으로 재원을 부담하고, UNESCO 아태지역사무소가 주최했다. 정부, 지역기구 및 국제기구, 국가연구기관, 시민사회 및 민간전문기관 등 약 3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 출처: 저자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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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 UN Asia-Pacific Regional Conference 의 모습 ⓒ 홍문숙

기초교육의 아젠다에 대한 온도차

목표에 의무교육 기간을 연장하는 데 동의하면서도, 동시에 단순히 기간 연장을 명시하는 차원을 넘어서

이번 APREC회의의 기초교육 분야 논의에서 가장

야 한다는 점에 목소리를 모았다. 또한 새로운 개발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는 유아교육(Early Childhood

목표에는 의무교육을 무상(free compulsory educa-

Development, ECD)이였다. 특히 주요 공여기관, 국

tion)으로 제공해야 함이 명확히 명시돼야 하며, 유아

제기구, 시민사회 기관들이 집중지원하고 있는 영 유

교육 1년을 의무 교육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아 보육과 교육에 대한 이슈가 기초교육(Basic Edu-

강조됐다.

cation)내에서 우선순위 의제로 집중 조명됐다. 이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선진국과 중진국들이 앞다

MDGs(새천년개발목표, Millennium Development

투어 유아교육과 보육의 정책과 시스템을 확대하고

Goals)와 EFA의 핵심목표인 초등교육 보편화의 성과

안착해 나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국제사

와 향후 과제에 대한 각국의 입장 또한 국가 마다 온

회의 지원으로 많은 개발도상국들도 앞다투어 유아관

도 차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선진국들과 중저소득국

련 정책을 수립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는 바, 현안

의 경우, 기초교육의 보편화를 거의 이뤄낸 상황이기

으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에,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을 줄이기 위해 교육의 질을

기초교육에서 의무교육(compulsory education)의 기

향상시키는 방안에 전략적인 우선순위를 두고 있었

간을 6년에서 9년으로 확대하자는 목표에 대한 논의

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교사훈련의 기

도 뜨거웠다. 교육 전문가들은 새롭게 수립되는 교육

회를 확대하며,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2015년 한국, 송도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은? 세계교육포럼은 유네스코가 주도해 온 기초 교육 보급 운동인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EFA)’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15년을 이끌어갈 세계교육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로서, 세계 각국의 교육 장 관, 유엔(UN) 등 관련 국제기구 수장, 시민단체(NGO), 전문가 등 약 1,5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하는 교 육 분야 최대 규모의 회의이다. 2015년 5월 한국 송도에서 세계교육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며,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29일(금)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여 주요 관계부처 인사 20명을 중심으로 준비위원 회를 구성한 상황이다. * 출처: 정책브리핑, 교육부 보도자료, 2014.09.01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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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APREC의 주요 논의 의제

* 주요 논의 의제의 재구성, 2014년 9월, 저자작성

Technology) 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접목하여 교육의

역 및 젠더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질을 향상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

근거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빈국, 도서국, 분쟁

시됐다. 학습성과 혹은 학업성취도가 취약한 것으로

국은 “모두를 위해 기초교육을 제공한다”는 MDGs와

나타난 국가들은 수학, 과학, 독해 등의 학습성과 향상

EFA 목표가 아직 완전히 달성되지 않았음을 재차 강

을 위한 목표가 부각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조하고 있었다. 취약한 분쟁국, 취약국, 최빈국들은 빈 곤, 분쟁, 기후변화, 경제위기 등 복합적인 위기와 더

아태지역의 기초교육 보편화 현상은 계속 유지될

불어, 기초교육 강화와 무상교육 제공을 통해 보다 지

까? APREC 회의에서는 최근 불어 닥친 글로벌 경

속 가능한 교육환경 마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제위기의 여파와 국가별 불평등이 점차 심화되어가는

더 많은 회원국들의 지원이 필요함을 당부하기도 했

현 국제사회 상황 하에서 어렵게 달성된 교육 성과가

다. MDGs를 통해 아태지역이 달성한 성과를 인정함

과연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과 동시에 글로벌 경제위기와 교육재정의 감소, 교육

제기됐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대륙 대표단은 아태지

ODA의 재원의 변화에 따라 너무나 쉽게 변화될 위험

역 또한 전지구적 현상인 구조적 불평등의 여파로부

이 큰 수치 중심의 교육성과의 한계를 반증하는 것은

터 벗어 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국가 간, 국가 내 교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도리어 심화되고 있음을 주 시하고, 기초교육의 접근성 문제를 정책의제로 삼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기술과 역량을 갖춰라!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우려 는 많은 국가에서 지표상으로는 초등학교 등록률이나

그렇다면 가장 훈훈한 분위기에서 토론이 진행된 교

취학률 차원의 목표가 달성되었다 할지라도 국가 내

육분야의 세부주제는 무엇이었을까? 다소 논쟁의 여

에 존재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불평등과 지

지가 있겠지만, 기술과 역량(Skills and Competen-

8

FOCUS


cies)이라는 주제는 국제기구, 정부, 시민사회 사이의

지만, 오랜 기간 동안 종사하는 비율이 적다는 문제가

논쟁이 비교적 많지 않았던 세션이었다. 이는 아마도

있다. 둘째, 교원양성을 위한 대학교육, 직전연수 및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기술

직무연수 등의 교원의 재교육의 문제가 여전하다. 셋

과 역량 개발을 위해 유연하고 혁신적인 교육이 이루

째, 기존 교사문제는 교사 자체로부터 비롯하는 경우

어져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가 많았다면, 최근의 경우 교육거버넌스와 교육재정

있다. 본 회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가가 처한 과

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리더십과 매니지먼트로

제들을 1) 문해(literacy and numeracy) 2) 독해능력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와 같이 교사에 관

과 수학능력 3) 소외된 그룹에 대한 특별한 지원 4) 효

련된 문제 분석은 모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명확

과적인 기술과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과정, 교수법 평

히 인지되고 공유되고 있었다.

가 등 크게 네 가지 문제로 구분하여 각 주제에 대한 논의의 장을 꾸렸다. 다만, 정규교육을 마친 청소년과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교사문제에 관련된

성인의 경우에도 평생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목표 설정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보였다. “2030년까

서는 정부와 시민사회 전문가들 간의 이견이 없었으

지 모든 학습자들이 자격을 갖추고, 전문적인 훈련을

나, 기술과 역량의 문제해결을 위한 1차 의무담지자

받고 학습자를 지지하며 교육활동에 대한 동기를 가

가 정부임을 강조하는 시민사회의 주장에는 많은 국

지고 있는 교사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가의 대표들이 답변을 하지 않거나, “기업과의 협력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태지역 교사들의 현실은

을 통한 재원 조달이 중요하다”라는 변으로 대신하기

참담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매

도 했다.

우 복잡하다. 우수한 인력이 교직에 지원하고 인력유 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교사를 위한 업무환경이 변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본회의에서는 기술과 역량

화해야 한다는데 많은 참석자들이 동의했다. 이는 단

에 대한 다양한 정의와 개념을 정리하여, 실용적인 개

순 교원의 임금 향상 차원의 논의를 넘어, 교원들 스

념(working definition)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스로 양질의 교육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

1) 지식/앎을 위한 기술과 역량: 문해와 문자독해능력

책과 교수환경의 변화, 교육거버넌스의 과제 그리고

과 수학능력을 포함하는 “foundational skills” 2) 일

다양한 연수와 전문성 개발의 기회의 확대에 대한 부

을 수행하기 위한 기술과 역량: 직업과 훈련에 직접적

분이다. 개인적으로는 교사의 월급이 한 달에 미화

으로 연관이 있는 “specialized skills” 3) 타인과 함께

200달러도 못 미치는 최빈국과 분쟁국 국가의 대표들

잘 살기 위한 기술과 역량: 대인관계의 기술과 역량을

이 이와 같은 주장을 더욱 강력히 피력하는 것을 보면

포함하는 “transferable or transversal skills”로 명확

서, 새삼 교직에 존경심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히 개념을 구분했다. 이와 같은 구분이 사실 새로운 것 은 아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이러한 구

교사관련 의제를 다루고 있는 분과는 전 현직 교사

분과 기본 개념에 대한 내용이 사전에 비교적 명확하

와 교원 연합의 적극적이고 참여적인 토론이 이루어

게 공유되어 있었다는 점은 주지할 만 하다. 더불어 기

지면서 공통의 세부 목표 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지

술과 역량관련 세부 목표 또한 세 개의 기술과 역량의

않았다. 그러나 향후 목표 달성을 위한 지표 논의가 시

분류에 근거하여 목표를 선정하는 등, 상당히 오랜 기

작될 때는 논쟁의 여지들이 부각될 것을 감지 할 수 있

간 동안 교육분야에 경험과 역량을 구축해온 문해, 기

었다. 대 목표에서 이미 범위를 평생학습으로 확대하

술 및 직업교육의 세부목표 선정은 비교적 순탄하게

고 있는데, 세부 목표에서 규정 할 교원의 범위를 어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디까지 확대 할 것인가? 교원 관련 지표에 비형식/비 정규 교육기관의 교원에 관한 개발목표를 포함할 것

교원양성과 개발을 위한 의제, 그리고 정치적인 문제들

인가? 향후 이번 회의의 결과가 아프리카, 중남미 등 타 지역회의 결과와 비교하여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

아태지역의 교사들은 현재 어떤 문제에 당면하고

할 것인지 주목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있는가? 첫째, 우수 인력이 교직으로 유입되기는 하

교사 권리의 보장과 교사의 거버넌스 참여는 어느 정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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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태지역 교육컨퍼런스(Asia-Pacific Regional Education Conference) 사진 ⓒ UNESCO 홈페이지

도의 범위에서 담아 낼 것인가? 만일 한국의 교원단

는 GCE와 일본이 지지하고 있는 ESD를 놓고 다양

체가 참여했다면 현장에서 어떠한 의견을 개진했을지

한 전문가들이 실용적인 정의와 개념에 대해 논의하

의문을 안고 회의장을 나왔다.

는 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기인 한 것은 아닐까 싶 다. 이와 같은 부분이 시급히 학자들과 전문가들 사이

뜨거운 감자: 세계시민교육(GCE)과 지속가능개발

에 정리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새롭게” 등

을 위한 교육(ESD)이 만나야 할 때

장한 GCE가 UN의 SDG 발전 맥락 안에서 본 의제가 어떠한 위치를 가져야 하는 가에 대한 전략이 마련되

대부분의 한국과 일본 정부 및 교육전문가들은 이

어야 할 것이다.

상하게도 같은 회의실로 향했다. 바로 교육의제의 ‘뜨 거운 감자’라고 불려지는 세계시민교육(GCE)과 지

GCE를 의제화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

속가능개발을 위한 교육(ESD) 세션이었다. 회의장에

구하고, 한국 정부와 다수의 국내 전문가들은 세계시

“세계시민교육은 반기문 총장의 발명품”이라는 유머

민교육을 한국의 중요한 의제로 부각시키고 있었다.

가 들릴 정도로, GCE는 2012년 9월 반기문 총장이

소수의 시민사회 전문가들은 세계시민사회교육의 개

제안한 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 이

념과 접근법에 대한 국가 차원의 컨설테이션의 과정

후, 글로벌교육계에는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했다.

없이 ‘위에서 떨어진’ 혹은 ‘뉴욕에서 떨어진’ 의제라

이미 지난 2013년에 여러 국제회의에서 세계시민교

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한국이 세계시민

육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의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제 무대에서 이끌어나

에서도 국가대표, 전문가, 시민사회 전문가들 중에 세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상당히 반가운 일이 아닐

계시민교육이라는 주제를 낯설어하는 협력국 관계자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나라 공교육 체계 안에서

가 많았으며, 논의의 범위와 지나치게 방대하다는 느

체계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비판 받고 있는 한국의 시

낌을 지울 수 없었다.

민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 었다. 동시에 지난 10여년간 국제개발협력 계에서 시

가장 뜨거운 논쟁은 세계시민교육(GCE)과 지속가

민교육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 월드비전, 굿네이버

능개발을 위한 교육(ESD)의 개념, 범위, 목표, 전략

스, ODA Watch와 같은 국내 시민사회 단체들이 본

등을 어떻게 연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다. 필자

의제에 어떻게 대응 할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는 현장에서 GCE와 ESD의 전문가들과 국가 대표자 들이 어색하게 한 세션에 배정되어, 왜 서로 다른 범

왜 UN은 “How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하는가?

주의 논의들을 펼쳐만 놓고 있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 을 해 보았다. 이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

10

이번 UNESCO APREC은 새로운 교육의제가 제안 FOCUS


되고, 재구성되고, 새로운 단어들이 탄생하는 역동적

tion of Education), 셋째, 시민사회교육기금 아태지

인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열린 과정 자체

역회의(Regional Meeting on Civil Society Educa-

가 즐거우면서도 본 회의의 논의 구조와 방식에 대한

tion Fund) 순으로 세 개의 회의가 연달아 개최됐다.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은 왜 일까? 연석으로 진행된 회의를 통해 시민사회 단체들은 공 그것은 핵심적인 교육정책 의제의 논의구조에 1) 교

통으로 아래와 같은 세가지 기본적인 전제를 강조하

육재정의 문제 (국가 교육재정의 확대, 다양한 세수확

고 있었다. 첫째, 교육의 본연의 의미와 역할을 강조

보를 통한 교육재정의 해결책 모색, 교육ODA 재원

하여, 교육개발 목표에 접근법이 학습권이라는 인권

확보의 과제 등)와 2) 교육거버넌스의 문제 (비효율

의 관점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한다. 둘째, 양질의 기초

성, 책무성, 투명성 등) 그리고 3) 교육의제의 실현을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며, 국

위한 효과적인 글로벌수준 /지역수준 /국가수준의 협

가는 나이, 젠더, 종족, 신체적-정신적 장애, 사회경

력 메커니즘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영향력있게 진행

제적 상황에 놓인 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모두에게 교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 및 주요 서양공여국들의 교육원조 규모 축소에 대한 우

물론 이번 방콕회의는 교육분야 목표 선정을 주로

려와 함께 현재 많은 아태지역 국가들이 직면한 공교

다루는 “What”의 요소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실행 프

육의 민영화, 공교육의 사유화, 민간교육의 확대에 대

레임워크(Framework for Action)를 통해 “How”의

한 우려를 포함하는 것이기도 했다. 셋째, 장애문제에

문제는 내년 인천 세계교육포럼에서 채택하게 된다는

대한 특별한 관심을 필요하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어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의

느 정도 젠더, 사회경제적 약자, 소수민족 등에 대한

위협과 국가 교육재정에 대한 전방위적인 위기를 고

특별한 노력이 있었다고 판단되어, 그동안 소외되었

려 할 때, 교육 목표 선정의 초기 과정부터 공여국, 공

던 교육에서의 장애이슈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으

여기관, 개발은행, 기업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정치

로 판단된다.

적으로, 경제적으로 힘이 실린 교육 목표 도출을 제 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 을 해 본다.

한편 본회의에서 시민사회 대표들은 한국 정부 세계 교육포럼 추진단의 대표로 참석한 정기오 교수의 발 표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정기오 교수는 한국의

“모두를 위한 교육” : 기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세계교육포럼의 의제를 소개하면서 한국이 국제사회 에 기여하기 위한 후속 과제를 학습권과 행복추구권

이번 APREC 본 회의는 전체 참가자가 300여명에

등 기본권 보장의 관점에서 설명했기 때문이다. 필자

달한 대규모 행사였다. 참가자 중 시민사회 대표가 약

는 현장에서 인권 차원에서의 교육을 강조하는 교육

50명 정도였던 것을 감안할 때, 국제무대에서 교육분

학자의 의견에 깊이 공감했고, 이와 같은 교육의 본연

야 시민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기도 했다.

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강조는 본 회의에서 최빈국

한국의 참석자가 교육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및 국

대표들과 시민사회 대표들의 지지 발언에서도 나타나

책 연구 기관을 제외하고는 민간의 참여자가 1인뿐 이

고 있었다. Education Watch 등 해외 단체들은 한국

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번 시민사회 회의

정부 대표단과 연구자들이 회의석상에서 언급한 한국

참석은 교육분야 시민사회 기관들의 워크숍에서는 지

의 학습권의 보장과 행복추구권, 한국의 행복학교 정

역 내 가장 핵심적인 교육 이슈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

책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했다. 시민사회 회의는 본 행사 전후로 약 3일간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첫째, 시민사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에게 바란다!

회 사전 전략회의(NGO Meeting in Preparation for APREC), 둘째, 개발도상국 공교육의 민영화 혹은 사

이번 APREC회의 참석을 통해 다양한 해외 교육전

교육화에 대한 정책워크숍(Workshop on Privatiza-

문가들과 협력국정부 대표, 시민사회 대표들의 의견

ODA Watch

11


을 경청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년 한국에서 개최 될 세

스럽게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한국이 교

계교육포럼에 대한 기대와 요구 사항을 접할 수 있었

육발전을 이루고 반세기만에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다. 현장의 반응과 서울의 반응을 종합하여 한국 정부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도약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

와 우리나라 시민사회에게 주는 시사점을 몇 가지로

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계획”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OECD DAC 가입 이 후, 범 정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 발전 경험 홍

첫째, 범 정부차원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

보 전략”에 대한 피로현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해

급하다. 지난 수 개월간 교육부는 행사 개최 준비에

야 한다. 한국 정부와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이 2015년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한국의 교육발전 경험’에

세계교육포럼의 개최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

대한 특별 세션 준비, 소규모 국제 포럼, 한국 교육 전

원으로서 공유해야 할 한국 교육의 성과와 과제를 객

시관, 투어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 개최, 한국

관적으로 정리하고, Post-EFA와 교육 ODA의 연계

의 우수 교육 정책 소개를 중심으로 하는 온•오프라

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여 발표해야 할 것이다.

인 홍보를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의미에 서 지난 8월 29일(금)에 개최된「2015 세계교육포럼

셋째, 한국정부는 서둘러 시민사회 연대체와의 의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제 1차 회의 및 출범

사소통을 공식화해야 한다. 지난 일년 동안 교육부는

식 개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환영할 만한 소식이

총괄준비기구와 시민사회 사이의 협력 채널을 마련하

다. 교육부(장관 황우여)는 준비위원회를 통해 관계부

지 않고 임의적으로 시민사회 기관을 각종 회의에 ‘초

처, 지자체, 유관기관 등을 아우르는 총괄 준비 기구

대’하는 형태로 의사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본격

로서 세계교육포럼의 준비 및 개최에 관한 주요 사항

적으로 준비위가 발족 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

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겠

인 협의 채널을 구상하고 민-관 공동 포럼 같은 형태

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새로운 준비위원회의 적극적

를 통해 먼저 소통의 장을 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 역할이 타 부처와의 협의로도 이어져, 기획재정부

특히,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다양한 시민단체들은 이

와 외교부와의 협력채널이 마련되고, 우리나라 교육

미 다양한 국제교육 사업, 평가, 연구 경험을 통해 정

분야 ODA 유무상 대표집행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

부보다 국제무대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

(KOICA) 및 한국수출입은행(EDCF)과의 실무 채널

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이와 같이 민간이

이 확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회의에 참석한 협력국

가지고 있는 교육분야의 역량을 집결하고 시너지 효

들은 APREC와 같은 회의에 한국의 교육ODA를 담

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당하는 원조기관의 대표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오히려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

넷째, 시민사회는 교육분야 연대체를 조속히 조직 하여 교육 애드보커시에 공동의 힘을 쏟아야 할 것

둘째, 한국의 정책의제 개발과 교육ODA 전략 개발

이다. 향후 2030년까지 대부분의 교육ODA와 민간

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행

분야의 대부분의 교육활동은 현재 수립 중인 교육분

사준비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우리

야 개발목표와 연계되어 기획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교육의제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주도하지

나라 원조의 총 17.3%에 달하는 교육ODA에 영향을

못하고 있다. 본 행사에 대해서 UN 차원의 행사가 한

미칠 목표를 선정하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

국에서 개최된다는 것을 넘어 , 2011년 부산세계개발

발NGO들의 무관심이 지속되고 있고, 현재 교육분

원조총회에서 한국이 역량을 발휘했던 것처럼, 이제

야 국제개발협력 연대체 혹은 협의체도 존재하고 있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정책적 측면에서도 역할을 해야

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와 학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

한다는 국내외적인 기대가 존재한다. 교육부는 이번

고 있는 교육개발협력 논의의 장에서 시민사회의 적

기회를 통해 국제교육개발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극적인 역할이 시급하다. 정부와의 공식적인 대화창

수 있는 정책역량을 키우고, 글로벌교육 전문가와 후

구의 마련과 더불어 교육분야의 민간개발협력의 경

학을 양성하는 기회로도 활용해야 할 것이다.

험과 성과를 정리하는 작업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교육발전 경험 홍보에 대한 우려에는 조심

12

이번 APREC회의를 통해 필자는 방콕 현지에서 한국 FOCUS


▲ 시민사회 포럼 그룹토의 ⓒ 홍문숙

시민사회에 대한 국제시민사회의 다양한 요청을 청취

민으로서 개개인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 지구촌 곳곳

할 수 있었다. 국제 시민사회전문가들은 한국의 시민

의 소외되고 배제된 절대 다수 사람들에게 배움이라

사회 교육분야 연대체가 하루빨리 구성되어야 한다고

는 자력화(empowerment)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교

제언했다. 한국 시민사회는 세계의 다양한 시민사회

육이 한 국가의 강력한 정치, 경제 사회 변화의 촉매

활동 주체들이 세계교육포럼에 참여 할 수 있도록 기

제라는 것을 동의하는 ‘모든 이를 위한 것’이 될 수 있

회를 제공하고, 세계교육포럼 행사 전 또는 후의 시민

도록 한국 정부가 앞으로 남은 9개월 동안 더욱 착실

사회 포럼, 부대 행사 등의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는데

히 준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협력해야 할 것이다. 조속한 시일 내로 한국 정부, 전문가 그룹, 시민사회

“행사 잘 하는 한국”을 넘어설 수 있을까?

가 공동으로 한국의 교육 경험을 공유하고, 투명성과 책무성을 보장하면서도 효과적인 교육협력 방안을 마

일주일간 열린 APREC 회의 및 시민사회 포럼 참가

련하기 위한 협력의 장을 열기를 기대하면서 벌써 마

를 통해 이제 한국이 공여국으로 그 위상을 재정립하

음만은 벚꽃 피는 내년 봄 송도에 두어본다. 국민의 소

고 있으며, 더불어 국제사회의 기대치가 점차 높아지

중한 세금으로 개최되는 UN 세계교육포럼의 장을 통

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한국은 행사 잘 한다

해 우리도 함께 성숙한 세계시민으로 한 단계 성장할

는 칭찬에 만족하고, 단순히 UN행사가 한국에서 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린 사실만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수준은 넘어서야 하 지 않을까?

홍문숙 작성,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 연구실장

물론 세계교육포럼은 한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원 글로벌교육협력 박사과정

리어 UN의, 국제사회 모두의 행사이기에 글로벌 시

/moonshiely@redi.re.kr, redi20115@gmail.com

* 본 기사는 저자의 APREC 참가결과보고서 < Key Issues and Emerging Challenges: The Asia-Pacific Regional Education Conference and CSOs Meetings, Bangkok, Thailand, 2014>의 요약본 임을 밝힙니다. 교육과 개발에 관한 정보 에 대해서는 기사 작성자에게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 회의결과문서인 방콕선언문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http://www.unescobkk.org/fileadmin/user_upload/epr/APREC/Presentations/APREC_Bangkok_Statement_Final.pdf ODA Watch

13


NGO 현장 ●

▲ 철도민영화 반대 집회에 참여했던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 A B C D E

인터뷰 참가자 29, 2년차 활동가 26, 2년차 활동가 35, 5년차 활동가 33, 8년차 활동가 29, 2년차 활동가

“행동하는 힘,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들” 이라 적힌

A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오전 사무실에서 소식을

깃발을 드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지난 겨울 철도민영

들었고 그 광경을 보며 점심을 먹었어요. 안타까운 마

화에 반대하는 행동을 시작으로 최근 세월호 특별법

음은 모두 같았지만 단체 차원에서 무언가를 하기에

제정을 위해 합정, 홍대, 인사동에서 서명전을 진행하

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고,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

애도와 추모를 위해 청계광장과 광화문 광장으로, 때

고 있다. 각기 다른 단체에서 서로 다른 업무를 담당하

로는 안산으로 가게 되었어요.

는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국제개발협력 NGO 활동가라는 것이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새내기 활

B 저는 안산에 분향소가 마련되었을 때 혼자 조문을

동가에서부터 8년차 활동가까지, 그들이 말하는 세월

갔었어요. 지금은 세월호 가족들에게 살인행위와 같

호 이야기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이야기를 들어본다.

은 막말과 냉대가 쏟아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잠시나 마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있으라

추석이 되면 세월호가 침몰한지 146일이 됩니다. 아

고 한 미안함. 단 한 명도 살려내지 못한 죄책감을 나

픈 4월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 오고 있네요. 어떤 계

누며 모두가 노란 리본을 달았던 애도의 시간 이었죠.

기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나요.

그러던 중 함께 일하는 국장님께서 세월호 특별법 제

14

NGO 현장


정을 위한 집회에 함께 가자고 하셨는데, 국장님 손에

왜 국제개발협력 NGO가 국내 사회문제에는 목소리를

이끌려 처음 발을 디딘 게 지금까지 이런 행동으로 이

내기 어려운 걸까요.

어지게 되었네요. 저 선배 잘못 만난 거 맞죠?(웃음) D 개발NGO의 활동이 비종교적 비정치적이어야 하 C 저는 사실 전문 시위꾼은 아니에요.(모두 웃음) 하

기 때문에 사회문제에 참여가 어렵다고 한다면 그것

지만 예전부터 사회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은 변명이라고 생각해요. 개도국의 작은 마을에 한 명

있었고 정당활동도 했었어요. 2008년 광우병 사태로

의 활동가가 들어가는 것 자체가 너무나 정치적인 의

촛불이 일어났을 당시 정부 기관에서 일하고 있었어

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솔직하게 말합시다. 단체 차원

요. 규정 상 정당 활동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본의 아

의 행동을 하면 후원자들이 후원을 끊을 수도 있다는

니게 퇴근 후 이중생활을 했었어요. NGO로 옮겨 일

두려움, 사회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가 정부로부터

하면서 조금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종북단체로 낙인 찍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또 다른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두려움이 우리 안에 있잖아요.

국제개발협력 NGO는 해외를 현장으로 두는데 왜 국

A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이 한국 시민사회의

내 문제에 관심을 가지나요.

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 니다. 한국 시민사회와의 접점이 없어요. 필리핀에 태

D 저는 한 대학생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

풍 하이옌으로 피해가 났을 때 수많은 국제개발협력

어요. “한국의 원조를 통해 이루어진 필리핀 남부 마

NGO가 앞 다투어 모금을 하고 인도적 지원 활동을

닐라 철도사업으로 강제 이주하게 된 주민들이 한국

펼쳤지만 저 멀리 태평양이 아닌 우리나라 앞 바다에

을 찾아 목소리를 낼 때 단 하나의 개발NGO도 단 한

서 세월호가 침몰하여 몇 백 명이 죽었는데 어떠한 움

명의 활동가도 그 자리에 함께 하지 않았어요. 한국에

직임이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찾아볼 수 없었어요. 단

서는 필리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이야기하며 모금

체 홈페이지에 노란 리본을 띄우는 게 다였죠. 개발

하고 활동하는 수많은 NGO가 있지만 정작 그 자리에

NGO가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한 경계가 우

는 아무도 없었어요. 이게 개발NGO들이 말하는 협

리 안에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프레임

력이고 연대인가요?”

안에서는 연대와 협력이 해외 현장에서만 작동합니 다. 우리 안의 경계부터 허무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으로 마음먹게 되었

아요.

죠. 사업으로 하는 협력과 연대 이전에 내 삶에서부터 작은 협력과 연대를 실천하자고요.

C 개발NGO가 스스로 만든 ‘비정치성’의 강박도 작 용한다고 봐요. 필리핀 강제 이주민들의 예를 들어보

E “한국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왜 다른 나라의 가

죠. 정부에 의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으로 강제이주

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하죠?” 한국에서 활동을 하다

한 마을에 한국 NGO가 들어가면 소득증대, 생활환

보면 이런 질문을 꼭 받아요. 그럼 우리는 “지구촌이

경개선 혹은 교육 프로그램을 합니다. 주민들이 왜 강

라는 하나의 마을에 함께 살고 있는 지구시민으로서

제이주를 당해야 했는지, 주민들은 어떠한 권리를 침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있죠. 그렇기에 당연히 서로 도

해 받았는지, 어떤 권리가 있는 주체인지 묻지도, 생각

와야 하지 않을까요?” 라고 말합니다.

하지도 않는 거죠. 개발NGO의 대부분이 본연의 활 동을 ‘부족함을 채워주는 서비스 전달’로 여기니까요.

맞습니다. 우리는 분명 연결되어 있죠. 그렇다면 거꾸

거기서 딱 끝나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

로 이 땅에 함께 살고 있으며 아파하고 있는 우리 이

해서는 정책 개선이나 제도화를 위한 옹호 활동까지

웃들을 외면하는 것은 또 다른 모순 아닐까요? 그래

이어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죠. 그런 맥

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이 땅의 아픈 현장들에

락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개혁,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도 함께하려 합니다.

‘불경한(?)’ 정치적 행위로 여겨지고, 또 그렇게 판단

ODA Watch

15


▲ 홍대 거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전에 나선 활동가들(왼쪽) 외면하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다짐을 새기며 (오른쪽) ⓒ 윤지영

되는 순간 더 이상 ‘순결한’ 개발NGO의 역할이 아니

는 것 같아요. 사회문제를 주제로 토론하려는 움직임

게 되는 거죠. ‘정치적 견해를 차별하지 않는 개발’에

을 불경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겠지만, 우리 안에서

서 나왔을 ‘정치적 중립성’을 언젠가부터 우리가 “사

시도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대표님들과

회적 이슈 앞에서는 가만히 있으라!”고 해석한 건 아

2030 활동가들의 정상회담(?!)’ 뭐 이런 거 말이죠.

닐지.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 차원에서는 세월호 침몰 에 애도를 표해도 세월호 특별법이 침몰하고 있는 지

A 한 영화 속 대사인데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

금의 상황에서는 단체 차원의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다.”라고 하더라고요. 국제개발협력 NGO의 빅 파이

못하게 된 거죠. 그곳이 개발도상국이든 국내든 마찬

브라고 칭해지는 단체 중 하나가 후원자 탈퇴에 대한

가지입니다.

두려움을 넘어 사회문제에 함께 연대하는 모습을 보 여줄 수는 없을까 하는 상상도 해 봅니다.

그렇다면 국제개발협력 NGO가 사회문제에 어떻게 참 여해야 할까요.

인터뷰 원고를 마무리하는 오늘.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서명을 전달하고자 3보

B 저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1배하며 청와대로 향했으나 경찰에 가로 막혔습니다.

고 봐요. 우리 단체가 누구에 의해서 왜 만들어졌는

4월 16일. 그 날 이후 자식을 잃은 가족들은 여전히 집

지, 지금의 활동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단체의 주인

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광화문과 청운동 주민센터 앞

은 누구인지, 우리 활동의 이유는 무엇인지 등등. 이러

에서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기사가 무슨

한 논의가 조직 내에서 끊임없이 건강하게 이루어진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미력한 힘이라도 되기를 바

다면 양적 성장만이 아닌 단체 차원에서 작은 변화가

라는 마음으로 글을 정리 합니다.

시작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연대와 협력에 대한 재해석 이 가능한 거죠. 이렇게 되면 개발NGO 스스로가 만

우리가 세월호 유가족을 돕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든 그 틀을 깰 수 있다고 봅니다. 나에서 시작해 단체

세월호 유가족은 이미 자식을 잃은 부모입니다.

로, 단체에서 또 다른 단체로 이어지는 변화가 가능하

유가족분들은 지금 우리의 아이들과 미래를 위해,

다고 믿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단체 내에

우리를 대신해 싸워주고 있습니다.

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활동가 한 명 한 명이

그래서 고맙고 미안합니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우리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린 아직 대한민국이라는 세월호에 타고 있으니까요.

E 개발NGO의 대표님들과 이야기 나눠볼 수 있는 자 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개발NGO 1세대라 칭해지는

이창덕 정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그분들에 대하여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대표님들의

/ positivechange4all@gmail.com

뜻은 이럴 꺼야.” 라고 어림짐작 규정짓는 부분도 있 16

NGO 현장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

비바 파파!! (Viva Papa!!)

[1]

2014년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2]이 4박 5일의

“우리는 특별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하

방문은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 동안의 교황의

여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니

말과 행보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었

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

다. 이번 방한의 주요 목적은 아시아 가톨릭 청년들이

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

모인 제 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함이었지

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

만, 이 외에도 청와대 방문, 한국 순교자 시복미사 집

랍니다”

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집전, 음성 꽃동네 방문 등 바쁜 일정이 연달아 이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우리나라 국제개발

교황의 방한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협력계에 던지고 있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이 글에

순간은 ‘고통 앞에 중립이란 없다’라는 말과 함께 우

서는 방한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사한 여러 강론을

리 사회에서 가장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통하여 국제개발협력 분야에도 적용 가능한 키워드를

진정으로 어루만진 때였다.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Viva Papa!는 ‘교황 만세’라는 뜻으로 이번 교황 방한에서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여 사용된 말이다. [2] ‘교황’이란 표현 대신 ‘교종’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교황으로 통일하기로 한다.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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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발전은 평화이며, 정의의 결과이다.

자, 표면적인 경제원조를 넘어선 공동선을 추구하는 사회 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4일 공직자들과의 만남 자

고 볼 수 있다.

리에서 성경 구절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어 바오로 6세 교황이 1967년 3월 26일 반포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민족들의 발전 Populorum Progressio’ 회칙은 세계 정의의 결과입니다” 적 차원에서 빈곤과 불균형, 발전 문제만을 다룬 최초 - 8월 14일, 공직자들과의 만남 중 연설 내용 - 의 사회회칙으로서 세계적 차원의 빈부 현실, 개발과 발전에 대한 그리스도교 이해, 마지막으로 실천과 행 교황의 이와 같은 평화에 대한 정의는 이미 1965년 동 방안 제시를 담고 있다. 본 회칙은 저개발 국가의 12월에 반포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3] 문헌 중 하나 빈곤만을 별도로 보지 않고, 특히 ‘부강한 민족과 빈 인 사목헌장을 통해서 제시된 바 있다. 사목헌장 78항 약한 민족 사이(사목헌장 8항)’의 불균형 즉, 국가간 에서 역시 ‘평화는 전쟁 없는 상태만도 아니요, 적대 의 불평등을 가장 우선순위 문제로 보았다. 본 회칙에 세력 간의 균형유지만도 아니며, 전제적 지배의 결과 서도 역시 평화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길로서 정의, 특 도 아니다. 정확히 말해서 평화는 정의의 실현인 것이 히 ‘경제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톨릭 사회 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교리는 자본주의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 간이 중심이 되지 않은, 정의롭지 않은 자본주의에 대 사실 가톨릭 교회는 예전부터 ‘가톨릭 사회교리 한 위험성을 얘기하고 있으며, 인류 전체의 증진이 항 (Catholic Social Thought)’라는 사회에 대한 교회의 상 전제되어야 함을 말한다. 가르침 안에서 저개발 국가의 빈곤, 정의, 공동선과 같은 이슈를 다루어 왔으며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응 이어 ‘민족들의 발전’에서 발전(development)은 경 답을 요구해왔다. 먼저, 1961년 5월 15일, 교황 요한 제 성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인간 발전을 포괄하 23세가 반포한 ‘어머니요 스승 Mater et Magistra’ 회 는 개념임을 제시한다. 이 회칙에 따르면, ‘발전은 개 칙은 개발도상국 문제를 다룬 첫 번째 회칙으로써 당 인이나 인류 공동체가 인간답지 못한 생활조건에서 시 상황은 미국의 월남전 개입, 베를린 장벽 설치, 알 더욱 인간다운 조건으로 나아가는 변화다. 인간답지 제리와 우간다 독립 등 국제사회에서 사회경제적으로 못한 생활조건은 생명유지도 할 수 없는 물질적 결핍, 나 정치적으로 수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동서냉전이 이기심과 자애심으로 인한 윤리적 빈곤, 사유권과 권 심화된 시기였다. 력 남용, 착취, 불의한 사회구조 등이며 인간다운 조 건은 빈곤의 해방, 생활에 필요한 재화 획득, 사회악 본 회칙에서는 저개발지역에 대한 원조, 국제 간 경 제거, 지식 증대, 정신적 문화 획득, 인권 존중, 청빈 제 격차에 대한 정의의 요구를 언급하며, 경제 선진 의 노력, 공동복지를 위한 협력, 평화를 갈망하는 것 국이 빈곤하고 기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국민 이다’. 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후진국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자신의 강론이나 최근 발 게 제공하는 원조와 같은 경제적 도움은 정치적인 이 표한 권고문인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 득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 서 ‘민족들의 발전’을 여러 차례 인용하며 발전(De고 있다. 또한 이러한 도움은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 velopment)’을 평화의 새로운 이름이라고 결론짓고 를 배격하고 세계 공동체를 형성하는 고귀한 공헌이 있다. 즉,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3] 공의회는 보편 교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제도로써 최고 결정기구를 의미하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제21차 공의회로 1962년 10월 11일 개막되어 1965년 12월 8일 폐막되었으며, 교회 쇄신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 었다. 제2차바티칸 공의회에서 반포된 문헌 중 하나인 ‘사목헌장’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 건설을 위한 가톨 릭 교회의 접근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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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평화를 정의의 결과로 본다는 점과 연결 짓는다면 발 전은 평화로운 상태이며, 이는 정의의 결과로서 이룩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4일 공직자들과의 만남에 서 “우리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세상 안에서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궁 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합니다”라고 말 했다.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자연 환경에 대한 책임에 있어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 를 듣고 대화와 협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으며, 무엇보다도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 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 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함을 언급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가톨릭 사회 교리의 핵심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

조된 인간은 빈부귀천에 관계없이 모두가 절대적으로

푸는 것, 경제적 빈곤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

존엄한 존재라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

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키기 위한 실천을 강조하며 그리스도인의 가장 중요

사람들의 절박한 요구 해결뿐만 아니라 인간적, 문화

한 의무는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나누어

적으로도 그들이 향상된 위치에 놓일 수 있도록 도와

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모든 제도와 정책 역시 인간

주어야 함을 힘주어 말한다.

존엄성과 생명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정 당성이 판단되며, 인간을 단순한 경제적 도구 혹은 복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차례의 강론에서 가난한 사

지제도의 피동적 수혜자로 만드는 제도나 정책은 옳

람들에게 쏟는 관심이 구체적인 자선활동뿐만 아니라

지 않으며 정의에 어긋난다고 말하고 있다.

직업, 교육, 사회 수준의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 을 통해서도 드러나야 한다고 했다. 가난한 사람을 돕

“아버지, 우리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줍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직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 가정에 빵을 가져가고, 그들의 양식을 벌 수 있는 품위를 그들 마음속에서 느껴야 합니다.”

는 일을 사업적인 차원으로만 축소하는 것은 한 사람 이 인간으로서 성장할 권리 즉 자신의 인격을 존엄하 게 표현해야 할 필요성을 잊어버리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그들에 대한 관심은 그들과 의 연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8월 16일, 평신도 사도직 지도자들과의 만남 연설 중-

셋째, 나로부터 출발하여 경계를 넘는 연대 특히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 려해야 할 것을 언급하는데 이는 그들을 시혜적 관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의 첫 날 남긴 평화의 날

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모든 사람이 우리의 이웃

메시지는 ‘평화의 기초이며 평화로 향한 길인형제애

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인간의 존엄함과

(fraternity)’를 주제로 시작한다. 우리는 관계를 맺고

공동선 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형제애는 인간성의 핵심이라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통해 사회적 약

말하면서 형제애가 없이는 공정한 사회와 탄탄한 평

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

화를 구축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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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무관심의 세계화’라고 정의하며 이는 우리가 다른

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 역시 급격

이들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며, 우리 모두를

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질주를 계속해 온 한국이 오늘

이웃으로 만들고는 있지만 형제로 만들지는 않는다고

날 경제성장 중심의 발전으로 인해 양극화를 겪고 있

말한다. 수많은 불평등, 빈곤, 불의의 상황은 형제애가

음을 언급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의미를 다음

심각하게 결여되었다는 표징이면서 동시에 연대의 문

과 같이 밝혔다.

화가 없다는 표징이라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한국 교회가 아시아의 여러 또한, 교황의 메시지는 형제애가 평화의 기초이며

교회에 앞장서서 오로지 물질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

평화로 향한 길이라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

해 질주하는 세상 속에 복음의 깃발을 들고 들어가 그

는 사실임을 말하며 바오로 6세 교황의 ‘민족들의 발

질주의 방향을 하느님 나라 쪽으로 선회하는 조타수가

전’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쓴 ‘사회적 관심’ 회칙을

되기를 초대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언급한다. ‘민족들의 발전’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민족들의 참된 발전이 평화의 새로운 이름이라

결론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한 ‘연대의 세

는 것을 배울 수 있으며, 뒤의 ‘사회적 관심’ 회칙에서

계화’는 나 스스로가 부정의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우리는 평화가 연대의 작품이라는 결론을 배우게 된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돌아보아야 하며, 다음으로는

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평화

공간적으로 나와 근거리에서 부정의, 불평등으로 고

를 이루어야 하며 이는 연대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

통 받고 있는 주위의 이웃을 찾아볼 것을 주문하고 있

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화된 세상에

다. 나를 둘러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내가 연대해

서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국제개발협력을 업으로 삼은

야 하는 이웃들의 범위를 점차 넓혀갈 때 비로소 나와

사람으로서 만들어가야 할 연대는 무엇일까?

그들이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연대를 맺어야 함을 깨 닫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복음의 기쁨 199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의 임무가 증진과 지원의 계획이나 활동에만 국한된 것 이 아니라 무엇보다 다른 이를 “어떤 의미에서 나 자

마무리하며: 관찰하고, 판단하고, 연대하라 observe, judge, act

신과 하나”라고 여기며 다른 이를 향하여 쏟는 관심 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사랑의 관심으로서 그

1964년 12월 7일에 반포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

로부터 그 사람에 대한 참다운 관심이 시작되고, 내가

헌 중 현대 세계의 교회에 대한 사목헌장 ‘기쁨과 희망

실질적으로 그의 행복을 추구하도록 이끈다고 설명한

Gaudium et Spes’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

다. 시공간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상호의존도를 높

회 건설을 위한 가톨릭교회의 접근을 다루며 현대의

이는 세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세상 속에서 다

인간 상황을 그대로 이해하기 위한 ‘식별과 분석틀’을

른 이의 범위는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제공한다. 이는 기술과 개발, 국제적 연대, 자연환경보

이에 따라 연대해야 할 이웃의 범위 역시 넓어지고 있

호 등 세계 차원의 복잡한 사회 문제를 사회과학적 방

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속한 국가의 범위를 넘

법, 문화적 분석, 현상학적 관찰을 통해 살펴보게 함

어서, 존재하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타자화 하

으로써 인간 삶에 적용하는 신학이 현실 사회에서 중

고 타자를 위한 타자들의 연대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

심역할을 하도록 했다.

라 나와 그들을, 즉, 양자를 포함하는 공동체 안의 연 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식별과 분석틀’은 크게 3가지 로 구성된다. 첫째,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연대의 세계화’로 지칭하

세심하게 관찰하고 탐구한다. 둘째, 발견한 현상들에

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할 뿐만

대해 신학적으로 성찰한다.[4]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

아니라 우리나라가 ‘연대의 세계화’에 앞장서 줄 것을

한 것은 내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위원회’ 위원장을 맡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와 같은 순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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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그림 1> 가톨릭 사회교리의 사회사목 순환원리

* 출처: 저자작성

리의 근간은 인간존엄성, 연대성, 공동선에 기반을 둔

* 참고문헌

것이어야만 한다.

- 김우선 (2013). 가톨릭 사회교리와 세계화. 신학과 철학 제22호. 서강대 신학연구소. 서울

이는 가톨릭 신자 혹은 비신자 여부와 관계없이 국 제개발협력 분야에 적을 두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

- 민경일 (2012). 가톨릭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 관점 에서 본 UN 발전권 선언. 서울

하는 바가 크다.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조적

-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2011). 가톨릭

빈곤과 불평등에 대해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사

사회 교리 문헌편.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

람이 중심이 되는 발전’에 대한 가치를 근간으로 그 문

회. 서울

제를 해석하며, 이를 위해 내가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

- 프란치스코 교황 (2013). 복음의 기쁨

지를 고민하고 함께 연대하는 것, 그것이 바로 프란치

- 프란치스코 교황 강론 방한준비위원회 웹사이트

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메시지일 것이다.

http://popekorea.catholic.or.kr/ 오수현 작성, (사)글로벌발전연구원 ReDI 전문연구원 / suhyon.oh@gmail.com

[4] 실제 회칙에서 신학적 성찰은 ‘복음의 빛으로 해석’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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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스케치 ●

[action/ 2015 Korea]

2030년, 당신이 정말 살고 싶은 세상은? -우리가 함께 만드는 미래-

▲ 캠페인 전체 풍경 ⓒ ODA Watch, 한국헬프에이지

지난 8월 23일 토요일 오후 12시~4시, 서울 합정

로 action/2015 Korea 오프라인 캠페인인데요. 국제

역 메세나폴리스 중앙 광장에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사회는 2000년 9월 UN본부에서 개최된 새천년 정

세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

상회의(Millennium Summit)에서 191개의 UN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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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스케치


action/2015 캠페인 이란? action/2015 캠페인은 이스탄불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2번의 국제시민사회 회의를 계기로 Beyond 2015, GCAP Global, CIVICUS, CAN 등의 국제시민사회단체가 각각 준비해오던 Post-2015 관련 캠페 인을 action/2015라는 이름으로 통합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빈곤 퇴치, 불평등 이슈의 문제 제기,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정부의 책무 이행을 촉구하는 것을 목표로 2014년부터 2015년에 걸쳐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입니다. 국이 모여 정한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

됐고 뒤이어 8월 23일 합정역 앞 메세나폴리스 중앙

opment Goals, 이하 MDGs)를 국제개발협력의 가

광장에서 거리 캠페인이 열렸습니다. 캠페인에 참여

장 큰 상위 목표로 두고,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하는 모든 단체들은 △교육 △기후변화 △문화 △보

해왔습니다. 국제시민사회는 오는 2015년 만료를 앞

건 △불평등 △성평등 △아동 △평화 8개의 주제마다

둔 MDGs를 대신할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소 그룹을 형성했고, 이 중 이번 거리 캠페인에는 불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를 널리 알리고, 전

평등, 평화, 아동, 기후변화 4개의 그룹이 부스를 차렸

세계가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보다 많

습니다. ODA Watch는 거리 캠페인에서 한국헬프에

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action/2015라

이지와 함께 불평등 그룹을 꾸려 신나는 ‘젠가게임’과

는 이름으로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답니다.

‘내가 살고 싶은 세상에 투표하기’를 진행하면서 즐거 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한국 시민사회도 이 움직임에 함께하기 위해 발 벗 고 나섰습니다. action/2015 Korea 캠페인은 한국 국

거리 캠페인은 주제 별로 불평등, 평화, 기후변화,

제개발협력의 대표 네트워크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

아동 4곳의 부스와 사무국 1곳을 합해 총 5개 부스가

의회(KCOC),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차려졌습니다. action/2015 캠페인의 메시지를 보다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GCAP-Korea) 세 단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거리에는 온라인 캠페인에 참여

체가 공동 주최하고, 23개 시민단체들이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포토존도 별도로 설치되었는데요. 자신이

했습니다.

희망하는 세상의 모습을 적어 사진을 찍은 다음 곧바 로 action/2015 Korea 캠페인 웹사이트에 올릴 수 있

캠페인은 SNS를 이용한 온라인 캠페인과 거리에서

도록 했답니다. 캠페인은 가족, 친구와 함께 나들이 나

펼쳐지는 캠페인 두 가지 방식으로 꾸려졌는데요. 지

온 여러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 속에 성황리에

난 8월 19일, 세계인도주의의 날이자 MDGs 달성 기

막을 내렸습니다. 거리 캠페인의 생생한 현장 모습을

한 D-500일을 기념하여 온라인 캠페인이 먼저 개최

OWL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action/2015 Korea 사무국] 내 말이 맞다면 너의 그린라이트를 켜줘! OX퀴즈! 사무국 부스에서는 OX퀴즈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 가 주어졌습니다. 게임 방식은 진행자의 말이 맞으면 들고 있던 그린라이트를 꾸욱~ 누르고, 틀리면 ‘엑스 ~!’를 외치는 방식으로, 참가자는 교육, 기후변화 등 캠페인의 8개 주제 안에서 3문제 중 2문제를 맞추는 미션을 부여 받았습니다. ▲ O?X? 쉽지 않은 그린라이트 퀴즈 ⓒ action/2015 공식 페이스북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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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들이 가족에 인기가 많았던 젠가게임(왼쪽)과 내가 살고 싶은 세상에 투표하기(오른쪽)

[불평등 그룹] 나무 블록이 쌓여 균형을 이루는 젠가처럼 우리가

있는 최근의 불평등한 실제 사례를 소리 내어 읽어보 고, 이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말해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살 세상도 그러하기를! 젠가 게임은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는 불평등 그룹에서는 2가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하

데요. 간혹 공적개발원조(ODA)등 어린이들에게 어

나는 불평등에 관한 사례를 접해보는 젠가게임과 다른

렵거나 익숙하지 않은 주제나 문장이 나올 때면 캠페

하나는 판넬에 적혀있는 메시지와 자신이 살고 싶은

인 진행자와 아이들이 서로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

세상의 메시지를 보고 한 쪽을 골라서 스티커를 붙여

다. 하지만 천천히 전체적인 설명을 듣고 나면 해당

보는 ‘내가 살고 싶은 세상에 투표하기’였습니다. 젠가

주제를 처음 접해 본 아이들도 “그건 공평하지 않아

게임 참여자들은 나무 블록을 하나 뽑아 그 위에 적혀

요.”라고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표시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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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하기 정말 어려웠던 지뢰 체험 ⓒ ODA Watch, 한국헬프에이지 행사스케치


[평화 그룹] 눈 가리고 지뢰 피하기, 얼마나 힘든지……

[기후변화 그룹] 기후가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지뢰 피해 걷기, 한국에 살고 있는 일반적인 시민이

기후변화 그룹에서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과 중

좀처럼 할 수 없는 경험일 것입니다. 자료나 설명으로

대성을 알기 쉬운 인포그래픽 판넬을 통해 대중에게

지뢰의 위험성이나 지뢰 제거의 필요성을 아는 것도

소개하고, 기후변화가 식량, 물, 생태계 등 어떤 영역

중요하지만, 자신이 가상의 지뢰를 직접 피해보면서

에서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기

몸을 통해 이해하는 것도 뜻 깊은 체험일 텐데요. 평화

후변화 스티커 붙이기가 진행됐습니다. 기후변화 부

그룹의 ‘지뢰 피하기’ 프로그램은 많은 인기에도 불구

스에서는 동그란 구 모양의 용기에 소금 등을 섞어 넣

하고 극소수의 참여자만이 성공했다고 하네요. 한편,

은 다음 즉석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퍼포먼스

지뢰를 피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말로 훈수를

겸 서비스(?)가 준비되기도 했는데요. 시원한 아이스

두거나 손으로 잡고 도와주는 등 협업(?) 장면이 연출

크림을 먹고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혀보자는 다

되기도 했습니다.

짐도 같이 해볼 만 했습니다.

현재도 캄보디아 등지에서는 지뢰의 피해와 공포가 없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사상자의 35%가 어린 아이 들이고 거주지 주변이나, 농경지, 도로 등 삶의 공간

[아동 그룹] 어떤 세상이라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 을까?

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성 이 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인식이 확산되고,

아동 부스에서는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기 바라

나아가서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는지 메모지에 적은 다음 웃고 있는 남녀 두 아이의 모

나위 없겠죠?

습을 그린 판넬에 붙여주는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메모지에는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세상’, ‘자연과 함 께 뛰놀 수 있는 세상’ 등 문장으로 표현한 희망들과 더불어, ‘창의성’, ‘공부’ 등 단어로 아이들에 대한 현 실적인 바람을 적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캠페인이 끝날 무렵에는 판넬의 얼굴과 몸 부분을 전부 가릴 만큼 한 가득 메모지가 붙게 되었는데요. 역 시 보통 사람은 자신이 살 세상에 대한 바람을 가질 때 보다 자신의 아이가 살 세상이라고 했을 때 좋은 세상 에 대한 바람과 간절함이 강해지는 듯 합니다. ▲ (위쪽) 아이와 함께 아이 스크림 만들기 ⓒ ODA Watch, 한국헬프에이지 ◀ (왼쪽) 기후변화 스티커 붙이기 ⓒ action/2015 Korea 공식 페이스북

캠페인은 쭈욱~ 계속된다! SDGs를 알리기 위한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아 직 수립 과정 중에 있는 이 목표에 사람들이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일지 염려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캠 페인을 시작하고 나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시 민들이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해주었고 취지에 고 개를 끄덕여주었습니다.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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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는 아이의 모습을 한 판넬과 점점 늘어나는 메모지 (왼쪽) 아이들이 살았으면 하는 세상을 메모지에 적는 모습 (오른쪽) ⓒ action/2015 Korea 공식 페이스북

‘2030년까지 우리가 바라는 세상 꿈꿔보기’, ‘마음

실망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

껏 희망해 보기’는 나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같이 꿈

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바라는 세상을 그려보

꾸고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실천한다면 단순한 바

는 것이 어렵다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람에 그치지 않고 꼭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바

살았으면 하는 세상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ODA

쁜 일상에 묻혀 내일 조차 생각할 여유 없이 살아가다

Watch도, 한국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시민사회단체들

보면 ‘내 코가 석자’라는 생각에 타인의 삶과 아픔이

도 다 같이 힘을 모아 한국 정부에, 국제사회에 우리의

라든지 지구의 미래라든지 하는 것들은 아련히 멀게

목소리를 전달하려 합니다. action/2015 Korea 캠페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한국에서도 원하

인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꿈꾸는 것에서 한 단계 나

지 않고 믿기 싫은 일들도 워낙 많이 일어나서, 과연

아가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 세상에 알리고 행동을

내가 바라는 세상, 생각을 누가 신경이나 쓸까 하고

통한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첫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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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가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 ODA Watch, 한국헬프에이지 행사스케치


▲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캠페인 참여 모습 ⓒ action/2015 Korea 공식 페이스북

1차 오프라인 캠페인은 마무리되었지만 action/2015

수 있습니다. 캠페인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자신이 원

Korea 캠페인은 계속됩니다. 언제까지? 2015년

하는 세상에 대해 그려보고 다른 사람들의 바람도 알

SDGs가 수립될 때까지! 오프라인 캠페인에 참여하지

아보는 건 어떨까요?

못해 아쉬움이 남는 여러분들, 아래의 캠페인 공식 웹 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그려보는 건 어 떨까요? 글뿐만 아니라 그림 또는 그 외에 어떤 형태

※ action/2015 온라인 캠페인 안내

로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자신의 개성을 발휘한

* action/2015 Korea 페이스북 페이지

희망찬 메시지를 꼭 전달해주세요!

www.facebook.com/actionkorea2015 * action/2015 Korea 트위터 페이지

온라인 캠페인 참여 방법을 간단히 소개해드리면,

www.twitter.com/action2015korea

자신이 2030년까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해 그림이나 메시지로 표현하여 인증샷을 찍어 공유하는 것입니 다. 예를 들어, ‘○○○(참가자 이름)은 2030년까지 한 세상이 오기를 희망합니다.’라는 문장의 비워진 부분에 바라는 점을 적어 페이스북(www.facebook. com/actionkorea2015)이나 트위터를(www.twitter. com/action 2015korea)에 공유하는 형태로 참여할 ODA Watch

박명진 작성, ODA Watch 간사 /odamjp@naver.com 27


행사스케치 ●

우리 모두의 인간다운 삶, 평화롭게 상생하는 세상을 위해서 - 술락 시바락사(Sulak Sivaraksa) 박사 특별 초청 강연회 참관기 -

▲ 강연회를 마친 후 참가자 단체사진

ⓒ ODA Watch

[1] 주관: 미지모(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실무자 모임) 협력: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더프라미스, 따비에, 로터스월 드, ODA Watch, 지구촌나눔운동, 피스빌리지네트워크, 해외주민운동한국위원회(KOCO) 후원: (재) 대한불교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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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스케치


술락 시바락사(Sulak Sivaraksa) 박사는 누구? 술락 박사는 저명한 태국의 대표적인 지성인으로 사회 비평가, 학자, 출판인, 시민운동가이자 많은 지역사회조직(CBO) 및 시민사회단체 (CSO) 설립자이다. 1933년 생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공부한 후 1963년 Social Science Review를 설립하여 군부독재 시기 동안 중요한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주장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술락 박사는 풀뿌리 시민운동 조직들과 빈곤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 후반부터 그는 불교 승려들과 학생운동가들과 함께 다양한 지역개발활동을 전개하고, 1970년대에는 태국 내 많은 비정부단체들의 중요 인사로 자리매김하였다. ⓒ ODA Watch

1976년 끔찍한 유혈 쿠데타로 수백 명의 학생들이 투옥되거나 사망한 시기에 술락박사는 정치적 망명을 떠 나 2년 간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후 1984년 왕을 비판하였다는 죄목으로 방콕에서 체포 되었으나 국제적 반대 집회의 확산에 따라 석방되었다. 그러나 1991년 다시 체포명령이 떨어진 후, 망명길 에 올랐으나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고 1992년 태국으로 돌아와 1995년 마침내 재판에서 승소하였다. 두 번 에 걸쳐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되었으며, 1995년 말 대안노벨상이라 불리는 Right Livelihood Awards를 수상한 바 있다. 술락 박사는 불교를 ‘질문을 던지는 과정(a questioning process)’으로 본다. 자기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깊이 바라보고, 그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변화 를 위해 각 지역의 토착적(indigenous)이고 지속가능한 정신적 모델(spiritual model)을 만들어 내고, 이것 을 더 넓은 지역과 국제적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에 힘써 왔다. 이를 위해 Asia Cultural Forum on Development, the 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 the Spirit in Education Movement(SEM) 등을 공동 설립하였다. 더 많은 정보와 뉴스를 위해서는 술락박사 홈페이지 방문: www.sulak-sivaraksa.org * 출처: 술락 박사 저술 ‘지속가능성의 지혜(The Wisdom of Sustainability: Buddhist Economics for the 21st Century)’ 작가 소개의 내용을 발췌하여 번역 2014년은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힘든 해 인 듯 하다.

고 긴 여름의 끝자락에 태국의 저명한 사회비평가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사회운동의 태두인 술락 시바락사(Sulak Sivar-

진실을 요구하는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의 애끓는 외침

aksa)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8월 25일 저녁, 미

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와 당국은 ‘규제완화와 한

지모(미얀마를 지원하는 단체실무자 모임)의 주관으

국경제 살리기’ 만을 무한반복하며 철도와 의료 등 공

로, 메콩 지역(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

공서비스 민영화, 시한폭탄과 같은 원전개발과 수출

개인의 각성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에만 몰두하고 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더 장기적

50년 이상 활동해오신 술락 박사를 모시고 ‘지속가능

싸움을 위해 단식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린 것처럼, 우

성의 지혜(Wisdom of Sustainability)’에 대해 이야기

리도 이러한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 것이다. 이 자리에는 개발

실적인 판단에 기반하여 어떻게 더 큰 시각, 긴 호흡으

협력분야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물론 불교계 인사, 지

로 지치지 않고 함께 걸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

속가능 발전에 관심 있는 학생 및 일반인 등 200명 이

민해야 할 것 같다.

상의 참가자들이 참석하여 2시간 여 동안 지속가능 발 전에 대한 술락박사의 철학에 대해 듣고, 불교적 가치

이렇듯 모두에게 치유와 위로가 필요한 2014년 길 ODA Watch

와 개발대안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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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세계: 돈을 사람과 환경보다 위에 두다

비는 사라지고 최대의 이윤추구를 위한 환경파괴와 인간착취만 남았지만, 불교경제학에서는 사람과 환

술락 박사는 인간다움을 상실한 신자유주의 세계화

경을 돈보다 위에 둔다. 술락 박사는 전 세계를 휩쓴

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하였다. 산업

2008년의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저소득층에서 고소득

화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 보다 지나치게 많은 재

층으로의 부의 이동, 유럽의 변방국가들의 몰락, 제조

화를 생산해낼 수 있게 하였고, 사람들을 소비 기계

업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착취

로 만들어 버렸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과 다른 사

문제, 기후변화에 따른 실질적인 위험 증가 등의 현

람을 비교하고 서로 경쟁하도록 배우며, 자신의 필요

상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비도덕성은 한계에 다다랐

(needs)와 욕망(greed)를 구분하는 법을 잊은 지 오

다’고 진단한다. 무한경쟁과 단기성장주의는 이미 그

래다. 세계화는 가치중립적(value-neutral)으로 보일

한계를 드러냈고, 지구자연, 건강, 노동자 권익 등 돈

수 있지만, 실은 서구적 개발과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이 아닌 인간과 환경에 초점을 둔 새로운 가치들이 중

최대 착취(Greatest exploitation)와 최소 보호(Least

요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protection)의 소용돌이로 사람들을 몰아넣고 있다. 개인적 자각(해탈)과 자비와 친절함을 통해 다른 신자유주의 세상에서 자유경쟁, 비교우위, 자유무역

사람들과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불

의 신화는 결코 우리 모두를 잘 살게 해주지 않는다.

교 경제학은 이러한 사람중심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GDP의 증가는 숫자로서의 의미만 존재할 뿐, 오히려

술락 박사는 강연에서 불교 경제학의 두 가지 핵심

점점 더 많은 농부들이 자신의 땅을 잃고 도시슬럼으

개념을 강조하였다. 첫 번째는 ‘단순함(Simplicity)’이

로 흡수되고, 환경파괴와 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한 삶

헤매는 이주민들의 숫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청

의 양식은 다른 사람에 대한 착취를 필요로 하지 않기

정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는 사라져가고 있다. 다국적

에 중요하다. 두 번째는 ‘유기적/통합적 관점(holistic

기업들은 환경규제가 적고 노동착취가 쉬운 개도국으

perspective)’이다.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세상

로 옮겨가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가 확산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나 또한 주변의 모든

고 노동자의 권리보호와 사회보장제도는 날이 갈수록

생명과 사물과 연결되어 있는 존재임을 자각해야 한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비인간성의 시대가 지속됨에

다. 이를 자각해야만 남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인식

따라 더욱더 심각한 폭력적 사태 속으로 전 세계가 휘

할 수 있고, 세상의 변화를 꿈꿀 수 있다. 이러한 깨어

말려가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 자연 훼손, 구조적 폭

있는 연습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방을 증오

력의 문제는 테러리즘, 내전, 종교분쟁으로 이어져 많

하지 않고(mindfulness rather than hatred), 그를 그

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렇게 만든 억압적인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고, 함께 변 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바탕이 생긴다.

술락 박사는 이러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인간의 탐 욕과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의 발현으로 본다. 인

술락 박사는 이러한 대안적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간다움의 실현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는 탐욕과

평화의 문화(culture of peace)를 만들어가기 위한 진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고, 상생하는 세

정한 지혜는 머리와 가슴에서 동시에 와야 한다는 점

상을 위한 새로운 가치(정의, 지혜, 자비, 친절)의 창

을 거듭 강조하였다. 서구적 개발의 맹점과 시골공동

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신자유주

화, 도시빈민, 분쟁과 같은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의에 대한 대안으로서 불교경제학(Buddhist Econo-

위해서는 현지의 지혜를 활용하고, 단순함의 미학, 동

my)으로 이어진다.

양 철학, 여성적 전통과 같은 대안적 방법을 통해 정 치/사회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

불교 경제학: 사람과 환경을 돈보다 위에 두다

의 각성이 있어야만 진정한 변화와 평화 구축이 가능 하다. 진정으로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려면 반대입장

신자유주의에서는 개인의 잠재성, 정의, 지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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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는 사람들을 무조건 미워해서는 안 된다. 자기 중 행사스케치


▲ 강연 시 술락박사에게 질문을 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 ODA Watch

심적 생각으로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으며, 다른 사

복하고 사회적 다양성(social diversity)과 상생(inter-

람의 입장을 존중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대화하는 것

dependency)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

이 유일한 방법이다. 가장 미운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

로 불교적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력하고, 자기 자신 스스로 삶과 세상에 대한 영감을 불 러 일으키고, 하루하루 행복한 마음을 갈고 닦아 일상 생활에서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구조적 폭력[2]을 극복하고, 사람을 돈보다 위 에 두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우리 각 자가 명상하고 호흡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안에 평화

술락 박사는 달라이 라마와 간디의 비폭력 저항과

와 행복의 씨앗이 있어야 이 세상도 평화롭게 만들어

조지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을 비교하여 설명하였다.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스스로 나의 이기심을 줄이

미국 정부는 악의 축에 대항에 싸움을 벌였지만 이는

고 양심을 키우고, 나의 마음과 머리를 연결하고, 나

폭력의 악순환을 낳았을 뿐, 아프간, 이라크, 이란, 북

와 주변의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한 등에서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는 전세계

을 자각해야만 한다. 나에게 행복감과 고통을 일으키

에서 군사비로 쓰이는 무지막지한 금액이 다른 곳에

는 것들을 나열하고, 동기부여를 주는 것들을 나열해

쓰인다면 세상이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명상과 자비, 직 관력을 통해 새로운 봄의 기운을 만들고, 화를 사라지

아시아적 가치(불교적 가치)와 대안적 발전

게 할 수 있다.

이번 강연의 부제는 ‘아시아적 가치에 기반한 개

2시간 여의 강연 동안 술락 박사는 나의 마음의 평

발대안’ 이었지만, 실은 ‘불교적 가치에 기반한 개발

화와 단순하게 살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상대방

대안’이라는 부제가 더 적합할 듯 하다. 서구적 개발

의 입장에서 경청하고 존중하는 것이 변화를 만들어

이 극에 달한 북반구 국가들도 무한대로 증가하는 부

가는 유일한 방법이고, 이를 위해서 늘 차분하게 마음

(ever-increasing wealth)가 아닌 무한대로 증가하는

을 유지하고(Calmly) 깨어있어야 한다(Mindfully).

불평등(ever-increasing disparities)으로 인해 한정된

개개인의 깨어있음(Mindefullness)은 사회의 평화와

소수에 모든 부가 집중 되는 사회문제로 인해 삶의 퇴

국가의 평화를 만드는 시작이다.

보를 경험하고 있다. 술락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극 [2] 요한 갈퉁(1960)의 구조적 폭력(structural violence) 개념 : 엘리트주의, 계급주의, 인종주의, 국가주의, 이성애 주의, 나이에 의한 차별 등 불평등과 억압을 의미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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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연의 내용 중 불교적 가치관에 바탕을 둔 이

능성의 지혜> 책이 한국어로 곧 나온다고 하니, 책을

야기들이 많았기에 참석자들 중 생소함을 느낀 사람

읽으며 호흡훈련과 함께 명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들도 있었던 것 같다. 질의 응답 시간에 불교적 세계

같다. 이번 강연에서 다루어진 내용들도 거의 대부분

관과 비폭력저항운동의 실효성에 대한 질문이 있었

이 책에서 발췌된 내용이었다.

다. 이렇게 폭력적인 세상에서 상대방을 미워하지 않 고 그의 의견을 경청하며 스스로 마음을 닦는 것으로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나와 당신의 마음의 평화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답답함이었던

희망의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우리 모두의 인간다

것 같다. 그러나 이 의문에 대한 술락 박사의 답변은

운 삶, 평화롭게 상생하는 세상으로의 길에 지치고 힘

간결하면서도 단호했다. 미움은 미움을 낳고, 폭력은

이 빠지지 않기를… 그 길에 술락 박사와 같은 큰 스승

폭력을 낳을 뿐이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생명을 가진

님의 말씀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개개인의 자각 없 이는 평화로운 세상은 불가능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인터넷으로 ‘Mindfullnes’의 뜻 을 검색해 보았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현 재에 늘 깨어있는 충만한 마음의 상태’라고 한다. 아 직은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이 오묘하고 깊은 개

강하니 작성,

념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앞으로 좋은

글로벌발전연구원 전문연구원, OWL 편집위원

스승님들의 글과 말씀을 읽고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

/haneekang@gmail.com

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술락 박사의 <지속가

The wisdom of sustainability Buddhist Economics for the 21st Century (Sulak Sivaraksa)

1장. Heavenly Massengers 2장. Creating culture of peace 3장. Development from the bottom up 4장. Re-envisioning Education 5장. Moral Governance 6장. Real Security 7장. Buddhism in the World of change 8장. The breath of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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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스케치


ODA Watch 이모저모●

한가위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여유로운 9월이 되기를 바라며… 민족의 명절이자 가을 중의 가을이라는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음력과 양력의 차이를 메우기 위 한 윤달 등을 고려했을 때, 재작년엔 9월 30일, 작년엔 9월 19일이었는데 비해 올해에는 9월 8일로 당겨 져 1976년 이래 38년만에 가장 이른 시기에 맞는 추석이라고 합니다. 아직 여름 더위가 가시지 않은 늦여 름 속에 맞는 ‘설 익은 추석’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그래도 어김 없이 뜨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추석이 주는 풍성한 마음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OWL독자 여러분들도 가족, 친지, 친구 분들과 함께 넉넉하고 여 유로운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 당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하반기 활동을 준비하는 사무국 식구들의 모습 ⓒ ODA Watch

▲ 건물 2층에 위치한 당산동 사무국 ⓒ ODA Watch

8월 29일(금) ODA Watch와 자매기관 글로벌발전연구 원(ReDI)이 3년간 정들었던 서교동을 떠나 강 건너 영등 포구 당산동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9월의 첫날 당산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긴 만큼, 새로운 마음과 포부로 보다 풍성한 활동을 꾸려갈 것을

약속 드립니다. 당산동 근처에 들르신다면 언제든지 새 집을 구경하러 불쑥~ 찾아와주세요! ※약도 링크 http://www.odawatch.net/464377#0

■ 개성 넘치는14기 청년활동가를 맞이하며 14기 청년활동가 오리엔테이션이 8/14(목), 8/20(수) 저녁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1차 오리엔테이션에 서는 우리단체의 비전과 미션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소개 를 하고, 2차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기존의 활동가들과의 만남을 갖는 자리도 마련되었습니 다. 14기 활동가들은 감시운동팀(지구촌새마을운동감시 ODA Watch

단, 이하 감동팀), NA팀(Networking & Advocacy, 이 하 NA팀), 아프리카팀의 주간 모임에 참관 후 9월 중 각 자가 결정한 팀에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인데 요. 끼와 에너지 넘치는 14기 청년활동가의 멋진 활동을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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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기 청년활동가 1차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 ODA Watch

■ 밑 그림에 색을 칠하자! 탄력 붙은 비전전략팀 논의 지난 92호 OWL을 통해 비전전략팀의 전체적인 액 션플랜 논의 내용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비전전략팀은 2020년까지의 커다란 로드맵과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정교화하고 있습니다. 8월 26일(화)에는 ODA Watch 비전2020이라는 이름으로 정책 및 애드보커시, 교육, 커

뮤니케이션, 조직 등 네 가지 큰 주제에 대한 생각들을 나 누었답니다. 향후 6년의 방향을 제시해줄 로드맵과 그 속 에 알록달록 색깔로 채워질 워치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 드려요~!

※주제별 중점 논의 내용 - 정책 및 애드보커시: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개발협력 패러다임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 논의에 기여하기 위해 현장모니터링, 정책 대응, 국제 연대 활동 강화 - 시민교육: 대안적 개발협력교육 발굴 및 다양화, 전문화 -  커뮤니케이션: 활동가 활동 채널의 다변화, 출판, 영상, 이벤트 등을 통한 대중성 제고 -  조직: 인권, 평등, 연대 가치 실현 기반 마련,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 준비, 기능별 팀 체제 운영 및 인적 역량 강화, 공간 및 재정 자립

■ I say GAL! You say LA! 아시아 민주주의, 인권, 개발 시민사회활동가들의 어울림의 장 아시아 13개 국가의 시민사회활동가 30명이 지난 8월 2일부터 8일까지 태국 방콕에 모여 인권, 민주주의, 개 발에 대한 열띤 교육을 받았습니다. Glocal Advocacy Leadership in Asia(GALA) 라는 이름으로 국제인권단 체인 포럼아시아(Forum-Asia)와 아시아개발연맹(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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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ment Alliance),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 (Asia Democracy Network)가 공동주관하여 2013년 부터 열리고 있는 시민사회활동가 애드보커시 전문 교 육입니다.

ODA Watch 이모저모


▲ 2014 Glocal Advocacy Leadership in Asia 교육을 수료하며 ⓒ FORUM ASIA

한국에서는 ODA Watch의 윤지영 정책기획팀장과 참 여연대 이미현 간사,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문도운 간사가 참여했는데요. GALA 교육은 인권, 개발, 민주주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시아 시민사회 중/ 고위급 활동가들이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며 특 히, 국제 애드보커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고 있답니다. 두 번째로 열린 이번 교육에서는, 현재 유엔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Post-2015 개발 의제를 세밀하게 학습하 며, 인권과 민주주의 영역과 통합될 수 있는 방안을 치열 하게 논의했습니다. 교육 말미에는 아시아 지역 및 국별 로 Post-2015 개발의제와 인권, 민주주의를 통합할 수

■ 청년활동가 전체워크숍 개최 소식

ODA Watch

있는 전략을 짜고 각자의 활동 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계획들을 구상하는 워크숍까지 이루어졌습니다. 교 육이 진행된 7일 내내 아침 9시부터 밤늦게까지 매우 꽉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면서 참가자들이 주관 단체 담당자 들의 진행 열의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하네요. 마지 막 날에는 참가자들이 스스로 준비한 공연으로 강도 높 은 교육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렸다는 후문도 전해집니 다. (I say GAL! You say La!는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힙 합 가사라고 하네요) GALA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한국 시민사회 활동가 들이 아시아 지역의 개발과 인권,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 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2014년 청년활동가들의 점검 시간이었던 워크숍 ⓒ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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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활동가들이 팀 별 상반기 활동 내용과 하반기 계획을 논의하는 청년활동가 전체워크숍이 지난 28일 홍대 가 톨릭청년회관 ‘다리’에서 열렸습니다. 활동가들은 각 팀 의 상반기 활동한 내용을 소개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 을 가졌습니다. 아프리카팀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난 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난민에 대한 우리사회의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아 나가는 활동을 해나갈 계획을 공유했고 요. NA팀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단체들의 수평적이 지 않은 모금 행태, 빈곤의 포르노그래피(Poverty Pornography, 모금을 위해 비극을 부각시켜 상업적 효과

를 거두는 사진•영상물)등에 가졌던 문제 의식을 개선 하기 위한 활동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또 감동팀은 상반 기에 학습한 새마을운동과 새마을운동ODA에 대한 내용 을 기반으로 하반기에는 언론 기고, 블로그 운영, 영상 제 작 등을 통해 새마을운동을 제국주의 관점에서 재조명하 고 비판적 관점을 대중에게 알려 가는 운동을 해나가겠 다는 포부를 밝혔답니다. 이어 서로의 활동에 대한 의문 점을 나누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하는 귀중 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 워치 영문 블로그 첫 걸음을 내딛다~!~! 당산동으로 새 보금자리를 옮겨 업무를 개시한 9월의 첫 날 워치의 영문 블로그도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블로 그를 통해 워치의 비전과 미션, 활동을 국제사회에 소개 하고 또 소통하는 창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인데 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차차 알찬 내용으로 꾸려

질 워치의 영문 블로그에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 드립니 다! 아래의 링크를 통해 영문 블로그를 확인하실 수 있습 니다~! ※ 블로그 주소 odawatch.wordpress.com

▲ 영문 블로그 캡처 모습

ⓒ ODA Watch

■ 제 46차 ODA 토크 개최 소식, “CSO의 투명성과 책무성 어디까지 들어봤니?” 제 46차 ODA토크가 ‘국제개발협력 CSO의 투명성과 책 무성, 어디까지 들어봤니?’라는 제목으로 오는 10월 2일 (목),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명동 유네스코회관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번 토크의 키워드는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CSO, Civil Society Organization)의 ‘투명성’과 ‘책무성’입니 다. 아름다운재단의 2012년 자료(기빙코리아 2012)에 따르면, 후원자의 80% 이상이 후원할 기관, 단체를 선 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는 것도 이와 관련성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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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기관과 사업의 신뢰성’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후원자 들의 관심이 지대한데요. 이와 더불어 CSO의 투명성과 책무성은 그 자체로도 기 관과 사업의 효과적, 효율적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할 것 입니다. 제46차 ODA토크에서는 한국의 시민사회, 정 부, 기업 등 다양한 주체의 입장에서 본 국제개발협력 시 민사회단체들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조명하고, 발전 방향 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됩니다. 곧 워치의 홈페이지, 이 메 일을 통해 참가 신청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아무쪼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ODA Watch 이모저모


8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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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감사합니다


7월

살림살이● [ ODA Watch 살림살이 ] ODA Watch는 투명한 재정운영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중한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워치의 살림살이가 어느 곳에 어떻게 쓰여지는지 후원자 여러분과 OWL 독자들께 보고드립니다. 워치의 살림살이에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7월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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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는 2006년 설립 이래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 및 정책이 인권 • 평등 • 연대에 기반하여 보다 책임 있게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 대외원조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감시 • 제언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참여형 시민사회단체(Civil Society Organization, CSO)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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