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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115, 2016.08

OWL’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책무성소위원회' 설립을 제안한다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발전과의 대화③ 발전은 왜 ‘노동’을 말해야 하는가 해외특파원 브렉시트는 무엇을 바꾸나 - 국제개발협력에 가져올 위협 또는 기회


OWL

문래동에서

No. 115, 2016.08 발행처 ODA Watch

dominica.choi@gmail.com

발행인 한재광 편집장 최은정 편집인 이유정 글쓴이 강혜빈 권희설 길충민

김설희 문도운 박욱범

이유정 이재원 최은정

한은지 한재광

우리 모두 죽다 살아난 8월이다. 국민들은 전기세 누진세율에 대해 박사 가 다됐고, 리우 올림픽은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한 꼴로 열대야에 꼬박 깨 있으라 했다. (물론 누가 금메달을 땄는지 정확히 모르는 나 같은 국민도 있겠지만) 그 와중에도 챙길 것은 챙겨야 하는 법. 배로 힘들 수밖에. 전 기세가 뉴스를 도배하고 올림픽이 채널을 장악해도 우리의 눈과 귀가 보 고 들어야 할 것이 여전히 너무 많다. OWL 115호에서도 어김이 없다.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때론 살벌함을 풍기기까지 하는 송곳 같은 질

기자단 권희설 김설희

문을 국제개발협력에 던져본다. 그에 대한 답으로 국제개발협력 기본법

편집위원회 문도운 송유림 이유정

및 시행령 개정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산하 책무성소위원회 설치를 제안

이화연 정용시 최윤정

했다. 투명성과 책무성의 확대가 핵심이다. OWL' s View에 담았다. ‘발

최은정 한재광

전과의 대화’, 이번의 키워드는 '노동'. 노동을 말하지 않고 발전을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서강대 장대업 교수와의 만남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스스로

감수 최은정 이유정

노동자임에도 노동자를 타자화하고 '노동' 이슈에 거리를 두는 정서가 뿌

디자인 이주연

리 깊진 않은지 반문하게 한다. 브렉시트(Brexit)가 결정되고 두 달이 흐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481,

2층 ODA Watch (우) 07288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gmail.com

발행일 2016.8.31 Copyrightⓒ2016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른 지금 향후 브렉시트가 국제개발협력에 가져올 파장에 대해 조심스레 진단해보았다. 국내에선 흔치 않은 글이다. 인권이라는 렌즈로 우리 업계 의 모금홍보를 들여다본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현장실무자의 진솔한 고민과 숙제가 담긴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다. 오디에이워치 의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개발을 넘어 발전을 이야기하다', 참가경쟁 이 치열했다던 교육이다. 현장에서 함께 하지 못했던 분들은 참가자 후기 를 통해 강의도 엿보고 아쉬움을 달래 보실 수 있다. 그리고 짜잔~ 지난 호 에서 인사를 드린 OWL기자단의 첫 기사가 올라왔다. 리우 올림픽을 겨냥 해봤다. 올림픽을 즐기는 OWL 식의 방법. ‘강추’한다. 개편이 다가온다. 예고한 바 있는 개편은 10월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 다. 편집위원들은 피 같은 휴일을 반납하고 개편워크숍을 위해서 편집장 집까지 먼 길을 와주었다. 우리는 심지어 돈도 안 주는데……. 몇 개월간 계속된 개편안 논의에 이어 우리 머릿속에서 정말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쥐어짜내자는 심정이 아니었나 싶다. 독자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고 싶다. 편집장에게 이메일을 보내주시라(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메일 주소를 제 목에 적었다.). 형식 불문. 개편에 관한 어떤 것이라도 오케이. 단 한 줄이 라도 좋다. 어떤 새로운 이름이 어울릴지, 어떤 코너가 있을지, 어떤 특집 을 실을지, 아니면 제발 이것만은 안 된다 도 대환영. 우리의 문턱은 아주 낮다. 어렵게 생각지 않고 그냥 다짜고짜 보내주시면 된다. 독자 여러분들 의 이메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멋진 영감이 떠오를 것만 같다.

표지사진 ©PEXELS

작성: 최은정 OWL 편집장 dominica.choi@gmail.com


Contents OWL / No. 115, 2016.08

02

문래동에서

04

OWL’s View

06

Focus ①

13

Focus ②

16

Focus ③

20

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25

해외특파원

30

굿소스

35

ODA Watch 이모저모

38 39

감사합니다

dominica.choi@gmail.com

한국 국제개발협력 '책무성소위원회' 설립을 제안한다

2016년 고위급정치포럼(HLPF)에서 무슨 일이? -시민사회 아웃리치 참가자들이 직접 말하는 HLPF 이모저모-

인권에 기반한 국제개발 모금홍보, 조금만 더 속도를 내자

2016 ODA Watch 집중워크숍 '개발을 넘어 발전을 이야기하다' 참가후기

발전과의 대화 ③ 발전은 왜 ‘노동’을 말해야 하는가

브렉시트는 무엇을 바꾸나 - 국제개발협력에 가져올 위협 또는 기회

브라질의 정신, “Ordem e Progresso(질서와 진보)”를 생각하며

변화를 위해 한 걸음 내딛는 8월

살림살이


OWL’s View

한국 국제개발협력 '책무성소위원회' 설립을 제안한다 지난 7월 15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서 통

련 작업을 해왔다. 일단 한국 원조의 책무성 제고를 위한 외

과한 대외원조 투명성과 책무성법(Foreign Aid Transparency

형적 틀은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파트너 국가들에서 수행된

and Accountability Act, 이하 투명성ㆍ책무성법)에 사인했

ODA 사업에 대한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라는 근본적

다. 2011년 10월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 5년 여간의 과정을

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 ODA의

거친 후 이제 그 최종 결실을 앞두고 있다. 언론보도들에 따르

책임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한국 ODA의 철학, 이념, 성격,

면 향후 미국 정부는 원조투명성과 효과성의 극대화를 위한 노

윤리, 문화 등 근본적인 부분과 그에 기반한 제도와 정책, 조직

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원조사업의 목표와 성과 측

등 실행적 부분에 대한 깊은 토론과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 및 모니터링 평가와 대중에 대한 원조정보 제공의 내용을 담 은 초기관적 가이드라인을 구성해야 한다. 세계 최대 원조공여 국인 미국 원조에 중요한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투명성과 책무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 ODA는 무 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제도와 정책 그리고 활동들이 있 다. ODA Watch는 투명성과 책무성을 통합적으로 책임질 법

한국 정부는 원조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왔

적, 조직적 정비가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다. 정부는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국제원조투명성기구(International Aid Transparency Initiative, 이하 IATI)에 가입했

먼저 현재 국제개발협력 기본법(이하 기본법)과 시행령을 개

고 지난 8월 원조정보와 관련한 13개 항목을 정부의 홈페이지

정해야 한다. 투명성과 책무성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기본법은

에 공개했다. IATI 가입은 수년 전부터 ODA Watch를 비롯한

평가, 통계, 정보 등을 주제로 조직, 실행방법 등을 언급하고 있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사항이

다. 구체적으로 기본법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평가)와

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예상보다 빨리 결실을 맺었다.

제18조 (국제개발협력 통계자료)는 평가와 통계자료를 다루고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8월 초 실행한 정부의 첫 공개

있고, 제5조 (국가 등의 책무) 4항은 "국가 등은 국제개발협력

에 대해 '공개항목의 부족'을 주 내용으로 하는 논평을 발표해

의 제공 및 제공된 국제개발협력의 활용과정에서 투명성을 증

문제를 제기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는 것이 시민사회의 판

진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밝힌다. 그리고 시행령

단이다.

은 제11조 (평가의 기준 및 방법), 제12조 (평가소위원회), 제

한국 정부는 최근 수년간 모니터링과 평가, 성과관리 제도

14조 (통계자료의 제출)에서 각각 제목 그대로의 내용을 담고

의 강화를 통해 원조 책무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전개해왔다.

있다. 그리고 제13조 (정보 공개)는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

2009년 출범한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산하 평가소위원회는 평

보도자료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국민에게 공개한다."라는

가시스템 개선을 위한 작업을,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

내용을 밝히고 있다.

등의 원조시행기관은 사업과 정책에 대한 평가 및 성과관리 관

4


정부는 이상에서 소개한 기본법과 시행령 내용에 투명성과

이에, 정부는 현재 한국 국제개발협력 평가를 다루는 '평가소

책무성을 강조해 조직 및 실행방법에 대한 내용을 명확하게 밝

위원회'를 '책무성소위원회'로 확대 개편하여 IATI를 포함한 한

힐 필요가 있다. 먼저 기본법 제5조 (국가등의 책무) 4항에 "

국 국제개발협력의 투명성 이슈와 평가를 포함한 책무성 이슈

국가 등은 국제개발협력의 제공 및 제공된 국제개발협력의 활

를 모두 다루어야 한다.

용과정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국가의 책무에 기존에 언급된 투명성 외에 책무성

법과 제도 그리고 정책 수정만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투

을 추가적으로 명기해야 한다. 그리고 제13조 (국제개발협력에

명성과 책무성이 담보될 수는 없다. 결국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대한 평가)를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책무성)으로 개정하여 크

성격과 철학이라는 본질적인 내용이 법, 제도, 정책으로 드러나

게 평가를 포함하여 투명성과 책무성의 항목을 포괄하는 방향

는 것이다. ODA Watch는 현재 한국 정부가 이와 같은 보다 근

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현재 통계자료의 작성, 제출, 관리를 다

본적인 물음에 대해 쉽게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

루는 제18조 (국제개발협력 통계자료)의 내용도 책무성과 투

는다. 그리고 정부가 IATI 가입과 평가제도 강화를 한국 국제개

명성 관점에서 재구성해야 한다. 시행령도 평가기준, 방법을 기

발협력 발전의 지표 같은 기능적인 수단만으로 활용하는 것을

술하는 제11조 (평가의 기준 및 방법)에 투명성과 책무성 관련

경계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IATI 가입과 평가제도 강화를 통

내용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어야 한다. 제13조 (정보 공개)와 제

해 한국 국제개발협력이 '무엇을 중시하고, 어디에 서 있는지'

14조 (통계자료의 제출)에서 역시 이 내용들이 투명성과 책무

깊게 성찰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투명성과 책무성은 국제

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개발협력의 본질과 관련한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시행령 제12조 (평가소위원회)이다.

작성: ODA Watch 운영위원회

현재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투명성을 전담해 책임질 정부 조직 이 없다. IATI와 관련한 업무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외교부, 기재부, KOICA, EDCF 등이 협의하고 실행하고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 학계, 민간의 공식적인 참여는 없다. 반 면 평가소위원회는 2009년 이후 학계, 시민사회가 참여한 가 운데 '평가' 관련 사항만 다루고 있다.

국제개발협력 사회는 투명성과 책무성을 하나로 연계해 다 룬다. 투명성과 책무성은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이하 부산총회) 결과물인 '부산 선언의 4대 원칙'으로 선정되 면서 원조효과성 제고를 위한 필수 이행 요건으로 강조됐다. ODA 자금원이 국민의 세금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국민의 대리 인(agent)으로서 주인(principal)인 국민에게 원조자금의 투명 한 사용내역을 공개해 ‘책임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줄 의무’가 있 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체제는 책무성과 관련한 '평가'와 투명성과 관련한 대표적인 정책인 'IATI' 관련 사항이 통합되지 못하고 분산되어 진행되고 있다.

5


FOCUS ①

2016년 고위급정치포럼(HLPF)에서 무슨 일이? -시민사회 아웃리치 참가자들이 직접 말하는 HLPF 이모저모-

지난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이행점검 및 평가체계인 고위급정치포럼(High Level Political Forum, 이하 HLPF) 이 개최되었다. HLPF는 2012년 리우 환경개발회의 이후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매년 열리는 포럼1이지만 올해 는 특별히 2030 지속가능발전의제 채택 이후 처음으로 정부 대표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지난 1년 여 간의 진전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의 방식을 논의하는 장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 시 민사회 아웃리치 팀의 일원으로 포럼에 참석했던 한국월드비전 강혜빈 대리와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이하 KoFID) 문도운 간사의 솔직한 수다를 통해 이번 포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iisd reporting service ▶7월 11일 HLPF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세션의 모습

들어가면서 혜빈 HLPF가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주말을 포함해 열

고를 포함한 장관급 회의까지 진행하자니 하루하루 꽉 들어찬

흘이나 되는 회의 기간이 길 것 같았는데, 1,500여명의 참가자

느낌이었어요.

가 모여 18개 공식세션과 230여 개 사이드이벤트를 통해 다양 하고 복합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22개국 자발적 평가 보

6

도운 맞아요. 총 8일의 회의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논의가 진행됐


어요.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보고 듣는 것이 불

들에 대한 세션을 따로 비중 있게 마련하는 등 특별한 관심을 기

가능할 정도로 정보의 양이 방대했죠. 그 많은 이야기 중 우리

울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참석한 사이드이벤트 중에서는

가 특별히 눈여겨볼만한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혜빈 대리님

인도적 위기상황에서의 아동 교육권에 관한 세션이 있었고, 남

에게는 개인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가장 와 닿았는지 궁금해요.

아시아의 달릿2 여성 등 신분이나 태생에 따라 사회적 취약성을 가지는 집단에 대한 포용성을 논의하는 세션도 있었네요.

Ensuring that no one is left behind 도운 맞아요. 우리가 소외시키지 않아야 할 사람(“one”)이 누구 혜빈 올해 포럼의 주제는 ‘Ensuring that no one is left behind’

인지, 어떻게 소외시키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였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발전’이라는 말은 의제 채택 이

수반하지 않고 모두가 쉽게 “leave no one behind”를 내뱉는

전부터 질리게 들었던 문구라 이제는 식상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 같아 질릴 만도 했어요. 긍정적인 점은 선주민, 장애, 여성, 아

것도 사실인데요. 공식 세션의 구성과 사이드이벤트의 주제들을

동과 청년 그룹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포용성에 대한 다양한

보면 군소도서개도국 또는 분쟁이나 분쟁 후 상황에 놓인 국가

의견을 발표했다는 것이에요. 공통적으로 각 취약계층을 개발의 대상이 아닌 정책의 기획, 실행, 모니터링, 평가 전 단계에 걸친

[표1] 공식세션 주제

권리 보유자(right-holder)이자 파트너로서 인식하는 것이 포용 본회의 주제

성 제고의 기본 전제로서 제시되었어요. 그리고 “leave no one behind”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금 현재 소외되고 취약한 사람들

세션1: 현황 점검 11(월)

세션2: 포용성(inclusiveness) 세션3: 기초적 권리 보장(People)

견이 많았어요. 특히 선주민, 장애와 같은 각 분야 안에서도 늘

세션4: 번영(Prosperity)

아동과 여성은 더 소외되어 있다는 점이 여러 번 지적되었어요.

세션5: 지구(Planet)-식량, 농경, 기후변화 12(화)

13(수)

우리가 뭉뚱그려 취약계층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안에도 더욱 소

세션6: 젠더와 평화, 거버넌스(Peace)

외된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어떻게 이런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세션7: 과학기술 정책

취약성을 파악하고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인가가 앞으로 15년

세션8: 국가 차원의 오너십

간의 큰 과제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취약

세션9: 국가 정책 내 SDGs의 주류화 방안

성 분석과 제도 개선의 중심에 두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과제죠.

세션10: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세션11: 재원동원, 기술, 역량강화 세션12: 국별 모니터링 메커니즘

14(목)

이 누구인지 데이터를 취합하고 세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

세션13: 소도서국 세션14: 특수상황에 놓인 국가들

혜빈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논의를 여성과 소녀의 자 력화 맥락에서 이야기하는 세션이 있었는데, 아동청소년 그룹 에서 이런 발언을 했어요. “변화는 우리가 여성과 소녀에 대해 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이야기 할 때 시작될 것

15(금)

세션15: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세션16: 대륙별 경험 공유

입니다(Change will start when we start to talk more with women and youth, not about them).” 최취약계층에 대한 배

18(월)

세션17,18: Ensuring that No one is left behind 국별 자발적 평가

려라고 하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그룹으로 묶고, 대상화시 켜 그들의 권리를 어떻게 신장할 것인가 수없이 논의하지만, 정

19(화)

국별 자발적 평가

20(수)

국별 자발적 평가

작 그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결정할 기회 가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말이었어요.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발전은 뒤쳐진 사람들을 이고지고, 그것도 모자라 질질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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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별 자발적 평가 (Voluntary National Review, VNR) 이모저모 도운 이번 HLPF는 5일간 주제별 전문가 토의를 거친 후 3일간 장관급 회가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어요. 특히 장관급 회 ⓒiisd reporting service ▶수화를 사용해 본회의 세션 중 발표하고 있는 참가자의 모습

의 기간에는 총 22개 국가가 자발적으로 자국의 SDGs 이행 현 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는 5개 국별 자발적 평가(Voluntary National Review, VNR) 세션이 열렸어요. 처음 4개의 세션에

고 달리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되겠죠. 뒤에 남겨진 이들이 누

서는 여러 국가가 그룹으로 발표를 했고, 마지막 다섯 번째 세션

구인지 확인하고, 그들이 자기 힘으로 일어나서 뛸 수 있도록 경

에서는 중국, 콜롬비아, 이집트, 프랑스, 한국, 베네수엘라가 개

기의 흐름을 다잡는 것, 그 거대한 작업은 결국 그들을 이 논의의

별 발표 후 국가별로 유엔회원국으로부터 2개의 질문, 주요그룹

자리로 데리고 와서 ‘함께’ 이야기하는 데 핵심이 있지 않을까요.

및 이해관계자로부터 1개의 질문을 받았어요. 나름대로 SDGs 이행 준비에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논의가 많이 진전된 나라들

도운 저는 이번 회의 기간 동안 절차적인 면에서 HLPF가 모든

에서 이렇게 개별 발표 방식을 선택한 것 같았어요. SDGs 수립

이해관계자들을 포용하고 함께 대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인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던 콜롬비아가 SDGs 이행

상을 받았어요. 특히 장애그룹의 활동이 두드러졌는데, 많은 세

을 위한 고위급 부처간 위원회를 수립하고 SDGs를 국가 계획 및

션에서 활발하게 의견 발표를 하고 논의를 주도했죠. 보통 회의

예산에 통합하고 있다고 밝혔고, 프랑스는 총리가 주재하는 고

중계를 할 때 옆에 조그맣게 수화 화면이 나오는 것은 볼 수 있지

위 각료급회의를 통해 준비한 국가보고서를 토대로 파리기후변

만, 수화로 발표를 하고 이를 통역사가 청중에게 전달해주는 것

화협약 이행 계획을 중심으로 한 SDGs 이행 계획을 발표했어요.

은 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번 HLPF에서는 모든 청중이 숨을 죽이고 수화로 진행되는 발표를 지켜본 후 통역사에게 영어로 내

혜빈 한국이 국별 자발적 평가 보고서를 발표한 날, 한국 시민사회

용을 전달받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어요. 저에게는 생소한 장

참가자중에 도운 간사님이 유일하게 뉴욕에 남아있었잖아요. 직접

면이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죠. 그렇지만 통역자나 설비가 유엔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한국 정부는 어떤 내용을 발표했나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준비해야 해서 여전히 참여에 제약이 있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어요.

도운 한국은 국내적으로 제3차 지속가능발전계획, 140개 국정 과제와 3개년 경제혁신 계획 등 SDGs 이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

혜빈 MGoS3라고 불리는 주요그룹과 기타 이해관계자 앞으로 12석이 배정되어 있고, 각 라운드테이블 마다 발표자의 발표 이 후 발언 기회를 각국대표단이 아닌 MGoS에게 먼저 주었잖아 요. 공식적인 채널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에 보다 넓고 다양한 사회집단의 참여를 확보하고자 했던 유엔환경회의의 전 통이 SDGs에도 적용되고 있고, 여성과 아동 및 청년, 선주민 그 룹을 주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1500여 명의 시민사회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MGoS를 규정하는 것 이 오히려 시민사회의 다양성과 참여 기회를 통제한다는 불만을 제기한 참여자들도 있었지만요.

8

ⓒiisd reporting service ▶라운드테이블 세션 진행 중 MGoS를 위해 마련된 12개의 좌석


혜빈 금번 HLPF 결과문서는 장관급 선언문의 형태로 채택되었 어요. Leave No One Behind와 같은 SDGs의 주요 원칙을 재 확인하고 SDGs 이행을 위한 유엔차원의 노력을 환영하는 한편 시민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 는 일반적인 내용의 선언문이에요. 구체적인 결정사항으로는, 매년 개최될 HLPF의 기초자료가 될 두 가지 보고서를 상세히 설 © 강혜빈 ▶자막을 함께 제공하는 생중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

명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성과보고서(SDGs Progress Report)로 글로벌 지표 프레임워크를 통해 각국과 대

해 혁신적인 기술이 동원되었다.

륙별 데이터를 보여주는 연간보고서이고, 또 다른 보고서는 글 을 갖추었고 국제적으로는 개발협력구상4, 코리아에이드를 통

로벌지속가능발전보고서(Global Sustainable Development

해 SDGs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이에 대해 제가 시민

Report)로 매 4년마다 발행되며, 이를 위해 15인으로 구성된

사회측 발언자로서 한국의 보고서는 SDGs와 실질적 연관성이

과학자 그룹이 올해 말부터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포

없는 기존의 정책들을 단순히 나열하고 있고 시민사회의 참여

럼 세션 중에도 과학과 정책의 연계(Science-policy interface)

가 보장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후 향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범부

라는 말은 계속해서 언급되었는데, 정책의 성과나 효과성을 측

처간 조정체계와 시민사회 참여 제도를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를

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과학적이고 분석적이며 증거기반의 정

질문했어요. 정부에서는 각 부처 내 인지 정도가 달라 외교부와

책입안을 하도록 하는 것이 SDGs 이행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환경부 주도로 다른 부처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앞으로 시민

보입니다. 해당 결과문서는 지난 7월 29일 있었던 총회에서 채

사회 참여를 위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변했어요.5

택되었는데요, 이 때 SDGs 전 목표에 대한 검토 사이클이 되는 4년 동안의 HLPF 주제와 관련목표들도 함께 확정되었습니다.

혜빈 22개 국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가 있다면요?

이를 살펴보면 SDGs 목표가 가진 경제-사회-환경의 다차원적 인 면과 목표 간 상호연관성을 볼 수 있어요.

도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노르웨이에서 국무총리가 직 접 참석해 국가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회의 이름

시민사회의 참여와 평가를 말한다

은 고위급정치포럼이지만 실제로는 장관급이 참석하지 않은 국 가가 많았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이 참석한 것과 같으

도운 HLPF는 국가간 정상급 회담이 아닌 정부를 비롯한 다양

니 정말 고위급의 정치적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한 이해관계자 공동의 포럼의 형식을 띠고 있어요. 기존에 매

그리고 노르웨이를 비롯해 사회 발전 정도가 높은 나라들에서

년 9월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때는 필요한 모든 서류를

겸손한 태도로 자국의 국내적 해결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기후변

갖춰도 회의장으로 들어가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화와 같이 국경을 초월한 환경문제 등에 대해 책임지려는 모습

에 HLPF 논의의 장이 시민사회에게 열려있다는 것을 피부로

을 보인 것이 인상 깊었어요. 시민사회 참여와 관련해서도 노르

느꼈어요. 매 세션에는 유엔 기구나 정부 대표뿐만 아니라 시

웨이, 핀란드 독일, 스위스 등은 정부 대표단에 이해관계자를 포

민사회 측 발표자도 여럿 포함되어 있었고 거의 모든 세션에

함하고 있어서 정부 인사의 발표에 이어 시민사회가 직접 국가

시민사회의 발언 기회가 보장되어 조금 더 실질적이고 균형잡

보고서를 발표하고 질문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어요.

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발언 시간이 짧고 양방향 토론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한계가 있

HLPF 2016 이후의

었고, 일부 세션에서는 시간의 제약이나 진행자의 판단에 따

글로벌 검토 및 평가 전망은?

라 시민사회에서 발언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문제시되었어요.

9


ⓒiisd reporting service ▶국별 자발적 평가 세션 진행 모습. 가운데 여성이 노르웨이의 국무총리이다.

혜빈 마지막 날에는 280여개 국제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작성

고 이에 대한 핵심역할을 국회가 맡도록 해야 하며, HLPF에서

한 서한을 ECOSOC의장에게 제출했죠. 이 문건에 SDGs 시

는 이해관계당사자들과 함께 참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

민넷6을 주축으로 한 한국 시민사회도 참여했는데요, 앞으로

해야 한다. 참여를 증진하는 이슈는 늘 강조되고 있지만, 시민

의 HLPF에 대해 다음의 세 가지 제언을 담고 있어요. 첫째, 주

사회 차원에서는 역시 회의의 구성, 방식, 국별 평가 세 차원

제별 라운드테이블부터 시작하는 현재의 회의구성과는 반대

에서 지금보다 양적, 질적으로 참여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

로 장관급 회의부터 시작하여 국별 평가와 장관급 선언문 채

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택 후에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해 참여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 다. 둘째, 회의는 대화와 토론 형식으로 진행해야 하고, 회원

도운 서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민사회 참여에 대한 전반적

국의 국별 평가에 MGoS의 참여를 포함하여 더 많은 시간이

인 만족도는 높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장관급 선언문 초안이 미

주어져야 하며, 시각장애인용 자막, 국제수화통역 등 보다 포

리 공개되었지만 채택은 정부간 협의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괄적인 접근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VNR의 절차가 보

시민사회의 개입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국

다 포용적, 참여적, 효과적이 될 수 있도록 하며, 병행보고서

별 자발적 평가(VNR) 참여국의 국가보고서(national report)

등 다양한 출처의 자료들을 보조자료로 이용가능 하도록 해야

와 함께 시민사회의 보고서(shadow report 또는 spotlight

한다. 또한 UN 사무국은 4년 주기의 VNR을 회원국에 제안하

report)가 쏟아져 나왔지만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못

[표 2] HLPF 주제와 관련목표(2017-2019)

본회의 주제

관련목표

Eradicating poverty and promoting pros2017

perity in a changing world (변화화는 세계

1,2,3,5,9,14

속에서의 빈곤 종식과 번영 추구) Transformation towards sustainable and 2018

resilient societies (지속가능하고 회복력있는

6,7,11,12,15

사회로의 변혁) Empowering people and ensuring inclu2019

siveness and equality (시민의 자력화와 포 용성 및 평등의 확보)

10

4,8,10,13,16


했죠. 시민사회가 아직 정부와 대등한 수준의 참여자로 인식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여요.

HLPF 2016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도운 “진정한 변혁은 다음 기회를 기대하세요!” 아직 SDGs 채 택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많은 성과를 기대하기

ⓒ이성훈

는 어려워요. 그렇지만 2030년까지의 변혁이라는 SDGs의 큰

▶UN본부 앞에서 HLPF 2016 아웃리치 팀(왼쪽부터 한국인권재단 이성훈 이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각 국가에서는 기존에 하던 일들을 SDGs

사, KoFID 문도운 간사, 한국월드비전 강혜빈 대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KCOC) 남수정 과장,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 손혁상 회장)

언어에 맞추어 발표하는 것에 그쳤어요. 새롭고 추가적인 노력 없이 늘 하던 일(Business as usual)을 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

근히 풀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돌아봤을 때 “그 때는 정말

우리가 봉착해 있는 세계의 복합적인 위기는 기존에 늘 하던 방

중요한 시기였고, 전 세계는 인류가 처한 위기 상황에서 벗어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변혁을 모색하기 위

나 지속가능성을 선택하는 결정을 했구나.”라고 이야기할 수

해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유엔 회원국들이 SDGs 채택에

있겠죠. 있을까? 반드시 있어야만 해요.

합의했잖아요. 이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치며: 시민사회의 향후 과제 혜빈 “반의 반의 반의 반 걸음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 는 게 맞을거야.” 회의기간 중에 프랑스 니스에서 테러가 발생

도운 정부도 아직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지만 시민사회가 준

했고, 그 소식이 전해진 날 아침에는 좌장과 패널들이 저마다

비할 일도 만만치 않아요. 시민사회에서도 “시민사회의 참여”

추도와 유감의 말로 발언을 시작하는 등 침울한 분위기였어

에 대해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저 역시 한국

요. 세상을 변혁시키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회의에서 우

정부를 대상으로 국별 평가 Q&A 시간에 시민사회의 참여 메

리는 하루 종일 앉아서 평화와 협력을 이야기하지만, 넘치는

커니즘 수립을 요구했지만 제가 속한 시민사회의 네트워크에

말과 약속만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있을까 하는 무력감마저 느

정말 시민들의 목소리, 현지 주민과 국내 지역 주민들, 취약계

껴졌습니다. 그렇지만, 그 날의 일정에는 조금도 차질이 없었

층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겨있는지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고, 포럼은 마지막 날까지 잘 진행되었죠. 너무 극단적인 사례

자신이 없어요. 소수의 시민사회 전문가가 아니라 시민들의 목

를 들었는데, 이행과 궁극적인 변혁의 길이 그만큼 멀어보이

소리를 대표해서 데이터와 분명한 전략, 구체적 대안을 가지

는 게 사실이에요. 아직 부처별 이행을 위한 체계 정비도 되지

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시민사회 역시 노력을 거듭해야 해요.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아도, 조금의 진전도 없고, 때로는 오히려 후퇴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요. 현재의 상황이

혜빈 앞으로 매년 있을 HLPF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준의 모니

나 단기간의 성과에 비관할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

터링 및 평가가 이루어질 테니, 이 체계가 정교화 되는 과정 속

추지 않고 대화하고, 더 나은 방법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게 중

에 시민사회 참여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

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아직 실행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았

라고 할 수 있겠죠. 매년 지속가능발전목표 성과보고서의 발

고, 이행과 평가를 위한 국가별, 대륙별, 글로벌 차원의 체계

행에 맞춰 시민사회 측의 별도 보고서를 자료로 제출하는 등

가 자리를 잡기까지 또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 테지만, 각국의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증거기반의 평가가 강조되는 현재의

SDGs 이행과정 속에서 이번 포럼을 통해 도출된 과제들을 차

맥락 속에서 시민사회가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11


1

것도 중요하고,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만큼의 책무성과 투명성 을 갖추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속가능발전의제가 갖는 보편성은 시민사회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니까요.

작성: 강혜빈 한국월드비전 옹호팀 대리 haebin_gahng@worldvision.or.kr 문도운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 간사 dounmoon@gmail.com 참고자료 2016 HLPF 공식 웹사이트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hlpf/2016 2016 HLPF 결과문서(장관급 선언문) http://www.un.org/ga/search/view_doc.asp?symbol=E/HLS/2016/1&Lang=E IISD Reporting Service – HLPF 2016 http://www.iisd.ca/hlpf/2016/about.html Letter from CSOs to ECOSOC President on High Level Political Forum (HLPF) 2016 https://www.amnesty.org/en/documents/ior51/4489/2016/en/ 유엔 SDGs 국가 평가보고서 초안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 입장 (2016. 7. 1) https://drive.google.com/file/d/0B9qSbNcIqgz8ZEsxVjQ1RHhiQ1U/view?usp=sharing 한국정부 국별 자발적 평가 공식 웹페이지(HLPF)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hlpf/2016/republicofkorea 한국정부 국별 자발적 평가 Q&A 순서 중 시민사회 발언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OX-sorX4RFEYXCZXAYDKxNfWlK5qZXjHGspodiY4gRE/edit HLPF 세션별 요약 내용 및 HLPF 보고회 자료 열람 링크 https://goo.gl/0aQBIv

1  UN경제사회이사회(ECOSOC)이 매년 주관하며, 4년 주기로 UN 총회 주관의 HLPF로 진행한다. 다음 번 총회주관 HLPF 는 2019년에 열린다. 2  불가촉 천민. 인도의 전통 카스트 제도에서 최하층에 속하는 계급으로 오랜 사회적 차별을 받아왔다. 3 주요그룹이란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한 의제21을 통해 공식적 참여 주체로 공인된 9개 그룹으로서 여성, 아 동과 청년, 원주민, 시민사회(NGO), 지방정부, 노동조합, 기업, 과학기술, 농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4 2015년 9월 한국 정부가 유엔총회를 계기로 공약한 Better Life for Girls(2016-2020), Safe Life for All(20162020),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STI] for Better Life(2016-2020), New Rural Development Paradigm(2016-2020) 등의 이니셔티브를 말한다. 5 한국의 국별 자발적 평가 보고서와 시민사회의 대응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OWL 114호] 자발적 국별 평가(Voluntary National Review, VNR)를 통해 본 한국의 SDGs 이행현황과 시민사회의 대응(http://www.odawatch.net/470777) 기사를 참조 6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 환경, 젠더, 거버넌스, 국제개발협력, 경제, 장애, 아동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가 모여 SDGs 국내이행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6년 6월에 출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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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②

인권에 기반한 국제개발 모금홍보, 조금만 더 속도를 내자

마음대로 만들어냈던 이미지

시에서 만났던 그 아주머니의 낯 뜨거워지는 말을 잊을 수 있었 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미지들이 그들에게 도움을

개인적으로 2008년은 자원봉사자로 방글라데시에서 국제개

주는 후원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

발협력 분야를 처음 경험했던 해이자, 동시에 DSLR 카메라를

로 이런 이미지들을 차용한 사진, 영상은 어려운 사람을 보고 지

처음 손에 넣었던 해이기도 하다. 방글라데시 말도 조금씩 알아

나치지 못하는 마음 따뜻한 후원자들을 많이 찾아냈고, 그 결과

듣기 시작하고, 카메라도 손에 익어갈 무렵, 구불구불 이어진 빈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 또한 명백한 사

민가 사진을 찍다가 지금 생각해도 낯 뜨거워질 만한 부끄러운

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동정을 유발

경험을 했다. 허름한 집 앞에서 힘없이 아이를 안고 있는 한 아

하는 이미지나 텍스트 없이 잠재 후원자들의 후원을 유도한다

주머니를 무심히 찍고 지나치려는데, 그 분의 입에서 혼잣말처

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 것도 역

럼 나온 말은 “당신은 그렇게 사진을 찍고 다녀서 행복합니까?

시 사실이다.

나는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라는 말이었다. 방글라데시 말을 못 알아들은 것처럼 황급히 자리를 떠났지만, 한동안 얼굴이 화끈

그러나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중

거려 카메라를 꺼내기 쉽지 않았다. 집 안과 집 밖을 구분하기 어려운 낡은 판잣집, 해진 옷을 입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단체가 있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채리

은 아이들, 나이를 알 수 없을 만큼 피로하고 주름진 얼굴의 사

티워터(www.charitywater.org)라는 단체이다. 흔히 말하는

람들. 지금 생각하면 그런 모습을 찍는 것이 좋은 사진의 정수라

동정 모금을 위한 이미지들만 보아오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 첫

도 되는 것 마냥, 혹은 그런 이미지들을 보면 누구나 바로 우리

화면을 보고 받았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식수를 지원하는 것

단체에 후원하게 될 것 마냥 그런 이미지들에 집착했었다. 하지

이 주 사업인 단체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물이 부족해서 쩍쩍

만 정작 그렇게 찍은 사진에는 그 아주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힘

갈라져있는 땅이나, 작고 어린 아이가 메마른 흙먼지를 뒤집어

없이 아이를 안고 있던 것이 가난 때문인지 단지 더위 때문인지

쓰고 커다란 물통을 힘겹게 들고 가는 등의 이미지가 없다. 장

전혀 알 수 없는, 그냥 내 마음대로 해석한 방글라데시 빈민가 가

난감 나무 기타와 함께 힘차게 선 두 발로 노래 부르는 듯한 신

난한 모자의 모습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난 표정의 아이 사진(밝은 표정 덕에 옆에 놓인 물통에 깨끗한

방글라데시에서 돌아온 후에도 국제개발협력 모금홍보 분야

물이 가득 차있을 것으로 상상된다), 깨끗한 물이 펑펑 나오는

에서 일하며, 다양한 국가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고

수돗가에서 시원하게 얼굴 씻고 있는 사진 등이 메인에 노출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찍었다. 그들의 어려움이 부각되고 강조

어 있다. 한 단계 더 들어가 캠페인 글과 사진들을 살펴보면 이

된 사진을 찍거나 종종 과장된 이야기를 만들면서도, 방글라데

단체의 홍보 기조를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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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부담감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 좋은 성 과를 내온 동정심을 자극하는 캠페인이 100점 중에 50점 정도 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하고,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의 캠페인이 0점에서 100점 사이의 불분명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자. 대 부분의 실무자들은 한정된 기회와 예산 앞에서 전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래 아직은 아닌 것 같아’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우는 아이 사진을 한 장 더 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 각하게 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캠페인 은 시기상조라고. 이러한 생각은 가난하고 작은 어린 아이의 상 처나 장애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자마자 후원 전화가 불 난 듯 걸 려 오는 모금 방송을 지켜보며 더 굳어지게 된다.

ⓒcharitywater ▶채리티워터 단체 홈페이지 메인 이미지

2.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실무자들 중에 ‘빈곤포르노’라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몇 년 전부터 회자되어온 이 말이 실무자들 마음에 상

람들의 문제 상황에 집중하기 보다는 깨끗한 식수가 생겼을 때

처가 되고 딱지처럼 내려 앉은 지 이미 오래다. 점점 더 자극적

그들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인 이미지를 제공해봐도 이제 더 이상 자극의 정도와 후원 신

있게 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홈페이지, SNS 등 이 단체의 모

청이 크게 비례하지 않는 것이 보인다. 지금까지는 시기상조였

든 매체에서 깨끗한 물을 지원할 수 있다면 생겨날 긍정적인 변

다며 외면했지만, 이제는 변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지도

화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이미 한참을 지났다. 최근에는 캠페인이 너무 자극적이라 고 후원을 중단하는 사람들도 있고, 좀 더 불쌍한 사람들을 돕

이런 사례 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 국내 모금홍보 영

고 싶다고 후원을 중단하는 사람도 있어 혼란스럽다. 단체 내부

역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필요한 대상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것

에서도 한쪽에서는 인권에 기반한 훌륭한 캠페인을, 그러나 다

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지난 6월 한국인권

른 한 쪽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후원실적을 내달

재단에서 주관한 <인권기반 개발협력 애드보커시 교육>에 다

라 주문한다. 현지 주민, 아이들의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며, ‘

양한 NGO 실무자들이 모여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형

멋진 캠페인이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쉽다. 이 단계를 넘

단체부터 작은 규모의 단체까지 각 기관의 모금홍보 실무자들

어 그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후원 신청을 자발적으로 하는 그

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이야기들을 모아보면 대략 아

때가 오기는 할까 고민한다. 그때까지 내가, 우리 단체가 기다

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

릴 수 있을까?

1. 눈 앞에 놓인 실적, 그리고 한정된 기회

3. 시도는 이어져야 한다

단체 규모와 상관없이 실무자들은 한정된 기회를 갖는다. 이

그럼에도 실무자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인권에 기반한 모

기회는 관련 예산일 수도 캠페인 횟수 일수도, 혹은 관련 콘텐

금홍보 시도는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잠재)후원자들의 인

츠를 촬영할 수 있는 출장 기회이기도 하다. 각 기회들은 후원

식을 바꿔 가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영역 중에 속해있다. 또

자들의 후원금이 고스란히 사용되게 되는 것이고, 이는 굳이 윗

한 현지의 주민, 아이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대상화하여

선에서의 압박이 없더라도 후원금의 소중함을 아는 실무자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면을 (잠재)후원자들에게 애써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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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굿네이버스

▶ 월드비전의 '잘가요 월드비전' 캠페인 이미지

▶굿네이버스의 ‘Standing’ 캠페인 이미지

추는 것 또한 멈춰야 할 시간이 왔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 이

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기존 방법

제 우리에게는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을 답습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동정심을

만약 불과 몇 년 전이었다면, 위에서 언급한 채리티워터 사례 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한국 NGO의 홍보 사례들을 충분히 언급

자극하는 이미지로 모금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정말 많이 남 지 않았다는 것이다.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모금홍보 영

이제는 인권에 기반한 모금홍보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각 실

역에도 많은 변화들과 긍정적인 시도들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

무자들이 조금 더 노력하고 속도를 내면 좋겠다. 속도를 내야 한

월드비전에서 진행한 ‘잘가요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Standing’

다. 각 실무자들과 단체들이 최소한의 기준선을 가지고 실천해

등의 캠페인은 문제상황을 부각하기보다는 이미 후원을 통해 변

보기를 바란다. 최소한 현장에서 아이와 주민들 사진을 찍고 그

화된 사례들, 작은 도움만 있다면 현지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들의 어려움이 부각된 데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어 못 보여 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좋은 예시이기 때문이다.

만한 사진이나 영상은 찍지도 올리지도 않기를. 활동가, 후원자,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시도들을 국내 모금홍보 영역

잠재후원자 그리고 현지 마을주민과 아이들 모두가 함께 봐도

에서 찾아보기란 정말 힘들었다. (그렇다고 위에서 언급한 단체

괜찮은 사진, 콘텐츠가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본다. 지금까지

를 포함하여 국내 단체들의 캠페인 기조가 대부분 이렇다는 것

단체들 간 과열된 모금 경쟁, 무조건적인 실적 달성을 위해 자극

은 절대 아니다. 굳이 잘된 사례들, 특히 대형 단체들의 예를 든

적인 이미지들과 홍보 등으로 극심한 피로를 느꼈던 후원자들도

것은 동정 모금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한 단체들이 이제는 인권

이러한 변화를 분명 환영할 것이라 믿는다.

에 기반한 모금홍보 방향으로 먼저 앞서 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 하기 위함이다.)

참고로 동정심을 자극하는 이미지 하나 없이 2006년 뉴욕의 한 작은 방에서 시작한 채리티워터는 현재까지 16,000개 이상 의 식수 프로젝트, 연간 후원금 한화 약 500억 이상의 후원금을

모두가 함께 봐도 괜찮은 캠페인,

모금한 단체로 성장하였다(2014 기준).

그리고 그런 캠페인을 환영하는 후원자들 작성: 길충민 지구촌나눔운동 모금홍보팀 팀장 긍정적인 몇몇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속도가 너무 느

pr@gcs.or.kr

리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형 단체들은 큰 성과를 이뤄냈던 과 거의 경험으로 인해 기존의 방법을 완전하게 내려놓지 못했고, 중소 단체들은 한층 치열해진 모금홍보 영역에서 한정된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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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③

2016 ODA Watch 집중워크숍 '개발을 넘어 발전을 이야기하다' 참가후기

ⓒ ODA Watch ▶1강 강의를 하고 있는 ODA Watch 한재광 대표

국제개발협력의 이름으로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 는 프로젝트들이 점점 무분별하게 나타나고 우리는 그 문제점

가 이런 고민과 질문에 답과 해결책을 줄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한 마음과 동시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강의장을 찾았다.

들에 대해 점점 더 무감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개 발협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시

이번 워크숍의 주제인 ‘개발을 넘어 발전을 이야기하다’ 를 처

선과 지식이 필요했다. ODA Watch가 주최한 이번 집중워크

음 보자마자 먼저 든 생각은 ‘개발’과 ‘발전’, 이 두 단어의 의미

숍에 참여하면서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어

차이가 뭔지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었다. 궁금한 마음에 얼른

떻게 바라 볼 수 있는지, 나아가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

사전을 찾아 보았다.

야 하는지 배우고 싶었다. 한편, 국제개발협력에서 내 최대의 고민은 ‘물’ 즉 ‘사회’ 였다. 우리는 흔히 개발도상국 사람들에게

‘개발’- 무엇인가를 보다 쓸모 있거나 향상된 상태로 변화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고 한다.

시키는 행위

하지만 여기서 나의 의문은 ‘아무리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

‘발전’- 더 낫고 좋은 상태나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감

면 뭐하리요, 물이 깨끗하지 않는데……’ 였다. 때문에 국제개 발협력은 ‘개발’ 안에만 갇혀 진정한 ‘발전’을 이루어가지 못하

이 두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얼핏 비슷한 듯 보이지만, 그 의

는 정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과연 이번 강의

미가 사용되는 맥락은 엄연히 달랐다. ‘발전’은 ‘개발’보다 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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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적이며, 근본적인, 그리고 지향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인권의 눈으로 본 발전:

이다.

사람을 꽃피우는 발전으로

우리는 왜 발전을 이야기하는가?: development 개념의 의미와 역사적 전개과정

두 번째 강의는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효제 교수가 인권과 발전을 주제로 진행했다. 인권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특징 그리 고 원칙을 배우고, 이를 ‘발전’ 개념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ODA Watch 한재광 대표의 첫 번째 강의는 ‘Development’

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통상적으로 인권은 ‘권리’의

개념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통해 ‘발전’을 다양한 측면에서 통찰

측면에서 법이나 제도에 근거해 어떤 것을 요구할 자격을 일컫

하고 반성하며 동시에 미래의 방향성을 올바로 세워나갈 수 있

는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인권은 ‘도덕적으로 옳고 정당하다’의

다는 것에 초점이 있었다. development에 대한 논의는 계몽

의미 또한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와 함께 인권은 보편적이

주의 사상, 식민주의, 냉전 시대 이 세 가지의 역사적 흐름 속에

고, 이성과 양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본질적 욕구이

서 시작되고 전개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세 가지의 역사적 흐

자 차별 없이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원칙이 있다.

름 속에서 development의 개념은 유럽이 보편적이고 좋은 사

국제개발협력이 변화하는 흐름 가운데서도 인권이 적용될 수

회라는 유럽중심주의와 불평등, 갈등의 개념을 희미하게 만드

있다. 최근 들어 현지 직원이나 주민들이 프로젝트를 무조건 감

는 비정치화, 전문그룹에 의해 수행되는 권위주의(신탁통치)라

사하다고 받기보다는 점점 그들의 요구사항과 의견이 많아지

는 두드러진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고 있는데,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귀찮고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특히 눈 여겨 볼 것은 즉각적이거나 보편화된 사회적 과정으

사례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권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변화

로서의 ‘d’evelopment와 정치적 개입으로서의 ‘D’evelopment

는 그들도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고 변화의 의지를 갖고 있다는

의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눌 수 있고, 지금의 국제개발협력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이며, 또한 인권의 개념과 같이 ‘도덕적으

은 대부분 산업화 과정에서 야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로 옳고 정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강의 중에 “국제개발협력 현

‘D’evelopment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고민

장에서 프로젝트를 백 번 시행하는 것보다 인권의 안대를 쓰고

에 있어서 ‘비정치화’와 ‘d’evelopment는 일맥상통하였고 굉

의식적으로 실천하려는 자세가 더욱 더 중요하다. 이것이야말

장히 공감이 갔다. ’왜 그들이 가난해졌는지?’에 대한 근본적

로 한 사람, 그리고 국가의 진정한 잠재력이 피어 오를 수 있다.”

인 질문을 망각한 채 ‘D’evelopment 접근으로 표면적인 문제

는 말이 와 닿았다. 현지인들과 함께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에

만을 끌어안으며 단기적인 프로젝트의 사업들로 이루어지고

서 ‘인권’은 정말 필수적인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얀마에서

있는 현재 국제개발협력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물론

6개월 정도에 있었을 당시, 은연중에 현지인들의 요구에 대해

‘D’evelopment도 필요하지만 ‘d’evelopment와의 균형을 잡

불편한 마음이 들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불편한

아야 한다. 그래야 목적과 수단이 조화를 이루어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지역과 사회의 올바른 변화이자 권리였다는 것

진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바로 ‘발전’이 되는

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불편한 마음을 가졌던 과거

것이다. 즉, 우리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계속해서 질문해야 한

의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고, 권리와 변화를 보여주었던 현지

다. 첫 번째 강의를 통해 나와 비슷한 고민 즉 ‘사회’에 대한 고

인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 현지에 나가

민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다. 사실,

게 된다면 ‘인권’의 태도를 항상 기억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국제개발협력 ‘사회’에 대해 고민을 할 때, ‘스스로 문제를 너무 과장해서 생각하나?’ 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건

환경의 눈으로 본 발전:

해야만 하는 고민이었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는 것을 의심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모순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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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간은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김소연 교수의 환경 과 발전에 대한 강의였다. 대규모 개발의 결과로 환경이 파괴 되고, 이로 인해 삶이 더욱 더 궁핍해진 동남아시아 메콩 지역 의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우리에게 과연 무엇이 지속가능한 발 전이며,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 졌다. 동남아시아에서 대형자원 및 인프라 개발사업으로 진행 되는 경제특구, 팜 오일 생산, 수력발전 등은 흔히 대중들에게 ⓒ ODA Watch

긍정적인 효과로만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지역 환경과 지 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 집이 철거되어 주민들

▶5강 강의를 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조문영 교수

은 쫓겨나고, 지역 내에 분쟁을 발생시킨다. 또한 사업으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야 할 현지인들은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

노동의 눈으로 본 발전:

으며 식민지 시대와 방법만 다를 뿐 자원수탈이 만연하게 이루

노동은 발전의 수단인가 목적인가?

어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

세 번째 서강대 국제한국학과 장대업 교수의 강의는 노동과

opment Goals, 이하 SDGs)는 이와 같은 사례들에 대해 어떤

발전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개발과정에 필연적으로 ‘노동’이 들

해결책을 줄 수 있 을까? 무엇이 정말 중요하고, 무엇이 정말 지

어가지만, 우리는 여태까지 ‘노동’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속가능해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낼 수 있을까? 또, ‘지속가능한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개발은 ‘노동의 희생’을 당연하게 요구

발전’ 개념이 말하는 미래 세대와 현대 세대의 필요에서 과연 ‘

함으로써 인간에게 적대적이었고, 우리는 그것을 간과해 온 것

필요’를 하나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이 떠오르는데,

이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의 라나플라자 의류공장 붕괴사건과

아마 이보다 더 많은 질문들이 있을 것이다. 과거 새천년개발목

같이 한 국가의 단위를 넘어서는 초국적 노동레짐으로 인한 산

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에 비해 더욱 분

업참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제 노동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절화되고 많아진 목표들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환경파괴를 막

없는 문제가 되었다. 강의에 따르면 노동을 대하는 태도에는 네

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프로세스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구체

가지가 있다. 노동에 대해 아예 말하지 않거나, 노동과 개발을

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다시 원

분리하여 개발의 수혜로 생각하거나 노동을 발전의 수단으로

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강의에서 지적한 대로 그 원점은 ‘존

보는 것, 그리고 노동을 발전의 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

엄’이 되어야 하며, 우리는 목표를 많이 나누고 분절화하기 전에

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노동을 이용

먼저 ‘존엄한’ 발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하고, 개발이라는 목적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는 것이 현

‘원점으로 돌아가다.’ 이 말이 우리가 필연적으로 실천해야 하

실이다. 이러한 초국적 노동레짐은 현지의 노동이나 발전에도

는 행동으로 마음에 다가왔다. 국제개발협력에서 다양한 프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는 노동 문제를 다시금 진지하게

젝트, 모금, 캠페인, 홍보 등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빈곤은 계속

성찰할 필요가 있다.

해서 심해지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국제개발협력에서

사실, 노동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낯선 개념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쯤 원점으로 돌아가 쉬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생각해보면 노동은 현지의 아이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들었다. 여기서 쉬어 간다는 것은 나태해지거나 일에서 손을 떼

대개 부모의 노동과 아이의 노동은 연결되는데, ‘초국적 노동레

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국제개발협력이 무엇 때문에 이루어져

짐’=‘초국적 빈곤 대물림’의 공식이 떠올랐다. 빈곤의 악순환을

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나

이어주는 사슬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노동의 희생’=’아이

부터 ‘왜 국제개발협력을 하려고 하는지?’를 돌아보아야겠다.

들의 희생’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한 순간 낯설게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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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던 노동이 너무나 일상적이고 반복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빈

가 되며, 심지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임파

곤은 먼 곳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가 지금 볼 수 있

워먼트에서 멈추지 않고, 연대로까지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는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온다. 조금만 다르게 그리고 비판적으 로 보면 한 사람과 지역, 나아가 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불편함 속에서 다시 생각하는 ‘발전’의 의미

출발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에 대한 완벽

빈곤의 눈으로 본 발전:

한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었다. 되려 더 어렵고 복잡해졌고, 무

나는 빈곤문제의 외부에 있는가

엇보다 내가 관심 있고 몸 담은 일에 대해서는 좀 더 불편해진 것 같다. 평소 생각하지 못한, 그리고 고민해보지도 못한 것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조문영 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최근 공

이 나에게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불편

동체의 형태나 기부의 방법이 더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빈곤이

해진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쉽게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에서 시

간과되지만 꼭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알게 되었고, 그

작했다. 이 문제의 출발점은 먼저 나를 빈곤과 분리시킨다는 것

문제들에 대해 직면할 수 있는 동기를 얻게 된 것이다. 또한 나

이었다. 우리는 빈자와 나를 분리시키고 이분법화하며, 빈자에

만 불편한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게 책무를 강요하면서 연대가 아닌 와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있다는 것에 안도했다.

렇게 우리의 빈곤이 분리된 상황에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번 워크숍으로 평소 늘 고민해왔던 국제개발협력 대한 접

먼저, 기부와 나눔이 너무 가벼워졌다. 물론 이러한 기회가 많

근에 있어서 많은 부분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 특히 ‘발전’의 의

아지고 접근하기도 좀 더 쉬워졌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의미일

미를 ‘인권’, ‘환경’, ‘노동’, ‘빈곤’ 등 다양한 이슈들과 맞물려 바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기부와 나눔은 그만큼 타

라보는 과정에서, 여태껏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들, ‘인권

자화된 누군가에게 가볍게 행해지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변질

의 정의’, ‘노동의 인지’, ‘연대’ 등을 발견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될 수 있다.

방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고민들을 풀어나가는 데에 작

두 번째로는 빈자에게 도덕적 책무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사

은 실마리들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나 자신부터

업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빈자가 해야 할 책무들이 따르게 되고,

먼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뎌지지 않고 비판적으

이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라는 명분 아래 또 다른 강

로 바라보고 성찰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현지인들과 연대하

요와 보이지 않은 폭력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왜 그들은

여 개발을 넘어 전체의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꿈을 품어 본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배워야 하며 또한 왜 더 많은 물고기를 잡

아야만 하냐는 문제이다. 이 또한 빈자에게서 분리된 타자가 자

작성: 한은지 글로벌호프 인턴

기 식대로 빈자를 억압하는 강요가 될 수 있다. 이제는 빈자에

gksdmswl456@naver.com

서 분리된 반 빈곤 개입에 대해 인식을 전환해야 할 때이며, ‘우 리는 어떠한 세상을 원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볼 필 요가 있다. 그래야만 임파워먼트를 넘어 ‘연대’라는 소중한 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사회’에 다가갈 수 있는 수단은 ‘교육’이라 고 생각했다. 그리고 ‘교육’은 흔치 않게 강요적이지 않으며 존 엄과 정의를 지키고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 각했다. 하지만 ‘교육’ 또한 방식에 따라서는 누군가에게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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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을 다시 생각하다

발전과의 대화 ③ 발전은 왜 ‘노동’을 말해야 하는가

ODA Watch는 지난 2006년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감시하기 위해 설립되어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정 책 및 사업을 감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국내외 국제개발협력의 환경변화에 응답하고, 2013년부터 본격화해 온 비전 논의를 마무리하여 ODA 중심의 협소한 ‘개발'을 보다 포 괄적인 ‘발전’의 문제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활동방향은 오는 10월에 계획하고 있는 10주년 기념 행사를 통해 공표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ODA Watch는 지난 5월부터 새로 꾸려진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단체의 새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진 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가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차례로 만나 한국 사회에서 논의 되는 ‘개발’의 문제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발전’의 의미를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새롭게 고찰하는 시간을 갖고, 그 과정을 기획연재로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서강대학교 국제한국학과 장대업 교 수와의 대담을 소개합니다.

① Beyond Aid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리학과 엠마 모우즐리 교수) ② 국제개발에서 사회발전으로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김태균 교수) ③ 발전은 왜 ‘노동’을 말해야 하는가 (서강대학교 국제한국학과 장대업 교수)

지난 2013년 4월, 방글라데시 다카 인근에서 의류공장 ‘라

학위를 취득하고, 홍콩의 아시아노동정보센터(Asia Monitor

나플라자’가 붕괴되면서 1,136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

Resource Centre)에서 아시아 지역의 노동자 연대를 기획하

다. 또, 같은 해 연말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당시 95달러였

는 활동을 했다. 이후 영국 런던대학교의 아시아아프리카대학

던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의류노동자들의 시위가 있었고,

(SOAS) 개발학과에서 동아시아 발전과 개발, 노동, 이주 등을

유혈진압 과정에서 네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외에도 아시

가르치다 작년부터는 서강대학교 국제한국학과에서 한국의 개

아 지역에서 노동참사는 비슷한 양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과

발과 정치경제를 가르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장대업 교수와 ‘발

연 이러한 문제는 비단 한 국가내의 노동 문제일까? 그저 ‘우연

전’에 대해 나눈 대담결과와 2016 ODA Watch 집중워크숍 ‘개

하게’ 일어난 불행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발을 넘어 발전을 이야기하다’ 중 장대업 교수의 강의내용을 통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고자 장대업 교수를 찾았다. 장대업 교수는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비교노동학으로 사회학 석·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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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발전 담론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전개되어왔는지 살펴보고, 발전과 노동의 관계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ODA Watch ▶ 대담중인 장대업 교수와 ODA Watch 이재원 팀장, 한재광 대표(왼쪽부터)

ODA Watch: ODA Watch는 지난 10년간 ‘시민들의 ODA 감

히 ‘d’로 알고 있는 개념은 원래 내재적 발전(immanent de-

시가 필요하다’는 모토로 국제개발협력 정책감시 활동을 우선

velopment)으로, 돌고 도는 순환으로서의 발전을 의미하며

으로 해왔다. 그런데 이제 질적으로도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

진보를 전제로 한다. 두 번째는 자본주의적 산업화를 위해 계

서는 ‘development’를 개발원조로 좁게 보는 것이 아니라 정

획적으로 개입하는 것(intentional development)으로, 한

치, 경제, 사회, 문화적 관점을 포괄하는 ‘발전’으로 가야하고,

국과 같이 발전과정에서 국가가 집단적이고 의도적으로 개입

이러한 전환을 주장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는 자본주의적 발전과정에

하고 있다.

서 나타나는 온갖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치유로서의 발

장대업: 먼저 ODA Watch가 국제개발협력에서 시작해 ‘발전’

전으로, 요즘의 발전 논의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영역이다.

까지 오게 된 것이 개발학(development studies)이 발전해 온 과정과 흡사해서 흥미롭다. 자본주의적 경제발전에서 나

ODA Watch: 그 지점에서 ‘development’를 발전이라고 정의

타난 문제점을 치유하기 위한 과정으로 개발학이 등장했고,

할 때, 우리가 탈개발주의(post-development)나 반개발주의

최근에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발전이 뭔가?’하는

(anti-development), 혹은 생태주의 등과의 관계를 어떻게 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ODA Watch도 마찬가지로

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감시를 하다 보니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장대업: 우리가 치유로서의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학교나 병원

방향성을 질문하게 되고, 대안을 찾다 보니 그 ‘틀’ 자체가 바

짓는 얘기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진보를 전제로

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제는 ‘발전’까지 이야기하게 된 것

한 내재적 발전을 인정하는 편이다. 여기서 진보는 분명 ‘성장’

아닌가. 이렇게 순환하는 과정이 유사해서 재미있는 것 같다.

과는 다른 개념인데, 사실 진보의 내용이나 형식이 문제인 것이

주로 ‘development’ 개념을 ‘D’, ‘d’ 두 개로 얘기하는데, ‘D’

지 그 자체를 부정한다면 발전에 대한 논의를 별로 할 필요가

도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우리가 흔

없다. 오늘날 나타나는 극단적인 형태의 빈곤은 현대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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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발전도 노동을 어떻게 조직하느냐의 문제이다. 치유로서의 발전에서도 첫 번째 대상이 ‘도시 빈민’이었다. 치유로서의 발전 이 갖고 있는 한가지 맹점은 제3세계 도시빈민은 아무 힘이 없 고 우리가 돌봐주는 신탁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 시빈민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조직해서 싸우지 않았더라면 애 초에 치유로서의 발전은 나오지도 않았다. 그 과정에서도 제일 ©ODA Watch

큰 사회운동으로 노동운동이 자리하고 있었다.

▶ 집중워크숍 강의중인 장대업 교수

ODA Watch: 사실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도 발전 논의와 연결 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통사회에서 ‘사람들이

되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먹고 사는 것이 충분했는가?’,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표현하

같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야기하는 논의의 뿌리가 여기서 시작

고 즐길 수 있었는가?’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았다. 대부분 노예

되었다는 점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식민주의가 발전에

상태에서 자유가 없었고, 제대로 자신의 삶을 영위할 만큼의 수

어떤 영향을 미쳤나?

명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사회 자체를 비전으로 책정하기

장대업: 식민주의가 남긴 것은 개발행위가 반영구적인 신탁행

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를 전제로 한 내재적 발전은 필

위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기존의 국내 경제에 머물렀던 개발이

요하다고 보지만, 진보가 반드시 물질적 생산능력의 향상은 아

국제화되었다는 거다. 식민지 개발은 오로지 식민모국의 의지

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령 ‘개발도상국의 산업화 역량을 강

와 필요에 따라서 진행되어왔다. 이에 따라 개발의 방향성도 일

화해야 하는가?’와 같은 논쟁에서 ODA Watch는 지속가능한

방적인 관계로 다 정해지게 되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한 방향

산업화 역량을 추구하되, 우리의 목표는 자본주의적 산업화가

으로만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의 개발협력 사업만

아니라 ‘웰빙’이며, 빈곤이 해결되는 사회라는 것을 분명하게 해

하더라도 개도국에서 배우려는 것은 없다. 그들이 갖고 있는 사

야 할 것이다.

회의 고유한 상호부조 방식이나 자연재해를 해결하는 방식, 이 를테면 자연재해로 인한 극심한 빈곤상황에서 사람들의 나눔

ODA Watch: 좁은 의미의 전통적인 개발에서는 ‘노동’을 개발

의 방식은 공동체마다 다 다른데, 이러한 다양성을 배우고 현

의 영역으로 보지는 않았는데, 총체적인 발전의 맥락에서는 노

대사회에 맞게 제도화하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동과도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발전과 연

다 식민주의의 산물인 셈이다.

결된 노동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궁금하다.

사실 빈곤 자체도 식민주의의 산물이다. 일반적으로 개도국의

장대업: 한국은 선진국 코스프레와 개도국 코스프레를 동시에

산업은 선진국의 필요에 따라 1차 상품 생산에 집중되는 아주

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의 개발경험을 수출할 때는 “수원국에

기형화된 구조이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에도 이러한 산업

서 공여국이 된 최초의 나라”라고 우리가 문제를 해결해주겠다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1차 상품의 국제시장은 전부 선진국

는 자세로 나가면서 인권, 노동권, 환경 등의 얘기가 나오면 “우

이 갖고 있고, 선진국 시장의 수요에 따라 개도국의 국민소득이

리도 아직 먹고 살기 바쁘다”라며 한발 뺀다. 한국의 발전상태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자생적 산업화를 하기 위해서는 값싸고

를 그대로 잘 보여주는 셈인데, 노동이 갖고 있는 기술은 선진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1차 상품을 팔아서 비싼 공업제품을 들

국 수준인데 반해 노동이 갖고 있는 권위나 분배는 그에 비해

여와야 하는데, 그게 계속 외채로 불어나면서 빈곤을 만들 수밖

한참 부족한 편이다.

에 없는 산업체제가 된 것이다.

사실 모든 발전 논의도 다 노동 문제와 아울러져 전개되어 왔 다. 내재적 발전도 노동에 기반하고 있고, 의도적인 개입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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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 말씀하신 부분이 새마을운동, 코리아에이드와


같이 한국의 개발경험을 전수하고 이식하려고 하는 한국의 개

는 ‘방법론적 자본주의’가 지배적이며, 실제 자본주의가 노동

발협력 행태와도 연결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왜 한국 국제개발

을 다루는 것처럼 발전 속에서 노동의 역할과 의미를 다루지

협력이 더 넓은 관점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는 않는다.

장대업: 발전주의 때문이다. 한국사회에는 무엇을 하든 발전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공고하게 박혀있다. 한국의 개발경험이 갖

발전과 노동의 관계: 발전은 필연적으로 노동과정

고 있는 문제로 인해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발전주 의에 함몰돼있는 것이 문제지만, 그렇다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

기본적으로 발전과 노동의 관계에 있어서 모든 발전은 필

할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만들어가면 된다는 생

연적으로 인간이 노동하는 과정이다. 가령 내생적 발전은 한

각이다.

사회가 진보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노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나가는 과정이다. 현재의 자본주의적 발전에서도 기술

덧붙여 장대업 교수는 지난 8월 23일, 2016 ODA Watch 집

과 자금, 다른 생산요소들을 통합하여 처리하고 부가가치를

중워크숍 ‘개발을 넘어 발전을 이야기하다’에서 ‘노동의 눈으로

더해 이윤을 창출하는데, 이것 또한 노동의 과정이다. 그러나

본 발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대담에서 자세히 다루

문제는 이 노동과정으로서의 발전이 종종 인간에게 적대적인

지 못한 발전과 노동의 관계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들어봤다.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발전의 계획은 주로 노동하지 않는 사 람들에 의해서 수립되며, 노동주체는 발전계획 수립을 비롯

발전이 노동을 대하는 태도: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기

하여 발전과정, 발전의 결과물로부터 소외된다. 원래 ‘발전’은 자연적인 변화, 상승과 하강을 포괄하는 순환 적인 개념이었다가 18세기에 이르러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

2013년 발생한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의류공장 붕괴는

진보’라는 방향성을 가지게 되고, 그 영향으로 18-19세기 학

발전과 노동의 현 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전 세계

자들은 진보적 변화, 향상적 변화를 곧 발전으로 여기게 된다.

에서 가장 값싼 의류 생산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서는 노

그러나 이러한 진보의 시대는 한편으로는 사회적 불안의 시

동자들이 하루 평균 10시간을 일하고도 월 $68의 저임금을

대였다. 도시로 몰려든 노동자들이 극단적 빈곤, 슬럼, 전염

받는다. 주로 Mango, Zara 등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 의류

병에 시달리게 되면서 사회적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

를 생산하는 이들은 라나플라자 붕괴 당시 건물의 결함을 알

인 개입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후 진보에게 질서를 부여하는

고 있었음에도 공장주들의 압력으로 일을 계속하다 변을 당

행위로서의 ‘개발’이 등장하게 되었다. 노동은 능력이 있는 사

했다. 이러한 ‘산업참사’는 노동이 하나의 경제적 요소로 취급

람들에 의해 ‘개발’됨으로써 발전과정에 동참하게 되었고, 추

되는 한 반복해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현상이며, 1990년대

후 식민지 경영을 통해 이러한 신탁적 개발이 국제적인 행위

이후 값싼 노동을 유일한 비교우위로 하여 낙수효과를 기대

가 되었는데, 이것이 현재 국제개발(International develop-

하는 ‘신자유주의적 게임의 룰’을 따르면서 더욱 심각해진다.

ment)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이론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류 발전담론은 발전이 기술, 자금, 올바른 거버넌스를 조합한 결

노동을 수단으로 보는 초국적 노동레짐의 탄생

과 혹은 시장과 국가간의 균형에 의해서만 진행되는 것이라 고 본다. 즉, 발전 과정에서 ‘노동’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국제개발(International development)에서는 개발의 효과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은 당연히 그 일을 좋아할 것이다’라

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강조하는 한편, 개발과정에서의

는 노동에 대한 복종이 당연하게 전제된다. 발전 담론에서

노동은 무시하면서 노동과 관련 없는 척을 한다. 투자와 무역,

는 노동이 토지, 자본과 함께 하나의 생산요소로만 등장하

이주노동, 국제개발협력 등 국제개발의 다양한 경로들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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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발전의 관계가 특정하게 맺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국제

발전은 왜 ‘노동’을 말해야 하는가?

개발은 ‘초국적 노동레짐’을 만든다. 예컨대 한국 기업이 캄보 디아에 가서 현지노동을 고용할 경우 보통 캄보디아에서의 자

캄보디아는 한국의 ODA 자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중점

본 창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만, 여기서 얻어지는 이윤이 한

협력국이자 가장 많은 개발NGO들이 활동하고 있는 국가이기

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캄보디아에 진출

한국이 캄보디아의 고용과정에서 창출하는 이윤은 한국의 발

해 의류를 생산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캄보디아 노동

전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즉,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발전과도

자들이 경제발전을 위해 인권과 노동권을 희생하고 있다. 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초국적 노동레짐은 현지

연 우리가 캄보디아에서 개발협력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노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현지의 발전에도 큰 영

는 것만으로 캄보디아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향을 미치게 된다.

까? ‘노동’은 그 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발전의 이면을 드러냄

캄보디아의 사례를 통해 이러한 초국적 노동레짐을 이해할

으로써 우리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바로 발전이 ‘

수 있다. 캄보디아도 방글라데시와 같이 값싼 노동을 비교우

노동’을 말해야 하는 이유이자, 우리가 개발에서 벗어나 포괄

위로 삼아 의류산업에 집중하는 국가로, 약 47만명의 노동자

적인 발전의 방향으로 관점을 넓혀가야만 하는 이유일 것이다.

들이 의류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의류산업은 캄보디아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해 캄보디아의 경제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작성: 이유정 ODA Watch 간사

미친다. 그러나 이러한 의류공장은 대부분 캄보디아가 아닌 중

daralee0123@gmail.com

국, 대만, 홍콩, 한국, 일본 등의 외국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데, 이들이 캄보디아 노동자를 고용하면서 위계적인 초국적 노 동레짐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동아시아 부국들의 성장을 돕 는 초국적 노동레짐은 최저임금을 생활임금으로 간주하고, 열 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할 의지가 없으며, 노동조합을 만들지 않 는 등의 나쁜 관행을 갖고 있다. 그 결과로 2013년에는 캄보 디아 의류노동자들이 95달러의 최저임금을 160달러로 인상 할 것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초국적 노동레짐에서 나타나는 ‘희생을 담보로 한 발전’에 대한 대안은 있을까? 이에 대해 칼 폴라니 (Karl Polanyi)는 노동의 탈 상품화를 주장하고, 아마티아 센 (Amartya Sen)은 인간 개개인의 잠재력 실현이 곧 발전이라 는 의미에서 노동의 희생을 담보로 한 발전은 무의미하다고 보 았다. 최근 벤 셀윈 (Ben Selwyn)과 같은 학자들은 노동의 시 장과 국가에 대한 민주적 관리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개발을 대안으로 제안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발전 담론의 ‘방법론 적 자본주의’에서 탈피하여 착취의 대상이자 노동의 희생을 전 제로 하는 발전의 수단이 아니라, 발전의 현재적 목표로서 노 동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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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특파원

브렉시트는 무엇을 바꾸나 - 국제개발협력에 가져올 위협 또는 기회

브렉시트(Brexit)로 영국과 유럽은 물론, 전세계가 시끄럽다. 2016년 6월, 영국은 계속해서 유럽연합(EU: European Un-

지를 포함하여 28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명실상부한 지역 공동 체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ion)의 일원으로 남아있을지, 탈퇴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

영국은 처음부터 유럽공동체를 주도한 나라는 아니었지만,

를 실시했고, 과반이 넘는 52%의 지지를 받아 유럽연합 탈퇴,

1973년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래로 현재는 유럽연

즉 브렉시트가 결정되었다. 국민투표 이후 두 달이 지난 현재

합의 주요국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1975년 유

영국의 공식적인 탈퇴 선언이나 구체적인 협상은 없지만, 여

럽공동체 잔류에 대한 국민투표–67% 지지로 잔류 찬성–를 시

러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질서의 재편과 영국에 미

작으로 영국에서는 유럽공동체(이후 유럽연합)의 잔류 여부를

칠 정치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홍수처럼 쏟아내고

묻는 국민투표 실시가 잦은 정치권의 논쟁 중 하나였다. 그런데,

있다. 이에 필자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전후로 제기된

최근 몇 년간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논의들 가운데 국제개발협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목소리가 뚜렷이 나타나고, 2013년 1월, 당시 총리였던 보수당

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다가오는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2017년 이전에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개요

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하자, 브렉시트에 대한 논의는 더욱 뜨 거워진다. 결국,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의회 과반을 획득

우선 어떻게 영국에서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 시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투표 캠페인 양상, 그리고 투표 결 과를 살펴보자.

하면서 캐머런 총리는 2016년 2월 의회 연설을 통해 같은 해 6 월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공포하기에 이른다. 국민투표 날짜가 결정되자 영국 사회는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한 유럽에서

하는 ‘탈퇴파(leave)’와 현 상태를 유지하자는 ‘잔류파(remain)’

는 전후 관리와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

로 나뉘게 된다. 탈퇴파들은 유럽연합을 벗어나야 영국이 온전

고, 그 결과로 경제와 무역의 장벽을 없애는 유럽 경제공동체

한 주권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영국으로 유입되

(EEC: European Economic Community, 1957년)를 핵심으

는 이민자의 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유럽연합에 내고 있는

로 한 유럽공동체(EC: European Communities, 1967년)를

분담금은 자국민의 복지 향상에 쓰이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빈

만들어 낸다. 이후, 단일 경제 블록의 성격을 뛰어넘어 정치, 사

곤한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럽

회적인 통합까지를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로서 유럽연합(EU:

연합 탈퇴를 통해 영국 국민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European Union, 1993년)을 탄생시킨다. 탄생 후 20년 남짓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권국가로서의 권한을 되찾아

이 지난 현재 유럽연합은 초기 유럽공동체를 주도했던 주요 선

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잔류파들은 영국이 유럽연합이라는

진국은 물론 과거 구 소련의 영향력 하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까

공동체를 통해 더 강력한 국가가 될 수 있으며, 브렉시트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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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브렉시트 찬반 캠페인 포스터(왼쪽이 탈퇴1, 오른쪽이 잔류2)

형성된 연대를 버리고 고립주의로 나가자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

께 취임한 메이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공식 요청하고

로 이는 미래에 누릴 엄청난 혜택을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선

그에 따른 수많은 후속 협상을 이끌어가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지

택이라고 반박한다. 즉,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영국에 엄청난 경

니게 된다.

제위기가 닥칠 것이며, 현재 유럽연합 내에서 누리고 있는 수많 은 기회를 잃게 되어 영국이 국제사회에서 갖고 있는 정치, 경제

브렉시트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미칠 파장

적 지위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선거 캠페인 기간 초기에는 대체 로 잔류파가 우세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두 진영이 팽팽히 맞

많은 전문가들은, 영국의 이번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브렉시

서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시점까지 아무도

트가 현실화 된다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 파급 효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특히, 투표일 직전 잔

과가 나타날 것이며, 이에 따른 파장은 단순히 영국과 유럽연

류를 호소하던 제1야당(노동당) 의원이 괴한에게 피살되고, 주

합 회원국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개발협

요 여당(보수당) 인사들이 잔류와 탈퇴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

력 분야에서도 브렉시트는 긍정적인 면 보다는 부정적인 영향

였다. 노동당 당수는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

을 훨씬 더 많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했으며, 캠페인의 주요 내용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논쟁까지

우선 브렉시트는 영국의 해외 원조 예산 규모를 감소시켜, 영

치열하게 일어나는 등 선거전은 혼전과 과열 양상을 나타냈다. 3

국의 지원을 받고 있던 개발 도상국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뜨거운 캠페인 기간을 거친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탈

가능성이 높다.4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은 유럽연합에 대

퇴 52% 대 잔류 48%의 득표율을 보이며 유럽연합 탈퇴로 결

한 분담금 납부와 회원국으로서의 제반 규정 준수에서 자유로워

론이 났다. 당초, 선거는 초 박빙 승부가 될 것이며 결국 다수 유

질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제반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들에 대

권자들은 현상 유지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으나, 탈

처하기 위해 스스로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재원을 확보해야 하

퇴 지지가 확연히 우세를 보이는 ‘놀랄만한’ 결과를 얻게 된다.

는 상황에 처한다. 한편,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유럽연합이라는

이후, 브렉시트 이슈를 공론화한 일등공신이지만 정작 그 자신

단일 시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경기 침체

은 유럽연합 잔류를 강력히 호소했던 카메론 총리는 사임하고,

에 대비해야 하고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해야

당시 내무부 장관이었던 테레사 메이(Theresa May)가 유럽연

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결과를 고려하면,

합을 상대로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 갈 후임 총리로 결정된다.

영국 정부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국제개발협

마가렛 대처 이후 27년 만에 등장한 여성 총리라는 수식어와 함

력 활동보다는 당장의 효과를 가져오고 국익에 직접 도움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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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uardian ▶ 논란이 된 영국 독립당 (UKIP)의 브렉시트 찬성 캠페인 포스터

는 국가 경쟁력 제고나 국민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들에 국가 예

으로 편중되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영국의

산을 우선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영국이 유지하고

해외 원조 사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예전 대처 총리 시절에 집중

있는 국민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GNI) 대비 0.7%의

했던 –전통적으로 보수당이 선호해왔던– 제도적 민주주의의 이

해외 원조 예산 규모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5 설령, 0.7%의

식사업 등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8 또한, 브렉

원조 예산 규모가 지켜지더라도 브렉시트 후 경기 침체로 인해

시트로 인해 영국이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연대하지 않고 독자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이 줄어들거나,

적인 노선을 지향한다면 특정 분야의 개발 효과성이 저하될 가

국민투표 직후에 나타났듯이 파운드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

능성도 예측된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하면 영국이 해외 원조에 쓸 수 있는 금액의 절대 가치는 줄어들

을 전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와 같은 목표들에 대해 회원

고, 이는 영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직접적

국간의 논의와 협력을 활발히 시도하고 있고, 영국은 기후변화

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6 많은 개발협력 전문가들

와 관련한 법 규정을 제정하고 2025년까지 석탄을 사용한 발전

이 우려하는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효과다.7

소를 모두 중단시킬 것을 약속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유럽연

또한, 브렉시트는 영국 해외 원조의 질적 저하를 초래해 현재

합의 공동노력에 적극 동참해왔다. 그런데, 브렉시트 국민투표

영국이 유지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의 지위를 손상시

직후 영국의 새 총리가 기존의 기후변화 부처를 폐지하고 그 업

킴은 물론 해당 분야의 개발효과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도 있

무를 산업, 에너지 정책을 다루는 부서로 통합하게 되고, 이러한

다. 브렉시트 이후 각종 사회적 논의의 초점이 국가 경쟁력과 자

조치는 영국이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노력에 계속 동참할 것인가

국민의 복지에 맞춰진다면, 개발 협력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고

에 대한 의심과 유럽연합의 견제에서 벗어난 영국의 독자노선이

민과 토론의 장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자칫 기후변화에 대한 전반적인 개발효과성을 저하시킬 것이라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견제장치 없이 해외 원조 사업을 결정하

는 우려를 낳고 있다.9

고 집행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경우 개발협력 사업의 우선순위가

한편, 주도적인 역할을 하던 영국의 탈퇴는 유럽연합의 국

당장 추진이 용이하고 국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제개발협력 활동과 영향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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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된다. 유럽연합은 그 예산 규모로 보나, 활동 영역으로 보

기이다.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분명 이

나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다자원조기구이며, 영국은 특히 국

민자 문제였다. 탈퇴 지지자들은 영국이 유럽연합의 회원국 지

제개발협력 분야에 있어 28개 회원국 중 단연 주도적인 역할

위를 유지하는 한 자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자에 대한 온전한 통

을 하고 있다. 우선, 영국은 독일 (20.6%), 프랑스 (17.8%)

제 권한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브렉시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에 이어 유럽연합에 세 번째 (14.7%)로 많은 개발재원 분담금

다. 하지만, 발전의 혜택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구성원

을 내고 있으며,10 2015년 기준으로 스웨덴 (1.4%), 룩셈부르

들에게 골고루 나눠지도록 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을 가

크 (0.93%), 덴마크 (0.85%), 네덜란드 (0.76%)에 이어 GNI

진 구성원도 성장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

대비 0.7%의 해외원조(ODA) 예산 규모를 달성한 5개국에 속

하는 것이 현재 개발협력의 큰 흐름이라고 한다면, 이민자를 철

한다.11 뿐만 아니라, 영국은 몇 해 전 UN이 지속가능발전목표

저히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판단하는 이러한 인식은 진정한 의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구체적인 안을

미의 개발협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논의하기 위해 만든 모임에서 공여국을 대표해 3개 의장국 중

국민투표 캠페인 기간에는 최근 유럽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난

하나로서 핵심 역할을 하는 등 개발협력 분야에서는 유럽연합은

민 문제와 영국이 겪고 있는 이민자 문제를 동일시 하는 논리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요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는 국가이다.12

주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하지만, 구분 없이 뒤섞여 논의되

브렉시트가 된다면, 유럽연합이 영국을 사례로 들며 타 회원국

는 이민자와 난민의 문제가 국제개발협력이라는 큰 틀 안에서

들이 개발협력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

보다 체계적이고 근본적으로 다뤄지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

이 힘들어지며, 유럽연합의 개발협력 활동 중 영국이 주도적인

다. 따라서, 향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는 브렉시트 국면에서

역할을 했거나 관련 기관이 영국에 위치해 있는 경우에는 심각

나타난 이민자와 난민 관련 이슈에 대해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

한 업무혼선과 행정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브렉시트

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영국의 역할과 위상에 큰 변화를 초

브렉시트 논의가 던진 두 번째 메시지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래함은 물론, 영국이 빠진 유럽연합이 동 분야에서 가질 영향력

필요한 대중 설득의 문제다. 영국의 이번 국민투표를 전후로 캠

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페인 과정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었는데, 잔류파 측의 캠페인

브렉시트가 개발협력 분야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는 유권자들에게 유럽연합 잔류가 어떤

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몇몇 기회요인을 함께 제시하는 의견도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오는지 설득하지 못한 점이라는 지적이 있

있다. 미국 글로벌개발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

다. 필자는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정책 결정자들

의 유럽담당 국장인 Owen Barder는 영국이 유럽연합의 울타

과 활동가들도 이러한 비판에서 나름의 교훈을 찾을 수 있다고

리를 벗어나 최빈국 지원에 더 집중할 수 있거나 유럽연합 보다

생각한다. 유럽연합 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누릴 수 있는

원조 효과성이 높은 다른 다자기구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생

대부분의 혜택들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것보다는 장기적이고

길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13 하지만 이러한 전망도 영국이 현재

포괄적인 성격을 띤다. 따라서,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당

수준의 원조 예산 규모를 유지하고, 영국 경제에 큰 타격이 오

장의 비용을 생각하면 긴 시간을 통해 실현될 이익을 위해 그 희

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가능한 전망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생을 감수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포 괄적인 효과와 혜택을 대중들에게 이해시키지 못하면, 결국 중

브렉시트 논의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반대에 부딪히고 필요한 재원을 확보 하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일부 브렉시트 잔류파들은 유럽연합

영국의 브렉시트 논의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두 가지 생각해볼

의 회원국 지위 유지 비용에 대한 탈퇴파의 공세에 직접적인 대

만한 점을 발견했다. 첫째는, 기존의 국제개발협력 활동들이 이

응을 하지 못했고, 장밋빛 미래와 당위성만을 반복해서 주장하

민자 이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고민했는지에 대한 문제 제

는 등 논점을 벗어난 대응으로 대중을 설득하지 못했다. 이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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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 우리는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중

스크를 관리해 나갈 수 있고, 국제개발협력 종사자들과 시민사

을 설득하고 있는지, 우리의 논리는 실질적이고 타당한지 스스

회는 유럽연합과 영국의 파트너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를

로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브렉시트 이후에도 개발협력 분야에 있

국민투표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

어서는 영국과 유럽연합이 기존의 협력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에 공식적인 탈퇴 요청을 하지 않았고, 당연히 구체적인 브렉시

여론과 여건을 형성할 수 있다. 끝으로, 브렉시트의 파장을 예상

트 협상도 시작되지 않았다. 브렉시트의 실질적인 파장은 향후

하고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미칠 불확실한 영향들에

브렉시트가 가시화 되었을 때 보다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즉,

만 관심을 기울이며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영국과 유럽연합간의 협상 내용, 영국 및 세계 경제 여건, 영국

문제들에 대한 논의들과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소홀해서는

정부의 대외정책 변화 여부 등에 따라 그 파장과 진행 양상이 크

안 된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끝났지만, 우리에게 남겨

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설령, 현재 예상되는 브렉시트

진 숙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의 부정적인 영향들이 현실화 되더라도, 그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들이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지원

작성: 박욱범 영국 Bristol 대학교 정치학 박사과정

을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자국 경제의 원조 의존도를 낮추

carpediembeom@gmail.com

고 영국과 유럽 이외의 지역과 무역을 확대하는 등으로 향후 리

1  www.voteleavetakecontrol.org 2  www.strongerin.co.uk 3 캠페인 양상과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BBC 에서 방영한 ‘Brexit: The Battle for Britain’ 참조 (http://www.bbc.co.uk/programmes/b07nsx8g) 4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Vernon Hewitt 교수 인터뷰 (2016. 8. 12) 5 0.7% ODA/GNI target 의 연원과 의미에 관해서는 OECD 설명 참조 (http://www.oecd.org/dac/stats/the07odagnitarget-ahistory.htm) 6 Mendez-Parra, M., Papadavid, P., and te Velde, D. W. (2016) Brexit and development: how will developing countries be affected?, ODI, 2016년 7월, (https://www.odi.org/publications/10480-brexit-and-development-how-will-developing-countries-be-affected) 7 Simmons, A. M. (2016) Aid, trade and friendship: Will ‘Brexit’ hurt the world’s most needy? LA Times 2016년 7월 1일자 기사 8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 이성용 교수 인터뷰 (2016.8.19) 9 Ian Johnston (2016) Climate change department closed by Theresa May in ‘plain stupid’ and ‘deeply worrying’ move, Independent 2016년 7월 14일자 기사 (http://www.independent.co.uk/environment/climate-change-departmentkilled-off-by-theresa-may-in-plain-stupid-and-deeply-worrying-move-a7137166.html) 10 Sow, M. and Sy, A. (2016) The Brexit: What implications for Africa?, Brookings, 2016년 6월 21일 (https://www.brookings.edu/blog/africa-in-focus/2016/06/21/the-brexit-what-implications-for-africa) 11 European Commission 홈페이지 참조 (http://europa.eu/rapid/press-release_IP-16-1362_en.htm) 12 Watkins, K. (2016) What would a Brexit mean for EU development assistance?, DEVEX, 2016년 6월 6일

(https://www.devex.com/news/what-would-a-brexit-mean-for-eu-development-assistance-88265)

13 Barder, O. (2016) Brexit: Threats and Opportunities for Global Development, CGD, 2016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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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소스

브라질의 정신, “Ordem e Progresso(질서와 진보 )”를 생각하며 1

안녕하세요! 114호에서 미리 인사를 드린 OWL기자단 설

흔히 전 세계인의 축제라고 불리는 올림픽 기간에 상영된

희와 희설입니다. 이번 115호 굿소스를 통해서 정식으로 데

두 영화는 ‘축제를 즐기되,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고 말

뷔(?)를 하게 되었네요. 첫 기사를 한창 작성하던 8월은 35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두 작품은 알레 아브레우 감독의 <보

를 웃도는 무더위와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달이었다고 말할

이 앤 더 월드(Boy and The World)>와 루이즈 볼로네지 감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리우 올림픽은 근대 올림픽 120년 역사

독의 <리우 2096 : Uma Historia De Amor e Furia>입니다.

상 처음으로 남미 국가에서 개최한다는 점, 또 최초로 난민대

두 영화는 역경을 딛고 꿈과 희망을 전하는 여타 애니메이션

표팀이 출전한다는 점 등으로 이슈가 되었었죠. 기자단은 올

들과는 분위기가 달라요. <리우2096>은 부족을 지켜야 하는

림픽 개막 시즌에 맞춰 (타이밍도 적절하게!) 개봉한 두 편의

운명을 타고나 죽지 않고 끊임없이 환생하는 남자가 브라질의

브라질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

600년 역사 속에서 마주하는 주요한 사건들에 관련해 투쟁하

로 했습니다.

는 이야기에요. <보이 앤 더 월드>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모든

ⓒ네이버 영화 ▶두 영화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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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것이 풍요롭고 편리해진 오늘날의 이면, 불평등과 인간소외 등

어주는 피리연주를 듣죠. 쿠카는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

무거운 주제를 천진난만한 아이의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에

무나 행복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빠는 도시로 일자리를 구

요. 두 영화를 통해 브라질의 어떤 모습을 알 수 있을까요? 감

하러 떠나요. 아빠가 보고 싶어 괴로워하던 쿠카는 결국 도시

독들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고 우리는 어떤 시사점을 얻을

로 가기로 결심해요. 영화는 쿠카가 도시라는 더 크고 험난한

수 있을까요?

세계를 만나며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아브레우 감독은 쿠카의 불우한 유년기와 아버지의 부재가 라틴아메리카의 역

1.<리우 2096 >과 <보이 앤 더 월드>는 어떤 내용의 작품인가요?

사를 은유한다고 했어요

설희: <리우 2096>은 주인공들이 브라질 600년 역사를 헤쳐

2. 두 영화의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나가는 내용이에요. 영화는 1500년대 브라질 원주민 투피남 바족이 사는 시절에서 시작합니다. 신에게 부족을 구할 임무를

두 영화 모두 자본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아 빈부 격차가 심화

부여 받은 남자주인공은 불멸의 존재로 살아갈 운명을 타고나

된 브라질의 시대상을 보여줍니다. 브라질의 빈민촌을 통해 도

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부족은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이권 다

시 빈민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어요. <리우 2096> 속 리우데

툼으로 몰락하고, 그 와중에 그는 사랑하는 여인마저 잃게 되

자네이루의 고층건물들은 현재보다 더 높고 건물들이 뿜어내

죠. 절망한 그는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는데, 그 순간 새로 변하

는 빛 또한 더 화려합니다. 반면 빈민 지역은 그 빛들이 만든 그

며 영원불멸의 삶을 살게 돼요. 반면, 그가 사랑했던 여자주인

늘에 가려 더 어두워진 모습이었어요. 그 대비가 선명하죠, <

공은 600년의 세월 동안 계속 다른 모습으로 환생합니다. 그

보이 앤 더 월드>에서도 역시 청년이 사는 도시의 화려한 상점

들은 시대를 걸쳐 반복되는 폭력과 부조리에 맞서 투쟁합니다.

가에는 멋진 슈트와 원피스가 걸려 있지만, 정작 그 옷을 만드

그들은 1500년대에는 포르투갈, 프랑스 등 서구 열강에 맞서

는 공장에서 일하는 청년은 그것을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소

부족을 지켜내려는 원주민 전사로, 1800년대에는 노예제 폐

외감이 느껴져요. 주목할 만한 건 두 작품 모두 역사상 중요한

지를 외치는 소시민으로, 1980년대 군부 독재에 맞서는 대학

사건들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 속에서 주인공들이 이뤄내는

생이자 사상가로, 2096년에는 자원 독점과 빈부 격차에 맞서

건 없다는 점이에요. <리우 2096> 주인공들은 투쟁하지만 승

는 역할을 하죠.

리하지 못하고, <보이 앤 더 월드>의 주인공들도 착취당하는

희설: <보이 앤 더 월드>의 줄거리는 간단해요. 많으면 7살쯤

상황을 견디며 살아가지만 결국 가진 것 없는 상태로 남아요.

됐을 법한 주인공 쿠카는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서 행복하게 살

또 다른 공통점은 두 영화 모두 환경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

고 있었어요. 온종일 풀밭을 뛰어다니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

다는 점이에요. <리우 2096>은 미래에 물 부족과 수자원 독점

구름 속에서 수영하고 저녁에는 언덕 위에 걸터앉아 아빠가 불

문제를 보여줌으로써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있어요. <보

ⓒ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1500년대 남녀주인공의 모습(왼쪽) /2096년 환생한 남녀주인공의 모습(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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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의 흔적이 역사책 속에선 하나의 사건에 불과하다.” 이 말이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였어요. 600년의 브라질 역사 속에는 언제나 불평등과 폭력에 맞선 민중들이 있었습니다. 그 치열했던 투쟁의 순간들이 역사책 속에선 그저 한 줄의 문장 에 그치거나 이해관계에 얽힌 단어로 바뀌어 쓰이기도 하죠. ⓒ<리우 2096> 공식 티저

주인공은 군부독재에 항거하는 혁명에 가담하며 “이번에도 약 자의 편에 서게 됐다.”는 말을 남기는데요. 개인적으로 현대에

▶<리우 2096>에 등장한 파벨라의 모습

도 이렇게 폭력에 끊임없이 맞서 싸울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 을까 되돌아보게 됐어요. 이 앤 더 월드>는 영화 중간에 산림이 파괴되는 장면을 애니메

“빈민들만이 부정의에 대항해서 싸우는

이션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큐멘터리처럼 실사 영상을 삽입한

도시의 의적이 된다.”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만큼 파괴되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제가 정말 무서웠던 건 기득권과 부유층의 모습이었어요.

강하게 환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2096년 수자원 독점으로 인해 물보다 석유가 더 싸지는 시 대에 공평한 분배를 위해 싸우는 게릴라들을 잡고자 혈안이

3. 두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되어 있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부유한 시민들이었습니다. 충 격이었죠.

설희: <리우 2096>에는 기억에 남는 명대사들이 많았어요. 저 는 명대사로 이 영화의 시사점을 말하고 싶어요.

“정의를 위하여, 끊임없이 투쟁하라.” 시대별로 모습을 달리한 폭력과 부조리를 대할 때, 우리는 어

“과거를 모르고 사는 건, 어둠 속을 걷는 것과 같다.”

떤 모습으로 맞설 것인가, ‘투쟁할 것인가? 편승할 것인가?’ 라

브라질 원주민의 전설이 이야기 전반에 흐르고 있다는 점이 흥

는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저 스스로 정의를 어떻게 실천해야

미롭습니다. 과거 부족의 명맥을 잇기 위해 불멸의 존재가 된

할지 생각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주저 없이 투쟁을 선택하는

남자주인공이 미래에까지, 6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내며

주인공들의 용기가 제 안일한 태도를 무색하게 했어요.

투쟁한다는 설정이 신선했지요. 무엇보다 잊혀서는 안 될 역사 속 민중들의 투쟁을 짚어가며 볼 수 있었어요. 1500년대 프랑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부조리한 세계

스와 포르투갈의 원주민 식민 지배, 1800년대 노예제, 1980 희설: 저는 <보이 앤 더 월드>를 보면서 2013년에 방글라데시

년 군부 독재, 2096년 수자원 독점으로 말이죠.

ⓒ네이버 영화 ▶새로 환생한 남자주인공의 모습(왼쪽) / 209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예수상(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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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시골 마을의 언덕에 앉아 있는 아빠와 쿠카

▶쓰레기 더미 위에 앉아 자신이 사는 도시를 바라보는 청년과 쿠카

에서 일어났던 의류공장 붕괴사고가 생각났어요. 이 사건으로

리면서 천이 멋진 옷으로 재단되고, 포장되어 반구 모양의 섬

인해 글로벌 의류 기업이 방글라데시에서 싼값에 옷을 공급받

으로 빨아 들여져요. 이런 장면을 통해 청년이 사는 도시를 남

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업들의 책임의식이 문제화됐었

반구 국가들로, ‘반구 섬’을 북반구의 선진국들로 대응시켜볼

죠. 비단 기업의 책임의식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늘 입는 옷이 ‘

수 있었어요. 감독은 이렇게 점점 양극화되어 가는 세계를 상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도 이야기되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쿠

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카의 여정을 통해 그러한 의류생산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드러

이외에도 도시에서 축제를 벌이는 시민들과 이 시민들을 탄압

내고 있어요. 쿠카가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은 모두 비인간적인

하려는 진압군이 각각 무지갯 빛과 검은색 새로 변해 싸우는

근무환경에서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길 잃은 쿠카를

장면이 있는데, 이는 독립 이후에 독재자의 집권과 쿠데타가

구해준 할아버지는 드넓은 목화농장에서 온종일 목화솜을 운

지속된 브라질의 역사에 대한 은유로 보였어요. 진압군은 ‘코

반하지만 끝나고 받는 돈은 동전 한 닢이 전부이고, 도시에서

끼리 탱크’(어린아이인 쿠카의 눈에는 탱크가 코끼리 모양으로

만난 청년은 농장에서 조달된 목화솜으로 면직물을 만드는 공

보여요.)를 대동하고 시민들의 무지갯빛 새를 해치워 버려요.

장에서 일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청년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

또, 영화 속에서 인물들이 포르투갈어를 거꾸로 말하는 것도 인

로 천을 짜는 기계가 도입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돼요. 여기에

상적이어서 그 이유를 생각해봤어요. 약 300년간 브라질을 식민

서 끝나지 않고, 생산된 면직물을 실은 선박을 바다로 내보내

지배한 포르투갈은 브라질의 자원들을 착취해 진보를 이뤘죠. 포

는데 공중에는 유리로 감싸진 반구 형태의 섬들이 둥둥 떠 있

르투갈어를 이러한 진보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그런 진보를 뒤집

어요. 그곳은 쿠카와 청년이 있는 도시와 달리 모든 것이 쾌적

어서 외계어처럼 사용하는 건 이 영화의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해 보였어요. 선박이 이 밑을 지나는 순간, 컨테이너가 활짝 열

현대사회의 모순을 짚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시를 가득 채운 물질적인 풍요와 화려함은 오직 소수에게만 허락되고, 번영 을 약속하는 산업화와 끊임없는 성장의 추구가 지구의 환경 파괴 를 초래한 것처럼요. 우리가 지금까지 개발과 발전을 멈추지 않 고 있는 것은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일텐데, 더 나은 미래를 위 해 영화에 묘사된 많은 폐해들을 보면 그것들을 발전의 대가로서 ‘좀 참아야 하는 것’이나 ‘아름다운 구슬땀’과 같은 말로 미화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렇다면 나아가 이제 어떤 발

ⓒ네이버 영화

전을 상상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이 우리 앞에 남는 것 같아요.

▶<보이 앤 더 월드> 속 할아버지가 일하는 목화농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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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uters ▶리우 올림픽 경기장 인근 파벨라 아우토드르무 집이 강제 철거되는 장면

아직은 만나지 못한 ‘새로운 세계’ 기사를 마무리할 즈음 ‘새로운 세계(A New World)’를 슬로건

화가 보여준 부조리와 폭력은 이렇게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

으로 한 리우 올림픽이 폐막했습니다. 이 ‘새로운 세계’를 건설

습니다. 세계인의 함성은 떠났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도시 빈

하기 위해, 올림픽 경기장 인근 파벨라 아우토드르무(Autó-

민들은 그들의 보금자리를 여전히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dromo)의 집들이 강제 철거됐습니다. 그 곳에 살던 600 가구

수많은 감동과 승리의 스토리를 전한 올림픽이었지만, 우리가

는 쫓겨났고, 어느새 20 가구만이 남았죠.

바라는 ‘새로운 세계’는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올림픽의 그늘에 가려 우리가 지나친 지구촌 이웃. 세계인들의 축제는 이렇게 도시 빈민들의 강제 퇴거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작성: 권희설 OWL 기자단 noonseol@gmail.com

1988년부터 2008년까지 20년간 무려 200만명에 달하는 사

김설희 OWL 기자단 chacabee@naver.com

람들이 강제 퇴거 등의 형태로 거주지에서 쫓겨난 현실.2 두 영

1  브라질 국기 가운데에 적혀 있는 표어. 프랑스 사상가 오귀스트 콩트의 실증주의 사상의 격언으로부터 유래된 말이다. 2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올림픽은 200만명 넘는 사람들을 살던 곳에서 쫓아냈다, 허핑턴포스트, 2016.08.19

http://www.huffingtonpost.kr/2016/08/19/story_n_11601786.html#cb

34


ODA Watch 이모저모

변화를 위해 한 걸음 내딛는 8월 엄청난 폭염과 열대야가 휩쓴 지난 한 달. 녹아 내릴 듯한 더위 속에서 누진세 걱정에 선풍기와 에어컨도 마음껏 틀지 못하고, 온열 질환들까지 더해 정말 쉽지 않은 여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양껏 내려준 단비 덕분 에 언제 더웠는지도 모르게 하루아침에 선선한 가을이 우리 곁에 찾아왔는데요, 곧 긴 연휴와 함께 추석이라는 우 리의 큰 명절도 앞두고 있어 더욱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한 달입니다. 크고 동그란 보름달이 하루하루 충만해지듯이 ODA Watch도 그간 단체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변화를 위한 한 걸음, 두 걸음을 내딛고 있는데요. 크고 밝은 달빛만큼이나 꽉 찬 2기 ODA Watch의 모습들을 기대해주시길 바 라며 독자 여러분들께 지난 한 달간의 여러 소식들을 전해드립니다.

ODA Watch 시민현장감시단이 르완다에 떴다!

5인)이 르완다로 출국했습니다. 이번 현장감시단은 한국의 대 르완다 무상원조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여러 현 장 방문 및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고, 현지 NGO인

지난 7월 23일, 3월부터 다섯 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총 7

Action Aid Rwanda 사무국과 함께 국내 민간단체들의 홍보,

명의 ODA Watch 감시단원들(ODA Watch 사무국 2인, 시민

모금 활동이 르완다 주민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확인하

ⓒ ODA Watch ▶KOICA 키추키로 직업훈련원 사업장에서 시민현장감시단 모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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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활동들로 구성되었답니다. 이동일정까지 포함해 꼬박 17일

OWL 편집위원회의 개편 워크숍 소식!

간의 긴 여정을 마친 후, 지난 8월 8일 한국에 잘 돌아왔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러 기관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다양한

지난 8월 21일 일요일에는 OWL 편집위원회의 개편 워크숍

현장 사업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이 있었습니다. 지난 113호부터 OWL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

농촌개발사업(새마을운동ODA 사업) 및 인력양성개발 사업과

은정 편집장님께서 자택으로 편집위원들을 초대해 보다 편안

농림축산식품부, 농어촌공사가 시행한 동물자원개발사업, 마

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개편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지막으로 새마을세계화재단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사업들을

요. 오전 이른 시간부터 저녁까지 OWL의 새로운 명칭과 더불

살펴보면서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무상원조사업까지 두루두루

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발간형태와 포맷들을 구상해보

확인해보는 시간들을 가졌답니다. 또, 우리나라 NGO에서 모

고, 기획기사들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다양한 주제로 논의를 이

금 및 홍보에 활용되는 사진과 영상들을 르완다 주민들에게 보

어갔답니다. 매달 OWL을 더욱 알차고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여주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까지 담아왔는데요! 햇볕은 굉장

함께 애써주시는 편집장님과 편집위원님들, 그리고 새로 합류

히 따가웠지만 고도가 높고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한

한 OWL 기자단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앞으로 변화할

국의 가을날씨를 르완다에서 미리 만끽하고 돌아왔답니다. 대

OWL에 대해서는 9월에 다시 자세히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

신 여러 현장들을 방문하기 위해 구불구불한 길과 비포장길을

다. OWL 편집위원회에 응원의 기운을 불어넣어주세요!

몇 시간이고 이동해야 했는데, 차량 에어컨이 고장나는 바람에 단원들이 본의 아니게 고생을 하기도 했다네요. 험한 산길을 오 가며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러 기관들을 비롯해 NGO 활동가들

2016 ODA Watch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개발을 넘어 발전을 이야기하다’ 개최

의 헌신과 고충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후문입니다. 시민현장감 시단의 자세한 활동내용과 소감들은 차차 독자 여러분들께 선

ODA Watch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 사업이 지구촌 빈곤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올 하반기에는 온/오프라인 캠페

치와 지속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제언하는 활동과

인 활동과 결과보고서 발간, 보고회 개최 등의 활동들도 이어질

더불어 시민들의 인지제고를 위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들도 운영하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국제개발협력 집중워크숍’

ⓒ ODA Watch ▶조별로 나누어 회의를 진행한 후 결과물을 발표하는 편집위원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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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은 지금까지와는 다소 달라진 새로운 커리큘럼으로 주목을 받

수료자 분들에게는 신청 기회가 없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차후에

았는데요. 국제개발협력이 점차 복합적이고 다양해지면서 전통적

함께 하실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 영역을 벗어나고 있고, ODA Watch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좁

새로운 변화를 위해 차근히 걸어가고 있는 ODA Watch와 함께

은 의미의 ‘개발’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발전’으로의 전환을 앞두

발걸음을 맞춰갈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들에 맞추어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8월 10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총 5회차로 진행된 이번

작성 : ODA Watch 사무국

워크숍은 발전 담론이 역사적으로 변화해 온 과정을 살펴보고, 인권, 환경, 노동, 빈곤 등과 발전의 관계를 되짚어보는 구성이 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대학생, 대학원생들부터 다양한 분 야의 실무자분들에 이르기까지 50여명이 열정적으로 참가해주 셨는데요. “당면한 업무들만 보며 지내왔는데, 이번 과정을 통 해 국제개발협력을 넘어 삶을 살아가는데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발전에 대해 여러 가지 분야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간 이었다”, “개발이라는 개입 중심의 관점에서 좀 더 폭넓게 정의 할 수 있게 되었다” 등등 다양한 소감들을 전해주셨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학습한 내용들을 활동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총 3회 이상 출석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7기 ODA Watch 시 민활동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단체의 시민활동가 그룹은 우 리 단체의 든든한 기둥이자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으로 활동 전반에 깊숙하게 참여하고 있답니다. 지난 8월 27일(금)부터 17기 활동가를 모집 중에 있는데요, 이번에는 지난 집중워크숍

ⓒ ODA Watch ▶2강 ‘인권의 눈으로 본 발전’을 강의중인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효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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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감사합니다

•신규회원 (1명)

민신혜

•일시후원 (7명)

김은파, 문서영, 유영우, 이상혁, 이지영, 서진원, 손수미

•전체회원 (509명) 강경아 강동렬 강명숙 강보성 강선미 강세일 강안나 강인남 강지은 강하니 강현선 강현지 강형철 고동일 고아라 고영수 고영웅 고영윤 고정현 고현영 고효정 구민정 구정우 구지연 권아람 권유선 권은정 권현진 권혜진 권희설 김광희 김근우 김근태 김남경 김가영 김경연 김광욱 김광희 김귀옥 김남경 김다영 김다은 김다해 김담이 김대영 김대욱 김대한 김대환 김도성 김동욱 김동은 김동주 김동호 김동훈 김로빈 김마리아 김명신 김명주 김미나 김미행 김 민 김민선 김민영 김민주 김민지 김민채 김병관 김병기 김보람 김보영 김복희 김상우 김서영 김선아 김성묵 김성수 김성욱 김성원 김성지 김성호 김성환 김성희 김소연 김수자 김수민 김승찬 김승호 김신애 김신욱 김연상 김영란 김영식 김영아 김영주 김영준 김영후 김용표 김용훈 김우리 김운성 김윤정 김은섭 김은파 김이경 김 인 김일중 김재현 김정희 김준식 김중훈 김지원 김지원 김지원 김지은 김지은 김지현 김지현 김지혜 김창섭 김채리 김태균 김태영 김태영 김태진 김태현 김한나 김한빛 김향지 김 혁 김현경 김현정 김현주 김현주 김현주 김현정 김현진 김형모 김혜경 김혜리 김혜림 김혜영 김혜일 김홍준 김효정 김희경 남상은 남수정 남승주 남종민 노대영 노상은 노재은 노태훈 노하예진 도귀화 류세희 류 현 마연지 문경미 문기홍 문도운 문아름 문아영 문영선 문성민 문하나 문희원 민경일 민신혜 민정희 박광욱 박규섭 박다솜 박다희 박대형 박상현 박선하 박설경 박성완 박소영 박수연 박수연 박순임 박애경 박영인 박예지 박원수 박유정 박윤애 박자연 박자영 박재은 박재출 박재현 박정섭 박정화 박주원 박준상 박준희 박지영 박지영 박지윤 박지현 박진솔 박진영 박현민 박현수 박현정 박혜원 박효진 배정민 배정수 배진선 배하니 백숙희 백진숙 백혜진 변정희 서기준 서은경 서지원 성해리 손다혜 손민철 손혁상 송미숙 송수니 송수민 송연숙 송유림 송은해 송정임 송진호 신미정 신상문 신선연 신소연 신예리 신은숙 신재은 신정연 신지민 신지연 신혜수 심다형 심연주 심영신 안동원 안병훈 안은진 안재희 안지현 양동권 양윤정 양은선 양진아 엄경원 연윤실 염현진 오규상 오꽃별 오선화 오수현 오연주 오원기 오혁준 옥정훈 왕수안 원희영 유기쁨 유미리 유성상 유영우 유영주 유전균 유정숙 윤다혜 윤미정 윤상석 윤샛별 윤세미 윤여정 윤영현 윤이나 윤정혜 윤종혁 윤지영 윤태근 윤현봉 윤혜인 윤희주 은나래 이가현 이경선 이경숙 이경신 이경원 이경원 이경철 이기창 이기환 이다영 이달님 이명희 이미현 이민각 이병진 이삼돌 이상권 이상은 이서영 이선미 이선재 이선주 이선형 이성윤 이성훈 이세희 이소희 이수빈 이수진 이순연 이순열 이승국 이승미 이승인 이승지 이아진 이여울 이영규 이영아 이욱헌 이유정 이은샘 이은선 이은지 이인진 이장미 이재원 이정규 이정민 이정석 이정온 이정화 이제석 이종선 이종헌 이주연 이주영 이주희 이지영 이지은 이지향 이지훈 이진영 이진원 이창덕 이천우 이철호 이충진 이태경 이태주 이택종 이해균 이혁진 이현숙 이현애 이혜영 이호원 이화연 이효경 임건엽 임샛별 임선희 임원혁 임정빈 임종진 임창규 장경아 장문희 장설아 장수영 장우주 장은정 장재현 장지혜 장한이 장해영 장현식 장혜영 전대진 전명기 전상모 전선미 전세련 전세현 전수영 전유나 전은숙 전의진 전익호 전인형 전지은 전해솔 정 현 정기택 정누리 정동길 정동민 정미연 정상호 정성훈 정승은 정 연 정연주 정용시 정윤주 정은주 정인배 정인형 정종혁 정지원 정진경 정진희 정철상 정현석 정혜주 정회진 조기태 조나연 조우진 조윤호 조은지 조은형 조이슬 조인경 조정숙 조한덕 조행란 조현규 조현세 조현주 조혜영 조희령 주현미 지혜론 지홍주 진새봄 차원나 차은주 차 준 차현정 채혜원 최강용 최미나 최미리 최민지 최보람 최성수 최성호 최수영 최슬기 최예나 최윤희 최은정 최재원 최재홍 최주흥 최준호 최진경 최현주 최혜정 최호림 코이카노동조합 하동우 하재웅 한건수 한경구 한규환 한명섭 한민수 한보연 한상우 한승미 한승우 한영미 한예니 한우리 한재광 한정연 한지혜 한지희 한충식 한희경 허유리 허 장 허창수 홍문숙 홍상진 홍상희 홍성욱 홍 솔 홍승희 홍의열 홍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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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살림살이

수입 개인/정기후원금

5,026,480

인건비

일시후원

2,300,000

복리후생비

62,500

7,326,480

여비교통비

341,890

시민현장감시단 (바보의나눔재단 지원금)

4대보험

517,580

21,115,000 세금과공과

40,870

21,115,000

지급수수료

298,900

후원금 수입

사업 수입

지출

기타 수입

잡수입

207,305

계 총계

운영비

3,725,470

통신비

8,624

207,305

도서인쇄비

13,200

28,648,785

사무용품비

9,000

소모품비

29,900

임대료

660,000

기부금

100,250

5,808,184 회의비

224,050

활동가지원비

96,000

활동 관리비 도서인쇄비

51,000

홍보비

269,700

발전교육

550,000

OWL발행

150,500

사업비

6월 통장잔액

6,934,483

6월 현금잔액

40

시민현장감시단

13,561,496

14,902,746

이월금 6월 이월금

6,934,523

총계

20,710,930

합계

35,583,308

합계

20,7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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