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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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L

No. 102, 2015.07

Focus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실현을 위한 개발재원총회의 주요 성과 그리고 한계

해외특파원 흔들리는 한 중년활동가의 자기고백 :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음식으로 보는 개발현장 필리핀에서 겪은 혹독했던 신고식


OWL No. 102, 2015.07 발행처 ODA Watch 발행인 이태주 편집장 한재광

당산동에서

세계 각지에서 들려온 뜨거운 이야기들 견디기 힘든 습한 여름, OWL은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편집인 이유정

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뜨거운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지난 7월 초 UN에서

글쓴이 김현주 민경일 송유림

Post-2015 정상회담 결과문서 최종안이 발표됐다. 향후 15년간 새로운 기

이성훈 이재원 이태주

준이 될 17개의 개발목표에 대한 대응과 분석으로 모두들 정신이 없다. 현

이하늬 정연주 최진경

재 앞으로 5년간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방향과 내용을 담을 2차 국제개발협

한재광

력 기본계획 작성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관련한 연구용역이 마쳤고 관련

편집위원회 강하니 김대욱 김소연

부처가 검토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이제 곧 뜨거운 시간이 다시 시작

문도운 송유림 이유정

될 것이다. 7월 중순에는 아디스 아바바에서 개발재원총회가 개최됐다. 향후

조나연 최승지 한재광

전세계 국제개발협력의 성공의 가능성을 논하는 자리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감수 한재광 이유정 디자인 이주연

전개되고 있다. OWL에서 소개하는 지난 7월에 있었던 자원외교와 ODA 국 회 토론회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터프하고 심지어 흥미진진하다. 모든 기사 들을 끈기를 가지고 정독해 보기를 권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동 6가 344-1, 2층 ODA Watch

마지막으로 몽골에서 온 이야기 하나를 전한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나

(우) 150-810

오는 소리에 눈을 떼기가 어렵다. 뜨거운 여름,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현장에

Tel 02-518-0705 Fax 02-6442-0518 E-mail odawatch.korea@gmail.com

서 애쓰는 모두에게 묻고 싶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발행일 2015.7.29 Copyrightⓒ2015 ODA Watch All rights reserved

표지사진 ©jaymantri

작성: 한재광 OWL 편집장 odawatch.korea@gmail.com


Contents OWL / No. 102 2015.07

02

당산동에서

04

OWL’s View

세계 각지에서 들려온 뜨거운 이야기들

‘우리의 세상을 바꾸는 2030 지구촌 행동 의제’ 와 한국의 진로

07

Focus

13

Focus

19

Focus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실현을 위한 개발재원총회의 주요 성과 그리고 한계

제 4차 Post-2015 시민사회 정책포럼 참관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정부간 협상 결과와 향후 과제

자원외교 누구를 위한 원조인가? ‘자원외교와 ODA’국회토론회“이권 중심의 한국 ODA, 이대로 괜찮은가”참관기-

24

Focus

30

Focus

34

해외특파원

38

음식으로 보는 개발현장

40

ODA Watch 이모저모

44 45

감사합니다

제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6-2020)에 관한 국회토론회 참관기

인류학적 시선과 감수성으로 정의로운 개발 구상하기 <인류학의 눈으로 다시보는 국제개발협력 교육> 리뷰

흔들리는 한 중년활동가의 자기고백 :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필리핀에서 겪은 혹독했던 신고식

새로운 기운으로 설렘 가득한 7월의 소식

살림살이


OWL’s View

‘우리의 세상을 바꾸는 2030 지구촌 행동 의제’ 와 한국의 진로 지난 수년 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하고 전 세계 의 정부와 다자기구, 시민사회가 참여하여 각고의 노력으로

화다양성을 존중하여 보다 정의롭고 평등하며 사회적으로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자고 주창하고 있다.

준비한 지속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최종 문안이 정부간 협상 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7

우리가 지속발전목표에 특별히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17

월 초 발표되었다. 이 문서는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

개의 목표들이 개발도상국의 빈곤, 기아, 건강, 교육 문제를

엔 포스트 2015 정상회의를 통해 채택될 것이며 반기문 사

넘어서 한국사회가 당면한 심각한 구조적 문제들을 모두 담

무총장의 재임 중 최고 업적으로 평가될 것이다. 그만큼 지

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빈곤 퇴치’에서는 80세 노인

속발전목표에 거는 국제사회의 기대가 크며, 실제로 이 문서

들이 쓰레기를 뒤지고 휴지를 모아 생계를 영위해야 하는 노

는 2030년까지 향후 15년 동안 지구촌이 당면한 빈곤과 불

인 빈곤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식량안보’에서는

평등, 실업과 환경문제를 해결할 변혁적이고 야심찬 행동계

먹거리의 대외 의존도가 높고 경제개발 과정에서 수도작으

획을 담고 있다. 이 SDGs 최종안은 제목부터 ‘우리의 세상을

로 단작화된 농업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연

바꾸는 2030 지구촌 행동 의제(Transforming Our World:

령에서 삶의 질을 제고한다’는 목표에서는 노동시간이 과도

The 2030 Agenda for Global Action)’라고 되어 있어서

하며 실업과 주거 문제가 심각하고 자살률이 높은 피로사회

지구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변혁적 행동 의제임

한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양성평등’, ‘물

을 알 수 있다.

과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 ‘모든 이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 제 공과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경제’를 만드는 과제도 한국사

지구촌의 복합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총 17개의 지속발전

회가 풀어나가야 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시민사회가 지속발

목표(goals)와 169개의 실행목표(targets)로 구성된 2030

전목표 중에서 가장 큰 기대를 안고 있는 것은 ‘국가 내에서

행동의제는 ‘한 사람도 뒤에 내버려 두지 않겠다(Nobody

와 국가 간 불평등 완화’ 목표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will be left behind)’는 문구처럼 인류 모두를 위한 ‘21세기

영향으로 모든 국가에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경제성

인권선언’으로 평가될 수도 있는 원대하고 결연한 국제사회

장의 수혜가 소수에게 독점되고 있는 지구촌 불평등 문제가

최고의 합의문건이 될 것이다. 이 문건은 인간(people)의 모

향후 지속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

든 기본권을 실현하고, 인류의 어머니인 지구(planet) 환경

다. 다른 모든 목표들도 그러하지만 특별히 목표 16과 17은

을 살리며, 모든 국가와 사회가 지속적으로 번영(prosperity)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기여해야 하는 중요한 목표들이다. ‘모

하고, 분쟁과 폭력을 종식시키고 평화(peace)를 촉진하며,

두를 위한 정의와 모든 차원에서의 효율적이고 책임 있고 포

지속발전을 위한 지구촌의 연대와 협력(partnership)을 강

용적인 제도를 만드는 일과 지속발전을 위해 평화롭고 포용

조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

적인 사회를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경제와 정치, 사회의 모

용되는 이 변혁적 행동계획은 인권과 법치, 정의와 평등, 문

든 영역에서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마지막 17

4


번 목표는 ‘지속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재생시키기

목표들을 달성하는데 앞장서야 하고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위한 제반 이행수단’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정과

신장하고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형태를 확산하며 모든 수

기술, 역량구축, 무역, 정책일관성과 제도, 통계와 데이터를

준에서 참여적 민주주의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지속발전을

통해 지속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의 활성화에 적극 기

내재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지속발전목표는 새로운 정치

여해야 할 것이다.

적, 경제적 부담이 아니라 모든 사회 주체들에게 세상을 보 다 안전하고 자유롭고 정의롭고 공평하게 바꿀 수 있는 도전

이처럼 지속발전목표들은 한국사회가 풀어가야 할 심각한

기회이다.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이며 시민사회에

사회, 경제, 환경 문제들을 모두 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강조

게는 사회변화의 새로운 모멘텀인 것이다. 이처럼 지속발전

할 필요가 있다. 지속발전목표가 개발도상국 ‘저들의 문제’가

목표를 사람과 미래에의 투자로 인식하고 사회변화의 긍정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지속발전목표는 국

적 모멘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개발과 성장, 물질

제개발 분야를 넘어서 지구촌 모든 국가들의 정치, 경제, 환

중심의 가치관과 교육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인간과 지구,

경 제도와 문화를 바꾸는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변

평화와 공동 번영과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발전

혁 요구인 것이다. 이러한 지속발전목표의 본질을 간과한 채

의 진보적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노

진행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의 논의는 문제가 매우 많다. 한

력해야 한다.

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직시하고 이를 변혁하기 위한 최 고의 국제 규범이자 정책 가이드라인으로서 지속발전목표를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는 지속발전목표를 실천하고 국제

활용해야 하는데 개발도상국 원조에 국한하여 논의를 진행

사회에서 모범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ODA Watch에서는 오는 9월 유

속히 마련하여 유엔 정상회의에서 발표하도록 해야 할 것이

엔에서의 지속발전목표 채택에 앞서 향후 한국 정부와 시민

다. 무엇보다도 한반도에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정착시키

사회, 민간기업이 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며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며 북한과의 환경협 력, 기술협력과 경제협력, 개발협력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첫째, 정부는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환경에 있어서 지속

것이 가장 중요한 지속발전 국가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북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대통령 직속으로 ‘지속발전위원회’를

한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여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설치하고 지속발전 관련 녹색성장위원

조(ODA) 규모를 2030년까지 유엔이 권고하는 수준까지 지

회 등 여러 위원회들을 통폐합하여 효율적인 국가 거버넌스

속적으로 확대할 것임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 때 신설되었던 대통령 직

한국의 혁신적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무역과 이주

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그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여 중장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제도적 역량을 지원하는데 앞장설

기 국가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통합적, 범정부적 거버넌스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포용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 장과 남북통합, 사회적 불평등 완화와 삶의 질 제고를 최고의

빈곤과 질병, 분쟁과 폭력, 차별과 불평등, 실업과 환경 파

국정 목표로 설정하는데도 지속발전목표는 매우 효과적이며

괴로 생계의 지속가능성이 매일 위협받고 있는 지금의 세계

2030년에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지속발전을 실

를 바꾸고자 하는 ‘2030 지구촌 행동의제’가 또 하나의 국제

천한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벤트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발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지속발전목표를 국

둘째, 정부와 지자체, 시민사회 및 기업 등 모든 주체들은

정목표로 설정하는 정치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유엔 70

모든 의사결정 단계와 과정에서 지속발전목표와 원칙, 실행

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올해가 그 동안의 성장주의와 남북

5


한 대치상황을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과 지속발전 을 위한 국가발전계획을 재설정할 때다. 9월 유엔 정상회의 에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지속발전 국가전략을 발표할 수 있 기 바란다. 지금 이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모든 주체 들이 나서야 한다. 작성: ODA Watch 실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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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실현을 위한 개발재원총회의 주요 성과 그리고 한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 위치한 아프리카경제 위원회(ECA: 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 본부에서 지난 7월 13일부터 4일 간 열린 유엔 제3차 개발재원총회1가 7월 16일 결과문서 채택과 함께 막을 내렸 다. 약 7천명이 참가한 이번 회의는 아디스 아바바에서 개최된 최대 규모의 행사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OECD 앙헬 구리아(Jose Angel Gurria Trevino) 사무 ⓒ이성훈

총장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 대다수가 참여했다. 개발재원총회 안내 현수막 이번 회의는 2015년 유엔이 주최하는 지속가능발전 분야 3대 회의 중 첫번째 회의로, 올해 9월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 및 정

채(E, 93항 – 102항)를 순서대로 다루고 나서 개발재원 시스템

상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2016-30년까지 15년간의 지속

과 관련된 이슈(F, 103항 – 113항)와 과학, 기술, 혁신 및 역량강

가능발전목표(SDGs)를 재정적으로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가를

화(G, 114항 – 124항)을 공통의 이슈로 다루었다. 그리고 마지

논의하는 회의였다. 세 번째 회의는 올해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막인 제3장에서는 데이터, 모니터링과 후속 계획(125-134항)

유엔기후변화 협상 당사국 제21차 회의로 17개의 SDGs 중 13

을 다루었다.2

번째인 기후변화 관련 목표를 다룰 예정이다. 아디스 아바바 행동의제(Addis Ababa Action Agenda,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회의에 대해 시작 전부터 기대보다는

AAAA)라 불리는 이번 회의의 결과문서는 모두 3개의 장과 134

우려가 더 컸다. 뉴욕에서 열린 사전 협상회의에서 여전히 선진

항목으로 구성되었으며, 올해 9월 유엔 총회에서 최종 승인될

국과 개도국 사이에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이 전혀 좁혀지는 기

예정이다. 결과 문서의 첫째 장은 Post-2015 개발의제 재원을

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약 600명 이상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는

위한 지구적 차원의 프레임워크를 다루었고, 둘째 장은 구체적

본회의 전 이틀간 시민사회포럼을 개최하여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인 실천행동 영역을 국내와 국제, 공적과 사적 재원으로 구분하

논의하고, 그 결과를 모아 시민사회의 입장을 채택했다. (아래 박

여 다루었다. 즉 국내공적재원(A, 20항-34항), 국내 및 국제 사

스의 성명서 요약 참조)

적 민간 기업과 재정(B, 35항-49항), 국제개발협력(C, 50항-78 항), 개발을 위한 엔진으로서의 국제무역(D, 79항 – 92항), 외

7


개발재원을 둘러싼 주요 쟁점과 대립

2019년 제4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명문화한 것이다(134항). 마지막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했던 두 번째 쟁점인 세금 문제

이번 회의에서는 다양한 주제와 이슈가 다루어졌는데 회의

는 모든 국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엔 산하에 세금 문제를 다

직전까지 주요 쟁점은 크게 세가지로 알려졌다. 첫째는 1992

루는 정부간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개도국의 제안이 받아들여

년 리우 환경과 개발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이자 차별화된 책임

지지 않았다. 대신 기존의 세금에 대한 국제협력 전문가 위원

(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y, CBDR) 원칙

회3를 강화해서 활용하자는 선진국의 제안이 수용되었다(29

을 개발재원 분야에 확대해 적용할 것인가, 둘째 국내개발재

항). 이는 OECD가 주도하고 있는 국제적 세원잠식과 소득이

원 특히 세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세금에 대한 국제적 기

전(BEPS: 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논의를 중심으

준과 거버넌스 메커니즘을 누구의 주도로 어떻게 만들 것인

로 세금에 관한 국제기준과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선

가, 셋째는 SDG 17번째 마지막 목표인 이행수단(Means of

진국의 입장이 관철된 것으로 풀이된다.4 보도에 따르면 특히

Implementation)에서 재원 부분을 이번 아디스 아바바 행동

미국, 캐나다, 일본과 EU가 세금문제에 대해 입장을 굽히지 않

의제(AAAA)로 대체할 것인가였다.

아 막판까지 협상에 난항을 겪었는데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

회의가 시작되면서 첫째와 셋째 쟁점은 어렵지 않게 타협이 이루어졌다. 첫째는 CBDR을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분야에 국

개도국을 대표했던 국가들이 압력에 못 이겨 막판에 강경입장 을 철회하면서 합의문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한해서 적용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고(59항), 셋째 SDGs와의 관계는 완전대체는 아니지만 중요하게 참조한다는 절충으로

시민사회의 비판

합의를 이루었다. 즉 개발재원 회의는 SDGs 이행재원과 관련 이 있지만 독자적인 과정임을 재확인하고 이에 따라 4년 후인

이런 결과를 반영하듯이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한 참가국, 특히

ⓒ이성훈

개발재원총회 회의장 현장 모습

8


선진국과 개도국, 유엔과 국제시민사회 대표의 반응은 매우 대

개발재원총회의 주요 성과

조적이다. 특히 그 동안 Post-2015 개발의제 과정에 비판적이 지만 건설적으로 참여해 온 대다수 시민사회의 주된 반응은 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비판적 분위기 속에서 나름대로의 성과

망과 분노였다. 유엔은 ‘역사적’, ‘이정표(milestone)’, ‘혁신적

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세금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불

인(groundbreaking)’ 등의 외교적 수사를 동원하여 합의의 내

거져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23항에서 명시된 기술이전

용보다는 합의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각하면서 회의의 의미를

메커니즘(Technology Facilitation Mechanism) 설립은 개도

강조했다면, 실제 협상에 참가한 정부 대표단의 반응은 입장에

국이 지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것으로 이번 회의

따라 매우 대조적이었다. 선진국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재원에

의 실질적인 성과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세계

관한 ‘갑’의 힘을 재확인했다면, 개도국은 불만과 좌절감 속에

저작권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

서 ‘을’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별 사안에서 입장

tion), 유엔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이 다를 수 있으나, 국제시민사회는 크게 원칙과 총론적인 차

Programme) 등 몇몇 국제기구에 분산되어 논의되던 기술이

원에서 경제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개도국의 입장을 지지하였

전 문제는 시민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다. 따라서 최대 쟁점이었던 세금 문제에 대해 유엔 산하의 보

다자간 협력모델 방식을 통해 SDGs 이행에 기여하는 제도로

편적인 제도 구축에 실패하자 시민사회는 회의 결과에 대해 비

출범할 예정이다.

판적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밖에 이번 회의의 성과로 거론되고 있는 내용으로는 건강

대표적인 구호와 개발단체인 Oxfam의 위니 뱐이마(Win-

과 교육 등 필수적인 서비스 제공을 포함하는 사회보호시스템

nie Byanyima)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가 인구 10억이 여전

을 만드는 사회적 협약(Social Compact) 수립의 중요성에 대

히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류 스캔들을 해결할 수 있

한 합의, 불법적인 재원 이동 문제를 다루기 위한 공조 약속 등

는 10년만의 기회를 상실했다”고 지적하면서 “선진국은 원조

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공적인 규제정책 없이 지나치게 민간

공약에 대한 ‘공수표’만 남발하고 빈곤퇴치와 개발을 적절한 보

기업에 재원을 의존하려는 경향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호 장치 없이 민간기업에 넘겨버리고 말았다”며 이번 회의를

높았다. 특히 연기금 등 공적투자기관과 각종 민간 투자자금

강하게 비판했다.

과 컨설팅 회사들이 각종 부대행사, 특히 혼합재원(blended

국제적 차원에서 시민의 민주적 참여증진을 위해 다양한 캠

financing)과 민관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 등

페인을 전개하는 대표적 시민사회단체 CIIVICUS 대니 스리스

에 관한 부대행사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적

칸다라자(Danny Sriskandarajah) 사무총장도 “아디스 아바

지 않은 시민사회단체가 ‘개발협력의 민영화’ 또는 ‘민간의 사

바 회의에는 빈곤퇴치를 위한 새로운 재원에 대한 공약이 없

전자본에 공적인 개발협력이 종속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

었고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을 위한 의미 있는 조처도 없었다”며

하였다.

회의 결과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2011년 말 부산에서 열린 세계개발원조총회 결과로

개발과 외채문제를 다루는 단체인 유럽의 시민사회단체인

출범한 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EDC:

EURODAD는 “이번 회의의 결과는 비극적이었다”고 더 강력

Global Partnership for Effective Development Coopera-

히 비판하면서 “세금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정부간 위원회 설립

tion)5은 본문 58항에 유엔 개발협력포럼(DCF: Develop-

이 실패하면서 100개 이상의 개도국이 세금문제를 다루는 기

ment Cooperation Forum)과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지닌 협

준과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초국적 기업의 조세 회

력대상으로 유엔 공식문서에 처음 언급되었다. 또한 제30항

피 등 다양한 형태로 세금이 새어나가는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

에서 국내에서 정부 3.0으로 알려진 열린정부파트너십(Open

지 못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Government Partnership,OGP)6이 국내공적재원에서 중요 한 요소로 언급되었다. 아시아에서 한국을 비롯하여 몽골, 필

9


리핀, 인도네시아 4개국이 가입한 이 제도는 정부의 정보공개

로 출범한 믹타(MIKTA,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

와 국민의 알 권리 증진을 위해 중요할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를 정부간 협력의 사례로 들면서 “이번 총회의 성공을 위 한 추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역할 이번 회의는 2002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첫 회의와

시민사회의 노력

2008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2차 회의에 이어 7년만에 열 린 3차 회의로, 한국은 ‘원조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

아쉽게도 올해 3대 유엔 회의의 첫 출발이 긍정적으로 보이

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지 않는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단은 마지막 날 평가회의에서 다

Committee)에 2010년 가입한 뒤 공여국 입장에서 참가하는

음주에 뉴욕에서 이어지는 약 10일간의 마지막 지속가능발전

첫 개발재원총회였다. 정부 대표단은 외교부 윤병세 장관을 수

목표(SDGs) 협상 특히 이행수단 분야에서 보다 전향적인 내용

석대표로 하여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

이 만들어지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다짐했

수출입은행 등 관계 기관 실무자 약 20명이 참여했다.

다. 그리고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다짐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4일 기조연설에서 개발재원 활용

담아 본 회의장 입구에서 퍼포먼스와 함께 일주일간의 활동을

과 관련해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

마무리했다. 향후 SDGs 확정과 이행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지

sistance)와 국내재원의 동원과 효과적인 사용, 개발협력의 질

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적 향상 등을 주요 과제로 지적하면서 한국 정부가 개발 파트너 들과 함께 창의적 방법으로 더욱 효과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 민 간재원과 혁신적 개발재원 등 다양한 재원 활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였다. 한편 윤 장관은 2013년 한국 정부의 제안으

ⓒ 이성훈

시민사회 대표단의 퍼포먼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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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스 아바바 시민사회포럼 성명서 요약 2015년 7월 12일 서문 이번 결과문서 초안은 결론적으로 약속된 이행을 이끌어 낼 구속력이 거의 없으며, 기존의 재원을 확대하고 새로운 재원을 발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실패하였음. 몬테레이 컨센서스와 도하선언에 비해 내용이 약화되었으며 Post-2015 개 발의제 이행수단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함. 유엔개발재원총회의 논의가 SDGs 이행수단에 기여하기 위해 서는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BDR)’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임.

국내재원동원(DRM: Domestic Resource Mobilization) 국내재원동원을 위해 세금의 재분배의 기능이 증진되어야 하며, 조세관련 정책결정 과정에 개도국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함.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 도피 및 탈세 행위를 방지하고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정부간 세금 조직을 설립해야 함. 이와 더불어 각 국에서 추가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 인권에 기초하고, 시민사회와 환경에 우호적인 세제 개혁 을 도입할 것을 촉구함.

민간 재원 보건, 교육 등 공적 서비스 영역이 민영화 및 상업화되면서 사회 불평등을 초래하고 취약계층은 더욱 소외됨에도 불구하고 민간재원의 역할이 이번 유엔개발재원총회에서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는 점을 우려함.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의 입지가 더 욱 커지고, 규제 완화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조사 및 주기적 인권실사의 필요성, 자발적 기준 이 아닌 구속력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 이와 더불어 기업들의 활동에 대한 국가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거버넌스를 강 화해야 함. PPP는 환경사회영향평가(세이프가드)를 갖춰야 하며, 정부와 기업은 ‘UN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에 따라 효과적 인 메커니즘을 구축하여야 함. 각국 정부에서는 제네바 UN인권이사회에서 기업들에 대한 국제적인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여야 함.

국제개발협력(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재원마련에 있어 남남협력, 국내재원마련(DRM) 또는 민간영역 확대를 강조하는 모습이 우려됨. 공적개발원조(ODA)는 개발재원에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며, 각 국가는 40여 년 전 ODA 규모를 GNI 대비 0.7%로 확대하겠다는 공약 달성을 위해 2020년까지 ODA 확대방안을 마련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국내에서 법제화 해야 함. 결과문서에 개발효과성 의제가 더 강조되어야 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multi-stakeholder)를 포함하는 파트너십 과 플랫폼을 포용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함.

국제무역(International Trade) 다자간 무역 시스템이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개발에 기여하고 있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포용적인 인권기 반 무역활동과 이와 관련한 금융, 기술, 투자, 지속가능발전과 같은 이슈를 보장할 기구(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의 역할을 강화해야 함. 국제무역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제공,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 발, 인권과 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이행이 뒷받침되어야 함. 결과문서 초안은 국제 무역 정책을 비판적으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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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폐쇄적이고 비밀스럽게 논의되는 무역정책 협상과정을 개혁하지 못하는 내용임.

채무(Debt) 결과문서에는 채무변제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 언급되어 있지 않음. 유엔차원에서 국가채무조정을 향상할 방안을 논의하고 채무상환능력은 단순한 기술적 분석을 넘어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도덕적, 법률적 측면을 포함하여 측정해야 함. 아디스아바 바 결과문서(AAAA)가 지속가능개발(SDGs)의 이행기제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면, 각국의 SDGs 실현에 채무원리금 상환이 미치는 영향과 국가채무상환능력 분석에 SDGs 이행에 필요한 공공금융재원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함.

기술 기존 선언들과 달리 기술을 독자적 요소로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 소외계층의 기술 접근권이 강화되어야 하며 민간기업부문 과 산업화된 국가들로부터의 기술이전만이 주가 되지 않도록 선주민, 지역 공동체의 전통 지식의 가치를 인정하고 공적 재원 으로 전통 지식의 전수와 공동체 혁신을 증진하여야 함. 기술조정메커니즘(Technology Facilitation Mechanism)의 설립을 환영하며 SDGs 달성에 필요한 과학, 기술, 혁신의 가이드를 제공하길 바람.

구조적 문제 국제금융시스템의 근본적 개혁 없이는 구조적 불평등, 실업난, 사회서비스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 유엔글로벌경제위 기회의에서 도출된 개혁안의 이행이 필요하며 단순하게는 IMF에서 이중과반수제도를 확대 적용하는 것이 가능. 또한 IMF 에서 연간 2500억 달러의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을 발행하여 개도국 중심으로 경제적 수요에 맞춰 배분할 것을 촉구함.

후속조치 투명성, 책무성에 대한 각 국가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지 못 함. IATI와 같은 현존하는 정보공개기준의 준수를 촉구해야 하 며 정보공개 정책입안에 대한 권리를 바탕으로 참여를 위한 우호적 환경(EE)를 조성해야 함. 정부간 개발재원포럼의 설립 을 환영하나 이 포럼에서 SDGs의 이행수단 후속조치를 담당하면 개발재원이슈가 SDGs 각 목표별로 분절화되어 구조적이 고 총체적인 관점에서 다루지 못할 우려가 있음. 정해진 기한 없이 세계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별도 위원회의 설립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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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이성훈,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운영위원장, 한국인권재단 상임이사 alee7080@gmail.com

1  영어 공식 명칭은 UN 3r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Financing for Development (Ffd) : AddisAbaba Action Agenda 2  http://www.un.org/ga/search/view_doc.asp?symbol=A/CONF.227/L.1 3  UN Committee of Experts on International Cooperation on Tax Matters http://www.un.org/esa/ffd/topics/tax-cooperation.html 4  http://www.oecd.org/ctp/ 5  http://effectivecooperation.org/ 6  http://www.opengovpartnershi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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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제 4차 Post-2015 시민사회 정책포럼 참관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정부간 협상 결과와 향후 과제

지난 7월 1일, 4차1 시민사회, 정부, 학계가 함께하는 Post-

하였으며, UN 개발협력포럼(Development Cooperation Fo-

2015 시민사회 정책포럼이 개최되었다. 국제적으로는 9월 유

rum), 인천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 등을 개최

엔 총회에서의 Post-2015 개발의제 설정과 국내적으로는 제2

하고, Post-2015 정부 간 협상(Post-2015 Intergovernmental

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 수립이라는 중대한 모멘텀을 앞두고

Negotiations)에 참석하여 한국 정부의 의견을 개진해왔다. 한

KOICA 협력, KoFID 주최, KCOC와 GCAP-Korea 공동 주관으

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그 동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정

로 개최된 이번 포럼은 시기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상당히 중

책대화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여 시민사회 입장을 알리고자 노력

요한 자리였다. 그 열기를 반영하듯 당일 포럼이 열린 사회복지

해왔으며, 새로운 개발의제에 대해 지난 2014년 3월 시민사회

공동모금회 대강당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약 80명이 참석하여 좌

차원에서의 핵심 과제2를 설정하고, UN총회3에서 채택될 새로

석을 가득 메웠다.

운 개발의제 결과문서 초안4(이하 결과문서 초안)에 대하여 핵심

Post-2015 개발의제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Post-2015 정 부간 협상을 위한 ‘Post-2015 범정부 TF’를 작년 12월에 출범

과제를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2015년 7월 1일에 열 린 이번 정책포럼을 통해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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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Post-2015의 ‘변혁적인(Transformative) 전환을 위한 목표’ 달성을 위해 대한민국은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을까. 이번 포럼은 각 주체들의 지금까지의 활동 현황과 의견을 공유하는 방 식으로 진행되었다.

에 대한 간소화(개도국)와 현행 유지(선진국) 주장간의 대립 등 의 내용을 공유했다. 오영주 국장은 Post-2015와 개발재원 논의에서 뜨거운 쟁점 이 되고 있는 CBDR 개념을 재차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경제나

ODA Watch 이태주 대표(KoFID 공동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사회적 측면에서는 CBDR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임을 강조했다.

Post-2015 정상회의 결과문서 문서 초안과 관련하여 국내에서

이는 선진국의 과거 발전 과정에서 개발도상국에 끼친 부정적

다루지 않은 젠더, 소외계층에 대한 고질적 문제를 예로 들며 경

영향은 환경 분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도국의 경제(자원

제, 사회, 문화적 정의(Justice)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을 이야기

착취), 사회(식민주의 정책)와도 무관하지 않으므로 선진국의 역

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ODA/GNI 대비 0.25% 목표를 달성하

사적 책임을 강조하고자 하는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과는 차이가

지 못한 점에 대한 정치적인 약속의 중요성, 개발협력관련 투명

있는 부분이다.

성, 책임성을 위한 데이터 혁명(Data Revolution)의 활용 등에 대한 과제를 던지며 포럼의 문을 열었다.

또한 오영주 국장은 향후 추진 계획과 관련하여 제2차 국제 개발협력 기본계획 수립과 사업 중점분야 선정 과정에서 Post2015 개발의제 논의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며 개발의제의 보편

지난 Post-2015 정부 간 협상 동향

성 확보를 위한 국내 이행체계를 마련할 것임을 밝혔다. 국내이 행과 관련해서는 국무조정실과 논의할 예정임을 밝히며, 시민사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총 6차

회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앞으로 이행

에 걸쳐 진행된 Post-2015 개발의제를 위한 정부 간 협상 동향

과정에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을 설명했다. 결과문서 초안 내용인 선언문, 지속가능목표와 세

작년 12월 개최된 Post-2015 시민사회 정책포럼에서 한국

부목표, 이행수단 및 글로벌 파트너십, 후속조치 및 평가 등이 정

정부가 발표한 주요 중점 분야는 △세계시민교육, △고용창출

부간 협상에서 차례로 논의되어 온 과정을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과 불평등 해소,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목표 이행 모니터링 체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문과 선

계), △지역개발, 기후변화, 젠더 이슈였다. 6개월간 정부간 협

언 부분에 있어서는 개도국에서 선언문의 기존의 6가지 핵심 요

상과정을 거친 현재, 한국정부는 △교육(세계시민교육), △포용

소(dignity, people, prosperity, planet, justice/governance

적 경제성장(고용창출을 통한 불평등 해소), △ 부산 글로벌 파트

and partnership) 중 Justice와 Governance 부분이 내정간섭

너십, △아동, 양성평등, 법치, 굿거버넌스(good governance),

의 가능성을 내포하므로 이를 제외하고 dignity는 그대로 유지

△기후변화, △지역개발(새마을운동의 국제적 확산)을 주요 중

하되, Peace를 추가한 형태의 5Ps(people, prosperity, planet,

점분야로 밝혔다. 한국 정부의 주요중점 분야는 대체로 동일하게

partnership, peace)로 수정할 것과 17개 목표를 그대로 유지

유지되고 있으나, 새롭게 법치, 굿거버넌스, 새마을운동 등의 이

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슈가 추가되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추가된 지역개발에서 새마

고 밝혔다. 이어 목표와 이행수단, 후속조치 및 평가에 있어 특

을운동 국제적 보급에 대한 언급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국제개발

히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 차이가 매우 극명한데 주요 쟁점으

협력에서 새마을운동과 같은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할 때 이를

로 개발재원(Financing for Development)6과 Post-2015 이

정치적으로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위험에 대해서는 다시

행을 통합할 것인가 혹은 개발재원을 Post-2015보다 더 큰 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한국 정부에서 꾸준히 중요성을

에서 논의할 것인가의 구조적 대립,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

피력하고 있는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의 경우, 개발효과성의 주요

임(CBDR : 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y) 개념

원칙은 포함했으나, 개도국에서는 ‘OECD 회원국 중심의 의제’

이 환경 영역에 국한된 원칙인지 Post-2015 전반에 적용될 원칙

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고, 정상회의 결과문서 초안에도 반영되

인지에 대한 의견 대립, MDGs에서는 없었던 후속조치 및 평가

지 않아서 앞으로 논의가 어떻게 진전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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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 개발협력국 오영주 국장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 이성훈 운영위원장

으로 빈곤정책에서 대북지원이 중요시되지 않고 있는 있는 점을

국내외 시민사회의 입장

지적하고, 국제 흐름과 맞지 않는 제도 및 정책, 이행 현황 평가 주기(4년으로 되어있지만 2년마다 하는 것이 적당)에 대한 의견

뒤를 이어 KoFID 이성훈 운영위원장이 ‘UN의 Post-2015 정

도 추가로 제시했다.

부간 협상 내용에 대한 국내외 시민사회의 입장’을 주제로 발표 했다. 이성훈 위원장은 2012년부터 Post-2015를 준비해온 시

패널토론: 정부와 시민사회에게 남은 과제는?

민사회 활동과 함께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기본입장으로 5대 핵 심과제(미주2번 참고)를 차례로 설명하였다. 그는 결과문서 초

패널토론에서는 한국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Ko-

안에 대한 국제시민사회들의 의견을 분석하고 관련 전망과 과제

rea)의 양수길 대표가 지속가능발전의 희망은 청년이라는 이야

를 도출한 결과를 공유하면서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이 없으며 기

기와 함께 많은 청년층이 정책포럼에 참여한 것에 반가움을 표

업 참여의 책무성 강조가 간과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시민사회

현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SDGs 목표나 이행수단이 부족하고 정

개발효과성을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

책철학이 없어 국가별로 이행하기 어려움이 있음을 이야기하며,

성과 책무성을 근간으로 한 인권기반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각 국가의 연령별, 성별, 지역별, 인종별로 대상(target)을 구분

이 위원장은 더불어 정부가 보편적 가치와 공익 관점에서 국제

하여 이행 수단을 마련하는 것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또한 이

사회와 국내의 교량 역할을 충분히해내야 함을 이야기하며, 외

과정에서 통계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협력

교부 차원에서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범정부 TF7차원에서는 그

적으로 참여하고 영역별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함을 강조

간 노력이 거의 보이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의 발표에서

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우리나라가 당면해 있는 문제들을 파

는 국제적 맥락에서 △ UN DCF, GPEDC, OGP(Open Govern-

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과 이니셔티브를 설정하

ment Partnership 등과 같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다양한 프

여야 하며 포용적 성장, 교육과 같이 중점 분야를 논의할 때 그리

레임워크와 이행수단의 조화 △한국의 발전경험을 SDGs 관점

고 시민사회 참여방안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계획8을 함께 제시

에서 재해석하여 활용 △국제기구와 시민사회와의 전략적 파트

해야 함을 주장했다. 양 대표는 모든 이해관계자, 기업, 시민들이

너십 구축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국내적 맥락에서는 △ 녹색

참여하여 달성할 수 있는 SDGs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인식제고

성장, 창조경제 등과 같은 국내 다양한 정책 프레임워크와 조화

교육이 필요하고,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정치적 리더의 역할이

△국내 법, 제도, 정책 개혁을 통한 시너지 창출 △다양한 이해

중요함을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관계자(정부, 국회, 시민사회, 학계, 기업)가 참여하는 SDGs 국

두 번째로 임홍재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사무총

내 이행 거버넌스 구축이 주요 해결 과제로 제시되었다. 마지막

장은 국제개발협력분야에 새롭게 등장한 주체인 기업의 역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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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기업이 활동함에 있어 인권, 노동, 환경,

정부 부처간 이해 정도가 상이한 상황이므로 총체적으로 담론화

반부패를 존중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SDGs와도 일맥상통

시키는 과정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한다고 설명했다. 임사무총장은 글로벌콤팩트에서 기업이 준수

조영숙 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연대센터장은 SDGs 협상은 법

해야 하는 원칙 이외에 이행 수단과 관련하여 올해 채택한 2가지

적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성의 측면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로

의 문서를 소개하면서 하나는 기업관점의 우선 순위를 제시하는

치부될 수 있음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MDGs와 보편성을 추구

문서이며 다른 하나는 이윤 추구를 넘어 시장과 사회기반의 지속

하는 SDGs의 패러다임을 구분짓는 주요 주제로 불평등 문제를

가능한 장기 목표를 설정하여 투명하게 협력하는 사회에 기업이

꼽았다. MDGs의 경우 한국에서는 ODA 증액만 이야기해왔으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 SDGs는 보편적 의제이므로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더라도 사

세 번째 패널이었던 김태균 국제개발협력학회(KAIDEC) 총

회 성숙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고 설명

무위원장(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은 SDGs가 거시적으로

했다. 기존 MDGs에서 다루지 못했던 불균형, 격차 문제를 시사

보편적 지향점을 제시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목표를 부여하

점으로 내세우며 정치가 정책을 좌우하지 않도록 시민사회와 함

고 국가에 역할을 맡기는 21세기 형 발전 국가(development

께 공론화하는 과정을 통해 정치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

state)가 재 탄생할 우려도 있음을 표명하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발언했다.

시민사회의 연대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미시적으로 한국 분절화

마지막으로 남상은 한국월드비전 옹호팀 팀장은 한국 시민사

과정이 국제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유엔차원

회의 활동가로서 정부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과 한계를 지적하며,

의 개발협력포럼(UN DCF)과 OECD 차원의 ‘효과적인 개발협

이제는 정부가 그간의 정책포럼 및 다양한 채널에서 발의한 약속

력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EDC)’ 간 분절을 예로 들었다. 국

들을 이행하는 책무성을 보여줘야만 하는 시기라는 것을 강조했

내적으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과제로 책

다. 지표 설정에 있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할 것(Leave no

무성을 거론하면서, SDGs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 가

one behind)’의 대원칙을 반영하여 각 정부간 합의를 도출하는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시민사

것이 중요하며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회는 연대를 통해 국내 이행을 공론화시키고 책무성을 기반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이행 수단

한 구체적인 대정부 애드보커시 활동을 지속해야 하며 정부는 제

과 평가를 구체화하는 작업과 중간단계에서 (취약 계층을 포함

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국책사업과

하는 불평등 시각으로)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모니터링하는 작업

SDGs를 어떻게 연계해야 할지에 관해 고민하고 이 과정에서 대

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포괄적 참여에 대한

북 문제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아쉬움을 토로하며 참여 메커니즘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

뒤를 이어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 고계현 운영위원장(

조하며 마무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이 그동안 경실련에서 SDGs

패널 토론이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정부의 분절화 문

목표 국내 이행을 위해 4가지 분야(사회, 환경, 경제, 파트너십)

제를 되짚으면서 범 정부적으로(과거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역할

로 나누어 진행한 토론회를 언급하며 국내 이행의 중요성을 또

과 같은) 해결방안이 마련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와 비슷한 맥

한번 강조했다. 시급하게 SDGs 국내 이행 전략과 목표들을 설정

락으로 국조실의 국내이행과 관련한 청사진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하여 정책이 특정 정권에 따라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

오영주 국장은 “SDGs는 국가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메커니즘

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적 의제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발

으로 일종의 컨센서스라는 본질을 이해하여야 한다”며, “국제와

언했다. 또한 한국의 압축 성장의 성과와 이에 따른 문제점의 검

국내를 균형 있게 바라보고 우리나라 ODA정책에, 이행 방식에

토가 필요하며 정부, 국회, 언론, 시민사회, 학계 모두가 참여하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는 범정부적 논의의 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문제

한 국내 이행을 위해 현재 여러 부처와 함께 범 정부적으로 협상

점과 SDGs가 상통하는 영역인 경제 불평등, 빈곤, 노동에 대해

하고 있는 중이며,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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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분절화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커니즘을 구축하고,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과 연계, 국제 규범과

이성훈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SDGs를 국내에서 실용적으로

원칙에 부합하는 국내 정책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다시 확인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년 수립되는 5개년 계획과 5월에 있을 총

하였다. 한국 시민사회 차원에서는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바탕으

선과 같은 정치적 맥락에서 국회가 어떻게 이 문제를 담론화 할

로 하는 시민사회 개발효과성을 위한 ‘우호적인 환경(Enabling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 대해 발언했고, 오영주 국장은 앞으로

Environment)’ 조성을 위해 관련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노

좀 더 열린 프로세스로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노

력을 지지하고, 지역사회에서의 활동과 국제적 담론을 연계할 수

력할 것이며 국가 재량권이 부여된 평가체계는 추후 협의하여 함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국제 시민사회와 더불어 국내

께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양수길 대표는 현재 구조적

시민사회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시민사회 입장에서의 핵

인 문제가 있지만 대통령 산하 모든 부처가 참석하는 지속가능발

심 개발 의제들이 세부 지표 수립 및 이행 전략에 반영되어 진정

전위원회 구성을 통해 9월 이후 국가 차원의 협의를 해야 할 것

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할 것(Leave no one behind)’ 기제를

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현하는 Post-2015 개발의제 국내 이행 프레임워크가 마련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피력해야 할 것이다.

Post-2015 새로운 개발의제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최종 결과문서가 확정되면 우리나라도 국내에서 앞으로 15년 간 이행하게 될 전략을 수립하여 내재화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될

그간의 Post-2015 시민사회 정책포럼에서 정부의 정책일관

것이다. 제4차 정책포럼에서도 여전히 정부, 시민사회, 기업, 학

성, 책무성 강화,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 구축 등은 항상 대두되

계가 합의점을 찾거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그간

었던 과제이다. 정부는 앞으로 성과를 숫자로 표현하는 기술적인

이야기해왔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데 그쳤다는 생각이 들

면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빈곤퇴치와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부

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자리가 마련되어 지속적으로 서로의 존

처간 다각적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재를 인식하고, 조금씩 파트너십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이라는데

번 포럼에서 투명성과 책무성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모니터링 메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포럼의 말미에서 KCOC 남부원 부회

패널 토론(좌부터 차례대로 임홍재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 양수길유엔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한국포럼 상임 대표,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국 국장, 남부원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부회장, 이성훈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 운영 위원장, 김태균 국제개발협력학회 총무위원장, 고계현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조영숙 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 연대센터장, 남상은 한국월드비전 옹호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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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강조하였듯이, 모든 인류가 공동의식을 가지고 인식 격차 를 줄이고 총체적으로 역량을 형성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과제일 것이다. 작성: 이하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정책센터 간사 hnlee@ngokcoc.or.kr

1

-

1  1차 : UN-HLP 보고서를 중심으로 (2013.7.3), 2차 : 한국ODA정책과 부산 파트너십의 역할을 중심으로(2014.11.25), 3차 :Post-2015 프로세스 현황과 SDGs 국내이행을 중심으로(2014.12.19) 2  1.새로운 개발 패러다임 모색 2. 불평등 문제 3. 개발재원 방안 4. 책무성 매커니즘 제도화 5. 글로벌 파트너십의 중요성 3  2015년 9월 25일~27일 뉴욕 UN본부에서 개최 4  UN TRANSFORMING OUR WORLD BY 2030:A NEW AGENDA FOR GLOBAL ACTION (2015.06.02.) 5  UN 총회에서 채택될 결과문서에 대한 정부 간 협상이 7월 2차례(07.20~24/07.27~31) 더 이어질 예정이다 6  개발재원총회가 7월 13일~16일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예정 7  2014년 12월 Post-2015 범정부TF를 출범함(외교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 15개 관계부처가 참여) 8  세계교육포럼과 연계하여 제프리삭스가 제시한 Global Educational Fund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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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자원외교 누구를 위한 원조인가? ‘ 자원외교와 ODA’국회토론회“이권 중심의 한국 ODA, 이대로 괜찮은가”참관기-

1.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제부터 참으로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국가를 사랑하는, 그러 기에 국가를 걱정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말이다.

“자원외교”라고 하면 한 국가의 필요한 자원이 모자라거나 존 재하지 않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외교적인 수단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양영미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장은

을 발휘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ODA란, 여기

한국 정부가 관행적으로 ODA를 해외 진출이나 자원 외교 등

OWL에서 그것을 다시 이야기 할 필요는 없겠지만, 당연히 정부

대외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음을 지적하며 발제를 시

가 공적 예산을 통해 개도국의 발전을 위하여 직간접적으로 도움

작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양 위원장이

을 주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두 용어의 개념을 살펴 볼 때, 도대

첫 번째 근거로 제시한 문건은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산업자원

체 이 두 가지를 같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

부)가 2007년 8월에 작성한 ‘제 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

연 이러한 서로 다른 두 개념이 만나는 지점은 있는 것일까? 자

이었다. 이 문서에서 정부는 “ODA 자금의 확대를 통한 해외자

원외교란 무엇보다도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외교적 수단이다.

원개발 진출여건 조성”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고 있다. 참

그렇다면 ODA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본래 ODA는 개도국 주

여정부 말기에 수립된 이 계획은 당시에는 시행되지 못하다가,

민들의 인권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만일 우리

이명박 정부 시절에 본격화되었다. 시민사회는 줄곧 대외 원조

가 이 두 가지 개념을 한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면, 즉 가능하

에 있어서 분절화(fragmentation)의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해

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그건 그 나라에 있어 적어도 어느

왔는데, 산업자원부에서 ODA 연계 정책까지 이야기하는 것을

둘 중 하나가 잘못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리

보면, 어떤 면에서는 정부 부처간의 협력이 긴밀히 이루어지는

고 그것이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를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있다면, 그러면 우리는 무언가 대한민국의 외교나 ODA 정 책을 걱정해야 할 일은 아닐까? 이러한 생각에서 볼 때, 한국의

양 위원장은 특히 한국 정부가 광물채굴권 계약 등에 대한 호

자원외교와 ODA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단지 어떤 정책 하나

의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대 국가에 ODA를 주는 것을 넘

가 불만이어서가 아니라, 한국의 외교나 ODA 적어도 둘 중의 하

어, 광물 자원 탐사나 조사 사업 자체를 원조의 한 형태로 제공

나에 대한, 목적에 근거한 존재론적인 성찰이 될 것이다. 어떠한

해 왔던 것을 지적하였다. 특히 이러한 광물 탐사 사업이 유상

행위가 본래의 목적을 잊고 있다면, 그것은 그 행위의 정체성과

원조 분야 뿐만 아니라 KOICA에 의해 실시된 무상원조 분야

존재 자체에 의문이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에서도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기까지 하다. 공여국이

2015년 6월 25일에 열린 자원외교와 ODA 국회토론회는 그 주

ODA를 통해 자원부국인 개도국의 탐사 여건 등을 도와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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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정부는 경제협력 중점 대

지만, 그것이 공여국 정부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이는 전혀

상 국가와 대외원조 중점 국가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일

다른 문제가 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ODA의 목적은 공여국의

까? 만일 그렇다면 이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은 지극히 무능하

이익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도국의 발전과 인권 실현에 있기

다는 이야기일 것이며, 또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

때문이다. 양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의 자원외교와 ODA의

고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무능이 아니지만 부

연관성에 집중하며, 2010년 선정된 26개 중점협력국에도 자

정(不正)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둘 중의 어떤 것이 사실이든,

원부국이 있었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한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공무 원과 행정부의 요원으로서는 그리 합당한 인물들이 아닐 것이

포털 사이트에 “자원외교”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연관 검

다. 둘 중의 어떠한 경우에라도 말이다.

색어로 단번에 뜨는 검색어가 있다. 바로 “자원외교 비리”이다.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이미 익히 알려진 CNK 사건이 카메룬이

이어진 발제에서 에너지정책센터의 이강준 센터장은 EDCF

중점협력국으로 지정되던 바로 같은 해인 2010년에 일어났다

사업의 수혜자가 결국은 한국의 대기업이었음을 지적했다. 특

는 것은 대표적인 자원외교-비리-ODA 유착 사례로 보아도 좋

히 라오스 세남노이 댐 건설의 사례를 통해 사업 발굴 과정에

을 것이다. 이러한 중점협력국 선정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자원

서의 투명성 부재, 환경영향평가 결과 부적절로 평가되었음에

외교, 그리고 비리에 대해 더 강조한 것은 ODA Watch 이태주

도 사업이 진행된 점, 소수민족에 대한 부적절한 이주 대책 등

대표의 두 번째 발제였다.

을 주요 문제로 제시하였다. 이 센터장은 특히 토론의 후속 발 언에서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댐 개발은 재생 에너지 산업이

중점협력국 선정기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EDCF 법 자체의 개정에 대한 필요성

이 보이지만, 특히 중고소득국(UMIC)에 해당하는 아제르바이

까지 제기하였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정진임 사

잔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누가

무국장은 정부의 정보 공개 차원에서 대외 원조 정책에 대한 문

ⓒ 더미래연구소

국회토론회 당일, 패널간의 토론 진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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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를 제기했는데, 특히 수출입은행의 경우 공개된 정보의 내용

으로 균형잡힌 시각으로 토론에 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은 대규모 예산이 투여된 사업들 보다는, 부패의 주요 내용으

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이권이 개입될 경우, 협력대상국의 필

로 지목되던 업무추진비, 직원 초과근무수당, 상품권 구입 등

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

주요 원조 예산 집행 부분이 아닌 항목들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을 지적했다. 또한 중점협력국에 대해서도 무엇을 중점적으로

과 함께 정보 공개의 제도적, 질적 개선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

협력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없는 것을 예로 들며, 중점협력국

며 향후 센터에서 대외 원조와 관련된 정보 공개에 대한 연구를

이라는 개념 자체의 모호함을 지적함과 동시에 선정과정 등

지속할 의지를 나타내며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의 정책 결정에 있어서 투명성 제고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발제 이후의 토론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및 국 회 입법조사관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국

2. 뜻 밖의 재미가 있었던 토론 현장

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의 토론이 근거 있고 논리 있는 내용 의 토론이 아니라 발제에 대한 변명과 해명 조였다는 것은, 비

이날 토론회 과정 중, 예기치 못한 곳에서 뜻밖의 흥미로운

단 이날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그런 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시민사회와 정부 간의

답은 토론회가 아닌 청문회 등에나 어울리는 내용과 형식이기

토론회에서는 양측이 서로 각을 세우는 모습을 봐 왔고, 또 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점협력국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ODA

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날의 날선 각은 뜻 밖의 곳인 정부

Watch 이태주 대표의 발제 내용에 대해 국무조정실에서는

토론자들 사이에 있었다. 외교부의 윤상욱 개발정책과장은 토

OECD 평균 중점협력국이 23.4개이기에 우리가 OECD 평균

론자로 나서, 자신이 참사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진행되던

에 이르렀다는 것이 대답이었다. 물론 이 날의 주제는 아니었

EDCF 사업의 선정경로와 입찰 등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었

지만, 그렇게 필요할 때에는 OECD 평균을 이야기하는 정부가

음을 언급하며 서막을 열었다. 이어 윤과장은 2012년에 말

왜 GNI 대비 ODA 수준이라든가 원조의 질적 수준, 유무상 비

리 정부로부터 받은 서한을 언급하며, 수출입은행이 유상원조

율, 비구속성 비율 등에 관해서는 OECD 평균을 이야기할 때

40%를 지키기 위해 최빈국들에게 지켜지지 않을 약속들을

마다 외면해 왔는지도 설명할 수 있을까? 기획재정부에서는

남발했음을 지적했다. 당시 유상과 무상원조에 대한 비율이 이

정보공개에 대하여 협력대상국(필자 주: 국제개발기본법 상의

미 3:7로 합의를 이루어 가던 상황에서 EDCF는 개도국에 이

용어는 ‘수원국’이 아닌 ‘협력대상국’이기에, 그리고 평등한 파

미 유상원조에 대한 기공약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오늘과 같이

트너십의 입장에서 토론자의 ‘수원국’ 표현을 ‘협력대상국’으로

40%의 유상원조 비율을 지켜냈는데, 그 이면에는 최빈국에

바로 잡아 옮깁니다)의 동의 없이는 공개가 어렵다고 이야기하

서 EDCF의 이러한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윤과장은

면서 독일, 일본 등의 비공개를 예로 들었는데, 이들 나라 또한

후속 발언에서도 그러한 사실들에 대한 증거물을 제시할 수도

유상원조에 대한 말이 나올 때마다 정부가 단골로 언급하는 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는데, 수출입은행에서는 외교부

라들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도대체 왜 GNI 대비 0.7%의 약속

가 이렇게 폭로성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함으로

도 이행하며, 무상원조에 중점을 둔, 이른바 ‘원조 선진국’의 예

써 흥미가 고조되었다. 수출입은행이 지적사항에 대해 사실이

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걱정스러운 원조를 일삼고 있는 나

아님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불쾌감을 표현했다

라들만을 따라가려 하는지, 기획재정부는 좀 더 논리 개발을

는 것은 이미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

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지탄받을 우려가 있는, 자국의

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것은 수출입은

이익만을 위한 그런 원조를 계속 이어 갈 생각이라면 말이다.

행의 과오는 결국 이것이 기획재정부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문제, 우리 대한민국의 외교와 원조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마지막 지정 토론자였던 유웅조 국회 입법조사관은 객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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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과장은 또한 - 기획재정부에서 유상원조는 대부분 인프라

개도국 모든 주민의 인권 실현을 첫 번째이자 유일한 목적으로

사업이라고 한 발언에 대한 이의 제기였는지 - 경제협력과 상

두어야 하며, 외교적 이익 등의 이른바 국익은 그 목적이 아니

관없는, 본래 무상원조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소액 금융이나

라 부수적 효과로 기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욱 안 좋은 것

학교 건설 등의 사업을 EDCF가 진행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

은 ODA가 그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자원외교와 공여국의

며 이는 EDCF의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 것으로 EDCF가 사양

국익을 우선적으로 시행되었을 때의 경우이며, 나아가 공여국

사업이 아닌가에 대한 의견도 피력하였다.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비리성의 특혜까지 베풀며 시행된다 면 이는 국제사회에서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는 부끄러운 행태가

실제로 토론회에 함께 참가했던 사람으로서, 두 부처의(게

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한국의 ODA는 자

다가 우리는 이미 대외원조 문제에 있어서 두 부처의 앙숙 관

원외교와 충분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자칫 위

계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짐작하고 있지 않은가!) 충돌은 일종

험한 이행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공론화할 수 있게 되었고,

의 재미를 주는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충돌의 내용은, 국

이에 따라 대외 원조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시민사회의 더욱 중

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디 가서 말하기 부끄러운 내용이었으며,

요하고 핵심적인 역할 또한 확신하게 되었다.

또한 더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분을 사기에도 충분한 내 용이었다. 우리가 토론회에서 자원외교와 ODA를 연결시킨 것

오늘날 한국 정부의 ODA는 이미 그 출발부터 길을 잃은 것

은 원조가 개도국의 발전이 아니라 (공여)국가의 이익을 위해

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3월에 열린 제 18

시행된다는 것에 대한 가슴 아픈 지적이었다. 하지만 위의 내

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는 ‘지구촌 새마을운동’ 추진계획

용은 이제 원조가 국가의 이익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일개 부처

을 이야기하면서 그 비전을 “지구촌 행복시대를 여는 존경받는

의 - 예산 확보와 같은 - 이익을 위해서도 시행되었다는 것을 말

세계 국가”로 설정하였다(제 18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안건,

해주는 것인데, 원조 예산이란 본래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조성

12쪽 참조). 한국 ODA가 바라는 꿈이, 지구촌 모든 이들, 특

되는 것이 아닌가? 국민의 세금이 국가의 기본적 필요나 개도

히 빈곤 국가 주민들의 빈곤 퇴치를 포함한 인권의 충만한 실

국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정부 부처의 지분 확보를 위

현이 아니라 자국이 존경받는 데에 있었다는 것을 협력대상국

해 사용되었다면, 이를 아는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ODA

들인 개발도상국들이 알게 된다면, 그들은 과연 그 꿈을 공유

가 자원외교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할 수 있을까? 동의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협력 관계를 유지

볼 때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 내의 어느 특정 집

해야 할 파트너로 바라볼 수는 있을까?

단을 위해 사용되었다면, 그것을 묵인하는 일은 옳은 것일까? 이를 그저 남의 싸움 구경하듯 흥미로운 일로만 그쳐서는 안 될

자원외교와 ODA는 애초에 그 개념도, 목적도, 대상도 다른

것이다. 세금을 내는 모든 국민들이 알고, 그것을 위한 시정의

것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러한 정책

노력을 정부에 요청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을 정하는 사람들은 그 다름과 정체성을 혼동하는 무능한 사 람도, 아니면 그것을 알고도 특정한 이익을 위해 국민을 속이

3.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고 이들을 이용하는 부정한 사람도 아니어야 할 것이다. 그리 고 우리는 진정한 ODA의 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국제개발

서두에 언급하였듯이, 자원외교란 본래 자국의 국민들에게

의 참 지향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한 지구촌의 협력인

필요한 자원을 얻기 위해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는 것이기에 그

국제개발협력의 나아갈 길은 어디에 있는지를 늘 숙고하고 올

자체로 나쁜 것이라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ODA의 경

바른 길로 나가야 할 것이다. 존경하는 Amartya Sen과 함께,

우는 이와는 다르다. ODA는 본래 공여국 자국의 이익이 첫 번

그리고 Nelson Mandela와 함께 진정한 개발은 자유의 확장

째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협력대상국인 개도국의 발전, 곧

이며 충만한 인권 실현의 과정임을 우리는 믿지 않는가?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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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 이제 우리가 인권(Human Rights) 앞에서 이익(Interest) 를 먼저 내세우는 무능한, 혹은 부정한 정책 결정자들을 걸러 낼 수 있는, 참된 ‘선진’ 국민이 되기를 꿈꾸며, 흥미롭고 안타 까웠던 토론회에 대한 회고를 마친다. 작성: 민경일,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실행위원 augustine.min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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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제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6-2020)에 관한 국회토론회 참관기

ⓒODA Watch

토론회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현장

6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차 ODA 기본계획에 관

단(KOICA) 그리고 여러 행정부처의 간부들이 청중석을 메웠

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이하,

다. 시민사회와 함께 국회가 나서니 정부 부처도 긴장을 한 셈

KoFID)과 민병두(정무위원회), 최재천(외교통일위원회), 박

이다. ‘아! 이래서 국회가 중요하구나’ 싶었다.

원석(기획재정위원회) 등 3명의 국회위원이 공동주최한 자리 였다. 올해 초부터 ‘제2차 ODA 기본계획’을 주제로 정부나 시

이 날 토론회는 시민사회를 대표해 양영미 참여연대 국제연

민사회가 몇 차례 주최한 간담회나 토론회에 비교하면 이날

대위원회 위원장(이하 양영미 위원장)과 이태주 ODA Watch

토론회는 온도부터 달랐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정책 전반을 감

대표(이하 이태주 대표)가 1차 기본계획을 평가하고 2차 기본

시, 감독하는 여러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나서 토론

계획의 수립방향을 제시하는 발표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토론

의 장을 마련한 것이 차이를 만들었다. 토론에 나선 외교부와

에서는 유무상 원조 비율 등의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기재부 담당자 외에, 한국수출입은행(EDCF)과 한국국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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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화 방안’을 대신할 ‘2차 기본계획’

인 ‘선진화’를 제목으로 꼽았고, 이런 접근을 취하다 보니 한국 이 ODA를 통해 지구촌의 발전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하겠다

2015년부터 향후 5년간 한국 국제개발협력을 틀 짓는 최상

는 비전을 담지 못했다는 것이다.

위 정책문서가 될 ‘제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을 만든다고 하는데, 마땅히 있을 것 같은 ‘제1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을

이어 이태주 대표는 ‘선진화 방안’을 대체할 ‘2차 기본계획’이

찾을 수 없다. 그렇게 이름 붙여진 정책문서가 없다. 양영미 위

야말로 지나치게 자국중심적인 관점에서 국제개발협력을 바라

원장의 발표는 이 지점을 짚는 것으로 시작했다. 2010년 7월

보던 틀을 탈피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2차 기본계

에 발효된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서는 매 5년마다 한국 국제개

획 수립 과정과 2015년 9월 유엔총회에서 채택할 Post-2015

발협력 정책의 기본 방향,규모 및 운용계획, 중점협력국 중기

발전목표(또는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의 채택과정이 맞물

지원전략, 투명성 증진계획 등을 명시한 국제개발협력 ‘기본계

려 있다면서, 한국이 먼저 나서 새로운 발전목표를 구체적으로

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2010년 10월에 정부는 ‘국

실천하는 문서로서 2차 기본계획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제개발협력 선진화 방안 2011-2015’을 발표하고, 2개월 뒤에 는 ‘분야별 기본계획’을 발표 했을 뿐 이를 종합한 ‘1차 기본계

‘2차 기본계획’ 수립 과정의 문제

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실상 지난 5년간 ‘선진화 방 안’이 1차 기본계획을 대신한 셈이다. 정부 역시 2차 기본계획

‘선진화 방안’을 대체할 ‘2차 기본계획’의 수립 과정은 얼마

을 세우는 과정에서 ‘선진화 방안’ 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혀,

나 투명하고 참여적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양영미 위원장은 2

‘선진화 방안’이 1차 계획에 준함을 인정했다.

차 기본계획이 1차 기본계획(선진화 방안)의 이행결과에 대 한 면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해야 함에도 정부가 무리한 일정

돌이켜보면, 2010년은 한국 국제개발협력이 국제무대에 본

에 따라 반성과 성찰 없이 2차 기본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

격적으로 소개되던 시기였다. 한국은 2010년 1월에 OECD

했다. 정부의 2차 기본계획 수립 일정을 살펴보면 2015년 6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고, 11월에는 G20 정상회담

월까지 분야별 기본계획안을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오는 8월

을 개최했다. 이듬해 11월에는 제4차 원조효과성 고위급회의

까지 2차 기본계획(안)을 마련하여 심의를 거쳐 오는 10월에

(HLF-4, 부산총회)를 개최했다. 양영미 위원장은 ‘선진화 방

확정하도록 되어있다. 양영미 위원장은 현재까지도 정부가 1

안’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정책문서이며, 출발에서부터 선진

차 기본계획에 대한 평가를 외부 용역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 따라잡기와 지나친 한국화 원조를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았

며, 이는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

다고 지적했다.

인다고 꼬집었다. 또 중점협력국 선정도 2차 기본계획과 연계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점협력국에 대한 중기지원 전

이어 발표한 이태주 대표도 1차 기본계획으로서 ‘선진화 방

략을 담는 2차 기본계획이 세워지기도 전에 지난 4월 중점협

안’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짚었다.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이 규정

력국가부터 재조정한 것은 일의 앞뒤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한 ‘기본계획’은 명실상부 한국 ODA의 기본정책과 중기전략

어 양영미 위원장은 2차 기본계획이 향후 5년간 한국 국제개

및 사업계획을 규정하는 최고의 정책문서인데, 이를 ‘선진화

발협력을 틀 짓는 최상위 정책문서인 만큼 지금이라도 1차 기

방안’으로 구체화 한 것부터 국제수준에 맞지 않는 아주 잘못

본계획에 대한 정부의 평가를 공개하고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

된 시작이라고 평했다. 다른 나라의 최고 정책문서 제목이 ‘다

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동안의 평가를 1회

함께 빈곤과 싸운다 (노르웨이, 2003)’, ‘21세기 세계빈곤퇴치

성 외부평가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를 포함한 각계의 다

전략 (영국, 2000)’ 등인데 비해, 한국은 ODA에서도 유럽 등

각적 의견수렴을 통해 실질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

을 따라가고 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용어

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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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기본계획’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 시민사회를 대표한 두 명의 발표는 2차 기본계획의 수립 의

<표>와 같이 ‘선진화 방안’의 이행결과를 평가하며, 기본계획과

의를 살펴보는 데 이어 ‘선진화 방안’을 중심으로 한 1차 기본계

부처별 추진 사업이 서로 겉도는 관행의 문제와 정책 천명 이

획의 이행결과를 평하는 데로 이어졌다. 양영미 위원장은 아래

후에도 지속된 양적, 질적 개선의 후퇴 문제를 주로 지적했다.

구분

추진 내용 개발협력 콘텐츠 개발

3대 선진화 전략

원조 시스템 효과적 개편 국제활동 강화 ODA 규모와 비율 유무상원조 비율

기타

비구속성 원조 비율 통합추진체계

평가 의견

개발경험 사업기술 감성분야 중점협력국 국가전략 사업수행 효과성 제고 평가 강화 글로벌 개발파트너십 (다자전략) 국제기구 참여확대 인도적 지원 강화 2015년까지 GNI 대비 ODA 비율0.25% 2015년까지 유상: 무상 40:60 2015년까지 75% (유상 50%, 무상 100%)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중심으로 통합조정

- 외교부와 기재부의 나눠먹기식 접근으로 실제 사업에서 중복 초래 - 공여국 중심의 원조 형태라는 비판 - 중점협력국의 선정 및 실효성 비판

- 인도적 지원 미미 (OECD DAC 평균인 ODA 대비 6%에 한참 못 미치는 2%) - 2015년 0.16% 로 예상 - 2015년 50:50 - 2012년 기준 55.1% (유상 47%, 무상 81%) - 2015년 총 31개 기관이 1,055개 사업 추진하는 등 분절화 심화

<표: 양영미 ‘제1차 ODA 기본계획에 대한 시민사회 평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가 구성>

‘2차 기본계획’의 정책목표 제안 양영미 위원장의 시민사회 평가 발표에 이어 바통을 이어 받

야 한다며, 2차 기본계획의 타이틀과 성과관리 모형을 ‘지속가

은 이태주 대표는 2차 기본계획 수립에 있어 명확하고 통합적

능발전을 위한 한국의 기여와 파트너십’으로 제안했다.

인 성과관리틀을 합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 며, 그 모형을 제시했다. 2차 기본계획은 2016부터 향후 5년

제2차 기본계획에 대한 시민사회의 제안과

간 약 15조1에 달하는 정부 예산을 지출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정부의 수립현황

한국 ODA가 무엇을 투입해 어느 나라, 누구의 삶에 변화를 가 져올 것인지 투입과 이행수단, 중단기 성과와 정책목표를 분명

한편 이날 토론회는 향후 국제개발협력단체들의 정책옹호

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태주 대표는 2016년부터

연대체인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이 공식입장으로

2030년까지 국제개발협력의 최고 규범과 수행과제가 될 Post-

발표할 ‘한국 정부의 2차 기본계획에 대한 시민사회의 10대 제

2015 발전목표(또는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의 17개 목표

안’을 도출하기 위한 시민사회 내 활동가들의 논의의 장이기도

를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ODA 정책이 세워져

했다. 발표에 나선 이태주 대표는 ‘ODA 성과제고를 위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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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한국의 기여와 파트너십(Korea’s Contribution and Partnership for Sustainable Development)’ 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 성과관리 모형(안) 정책목표 (goal)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한국의 기여와 파트너십 1. 개발도상국의 지속적 경제발전

중기성과 (outcome)

2. 개발도상국의 지속적 사회발전 3.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환경과 문화 보존 4. 지속가능발전 협력 파트너십 1. 개발도상국의 지속발전목표 (SDGs) 이행지원

단기결과 (output)

2. 개발도상국 국가개발전략 이행지원 3. 개발도상국 역량강화 4. 글로벌 개발협력파트너십 강화 1. 국별협력프로그램 (CPS)

과정/활동/이행수단

2. 분야별협력프로그램 3. 글로벌협력프로그램 4. 통합적 개발협력시스템구축 1. 양자 ODA (자금협력, 무상협력, 기술협력) 2. 다자 ODA

투입 (input)

3. 기타 공적자금 4. 민간자금 5. 순수민간증여

(출처: 이태주 ‘제2차 ODA 기본계획 수립에의 10대 제언, 토론회 자료집)

대 제안’을 제안해 이러한 논의의 시작을 열었다. 이 글에서는

요 내용(안)을 소개했다. 그러나 발표 내용이 기본계획에 포함

이태주 교수가 제안한 10대 실천과제를 그대로 소개하기보다

될 주요 항목을 열어가는 데 그쳐 시민사회의 제안에 붙여 활

10대 제안의 핵심내용과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다뤄진 핵심

발한 토론의 재료로 삼기에는 부족했다. 예를 들어, 시민사회

쟁점을 간추려 소개하고자 한다.

는 2차 기본계획의 내용으로 유무상 비율 70:30을 제안했는 데, 정부측 발표내용은 ‘ODA 규모 및 양자·다자 및 유무상 비

이태주 교수의 발표에 이어 정부측에서는 기본계획수립을

율 등 기본골격 설정’과 같은 항목 제시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의 정은영 개발협력기획과장이 발표를

토론회가 열린 6월 현재 각 부처가 제출하는 분야별 기본계획

맡아 현재 진행중인 분야별 기본계획안 수립의 주요 방향과 주

안에 대한 관계부처 협의가 진행중인 것이 현실적 이유이겠으

<표> 2차 기본계획에 대한 시민사회 제안의 주요 내용 2020년까지 GNI 대비 0.3%로 확대 ODA 규모 및 재원배분

무상원조의 비중을 현행 50%에서 70% 수준으로 확대 최빈국, 취약국, 분쟁국에 대한 지원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

통합추친체계 개발협력 콘텐츠

유무상 통합 원조기구 설치 정부 주도의 개발경험 전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는 민간기업, 시민사회, 교육기관의 콘텐츠 개발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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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협력시스템 효율화 민관협력 확대

기타

국별협력전략 (CPS)과 분야별 프로그램 접근 (SWAPs) 활성화 (프로젝트 접근 축소) 양자협력에서 민관협력형, 참여형 사업관리 제도 도입 및 예산확대 사업수행뿐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의 모든 과정에 시민사회 참여 화대 개발도상국 역량강화 인도적 지원 확대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육성

(출처: 이태주 교수의 발표내용을 토대로 필자 재구성)

나, 어렵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정부측의 소극적인 참여가 아

히 선진국의 비율을 따라가야 한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

쉬웠다.

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윤상욱 외교부 과장은 유무상 원조비율을 반드시 규범

토론의 주요 쟁점

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에 대응할 필요는 있으나, 유무상 비율을 마냥 유연하게 두면

토론에 참여한 패널(유웅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윤 상욱 외교부 개발협력국 개발정책과장, 이승욱 기획재정부 대

부처간 파워게임의 구실이 되고, 힘 있는 부처가 원하는 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외경제국 국제개발정책팀장,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은

박병률 기자는 기획재정부 출입 경험을 바탕으로 ODA 규

앞서 발표한 시민사회의 1차 기본계획에 대한 평가와 2차 기

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국민적 설득을 먼저 얻어야 한다고 조

본계획에 대한 제안에 각자의 견해를 붙이며 토론을 주고 받았

언했다. 정부의 재정부족으로 사회복지 예산이 삭감되는 상황

다. 특히, 유무상 원조 비율의 목표치를 규범적으로 명시해야

에서 원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장기적

하는가? 필요하다면 어떤 비율이 적절한가? 라는 쟁점을 두고

으로 공여금을 회수하는 유상원조를 알려 국민의 설득을 얻

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을 수 있을 것이란 견해를 덧붙였다. 한편 청중질문을 통해 발

유웅조 입법조사관은 시민사회의 주장처럼 국제사회의 평

언한 나기환 수출입은행 경협총괄부장은 ODA가 전체 개발재

균치를 규범 삼을 수 있지만 보다 생산적인 정책결정을 위해서

원에서 20% 정도만을 차지하는 일부분이라며 향후 민간재원

는 이론적 근거와 검증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무상은 옳고 유

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유무상 비율을 논쟁을 벗어

상은 그르다’ 혹은 그 반대 식의 논의로는 현재의 부처간 줄다

난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2차 기본계획에

리기만 늘어날 것이며, 이는 유상과 무상을 통틀어 한국 ODA

OECD DAC의 ODA 재정의 논의가 반드시 검토, 포함되어야

의 크기 자체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욱 기재부 팀장은 시민사회가 발표한 2015년 기준 유

유무상 비율을 둘러싼 논쟁을 지면에 자세히 옮기는 이유는

무상 비율 50:50이 실적기준으로는 40:60 정도라며 발표 내

이 논의가 마치 블랙홀 같았기 때문이다. 이 논의에 밀려 발표

용을 정정했다. 이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비롯해 아시아

에서 제안한 국제개발협력의 다양한 실천과제들이 토론 과정

지역의 개발수요가 현재보다 최소 2배는 늘어날 것이라며 이

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기승전유상무상,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유무상 원조비율을 보다 유연화

기승전분절화라고 부를 만한 상황이었고, 역설적으로 이 같은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규범에 비춰 비율을 묶어 놓으면

풍경 속에서 원조통합추진체계를 만들고 조정기능을 강화하

탄력적 대응이 힘들다는 이유였다. 또 유상원조가 한국 기업의

는 것이 절실한 과제로 부각됐다. 개인적으로는 이 날 이태주

해외진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선순환’을 낳는 만큼 단순

대표의 발표에서 성과프레임워크(‘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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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기여와 파트너십’) 제안이 반가웠다. 이제까지 한국 ODA를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국회의 참여와 역

둘러싼 논의가 어디에 얼만큼의 돈을 쓸 것인가에 집중됐다면,

할이 크게 늘어나길 기대한다.

앞으로는 한국 ODA를 통해 어떤 변화를 이룰 것인가, 혹은 국 제사회의 규범을 실현하는 데 얼만큼 기여할 것인지를 논하길

작성: 김현주,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 국제개발정책팀장 hyunju.kim@sc.or.k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이태주 대표의 제안은 정작 토론 에서는 활발히 논의되지 못했다. 국무조정실이 발표를 통해 밝 힌 제2차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에서도 Post-2015 발전목표 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고, 토론에서는 윤상욱 외교부 과장 과 유웅조 입법조사관이 그 중요성을 언급한 정도였다. 2015 년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국제규범과 한국 ODA 정책목표를 조 화롭게 가져갈 수 있는 전략을 만들 절호의 기회인데, 정부측 에서 미온적인 정책 수립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 기 어려웠다. 이날 토론회는 3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지난 5년과 향후 5년을 논의한 자리였다. 숨가쁘게 달려온 시 간만큼 펼쳐야 할 논의가 수북하다. 적절한 시기에 대화의 장 을 연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의 활동을 지지하며,

1

-

1  국회 입법조사처 유웅조 박사가 <이슈와 논점> 제1036호 (2015년 7월 발행)에서 추산한 액수. 2014년도 한국의ODA 규모는 약 2조 7천억 인데 이 규모는 점차 증거할 것이므로 이를 5년 기한으로 하여 대략적으로 추산했음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실제액수는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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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인류학적 시선과 감수성으로 정의로운 개발 구상하기 <인류학의 눈으로 다시보는 국제개발협력 교육> 리뷰

드디어 그날이 왔다. 국제개발협력과 인류학이 만나는 자리.

않은 공부라는 것이 인류학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었다.

ODA Watch가 고이 마련해 준 이 자리는, 발전인류학(Social Anthropology of Development)을 공부한 인류학도이자 국

국제개발협력을 바라보는 사람 중심의 창

제개발협력 분야에 몸 담아온 실무자로서 오랜 기간 고대해 온

그 짧은 만남 후 인류학을 기억 속에 묻어두고 있다가 다시

순간이었다. 인류학 전공의 개발정책전문가, 아프리카 난민 전

꺼내게 된 계기는 졸업 후 캄보디아에서 보낸 2년이라는 시간

문가, 동남아시아 이주 전문가 등 다양한 인류학자로 구성된

이었다. 이번 교육의 네 번째 강의에서도 직접 소개했던 장애

강사진과 부드러운 듯 날카로운 저력을 발휘했던 수강생들이

인기술교육센터 ‘반티에이 쁘리업(Banteay Prieb)’에서 지냈

함께했던 이번 <인류학의 눈으로 다시보는 국제개발협력> 교

던 경험이, 또 캄보디아에서 국제개발 현장을 직접 목격했던

육에 나 또한 참여관찰자1로 함께했다.

시간들이 인류학을 더 공부해봐야겠다는 결심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2년 동안 나는 ‘개발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

하나, 인류학과 국제개발협력의 조우

해 또 ‘개발은 어떤 얼굴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 했고, 그 답을 한번 찾아보기 위해 인간을 연구의 중심에 두는

다소 생경한, 하지만 알고 보면 항상 우리 곁에 있어온 ‘인류학’

인류학을 개발을 바라보는 창으로서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번 교육은 여전히 그 두 가지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

대학 시절 처음 인류학을 접했던 때를 기억한다. 고대 유물이

에 있는 내게 큰 힌트를 던져준 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류

나 유적을 발굴하면서 인류의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 같기도 하

학을 접해보지 않았던 이들이 개발에 대해 가질 법한 근원적

고, 제3세계 사회와 문화, 그리고 그 사람들을 연구하는 학문

인 질문에도 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인류학자처

같기도 한 아리송한 정체에 대한 호기심 하나만으로 인류학개

럼 개발의 안과 밖을 드나들면서, 개발 분야에서 중요하게 부

론 강의실에 앉아있던 호기로웠던 나를 기억한다.

각되고 있는 난민과 이주 이슈를 인류학적 시선으로 살펴보고,

처음에는 당시 공부하고 있었던 언론학, 경제학과는 전혀 다

인류학적 감수성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재구성하는

른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학문에 다소 생경함을 느

등 인류학의 창을 통해 국제개발협력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끼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 사람과 가

인류학과 국제개발협력이 만나는 순간들을 에스노그라피2로

깝게 관계를 맺으며, 그 사람을(그리고 동시에 나를) 점차 발

기록해보았다.

견해간다는 사실에 있어서는 인류학이 그리 낯선 학문이 아닌, 어찌 보면 우리가 항상 해오고 있는 인생 공부와 결코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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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인류학적 시선과 감수성으로

로 한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한건수 교수님의 ‘아프리카 빈

개발을 바라보고 성찰하고 재구성하다

곤과 이주의 인류학’ 강의가 그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 연구와 함께 시작된 인류학의 역사와 같은 간단한 인류학사부터, 현지

인류학을 통해 보는 개발의 안과 밖:

조사와 참여관찰 등 인류학적 방법론까지 인류학의 기초 지식

개발과 인류학의 관계성을 살펴보다

을 습득할 수 있었던 강의였다. 아프리카의 역사 및 배경에 대

문화인류학자이자 ODA Watch 대표인 이태주 교수님의 강

한 개괄적 설명과 함께, 핵심 주제인 이주에 관한 본격적인 소

의로 교육의 첫 문을 열었다. 첫 강의답게 ‘인류학을 통해 보는

개가 이어졌다. 오래 전 노예무역으로 시작한 디아스포라부터

개발과 안과 밖’을 주제로 개발과 인류학의 관계성에 대해 종

Mobile trader와 이주노동자, 그리고 난민 등 현대판 디아스

합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발전인류학과 개발인류

포라까지 아프리카의 이동성 및 이동 문화를 상세히 들여다보

학의 차이부터 시작하여, 인류학이 개발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았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개발협력을 연예산업에 비유하면서

개발을 어떻게 성찰하는지, 문화와 개발협력이 어떻게 연결되

최근 불고 있는 개발협력 열풍을 성찰하고, 과연 이것이 개발

는지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빈틈없는 설명을 통해 머릿속에

협력인지 타자화인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

인류학과 개발협력의 연결고리를 그려 볼 수 있었다. 특히 정

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치학이나 경제학처럼 전형적인 외부인으로서 개발을 바라보 는 관점이 아닌, 내부자의 시선으로 개발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개발과 난민의 인류학:

인류학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 머릿속의 난민이 과연 진짜 난민의 모습일까 문화인류학자로서 동남아시아 지역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오

아프리카 빈곤과 이주의 인류학:

신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이상국교수님의 수업은 태국-미

아프리카의 발명과 이주의 편견을 깨다

얀마 국경에서 직접 진행한 현지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난민과

나이지리아 현지조사 이야기와 다양한 연구경험을 바탕으

난민촌에 대해 재성찰하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특히 국경에 대

ⓒODA Watch

<인류학의 눈으로 다시보는 국제개발협력> 교육 참가자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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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리의 관념과 만들어진 난민의 이미지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여러 통념들을 되짚어보고 진실을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 난민 이슈에 왜 인류학이 개입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확 인할 수 있었다.

국제개발에서의 인류학적 기여: 국제개발 현장을 뛰는 인류학자들 네 번째 시간에는 글로벌발전연구원 ReDI 홍문숙 실장님과 함께 국제개발협력에서 인류학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살펴

ⓒODA Watch

조별로 인류학적 관점을 적용하여 사업을 기획해보는 참가자들

보았다. 인간을 연구의 중심에 두는 인류학이 국제개발협력 내 다양한 층위에서 어떻게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지를 비롯하

수강생들은 놀이를 통해 콩고 소년병들의 자존감 향상을 목

여 개발협력 현장에서 인류학 연구자들의 독특한 포지셔닝에

표로 삼기도 했고, 생루이 지역의 어부 가족들의 삶을 다큐멘

대해서도 소개되었다. 또한 개발인류학의 다양한 개발의 화두

터리로 촬영하여 환경문제에 대한 모두의 책무성을 일깨우자

를 짚어보고, 그 중에서도 핵심 주제인 ‘참여’를 중심으로 개발

는 제안도 있었다. 또,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 위

인류학에서 어떤 논의가 있어왔는지 살펴보았다.

한 애드보커시 활동의 일환으로 SNS 교육 계획을 짜기도 하였

이러한 화두와 주제를 잘 적용한 사업기획과 평가 사례 소개

으며, 타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미얀마로 돌아온 여성들

도 이어졌다. 나는 지역적 맥락, 주인의식, 참여, 역량강화 등

을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주체로서 바라보는 시선을 제시하

네 가지 핵심주제로 2년간 몸담았던 반티에이 쁘리업의 ‘권리

기도 했다.

와 자립에 기반한 지체장애인 자력화(Empowerment) 프로

수치로 나타나는 목표가 아닌, 가시적인 성과를 위함이 아

그램’을 재구성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세 번의 강

닌, 성장 중심이 아닌, 타자화를 하는 시선이 아닌, 불평등을

의들이 이론이나 개념에 집중하였다면, 이번 강의에서는 개발

심화시키는 개발이 아닌, 권력 구도를 견고하게 하는 부정의한

과 인류학에 대해 한층 더 손에 만져지는 이야기들을 나눠볼

개발이 아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

수 있었다.

여, 인간의 얼굴을 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개발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인류학도로서 가장

<조별활동> 사업기획 실습 및 발표 :

뿌듯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인류학적 시선과 감수성으로 정의로운 개발 구상하기 이번 교육의 마지막 시간이자 하이라이트, 그동안 배운 인류 학적 시선과 방법론으로 직접 국제 개발 사업을 기획해보는 조

셋, 근본으로 돌아가라: ‘사람’이 곧 개발의 정의(Definition)이자 개발 정의(Justice)

별 워크숍 시간을 가졌다. 네 팀으로 나뉜 수강생들은 아래 지 역 및 주제별로 인류학적 감수성이 많이 묻어나는 프로젝트를

개발이 과연 무엇일까, 또 개발은 어떤 얼굴이어야 할까

기획해보았다.

소소하지만 큰 기쁨인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국제개발협력

• DR콩고 키상기니 지역 소년병

과 인류학의 조우를 마주할 수 있는 자리가 얼마나 될까. 인류

• 세네갈 생루이 지역의 기후변화에 영향 받는 어부 가족

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인간 중심

•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 이주 노동자

의 개발을 이야기하고 꿈꿀 수 있는 자리가 얼마나 될까.

• 미얀마 귀국 이주노동자

특히 이번 교육을 통해 ‘개발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또 ‘개 발은 어떤 얼굴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오랜 고민을 풀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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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라는 큰 수확을 얻었다. 인류학이 주는 메시지인 공동체

국제개발에서 그 중요성과 정당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마지

의식, 권리 중심, 역량 강화, 주인의식, 자존감 향상에 대한 이

막 강의에서 모든 수강생들이 인류학자로서 개발 프로젝트 기

야기를 나누면서, 반대로 정의롭지 못한 불평등한 개발의 얼굴

획에 참여한 것처럼 모든 이들이 인류학자가 될 수 있다. 모든

들을 동시에 발견해나가며 다양한 개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이들이 개발 프로젝트와 정책에 사람 중심의 인류학적 감수성

있었기 때문이다.

과 시선을 투영시키면서 정의로운 개발을 구상하고, 결국 견고 해 보이는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개발을 넘어 개발정의를 이룰

개발의 정의(Definition)에서 시작하는

수 있음을 믿는다.

개발 정의(Justice) 그렇다면 개발은 대체 무엇일까. 어떤 이에게는 경제 발전이

다시 하나, [인류]학과 국제[개발]협력의 조우

고, 어떤 이에게는 사회 체제일 수 있으며, 또 어떤 이에게는 국 제 정치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다양한 접근들

인류학도답게 참여관찰자로 함께했던 다섯 번의 강의들은

에 기인한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이 모두를 관통하는 것이 있

인류학과 국제개발협력의 만남을 넘어, ‘인류’와 ‘개발’이 만나

다. 바로 ‘사람’. 경제 발전도, 사회 체제도, 국제 정치도 결국에

는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를 기록한 나의

는 모두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또 사람으로부터 시작하

에스노그라피는 마치 ODA Watch가 인권, 평등, 연대를 통해

기 때문이다. 그 어떤 이념적 논쟁도 결국 근본으로 돌아간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 대안을 찾아가는 모습처

면 사람을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나는 개발

럼,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정의로운 개발로 나아가려는

을 ‘사람’이라 정의하고자 한다. 또 이러한 정의(Definition)에

수많은 시도들로 가득 찼다. 앞으로도 부정의한 개발에 짱돌을

서 개발 정의(Justice)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얼

던지고 정의로운 개발을 구상하는 그 수많은 시도들과 ODA

굴을 한 개발이 바로 개발정의의 핵심일 것이다.

Watch와의 또 다른 조우가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MDG의 끝과 SDG 시작의 경계에 서있는 중요한 이 시점에, 인류학적 시선과 감수성이 국제개발협력을 성찰하는 데에 지 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런 연유에서 인간에

작성: 정연주, 글로벌발전연구원 ReDI 지속발전연구팀 연구원 yeonju.silvia@gmail.com

대해 연구하는 인류학이,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귀결되는

1

-

1  참여관찰은 인류학자가 연구대상이 되는 사회 속에 구성원으로서 직접 참여하면서 내부자의 눈으로 그 사회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인류학자 자신이 연구의 수단이 된다는 데 그 특징이 있음. 나는 이번 교육의 모든 강의를 수강하면서 제4회차 에서는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수강생이자 강사의 입장으로 교육에 직접 참여하고 관찰함. 2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란 인류학자가 주로 쓰는 연구방법론으로, 연구자가 특정 문화집단의 한 구성원으로 참여해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기술하는 것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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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특파원

흔들리는 한 중년활동가의 자기고백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본부에서의 5년

고 다독여야 하는 위치가 되었다. 그리고 조직 운영에 대해서 도 고민해야 했다. 종교 기반이 아니고, 기업재단의 지원이 없

한국의 작은 NGO에서 일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내적, 외

고, 개인후원회원이 적은 단체다 보니 직원들 월급을 제때 주

적 질문에 마주하며 흔들리는 과정이다. “내가 하는 일은 이

기 위해서 단기봉사단과 외부 프로젝트사업에 매진할 수 밖에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가치 있는가”, “나는 무언가를 희생하

없었다. 때로는 충분히 고민하지 못한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

고 있는가”, “비록 대안을 주장하지만 나 또한 사회 전반의 기

다. 후원기관들의 말도 안 되는 갑질도 견뎌내었다. 가장 힘들

준에 휘둘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넌 그 봉사활동을 언제까

었던 것은 후배들과 현장활동가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언젠

지 할거냐”, “네 나이에 월급을 그리 받고 살 수 있느냐”, “그

가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지금은 이 일도 해

길만이 길이 아닌데 왜 바보같이 고집하느냐”등등 평상시에

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스스로도 그렇게 믿었다.

는 아무렇지 않게 넘기다가도 지칠 때면 쉽사리 잊혀지지 않 는 질문들.

현장과 주민이 중요하다고는 말하면서도 책상 앞에서 데

개발협력은 나에겐 새로운 분야였다. 서른이 될 때까지 학

이터만 보며 수많은 프로포절을 썼고, 그 계획서를 현장 활동

생이었고, 이 분야에 들어오기 전에는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

가들에게 던졌다. 현장에서는 당연히 계획서와 현실의 차이

을 나갔다 돌아오는 입양인들의 사후지원 활동을 5년정도 했

에 괴로워했고 그 활동가들의 어려움을 품어 줄 만한 여유는

다. 그러다 좀더 시야를 넓혀 여성과 아동의 인권을 국제적인

내게 없었다. 이제 막 이 일을 시작한 현장 활동가들에게 과

맥락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인터넷에 채용공고를 낸

도한 책임을 부여하여 충분한 역량을 쌓을 기회를 주지 못했

단체가 있어서 지원했다. 국제개발협력이란 단어의 뜻도, 어

다. 하지만 그렇게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정산서류에 뭐가 부

떤 분야인지도 사실은 잘 몰랐다. ‘국제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족하다는 이야기, 언제까지 무슨 자료를 보내라는 이야기 밖

것’ 정도? 일을 시작하고 나서 주변의 이야기를 주워들어가며

에 할 수 없었다.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MDG라는게 있는지 도 그때 처음 알았다. 사실 이 글을 떠맡게 된 것도 그때 내게

5년간의 본부 생활 후 느낀 것은 내가 마치 ‘고문기술자’와

이 분야에 대하여 알려준 OWL에 진 빚 때문일 수도 있겠다.

같은 뉘앙스의 “프로포절, 보고서 기술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하면 선정될 수 있는 매끄러운 논리의 로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해 나이가 많았고, 작은 조직이었기에

그프레임을 그려낼 것인가, 요즘 공모에서 먹히는 트렌디한

승진이 빨랐다. 금새 팀장이 되고 부장이 되고, 후배들을 이끌

아이템과 단어들은 무엇인가, 어떻게 운영비와 인건비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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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스레 예산안에 녹여 넣을 것인가, 정산과 성과 계산에 공이

바라보며 살았을지 모른다. 행사 때나 모니터링 방문 때만 잠

덜 드는 수월한 사업은 무엇인가, 사업의 실패를 그리 치명적

깐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 사업

이지 않아 보이게 기술하는 방법, 무조건 성공한 사업인 것처

장은 변두리에 딱 하나밖에 없고 규모가 작아서, 내가 바라던

럼 보이게 지표를 만드는 방법, 예술적으로 영수증 액수를 맞

것과 같이 매일 주민들을 만나고,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

추는 방법 등등... 개발협력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들만

다. 누가 어제 부부싸움을 했는지, 애가 학교에서 몇 등을 했

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숫자와 영수증만 모

는지, 어느 집 누가 아픈지를 알 수 있는, 내가 그리던 현장활

니터 위에 침침하게 보였다. 개발협력 5년차 활동가에게 남은

동과 가까운 천혜의 환경이어서 행복했다.

전문성이란 이런 것뿐인가라는 회의가 들었다. 그러나 그러한 현장에서 일한다고 해서 나의 활동이 생각 업계를 떠날까 고민하던 중 현장에 나가라고 집요하게 권

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먼저, 나는 빈곤에 대하여

유한 주위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지던 짐을 후배들에게 던지

너무도 몰랐다. 아니 알기에는 너무 많이 배웠고 너무 부유하

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컸고, 워낙 본부에서도 중간관리자들

고 너무 힘이 셌다. 빈곤이 단지 물자의 부족을 뜻하는 것은

이 부족하던 상황이라 한해라도 더 버텨주어야 하는 건 아닌

아니다라고 읽고 써 왔지만, 실제 우리 동네 사람들을 만나고

가라는 생각에 망설임이 컸다. 그러나 5년간 한 일을 막상 떠

그들의 삶을 가까이 바라보면서, 정말 단순하지 않은 문제임

나려니 드는 아쉬움이었을지, 아니면 이 세계의 절반을 알지

을 깨닫는다. 빈곤은 병을 키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문

못하고 그만두는 것이 중도포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지,

제이고, 긴 겨울 추위에 떨어야 하는 문제이고, 배가 고프고

당시 비어있던 몽골 지부장자리로 내보내달라고 했다. 안 보

영양이 부족한 문제이고, 키가 작고 냄새가 나고 옷차림이 남

내주면 사표를 낸다는 자세로, 그런 식으로 현장에 나오게 되

루한 문제이고, 중독과 범죄에 가까워지는 문제이고, 준비되

었다. 개발협력에 대한 회의로 가득하여, 난 후배를 안 만들테

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가 되는 문제이고, 세상을 헤쳐나갈 힘

다라고 소리 높여 외치면서.

이 약해 나쁜 남자에게 맞고 이용당하는 문제이고, 교육을 받 고 좋은 일자리를 얻기 힘든 문제이고, 여가를 누릴 기회와 방

현장에서의 2년

법이 부족한 문제이며, 가족을 사랑하는 표현의 박탈에 대한 문제이고, 이유 없이 무시당하는 문제이고, 무엇보다도 자존

현장에 오기 전 한 달 정도 책도 많이 읽고, 자료도 많이 봤

의 문제이다.

다. 주로 몽골과 도시빈곤과 주민운동에 대한 글들이었다. 머 릿속에 나의 현장활동에 대하여 열심히 그려보았다. 정말 주

한국에서 개발협력 활동가로 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민들과 어울려서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 속에서 리더를

빈곤과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집-사무실-집으로 이어지는 그

세우고, 그 사람들의 힘으로 지역을 바꾸어나갈 수 있을 것

생활 반경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존재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만 같았다.

볼 여유와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내 직업과 생활은 그렇게 멀 리 있었다. 빈곤은 내가 써대는 후원요청 글, 사업제안서, TV

내가 일하고 있는 단체 사무실은 게르촌이라고 하는 도시

속에만 있었다. 왜 가난한 동네에서 그리 많은 싸움이 일어나

빈민지역 한가운데 있다. 게르촌은 살기 어려워 유목생활을

는지, 그리 사람이 풀썩 세상을 떠나는지, 사람들은 왜 거기

정리하고 도시로 밀려든 사람들이 처음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고민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빈곤을 해소

동네이다. 초원에 있어야 할 유목민의 집인 게르들이 도시 외

하고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개발협력활동이라고 봉사단 교

곽에 자리잡았다 하여 게르촌이라 불린다. 단체가 조금이라도

육, 대학 강의실에서 떠들고 다녔지만, 빈곤을 가까이에서 보

더 컸다면 나는 아마도 시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모니터만

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이곳에 온 후 스스로 내 모습이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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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부끄러웠다. 머리만 진보적인, 입만 살아있는,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사는.

그러나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주민들의 자발적인 힘 을 보게 된 적도 있었다. 지역 내 절실한 유치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르 유치원을 설립하려는데, 동네에 마땅한

그리고 두 번째로, 나는 몽골을 몰랐다. 몽골사람들의 행동

땅이 없었다. 거대한 폐허가 있는 땅을 동 사무소에서 줬는데

과 반응을 현지의 맥락에서 바라보고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철거할 예산이 없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는데 2주만에 연락

2년정도 걸린 것 같다. 춥고 변덕스런 계절과 기후에 적응하

이 와 가 보니 그 거대하던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자

는 데만 1년이 꼬박 걸렸다. 한번 겨울을 나보니 몽골사람들

녀를 유치원에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이 왜 여름에 한 달씩 쉬는지, 왜 고기를 그리 많이 먹는지 겨

모으고 삽질을 하여 트럭 수십 대 분량의 폐 건물을 치워냈던

우 알 수 있었다. 차가운 음식을 왜 그리 싫어하는지도, 손이

것이다. 하려고 해서는 안되고, 안하니 되는구나라는 동양철

차가운 사람을 왜 나쁜 사람이라 말하는지도. 그리고 왜 모든

학책 어딘가에서 본듯한 구절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기술

일을 일단 ‘된다’고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워낙 급격히 변하

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구나. 프로젝트 계획서의 틀 안에

는 날씨와 환경속에 살다보니 지구력보다는 빠른 적응이 중요

묶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다. 삶과 철학의 문제였다.

하다는 것도 그때서야 알았다.

큰 깨달음이었고, 기쁘고도 난감했다.

2년차가 되어 역사와 사회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축적되

활동 3년차가 되면서, 일은 배수가 아니라 제곱으로 느는

자, 적은 인구로 독립된 국가를 세우고 고유한 문화와 언어를

느낌이 든다. 협력기관도 늘어나고, 사업 기회도 열리고, 이제

지켜가고 있기에 문화적 자부심이 강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몽골어 회의도 통역 없이 거의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나라보다 빨리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

나 파견 전에 읽었던 책 구절들과 포부들은 아직도 요원한 느

고, 시장개방을 하였으며, 무혈 민주주의를 이룬 과정을 알고

낌이다. 이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정도... 이제 동

나서야 왜 그리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자부심이 높은지 알았

네사람 취급 받고, 이제 동네 문제가 뭔지 깊이 있게 알겠고,

다. 시장경제로의 체제 전환 과정에서 아픔과 충격이 컸다는

이제서야 이해관계자들이 누구인지 알겠는데... 주민들을 중

점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몽골 말은 아직도 어린이 수준이다.

심에 두고, 그 사람들을 세우는 단계까지 다다르려면 또 많은

2년쯤 되면 동네 아주머니들이랑 조잘조잘 수다를 떨 수 있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도 잘은 모

것이라는 기대는 무너지고, 아직도 손짓발짓을 사용하며 지내

르겠다. 그리고 빈곤이라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문제를 몽골

고 있다. 그나마 이젠 아주머니들이 아는 애라고 먼저 말을 걸

의 수도 변두리의 한 동네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는 여

어준다는 게 달라졌을 뿐.

전히 버거운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주민을 세우고 그들의 힘을 모아 그들의 손으

그러나 본부에서 느끼던 회의는 많이 사라졌다. 이곳 사람

로 지역을 바꾸는 것은 거대 원칙이고 그 과정 자체가 목적인

들이 주는 에너지가 한국에서 만나던 사람들에 비해 매우 긍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고작 내 임기 몇 년 동안 이룰 수 있는 목

정적이고 따뜻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이곳에서

표가 아니고 그저 동네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그분들의 이야

는 출근해야 할 이유가 매일매일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기

기를 잘 듣고 저 사람이 내가 하는 일의 중심임을 잊지 말자고

때문인 것도 같다. 아이들 머릿니도 잡아줘야 하고, 동네 술

속으로 되뇌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없음을 깨달았다. 부

꾼 아버님 오늘도 건강히 길에 나와 계시나 봐야하고, 길에 노

임 1년차에 의욕이 앞서 만들었던 지역 내 어머니 모임은 잘

는 아이들 수업 땡땡이 치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무엇보다

나가는 듯 하다 일년도 채 못 채우고 산산이 흩어졌다. 교훈은

도 휴가나 외근으로 센터에 한동안 나오지 못하면 아이들과

얻었지만 마음은 쓰렸다.

동네 사람들의 소식이 궁금하고 보고 싶다. 결국 아직까지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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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사람들에게 받고만 있는 듯하다. 이 빚은 또 어떻게 갚아

그래도 훈훈한 결말...을 쓰고 싶었으나

야 하나. 이제 비영리단체 13년차, 국제개발협력 8년차가 되었다.

개발협력이 도대체 뭘까?

국제개발협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간사 때 느끼던 고민과 지 부장이 된 지금의 고민의 내용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 같

요즘 들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이것이 아닌가 싶다. 가

다. 단, 그 때는 단순히 비판만 하면 되었는데, 이젠 내가 저

장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과연 개발협력인가? 그것

질러 놓은 많은 것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다르

은 종교나 사회복지의 영역이 아닐까? 남의 돈으로 제한된

다. 흔들리며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어디서 읽은듯한 구절처

기간 안에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개발협력활동가로서 예산

럼, 끊임없이 고민하고 흔들리며 가는 길이 개발협력 활동가

과 인력을 끊임없이 투입해야 하는 사업을, 변화가 매우 어

의 길이 아닌가 싶다. 내가 저질러 놓은 것들을 반성하고 치

려워 보이는 사람들의 삶을 붙들고 있는 것이 맞는가. 한정된

우면서, 한해 한해 우리가 생각하고 구호처럼 외우고 배우는

예산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려면 어느 정도는 기초역량이

것들에 대해 가까이 가려고 노력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이루

있는 사람들과 일해야 하지 않는가, 어느 정도는 배우고, 어

어지지 않을까. 이런 순진무구한 희망을 버릴 수 없어 아직

느 정도는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지는 않을까. 궁극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닐까.

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지부장인 내가 우리 동네 사람들보 단 정치인 한 명을 더 만나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전체 국

이리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쓰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

제개발활동 판에서 NGO 활동가의 역할은 뭘까. 그저 이 동

어 몇 번을 망설였다. 하지만 몽골에서 가장 의지가 되는 동

네에 살면서 우리동네 이런 사람 있어요, 저런 사람 있어요..

료 NGO 활동가들과 고민을 나누면서, 나의 개인적인 고민

그러니 이렇게 합시다라고 크게 떠드는 것 이외에 할 수 있

과 닿는 부분을 많이 발견하였고, 그 나눔만으로 힘이 됨을

는 일이 있을까. 기관을,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이런 생

느꼈다. 이 글이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각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철없지 않은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현장에서도 외부 프로젝트 사업을 하고 있다. 본부와 비교

부끄러운 고백으로 가득 찬 긴 글을 읽어주신 OWL 독자

하면 그래도 사업인력 인건비를 사업비에서 뺄 수 있으니 다

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온 마음으로 아

행이지만, 후원처들이 선호하지 않는 ‘돈이 계속 들어가는’

끼고 자랑스러워하는 내 조직의 선배, 후배, 동료 분들이 이

혹은 ‘가시적 성과가 없는’ 사업들은 항상 고전하고 있다. 특

글로 인해 혹시라도 마음 상하시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글은

히 마을주민들과 잘 지내는 것, 마을주민들의 모임 만들기,

어디까지나 활동가 개인으로서 나의 한계에 대한 반성임을

사례관리 아동 지원 등은 지표 선정도 어렵고 프로젝트 기금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여러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분투를 이어

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비인기종목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업

가고 있는 본부 활동가들에 기대어 살고 있는 현장활동가로

은 개발사업이 아닌가? 게르촌이 개발협력사업에 잘 맞지

서, 항상 가슴속 깊이 감사하고 있음을 알아주시길.

않는 사이트라는 한 전문가의 평가도 들었다. 가시적인 성 과가 나타날 만큼 고립되지 않아서 그렇단다. 이렇게 최빈층

작성: 최진경, 코피온 몽골 지부장 planning@copion.or.kr

대상의 사업을 하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조언도 꽤 들었다. 그러면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개발협력사업은 어느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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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보는 개발현장

필리핀에서 겪은 혹독했던 신고식 요즘 텔레비전만 틀면 셰프들이 요리하는 광경을 한 채널 건너 한번씩 볼 수 있다. 이처럼 ‘쿡방’이 대세가 된 이유는 음식이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수단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작품으로, 문화로 풀이되는 것이 재미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식문화는 시간, 장소, 기후, 생활습관 등에 따라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 람들의 일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매개체이다. 이에 아이디어를 얻은 OWL은 개발현장을 누빈 많은 활동가 들의 입을 통해 현장 곳곳의 다양한 음식들과 이에 얽힌 사연을 소개해보고자 ‘음식으로 보는 개발현장’이라 는 코너를 마련하게 되었다.

2009년 3월, 나는 KB-YMCA 대학생 해외봉사단 라온아

나서부터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행사를 진행한 레가스피

띠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해사한 단체티를 입고 필리핀 레가

YMCA 대학생 회원들은 준비한 것을 보여주었는데, 돌부

스피에 입성했다. 본 프로그램은 대학생 5인이 한 팀을 구성

터 시작해서 물이 들어있는 유리병과 안에 뭐가 들었는지조

해 아시아 내 8개국에서 5개월간 활동하는 것1으로 필자 역

차 알 수 없는 밀폐용기까지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러더니

시 동료들과 재난지역 정착촌에서 데이케어센터 수업보조,

갑자기 이 음식들을 단계별로 먹어야 된단다. 우리는 그저 그

수공예품 센터 업무 보조 등 마을의 생계활동을 도왔다. [라

지역의 유명한 향토음식 중 하나겠지 싶었지만 말을 되짚어

온아띠]는 파견지역의 YMCA와 협력해 활동하는 것이기 때

보니 언뜻 이런 말을 들은 것 같았다. “ I hate this moment

문에 우리는 파견 즉시 YMCA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인

to let you do this.” 그제서야 준비된 음식이 음식이 아닐 수

사를 나누게 됐다. 그 첫 번째 자리가 바로 지금부터 설명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려 하는 ‘신고식’이었고, 그 자리에서 먹을 수 밖에 없었던 음

그들이 처음으로 권한 것은 돌이었다. 그냥 돌 말이다. 한

식을 통해 두고두고 회자된 에피소드를 쌓은 날이기도 했다.

번 깨물고 물로 입을 헹구면 되는 것이었다. 순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건가 싶었다. 다행히 다음 순서는 과일이라고 해

그 날 행사명은 ‘initiation’이었다. 보통 ‘Welcome Din-

서 잠깐 행복했었다. 분명 멜론이라고 들었는데 앞에 수식어

ner’와 같은 부드러운 이름으로 환영식이 이루어지는데 이

하나가 더 붙었다. ‘Bitter’ melon. 열대과일의 천국 필리핀

이름은 왠지 처음부터 낯설었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모

에는 정말 온갖 맛의 과일이 다 있었다. 쭈글쭈글하게 썰린

든 것이 끝난 이후 우리가 참여한 것은 ‘환영식’이 아닌 ‘신고

그 멜론 조각이 혀에 닿는 순간, 쓴 것도 신 것도 아닌 뭔가 신

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일 우리가 초대받은 곳은 지

비한 맛의 세계를 엿본 것 같으면서도 앞으로 난 미맹이 될지

역 YMCA 사무실. 새로 왔으니 ‘인사 정도 하겠지’라고 생각

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 먹은 것은 (그들의 말

했지만 어리둥절하며 서 있던 우리를 맨 앞에 일렬로 앉히고

에 의하면) 누군가의 침이었다. 믿기 싫었고, 믿기지도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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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색깔이 꼭 그것인 것도 같았다. ‘이걸 어떻게 먹어..’ 라

있었다. 처음 돌을 씹은 것은 화산이 있는 레가스피의 자연

는 의문을 가질 시간이나 주었다면 반항이라도 했을텐데 친

과 친밀함을 느끼기 위한 의식이었고, 쓴 멜론은 본래 몸에

절히 한 스푼 가득 떠 올려 내미는 걸 막아낼 길이 없었다. 그

좋은 약용과일로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다고 한다. 충격을 주

리하여 우린 그렇게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침을 꿀꺽 삼켜

었던 ‘침’은 진짜 침이 아닌 계란 흰자였는데 끈적한 특성상

버렸다. 갈수록 태산이었지만 분위기는 점점 극에 달했다.

서로 끈끈해지자는 뜻이었다. 소 눈알과 발롯은 현지인이 즐

마지막이겠다 싶었던 네 번째. 현지인이 소중하게 생각하

겨 먹어서 우리에게도 권했다고 했지만 나중에 우리가 “발롯

는 것을 함께해야 라뽀가 형성된다는 가르침을 받고 파견됐

을 먹은 대단한 아이들”로 불린 것으로 보아 모두가 즐겨 먹

던 나는 그들이 즐겨 먹기에 권했을 그 음식을 어떻게든 먹

는 음식 같지는 않았다. 참고로 발롯은 그 모양새가 너무 끔

어보려 했지만 극심한 고통을 맛보아야만 했다. 그들이 내

찍해 밤에만 판단다. 그 날 겪은 충격과 공포 때문에 이들이

민 것은 ‘소의 눈’이었다. 눈알 말이다. 그 눈알을 마주한 순

우리를 제대로 놀렸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우리를 환영하

간 심박수가 남달라졌다. 생김새로는 그것이 ‘눈’이라는 것

고 좀 더 확실하게 필리핀을 소개하고 싶었던 그들 나름의 방

을 알아볼 수 없었기에 어차피 먹일 작정이면서 ‘그건 소의

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친구들을 만나러 필리핀에 종

눈이야’라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준 그들이 미웠다. 충격

종 갔지만 발롯 장수만 보면 도망쳤고 나는 본의 아니게 개

을 분산하기 위해 가위바위보 전법을 쓰자고 했지만 내가 졌

발 현장에서 접하는 모든 음식을 조심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다. 결국 그 커다란 것을 입에 넣고 맛을 보다가 화장실로 달

이런 일을 누가 쉽게 잊을 수 있나 싶을만큼, 6년이 지난 지

려가 변기에 뱉고 뭔가를 올려 보내려는 위를 진정시키려고

금도 필리핀을 떠올리면 여전히 웃음이 날 만큼, 그날의 혹

했으나, 방금 전까지 내 입 속에 누군가의 눈알이 들어있었

독했던 신고식은 내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다고 생각하니 헛구역질이 계속되었다. 속이 진정되자 마지 막으로 악명 높은 그것이 등장했다. 파견 전 아주 많이 들었 던 음식. ‘부화가 덜 된 달걀’ 이름하여 ‘발롯’이다. 달걀이 나

작성: 송유림, ODA Watch 활동가 8기 salamatpo@gmail.com

타난 순간, ‘아, 이게 나온다면 정말 마지막이구나’ 싶었을 정 도로 그것은 위대한 먹거리였다. 맛은 맥반석 달걀 같이 부 드럽고 고소하지만 껍질을 깨부수는 순간 나를 경악케 했던 그것. 노른자 위에 살포지 얹어져 있던 그 모양새를 형용할 수 없는 것은 아직 병아리가 되지 못한 채 죽임을 당한 꾸물 꾸물한 새끼였다. 운 없게도 나만, 껍질을 깨자마자 그 안에 있던 그 친구와 눈맞춤을 해버렸다. 몇 초간 공황 상태에 빠 졌다가 정신을 수습한 후 부숴진 껍질을 이용해 꾸물꾸물한 그것을 긁어 내리고 맛을 보았다. 그리고 다 먹은 순간 맛있 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별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된통 당한 신고식은 이렇게 끝이 1 났다. 나중에

-

알고 보니 모든 음식에는 나름의 의미가 담겨

1  대학생 4인으로 구성된 5개 팀이 아시아 내 5개국에서 활동하는 현재의 틀과는 차이가 있음.(참조:http://www.raonatt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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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 이모저모

새로운 기운으로 설렘 가득한 7월의 소식 새해를 알리는 까치의 울음 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한데 벌써 한 해의 반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한국 사회 의 지난 상반기를 되돌아보면 밝고 긍정적인 소식으로 즐거웠기 보다는 어두운 사건,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 들을 분노하고 슬퍼했던 기억들이 주로 남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큽니다. ODA Watch 사무국도 한 해의 중 간을 넘어가면서 조금은 지친 여름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렇듯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요즘! ODA Watch 사무국에는 7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기운이 그득해지고 있답니다. 사무국에 맑은 미소를 지닌 새 식구도 생기고 열정 가득한 16기 시민활동가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남은 2015년에는 새로운 기운으로 설렘 가득한 한 해를 채워갈 수 있길 소망하며 7월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캄보디아 시민현장감시단의 활동 소식! 캄보디아로 사전조사를 다녀왔어요!

ⓒODA Watch

ⓒODA Watch

프놈펜 시내에 위치한 Caritas Cambodia 사무소에서 면담

KOICA 캄퐁참주 크로치마군 농촌개발사업 현장을 둘러보

하고 있는 모습

고 있는 모습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일까지 ODA Watch의 김경연 실

고려하지 못했던 사업장은 없는지 꼼꼼히 조사 하는 시간으로

행위원과 이재원 간사가 캄보디아에 사전조사를 다녀왔답니

채워왔답니다. 방문하는 기관마다 큰 환영의 인사와 함께 워

다. 이번 사전조사는 캄보디아 한국 대사관, KOICA 사무소,

치의 시민감시활동의 필요성을 크게 공감하면서도 시민들의

EDCF 사무소 등 한국 정부기관 5곳과 및 현지 NGO 실무자

매서운 눈으로 원조 현장을 바라본다는 점이 조금은 부담이

들을 만나 우리 단체의 현장감시단 활동을 조금 더 자세히 소

된다는 반응들을 보였는데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발전을

개하고 8월에 방문 예정인 본 조사 팀 활동에 대한 사전 협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시민 참여 활동인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해

를 구하기 위해 간 일정인데요~ 기관별 미팅 외에도 모니터링

주시기로 약속하셨답니다. 시민들의 눈과 입을 통해 확인하는

예정인 사업장들을 방문해 방문 적합성 등을 판단해보고 미처

한국 원조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전조사 후에 더욱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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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는 향후 15년을 이어갈 새로운 개발 목표를 위 해 많은 논의들을 거치고 있답니다. 시민사회는 이에 대응 하기 위한 방법으로 2014년 2월과 4월 요하네스버그에 모 여 action/2015라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만들게 되었는데 요! 이 이니셔티브는 130개 이상의 국가에서 1,600개 이상 의 단체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캠페인으로 한국 시민사회에 ⓒODA Watch

정기 모임을 갖고 있는 시민현장감시단 팀원들의 모습

서도 action/2015 Korea를 구성해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 트워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활동 중에 있답니다. 워치 사무국도 작년에 참여했던 경험을 발판

활동이 기대가 됩니다.

삼아 올해도 action/2015 Korea 캠페인에 참여해 시민들

사전조사를 다녀온 후 14일(화) 오후에 정기모임을 갖으면

에게 지속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

서 사전조사 활동 내용을 브리핑 하면서 ‘빈곤포르노(Poverty

하 SDGs)를 널리 알리고 이해를 도와 더 나은 발전을 위한

Porn.)’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걸음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참여하게 될 온/오프라인

사전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조금 더 명확해진 활동 방향과

캠페인 소식은 OWL 웹매거진과 더불어 페이스북 등을 활용

내용 덕분에 그동안 궁금하고 고민되었던 지점들이 조금은 해

해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를 독려토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소가 되었고, 빈곤 포르노의 역사, 논의과정 등을 살펴보면서

과 참여 부탁 드릴게요!!

조금은 막연했던 개념들을 다시금 정리 할 수 있었답니다. 앞 으로는 방문 예정인 사업들을 하나씩 놓고 세부적인 스터디 활동을 통해 전체적인 사업 내용 파악과 구체적인 질문들을

사무국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어요! 환영합니다~ 최승지 간사님

제시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감시단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로 마음도 모아보고요. 한달 남 짓 남은 준비 기간을 알차게 채워갈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립니다.

Action/2015 Korea 캠페인 참가 단체에 등록하다! ⓒODA Watch

뉴페이스! 사무국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습니다. 지난 4~5 월 직원채용 공고를 통해 최종 합격의 영광?을 쟁취하신 최승 지 간사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사무국의 일원으로 함께하면서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계신답니 다. 앞으로 국제개발협력 정책 애드보커시 업무 및 연구 활동 등을 맡아 열정 넘치는 활동을 보여주실 예정이랍니다. 워치 2015년은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종료되고 새로운 개 발 목표가 수립되는 해라는 것을 많이들 알고 계실텐데요~

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실 최승지 간사를 여러분께 소 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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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지 간사의 첫인사

다”, “매번 일 끝나고 오는게 힘들었는데, 들을수록 실무에서

안녕하세요, ODA Watch의 새 식구가 된 최승지 입니다. 이

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

렇게 지면으로라도 인사 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앞으로 많

각으로 이론만이 아닌 현장에서도 같이 실천하는 시간이 되

은 곳에서 자주 좋은 모습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잘 부탁

어야겠다”는 이야기까지 풍성한 소감들로 마무리 했습니다.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워크숍 때 못다한 토론과 네트워킹은 16기 시민활동가를 통 해 앞으로 ODA Watch에서 함께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

2015 ODA Watch 종합워크숍! ‘개발을 보는 다른 눈’ 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다! ODA Watch가 국제개발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성찰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매년 두 차례 진행하

니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강의에도 꼬박꼬박 출석하 는 열의로 알찬 시간을 만들어주신 참가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ODA Watch와 함께할 16기 시민활동가를 기다립니다!

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종합워크숍 과정이 지난 7월 3일부 터 22일까지 약 3주간에 걸쳐 서강동 주민센터에서 진행되

ODA Watch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정책과 사업이 지구촌

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개발을 보는 다른 눈>이라는 제

빈곤퇴치와 지속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제

목으로 SDGs를 비롯한 국내외 개발협력의 새로운 경향들

언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요! 워치의 열정 넘치는 활동

을 살펴보고, 세계화와 빈곤포르노, 개발현장 등 개발에 대

가 그룹은 단체의 든든한 기둥이자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

해 다시 곱씹어볼만한 주제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는데요.

으로 단체의 활동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있답니다.

특히 마지막 8회 때는 총 일곱 강의를 통해 학습했던 내용들

매년 1~2회 기나긴 종합워크숍이 마무리 될 즈음이면 수강

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이 그룹을 만들어 심도있게 토론하고

생들 중 수료한 분들을 대상으로 지구촌의 작은 정의를 실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더불어 워크숍을 함께 한 소감

현하기 위한 단체의 발걸음에 동참할 시민 자원활동가를 모

을 서로 나누어 보았는데요. “책에서 읽는 것과는 다른 시각

집하고 있습니다. 7월 23일부터 제 16기 시민활동가를 모

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에서부터 “현장에 있는 분들

집 중인데요~ 활동가로 참여하게 되면 단체의 정책감시활

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평소 답답했던 부분들이 많이 풀렸

동과 더불어 관심 이슈별 학습, 대중 캠페인 활동 등에 참여

Ⓒ ODA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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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의식 있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활동가로 성장해나 갈 수 있답니다. 지난 집중워크숍 수료자들도 16기 활동가 로 함께 하실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워 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길을 천천히 걸어보지 않 으실래요? *지난 집중워크숍 ‘수료자’들도 16기 활동가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시민활동가 16기 모집 안내 : 홈페이지 링크 참조

작성 : ODA Watch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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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신규회원 (4명)

감사합니다

KOICA노동조합, 김홍준, 문하나, 이종선

•일시후원 (3명) 김형식, 김효정, 이종선 •증액후원 (1명) 은나래 •전체회원 (506명)

강경아 강동렬 강명숙 강보성 강선미 강세일 강인남 강지은 강하니 강현선 강현지 강형철 고동일 고아라 고영수 고영웅 고영윤 고정현 고현영 고효정 공선주 공혜정 구민정 구정우 구지연 권아람 권유선 권은정 권현진 권희설 김근우 김근태 김남경 김가영 김경연 김광욱 김귀옥 김남경 김다영 김다은 김다해 김담이 김대영 김대욱 김대한 김대환 김도성 김동욱 김동은 김동주 김동호 김동훈 김로빈 김마리아 김명신 김명주 김미나 김미행 김 민 김민선 김민영 김민주 김민지 김민채 김병관 김병기 김보람 김보영 김복희 김상우 김서영 김선아 김성묵 김성수 김성욱 김성원 김성지 김성호 김성희 김소연 김수자 김수민 김슬지 김승찬 김승호 김신애 김신욱 김연상 김영란 김영식 김영아 김영주 김영준 김영후 김용표 김용훈 김우리 김운성 김윤정 김은섭 김은파 김이경 김 인 김일중 김재현 김준식 김중훈 김지원 김지원 김지원 김지은 김지은 김지현 김지혜 김창섭 김채리 김태영 김태영 김태진 김태현 김한나 김한빛 김향지 김 혁 김현경 김현정 김현주 김현주 김현주 김현정 김현진 김형모 김혜경 김혜리 김혜림 김혜영 김혜일 김홍준 김희경 남상은 남수정 남승주 남종민 노대영 노상은 노재은 노태훈 노하예진 도귀화 류세희 류 현 마연지 문경미 문기홍 문도운 문아름 문아영 문영선 문성민 문하나 문희원 민경일 민정희 박광욱 박규섭 박꽃잎 박다솜 박다희 박대형 박상현 박선영 박선하 박설경 박성완 박소영 박수연 박수연 박순임 박애경 박영인 박예지 박원수 박유미 박유정 박윤애 박자연 박자영 박자은 박재은 박재출 박재현 박정섭 박정화 박주원 박준상 박준희 박지영 박지영 박지윤 박지현 박진솔 박진영 박현민 박현수 박현정 박혜원 박효진 배정민 배정수 배진선 배하니 백숙희 백진숙 백혜진 변정희 서기준 서은경 서은교 서지원 성해리 손다혜 손민철 손혁상 송미숙 송수니 송수민 송연숙 송유림 송은해 송정임 송진호 신미정 신민철 신상문 신선연 신소연 신예리 신은숙 신재은 신정연 신지민 신지연 신혜수 심다형 심연주 심영신 안동원 안병훈 안은진 안재희 안지현 양동권 양윤정 양은선 양진아 엄경원 연윤실 염현진 오규상 오꽃별 오선화 오수현 오연주 오영수 오예린 오원기 오혁준 옥정훈 왕수안 원희영 유기쁨 유미리 유성상 유전균 유정숙 유혜인 윤다혜 윤미정 윤상석 윤샛별 윤소진 윤여정 윤영현 윤정혜 윤종혁 윤지영 윤태근 윤현봉 윤혜인 윤희주 은나래 이가현 이경선 이경숙 이경신 이경원 이경철 이기창 이기환 이다영 이달님 이명희 이미현 이민각 이병진 이삼돌 이상권 이상은 이서영 이선미 이선재 이선주 이선형 이성윤 이성훈 이세희 이소희 이수빈 이수진 이순연 이순열 이승국 이승미 이승인 이아진 이여울 이영규 이영아 이욱헌 이유경 이유정 이은샘 이은선 이은지 이인진 이장미 이재원 이정규 이정민 이정온 이정훈 이정화 이제석 이종선 이종헌 이주영 이주희 이지영 이지은 이지향 이지훈 이진영 이진원 이창덕 이천우 이철호 이충진 이치호 이태경 이태주 이택종 이해균 이혁진 이현숙 이현애 이현정 이현정 이혜영 이호원 이화연 이효경 임건엽 임샛별 임선희 임원혁 임정빈 임종진 임창규 장경아 장문희 장설아 장수영 장우주 장은정 장재현 장지혜 장한이 장해영 장현식 장혜영 전대진 전명기 전상모 전선미 전선화 전세련 전세현 전수영 전유나 전은숙 전의진 전익호 전인형 전지은 전해솔 정 현 정기택 정누리 정동길 정동민 정미연 정상호 정성훈 정승은 정 연 정용시 정윤주 정은주 정인배 정인형 정종혁 정지원 정진경 정철상 정혜주 정회진 조기태 조나연 조성권 조영호 조우진 조윤호 조은지 조은형 조이슬 조인경 조정숙 조한덕 조행란 조현규 조현세 조현주 조혜영 조희령 주현미 지혜론 지홍주 진새봄 차원나 차은주 차 준 채혜원 최강용 최미나 최미리 최민지 최보람 최서연 최성수 최성호 최수영 최슬기 최예나 최윤희 최은정 최재원 최재홍 최주흥 최준호 최현주 최혜정 최호림 추경아 코이카노동조합 하동우 하재웅 한건수 한경구 한규환 한명섭 한민수 한승미 한승우 한영미 한예니 한재광 한정연 한지혜 한지희 한충식 한희경 허유리 허 장 허창수 홍문숙 홍상진 홍상희 홍성욱 홍 솔 홍승희 홍의열 홍혜란 황보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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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살림살이

수입 개인/정기후원금

후원금 수입

인건비

5,786,470 1,045,020

100,000

보혐료 4대보험

OWL 판매수익

260,000

세금과공과

257,400

5,257,085

지급수수료

271,844

인류학

1,684,000

통신비

116,774

종합워크숍

1,200,000

개발정의교육 계

기타 수입

2,884,000

운영비

활동관리비

7,477,508 회의비

13,000

활동가 지원비

49,000

잡수입

10,239

도서인쇄비

18,000

10,239

홍보비

89,621

총계

이월금

4,897,085

일시후원금

사업 수입

지출

8,151,324

5월 통장잔액

25,117,474

5월 현금잔액

40

2015년 5월 이월금

25,117,514

합계

33,268,838

개발정의교육

사진교육 자부담

OWL발행

1,107,950 348,980 696,670

개발정의 시민현장감시단

5,591,776

7,914,997

합계

15,39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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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Watch의 길동무(회원)가 되어주세요! 후원회원이 되시면 워치의 간행물을 우편으로 받으실 수 있으며 각종 행사에 할인혜택이 적용 됩니다. 가입 방법 하나. 온라인으로 신청! * http://www.odawatch.net/cms 접속 후 후원신청! 가입 방법 둘. 이메일을 통해 신청! *ODA Watch 사무국으로 전화(02-518-0705) 후 이메일 가입을 요청 *회원가입신청서를 이메일로 받아 정보 기재 후 다시 회신하면 끝! 문의: ODA Watch 이재원 간사/ 02-518-0705, donation.odawatc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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