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소식지 2018년 봄호

Page 1

묻몋펔쁢픦칺 MÉDECINS SANS FRONTIÈRES

콛픦졷콚읺 쭒햏핳펞컪픦픦욚솧

SPRING 2018 | Vol.5 No.1


국경없는의사회 한국ㅣ봄 2018

목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환자들이 우리를 필요로 할 때 떠난다는 건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주요 분쟁지역과 국경없는의사회의 구호 활동

로힝야 위기 그들은 공격 당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어요

예멘 평상시에도 1분에 5번 정도 폭발음이 들립니다

시리아 많은 만성질환 환자들이 한 달째 약을 복용하지 못했습니다 이라크 누구도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할 거예요

국경없는의사회를 지지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반가운 마음으로 2018년 첫 소식지를 전해 드립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40만 명에 가까운 민간인들이 시리아 동구타에 갇혀 있습니다. 최근 보고된 수치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내전으로 인해 46만5천 명의 시리아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1200만 명이 피난을 떠났습니다. 저항 단체들의 마지막 요새였던 동구타는 2013년부터 시리아 정부의 포위 아래 놓였고, 그 결과 민간인들에게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은 계속 부족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시리아군은 지난 2월 19일 폭격을 가하며 동구타 군사 작전 강도를 높였고, 단 며칠 사이에 수백 명이 살해당했습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가 휴전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과연 이 결의안이 어떻게

남수단 이번만큼은 기적이 나타나길 바랐습니다

이행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국내 활동

의료 단체들이 이 지역에 들어가 도움을 제공하고, 치료를 위해 위독한

후원자 소식

의료 시설을 포함한 민간 지역이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국경없는의사회는 폭격을 멈춰 달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독립적인 인도주의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의약품과 의료 물자를 보급하도록 승인하고, 나아가 해달라고 말입니다. 사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이러한 상황과 마주합니다. 무력 분쟁이 일어나면 보통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 임시 거처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깨끗한 물과 적절한 음식, 의료 지원도 구하지 못한 채로 말입니다.

표지사진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이들은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는 거의 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충분히 예방할 방글라데시로 가기 위해 나프강을 건너는 난민들 MOISES SAMAN/MAGNUM PHOTOS FOR MSF

06158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443 애플트리타워 9층 전화 02-3703-3500 팩스 02-3703-3502

수 있는 질병에도 쉽게 걸립니다. 우리 팀들은 국제인도법을 무시하고 병원이나 의료진을 공격하는 일련의 사건도 목격합니다. 때때로 의료진들은 자원이 부족한 시설에서 환자와 부상자를 돌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긴급 상황에 효과적이고 빠르게 대응해 활동하는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독립성, 공정성, 중립성이라는 활동 원칙에 근거해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의료 구호

www.msf.or.kr

활동을 합니다. 활동을 진행하면서 목격하는 폭력과 소외의 현장에 대해

facebook.com/msfkorea

공공연히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우리의 중요한 활동입니다. 그런 곳들은

@msfkorea

국제사회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msfkorea

이번 소식지에서는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 난민, 그리고 예멘, 시리아,

youtube.com/msfkorea

이라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지역의 위기와 분쟁 현장에서 전해 온

@국경없는의사회 blog.naver.com/msfkr

발행처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발행일

2018년 3월 16일

발행인

티에리 코펜스

편집기획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커뮤니케이션국

디자인

slowalk

우리 환자들과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갖가지 어려움에 부딪친 피난민들이 보여주는 큰 용기와 회복력에 공감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 티에리 코펜스


MEDECINS SANS FRONTIERES KOREA | SPRING 2018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환자들이 우리를 필요로 할 때 떠난다는 건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키지그라 진료소에서 아동 환자가 치료받고 있다.

Sylvain Cherkaoui/Cosmos for MSF

2015년, 2016년의 방가수는 제게 작은 천국이었습니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피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

현지에 기반을 둔 구호 활동 직원들은

다. 지난 시간의 위기를 딛고 삶은 점차 제 모습을 찾

는 한 무슬림 환자를 HIV/AIDS 감염자 모임에서 만났

분쟁의 피해를 입는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은 듯했죠. 기독교와 무슬림 공동체도 서로 사이가 좋

습니다. 탈출하던 중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을 전부 잃어

펠레 허버트(Pel Hubert)는 2015년부터

았고 경제도 살아나고 있었죠. 그러다가 2017년 3월부

버린 그는 어디다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라 난처해 했

방가수(Bangassou)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터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먼저, 방가수에서 북쪽으로

습니다. 애써 숨겨 왔던 자신의 병을 그렇게 드러내 놓

이동진료 간호 감독으로 일했습니다. 2017년 들어

150km 지점에 있는 바쿠마에서 교전이 터졌습니다.

고 이야기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 싶었습니다. 하지

현지 상황이 극도로 불안해졌지만, 활동이 중단된

사람들은 공격을 당할까 봐 밭일을 나가기도 무서워하

만 그에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약을 복용하지 못

11월까지 펠레는 자신과 같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기 시작했습니다.

해 건강이 악화되어 거의 죽어 가고 있었으니까요.

점점 교전지가 가까워지더니 시내에서 교전이 터지자,

2명의 여성이 병원 밖에서 살해당할 때도 저는 방가수

그때부터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경

에 있었습니다. 우리 구급차가 무장 남성들에게 몇 시

제도 추락했고, 그 좋던 공동체 사이의 관계도 깨져 버

간 동안 포위돼 있었을 때도 방가수에 남아 있었죠. 하

렸고, 치안 상황도 말이 아니었습니다. 총격이 시작되

지만 우리 사무실에 강도 사건이 벌어져 활동을 중단

던 날 밤, 저는 아내와 4살, 8살, 16살인 아이들과 함

하기로 결정했던 날 저는 비번이었습니다. 나중에 저는

께 집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몸을 벌벌 떨면서 집에 돌아온 동료들을 맞아 주었습니

그때 한 친구가 와서는 가족들 모두 국경 반대쪽 은두

다. 다들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환자들이 정말 우

(Ndu)까지 그나마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루트가 있다고

리를 필요로 할 때 그들을 뒤로하고 떠난다는 건 끔찍

알려 주었습니다. 저는 우선 가족들을 그 친구와 함께

한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떠난 뒤 24시간 사이에 병원

보낸 뒤, 가족들이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을 때

에서 5명이 숨졌습니다. 그들을 돌봐줄 팀이 없었기 때

까지 집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국경없는의사회 조

문이었습니다…. 우리는 극심한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끼를 챙겨 입고 동료들을 만나러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활동을 지속하기에는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방가수에 머물며 일을 계속했

상황이 너무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 나갔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펠레 허버트

MSF

던 건, 제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들이


국경없는의사회 한국ㅣ봄 2018

4

시리아

5

이라크

3

예멘 1

6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남수단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지역

1

2

중앙아프리카공화국 | 3 페이지

로힝야 위기 – 방글라데시 | 6 페이지

2017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주민 5명 중 1명은 폭력을 피해 집을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한 폭력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한 2017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해 2,700명의 직원을

8월 이후부터 64만7천 명이 넘는 로힝야 난민들이 미얀마를 떠나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소아과 지원, 정기 예방접종, 산부인과

방글라데시로 피난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콕스 바자르 지역에서

지원, 외과 수술, HIV, 결핵 치료 등을 포함해 총 16개 프로젝트를

인도적 의료 구호 역량을 대폭 늘려 2천 명의 직원을 배치하고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민간인과 구호 단체들을 겨냥해

입원환자 시설 5곳, 1차 의료센터 3곳, 보건지소 15곳을 운영하고

벌어진 폭력으로 인해 중아공은 인도주의 활동가들에게 가장 위험한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주로 호흡기 감염, 설사 질환, 디프테리아

국가들 중 한 곳이었습니다.

환자들을 치료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며, 식수위생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MEDECINS SANS FRONTIERES KOREA \ 302).'

주요 분쟁지역과 국경없는의사회의 구호 활동

4

시리아 | 10 페이지 2

방글라데시

지난 7년간 시리아에서 민간인을 겨냥한 폭력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전체 인구 절반이 넘는 1200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시리아에서의 활동이 절실히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부는 활동을 승인해주지 않았고, 치안이 불안해 반군 통제 지역에서의 활동도 제한적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시설 5곳과 3개의 이동진료팀을 운영하고, 시리아인 의료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 시설 약 50곳에 원격 의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5

이라크 | 11 페이지 이라크는 수년간 비참한 분쟁을 겪었습니다. 2014년 이후 570만 명이 안전한 곳을 찾아 집을 떠났습니다. 마지막 남은 도시들이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되면서 280만여 명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무수히 많은 것들이 이들에게 필요합니다. 병원과 진료소 대부분이 폭격을 맞았고, 지금도 의료 장비, 의료진, 의약품이 심각하게 부족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에서 외과 수술 및 수술후 치료, 산과 진료, 소아과, 정신건강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3

6

예멘 | 8 페이지

남수단 | 12 페이지

2015년부터 전면전이 계속되면서 폭격, 총격, 살상이 만연합니다.

민간인을 겨냥한 분쟁과 폭력이 3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남수단

1400만 명이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3백만 명이 집을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교전 상황에 더해진 심각한 물 부족, 봉쇄 정책으로 인도주의 위기는

피난을 떠났고, 수십만 명이 음식, 식수, 의료 혹은 인도주의 지원을

악화되었습니다. 의료진과 의료 시설도 공격을 받았습니다. 예멘 내

구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응해 국경없는의사회는 3천 명이 넘는

병원 및 보건소 13곳에서 2천 명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이 활동하고

활동가를 통해 말라리아, 홍역, 영양실조 등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이들은 예멘 내 11개 주 곳곳에 위치한 병원 및 보건소 20여 곳을

예방접종 프로그램도 운영했습니다.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ㅣ봄 2018

로힝야 위기

그들은 공격 당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어요 로힝야 난민을 겨냥한 성폭력 제가 치료한 여성, 소녀 환자들은 너무도 무자비한 일 을 겪었습니다. 집단 강간, 공개 강간의 경우도 많았고, 어떤 이들은 며칠씩 붙잡혀 여러 번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여성 분들은 그저 몸이 괜찮아진 건지 알고 싶어 했습니다. 제 생각에 임신 여부를 걱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큰 우려사항 중 하나는 안전하지 않 은 낙태입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산모 사망을 일으 키는 5대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거든요. 알 수 없는 이 유로 출혈이 일어나 찾아오는 여성 분들이 많았는데,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마 집에서 임신 중 절을 시도하고 있지 않나 하는 추측을 하게 되었습니 다. 처음 며칠 동안에는 갓길에 나가 있었습니다. 수천 명 의 난민들이 지나가는 좁다란 곳인데요. 거기 나가서 강간을 당한 생존자들에게 의료 지원이 필요하면 그 자 리에서 지원을 하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캠프에 자리를 잡은 뒤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성폭력 관련 메시지를 전달 하고 보다 심층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젊은 여성 그 룹을 교육했습니다. 공동체에 따라 심지어 ‘강간’이라 는 말을 일컫는 용어도 제각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견팀 내에 로힝야족 을 포함시키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제 생각에는 많은 여성 분들이 그저 이야기를 하고 싶 어서 우리를 찾아 왔다고 봅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 비스 중에는 정신건강 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성폭력 문제로 찾아오는 사람이면 누구나 정신 건강 담당 직원과도 만나게 됩니다. 활동을 시작한 첫째 날인가, 국경을 넘으려고 14,000 명이 기다리고 있는 갓길에 나갔어요. 응급 환자를 찾 으려 애쓰고, 캠프에 자리를 잡고 나면 어디에 와서 의 료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모두에게 자세히 알려 주려고 잠톨리 임시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여성

Anna Surinyach

방글라데시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로힝야 난민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을

했던 날이었어요. 다수의 여성들이 공격을 당하고 그 즉시 탈출했다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을 때, 모든 것 이 제 맘속에 다르게 새겨졌습니다.

치료하고 있습니다. 125명이 넘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치료받았지만, 성폭력을

말 그대로 등에 옷가지만 지고 그대로 탈출한 것인데,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의 수는 훨씬 더 많습니다. 조산사인 아얼린 페일(Aerlyn Pfeil)에게

의료 지원을 받으려고 찾아온 여성 분들을 보면 공격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당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습니다.


MEDECINS SANS FRONTIERES KOREA | SPRING 2018

여전히 깨끗한 식수 공급이 몹시 필요합니다 폭력을 피해 미얀마를 떠나온 난민들 대다수가 제대로 된 거처와 식량, 깨끗한 물과 화장실을 찾기 힘든 임시 정착촌에 머물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남동부, 운치파랑(Unchiparang) 정착촌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한 청년이 손으로 판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다.

Paul Andrew Jawor/MSF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식수위생 전문가 폴 야보르(Paul Jawor)에게 물어 봤습니다.

Q. 방글라데시 상황이 어떤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저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본 적 이 거의 없습니다. 수십만 명이 오도가도 못한 채 기본 적인 서비스를 거의 구하지 못한 상태로 있었습니다. 물론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난 민들에게는 많은 것들, 특히 깨끗한 물 공급이 필요합

하기 때문이죠. 의료진은 손도 깨끗이 씻고, 물품도 늘

위생・소독 물품 키트도 제공하려고 합니다. 물론 정착

깨끗이 관리해야 합니다. 환자들은 약을 복용할 때 깨

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경없는의사회 보

끗한 물을 마실 수 있어야 합니다.

건 홍보팀은 물 염소 처리법과 수도 관리법을 사람들

그다음 한 일은 주요 수원이 되는 강물을 활용하는 것

에게 알려 줄 예정입니다.

이었습니다. 염소 소독으로 깨끗해진 물을 하루 3만 리

Q. 몇 달 뒤 운치파랑에 있는 난민들의 상황은 어

터씩 운반할 수 있는 대형 탱크에 긴 파이프도 설치했

떻게 될 거라고 보시나요?

습니다. 특히 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는 사 람들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A. 건기가 다가오면서 더 많은 난민들이 들어오기 때 문에 모든 정착촌에서는 물 공급 문제가 사라지지 않

니다. 사람들은 논이나 웅덩이, 손으로 파서 만든 얕은

그 밖에 다른 곳에서는 전통 방식의 ‘시추공’을 사용하

우물에서 물을 구합니다. 그나마 몇 개 없는 화장실 구

을 겁니다. 운치파랑의 경우,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앞

되 보다 크고 안전하게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현재 침

덩이들은 이미 꽉 차 버려서 사람들은 야외에서 일을

으로 2-3개월 안에 정착지를 가로지르는 강이 말라 버

투 ‘우물’을 파기 시작했고, 앞으로 이런 우물을 15-20

해결하고 있고, 이 때문에 물이 더욱 오염되고 있습니다.

릴 겁니다. 그러면 시추공에서 얻는 물도 날이 갈수록

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물에 먼지가 들어가지

줄어들겠죠.

않게 할 콘크리트와 물이 넘치는 것을 막아줄 작은 벽 Q.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높은데, 국경

을 설치하고, 표층수의 오염을 막아줄 기구도 안쪽에

없는의사회 팀들은 운치파랑에서 어떤 일들을 했

설치할 겁니다. 물론 우물물은 염소 처리를 하죠.

우리는 건기를 버텨낼 계획 중 하나로 운치파랑 정착 촌에 200㎥의 물이 들어갈 ‘수영장’ 4곳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빗물도 받고 지하수도 받는 거죠. 전에 없던

나요? 지표 상황과 몰려 있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시추공 설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이 지역의 모든 사원과

A. 이러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우선순

치 장소를 정하는 일이 몹시 까다롭습니다. 우리는 진

일부 민가에는 그런 탱크가 있으니까요. 국경없는의사

위는 먼저 정착지에 마련한 진료소에 깨끗한 물을 충

료소 의료 기록을 살펴본 뒤, 보건 홍보팀 단원들과 함

회는 2008년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 이라와디

분히 공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의료 시설에서만

께 설사 환자들이 많이 발생하는 곳들을 찾아냈습니

삼각주를 강타했을 때 이 같은 체계를 수립했던 적이

큼은 다른 병, 특히 설사 같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다. 거처 주변에 우물을 설치하는 것과 더불어 큰 물통,

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여정

후마이라(Humaira)는 라카인 주에서 방글라데시로 건너온 스물다섯 살의 로힝야 난민입니다. 후마이라는 잠톨리 임시 정착지에서 쇼크 상태에 빠진 상태로 국경없는의사회 파견 진료팀에 발견되었습니다. 지금은 1차 의료 센터에서 수분 보충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폭력사태가 터지고 남편은 미얀마 군에게 끌려갔어요.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어요. 그들은 우릴 몰아내더니 집을 불사르고는 우릴 심하게 때렸어요. 탈출 당시 이미 저는 임신 후반이었어요. 우리는 숲길을 헤치면서 며칠 동안 걷고 또 걸었어요. 너무 배가 고팠고, 나뭇잎을 먹으며 겨우 살아남았어요. 밤에는 수풀

속에서 잠을 잤어요. 그러다가 마침내 강가에 다다라 배를 타고 방글라데시로 오게 됐어요. 제 아기 루지나는 강에서 태어났어요. 이미 배에 올랐는데 진통이 시작된 거예요.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세 시간 만에 아기를 낳았어요. 여기까지 오는 내내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그저 아기를 낳아 폭력이 없는 곳으로 데려갈 생각만 했어요.

잠톨리의 국경없는의사회 1차 의료센터에 머물고 있는 후마이라의 아이들 ⓒAnna Surinyach


국경없는의사회 한국ㅣ봄 2018

예멘

평상시에도 1분에 5번 정도 폭발음이 들립니다 타이즈는 지금 전쟁 중입니다 아룬 제간(Arunn Jegan)은

요. 이 때문에 직원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더 큰 압박

2016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을 느낍니다. 평상시에도 1분에 5번 정도 폭발음이 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타이즈에 남아 있는 소수의 의료 단

릴 정도니까요. 직원 하킴(Hakim)은 아이들에게 집 밖에 나가지 말고

저는 최근에 타이즈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이곳 교전

실내에 있으라고 단단히 일렀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딸

선 양쪽에서 여러 병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타이즈의

아이가 “그런데 아빠는 날마다 어디 가는 거야?”라고

인도적 상황은 여기 오기 전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알

물었답니다. 날마다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에 부딪치는

고는 있었지만, 첫 1주일을 보내면서 상황이 얼마나 절

지, 이곳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잘 아실 수 있겠죠.

박한지, 이곳 사람들이 날마다 얼마나 많은 어려움에 부딪치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로 하는 지원이 너무도 많습니다.

체 중 하나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년간 타이 즈 교전선 양쪽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교전을 보면서 특히나 이곳에서 우 리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늘어난 의료 수요, 그리고 의료진과 의료 시설이 처한 치안 상황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국경없는의사

제가 타이즈에 도착한 지난 1월에도 주변의 모든 교전

회는 우리 활동을 존중하고, 의료 시설을 안전하게 지

선에서 폭력사태는 고조되어 있었고, 지난 며칠 동안에

켜주기를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요청

는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바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 지원이 필요한 모두에게 접

로 이곳 사람들의 일상입니다.

근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우

지난 사흘간 우리는 117명이 넘는 전쟁 부상자들을 치 료했고,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그 수는 계속 늘어나 고 있습니다. 분쟁이 심화되면서 응급실과 수술실은 부 상자들로 넘쳐났습니다. 하루 평균 70명에 가까운 환 자들을 받았으니까요. 우리가 치료한 환자들은 총상, 유산탄 부상, 지뢰 부상을 입었습니다. 너무도 충격적 인 장면들을 보게 됩니다. 병원 직원들은 최근 며칠 동

리는 공정성과 중립성의 원칙을 지키며, 환자의 소속을 묻지 않고 모든 부상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인도주의 단체들이 이곳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 렸으면 합니다. 현재 타이즈는 예멘에서 가장 격렬한 분쟁이 일어나는 곳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필요

예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아룬 제간

안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어떤 직원들은 부상자들의 상태를 안정시키려고 거의 잠도 못 잔 상태로 일했습니 다. 상태가 안정되는 환자들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환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토록 절망적인 상황을 보니 무척 힘들었습니다. 혈액을 기증해 달라, 시체 운반용 부대 를 지원해 달라 하는 병원들의 요청을 들으면서, 벌써 수년째 타이즈 사람들이 얼마나 가혹한 현실을 살아왔 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 분쟁이 격화된 이후로 예멘에서는 전투가 끊 이지 않았습니다. 시내에 있는 사람들은 집 밖에 나가 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사무실까지 와서 부상자를 치료하려고 헌 신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 어서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교전선에서는 끊임없이 총격 소리와 폭격 소리가 들려 옵니다. 교전선들이 우리 의료 시설에서 아주 가깝거든

무너진 부모님 집 앞에 앉아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경비원

Florian SERIEX/MSF

Antonio Faccilongo


MEDECINS SANS FRONTIERES KOREA | SPRING 2018

전쟁 때문에 우리는 식료품조차 살 수 없게 됐어요 파티마(Fatima)와 18개월 된 아들 이샤크(Ishaq)는 이브 주의 알 카에다 시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센터에 도착했습니다. 파티마는 타이즈 주의 마위아 지역에 위치한 쇼칸 마을에서부터 장장 4시간을 이동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샤크는 3일 전부터 앓아 누웠어요. 처음에는 ‘좀 있으면 낫겠지’ 하며 기다렸어요. 하지만 이틀 뒤에도 설사와 구토는 멈추지 않았어요. 결국 이웃에게 9,800 예멘리 알(한화 약 41,000원)을 빌려 교통비를 마련해 인근 사설 약국까지 갔어요. 그리고 는 이샤크에게 주사를 한 대 맞히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하지만, 이튿날에도 이샤크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어요. 그때 저는 아들을 데리고 알 카에다 시에 가 보라는 동네 사람의 말을 듣게 되었어요. 교통비가 없어서 바로 그날 오지는 못했어요. 이미 약국 갈 때 돈을 빌린 터라 아무도 우리에게 더 이상 돈 을 빌려 주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남편이 사람들에게 간곡히 사정했죠. 콜레 라 치료센터까지 오려고 남편은 추가로 30,000리알(약 127,000원)을 빌려야 했어 요. 2만 리알로 차를 빌리고 1만 리알로는 연료를 샀어요. 연료가 부족했었거든요. 이샤크가 오늘 퇴원했으면 좋겠어요. 연일 연료비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 나면 그만큼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요. 남편은 일용직 노동자로 하루에 1,500리알( 약 6,400원)을 벌어요. 하지만 더 이상 날마다 일을 구하지 못해요. 전쟁 때문에 사 람들은 돈이 없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일을 주지 않아요. 기르던 염소 두 마리를 팔 아 빌린 돈 일부를 갚을까 해요. 두 마리를 팔면 약 13,000리알(약 55,000원)을 받

18개월 된 파티마의 아들 이샤크는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MSF

콜레라 말고도 이샤크는 중등도의 급성 영양실조까지 앓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영양실조는 당장 입원해야 할 수준은 아니지만, 완치하려면 앞으로 몇 달간 2주 마다 병원을 찾아와 보충식을 받아 가야 합니다.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퇴원하고 나면, 이샤크는 알 카에다 병원의 외래환자 영양

을 수 있어요.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14일간 치료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교통비가 이렇게

전쟁 때문에 우리는 식료품조차 살 수 없게 됐어요. 가게에 식료품이 있는데 살 돈

할지는 의문입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이샤크의 상태는 악화될 것입니다.

이 없어요. 전에는 4,000리알(약 17,000원)을 주면 동네에서 밀 10kg를 살 수 있었

국경없는의사회는 2017년 3월부터 8월까지 총 9만 명이 넘는 콜레라 환자를

는데, 지금은 같은 양을 사려면 배가 넘는 9,000리알(약 38,000원)이 필요해요.

치료했는데, 이는 예멘에서 보고된 전체 콜레라 환자 수의 16%를 차지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알-나사르병원에서 응급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비싼 와중에 이샤크 부모가 다시 아이를 병원에 데려와 추후 진료를 받게

Mohammed Sanabani/MSF


국경없는의사회 한국ㅣ봄 2018

시리아

많은 만성질환 환자들이 한 달째 약을 복용하지 못했습니다

앱과 키트로 시리아에서 만성질환 치료하기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을 전쟁이 한창 벌어지는 곳까지 운반하는 데 생기는 위험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문제 전쟁 전,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사망의 74%는 비감염성 질환이 원인이었습니다. 병원이 공격받고, 의사와 간호사가 어쩔 수 없이 떠나고, 필수 의약품을 구하지 못할 경우가 허다한 지금, 당뇨와 고혈압 같은 비감염성 질환을 앓는 다수의 시리아인들은 치료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로도 위험하고, 적은 의료 물자는 유산탄 부상이나 화상 같은 치명적인 부상을 치료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해결책 피난민 지원팀은 요르단 팀, 시리아 내 의사・간호사 네트워크 등과 협력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이 당뇨 환자가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혈당을 확인 받고 있다.

MSF

앱으로 현지 의료진과 국외에 있는 의료 멘토를 연결해, 현지 의료진이 비감염성 질환 환자들을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가족들은 구호 단 모하메드 야쿱(Mohammed Ya’akoub)은 시리아 이들리브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체로부터 천막을 지원받죠. 어쩔 수 없이 천막을 함께 써야 하는 가족들이 많습니다.

치료하도록 하는 겁니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의사, 간호사는 새로 만난 환자에게 번호로 된 ID를 부여하고, 현재

의료 상황은 몹시 나쁩니다. 호흡기 감염병이 흔하게

복용하는 약과 처방 내역을 포함해 환자의 모든

오늘 일찍 터키 국경 근처에 있는 알-라흐만 난민 캠

나타나는데요. 몇몇 가족들은 여기 도착하기 전까지 1

건강 정보를 안전한 플랫폼에 업로드합니다.

프에 방문했습니다. 최근 그곳에 44가족이 들어왔고,

주일을 이동하는 동안 길가에서 밤을 보내면서 그런

그러면 멀리 있는 의료 멘토가 매주 데이터를

그 전까지 이미 70가족이 있었습니다.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모니터하면서 치료법이나 처방에 수정이

몇몇 가족들은 가까스로 소지품을 챙겨 왔지만, 다른

많은 만성질환 환자들이 한 달째 약을 복용하지 못했

가족들은 여기까지 빈손으로 왔습니다. 진료소에 온

습니다. 당뇨와 고혈압 환자들이 정말 많았고, 아동들

현재 이 앱과 함께 혈압 측정기, 혈당 측정기,

사람들은 슬픈 얼굴을 하고 별 말이 없습니다. 언제 집

은 몇 년 동안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습니다.

온도계 등 필수 진단 도구 3가지를 포함한

필요한 사항을 입력합니다.

에 돌아갈 수 있을지 묻는 게 전부죠. 어떤 가족들은

백팩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 멘토가 국경없는의사회는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을

처방한 약을 현지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임산부와 아동들에게는 1차 예방접종을 실

전달할 수 있도록 월별 보급 체계도 마련하고자

시했습니다. 부상자들의 상처 부위 붕대를 갈아 주기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난점도 있습니다.

도 했습니다. 정착촌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도 10km나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을 전쟁이 한창 벌어지는

캠프는 이미 들어온 70가족들로 꽉 차서 몹시 버거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곳까지 가기가 어렵습니다. 사

곳까지 운반하는 데 생기는 위험을 어떻게 피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곳에 지금 100가족이 넘게 머

람들은 교통비를 감당할 여력도 없고요. 그래서 이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물고 있습니다. 새로 온 가족들 중에는 천막을 챙겨 온

한 이동 진료소가 최선의 지원책입니다.

거처를 구하는 데 드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고 하소 연하기도 하고, 천막이며 구호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 하기도 합니다.


MEDECINS SANS FRONTIERES KOREA | SPRING 2018

이라크

누구도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할 거예요

수년간 분쟁과 치안 불안이 계속되면서 이라크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 활동이 거의 멈춰 버렸습니다.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던 많은 실향민들에게는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나,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은 도움 받기를 불편해합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 내 천막을 돌아다니며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낙인을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룹 활동을 조직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치료를 받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설명했습니다. 나와르(Nawar)는 이라크 북부 술라이마니야 시 인근 국내 실향민 캠프에서 4년째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의 지원을 받으며 우울증에서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르빌 근처 실향민 캠프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는 심리사회적 상담이 이루어진다.

Jean Christophe Nougaret/MSF

제 이름은 나와르이고 올해 53살입니다. 제 아들 내외

캠프에 있는 동안 굶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단체들이

캠프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었고, 지금

와 세 아이들, 둘째 아들 내외와 다섯 아이들, 그리고

와서 도와 주었거든요. 하지만 모든 것을 잃어 버려서

은 편안하게 지낸답니다. 하지만 누구도 우리가 행복하

셋쩨 아들까지 다 여기 있습니다.

우울해졌습니다. 전에는 농장도, 차도, 집도 있었는데,

다고 말하지는 못할 거예요. 우리가 심은 나무, 우리가

그들이 다 빼앗아 갔습니다. 그들은 우리 집에 들어와

기른 벌들과 함께 살고 있지 않으니까요.

우리집 근처에서 이라크 군과 이슬람국가(IS) 사이에 교전이 있었고, 우리는 모두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IS가

모든 것을 가져가서는 전부 부숴 버렸어요.

저는 친척들, 특히 사촌들이 그리워서 우울증에 빠졌습

밤새 총을 쏘았기 때문에 우리는 잠을 잘 수 없었어요.

그곳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천국 같았죠.

니다. 제 사촌 3명은 살해당했는데, 그중 1명은 판사였

분쟁 때문에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집도 잃고,

하지만 결국 우리는 겁에 질려 달아날 수밖에 없었습

어요. 아르빌에 살다가 가족들과 함께 집에 돌아오기로

전부 다 말이죠. IS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멋진 삶을 살

니다. 집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치욕스러운 일이었습니

했는데, 무장 단체에게 붙잡혀서 세 명 모두 살해당했

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피난민이 돼서 집

다. 배를 타고 오다가 아이들 몇몇은 물에 빠져 죽었습

습니다. 제가 우울하고 슬프게 된 건 그 때문입니다.

을 떠나게 된 거예요. 우리가 떠난 지 벌써 4년이 되었네요.

니다. 5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이동하기도 했어요.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해 물었더니 사람들은 제가 어디 로 가야 할지 알려 주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방문 해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일주일에 몇 번 씩 심리학자 분에게 제가 겪고 있는 문제를 설명했습니 다. 저는 여기 와서 우울한 기분을 느끼고 숨쉬기가 어 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웃들에게도 찾아가 보 고, 집 밖에도 나가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해 주시더군요. 호흡 문제는 고쳤습니다. 나쁜 꿈 때문에 많이 괴로워했는데, 심리학자 분이 도움이 될 만한 행 동들도 알려 주셨습니다.

*환자의 이름은 가명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정신건강 지원을 받고 있는 나와르

MSF/Sacha Myers


국경없는의사회 한국ㅣ봄 2018

남수단

이번만큼은 기적이 나타나길 바랐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아웨일 병원 입원병동

Peter Bauza

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20명의 활동가들과 300

자 아이로, 어린 나이에 먼저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움

소아과 전문의인 홍기배 구호 활동가는

명이 넘는 현지인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국경없

막집에 불이 나서 체표면적 60% 이상에 화상을 입어

지난해 7월까지 9개월 동안 남수단 아웨일

는의사회는 소아과 부분에서 입원실, 집중치료실, 신

왔고, 모두 남수단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

병원에서 활동했습니다.

생아실, 외래진료실, 입원 영양실조 치료식 센터, 수술

다. 저희 병원에서는 피부 이식이 불가능해서 드레싱

실과 수술병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 영양관리를 해주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아웨일(Aweil)은 남수단 북쪽, 수단 국경 근처에 위치

저는 소아과 의사로 주로 신생실과 중환자실에서 일했

두 달에 걸쳐 치료한 결과, 피부 병변은 40%으로 줄었

한 지역입니다. 아웨일 타운에는 보건부에서 운영하는

습니다. 의료담당관들과 같이 회진을 돌며 교육하고,

고 피부 이식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다

아웨일 주립 병원이 있고, 국경없는의사회는 2008년

매달 사망한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더 나은 진료

들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번만큼은 기적이 나타나길

부터 이 병원 안에 소아과와 산과 부분을 담당하고 있

를 위한 시스템 평가 및 구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바랐습니다. 하지만 기적은 없었습니다. 피부 이식을

여기는 자원이 부족해서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진단을 해도 치료에 한계가 있습니다. 신생아실에는 미숙아들

아웨일 병원에서 동료들과 함께한 홍기배 구호 활동가 (가운데) 홍기배/MSF

두 차례 시행했지만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실패를 했 고, 결국 두 달 만에 저희 병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 꽤 있고 이들에게 합병증으로 수두증이 생기는 경

걱정을 하던 피부 감염이 생겼고 항생제와 드레싱으로

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수술을 해야 하지만 남수단

도 치료되지 않아,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했습니다. 남

에서는 불가능하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그래서 수술

수단에는 화상 환자가 제법 있습니다. 피부 이식이 필

을 포기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심장질환 아이들의 경

요한 환자도 있지만 영양 상태와 위생 상태가 좋지 못

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불가능하

해 치료가 어렵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 심부전이 생기면 이뇨제를 복용하는 것 외에는 할

서는 소아과뿐 아니라 간호팀, 외과, 마취과 그리고 영

수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더 할 수 있는

양사 등 다양한 문화, 경험, 지식을 가지고 있는 큰 팀

것이 없으니 약 가지고 집에 가세요’라고 말할 때 정말

이 필요합니다. 제가 일했던 병원은 이런 큰 팀을 가지

마음이 아픕니다.

고 있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일하면서 호전되는 아이

9개월간 아웨일에서 활동하면서 잊혀지지 않는 아이 가 한 명 있습니다. 몸무게 11kg이 약간 안 되는 7살 여

들을 볼 때에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MEDECINS SANS FRONTIERES KOREA \ 302).'

국내 활동

구호 활동가 채용

국경없는의사회가 의사들만의 단체가 아니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현장 구호 활동가 채용 웨비나

구호 현장에서 직접 일해보고 싶으신가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비의료인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그럼 국경없는의사회와 함께하는 건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세미나(웨비나)를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어떻게 구호

어떨까요? 그런데 의료인이 아니시라고요?

활동가 인력 풀에 등록할 수 있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채용 담당자가 단체

국경없는의사회의 구호 현장 프로젝트에는 인사 행정, 재무 관리, 보건 행정, 물류, 건축, 전기, 기계, 식수위생, 공급망 관리

소개와 자격 요건을 설명하고, 현장 경험이 있는 활동가가 ‘현장에서의 삶’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비의료인에 대한 최신 웨비나를 시청해보세요. https://www.msf.or.kr/webinar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직접 채용 담당자와 구호 활동가를 만나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하고 싶으시다면, 정기적으로

전체 현장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는

열리는 채용 설명회에 참석해보세요. 자세한 채용 설명회 일정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이러한 직업군에 속합니다.

있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이메일 tothefield@seoul.msf.org로 문의해주세요.

국경없는의사회, 화이자 폐렴 백신 독점에 이의 제기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월 6일 한국 대법원에 제약회사 화이자에 승인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 특허를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제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 특허법원은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인

한국일보 ‘세계의 분쟁지역’ 칼럼 연재

프리베나13에 대한 특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폐렴은 세계적으로 아동 사망을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매년 100만 명에 가까운 아동이 폐렴으로 사망합니다. 폐렴을 예방하는 백신인 PCV13은 전세계 수많은 정부와 부모들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백신 제조 경쟁은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더 많은 아동에 대한 보호 방편을 마련하는 길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한국일보에 ‘세계의 분쟁지역’이라는 주제로 칼럼 12편을 게재했습니다. 각 칼럼은 국경없는의사회가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분쟁의 여파와 그 실상을 그렸으며, 그에 대응한 구호 활동에 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소식지에는 담지 못한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리비아, 가자 지구 등에 대한 내용도

이번 청원은 과대평가된 PCV13에 대한 특허를

소개되어 있으니 확인해 보세요.

뒤집고, 많은 제조업체들이 보다 저렴한

http://bit.ly/bunzaeng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해 시판함으로써 전 세계적 경쟁이 늘어나도록 하는 Yann Libessart/MSF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 국제적 활동의 일부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ㅣ봄 2018

후원자 소식

국경없는의사회는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료 구호 활동을 하기 위해 80% 이상의 재원을 민간 기부금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후원과 참여가 소중한 이유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함께해 주신 후원기업들에 깊은 감사의 말씀

이제이엔, 배틀런 행사로 시청자들과 함께

이알플러스, 로힝야 난민을 위한 긴급구호

전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후원금 전달

프로젝트에 후원금 전달

글로벌 비디오 소셜 플랫폼인 트위치와 ‘트윕’,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를 지향하는

‘트게더’를 운영하고 있는 이제이엔은 연말을 맞이하여

BTL 전문 대행사 이알플러스는 2017년 12월

국경없는의사회를 위해 기부금을 모금하는 <배틀런

방글라데시의 난민 정착지에 있는 로힝야 난민을

Battle.Run>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배틀런은 트위치

위한 긴급 대응 프로젝트에 2천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스트리머 16인의 미션과 함께 48시간 연속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을 겨냥한

진행되었습니다. 누적 시청자 약 30만 명이 배틀런

폭력사태로 인한 환자들의 발생을 대규모 인도주의

스트리밍을 시청했고, 495명의 시청자가 후원에

위기로 보고 긴급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알플러스의

참여해 총 12,572,200원의 후원금을 국경없는의사회

후원금은 무력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촌에

‘RUN FOR’ 캠페인에 기부했습니다. 이제이엔이

거주할 수밖에 없는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의료

함께한 배틀런 행사의 후원금은 무력분쟁, 전염병,

지원을 위해 소중히 사용될 예정입니다.

기업 후원 및 파트너십 / 로힝야 긴급구호 후원 문의 corporate@seoul.msf.org 02-3703-3573

자연재해 등으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될 예정입니다.

ʕɪǍ⪙ ┅✙ ᬱ ᜽ญᦥ ࠺Ǎ┡ ḡᩎᨱᕽ ĥᗮࡹ۵ ⡎Ċᮝಽ ᯙ⧕ ݉ ᯝ อᨱ ໦ ᯕᔢᯕ ᇡᔢᮥ ᯦ᨩ᜖‫ ݅ܩ‬ ⡎┥ᯕ ᡀᦥḡ۵ ḡɩ ໦ᮥ ⊹ഭ⧁ ᙹ ᯩ۵ Ǎ⪙⣩ᮥ ₞Łᨱᕽ ᖁྜྷ⧕ᵝᖙ᫵

áᔪ⧕ᅕᖙ᫵ XXX XBSFIPVTF NTG PS LS ⬥ᬱྙ᮹


MEDECINS SANS FRONTIERES KOREA \ 302).'

기부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부자이저 이야기 기부자이저란?

남을 도울 때 힘을 얻는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작은 영웅들. 그들을 우리는 ‘기부자이저’라 부릅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스브스뉴스는 이런 영웅들을 응원하고 기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부자이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어릴 적 받은 도움 만큼, 나도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후원에 대해 알릴 수

“돈 많은 사람들만 기부하는 거라고

사람에게 베푸는 거예요.”

있어 더 좋았어요.”

생각했어요.”

기부자이저 문진숙 후원자님

기부자이저 부천여고 6인

기부자이저 정봉호 후원자님

625 사변 당시 외국인 의사로부터 도움받은

국경없는의사회 스쿨펀드레이저 모금행사를

분쟁지역에서 고통 받는 아이들을 보여

것이 생각나 기초생활수급비를 아껴

통해 손수 모금한 금액을 국경없는의사회에

마음이 아파 모아온 재산으로 유산기부에

기부하게 되신 문진숙 후원자님. 이재훈

기부한 부천여고 김유빈, 서희윤, 노선우,

참여하게 되신 정봉호 후원자님. 가수 알리가

셰프가 몰래 방문하여 후원자님의 추억의

김민지, 박맑음, 이민지 후원자님. 학교 축제

후원자님께서 근무하시는 아파트 노인정을

요리인 갈치조림으로 따뜻한 한 끼를

현장에 멜로망스가 깜짝 등장하여 감미로운

찾아가 평소 즐겨 들으시는 노래들을 라이브로

준비해드렸습니다.

음악을 선물했습니다.

들려드렸습니다.

기부자이저 영상은 캠페인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http://bit.ly/MSFgivegizer

국경없는의사회 기부자이저가 되어주신 문진숙, 부천여고, 정봉호 후원자님과 기부자이저 응원에 참여해주신 이재훈 셰프, 알리, 멜로망스께 감사드립니다.


인도주의 지원에는 정부,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 개입이 없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 국경없는의사회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윤리와 공정성의 원칙을 기반으로 활동합니다. 이 원칙들은 인종, 종교,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양질의 의료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토대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선도적인 인도주의 활동을 인정받아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국경없는의사회는 1971년 의사와 기자들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06158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443 애플트리타워 9층 전화 02-3703-3500 팩스 02-3703-3502

이 시리아 아이들은 입고 있는 옷 한 벌로 공습을 피해 임시 거처에 도착했다.

Omar Haj Kadour/MSF

www.msf.or.kr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