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통권 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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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TY MAGAZINE 2016 통권 58호

우리가 ‘백남기’인 이유

2016 Write for Rights

‘유스 캠페이너’의 시작 배경


CONTENTS 1

편집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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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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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백남기’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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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Write for R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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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 캠페이너’의 시작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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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위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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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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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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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AMNESTY MAGAZINE 통권

제58호

발행일

2016년 11월 18일 한은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56 운현하늘빌딩 8층

발행인 발행처 주소 편집인 편집장 기획 집필 번역 편집

김희진 이은영 모금회원커뮤니케이션팀 변정필 안정아 황인애 고권금 이은영(번역가) 고권금

후원문의 02 - 730 - 4755 홈페이지 amnesty.or.kr 페이스북 facebook.com/AmnestyKorea 트위터 디자인

twitter.com/AmnestyKorea 디자인생선가게

Cover Image 2016년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6시 56분, 바로 그 장소에서 故 백남기 농민을 기억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다이 인(Die-in)플래시몹>을 진행했다. ⓒ Amnesty International_문준희

국제앰네스티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위협으로부터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 는 국제인권단체입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사람이 ‘세계인권 선언’과 국제인권기준에 명시된 인권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700만 명의 평 범한 사람들이 특별한 변화를 만들기 위 해 함께하고 있습니다.


EDITORIAL

자괴감에 빠진 인권을 밝힌 백만 개의 촛불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시끄럽다. 산적해 있는 인권문제들을 해결하기는커녕 더 확산시키고 있는 리더들 때문이다. 68년 전인 1948년 12월 10일, 세계의 리 더들은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를 위해 세계인권선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비록 '선언'이었지만, 정부들은 노력을 기울였고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 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많은 리더는 '인권'을 특권으로 취급하며 자신들의 책무 를 거부하고 있다. 인권은 특별하지 않다. 누구나 태어나면서 부여받는 것이기에 이보다 더 평범할 수 없다. '사람이 자유롭고 존엄하며,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 1조 를 지키자고 약속하는 것은 전혀 특별하거나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은 그 1조의 선언조차 동의하지 않는 정부들이다. 누가 보아도 명 백한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니, 책임을 규명하거나 재발 방지에 대한 대 책을 세우는 단계로 넘어가질 못한다. 세계인권선언 68주년, 리더들에게 실망 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렇게라도 해야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기에 ···. 사무처장

HUMAN RIGHTS KEY DATE

12월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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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이즈의 날

12월

12월

10

세계인권선언일

국제 노예제 철폐의 날

12월

3

12월

18

세계 이주민의 날

9

세계 장애인의 날

세계 반부패의 날

2017년

2017년

2월

6

세계 여성할례 금지의 날

2월

12

세계 소년병 반대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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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TY AROUND THE WORLD

국제인권뉴스 폴란드 한국 이란 필리핀 수단

호주

FIND OUT MORE: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 현장을 지금 확인해보세요!

2016년 8월~10월에 보도된 뉴스 중 일부

호주 소년범 수감자에 대한 참혹한 학대 호주 노던 주의 소년원에 구금되어 있던 선주민 어린이들이 끔찍한 학 대에 시달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었다. 이 영상에는 성인 남성 3명에게 강제로 옷이 벗겨져 고통스러워하는 한 어린이의 모습과 아이 들이 최루가스에 숨이 막혀 하는 가운데 들려오는 교도관들의 웃음소

해당한다. 호주는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서명국이지만 아직 비준하 지는 않은 상태로, 선택의정서를 비준하여 소년원에 대한 독립적인 감 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어린이들이 잔혹하고 굴욕적인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 Scott Langley_ Amnesty

리가 담겨있다. 법 집행 및 교정제도 내에서의 의자포박, 복면 사용은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고문방지협약을 모두 위반하는 충격적인 행위에

이란 투석형 관련 소설 썼다는 이유로 수감 위기에 처한 작가 이란의 작가이자 인권활동가인 골로흐 에브라히미 이라에(Golrokh Ebrahimi Iraee)가 투석형에 대한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이슬람 신성 모독’ 등의 혐의를 받고 6년의 징역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라에는 테헤란의 혁명재판소에서 두 차례 짧은 재판을 받았는데, 첫 번째로 선 임한 변호사는 정부의 압력 끝에 변호를 포기해야 했고, 두 번째 변호 사는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없어 결국 변호사 없이 재판에 참석해야 했 다. 이는 사법제도와 인권을 완전히 경시하는 태도로 이란 정부는 투석 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이라에에 대한 유죄 판 결과 형 집행을 취소해야 하며, 고문에 해당하는 투석형을 폐지하는 데 ⓒ Remi Chau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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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야 한다.


한국 삼성이 아동노동 문제에 대해 드디어 응답하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월 19일, 아프리워치(Afrewatch)와 함께 「목 숨을 건 코발트 채굴: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교역 과정에서 발 생하는 인권침해」 보고서를 발표했고,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전자 기업에 자사제품의 배터리 원료인 코발트 공급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탄원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삼성은 「2016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본 사안에 대해

ⓒ Rodolphe Beaulieu

시급히 대응할 것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 삼성전자는 광물 채취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기업이 책임과 역할을 인식하고 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조언을 청취하고 공동의 이니셔티 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_삼성전자 「2016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103~104쪽 발췌

폴란드 낙태 전면 금지, 여성인권의 위험한 퇴보 지난 9월, 바르샤바와 런던 및 세계 주요

수단 시 위대 사망 사건, 정의 구현 되지 않아

도시에서 폴란드의 낙태규제법 개정안에

2013년 9월, 긴축재정 발표에 반대하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하는 등

대규모 시위대를 수단 정부가 폭력적으

전 세계적인 행동에 나섰다. 폴란드의 낙

로 진압한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책임자

태규제법은 이미 유럽 국가 중에서도 매우

처벌도 피해자의 정의구현도 이루어지

엄격한 수준으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강

ⓒ Amnesty International Ireland

지 않았다고 국제앰네스티와 아프리카

간, 근친상간 혹은 사망이나 사산 위험이

정의평화연구센터, 휴먼라이츠워치가

매우 높은 여성이라도 중절 수술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최근 수년간 폴란드의 낙태규

밝혔다. 수단 정부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제법은 유럽인권재판소에 여러 차례 제소되었으며, 이는 현행 관행에 개선이 필요하

위해 실탄과 최루가스를 사용했고, 곤

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폴란드 당국은 더는 국제적, 지역적 인권 의무를 침해하지

봉으로 무장한 보안군과 용역을 동원해

말아야 하며, 여성이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끔찍한 인권침해를 일으켰지만, 가해자 들을 확인하고 기소할 만한 증거가 충분 하지 않다는 주장만 할 뿐 어떠한 조치

필리핀 범죄 통제가 아닌 무법적 대응

도 취하지 않고 있다. 수단 정부는 더는

필리핀 경찰청장의 말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일어난 살인 사건 중 최소 1,067건

피해자들의 인권을 부정해서는 안 되며,

이 신분을 알 수 없는 가해자에 의한 것이었으며, 712건 이상이 경찰에 의한 살인이었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관행을 없애

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장은 이 1,067건의 살인 사건을 마약 관련 조직들의 소

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

행으로 보고 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경찰에 의한 살인 및 비 사법적 처형 의혹을 모두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마약 판매 및 복용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고, 마약범죄 척결을 위 한 강경 대응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경찰의 수사가 독립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마약 중독자에 대한 폭력을 선동하기보다 이 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 Amnesty International

ⓒ Amnesty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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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우리가 ‘백남기’인 이유 지난 9월 25일 백남기 농민이 하늘로 올랐다. 그가 죽음을 곁에 두고 사경을 헤맸던 317일, 경찰도 검찰도 그를 찾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날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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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사실에 대한 부인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후 2시경 이미 경찰은 백남기 농 민이 안치될 장례식장을 새까맣게 에워싸고 있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고 했고, 경 찰과 검찰은 부검 영장을 청구했다. 우리가 1년 가까이 익히 알고 있었던, 경찰의 집회·시위 진압과정에서 한 농민이 물대 포로 인해 사망했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인권침해를 풀어가는 첫 단추는 피해사실의 인정이다. 그러 나 2015년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 러진 시점부터 세상을 떠나는 그 날까지 경찰은 한 번도 피해 사실도,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민중총궐기 진압 현장 의 총지휘를 맡았던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 청장은 작년 11 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연히 (물대포를) 쏟아붓 다 보니 생긴 불상사”로 사건을 규정했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 은 더 나아가 “영상이 공개됐지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 다”며 피해사실을 부인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진상조사단을 꾸렸다고 하지만 외부로 공개 된 사실은 없었다. 다만,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 던 현장의 책임자인 기동단장은 영등포 경찰서장으로, 당시 경비국장은 강원경찰청장으로 영전했다는 뉴스가 나왔을 뿐

ⓒ Amnesty International_문준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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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지지 않은 지휘책임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지 300여 일이 지난 9월 12일, 15만 시 민들의 청원으로 가까스로 국회 청문회가 열렸다. 당시 경찰 총책임자였던 강신명 경찰청장에서부터 구은수 전 경찰청장 그리고 살수차 조작 경찰관까지 증인으로 섰다. 백남기 농민 을 겨냥했던 충남살수 9호를 조작한 경찰이 현장에 투입된 것 은 처음이며, <살수차운영지침>에 따라 사람을 향해 직사살 수 할 때 가슴 밑을 겨냥하는 훈련을 받은 적이 없고, 시야가 전 혀 보이지 않는 살수차 안에서 감으로 액셀을 밟으며 수압을 이 밝혀지지 않았다. 지휘책임이다. 당시 <살수차운용지침> 에 따라서 경고살수와 직사살수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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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조절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마땅히 밝혀져야 할 것들


조준 살수 명령은 없었는지, 직사살수 명령은 누가 내렸는지 어느 지휘관도 살수차 조작 경찰도 제대로 진술을 하지 않았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고 2시간이나 지나서야 사고를 파악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현장의 사 고상황을 제때에 보고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지휘 공백 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진술은 없었다. 백남기 농 민이 쓰러진 서린교차로를 담당하고 있었던 현장 기동단장이 왜 현장 상황을 즉각 파악해 긴급구호 조치를 할 수 없었는 지, 직사살수 명령을 본인이 직접 내린 것인지 아닌지도 모호 했다. 그런데도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법 적 책임이 가려지면 그때 가서는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진정한 사과는 책임자 처벌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인간적인 사과의 의미뿐만 아니라 ‘공 식적인’ 사과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공식적인 사과 는 감정의 표현이 아니다. 국제인권규범에서 ‘공식적’ 사과는 사실인정과 책임수용을 포함한다. 그 책임은 책임 있는 개인 들에 대한 사법적·행정적 제재까지도 의미한다. 국가의 인권침해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불처벌(impunity)’이라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 Amnesty International

않지만 인권 침해에 대해 어떤 조사도 되지 않고 법률상 또는 사실상 인권침해자의 책임추궁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일컫는 다. 위임받은 국가의 권력은 힘이 세다.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 의 안전을 위해 집행하는 경찰력도 힘이 세다. 우리는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지 꼭 1년이 되 는 그 날, 바로 그 장소에서 ‘우리가 백남기’라며 서로의 손을 꼭 붙들고 다시 섰다. 그 힘센 공(公)의 권력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고서도 처벌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생명을 위협해도 된

국가의 인권침해를 이야기할 때

다는 ‘무사통과’ 신호를 보내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경찰이 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민들을 보호하지 않고 물대포를 동원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불처벌(impunity)’이라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가로막고, 심지어 목숨을 앗아가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오히 려 보호받고 승진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에 우리 모 두에게 위험하다. 그래서 백남기 농민의 생명을 앗아간 공(公)

인권 침해에 대해 어떤 조사도

의 권력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우리가 모

되지 않고 법률상 또는 사실상

두 백남기가 되어 끝까지 싸울 수밖에.

인권침해자의 책임추궁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일컫는다. 위임받은 국가의 권력은 힘이 세다.

FIND OUT MORE: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1월 8일, 「국제인권기준에서 본 한국의 평화적 집회의 자유」 정책자료를 펴냈으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mnesty.or.kr/campaign_library/1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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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FOCUS

2016 Write for Rights

Write for Rights는 전 세계 국제앰네스티 지부가 함께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캠페인으로, 매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기념하여 수많은 양심수와 인권침해 피해자를 위해 편지를 씁니다. 전 세계 700만 명의 앰네스티 회원과 지지자들이 보낸 수십만 통의 편지는 기적을 만듭니다. 한 통의 편지가 인권침해 피해자에게는 희망이 되고, 인권침해 국가에는 압력이 됩니다. 8


2015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

“저를 비롯한 다른 양심수들의 석방을 위해 응원과 연대의 편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희망과 신념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건 바로 여러분입니다!” _ 표 표 아웅(Phyoe Phyoe Aung)

표 표 아웅(Phyoe Phyoe Aung)은 미얀마의 한 대학생단체 대표로, 대학을 검열하는 새로운 교육법에 반대하며 평화적 인 행진에 앞장서다 2015년 3월 체포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지와 연대의 의미로 2015 Write for Rights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에서 모인 탄원편지를 표 표 아웅에게

ⓒ Mizzima News

© Jorn van Eck

전달했고, 그녀는 2016년 4월에 석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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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FOR RIGHTS

즐거운 노예의 날 “경찰들은 우리에게 헤로인 소지 혐의를 덮어씌운 거예요. 동상에 낙서하자마자 바로 체포하고, 낙서에 대해서만 심문을 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바이람 맘마도프(Bayram Mammadov)와 기야스 이브라히 모프(Giyas Ibrahimov)는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정권을 잡은 이래로 나날이 독재적으로 변해가는 정부에 항의하고자, 전 직 대통령의 동상에 스프레이로 분노에 찬 메시지를 남겼다. 그들은 동상에 “즐거운 노예의 날(Happy Slave Day)”이라는 문구를 남겼는데, 이는 전직 대통령의 생일을 기념하는 “즐거 운 꽃의 날(Happy Flower Day)”이라는 문구를 이용한 말장난 이다. 두 사람은 곧 이 동상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몇 시간 만에 체포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마약 소지 혐의로 기소되었다. 두 청년은 경찰 에게 심하게 폭행을 당했고,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 현재 구 금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바이람과 기야스는 단지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최대 12

ⓒ Bayram Mammadov

년의 징역형에 처할 위기에 놓여있다. 지금,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바이람과 기야스에게 씌워진 혐의를 모두 없애줄 것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엽서를 보내주세요!

ⓒ Bayram Mammadov

Dear Ilham Aliyev Address Ilham Aliyev, Office of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Azerbaijan, 19 Istiqlaliyyat Street, Baku, AZ 1066, Azerbai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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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수감된 포토저널리스트

WRITE FOR RIGHTS

“총탄과 최루가스, 이집트 전역의 시위 현장에 밀어닥친 탱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1천여 명까지 … 이 모든 게 현실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꼭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았어요.”

스트 마흐무드 아부 제이드(Mahmoud Abu Zeid)는 2013년 8월 카이로에서 진행되던 평화적 시위를 취재하던 중 정부 보 안군이 시위 현장을 덮치는 것을 목격하고 주변의 혼란스러운

ⓒ Ayman Aref Saad

샤칸(Shawkan)이라는 필명으로 더욱 잘 알려진 포토저널리

상황을 사진으로 남기다가 체포되어, 재판도, 공식적인 혐의 도 없이 구금되었다. 이 날은 진압 과정 중 하루 동안 1천여 명 이 목숨을 잃은, 이집트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날 이었다. 벌써 3년 넘게 수감되어 있는 샤칸은 카이로에서 악 명 높기로 유명한 토라 교도소에서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보 냈다. 그는 현재 C형 간염을 앓고 있지만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샤칸은 최근 재판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범죄가 아닙니다.” 라고 판사에게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15년부터 온라인 탄원과 ‘노란 연필 캠페인’ 등을 통해 샤칸의 석방을 위하여 지지와 연대의 메시지를 모아 이집트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집트 정부에 샤칸을 즉각 석방해 줄 것과 자유롭게 사 진을 찍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엽서를 보내주세요!

ⓒ Private

Dear Counsellor Address Nabil Sadek, Office of the Public Prosecutor, Madinat Al-Rihab, New Cairo, Egy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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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HE SCENE

‘유스 캠페이너’의 시작 배경 “어른들은 제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인천고등학교 유스 캠페이너들은 ‘위안부’ 캠페인을 교내에서 진행하였고, 직접 랩을 만들어 공연을 했다. (뮤직비디오 캡처본)

‘방황’이라는 단어로 단정 짓곤 해요.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재능으로도 뜻깊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_이광민 학생, 인천고등학교 지난 4월, 한국지부는 톡톡 튀는 창의력과 무궁무진한 가능 성을 가진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교과서에 쓰인 인권의 개념을

ⓒ Amnesty International

외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권을 직접 피부로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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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그들의 언어로 인권을 이야기 해줄 수 있도록 ‘유스 캠페이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호주지부는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인권활동을 할 수 있도 록 구체적인 활동방법이 제시되어있는 ‘스쿨 액션 팩 (School Action Pack)’을 배포하는데, 한국지부도 이를 모티브 삼아


패키지1’를 제작하기로 했다. 진행에 앞서 본 프로젝트의 취지 를 대중에게 알리고 그 뜻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카카오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 with Kakao’ 에 온라인 모금함을 개설했다. 그 결과, 3개월간 1,735명이 참여

ⓒ Amnesty International

ⓒ Amnesty International

ⓒ Amnesty International

청소년들이 직접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액션

했고 캠페인 활동을 위한 ‘액션패키지’를 제작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총 11개의 팀이 구성되었고, 지난 8월 6일, 본격적인 '유스 캠페이너'활동이 시작되었다. 인 권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고, 어떻게 하면 알리고자 하는 인권 이슈를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직접 캠 페인을 구성해 보았다. 11개의 팀은 3개월간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캠페인을 진행했고, 그중에는 직접 랩을 써 서 학교에서 공연을 한 팀과 손수 제작한 티셔츠를 바자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 팀도 있었다. 교과서가 말하는 인권에 머무는 것이 아닌, 스스로 경험하고 행동하며 느낀 인권을 통해 ‘유스 캠페이너’들은 또 다른 세상 의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1 액션패키지 : 보다 재미있고 영향력 있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돕는 물 품으로 구성된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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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FOR CHANGE

유스캠페이너 사전교육 ⓒ Amnesty International

변화를 위한 활동

8월 8일

8월 11일

한국지부는 백남기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경찰 관계자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청문 회를 촉구하는 탄원 액션을 진행했고, 10,133건의 탄원 을 모아 유재중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 사무실에 직접 전달했다.

한국지부는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인권을 배우고, 더 재 미있고 영향력 있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 록 유스캠페이너 사전교육을 했다. 사전교육에서는 기초 인권교육, 국제앰네스티 활동 설명, 액션패키지 사용안내 그리고 팀별 활동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10월 8일 10월 회원모임 ⓒ Amnesty International

ⓒ Amnesty International

백남기 탄원서 전달

한국지부는 ‘10월 회원모임’을 맞이하여 여성의 자기결정 권과 보편적 인권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했다.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의 ‘여성의 자 기결정권과 보편적 인권’에 대한 강의를 통해 자기결정권 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토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11월 14일 12월 8일 ⓒ Amnesty International

‘레터나잇’에서 만나요!

12월, 앰네스티를 만나는 방법! 편지 쓰는 밤, ‘레터나 잇(Letter Night)’에 초대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매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을 통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다 함께 모여 편지를 씁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 는 특별한 변화에 동참해주세요. • 언제: 12월 8일(목), 18시 30분 ~ 21시 • 장소: 종로 마이크임팩트 스퀘어 13층 (지하철 1호선 종각역 근처) • 프로그램: 편지쓰기 및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 ✽자세한 내용 및 신청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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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우리가 백남기다.’ 캠페인

한국지부는 故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지 1년이 지난 2016년 11월 14일 6시 56분, 바로 그 장소에 서 백남기 농민을 기억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다 이 인(Die-in)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보편적 인권

의 대학 교수의 강 자대학교 법과 여 명 숙 수, 성 _홍

내용 중 일부

ⓒ Amnesty International

“여성은 단상(pedestal) 위에 모셔지지만, 그 단상은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는 감옥이 될 뿐입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Gloria Steinem), 여성학자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치료, 자살, 장기이식 등), 생활방식(머리 모양, 복장, 취미생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활, 흡연, 음주), 성(성생활, 성적 지향, 성적 정체성 등)과 같이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다양한 영역에 적용됩니다.

침해받지 아니한다.

이 중 성적 자기결정권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성적 자기결정 권의 행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회질서’에 반할 때 는 제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

“자기결정권이란 개인이 사적인 문제에 대해 외부의 간섭 없

은 명확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사회질서’의 개념은 광범위하

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이 권리는, 인간은

게 풀이될 수 있어 해석에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습니다. 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

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로는 간통, 혼인빙자간

다는 인간관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기결정권의 행

음, 성폭력(강간, 강제추행 등), 성희롱 등이 있습니다.

사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회질서에 반할 때는 제한이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는 인권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그러므

가능하지만, 기본권 조항인 헌법 제10조와 사생활의 비밀과

로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와 타인의 권리 존중이 동

자유에 관한 헌법 제17조에 근거를 두고 있으므로 마땅히 보

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의 인권을 지키는

장받아야 하는 권리입니다.

동시에 사회 질서유지가 최대한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자기결정권은 삶(결혼, 이혼, 출산, 피임, 낙태 등), 생명(연명

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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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TY PEOPLE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게 작가들에 한 께 함 를 즈 시리즈 굿 다. 티 스 네 물었습니 를 회 2016 앰 소 와 함께한 앰네스티

페미니즘 머그컵 제작을 함께 해준 작가 김보통 만화가

연재를 마치고 쉬던 중에 연락을 받았어요.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앰네스티’니까, 언젠가 제가 잡혀갈 일이 생기면 기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쉬 운 점은 세계 여성의 날을 위해서 그릴 수 있는 그림이 분명 있었을 텐데, 제안해 주신 걸 두서없이 그린 것밖에 못 한 것 같아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다음에 더 좋 은 기회가 있다면, 제가 컵 들고 다니면서 후원자도 모집하려고요. 앰네스티 회원분들이 지금 투쟁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전혀 싸움거리가 되지 않 는 세상, 그게 보통인 세상이 되어서 모두 해산할 수 있기를!

ⓒ Amnesty International

국제성소수자혐오 반대의 날 사랑을 담은 에코백 제작을 함께 해준 작가 이크종 일러스트레이터

예전에도 앰네스티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고사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또 연락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었어요. 사실 이번 에코 백을 작업하면서 잘 아는 분야가 아니어서 작업하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응원 한다’,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꼭 전달하고 싶었어요. 나라는 뒤숭숭하고 날은 점점 추워지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 니다. 모두가 함께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기를!

ⓒ Amnesty International

2016년 한 해를 따뜻하게 ‘다담은’ 담요 올드독 만화가

한국지부는 2016년 한 해를 돌아보며 일본군 '위안부' 졸속합의 반대, 세월호와 故 백남기 농민의 진상규명, 국제적 난민문제, 여성의 권리실현, 성소수자의 권리 실 현, 집회시위의 자유를 잊지 않기 위해 한 장의 담요에 다~ 담았습니다. 많은 후원자 및 지지자의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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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2016 Write for Rights

‘레터나잇’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12월, 앰네스티를 만나는 방법! 함께 모여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기적의 편지를 쓰는 ‘ 레터나잇(Letter Night)’에 초대합니다.

일정

12월 8일(목), 저녁 6시 30분 ~ 9시

장소

종로 마이크임팩트 스퀘어 13층(지하철 1호선 종각역 근처) 프로그램

편지쓰기 및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 ✽ 자세한 내용 및 신청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가사는 음악을 변화시키고, 편지는 삶을 변화시키기에 저는 오늘도 편지를 씁니다.” 존 레전드 John Legend 2014 Write for Rights에 참여한 싱어송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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