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수 교수의 답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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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집필한 두 저술과 관련하여 최근에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1. 본인은 21년 전에 신약의 '성령론'에 관한 짧은 책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서 신학적 입장도 바뀌고 그동안 여러 주요 외국 저서들과 논문들이 발표되어 한동안 신대 원 필수 및 선택 강좌들(바울서신, 요한의 성령론, 누가의 성령론)을 위해 이들 외국 저서와 논문을 참조하여 내용을 업그레이드한 개인 강의안을 만들어 사용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한 출판사의 제의를 받고 저술 집필의 형식에 맞춰 고쳐 쓴 강의안 원고를 출판사 에 넘겨 15년 전에 <신약은 성령을 어떻게 말하는가>(이레서원, 2001)를 출간하였습니다. 나중에 이 책의 미흡한 점들이 발견되어 8년 전에 절판시켰습니다. 그 후 초판의 문제들을 나름대로 수정, 보완했다고 생각한 본인은 출판사를 바꾸어 그것을 <신약이 말하는 성령> (솔로몬, 2009)이란 제목으로 재출간하였습니다.

본인 저술의 약 2/3 정도의 내용은 저자 자신이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작성한 것인 반면, 약 1/3 정도의 내용은 책의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영국 학자 Max Turner의 두 영문 원저 (<Power from on High>와 <The Holy Spirit and Spiritual Gifts Then and Now>, 1996) 를 주로 참조하면서도 또한 다른 저자들의 저술과 논문들도 활용하여 작성된 것입니다.

터너 교수는 본인이 영국에서 박사과정을 할 때 London Bible College에서 Aberdeen대학교 로 옮겨 와 수년간 가르쳤던 은사였는데, 당시 본인은 그의 성령론 신학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오래 전에 출간된 <그리스도인과 성령>(이한수/막스 터너, 총신대 출판부, 1991)에서만 아니라 본인의 성령론 저술에서도 터너의 성령론 신학을 한국에 소개 하고 싶다는 의도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고(2001년판, 5~6; 2009년판, 6~7, 30f, 53), 책의 서문에서나 본문 또는 각주에서 빈번하게 그의 영문 원저의 주장들을 직간접 인용하기도 했 으며 때로 포괄적인 인용 방식으로 본인의 주장이나 진술이 그에게 의존한 것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문 원저의 주장이나 진술들이 본인의 저서에서 흡사한 형태로 등장하는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은 애당초 개인 강의안를 토대로 재작업한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때 한 번 더 원전과 세심하게 비교, 점검하지 못하고 서둘러 넘긴 것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책을 재출


간할 당시 초판의 문제들을 수정, 보완할 때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고 그것을 정리할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 본인은 2008. 11. 7. 도서 출판 이레서원을 통해 로마서 주석 <복음은 구원을 주시는 하 나님의 능력>을 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본래 2002년에 먼저 출간된 <로마서 1>(1~8장)을 2008년에 출간된 <복음은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합친 통권 주석입니다. <로마 서 1>은 1997년에 집필하기 시작하여 7년 만인 2002년에 첫 출간되었으며 2008년 통권 주 석이 출간되기까지 약 11년이 걸렸습니다.

본인의 로마서 주석은 학문적 성격의 주석서로서 참고 문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참조 한 외국 주석이 78편, 참조한 외국 학술 논문과 저서들도 725편에 달합니다. WBC에서 출간 한 Dunn 교수의 로마서 주석은 본인이 참조한 외국 로마서 주석 78편 중의 하나일 뿐이지 만, 본인이 영국에서 학위를 하던 시기는 새로운 바울 읽기를 주창한 던 교수가 떠오르는 혜성처럼 영미 신약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던 때라 바울신학을 전공하던 본인은 자 연히 그의 학문적 중요성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본인은 특히 <로마서 1>(1~8장)을 집필할 당시 던 교수의 주석을 다른 주석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비중 있게 참조한 것이 사실이고 그의 다른 논문과 저서들도 다수 참조하였 습니다. 던 교수의 주석을 참조하여 쓴 부분에서 그의 중요하고 독특한 주장일 경우에 대부 분 직간접 인용 방식으로 출처 표기를 한 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던 교수의 주석이나 논문, 또는 기타 저술을 직간접 인용한 횟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될 수 있 습니다.

하지만 새관점주의 학자로 알려진 던 교수의 신학은 때로 종교개혁의 신학 노선을 이탈하는 경우도 있어서 다른 학자들의 경우처럼 본인은 던 교수의 견해를 무비판적으로 따르기보다 그의 견해를 때로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도 때로는 비판하면서 거부하기도 했습니다(예, 671~745쪽 참조).

다만 던 교수의 중요한 주장들을 본인 주석에 사용할 때 직간접 인용 방식으로 출처 표기를 대부분 제대로 했지만,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 그냥 부연 설명하고 (paraphrase) 지나간 부분들이 더러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로마서를 처음 집필하던 18~19 년 전 당시 본인은 이런 식의 부연 설명이 무방하지 않나 생각했지만, 오늘날의 글쓰기 시 각에서 되돌아보면 당시 본인이 학문적인 주석을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쓰지 않고 당시의


관행을 안이하게 따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3. 상기 두 저술 가운데서 특정한 부분들이 문제가 된 것은 개인 강의안에 내재된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것을 토대로 재작업한 원고를 출판사에 서둘러 넘긴 본인의 부 주의에 기인한 것이고, 또한 학문적 성격의 주석을 때로 일정 부분에서 당시 관행을 따라 느슨한 기준으로 글을 쓴 태도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본인은 앞으로 글을 쓰는 일에 좀 더 엄격한 자세를 가져야 되겠 다고 다짐하게 되었으며, 특별히 11년 이상 심혈을 기울여 쓴 로마서 주석의 신뢰성을 높이 기 위해서라도 저작권자로서 일반적인 부연 설명들을 우선적으로 말끔히 정리한 후에 로마 서 주석을 새로 출간하는 것이 옳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본인은 터너의 책들에 의존하여 쓴 <신약이 말하는 성령>(2009년)의 약 1/3 부분을 새로 쓰고, 또한 본인의 로마서 주석에서 던 교수의 주석 내용과 유사하게 겹치는 부연 설 명들을 새로 고쳐 쓸 때까지 출판사와의 협의를 통해 기존 책들을 절판하기로 했습니다.

2015. 6. 15. 총신대학교 이한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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