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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

2017 한국 광고를 읽는 색다른 문법 -`Ⅱ. YOLO & Network 정 혜 주│HS애드 데이터마케팅플래닝팀 차장│skyjump1@hsad.co.kr

‘네트워크 개인주의’ 로 새롭게 발현된 ‘사회적 동물’ 의 본능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듯‘연결’

‘네트워크 개인주의 (networked individualism)’ 로 정보 습득·유통·소통의 경계가 불분명해졌고, 개인·가족·직장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관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과 SNS를 사용하는 것 자체만으로 다수와의 약한 연결 및 일시적 연결 관계로까지 확장된 환경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왜 요즘 사람들은 혼자가 편하면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연결되고 싶어 할까? 요즘처럼‘혼자’ 인 것이 당당하고 자연스러워 보인 적도 없던 것 같습니다. 유교문화권 영향을 오래 받은 한국인에겐 집단주의적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이 자연스럽고,‘혼자’ 보다는‘우리’ 가 익숙했습니다.‘혼자’ 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기보다는 뭔가 주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적응을 잘 못 하는, 혹은 외롭고 안쓰러운 이미지가 더 강하게 연상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권 신장과 함께 일하는 여성이 늘고,‘적게 낳아 잘 기르자’ 는 인식 확산에 따른 자녀 수 감소, 또 세대별 다양한 이유로 1인 가구가 늘면서 현대인은 물리적 환경상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져 자연스레‘혼자’ 에 대한 인식 또한 변했습니다. 특히 글로벌화의 중심에 선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들에겐 개인주의 가치관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혼자의 삶이 상당히 자연스럽고 이를 오히려 더 편하게 느끼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이, 개인 중심의 삶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사회적 관계를 보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항시 연결돼 있거나 하루에도 수시로 연결한다는 점입니다. 상당히 이중적 태도로 보이는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이런 현상은 의외로 매우 본질적인 부분에서 설명될 수 있어 보입니다. 1960년대 북미에서 상당한 통찰력자로 불리던 미디어학자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은“미디어는 메시지(medium is message)” 라고 했습니다. 흔히 우리는 미디어가 전하는 내용을 메시지로 이해하고 있지만, 그에 의하면 미디어 자체가 KAAA 20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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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연결 관계를 형성하며, 이러한 연결 관계를 기반으로 자신의 연결과 다른 이들의 연결 관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웹 기반 서비스를 뜻합니다. 즉, SNS 활동의 기본단위는 개인이며, 이 개인들이 맺는 네트워크에 의해 SNS 활동 범위와 내용이 정해진다는 것이죠. 이러한 의미에서‘네트워크 개인주의(networked individualism)’특성과 맞물리게 되는 것입니다. 네트워크 개인주의로 정보의 습득·유통·소통(공유·행동)의 경계가 불분명해졌고, 집단 대신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을 마샬 맥루한

마샬 맥루한 저서 <미디어는 메시지>

두면서 개인·가족·직장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관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과 SNS를 사용하는 것 자체만으로, 공유가 중요해진 새로운 정보유통 체계나

메시지여서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기존의 강한 연결 관계 외에 다수와의 약한 연결 및 일시적

행동방식의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연결 관계로까지 확장된 환경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 1964년 출간된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이로써 현대인은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항시 연결돼

확장(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있고 공유할 수 있는 토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을

Man)>에서 그는“의복은 피부의 연장이며, 바퀴는 발의

것입니다.

연장이고, 책은 눈의 연장이며, 전기는 중추신경의 연장이다.

물론 혼자의 편리함을 갈망하면서도 타인과 연결되려는

미디어는 환경을 바꿈으로써 우리의 지각작용에 독특한

욕구는 앞선 이유 외에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기인한

비율을 가져온다. 이런 비율이 변화되면 사람도 변화한다” 고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라는

설파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만고불변 진리가 현대의 네트워크 개인주의 사회에 입각해 새로운 모습으로 발현됐다고

기존의 관계보다 약한, 일시적인 관계 확대

볼 수 있습니다. 필요에 의해서든 외로워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우리는 이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현대인에게 제1의 미디어는 스마트폰입니다. 모바일이라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기기 자체가 주는 개인화 특성은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과거엔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 필요한 욕구를

발전하면서 그 특성이 더욱 강화됩니다. 즉, 언제 어디서든

충족시켰다면 요즘은 개인화된 미디어와 SNS를 통해

인터넷이 가능해지고 일상의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게

그 욕구들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되면서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개인화를 정점으로 올려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심화된 개인의 취향 vs 변함없는 타인의 영향력

그런데 여기에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등장하며 새로운 개인주의, 네트워크 개인주의가 발현됩니다. SNS는

이러한 시대 변화와 함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개인들이 서비스 시스템 내 자신의 프로필을 설정하고,

비즈니스 환경은 더욱 어려워진 게 사실입니다. 심화된


개인주의로 인해 개인의 취향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고,

있습니다.

연결돼 있는 다양한 관계로부터 받는 인풋(정보량) 또한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마케팅 기술이 진화할수록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 또한 콘텐츠에 대한 설득지식 판별력이 높아져,

이제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아주 크리에이티브하거나

즉‘이 정보가 나를 설득하기 위한 인위적 콘텐츠인지 유저에

디테일한 방식으로 고객 세그멘트를 해야 하고, 보편적

의한 순수한 콘텐츠인지’하는 판별력이 높아져 필터링을

좋은 제품이기보다는 타깃별로 꼭 필요하고 정직한 제품을

하게 됩니다. 결국 거짓 정보는 걸러지기 쉽고, 필터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존에 매스티지로

통과했더라도 그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분류됐던 집단은 지속적인 세분화를 거듭할 것이고, 니치로

앞서 말한 것처럼 온라인상에서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분류됐던 소외된 집단이 비중 있는 시장으로 탈바꿈하거나

진정성이 중요해졌고, 진실하고 유용한 정보는 오히려

다른 소비자들의 취향 파악을 위한 주요 집단이 될 수도

소비자들의 확대된 연결망을 통해 더 큰 파급력을 야기함을

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모든 정보들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소비자들이

과거에도 혼자의 시간을 즐기며 혼자의 삶, 개인주의적

알고자 하는 것들은 스스로 즉각 손쉽게 확인 가능한 환경이

방식을 선호했던 사람들은 분명 있었습니다. 그들은 철저히

조성됐습니다. 그런 만큼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에서는

혼자가 좋았고, 사회적 관계도 필요한 관계만 유지했던

진실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로 자의에

네트워크 개인주의 시대의 관계 형성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개인화가 심화됐고, 더불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기존의 관계보다 약한, 그리고

스마트폰과 SNS 등장으로 현대인은 자연스레 네트워크

일시적인 관계가 확대된 것은 맞습니다. 다만 타인의 영향을

개인주의를 취하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받는다는 대명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환경에서 개인의 취향은 고도화돼가고 있으며 강약을 떠나

이미 많은 기업들은 높은 파급력을 지닌 파워블로거나

누군가와 항시 연결돼 있거나 연결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인플루언서를 찾아 그들을 이용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할 것입니다.

마샬 맥루한 저서 <미디어의 이해>

networked individualism

레드 미카엘 저서 <power blo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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