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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 때 하나씩 들려주는 이야기 지은이: 보물섬 엮음 정주연 외 29 명 그림 출판사: 웅진출판

작은 집 마차 한 대가 항아리를 가득 싣고, 시장을 향해 떠났습니다. “덜거덕 덜거덕.” 맨 뒤에 실려 있던 항아리 하나가 떼구르르 굴러떨어져 풀밭에 멈춰 섰어요. 생쥐 한 쪼르르 달려가다 항아리를 보았습니다. “우와 멋진 집이다!” 생쥐가 “찍찍찍” 소리쳤어요. “작은 집아, 작은 집아. 누가 안에 살고 있니?”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생쥐는 살짝 안을 들여다보았어요. “오호, 아무도 살고 있지 않군. 그럼 이제부터 내가 들어가 살아야지” 생쥐는 쪼르르 항아리 안으로 들어가,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마리가

얼마 뒤, 개구리 한 마리가 폴짝폴짝 항아리 앞을 지나갔어요. “우와, 정말 멋진 집이다!” 개구리가 개굴개굴 소리쳤어요. “작은 집아, 작은 집아. 누가 안에 살고 있니?” 그러자 생쥐가 대답했어요. “찍찍이 생쥐, 나 혼자 살아. 그런데 넌 누구니?” “나는 폴짝폴짝 개구리야.” “어서 와. 나랑 같이 살자.” 그 뒤부터 생쥐와 개구리는 작은 집에서 살았습니다. 어느 날, 깡충깡충 토끼가 길을 가다 항아리를 보았어요. “작은 집아, 작은 집아. 누가 안에 살고 있니?” 토끼가 물었어요. “폴짝폴짝 개구리, 찍찍이 생쥐, 우리 둘이 여기 살아. 그런데 넌 누구니?” “나는 깡충깡충 토끼야.” “어서 와. 우리랑 함께 살자.” 이렇게 해서 깡충깡충 토끼, 폴짝폴짝 개구리, 찍찍이 생쥐는 작은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어요. 얼마 뒤, 여우가 길을 가다 항아리를 보았어요. “오호, 정말 좋은 집이야! 작은 집아, 작은 집아. 누가 안에 살고 있니?” “깡충깡충 토끼, 폴짝폴짝 개구리, 찍찍이 생쥐, 우리 셋이 함께 살아. 그런데 넌 누구니?” “나는 멋쟁이 여우야.” “어서 와. 우리랑 함께 살자.” 깡충깡충 토끼, 폴짝폴짝 개구리, 찍찍이 생쥐가 함께 소리쳤어요. 집은 좀 비좁았지만, 여우가 들어올 만큼 자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다음 날, 어슬렁 어슬렁 곰이 길을 가다가 항아리를 보았어요. “으르렁, 정말 멋진 집이야! 작은 집아, 작은 집아. 누가 안에 살고 있니?” “멋쟁이 여우, 깡충깡충 토끼, 폴짝폴짝 개구리, 찍찍이 생쥐, 이렇게 넷이 살아, 그런데 넌 누 구니?”


“어흐흥, 난 무서운 곰이다!” 곰은 커다란 소리로 으르렁대더니, 꾸역꾸역 커다란 몸을 밀어넣었어요. 그 바람에 “쨍그랑” 작은 집은 깨지고, 멋쟁이 여우, 깡충깡충 토끼, 폴짝폴짝 개구리, 찍찍이 생쥐는 멀리멀리 달아나고 말았대요. 은혜 갚은 생쥐 옛날에 마음씨 착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농부는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었지요. 하루는 농부가 일을 나가다 보니까, 사립문 앞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생쥐가 한 마리 있었 어요. 생쥐는 바들바들 떨며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습니다. “하, 고놈. 배가 고픈 게로구나.” 마음씨 착한 농부는 밥알을 몇 개 가져다 생쥐 앞에 놓았습니다. 생쥐는 오물딱 오물딱 밥을 먹고, 기운을 얻어 어디론가 가 버렸지요. 그 뒤부터 생쥐는 점심때만 되면 찾아와 밥을 얻어먹더니, 어느 새 투실투실 살찐 어미쥐가 되 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어요. 어디선가 쥐들이 떼를 지어 몰려왔습니다. “여보, 얘들아. 이것 좀 봐라.” 농부가 아내와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그러자 쥐들은 빙글빙글 뱅글뱅글 춤을 추며 사립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농부와 아내와 아이들도 쥐들을 좇아 덩실덩실 춤을 추며 따라나갔지요. 그랬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우르르, 폭삭” 집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쥐떼들은 어디론가 쪼르르 사라져 버렸어요. 농부가 구해 주었던 생쥐가 집이 무너질 것을 미리 알고, 농부와 가족들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한 거지요. 이렇게 보잘 것 없는 쥐들도 은혜를 갚을 줄 알았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고양이 옛날에 한 사냥꾼이 아주 커다란 곰을 잡았습니다. 몸집은 집채만큼 크고, 털은 눈처럼 하얀데다 보들보들 보드라웠습니다. “아, 정말 멋진 곰이야. 임금님께 바쳐야지.” 사냥꾼은 이렇게 마음먹고 궁궐을 향해 떠났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었어요. 눈은 펑펑 내리고, 주위마저 어두워지자, 사냥꾼은 그만 길을 잃고 말았어요. “아, 어디 오두막이라도 찾아가 하룻밤 묵고 가야겠다.” 사냥꾼은 곧 오두막을 한 채 발견했습니다. “똑똑똑” 삐그덕 문이 열리더니, 키가 크고 비쩍 마른 나무꾼이 얼굴을 내밀었어요. “우리는 지금 임금님께 가는 길입니다. 하룻밤만 묵고 가게 해 주십시오.” “아, 안 돼요. 나도 당신을 돕고 싶소. 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라 곤란합니다.” “그러지 말고 딱 하룻밤만 묵게 해 주십시오.” “정말 안 됩니다. 우린 여러 해 동안 못된 난쟁이들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가 없었습니 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면 난쟁이들이 몰려와 우리를 내쫓고는 음식을 던지고, 접시란 접시는 다 깨뜨려 버리지요. 크리스마스 장식들도 갈기갈기 찢어 놓고요. 꽥꽥 소리지르면서 말이에요.” “난쟁이라고요? 난쟁이쯤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제발 우리를 집 안으로 들어가게만 해 주 세요. 얼어 죽을 지경입니다.” 나무꾼은 하는 수 없이 사냥꾼과 곰을 집으로 들어오게 해서 난로 가까이에 앉게 했습니다.


나무꾼의 아내가 크리스마스날 먹을 음식들을 식탁에 차리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초 를 매달 때였어요. 느닷없이 난쟁이들이 굴뚝으로, 창문으로, 문 아래로, 심지어는 마룻바닥 틈새로 우르르 몰려왔 습니다. 난쟁이들이 몰려오자 나무꾼과 가족들은 외투를 움켜쥐고 밖으로 뛰쳐나가 창고로 들어갔습니 다. 그리고는 창고 문을 꼭꼭 걸어 잠갔어요. 곧 난쟁이들이 소리소리지르며 소란을 떨었습니다. 고기와 야채를 집어던지고, “쨍그랑 쨍그랑” 접시를 부수었어요. 젤리를 마룻바닥에 으깨고, 잼을 창문에다 덕지덕지 발라 댔어요. 그 동안 사냥꾼과 곰은 난로 옆에 앉아 조용히 모든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마침내 더 이상 부술 것이 없게 되었을 때, 가장 못생긴 난쟁이가 난로 옆에 누워 있는 곰을 발견했습니다. “와우, 여기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야, 이거 먹어.” 난쟁이는 소시지를 들고 곰 앞으로 다가와 코에다 대고 흔들었어요. 곰은 코를 벌름거리며 킁킁 냄새를 맡았어요. 그러자 난쟁이가 잽싸게 소시지를 들고 저 쪽 구석으로 달아났어요. “야, 고양이야. 나 여기 있다. 잡아 봐.” 난쟁이가 다시 곰 앞에다 소시지를 흔들어 대며 놀릴 때였어요. 잠자코 있던 곰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크게, 아주 크게 입을 벌렸어요. 그러 더니 아주 커다란 소리로 “어흐흥” 울부짖었어요.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난쟁이들은 너무나 놀라 부리나케 달아났지요. “잘 했다. 넌 역시 훌륭한 곰이야.” 사냥꾼은 곧 나무꾼 가족이 숨어 있는 창고로 달려갔어요. “이제 나오세요. 난쟁이들이 다 도망쳤다고요.” 나무꾼과 가족들은 조심조심 밖으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난쟁이들이 사라졌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곧 사실인 것을 깨닫고는 쓱싹쓱싹 집 안을 청소했습니다. 그리고는 남은 음식으로 배불리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 사냥꾼과 곰은 나무꾼 가족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떠났지요.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어느 크리스마스 전날 밤, 나무꾼이 숲에서 나무를 하고 있을 때였어요. “이 봐, 그 커다랗고 하얀 고양이 녀석은 잘 있나?” 나무꾼이 깜짝 놀라 돌아보니, 바로 그 난쟁이들이었습니다. “물론, 아주 잘 있지.” 나무꾼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나뭇단을 묶으며 대답했어요. “얼마전에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았다네. 새끼들이 얼마나 크고 사나운지, 제 어미는 아무것도 아니야. 한번 와서 보겠나?” 그러자 난쟁이들이 펄쩍펄쩍 뛰며 소리쳤어요. “아, 아니야. 다시는 너희 집에 안 갈 거야. 다시는 안 간다고!” 난쟁이들은 이렇게 소리를 치며 멀리멀리 달아났답니다. 그 뒤, 나무꾼과 가족들은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었대요. 동물들이 꼬리를 갖게 된 이야기 옛날 옛날에는 이 세상에 사는 동물들은 누구나 꼬리가 없었습니다. 말도 꼬리가 없어, 엉덩이 에 붙은 파리들을 쫓으려면 이리저리 마구 뛰어야 했답니다. 개들도 꼬리가 없어, 아무리 반가운 일이 있어도 멍멍멍 짖기만 했지요. 원숭이들도 꼬리가 없어, 지금처럼 이 나무 저 나무로 꼬리를 걸고 옮겨다닐 수 없었대요. 어느 날 동물의 왕인 사자가 말했습니다.


“어흥, 나 동물의 왕 사자가 말하노리, 지금부터 동물 나라 회의를 열겠으니, 풀밭으로 모이도 록 하라.” 동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맨 먼저 여우가 오고, 다음에 다람쥐, 말, 개와 고양이가 차례차례 도착했습니다. 그 다음에 원 숭이와 코끼리가 오고, 뒤늦게 쥐와 돼지가 나타났어요. 맨 마지막으로 토끼가 헐레벌쩍 뛰어왔어요. 사자 임금이 앞발을 들어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습니다. “여러분, 나는 오랫동안 우리에게 부족한 게 뭔지 생각해 봤습니다. 드디어 오늘 그것을 여러 분에게 주려고 합니다. 바로 이 꼬리입니다.” 사자 임금이 꼬리가 가득 든 가방을 높이 쳐들었습니다. “각자 하나씩 받고, 늘 달고 다니도록 합시다.” “와아!” 동물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습니다. “먼저 온 순서대로 하나씩 받아 가십시오. 내가 가장 먼저 왔으니, 먼저 꼬리를 갖겠소.” 사자 임금은 끝에 검은 털이 수북이 달린 기다란 황금빛 꼬리를 가졌어요. 사자 임금이 꼬리를 엉덩이에 달고 펄럭펄럭 흔들어 대자, 동물들이 “우와아!” 환호성을 질렀 어요. 맨 먼저 온 여유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사자 임금은 여우에게 길고 털이 부숭부숭한 꼬리를 주 었어요. 여우는 꼬리를 달고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아주 좋아하며 사라졌습니다. “다음은 다람쥐!” 다람쥐는 너무 커다랗고 털이 많은 꼬리를 받는 바람에 쪼르르르 뛸때마다 꼬리가 출렁출렁 흔들렸어요. 그 다음에 말이 앞으로 나왔습니다. 사자 임금은 가방에서 기다랗고, 튼튼한 검은색 꼬리를 꺼 내더니, 정성껏 빗질을 해서 엉덩이에 달아 주었어요. 말은 너무나 기뻐 히히힝 노래를 부르며 껑충껑충 뛰어다녔어요. 고양이와 개는 똑같이 쭉 뻗은 꼬리를 받았어요. 그래서 기쁠 때는 살랑살랑 옆으로 흔들고, 화 가 나면 빳빳이 위로 쳐들지요. 원숭이는 아주 길고 긴 꼬리를 받았어요. 꼬리가 어찌나 치렁치렁 긴지 잘 걷지도 못하고,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다녀야 했어요. 드디어 코끼리 차례가 되었을 때는 꼬리가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코끼리는 하는 수 없이 커 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가느다랗고 짧은 꼬리를 달았어요. 그래도 코끼리는 기분이 좋아 어 슬렁어슬렁 집으로 돌아갔지요. “쥐!” 그런데 이를 어쩌지요? 사자 임금이 꺼낸 꼬리는 아주 길고 길었답니다. 하지만 쥐는 오히려 잘 됐다며 좋아했어요. 몸집이 작으니까 꼬리라도 길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돼지 차례가 되었을 때, 사자 임금이 말했습니다. “음, 꼬리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코끼리하고 쥐 거랑 똑같잖아. 남 좀 색다른 게 좋은데, 옳지 좋은 수가 있어.” 돼지는 나뭇가지에 꼬리를 칭칭 감고, 있는 힘을 다해 잡아당겼어요. 잠시 뒤 꼬리를 풀자, 퍼 마한 머리처럼 꼬불꼬불 꼬부라졌어요. “난 이게 더 좋아.” 돼지는 신이 나서 꿀꿀대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지막으로 토끼 차례가 되자, 사자 임금은 가방을 뒤져 마지막 남은 꼬리를 건네 주었어요. 그 꼬리는 너무나 작고 얇아 토끼는 거의 울먹울먹했습니다. “이게 뭐야, 여우 꼬리처럼 탐스럽지도 않고, 말처럼 찰랑찰랑 물결치지도 안잖아.” 바로 그 때,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토끼는 꼬리가 보송보송 부드러워질 때까지, 가시에다 대고 앞뒤로 문질렀어요. “아, 이게 더 맘에 들어.” 토끼는 아주 기뻐하며 깡충깡충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마법사의 제자 옛날 옛날에 아주 게으른 소년이 있었답니다. 하루는 보다 못한 어머니가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나가서 일을 배우든지, 돈을 벌어오든지 해라.” 게으른 소년은 하는 수 없이 집을 나왔어요. 그러다 우연히 마법사의 제자가 되어 일을 배우게 되었지요. 하루는 소년이 집 안을 청소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중얼중얼 주문을 외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마법사가 구석에 있는 빗자루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어요. “말발타사발타, 빗자루야, 물을 떠 오너라!” 그러자 이게 웬일일까요? 빗자루가 풀쩍 자리에서 뛰어오르더니, 양쪽에 하나씩 팔이 쑥쑥 생 겼습니다. 그러더니 옆에 있던 양동이를 들고, 풀쩍풀쩍 강가로 가 물을 한가득 담아 왔지요. 소 년은 하도 신기해 입을 딱 벌리고, 모든 것을 지켜보았어요. “얘야!” 마법사가 소년을 불렀습니다. “예에” 소년이 깜짝 놀라 대답했어요. “잠시 나갔다 올 테니, 그 동안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거라.” “예, 예. 알겠습니다.” 마법사가 사라지자마자 소년은 빈둥빈둥 놀며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그러다 이를 어쩌지요?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 지고, 곧 마법사가 돌아올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년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눈앞이 깜깜했어요. 그 때 퍼뜩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소년은 서재로 가, 아까 마법사가 보고 주문을 외던 책을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구석에 있는 빗 자루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말발타사발타, 빗자루야, 물을 떠 오너라!” 그러자 빗자루가 풀쩍 일어서고, 빗자루 막대에서 팔이 쑤욱 나왔습니다. 빗자루는 풀쩍풀쩍 양 동이를 들고 뛰어가더니, 물을 가득 떠 와 바닥에 주르륵 부었어요. 소년은 쓱싹쓱싹 청소를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빗자루가 멈추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물을 떠다가 바닥에 주 르륵 붓는 거예요. “아, 그만해. 그만하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 안은 온통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소년은 물에 둥둥 떠 어푸어후 허우적거 렸지요. 얼마 뒤, 마법사가 돌아와 이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런 고얀 놈,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꾀만 부리다니...” 마법사가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습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스르르 물이 빠져나갔어요. “쿵!” 소년은 바닥에 떨어졌지요. 마법사가 빗자루를 가리키며 다시 주문을 외웠어요. 그러자 빗자루 가 풀쩍풀쩍 뛰어와 소년의 엉덩이를 “탁탁탁” 때렸대요. 자장자장 충남 대덕지방 전래 동요 자장자장 우리 아기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엄마 어디 가고 아기 혼자 자고 있나 이 산 넘고 저 산 넘어 아기 꼬까 사러 갔네 자장자장 우리 아기 우리 아기 잘도 자면 아기 엄마 돌아오네 호기심 많은 아기코끼리 옛날에는 코끼리들이 지금처럼 코가 길지 않았대요. 그러니까 돼지 코처럼 짧고 뭉툭했답니다. 어느 숲 속에 호기심 많은 아기코끼리가 있었어요. 날마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코끼리를 졸졸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질문을 늘어놓았지요.


“엄마, 별들은 왜 반짝반짝 빛을 내나요?” “아빠, 꽃들도 똥을 싸나요?” “할머니, 무지개는 왜 일곱 색깔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기코끼리가 할아버지코끼리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악어는 점심때 무얼 먹나요?” 그 소리를 듣고 할아버지코끼리는 너무나 놀라, 킁킁거렸어요. 왜냐하면 악어들은 성질이 못돼, 자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을 아주 싫어했거든요. “쉿, 조용히 해. 그런 말은 묻는 게 아냐.” “왜요? 왜 물으면 안 돼요?” 아기코끼리가 꼬치꼬치 캐묻자, 할아버지코끼리는 슬쩍 자리를 피했습니다. 엄마, 아빠코끼리도 슬그머니 다른 곳으로 가 버렸어요. “흥, 좋아. 아무도 말해 주지 않으면 내가 직접 악어한테 물어 보지 뭐.” 다음 날 아침, 아기코끼리는 악어를 만나러 길을 떠났습니다. 악어가 사는 늪은 꽤 먼 곳이었어 요. 아기코끼리는 한참을 걸어서야 악어들이 살고 있는 늪에 도착할 수 있었답니다. “아휴, 힘들어, 잠깐 쉬었다 가야지.” 마침 늪가에 울퉁불퉁 나무 토막처럼 생긴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 저기 앉아서 쉬어야겠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아기코끼리가 살짝 엉덩이를 걸치자, 갑자기 나무 토막이 꿈틀 움직이는 거예요. 그 바람에 아 기코끼리는 “풍덩”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건 나무토막이 아니라 바로 무서운 악어였어요. 아기코끼리는 지금까지 한번도 악어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울퉁불퉁한 악어 등을 나무 토막으로 안 거지요. “누구야, 감히 내 등에 걸터앉은 놈이?” 악어가 화가 나 소리쳤어요. “어푸, 미안해요. 난 그냥 나무 토막인 줄 알았어요.” “어, 처음 보는 녀석인데, 넌 누구지?” “전 저 건너 숲에 사는 아기코끼리인데요, 악어를 만나러 왔어요.” “악어는 왜?” “궁금한 게 있어서요. 저, 혹시 악어들은 점심에 무얼 먹는지 아세요?” 그러자 악어가 쩝쩝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습니다. “흐흐흐. 꼬마야. 잘 듣거라. 악어들은 점심에 너처럼 맛있게 생긴 아기코끼리들을 먹는단다. 와앙.” “아야야, 이거 놔요.” 악어가 문 건 아기코끼리의 뭉툭한 코였어요. 아기코끼리는 코를 빼내려고 바둥바둥 발버둥을 쳤답니다. 악어도 놓칠세라 아기코끼리 코를 더욱 꽈악 물고, 있는 힘껏 끌어당겼지요. 그 바람에 아기코끼리 코는 늘어나고 늘어나 길게 길게 되었어요. 간신히 악어 입에서 빠져나온 아기코끼리는 허둥지둥 숲으로 돌아왔어요. 친구들이 아기코끼리 의 기다란 코를 보고, “깔깔깔” 웃으며 놀려 댔습니다. 아기코끼리는 너무나 부끄러웠어요. 하 지만 코가 기니까 좋은 점도 참 많았답니다. 높다란 가지에 매달린 열매도 딸 수 있고, 코를 높이 쳐들고 “뿌우우” 나팔 소리도 낼 수 있었거든요. 더울 때는 커다란 코에 잔뜩 물을 머금고, “ 솨아아” 샤워기처럼 물을 뿜을 수도 있었고요. 이 모습을 본 코끼리들이 앞을 다투어 악어를 찾 아갔어요. 왜냐고요? 그야 자기 코도 아기코끼리처럼 길게 길게 늘여 달라고 간 거지요. 코끼리 코가 지 금처럼 길게 된 건 바로 그런 일이 있은 다음부터래요. 요술 냄비


옛날 옛날에 자그마한 여자 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어머니가 여자 아이에게 말했어요. “얘야, 먹을 것이 다 떨어졌구나. 숲에 가서 산딸기라도 좀 따 오너라.” 여자 아이는 바구니를 들고 숲으로 갔습니다. 여기저기 숲을 헤매며 산딸기를 찾을 때였어요. 어디선가 할머니가 나타나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여기서 무얼 찾니?” “먹을 게 떨어져서 산딸기를 찾고 있어요.” 그러자 할머니는 기다란 망토에서 냄비를 하나 꺼내 주었습니다. “이건 아주 신기한 냄비란다. 배가 고프면 `작은 냄비야, 뽀글뽀글!` 하고 말하거라. 그러면 맛 있느 죽이 뽀글뽀글 끓지. 다 끓으면 `작은 냄비야, 그만!` 하고 말하면 된단다.” 여자 아이는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왔어요. “엄마, 엄마. 이거 보세요. 신기한 냄비를 가져왔어요.” 여자 아이는 냄비를 식탁에 올려놓고 시험삼아 말해 보았어요. “작은 냄비야, 뽀글뽀글!” 그러자 냄비가 뽀글뽀글 맛있는 죽을 끓였습니다. 아이와 어머니는 정말 오랜만에 배가 터지도 록 죽을 먹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이는 이웃마을에 놀러 가고, 어머니 혼자 집에 남아 있게 되었어요. 점심때쯤 되자 어머니는 배가 고파, 냄비를 꺼내 놓고 말했습니다. “작은 냄비야, 뽀글뽀글!” 그러자 냄비가 뽀글뽀글 죽을 끓이기 시작했어요. 어느 새 맛있는 죽이 냄비에 가득 찼습니다. 어머니는 맛있는 죽을 떠 먹고 말했어요. “됐어, 이제 그만!”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냄비가 쉬지 않고 뽀글뽀글 죽을 끓였어요. “됐다니까, 그만해!” 어머니는 이제 그만 죽을 끓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새 죽은 넘치고 흘러 마룻바닥을 꽉 채웠습니다. 그러더니 곧 온 집 안을 가득 메웠어요. “어푸, 어푸. 그만해, 냄비야. 제발 부탁이야.” 어머니가 죽에 동동 떠 소리쳤어요. 그래도 냄비는 쉬지 않고 뽀글뽀글 죽을 끓였습니다. 드디 어 죽이 문을 뚫고 나가 길을 가득 메웠어요. 그러더니 마침내 온 세상을 삼킬 듯이 거리로 거리로 흘러 넘쳤어요. 마을의 돼지와 닭들이 죽 에 둥둥 떠다녔어요. 마침내 온 마을이 모두 죽에 가득 찼을 때였습니다. 아이가 이웃마을에서 돌아오다 이 모습을 보았어요. “작은 냄비야, 그만!” 아이가 소리치자, 냄비는 뽀글뽀글 끓던 것을 멈추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어쩌지요? 마을을 가득 채운 죽은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아이와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은 몇날 며칠 동안 질리도록 죽을 먹어 치워야 했답니다. 밤송이에게 절한 호랑이 옛날하고도 아주 오랜 옛날, 깊은 산 속에 호랑이가 한 마리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호랑이 는 한번 사냥을 하면 배가 터지도록 먹고, 몇날 며칠을 잠만 잤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꼬르륵.” 배가 고파 일어나 보니, 해는 아직 밝은데 주위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습니다. 호랑이는 어슬렁 어슬렁 숲 속을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았어 요. 어디선가 솔솔 고기 냄새가 났습니다. 킁킁, 무슨 냄새인가 하고 보니, 발 밑에 조그맣고 둥그 런 것이 슬금슬금 기어가고 있엇습니다. “하, 고놈. 두리뭉실한 게 먹음직스럽게도 생겼다.”


호랑이는 한발로 턱 그놈을 잡아서는 한입에 덜컥 베어물었지요. “앗, 따가워. 아이고 입이야!” 호랑이는 고슴도치를 뱉어 내고, 이리저리 팔짝팔짝 정신없이 뛰어다녔어요. 입을 벌려 보니, 입 천장이 온통 가시투성이였어요. 호랑이는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으며 밤나무 밑으로 갔습 니다. 그 때, 무언가가 위에서 툭 떨어지며, 콧잔등을 탁 때렸어요. 화들짝 놀라 쳐다보니, 아까 혼이 난 고슴도치와 똑같이 생긴 밤송이였어요. 호랑이는 너무나 놀라 그 자리에서 넙죽 절을 하 며 말했답니다. “아이고, 형님, 아까는 정말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먹지 않을 테니 용서해 주십시오.” 호랑이는 앞발로 싹싹 빌고 또 빌었답니다. 난쟁이 룸펠슈틸츠헨 옛날에 가난한 방앗간 주인이 예쁜 딸과 함께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방앗간 주인은 왕과 이 야기를 나누다가 그만 이렇게 허풍을 떨었어요. “제 딸은 짚으로 금실을 만든답니다.” “오호, 그 말이 사실이냐? 네 딸을 데려오도록 하라. 한번 시험해 봐야겠구나.” 방앗간 주인은 깜짝 놀랐지만 이제 와서 거짓말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딸을 데리고 왕에게로 갔지요. 왕은 짚이 가득 든 방으로 딸을 데려갔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이 짚을 금실로 만들어라. 만약 못 하면 목숨을 잃을 것이니라.” 딸이 훌쩍이고 있을 때였어요. 덜커덩 문이 열리더니 난쟁이가 들어왔습니다. “안녕, 예쁜 아가씨. 왜 그리 슬피 울지?” “짚으로 금실을 만들어야 하는데, 전 그런 재주가 없어요.” 그러자 난쟁이가 물었습니다. “내가 대신 금실을 만들어 주면 뭘 줄 건대?” “이 목걸이를 드릴게요.” 그러자 난쟁이는 물레 앞에 앉아, 윙 윙 윙, 세 번만에 실패 하나를 다 감았습니다. 얼마 지나 지 않아 수북이 쌓인 짚은 모두 금실로 변했어요. 다음날 아침, 왕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왕은 더욱 욕심이 나, 딸을 더 큰 방으로 데리고 갔 어요. “이것도 모두 금실로 바꾸어 놓거라.” 딸이 훌쩍훌쩍 울고 있을 때, 난쟁이가 나타나 말했어요. “내가 이걸 금실로 자아 주면 뭘 줄래?” “이 반지를 드릴게요.”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짚이란 짚은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금으로 변해 있었어요. 그럴수록 왕은 더욱더 욕심이 났습니다. 그래서 전보다 더 큰 방으로 딸을 데려갔습니다. “이걸 모두 금으로 바꾸어 놓아라. 이번에도 잘 하면 내 아내로 삼겠느니라.” 딸이 훌쩍이고 있을 때, 난쟁이가 나타났습니다. “이걸 금으로 만들어 주면 뭘 줄래?” “이젠 아무것도 드릴 게 없어요.” “그럼 왕비가 되어 첫아기를 낳으면 나에게 준다고 약속해.” 딸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지요. 얼마 뒤, 딸은 왕비가 되었고, 귀여운 아기도 낳았지요. 어느 날이었어요.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난쟁이가 나타나 불쑥 말했어요. “약속대로 아기를 줘.” 왕비는 가슴 한귀퉁이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어요. “뭐든지 다 드릴게요. 하지만 우기 아기만은 안 돼요.” 욍비가 울며 불며 매달리자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좋아, 사흘 동안 시간을 주지. 사흘 뒤, 내 이름을 알아맞히면 아기를 데려가지 않겠어요.” 그 날부터 왕비는 들어 보지 못한, 이상한 이름들을 생각해 내느라 꼬박 밤을 새웠어요. 신하들에게는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이름을 알아오라고 했지요.


첫째 날 난쟁이가 오자, 왕비는 자기가 알아본 이름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난쟁이는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 뿐이었어요. 둘째 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셋째 날이 되었을 때, 멀리 갔던 신하가 돌 아와 말했습니다. “새로운 이름은 하나도 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숲에서 아주 신기한 걸 봤습니다. 여우와 산토끼가 서로 인사를 하더니, 높은 산으로 올라가더라고요. 신기해서 따라갔더니, 작은 오두막이 있고, 오두막 앞에는 모닥불이 피어 있었습니다. 모닥불 앞에는 우스꽝스럽게 생긴 난쟁 이가 폴짝폴짝 춤추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늘은 술을 빚고 내일은 빵을 굽자. 얼마 뒤면 왕과 아기를 갖게 된 몸, 내 이름이 룸펠슈틸츠헨이란걸 아무도 모르니 얼마나 좋아. 신하의 이야기를 드고 왕비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드디어 밤이 되자 난쟁이가 나타났어요. “내 이름이 뭐지?” 왕비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엉뚱한 이름을 대었습니다. “소갈비 아닌가요?” “아니야.” “그럼 구렛나루?” “아니야.” “그럼 띠 달린 다리?” “아니라니까.” “그럼 혹시 룸펠슈틸츠헨 아닌가요?” “아니, 맞혔잖아. 악마한테 들었구나. 악마한테 들었어!” 난쟁이는 화가 나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떠나갔습니다. 그 뒤 왕비는 아기와 함께 행복하 게 잘 살았답니다. 이와 벼룩 옛날에 이와 벼룩이 한집에서 살았습니다. 어느 날 이가 달걀 껍데기에 물을 끓이다가 그만 온 몸을 데고 말았대요. “으아악!” 이가 비명을 지르자, 벼룩도 덩달아 온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어요. “아아악.” 그 소리를 듣고 문짝이 물었어요. “벼룩아, 벼룩아.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니?” “이가 뜨거운 물에 데었어!” 그러자 문짝이 깜짝 놀라 “삐그덕 삐그덕” 소리를 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구석에 있던 빗 자루가 물었어요. “문짝아, 문짝아. 왜 그렇게 비걱거리니?” “이는 데었지. 벼룩은 울고 있지, 그런데 내가 어떻게 삐걱거리지 않겠니?” 그러자 빗자루도 화들짝 놀라 “쓱싹쓱싹” 방을 쓸었어요. 마침 조그만 마차가 짚 앞을 지나다가 빗자루에게 물었습니다. “빗자루야, 빗자루야. 왜 그렇 게 비질을 하니?” “이는 데었지, 벼룩은 울고 있지, 문짝은 삐걱거리지, 어떻게 내가 비질을 하지 않겠니?” “그래? 그럼 난 달려야겠군.” “덜커덩 덜커덩” 마차가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거름더미가 그 모습을 보고 물었어 요. “마차야, 마차야. 왜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니?” “이는 데었지, 벼룩은 울고 있지, 문짝은 삐걱거리지, 빗자루는 비질을 하지, 그런데 어떻게 내 가 달리지 않을 수 있겠어?” “그럼 난 미친 듯이 타올라야지.” 거름더미가 곧 밝은 불꽃을 내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 어요. 그 때 가까이에 있던 작은 나무가 물었습니다. “거름더미야, 거름더미야. 왜 그렇게 타고 있니?” “이는 데었지, 벼룩은 울고 있지. 문짝은 삐걱거리지, 빗자루는 비질을 하지, 마차는 내달리지,


어떻게 내가 타지 않을 수 있겠니?” “그럼 난 온몸을 흔들어야지.” 나무가 온몸을 흔들자 우수수 나뭇잎이 떨어졌어요. 그 때 아가씨가 물동이를 이고 오다 나무에게 물었습니다. “나무야, 나무야. 왜 그렇게 온몸을 흔들고 있니?” “이는 데었지, 벼룩은 울고 있지, 문짝은 삐걱거리지, 빗자루는 비질을 하지, 마차는 내달리지, 거름더미는 활활 타오르지, 그런데 어떻게 내가 온몸을 흔들지 않겠니?” 그러자 아가씨가 말했 어요. “그럼 난 물동이를 깨야겠군.” 아가씨가 물동이를 깨뜨리자, 샘물이 물었습니다. “아가씨, 아가씨. 왜 물동이를 깨고 있죠?” “이는 데었지, 벼룩은 울고 있지, 문짝은 삐걱거리지, 빗자루는 비질을 하지, 마차는 내달리지, 거름더미는 활활 타오르지, 나무는 온몸을 흔들지, 그런데 어떻게 내가 물동이를 깨뜨리지 않을 수 있겠어?” 그러자 샘물이 말했어요. “그것 참 큰일이군. 그럼 난 마구 흘러 넘쳐야겠네.” 곧 샘물이 미친듯이 흘러 넘쳤어요. 그 런데 이를 어쩌지요? 그 바람에 아가씨와 나무, 거름더미, 마차, 빗자루, 문짝, 벼룩, 이는 모두 물 에 떠내려가고 말았대요. 엄마 품 대구 지방 전래 동요 새는 새는 나무에 자고 쥐는 쥐는 구멍에 자고 개굴개굴 개구락지 국화 밑에 잠을 자고 넙적넙적 송어 새끼 바위 틈에 잠을 자고 망구망구 할망구는 영감 품에 잠을 자고 어제 온 새각시는 신랑 품에 잠을 자고 우리 같은 아기는 엄마 품에 잠을 잔다 빨간 암탉 옛날 옛날에 빨간 암탉이 돼지와 오리,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암탉은 돼지, 오리, 고 양이와 작고 예쁜 집에서 살았지요. 빨간 암탉은 집을 말끔히 치우고, 쓱싹쓱싹 청소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날마다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집 안을 쓸고 닦았지요. 하지만 돼지와 오리와 고양이는 조금도 도와 주지 않았답니다. 날 마다 돼지는 진흙탕에서 뒹굴뒹굴 게으름을 피웠어요. 오리는 연못에서 꽥꽥꽥 노래를 부르며 헤 엄만 쳤답니다. 고양이는 날마다 마당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만 했어요. 어느 날, 빨간 암탉이 마당에서 옥수수 알갱이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누가 이 옥수수를 심을래?” 빨간 암탉이 물었습니다. “난 안 돼.” 돼지가 뒹굴뒹굴 뒹굴며 꿀꿀꿀 대답했어요. “나도 안 돼.” 오리가 파닥파닥 헤엄치며 꽥꽥꽥 소리쳤어요. “나도 안 돼.” 고양이가 꾸벅꾸벅 졸다 야옹야옹 대답했어요. 빨간 암탉은 하는 수 없이 기름진 땅을 찾아 내 정성껏 알갱이를 심었습니다. 얼마 뒤 땅 위로 쏘옥 파란 싹이 나오더니, 곧 노랗고 탐스러운 옥수수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누가 옥수수를 딸래?” 빨간 암탉이 물었습니다.


“난 안 돼.” 돼지가 뒹굴뒹굴 구르다 꿀꿀꿀 소리쳤습니다. “나도 안 돼.” 오리도 꽥꽥꽥 소리쳤어요. “나도 안 돼.” 고양이가 야옹야옹 소리쳤습니다. “좋아, 그럼 내가 따지.” 빨간 암탉은 옥수수를 따서 껍질을 벗긴 다음, 알갱이를 땄습니다. “누가 방앗간으로 옥수수를 가지고 가 빻을래?” 암탉이 물었습니다. “난 안 돼.” 돼지가 꿀꿀꿀 소리쳤습니다. “나도 안 돼.” 오리도 꽥꽥꽥 소리쳤어요. “나도 안 돼.” 고양이도 야옹야옹 소리쳤습니다. 빨간 암탉은 하는 수 없이 방앗간을 찾아가 곱게 빻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얼마 뒤, 옥수수 가루를 담은 봉지가 빨간 암탉과 돼지와 오리, 고양이네 집에 도착했어요. “누가 빵 만드는 걸 도와 줄래?” 빨간 암탉이 물었습니다. “난 안 돼.” 돼지가 뒹굴뒹굴 구르다 꿀꿀꿀 소리쳤습니다. “나도 안 돼.” 오리도 꽥꽥꽥 소리쳤어요. “나도 안 돼.” 고양이가 야옹야옹 소리쳤습니다. “좋아, 그럼 나 혼자 만들지, 뭐.” 빨간 암탉은 부엌으로 가서 혼자 빵을 만들었어요. 곧 맛있 는 빵 냄새가 온 집 안에 가득 찼습니다. 냄새가 퍼지고 퍼져 정원과 연못, 마당까지 솔솔 퍼져 나갔어요. 맨 먼저 진흙탕에서 뒹굴던 돼지가 달려왔습니다. 그 다음에 연못에서 헤엄치던 오리가 달려왔 어요. 마지막으로 마당에서 낮잠을 자던 고양이가 달려왔습니다. 빨간 암탉이 커다란 접시 위에 빵을 올려 놓으며 물었어요. “누가 이 빵을 먹을래?” “나!” 돼지가 꿀꿀, 커다란 소리로 대답했어요. ‘나도!“ 오리도 꽥꽥꽥, 있는 힘껏 소리쳤어요. “나도!” 고양이도 야옹야옹 소리쳤습니다. “안 돼, 안 돼. 너희들은 모두 먹을 수 없어. 나 혼자 씨를 심고, 옥수수를 따고, 방앗간으로 가져가 빻고, 빵을 만들었잖아. 그러니까 이 빵은 나 혼자 먹어야 해.” 빨간 암탉은 야금야금 맛있게 빵을 먹었습니다. 돼지와 오리와 고양이는 식탁에 빙 둘러앉아 꼴깍꼴깍 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지켜봤어요. 빨간 암탁이 마지막 남은 부스러기까지 다 먹어 치울 때까지 말이에요. 세 가지 소원 옛날 옛날에 가난한 나무꾼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숲에서 나무를 하다 무심코 위를 쳐다보니, 높다란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요정이 앉아 있었어요. “배가 고파 헛것이 보이나?” 나무꾼은 두눈을 껌벅이며, 손등으로 쓰윽 눈을 비볐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요정이 환하게 미소까지 짓고 있었습니다. “놀라지 말아요. 나는 숲의 요정이에요. 당신의 소원을 들어 주러 왔지요. 세 가지 소원을 말 하면 다 이루어질 거예요. 다만 지혜롭게 써야 해요.” 그러더니 요정은 스르르 사라졌어요. 나무꾼은 집으로 달려와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어요. “꿈을 꾼 거예요. 하지만 밑져야 본전인데 시험 삼아 소원을 말해 보죠.” 나무꾼의 아내가 말했어요. 나무꾼과 아내는 무슨 소원을 빌까 곰곰히 생각했어요. “어떤 소원을 말할까? 금, 보석, 좋은 집?” 두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나씩 말했습니다. 그러다 그만 싸움이 벌어져, 나무꾼이 소리 쳤지요. “이제 그만 좀 해요. 난 배가 고프단 말이오. 어서 밥이나 먹읍시다.” 그러자 아내가 대답했어요. “먹을 거라곤 죽밖에 없어요. 돈이 있어야 먹을 걸 사죠.” “만날 지겨운 죽뿐이군. 오늘 같은 날 통통한 소시지를 먹으면 정말 좋겠는데.”


바로 그 때였어요. 갑자기 눈앞에서 빛이 반짝 일더니, 맛있게 생긴 커다란 소시지가 하나 툭 떨어졌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아니 이렇게 소원을 써 버리다니.” 아내가 기가 막혀 소리쳤어요. 그러더니 잔소리를 끊임없이 늘어놓았습니다. 나무꾼은 참다 못 해 이렇게 소리쳤어요. “이놈의 소시지, 저 마누라 코에나 붙어라!” 그러자 소시지가 껑충껑충 뛰어가더니, 아내의 코끝에 철썩 달라붙었습니다. 아내는 깜짝 놀라 소시지를 붙들고 낑낑 떼어 내려 애를 썼지요.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 봐도 한번 붙은 소시지는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무꾼이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 어요. “마지막 소원을 말해야겠군.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할까?” 그러자 아내가 울부짖으며 소리쳤어요. “코에다 소시지를 매달고 부자가 돼면 뭐 해요. 어서 소시지를 없애 달라고 빌어요. 흑흑.” 나무꾼은 하는 수 없이 마지막 소원을 말했습니다. “소시지야, 없어져라!” 그러자 감쪽같이 소시지가 사라졌어요. 이렇게 해서 나무꾼은 세 가지 소원을 다 써 버렸답니 다. 요술 신, 요술 항아리, 요술 칼 옛날에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악마 두 명이 있었어요. 어떤 날은 신발을 서로 밀고 당기며 다 투고, 어떤 날은 항아리와 뚜껑을 하나씩 들고 서로 양보하라며 악을 썼지요. 또 어떤 날은 칼을 서로 움켜쥐고, 자기가 가져야 한다며 소리소리를 질렀어요. 하루는 나그네가 길을 가다 그 모습을 보고 물었습니다. “여보시오. 왜들 그렇게 싸우는 거요?” 그러자 악마 하나가 대답했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보물을 물러주셨지. 서로 사이좋게 나누라고 말이 야. 이 신발은 원하는 곳은 어디나 데려다 주는 요술 신발인데, 두 짝이 다 있어야 나를 수 있거 든. 그런데 이 녀석이 자기가 두 짝 다 갖겠다고 하니, 말이나 되는 소리야? 정말 말도 안 돼!” 그러더니 서로 머리털을 쥐어뜯으며 싸움을 벌였습니다. “아, 조용히 하시오. 그럼 이 항아리는 뭐요?” 나그네가 묻자, 이번에는 다른 악마가 나서서 말했습니다. “이건 요술 항아리인데,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만들어 주지. 하지만 뚜껑이 있어야 요술을 부 려. 그런데 이 녀석이 뚜껑을 갖고 안 주겠다지 뭐야?” 그러더니 이번에는 서로 코를 물어뜯으며 싸움을 했어요. “쉿, 조용히 좀 하시오. 그럼 이 칼은 뭐요?” “이건 주인을 지켜 주는 요술 칼이야. 이 칼만 있으면 조금도 두려울 게 없지. 하지만 이 칼도 칼집이 있어야 요술을 부리는데, 이걸 무슨 수로 나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그러더니 이번에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자, 자, 그만들 해요. 내가 싸우지 않도록 도와 드리겠소.” 그러자 악마들이 귀를 쫑긋 세우며 물었습니다. “정말?” “진짜야?” “내 말을 잘 들어요. 우선 내 앞에다 요술 신과 항아리, 칼을 갖다 놔요. 그리고 다섯 발짝 뒤 로 물러난 다음, 두 눈을 꼭 감고 무슨 일이 일어나나 두고 보시오.” 악마들은 서둘러 요술 신과 요술 항아리, 요술 칼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는 하나, 둘, 셋, 넷, 다섯 발짝 뒤로 물러나더니, 얌전하게 두 눈을 꼭 감았습니다. “절대로 눈을 뜨면 안 됩니다.” 나그네는 서둘러 항아리 뚜껑을 닫고, 칼집에 칼을 꽂았어요. 그리고는 신발을 신고 훨훨 하늘


로 날아올랐습니다. “자, 이제 눈을 뜨고, 내 말을 잘 들으시오.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으면 싸우지도 않을 거요. 그러니 내가 다 가져간다고 화 내지 마시오. 그럼 안녕!” 악마들은 길길이 날뛰며 나그네를 잡으려 했지만, 나그네는 이미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린 뒤 였답니다. 솥 안에 든 거인 옛날 어느 산골에 나무꾼이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나무꾼은 나무를 하러 갔다가 무시무시한 거인에게 잡혀갔습니다. 해가 지고 밤이 깊 어도 나무꾼은 집으로 돌아올 줄 몰랐지요. 아내와 아들은 등불을 켜고, 밤새도록 숲 속을 헤매 다녔지만 나무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어요. 다음 날, 아들은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났어요. 어느 날, 아들은 나무 아래에서 쉬다가 깜박 잠이 들었어요. 꿈 속에서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가 나타나 말했어요. “벼룩 한말과 빈대 한말, 바늘 한말을 준비하거라. 그러면 네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느니라.” 아들은 할아버지가 일러 준 대로 벼룩 한말과 빈대 한말, 바늘 한말을 준비해서 다시 길을 떠 났습니다. 날이 꼬박 저물어 쉴 곳을 찾고 있을 때였어요. 저 건너 산골짜기에서 불빛이 가물가물거리는 게 보였습니다. 쫓아가 보니 집만 덩그렇게 있고, 아무도 없었어요. 아들이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자려 하는데, 갑자기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문 틈으로 내다보니, 무시무시한 거인이 마당에 우뚝 서 있었어요. 거인은 쿵쿵거리며 광으로 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자, 여기저기서 “예, 예.” 하는 대답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그 소리 가운데 그리운 아버지의 목소리도 들려오는 것이었어요. 아 들은 가슴이 쿵쿵 뛰었습니다. 거인은 이름을 다 부르고 나자, 광 문을 채우고 방 안으로 들어갔 어요. 아들은 거인이 자고 있는 방문 틈으로 벼룩 한말을 풀었습니다. 벼룩들이 팔딱팔딱 뛰어가 따 끔따끔 거인을 물어댔어요. “앗, 따가워. 앗, 따가워.” 거인은 툴툴대며 마루로 나와 누웠습니다. 아들은 얼른 빈대 한말을 풀어 놓았지요. 빈대들이 팔딱팔딱 뛰어가 따끔따끔 거인을 물었어요. “앗, 따가워. 아이구, 가려워.” 거인은 벌떡 일어나 숲 속으로 달아났습니다. 아들은 재빨리 뒤를 따라가며 바늘을 풀어 놓았 지요.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요? 바늘들이 꼿꼿이 일어서더니, 톡톡톡 달려가 거인의 몸을 쿡쿡 찔 러 대는 거예요. “아이고, 따가워. 아이고, 아파라. 안 되겠다. 아무도 못 들어오는 곳으로 숨어야지.” 거인은 부리나케 자기 집 부엌으로 달려갔어요. 거인은 솥 안으로 들어가더니,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습니다. 거인의 몸이 스르르 작아지더니, 생쥐만해졌어요. 이를 지켜보던 아들은 얼른 솥뚜껑 을 닫았어요. 그리고는 커다란 돌을 뚜껑 위에 올려놓았어요. 아들이 아궁이에다 활활 불을 때었 습니다. “앗, 뜨거. 사람 살려.” 거인은 소리 소리를 지르다가, 그만 타 죽고 말았답니다. 이렇게 해서 아들은 그립던 아버지도 만나고, 광 속에 갇힌 사람들도 풀어 주었대요. 할머니를 구한 달걀, 자라, 물개똥, 송곳, 도구통, 멍석, 지게 옛날 어느 깊은 산골에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할머니는 뒷산 밑에다 밭을 일궈 팥을 잔뜩 심었습니다. 하루는 할머니가 팥밭을 매고 있는데, 호랑이가 나타나 말했어요.


“어흥, 너를 잡아먹겠다.” 그러자 할머니가 바들바들 떨며 말했어요. “호랑아, 호랑아. 내 말 좀 들어 봐라. 이제 곧 가을이 오면 팥을 거둘 텐데, 내가 없으면 누가 팥밭을 매겠니? 가을에 내가 팥을 거둬 팥죽을 한솥 가득 쑤어 놓을 테니, 그 때 와서 팥죽도 먹 고 나도 잡아먹으렴.” 호랑이는 그러마 하고 다시 뒷산으로 올라갔어요. 가을이 되자 할머니는 팥을 거두어 가마솥에 한가득 팥죽을 쑤었습니다. 할머니는 이제 곧 호 랑이에게 잡아먹힐 것을 생각하니, 기가 막히고 슬퍼서 꺼이꺼이 울었어요. 그러자 달걀이 데굴데 굴 굴러와 물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 왜 울어?” “이 팥죽을 먹고 나면 호랑이가 와서 잡아먹는다고 해서 운다.” “나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 할머니는 달걀에게 팥죽을 한 그릇 주었습니다. 달걀은 후르륵 후르륵 먹고 나서 아궁이 속에 숨었습니다. 할머니가 또 꺼이꺼이 울고 있으니까, 이번에는 자라가 철버덕 철버덕 기어와서 물었 어요. “할머니, 할머니, 왜 울어?” “이 팥죽을 먹고 나면 호랑이가 와서 잡아먹는다고 해서 운다.” “나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 할머니가 팥죽을 한 그릇 주니까 자라는 다 먹고, 물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엎드렸습니다. 할머니가 또 꺼이꺼이 울고 있는데, 이번에는 물개똥이 철벅철벅 와서 울었어요. “할머니, 할머니, 왜 울어?” “이 팥죽을 먹고 나면 호랑이가 와서 잡아먹는다고 해서 운다.” “나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 물개똥은 팥죽을 다 먹고 부엌 바닥에 가서 납작 엎드렸습니다. 할머니가 또 꺼이꺼이 울자, 이 번에는 송곳이 콩콩 뛰어와 물었어요. “할머니, 할머니, 왜 울어?” “이 팥죽을 먹고 나면 호랑이가 와서 잡아먹는다고 해서 운다.” “나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 송곳은 팥죽을 다 먹고 부엌 바닥에 꼿꼿이 서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도구통이 덜걱덜걱 걸 어와 물었어요. “할머니, 할머니, 왜 울어?” “이 팥죽을 먹고 나면 호랑이가 와서 잡아먹는다고 해서 운다.” “나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 도구통은 팥죽을 다 먹고 부엌 문지방 위로 올라가 숨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멍석이 흥청흥청 와서 “할머니, 할머니, 왜 울어?” 하고 물었어요. “이 팥죽을 먹고 나면 호랑이가 와서 잡아먹는다고 해서 운다.” “나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 멍석은 팥죽을 먹고 마당에 가서 널따랗게 드러누웠습니다. 그 다음에 지게가 껑충껑충 뛰어오 더니. “할머니, 할머니, 왜 울어?” 하고 물었어요. “이 팥죽을 먹고 나면 호랑이가 와서 잡아먹는다고 해서 운다.” “나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 지게는 팥죽을 다 먹고 마당 한구석에 가서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얼마 뒤, 호랑이가 어슬렁 어슬렁 나타났습니다. 호랑이는 먼저 부엌으로 가서 팥죽을 먹으려 했습니다. 호랑이가 아궁이 가까이 오자, 아궁이 속에 있던 달걀이 툭 튀어나와 호랑이의 얼굴을 탁 때렸습니다. “앗, 뜨거!” 호랑이는 눈을 식히려고 물항아리 속에 손을 쑥 넣었습니다. 그러자 물 속에 숨어 있던 자라가 호랑이 손을 꽉 물었어요.


“아야야.” 호랑이는 화들짝 놀라 뒷걸음을 치다 물개똥을 밟고 쭉 미끄러졌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바닥에 꼿꼿이 서 있던 송곳이 등을 쿡 찔렀어요. “아이구, 호랑이 살려!” 호랑이는 소리를 지르며 부엌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그러자 부엌 문지방 위에 숨어 있던 도구 통이 호랑이 머리 위에 뚝 떨어졌습니다. 그 바람에 호랑이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어요. 그러자 마당에 펴 있던 멍석이 뚜루루 호랑이를 말고, 지게가 껑충껑충 뛰어와 호랑이를 지고는 강에다 풍덩 던져 버렸대요. 이렇게 달걀, 자라, 물개똥, 송곳, 도구통, 멍석, 지게가 도와 준 덕분에 할머니는 호랑이한테 잡 아먹히지 않고 잘 살았답니다. 개똥벌레 평안북도 전래 동요 개똥벌래 똥-똥 개똥벌레 똥-똥 우리 집에 불 없다 빨리 와서 밝혀라 개똥벌레 똥-똥 개똥벌레 똥-똥 가장 훌륭한 사윗감 옛날 어느 시골에 사이좋은 쥐 부부가 있었어요. 쥐 부부는 무척 행복했지만, 아이가 없어 쓸쓸 했답니다. 그러다 뒤늦게 예쁜 딸을 하나 낳았어요. 엄마쥐, 아빠쥐는 금이야 옥이야 정성껏 딸쥐를 길렀습니다. 딸쥐는 자라면서 더욱 더 예뻐지더 니, 드디어 아름다운 처녀가 되었어요. 여기저기서 딸쥐와 결혼하고 싶다고 멋진 청년 쥐들이 찾 아왔습니다. 하지만 엄마쥐, 아빠쥐에게는 아무도 마음에 차지 않았어요. 이왕이면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위를 얻고 싶었거든요.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나고, 가장 힘이 세고, 가장 훌륭한 사윗감은 누굴까?” 아빠쥐가 묻자 엄마쥐가 대답했어요. “글쎄요, 하늘에 떠 있는 해가 아닐까요?” 엄마쥐, 아빠쥐는 해님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어느 날, 가까스로 하늘에 떠 있는 해님을 만났어요.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나고, 가장 힘이 세고, 가장 훌륭한 사위를 얻고 싶어요. 해님이 야말로 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니, 우리 사윗감이 되어 주세요.” 그러자 해님이 말했어요.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 힘이 세고, 잘난 것이 잇어요. 바로 먹구름이에요. 내가 아 무리 이 세상을 비추려 해도 먹구름이 떡 하니 버티고 있으면, 꼼짝달싹 못 해요. 그러니 먹구름 한테 가 보세요.” 엄마쥐, 아빠쥐는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먹구름에게 찾아가 사위가 되어 달라고 했어요. “아, 이를 어쩌지요? 나는 해는 가릴 수 있지만 바람은 당할 수 없어요. 바람이 한번 휘이잉 불면 나는 꼼짝없이 쫓겨난답니다. 그러니 바람한테 가 보세요.” 먹구름의 말을 들으니, 그도 그럴 것 같았습니다. 엄마쥐, 아빠쥐는 바람을 찾아가 사위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아, 나는 구름보다는 힘이 셀지 모르지만 돌부처한테는 꼼짝을 못 합니다. 내가 아무리 세게 불어도 돌부처는 꼼짝달싹을 안 하니까요. 그러니 돌부처한테 찾아가 보세요.” 엄마쥐, 아빠쥐는 돌부처에게 찾아가 말했어요.


“당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나고, 가장 힘도 세고, 가장 훌륭한 분이니다. 우리 사위가 되어 주십시오.” “천만에요. 나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어요. 그건 바로 쥐랍니다. 내가 아무리 떡 버티고 서 있 어도 쥐들이 갈작갈작 내 발 밑에 구멍을 파면 꼼짝없이 쓰러지고 맙니다. 그러니 쥐한테 찾아가 말해 보세요.” 엄마쥐, 아빠쥐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마을로 돌아와 가장 잘나고, 가장 힘세고, 가장 훌륭한 쥐를 찾아 사위로 맞았답니다. 욕심꾸러기 원숭이 어느 날, 게와 원숭이가 길을 가고 있는데, 길 한가운데 떡 한 덩어리와 감씨 하나가 떨어져 있 었어요. 게가 냉큼 떡을 주워 먹는 바람에, 원숭이는 감씨를 주웠습니다. 얼마쯤 길을 가다가 원 숭이가 말했어요. “얘, 게야. 떡이야 먹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감씨는 달라. 이걸 마당에 심으면 금방 싹이 나고, 쑥쑥 자라지. 그러다가 새빨간 감이 주렁주렁 열린단다. 우리 떡이랑 감씨를 바꾸자, 응?” 원숭이가 하도 졸라 대는 바람에 게는 떡을 감씨와 바꿔 주었습니다. 원숭이는 떡을 받자마자 쪼르르 나무 위로 올라가, 야금야금 홀라당 떡을 다 먹었어요. “멍청한 게야, 덕분에 맛있는 떡을 잘 먹었다. 근데 넌 감씨를 심어 언제 감을 따 먹니?” 원 숭이가 좋아라 박수를 치며 놀려 댔어요. 개는 그제야 속은 것을 알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 지요. 게는 마당에다 감씨를 심고, 정성껏 물도 주었어요. 얼마 뒤, 싹이 나고 잎이 나더니, 감나무가 무럭무럭 자랐어요. 가을이 되자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게는 날마다 감나무를 올려다보며 입맛을 쩝쩝 다셨어요. ``어떻게 저 감을 따 먹지?` 어디선가 원숭이가 다가와 말했어요. “안녕, 게야. 잘 지냈니? 정말 감이 빨갛게 익었구나. 그런데 어떡하니? 넌 나무에 올라갈 수 없잖아. 내가 대신 올라가서 감을 따 줄까?” “정말? 고마워.” 원숭이는 재빠르게 나무 위로 올라가, 빨갛게 익은 감을 하나, 둘 땄습니다. 그러더니 냠냠쩝쩝, 배가 터지게 감을 먹었어요. 게는 이제나저제나 원숭이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렸어요. “원숭아, 너만 먹으면 어떡해. 나한테도 하나 던져 줘.” “흥, 너도 먹고 싶단 말이지? 그럼 이거나 먹어라.” 원숭이는 채 익지도 않은 시퍼런 감 하나를 아래로 던졌습니다. 원숭이가 던진 감이 게의 머리 통에 맞았어요. 게는 그제야 원숭이에게 또 속은 것을 알았지요. 게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하고 억울해서 “앙앙앙” 울음을 터뜨렸어요. 이 때 어디선가 절구통이 다가와 물었습니다. “얘, 게야. 왜 그렇게 우니? 무슨 일이야?” 게는 훌쩍훌쩍 울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어요. “으음, 그랬구나. 울지 마. 내가 원숭이를 혼내 줄게.” 절구통은 쿵덕쿵덕 지붕 위로 올라가 숨었습니다. 게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앙앙앙” 더 크게 울어 댔습니다. 그러자 알밤이 한톨 떼굴떼굴 굴러와 물었습니다. “이 봐, 게야. 무슨 일이니? 왜 그렇게 울어?” 게는 훌쩍훌쩍 울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어요. “울지 마, 내가 원숭이를 혼내 줄게.” 알밤은 떼굴떼굴 방 안으로 굴러가 화로 안에 숨었습니다. 게가 아직도 훌쩍훌쩍 울자, 이번에는 왱왱 벌이 나타나 물었습니다. “왜 우니? 무슨 일이야?” 게는 훌쩍훌쩍 울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어요. “그랬구나. 내가 욕심꾸러기 원숭이를 혼내 줄 테니까 그만 울어.”


벌은 왱왱 부엌에 있는 물동이 안에 숨었습니다. 원숭이는 배가 부르자 졸음이 왔어요. “아흠, 배도 부른데 낮잠이나 자야겠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내려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원숭이가 화롯불 가까이 다가가 불을 쬐려 할 때였어요. 갑자기 알밤 한톨이 탁 튀어나와 원숭이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앗, 뜨거. 이게 뭐야?” 원숭이는 부엌으로 달려가 차가운 물로 얼굴을 식히려 했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물동이에 숨어 있던 벌이 왱 하고 나타나 원숭이의 콧등을 쏘았습니다. “아구구, 앗 따가워.” 원숭이는 정신없이 바깥으로 달아났어요. 그러자 지붕 위에 숨어 있던 절구통이 와당탕 쿵탕 굴러왔어요. “원숭이 살려!” 원숭이는 겁에 질려 멀리멀리 달아났답니다. 호랑이를 잡은 바보 옛날 옛날에 한 바보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는 일이라곤 하루 종일 밥 먹고, 똥 싸고, 밥 먹고, 똥 싸고 하는 일뿐이었지요. 하루는 어머니가 보다 못해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야, 이놈아, 다른 집 아이들은 나무도 해 오고, 땅도 파고 하는데, 너는 뭐가 되려고 밥만 먹 고 똥만 싸냐?” 그러자 바보는 괭이를 들고 마당에 나가더니, 땅을 깊이 팠습니다. 그리고는 구멍에다 푸드득 푸드득 똥을 싸고, 다시 흙을 덮더니, 그 위에 깨를 한 섬 부었습니다. 어머니는 기가 막혀 혀를 끌끌 찼습니다. “아니, 저놈이 어쩌려고 저런다냐.” 며칠이 지나자 그 자리에 깨나무가 수북이 나더니 깨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바보는 열 가마 니가 넘게 깨를 따서는, 그 깨로 기름을 짜서 항아리에 부었어요. 그리고 어디서 구했는지,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 와 기름 항아리에 넣었다 꺼냈다, 넣었다 꺼냈 다 수십 번 되풀이했습니다. 강아지는 고소한 기름에 절을 대로 절어서 매끈매끈 반들반들해졌지 요. 이제 바보는 칡덩굴로 동아줄을 꼬았습니다. 동아줄 한 끝에는 강아지를 매고, 다른 한 끝은 큰 나무에다 꽁꽁 붙들어매었지요. 참기름 냄새가 솔솔 사방으로 퍼졌습니다. 그러자 호랑이들이 고소한 냄새를 맡고 하나 둘씩 모여들었지요. 호랑이 한 마리가 날름 강아지를 삼켰습니다. 그런데 강아지가 하도 미끌미끌 미끄 러워 삼키자마자 호랑이 똥구멍으로 홀딱 빠져나왔지요. 이렇게 나온 강아지를 다른 호랑이가 집 어삼키면 또다시 똥구멍으로 홀딱 빠져나왔습니다. 그러면 또 다른 놈이 와서 강아지를 홀딱 삼 키고, 그 강아지가 똥구멍으로 쏙 나오고, 이렇게 삼키고 나오고를 수십 번 되풀이하자, 호랑이 수십 마리를 줄줄이 동아줄에 꿰어 잡게 되었지요. 이렇게 해서 바보는 호랑이를 판 돈으로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 어리석은 거인 옛날에 엄마, 아빠도 없이 혼자 사는 아이가 있었어요. 아이는 너무나 쓸쓸하고 외로웠습니다. 어느 날, 아이는 생각했어요. “어딘가에 내가 살 만한 곳이 있을 거야.” 아이는 지팡이와 치즈 한 덩이만 달랑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길가에 새가 한 마리 쓰러져 있었어요. 새는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힘없이 날개만 파닥거렸지요. 아이는 새를 앞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누군가 자기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했습니다. 얼마쯤 가니, 이번에는 커다란 언덕이 앞을 턱 가로막고 서 있었습니다. “잘 됐다. 저기 올라가서 오늘 밤에 묵을 곳을 찾아봐야지.”


아이는 언덕 위로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하지만 눈을 씻고 보아도 마을은커녕 집 한 채 눈에 띄지 않았아요. “아, 오늘 밤은 어디서 자지?” 아이는 속이 상해, 들고 있던 지팡이로 “탕탕탕” 바닥을 두드렸어요. 그러자 언덕이 움찔움찔 움직이더니, 이리저리 마구 뛰어다니는 것이었어요. 아이가 정신을 차려 보니, 그것은 언덕이 아니라 거인의 엄지발가락이었습니다. “누구야, 내 엄지발가락을 찌른 놈이!” 거인이 으르렁거리며 소리쳤습니다. 아이는 어떻게 할 까 망설이다, 커다란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나다. 그 정도면 다행인 줄 알아. 만약 이 지팡이로 등을 맞았다면, 등짝이 부서졌을 거다.” “뭐라고? 이런 쥐새끼 같은 놈! 감히 나한테 덤비다니.” 거인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자, 거인의 머리가 구름에 가 닿았습니다. 거인은 커다란 손으로 나무를 움켜쥐더니, 두 손으로 나무를 비틀었습니다. 그러자 나무에서 뚝뚝 물이 떨어졌지요. “이런 허풍쟁이. 그 정도 갖고 뭘 그래? 난 돌에서 물을 짤 수도 있어.” 아이는 돌멩이를 하나 갖고, 아무도 모르게 주머니에 든 치즈와 바꿨어요. 그리고는 치즈를 꽉 움켜쥐었어요. 곧 치즈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음, 상당히 힘이 세군. 하지만 나처럼 멀리 던지지는 못할걸?” 거인은 커다란 바위를 번쩍 들어 하늘 높이 던졌습니다. “슈웅.” 바위가 날아오르더니,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에 떨어졌어요. “그게 다야? 그럼 이번에는 내 차례다.” 아이는 돌멩이를 하나 집어들고, 앞주머니에 있는 새와 살짝 바꿨어요. 그리고는 돌인 것처럼, “휘익” 새를 하늘 높이 던졌지요. 거인은 목을 길게 빼고, 이제나저제나 돌맹이가 떨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하늘로 날아 오른 새는 떨어질 줄 몰랐어요. 그 모습을 보고 거인은 좀 겁이 났습니다. “이 봐, 우리 집에 가서 저녁이나 먹고 하룻밤 묵고 가는 게 어때?” 거인이 친절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좋아, 그렇게 하지.” 아이는 두말없이 거인을 따라 나섰습니다. 거인이 사는 집은 어마어마하게 큰 성이었어요. 거인은 어마어마하게 큰 식탁에다 어마어마하 게 많은 음식을 차려 주었지요. 아이는 너무나 배가 고파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 치웠어요. “오늘은 여기서 자. 난 딴 방에서 잘 테니까.” 거인이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캄캄한 밤이었어요. 삐그덕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슬금슬금 침대가로 다가왔어요. 바로 거인 이었습니다. 거인은 침대가로 와서 커다란 주먹을 치켜들더니, 있는 힘껏 침대 머리맡을 내리쳤어요. “우지 직.” 침대가 두 동강이 났어요. “흐흐, 이제 죽었겠지.” 거인이 막 이불을 들추려 할 때였어요. “누가 내 콧등을 간지럽히는 거야. 이 지팡이로 맞고 싶어?” 거인이 깜짝 놀라 돌아보니, 죽었다고 생각한 아이가 멀쩡하게 살아 지팡이를 휘두르며 소리쳤 어요. 아이는 거인을 믿을 수가 없어서 침대 위에 항아리를 올려놓고, 이불을 살짝 덮어 놓았지 요. 그리고는 밤새 의자 뒤에 숨어 거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던 거예요. 지팡이를 보자 거인은 등 골이 오싹했습니다. 그래서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다가, 나중에는 “살려 줘!” 소리를 지르며 멀 리멀리 달아났답니다. 그 뒤부터 아이는 거인의 성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방귀 시합 옛날 어느 마을에 방귀를 아주 잘 뀌는 남자가 있었어요. 어느 날 남자는 건넛마을에 방귀를 잘 뀌는 여자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흥, 누가 더 잘 뀌나 내기해 보자.”


다음 날 방귀쟁이 남자는 건넛마을로 여자를 찾아갔습니다. “이리 오너라.” 방귀쟁이 남자가 점잖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얼마 뒤 조그만 여자아이가 사립문 밖으로 빼꼼 얼굴을 내밀었어요. “어머니는 밭에 나가고 안 계셔요.” 딸아이는 이렇게 말하고 부엌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어허, 저런 버르장머리. 어디 혼좀 나 봐라.” 방귀쟁이는 부엌으로 쫓아가 딸아이를 향해 “뿌우웅” 방귀를 뀌었어요. 어찌나 방귀가 세던 지 딸아이는 방귀에 밀려 아궁이로 쑥 들어가더니, 이내 굴뚝으로 빠져나왔어요. 마침 방귀쟁이 여자가 집으로 돌아오다 이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방귀쟁이 여자가 딸아이에게 물었어요. 딸아이는 훌쩍이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 했습니다. “아니, 이런 못된 놈. 어디 두고 봐라.” 방귀쟁이 여자는 화가 나서 방귀쟁이 남자를 향해 “뿌우웅” 방귀를 뀌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절구통이 힘차게 날아가 남자 앞에 쿵 떨어졌어요. 남자도 화가 나 “뿌우웅” 방귀를 뀌자 이번에는 절구통이 여자 앞에 쿵 떨어졌어요. 이렇게 절구통이 여자 앞에 쿵 떨어졌어요. 이렇게 “뿌웅, 뿡뿡” 주거니 받거니 방귀를 뀌는 통에 절구통은 두 사람 사이를 바쁘게 왔다갔다했습니다. “휘이잉, 위이잉.”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힘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해 “뿌우웅” 방귀를 뀌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지요? 두 사람이 똑같이 방귀를 뀌는 바람에 절구통은 오도가도 못하고 하늘을 뱅뱅 돌더니, 높이높 이 날아갔어요. “슈웅.” 하늘 높이 날아간 절구통은 멀리멀리 달에 가 박혔습니다. 그리고 달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자라 커다란 계수나무가 되었답니다. 자장 노래 충남 예산 지방 전래 동요 멍멍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울지 마라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자장자장 우리 아기 엄마 품에 폭 안겨서 칭얼칭얼 잠노래를 그쳤다고 또 하면서 쌔근쌔근 잘도 잔다 숲의 요정 옛날 옛날에 어떤 소녀가 어머니와 단둘이 숲 속 오두막에서 살았어요. 집은 아주 가난했지만, 소녀는 행복했답니다. 어느 날, 소녀는 빵과 물레를 들고, 두 마리 염소와 함께 자작나무 숲으로 갔습니다. 숲으로 가 면서 소녀는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폴짝폴짝 춤을 추기도 했어요. 푸른 풀밭에 이르자 염소들은 풀을 뜯고, 소녀는 “둘둘둘” 물레를 돌렸어요. 점심때가 되자 소녀는 싸 가지고 온 빵을 먹고, 염소들과 함께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뿐사뿐


나풀나품 춤을 추었습니다. 바로 그 때였어요. 어디선가 아름다운 아가씨가 나타나더니, 소녀 앞에 섰습니다. 아가씨는 뭉게구름처럼 하얗고, 잠자리 날개처럼 하늘하늘한 비단 옷을 입고, 머리에는 향기로운 꽃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있었 어요. 소녀가 깜짝 놀라 뒷걸음을 치자 아가씨가 살포시 웃으며 말했어요. “년 춤추는 걸 좋아하니?” 소녀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대답했어요. “네, 날마다 춤만 추고 싶은걸요.” “그럼, 우리 함께 춤을 출까? 이리 와 봐. 내가 춤을 가르쳐 줄게.” 소녀는 아가씨와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나풀나품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숲 속의 새들 이 모두 다 함께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었어요. 소녀는 염소들도, 실을 잣는 것도 까맣게 잊은 채, 오후 내내 춤을 추었어요. 뉘엿뉘엿 땅거미 가 내려앉자, 새들이 노래를 멈추었습니다. 어느 새 아가씨도 노랫소리와 함께 사라져 버렸지요. 소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물레를 집어들었 어요.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춤추고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실을 다 잣지 못했네.” 소녀는 슬픔에 잠겨 생각했어요. `어머니한테는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지 말아야지. 물레도 보여 드리면 안 돼. 대신 내일 아침일찍부터 일을 하면 될 거야.` 다음 날 아침 일찍, 소녀는 염소들을 몰고 숲으로 왔습니다. 그리고는 “둘둘둘” 열심히 물레 를 돌렸지요. 점심때가 되자, 어느덧 아가씨가 나타나 말을 걸었어요. “얘야, 왜 오늘은 춤을 추지 않지?” “오늘은 열심히 실을 자아야 해요. 그래야 어머니가 옷감을 만들어 장에 내다 팔거든요.” “그러지 말고 나와 춤을 추자. 누군가가 실 잣는 일을 도와 줄 거야.” 아가씨가 말을 채 맺기도 전에 새들이 짹짹짹 노래하기 시작했어요. 소녀는 자기도 모르게 자 리에서 일어나 폴짝폴짝 나풀나풀 춤을 추었어요.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려앉자 소녀는 춤추는 걸 멈추었습니다.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오늘도 일을 다 못 했네.” 소녀는 물레를 집어들고 울먹였어요. “걱정 마. 내가 도와 줄게.” 아가씨는 물레 앞에 앉아 실을 잣기 시작했습니다. “윙윙” 물레가 몇 번 돌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물레에 실이 다 감겼어요. 소녀가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오늘은 실을 다 자았구나. 그런데 어제는 반도 못 감았더구나.” “저, 실은 염소들과 춤을 추느라 일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내일은 더 열심히 일할게요.” 다음 날 소녀는 더욱더 일찍 일어나 숲으로 갔습니다. 점심때가 되자 아가씨가 나타났어요. 소녀는 어머니와의 약속도 깜박 잊고, 이번에도 새들의 노 랫소리에 맞춰 춤을 추었어요. 뉘엿뉘엿 해가 질 때쯤 아가씨가 말했어요. “얘야, 오늘은 이 가방을 들고 집에 가거라. 하지만 명심해야 해.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절대로 가방을 열면 안 돼.” 소녀는 가방 안에 든 게 무엇일까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것처럼 너무 나 가벼웠거든요. `딱 한 번만 살짝 들여다봐야지.` 소녀는 가방을 조금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일까요? 가방 안에는 은빛 자작나무 잎사귀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소녀는 너무나 기가 막혀, 나뭇잎을 모두 쏟아 버리려고 했어요. 그러다 마음을 바꿔 생각했지요.


“휴우, 할 수 없지 뭐. 염소 잠자리에나 깔아 줘야지. 틀림없이 좋아할 거야.” 집에 와 보니, 어머니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지 만, 어민께 사실 그대로 이야기했지요. “네가 본건 숲의 요정이 틀림없어. 숲의 요정들은 대낮과 한밤중에만 나타나 춤을 추거든. 가 끔 심술을 부릴 때도 있지만 자기들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멋진 선물도 주지. 어디 요정이 준 나뭇잎이나 보자꾸나.” 소녀는 가방을 열다 말고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어머니, 이것 좀 보세요. 금이에요, 금!” 은빛 자작나무 잎은 어느 새 노랗게 반짝이는 금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새상에, 이렇게 고마울 수가. 나뭇잎을 모두 쏟아 버렸으면 큰일날 뻔했구나.” 소녀와 어머니는 서로 부둥켜안고, 빙글빙글 뱅글뱅글 춤을 추었어요. 그 뒤 소녀와 어머니는 금을 팔아 젖소와 염소를 사고, 멋진 집도 살 수 있었지요. 숲에서 새들이 짹짹짹 노래를 할 때면, 때때로 소녀는 숲으로 가 춤을 추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요정을 만날 수는 없었답니다. 하늘은 어떻게 높아졌을까? 옛날하고도 아주 먼 옛날에는 하늘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걸핏하면 새들이 “쿵 ”하고 하늘에 머리를 부딪치고는 했지요. 어느 날, 숲 속의 새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열었습니다. 수다쟁이 참새가 제일 먼저 입을 열었 어요. “더 이상 못 참겠어요. 날마다 이렇게 혹을 하나씩 달아야 하다니...” 그러자 멋쟁이 제비가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난 하늘 높이 날아올라 공중제비를 넘고 싶다고요. 딱 한번이라도 좋으니 말이에요.” 그러자 독수리가 점잖게 한마디했습니다. “자, 자, 조용히 하세요. 그렇게 푸념을 늘어놓는다고 하늘이 저절로 높아지진 않아요. 무슨 방 법을 생각해 봐야지요. 하늘을 들어올리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러자 꽤 많은 종달새가 손뼉을 치며 소리쳤습니다. “맞아요. 하늘을 들어올리면 돼요. 우리 모두 힘을 모으면 들어올릴 수 있어요!” “맞아, 왜 그걸 생각 못 했지? 우리가 힘을 합하면 할 수 있을 거야!” “옳소!” “맞아요. 당장 들어올리자고요.” 짹짹짹, 삐리리 삐리리, 종달종달 새들이 좋아하며 소리쳤어요. “그럼 모두 찬성하는 거죠?” 독수리가 새들을 둘러보며 물었습니다. 바로 그 때, 아까부터 나뭇가지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박쥐가 말했습니다. “하늘을 들어올린다고? 말도 안 돼. 게다가 난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니까 나는 빼라고.” “좋아, 그럼 박쥐는 빠져. 하지만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이렇게 해서 박쥐만 빼고, 새들이란 새들은 모두 모여 하늘에게 날아갔습니다. 새들이 새까만 먹구름처럼 날아오자, 하늘은 좀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으르렁대며 소리쳤어요. “흥, 아무리 그래 봐라. 내가 비키나.” “너 혼자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잖아. 넌 좀 위로 올라가야 해!” 새들이 소리쳤습니다. 처음에는 새들이 “영차영차” 애를 써도 하늘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은 점점 기운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갔지요. 새들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여엉차” 하늘을 밀자, 이번에는 새들이 마음껏 날개를 퍼덕일 만큼 높이높이 올라갔습니다. “우와, 만세! 드디어 하늘이 높아졌다!”


새들은 너무나 기뻐, 높디높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신나게 노래했습니다. 그런데 박쥐는 어떻게 됐냐고요? 물론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마음껏 하늘을 날 수 없었지요. 그래서 지금도 모두가 밤에만 살짝 날아다니고, 잠도 거꾸로 매달려서 자게 된 거래요.

잠든

신기한 꿈 옛날에 아주 금실이 좋은 신랑과 각시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신랑은 쿨쿨 낮잠을 자고 각시는 옆에 앉아 바느질을 할 때였어요. 갑자기 신랑 콧구 멍에서 쥐새끼 한 마리가 쪼르르 달려나왔습니다. 쥐새끼는 쪼르르 마루를 지나 마당을 가로질러 가려 했습니다. 그 때 마침, 후드득 소나기가 퍼붓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마당에 흥건히 물이 고였습니다. 그 바람에 쥐새끼는 오도가도 못 하고 두리번거리고 있었지요. 각시는 옆에 있던 담뱃대로 웅덩이에 다리를 놓아주었습니다. 그러자 쥐새끼는 쪼르르 담뱃대를 타고 밖으로 나가더니, 널따란 밭으로 가서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어요. 한참을 파더니, 다시 집으로 돌아와 쪼르르 남편의 콧구멍으로 사라졌지요. 얼마 뒤, 남편이 “아흠” 기지개를 펴며 잠에서 깼습니다. “아, 꿈 한번 잘 꿨다!” “무슨 꿈을 꿨는데요?” 각시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습니다. “글쎄, 내가 집을 나가 한참 가는데, 갑자기 커다란 강이 나타나지 않겠소. 어떻게 다리를 건 너나 망설이고 있으려니까, 어디선가 선녀가 나타나 다리를 놓아 주더군. 그래서 강을 건너 한참 을 가니, 이번에는 널따란 들판이 나오는 거요. 들판 한가운데 커다란 봉우리가 있기에, 신기해서 밑을 파 보았더니, 아, 글쎄, 반짝반짝 빛나는 금항아리가 묻혀 있는 거야. 그런데 아무리 파도 항 아리가 나와야지. 그래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요.” 그 말을 듣고, 각시는 깜짝 놀라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잠을 자면 혼이 생쥐처럼 살짝 콧구멍에서 빠져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요리 조리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것이 바로 꿈이 되는 거라고요. 우리 밑져야 본전인데 아까 그 들판 에 가서 땅을 파 봅시다.” 각시는 신랑과 함께 아까 생쥐가 갔던 밭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커다란 봉우리가 있고, 밑에는 묻혀 있었지요. 각시와 신랑은 금항아리를 팔아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 길을 가다가 길을 가다가 엽전 한닢 주웠네. 주운 엽전 버릴까? 바늘전에 들렀네. 바늘전에 들러서 그냥 갈까? 바늘 하나 샀다네. 산 바늘을 버릴까? 대장간에 들렀네. 대장간에 들러서 그냥 나올까? 바늘로 낚시를 만들었네. 만든 낚시 버릴까? 한강으로 갔다네. 한강으로 가서 그냥 올까? 강물 위에 띄웠네. 띄운 낚시 버릴까? 띄운 낚시 끝에 잉어 하나 물렸네. 물린 잉어 버릴까? 물린 잉어 구웠네... 구운 잉어 버릴까? 구운 잉어 먹는데 친구가 왔다네. 친구하고 나하고 냠냠 먹으니, 맛있고 구수하네. 참새를 잡으려면 참새를 손쉽게 많이 잡는 방법을 알려 줄게요. 먼저 좁쌀을 술에 담가서 푹 젖게 합니다. 그리고는 뜰에 쫙 뿌려요. 얼마 뒤면 참세들이 떼지어 날아와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찧으며 좁쌀을 쪼아먹습니다.


“야, 이것 봐라. 맛난 좁쌀이네. 짹짹짹.” 그러다 배가 부르면 포르릉 지붕 위로 날아가 앉지요. 바람은 솔솔 불고, 햇살은 따뜻하고, 조 금 뒤면 참새들이 술에 취해 꼬박꼬박 졸다, 떼구르르 아래로 굴러떨어집니다. 이 때, 처마 밑에서 큰 소쿠리를 들고 서 있다가 하나 둘씩 떨어지는 참새를 받습니다. 그러면 금방 소쿠리로 하나 가득 참새를 잡을 수 있답니다. 오리를 잡으려면 가을이 되면 오리떼들이 구름처럼 날아옵니다. 오리들은 밤이 되면 논이나 밭에 떨어진 이삭들을 훑어먹으려고 논두렁, 밭두렁에 내려앉지요. 그런데 오리들은 생각보다 꾀가 아주 많답니다. 그래서 반드시 한 마리를 논두렁, 밭두렁에 세워 망을 보게 한대요. 바로 이 때, 손전등을 들고 살금살금 논두렁, 밭두렁으로 기어가 숨습니다. 그리고는 손전등을 반짝 하고 켰다가, 금세 꺼 버립니다. 망을 보던 오리가 붙빛을 보고, 깜짝 놀라 꽥꽥 소리를 지 르겠죠. 그러면 다른 오리들도 화들짝 놀라 둘레둘레 주위를 둘러보지요.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쥐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아요. “저 녀석이 우리를 속인 거야. 꽥꽥.” “맞아, 우리를 속였어. 꽥꽥꽥.” 오리들은 화가 나서 망을 보던 오리에게 달려들어서는 콕콕 쪼아 대며 털을 몽땅 뽑아 버리지 요. 그리고는 다시 오리를 한 마리 뽑아 망을 보게 한 다음, 정신없이 이삭들을 훑어먹지요. 조금 있다 다시 손전등을 반짝 하고 켰다가, 금세 꺼 버럽니다. 그러면 망을 보던 오리가 꽥꽥 소리를 지르고, 나머니 오리들은 화들짝 놀라 주위를 살펴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오리들은 화가 나 꽥꽥 소리를 지르며 망을 보던 오리에게 달려들어 물고, 뜯고, 털을 뽑고 난 리겠지요. 그리고는 다시 오리 한 마리를 뽑아 망을 보게 하고 정신없이 이삭을 주워 먹지요. 손전등을 반짝 켰다 금방 끄고, 오리가 꽥꽥 소리를 지르고, 나머지 오리들이 화들짝 놀라 주위 를 둘러보고, 아무리 둘러봐도 쥐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고, 오리들은 화가 나 털을 뽑고... 이렇게 해서 하룻밤 사이에 오리가 오백 마리쯤 날아왔다면 그 가운데 아흔아홉 마리는 손전등 하나로 잡을 수 있답니다. 마법의 돌멩이 옛날 어느 곳에 양치기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아침 일찍부터 양들을 산으로 데려가 싱싱한 풀을 배불리 먹이고, 절벽 아래로 떨어지 지 않게 지켰답니다. 그러다 심심하면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고, 그래도 심심하면 이 골짝 저 골짝 으로 뛰어다녔지요. 어느 날, 소년은 너무나 따분해서 무엇을 할까 생각했어요. “그래, 오늘은 저 바위 위로 올라가 봐야지.” 그런데 그만 다리가 삐끗하는 바람에, 바위가 갈라진 틈새로 빠지고 말았어요. “아, 이를 어쩌지. 어떻게 빠져나간담.” 소년이 “끼잉낑” 바위 틈새를 빠져나가려고 할 때였어요. 무언가 발 밑에서 빤짝 하고 빛을 내는 것이었어요. 고개를 숙여 살펴보니, 무지개 빛으로 반짝 반짝 빛나는 돌이었어요. “우와, 정말 예쁘다. 어머니한테 드리면 좋아하실 거야.” 소년은 돌멩이를 주머니에 넣고, 끼잉낑 바위 틈에서 빠져나왔습니다. 해가 지자, 소년은 양들을 몰고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갔어요. 멀리서 소년의 노 랫소리가 들려오자, 어머니가 문 밖으로 달려나갔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양들만 보이고, 소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어요. “얘야, 어디 있니?” 어머니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소리쳤어요.


“여기요!” “어디?” “여기, 바로 어머니 앞에 있잖아요. 어머니, 오늘 예쁜 돌을 주웠어요.” 소년은 주머니에서 돌을 꺼내, 어머니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어요. 그러자 갑자기 소년의 모습이 나타났어요. 그런데 이를 어쩌지요? 이번에는 어머니 모습이 온데간데없는 거예요. 바로 그 때,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정말 예쁜 돌이구나. 서랍장 위에 올려놓으면 주위가 온통 환할 거야.” 어머니가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하더니, 곧 이어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났어요. 소년은 아버지 와 함께 어머니의 뒤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지요. 어머니가 돌멩이를 서랍장 위에 올려놓자마 자, 어머니 모습은 보이고, 이번에는 서랍장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 “오오, 이건 그냥 돌멩이가 아니라 마법의 돌멩이로구나. 이걸 만지기만 하면 누구나 안 보이 게 되지. 이런 걸 갖고 있으면 문제만 생긴단다.” 아버지는 원래 서랍장이 있던 곳으로 더듬더듬 다가갔어요. “아, 여기 있다!” 아버지가 이렇게 소리친 순간, 더 이상 아버지는 보이지 않고, 서랍장이 다시 보이기 시작햇어 요. 곧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년과 어머니는 아버지를 따라갔지요. 얼마 뒤, 아버지가 돌멩이를 우물에다 “풍덩” 빠뜨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자 “우르릉 꽝” 천둥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흔들흔들 온 땅이 흔들렸습니다. 지붕에 있던 기와도 와르르 춤 을 추었지요. 모든 게 조용해지자, 다시 아버지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소년과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로를 볼 수 있게 된 게 너무나 기뻐 서로 부둥켜안고, 빙글빙글 덩실덩실 춤을 추었답니다. 달강달강 충남 공주 지방 전래 동요 달강달강 우리 아기 달강달강 얼뚱 아기 서울길을 가다가 밤 한 되를 사다가 살강(그릇을 얹는 부엌의 선반) 밑에 묻었더니 머리 빠진 새앙쥐가 들락날락 다 까먹고 벌레 먹은 병든 밤 하안 개만 남았네 옹솥에다 삶을까나 가마솥에 삶을까나 조리로 건질까나 함박으로 건질까나 겉껍질은 누님 주고 속껍질은 오빠 주고 알맹이는 너고 나고 둘이 둘이 먹어 보자 달강달강 달강달강 커다란 순무 할아버지 마당에 순무가 나왔어요! 할아버지는 날마다 순무를 보러 갔어요. “이만큼 자랐으니 으쩍으쩍 베어먹으면 맛있겠다.” 할아버지는 영차영차 순무를 잡아당겼어요. 하지만 아무리 잡아당겨도 순무는 올짝달싹을 안


해요.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불렀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잡아당기고, 할아버지는 영차영차 순무 를 잡아당겼어요. 그래도 순무는 옴짝달싹을 안 해요. 할머니가 손녀를 불렀습니다. 손녀는 할머니를 잡아당기고,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잡아당기고, 할아버지는 순무를 잡아당기고, 아무리 낑낑대고 씩씩대도 고집 센 순무는 꼼짝도 안 해요. 손녀가 멍멍이를 불렀습니다. 멍멍이는 좋아라 뛰어와 손녀 옷자락을 덥썩 물었어요. 멍멍이는 손녀 옷자락을 물고, 손녀는 할머니를 잡아당기고,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잡아당기고, 아무리 애를 쓰고 기를 써 봐도 고집 센 순무는 꼼짝도 안 해요. 마당에서 양옹이가 슬금슬금, 꼬꼬닭은 파닥파닥 달려갔어요. 꼬꼬닭은 야옹이를 잡아당기고, 야옹이는 멍멍이를 잡아당기고, 멍멍이는 손녀를 잡아당기고, 손녀는 할머니를 잡아당기고,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잡아당기고, 할아버지는 순무를 잡아당기고, 아무리 애를 써도 기를 써 봐도 순무는 끄덕이 없어요. “아직도 모자라네, 누구 없을까?” 마침 어미 거위가 뒤뚱뒤뚱 걸어가다가 이 모습을 보고 기다란 줄 끝에 달라붙었어요. 거위는 꼬꼬닭, 꼬꼬닭은 야옹이, 야옹이는 멍멍이, 멍멍이는 손녀를 잡아당기고, 손녀는 씩씩대 며 할머니 치맛자락을 잡아당기고, 할머니는 기어이 할아버지 멜빵을 끊어 버리고, 할아버지는 고 집 센 순무를 잡아당기고, 여럿이 애를 쓰고 기를 써 봐도 순무는 여전히 끄떡없어요. 긴 부리 황 새가 날아가다가 왁자지껄 이상한 소리에 깜짝 놀라 거위 뒤꽁지에 내려앉았어요. 이렇게 해서 황새도, 거위, 꼬꼬닭, 야옹이, 멍멍이, 손녀, 할머니, 할아버지의 기다란 줄에 달라 붙었어요. 아무리 기를 써도 순무는 옴짝달싹하지 않았아요. 배불뚝이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어와 황새 다리에 덥석 달라붙었어요. 개구리 앞에 황새, 황새 앞에 거위, 거위 앞에 꼬꼬닭, 꼬꼬닭 앞에 야옹이, 야옹이 앞에 멍멍 이, 멍멍이 앞에 손녀... 가슴이 불끈불끈, 콧김이 씨근덕 씨근덕, 쿵쾅쿵쾅 발을 굴러, 영차영차 힘을 모아 모두들 기를 쓰고 잡아당기는데, 갑자기 쑤욱 순무가 뽑히면서 와당탕 쿵! 이를 어쩌니, 엎어진데 덫치고, 덮친 데 엎어져 할아버지 마당에 난장판이 났어요. 순무 위에 할아버지, 할아버지 위에 할머니, 할머니 위에 손녀, 손녀 위에 멍멍이, 멍멍이 위에 야옹이, 야옹이 위에 꼬꼬닭, 꼬꼬닭 위에 거위, 거위 위에 황새, 우아한 황새가 땅바닥에 곤두박 질, 짜부라진 개구리가 숨통이 막혀 “개구리 살려!” 소리쳤대요. 호랑이 가죽 양탄자 깊고 깊은 밀림에 늙고 빼빼 마른 호랑이가 살고 있었어요. 호랑이는 날이 갈수록 늙고 힘이 빠져 먹이 사냥을 하는 것도 힘이 들었답니다. 이제는 원숭이들조차 야자수 열매를 던지며 “이빨 빠진 호랑이야!” 하고 놀려 댔어요. 호랑이는 참 슬펐답니다. 밤이 되면 호랑이는 왕이 사는 궁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생각했어요. “아, 나도 왕의 가족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날, 호랑이는 우연히 궁전 앞을 지나다가 하인 하나가 정원에서 양탄자를 터는 것을 보았 습니다. 양탄자 가운데는 낡은 호랑이 가족 양탄자도 있었지요. 바로 그 때 호랑이에게 퍼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호랑이는 하인이 자리를 비운 틈에 훌 쩍 담을 넘어가 호랑이 가죽 양탄자를 걷어 덤불 뒤에 숨겼어요. 그리고는 훌쩍 뛰어올라 빨랫줄에 몸을 널었습니다. 잠시 후, 하인이 방망이를 들고 나타나 “툭툭탁탁” 가엾은 호랑이를 두드리고 또 두드렸어요. 오늘 따라 유난히 더럽고 좀이 슨 것처럼 보였거든요. 더 이상 먼지가 나지 않자, 하인은 양탄자 를 걷어 제자리에 갖다 놓았습니다. 호랑이는 식당 바닥에 깔렸어요. 저녁이 되자, 왕과 왕의 가족들이 식당으로 왔어요. “까르르르, 껄껄껄.” 왕과 가족들이 웃고 떠들며 맛있게 밥을 먹었어요. 호랑이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기도 왕의


가족이 된 것 같아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호랑이는 벌떡 일어나 남은 음식들을 먹어 치웠어요. 그리고 “후르륵” 차를 마시고, 달콤하게 잠을 잤지요. 그러던 어느 날, 왕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야. 이 호랑이 가죽이 갈수록 윤이 나니 말이야. 게다가 냄새는 점점 고약해지 고, 깨끗이 빨아도 냄새가 나면 갖다 버려야겠어.” 다음 날, 하인이 호랑이를 끌고 나가, 솔로 빡빡 호랑이를 문질렀습니다. 비눗물이 눈으로 들어 가 따끔따끔 눈이 아팠어요. 그리고는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서 빨랫줄에 매달린 채 다 마르기를 기다려야 했답니다. 그 날 밤, 호랑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통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이제 곧 들통이 나 진 짜 호랑이 가죽 양탄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슬펐습니다. “아, 이제 어떻게 하지?” 바로 그 때, 창문에서 삐그덕 소리가 났어요. 호랑이는 깜짝 놀라, 털이 곤두서고 꼬리 끝이 실룩실룩거렸습니다. 곧 도둑 세 명이 창문을 넘어 들어와 은접시며 은촛대며, 값비싼 보석들을 쓸어 담기 시작했습 니다. 호랑이가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왕이 잠옷 바람으로 뛰어들어왔어요. 그러자 도둑 셋이 왕에게 달려들어 왕을 때려눕히더니, 번쩍번쩍 빛나는 칼을 치켜들었어요. 바로 그 때였어요. “어흐흥!” 호랑이가 벌떡 일어나 커다란 소리로 울부짖었어요. 울음소리가 얼마나 큰지, 복도마다 방마다 쩌렁쩌렁 울려퍼졌습니다. 그 소리에 모두들 잠이 깼어요. 도둑들은 너무나 놀라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을 쳤습니다. 그런데 서로 먼저 빠져나가려고 아등바등대는 바람에 모두 창틀에 꼬옥 끼고 말았지요. 얼마 뒤, 가족과 하인들이 몰려오고, 왕이 깨어났습니다. “이 호랑이 가죽 양탄자가 나를 살렸다. 앞으로 우리와 함께 영원히 살리라.” 왕이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그 뒤로 호랑이는 다시는 두들겨 맞지도, 솔로 빡빡 문질러지지도 않았습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마당에서 빨랫줄에 매달려 있지도 않았고요. 그 대신 정원에 있는 넓은 수영장에서 목욕도 하고, 식구들과 함께 코끼리를 타고 소풍을 가기도 했답니다. 이제는 음식 찌꺼기 대신 자기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고, 자기 찻잔으로 차도 마셨어요. 아이들은 호랑이와 함께 놀기를 좋아했고, 왕비도 호랑이를 무척 사랑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마루에 누어 있었답니다. 아직도 호랑이 가죽 양탄자,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호랑이 가죽 양탄자였으니까요. 이상한 냄비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선비가 살고 있었어요. 선비는 날마다 방에 들어앉아 책만 보면서 집 안일은 하나도 돌보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아내가 밭에 나가 일을 하는데, 후드득 후드득 소나기가 쏟아졌어요. 아내가 헐레벌떡 집에 와 보니, 마당에 널어 놨던 보리쌀이 빗물에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 소리쳤어요. “이젠 더 이상 못 살겠어요. 책만 보지 말고 나가서 돈을 벌어 와요.” 선비는 하는 수 없이 보따리를 들쳐 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터벅터벅 길을 가다 커다란 연못 앞에 이르렀어요. 선비는 잠시 쉬었다 가려고 잔디밭에 털버 덕 주저앉았지요. 바로 그 때 다 마른 논바닥에 올챙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올챙이들은 마치 살려 달라는 듯, 꼼지락 꼼지락 꿈틀대고 있었어요.


“어허, 고놈들. 물이 말라 죽어 가고 있구나.” 선비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 올챙이들을 연못에다 넣어 주었어요. 올챙이들은 고맙다는 듯, 꼬리 를 살랑살랑 흔들며 물 속으로 사라졌어요. 선비는 다시 길을 떠나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다녔어요. 하지만 돈은커녕 하루하루 입에 풀 칠하기도 힘들었지요. “이럴 바에야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어. 굶어 죽더라도 집에서 죽어야지.” 어느 날, 선비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터덜터덜 길을 가다 보니, 어느덧 올챙이 들을 구해 준 연못가에 이르렀습니다. 선비가 연못가에 앉아 집 생각에 빠져 있을 때였어요. 발 밑에서 뭔가가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 는 게 느껴졌습니다. 깜짝 놀라 살펴보니, 수없이 많은 개구리들이 무언가를 끌어당기고 있었지요. 자세히 들여다보 니, 아주 작은 냄비였습니다. 개구리들은 선비 앞에 냄비를 끌어다 놓고, 넙죽 절을 하였습니다. 그러더니 하나 둘씩 “퐁당 퐁당” 연못으로 뛰어들었어요. 선비는 신기한 일도 다 있다 생각하며 냄비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남편이 냄비 하나만 달랑 들고 오자 아내는 뾰로통 화가 났습니다. “여보, 배가 고프오. 밥 좀 주오.” 선비가 말하자, 아내가 소리쳤어요. “쌀도 이제 한톨밖에 없는데, 무슨 수로 밥을 해요?” “그거라도 끓여 주오.” 아내는 하는 수 없이 선비가 가져온 냄비에다 쌀 한톨을 넣고 밥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뽀글뽀글 밥물이 넘쳐 뚜껑을 열어 보니, 냄비에 한가득 밥이 되어 있었습니다. “여보, 여보. 이것 좀 봐요.” 아내가 눈이 동그래져 소리쳤어요. “어허, 신기한 일도 다 있다! 어디 한번 엽전을 넣고 끓여 볼까?” 그러자 얼마 뒤, 냄비에 엽전이 그득했습니다. 그제야 선비는 무릎을 탁 치며 소리쳤어요. “아하, 지난 봄에 구해 준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되어 은혜를 갚은 게로구나.” 이렇게 해서 선비와 아내는 아무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 세 마리 염소 덜렁덜렁이 옛날 옛날에 세 마리 염소가 살았습니다. 어느 염소나 이름은 똑같이 덜렁덜렁이였어요. 어느 날 세 마리 염소는 풀을 뜯으로 산으로 갔습니다. 가다 보니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시냇 물 위로는 다리가 하나 놓여 있었어요. 그리고 다리 밑에는 아주 못생기고 성질이 고약한 거인이 살고 있었지요. 눈알은 접시만큼 커다랗고, 코는 부지깽이처럼 길었습니다. 맨 먼저 가장 나이 어린 염소 덜렁덜렁이가 다리를 건넜습니다. “달가닥 덜거덕, 달가닥 덜거덕.” 그 소리를 듣고 거인이 꽥 소리를 질렀습니다. “누구얏, 내 다리를 달가닥거리는 놈이!” 가장 어린 염소 덜렁덜렁이가 조그마한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저, 가장 어린 염소 덜렁덜렁이예요. 풀 뜯으로 산에 가는 길이에요.” “이놈, 너를 한입이 꿀꺽 잡아먹고 말겠다!” 거인이 으르렁거리며 소리쳤어요. “안 돼요. 나를 잡아먹지 마세요. 나는 아주 작은 꼬마 염소인걸요. 조금 기다리면 두 번째 염 소 덜렁덜렁이가 올 거예요. 저보다 몸뚱아리가 커요.” “그럼, 얼른 꺼져 버려!” 조금 있자 다리가 “덜커덩 달카당, 덜커덩 달카당, 덜커덩 달카당. ” 소리를 냈습니다. “누구얏, 내 다리를 덜커덩거리는 놈이!” “아아, 난 두 번째 염소 덜렁덜렁이야. 산에 풀 뜯으로 가는 길이지.” 둘째 염소 덜렁덜렁이가 말했습니다.


‘이놈, 너를 한입에 꿀꺽 잡아먹고 말 테다!“ “아, 나를 먹지 마, 조금 기다리면 가장 큰 염소 덜렁덜렁이가 올 거야. 나보다 훨씬 몸뚱아리 가 크지.” “그럼, 얼른 꺼져 버려.” 거인이 으르렁대며 소리쳤어요. 얼마 뒤, 가장 큰 염소 덜렁덜렁이가 왔습니다. “덜커덩 달카당, 덜커덩 달카당, 덜커덩 달카당, 덜커덩 달카당.” 다리가 삐걱삐걱, 덜컹덜컹 소리를 냈습니다. “누구얏, 내 다리를 덜커덩 달카당 하는 녀석이!” “나는 가장 큰 염소 덜렁덜렁이다.” 첫째 염소 덜렁덜렁이가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쩌렁쩌렁 온 산에 울러퍼 졌습니다. “이놈, 너를 한입에 꿀꺽 삼켜 버리고 말 테다!” 거인이 으르렁거리며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가장 큰 염소 덜렁덜렁이도 함께 소리쳤어요. “자, 덤벼라. 여기 두 자루의 창으로 네 눈알을 찔러 버릴 테다. 여기 큰 돌멩이로 네 살점과 뼈다귀를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다.” 곧 가장 큰 염소 덜렁덜렁이가 거인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그러더니 정말 커다란 두 뿔로 거인 의 눈알을 찌르고, 튼튼한 발굽으로 거인의 살점과 뼈다귀를 가루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제 세 마리 염소 더렁덜렁이는 함께 산으로 올라가, 배불리 풀을 뜯고, 토실토실 살이 쪄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지푸라기, 석탄, 콩 옛날 옛날에 아주 가난한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음식을 만들려고 밭으로 나가 콩을 주웠어요. 그런 다음 불을 피우려고 아궁 이에 석탄을 넣고, 불쏘시개로 지푸라기를 집어넣은 다음, 냄비에다 주르륵 콩을 부었지요. 바로 그 때, “데구르르” 콩 한 알이 냄비에서 튀어나와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콩은 떼구르르 굴러가, 난로 옆에 있던 지푸라기 옆에 섰어요. 얼마 뒤, 붙 붙은 석탄 하나도 난로에서 뛰어나와 데굴데굴 콩과 지푸라기 곁으로 굴러왔습니 다. 지푸라기가 먼저 말을 걸었어요. “너희들은 어디서 왔니?” 그러자 석탄이 대답했어요. “난로에서 뛰쳐나왔지. 안 그랬으면 벌써 재가 되었을 거야.” “나도 운 좋게 뛰어나왔어. 안 그랬으면 꼼짝없이 수프가 됐겠지.” 콩도 한마디했습니다. “나도 그래, 저 할멈이 내 친구 지푸라기들을 모두 태워 버렸다고.” 그 때 석탄이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습니다. “근데, 이제 우린 어떡하지?” “우리 모두 운 좋게 빠져나왔으니, 똘똘 한데 뭉쳐 다니자고.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 멀리 가 보는 거야.” “그래, 그렇게 하자.” 지푸라기와 석탄, 콩은 오두막을 빠져나와 길을 떠났습니다. 얼마쯤 가다 보니, 커다란 시냇물이 떡 하니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이를 어쩌지...” 지푸라기와 석탄과 콩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때마침 지푸라기에게 아주 좋은 생각 이 떠올랐어요. “내가 물 위로 몸을 굽힐 테니까, 나를 다리 삼아 건너가 건너편에 닿으면 재빠리 나를 끌어 당기면 되잖아.”


“아하, 그럼 되겠구나.” 지푸라기가 시냇물의 양쪽 둑에 길게 가로눕자, 먼저 불같이 성미 급한 석탄이 발을 쿵쿵 구르 며 건너갔습니다. 석탄이 시냇물을 반쯤 건넜을 때였어요. 갑자기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콸콸콸” 아주 크게 들렸어요. 석탄은 겁이 덜컥 나,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러자 더욱 겁이 나, 부들부들 온몸이 떨렸어 요. 그러자 “지지직” 지푸라기가 타들어가더니, 이내 허리가 동강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바람 에 석탄도 아래로 떨어져 몸에 물이 닿는 순간, “파지직” 숨을 거두었어요. 이 모습을 지켜보던 콩이 “깔깔깔” 배를 움켜쥐고 웃어 댔습니다. “어휴, 저런 바로, 깔깔깔.” 그런데 이를 어쩌지요? 너무 크게 웃는 바람에 “투두둑” 배가 터지고 말았어요. “아이고, 나 죽네. 콩 살려!” 콩이 터진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다행이 그 곁을 지나가던 재봉사가 이 소리를 들었어요. 재봉사는 얼른 가방을 열고, 실과 바늘 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마침 검은색 실밖에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검은색으로 콩의 배를 기웠습니 다. 그래서 콩들은 몸 한가운데에 검게 기운 선이 생긴 거랍니다. 부모님께 엄마, 아빠, 딱 한 번만!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하는 말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손가락 열 개를 쫙 펴고, “이-만큼!” 읽어 달라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책을 수북이 들고 와서 “이거 다!” 읽어 달라고도 합니다. 그럴 때, 부모님들은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어떤 때는 이빨을 깨끗이 닦으면 읽어 주겠다는 조건을 달기도 하고, 그것도 귀찮으면, 오늘은 그냥 자라고 윽박지르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한번쯤은, “잠자리에서 간편하게 읽어 줄 수 있는 이야기책은 없을까?” 생각해 보게 되지요. 이 책은 바로 그런 요구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잠자리에서 들려 주기에 적합한 이야기들, 내용이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전래 동요들을 뽑아 엮었습니다. 이야기투도 가능한 한 들려 주기에 적합하도록 다듬어서 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 려주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훌륭한 교육입니다. 엄마, 아빠가 “옛날 옛날에...”하고 이 야기를 시작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숨소리를 죽이고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주인공과 자신을 일 치시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게 되면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슬퍼합니다. 그러다 “...행복 하게 오래 오래 잘 살았대요.” 라는 마지막 대목에 이르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쁨과 만족감 으로 얼굴을 빛내는 것이지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남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줄 압니다. 그래서 세상을 이해하는 눈이 남다릅니다. 따라서 이기적이지 않고, 남과 어울려 살 줄 아는 인간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들려 줄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먼저 책에 있는 그대로, 글자 그대로 읽어 주지는 마세요. 가능하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듯이 엄마, 아빠의 감정을 실 어 주세요. 그러려면 먼저 엄마, 아빠가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제대로 이해하셔야겠지요. 아무쪼록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이 부모님과 아이들 사이에 즐거운 대화의 끈이 되고, 공감의 창구가 되길 바랍니다. 엮은이 허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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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깡충깡충 토끼가 길을 가다 항아리를 보았어요. “작은 집아, 작은 집아. 누가 안에 살고 있니?” 토끼가 물었어요. “폴짝폴짝 개구리, 찍찍이 생쥐, 우리 둘이 여기 살아. 그런데 넌 누구니?” “나는 깡충깡충 토끼야.” “어서 와. 우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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