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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아침에 늑대가 염소를 먹었다. 지은이 : 장 지로두 외 출판사 : 세상 속으로 프랑스인 들의 넉넉한 유머와 재치, 삶의 지혜와 교훈을 느껴 보길 바라며 외국어로 된 글을 우리말, 우리 글로 옮긴다는 것은 언제나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작업이 다. 또한 그 수많은 작품 중에서 선별하여 작품집을 묶는다는 것은 더욱더 망설여지는 일임 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작품 모음집은 역자가 대학시절부터 공부하면서 혼자 읽고 감상하기에는 아까운 작품 들이라 여겨졌던 작품들이다. 공부하면서 틈틈이 나름대로 우리말로 옮겨 놓았던 작품들, 그 래서 더욱 애착이 가고 정감이 남는다. 물론 대학시절엔 원작에 최대한 충실한 직역을 했었 다. 그리고 여러 권의 번역서를 내면서 외국어로 된 작품을 우리 글로 옮길 바에는 우리말 에 최대한 가깝고, 독자가 그 문맥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옮겨 놓는 일이 진정한 번 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여러 번의 수정작업을 거쳤다. 그리고 난이도에 따라 단계별로 장을 달리해서 엮기로 했다. 아마 여기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프랑스 단편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재치와 문학성, 그리고 의식이 들어 있는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이 작품들을 읽어 가면서 그 속에 감춰져 있는 작가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순간 독자들은 쾌재를 부를 수도 있으리라. 이 작품들에는 프랑스인 들의 넉넉한 유머와 재치, 그러면서도 그 속에 감춰져 있는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들어 있으며, 또한 작품에 따라서는 가슴을 뭉클하게 해주는 삶에의 감동, 그리 고 삶의 지혜와 교훈이 듬뿍 들어 있다. 물론 작품에 따라서는 독자들에게 낯익은 작품들도 있고, 전혀 생소한 작품들도 다수 들 어 있을 것이다. 작품은 역자에 따라 다른 맛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역자가 느꼈던 진한 감 동이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문체와 어투에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


으나 부족한 부분도 분명 많을 것이다. 그 부분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두고자 한다. 다만 역자의 불문학에 대한 열정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며, 또한 글을 쓰는 쟁이로서 번역에 남다른 맛을 주는 역자이고 싶은 바람이다. 앞으로 더욱 공부하며 노 력하는 번역자이며 작가로 남고 싶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용기를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께, 부족 한 역서를 좀더 낫게 다듬어 주느라 밤잠을 설친 상규, 그리고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물심양 면으로 고심한 세상 속으로의 식구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부족한 미완의 상태로 역서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게 되어 또한 읽어 줄 독자들에게 미리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미안함을 느끼며,

1998 년 9 월 15 일 가을의 문턱에서 최복현 재미로 읽는 이야기 페데리고(프로스페 메리메) 젊은 귀족 페데리고는 아주 잘생기고 예의 바르고 마음씨도 좋았지만 품행은 단정치 못했 습니다. 노름과 술과 여자를 지나치게 탐닉했는데 특히 노름을 끔찍이 즐겼습니다. 형식적으 로 성당에는 다녔지만 고해성사나 특별예배를 참석하는 일은 전혀 없고 하는 행동마다 죄 지을 기회를 계속 만들뿐이었습니다. 얼마 전 페데리고는 양가집 아들 열두 명을 노름판에서 파산시켰는데, 파산 당한 이들은 그후 불한당이 되어 왕의 병사들과 싸우던 중 살아서 지은 죄를 뉘우칠 시간조차 없이 죽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페데리고 자신도 얼마 안가 노름으로 인해 파산했습니다. 지금까지 딴 모든 돈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고 상속받은 재산까지 몽땅 날려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단 한 채 남은 조그만 시골집에 몸을 숨기고 '카바'라는 도시의 언덕 뒤편에서 살게 되었습 니다. 낮에는 사냥을 하고 밤에는 소작인과 트럼프 놀이를 하며 외롭게 살아가는 동안


3 년이라 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전에 없이 사냥의 수확이 컸던 어느 날 예수님이 제자들을 데리고 그 집 문을 두드리며 하룻밤 묵게 해 달라고 청하셨습니다. 사람 좋아하는 페데리고는 한적 한 자기 집에, 더구나 대접할 것이 많은 날 식객이 나타난 것이 기뻤습니다. 그는 기꺼이 응 낙하며 나그네들을 집안에 들어오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불시에 찾아온 손님이라 준비가 없 어 손님 대접이 소홀한 것을 용서해 달라고 너스레를 떨며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선 허영심 가득한 페데리고의 마음이 괘씸했으나 손님을 환대하는 그이 마음 씀 씀이를 어여삐 여기시어 그의 너스레 섞인 허영을 용서하셨습니다. "있는 것만으로 차려 주면 족하겠소. 다만 시간이 늦었으니 저녁식사를 되도록 빨리 준비시 켜 주시오. 특히 이 사람들이 무척 배고파하니까..." 예수님이 베드로와 사도들을 가리키며 말씀하셨습니다. 페데리고는 손님들에게 사냥한 음 식보다 더 좋은 것을 대접하고 싶어 그의 마지막 남은 염소새끼 한 마리를 잡아 곧 통구이 를 만들었습니다. 저녁식사가 준비되고 모든 사람이 식탁에 앉자 페데리고는 한가지 불만이 생겼습니다. 그의 포도주가 그리 좋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말 했습니다. "선생님, 제가 가진 술이 형편없습니다만 있는 그대로 내드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십 시오" 이 말에 예수님은 포도주를 맛보셨습니다. "왜 그런 말을 하시오. 당신 술은 아주 훌륭하오. 이 사람에게 물어 봅시다." 베드로를 가리키며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술맛을 보고 난 후 정말 놀랍게 맛 있다고 하며 주인도 함께 마셔 보라고 권했습니다. 예의로 하는 말로만 알았던 페데리고는 술맛을 본 후 베드로의 말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페데리고는 놀랄 수밖에 없 었습니다. 이미 그 술의 맛은 자기가 먹던 술맛 그대로가 아니었으며, 그가 일찍이 화려하던 시절에 마셔 본 어느 술보다도 더욱 맛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분은 예수님 일어나

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는 곧 자리에서


이렇게 성스러운 분과 한자리에서 먹을 자격이 없다고 황송해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에게 그냥 앉으라고 권하셨습니다. 페데리고는 두 번 사양하지 않고 다시 자리에 앉았습 니다. 소작인 내외가 시중을 드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난 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미 리 준비된 침소에 드셨습니다. 페데리고는 소작인과 단둘이 남아 기적의 술을 마시며 늘 해 왔듯이 트럼프 놀이를 했습니다. 다음날 성스런 여행객들이 집주인과 함께 방에 모여 있을 때 예수님은 페데리고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네가 베풀어 준 환대를 대단히 만족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너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다. 네 마음대로 세 가지 은혜를 청해 봐라. 그러면 곧 이루어질 것이다. 하늘과 땅, 그리 고 지옥의 모든 권한이 우리에게 있느니라." 그러자 페데리고는 호주머니에서 언제나 가지고 다니던 트럼프를 꺼냈습니다. "주님, 제가 이 트럼프로 노름만 하면 언제나 이기게 해주십시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옆에 있던 베드로가 낮은 소리로 페데리고에게 속삭였습니다. "이 가련한 죄인아,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주님께 네 영혼을 구원해 달라고 청해야 지." "난 그런 건 별로 개의치 않소." 페데리고의 대답에 이어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넌 아직도 두 가지 은혜를 더 얻을 수 있다." "주님, 주님께서는 그렇게 친절하시니, 저의 집 문 앞에 있는 저 오렌지나무 위에 올라가 는 사람은 누구든 내 허락 없이는 내려오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에 베드로 사도는 페데리고를 팔꿈치로 쿡 찔렀습니다. "가련한 죄인아, 네가 잘못을 저질러 가게 될 지옥이 두렵지 않느냐? 주님께 성스런 천국 에 한 자리 주십사고 청해라. 아직 시간이 있으니..." "급하지 않아요." 페데리고는 사도 없을 떠나며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은 다시 물으셨습니다. "세 번째 은혜로 뭘 원하느냐?" "제가 바라는 것은, 저 벽난로 옆에 있는 걸상 위에 앉는 사람은 누구나 나의 허락 없이 일 어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소원도 다른 두 가지 소원과 함께 마찬가지로 들어주시고 제자들과 함께 떠나셨습니다. 사도들 일행이 집 문을 채 나서기도 전에 페데리고는 자기 트럼프의 효과를 시험해 보기 위해 소작인을 불러 자기 카드를 보지도 않고 트럼프 놀이를 한 판 했습니다. 그런데 단번이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이겼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그는 곧장 도시로 나가 최고급 호텔의 제일 좋은 방을 잡았습니다. 그가 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그의 옛 노름 친구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자네를 영원히 못 볼 줄 알았네. 사람들이 말하길 자네가 은둔자가 됐다고 하더군." 기세프란 친구가 큰 소리로 지껄였습니다. "그 말이 옳아." 페데리고가 대답했습니다. "도대체 3 년 동안 뭘 하고 지냈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습니다. "기도를 했지." 페데리고는 엄숙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 기도서야." 그는 호주머니에 고이 간직한 트럼프를 꺼냈습니다. 이 대답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페데리고가 외국에 가서 서투른 노 름꾼들을 털어 재산을 모았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그를 파산시키겠다고 마음먹 었습니다. 성질 급한 몇몇 사람들은 바로 노름을 시작하자고 페데리고를 꾀었습니다. 그런 페데리고는 노름을 저녁으로 미루고 친구들을 큰방으로 안내하여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습니 다. 이 만찬은 사도들의 저녁식사보다 한층 더 유쾌했습니다. 당시 최고급 포도주인 '말보아 지'나 '라크리마' 같은 훌륭한 포도주가 나왔고, 페데리고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보다 더 좋은 술맛을 내는 포도주를 알 리가 없었습니다. 친구들이 오기 전에 페데리고는 자기가 가진 트럼프와 똑같은 것을 한 벌 준비했습니다. 필 요에 따라 카드를 바꿈으로서 서너 번에 한번쯤은 돈을 잃어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는 그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놓아두었습니다. 만찬이 끝 나자 친구들은 초록색 융단을 낀 탁자에 둘러앉았습니다. 페데리고는 탁자 위에 보통 트럼


프 카드를 놓고 적당히 판돈을 걸었습니다. 그리고는 노름의 재미도 맛보고 또 자기 역량도 시험해 보기 위해 처음 두 판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두 판 다 깨끗이 지고 말았습니 다. 페데리고의 마음속은 적잖이 섭섭했습니다. 그는 술을 가져오게 하여 이긴 사람들이 축하 술을 마시는 동안 축복 받은 트럼프로 카드를 바꾸었습니다. 세 번째 노름판이 벌어지자 페데리고는 자기 카드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다 른 사람을 노름을 유유히 관찰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들의 노름은 속임수 일색이었 습니다. 그는 대단히 기뻤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마음놓고 상대방의 돈주머니를 털 수 있었 습니다. 자기가 파산한 것도 그들의 속임수 때문이었지 그들의 노름수완이나 행운 때문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페데리고는 예전에 자신이 이겼을 때를 생각하고 자 신의 능력이 대단했었다고 자위하기도 했습니다. 자존심, 복수를 할 수 있다는 확신, 또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은 인간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세 가지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페데리고는 이 세 가지 감정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 그는 자기에게 희생당한 열두 명의 양가집 아들들이 머리에 떠올랐습니 다. 이 젊은이들이야말로 유일하게 정직한 노름꾼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고 그는 생 전 처음으로 그들에게 이긴 것을 후회했습니다. 기쁨에 넘친 그의 얼굴에 한 가닥 어두운 구름이 스쳐 갔습니다. 그는 세 번째 노름판을 이기며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다음에 벌어진 여러 판의 노름에서 페데리고는 대부분 이기도록 조절하여 이 첫 날 밤에 만 찬비와 한달 방세를 거뜬히 벌었습니다. 이 날은 그것만으로도 족했습니다. 실망한 그의 친 구들은 자리를 뜨며 다음날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음날, 그리고 또 다음날, 여 러 날 동안 페데리고가 어찌나 적절히 이겼다 잃었다 하는지 아무도 그 진짜 원인을 의심할 여지없이 잠깐 동안에 엄청난 재산을 잃었습니다. 페데리고는 노름으로 딴 돈으로 호텔을 떠나 웅장한 저택에 옮겨가 살며 때때로 성대한 잔치를 베풀곤 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여


자들이 그의 눈길을 차지하려고 서로 다투었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이 매일 그의 식탁을 장식하여 페데리고의 저택은 곧 쾌락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신중하게 노름을 하는 가운데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페데리고는 그 고장의 이름 있 는 귀족들을 파산시켜 철저히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그가 가진 대부분 의 돈을 황금과 보석으로 바꾸고 일 주일 전부터 그들을 큰 잔치에 초대했습니다. 그는 이 름난 음악가들과 곡예사들을 불러들였습니다. 이 잔치의 마지막은 엄청난 노름으로 끝맺을 예정이었습니다. 돈이 없는 자들은 유대인들한테서 착취를 해서라고 가지고 왔으며, 돈 많은 다른 귀족들은 가진 재산을 몽땅 가지고 왔습니다. 그들은 물론 모조리 잃었고 페데리고는 그날 밤으로 황금과 보석을 가지고 떠나 버렸습니다. 이때부터 그는 속임수를 쓰는 부정직한 노름꾼하고만 노름을 하기로 규칙을 세웠습니다. 그 래서 그는 어디서 노름을 해도 언제나 이기며, 어느 고장에서나 그 고장 명산물을 먹으로 지구상의 도시를 두루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머리 속에 열두 명의 희생자들이 떠 올라 그의 기쁨을 흐려 놓곤 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그들을 구하던가 아니면 함께 망하던가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결심이 서자 그는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등에 자루를 메고 지옥을 향해 떠났습니다. '마 르슈셀라'라는 이름을 가진 사랑하는 사냥개 한 마리만 데리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시칠리아 섬에 도착하자 그는 지벨 산에 기어올라가 화산 안으로 내려갔습니다. 죽음의 나라 지옥의 왕인 프루통에게 가려면 머리가 세 개 달린 개, 세르베르가 지키는 마당을 지나가야 합니다. 페데리고는 세르베르가 데리고 간 사냥개와 노는 동안 쉽사리 마당을 건너갈 수 있었습니 다. 그리고 마침내 프루통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프루통 앞에 페데리고가 갔을 때 지옥의 왕 은 물었습니다. "넌 누구나?" "난 노름꾼 페데리고요."


"여긴 뭣하러 왔어?" "프루통, 지상에서 첫째가는 노름꾼이라야 당신과 트럼프 노름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다면 내가 제안을 하나 하겠소. 당신이 놀고 싶은 만큼 노름을 합시다. 만일 내가 단 한 번 이라도 지면 내 영혼도 이 지옥에 득실거리는 영혼들과 함께 당신 것이 될 것이오. 그러나 만일 내가 이기면 이길 때마다 당신 나라 주민들 중 한 사람씩을 골라 데려갈 권리를 주시 오." "좋다." 프루통이 대답했습니다. "여기 있소." 페데리고는 곧 기적의 트럼프를 호주머니에서 꺼냈습니다. 두 사람은 노름을 시작했고 페데 리고는 첫 판에서 이겼습니다. 그는 프푸통에게 열두 사람 중의 하나인 스테파노 파가니의 영혼을 요청했습니다. 그 영혼은 곧 그의 손에 넘어 왔습니다. 그는 영혼을 받자 곧 자루 속 에 넣었습니다. 두 번째 판에서도 마찬가지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또 세 번째, 네 번째... 이 렇게 열두 번까지 이겼습니다. 이길 때마다 그가 찾는 영혼들을 하나씩 받아 자루 속에 넣 었습니다. 열 두명을 다 구하고 나서 그는 프루통에게 계속 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하지." 프루통은 말했으나 마음속으로는 계속 지는 데 속이 상했습니다. "잠깐 나갔다 와라. 어디서 이렇게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 그는 페데리고를 떼어버릴 구실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페데리고가 자루를 메고 밖으로 나가자마자 프루통은 문을 닫으라고 소리쳤습니다. 페데리고는 또 다시 세르베르한테 들키 지 않고 무사히 마당을 가로질러 지벨산 꼭대기로 기어 올라왔습니다. 세르베르는 사냥개에 게 홀딱 반해서 그가 나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페데리고는 사냥개 마르슈셀라를 불 러 함께 시칠리아 섬에 있는 멧시나라는 도시로 내려갔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의 어느 성 공보다도 이 영혼들을 빼앗아 온 승리가 훨씬 더 기뻤습니다. 멧시나에 이르자 그는 배를 탔습니다. 육지로 돌아와 자기 옛 시골집에서 일생을 마치기 위해서였습니다. 30 년이 지나 페데리고가 일흔 살이 되었을 때 죽음의 신이

그의 집에 찾아와, 때가


외었으 니 마음을 정리하라고 일렀습니다. 페데리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난 준비가 다 됐소. 그러나, 오! 죽음의 신이여, 날 데려가기 전에, 제발 문 앞에 있는 나무 에 열린 과일을 하나 따다 주시오. 그 조그만 기쁨만 맛보면 미련 없이 죽겠소." "네 요구가 그 뿐이면 들어주겠다." 죽음의 신은 오렌지를 따기 위에 나무 위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그가 내려오려고 하자 내 려올 수가 없었습니다. "아! 페데리고 날 속였구나. 이제 난 네 손에 달렸다. 날 놔 다오. 그러면 10 년은 더 살게 해 주마." "10 년이라! 고작 그거야! 내려오고 싶으면 좀더 인심이 후해야지." "그럼, 20 년을 더 살게 해주마." "웃기지 마!." "그럼 30 년을 줄게." "아직 3 분의 1 에도 달하지 못했다." "그럼, 넌 1 백 년을 더 살고 싶으냐?" "그만큼은 살아야지." "페데리고, 그건 좀 너무하지 않나?" "어쩌겠어! 난 사는 걸 좋아하니." "그럼 1 백 년으로 하자. 별도리 없지." 죽음의 신은 곧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가 떠나자 페데리고는 다시 건강한 상태로 되돌아 와 젊은이의 힘과 늙은이의 경험을 갖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새로운 인생에 관해 알려진 것은 다만 그가 이상하게도 모든 욕정을 만족시키는 데 세월을 보냈고, 그 중 에서도 특히 육체적인 욕망을 채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입니다. 기회가 있으면 가끔 착한 일을 할 뿐 자기 구원에 대해서는 지나간 생애보다 더 무관심하게 사는 것 같았 습니다. 1 백 년이 지나자 또다시 죽음의 신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침대에 누워 있는 그를 만났습 니다. "준비가 됐나?" 죽음의 신이 물었습니다. "고해 신부님을 찾으러 보냈다. 신부님이 오실 때까지 난로불 옆에 앉아 있어. 너하고 영원 속으로 뛰어들기 위해 죄 사함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마음이 착한 죽음의 신은 벽난로 옆에 있는 걸상에 가서 앉았습니다. 1 시간을 기다려도 아 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지루해지기 시작한 죽음의 신은 그에게 물었습니다. "이 늙은이야, 벌써 두 번째 말하는데, 지난번에 왔다 간 후로 1 백 년이 지났는데도 그 동안 에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단 말이냐?" "사실, 난 다른 할 일이 많았지." 페데리고는 조롱하는 미소를 띄우며 대꾸했습니다. "그럼, 좋다! 넌 1 분도 더 살수 없을 것이다." 그의 불손한 태도에 화가 치민 죽음의 신이 대답했습니다. "흥!" 페데리고는 죽음의 신이 일어서려고 애쓰는 동안 이렇게 말했습니다. "넌 너무 타협을 잘하는 형이라 내게 몇 년의 여유를 줄 만하다는 걸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지." "몇 년이라고, 이 못된 것이!" 죽음의 신은 걸터앉았던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애썼습니다. "그래, 그럴 거야. 이번에 많이 요구하지 않겠어. 난 늙은 것이 별로 좋지 않으니까 세 번째 인생으로는 40 년으로 족해." 죽음의 신은 예전에 오렌지 나무에서 내려올 수 없었듯이 이번에도 걸상에서 일어날 수 없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화가 나서 아무 것도 들어주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난 네가 말을 잘 듣게 만들 방법을 알고 있지." 페데리고는 이렇게 말하면서 타는 불 위에 나뭇단을 세 단이나 한꺼번에 던졌습니다. 단번 에 벽난로 전체를 덮었고 죽음의 신은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 그만!" 자기의 늙은 뼈가 타는 냄새를 맡으며 죽음의 신이 외쳤습니다. "40 년 동안 건강하게 해줄 것을 약속한다." 이 말에 페데리고는 죽음의 신을 풀어 주었습니다. 죽음의 신은 반쯤 덴 채 도망가 버렸습 니다. 기한이 지나가 죽음의 신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페데리고는 등에 자루를 메고 똑바로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들어서면서 죽음의 신은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너의 때가 왔다. 이젠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어. 그런데 그 자루는 무엇이 냐?" "이 속에는 예전에 지옥에서 구해 온 열두 명의 노름꾼 친구들의 영혼이 들어 있다."


"그들도 너와 함께 지옥으로 가자!" 죽음의 신은 페데리고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공중으로 올라가 남쪽으로 날아가서 지벨산 심 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지옥문에 이르자 그는 문을 세 번 두드렸습니다. "누구냐?" 프루통이 물었습니다. "노름꾼 페데리고요." 죽음의 신이 놀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열지 말아라." 예전에 노름에서 열두 판이나 진 생각이 난 프루통은 소리쳤습니다. "그 놈이 여기 오면 이 나라의 인구를 다 없애 버리고 말 거다." 프루통이 문을 열길 거부하기 때문에 죽음의 신은 하는 수 없이 그를 데리고 연옥의 문 앞 으로 갔습니다. 문지기 천사는 그가 큰 죄를 지은 상태로 온 것을 알고는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결국 죽음은 신은 페데리고를 원망하며 부득이 하늘 나라고 향하지 않을 수 없었 습니다. "넌 누구냐?" 죽음의 신이 천당문 앞에 그를 내려놓자 성 베드로가 물었습니다. "예전에 사냥한 음식으로 당신을 대접한 사람입니다." "그런 상태로 감히 여기에 나타나다니! 너 같은 족속들에게는 하늘 나라의 문이 닫혀 있다 는 걸 모르느냐? 아니! 넌 연옥에 갈 자격도 없는 놈이 천당에 오길 바래?" "성 베드로님, 1 백 80 년 전쯤 당신이 예수님과 함께 저의 집에 숙식을 청해 오셨을 때 제가 당신을 이런 식으로 맞았습니까?" "그래, 좋다."

성 베드로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꾸짖는 목소리로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너를 여기 들어오게 하는 책임을 내가 질 순 없다. 예수님께 네가 왔다고 말씀드리 겠다. 뭐라고 하실 지 두고 보자." 예수님은 이야기를 듣고 천당문 앞으로 나오셨습니다. 문간에는 양쪽에 여섯 명씩 열두 명 의 영혼을 거느리고 무릎을 꿇은 페데리고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연민의 정을 느껴 페데 리고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넌 괜찮다고 하자, 그러나 지옥에서 요구하는 이 열두 명의 영혼은 양심상 여기 들어오게 할 수가 없구나." "아이구, 주님. 제가 주님을 저의 집에 모실 때 주님께서는 열 두 명의 나그네를


데리고 오 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저는 주님과 함께 그들도 제 힘껏 잘 대접하지 않았습니까?" "이 자에게는 대항할 수가 없구나. 그럼 들어와라, 여기까지 왔으니. 그러나 내가 네게 베푸 는 은혜를 자랑해선 안 된다. 나쁜 선례가 될 테니까."

알리스(루이 필립) 꼬마 알리스는 일곱 살의 귀여운 여자아이였습니다. "왜 넌 학교에 안 가니?"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다는 걸 아는 이웃들이 알리스에게 묻곤 했습니다. 알리스는 사람들 이 이렇게 물어도 한번도 당황한 적이 없었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우리 아빠가 신문에서 읽었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너무 아는 게 많아서 죽었대요. 그 애는 머리가 너무 무거워져서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둔해졌던 거래요." 알리스가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알리스의 동네에 있는 학교는 아주 불결하고 낡은 건물이었습니다. 장마철에 아이들이 교실에 있을 때면 벽에서 물이 스며 나오고,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곤 했습니다. 어른들이 이런 상태에 대해 불평 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던 알리스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게다가 학교는 울고 있어요. 아마도 학교는 사람들이 자기에게 아이들을 보내는 것을 원하 지 않나 봐요." 알리스는 사람들이 물어 볼 것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 들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혹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자기의 조그마한 마음을 움직이고 있던 참다운 감정을 감추려 하는 일종의 수치심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알리스가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은 항상 엄마 곁에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봐라. 언니와 오빠들은 학교에 잘 가지 않니. 그래 넌 훌륭한 아가씨가 되고 싶지 않니?" 엄마가 알리스를 학교에 보내려고 할 때마다 알리스는 엄마의 약점을 이용해서


당돌하게 대 답하곤 했습니다. "엄마가 날 학교에 보내면 난 아플 거야. 그래서 죽을 거야." 그런 말을 들은 알리스의 부모는 학교에 가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알리 스의 집안에는 아이들이 잘 걸리는 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리스의 엄마는 4 년 동안에 아이를 셋 낳았는데 셋 다 일주일만에 죽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죽음이란 말만 들어도 무서 워했습니다. 엄마는 그녀를 밖으로 내보내려고도 해보았습니다. "길이 나가서 좀 놀려무나." 그러나 알리스는 길에 나가면 위험한 일이라도 당할 것처럼 겁먹은 듯한 어조로 대답하곤 했습니다. "싫어요, 엄마. 아, 싫어요, 엄마!" 알리스는 종일 집에 있었습니다. 아침에 엄마가 집안일을 정리하고 방 청소를 하고 침대 자 기를 바로 하고 가구의 먼지를 털고 있을 때면 알리스는 한참 일하고 있는 엄마를 방해하며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엄마, 엄마가 알리스를 안 안아 준지 오래 됐잖아." 오후에 엄마가 의자에 앉아서 여섯 식구의 내의와 옷들을 열심히 깁느라 바쁠 때면 알리스 는 또 엄마가 일을 중단하도록 하고 자기가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똑같이 되풀이하곤 했습니다. "그런 시시한 일 그만 해, 엄마. 그 대신 이 예쁜 알리스를 엄마 무릎 위에 좀 올려 놔 줘." 그렇게 몇 시간이고 엄마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알리스의 입에서는 단 한 마디의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모든 주의력을 엄마의 따뜻한 애무를 맛보는 데에 쏟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엄마가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어 줄 때면, 그 애무를 더 잘 느끼기 위 해 아무 것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아 버리기도 했습니다. 저녁 식사시간에 온 가족이 모두 식탁에 모였을 때 언니와 두 오빠들을 보노라면 알리스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알리스는 단순히 사랑을 받고 싶어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엄마?"


알리스는 주의를 끌기 위해 우선 엄마를 불렀습니다. 가족들 모두 머리를 들고 알리스를 볼 때면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알리스가 가장 착하죠, 그렇죠?" 얼마 전부터 엄마는 알리스에게 새로 또 동생을 갖게 되리라는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 고 마침내 그 동생이 태어났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고 얼마 동안은 알리스에게 별다른 변화 는 없었습니다. 도리어 동생이 알리스에게 작은 기쁨을 주는 것 같기조차 했습니다. 알리스 는 자기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보고 자랑삼아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난 동생이 또 생겼어요." 그리고 갓난아기의 낯빛을 하고 있는 동생에 대해 이렇게 덧붙여 말하기도 했습니다. "애는 온통 빨개요." 그러면서도 알리스는 세 번이나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에 동생이란 생후 일 주일 후에 죽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처음 며칠 동안은 사람들이 모두 갓난아기를 둘러싸고 돌려보는 것을 보면서 그리 샘을 내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그 반대로 갓난아기로 인해 자신 이 더 사랑을 많이 차지할 것으로 믿었습니다. 갓난아기는 자주 울었습니다. 그때마다 알리 스는 말했습니다. "알리스는 울지 않아요!" 그러나 일 주일이 지나자 알리스는 다소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정상적으로 자랐고 엄 마는 대부분의 시간을 갓난아기에게 매달려 있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엄마는 알리 스에게 신경을 써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엄마는 알리스의 머리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알리스는 아침에 잠이 깨면 이렇게 물었습니다. "동생 죽었어, 엄마?" 알리스가 이렇게 물어 올 때도 엄마는 형제간의 사랑의 감정에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 니다. 어느 날 아침 갓난아기가 아주 적극적으로 영양가 많은 엄마의 젓을 또 하루를 더 살 수 있으리만큼 빨아먹고 있을 때 알리스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애기에게 젖을 주지 말아요, 엄마!"


알리스는 아기가 죽지 않고 살아 남는다면 그 아기를 결국 죽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래서 엄마가 아기를 요람 속에 넣을 때, 그리고 좀더 따뜻하게 해주려고 턱 밑까지 이불을 덮어 줄 때면 알리스는 엄마도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는 엄마에게 충고의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불을 입까지 그리고 코까지 덮어 줘요. 그러면 숨이 막힐 거예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리스는 아무런 희망도 없게 되었습니다. "네 동생 귀엽지? 와서 좀 보려무나!" 엄마는 배내옷을 다 벗겨 벌거숭이가 된 아기를 알리스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알리스는 동 생의 작은 몸에서 세밀하게 발톱까지 완전히 다 만들어져 있는 아기의 발을 보았습니다. 마 치 볼 줄 안다는 것을 보여 주느라 알리스를 쳐다보는 아기의 두눈을 보았습니다. 또한 아 기는 말할 줄 안다는 것을 보여 주기라도 하듯 입으로 "라- 라-"하고 소리를 냈습니다. 아 기는 하품을 했는데 마치 자기가 어린 아기지만 하품을 어른처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 어하는 듯했습니다. 알리스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계속 아기를 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기는 완전한 생명을 지니고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알리스는 힘껏 두눈을 감았습니다. 그 리고는 엄마에게 달려들어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나도 갓난아기가 되고 싶어. 나도 갓난아기가 되고 싶어." 그리고 그 날 저녁, 알리스는 가족들에게 선언했습니다. "동생이 죽지 않으면 내가 죽을 거야." 알리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 날 이후 알리스는 이 세상에서 지낸 마지막 몇 달 동안을 하루 종일 조그마한 의자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알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만 우 울한 눈으로 엄마의 일거일동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그 눈은 마치 우울증으로 죽은 미 치광이의 눈과 같았습니다. 알리스는 아무 것도 먹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어느 날 그들은 맛있는 음식으로 알리스를 꾀어 과자로 양분을 섭취하도록 해보았습니다. 그들은 제과점에서 가장 근사한 슈크림을 골랐습니다. 그 러나 알리스는 그것도 거절했습니다. 알리스가 그토록 열망하던 사랑의 독차지에 비해 과자


같은 건 아무 것도 아니었던 것일까요? 의사는 그녀에게 영양을 공급해 주기 위하여 식도 고무관을 사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녀 의 아버지와 어머니, 힘이 세기로 유명한 대장장이 보르도 등 이웃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모 두가 식도 고무관을 알리스의 입에 집어넣으려 해봤으나 헛수고였습니다. 어쩌면 알리스의 얼굴뼈가 먼저 부서져 버릴 것 같았습니다. 알리스는 누가 자기 몸에 손을 대는 것조차 싫어했습니다. 엄마가 그녀를 무릎 위에 앉혀 놓으려고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미친 듯이 몸부림쳐서 단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알 리스는 복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알리스의 엄마는 울었고, 알리스는 엄마가 자기에게서 빼앗 아 동생에게 준 모든 애정에 대해 복수를 했습니다. 알리스는 결국 일곱 살의 나이로 죽었습니다. 죽는 순간에도 알리스는 자기의 조그마한 의 자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옆으로 쓰러지는 것을 보고 급히 안아 올리려고 했으나 알리스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어떤 부주의(프레데릭 뷔페) 점심식사 후에, 바데쥬 씨는 사무실로 돌아가기 전 40 분간 시간 여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심스레 카밀레차를 따랐습니다. 바데쥬 부인은 테이블의 다른 쪽에 앉아 있 었는데, 너무도 예쁘고, 청순하고 우아해서, 그녀가 정성스레 꾸민 작은 식탁의 갖가지 장식 은 오히려 평범하고 초라해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바데쥬 씨는 그녀를 향해 눈을 들고는 단지 그녀를 본다는 기쁨으로 미소지었습니다. 매일 하던 것처럼, 그는 그녀에게 오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물었고, 그녀는 소상히 이야기해 주었 습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넋을 놓고 듣고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6 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 도 자신의 행복이 남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내인 마르셀이 어떻게 해서 잘


생기지도 젊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게다가 보잘 것 없는 공무원 전망도 없 는, 그런 자신과 결혼하게 되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얼마나 헌신적이고, 지혜롭고, 솜씨 좋고, 부지런한가!'

외에 다른 어떤

그의 작은 수입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언제나 우아했습니다. 그녀의 장신구는 비싸게 보였지 만 비싼 것은 아니었고, 새옷같이 맵시가 있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이지만 잘 고쳐서 입은 헌 옷이었습니다. 그는 그녀와 함께 살면서 청춘시절의 감수성을 되찾았습니다. 일을 하는 시간 중에도 그녀에 대한 생각은 그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집안에 있는 그녀, 혹은 쇼 핑을 하느라 길에 돌아다니고 있을 그녀, 또 그녀가 아는 어떤 가게에서 가장 싼 값에 물건 을 사기 위해 파리를 가로질러 가는 그녀를 상상했습니다. 그녀는 그렇듯 검소하고 성실한 여자였습니다...! 아내 마르셀에 대한 생각에 잠겨 있던 바데쥬 씨는 그의 코안경이 떨어져 내릴 정도로 소스 라치게 놀라며 소리쳤습니다. "마르셀, 오늘이 바로 토요일이지!" "네, 그런데요?" 놀란 목소리로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사촌 아르망드의 저녁식사 초대... 어제가, 금요일인데!" "우리가 깜빡 잊고 있었군요!" 아연실색한 마르셀이 벌떡 일어나면서 외쳤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재난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바데쥬 씨의 사촌 누나인 아르망드는 유일한 친척이었으며, 매우 돈 많고 변덕스럽고 화를 잘 내는 나이 많은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자 신과 바데쥬 부부와의 사이가 좋거나 나쁘거나에 따라서 그들에게 그녀의 유산을 약속하기 도 하고, 그들에게 그녀의 유산은 한 푼도 못 받게 될 것이라고 욕을 퍼붓기도 하였습니다. 바데쥬 씨 부부가 온갖 방법으로 아주 열성적으로 사촌 아르망드에게 잘 해주어도 그녀는 좀처럼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는 법이 없었고, 정반대로 아주 작은 소홀함과 부주의에도 몇 달 동안 그녀와의 사이가 틀어져 그들의 유일한 소망인 그 재산이 그들에게서 사라질 위험 이 있다는 것을 그들은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 오랫동안 끌어온 불화를 끝내고 그녀가 막 화를 풀려던 참이었고, 그런 화해의 자리를 겸해 저녁식사에 초대했던 것입니다. '보기 드문 호의였다! 그런데 이 져녁식사를 우리가 잊고 있었다니!' 그들은 어리석게도 이런 중요한 일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건은 이게 전부였습니다. 정 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습니다. 바데쥬 씨 부부는 사촌 아르망드가 지난 금요일 저녁 그녀의 집에서 그들을 기다리면서 화 를 내고, 시간에 흐름에 따라 매순간마다 더욱더 노하면서 차려 놓은 식탁을 애석해 하고 있었을 것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사촌 아르망드는 괴팍하고 구두쇠이긴 했지만, 융숭하게 차 려 대접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고 바데쥬 씨 부부를 놀라 감탄하게 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 문입니다. 그녀는 사촌 부부에게 모욕당했다고 여길 것이며, 그 같은 모욕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공포에 사로잡혀서, 그들은 서로를 응시하였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마르셀이 남편에게 격렬 한 비난을 퍼부어 댔습니다. "모든게 당신 잘못이에요! 당신은 도대체 뭐가 중요한지 조차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 머리 속엔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 거야!" 그렇게 소리치면서 그녀는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남편의 잘못만은 아니긴 했 지만, 그의 잘못으로 그들은 미래의 유일한 소망을 잃게 된 것입니다. 너그러운 성격의 마르셀이었지만 전에 몇 번 그랬던 것처럼 그녀는 흥분해서 그에게 욕을 퍼부었으며, 아예 남편에게 싸움을 할 작정으로 덤벼들었습니다. 바데쥬 씨는 고개를 떨군 채 몹시 비참해져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옳았고 잘못은 모두 그에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단지 그녀가 너무 크게 소리지르지 않기만을 바랐을 뿐입니다. 그러나 마르셀의 흥분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저기 그녀가 있어요!" 창문을 바라보던 마르셀이 소리쳤습니다. "사촌 아르망드에요! 그녀가 이리로 오고 있어요. 길을 건너는 게 보였어요!"


바데쥬 씨는 신음소리를 냈습니다. "맙소사!" "누님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내게 맡겨 두세요." 마르셀이 의기양양하게 말했습니다. "이리로 오세요." 그녀는 남편을 침실로 밀어 넣었습니다. "당신 자켓을 벗으세요! 칼라도 떼구요! 자, 서두르세요! 위에 누우 세요..."

이 스카프를 쓰고 침대

그녀는 남편의 침대 위에 긴 이불을 펴 덮고, 그의 머리맡에 베개를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는 테이블 위에다 오래된 물 약병 두 개를 놓고, 카밀레 차가 들어 있는 잔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재빠르게 그녀의 옷을 벗고 가벼운 실내복을 끼 어 입고서 머리를 헝클어뜨렸습니다. "이해하시겠지요, 당신은 어제 매우 아팠던 거예요." 그녀는 남편에게 숨을 헐떡이며 말했습니다. "다행이 당신은 요사이 얼굴 색이 나쁘거든요." 벨이 울렸습니다. 그녀가 문을 열러 갔습니다. "쉿! 사촌누님, 제발 부탁이에요. 조용히 해주세요. 그이가 몹시 아팠어요. 하지만 이젠 쉬고 있어요..." 그녀는 화가 잔뜩 나서 복수를 벼르며 온 사촌 아르망드에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자기의 해 명이 매우 합리적이고 감동적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사촌 동생 바데쥬는 어제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의사가 왔고 나는 밤새 두려움에 떨었던 걸로 믿는 저 표정...' 몇 분 뒤에 두 여인은 발소리를 죽이고 침실 안으로 둘어왔습니다. 사촌 아르망드는 침대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무뚝뚝한 그녀의 얼굴에 연민의 정이 배어 나왔습니다. "아, 그래! 동생, 어디가 안 좋은가?" 바데쥬는 간신히 의미하게 웅얼거리는 소리를 냈습니다. 연극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누님을 속이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나아졌어요. 하지만 아직 조심해야 해요... 그인 일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있거든요." 마르셀이 끼여들며 말했습니다.


"몸조리를 잘 해야겠구먼." 사촌 누님은 감성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자, 자네들은 내가 자네들을 굉장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이번 여름에 시골에 있는 내 집에 와 주었으면 하는데... 자네들도 알다시피 나중에는 자네들 것이 될 테니까. 환 자를 피곤하게 하면 안 될 테니까 난 가야겠구먼..." "어젯밤 약속은 죄송해요,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너무 불안한 나머지... 어젯밤 일로 우리를 원망하지는 않으시겠죠, 사촌 누님?" 마르셀은 그녀를 배웅하면서 물었습니다. "천만에, 아니야. 자네를 원망하진 않네. 가엾은 사람." 사촌 아르망드는 말했습니다. 그녀가 가고 문이 닫혔을 때 마르셀은 침실로 되돌아 와 웃기 시작했습니다. "됐어요." 그녀는 말했습니다. "완벽하게 해냈어요. 당신은 나를 칭찬해 주시겠지요...!" "어쩌면, 아마." 바데쥬 씨는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바데쥬 씨는 웃지 않았습니다. 아니 웃을 수 없었습니다. 침대 위에 속옷 차림으로 앉아 가는 목을 드러낸 채 눈에 드문드문 난 긴 눈썹을 껌벅거리 며 그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거짓말을 잘 할 수 있을까...'

벽 통과(마르셀 에메)

몽마르트가 도르상트 거리의 75-2 호의 독신자 아파트 4 층에 뒤티엘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 었습니다. 그는 벽을 가로질러 통과하는 초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검은 턱수염을 짧 게 기르고 안경을 쓴 등기소 등기부의 3 급 사무원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중절모 를 쓰고 걸어서 사무실을 출·퇴근하고, 겨울에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평범한 사람이 었습니다. 뒤티엘이 43 세가 되었을 때 그는 그의 재능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당연히 매우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잠깐 동안의 정전이 있었고, 그는 그의 조그마한 독신자


아파트 현관 안쪽 어둠 속에서 잠시 더듬거렸고 전기가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4 층 계단 위에 있었 습니다. 그런데 그가 복도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현관문은 여전히 안에서 열쇠로 잠겨져 있었습니다. 뒤티엘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그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가 밖으로 나왔던 것처럼 벽을 통과해서 집으로 들 어갈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신기하게도 벽을 통해 집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뒤티엘은 이러한 이상한 능력은 그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이상한 증세쯤으로 생각했 습니다. 다음 토요일, 그는 격주로 토요일을 쉴 수 있었으므로 그의 증세를 설명하기 위해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의사는 그가 말하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납득할 수 있었고, 검사 후 에 갑상선 협착벽의 나선 모양의 경화에서 병의 원인을 알아냈습니다. 그는 만성과로라는 진단을 받았고 일 년에 두 캡슐씩, 그리고 캡슐보다 4 배나 독한 가르약과 켄티우루스 호르 몬과 쌀가루를 섞은 것을 복용하도록 처방받았습니다. 첫 번째 캡슐을 복용하고서 뒤티엘은 서랍 속에 약을 정리해 넣었고 더 이상 의사의 처방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성과로에 대해 말하자면, 그의 공무원 생활은 어떠한 과로한 활동도 요구되지 않는 관례적인 일들이었고, 신문 읽기와 우표 수집에 대부 분을 할애하는 그의 여기시간 또한 그에게 무리한 에너지 장비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1년 후에도 그는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는데 경솔하게 모험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상상력의 유혹이 가끔 생기기도 했지만 이성으로 통제했기 때문에 그러한 능력을 결코 발휘하지 않았습니다. 문을 통해서 열쇠로 자물쇠를 돌릴 후 정식으로 문을 여는 외에 다른 방법으로 집에 들어갈 생각조차 그는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상한 사건이 갑작스럽 게 그의 존재를 엉망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는 그의 재능을 시험하고픈 욕망도 없 이 일상의 평온함 속에서 나이를 먹고 무덤으로 갔을 것입니다.


사무실 부장인 무롱 씨가 다른 직무를 부여받아 전근한 후 레퀴에 씨가 그 후임자로 왔는 데, 그 역시 짧게 깎은 코밑수염을 갖고 있었으며 퉁명스런 말투를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새 로 부임한 부장은 첫 날부터 뒤티엘의 작은 안경과 짧게 기른 검은 턱수염을 곱지 않은 눈 으로 보았고, 또 뒤티엘을 마치 오래되고 거추장스러운, 게다가 마치 불결한 물건을 취급하 듯 대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그의 부서에서 상당한 효력을 지닌 인물이었으며, 부하직 원의 평온을 깨뜨리기 위해 미리 계획된 개혁들을 단행할 작정이었습니다. 20 년전부터 뒤티 엘은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고객과의 편지글을 시작하곤 했습니다. "이 달 모일자의 귀하의 서한과 참고로 지난번 주고받은 우리 편지를 기억하며, 나는 당신 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알리게 되어 기쁩니다..." 그런데 레퀴에 씨가 바꾸고자 하는 편지글의 문체는 보다 간결한 미국식 문체였습니다. "당신 편지의 회답으로 나는 당신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립니다..." 뒤티엘은 이 서한문의 약식에 익숙해질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레퀴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뒤티엘의 고집으로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게 되기는 했지만 사무실 분위기는 냉랭했습니 다. 아침마다 그는 불안한 마음으로 출근하곤 했습니다. 개혁의 성공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퇴보 적인 존재 뒤티엘 때문이라고 생각한 레퀴에 씨는 어둡고 초라한 방으로 뒤티엘을 추방시켰습니다. 거기에 가려면 복도를 통과해서 대문자로 '귀찮은 것을 쫓아 버림'이라고 적혀 있는 낮고 좁은 문을 통해서 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뒤티엘은 고통을 참는 마음으로 전례 없는 그 굴욕을 감내 했습니다. 하지만 집에 가면 다 양하게 기록된 지난날 자신의 일기를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레퀴에 씨가 희생자라고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부장이 어둡고 초라한 뒤티엘의 방에 불쑥 나타나서는 편지 한 통을 들이대면서 고 함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엉터리 잡문을 글이라고 썼소? 다시 써 오시오! 내 부서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이 형 편없는 엉터리 글을 고쳐 써 오란 말이오!" 뒤티엘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레퀴에 씨는 여전히 큰소리로 그를 판에 박힌 바퀴로


취급했습 니다. 떠나기 전에 손에 쥐고 있던 편지를 마구 구기더니 그의 얼굴에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뒤티엘은 겸손하지만 용기가 있었습니다. 초라한 구석방으로 돌아온 뒤티엘은 생각에 잠겼 습니다. '혼자 이 어둡고 초라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부장의 방과 자신의 방을 구분하는 벽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조심스럽게 들어갔기 때문에 그의 머리만 다른 쪽에 나타났습니다. 레퀴에 씨는 테이 블에 앉아서 펜으로 그의 명령에 순종하는 어느 직원의 글에 쉼표를 찍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그는 사무실에서 기침소리를 들었습니다. 눈을 든 그는 어안이 벙벙할 만큼 놀란 눈으 로 박제처럼 벽에 붙어 있는 뒤티엘의 머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머리는 살아 있 었습니다. 안경에 수염까지 기른 박제 같은 머리는 증오의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고 있었습 니다. 머리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장님, 당신은 깡패요, 어리석은 사람이요, 부랑자입니다." 놀라서 입을 멍하니 벌린 채 레퀴에는 그 머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간신히 의자 에서 몸을 일으킴 그는 복도로 뛰쳐나가서 뒤티엘의 사무실까지 달려갔습니다. 뒤티엘은 손 에 펜대를 쥐고는 평온하면서도 여유 있는 태도로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부장은 그를 오 랫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몇 마디를 우물쭈물 말하고 나서는 다시 자기 사무실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가 저리에 앉자마자 그 머리는 벽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같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뒤티엘은 이런 방법으로 확실하게 부장으로 부터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알 수 없는 위협조로 부장을 협박했습니다. 예를 들면 무덤에서나 나올 듯한 목소리로 악마의 웃음소리 처럼 이렇게 외치곤 했습니다. "갸루! 갸루! 늑대털! 히히, 그놈이 모든 올빼미들 뿔을 뽑으러 돌아다니는군, 히히히." 그날 이후 가엾은 부장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숨이 막히는 듯했습니다. 그의 머리칼은


곤두 섰고, 등에는 공포에 질려 임종의 고통과 같은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첫 날 그는 0.5kg 이나 살이 빠졌고 날이 갈수록 눈에 뛰게 여위어 갔을 뿐아니라, 포크로 수프를 먹고 군대식으로 파리의 경찰관에게 인사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두 번째 주초에는 앰뷸런스가 그의 자택에 서 그를 실어 정신요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뒤티엘은 레퀴에 씨의 압박에서 해방되어 자신의 익숙했던 경구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이 달 모일자의 당신의 서신을 참조하여...' 그렇지만 그는 불만스러웠습니다. 뭔가가 그의 마음에서 반항하고 있었습니다. 오만한 새로 운 욕구가 생겼던 것입니다. 이 욕구는 정말로 벽을 통과하고자 하는 욕구가 아니었습니다 훌륭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오랫동안 그 재주를 하찮은 목적으로 행사하는 데 만족할 수 없 는 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벽을 통과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목적으로 이루는 것일 수 없 습니다. 그것은 그 다음것 요컨대 어떤 발전과 어떤 보상을 요구하는 하나의 모험의 시작일 뿐입니다. 뒤티엘은 그런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음속에서 어떤 확장의 욕구, 완성된 현재 이상이 어떤 것이 되고자 하는 중대한 욕 구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에게는 목표가 없었습니다. 그는 신문을 읽으면서 영 감을 찾았습니다. 특히 정치면과 스포츠면을 읽었는데 그 면들은 그에게서 훌륭한 활동성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회는 벽을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출구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가장 은밀한 것을 그러내는 다양한 것을 추구하 기로 했습니다. 뒤티엘이 몰두했던 첫 번째 불법침입은 강가에 있는 큰 은행에서 일어났습니다. 약 열구 개 의 벽과 칸막이를 통화하고 나서 그는 여러 금고 속으로 들어가서 은행권으로 주머니마다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나오기 전에 붉은 색 분필로 훔친 물건에다 예쁘고 힘찬 글자로 모양까지 곁들여 '갸루갸루'라는 가명으로 서명했습니다. 일 주일 후에 '갸루갸루'라는 이름


은 굉장한 명성을 얻었습니다. 대중의 호감은 경찰을 우습게 만든 먼진 강도에게로 거리낌 없이 향해 있었습니다. 그는 밤마다 은행을 희생시키든가 보석상 또는 어느 특별한 부자를 희생시키면서 매일 신문지상에 오르내렸습니다. 지방에서와 마찬가지로 파리에서도 모든 여 인들이 '갸루갸루'에게 몽상에 젖은 열렬한 욕망으로 몸과 마음을 바치고자 아우성이었습니 다. 같은 주간에 일어난 부르디가라의 유명한 다이아몬든 도난 사건과 전당포 털이 이후에 군중의 열광은 정신착란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내무부 장관은 사직해야만 했습니다. 뒤티엘은 파리에서 가장 부유한 살마들 중 한 사람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어김없이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갸루갸루'에게 공로 훈장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 다. 아침에 출근한 뒤티엘의 기쁨은 전날 행한 그의 공적에 대해 동료들이 하고 있는 흥분 섞인 대화를 듣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갸루갸루는 굉장한 사람이야, 초능력자라고, 천재라니까." 그러한 찬사를 들으면서 뒤티엘은 부끄러워져서 얼굴을 붉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프랑스 은행털이를 기사화한 신문 주위에 무리 지어 있는 자신의 동료들을 쳐다보며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갸루갸루는 바로 나야." 그러자 그 말에 동료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소리는 끝이 없었습니다. 조롱 삼 아 그들은 뒤티엘을 갸루갸루라고 놀려댔습니다. 저녁때가 되어 퇴근을 할라치면 그는 동료 들의 끝없는 농담의 대상이 되었고, 이중적이고 화려한 삶도 이젠 그에게 더 이상 기쁨이 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갸루갸루는 라 페 가의 보석상에서 야간 순찰대에게 덜미를 잡혔습니다. 그는 카운 터에서 서명을 했었고 큰 금제 술잔으로 여러 개의 진열장을 깨뜨리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 작했습니다. 경찰이 코앞에 닥쳐도 벽에 깊숙이 들어가서 야간 순찰대에서 도망치는 것은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순순히 체포되었습니다. 동료들의 의구심이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경찰의 능력으로 그를 잡은 것이 아니라 그의


의도대로 경찰에 체포되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다음날 신문 1 면에 뒤티엘의 사진이 실려 있는 것을 보고 동료들은 무척 놀라워했습니다. 그들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한편으로는 그 천재적인 동 료를 무시했던 것을 견딜 수 없이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몇몇 동료들을 놀라게 하려고 경찰에 그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은 뒤티엘로서는 조금은 부끄 러운 아주 가벼운 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자유를 포기한 뒤티엘은 동료들에 대한 앙갚음 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갸루갸루의 입장에서 보면 숙명의 길로 한 걸음 다가선 것뿐이었습니다. 벽을 통과하는 재주를 지닌 사람으로서 한 번쯤 감옥을 경 험함으로써 약간의 화려한 경력을 더하게 될 테니까 말입니다. 뒤티엘이 상떼 감옥의 감방에 들어갔을 때 감옥의 두꺼운 벽은 그에게 진정 큰 기쁨이었습 니다. 투옥된 다음날 간수들의 그의 독방 벽에 못이 박혀 있고, 거기에 교도소장의 금제시계 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는 아연실색했습니다. 그는 어떻게 그 물건이 그의 소유가 되었는지 를 알리거나 다른 사람이 알려고 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엔 원장의 서재에 꽂혀 있던 '삼총사 제 1 권'이 그의 머리맡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상떼 감옥의 근무자 는 조마조마해졌습니다. 게다가 간수들은 이런 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으로 엉덩이에 발길질 당한 데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벽에는 귀 가 아니라 발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갸루갸루가 감금된 지 일 주일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상때 감옥원장은 자기 사무실에 들어가다가 탁자 위에서 이런 편지를 보았습니다. "원장님, 이 달 17 일 우리의 회담을 참조하여, 그리고 참고로 지난해 5 월 15 일자의 개괄적인 당신의 훈령을 참조하여 저는 당신에게 제가 방금 삼총사 제 2 권을 읽었다는 것과 오늘밤 11 시 25 분에서 11 시 35 분 사이에 탈옥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려 드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원 장님, 저의 깊은 존경의 표현을 받아 주시길 바라면서, 갸루갸루."


그날 밤, 그를 중심으로 한 삼엄한 경계에도 불구하고 뒤티엘은 11 시 30 분에 탈옥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신문 독자들에게 알려진 이 뉴스는 도처에서 굉장한 열광을 불러 일으켰습니 다. 그렇지만 자신을 인기 절정에 이르게 만든 새로운 불법 침입을 실행하고 나서 뒤티엘은 도피할 생각이 없는 듯이 태연하게 몽마르트 거리를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탈옥 삼 일 후에 그는 꼴랭쿠르 가에 있는 레러브 카페에서 정오가 채 못된 시간에 체포되었습니다. 그는 거 기에서 친구들과 레몬을 곁들인 백포도주를 마시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상떼 감옥으로 다시 인도되어 삼중으로 빗장이 걸린 어두운 독방에 갇힌 갸루갸루는 저녁 때 원장의 아파트로 가서 잠을 잤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9 시경 그는 아침식사 때문에 원장 의 하녀를 호되게 때렸습니다. 그리고 겁에 질린 간수들에게 저항 없이 침대에서 순순히 체 포되었습니다. 화가 난 원장은 그의 독방문 앞에 위병소를 세우고 그에게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마른 빵만 주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오 경에 교도소 옆에 있는 식당 으로 점심을 먹으로 가 버렸습니다. 그리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원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 다. "여보세요! 원장님! 죄송합니다만 방금 전에 외출하려는 순간에 지갑을 가지고 오는 것을 잊었군요. 그래서 식당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어요. 계산을 해야 되니까 누구 좀 보내 주시 겠어요?" 원장은 직접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화를 내며 온갖 위협과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자존심이 상한 뒤티엘은 다음 날 밤 다시 탈옥해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잡히지 않을 작정으 로 변장을 하였습니다. 턱수염을 면도하고 사슬 달린 안경을 비늘 모양의 안경으로 바꾸었 습니다. 챙 달린 스포츠 모자를 쓰고 골프용 반바지에 넓은 바둑판 무늬의 상의를 입는 것 으로 그의 변장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는 쥐노 가의 작은 아파트에 정착했습니다. 처음 체 포되기 전부터 그는 가구의 일부분과 그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물건들을 그곳에 옮겨 놓았


기 때문에 불편은 없었습니다. 이제 그는 그의 명성에 관한 소문이 싫증나기 시작했고 상떼 감옥에 머물렀을 때부터 벽을 통과하는 기쁨에도 약간은 둔해져 있었습니다. 가장 두껍고 가장 견고한 벽들도 지금 그에게는 단순한 커튼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어느 육중한 피라미드 한복판에 틀어박힐 생각을 했습니다. 이집트 여행 계획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면서 도 그는 우표 수집과 영화 관람, 몽마르트를 통과하는 긴 산책의 시간을 적절히 분배하면서 아주 평화로운 생활을 했습니다. 그의 변신은 너무나 완벽해서 수염도 없이 비늘무늬의 안 경을 쓰고 친구들까지 사귀면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화가 젠 파울이 그의 정체를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그가 아브뢰바르 가의 길모퉁이에서 뒤티엘과 마주친 어느 날 아침 그는 거친 속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봐요, 난 당신이 확실한 보수를 주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려는 창녀의 기둥서방이라는 것 을 알아요." 이 말은 거의 속어인데, '나는 당신이 감독관을 혼란시키기 위해 멋쟁이로 변장했다는 것을 안다'는 의미였습니다. 뒤티엘이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아! 당신이 나를 알아보다니!" 그는 당황하여 이집트 출발을 서두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가 15 분 간격으로 르픽 가에서 두 번 만난 금발 머리 미인의 애인이 된 것은 바로 그날 오후였습니다. 그는 이내 우표 수 집과 이집트와 피라미드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그의 편에 서보면 금발의 여인이 그를 훨씬 더 흥미 있게 쳐다보았던 것입니다. 젠이라는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던 그 미인은 불행하게도 사납고 질투심 많은 남자의 결혼 했었습니다. 그 의심 많은 남편은 방탕한 생활을 했고, 부부간의 최소한의 성생활조차도 응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외출하기 전에는 이중의 자물쇠를 채우고 모든 덧문을 맹꽁이자물 쇠로 잠가 놓고는 그녀를 방에다 감금해 둘 준비를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낮 동안에 그는 그녀를 엄밀하게 감시했으며, 몽마르트 거리에서는 그녀를 미행하기까지 했습니다.


"자신의 화초를 찌르는 듯한 느낌을 주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건 야비한 건달과 같은 짓이오." 하지만 젠 파울의 경고는 뒤티엘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뿐이었습니다. 다음 날 토로제 가에 서 그 여인과 마주치면서 그는 대담하게 그녀를 따라 유제품 가게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그 리고 그녀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그는 그녀에게 호의를 표하며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악독한 남편 얘기며 걸린 문, 덧창 등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노라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녁에 그녀의 방에 있겠노라고 말했습니다. 그 금발의 여인은 얼 굴이 붉어지며 우유 단지가 손에서 떨리고 있었고, 애정으로 축축이 젖은 눈으로 조그맣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아!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날 저녁 10 시경 뒤티엘은 노르뱅 가에서 그녀의 집을 살펴보았습니다. 견고한 칸막이 벽 이 보였고, 그 칸막이 벽 뒤에는 작은 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방에는 풍향계와 벽난로가 있었고, 그가 볼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그 벽에서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열 쇠로 조심스럽게 그 문을 닫고는 쥐노가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뒤티엘은 그가 내리막길 모퉁이에서 아주 멀리 사라지기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는 열까지 더 세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돌진하듯이 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벽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여전히 장애물을 통과하 여 뛰면서 갇혀 있는 여인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녀는 그를 황홀하게 맞았고 그들은 새 벽 1 시까지 서로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 다음날 뒤티엘은 심한 두통을 앓았습니다. 그 일은 중요치 않았습니다. 그는 대수롭지 않 은 것으로 생각하고 약속을 지킬 작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서랍 밑바닥에 널려 있는 약포들을 발견하고는 아침에 한 포, 오후에 한 포를 먹었습니다. 저녁에 그의 고 통은 참을 수 없게 되었고, 흥분이 그로 하여금 두통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그 젊은 여인은 초조하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전날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살아나


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들은 새벽 3 시까지 서로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가 떠나 있는 동안 뒤티엘은 칸막이와 그 집의 벽을 통과하면서 엉덩이와 어깨에 익숙하지 않는 마 찰이 생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거기에 대해 그리 신경쓸 필요 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벽 속으로 들어갈 때면 전과는 달리 분명히 뭔가 걸린다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마치 벽이 유동성의 물질로 된 것처럼 움직이는 것 같이 진득진득해졌고, 그가 빠져나오려 힘을 쓰면 쓸수록 보다 더 굳어졌습니다. 온몸이 벽 속에 박히게 되자 그는 더는 앞으로 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가 낮에 먹었던 두 개의 약포를 기억해 냈습니다. 그 약포들은 아스피린으로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지난해 의사가 처방한 가장 독한 가루가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과도한 과로증세를 보이는 사람에게 처방되는 그 약의 효과가 갑작 스럽게 나타났던 것입니다. 뒤티엘은 벽 속에 응고된 것 같았습니다. 그는 돌과 합체된 채 지금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후, 파리의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잠잠해지는 시간이 되면 노르뱅 가를 내려가는 야행성 사람들은 지금도 사후에 도래할 것처럼 보이는 기를 찢는 듯한 목소리를 듣게 된답니다. 그 리고 그 목소리를 뷔트 교차로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하소연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영예로 운 경력의 종말과 너무 짧은 사랑의 회환을 한탄하는 바로 그 갸루갸루, 뒤티엘의 목소리입 니다. 겨울밤이면 젠 파울이 기타를 들고 노르뱅 가의 슬픈 고독을 씹으며 그곳을 거닐며 노래로 가엾은 죄수를 위로한다고 합니다. 그 마비된 손가락으로 튕기는 줄은 달빛방울처럼 돌 한가운데로 들어가고 있답니다.

승마(모파상)


귀족의 가정에서 태어난 엑토르 드 그리블랭은 시골 아버지의 저택에서 가정교사인 노신부 에게 맡겨져 자랐습니다. 그리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체면은 유지하면서 그럭저럭 살아 왔습니다. 스무 살이 되자 그를 위하여 일자리를 1,500 프랑의 하급관리로 해군성에 취직했습니다.

구해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연봉

일찍이 거천 인생의 개척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던 모든 사람들, 생활하는 모습 을 제대로 보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고난을 이겨 나갈 재주도 없고, 그 고난을 견뎌 낼 힘도 없고, 어릴 때부터 특수한 재능, 특별한 능력, 생존 경쟁에 대한 왕성한 에너지를 키워 오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 생존 경쟁을 위한 무기나 도구를 손에 넣지 못한 모든 사람들, 그 런 류의 사람들이 모두 그렇듯이, 그 역시 현실이라는 암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몰랐 습니다. 처음 그들 역시 가의 침한

3 년 동안 그의 관청생활은 비참했습니다. 그는 몇몇 고향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가난한 사람들이었으며, 귀족 동네라고 할 수 있는 생제로멩 음 뒷골목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들과 사귀었습니다.

현대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자만심이 강한 이들 가난한 귀족들은 낡은 건물 꼭대기 층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 집의 위층에서부터 밑층까지 세 들어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귀족 칭호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 층에 사는 사람이나 7 층에 사는 사람이나 돈에 궁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영원한 편견, 가문에 대한 집착, 그리고 자신의 계급으로부터 전락하지 않으려는 걱정과 그 옛날의 추억들이 한때는 화려했지만 맥없는 행동 때문에 몰락한 귀족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엑토르 드 그리블랭은 이러한 세계에서 역시 귀족 출신이지만 만났고,

가난한 어떤 처녀를


그리고 그녀와 결혼했습니다. 4 년 동안 그들은 두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결혼 4 년 동안 빈곤에 지친 이 가족은 일요일마다 살젤리에를 산보하던가 또는 동료들에게 서 받은 할인권으로 한 해겨울에 한두 번 야간 연극공연을 구경가는 것이 고작이었고 그 외 에는 아무런 문화생활도 즐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봄에 과장에게서 근무시간 외의 일거리를 얻어 그는 300 프랑이라는 막대한 사례금을 받았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그 돈을 내밀면서 말했습니다. "여보, 앙리에뜨. 이 돈으로 무언가 신나는 일을 합시다. 가령 애들을 위하여 들놀이를 가든 가." 그리고 오랫동안 의논한 "참!" 하고 엑토르는 큰소리로 "늘 있는 일이 아니니 그리고 난 승마용 말을 한 필 빌려

후 그들은 교외로 나가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말했습니다. 당신과 애들과 하녀를 위하여

사륜마차를 하나 빌립시다.

타겠소. 그것이 나에겐 좋을 것 같군요."

일주일 내내 모든 가족은 계획된 소풍 이야기만을 했습니다. 매일 저녁 사무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엑토르는 큰아들을 붙잡아 자기의 다리 위에 말 타듯이 걸터앉히고는 힘껏 뛰어 오르게 했다. 그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다음 일요일에 소풍가서 아빠는 그렇게 말을 타고 달릴 거란다." 어린아이는 하루 종일 의자 위에 말 타듯이 걸터앉아, 의자를 방안으로 끌고 다니면서 소리 쳤습니다. "아빠가 말 탔다!" 하녀까지고 주인 양반이 말을 타고 자기들이 탄 마차를 따를 것을 생각하면서 경탄의 눈으 로 주인을 바라보았습니다. 또 그녀는 식사할 때마다 주인의 승마에 관한 이야기와 옛날 고 향에 있었을 때의 무용담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오! 주인 양반은 참으로 훌륭한 선생님에게서 배웠다. 그러니 말이 그의 양다리 속에 들어 오기만 하면 그는 아무 것도 두려울 것일 없을 것이다!" 엑토르는 두 손을 비비면서 아내에게 무용담을 되풀이하여 말했습니다.


"내가 말을 얼마나 잘 타는지 당신은 알게 될 거요. 당신이 원한다면 블로뉴 숲에서 돌아올 때는 샹젤리에를 거쳐오도록 합시다. 근사해 보일 테니까. 누군가 관청 사람을 만나게 되어 도 기분이 나쁘진 않을 거요. 당당한 태도만으로 충분히 윗사람에게 존경을 받을 만하니까 말이요." 드디어 그 날이 되자, 마차와 말이 동시에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자기의 승마용 말을 검사하기 위해 곧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각반 끈은 이미 바지에 꿰매 놓게 했고, 전날 산 승 마용 채찍을 휘둘러보았습니다. 그는 말의 네 다리를 하나하나 차례로 들어 올려 손으로 만져 보았습니다. 목과 갈비뼈와 관절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허리를 조사해 보고, 입을 벌려 이빨을 검사하여 말의 연령을 추정했습니다. 가족이 모두 내려오자 그는 말에 관하여 이론적이며 또 실용적인 짧은 강의를 했습니다. 이 말은 대단히 훌륭한 말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모두들 마차에 자리잡고 앉자 그는 말안장 의 띠를 조사하고, 말의 등자 위에 올라서 말을 탔습니다. 사람이 놀아 타자 말은 날뛰기 시 작했습니다. 자칫하면 엑토르가 땅에 떨어질 뻔했습니다. 엑토르는 놀라서 말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습니다. "자, 조용히. 자, 조용히 해." 겨우 말이 진정하고 기수도 몸의 균형을 되찾자 그는 모두에게 물었습니다. "준비됐소?"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대답했습니다. "네에." 그는 소리쳤습니다. "출발!" 기마 행렬은 멀어져 갔습니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습니다. 그는 영국식으로 과장된 상하운동을 하면서 말을 달렸습니 다. 안장 위에 몸이 닿자마자 곧 공중으로 올라갈 듯이 위로 솟구쳤습니다. 말갈기 위로 엎 어질 뻔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경련이 일어날 듯한 얼굴과 창백한 뺨을 하고서 앞을 주시했습니다. 한 아이를 무릎에 안고 있는 그의 아내와 다른 아이를 안고 있는 하녀는 끊임없이 소리쳤습니다. "아빠 좀 봐. 아빠 좀 봐!" 마차의 경쾌한 움직임과 상쾌한 공기에 들뜬 두 아이들은 명랑하게 소리쳤습니다. 이 떠들 썩한 소리에 놀란 말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수가 말을 멈추려고 애쓰고 있는 동안 모자 가 땅에 떨어졌고, 마부는 그 모자를 주워 주기 위하여 마부석에서 내려야만 했습니다. 엑토르는 마부의 손에서 모자를 받고는 멀리에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애들이 떠들지 못하게 좀 해. 자꾸 그러면 말이 날뛰겠어!" 베지네 수풀 위에 앉아 미리 준비해 간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마부가 말들을 보살폈지만, 엑 토르는 끊임없이 일어나서 자기의 승마용 말에게 부족한 것은 없는지 보려고 했습니다. 그 는 말의 목을 쓰다듬어 주면서 빵과 과자와 설탕을 먹여 주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이놈은 상당히 거칠게 달리도록 훈련을 받았나 봐. 나도 처음엔 다소 흔들렸지. 하지만 곧 익숙해졌어. 이 녀석이 주인을 알아본 거야. 더 이상 꼼짝 못할 거야." 일행은 예정대로 샹젤리제를 지나 돌아왔습니다. 넓은 길은 마차들로 봄비고 있었습니다. 길 양쪽에 걷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개선문으로 이어지는 콩코드 광장까지는 마치 기다란 두 줄의 검은색 띠가 펼쳐진 것 같았습니다. 강렬 한 태양빛은 이 세상 모든 것 위에 내리쬐며 마차의 왁스칠과 마구의 강철 장신구와 마차 승강구의 손잡이를 번쩍거리게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과 마차와 동물의 무리는 생의 기쁨에 도취되어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 아 보였습니다. 오벨리스크는 저멀리 황금빛의 수중기 속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이제 마차는 멀리 뒤떨어졌습니다. 산업전시관 앞까지 오자 말은 광장에 되었음을 알고, 활기를 띄어 오른쪽으로 돌아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오게

앞치마를 입은 한 노파가 조용한 걸음걸이로 둑길을 횡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노파는 전 속력으로 달리고 있던 엑토르가 가는 길로 막 접어든 참이었습니다. 엑토르는 말을


제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큰 소리로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봐요, 이봐. 이봐! 저리 비켜요!" 노파는 어쩌면 귀머거리였던지 자기가 가는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그래서 마치 기관차처 럼 달려온 말의 가슴에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노파는 세 번이나 곤두박질치더니 스커트를 공중에 휘날리면서 열 발자국이나 저쪽으로 나뒹굴었습니다. 사람들이 소리쳤습니다. "저 말을 멈춰요!" 엑토르는 정신없이 말의 갈기에 매달려 울부짖었습니다. "사람 살려!" 그의 몸은 무서운 충격을 받아 마치 총알처럼 말의 앞으로 붕 뜨다시피 날아가 마침 그곳을 지나던 순경의 품안에 떨어졌습니다. 순경이 그에게로 뛰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순식간에 흥분한 소리질렀습니다.

군중의

그의

주위를

둘러싸고

삿대질을

하면서

고래고래

그 중에서 특히 커다랗고 둥근 훈장을 달고 위엄 있는 흰 수염이 난 노신사가 분개하고 있 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되풀이하여 말했습니다. "제기랄! 이렇게 엉터리 솜씨라면 조용히 집에나 처박혀 있지! 말을 탈 줄도 모르면서 큰길 에 나와 사람을 죽여서야 되겠나!" 노파를 안은 네 명의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노파는 얼굴이 노래지고 모자도 비뚤어진 채 전 신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족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 노인을 의사에게 데리고 가시오" 그 노신사는 명령했습니다. "우리는 경찰서로 가겠소." 엑토르는 두 순경 사이에 끼어서 걷기 시작했고, 세 번째 순경은 그의 말을 끌고 갔습니다. 또한 군중들도 그들의 뒤를 따라 갔습니다. 그때서야 가족들이 탄 사륜마차가 나타났습니다. 그의 아내는 급히 달려왔고 하녀는 어쩔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울고 있었습니다. 엑토르는 어떤 여자를 넘어뜨렸으나, 상태가 심하지 않기 때 문에 곧 집으로 돌아갈 수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겁에 질린 그의 가족들은 멀어져 갔


습니다. 경찰서에서의 취조는 간단했습니다. 그는 해군성 직원인 엑트로 르 그리블랭이라고 말했습 니다. 그리고 그들은 부상자에 대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정을 알아보러 갔던 순경이 돌아와서 노파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노파의 말 대로라면, 그 녀는 속이 몹시 아프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그 노파는 시몽 부인이라는 65 세 된 가정부였습니다. 노파가 죽지 않았음을 알게 되자 엑토르는 희망을 되찾고 치료비를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습 니다. 그리고는 그는 병원으로 재빨리 달려갔습니다. 병원 문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소파에 기운 없이 누워 있던 노파는 두 손을 축 늘어뜨리고 얼빠진 얼굴로 우는소리만 하고 있었습니다. 의사 두명이 아직도 진찰을 하고 있었습니다. 팔과 다리는 부러지지 않았으나 내상이 걱정 되는 듯 했습니다. 엑토르가 말했습니다. "몹시 아픈가요?" "오! 네." "어디가 아픈가요?" "속에서 불이 나는 것만 같아요." 의사 한 사람이 가까이 갔습니다. "당신이 사고를 일으킨 사람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 부인을 실비 진료소로 보내야 하겠어요. 하루에 6 프랑으로 받아 줄 값싼 진료소를 한 군데 알고 있는데 나에게 맡겨 주시겠소?" 엑토르는 기뻐하며 감사의 표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집으로 돌아왔습 니다. 그의 아내는 울면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그는 아내를 토닥이며 달 래느라 애썼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아. 시몽 부인은 이미 많이 좋아졌어. 사흘쯤 지나면 아파 보이지도 않을 거 야. 그녀를 실비 진료소에 보냈소.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다음 날 사무실에서 나오자 그는 시몽 부인의 소식을 알아보러 갔습니다. 그녀는 극히 만족


스러운 모습으로 고깃국을 먹고 있었습니다. "어때요?" 엑토르가 조심스레 묻자 노파는 대답했습니다. "오, 선생님. 별로 달라진 게 없네요. 기진맥진해요. 조금도 나아진 것 같지 않아요." 의사는 복합적인 후유증이 뜻하지 않게 생길 수도 있으니 기다려 보아야만 하겠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사흘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찾아갔습니다. 노파는 밝은 얼굴빛이었고 눈도 맑아 보였습니다. 노파는 그를 보더니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이젠 움직일 수가 없어요. 정말이에요. 죽는 그날까지 그럴 것 같아요." 엑토르는 뼈 속까지 오싹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는 의사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의 사는 두 팔을 들며 대답했습니다. "선생님, 할 수 없지 않습니까? 도대체 알 수 없군요. 일으키려고 하면 이 노파는 야단법석 을 해요. 소파에 앉은 채로 위치를 바꾸려고 해도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고요.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잖소. 내가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가 걷는 것을 보지도 못한 이상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없고 말이요." 노파는 엉큼한 눈으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귀기울였습니다. 다시 일 주일이 지났습니다. 그 리고 두 주일, 그리고 결국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시몽 부인은 소파를 떠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아치부터 저녁까지 먹 어댔기 때문에 살이 쪘습니다. 또한 다른 환자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이미 움 직이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50 년 동안 계단을 오르내리고, 매트 리스를 뒤집고, 각층으로 석탄을 나르고, 빗자루와 솔로 청소를 해 온 대가로 얻게 된 보상 으로 휴식이라도 즐기는 듯했습니다. 엑토르는 당황하여 매일 찾아갔습니다. 그러면 그가 올 때마다 명랑한 얼 굴로 말했습니다. "움직일 수가 없네요. 선생님,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요."

그녀는 평온하고


매일 저녁 부인은 묻곤 했습니다. "시몽 부인은 좀 어때요?" 그럴 때마다 그는 절망하여 낙담한 표정으로 대답하곤 할뿐입니다.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업어. 전혀 아무 것도!" 그들은 하는 수 없이 경제적인 형편상 하녀를 내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녀에게 주는 급 료가 너무나 무거운 부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욱 절약했습니다. 과외 일로 받았 던 사례금은 그 일로 몽땅 써 버렸습니다. 그러자 엑토르는 유명한 의사 네 사람을 불렀습니다. 그들은 노파 주위에 모였습니다. 노파 는 교활한 눈으로 그들을 엿보면서 의사들이 쓰다듬고 만져 보면서 진찰하도록 내버려두었 습니다. "걸어 보게 해야 합니다." 한 의사가 말했습니다. 그녀는 큰소리도 말했습니다. "움직일 수 없어요. 선생님들, 움직일 수 없단 말예요." 그러자 의사들은 그녀를 붙들어 일으켜 몇 발자국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노파는 그들 손에서 빠져나가 마루 위에 쓰러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너무나 크 게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의사들은 극히 조심스럽게 그녀를 다시 제자리에 데려다 놓고 말 았습니다. 의사들은 신중한 의견을 진술했고 역시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엑토 르가 이 소식을 아내에게 알려 주었을 때 그녀는 쓰러지듯 의자에 주저앉으며 중얼거렸습니 다. "그 노파를 우리 집에서 맡는 게 좋겠어요. 그러는 것이 비용이 덜 들 거예요." 그는 펄쩍 뛰었습니다. "여기 우리 집에? 당신,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러나 이미 완전히 단념한 그녀는 두 둔에 맺힌 눈물을 억지로 참으면서 대답했다. "하는 수 없잖아요, 여보. 그러나 제 잘못은 아니에요...!"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집달리(마르셀 에메) 프랑스 어느 작은 마을에 말리코른느라는 집달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직무에 어 찌나 충실하던지 자기 집안의 가구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차압할 만한 위인이었습니다. 다만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 게다가 법은 집달리가 자신에게 불리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밤 그는 아내 옆에서 잠을 자다가 그만 죽어 버렸습니다. 곧장 그는 천당의 일심 재판을 판결하는 베드로 성인 앞에 출두하게 되었습니다. 천당 열쇠지기 성인은 그를 냉랭 하게 맞았습니다. "이름은 말리코른느요, 직업은 집달리라. 천당에는 집달리 따위는 거의 없는데." "괜찮습니다. 특별히 동료들과 함께 있겠다고 고집하진 않겠습니다." 언뜻 보기에 물같이 보이는 것으로 가득 찬 커다란 통을 천사의 무리들이 가져다 놓는 것을 본 베드로 성인은 입가에 냉소를 띠었습니다. "여보게, 자넨 아무래도 착각하는 모양인데..." "저는 그저 희망을 걸어 볼뿐입니다. 사실 제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거든요. 물론 저는 인간 이기 때문에 추악한 죄인이요, 죄악의 단지요, 미천한 벌레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밖 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한 푼의 손해를 끼친 일도 없고 미사 참여도 규칙적으로 했습니다. 집달리라는 나의 직책도 만인이 만족할 만큼 수행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 성인이 물었습니다. "정말인가? 그렇다면 자네가 숨을 거둘 때 함께 하늘에 올라온 이 커다란 물통을 보게나. 이 속에 무엇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나?" "전혀 모르겠습니다." "자네가 절망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은 과부와 고아들의 눈물이 가득 차 있다네." 집달리는 눈물통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별로 당황하는 빛도 없이 말을 계속했습니 다. "그럴 수 있겠지요. 과부나 고아들이 체납자일 때도 가구를 차압해야 하니까요. 아시다시피 이런 일에는 눈물과 원망이 따르게 마련이지요. 그러니 이 통이 눈물로 가득 찬 것도


무리 가 아닙니다. 다행이 제 일은 잘 돼 나갔습니다. 제게는 일거리가 떨어진 적이 없었으니까 요." 이토록 태연자약한 철면피의 태도에 화가 벌컥 난 베드로 성인은 천사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지옥으로 쫓아 보내라! 이 자를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로 지져라. 하루에 두 번씩 과부와 고 아의 눈물을 끼얹어 화상을 영원히 유지하도록 해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천사들이 달려들었습니다. 말리코른느는 단호하게 그들을 뿌리쳤습 니다. "잠깐만, 이런 부당한 판결에 대해 나는 하느님께 이의를 제기하겠습니다." 소송절차는 절차니만큼 지켜야 합니다. 베드로 성인은 몹시 화가 났지만 하는 수 없이 판결 을 이행하는 것을 보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천둥소리가 나더니 하느님이 곧 구름을 타 고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도 역시 집달리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말리코론느 를 신문하시는 하느님의 무뚝뚝한 표정을 보면 그것을 쉽사리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 , 제 말씀 좀 들어보십시오. 베드로 성인께서는 제가 집달리 직무를 수행할 때 흘리 게 한 과부와 고아들의 눈물을 저의 죄로 돌립니다. 그래서 그 뜨거운 눈물이 저의 영원한 형벌의 도구가 되도록 하려고 합니다. 이건 부당한 처삽니다." 하느님은 베드로 성인을 돌아보시며 엄격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의 가구를 차압하는 집달리는 인간이 만든 법률의 도구에 지나지 않으니 그 책임은 그에게 있지 않도다. 그는 마음속으로밖에는 그 사람들을 동정할 수 없기 때문이 니라." "바로 그겁니다! 이자는 그 희생자들을 동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잘한 듯이 이야기하며 뻔뻔 스럽게도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베드로 성인의 이 같은 말에 말리코론느는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는 제 직책을 언제나 정확하게 수행했다는 것과 언제나 일거리가 떨 어진 적이 없었던 것이 기쁘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자기 직업을 사랑하고 그 직책을 완수하 는 것도 죄가 됩니까?"


"보통 그것은 죄가 되지 않도다. 오히려 그 반대지." 하느님이 수긍하시고는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네 경우는 매우 특수하도다. 어쨌든 베드로 성인의 판결이 다소 조급했다는 것을 인정하노 라. 그러면 무슨 착한 일을 했는지 보도록 하자. 착한 일 한 것이 무엇인고?" "하느님 조금 전에도 베드로 성인께 말씀드렸지만 저는 아무에게도 돈 한 푼 빚진 일이 없 으며 미사에도 규칙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리고 또요? 네..., 15 년 전의 일입니다만, 미사 참여를 끝내고 나오면서 가난한 사람에 게 돈 10 원을 준 일이 있사옵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위조한 동전이었습니다." 베드로 성인이 옆에서 참견했습니다. 말리코론느는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전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습니다. 그 사람은 그 돈을 잘 썼을 테니까요." "그것이 너의 선행의 전부인고?" "하느님, 잘 기억해 낼 수가 없습니다. 오른 손이 한 것을 왼손이 몰라야 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재치 있게 말은 했지만 사실 그밖에는 내세울 만한 아무런 선행도 없으며 최고 재 판관인 하느님이 자랑할 만한 선행을 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기란 어렵지 않았습니 다. 하느님은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집달리가 알아듣지 못하도록 히브리말로 베드로 성인 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조심성 없게 행동해서 우리가 곤경에 빠져버렸도다. 물론 이 집달리는 신통치 안은 윈인이라 지옥에나 안성맞춤인 놈이다. 하지만 너의 비관과 판단은 성급했다. 더구나 너는 그의 직업적인 긍지를 송상시켜서 우리는 그에게 보상을 해야 하게 됐도다. 이 자를 어떻게 했으면 좋을꼬? 그렇다고 천당문을 열어 줄 수도 없고, 그렇게 되면 큰 스캔들이 될 테니, 어떻게 할꼬?" 베드로 성인은 침통한 듯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자기에게만 결정권이 달려 있다면 이 집달리의 운명은 벌써 결정이 나 있을 것입니다. 베드로 성인이 뾰로통해 있는데


하느님은 말리코른느를 향해 유창한 프랑스어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쁜 사람이다. 그러나 베드로 성인의 잘못이 너를 구했도다. 네가 지옥을 벗어났다 고 해서 다시 지옥에 떨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느니라. 그러나 너는 천당에 들어갈 자격이 없으니 너를 다시 지상에 보내 집달리를 하게 할 터이다. 하늘 나라를 얻을 기회를 얻도록 노력하거라. 가서 너에게 주어진 이 유예기간을 유용하게 쓰도록 하라." 다음날 아침 아내 옆에서 잠이 깬 말리코른느는 꿈을 꾼 것같이 느껴졌으나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구원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덟 시가 되어 사무 실에 들어갈 때까지도 그는 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30 년 전부터 함께 일을 하는 그의 서기 부리숑 영감이 벌써 나와 있었습니다. "부리숑, 월급을 50 프랑 올려 주겠소."

"말리코른느 나으리, 정말 너무 친절하십니다. 고맙습니다. 나으리." 부리숑은 두 손을 합장하며 고마워했습니다. 이렇게 감사하는 표현에도 집달리의 마음은 조 금도 감동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벽장에서 새 노트를 한 권 꺼내서 첫 장 위에 세로로 직선 을 그어 두 칸으로 나누었습니다. 왼쪽 칸 위에 둥근 글자로 '악행'이라 쓰고 오른쪽 칸 위 에는 마주보게 '선행'이라고 써넣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기로 맹세하며 자신에 게 불리한 것도 절대로 잊지 않겠노라 다짐했습니다. 이렇듯 엄격한 공정성을 띤 정신으로 아닐 아침의 일들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왼쪽 칸에 쓸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 래서 선행 칸에 이렇게 써넣었습니다. '나는 자의로 서기 부리숑에게 월급을 한 달에 50 프랑 올려 주었다.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사람이지만.' 아홉 시경, 그의 고객 고르즈랭 씨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이 도시 안에 44 개의 가옥을 소유 하고 있는 대단한 재산가로 그의 집 세입자 몇몇이 월세를 제대로 내지 않는 터에 자주 말 리코른느에게 일을 부탁하는 처지였습니다. 이번에도 2 기분의 집세가 밀린 가난한


가정 때 문에 이야기를 하러 온 것입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소." 말리코른느는 별로 달갑지 않지만 가난한 세입자 편을 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제 생각엔 그들에게 좀더 연기를 해주시는 편이 댁에 이익이 될 것 같은데요. 그 사람들의 가구라야 팔아 봤자 몇 푼 되겠습니까? 밀린 집세의 십분의 일도 안 될 텐데요." 고르즈랭은 한숨을 푹 내쉬었습니다. "나도 알아요. 내가 너무 마음이 좋았소. 언제나 너무 마음이 좋은 것이 탈이라니까. 그 사 람들은 그걸 이용하는 거요. 그래서 이제 당신에게 필요한 절차를 밟아 달라고 부탁하러 온 거요. 생각해 보시오. 내게는 1 백 51 명의 세입자가 있소. 만일 내가 너무 마음이 착하다는 소문이라도 날 것 같으며 세입자들 중 반수에게서도 돈을 거둬들이지 못할 것 아니겠소?" "그건 그렇습니다. 모든 일에는 우선 목적부터 생각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고 르즈랭 씨.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아직 당신이 착하다는 소리는 아무한테서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다행이군." "어떤 의미로는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말리코른느는 감히 자기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는 착하다고 말하는 온 동네 사람들의 소리를 앞세우고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는 죄인의 유리한 입장을 생각 하고 있었습니다. 고객을 문까지 배웅하고 돌아온 그는 곧장 부엌으로 달려가서 놀라는 아 내 앞에서 하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멜라니, 월급을 한 달에 50 프랑을 올려 주겠다." 고맙다는 인사도 받기 전에 집무실로 돌아온 그는 선행 칸에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스스로 하녀 멜라니의 월급을 50 프랑 올려 주었다. 깨끗하지 못한 계집인데도'

이젠 월급을 올려 줄 사람이 없게 되자 그는 도시의 빈민가에 내려가 가난한 가정 몇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들은 집달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며 적의에 찬 냉랭한 태도로 맞았습니다. 이러한 그들을 황급히 안심시키며 그는 50 프랑 짜리 지폐를 놓고


나왔습니다. 그가 나가고 나면 돈을 받은 사람들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지폐를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습니 다. "도둑놈 같으니,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번 돈이 그렇게 많으니 남한테 적선도 할 만할 거 야." 그러나 이것은 그를 보는 눈이 갑자기 변하는 것을 꺼리는 하나의 표현에 지나지 않았습니 다. 그가 되살아난 날 저녁에 말리코른느는 그의 노트에 6 백프랑이 날아간 선행 열두 가지를 적 어 넣었고, 악행은 하나도 쓸 것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 그리고 또 그 다음 날도 그는 가난 한 가정에 돈을 계속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는 하루 평균 열두 개의 선행을 했으며, 간이나 위가 다소 아픈 듯할 때는 열 다섯, 열 여섯 개까지 성적을 올렸습니다. 집달리의 소화가 잘 안 될 때 부리숑의 월급이 또 50 프랑 올라갔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런 때는 거의 틀림없이 부리숑이 뜻하지 않은 벼락을 맞게 마련이었습니다. 이렇듯 많은 선행은 소문이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말리코른느가 선거에 출 마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너무나 오랫동안 사람들은 아 무런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 행동을 그가 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그의 사람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느 순간 맥이 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추진하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 하고는 다시 힘을 내어 더욱더 열심히 선행을 했습니다. 개인에게 적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는 자선사업을 하는 부인회, 본당 신부, 공제회, 소방서, 동우회, 출신학교 동창회, 그 밖에 모든 종교, 비종교 자선단체에 헌금할 것을 생각해 냈습니다. 4 개월 동안 그는 자기 재산의 십분의 일을 소비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의 명성은 확고히 자 리를 굳혔습니다. 온 도시 안에서 그는 자선가의 모범이 되었고, 그가 보이는 모범이 하도 흥미로워서 박애주의 자선단체에는 헌금이 물밀 듯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여러 자선단체 위원회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풍부하게 차린 연회를 자주 베풀었으며 거기에 서는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오가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도 이제는 말리코른느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습니다. 말리코른느의 선심은 격 언이 될 정도였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말리코른느처럼 착하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리고 차차로 사람들은 이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가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표현은 하도 놀 랍고 기이해서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약간 심한 농담같이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 로 '집달리 같이 착하다'는 표현이었습니다.

말리코른느는 이 명성을 그래도 유지하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는 자선을 계속하면서 안심 하고 하느님이 부르시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부인회 자선사업에 헌금을 하러 갔을 때 드 생 오뉴프르 부인이 그에게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성인이십니다." 그는 겸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오! 부인, 성인이라니요,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한편 실질적이고 이해 타산적인 살림꾼인 그의 아내는 이 모든 선심이 너무 값비싸다고 생 각했습니다. 이런 낭비를 하는 참된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아내는 더욱더 화를 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천당자리를 사려는 거지요. 그러면서도 당신은 내 천당자리를 사기 위해선 한 푼도 내놓지 않아요. 그것을 보면 당신이 얼마나 이기주의자인지 알 수 있어요." 말리코른느는 그저 주는 기쁨을 위해 주는 것이라고 항의해 보았으나 역시 이 비난이 마음 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자기 아내에게도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 되는 돈을 쓸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아내는 화를 벌컥 내며 이를 거절했습니다. 말리코른느 는 저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선행을 적어 나가던 집달리는 1 년이 지났을 때 학생용 노트 여섯 권을 다 채우기에 이르렀


습니다. 수시로 그는 그 노트들을 서랍에서 꺼내 들고 무게를 가늠해 부며 행복해 하기도 하고 때로는 노트 장을 넘겨보기도 했습니다. 악행 칸은 대부분 하얀 채로 남아 있고 그 옆 에 선행이 빽빽이 적혀 있는 칸을 보는 것만큼 위안이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말리코른느는 벌써 천국을 미리 맛보는 듯 거대한 짐을 들고 하느님 앞에 나타날 순간을 꿈꾸고 있었습니 다. 어느 날 아침 집달리가 한 실직자의 가구를 차압하고 나서 빈민가의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 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는 별안간 마음이 혼란하고 불안해졌습니다. 그것은 뚜렷한 대상도 없이 일어나는 일종의 침울하고도 강렬한 불안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아무런 두려움이나 쓸데없는 연민의 정 같은 것 없이 자기 직무 를 수행해 왔었습니다. 일이 끝난 후 실직자에게 50 프랑 짜리 지폐를 적선하면서도 그는 마 음이 흔들리지 않았었습니다. 라 포테른느 거리에서 그는 자기 고객 고르즈랭 씨 소유인 낡은 집 문간을 넘어 들어갔습니 다. 그는 이 집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여러 세입자들을 차압한 일이 있으며 어젯밤에도 적 선을 하러 이곳에 왔었습니다. 그는 이제 4 층만 방문하면 됩니다. 끈적끈적한 벽 사이로 컴컴한 복도를 지나 계단을 세 개 올라가니 다락방을 통해 들어오는 희미한 햇빛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4 층과 마지막 층은 불 쑥 나온 천장에서만 빛이 들어오는 음침한 곳입니다.

이곳까지 올라오느라고 약간 숨이 가빠진 말리코른느는 잠깐 발을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았 습니다. 지붕 밑 칸막이 벽토는 습기 때문에 부풀어올라 이곳저곳 터져 있어 마치 곪아터진 상처처럼 썩은 서까래와 각목이 시커멓게 드러나 보였습니다. 천장 아래 마룻바닥에는 대야와 걸레가 놓여 있었지만 아마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빗물 이 새는 것을 막을 길은 없었던지 마루가 군데군데 썩어서 융단처럼


푹신푹신했습니다. 이 런 음산하고 좁은 층계의 모습이나 퀴퀴한 냄새가 이 집달리에게는 새삼 놀라운 것은 아니 었습니다.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이런 광경은 얼마든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불안은 더욱 커 가며 곧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 것만 같았습니다. 이 층 계 양쪽에 있는 어느 집에선가 어린애 우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 소리가 들려 오는 곳 이 어느 쪽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는 무턱대도 한쪽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 집은 두 개의 방이 나란히 연결된 구조로 있었습니다. 복도처럼 좁은 두 방 중 첫 번째 방은 다음 방과의 샛문에서만 빛을 받을 수 있는 층계보다 더 어두워 보였습니다. 아직 젊은 얼굴이지만 아주 지친 모습을 항 앙상항 여인이 말리코른느를 맞았습니다. 두 살 난 어린애가 그녀의 치마폭에 매달려 눈물에 젖는 눈으로 방문객을 쳐다보았습니다. 호기심 에 찬 어린애는 벌써 슬픔도 잊은 모양이었습니다. 집달리가 안내된 두 번째 방에는 나무들에 가죽띠를 건 침대 하나와 하얀 나무로 된 작은 탁자, 의자 두 개, 그리고 지붕으로 변한 찬장 앞에 놓인 낡은 재봉틀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 방안의 빈곤한 모습도 그가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바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생전 처음으로 말리코른느는 가난한 사람 집에 들어가면서 겁이 덜컥 났습니다. 보통 그의 자선 방문은 아주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앉지도 않고 몇 가지 정확한 질문을 하 고 격려하는 상투적인 말 몇 마디를 던지도 적선을 한 다음 곧 문 밖으로 나와 버리는 일이 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왔는지 자신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갑에 손을 댈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생각이 머리 속에서 뱅뱅 돌며 말이 입술에서 얼어붙었습니다. 집달리라는 자기 직업을 생각하면 이 바느질하는 여인을 쳐다보기가 송구스러웠습니다. 한편 여인도 이 자선하는 사람의 소문은 오래 전부터 들어온 처지지만 그래도 겁이 안 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린애가 두 사람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워하던


어린애도 곧 낯이 익어 말리코른느의 무릎 위에 올라앉았습니다. 말리코른느는 어린애에게 줄 사탕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어찌나 유감스러운지 울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갑자기 지팡이로 치는 듯 문을 거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느질하는 여인은 깜 짝 놀라 당황하는 듯하더니 옆방으로 건너가 샛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어떻게 됐나?" 거만한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말리코른느는 곧 그것이 고르즈랭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 차렸습니다. "그래, 어떻게 됐어? 오늘인 줄 아는데?" 대답하는 소리가 가느다랗게 중얼거리듯이 집달리 귀에 들려 왔으나 그 내용은 곧 알 수 있 었습니다. 고르즈랭은 큰소리로 고함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에 어린애는 놀라워 하였고 온 집안이 왕왕 울렸습니다. "안돼! 이젠 지쳤어. 쓸데없는 말만으론 안 되겠어. 난 내 돈을 받자는 거야. 내 돈을 내놓으 란 말이야. 지금 당장! 자, 보자, 당신이 모으고 있다는 그 돈을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 다른 때 같으면 말리코른느는 세입자들한테서 돈 을 받아 내는 이런 열성을 감탄했을 숨긴 어 린애의 가슴이 느끼는 똑같은 공포를 "자, 돈을 꺼내 봐요! 내놓지 않으면 고르즈랭이 소리쳤습니다.

방면의

전문가로서

고르즈랭이

가난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자기 품안에 몸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내가 찾아내지!"

집달리는 벌떡 일어나 의자 위에 어린애를 앉혀 놓고 특별난 생각도 없이 옆방으로 건너갔 습니다. "아니!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바로 당신 이름을 꺼내려던 참인데." "나가시오!" 느닷없는 집달리의 고함에 말문이 막힌 고르즈랭은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나가시오!" 말리코른느는 되풀이했습니다. "여보, 당신, 정신이 돈 것 아니오? 난 이 집 주인이오." 아닌 게 아니라 말리코른느는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고르즈랭에게 덤벼들어


그를 문 밖으로 밀쳐 버리며 소리쳤습니다. "더러운 놈의 집주인 같으니, 집주인들을 죽여라! 집주인들을 죽여라!" 자기 목숨이 위태로울까 겁이 난 고르즈랭은 권총을 꺼내 집달리를 겨냥하여 쐈습니다. 집 달리는 마룻바닥에 널린 대야와 걸레 옆에 쓰러졌습니다. 그는 죽었습니다. 말리코른느가 나타났을 때 하느님은 때마침 심판장을 지나가고 계셨습니다. "아! 여기 그 집달리가 돌아왔군. 그래, 그의 행실이 어떠했던가?" "네, 그의 판결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베드로 성인이 대답했습니다. "어디 좀 보자, 착한 일을 얼마나 했는지." "오! 그가 한 착한 일에 대해선 말씀도 마십시오. 그의 선행 명세표에는 단 한 가지 밖에 없 습니다." 여기서 베드로 성인은 말리코른느에게 다정한 미소를 띄우고 바라보았습니다. 집달리는 항 의하며 자기 노트에 기록된 모든 착한 행동을 나열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성인은 그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네, 단 한가지의 착한 행동입니다. 그러나 무게 있는 것이지요. 집달리인 저 사람이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집주인들을 죽여라!'" "참 훌륭하구나, 참 훌륭해." 하느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저자는 두 번이나 그렇게 외쳤습니다. 그리고 가련한 한 여인을 집주인으로부터 옹호해 주 던 순간 죽었습니다." 감탄한 하느님은 천사에게 명하여 말리코른느를 위해 비파와 비올라와 오보에와 플라리올렛 토를 연주하도록 하셨습니다. 다음에 하느님은 두 쪽으로 된 하늘 나라의 문을 활짝 열게 하셨습니다. 불행한 자들, 거지들, 가난뱅이들, 사형수들에게 문을 열어 주시듯이, 그리고 집 달리는 음악에 실려 머리 위에 후광을 두르고 천국으로 들어갔습니다.

스갱 씨의 염소(알퐁스 도데)


파리의 서사시인 피에르 그랭고와르에게. 이 가엾은 친구 그랭고와르야. 넌 항상 그 노릇일 테지. 아니, 파리의 근사한 신문사 기자 자리를 자네에게 주었건만 그걸 거절하다니... 네 꼬라지를 한 번 보게. 이 불쌍한 친구야! 그 구멍 뚫린 웃저고리에다, 엉망이 된 바지 가랑이,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바짝 마른 얼굴 을 좀 보라지. 그래 고작 그런 것이 시에 대한 정열의 결과인가! 그것이 바로 자네가 십 년 간 충실히 시작 생활을 하여 얻은 것의 전부란 말인가... 그래, 자넨 정말 부끄럽지 않은가? 그러니까 기자가 되라고 이 얼간이 같은 친구야. 기자가 되라구! 장미꽃 장식이 박힌 은화 도 벌 것이고 브레방 식당에서 항상 식사할 수도 있고 또한 연극의 첫회 공연에 자네 모자 에 새깃털을 달고 나타날 수 있게 된 거란 말이야... 아니라고? 자넨 원치 않는다고? 자넨 끝까지 자네 멋대로 자유로이 있겠다고 고집이군... 그 럼, 스갱 씨의 염소 얘기를 좀 들어보게. 자네가 자유로이 살기를 원해서 얻게 되는 것이 무 엇인지 알게 될 거야... 스갱 씨는 염소를 키우면서 한 번도 운이 좋아 본 적이 없었지. 그 염소들이 밧줄을 끊고 산으로 가 버리면 산 위에서는 늑대가 그들을 먹어 버리곤 했지. 하지만 주인이 어루만져 주는 것도, 늑대에 대한 두려움도 그들을 붙잡아 놓지 못했어. "이젠 끝장이야. 염소들이 우리 집에 진력이 난 모양이야. 난 이제 한 놈도 못 데리고 있게 됐어." 그렇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고 똑같은 방법으로 여섯 마리를 잃어버리고는 일곱 번째 염소를 한 마리 샀지. 다만 이번에는 신경을 써서 아주 어린놈으로 샀어. 그 이유는 자기 집에 머무 르는 데 좀더 잘 길들게 하기 위해서였지. 아! 스갱 씨의 어린 염소, 고 녀석은 얼마나 예뻣는지! 아주 유순하게 생긴 눈과 하사관 수 렴, 까맣고 반짝이는 발굽, 줄무늬가 있는 뿔, 그 녀석에겐 외투가 되는 긴 털이 하얀 게 아


주 몹시 예뻤어! 거의 에스메랄다의 어린 염소만큼이나 깜찍했지. 생각해 보게, 그랭고와르? 그리고 또 온순하고 애교 있게, 젖 짤 때 움직이지도 않고, 대접에 발을 넣지도 않고 말이 야. 정말 사랑스런 꼬마 염소였지. 스갱 씨는 자기 집 뒤에 산사나무로 둘러싸인 밭이 있었지. 그는 바로 여기에다 새 어린 염 소를 집어넣었던 거야. 그는 그놈을 말뚝에 매어 놓았는데 풀밭의 가장 좋은 자리에 닿을 수 있도록 줄을 길게 해주는 등 신경을 썼고, 이따금 그놈이 잘 있는가 보러 가곤 했지. 염 소는 아주 행복해 했고 왕성하게 풀을 뜯었기 때문에 스갱 씨는 너무 기뻐했었지. 스갱 씨 는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 '마침내 내 집을 지겨워하지 않는 놈을 하나 만났군.' 하지만 스갱 씨는 잘못 생각했던 거였어. 그의 염소는 지겨워하기 시작했던 거야. 어느 날 어린 염소는 산을 바라다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어. '저 위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히이드가 우거진 벌판에서 깡충깡충 뛰어 놀면 얼마나 기쁠까. 이 목 살갗이 벗겨지게 하는 저주스런 끈도 없이 말이야... 울타리 친 밭에서 풀을 뜯는 것은 당나귀나 소에게나 어울리지... 염소들에게는 넓은 곳이 필요하단 말이야.' 이때부터 녀석은 울타리 쳐진 밭의 풀 맛이 없어지기 시작했던 거야. 그놈에게 권태가 시작 된 거지. 녀석은 몸이 말라 갔고 젖도 줄어들었어. 머리는 산 쪽으로 향하고 콧구멍을 벌리 고 서글프게 "매애!"하면서 온종일 끈을 잡아당기는 녀석을 보는 것은 스갱 씨에게는 참 마 음 아픈 일이었을 꺼야. 스갱 씨는 자기의 염소가 보통 때와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눈치챘지만 그 이유는 몰랐지. 어느 날 아침 스갱 씨가 녀석의 젖을 다 짜고 났을 때 녀석은 뒤로 돌아서서 녀석 특유의 사투리로 다음과 같이 말했지. "제 말좀 들어보세요, 스갱 아저씨. 전 아저씨의 집에서 몸이 쇠약해지고 있어요. 저를 산으 로 가게 해주세요." 깜짝 놀란 스갱 씨는 외쳤지.


"아! 맙소사... 이놈도 역시!" 그 바람에 그는 젖그릇을 떨어뜨려 버렸어. 그리고 나서 그의 풀밭에 앉 으며 이렇게 말했지.

사랑스런 염소 곁

"아니 어떻게 된 거지, 블랑캐트? 네가 날 떠나고 싶어하다니!" 그러자 블랑캐트가 대답했어. "네, 스갱 아저씨." "가엾어라! 불쌍한 블랑캐트...!" "괜찮아요, 스갱 아저씨. 절 산으로 가게만 해주세요." 스갱 씨가 말했지. "도대체 내 염소들에게 누가 어쨌길래? 또 늑대 밥이 되겠구나... 안돼, 네가 그런 다해도 난 널 구할 거야. 이 녀석! 그리고 네가 네 줄을 끊을까 무서우니 널 외양간에다 가둬 둬야겠 다. 넌 항상 거기 있어야 돼." 이렇게 말하고 나서 스갱 씨는 염소를 온통 캄캄한 외양간에다 가두어 놓고 문을 단단히 잠 가 놨지. 하지만 그는 창문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 버렸어. 그래서 그가 등을 돌리기가 무섭 게 곧 꼬마염소는 달아나 버렸지... 웃고 있나, 그랭고와르? 아무렴! 내 잘 알지. 자넨 맘씨 좋은 스갱 씨에게 항거하는 염소 편 이지. 이제조금 후에도 자네가 웃을지, 두고 보자고. 하얀 염소가 산에 도착했지. 온 산이 황홀했지. 늙은 전나무들, 그만큼 예쁜 것을 본 적이 없었던 거야. 염소는 꼬마왕비처럼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지. 밤나무들은 가지 끝으로 염소를 쓰다듬어 주느라고 땅 바닥에까지 몸을 굽혔고, 금잔화는 녀석이 지나가자 꽃을 피웠고 양 껏 향기를 발했지. 산 전체가 그를 대환영했던 거야. 그렇지. 그랭고와르. 우리 염소는 얼마나 행복했던지! 이제 울타리도 없고, 말뚝도 없고, 제 멋대로 풀을 뜯어먹는 걸 막을 것도 없었으니까... 바로 거기야말로 풀이 많이 있는 곳이었 지! 뿔을 넘어서까지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또 그 풀은 얼마나 좋은 풀이었는지! 맛있 고, 부드럽고, 깔쭉깔쭉한 게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식물로 이루어진 풀밭이었으니까. 울타리


밭의 잔디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었어. 또 꽃은 어떻고! 푸른색의 큰 풍령초, 꽂받침이 기 다란 자주빛 디기탈리스 등 즙이 넘치는 야생화들이 사방에 깔려 있었어! 하얀 염소는 반이나 취해서 다리를 벌렁 쳐들고 그 속에서 뒹굴기도 하고 낙엽과 밤과 함께 온통 뒤범벅이 되어 비탈을 따라 구르기도 했지. 그러고는 갑자기 껑충 뛰어 일어나기도 했 지. 머리를 앞으로 하고 관목 속 회양목 밭을 가로질러 가서는 어떤 때는 협곡 저 아래에 있었지. 저 위, 아래, 사방에 있었어. 그 산 속에 스갱 씨의 염소가 열 마리 있었다고 할 수 있을 지경이었으니까. 블랑캐트는 아무 것도 무서운 게 없었어. 그 녀석은 녀석이 지나갈 때 물보라와 물거품을 튕기던 큰 급류를 폴짝 뛰어 건너곤 했어. 물에 흠뻑 젖은 녀석은 어느 널찍한 바위 위로 올라가 누워서는 햇볕에 몸을 말리는 거였어. 한번은 양골담초 꽃을 입에 물고 언덕 끝으로 나가면서 녀석은 저 아래, 아주 저 아래 평지에서 뒤에 울타리 밭이 있는 스갱 씨의 집을 보게 되었지. 녀석은 눈물이 나도록 웃었지. '어머나, 작기도 해라! 어떻게 내가 저 속에서 참고 있을 수 있었지?' 요컨대 그 날은 스갱 씨의 염소에게는 행복한 날이었지. 정오쯤 해서 이리 저리 뛰다가 머 루를 와작와작 깨물어 먹고 있는 영양 떼와도 만났으니까. 흰 드레스의 우리 꼬마는 센세이 션을 일으켰지. 영양 떼들은 그 녀석에게 머루 먹는 데 가장 좋은 자리를 주었고 모두들 아 주 친절이 대해 주었지. 이건 우리끼리 얘기지만 말이야. 검은 털의 젊은 영양 한 마리는 블 랑캐트의 맘에 드는 행운을 가졌다는 얘기도 있어. 두 연인은 숲 속을 한두 시간 헤맸지. 그 런데 그 녀석들이 주고받은 얘기를 알고 싶거든 이끼 속에 보이지 않게 흐르는 수다쟁이 물 한테 물어 보게나. 갑자기 바람이 서늘해졌어. 산은 보랏빛이 되고, 저녁이었던 거야. "벌써!" 어린 염소는 이렇게 말하곤 아주 놀라서 멈췄지. 저 아래서는 들이 안개에 젖어 있었어. 스 갱 씨의 울타리 밭은 안개 속에 사라지고 있었고, 조그마한 집은 약간의 연기와 함께


지붕 만 보일 뿐이었지. 염소는 누가 데리고 들어가는 양떼의 방울 소리를 듣고 마음이 아주 서 글퍼지는 것을 느꼈어. 집으로 돌아가던 큰 매 한 마리가 지나가면서 날개로 녀석을 스쳤어. 녀석은 소스라치게 놀랐지. 그러자 이제는 산 속에서 우! 우! 하고 짐승들 짖는 소리가 났 어. 녀석은 그제야 늑대 생각이 났지. 하루 종일 정신없었던 그 녀석은 늑대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거야. 바로 이때 저 멀리 계곡에서 나팔소리가 났어. 마지막 노력을 하는 마음 착한 스갱 씨였지. "우! 우!" 늑대가 울었지. "돌아오렴! 돌아오라고..." 나팔이 울었지. 블랑캐트는 되돌아가고 싶었어. 하지만 말뚝, 밧줄, 밭 울타리를 떠올리면서 그 생활에 이제 는 더 이상 익숙해질 수 없으며 그냥 산 속에 있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했지. 나팔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았고. 녀석은 자기 뒤에서 나는 나뭇잎 소리를 들었어. 염소는 뒤돌아 서서 보았지. 그랬더니 나뭇 잎 사이로 두 개의 아주 꽂꽂이 선 짧은 귀와 반짝이는 두 눈이 보였던 거야. 늑대였다네. 엄청나게 큰 게 꼼짝도 않고 바위 위에 앉아서는 하얀 꼬마 염소를 쳐다보며 군침을 삼키고 있었어. 늑대는 염소가 자신의 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았지. 다만 염소가 되로 돌아섰을 때 늑대는 고약하게 웃기 시작했어. "하! 하! 스갱 씨의 어린 염소." 늑대는 그 큰 붉은 혀로 두 입술을 핥으며 입맛을 다셨어. 불랑캐트는 졌다고 느꼈어. 결국 아침에 먹힐 것을 밤새도록 싸웠던 늙은 르노드의 얘기를 잠시 떠올리면서 어쩌면 금방 먹 혀 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금새 생각을 달리 하고는 머리를 아래로 하고 뿔을 앞으로 하고 스갱 씨의 용감한 염소답게 경계 태세로 들어갔지. 염소가 늑대를 죽이겠다는 기대에서가 아니라-염소가 늑대를 죽이지 못하니까-다만 저도 르노드만큼


오래 견딜 수있을지 어떨지는 시험해 보고 싶었던 거야. 그러자 그 괴물이 앞으로 나왔고 작은 뿔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어. 아! 용감한 어린 염소, 녀석은 얼마나 사력을 다해 그 짓을 했던지! 이건 사실이네, 그랭고와르. 녀석은 늑대를 열 번도 더 숨을 돌리느라 뒤로 물러나게 했어. 일 분간 싸움을 쉬는 동안 먹보 녀석은 재빨리 제가 좋아하는 풀을 한 입 뜯어먹고는 입안 가득 문 채 다시 전투 태세로 돌아가곤 했지. 이러기를 밤새도록 했어. 이따금 스갱 씨의 염소는 맑은 하늘에서 별들이 춤추는 것을 쳐다 보고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지. "오! 새벽까지만 내가 견딜 수 있었으면..." 별들은 하나둘 꺼져 갔고 블랑캐트는 뿔로 받기를, 늑대는 이빨로 물어 뜯기를 계속 했어. 희미한 빛이 지평선에 나타나고 목이 쉰 수탉소리가 밭쪽에서 들려 왔어. "아이고!" 죽기 위해 오직 아침만을 기다렸던 불쌍한 염소가 말했어. 그리고 염소는 온통 피로 물든 하얀 예쁜 모피에 싸여 땅바닥에 털썩 눕고 말았어. 그러자 늑대가 그 어린 염소에 덤벼들 어 염소를 먹어 치우고 말았지. 안녕, 그랭고와르! 자네가 들은 얘기는 내가 지어낸 얘기가 아니야. 자네가 프로방스에 온다면 우리 농가 주인 들이 밤새껏 늑대와 싸우고는 아침에 늑대에게 잡혀 먹혔다는 스갱 씨의 어린 염소 얘기를 가끔 해줄 거야. 내 말 잘 알아듣겠지, 그랭고와르. <그리고는 아침에 늑대가 염소를 먹었다.>

마지막 수업(알퐁스 도데) 그 날 아침 나는 학교에 매우 늦었어요. 나는 꾸중을 들을까 봐 몹시 겁이 났는데, 아멜 선 생님이 우리에게 분사에 대해서 물어 보겠다고 하셨는데도 그것에 대해 첫 마디조차 몰랐기


때문에 그만큼 더욱 겁이 났죠. 순간 수업을 빼먹고 들판으로 생각이 내 게 떠올랐습니다. 날씨는 몹시 따뜻하고 청명했습니다.

놀러나 갈까 하는

숲 가장자리에서는 티티새 우는소리가 들려 왔고, 제재소 뒤 리페르 목장에서는 프러시아 병사들이 훈련하는 소리가 들여왔어요. 이러한 모든 것들이 분사의 규칙들보다도 훨씬 더 나를 유혹했지만 나는 유혹을 뿌리치고 학교를 향해 달렸습니다. 면사무소 앞을 지나가면서 나는 공고가 나붙은 작은 철책 주변에 사람들이 멈춰 서 있는 것 을 보았습니다. 2 년 전부터 모든 나쁜 소식들, 즉 패전이니 징병이니 군사령부의 명령이니 하는 것들이 우리에게 전달된 것은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멈추지 않고 그냥 지 나치면서 생각했습니다. "또 무슨 일일까?" 달음박질치며 광장을 가로질러 가고 있을 때에 대장장이 바쉬테르가 그의 견습공과 함께 거 기서 게시판을 읽고 있다가 나에게 소리쳤어요. "그렇게 서둘지 마라, 꼬마야. 너는 어차피 학교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 나는 그가 나를 놀리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숨이 몹시 가쁜 채로 아멜 선생님 의 작은 마당에 들어섰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수업이 시작될 때는 큰길가지 들릴 정도로 몹시 떠들썩했어요. 책상을 열었 다 닫았다 하는 소리며, 더 잘 외우려고 귀를 틀어막은 채 모두 큰 목소리로 교과를 반복해 읽은 소리며, "좀 조용히!" 하면서 테이블 위를 두들기는 선생님의 커다란 자 소리 등으로 북새통을 이루곤 했으니까요. 나는 이 북새통을 틈타서 눈에 띄지 않게 들키지 않고 내 자리에 가 앉으려고 했습니다. 그 런데 그 날은 마치 일요일 아침처럼 모두가 조용했습니다. 열러진 창문 너머로 벌써 친구들 이 제자리에 가지런히 자리잡고 앉은 것과, 아멜 선생님이 무시무시한 쇠자를 팔 밑에 끼고 서 왔다갔다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 조용한 가운데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했던 것입


니다. 내가 얼마나 새빨간 얼굴을 했고 얼마나 내 마음이 조마조마 했는지 여러분도 짐작하실 거 예요.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아멜 선생님은 화도 내지 않고 나를 보시더니 나에게 매우 부드 럽게 말씀하셨어요. "자리에 앉거라, 프란츠. 너를 빼놓고 시작할 뻔했구나." 나는 의자를 뛰어넘어 곧장 내 책상에 가 앉았습니다. 두려운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을 때, 곧 나는 선생님이 장학관이 오는 날이나 상장 수여식 날에만 입는 고운 초록색 프록코트에 잘게 주름잡힌 가슴 장식을 달고, 수놓아진 검은 비단 모자를 쓰고 계시다는 것을 알아차렸 습니다. 게다가 교실 전체가 뭔가 이상하고 엄숙한 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교실의 맨 안쪽에 보통 때에는 비어 있던 의자들에 마을 사람들이 우리처럼 조용히 앉아 있는 점이었습니다. 삼각모를 손에 든 오제 할아버지, 전 면 장, 전 우편배달부,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실 안의 모든 사람 들은 서글퍼 보였습니다. 그리고 오제 할아버지는 가장자리가 닳아빠진 낡은 초등교과서를 가져 와 무릎 위에 펼쳐 들고 있었는데 펼쳐진 페이지 위엔 큼직한 안경이 가로질러 놓여 있었습니다. 내가 이 모든 것에 놀라고 있는 동안 아멜 선생님은 강단 위로 올라가셔서 나를 맞이했을 때와 똑같은 부드럽고 엄숙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수업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베를린으로부터 알자스와 로 렌 지방의 학교들에서는 앞으로 독일어만을 가르치라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새로운 선생 님이 내일 도착하십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입니다. 주의 깊게 들어주기 를 바랍니다." 이 몇 마디의 말은 나를 혼란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아아! 비열한 작자들. 면사무소에 공고해 두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나의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이라니...'


'그런데도 나는 거의 쓸 줄도 모르지 않는가! 그럼 이제 다시는 배울 수 말인가! 여기 서 멈춰야만 하는 것일까...'

없단

그때서야 헛되이 보내 버린 시간이 얼마나 후회되는지, 새 집을 찾아 뛰어 다니거나 사아르 강에서 얼음을 지치느라 빼먹었던 수업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권태롭게만 느껴지고 그토록 들고 다니기에 무겁게만 느껴지던 내 책들, 문법책이며, 성스런 역사책이며 그 모든 것이 이제는 헤어지기엔 너무나 마음 아픈 오랜 친구들처럼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아멜 선 생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가 이젠 떠나가리라는 생각, 그를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생각 이 나로 하여금 벌받던 일도, 자로 두들겨 맞던 일도 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엾은 분!' '고운 나들이 옷을 입고 있었던 것도 이 마지막 수업에 경의를 표하려고 그런 것이구나' 이제야 나는 마을의 어르신네들이 교실 맨 끝에 와 앉아 계신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 다. 그들은 아마도 학교에 좀더 자주 와 보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것은 또한 40 년간의 훌륭한 봉사에 대해 선생님께 감사하고 떠나가려는 우리의 조국에 경의 를 표시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내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고 있을 때 나는 내 이름이 불리는 것을 들었습니다. 내가 외울 차 례였습니다. 저 지독한 분사의 규칙을 소리 높이 낭랑하게 하나도 틀리지 않고 죽 외울 수 만 있다면 무슨 일인들 못할 게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첫 마디부터 혼돈을 일으켰고 가슴 이 터질 듯 슬퍼서 감히 얼굴도 못든 채 내 자리에서 몸을 흔들며 서 있었습니다. 나는 아 멜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프란츠야, 난 너를 꾸짖진 않겠다. 너는 벌을 받을 만큼 충분히 받은 셈이니까. 그건 바로 이런 것이란다. 날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지. '까짓 것!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내일 외우 지 뭐' 그런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네가 보는 대로다.


아! 언제나 교육을 뒤로 미룬 것은 우리 알자스의 커다란 불행이었단다. 이젠 그 자들이(프 러시아인들) 우리에게 '뭐라고! 너희들이 프랑스인 이라고 우겼지. 그런데도 너희들은 너희 나라 말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른단 말이야!' 라고 말한들 뭐라 답하겠니?

가엾은 프란츠, 제일 큰 죄를 지은 것은 너만이 아니란다. 우린 모두 스스로에게 해야 할 비 난의 몫을 갖고 있는 거야. 너희 부모님들은 너희들을 교육시키는 데 별로 열의가 없었어. 몇 푼이라도 더 벌려고 너희 를 들이나 제사 공장에 일하려 보내기를 더 좋아했지. 나 자신에게도 또한 비난할 것이 전 혀 없는 걸까? 공부를 시키기보다는 자주 정원에 물을 뿌리게 하지나 않았는지. 또 송어 낚 시를 가고 싶을 때는 서슴지 않고 너희들을 놀게 하지 않았던가?" 이어서 아멜 선생님은 한 가지 한 가지씩 우리에게 프랑스어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시작했 습니다. 프랑스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분명하며 가장 확고한 언어라는 것, 그리 고 이 언어를 우리 사이에 간직하고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왜냐하면 어느 민족의 노예가 되더라도 자기 나라 말을 잘 간직하고 있는 한은 마치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잇는 것 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등등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문법책을 들고 배울 교과를 우리에게 읽어 주셨습니다. 나는 내가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스스로 놀랐습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모든 말씀이 내게는 쉽게, 아주 쉽게 여 겨졌습니다. 또한 나는 지금까지 그토록 열심히 들은 적이 결코 없었으며, 선생님 또한 설명 하시는데 그만큼의 참을성을 보이신 적이 결코 없었던 것처럼 생각됩니다. 저 가엾은 분은 마치 떠나기 전에 우리에게 모든 지식을,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 전부를 단번에 우리 머리 속에 넣어 주고자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학과가 끝나자 쓰기 수업으로 넘어 갔습니다. 아멜 선생님은 우리를 위해 새 글씨본을 준비 하셨는데 그 위엔 아름답고 둥근 글씨체로 '프랑스, 알자스, 프랑스, 알자스'라고


씌여 있었 습니다. 그것은 마치 작은 깃발들이 우리 책상의 가롯대에 매달려 온 교실 가득히 펄럭이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모두가 얼마나 조용했는지! 종이 위에서 펜이 사각거리는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한순간 풍뎅이들이 날아 들어왔지만 아무도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어린 아이들까지도 조용했습니다. 학교 지붕 위에서는 비둘 기들이 나지막이 구구하여 울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저 비둘기들에게도 역시 독일어로 노래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을까?' 때때로 책장 위로 눈을 들 때면 아멜 선생님이 강단에서 움직이지 않는 채, 마치 자신의 눈 길 속에 이 작은 학교 건물의 모든 것을 담아 가기라도 하려는 듯이 주위의 사물들을 응시 하고 계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40 년 전부터 그는 언제나 같은 장소 거기에 있었으니까요. 맞은 편에 잇는 학교 마당과 항 상 똑같은 그의 교실과 더불어서... 단지 걸상이며 책상들이 오랜 사용으로 문질러져 반들거 릴 뿐 옛날 그대로이니까요. 학교 마당의 호도나무는 크게 자랐고 손수 심은 호프넝쿨은 이 제 지붕까지 자라 창문을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야 한다는 생 각, 여동생이 위층 방에서 트렁크를 꾸리느라 왔다갔다 하는 소리를 듣는 일이 이 가엾은 분에게 얼마나 가슴아픈 일일까요! 그들은 내일이면 떠나야 합니다. 이 지방을 떠나 영원 히... 그래도 그는 끝까지 우리에게 수업을 계속할 용기는 있었습니다. 쓰기 수업 뒤에는 역사 수 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하급반 학생들은 '바, 브, 비, 보, 뷔'를 모두 함께 합창했습니 다. 교실 저 안쪽에서는 오제 영감님이 안경을 끼고 양손에 기초 입문서를 든 채 한 자 한 자 떠듬거리며 읽고 있었습니다. 그분 또한 열심이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감동으로 떨리고 있 어서, 그 소리를 듣기가 너무나 이상해서 우리는 모드 웃고 싶기도, 울고 싶어지기도


했습니 다. 아! 나는 이 마지막 수업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때 갑자기 교회의 종소리가 정오를 알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곧 삼종기도를 알리는 종소 리가 울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훈련에서 돌아오는 프로이센 병사들의 나팔소리가 교실 창문 밑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아멜 선생님은 몹시 창백해진 채 교단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이제 '껏 그의 키가 그렇게 커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여러분! 나의... 나는... 나는..." 하지만 무언가가 목에 걸려 그를 숨막히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끝까지 말을 잇지 못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흑판을 향해 몸을 돌리고 백묵을 쥐었습니다. 그리고는 온 힘을 다하 여 될 수 있는 한 크게 쓰는 것이었습니다. "프랑스 만세!" 그리고 나서 그는 머리를 벽에 기댄 채 움직이지 않고 그리고는 아 무 말도 없이 손짓으로 우리에게 지시했습니다. "이제 끝났으니... 돌아가도록."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쥘르 삼촌(모파상) 수염이 긴 불쌍한 노인 하나가 우리에게 동냥을 구했습니다. 내 친구 조제프 다브랑쉬는 그 에게 50 상팀을 주었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놀란 모습을 한 나에게 이렇게 말했 습니다. "저런 불쌍한 사람을 보면 생각나는 게 있네. 그 이야기의 추억이 항상 잊혀지지 않는군. 그 이야기란 이런 걸세." 르 아브르 출신인 우리 집은 부유하지 못했네. 겨우 이럭저럭 살아 나가는 것이 고작이었지. 아버지는 열심히 일했고, 저녁 늦게 사무실에서 돌아오곤 했어. 그러나 대단한 벌이는 못했 지. 나에게는 누나가 둘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벌이는 형편없었어.


어머니는 우리의 궁색한 살림을 몹시 고통스럽게 여기고, 자주 아버지에게 바가지를 긁고, 얼토당토않은 비난도 퍼붓곤 했다네. 그럴 때면 가엾은 아버지의 모습은 내 마음을 몹시 아 프게 했다네. 아버지는 땀도 흐르지 않는데 땀이라도 닦는 것처럼 손바닥으로 이마를 닦곤 했지. 그리곤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어. 나는 아버지가 왜 무기력하게 당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었지. 우리 집에서는 만사에 절약을 했거든. 따라서 생활의 변화나 즐거움이란 거의 없었지. 우리는 저녁식사의 초대도 거절해야 했어. 나중에 우리 쪽에서 보답해야 되니까 말이지. 식 료품은 싼값으로 떨이물건을 사곤 했고, 누나들은 손수 자신들의 옷을 만들어 입었고, 또 1 미터당 15 상팀짜리 빨랫줄을 사는 데도 오랫동안 그 값에 관해 실랑이를 벌이곤 했지. 우리 가 평상시 먹는 음식은 기름끼 낀 스프와 여러 가지 소스로 조미한 쇠고기뿐이었어. 그것은 몸에 좋고 영양가가 있는 모양이었지만 나는 다른 것이 더 먹고 싶었다네. 또 내가 단추를 잃어버리거나 바지를 찢거나 하면 한바탕 야단을 맞아야만 했다네. 그러나 일요일마다 우리는 정장을 하고 부두로 산책하러 나갔지. 아버지는 프록코트를 입고 실크 모자에 장갑을 끼고는 마치 축제날의 선박처럼 요란스레 치장한 어머니와 팔짱을 끼었 지. 가장 먼저 채비를 마친 누나들은 출발 신호만 기다리고 있었어.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와서 언제나 아버지의 프록코트에 묻은 얼룩을 지우는 것을 잊었음을 반견하게 되곤 했다 네. 그러면 벤젠에 적신 걸레 조각으로 그것을 지워야만 했지. 아버지는 머리에 실크 모자를 쓴 채 와이셔츠 바람으로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렸지. 한편 어머니는 근시안경을 고쳐 쓰고 장 갑을 더럽히지 않도록 벗어 놓고는 서둘러서 얼룩 빼기 작업을 했었지. 우리는 엄숙하게 출발했어. 누나들은 함께 팔짱을 끼고 앞에서 걸었어. 누나들은 결혼한 나 이였으므로 이렇게 해서 거리에 광고를 하는 셈이었던 거야. 나는 어머니의 좌측에 있었고


아버지는 우측에 있었지. 나는 일요일마다 가는 이 산책길에 가엾은 나의 부모님들의 모습 과 어색하게 긴장된 표정, 점잔 뺀 걸음걸이가 지금도 눈에 선하네. 그들은 몸을 꼿꼿이 하 고 두 다리를 뻣뻣하게 내밀면서, 마치 매우 중요한 일이 자신들의 자세에 달려 있기라도 한 것처럼 정중한 걸음걸이로 걸어갔지. 그리고 보면서 버지는 "그래!

일요일마다 먼 미지의 나라에서 돌아오는 큰배들이 항구에 들어오는 것을 아 항상 똑같은 말을 하곤 했어. 저 속에 쥘르가 타고 있다면 얼마나 뜻밖의 일이겠니?"

아버지의 동생인 쥘르 삼촌은 한때는 우리 집안의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그때는 우리 집안 의 유일한 희망이었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쥘르 삼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어. 나는 그에 관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첫눈에도 그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네. 그 만큼 그에 관한 생각은 나에게 익숙해져 있었지.

사람들은 쥘르 삼촌이 아메리카로 떠나기 전의 일에 관해서 비밀스럽게 이야기했지만, 나는 그때까지 그의 자세한 생활을 모두 알고 있었어. 요컨대, 쥘르 삼촌은 행실이 나빴던 것 같아. 그는 꽤 많은 돈을 탕진했던 모양이야. 그것은 가난한 가족에게는 큰 죄악인 셈이지. 부잣집에서라면 '바보 같은 짓'을 즐기는 인간이라고 웃으면서 방탕아라고 부를 정도였겠지. 그러나 가난한 집안에서는 부모의 재산을 축내는 자 식은 나쁜 놈이 되고 망나니가 되고 불한당이 되는 거잖아! 같은 짓을 했어도 이러한 차별은 당연한 거야. 왜냐하면 오로지 결과만이 행동의 중요성을 결정하기 때문이지. 하여간 쥘르 삼촌은 자신의 몫을 마지막 한 푼까지 모두 써 버린 후, 우 리 아버지에게 할당되어 있던 유산을 적지 않게 축냈던 모양이야.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이 하듯이 우리 집안은 르 아브르에서 뉴욕으로 가는 무역선에 태워 쥘르 삼촌을 아메리카로 떠나 보냈었지. 일단 거기에 도착하자 쥘르 삼촌은 뭔지는 모르지


만 무슨 장사로 자리를 잡았다나봐.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다소간의 돈을 모았으니 아버지에 게 끼친 손해를 보상할 수 잇게 될 것이라는 편지도 보내 왔어. 그 편지는 우리 가족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지. 사람들이 보잘것없는 인간이라고 말하던 쥘 르 삼촌이 갑자기 정직한 인간, 마음이 다정한 사람, 진실한 모든 다브랑쉬 집안 사람들처럼 착하고 참다운 다브랑쉬 사람이 됐던 셈이지. 게다가 어떤 선장이 쥘르 삼촌은 큰 상점을 하나 세내어 번창하게 장사를 하고 있다고 우리 에게 알려 주기고 했고. 2 년 후, 두 번째 편지가 왔어. '필립 형님, 형님께서는 저의 건강을 걱정하시지 말라고 이 편 지를 씁니다. 저의 건강은 매우 좋습니다. 사업도 역시 잘 돼 갑니다. 저는 내일남미로 긴 여행을 떠납니다. 아마 몇 년간은 소식을 못 전할 것 같습니다. 만약 편지를 드리지 않는다 고 해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 재산 모으면 르 아브르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날이 그리 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이 편지는 우리 가족의 복음서가 되었어. 우리는 가끔 그 편지를 읽고 또 읽었지. 그리고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편지를 보여 주기도 했고. 과연 10 년 동안 쥘르 삼촌은 더 이상 소식을 보내지 않았어. 그러나 세월이 감에 따라 아버 지의 희망은 더욱더 커져만 갔지. 어머니도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어. "쥘르 서방님이 돌아오시기만 한다면 우리들의 처지도 달라질 거야. 그 분은 역경을 극복한 분이야." 그래서 일요일마다 커다랗고 시커먼 기선이 하늘 높이 뱀같이 굽이치는 연기를 뿜으면서 수 평선에서부터 다가오는 것을 볼 때면 아버지는 꼭 같이 변함없는 말을 되풀이하곤 했어. "어때, 저 속에 쥘르가 타고 있다면 얼마나 뜻밖의 일이겠니?" 우리는 쥘르 삼촌이 손수건을 흔드는 것을 보는 것 같았고, 소리치는 것

또 삼촌이 이렇게


만 같았어. "오, 필립 형님!" 우리들은 이 확실한 삼촌의 귀국을 믿고 많은 계획을 세웠지. 우리는 삼촌 돈으로 엥구빌르 근처에 있는 조그만 별장을 하나 살 예정이었지. 나는 그 문제에 관해 아버지가 이미 흥정 을 시작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 큰 누나는 그 당시 스물 여덟 살이었고, 작은누나는 스물 여섯 살이었어. 두 누나 모두가 미 혼이었지. 그것이 바로 모든 집안 사람들이 골칫거러기도 했고, 그런데 드디어 작은누나에게 구혼자가 하나 나타났어. 돈은 많지 않았지만 믿을 만한 회사원이었지. 어느 날 저녁 그에게 보여준 쥘르 삼촌의 편지가 이 청년의 망설임을 끝장내고 또 결심을 굳히게 한 것이라고 나 는 확신하고 있어. 작은누나는 서둘러서 이 구혼자의 구혼을 받아들였고, 결혼이 끝나면 전 가족이 함께 제르 세이로 짧은 여행을 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지. 제르세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상적인 여행지였거든. 그리 멀지는 않지만 영국 영토이 기 때문에 연락선으로 바다를 건너면 외국 땅을 밟게 되는 셈이야. 그러므로 프랑스 살마들 은 두시간의 항해로 이웃나라 사람들을 바로 그들의 영토 안에서 구경할 수 있게 되는 거 지. 또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영국의 국기가 나부끼는 이 섬의 풍습을 연구할 수 잇게 되는 셈이야. 물론 이 섬의 풍습이란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이 제르세이로의 여행은 우리의 관심사이자 유일한 꿈이 되었어.

기대가 되고 또 끊임없이 우리의

마침내 우리는 출발했어. 나는 그것이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생생해. 기선은 그랑빌 르의 부두에 정박하여 기관에 불을 때고 있었어. 아버지는 불안스런 표정으로 우리가 가진 세 개의 짐이 배에 실리는 것을 지켜보았어. 어머니도 마음이 불안하여 미혼인 큰누나의 팔


을 붙잡고 있었어. 큰누나는 작은누나가 출가한 후로는 마치 한 배의 병아리 중에서 혼자만 남은 것처럼 풀이 죽어 있는 것 같았어. 그리고 우리 뒤에는 신혼 부부가 항상 뒤떨어져 따 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종종 뒤를 돌아보아야만 했었지. 기적이 울렸어. 우리는 배에 올라 있었지. 그리고 부두를 떠난 기선은 마치 초록빛 대리석 테이블과도 같은 평탄한 바다 위를 달리며 육지에서 멀어져 가기 시작했어. 여행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우리는 즐겁고 자랑스런 기분으로 멀어져가는 해변을 바라보고 있 었어.

아버지는 프록코트 밑으로 배를 내밀고 있었어. 그리고 바로 그날 아침에도 그 코트의 모든 얼룩들을 정성껏 지웠으므로 외출 날이면 늘 풍기는 벤진 냄새가 사압에 풍겼어. 그 냄새를 맡으면 나는 곧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 그 때 아버지는 두 신사가 품위 있는 두 부인에게 굴을 대접하는 것을 보게 되었지. 누더기 를 입은 늙은 선원 하나가 단칼로 굴 껍질을 벗겨 그것을 신사들에게 주면 그들은 곧 그것 을 두 부인에게 내놓은 거였어. 그녀들은 얇은 손수건에 굴 껍질을 올려놓고서 옷을 더럽히 지 않도록 입을 앞으로 내밀면서 맛있게 먹더군. 그리고는 빠른 동작으로 국물을 마신 다음 껍질을 바다에 던지고 말이야. 아버지는 달리는 배 위에서 그것을 먹는 그 멋진 행동인 신기했던 모양이야. 아버지는 그것 을 멋지고 고상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나 봐. 그리고는 어머니와 누나들에게 다가가 서 물었어. "굴을 사 줄까?" 어머니는 그것이 돈을 쓰는 일이라 주저했지. 하지만 누나들은 즉석에서 이 제의를 받아들 였고 어머니는 약간 기분 상한 목소리로 말했지 "전 배가 아플까 봐 무서워요. 애들에게나 사 주세요. 그러나 너무 많이 먹이지 말아요. 병 이 날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나서 어머니는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덧붙여 말했지. "조제프는 필요 없어요. 사내애들은 버릇없이 만들면 안 되니까요." 나는 어머니의 이 같은 차별 대우를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어머니 곁에 머물러 있었지. 나 는 아버지가 두 딸과 사위를 데리고 누더기를 걸친 늙은 선원 쪽으로 점잔을 빼면서 가는 것을 바라보았어. 두 부인들은 막 떠난 참이었고, 아버지는 국물을 흘리지 않고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를 누나들에게 가르쳐 주었어. 아버지는 그 부인들의 흉내를 내려 하다가 이내 코트 위에 국물을 모두 엎지르고 말았지. 나는 어머니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어. "가만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때 갑자기 아버지는 초조한 빛을 보였어. 아버지는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 굴 까는 사람 주위에 모여 있던 가족을 바라보고는 급히 우리 쪽으로 왔어. 아버지는 눈빛이 이상하고 얼 굴이 몹시 창백해 보였어. 그는 어머니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어." "이상한데. 저 굴 까는 사람이 쥘르와 꼭 비슷해." 어머니가 깜짝 놀라서 물었지. "어떤 쥘르 말이에요?" "말할 것도 없이... 내 아우 쥘르가 미국에서 훌륭한 모른다면 틀림 없이 저 사람이 쥘르라고 믿었을 거야."

지위에 있다는 걸 내가

어머니는 놀라서 더듬거렸어. "당신, 미쳤어요? 저 사람이 쥘르 서방님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왜 그런 바보 같은 말을 하 세요?" 그러나 아버지는 고집을 부리는 거야. "하여간 가 봐요, 클라리스. 당신 눈으로 그걸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소." 어머니는 일어나서 딸들이 있는 곳으로 갔지. 나 역시 그 남자를 바라보았어. 그는 늙고 더 럽고 온통 주름살 투성이였어.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눈을 떼지 않았어. 어머니는 되돌아왔는데, 나는 어머니가 떨고 있음을 보았어. 어머니는 재빨리 이렇게 말했지. "틀림없이 서방님 같아요. 선장에게 가서 물어 보세요. 하지만 그 말썽꾸러기가


지금에 와서 또다시 우리들 속에 뛰어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아버지는 선장에게로 다가갔고, 나는 이상할 정도록 흥분해 있었어. 키가 크고 깡마르고 구 렛수염이 난 선장은 거드름을 피우며 갑판 위를 거닐고 있었지. 그는 마치 인도항로의 우편 선이라도 지휘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어. 아버지는 정중하게 선장에게 다가가 인사말을 섞어 가면서 그의 직업에 관해 물었어. "제르세이의 특산물은 무엇입니까? 생산물은? 인구는? 풍속은? 관습은? 토질은?" 마치 적어도 아메리카 합중국에 관한 문제들이라도 묻고 있는 것 같았어. 그 다음에는 우리가 타고 있는 엑스프레스 호에 관해 이야기했지. 그리고 나서 드디어 선원 들에 관한 이야기에 이르게 되었지. 마침내 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저기 굴을 까는 늙은이가 있군요. 몹시 흥미 있는 사람같이 보이는데 저 사람에 관해서 자 세한 걸 아시오?" 선장은 이 말을 듣고 화를 내며 퉁명스럽게 대답했어. "저 프랑스 태생인 떠돌이 늙은이는 내가 작년에 미국에서 만나 본국으로 데려 왔소. 아마 르 아브르에 친척이 있는 모양이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들에게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아 요. 그들에게 빚이 있기 때문인 모양이오. 이름은 쥘르... 쥘르 다르망쉬인가, 다르방쉬인가, 하여튼 뭐 그런 이름이오. 미국에서는 한때 돈도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보다시피 저런 꼴 이 되었소." 얼굴이 창백해진 아버지는 목이 막히고 두 눈에는 살기가 등등한 채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했어. "아! 아! 잘 알았습니다... 좋습니다...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군요... 대단히 고맙습니다, 선장 님." 그리고 아버지는 선장 곁을 떠났지. 선장은 어리둥절하여 아버지가 멀어져 가는 것을 바라 보았어. 아버지는 어머니 곁으로 돌아왔다네. 아버지의 표정이 너무 일그러져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 는 이렇게 말했어.


"앉으세요, 사람들이 눈치 채겠어요." 아버지는 의자 위에 쓰러지듯 주저앉으면서 중얼거렸어. "그 녀석이야. 바로 그 녀석이야!" 그리고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계속해서 물었어. "어떻게 하면 좋지...?" 어머니는 재빨리 대답했어. "애들을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해야겠어요. 조제프는 다 알고 있으니 그 애가 제 누이들을 불러올 거예요. 특히 절대로 사위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되겠어요." 아버지는 겁이날 것 같았다네. 그는 중얼거리며 말했어. "웬 날벼락이람!" 어머니는 혼잣말처럼 내빼더니 갑자기 덧붙여 말했어. "그 도둑놈은 결국은 거지꼴이 될 것이고, 우리들의 짐이 될 거라고 난 항상 생각했어요. 다 브랑쉬 집안 사람들에게서 뭔가를 기대하고 있었다니...!" 아버지는 어머니에게서 핀잔을 받을 때면 항상 그렇듯이 손으로 이마를 닦았어. 어머니는 덧붙여 말했어. "조제프에게 돈을 주어 지금 곧 굴 값을 치르게 하세요. 저 거지가 알아보게 된다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배의 웃음거리가 될 거예요. 자, 우리도 저쪽 끝으로 가요. 그리고 저 녀석이 우리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요!" 어머니는 일이 섰어.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에게 5 프랑 짜리 은화 하나를 주고나서 다른 쪽 으로 가 버렸지. 누나들은 어리둥절하여 아버지를 기다렸어. 나는 어머니가 배멀미로 약간 기분이 거북하다고 말했지. 그리고 나서 나는 굴까는 사람에게 물었어. "아저씨, 모두 얼마에요?" 나는 삼촌이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네. 그가 대답했어. "2 프랑 50 상팀입니다." 내가 5 프랑 짜리 은화를 내놓았더니 그는 나에게 거스름돈을 주더군. 나는 그의 손을, 온통 주름살 투성이인 그 불쌍한 선원의 손을 바라보았지. 그리고 또 나는 늙고 비참한 얼굴을, 서글프고 고통에 가득 찬 얼굴을 보았네.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 '이 분은 내 삼촌, 내 아버지의 동생인 내 삼촌이다' 나는 그에게 팁으로 50 상팀을 주었어. 그는 나에게 감사 표시를 했다네.


"젊은이, 하나님의 은총이 있기를!" 그는 동냥을 받는 불쌍한 목소리로 말했어. 나는 그가 했으 리라고 생각했어.

미국에서 틀림없이 거지노릇을

누나들은 나의 관대함에 놀라서 나를 보고만 있었지. 내가 나머지 아버지에게 돌려 드리자 어머니는 깜짝 놀라 나에게 물었어. "글값이 3 프랑씩이나 해?... 그럴 수가 있담." 나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지. "50 상팀을 팁으로 주었어요." 어머니는 펄쩍 뒤며 나를 뜷어지게 바라보았지. "너 정신 나갔니? 저 남자에게, 저 거지에게 50 상팀이나 주다니!"

2 프랑을

옆에 사위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아버지의 눈짓 때문에 어머니는 말을 멈추었어. 그리고 는 모두들 말이 없었고. 우리가 있는 앞쪽 수평선에는 보랏빛 그림자가 바다에서부터 솟아 오르는 것 같았어. 그것은 제르세이 섬이었지. 배가 부두에 가까이 닿았을 때 한 번 더 삼촌을 보고 싶은 욕망이, 그리고 가까이 가서 뭔 가 다정한 위로의 말을 하고 싶은 욕망이 내 마음속에 끓어 올랐다네. 그러나 이미 아무도 굴을 먹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아마 그 가 엾은 사람은 자신이 거처하고 있는 저 냄새 나는 선창 밑으로 내려갔을 테지. 우리들은 삼촌을 만나지 않기 위하여 생-말로 행의 배를 타고 말았지. 나 는 그후 아버지의 동생을 다시는 보지 못했네.

집으로 돌아오고

"이런 이유가 있었어. 앞으로도 자네는 내가 때때로 떠돌이들에게 50 상팀을 주는 것을 보게 될 걸세."

수레(루이 필립) 라르띠고는 마침내 생각했던 일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비누가 들어 있던 큰 상자를 한 산 것입니다. 그와 친했던 식료품 가게 주인이 단 8 수(프랑>상팀>수)에 그 상자를 그에게 팔았


습니다. 그는 수레를 제작하는 목수에게 조그마한 바퀴 네 개를 나무로 만들도록 했습니다. 그 목수는 바퀴 값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 바퀴들은 그런 대로 굴러갈 수는 있을 뿐 맵시가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라르띠고는 바퀴 위에 상자를 올리고 수레채 대신 막대기 하 나를 덧붙였는데 그 막대기는 가로장을 붙여서 십자형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이 다 끝났을 때 한 대의 수레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큰 실수를 했습니다. 즉,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수레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갖 도록 했던 것입니다. 처음 며칠은 그가 그 수레에 대해서 얘기했을 때, 큰애들 둘 줄리와 엠 마누엘은 그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동생들을 데리고 다니는 데에 쓸 근사한 수레를 갖게 될 거다.' 그러기를 한 달, 그 애들은 한 달 남짓 동안 수레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을 안아서 돌보지 않아도 동생들이 수레 안에 있을 수 있을 텐데, 동생들이 집 근처에서 볼 때마다 동구 밖까지 수레에 태워 데리고 나가서 거기서 동생들을 볼 수가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수레가 만들어진 다음날인 어느 목요일, 해가 마을 위에 떴을 때는 마치 그때까지 그들에게 세계를 딛고 있던 장막이 그들이 지나가도록 하기 위해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들은 그 전날 그 큰 일에 대비하는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줄리와 엠마누엘은 둘이서 심부름 값에서 3 수를 떼어 저축해 두었습니다. 그날 아침, 고들은 빵 반절, 치즈 하나, 여러 개의 배와 사과에다가 소시지 덩어리 큰 것 하 나를 들키지 않고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엠마 부떼는 호주머니에 버터를 갖고 왔습니다. 그의 동생은 감자를 몇 개 훔쳐 오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도중에 그 감자들을 익힐 수 있을 듯했습니다. 그들은 아홉 시에 떠났습니다. 그들은 두 꼬마, 두 살 반 된 빅토르와 16 개월된 알리스를 차 속 자루 위에 서로 마주보게 앉혔습니다.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11 시보다 더 늦게 돌아오지 말아요. 그리고 특히 도랑을 조심해요." 그들은 엄마 말을 듣기만 했습니다. 남자 아이 둘, 엠마누엘과 루이 부떼는 수레채 양쪽에 서서 가로장을 잡고 있었습니다. 두 여자 아이 줄리와 엠마누엘 부떼는 자기들이 그 수레가 구르는 데에 무엇인가 가치 있는 역 할을 하고자 한지라 그 수레를 뒤에서 밀면서 온통 몸을 구부린 채 걸었습니다. 바퀴들은 큰 소리를 내며 굴렀고 자갈 하나하나는 바퀴들을 흔들리게 했고 길은 바퀴들로 하여금 춤 을 추게 했습니다. 꼬마들은 장난으로 생각하고 안심하고 웃었습니다. 그들은 마을의 중요한 거주자를 만났는데 그것은 올리비에 씨의 개였습니다. 그 개는 어디 서든지 볼 수 있었습니다. 개는 수레 가까이 와서 우선 냄새를 밭아 보고는 여섯 아이를 쳐 다보더니 부드럽게 한 번 짖었습니다. 마치 한데 어울리자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무 서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많이 웃었고 기분이 아주 우쭐해지기도 했습니다. 남자아이들 은 개를 쫓으려고 자갈을 주워서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걸었습니다. 길은 넓었고 그들은 그 길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무서 워하지도 않고 도랑이 나타나면 건넜고 길에 비탈이 나 있으면 있는 대로 갔습니다. 여자아 이들은 마침내 차를 더 이상 밀지 않고 그 광경을 보면서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그 애들은 수레에 매달려 끌고 싶어했건만 자기네들 힘을 믿고 있던 남자애들은 여러 번 걸쳐 그것을 거절했습니다. 그들은 카트르물랭 사거리에 이르렀을 때에야 어디엔가 더 큰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 렸습니다. 그때까지 그들은 행복의 나라라고 부를 만한 나라에서 산보했으며 그 속에서 그 들은 오로지 거기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하는 것 한 가지밖에는 몰랐습니다. 카트르물랭 사거리에는 여인숙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들이 이미 느꼈던 즐거움 위에다가 그 여인숙은 그들에게 목이 타는 줄거움을 주었습니다.


엠마와 루이 부떼는 그들을 속이지 않았습니다. 그들 둘이서 4 수를 갖고 있었습니다. 엠마누 엘과 줄리의 3 수를 합해 그들은 여섯이서 모두 7 수에 이르는 재산을 가진 일행이었습니다. 그들은 그 여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5 수에 포도주 1 리터를 샀지만 잔을 가져가는 것 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들은 병째로 포도주를 마셨습니다. 꼬마들도 목이 타서 다른 애들처럼 마셨습니다. 그래서 포도주는 입 양쪽으로 흘러 내렸고 앞치마 위에 떨어졌습니다. 그들은 서로 마주보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다시 떠났습니다.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인 셈입니다. 그 들 중 그 누구도 카트르물랭 사거리보다 더 멀리 가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바로 그래서 카 트로물랭 사거리에서 새로운 세계, 그리고 감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세계가 사직되 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발견한 많은 것들 중에, 그들은 하늘에서 낙타 모양을 한 아름다운 흰 구름 한 점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어느 밭 옆으로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밭에 있는 식물은 우리 지방의 밭에 있는 보통 식물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애들은 그것이 벼라고 주장했고 다른 애들은 유 채라고 하고 또 다른 애들은 대마라고, 또 다른 얘들은 돼지감자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태양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그 광채가 영원히 빛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간은 존 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큰길을 걷는 게 진력이 나면 그 길을 떠나 조그마한 길로 접어 들곤 했습니다. 조그마한 길은 곧바로 그들을 가장 아름다운 초원으로 인도했습니다. 그 초 원의 아래로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조그마한 숲이 그늘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너무 나 아름다워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서 먹자." 그들은 풀 위에 앉았습니다. 꼬마들까지도 차 속에서 나오고 싶어했습니다. 그들은 버터로 여섯 조각의 근사한 버터 바른 빵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곤란한 문제가 생


겼습니다. 소금을 가져오는 것을 잊었던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들은 그 다음에 소시지, 치즈, 사과, 배를 차례로 먹었습니다. 그들에겐 아직 포도주가 남아 있었 습니다. 그들은 손에서 손으로 술병을 돌렸습니다. 꼬마들은 병째로 마실 줄을 몰랐기 때문 에 줄 리가 손바닥을 오므려 술을 조금 부어서 꼬마들이 빨아먹도록 했습니다. 그들은 아직 2 수를 갖고 있었으므로 근처에 사탕을 살 수 있는 식료품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꼬마들은 아주 얌전히 있었습니다. 그들은 식사를 하자 곧 배를 깔고 풀 위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큰애들은 신발과 양말을 벗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발을 씻고 개울 속에서 이리 저리 걸어 다녔습니다. 남자애들은 바지를 벗고 싶었는데 여자 애들이 심하게 반대를 해서 그냥 바지 가랑이를 걷어올리기만 했습니다. 그들이 유일하게 유감스레 생각하던 것은 실과 바늘을 안 가지고 온 것이었습니다. 만약 실과 바늘이 있었다면 나뭇가지로 낚싯대를 만들 어서 물고기를 몇 마리 잡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놀이에 싫증났을 때 꼬마들은 아 직 자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에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꼬마들한테로 가서 그들을 둘러싸고 사각을 지어 모두 함께 잤습니다. 제법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들이 잠에서 깨었을 때 정말 그들 중 아무도 예기치 않았던 뜻밖의 일을 맞았습니다. 태 양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그 태양이 갈 길을 갔던 것입니다. 태양은 아주 아 래에 있었습니다. 시간이 상당히 되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물도 타지 않은 순 포도주를 마셨기 때문에 머리가 제법 아팠습니다. 그들은 급히 일어나서 꼬마들을 두 개의 짐꾸러미같이 다시 수레에 넣었습니다. 그들은 갑자기 그들의 양심의 소리를 통해서 그들이 어디 있었으며 무엇을 했던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엠마 부떼가 줄리에게 먼저 말했습니다. "네가 만약 우리가 이렇게 늦게까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줬더라면 나는 오지 않았을 거야." 줄리는 그의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꼭 이런 것만 나에게 제안하잖아." 엠마누엘이 대답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수레를 끌지 않겠어." 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루이 부떼는 여자 애들을 말괄량이 취급을 했습니다. 여자 애들은 무척 피곤해 있었지만 둘이서 수레를 끌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꼬마들은 소 리지르는 것을 듣고 울었습니다. 수레는 얼마나 형편없이 굴렀던지! 그들이 큰길에 이르렀 을 때, 길이 얼마나 길기도 했던지! 줄리는 사내애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와서 좀 도와줘!" 사내애들은 아무 소리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엠마누엘은 다음과 한 가 지 고민을 덧붙였습니다. "이제 봐. 아빠는 또 우리를 때리려고 허리띠를 잡아 뺄 거야!"

같이 말하면서

루이 부떼가 마침내 그의 누이 옆에서 수레 채를 잡았습니다. 줄리는 자기가 자유롭게 된 것을 이용해서 울타리 속에 있는 뽕나무 열매를 땄습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쩀을 만들라고 뽕나무 열매를 엄마에게 갖다 주면서 하루를 잘 이용했다는 것과 늦어진 것은 그 일을 열심히 하다가 그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 아마도 매를 맞지 않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그 일 때문에 지체했습니다. 다른 애들은 그녀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녀는 다른 애 들을 따라가기 위해서 뛰었습니다. 그들이 겨우 카트르물랭 사거리에 이르렀을까 말까 했을 때 이미 주위는 어둑어둑해져 있었 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었습니다. 그들은 그들이 온 길을 모두 다시 가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우는 건 수레 속의 꼬마들뿐만이 아니라 큰애들도 꼬마들을 수레에 태워 끌 면서 울었습니다. 그러나 그 애들은 너무 빨리 걸어서 이제 울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들의 집 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적어도 8 시는 된 거 같았습니다. 너무 늦어서 부모들은 아무 것도 알아보지 못할까 봐 길에 나갈 엄두를 못냈습니다. 그들은 가능한 한 소리를 죽 이고 제각기 먼저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줄리는 앞치마에 뽕나무 열매를


가지고 있 었기 때문에 용기를 냈습니다. 그들은 부모가 그들을 때릴 생각을 하기 전에 울었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라르띠고는 허 리띠를 풀었습니다. 어머니는 두 아기를 끌어안았습니다. 아기들의 볼은 몹시도 차가웠고 엠 마와 루이 부떼는 그곳을 빠져나와 자기 집으로 갔습니다. 제일 먼저 매일 맞은 것은 엠마 누엘이었습니다. 그가 가의 아버지의 손에서 빠져나오자 이번에는 막 아기들을 내려놓고 난 그의 어머니 손에 떨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부모들은 그 애들이 물에 빠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15 분만 더 늦었더라면 부모들은 헌병 들에게 알리러 갔을 것입니다. 라르띠고와 그의 부인은 눈이 부어 있었습니다. 이 지방에는 늪이 너무 많으니! 그렇지만 그들로 하여금 안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들이 모든 사람에 게 수소문을 해봤지만 아무도 빈 수레를 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색하게 만드는 이야기

숟가락의 등(로제 그르니에) 장 피에르 뒤록은 마리즈 꾸리에르와 결혼하여 베니스로 신혼 여행을 갔습니다. 신부는 밀 라노의 유리 제조인들의 작업을 감탄어린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잔, 꽃병, 컵, 샹들리에 등 그 어느 것도 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녀는 신발가게에서 본 신발들의 모양과 색깔은 아 주 기이해 보였으나 자신의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녀가 베니스에서 구입한 기념품은 생 마르크의 사자가 손잡이 위에 새겨진 은으로 만든 작은 숟가락 하나뿐이었습니 다. 그들은 플로랑스르 거쳐 신혼 여행에서 돌아왔는데 마리즈는 붉은 나리가 새겨진 작은 두 번째의 은 숟가락을 샀습니다. 그것이 수집의 시작이었습니다.


장 피에르 뒤록은 흡연가용 상품들을 제조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영업부 소속이었습니다. 그는 가끔 중요한 고객과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에 가곤 했습 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아내를 위해 그 도시를 상징하는 문장이 새겨진 은 숟가락을 사오 곤 했습니다. 게다가 그것은 아주 편리했습니다. 거의 모든 도시의 경우 은 숟가락은 성당 근처의 기념품 가게까지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가 만나게 될 손님은 기념품 코너-대개의 경우 큰 담배 가게-를 갖고 있었는데, 작은 은 숟가락들은 언제나 그 기념품들 가운데 있었 던 것입니다. 몇 해가 지나고 나자 마리즈는 불룩 튀어나오고 빌로드로 덮여 잇는 오래된 초콜릿 상자 안 에 가지런히 놓여진 열 여덟 개의 숟가락들을 모으게 된 자신의 수집을 자랑스러워하기 시 작했습니다. 장 피에르가 님므로 출장을 가게 되었을 때 그는 아내에게 악어와 종려나무가 그려진 도시 의 문양이 새겨진 열 아홉 번째 작은 숟가락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그 작은 열 아홉 번째 숟가락이 자신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짐작하지 못했 습니다. 그가 담배와 커피를 함께 파는 님므의 가장 큰 가게들 중 하나를 경영하는 자신의 고객과 작별을 하고 나올 채비를 끝낼 무렵이었습니다. 그때 짧은 갈색 머리의 한 여인이 들어오자 주인은 반색을 하며 소개했습니다. "이 쪽은 장 피에르 뒤록, 그리고 이쪽은 세실 바르트 부인입니다. 당신과 마찬가지고 바르 트 부인은 오랫동안 나의 공급자들 중의 한 분이기 때문에 친구다 되었답니다." "아직 손님과 볼일이 끝나지 않은 것 같군요. 제가 잠시 후에 들르죠 뭐." 새로 온 여자가 말했습니다. 그녀는 예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코가 지나치게 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주 생기 있는 담갈색의 눈과 파리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파리한 얼굴이 그녀의


매력이었습니다. "아닙니다. 전 막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장 피에르 뒤록은 다시 그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는 물러 나오기 위해 두어 발짝 움직 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멈추었습니다. "아, 참. 제가 잊을 뻔했군요. 부인 때문에 잠시 깜빡할 뻔했군요. 난 선물을 사야 하거든요. 이 도시의 문양이 새겨진 작은 은숟가락을 하나 사고 싶은데요." 갈색 머리의 여자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당신이 보기에는 하찮은 취미 같은가요?" 장 피에르 뒤록이 물었습니다. "그 반대죠. 그건 아주 고상한 취미죠. 그것들을 제조하는 건 바로 저니까요." "당신이 님므의 작은 숟가락들을 제조하신다구요?" "님므, 뽀따를리에, 아장, 스트라스 부르그, 캥페, 페리고, 프랑스의 온 도시들 뿐 아니라 벨 기에와 룩셈부르크의 숟가락까지도요. 저는 이태리 시장을 석권하려고도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레지오 디 에밀이라에 경쟁자가 한 명 있는데 그가 나를 고생시킨답니다."

"사람들이 여행을 할 때 매번 기념으로 구입하는 도시의 문양들이 새겨진 그 작은 모든 은 숟가락들을..." "그것들은 모두 샤티용 수 바뉴에 잇는 제 공장에서 나오지요." "그러면 그 숟가락들을 수집한다는 건 시간낭비군요..." 그의 실망에 대해 그를 위로하고 그의 환상들을 없애 버린 데 대해 사과하려는 듯 그 부인 은 견본품 가방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손잡이 끝에 에나멜 도료를 입힌 님므의 악어 와 종려나무가 새겨진 작은 숟가락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이것이 님므의 기념품은 못되겠지만 우리 만남의 추억은 되겠군요." 장 피에르 뒤록이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그건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인가요? 당신은 선물을 하고 싶다고 말했잖아요." "선물이요? 예 맞아요, 하지만 나의 가족 중의 누군가를 위한 거죠." 장 피에르 뒤록이 말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진실의 절반만을 말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왜냐 하면 그는 모든 진실을 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건 당신 아내를 위한 것이군요."


장 피에르 뒤록의 왼손에서 빛나고 있는 알아차렸습니 다.

결혼 반지를 보고서 세실 바트르는

저녁에 그들 두 사람 모두 파리행 열차를 기다리면서 역의 플랫품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같 은 칸에 있지는 않았지만 저녁을 먹기 식당 칸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장 피에르 뒤 록은 세실 바트르가 아주 어려서 결혼을 했고, 그녀의 남편은 군대에 소집되어 알제리에 보 내졌으며, 거기서 전사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들은 가업으로 이 어오던 공장을 유업으로 남겨 놓은 채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후 그녀는 너무 일에만 몰두한 나머지 결코 사랑의 문제에 관해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답니다. 저녁을 먹고나서 장 피에르 뒤록은 자기 짐을 찾으러 갔다가 세실의 흥미 있는 이야기를 계 속 듣기 위해 세실의 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에서 그들은 서로 헤 어져야만 했습니다.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세실이 마침내 말했습니다. "당신은 작은 숟가락들에 관심이 있으니까 언제 저의 공장을 방문하러 오세요." 집에 돌아온 장 피에르는 아내에게 님므의 기념품을 주었고, 아내는 즉시 그 숟가락을 오래 된 초콜릿 통에 있는 다른 것들 옆에 정리했습니다. 모든 진실을 말하지 않는 습관이 있던 그는 여사장과 만났던 이야기를 나중에 하기로 했습니다. 그가 프랑스와 베네룩스의 작은 숟가락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같은 거푸집에서 그 모든 것들이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는 수집가의 순수한 열정 속에서 발견하는 기쁨을 망치지 않으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 니다. 그는 이틀도 못 참고 샤티용 수 바뉴 공장에 여사장을 방문하러 갔습니다. 그것이 바로 두 사람 모두에게 부분적인 행복을 줌과 동시에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 로 욕구불만, 창피스러운 상황, 자주 만나지 못하는 만남에서 비롯되는 불만족을 초래하는 관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세실의 중요한 요구 사항 중 하나는 가끔 그녀가 사랑하고 있는 남자와 온 밤을


보내야 한 다는 것이었습니다. 장 피에르는 약속을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그는 아내 에게 어떠한 것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그녀를 소홀히 했고 퉁명스러웠으며 또한 참을 성도 없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내가 당신을 괴롭혔나 보군요." 이따금 가엾은 마리즈가 한숨짓곤 했습니다. 그 연인들은 결국 어떤 해결책을 찾든지 절교를 하든지 해야만 하는 위험한 시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건 간단한 얘기군요. 당신은 가끔 출장 다녀온다고 말하기만 하면 되요." 세실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전적으로 진부한 핑계에다 개인적인 창의력으로 주석을 붙이는 데 지 나지 않았습니다. 이내 그들은 장 피에르와 세실 중 누가 먼저 그 생각을 하게 됐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완전범죄를 해냈다고 믿고 있는 두 명의 공범자들처럼 그들은 서로 자축 했습니다. 장 피에르는 아내에게 자기가 그레노블, 브레스트나 까르까손느로 출장가게 됐다 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는 돌아올 때면 그녀에게 출장간다고 한 도시의 문양의 새겨진 작은 은 숟가락을 가져다 주곤 했습니다. 그 수집은 급속도로 증가되었습니다. 마리즈가 그 통들로부터 숟가락들을 꺼 내서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을 때, 장 피에르는 그 어느 날 밤 공장 근처의 샤티용 별장에서 의 그의 정부의 몸, 엷은 보랏빛의 젖꼭지가 달린 그녀의 가슴, 웃고 있지만 가끔은 울기도 하던 연갈색의 그녀의 눈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당신은 나의 수집에 흥미가 없군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죠?" 마리즈가 그를 나무랬습니다. 장 피에르 뒤록은 아내에게 이번에는 닥스에 가게 되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는 샤티용 수 바뉴에서 황홀한 저녁을 경험했습니다. 갈색 머리의 여사장은 그를 위해 요리 하기를 즐 겼고, 그리고 나서 그들은 실제로 부부로서의 한 밤을 한 방에서 지내곤 했습니다. 아침에


이별하기 전에 세실은 애인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숟가락을 찾아 주기 위해 당신이 어떤 도시에 있는 것으로 하면 되나요?" "닥스에." "좋아요, 닥스. 내가 생각컨데 탑이 두 개 그려져 있고 사자 한 마리..." 그들은 아직 인적이 없는 공장으로 가기 위해 뜰을 가로질렀습니다. 그들은 도시별로 하나 씩 케이스 속에 정리돼 있는 숟가락들이 있는 창고로 갔습니다. 그런데 닥스의 케이스는 비 어 있었습니다. "제고품이 없네." 세실 바뜨르가 말했습니다. 장피에르 뒤록은 창백해졌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요?" "나도 모르겠어요. 뭔가 찾아볼게요." "무엇이든 간에 그걸 계속해서 하나씩 가져가요. 저런! 악스레 떼르므(Axles-Themes), 악스 (Ax), 닥스(Dax). 그거 비슷한데, 이걸로 합시다." 마리아가 장 피에르를 맞아들였을 때 그녀는 언제 나처럼 그에게 요구하는 것을 잊지 않았 습니다. "당신 내 작은 숟가락 가져왔어요?" 장 피에르는 더듬거리며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찾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반만 진실을 말하는 기술, 그가 발견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샤티용의 공장 안에서였습니다. 마리즈가 외쳤습니다. "그럴 리가! 거짓말이죠! 닥스 전역에서 작은 숟가락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 온천 도시인데 말이에요!" 장 피에르는 공포에 사로잡혀 더듬거렸습니다. "그래요. 간신히 하나를 찾았소. 하지만 그건 그다지 예쁘지 않았소. 그러니 당신은 이해 를..." 그는 주머니에서 악스 레 떼므르의 기념품을 꺼냈습니다. "당신, 닥스에 가지 않았어요?" 마리즈는 놀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암, 물론이요." "그런데 왜 악스 레 떼므르의 숟가락이에요?" "자, 정말로 악스잖소. 당신이 오해한 것 같군. 난 악스에 대해 얘길 했는데 당신은 닥스로 알아들었군." "하지만 난 분명히 랑드 지방에 있는 닥스에 가는 것으로 알았는데... 당신은 기름진 거위의 간을 먹겠노라고 말했고요." "거위의 간이라고? 난 그게 무서운 걸." 랑드 지방의 요리에 대한 논쟁이 일어났습니다. 어째든 그 재난은 가까스로 피했습니다. 세실은 제조 책임자를 야단치고 가까이서 그녀의 재고품들을 감독했습니다. 그들의 다시 순 항을 시작했습니다. 장 피에르가 뚤르즈(어린양, 성곽, 대성당, 나리꽃, 작은 숟가락의 손잡 이 끝에 있는 그 모든 것)의 출장에서 돌아왔을 때 마리즈가 그에게 선언했습니다. "당신, 놀랄 일이 있어요." 장 피에르는 이내 방어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아내의 생각은 아주 순수한 것이 었습니다. "당신이 뚤루즈에서 가져다준 이 숟가락은 내 수집의 50 번째에요. 그건 조촐한 축하를 하기 에 충분한 가치가 있어요. 샴페인 한 병하고 초코케익을 사 왔어요." 그들이 샴페인을 마시고 났을 때 마리즈는 눈물을 닦았습니다. "바보짓이었어요. 난 감동했어요. 이 모든 숟가락들... 당신은 언제나 나를 생각해 주고요." 15 일 후 장 피에르는 아내에게 사장이 자신을 벨 포르로 출장 가라고 했다고 알려주었습니 다. 그가 작별 인사를 하고 그녀를 껴안는 순간 그녀는 그를 잠시 다시 붙잡았습니다. "내 말 좀 들어봐요. 장 피에르, 당신도 알다시피 난 아주 어리석었어요. 난 마침내 나의 작 은 숟가락들 때문에 내가 당신을 성가시게 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그래서 수집 은 끝났어요. 난 그만뒀어요. 50 은 게다가 좋은 숫자에요. 0 으로 떨어지는 숫자잖아요. 하지 만 난 다른 생각이 있어요. 앞으로는 여보, 당신이 나에게 친절하고 싶으면 나에게 접시를 가져다 주세요, 네?"


빵장수의 아들(모리스 퐁) 아버지는 빵장수의 아들이었고, 그 또한 빵장수였습니다. 그가 크뤄즈 시 생그라티엔 거리의 하나밖에 없는 빵집의 주인이 되었을 때 나는 어린애였습니다. 나는 이 새로운 지방, 새로운 집, 새로운 가게에서 살았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읍에 있는 학교에 다니던 학구적인 학생이었습니다. 여선생님은 자주 내 눈동자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성공하고자 하는, 아마도 먼 훗날 같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되어 그녀의 뒤 를 잇고자 하는 욕망을 알아차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로 하여금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명 예롭게 가게의 오븐을 지키게 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직접 기술과 제과법을 가르치기로 결심한 아버지의 마음을 잘 압니다. 그의 생각에 나의 장래는 확실하였고, 내 인생의 모든 것이 제시된 셈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고, 성실한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 과묵한 분이었습니다. 요즈음에야 생각하는 것 이지만 아버지는 당신의 생애 내내 위험한 비밀 하나를 숨기고 있었습니다. 생 그라티엥의 빵집은 번창했습니다. 목이 좋은 읍의 한복판에 자리잡았을 뿐아니라 단골 손님도 많았습니다. 일요일마다 어머니와 점원은 대단히 많은 파이와 케익을 팔았습니다. 아버지는 공장의 젊은 여공들이 점심 시간 동안 구내식당에 가기보다는 무리를 지어서 빵집 에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요컨대 초콜릿이 곁들여진 빵과 크와상을 사서 날씨가 좋 을 때는 그것을 먹으러 공원 벤치로 가곤 했고, 비가 오거나 추울 때는 정면에 있는 카페로 가곤 하는 여공들의 취향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는 빵과 케익 이외에도 작은 미트파이와 햄 과 치즈를 곁들여 오븐에 구워 낸 샌드위치와 심지어 피자까지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대에 드물게 시도된 이런 창의적인 행동은 생그라티엥 전역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습


니다. 아버지는 밤에 빵을 구웠습니다. 물론 새벽에 빵이 준비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화 덕분이 준비되면, 금속 선반 위에 바게트와 빵들이 정리되고, 점원이 교대하러 왔습니다. 어머니는 가게문을 열기 위해서 내려 왔습니다. 아버지는 같은 시간에 문을 열었던 카페 타 바에 가는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직접 그곳으로 한 아름의 바게트와 한 바 구니의 크와상을 가져갔습니다. 그는 커피를 마시고, 지방 신문을 읽고 볓 개비의 골루와즈 를 피우기 위해 테이블에 앉곤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학교로 등교하는 시간이 되면 집에 돌아와서 오후가 될 때까지 잠을 잤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일정은 변함없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흐르는 동안 아버지가 점점 더 아침 휴식시간을 오래 끌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가는 도중에 나는 거의 매일 유리창 너머로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는 방구석의 탁자에 앉아 있는 덩치가 크고, 고독하며, 말없이 신문 읽기에 열중하는, 또는 어 떤 생각에 정신이 팔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거기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머무르실 까?

무엇을 하셨을까? 왜 점점

때때로 아버지는 길을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들어오라고 나는 그 에게 빨리 키스했고, 그는 나를 다시 붙잡지 않았습니다. "지금 빨리 가렴. 지각하지 않도록 해라." 아버지가 내게 말했습니다.

더 오래 카페에

손짓하곤 했습니다.

눈 내리고 안개 낀 1 월 4 일, 내 열네 살 생일날 아침에 아버지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등교 길에 카페의 창 너머로 말없이 고독하며 방의 구석에서 큰 빵집 가운 위에 어깨 에 외투를 걸치고 있는 덩치가 큰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가 크뤄즈의 생그라티엥에 있는 바세 부인의 카페 타바에서 나온 이후로 그 누구도


그를 다시 보지는 못하였습니다. "너, 혹시 아빠를 보지 못했니?"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아니, 아침에 바세 부인의 카페 유리창 너머로 보았어요." 나는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어머니에게 그리고 헌병들과 판사에게 내 중언의 세세한 내용을 되풀이해서 말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틀림없었고, 담배 가게의 주인 바세 부인의 증언에 의해서도 확인되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8 시 30 분 경에 매일처럼, 신문과 골루와즈 값을 지불하고 나서 그녀의 카페를 나 가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디로 갔단 말이야. 빌어먹을!" 어머니는 상스럽게 덧붙였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 우리는 아버지가 곧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차가 차고에 있었고 또 당장 해결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저녁에 한 화덕분의 빵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 버지는 빵집이 어떤 경우라도 어겨서는 안 될 규칙이 빵이 모자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하는 날 단 하루라도, 단 한 개의 바게트라도 모자라서도 안돼." 이런 말을 아버지는 항상 되풀이 말하곤 했었으니까요. 첫째날 저녁, 냉동고에는 우리에게 필요한 먹을 것이 충분했습니다. 어머니는 점원인 프레데 릭에게 아침의 한 화덕분의 빵을 가지러 오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밤에도, 새 벽에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셋째날 저녁, 어머니는 헌병대에 남편의 행방불명을 신고하기 위해 전화했습니다. 그들은 실종 접수를 받았으나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들은 그녀에게 지난 48 시간동안 어떠한 차사고나 쁘띠 크러즈나 소로그의 연못에서의 익사사고도 발생하지 않았 다면서 어쨌든 어머니를 안심 시켰습니다. 그들은 단지 부부 사이에 흔히 있는 가출


정도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실종의 발생만큼 갑자기 끝나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 입니다. "당신은 그의 애정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십니까?" 그들은 어머니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기분이 상하고 얼굴이 붉어진 어머니는 우리가 생그라티엥에 살게 되었던 7 년 전부터, 아버 지는 단 하룻밤도 빵집을 비우시지 않았다고 단언했습니다. 심지어는 일요일 저녁에도 그는 집에 머물렀고 텔레비전을 보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다음 주 월요일에 사람들은 읍내에서 수근대기 시작했고, 어머니는 수배 전단을 배포하 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헌병들이 처음으로 집에 왔습니다. 그들은 방, 벽장, 서랍, 그리고 아버지의 빵 굽는 곳까지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조사하며 실마리가 될 만 한 것들과 단서들을 수집했습니다. 그들은 아버지가 신부증도, 짐도, 돈도 없이 단지 빵집 가운과 외투를 입은 채, 가죽 슬리퍼 를 신은 채 정말로 실종되었다는 결론을 짓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상한 점은 이렇게 엉뚱한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생그라티엥의 주민들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철도 종사원도 그가 귀에레나 몽뤼송에서 기차를 타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었고, 지방 신문에 실리고 역과 공공건물의 게시판 위에 아버지의 사진이 붙었지만 어떤 종류의 목격자 나 단서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빵집 조수인 프레데릭 노쉬는 화덕에서 아버지 대신 빵을 구워 빵집을 구했고, 어머니 또한 그가 아버지를 대신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가족의 식사 때와 어머니의 잠자리에서도 아버지를 대신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어머니와 동년배였습니다. 폐쇄적이었던 데 비해 개방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매력적이고

명랑했고,

또한

아버지가


나는 그와 아주 사이가 좋았고 그는 나를 아들로 서이기보다 어린 동생처럼 대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어머니가 새 자동차와 캠핑 트레일러를 사게 되었고, 우리는 처음으로 바캉스를 겸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님프 근처의 그라 뒤 루와의 바다를 보았었습니다. 내가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 그의 덕분이었습니다. 내가 수료시험을 좋은 성적으로 치른 이후에 그는 내가 게레의 고등 학교에 기숙생으로 들어갈 것을 권했습니다. 매번 토요일마다 나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축제기간 동안 나는 빵집에서 프레데리과 어머니 를 도왔습니다. 다행이 이웃들과 학교 친구들은 호의적인 시작으로 보아주었습니다. "르 노뉘, 그는 목적 달성을 했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때때로 듣기도 했습니다. 아버지가 행방 불명된 몇 년 후에도 사람들은 가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다니, 놀랍죠?" 우리는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더구나 어느 누군가가 그의 살해를 기도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욱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떠났다. 그는 떠났어." 어머니의 말처럼 우리는 아버지가 우리를 떠난 것으로 믿었고, 무슨 이유로 떠났고, 어디에 서 어떻게 사는지 알려고 애쓰지고 않았습니다. 즉, 우리는 아버지에 대해 걱정하기보다 차 라리 원한을 느꼈었다고 고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 다섯 살생일 저녁에, 그 해에는 그 날이 일요일이었고 우리는 가족끼리 집에서 파티를 열었습니다. 프레데릭은 매번처럼 게레로 데려가는 고속버스를 타는 데까지 나를 자동차를 데려갔습니다. 평상시처럼 이시기에 그리고 이 시간에는 승객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 는 버스의 앞쪽, 즉 운전사 아주 가까운 오른쪽 첫 번째 좌석에 자리잡았습니다. 몇 년 전부 터 마르티오 씨가 그 노선을 운행하였고, 나는 그를 잘 알았습니다.


밤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느린 속도로 갔고 가로등만이 인적 도로를 비 추었습니다. 벌판 한가운데의 라디페르의 임시정류장에서 나는 세우 는 한 남자를 멀리서 보았습니다. 마르티오 씨는 속도를 늦추어 열었 습니다. 그는 버스를 타러 왔습니다. 그가 버스 승강대 위에 갑자기 몸 을 돌려, 길 쪽으로 걸어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습니다.

없는

안개 낀 작은

가로등 아래에서 차를 버스를 멈추었고 문을 발을 올릴 즈음 그는

마르티오 씨는 어깨를 으쓱하고, 문을 다시 닫고서 오던 길을 다시 갔습니다. 1 분도 채 안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거의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예감 이나를 덮쳤습니다. 나는 내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사 곁으로 다가섰습니다. "아저씨, 버스를 타려고 했던 사람이... 믿지 않겠지만... 나의 아버지였던 것 같아요." 마르티오 씨는 한 마디로 부정했습니다. "아니야! 네 아버지는 절대로 이 부근을 배회하지 않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나는 내 의자에 앉으려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마르티오 씨의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로 완전히 의심이

그는 운전하기에 바빴기 때문에 이 고독한 여행자를 나보다 잘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속버스가 밤에 게레로 향해 가는 동안에 나는 고통과 의혹으로 시달렸습니다. 마르티오 씨가 다시 나의 의심을 부채질했습니다. 차가 도착했을 때에 나를 따로 부르더니 자신 있는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어머니한테 절대 말하지 말거라, 알겠니? 들어봐야 아마 쓸데없는 걱정만 할거다." 나로서는 이 엄청난 비밀을 지켰으나 그후 매번 일요일에, 다시 게레로 오면서, 근심스럽게 라다페르 임시 정류장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날 밤 얼핏보았던 그 여행자는 그 후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고등학교 축구팀의 일원이었고, 거기서 라이트 윙의 위치를 맡았습니다. 그해에


우리는 옛날에 레드스타에서 프로선수였던 새 코치를 영입해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목요일 오후에 우리는 코치와 함께 주니어 선수권전의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몽뤼송으 로 갔습니다. 그날은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나에게는 더욱 소중한 날이었습니 다. 왜냐하면 경기가 내 생일인 1 월 4 일에 치러졌기 때문입니다. 나는 자신 있었고 실력 이 상의 기량을 발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난주에 오뷔송에서 나는 결승골의 주역이 된 데 이어 이번 기회에 내 존재를 확실하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경기 초반 몇 분이 지나자마자 나는 아무드뤼즈 앞에서 패스를 잡기 위해서 번개처럼 전속 력으로 돌진했습니다. 나는 상대편 수비와 정면으로 부딪혔는데, 그도 나처럼 공쪽으로 달려 들었던 것입니다. 나는 담요에 덮인 채로 들것에 누워 있었습니다. 검은 주심복을 입은 남자가 내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내 볼을 툭툭 두들겼습니다. 그는 나의 아버지였던 것 같았습니다. 나는 의식을 잃 었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도시의 병원으로 데려갔고 거기서 밤새 지켜보면서 나를 간호했습니다. 그 다음날 나를 찾으러 왔던 사람은 코치였습니다. 그는 나를 생그라티엥까지 데리고 갔습니다. 우리팀은 2 대 1 로 이겼다는 것입니다. 나는 주심도 선심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해, 코치는 우리를 겨울산행에 데리고 갔습니다. 처음으로 나는 알프스와 진짜 겨울 스포츠 휴양지를 보았고, 다져진 스키 활강로 이에서 초보자가 서툴기는 했지만 스키의 즐 거움도 맛보았습니다. 1 월 4 일 아침, 코치는 크르와 데 삐로슈의 정상으로 데려가기 위해 휴양지 위를 지나가는 케이블카에 우리를 타게 했습니다. 나는 케이블카 뒤에서 큰 유리에 기대어 공중에서 테라 스, 우리가 스키를 대여했던 스포츠 가게와 세탁소, 돼지고기 식료품점을 가려내는 것을 즐 겼습니다.


정육점으로 내려오면서 나는 빵집 가운과 외투를 입고서 모자를 쓰지 않고 손에는 가죽으로 된 큰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한 남자를 언뜻 보았습니다. 덩치가 크고 그의 거동에 어떤 완 강한 것을 지닌 채 고집 세어 보이는 그는 눈 속에서 잔걸음으로 어설프게 걸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갔던 케이블카 캐빈과 김 서린 유리창을 통해서 그가 가게 안으로 들어 가는 것과 그의 뒤에서 문이 닫혔던 것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아주 격렬한 감동을 느끼며 두 다리가 후들거렸고 창문을 둘러쌓던 난간에 두 손을 짚었습니다. 나는 얼굴이 창백하고 일그러졌습니다. 친구 중 한 명이 걱정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얘, 괜찮니? 무슨 일이야?" "아무 것도, 아무 일도 아니야." 나는 이렇게 대답했을 뿐입니다. 크르와의 정상에 도착했을 때 나는 스키를 빨리 신었고, 코치의 인솔하에서 옆 골짜기로 내 려가야 했던 그룹에 합류하는 대신에 조심해야 된다는 모든 규칙을 어기고 나는 휴양지로 다시 내려가서 푸른 트랙을 향해 곧바도 진입했습니다. 나는 바로 정육점 앞에 도착했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육점의 여주인이 나무구슬로 도니 커튼 뒤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깊고 푸른 눈과 튼 튼한 이를 가진 얼굴색이 좋은 부유해 보이는 사부아 여인의 애교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습 니다. 그녀는 두꺼운 털실 스웨터와 순모로 된 바지 위에 작은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내게 곧 신뢰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실례합니다만 부인, 저는 아버지를 찾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그가 이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그녀의 젊은 부엌 조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 날 아침, 가게에 40 대 가량의 빵집 가운을 입고 외투를 덧입고서 큰 가죽 서류가방을 든 남


자가 왔다는 사실은 알지도 못한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녀는 거짓말을 할 수도 아무 곳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내가 그곳에 머물면서 여러 번 그 녀를 만나러 왔고, 이상하게도 신뢰하게 된 나는 내 의혹과 고통들을 그녀에게 털어놓기 시 작했습니다. 나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알프스의 휴양지에서 그날 아침도, 그 어떤 다른 날에도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행방불명 외에도, 이 별난 만남들은 나의 청춘 시절을 심하게 혼란시 켰습니다. 그러한 만남들은 불가피하게도 항상 같은 날, 바로 내 생일에 일어났기 때문입니 다. 그래서 1 월 4 일 내 생일은 나에게는 아버지의 행방불명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인생의 이러한 시기에 있어서 불확실한 정신은 쉽게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게 됩니 다. 연말인 12 월초 초반부터 나는 축제와 바캉스의 이 기간을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나 는 불안했고 동시에 아버지의 자취와 마주칠 가능성이 있는 숙명적인 날의 다가옴을 기다렸 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이 기간에 관한 여행 또는 외출 계획이 발표될 때 나는 우리의 다음 번 만남의 상황들을 막연히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예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조 금이라도 이상한 조짐이 생기면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나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가 어떤 식으로든 나의 행동과 이동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는 나름대로 나를 항상 사랑 하고 있으며, 그로서는 그의 순간적인 출현을 준비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 월 4 일, 아버지와 나 사이의 일종의 억지 시험을 시도해 보기 위해 나는 하루종일 나가지 않고 집에 있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머니와 프레데릭은 샹봉 근처에 개점한 새 호텔로 저녁을 먹으로 가자고 나에게 권했습니 다.


그러나 나는 끝내야 할 숙제를 구실로 텔레비전을 보면서 고기 파이를 곁들인 테린느 요리 를 먹으면서 혼자 있기를 바랬습니다. 나는 나를 덮쳤던 의혹들로부터 나의 정신을 고정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일요일 저녁 영화를 볼 때까지는 꿋꿋하게 잘 버티었습니다. 그러나 채널 1 에서의 마지막 저녁뉴스는 끔찍한 차 사고에 대한 지역 리포트 방송을 몇 분 동안 내보냈습니다. 그 사고는 풀랭 근처 7 번 국도 에서 일어났으며, 아이들을 태운 고속버스가 고장난 트럭 뒤에 부딪쳐 찌그러진 광경이었습 니다.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금빛 소방모를 쓰고, 검은 가죽 잠바를 입은 소방수들 중에서 나는 몇초동안 아버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또 다음 해, 나는 내 친구 베르트랑의 삼촌집이 있는 파리에서 축제를 보는 것을 승낙 받았 습니다. 그런데 그 삼촌은 파리 근교 갸니의 작은 별장에서 며칠 지내고 가라고 권했습니다. 하루 종일 우리는 매일 지역을 바꿔가며 우리의 힘이 허락하는 한 박물관들과 기념관들, 극 장과 공연들을 보면서 파리의 거리를 가로질러 산책했습니다. 그리고 밤이면 녹초가 되어 갸니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러나 갸니로 돌아가기 위해 에스 트 역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기차를 놓쳐 버렸습니다. 마침 방학이 끝날 무렵인 1 월 3 일 저녁이었고, 우리에게는 제법 많은 돈이 남아 있었기 때 문에 기차를 기다리면서 역에 인접한 맥주집 중에 한 집으로 고급 슈크루트를 먹으로 가기 로 했습니다. 우리는 알자스의 포도주 한 병도 함께 마셨는데 그것이 우리를 약간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기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 아주 예쁘고 명랑하며, 아주 빈틈없어 보이는 젊은 두 아 가씨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곧 이어서 그녀들은 우리에게 '앙 카마라드'로 춤추러 가자고 했습니다. 그곳은 그녀들이 '무척 좋아했었던' 디스코텍으로 너무나 근사했습니다. 아 가씨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음탕한 여자로 생각할까 봐 두려워서 그곳에 단둘이 감히


들어 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베르트랑은 5 분 후에 갸니행 마지막 기차가 떠날 것이라고 나에게 주지시켰습니다. "괜찮아요. 우리에게 차가 있어요!" 그녀가 분명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베르트랑은 혼자 기차를 타러 갔고 나는 이러한 멋진 유혹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하 나의 샴페인 통 앞과 두 젊은이들 사이에 있는 카바레의 테이블에 곧 자리를 잡았습니다. 나는 한 아가씨와 또 다른 아가씨와 교대로 춤을 추었고 서로 조금씩 말장난을 하기 시작했 습니다. 그녀들은 웃으면서 내 장난을 받아 주었습니다. 나는 매번 우리의 테이블로 돌아올 때마다 어떤 마법의 손이 와서 빈 잔들을 채웠으며, 거의 매번 샴페인 병을 바꾸었다는 사 실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나는 어느 순간에 그녀들 중 한 여자 가 내가 다른 여자와 춤을 추고 말장난하는 동안에 얼음통 안에 잔을 비웠다는 사실도 알아 차렸습니다. 비록 취했지만 그런 술책을 알아차릴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샴페인의 취기로 인해 나는 의젓하게 보이도록 결심했습니다. 나는 내 스스로 병들을 새로 바꾸었고 잔을 계 속하여 비웠습니다. 마침내 나는 테이블에 쓰러지듯 엎드렸고 갑작스럽고 깊은 잠에 빠졌습 니다. 1 월 4 일 이날 새벽에 한 남자가 탁자 다른 쪽에서 나에게로 몸을 굽혔습니다. 그는 크고 힘 센 그러나 난폭하지 않은 손으로 내 어깨를 흔들며 말했습니다. "이보게 젊은 양반, 지금 돈을 내고 나가게." 나는 고개를 다시 들고서 짙은 안개 속에 있는 것처럼, 내 위에 있는 슬픈 눈과 얇은 입술 을 가진 빨갛게 된 그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주 하얀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웨이터 재킷은 하얀색이었고 그의 셔츠와 그의 나비넥타이도 하얀색이었습니다. 카바레는 텅 비었고, 불빛은 강했습니다. 웨이터들은 식탁보를 걷어 냈고 탁자와 의자를 옮기고 있었 습니다.


나는 그를 응시하면서 흐느적거리는, 그리고 굉장히 느린 몸짓으로 내게 남아 있던 지폐 모 두를 꺼냈습니다. 그것으로 거의 계산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남자는 세워 보지 도 않고 돈을 받았고 어깨를 으쓱하며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습니다. "너는 네가 마신 것을 알고 있겠지? 네 나이에! 이런 밤에!" 엄하기보다는 애처로움 목소리로 그가 말했습니다. 정신이 혼란스런 중에도 나는 아버지에게로 가기 위한 빛의 길과 내 어린 시절의 문을 열게 할 암호를 절망적으로 찾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크뤄즈의 생그라티엥을 아세요?" 나는 어눌한 어조로 알아듣기 힘들만큼 빠르게 말을 건넸습니다. '어쩌면 듣지 못했을까?' 그는 내 팔을 잡고서 내가 일어서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나는 가까스로 서 있었습니다. 그는 나를 느린 걸음걸이로 카바레의 출구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문은 안개 낀 작은 길로 향해 열려 있었습니다. "너는 외투가 없니?" 그가 내게 다시 물었습니다. "네, 외투가 없어요." 간신히 대답을 하고 건물들의 벽들을 따라서 무턱대고 곧 바로 앞으로 걸어나갔습니다. 몇 그루의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삼각형의 광장에 이르렀을 때 나무들 중 하나를 붙잡고 무릎 을 꿇은 채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어떻게 갸니로 되돌아 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은 결코 단 한 번도 파리에서 나무들이 심어져 있던 세모꼴의 광장도, 그날 밤 내가 길을 잃었던 그 지하 카바레의 좁은 문도 다시는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느덧 나도 여행이나 직접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네덜란드 여행 중 나는 그 당시의 가장 위대한 현대화가로 여기고 있던 고갱의 새 박물관을 방문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속 깊숙이 '먼거리, 낯설음, 세관과 국경들이 나에게 모든 운명적인 만남들을 피하게 해주었다'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외로운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나는 선교 난간에 발꿈치를 괴고서 항해하는 배들의 움직임 과 평온한 물위의 수송선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아래 3 미터에 있는 거 의 내 발치의 아래쪽 돌 의자 위에 앉아 있는 부랑자 같은 덥수룩한 수염에, 오래 되고 더 러운 외투를 입고 랍비의 모자를 쓴 이상한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배를 밖으로 내놓고 는 신문더미 위에 발을 벌리고 있는, 희고 노란 털-흰색이라기보다는 더럽고, 노란색은 차 라리 오줌같이 누런색-의 끔찍한 거리의 개 한 마리를 자기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있었습니 다. 이 사람은 자신이 관찰되고 있는지도 몰랐고, 개의 배를 쓰다듬느라 아주 바쁜 것처럼 보였 습니다. 그 사람과 개는 서로 그렇게 함으로써 극단적인, 그리고 충분한 자극적인 기쁨을 느 끼는 것 같았습니다. 네덜란드 일상생활의 이러한 엉뚱한 광경은 내게 온갖 주의를 기울이 게 했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계속 그를 관찰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그는 내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처럼 고개를 다시 들었습니다. 그의 큰 검은 모자 아래로 나는 그의 얼굴을 보 았고 우리의 시선은 교차했습니다. 나는 순간 아연실색했습니다. 나는 자제했어야 했으며 운 하의 둑에 다다를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첫 번째 흥분이 가라앉고 일종의 자식으로서의 본능은 나에게 있는 힘을 다해서 외치도록 했습니다. "아버지! 저예요. 파비엥! 기다려요!" 아버지는 분명히 나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는 고개를 떨구였고 의자에서 일어났습니다. 마치 자식을 안았을 때처럼 그의 금찍한 개를 팔에 안고서 뛰어서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위치 상 으로 그는 내가 있었던 금속으로 된 난간 아래로 지나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그가 전속력으로 멀어져 가는 것을 보기 위해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먼발치에 그의 모자가 보일 듯 말 듯 해질 때쯤. 내가 더 이상 그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 아버지는 나를 향 해 돌아서서 쉰 목소리로 분명한 프랑스어로 외쳤습니다. "나는 네 아버지가 아니야! 나에겐 아들이 없어!" 나는 그 끔찍한 고백 이후로 그를 다시 보지 못했습니다.


법은 한 개인의 공식적인 실종 신고와 민사 법원에 의한 '법적 사망' 통지 사이에 7 년의 유 예기간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 후 어머니는 과부로 인정되어 프레데릭 노쉬와 재혼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떠난 이후로 어머니와 함께 부부로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결 혼식 날 나는 그가 갑작스럽게 나타나 결혼에 매우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 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는 그가 아직도 살아 있고 '해가 흘러감에 따라 우리의 길이 이쪽과 저쪽으로 교차되었다' 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나는 사부아의 정육점 여주인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결코 이 중대한 비밀을 털어놓지 않았었습니다. 그들이 결혼한 지 얼마 후에, 프레데릭과 어머니는 생그라티엥의 빵집을 팔았습니다. 그들은 그들이 아직도 살고 있는 그로 뒤 루아에 정착했습니다. 그들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나에 게 마리에브와 마리 마르트라고 불리는 쌍둥이 작은 두 여동생이 생기는 기쁨을 가져다주었 습니다. 나는 사범학교를 나온 후에 그토록이나 바랬던 초등학교 교사직을 얻었고, 그리고 생그라티 엥의 학교장이 되었습니다. 나는 다시 그 지방에 자리잡았고 곧 동료 교사와 결혼했습니다. 어머니와 프레데릭은 쌍둥이와 함께 우리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왔습니다. 그 다음해 나는 선거에 출마하여 시의 부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같은 해에, 토목 업무과는 생그라티엥 주위의 국도 위의 중요한 우회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생그라티엥 제조소는 매우 발전하였습니다. 제조업의 발달로 인해 대형트럭의 왕래는 복잡한 교통체증을 가져왔습니다. 적재기들과 다양한 엔진은 거의 읍 입구의 오래된 채석장에 인접한 넓은 구덩이를 파기 시 작했습니다. 1 월의 어느 날 아침, 수업이 끝나갈 무렵에 헌병들이 학교로 나를 찾으러 왔습니다.


그들은 세텔렉의 일꾼들이 막 놀라운 발견을 하고 왔던 그 작업 중인 건설 현장으로 나를 데려갔습 니다. 족히 12 여 년 전에 모래에 묻힌 성인 남자의 해골이었습니다. 아무도 그 형태를 알 수 없고 부서진 해골이 아버지의 것이라고 증명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아버지의 것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나는 당신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가 끄집어낸 이 오 래 된 해골에 별로 관심이 없군요." 토목감독이 내게 말했습니다.

홍당무(쥘 르나르) "틀림없이 그렇다니까." 르삑 부인이 이렇게 말하고는 덧붙여 말했습니다. "또 오노리이느가 닭장문 닫는 것을 잊어버린 거야." 과연 창 너머로 보니 그 말 그대로 널따란 뜰 저편 끝에 닭장의 조그마한 지붕이 보이는데, 어둠 속에 활짝 열린 문의 시커멓게 네모난 그림자가 떠올라 있었습니다. "훼릭스, 네가 닫으러 가 주겠니?" 르삑 부인의 아이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남자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닭의 뒷바라지나 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 건 아녜요." 훼릭스는 투덜거렸습니다. 그는 혈색이 나쁘고 게으른 겁쟁이 남자아이였습니다. "그럼 너는, 에르네스띠인느?" "내가요? 어머니, 무서워서 못해요!"

형 훼릭스도 누나 에르네스띠인느도 얼굴도 제대로 들지 않고 대답을 합니다. 두 사람은 테 이블 위에 팔을 괴고는 이마가 닿을 듯한 자세로 독서에 열중해 있습니다. "어머나, 나도 참 바보야! 깜빡 잊었었구나. 홍당무야, 네가 닭장 문을 닫고 오렴!" 르삑 부인이 말했습니다. 부인은 막내아들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 주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빨간 머리털에 얼굴이 주근깨투성이였기 때문입니다. 테이블 밑에서 한가로이 놀고 있던 홍당무는 일어서서 조심


스럽게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나도 무서워." "뭐라고? 다 큰 남자아이가 무섭긴 뭐가 무서워! 자, 자, 빨리 갔다 오너라!" "그래요. 홍당무는 숫염소처럼 마음이 억세요." 누나 에르네스띠인느가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무서운 게 없는 녀석이야." 형 훼릭스도 말했습니다. 이렇게 부추기자 홍당무는 의기 양양해져서, 이런 칭찬을 무시하면 수치가 된다는 듯이 벌써 겁먹은 마음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용기를 내게 해주려고 마지막 한마디로 가지 않으면 뺨을 때려 주겠다고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길을 비켜 줘야 가지." 홍당무는 말했습니다. 르삑 부인은 어깨를 움추렸고 훼릭스는 얕보는 듯이 픽 웃고 있습니다. 인정이 있는 것은 에르네스띠인느뿐, 촛불을 가지고 복도 끝에서 동생을 따라 갑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께." 에르네스띠인느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해 놓고서는 곧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갑작 스럽게 불어온 바람에 촛불이 깜박거리다가 꺼졌기 때문에 무서워졌던 것입니다. 겁에 질려 달아나고 싶은 데도 발이 그 자리에 못 박혀서 꼼짝 못하는 홍당무는 어둠 속에 서 덜덜 떨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앞도 보이지 않으므로 장님이 된 듯 싶었습니다. 이따금 바람이 느닷없이 불어와 싸늘하게 식은 홑이불처럼 몸을 감싸서 홍당무를 낚아채어 갑니다. 여우나 늑대가 손가락이며 볼에 입김을 불어 대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되면 이젠 어둠 속 에 구멍이라도 뚫을 것 같은 결심으로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서 짐작만으로 닭장 쪽을 향해 돌진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손으로 더듬어서 열쇠를 집었습니다. 홍당무의 말소리 를 들은 암탉들이 횃대 위에서 깜짝 놀라 '꾸꾸꾸' 하고 울면서 푸드득거렸습니다. 홍당무는 이렇게 소리질렀습니다. "조용히 해, 나야!" 문을 닫고 다리와 팔에 날개라도 단 듯이 단숨에 달아났습니다. 헉헉거리면서도 의기양양하 게 따뜻하고 밝은 집안으로 돌아오자 진흙과 빗물로 더럽혀진 누더기 옷을 벗고 새로


맞춘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빙긋 웃으면서 자랑스러운 얼굴로 우뚝 선 채 모두들 칭찬해 줄 것을 기다렸습니다. 이젠 안전하다, 부모님들이 얼마나 걱정하셨을까 하고 두 사람의 얼굴에서 그 흔적을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형 훼릭스도 누나 에르네스띠인느도 아랑곳 있었습니다. 르 삑 부인은 늘 하는 말투로 홍당무에게 말했습니다. "홍당무야, 이제부터는 밤마다 네가 닫으러 가라."

없다는

듯이

책만

읽고

그 집(앙드레 모로아) 그녀의 이야기입니다. 2 년 전에 내가 몹시 아팠을 적에, 나는 밤마다 똑같은 꿈을 꾸곤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시골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멀리로 낮고 길쭉하면서 하얀 집 한 채를 보았 는데, 그 집은 보리수나무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그 집의 왼쪽에는 포플러나무로 가장자리 가 둘러진 풀밭이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그 나무들의 꼭대기는 보리수나무 위에서 춤 을 추고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나는 그 집에 마음이 끌렸고 그래서 그 집 쪽으로 갔습니다. 흰 색으로 색칠될 울 타리는 입구를 막고 있었고 나는 아주 멋지게 곡선이 진 오솔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 길 은 나무들로 가장자리가 둘러져 있었는데, 그 나무들 밑에는 봄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앵 초 꽃, 빙카 꽃, 아네모네 꽃 등등. 그 꽃들은 내가 꺾자마자 시들어 버렸습니다. 그 길에서 빠져 나오자 몇 발자국 거리에 그 집이 있었습니다. 그 집 앞에는 영국 잔디처럼 거의 대머리가 되다시피 짧게 깎인 넓다란 잔디밭이 있었습니다. 하얀 대리석들로 지어진 그 집은 스레트 지붕으로 되어 있었고요. 조각이 새겨진 판자들로 만들어진 문이 작은 층계 의 맨 위에 있었습니다.


나는 그 집을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내가 부르는 소리에 대답하지 않았습니 다. 나는 무척이나 실망하여 초인종을 누르고 소리질렀는데, 그러다가 결국 잠에서 깨어나곤 했습니다. 내 꿈은 이런 거였습니다. 그 꿈은 여러 달 동안 반복되었고요. 마침내 나는 분명히 어린 시 절에 그 공원과 성곽을 보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그 기 억을 되살릴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그 집을 찾고 싶었던 나머지 나는 어느 여름에 꿈속에 서의 집을 찾기 위해 프랑스의 길 여기저기서 내 휴가를 보내기로 결심했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내 여행 이야기는 하지 않으렵니다. 나는 노르망이 지방, 뚜렌느, 뿌와뚜 지방을 두루 다녔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난 그것 때문 에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10 월에 나는 파리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곤 겨우 내내 그 하얀 집 꿈을 계속해서 꾸었습니 다. 지난 봄, 나는 파리 근교에서 산책을 하게 되었답니다. 어느 날 내가 이슬라당 근처 계 곡을 건너 갈 즈음에 나는 갑자기 사랑했던 사람들이나 장소들을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다시 알아보게 될 때 느끼게 되는 이상한 감정과 같은 유쾌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나는 그 지역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는데 나의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정경들을 완벽하게 알아보았던 겁니다. 포플러나무의 꼭대기들은 보리수나무들의 무리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 다. 그 보리수 나마들의 어린 잎새들 사이로 집 한 채가 보였습니다. 그때에 난 내가 내 꿈 속의 성을 발견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100 미터만 더 가면 좁다란 길이 자동차 도 로를 가로지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길은 거기에 있었습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갔습니다. 그 길은 나를 하얀 색 울타리 앞으로 인도했습니다. 거기에서 내가 그토록 자주 따라갔던 오솔길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 나무들 아래에서 나는 빙카 꽃, 앵초 꽃, 아네모네 꽃들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색깔의 양탄자를 감상했습니다.


내가 그 길에서 빠져 나왔을 때 그 집이 보였고 나는 자동차에서 내려서 재빨리 계단을 올 라가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러자 바로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검은 색 웃옷을 입은 아주 늙고 슬픈 얼굴을 한 남 자였습니다. 그는 나를 보더니 아주 놀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그는 말없이 주의 깊게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에게 말했습니다. "저, 좀 이상한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저는 이 집의 주인을 몰라요. 그러나 그 분들이 저에 게 이 집을 방문하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전 기쁠 거예요." "이 성은 임대할 집입니다, 부인. 그래서 저는 이 집을 방문하게 해 드리려고 여기 있는 것 이죠." 그가 마지못해 말했습니다. "세를 놓으신다고요? 이 얼마나 예기치 않은 행운이람! 어떻게 이 주인 분들이 이렇게 아름 다운 집에서 살지 않으신대요?" 제가 한 말입니다. "주인들이 살았습니다, 부인. 그런데 이 집에 유령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로 이 집을 떠났습 니다." "유령이라고요? 프랑스의 지방들에서 아직 유령을 믿고 있었다는 건, 전 모르겠는걸요..." "만일 제가 우리 주인들은 도망치게 했던 유령을 밤이면 공원에서 그토록 자주 만나지 않았 었다면 저도 믿지 않았을 겁니다, 부인." 그가 심각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무슨 얘기예요?" 나는 웃으려 애쓰면서 말했습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부인?" 노인은 나무라는 듯이 말했습니다. "부인, 적어도 당신은 웃어선 안 됩니다. 왜냐고요? 그 유령은 바로 당신이었으니까요."

보석 (모파상) 랑땡 씨는 그의 사무실 부장의 집에서 있었던 저녁모임에서 그 처녀를 만난 이후


그물에 걸 려들 듯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처녀는 몇 해 전에 사망한 지방 관리의 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죽은 후 그녀는 어머니 와 함께 파리로 왔고, 어머니는 그 처녀를 결혼시키려는 희망을 품고 동네의 부잣집을 드나 들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가난하면서도 점잖았고, 조용하고 부드러웠습니다. 그 처녀는 정숙 한 부인의 완벽한 전형이었으며, 그녀의 입가에 머무는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는 그가 보기 에 그녀 마음의 반영인 듯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습니다.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그녀를 데려가는 남자는 행복하기도 하지, 더 좋은 여자는 없을 테니까." 연봉 3,500 프랑을 받는 내무부의 주임 서기이던 랑땡 씨는 그녀에게 구혼하여 그녀와 결혼 하였습니다. 그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그녀는 절약할 줄도 알았으며 남편에게 온갖 관 심과 세심함과 애교를 다 보여 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그녀의 매력은 너무 많아 그는 6 년이 지나서도 그녀와 처음 만났던 때보다 더욱더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그가 못마땅한 것은 그 녀가 가진 두 가지 취미, 즉 극장 구경과 가짜 보석에 대한 취미뿐이었습니다. 그녀는 검소한 관리의 부인들을 몇몇 알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은 언제나 화제가 되고 있 는 연극, 때로는 초연인 연극을 보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마다 그는 아는 여자들과 함께 구경을 가 달라고 그녀에게 부탁했고 마침내 그녀는 남편의 그런 태도가 못마땅했음에도 지 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친절을 베푸는 마음으로 그럴 결심을 했고, 그 일로 그는 다시 한 번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극장 구경에 대한 취미는 곧 몸치장을 하고 싶은 욕망을 가져왔습니다. 그녀의 옷차 림은 늘 아주 단순했고 언제나 취향은 고상했으나 수수한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부드러운 우아함, 매혹적이고 겸허하고, 그리고 미소를 잃지 않는 단아함은 그녀 의복의 소박함에 새


로운 기품을 더해 주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다이아몬드를 모방한 두 개의 커다 란 귀걸이를 달고 다니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모조 진주 목걸이, 가짜 보석 팔걸이, 귀한 보석 흉내를 낸 가지각색의 유리로 장식된 장신구를 몸에 지니고 다녔습니다. 싸구려 장식품에 대한 아내의 취미에 불쾌해진 남편은 가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여보, 보석을 살 돈이 없을 때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으로 자신을 꾸미는 법이오. 그 게 바로 가장 값비싼 보석이오." 그러면 그녀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되뇌었습니다. "어때요? 저는 그런 게 좋은 걸요. 그건 제 악덕이에요. 당신 말이 옳다는 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겨 먹은 걸요. 저는 보석이 좋은 걸요!" 그리고 그녀는 진주 목걸이를 손바닥 위에서 굴리면서, 수정의 하면서 덧붙여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보세요. 진짜라 해도 믿을 거예요." 그러면 그는 미소지으며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당신은 보헤미안 같은 취미를 가졌소."

단면을 반짝거리게

랑땡 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녀는 그녀의 <싸구려 물건>들을 담고 있는 모로코 가죽으로 된 상자를 그들이 차를 마시고 있는 테이블 위에 가져다 놓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떤 비 밀스럽고 심오한 쾌감을 음미하듯이 그 모조 보석들을 살펴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리고는 목걸이 하나를 남편의 목에 억지로 걸고는 이렇게 외치며 마음껏 웃어댔습니다. "당신 정말 우스꽝스럽군요!" 그리고 나서는 미친 듯이 열렬히 그를 껴안는 것입니다. 어느 겨울 밤 그녀는 오페라에 갔다가 오한으로 몸을 떨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은 기침을 했고, 일 주일 후 그녀는 폐렴으로 죽었습니다. 랑땡은 그녀를 따라 무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의 절망은 너무도 지독하여 그의 머리칼은 한 달 새에 백발이 되어버렸습니다. 추억에, 그녀의 미소에, 그녀의 목소리에, 죽은 여자의 온갖 매력의 환영에 시달려서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영혼을 찢기우며 그는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시간도 그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가끔 집무 시간 중에 동료들이 가까이 와서 그 날의 일들을 얘기할 때면 갑자기 그의 볼이 부풀어오르고 코가 실룩이며, 눈에 눈물이 그득 해지는 것을 보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는 보기 흉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흐느껴 울기 시 작하는 것입니다. 그는 아내의 방을 그녀의 생전과 똑같이 고스란히 그대로 내버려두고 거기에 매일 틀어박혀 그녀를 생각하곤 했습니다. 가구들, 그리고 그녀의 옷들까지도 그녀의 마지막 날과 똑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활은 힘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손안에 있을 때에는 살림의 모든 수요 를 충족시켜 주던 그의 봉급이 이젠 그 혼자만으로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그 녀가 언제가 그에게 고급술을 마시게 해주고, 그의 보잘 것 없는 그의 수입으로는 손에 넣 기 힘든 음식을 먹게 해주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빚을 지기 시작했고 돈이 떨어진 사람들이 하듯이 돈을 구하러 쫓아다녔습니다. 어느 날 아침 마침내 그는 우리말까지 꼬박 일 주일 동안 동전 한 푼 없는 신세가 되었으므로 무 얼 좀 팔 궁리를 했습니다. 그러나 즉시 아내의 '싸구려 물건'들을 치워 버릴 생각이 떠올랐 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과거에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던 그 '가짜 물건'들에 대해 일종의 원 한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참동안 가짜 보석 더미를 뒤졌습니다. 그녀가 죽기 얼마 전에도 그녀는 거의 매일 밤 새로운 물건을 사 가지고 왔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그는 그녀가 다른 것들보다 더 좋아 하는 듯이 보였던 목걸이를 팔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목걸이는 가짜치고는 정말로 매우 섬세하게 세공되어 있었으므로 6 프랑이나 8 프랑은 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 큰길을 따라 걸으며 믿을 만해 보이는 보석상을 찾으면서 직장 으로 향했습니다. 마침내 한 보석상을 발견한 그는 자신의 가난을 그런 식으로 드러내


보이 며, 그처럼 값어치 없는 물건을 파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물건값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남자는 물건을 받아 살펴보고, 무게를 달아보고,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더니 점원을 불러 아주 나지막한 소리로 몇 마디 주의를 주고는 그 목걸이를 다시 카운터에 놓고 그것이 어떻게 보 이는지 더 잘 알아보기 위해 멀찌감치서 바라보았습니다. 그 모든 요란스러운 절차에 거북스러워진 그가 '그건 아무 가치도 없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할까 생각할 때 보석상이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것은 1 만 2 천 내지 1 만 5 천 프랑 나가는 물건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어떻게 손 에 넣으셨는지 알려 주셔야만 살 수 있겠습니다." 그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어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입을 벌린 채로 있었습니다. 그는 드 디어 더듬더듬 말했습니다. "정말입니까? 틀림없나요?" 상대방은 그의 놀람을 오해하고 쌀쌀한 투로 덧붙였습니다. "다른 데 가셔서 더 받으실 수 있는지 알아보시죠. 저로서는 기껏해야 1 만 5 천 프랑 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더 좋은 조건을 발견하지 못하시면 저에게 다시 돌아오시지요." 완전히 넋이 빠진 랑땡 씨는 목걸이를 다시 집어들고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 보고 싶은 마음 으로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나서자마자 웃음을 터뜨리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히며 그는 생각했습니다. "바보같으니라구! 아휴! 바보같으니라구! 내가 그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되었 을까! 진짜와 가짜도 구별 못하는 보석상이 있군!" 그리고 나서 그는 페로의 입구에 있는 다른 보석상점으로 들어갔습니다. 보석을 보자마자 그 보석 세공인은 소리쳤습니다. "아! 이럴 수가 이 목걸이! 이건 저희집 거예요." 몹시 동요된 랑땡 씨가 물었습니다. "값이 얼마나 나가죠?" "2 만 5 천 프랑에 팔았죠. 법적 절차에 따라 선생님이 어떻게 그것의 소유자가


되셨는지를 가르쳐 주신다면 1 만 8 천 프랑에 즉시 매입하겠습니다." 이번엔 랑땡 씨는 놀라움으로 몸이 굳어져서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가 다시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주의 깊게 살펴보십시오. 지금까지 저는 그것이... 가짜로 알고 있었는데 요." 보석상은 말을 이었습니다. "선생님 성함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좋습니다. 제 이름은 랑땡입니다. 내무부의 직원이구요. 마르티르로 16 번지에 살고 있습니 다." 보석상은 장부를 열어 살펴보고는 말했습니다. "이 목걸이는 1876 년 7 월 20 일, 마르티르로 16 번지의 랑땡 부인 앞으로 보내졌었습니다." 너무도 놀라서 넋을 잃은 그와 그가 도둑이 아닌가 눈치를 살피는 보석상, 그 두 사람은 서 로 빤히 마주 쳐다보았습니다. 보석상이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이 물건을 24 시간 동안만 저에게 맡겨 주시겠습니까? 영수증을 드리겠습니다." 랑땡 씨가 더듬거리며 말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죠." 그리고 나서 그는 그 종이쪽을 접어 호주머니에 넣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거리를 건너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길을 잘못 들었음을 발견하고 뜅르리 쪽 으로 다시 내려와 세느강을 건너서는 또 다시 길을 잘못 들었음을 알고 머리 속에 아무런 분명한 생각도 없이 샹젤리제로 다시 갔습니다. 그는 추리를 해보려고, 이해해 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의 아내는 그런 가격의 물건을 살 수 없었습니다. "천만에 살 수 없구 말구. 아니, 그렇다면 그건 선물이 아닌가? 선물이라니! 누구의 선물이 란 말인가? 무엇 때문에?" 그는 걸음을 멈추고 길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습니다. 무서운 의혹이 그를 스쳤습니다. "그녀가? 아니 그렇다면 다른 모든 보석들도 역시 선물이었단 말인가!" 발밑의 땅이 꺼지는 듯했고 눈앞의 나무가 쓰러지는 것만 같아 그는 두 팔을 벌리고 의식을 잃은 채 쓰려졌습니다. 그는 어느 약국에서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행인들이 그를 그 곳으로


옮겨 놓아 준 것이었습니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서 방구석에 틀어 박혔습니다. 밤이 되도록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손수건을 물어뜯으며 미친 듯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나 서는 피곤과 슬픔에 지쳐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한 줄기 햇살이 그를 깨웠습니다. 그는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그러 한 마음의 충격을 겪은 후 일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는 과장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으리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그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는 보석상으로 다시 가 보 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목걸이를 그 남자의 가게에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었 습니다. 그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날씨는 화창했습니다. 푸른 하늘이 미소짓고 있는 듯이 보이는 도시 위에 넓게 펼쳐져 있었 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지나가는 것 을 보고 랑땡은 생각했습니다. '재산이 있으면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돈이 있으면 슬픔까지도 쫓아 버릴 수 있고, 가고 싶은 데고 가고 여행도 가고 기분 전환도 할 수 있고! 아, 부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전날 밤 이후로 먹은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배가 고팠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머니는 비어 있 었습니다. 그러자 그 목걸이 생각이 났습니다. 1 만 8 천 프랑이라! 그건 꽤 큰돈이 아닌가! 그는 페로에 이르러 그 상점 앞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했습니다. 1 만 8 천 프랑! 열두 번이 나 그는 들어갈 뻔하다 말았습니다. 언제나 수치심이 그를 멈춰 서게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몹시 배가 고팠습니다. 그리고 동전 한 푼 없었습니다. 그는 결심을 굳히고 생 각할 시간을 갖기 안기 위해 뛰어서 길을 건너 그 보석상점으로 급히 달려들어갔습니다. 그를 보자마자 보석상인은 미소를 띄우며 친절히 자리를 권했습니다. 점원도 다가왔습니다. 그들은 눈과 입가에 재밌다는 듯한 기색을 띠고 랑땡씨를 흘금흘금 쳐다보았습니다. 보석상


인은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선생님, 제가 조회해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전과 같은 의향이시라면 제가 제의한 금액을 곧 지불해 드리겠습니다."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습니다. "아, 물론이죠." 보석상인은 서랍에서 열 여덟 장의 커다란 지폐를 꺼내 세어서 랑땡 씨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는 조그만 영수증에 사인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돈을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상 점을 나서려고 하는 그는 여전히 미소짓고 있는 상인을 향해 돌아서서 시선을 내려뜨리고 말했습니다. "제게... 다른 보석들도 있는데... 주시겠습니까?" 상인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물론 사구 말구요, 선생님."

같은

경위로

것이

그것들도

점원 중의 하나는 실컷 웃기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다른 한 점원은 억지로 코를 푸는 척 했습니다. 랑땡 씨는 태연한 태도로 얼굴을 붉히며 정중히 말했습니다. "그것들을 가져오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보석을 가지러 가지 위해 마차를 잡아탔습니다. 한 시간 후 보석 상점으로 돌 아왔을 때 그는 아직도 점심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나하나 값을 매기며 이리저 리 살펴보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것이 그 상점의 것이었습니다. 이제 랑때 씨는 값을 따지 고 화를 내며 판매 장부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며, 액수가 점점 커질수록 점점 더 언성을 높 였습니다. 커다란 귀걸이는 2 만 프랑, 팔찌는 3 만 5 천 프랑, 브로우치, 반지, 메달들은 1 만 6 천 프랑, 에메랄드와 사피이어의 목걸이는 1 만 4 천 프랑, 목걸이가 되는 금줄에 매달려 있는 외알박이 보석은 4 만 프랑이었습니다. 총액이 19 만 6 천 프랑이나 되었습니다. 상인은 야유 섞인 너그러운 투로 말했습니다. "이건 절약한 걸 보석에 투자한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지요." 랑땡은 점잖게 말했습니다.


"그것도 투자의 한 방법이지요." 다음 날 재감정을 하기로 주인과 합의한 후 상점을 나왔습니다. 거리를 나오자 그는 방돔의 원주를 바라보며 그것이 마치 보물 따먹기 하는 기둥인 양 그리고 기어올라가고 싶은 욕망 을 느꼈습니다. 그 위에 높직이 자리잡고 있는 황제의 동상을 말타기 하듯 뛰어 넘고 싶도 록 마음이 날아갈 듯 가벼웠습니다. 그는 부아젱 식당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한 병에 20 프랑이나 하는 포도주를 마셨습니 다. 그리고는 마차를 잡아타고 불로뉴 숲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그는 행인들을 향해 '나도 부자란 말이야. 나도. 나에게 20 만 프랑이 있어!'라고 외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채 마차 몰잇군을 경멸의 감정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직장 생각이 그에게 떠올랐습니다. 그는 마차를 그곳으로 몰게 해서 단호한 태도로 과장실 에 들어가 선언했습니다. "과장님, 사표를 제출하러 왔습니다... 30 만 프랑의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는 옛 동료들에게로 가서 악수를 나누고 새로운 인생 설계를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영국 카페로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옆자리의 신사가 지체가 높아 보였으므로 그는 자신이 40 만 프랑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약 간 티를 부리면서 털어놓고 싶은 욕망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생 처음으로 그는 극장에 서 지루해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가씨들과 밤을 보냈습니다. 여섯 달 후 그는 재혼을 했습니다. 그의 두 번째 성격이 었습니다. 그녀는 그를 매우 괴롭혔습니다.

부인은 매우 정직했으나 까다로운

철학하게 만드는 이야기

오, 도둑, 도둑이여! 너의 삶은 어떤 것이냐?(르 클레지오)


말해 다오,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나는 모릅니다. 나는 이제 알지 못합니다.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시간의 추억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영위하는 삶이죠. 나는 포르투갈, 에리세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무렵 그곳은 리스본에서 멀지 않은 바다 위의 작고 하얀 어촌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정치 적인 이유로 해서 그곳을 떠나야 했고, 숙모와 더불어 우리는 프랑스에 정착했고, 나는 그후 할아버지를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쟁 직후였는데, 나는 할아버지가 그 무렵에 돌아가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를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가 어부였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을 뿐, 지금은 거의 포르투갈어를 말하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 나는 아버지와 함께 견습 벽돌공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도 돌아갔는데 오래 된 집을 개 축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일은 순조로웠습니다. 그 당시 나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나는 직장이 있었고, 결혼했고, 친구들이 있었으며, 다음날에 대해 생각하지 않 았고, 병도 사고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일을 많이 했지만 돈은 적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운이 좋았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에 나는 전기를 전문으로 했습니다. 전기 회선들을 수리했던 것입니다. 나는 살림 도구들과 조명을 설치했고, 도선들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나를 아주 기쁘게 했습니다. 너무 아득하게 멀어서 나는 때때로 그것이 사실인지 정 말 그와 같았던 지를 그리고 차라리 그때의 내가 누리던 생활이 꿈이 아닌지를 생각해 보곤 합니다. 모든 것이 너무나 평온하고 정상이었을 때, 저녁 7 시에 귀가하여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집의 따뜻한 공기를 느꼈고 아이들의 고함소리와 아내의 목소리를 듣곤 했답니다. 그 녀는 내게로 와서 나를 껴안았습니다. 나는 식사하기 전에 너무나 기진맥진했기 때문에 침 대 위에 몸을 쭉 펴고 누워 전등갓이 천장에 만드는 그림자의 얼룩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미래에 대해서도, 그때 당시 그러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과거에 대해서조차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내가 운이 못했던 것입니다.

좋았다는 것을 알지

지금은? 아!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죠. 끔찍한 일은 단숨에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내가 실직했을 때 입니다. 왜냐하면 회사가 파산했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사장이 빚더미에 앉아 모든 것을 저 당 잡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우리에게 석 달 봉급을 빚진 채 그는 막 사업에 투 자한 자금을 회수하여 예고도 없이 도망가 버렸습니다. 신문들은 그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도 돈도 결코 찾지 못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 놓였고, 이것은 사람들이 모두 빠졌던 커다란 구멍과도 같 은 것을 만들었죠. 다른 사람들, 나는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나는 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주위에는 그들을 도울 수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이며, 쉽게 직장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기업들은 가족이 없는 사람들과 외국인들을 고용하니까 요. 기업들이 그들을 해고하고 싶을 때 그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니까요. 전기에 대해 나는 직업 자격증명서가 없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이와 같은 일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그 리고 몇 달이 지나갔고 나는 항상 아무 것도 가지지 않았고, 가족이 먹고, 내 아이들의 교육 비를 지불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내 아내는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건강에 문제가 있었거든요. 심지어 우리는 약 살 돈도 없었습니다. 결혼하러 온 내 친구들 중 한 친 구가 나에게 그의 일을 대신 시켜 주었습니다. 나는 벨기에에 있는 제철소로 2 개월 동안 일하러 갔습니다. 혼자 여관에서 살아야 하는 만 큼 그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적지 않은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푸조 소형 트 럭을 살 수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그 트럭을 가지고 있지요. 그 당시에 나는 이


소형 트 럭을 가지고 아마도 건설현장의 수송일을 할 수 있거나 시장에 채소들을 가지러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더욱더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더 이상 아무 것도 가지지 못했으니까요. 나는 심지어 보조수당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내 아내, 내 자식들, 우리 는 굶어 죽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래서 나는 결심했습니다. 처음에 나는 잠깐 동안 만, 돈을 벌 수 있는 동안만, 기다리는 동안 만이라고 내 자신 스스로 마음먹었죠. 그러나 지금 그것을 계속한 지 3 년째가 됩니다. 나는 그것이 더 이상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만약에 아내도, 아이들도 없다면 나는 아마도 잘은 모르지만 캐나다나 오스트레일리 아나 아무 데로나 가 버릴 수 있을 것이고, 장소도, 삶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알고 있나? 내 아이들? 아니, 아니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말할 수 없고, 그들은 너무나 어려서, 아버지가 도둑이 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처음에 나는 아내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마침내 직장을 얻었 고, 그 일이 건설 현장의 야간 경비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가지고 오는 모든 것, 텔레비전, 하이파이 스테레오 세트, 살림 도구들, 또는 골동품, 은 폐품을 잘 알고 있었죠. 왜냐하면 내가 이 모든 것을 창고에 넣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알아차린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이제 더 잃어 버릴 아무 것도 없었고, 이 일 아니면 길에서 구걸하는 수밖에...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곧 바로 아주 훌륭한 구매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도 크게 이익 을 보았습니다. 그는 도시에 가전 제품가게를 갖고 있었는데, 다른 곳, 내 짐작으로는 파리 근교에 다른 골동품점도 갖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원래 가격의 십분 의 일로 사들였습니다. 그는 골동품들을 좀더 많은 돈으로 지불하고 샀습니다. 또한


그는 아 무거나 사지 않았는데 그는 그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왜냐 하면 위험 천만의 일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것이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루는 그가 오래된 추시계 하나를 사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는 나에게 세상에서 이와 같 은 것이 서너 개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발각될 위험이 있었죠. 그래서 나는 그 시계를 아내에게 주었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나는 며칠 후에 그녀가 그것을 쓰레 기통에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그녀를 두렵게 했을 겁니다. 그래요. 그 날 내가 차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을 때, 그녀가 와서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녀 는 조금 웃었는데 사실은 그녀가 슬펐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잘 기 억하고 있는데, 그녀는 단지 '나에게 위험은 없나요?'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부끄러웠고 나는 그녀에게 '없다'라고, 그리고 구매자가 곧 올 것이니 나가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녀가 보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이 사실을 알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너무 어렸고, 또 내가 옛날처럼 일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나는 그들에게 내가 밤 에 일하기 때문에 밤에 나가야 하고, 낮에는 잔다고 말하곤 합니다. 너는 이러한 삶을 좋아하니? 아니, 처음에 나는 지독히도 증오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너는 매일 밤 밖에 나가니? 경우에 따라 장소에 따라 다릅니다. 여름 동안 아무도 없는 동네들이 있는가 하면, 겨울 동 안 아무도 없는 동네들도 있습니다. 때때로 나는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오랫동안 집에 처박 혀 있기도 합니다. 내가 잡힐 위험이 있을 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 나 때때로 집에 옷과 약을 사기 위해 또는 집세와 전기세를 내기 위해 돈이 필요하잖아요. 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나는 죽은 사람들을 찾죠.


죽은 사람들? 그렇소.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이 신문을 보고, 죽은 누군가가 부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장 례식 날에 그의 집을 방문할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일반적으로 네가 하는 것이 이러한 방법을 통해선가? 그것은 경우에 따라 달라요. 거기에는 규칙이 없습니다. 내가 멀리 떨어진 동네에 있을 때에 요. 왜냐하면 내가 평온하게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단지 밤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털이가 있습니다. 때때로 나는 그 일을 오후 1 시경에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나는 낮에 그 일을 하기를 원하지 않고 밤을 기다립니다. 심지어 새벽녘이 되기를 기다립니 다. 아시다시피 3-4 시경은 아주 좋은 시간대죠. 왜냐하면 거리에는 아무도 없고 심지어 경 관들도 그 시간에 잠을 자기 때문이죠. 그러나 나는 누군가가 있을 때에는 결코 집에 들어 가지 않습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네가 어떻게 아는데? 그것은 금방 눈에 띕니다. 당신도 익숙해진다면 그것은 금방 파악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문 앞의 먼지, 낙엽들, 또는 편지함 위에 쌓인 신문을 보면... 너는 문으로 들어가니? 그것이 쉬울 때는 그렇게 하죠. 하지만 나는 자물쇠를 부수고 열거나 보조 열쇠를 이용합니 다. 여의치 않을 때는 창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요. 나는 때때로 유리를 깨고 창문으로 들어갑 니다. 흔적을 남기기 않기 위해서 예요. 그리고 상처입지 않기 위해 장갑을 낀답니다. 그러면 경보는? 만약 그것이 복잡한 것이면 나는 집어치웁니다. 그러나 대개 그것들은 물건들이며 처음에 척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선들을 끊기만 하면 돼죠.

단순한


무엇을 주로 가져오는가? 당신도 알다시피, 이렇게 해서 알지 못하는 집에 들어갈 때 당신이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를 모르죠. 물건은 빨리 해치워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발견 당할 경우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게 전부예요. 그래서 잘 팔리는 것, 텔레비전, 하이파이 스테레오 세트, 살림도구들 또는 은제 품, 골동품, 만약 너무 성가시지 않다면 탁자, 꽃병, 조각상 등의 물건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좀체로 사람들이 집을 떠날 때에는 보석을 두고 가지 않습니다. 포도주병 또한 흥미로운 것 인데 이것은 잘 팔리죠. 그리고 사람들은 지하실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거기엔 안전 자물쇠를 채우지 않으며, 무엇이 없어졌는가를 그리 살피지 않거든요. 그리고는 모든 것을 아주 빨리 싣고 떠나야 합니다. 다행히 나는 차를 갖고 있습니다. 만약에 차가 없다면 나는 이 일을 할 수 없거나 도적 떼 에 가입해야 하고 진짜 강도가 되야 할겁니다. 요컨대 그것이나를 기쁘게 하지는 않을 거예 요. 왜냐하면 나는 그들이 필요해서라기보다 장난 삼아서, 내가 살아가기 위해 아내와 아이 들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하기 위해,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진정한 직업을 갖게 하기 위 해, 이 일을 하는 반면에 그들은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최대치를 찾으며 크게 한탕 털기를 바라고 이 일을 한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내가 내일이라도 직장을 잡으면, 즉시 도둑질을 그 만 둘 겁니다. 나는 다시 평화스럽게 집에 귀가할 수 있을 것이고, 저녁식사 전에 침대 위에 길게 누워서 아무 것도, 미래조차도 생각하지 않고, 어떠한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서 천장의 그림자의 얼 룩을 바라볼 거예요. 지금, 내 삶이 무의미하다고, '무대장치처럼 이 모든 것 뒤에는 아무 것 도 없다.'라는 느낌을 갖고 있죠. 집들, 사람들, 자동차들, 이 모든 것이 거짓이고 속임수이 며, 어느 날 사람들이 내게 이모든 것이 정말 코미디 같은 것이며 어느 누구와도 상관없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이러한 것을 잊기 위해 오후에는 거리고 나갑니다. 무턱대고 걷기 시작하고 햇살을 받으며, 또는 비를 맞으며 걷고 또 걷습니다. 나는 스스로가 마치 기차를 타고 막 도착한 이 방인, 이 도시의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느낍니다. 너의 친구들은? 오, 당신도 알다시피, 친구들은 당신이 곤란을 겪을 때, 실직했거나 돈이 더 이상 없다는 것 을 그들이 알 때, 처음에 그들은 아주 친절해요. 그러나 나중에는 당신이 그들에게 돈을 부 탁하러 올까 봐 두려워하죠. 깊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어느 날 당신이 더 이상 누구 도 보지 못하고,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될 겁니다. 정말로 당신이 이방인이었던 것처럼, 방금 막 기차에서 내렸던 것처럼... 너는 예전처럼 되돌아갈 것이라고 믿나? 모르겠습니다. 때때로 지금은 나쁜 시기라고, 그러한 것은 곧 지나가고 내가 옛날에 했었던 모든 것, 벽돌 공사나 전기 분야에서 내일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 일이 결코 끝나지 않을 것도 같아요. 아니, 결단코라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부자들은 빈곤에 처한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고 그들을 조롱하고, 그들에 대해서 빈집 이나 금고 속에 감춰진 재산을 간수합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빵조각이라도 얻기 위해 서는 당신 또한 부자들의 집으로 가서 당신 스스로 그것을 얻어야 합니다. 네가 도둑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 사실이 너에게 어떠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가? 그것은 내 목을 조르고 나를 못살게 굴어요. 알다시피 때로는 저녁시간에 집에 귀가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전혀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겨우 차가운 샌드위치만이 있고, 한 마디 말도 하지 않는 아이들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면서 그것을 먹죠. 그리고 나는 내 아니가 나 를 바라본다는 것을 압니다. 그녀 또한 한마디 말도 하지 않지만 매우 피곤한 것처럼 보이


고, 흐릿하고 슬픈 눈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가 위험하지 않느냐고 처음으로 불었던 것 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없다'라고 했죠.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왜 냐하면 어느 날 운명적으로 문제가 생길 거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죠. 벌써 서너 번 상황 이 악화될 뻔했습니다. 나에게 발포했던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나는 복면에 검은 장갑을 끼고, 웃옷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차려 입었고, 다행스럽게도 그 덕분에 그들은 나를 놓쳤습 니다. 그들이 밤이라 나를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번은 운명적으로, 잡힐 것이 틀림없습니다. 아마도 밤에, 어쩌면 내일 그러한 일이 일어날 것인지, 누가 그걸 알겠어요? 경찰들이 나를 붙잡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감방에서 몇 년을 보낼 것이고 아마도 사람들이 나에게 총을 쓸 때 빠르게 뛰지 못할지도,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나는 아무 값어치가 없는 사람입니다. 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염려하고 있는 사람은 아내와 내 아이들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누가 이 땅에서 그들을 생각해 줄 것인 가? 내가 아직 에리세라에 살고 있었을 때, 할아버지가 나는 잘 돌보아 주셨고, 그가 자주 내게 불러 주었던 시를 회상하고 있습니다. 왜 내가 이 시를 회상했는지를 자문해 보건대 아마도 이것이 운명일 거예요? 당신은 포르투갈어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지? 오, 도둑, 도둑이여! 너의 삶은 어떤 것이냐? 먹고 마시고 길거리를 해매이고 자정 무렵 집에 돌아왔을 때 도둑은 가운데 문을 세 번 두드렸다.

메아리여, 대답하라!(플 모랑) 나는 마리 루이즈의 친구가 될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의 애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도,


파리에서 사람들이 그녀의 마음을 집에 내버려둘지언정 여러 개의 이야깃거리고 그것을 퍼 뜨리는 습관이 있는 것처럼, 적어도 그녀와 그럴 듯한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나 는 그녀의 가족과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우리는 같은 습관과 비슷한 이웃들을 두고 있는, 즉 같은 동네에 살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 하자면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비밀스러운 같은 패거리, 보이지 않는 대중에 속하게 된 셈입 니다. 나는 결국 모든 부근들을 점유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코 나를 알려고 하지 않 았습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그녀는 단지 내가 그녀에게 소개되는 것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나를 그녀 집에 맞아들이기를 원하지 않았고, 내가 다른 사 람들의 집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퉁명스런 말투로 나를 대했고, 내 말을 무시하곤 했습니다. 대중 앞에서 그녀는 고의적으로 나에 대해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녀는 나 를 소홀히 대했습니다. 나는 내가 그녀를 성가시게 했는지를, 그녀가 그렇게도 많은 비천한 내 친구들로 인해 나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사람들이나에 대해 중상 모략하였는 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나에 대한 이야 기를 했을 때, 그녀는 아무 것도 대답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마리 루이즈는 프랑스 인으로서는 드물게 키가 컸었고, 모조 피부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너 무나 창백하고, 울퉁불퉁하지도 않고 매끈했으며, 그을린 곳도, 주름도 없는 도회적인 세련 된 피부를 갖고 있었습니다. 아치형 눈썹 아래의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 것 같은 보랏 빛 눈은 파리 제 8 구를 벗어나서도 인정받을 만한 아름다움의 소유자였습니다. 마리 루이즈는 내 존재를 믿지 않는 것처럼 가장하면서, 내가 그녀를 찬미했던 것을 모른 척 할 뿐이었습니다. 나는 그녀와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모든 노력은 헛수고였습니다. 그녀는 결코 얼굴빛을 바꾸지 않았고, 나는 매우 긴 여정의 여행을


위해 3 년 전 파리를 떠났습니다. 여행 초기에는 그녀의 추억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훗날 내 운명의 지팡이 이기도 한 나의 기억력조차도 나를 떠났습니다. 마리 루이즈의 이미지는 우리가 더 이상 생 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든 이미지들처럼 커졌고, 너무나 커진 나머지 약해졌고, 게다가 구 부러졌으며, 유기적인 찌꺼기들로 가득 채워진, 쓸데없이 추상적인 망각의 이름을 지닌 끈적 끈적한 용액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몇 년 후, 나는 파리에서 5 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향해 했습니다. 우리는 도무지 꺾이지 않는 폭풍우의 한 가운데서 이틀 전에 떠났습니다. 날씨가 매우 더웠을 때, 낮에는 사람들이 나에게 찬스프아 무선 전보들을 가져다주었던 선실에서 나는 잠을 잤습니다. 자정 무렵 갑 판 위에 올라갔을 때, 나는 거기에서 좌현에, 하루의 첫 번째 신호인 초록색 징조가 보일 때 까지 머물러 있었습니다. 새벽 3 시가 조금 지난 후에 파도도 바람도 잔잔해졌습니다. 나는 고무로된 신말 바닥 위에서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걷거나 뛰기 위해 바람이 잔잔 해지는 것을 이용했습니다. 어느 날 밤, 나는 문이 닫혀져 있지 않았던 현창의 불이 켜진 갑 판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한 한 젊은 여자가 목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가 나체로, 바닷물로 씻었기 때문에 그녀가 충분히 젖지 않은 채로 있는 것을 보 았습니다. 바로 그녀가 마리 루이즈였던가? 나는 내 추억들을 더듬었습니다. '그렇다, 빈 공간으로 열려진 같은 보랏빛의 눈, 그러나 생 머리카락을 보면 아니다. 그녀라 기보다 정확하게 그녀를 복제했던 그 누군가이다. 여동생? 복제품? 그러한 정확성으로 제작 된 이 모든 것...' 나는 어둠 속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너무나도 확실하므로, 그것은 그녀였으며 게다가 그것은 더 이상 그녀가 아닌 것처럼 생각들이 교차되었습니다. 너무나 조심한 나머지 나는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하늘을 따라서, 대형 여객선은 동아줄로 감긴 검은


나무 견자를 전복시켰습니다. 젊은 여자는 두 손으로 바다가 요동칠 때마다 물이 바닥 이에 쏟아졌던 욕조에 매달렸습니다. 나는 선실의 번호를 유심히 보아 두었습니다. 그녀가 머물렀던 선실은 '아멜리따 W'라고 적 혀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를 소개받았습니다. 그녀는 한 천문학자의 아내였습니다. 그녀는 남해에 있는 남편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녀는 프랑스어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그녀에게 마리 루이즈와 더불어 몇몇 친척관계를 가졌는지를 물었을 때 그녀는 이해하지 못한 눈빛으 로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프랑스, 심지어 유럽조차도 와 본 적이 없었다 는 것입니다. 그녀는 그곳에 있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긴 항해 중에 잊혀진 첫 번째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이러한 첫 번째 일화 중에 지났던 시간들, 아멜리따가 허우적거리기를 멈추었던, 그리고 내 가까이 갑판 위에, 외국 국기들로 만들어진 쿠션 속에 그녀를 자리잡게 했던 밤을 정확히 가늠해 볼 수 없었습니다. 내가 만끽했던 즐거움은 처음에는 간접적인 것이었습니다. 내가 그녀를 만졌을 때, 5천 8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마치 이 손가락이 미로메닐가 26 번지에 있는 마리 루이즈의 집에 서의 느낌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신비주의자들은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어떠한 간청도, 어떠 한 입맞춤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단언합니다. 거리를 두고 멀리서 나는 마리 루이즈에게 복 수를 하는 셈입니다. 나는 나에게 적대적이었던 누군가를 저주했는데 밀랍 인형 대신에 마 법으로, 더할 나위 없이 생기 넘치는 활력을 얻어냈습니다. 자연스럽게 아멜리따는 일이 잘 되게 했습니다. "무엇이 나에게 당신에게는 어떠한 저항도하지 못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속삭이듯 말하고는 덧붙여 말했습니다. "나는 단 한 번에 이렇게 되지 않았어요. 첫 날부터 내가 당신을 예전에 알았던 것 같았어 요. 세상이 미지의 일치, 생생한 암시, 보이지 않는 조화로 가득 차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우리의 행동이 양면성을 가졌나요? 아니면 단지 그것들이 어떠한


결정체를 통과하여 둘로 갈라지고, 광선과 같은 굴절일 뿐인가요?" 휘몰아치는 더위에 여객선은 무조건 항복하였습니다. 승객들은 더 시원해지기 위해 우리처 럼 갑판 위로 자러 왔습니다. 그들은 참사 끝에 사상자들처럼 쓰러뜨리면서 다시 떠올랐습 니다. 우리는 접시들이 떨어지는 소리를, 흡연실에 놓아둔 유리잔들이 옷가게의 유리들처럼 깨어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때때로 승무원이 입으로 양푼을 물고 네 발로 기어갔습니다. 그렇게 17 일간의 밤이 지나갔습니다. 아멜리따와 나는 사람들이 할 만한 더 나은 것을 절대 적으로 갖지 못할 때, 서로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했습니다. 첫 번째 기항지에서 그녀는 내렸 습니다. 그 후, 나는 그녀를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나는 특사를 받은 탈영병처럼 행복한 모습을 한 채 돌아왔습니다. 파리는 봄의 아름다운 코 트를 입고 있었습니다. 에펠탑은 아직도 잎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내가 도착한 뒤 며칠 이 지난 뒤에 마리 루이즈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았고, 놀랍게도 먼저 나에게 미 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그녀는 두 눈 가득히 애정을 담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돌아왔는데 왜 내가 기쁠까요?" 그녀가 나에게 말했습니다. 벤치(장 지로두) 뽈리뜨 리골레, 그의 신체적 특성이 그를 다른 직업 족으로 이끌지 않았더라면 그는 모범적 인 공무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유럽이 우리에게서 부러워하고 있는 행정 관리를 특징짓는 본질적인 특성 두 가지를 그는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의 특성은 자신의 품위에 대한 염려이고, 또 하나는 변화에 대한 혐오입니다. 그는 자기가 선택했던 의자에서 움직이기 싫어했습니다. 그가 선천적인 소경으로서 직업을 실행하기 위해 아르교에 자리잡 은 지 곧 10 년이 됩니다. 사실 그는 두 눈이 붙은 채로 세상에 왔습니다. 그래서 그는 제 3 의 눈으로만 빛을 보아 왔죠. 그의 자리는 학사원의 친구들을 위한 그들의 벤치였습니다. 그


는 매주 그 자리를 닦았고 일 년에 한 번은 리쁠랭으로 칠을 하곤 했지요. 그 칠이 마른 날, 그는 혼자 서 있었습니다. 그는 '칠 주의하시오'라고 우스꽝스럽게 써놓은 플랭카드를 뒤집 어 놓는 것으로 만족스런 웃음을 띄고 있었지요. 네네스 랑구리, 그는 앉은뱅이인데 속옷 갈아입듯이 달마다 몇 번씩이나 구역을 바꾸곤 했 는데도 제 몸을 빨래 로얄에 데려가지는 못했답니다. 어느 날 뽈리뜨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네네스, 자네에겐 방랑자의 기질을 갖도록 허락이 되어있어. 다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게 무 엇인지 자네는 모르는군. 다리가 피로하지 않을 때 다리를 쉬도록 내버려 둘 줄도 모르고 말이야. 네가 어디를 가든 그건 컨베이어 식 보도지. 심지어 다리미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네 는 몽마르트로 내려갈 수도 있어. 게다가 이분은 모르는 사람들에겐 동냥하기 싫어해. 그리 고 이 분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단 말이야. 인사하게 네네스. 그랑드 학술원 원장님이셔. 이 분은 그 단골이 비록 술 취한 사람이라는 걸 안다 해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보다는 단 골에게 100 상팀을 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네. 이 분은 속는 걸 싫어하지. 적어도 단골에게라 면 말일세. 이 분은 자신에게 무엇이 돌아올지를 안다네. 요컨대 이 분을 즐겁게 하는 것은 그것을 안다는 일일세. 네네스, 고집부리지 말게. 나는 내 은행에 있는 걸세. 나는 은행에 머 물러 있는 거란 말일게." 네네스는 언제나 처럼 모래 속에 파묻힌 듯한 모습으로 반신반의하며 멀어져 갔습니다. 그 때 웬 노파가 벤치 끝에 와서 앉았습니다. 노파는 예쁜 흰색의 머리 모자를 쓰고, 새 나막신 을 신고, 곱상스런 솔을 두르고 있었는데, 그녀에게 악수를 청하자 재빨리 손을 집어넣었습 니다. 15 분이 지나도 노파가 말을 하지 않자, 뽈리뜨는 노파에게 말을 걸기로 마음먹었습니 다. 여자란 수다스런 존재이지만 부추기는 걸 좋아하는 법입니다. "좋은 벤치죠, 그렇죠? 철도 회사에서 주문해 놓고는 안 찾아간 벤치인데요. 복숭아씨로 속 을 박아 만들었답니다."


그녀는 그를 쳐다보기만 할 뿐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뽈리뜨는 기분이 상했지요. 여자 는 의심이 많은 동물이지요. 그래, 맞는 말이에요. "이제는 만들어내지 않는 그런 나무로 된 것이라고요." 그가 손바닥으로 힘차게 등받이를 두드리면서 더 다정스럽게 덧붙였습니다. 그 여자는 놀라서 화가 난 표정으로 그를 뚫어져라 응시했지만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 니다. 뽈리뜨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다른 데로 돌렸습니다.

않았습니다. 조폐 국에 가던 손님의 시선은 주의를

그러나 미소를 띄우려고 넓게 벌어졌던 그의 입은 무척이나 놀라운 일 때문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습니다.단골은 옆에 있는 여자의 앞치마에 돈을 던졌던 것입니다. 뽈리뜨는 용기 를 내어 말했습니다. "잘못 되었어요. 소경은 나란 말입니다." 그 노파는 그를 경멸하듯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조용히 해요. 벤치는 만인의 것이지 댁의 소유가 아니에요. 나는 이 다리 위에서 구 걸하고 싶어요. 우리 가족은 이 아래에 있소." 뽈리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거기에 대해 좀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영역을 되찾을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그럴 의무도 있습니다. 요컨대 그의 벤치는 여자들은 들어갈 수 없는 학사원에 딸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뽈리뜨는 소유지를 찾기 전에 정부에서 그렇게 하듯이 며칠간의 유예 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첫 주에는 동그라미를 만들려고 센 강에 가래침을 뱉거나 물이 맑은지 보는 대신에 그 노파의 주위에 가래침을 뱉고, 벤치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노파의 개를 몰래 꼬집어 주고, 네 시경에는 물위에서도 타는 화학 물보다도 더 고약한 냄새가 다리에, 벤치 에, 오후 내내 달라붙는 양젖으로 만든 치즈를 펼쳐놓았습니다. 하지만 노파는 여전히 벙어 리였고 귀머거리였고, 냄새를 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웃 덕분에 자유로이


남아 있 던 모든 불구자들을 물리치고 그 자리를 독점하게 되었습니다. 자비로운 그녀와 개를 뽈리뜨의 동행으로 생각할 때 그녀는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영혼들이

"가엾은 장님이로군."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비로운 그들을 그녀에게 동냥을 주었던 것입니다. 어느 월요일, 뽈리뜨는 밑에서 못을 박아서 뚫고 나오도록 하는 방법을 써서 최후 통첩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이른 아침에 벤치 밑에 못을 박아 뚫고 나오게 했습니다. 그 위에 노파가 앉으면서 무심코 손을 놓았습니다. "피를 뽑아야만 해요." 짐짓 동정하는 척하며 뽈리뜨가 조언을 했습니다. 그녀는 피를 뽑아 내지 않았습니다. 그러 나 그것 때문에 결코 죽지도 않았습니다. 그 다음 날 뽈리뜨에게 예기치 않았던 승리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한 남자가 그 다리 위 에서 옷을 벗고는 세느 강으로 뛰어내렸는데 풍기단속반 경찰들이 달려온 것입니다. 그 경 찰들은 수상 경찰에게 그 소식을 알리러 갔습니다. 수상 경찰들은 물에 빠진 그 남자가 표 지판 위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거기서 그 남자는 군중들에게 이상한 말로 떠들어 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상 경찰들은 통역할 줄 아는 동료를 부르러 갔습니다. 노파는 그 호기심에 유혹에 견딜 수가 없어 그곳으로 갔고, 돌아와 보니 네네스가 자신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뽈리뜨가 간신히 그를 끌어 올려놓았던 것입니다. 스핑크스 처럼 웅크리고 앉아있는 네네스는 마치 노파에게 풀 수 없는 수수께끼 문제를 내고 있는 것 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노파는 그 대답에 경찰을 데려오는 것으로 답했습니다. 경찰이 말했습니다. "내려오세요. 벤치 위에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 네네스가 말했다. "난 벤치에 올라간 게 아니오. 나는 앉아 있는 거라고요." 권력이란 그를 웃게 하려고 무장 해제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경찰은 네네스를 안아서 자애


롭게 땅에다 내려놓았습니다. 기분이 상한 네네스는 팔을 크게 휘두르며 멀리 가버렸습니다. 목요일, 뽈리뜨는 지출이 얼마가 되건 개의치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새벽에 일어났습니 다. 세느 강이 아침 노을로 붉게 물들고 있는 동안 그는 벤치를 붉게 칠했습니다. 노파는 오자마자 털썩 앉았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금방 일어나서는 소리를 지르며, 울면서 군중들을 불러모으고는 리쁠랭으로 피투성이가 된 손바닥과 역시 무심코 앉았던 개의 배 부분은 보여 주었습니다. 뽈리뜨는 플랭카드 쪽으로 돌아앉아서 완전히 그레뱅 박물관처럼 태연한 척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앙비귀 극장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한 장면이 상연되고 있는 듯했습니다. 비탄에 잠긴 그 여자의 모습, 문득 그의 증오심을 진정시켰던 것입니다. 그는 여자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 고 있었습니다. 즉, 결혼을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그 집의 주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집안에는 거의 있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 벤치, 이 벤치는 비어 있게 될 것이고요. 그 이유 때문에 보름 후에는 이 등받이 위에서 다음과 같은 광고문을 읽게 되었습니다. '소경과 귀머거리는 같은 결혼식 때문에 결근함' 신혼 생활의 처음 3 주간은 달콤했습니다. 뽈리뜨는 눈이 올 때면 그 벤치에 길게 누워서 혼 자만이 3 주를 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지속적인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단 여자들과 관계를 맺으면 경찰과 고리대금업자와의 관계와 간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평생 가기 때문이지요. 그는 어느 날 아침, 벤치의 끝이 어느 상냥한 사람에 의해 정복당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육체적인 매력에다 아주 현대적인 지성미까지 겸비하고 있는 여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동냥을 주는 사람들에게 바이올렛 꽃다발 로 보너스를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여자가 일착으로 왔었더라면!' 뽈리뜨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여자와는 싸울 수 있지만 미인과는 싸울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장님은 그날 1 수밖에는 못 벌었습니다. 그 다음날 그는 자신의 방석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벤치의 등받이를 쓰다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학사 원은 어미 닭이 자기의 병아리들 위에 날개를 펼치듯이 헤라클라스 상위와 고서 상인들 위로 날개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세 느 강의 수면 위로는 수많은 은빛 물고기들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때에 담담한 걸음으 로 그는 아르 교를 떠났습니다. 뽕네프 교에서 추방당하고 토지를 몰수당하던 날, 앙리 4 세 도 이처럼 당당한 걸음걸이와 당당함을 보여 주지는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끝없이 되풀이되는 법입니다. 여자가 깨뜨린 것은 여자가 그것을 수리하게 되는 법이죠. 그 벤치를 되찾은 것은 뽈리뜨 부인이었습니다. 부인은 바이올렛 꽃을 파는 여 상인 때문에 어찌나 고된 생활은 했던지 이 여자가 파산을 하자마자 장사를 시작해야만 했 습니다.

성모마리아의 곡예사(아나톨 프랑스) I 루이 왕 시대에 프랑스에 한 가련한 곡예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콩피에뉴 출신으로 바르나 베라 불리웠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재주와 곡예를 부리면서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다녔 습니다. 장날이면 광장 위에다 다 낡아빠진 낡은 양탄자를 펼쳐 놓고서, 아주 늙은 광대에게서 물려 받은 , 그리고 바꿔 본 적도 없는 한결같은 익살스러운 말로 아이들이나 구경꾼들을 끌어 모아 놓은 뒤에 특이한 태도를 취해 가며, 그의 콧등에 백합 접시를 균형 잡히게 올려놓는 재주를 부렸습니다. 군중들은 처음에는 무관심하게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밑으로 하고 손으로 받치고 거꾸로 서서 햇볕에 번쩍이는 구리 공 여섯 개를 발로 공중에 던졌다 받았다 하면, 또 목덜미가 발뒤축에 붙을 정도로 뒤로 젖혀서 몸을 완 전히 바퀴처럼 동그랗게 해 가지고 이런 자세로 칼 열두 자루로 재주를 부리면 감탄의 웅성 거림이 군중 속에서 솟아오르고 동전이 양탄자 위로 비오듯 쏟아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 재주만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개 다 그렇듯이 이 콩피에뉴 태생 바르나 베도 살아가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이마에 땀을 흘려가며 생계를 유지하느라 우리 원조인 아담의 잘못으로 치러야하는 비참함 을 자기 몫 이상으로 짊어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게다가 그는 자기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일을 못하는 수도 있었습니다. 그의 훌륭한 재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나무가 꽃과 열매를 맺기 위해서 필요한 것과 똑같이 태양의 따뜻함과 낮의 밝음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겨울이 되면 그는 잎이 떨어져 거의 죽은 나무보다 더 한 일이 없었습니다. 얼어붙은 땅은 이 곡예사에게는 냉혹했습니다 그래서 마치 마리 드 프랑 스가 말한 매미처럼 그는 그 고약한 계절 동안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러 나 그는 착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고통을 꼭 참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결코 한 번도 부의 기원이라든가, 인간조건의 불평등이라 든 가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만약 이 세상이 나쁘다면, 저 세상은 꼭 좋을 것이라고 확고하게 믿 고 있었으며 이 소망이 그를 지탱시켜 주었습니다, 그는 악마에게 그 영혼을 팔아버린 채 도둑질이나 하는 신앙 없는 거리의 곡예사들을 흉내내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욕 되게 한 적도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는 정직하게 살았고, 아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웃집 아내를 탐낸 일도 없었습니다. 여자란 성경에 쓰인 대로, 삼손 이야기에서 나타나듯이 강한 남자에게는 적이니까 말입니다. 사실상 그는 육체적으로 욕망으로 기울어진 정신을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그로서는 여자를 끊기보다는 술병을 끊기가 더 고통스러웠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절제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 는 날씨가 더울 때는 술을 즐겨 마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성모 마리아에 대한 믿음이 매우 깊은 선한 사람이었습니다. 성당에 들어갈 때면 그는 성모상 앞에 꿇어앉아서 그녀에게 이렇게 기도하기를 결코 잊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마리아여, 제가 천주의 뜻에 합당하게 죽을 수 있도록 저를 보살펴 주시고, 제가 죽었을 때 는 나로 하여금 천국의 기쁨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소서." II 그런데 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온 종일 비가 온 뒤라 저녁도 먹지 못한 채, 낡은 양탄자에 다 공과 칼들을 말아 팔 밑에 끼고 잠 잘 만한 곳을 찾느라 구부정하게 서글픈 마음으로 걷 고 있을 때 그는 같은 길을 가는 수도사 한 사람을 길에서 만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습니다. 그들은 같은 속도로 걷고 있었으므로 몇 마디 말을 주고받기 시작 했습니다. 수도사가 물었습니다. "친구여, 그렇게 온통 초록색으로 입고 잇는 것은 무슨 까닭이요? 성사 극에서 어릿광대 역 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요?" 바르나베가 대답했습니다. "오, 천만 에요, 신부님. 보시다시피 제 이름은 바르나베고 직업은 곡예삽니다. 날마다 끼니 만 이을 수 있다면 이보다 멋진 직업이 없겠지요." 수도사가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이보게, 바르나베. 그렇게 말하는 것을 삼가 하게. 수도사 신분보다 더 나은 신분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나님과 성모와 성인들에 대한 찬미를 거행하니 수도사의 생활은 주님을 향 한 끊임없는 송축이라 할 수 있거든." "신부님, 제가 무식한 놈같이 말했음을 고백하겠습니다. 신부님의 직업은 감히 저 같은 놈의 직업과 비교나 할 수 있겠습니까요. 콧등에다 막대기가 달린 동전을 평행으로 올려놓고 춤


을 추는 재주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신부님께 비길 수야 없습지요. 신부님, 저 도 당신처럼 날마다 미사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특별한 신앙을 바치기로 맹세 한 거룩한 성모 마리아님의 미사 노래를요. 그러면 저는 스와농에서 보베에 이르기까지 600 개 이상의 도시나 마을에서 알려져 있는 저의 재주까지도 기꺼이 포기할 수 있을 겁니다. 수도사 생활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라면 말입니다." 수도사는 곡예사의 소박함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람을 알아보는 분별력도 있었기 때문에 바르나베에게서 선의의 인간을 발견하였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그와 같 은 인간들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땅의 평화가 그들과 함께 있을 지어다' 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수도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보게, 바르나베. 나와 함께 가세. 내가 원장으로 있는 수도원에 그대를 넣어주겠네. 애굽 여인 마리아를 사막으로 인도하신 그 분이 그대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기 위해 나를 그대 의 길로 인도하신 것일세." 이렇게 해서 바르나베는 수고사가 되었습니다. 그를 받아들인 수도원에서는 수도사들이 앞 을 다투어 성모에게 미사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하나님이 주신 모든 지식과 모든 재주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수도원장은 책을 쓰고 있었는데 그것은 스콜라철학의 법칙들에 따라서 성모마리아의 미덕을 논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리스 수도사는 이 논고를 능 숙한 솜씨로 송아지 가죽에다 베끼고 있었습니다. 알렉상드르 수도사는 거기에다 섬세한 세 밀화를 그려 넣고 있었는데 그 그림에는 솔로몬의 옥좌 위에 앉은 여왕이 그려져 있었습니 다. 그 옥좌의 발치에는 네 마리 사자가 지키고 있었으며, 후광이 번쩍이는 머리 둘레에 일 곱 마리의 비둘기, 즉 성령의 일곱 가지 은사인 비둘기들이 날고 있었습니다. 그 칠 은사는 경외, 신앙, 학문, 힘, 신의, 지혜, 예지입니다. 그녀는 또한 일행으로서 금빛 머리칼의 여섯 동정녀를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겸손, 신의, 은거, 공경, 순결, 순종을 나타내는 것이


었습니다. 그녀의 발치에는 벌거벗은 두 개의 상이 있었습니다. 그 상은 하얀 빛깔로 애원하고 있는 자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들의 구원을 위하여 결코 헛되지 않을 그녀의 전능 하신 중재를 간청하는 두 영혼들의 상이었습니다. 알렉상드로 조 수도사는 또 다른 페이지 위에다 마리아와 견주어 이브를 묘사래 놓았는데 그것은 죄와 속죄, 수치를 당한 여인과 찬미 받는 동정녀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였습니다. 이 책 안에는 또 생명수의 우물이며 샘, 백합, 달, 태양, 그리고 찬송가에도 나 오는 닫혀진 정원과 천국의 문, 그리고 하나님의 성 등을 볼 수 있었고, 성모의 그림들도 거 기에 있었습니다. 마르보드 수도사도 마찬가지로 성모마리아의 가장 유순한 아이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석상을 깎고 있었는데, 그래서 수염이며 눈썹, 머리칼이 먼지로 허옇게 되어 그의 눈은 한없이 부은 채 눈물에 젖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천국의 여왕은 그녀의 아들의 늙음을 보 호해 주고 있었습니다. 마르보드는 그녀를 옥좌에 앉은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그 이마엔 진 주 빛 원을 이룬 후광이 둘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옷의 주름이 그 발치를 덮도록 배려 하였습니다. "내 사랑하는 이는 잠긴 동산 같으니" 또 가끔 그는 그녀를 자애로움이 가득 찬 어린아이의 모습으로도 새겼는데 그녀는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주여 당신은 나의 주님이시며-당신은 모태에서부터 나의 신이시니." (시편 22 편 11 절) 수도원에는 또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에게 경의를 표하는 신문과 찬미가를 라틴어로 쓰고 있 는 시인들도 있었으며, 성모의 이적들을 속어나 운 달린 시로 쓰는 피카르디 출신 사람도 하나 있었습니다.


III 이와 같은 찬미의 경합이며 작업의 멋진 수확들을 보면서 바르나베는 자신의 무지와 단순함 을 한탄했습니다. "아아!" 그는 수도원의 그늘 없는 작은 정원을 홀로 거닐면서 한숨지었습니다. '나는 내 온 마음의 사랑을 바쳤던 거룩한 성모 님께 다른 수도사들처럼 당당하게 찬미할 수가 없으니 이 얼마나 불행인가. 아아! 나는 아무런 재주도 없는 놈입니다. 동정녀 이시여! 나는 당신께 헌신하기 위해서 감동적인 설교도, 법칙에 따른 잘 구분된 강론도, 섬세한 그림 도, 제대로 깎아진 석상도, 각운에 맞춰진 운율이 있는 시행도 아무 것도 못합니다. 전 아무 것도 없어요. 아!' 그처럼 탄식하면서 그는 슬픔에 잡기는 것이었습니다. 수도사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고 있던 어느 날 저녁, 그는 그들 중의 하나가 '아베마리아' 밖엔 암송하지 못하는 어느 수도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죽었을 때 그 입에서는 마리아의 이름 다섯 글자를 기리는 다섯 송이의 장미꽃이 나왔고 그리해서 그의 성덕은 증명되었다는 것이었습 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르나베는 성모의 어지심에 다시 한 번 감복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는 이 복된 죽음의 본보기에 위로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은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하늘에 계신 성모의 영광에 헌신하고자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그 방법을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하였고 날로 더욱 상심해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는 아주 기뻐 잠이 깨서는 제단으로 달려갔는데 한 시간이 넘도록 홀로 거기 있었 습니다. 점심식간 후에도 그는 또 거기에 갔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매일 아무도 없을 시간이면 그 제단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그는 다른 수도사 들이 학예나 공예에 바치는 그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슬프지도 않았으며 더 이상 탄식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수상한 행동은 수도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수도회 내에서는 했습니다. 수도원장은 모든 바르나베가 여느 때처럼 작은 데리 고 와서 문틈으로

바르나베 수도사가 왜 그렇게 자주 사라지는가 하고 서로 묻곤 수도사들의 행동을 낱낱이 알고 있어야 할 책임이 있었으므로 성당 안에 틀어 박혀 있을 때, 원장 신부님은 수도원의 두 장로들을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은 바르나베가 성모의 제단 앞에서 머리는 아래로, 다리는 공중으로 향한 채, 공 여섯 개와 칼 열 두 자루를 가지고 내주를 부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성모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자기로서는 제일 칭찬 받을 만한 그 재주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천진 한 사람이 성모를 섬기기 위해 제 재능과 지식을 다 쏟아 놓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 고 그 두 장로들은 이 신성 모독 자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원장은 바르나베가 순진한 마음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정신착 란에 빠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셋이서 함께 그를 작은 나올 태 세를 갖추었습니다. 바로 그때 그들은 성모가 제단의 층층대를 옷자락으 로 곡예사의 이마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땀방울을 씻어 주는 것을

하지만 그는 그가 성당 밖으로 끌고 내려와서 그 푸른 보았습니다.

그러자 수도원장은 얼굴을 포석에 대고 엎드리면서 이렇게 읊조리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깨끗한 자들은 복이 있나니, 저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아멘" 장로들은 땅에 입을 맞추며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어떤 삶(루이 필립) 보네 할아버지가 40 세 때에도 사람들은 때때로 그에게 묻곤 했습니다. "보네 씨, 당신은 왜 결혼을 안 했습니까?" "형편이 별스럽지 못할 때는 혼자 사는 것이 낫다는 얘기를 줄곧 들어왔기 때문이오." 그가 인생에 있어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여자를 갖는 즐거움을 포기한 것은 바로


이런 이 유에서였습니다. 자녀문제 역시 그로 하여금 심사숙고하도록 했습니다. 자녀는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나막신 제조인 로메를 알고 지냈습니다. 로메는 딸을 하나 키워 결혼을 시켰습니다. 로 메는 만년에 루머티즘에 걸려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사위로부터 보살핌 받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결국 스스로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미장이 마띠오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목을 매달아 죽고 말았습니다. 그의 아들은 파리에 서 목수 일을 하고 있었는데 겨우 생계를 유지할 정도였습니다. '자식들은 양육을 해야 하니까 돈이 많이 든다. 그들이 커서는 그들 자신의 자식들을 갖게 되어서 부모들에게 부모들이 쓴 비용을 갚을 수가 없을 테고' 보네는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 의 길인 노동의 길을 택했습니다. 일을 하 면 서는 잃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데다 먹고 살 것을 벌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리고 그것 말고도 자기 급료의 일부를 저축할 줄 아는 노동자는 병에 대해서도, 늙음에 대 해서도 두려워할 것이 하나도 없고, 또한 죽는 그 시간까지도 좋은 개들로부터 보호를 받는 농가의 주인들이 약탈자를 대하듯이 인생을 대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보네는 농촌에서 노동자 생활을 했습니다. 그 농촌의 노동자생활은 한 인간을 일 이외의 것 은 보지도 못하게 하는 그런 생활이었습니다. 보네는 풀도 베고 곡식도 거둬들였습니다. 탈 곡기가 오늘날처럼 보급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그는 농장에서 도리깨질을 했습니다. 탈곡기 가 여기 저기서 선을 보였을 때 그는 탈곡기에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기계로 타 작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시골길에서는 날품팔이 일꾼들과 일했고, 헛간에서는 미장이들과, 지붕 일꾼과, 목수와, 나무 쪼개는 일꾼들과도 일했습니다. 만약에 개울이 있었더라면 그 개울에서 모래를 퍼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낮 동안에 길에서 그를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그가 어디엔가 일하러 가는 것이었 습니다. 그의 이름을 아는 이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묻곤 했습니다.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요?" "몰라요, 일하러 가는 일꾼이에요." 그는 무명인 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이 뒤삐외인지 오꾸뛰리에인지 아니면 베르나르인지를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구별이 되지 않는 수천 명의 사람들 중의 한 사람에 불과했습니 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의 역할이라는 게 똑같은 데다가 밭에서 일과 혼연일체를 이루어 일 을 하는 데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일생 동안 감자를 많이 먹었습니다. 재 속에서 구워낸 감자는 여러모로 편리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빨리 배가 불러 시장기를 가시게 했고, 또한 감자는 식량으로는 가장 값 싼 것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보네는 빵에 대해서도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빵 은 좀 굳은 것을 좋아했습니다. 왜냐하면 굳지 않은 빵을 먹을 때는 신나게 먹고, 먹고 나서 는 족히 1 파운드나 먹어버린 것을 알고는 깜짝 놀라게 되기 때문입니다. 수프도 좋은 것이 었습니다. 이런 생활의 결과는 마침내 보네가 55 세가 되었을 때 나타났습니다. 그는 번 돈을 몽땅 써 버리고 55 세가 되었어도 25 세보다 더 나아진 것도 없는 많은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되었던 것입니다. 만약에 그들이 아프게 되면 그들은 자선을 구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는 확실히 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큰 재산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으나, 만약 그가 원하 기만 하면 겨울 내내 연장에 손을 대지 않고 방에 들어앉아 지낼 수 있을 정도는 되었습니 다. 여름 동안에도 일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며, 그가 원하기만 하면 일하고 있는 사람들 곁에 와서 그늘 아래 누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저녁때까지 그들을 쳐다보고 있어도 되었 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일을 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그는 생 제르배 못의 물을 퍼내고 깨끗하게 해서 메우는 일을 했습니다. 일은 상당히 힘들었고 6 개월간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나


보네가 그 작업반서 일을 했던 것은 단지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마침내 보네는 60 세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그의 일생의 염원을 실현시키기에 이르렀습니 다. 그는 100 세까지도 지낼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얼 마나 잘한 일인가! 아내도 자식도 없기 때문에 그는 행복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가 기다리고 있던 것이 곧 왔습니다. 그가 생활하는 동안 내내 그의 생각은 옳은 것이었 습니다. 그는 허리에, 다리에 그리고 어깨 위쪽에도 조금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바로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그가 통증으로 고통스러워서가 아니라-그는 어떤 때 피로할 때 는 그보다 더 아플 때도 있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의사의 진단을 받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는 보네 할아버지에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는 보네 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보네 할아버지, 그 나이에 일을 참 많이 하셨더군요. 제가 할아버지 입장이었다면 어떻 게 했을지 아세요? 저 같으면 푹 쉬겠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할아버지는 일생동안 감자와 수프를 너무 많이 드신 것 같군요. 앞으로는 포도주를 마시고, 달걀과 고기를 드세요. 그리 고 매일 아침 초콜릿을 큰잔으로 한 잔 드세요." "그것쯤이야!" 하고 보네 할아버지는 간단하게 생각했습니다. 보름 동안 그는 열심히 의사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는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몸을 돌보고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되지. 늦은 것 보단 빠른 것이 좋아' 그런데 진찰한 지 3 주 후가 된 어느 날 아침, 그는 우연히 시골길에서 의사를 만나 의사의 질문에 "하하!"라고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는 겨우 잇새를 채우는 달걀에 대 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달걀이 지나치게 많이 있어야 할거라고 하며 고기에 대해서는 요 리하기가 어렵다고도 얘기했습니다.

"또 말할까요, 의사 선생님. 고기는 노동자를 위한 물건은 아니지 않습니까? 쉴 때


술을 마 실 필요가 있습니까?" 한편 보네 할아버지는 부자들이 어떻게 단단한 위를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 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마시라던 초콜릿이 나는 목에 넘어가지 않아요. 나는 거기에다 소금, 후 추, 양파를 넣었는데 그래도 맛이 없어요." 그 의사가 보네 에게 맛좋은 초콜릿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가르쳐 줬을 때 그들 두 사람 모두 웃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그로 하여금 결심을 하게 했습니다. 그는 말했 습니다. "거 아시잖습니까? 의사 선생님. 당신은 나에게 내가 행복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어야 했어요. 사람이 일생동안 내내 일을 했을 때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 는가를 몰라요. 나는 너무 늙었어요. 의사양반. 난 너무 늙었어요. 내 나이에는 뭘 배울 수가 없어요." 그 때 생 제르배에서 카르트물랭까지 이르는 길을 닦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 일을 했는데, 물론 그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돈이 없어서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돈이 없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가? 그는 통증 때문에 연장을 쓰기가 몹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일을 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도로가 완성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죽었습니다. 그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기 전에 죽는 좋은 행운을 가졌던 셈 입니다.

Appendex (저자약력)

프로스페 메리메(1803-1870) 그는 22 살 때 그가 스페인어의번역이라고 자칭하는 처녀작 희곡집 '클라라 가쥐엘'을 발표했 다. 그가 일리리아 시인들로부터 번역했다고 하는 민요집 '귈자 시선집'. 가장 훌륭한


불란서 역사소설중인 하나인 '샤를 9 세의 전기'. Bizet 의 유명한 오페라가 근원인 '카르멘'을 발표했 다. 이외의 작품으로 '타망고', '페데리고', '콜롬바' 등이 있다. 그는 단편과 소설이 문학적인 우수성으로 가장 훌륭한 19 세기 프랑스 산문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루이 필립(1874-1909) 이 작가는 프랑스 민중주의 문학의 선구자이다. 그는 나막신 제조인의 아들로 태어나 유년 시절을 평탄하고 소시민적인 환경에서 지낸다. 낮은 행정관으로서 자기 직업에 만족했던 그 는, 가난한 사람과의 삶을 통해 작품을 썼으며, 그들과 대화하며 그들은 존경하고 이해하며 헌신한다. 그의 대표작 '페르드릭스 신부(1903)'를 보면 그가 살아온 삶이 시적으로 표현되고 있고, 엄 격하고 간단한 문체로서 민중언어의 솜씨가잘 드러나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의 작품들은 사실주의 기법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은 과장없이 섬세한 감수성으로 묘사하는 한편, 그 들의 내적인 비극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몽파르나스의 제비(1901)', '어머니와 아이 (1900)', '착한 마들렌과 가난한 마리(1898)'등의 작품이 있다.

마르셀 에매(1902-1967) 1902 년 투와니에서 출생한 그는 어려서 모친을 여의고 조부님 밑에서 성장하였다. 건강문제 로 학업을 도중에 중단고 군복무를 마친 후 파리에 정착하여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1926 년 '숲에서'를 데비작으로 다양한 작품활동을 편다. 수필, 소설, 희곡, 그리고 평론에 이르기 까지 다방면에 걸친 그의 작품은 1920 년대부터 60 년대 사이의 프랑스의 실제적인 풍습도를


묘사하고 있다는 접에서 사실주의적이라고 평해진다. 그는 거의 정확한 사실적 묘사에다 작 가의 독창적이며 개인적인 환상과 상상의 영역을 첨가시켜 사실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혼합 된 문체를 만들어 낸다. 탁월한 역사서술가로 불리우는 그는 어떠한 정치적 성향에도 치우치지 않은 채 그의 표현대 로 '시대의 양심'을 표현해 내는데 주력하였다. '푸른 암말(1933)', '벽 통과(1943)'등의 작품이 있다.

모파상(1850-1893) 노르망디에서 출생했으며 보불전쟁에 참전한 후 문교성의 하급관리로 일했다. 많은 그의 이 야기들이 노르망디 지방의 농부들과 마을의 생활을 다루었으며, 어떤 작품은 보불전쟁을 배 경으로 하였다. 그는 몸소 체험하고 본 것으로부터 소재를 끌어냈으며, 사실죽의자인 동시에 자연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약 250 편의 단편을 썼는데 '두 '아가씨' 등이 있다.

친구', '진주', '오를라 누가 알랴?',

'여행에서',

알퐁스 도데(1840-1897) 남 프랑스 님 출신의 그는, 명랑한 성격과 따뜻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현실을 지켜보는 행 복한 시인으로 평생 동안 다복한 생활을 누린다. 친구 공쿠르의 영향을 받아 현실을 충실히 묘사하는 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그의 작품들은 사적이고, 환상적이며, 섬세하고, 또 한 정이 넘치는 미소와 눈물과 풍자와 유머 등이 놀랍게 융화된 예술가다운 매력을 한 껏 풍겨 준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앗간 편지(1869)', '월요일의 이야기(1873)', '어린 쇼르(1868)', '사포 (1884)', '타라스콩 항구 모험이야기(1872)', '신(1888)' 등이 있다. 한편 이 책에


실린 그의 작 품 '아를르의 여인'은 친구인 음악가 비제에 의해 작곡되기도 했다.

로제 그르니에(1919-) 깡에서 태어난 그레 크르니에는 레니스탕스 운동에 참여하였으며, 5 년 간 신문기자 생활을 한 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변호사'라는 에세이를 출간함녀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1972 년 '영화-소설'으로 페미나상을, 1975 년 '물로 된 거울'로 아카데미 프랑스세 단편부분 대상을 수상한다. 그는 10 여권의 소설과 몇몇 단편소설집, 까뮈, 헤밍웨이, 체콥에 대한 에세 를 발표한다. 이 외에 '계략', '로마의 길', '궁궐', '검은돌' 등의 작품이 있다.

모리스 퐁(1928-) 1928 년 네방슈에서 태어난 마리스 퐁은 1955 년 선집 '처녀들'로 단편소설 문학대상을 수상했 다. 그의 소설의 중요한 특징은 환상적 이야기와 탐정소설, 사실주의 소설의 경계에 자리잡 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학적 이야기라는 것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꼬리를 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표 외에 다른 목표를 갖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를 좋아한다.

쥘 르나르(1864-1910) '자연의 이야기(1894)'은 그의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시생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1894 년 출판된 '홍당무'도 고전적인 작품으로 무섭고 천박한 부모에게 이끌어지는 어린 시절 의 상징을 잘 보여 준다. 이 작품은 연극과 영화로 각색되어 상연되고 매우 대중화되었다. 그는 1887 년부터 그가 죽을 때까지 중요한 작품으로 간주되는 '일기'를 남겨 놓았다.


르 클레지오(1940-)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태어난 르 클레지오는 데뷔작 '조서'로 르노드 상을 수상하면서 그 어 떤 기존 문학성향에도 속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을 추구한다. 그의 작품은 늘 베일에 싸인듯 하고 비정형적인 경향을 띠고 있으며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든 감각과의 관계 속에 서 삶의 기쁨을 찾으려 하고 있다. 장편으로 1969 년 '조서', '홍수', '도피의 서', 1980 년에 '전쟁', '거인', '성스러운 세 도시', 1992 년에 '오닛샤', '금광을 찾는 사람들'등이 있으며, 중단편집으로 1982 년에 '열병', '배회', '그리 고 또다른 사건들'이 있고, 1989 년에 '매혹', '봄, 그리고 다른 계절들'등이 있다.

폴 모랑(1888-1976) 1916 년에 등단한 그는 시, 희곡, 소설, 비평, 역사 등 매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하였 다. 처음에 그는 시평과 단편소설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는 이러한 장르들에서 간결 함이라는 예외적인 기법으로 소명중인 현대 사회의 신화를 명료하게 부각하고 있다. 시평에 속하는 작품들로 '밤에 열림', 모음집으로 '생트라의 죄수' 등이 있다.

'밤에 닫힘', '베니스' 등이 있고

단편소설

'예의바른 유럽'에 들어있는 '메아리여, 대답하라'에서 작가는 압축적인 묘사를 통해 신비적 인 사랑에 대한 경도, 모험에 대한 동경, 세속적인 회의주의, 행복을 보여 준다.

장 지르두(1882-1944) 연극 대본, 시나리오, 소설 등 여러 류의 작품을 남겼으며, '간주곡', '엘렉트르', '사이요의 광 녀' 등의 작품이 있다. 그의 문체는 고전적이며 연극적인 문체이기도 한데 그는


신화적인 작 품을 많이 남겼다. 그는 어느 장르보다도 전통적 연극적인 두각을 나타냈다.

아나톨 프랑스(1844-1924) 서적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평생 책을 좋아했다. 그는 규율과 정확성을 싫어했으며, 그 의 인생의 전반부에는 역사, 철학, 이야기, 중세의 전설에 흥미가 있었다. 드레퓌스 사건은 그의 생애를 바꾸는데 큰 영향력을 끼쳤는데, 관헌에 대항하는 냉소조의 풍자와 불의의 희 생자를 위한 동정을 갖게 되었다. '크랭크 빌'는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암시가 많고 풍자와 동정의 예가 담겨 있다. 1921 년 노벨상을 수상하였으며, 작품으로는 단편소설 '성모마리아의 곡예사'가 있고, 소설 '실베스트로 보나르의 범죄', '신들은 목마르다'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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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작품에 따라서는 독자들에게 낯익은 작품들도 있고, 전혀 생소한 작품들도 다수 들 어 있을 것이다. 작품은 역자에 따라 다른 맛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역자가 느꼈던 진한 감 동이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문체와 어투에도 나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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