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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일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헤아려보았다. 호텔로 돌아가 쿼나에 가기 전에 청바지로 갈아 입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이제는 현대식 도시에 둘러싸인 장엄한 룩소르의 사원이 가까워졌을 때 에리카는 갑지가 멈춰섰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미행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만약 미행당하고 있다면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그녀는 재빨리 거리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그 남자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보행자가 있었지만 검은 양복을 입은 매부리코 사내는 없었다. 에리카는 다시 한번 시간을 체크했다. 만약 미행당하고 있다면 자신이 알고 있어야 했다. 다시 뒤로 돌아 그녀는 얼른 입장표를 끊어 전면의 탑문 사이로 난 통로를 가로질러 갔다. 두 겹으로 늘어선 파피루스 기둥으로 둘러싸인 람세스 2 세의 전당에 들어가자, 그녀는 오른쪽으로 돌아 아몬신을 모신 작은 사당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사람과 입구를 둘 다 지켜볼 수 있었다. 스무 명쯤 되는 사람이 왔다갔다 하면서 람즈 2 세상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에리카는 15 분 정도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녀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사당 안을 힐끗 보니 양각으로 새긴 부조가 보였다. 그것들은 람즈 2 세 시대에 새겨진 것이었고 아비도스에서 보았던 작품의 질보다 못하였다. 그녀는 아몬의 이미지를 생각했다. 에리카가 다시 사원 마당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그녀는 깜짝 놀랐다. 칼리파가 그녀가 서 있는 곳에서 5 피트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탑문 주변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도 역시 놀랐다. 그는 손을 자켓 속으로 넣어 피스톨을 쥐었지만 곧 얼굴에 미소를 띄우려고 얼굴을 찌푸리면서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가 버렸다. 에리카는 눈을 깜빡거렸다. 충격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제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사당에서 뛰어나와 두 겹의 기둥들 뒤쪽의 복도를 내려다보았다. 칼리파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가방끈을 잡아당겨 어깨에 메고 에리카는 사원 마당에서 서둘러 빠져나왔다. 그녀는 자신이 곤경에 빠져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 미행자가 모든 것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나일강을 따라 나 있는 둑에 다다랐다. 그녀는 그를 따돌려야 했다. 시간을 체크해 보니 부족했다. 칼리파를 따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쿼나에 도착해서 왕의 계곡으로 가는 산마루 너머로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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