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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와 노인이 공손히 절을 하고는 무대 뒤로 사라졌다. 강 형사는 어느새 박수를 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박형구 녀석은 없잖아.' 강 형사는 실망스런 독백을 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그렇다. 그 녀석이다! 그 노인이야. 그 녀석이 감쪽같이 나를 속였단 말야.' 강 형사는 무대 뒤로 뛰어 올라갔다. 그곳은 위로 올라가는 비상계단과 연결되어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강 형사는 허둥지둥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그러나 이지아도 박형준도 보이지 않고 거대한 사나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나쁜 놈! 술값 안 내고 이리로 도망을 쳐! 혼 좀 나보아라." 고릴라 같은 사나이가 강 형사의 멱살을 움켜쥐고 한 손으로 가슴을 쥐어 박았다. "캑캑......" 강 형사는 숨도 쉴 수가 없고 가슴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강형사는 한 손으로 호주머니에 있는 수갑을 꺼내 흔들어 보였다. "형사요. 형사!" 강 형사가 겨우 말을 뱉아냈다. "이 녀석이 누구한테 공갈이야!" 고릴라는 강 형사의 손을 비틀어 수갑까지 빼앗아 버렸다. "저...... 정말......" 강 형사가 발버둥을 치며 비명에 가까운 사정을 했다. 그러나 고릴라는 강 형사의 목을 거세게 졸랐다. "캑! 캑!" 그대로 숨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이젠 놔 줘요." 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분 진짜 형사예요. 그쯤 해두세요." 고릴라가 뒤를 돌아보더니 강 형사의 목을 놓아 주었다. 거기에는 어느새 왔는지 이지아가 서 있었다. "지아 씨, 고마워요." 강 형사는 우선 인사말부터 해놓고는 목이 제대로 붙어 있는지 흔들어 보았다. "강 형사님이 여기 웬일이세요. 월급이 넉넉해서 이런데 술마시러 다니시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이지아가 약간은 빈정대듯이 말했다. 난승도사의 집에서 보던 이지아와는 아주 딴판이었다. 약간은 겁에 질린 듯한 순진한 처녀로 보았던 인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냥, 소문난 초능력 여자가 나온다기에 왔다가..... 어쨌든 고마워요." 강 형사가 지갑을 꺼냈다. "얼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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