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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번이나 보조했잖아. 이건 아주 쉬운 수술이야. 엥글런드 박사 말대로 환자가 나를 만난 게 행운일 거야.' 커피를 다 마실 때쯤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제 페이지는 환자를 만나볼 용기가 생겼다. 월터 허조그는 60 대 중반의 남자였다. 깡마른 몸에 대머리였고, 몹시 불안해 하는 환자였다. 페이지가 꽃다발 하나를 들고 314 호 병실에 들어갔을 때, 그는 사타구니에 손을 넣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허조그가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이봐, 간호사... 내 주치의 좀 만나야겠어." 페이지는 침대에 다가가서 꽃다발을 건네주었다. "내가 주치의예요. 내일 수술을 집도할 겁니다." 그는 꽃다발과 페이지의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지금 뭐라고 했소?" "걱정하지 마세요." 페이지는 침착하게 말했다. "수술은 잘될 거예요. 아주 간단한 수술이거든요." 페이지는 침대 아래쪽에 있던 차트를 꺼내들고 읽기 시작했다. "차트에 뭐라고 써 있어요?" 그는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 여자가 왜 꽃다발을 들고 왔지?' "별 문제가 없다고 돼 있어요." 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정말 내일 수술을 집도할 거요?" "그래요." "당신은 너무... 너무 젊어 뵈는데..." 페이지는 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난 아직 실수한 적 없어요." 그리고 병실 안을 둘러보았다. "병실에 불편한 건 없으세요? 뭐 읽을 거리도 보내드릴까요? 책이나 잡지 같은 것 말이에요. 아니면 과자라도?" 듣고 있던 허조금는 점점 더 불안한 표정이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요." '대체 이 여자가 왜 이렇게 친절한 거지? 뭔가 나한테 말 안하는게 있는 것 아냐?' "자, 그러면 내일 아침에 만나요." 페이지는 명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빈 종이에 뭔가 적어서 허조그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내 집 전화번호예요. 밤에라도 내가 필요하면 전화하세요. 나는 집에 있을 테니까, 언제든지 연락이 될 거예요." 페이지가 떠난 다음, 허조그는 더욱 안절부절못하게 되었다. 병실을 나온 페이지가 휴게실에 앉아 쉬고 있는데 지미가 찾아왔다. 그는 활짝 웃으며 페이지에게 다가왔다. "축하합니다. 내일 첫 수술을 하게 되었다지요?" '아니, 벌서 소문이 돌았나? 정말 빠르기는...' 페이지는 고개를 저었다. "벌써 소식을 들었어요?" "그 환자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지미가 말했다. "내가 만약 수술을 받게 된다면 다른 의사에게는 받고 싶지 않아요. 닥터 테일러가 꼭 해줘야 돼요!" "지미, 그렇게 생각해 주니 정말 고마워요." 물론 지미가 재담 한 마디 없이 그냥 떠날 리가 없었다. "발목에 이상한 통증을 느낀 사람 얘기를 들어봤어요? 발목이 쑤셔대는데 돈이 아까워서 병원에 안 가고 버티던 사람이 마침 가까운 친구가 자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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