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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심원건축학술상(2011~2012년도) SIMWON Architectural Award for Academic Researchers 심원문화사업회는 건축의 인문적 토양을 배양하기 위해 만든 후원회로서 지난 2008년 건축 역사와 이론, 건축 미학과 비평 분야의 전도유망한 신진 학자 및 예비 저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심원건축학술상>을 제정하여 시 행해 오고 있습니다. <심원건축학술상>은 1년 이내 단행본으로 출판이 가능한 완성된 연구 성과물로서 아직 발 표되지 않은 원고(심사 중이거나 심사를 마친 학위논문은 미 발표작으로 간주함)를 응모 받아 그중 매년 1편의 당 선작을 선정하며, 당선작에 대하여는 단행본 출간과 저술 지원비를 후원합니다. <심원건축학술상>은 지난 1, 2 회에 걸쳐 당선작을 선정하였으며 현재 제1회 당선작 <벽전>(박성형 지음), 제2회 당선작 <소통의 도시,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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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칸과 미국 현대 도시 건축>(서정일 지음)이 출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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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요강 Ⓢ 당선작 : 1편 | 부상 : 상패 및 상금 500만 원과 단행본 출간 및 인세 지급 Ⓢ 응모 자격 : 내외국인 제한 없음 Ⓢ응  모 분야 : 건축 역사, 건축이론, 건축미학, 건축 비평 등 건축 인문학 분야에 한함(단, 외국 국적 보유자인 경 우 ‘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한함) Ⓢ 사용 언어 : 한국어 Ⓢ 응모작 제출 서류 1) 완성된 연구물(책 1권을 꾸밀 수 있는 원고 분량으로 응모자 자유로 설정)의 사본(A4 크기 프린트 물로 흑백/ 칼라 모두 가능)을 제본된 상태로 4부 제출. 단, 제출본은 겉표지를 새롭게 구성, 제본할 것. 2) 별도 첨부 자료(A4 크기 용지 사용) : 1-응모작의 요약 내용이 포함된 출판 기획서(양식 및 분량 자유) 1부 2-응모자의 이력서(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반드시 명기할 것) 1부 [운영위원회(이하, 위원회)는 모든 응모작의 저작권 보호를 준수할 것이며, 응모작을 읽고 알게 된 사실에 대하여 표절, 인용 및 아이디어 도용 등을 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함. 제출된 자료는 반환하지 않음.] Ⓢ제  출처 :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6-2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간향미디어랩 (121-816) (겉봉에 ‘제4회 심원 건축학술상 응모작’이라고 명기 바람) Ⓢ 응모작 접수 기간 : 2011년 11월 1일~11월 15일(접수 마감 최종일 우편소인까지 유효함) Ⓢ 추천작 발표 : 2012년 1월 15일(『와이드 AR』 2012년 1-2월호 지면) Ⓢ 추천인단 운용 및 심사 절차 : 위원회는 일반 공모를 통해 응모된 원고와 추천인단이 추천한 응모작(추천인단 의 추천을 받은 응모작은 자동적으로 1차 예심통과 자격을 부여함)에 대하여 소정의 내부 심사(1, 2차 예심 및 본심)절차를 진행하며, 본심 결과 선정된 추천작 가운데 매년 1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여 시상함. 최종 당선작 심사에서 탈락한 추천작은 추천일로부터 3년간 추천작의 자격이 유지됨. Ⓢ 추천인단 : 구영민(인하대 건축학부 교수), 김백영(광운대 교양학부 교수), 김원식(단우도시건축연구소 소장), 김진수(문학평론가, 사문난적 대표), 김희영(국민대 예대 교수), 박성형(제1회 수상자, 정림건축 소장), 서정일( 제2회 수상자, 서울대 HK연구교수), 신용덕(Yfo Gallery 관장), 이영수(홍익대 건축대학 교수) Ⓢ최  종 당선작 결정을 위한 공개 포럼 : 위원회는 추천된 작가를 공개된 장소에 초대하여 응모자가 연구물의 주 요 내용을 발표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 결과를 최종 당선작 선정에 반영할 예정임. Ⓢ 당선작 발표 : 2012년 5월 15일(『와이드 AR』 2012년 5-6월호 지면) Ⓢ 시상식 : 2012년 6월 중 개최 예정 Ⓢ 출판 일정 : 당선작 발표일로부터 1년 이내 Ⓢ 운영위원회 : 배형민(서울시립대 교수), 안창모(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전봉희(서울대 교수), 전진삼(『와이 드 AR』 발행인) 주최 : 심원문화사업회 주관 : 심원건축학술상 운영위원회 기획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간향미디어랩 후원 : (주)엠에스 오토텍 문의 : 02-2235-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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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공모 간향미디어랩은 지방(locality), 지역(region), 소수(minority), 진정성(authenticity)에 시선을 둔 격월간 건축리포트 < 와이드>(이하 ‘와이드AR’)를 2008년 1-2월호로 창간하였습니다. 본지는 2010년 꾸밈건축평론상과 공간건축평론신인상 수상자들의 모임인 건축 평론 동우회와 손잡고 “와이드 AR 건축비평상”을 제정하여 한국 건축 평단의 재구축과 새 활력 을 모색코자 합니다. 우리 건축계를 이끌어 갈 역량 있는 새 얼굴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를 바랍니다. 주최 : 간향미디어 랩 | 주관 : 와이드 AR | 후원 : 건축평론동우회

제2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공모 요강 [시상 내역] - 당선 작가 1인 선정 (심사 결과에 따라 1인 이상 동시 선정도 가능하며, 당선작이 없을 수도 있음) [당선 작가 예우] - 상장과 상금(100만원) 수여 - <와이드 AR> 필자로 우대하여, 집필 기회 제공 - ‘건축평론동우회’의 회원 자격 부여 [응모 편수] - 다음의 ‘주평론’과 ‘단평론’을 동시 제출하여야 함. 1) 주평론 1편(200자 원고지 50매 이상~70매 사이 분량으로, A4 용지 출력 시 참고 도판 등 이미지 포함하여 7매~10 매 사이 분량) 2) 단평론 1편(상기 기준 적용한 15매 내외 분량으로, A4용지 출력 시 2매 분량, 이미지 불필요) [응모 자격] - 내외국인, 학력, 성별, 연령 등 제한 없음 [사용 언어] 1) 한글 사용 원칙 2) 내용 중 개념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괄호( ) 안에 한자 혹은 원어를 표기하기 바람 [응모 마감일] - 2011년 11월 30일(수)(마감일 소인 유효) [당선작 발표] - 2012년 1월 초 개별 통보 및 <와이드 AR> 2012년 1-2월호 지면 -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게시판에 발표 [시상식] - 2012년 2월 초순(예정) [접수처] - 121-816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6-2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간향미디어랩 [기타 문의] - 대표전화 : 02-2235-1960, 공식 이메일 : widear@naver.com [응모 요령] 1. 모든 응모작은 응모자 개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함. 기존 인쇄 매체에 미발표된 원고여야 함.(단, 개인 블로그 게시 글로서 본 건축비평상의 취지에 맞게 조정하여 응모된 원고는 가능) 수상작 발표 이후 동 내용으로 문제 발생 시 수상 취소 사유가 됨 2. 주평론 및 단평론의 내용은 작품, 인물 등 소재 중심뿐 아니라 건축의 전 영역에서 일어나는 시의성 있는 문화 현상을 다루는 것이라면 모두 가능함 3. 단평론은 주평론과 다른 대상을 다루어야 함 4. 응모 시 겉봉에 “제2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응모작”임을 표기할 것 5. 원고 첫 장에는 글 제목만 적고, 본문과 별도의 마지막 장에 성명,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적을 것 6. 응모한 원고는 반환하지 않음 7. 원고는 A4 용지에 출력하여 주평론 및 단평론 각각 총 5부를 제출할 것.(본문의 폰트 크기는 10폰트 사용 권장) 8. 우편 접수만 받음 9. 응모작의 접수 여부는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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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SINCE 2006 |다섯 번째 주제|건축가 초청 강의 ‘시즌 3’ : New POwer ARchitect|<건축가 초청 강의 ‘시 즌 3’>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건축을 리드할 젊은 건축가들을 초대하여 그 분들이 현재 관심하고 있는 건축의 주제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듣고 묻는 시간입니다. 금회로 만 5년을 맞이하는 땅집사향은 당 분간 국내외에서 맹활약하는 ‘젊은 건축가’에 시선을 맞추고자 합니다. <와이드 AR> 독자님들의 뜨 거운 성원과 관심을 기대합니다.|주관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주최 : 그림건축, 간향미디 어랩|장소 : 그림건축 내 안방마루|도서 협찬 : 시공문화사 spacetime, 수류산방 |와인 협찬 : 삼 협종합건설(주) |문의 : 02-2231-3370, 02-2235-1960|*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 참여 관 련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카페명 : 와이드AR,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aqlab)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61 ⓦ 11월의 초청 건축가|양성구 (Ethership 대표) |주제 : 에테르쉽을 젓는 네 개 의 노|2011년 11월 16일(수) 저녁 7시

62 ⓦ 12월의 초청 건축가|김호민+유승우

(poly.m.ur 공동대표)|주제 :

Misfit|2011년 12월 14일(수)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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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 홍천마을은 고암 이응노 선생이 태어난 생가 터입니다. 선생은 열일곱 살 때 고향을 떠나기 전까 지 이 곳에서 자라며 그림에 뜻을 품었습니다. 수려한 용봉산과 월산에 싸인 평온한 마을 풍경은 소년을 예술로 이끌어 준 스승 이자 벗이었습니다. ● 평생 서울, 일본 도쿄와 유럽으로, 넓은 세계로 나아가 새로운 예술을 탐구하는 동안 고향 마을은 언제나 작품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유럽 예술계에서 동양 예술의 정신으로 높이 인정받았지만, 고암 이응노 선생은 암울한 시대에 고 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끝내 타향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 홍성은 고암 이응노 선생을 다시 고향으로 맞이합니다. 이 집과 주 변 마을은 건축가 조성룡 선생이 정성을 다해 지었습니다. 기증과 구입을 통한 다양한 컬렉션을 갖추어양 동의 전통 시서 화와 서양 현대 미술을 아울러 낸 활달한 예술 세계를 시대별 작품에서 살필 수 있습니다. 선생이 쓰시던 유품과 고향 홍성 스 케치는 우리를 예술가의 생생한 삶 속으로 이끕니다. 옛 모습의 시골길은 초가와 대숲, 밭과 연못으로, 다리로 구불구불 이어집 니다. 고암 선생의 마음 깊이 든든한 뿌리가 되어 준 풍경 속에서 작품을 보며, 선생이 작품으로 표출한 인류 평화와 화해의 염 원을 되새기는 곳이고자 합니다. ● 이 땅에서 태어나 20세기를 치열하게 살고 간 한 예술가, 한 인간의 삶과 마음의 길을 따라 천천히 들어 오십시오. 굽고 비탈져, 어쩌면 조금 거칠지도 모를 이 길을 찬찬히 걸으며 묵향의 여운, 고향의 풍경 한 자락 마음

pr o du c ed & d e s ig n e d b y 수류산방 樹流山房 Su r yu s a n ba n g 0 2 7 3 5 1 0 8 5

에 담아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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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 (약칭,

와이드 AR

)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 통권 24호 2011년 11-12월호 ⓦ 2011년 11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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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1 | 2011 원도시아카데미세미나 젊은건축가포럼 제2전시 공개좌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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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STENANCE, 12개의 건축적 시선 II | 매체적 관점으로 본 건축 복합체 | 함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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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2 | 현대 건축과 스테인드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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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적 의미를 넘어 조형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 손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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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3 | 외국인 밀집 주거 지역의 현황과 과제, 안산 원곡동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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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Depth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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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PASS 21 | 이종건> 스티브 잡스로 읽어 보는 작금의 건축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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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횡무진 24 | 이용재> 경주 불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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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건축 탐사 24 | 손장원> 석탄과 함께 부침(浮沈)한 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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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더하기 건축 04 | 나은중 + 유소래> Real vs. Fake(진짜 vs. 가짜)—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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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지래 짐작 04 | 조택연> 개의 후손을 위한 스마트한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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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de Eye 01> 2011인천건축문화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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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de Eye 02> 건축 사진가 김재경의 사진전 <mute 2 : 봉인된 시간Sealed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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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de Eye 03> 김정후 도시건축정책연구소 JHK Urban Research Lab, 행복한 도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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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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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de focus 17>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리뷰 | 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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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박태홍 | 리첸시아 방배 | 박태홍의 프로그램 전이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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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라메트릭한 수단에 의한 디자인과 건축에 대하여

있는 근작> 이영조의 SK-II 부띠크 스파

New POwer ARchitect 111

ⓦ 뉴 파워 아키텍트 파일 09 | 김원진 | 트로이 목마 — 작품성과 상업성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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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파워 아키텍트 파일 10 | 신호섭+신경미 | 보통(普通)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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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드 레터 | 정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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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구독 신청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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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드 칼럼 | 한옥의 현대화 : 현황과 과제 | 임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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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삼의 FOOTPRINT 03

ⓦ 표지 이미지 | 박태홍의 리첸시아 방배 입면 전개도. ⓦ 표2 | Wondoshi Exhibition ⓦ 표3 | Sigongtech ⓦ 표4 | UOS ⓦ 1 | Wondoshi Academy Seminar ⓦ 2-3 | SIMWON ⓦ 4 | Samhyub ⓦ 5 | ONE O ONE ⓦ 6 | Seegan ⓦ 7 | Woojung ⓦ 8 | UrbanEx ⓦ 9 | Dongyang PC ⓦ 10 | VITA Group ⓦ 11 | OGI ⓦ 12 | UnSangDong ⓦ 13 | Goduck ⓦ 14 | VINE ⓦ 15 | Ecozone ⓦ 16 | 2105 Group ⓦ 17 | 제2회 와이드 AR 비평상 ⓦ 18 | Spacetime ⓦ 19 |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59·60 ⓦ 20 | Suryusanbang ⓦ 21 | 목차 ⓦ 22 | 구독신청서 ⓦ 23 | 판권 및 와이드레터 ⓦ 24 | Suryusan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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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약칭, <와이드 AR>은 단순 히 종이로 만드는 건축 잡지가 아닙니다. 건축하는 선후배들과 건축을 좋아하는 익명의 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함 께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내는 저널입니다. ⓦ 월례 세미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ARCHITECTURE BRIDGE>, ⓦ 예비 저널리스트를 양성하는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 예비 비평가의 출현 을 응원하는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워크숍 <ARCHI-BUS>, ⓦ 건축 신인 발 굴 프로젝트 <W-A-R>, 등의 연속된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기와 같은 <와 이드 AR>이 지향하는 건축저널리즘은 구독자님 개인과 기업 및 단체의 광고 후원자님들에 의해 완성됩니다.

정기 구독(국내 전용) 신청 방법 안내 ⓦ <구독자명(기증하 실 경우 기증자명 포함)>, <배송지 주소>, <구독 희망 시작 월호 및 구독 기간>, <핸드폰 번호>, <이메일 주소>, <입금 예정일>을 적으시어 ⓦ <와이드 AR> 공식 이메일 : widear@naver.com ⓦ 팩스 : 02-2235-1968 로 보내 주시면 됩니 다. 책은 입금 후 보내드리게 됩니다. 정기 구독을 하시면 전국 어디서나 편안하게 책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당사가 독자 대상으로 벌이는 상기 각종 행사에 우선 초대됩니다. ⓦ 정기 구독 관련 문의 : 070-7715-1960 ⓦ 연간 구독료 ☞ 1년 구독료 55,000원 ☞ 2년 구 독료 105,000원 ☞ 3년 구독료 150,000원 ☞ 4년 구독료 190,000원 ☞ 5년 구독료 225,000원 ⓦ 무통장 입금 방법 ☞ 입 금계좌 : 국민은행, 491001-01-156370 [예금주 : 전진삼(간향미디어랩)] ☞ 구독자와 입금자의 이름이 다를 경우, 꼭 상 기 전화, 팩스, 이메일로 확인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카드 결제 방법 ☞ 네이버카페 : <와이드 AR> 좌측 메뉴판 에서 <정기구독 신용카드 결제>란 이용하시면 편리합니다. ⓦ 광고 문의 : 02-2235-1960 ⓦ <와이드 AR>의 광고는 본 잡지를 함께 만드는 건축(가)네트워크를 지원합니다. 지면 위에서의 1차적 홍보 효과를 넘어 실질적 수익 효과의 창출을 위해 데스크가 함께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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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약칭, <와이드 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 대표 ⓦ 발행인 겸 편집인 | 전진삼 ⓦ 편집장 | 정귀원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박상일 ⓦ 발행편집인단 ⓦ 발행위원 | 김기중, 박유진, 손 도문, 신창훈, 오섬훈, 황순우 ⓦ 대외협력위원 | 김종수, 박민철, 박순천, 박종기, 윤창기, 이영욱, 이충기, 장윤규, 조용귀 ⓦ 상임 고문 | 임근배 ⓦ 고문 | 곽재환, 김정동, 이일훈, 임근배, 임창복, 최동규 ⓦ 자문위원 | 구영민, 박승홍, 박철수, 이종건 ⓦ 편집위원 | 김기수, 김영철, 김종헌, 김정후, 김태일, 박준호, 박혜선, 안명준, 유석연, 임지택, 전유창, 정수진, 조정구, 조택연, 함성호 ⓦ 고정칼럼위원 | 나은중, 손장원, 안철흥 ⓦ 영문번역위원 | 조경연 ⓦ 객원 | 기자 : 강권정 예, 기획PD : 최효진 ⓦ 전속 | 사진작가 : 남궁선, 진효숙 ⓦ 인쇄 제작 코디네이터 | 김기현 ⓦ 로고 칼리그래퍼 | 김기 충 ⓦ 디자인 | 수류산방 樹流山房 Suryusanbang(디자인 도움 : 심세중 김희선, 전화 02-735-1085, 팩스 02-735-1083) ⓦ 서점유통관리대행 | (주)호평BSA(대표 심상호, 차장 정민우, 전화 02-725-9470~2, 팩스 02-725-9473) ⓦ 제작협 력사(인쇄 및 출력 | 예림인쇄, 종이 | 대림지업사, 제본 | 문종문화사)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 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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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2011년 11-12월호 ⓦ 2011년 11월 15일 발행 ⓦ 2008년 1월 2일 창간 등록, 2008년 1월 15일 창간 ⓦ 2011년 1월 19일 변경 등록, 마포 마-00047호 ⓦ 낱권 가격 10,000원, 1년 구독료 55,000원 ⓦ ISSN 1976-7412 ⓦ 간향미디어랩 GML ⓦ 발행처 | (121-816)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6-2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대표 전화 02-2235-1960, 팩스 022235-1968 ⓦ 독자지원서비스 | 070-7715-1960 ⓦ 공식 이메일 | widear@naver.com ⓦ 공식 URL | http://cafe.naver. com/aqlab ⓦ 네이버 카페명 | 와이드AR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을 준수합니다. ⓦ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 유포를 금합니다.

말하는 건축가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새 전용관 <영화의 전당> 시대의 개막이란 점에 서 주목을 끈다. 외국 건축가를 초청하여 현상 설계를 치르고, 당선된 안(쿱 힘멜브라우)에 1,678억을 들여 세 운 이 생경한 구조물이 거대한 루프와 ‘더블콘’, 지붕 천장에 박힌 수십만 개의 조명으로 위용을 드러내자, 비 록 마감 디테일 처리가 좀 미흡하고 폐막식 때 비가 새긴 했어도, ‘다이내믹 부산’의 상징물로서는 크게 환영 하는 눈치였다. ⓦ 본지에서도 영화제 기간 중 하루를 날 잡아 ‘세계 최대의 켄틸레버형 지붕’ 구경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관심은 딴 데 있었으니, 바로 정재은 감독의 건축 다큐 <말하는 건축가> 관람이다. 올해 초 고인이 된 정기용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선생이 떠나기 전 일민미술관에서 개최한 전시의 준비 과정 을 중심으로, 정치와 사회, 인간과 도시에 대한 선생의 생각을 몇몇 작업 혹은 지나온 사건을 통해 담담히 들 려 주었다. 특히 바로 직전에 한 외국 건축가의 명품 건축을 보고 온 터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두고 “건 축의 명품은 누굴 위한 것일까? 그것은 자하 하디드의 자존심에 돈을 건 거다.”라고 말씀하시는 대목에선 묘 한 쾌감마저 들었다. ⓦ 기억에 남는 많은 장면 중에서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전시 준비를 하시던 모습은 아 직도 가슴 먹먹하다. “나를 보여 주는” 전시가 아니라 대중에게 “건축이 무엇인지, 건축가가 무엇을 하는 사람 인지”를 알리고, 건축가들이 “스스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도우려 했던 전시임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 다큐멘터리 속 인터뷰이 김봉렬 교수가 말했듯 그가 추구한 건축의 본질은 공간도 형태도 아닌 ‘인 간’이다. 비록 건축 설계가 미학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디테일은 조악”하지만, 그의 건축에는 사랑 이 넘쳤다. “사랑의 건축”이었다. ⓦ 그런 점에서 정기용의 건축은 “보는 건축이 아니라 읽는 건축”이다. 이 다 큐멘터리 또한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영화라기보다 귀기울여 들어야 하는 영화이다. 건축가가 전시를 통해 말 하고자 했던 것, “건축이 무엇인지, 건축가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영화가 차분하지만 분명하게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 건축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는 내년 3월, 선생의 1주기 즈음해서 극장에 상영될 예정 이다. ⓦ 글 | 정귀원(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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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사 구술 총서 <예술인・生>

박용구 朴容九 1914년~ | 한반도 르네상스의 기획자 002 전혁림 全爀林 1915~2010년 | 다도해의 물빛 화가 003 장민호 張民虎 1924년~ |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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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ed & designed by 수류산방 樹流山房 Suryusanbang 02 735 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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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원도시아카데미세미나 젊은건축가포럼 제2전시 공개 좌담회 리뷰>

SUSTENANCE, 12개의 건축적 시선 II —매체적 관점으로 본 건축 복합체—

Issue 1

왼쪽부터 김성욱, 전유창, 이민수, 안기현, 장영철, 전숙희, 김자영, 김종진.

젊은건축가포럼 두 번째 공개 좌담회는 2011년 9월 6~9일의 전시를 바탕으로 2011년 10월 6일 개최되었다. 참가한 건축가는 모두 4팀으로, 모두 2인이 한 팀을 이루고 있었다. 참가한 건축가들은 WISE건축(장영철+전숙희), AnLstudio(안기현+이민수), 김종진(건국대 교수)+김자영(고려대 교수), aDLab+(전유창+김성욱)이었고, 이 중에서 WISE는 전숙희 대신 같이 작업하는 김지호가 자리를 같이했고, 허서구 원도시건축 사장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이 글 은 공개 좌담회의 기록이자 사회자로 동석한 필자의 단상임을 밝혀 둔다. [일시 및 장소] 2011년 10월 6일 오후 5시, 원도시건축 지하 강당 [글] 함성호(본지 편집위원, 시인, 건축가), [사진] 진효숙(본지 전속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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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대의 등장 ⓦ 지난 9월에 있었던 전시 때부터 줄곧 나는 한국 현대 건축의 달라진 지형도에 대해서 생각해 왔다. 이들을 뭐라 고 불러야 할까? 문화의 세대론에 의한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무래도 건축의 전체적인 지형을 놓고 봤을 때 세대론에 의한 구분은 충분히 그 효용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거칠게 구분한다면 이렇다. 제1세대는 박길룡 등 해방 전 의 건축가들을, 제2세대는 김중업 김수근 등, 그리고 제3세대는 제2세대 건축가들의 제자들인 승효상 곽재환 이일훈으로 대표되는 4.3 그룹을 중심으로 한 건축가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 이후의 세대들은 아직 자신의 건축을 이념형으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대거 입국한 해외 유학파들과 그 또래는 제3세대 건축가들의 영향력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세대론으로 구분 짓기에는 모호 하다. 그들은 지금 진행 중이라고 보고, 그렇다면 이들은 누구인가? 이들 역시도 해외 유학파이지만 전 세대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 들 앞의 해외 유학파는 마치 선진적인 지식을 습득해 갖고 온 것처럼 한국에 입성했지만, 이들에게는 그런 선민 의식은 없다. 이미 유학 이라는 것이 선택받은 자만이 갈 수 있었던 그런 시대는 아니게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제3세대들이 지금, 여기에 맞는 한국적인 공간을 찾기 위해 경주했고, 그 이후의 해외 유학파들이 좀 더 서양에 다가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 이들은 그런 의식이 없다. 이것이 내가 9 월에 있었던 전시에서 느낀 감회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에 움직이는가?

2011 원도시아카데미세미나 젊은건축가포럼 제2전시 전시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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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팀의 최근 작업 ⓦ 좌담회는 먼저 4팀의 최근 작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 먼저 WISE는 2011년 6월 포이동 철거민촌의 화재로 인해 생활 기반이 없어진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공급할 임시 편의 시설을 설명했다. 플라베니어 패널로 만들어진 구조물은 아이들의 공부 방 및 주민들의 쉼터로 제공되기도 한다. 플라베니어 패널에 대한 WISE의 관심은 <이상의 집>에서부터 이어져 왔다. 사실 <Y-HOUSE> 의 벽면도 폴리카보네이트 소재가 쓰였던 것을 감안하면 WISE는 특별히 불투명하고 빛을 은은하게 비춰 주는 재료들에 골몰하는 게 아 닌가 싶다. 어느 정도 공사비가 확보되면 폴리카보네이트로, 공사비가 없을 땐 플라베니어 패널로, 원하는 빛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인 상을 받았다. 일종의 PVC골판지라고 할 수 있는 플라베니어 패널은 이삿짐 상자로 주로 쓰이는데 WISE는 이것을 재단하고 잇고 다시 접어서 구조물을 만들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접합의 메커니즘이 없이 전체를 일일이 접어 나가는 방법에서 일단의 시스템이 만들어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철거의 위기에 놓인 이상이 살았던 집을 찾아가 거기서 건축적 대안을 만들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건 축가의 성의, 화재로 집을 잃은 포이동 철거민을 위해 가장 싸고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주거를 내놓는 건축가의 관심, 그리고 일본군 위안 부 박물관의 설계 경기까지, WISE의 관심이 우리 사회의 문제에 깊이 가 닿아 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건축이 우리 사회의 문제와 어떻게 밀착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훌륭한 사례였다. ⓦ 이어서 AnLstudio가 인천에 지어진 <Oceanscope>에 대해서 설명했 다. 건축적 조각이기도 하고, 전망대이기도 한 이 건물은 서해의 풍경을 담는 이상적인 그릇이라는 생각을 했다. 더군다나 건축주의 요 구로 컨테이너라는 소재가 주어졌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인천의 항만에 가장 흔하게 눈에 띠는 소재로 가장 낯선 오브제가 만들어진 것 이다. 무엇보다도 건축주에 의해 주어진 재료를 적절하게 건축적으로 해석한 점이 좋았다. 그러나 이 작업에 대해 AnLstudio가 가지고 있는 태도는 어딘지 좀 피상적인 데가 있다고 느껴졌다. 몇 개의 박스를 조합해 놓은 구태의연한 형상은 풍경을 본다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지 못한 인식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었다. 그것을 가장 적절한 형상이라고 말한다면 가장 실험적인 정신이 거기에는 빠져 있었 다. ⓦ 김종진+김자영 팀(이하 ‘양김’으로 표기)은 이번에 참여한 건축가들 중에서 가장 고전주의적인 정신의 소유자라는 인상을 받았 다. 9m×9m×9m의 채플을 계획한 양김은 추모의 행위를 묵시록적인 기록으로 공간에 구현하고자 했다. 벽돌로 만들어진 공간은 위에 서부터 벽돌을 무작위로 빼내어 빛이 공간 안으로 점적으로 스며들게 계획했다. 만약 이 공간이 죽은 자들을 위한 채플이라면 비워진 벽 돌로 스미는 빛은 그대로 누군가의 온전한 정신, 혹은 기억이 되고 있었다. 틀림없이 그 빛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움직일 것이고, 거기 에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누군가를 추억하기보다는 자신을 잊어버릴 것 같은 느낌을 가질 것이다. 나는 양김이 추구하는 것이 저 고전주 의가 가지고 있는 인간 정신에 대한 깊은 이해, 자연에 대한 숭고, 보편성이라고 짐작한다. 무엇보다도 양김은 매우 진지하다. 그 진지함 이 삶의 현장을 떠나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마지막으로 aDLab+가 한강변에 세운 목재 파빌리온과, 광주 세무서 사거리의 어번폴 리 현상 공모 출품작인 <The Line>이 소개되었다. 하나의 목재 유니트로부터 계속 이어지는 변형을 통해 덩어리를 만들어 내는 목재 파 빌리온은 학생들과 같이 작업한 일이었다. 이번에 소개한 다양한 목재 파빌리온은 변형되어 가는 공간의 추이를 그대로 굳혀 보여 주었 고, 그로 인해 의자는 어느덧 자연스럽게 벽이 되고, 변형 가능한 주물틀처럼 작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롭지는 않았다. 나는 그 점이 불 만이었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교육자로서의 건축가를 표방하는 건축가가 aDLab+이라는 전진삼 소장(코디네이터) 의 말을 듣고서야 내 생각을 교정했다. 분명 그런 자의식을 갖고 건축을 대하는 태도는 전에 없던 일이었다. <The Line>은 광주라는 도 시의 역사적 상징을 벽에 구현하는 작업이었다. 일정한 상징을 갖고 벽에 구멍을 내고, 거기에 핸드폰으로 찍으면 OCR 코드처럼 핸드폰 에 광주 항쟁의 기록이나 희생자들의 명단 등이 뜨도록 계획되었다. 건축이 사람들과 반응하면서 늘 새롭게 보일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 어였다. ⓦ 이것으로 4팀이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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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의 <Y-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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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Lstudioě?&#x2DC; <Ocean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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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김자영의 <빛과 기억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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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ab+의 <목재 파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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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의들 ⓦ 나는 먼저 ‘매체’라는 것을 정의해 보자고 제안했다. 왜냐하면 이 정의가 빠져서는 이번 의 좌담회가 어디로 튈지 걱정이 되어서고, 4팀의 발표를 들으면서 각자가 정의하는 ‘매체’라는 분명한 정의가 내려질 수도 있겠다는 가 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4팀이 여기에 대해 빠짐없이 발언해 주길 원했다 ⓦ WISE는 매체라는 것을 재료라고 정의했다. 재 료를 통해서 구법이 생기고 그것으로 건축을 이룬다는 요지의 대답이었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말이었다. 건축 디자인은 재료를 통해서 들어갈 수도 있고, 디자인을 통해서 재료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특정한 재료를 통해서 얻어지는 디자인의 한계라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말하자면 벽돌을 철판처럼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WISE에게는 재료라는 문제보다 더 선행하는 것이 빛이다. 이 빛을 위해서 필요한 재료는 뭐든 다 쓸 수 있지 않을까? 건축가가 재료에 천착하는 것은 나쁠 게 없다. 건축가는 어떤 재료든, 그 재료의 속성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WISE에게 플라베니어 패널은 좋은 탐구 대상일지도 모른다. ⓦ 건축의 매체 가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답이 나오자 다른 팀들도 좀 쉬워졌나 보다. AnLstudio 역시 재료라고 답하고 나 왔다. 특히 이번의 <Oceanscope> 같은 일은 재료가 건축주로부터 주어졌기 때문에 더 그랬다고 한다. 컨테이너라는 재료를 어떻게 새롭 게 보여 줄까 하는 것이 이번 일의 과제였다고 했다. 좀 더 추상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던 나에게 이건 좀 의외였다. 그러나 컨 테이너로 건축적 조각을 만들 생각이었다면 당연히 재료의 문제에 천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약간 초점이 어긋나 있었지만 ‘매체’라는 문 제에 이렇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나는 놀라웠다. 이건 분명 보다 근원적인 사고를 하는 3세대 건축가들 하고는 분명히 다른 태도 였다. 3세대 건축가들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여하튼 변하지 않는 본질을 계속해서 규정하려고 했던 반면 이들은 지금 잡고 있고, 지금 움직일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규정한다. ⓦ 양김(김종진+김자영)은 좀 다른 의견이었다. 빛과 공간이란 이야기를 했다. 사실 이 자리 에서야 다른 얘기지, 빛과 공간이란 얼마나 오래된 건축의 주제인가?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이제 얘기는 어려워진다. 빛은 무엇이며, 공간 은 무엇인가? 양김은 그걸 빛의 연출(정확한 단어는 아니지만 그런 의도로 얘기했다)로 풀어나갔고, 결국 재료에 빛의 문제를 대입하면 서 풀어갔다. 이번 작업에 대해서도 벽돌의 문제, 즉 쌓고, 빼는 문제로 빛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역시 건축은 물적 토대로부터 시작한다. 그것이 추상성을 얻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다. 그렇다면 역시 건축의 매체는 물질인가? 공간과 이야기를 연결하는 물질, 그것이 즉 재료 라는 결론이다. aDLab+도 비슷한 대답을 했다. 이 팀은 좀 더 수학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주어진 알고리즘에 던져진 초기값들의 변형이 이 팀의 방법이었다. 목재 파빌리온도 그랬고, 광주의 어반폴리 응모작도 그 구멍을 내는 방식이 그랬다. 단지 어떤 재료냐 하는 문제에 있어 aDLab+는 교육자로서의 건축가답게 목재 파빌리온의 예를 들면서 누구나 쉽게 만질 수 있는 재료를 들었다. 물론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당연히 그 이유가 바뀔 것이다. ⓦ ‘지금, 여기’를 풀어 나가는 자유로움 ⓦ 거듭 나는 이 새로운 세대의 자유로움 앞에서 좀 놀랐다. 지금 내가 만질 수 있고, 손 안에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태도는 많은 현학적 논리를 앞세우며 철학을 논하던 앞세대들 과 분명히 갈리는 지점이다. 들뢰즈와 하이데거를 인용하지 않으며, 램 콜하스처럼 도시에 대한 거대 담론도 필요 없이, 이들은 지금, 여 기를 풀어 나가고 있었다. 이야기가 무르익으면서 실험이라는 단어가 튀어 나왔고, 나는 여기에 한 가지 파문을 던졌다. 건축에 과연 실 험이 가능한가? 실험실에서 인간을 살게 할 수 있는가? 설혹 그 실험이 설계 사무실이라는 실험실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어차피 검증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 때 건축은 의외의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 짧지 않은 이야기들이 오 고갔지만 WISE의 입장은 그래도 실험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건축은 다른 시도라는 것을 해 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 참여 건축가들은 대부분 이 이야기에 공감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AnLstudio는 자기들보다 건축주가 더 실험적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라면야 얼마나 행복한가? 건축주와 건축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더 극단적인 고민을 하는 모습은 만화 같기도 했다. 모두들 이 이야기에 즐거워 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는 좌중에서 나온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건축가가 자본의 시녀이면서 비전문가인 일반인들 에게 얼마나 독재자처럼 구는지에 대한 토로였다. 이 대화에서는 서로 엇갈렸다. 서로의 다른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 이 지면에서 일일 이 거론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아서 생략한다.

함성호 | 시인이며 건축가인 함성호는 강원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했으며, 건축 스튜디오 이온을 운영하며 건축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시집 『성 타즈 마할』, 『56억 7천만년의 고독』, 『너무 아름다운 병』과 산문집 『허무의 기록』, 만화평론집 『만화당 인생』 등의 책을 냈고, 최근에는 인생 미학서 『당신 을 위해 지은 집』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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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계에 다시 거는 기대 ⓦ 이번 좌담회에서 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예고 받은 느낌이었다. 한동안 제3세대 건축가들과 그 이 후의 세대들은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 그 이후의 세대들이 제3세대들의 강한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똑같이 전통에 대해서 고민했고, 똑같이 서구의 새로운 사조에 대해서 초조해 했고, 똑같이 건축을 철학적으로 사유하려 했다. 물론 제3세대 건축가들도 그 앞의 세대처럼 사고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같은 세대 안에서 같은 사회적 경험과 건축적 경험을 공유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세대들은 그렇지 않았다. 공유하지 않는 세대가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사실 많은 1960년생 건축가들을 나는 세대론의 범주에 넣지 않은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경험은 공유하고 있지만 건축적 경험들은 공유하고 있는 바가 없다. 앞으로 세대론은 더 이상 무엇을 구 분하고 분석하는 데 유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새로운 세대들은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새로운 장난감을 앞에 놓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가장 깨달은 현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새로움 앞에서 나는 한국 건축계에 다시 기대를 걸어 본다. ⓦ

WISE의 <Y-HOUSE>.

AnLstudio의 <Oceanscope>.

김종진+김자영의 <빛과 기억의 공간>.

aDLab+의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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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의미를 넘어 조형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현대 건축과 스테인드글라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유니티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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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 9월 <20인 건축가와 함께하는 건축 유리 조형 워크숍>이 HK 스테인드글래스(주)의 후원으로 진행 되었다. 기본 이론 수업부터 마지막 실기 소품 제작까지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작업의 조형성이나 완성 도를 떠나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목마름과 궁금증을 털어 내려는 참여 건축가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미약하 나마 대한민국 유리 작업 세계가 밝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 보았다. 건축 설계의 초기 단계에서 설 계자와 작가가 협업하여 창문과 공간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면 마냥 외국의 작품과 설계를 부러워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오히려 새로운 작품의 리더가 되어 창조적인 빛의 공간 혹은 건축물의 표면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지면을 빌어 건축 공간에 생명의 빛을 불어 넣고, 건축의 한 요소로서 공간과 소통하는 유 리화의 국내외 사례를 살피고자 하는 것도, 많은 건축가들과 예술가들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 글, 사진 | 손승희(아티스트)

Issue 2 들어가며 ⓦ 유리화(琉璃畵)는 서양의 역사

하는 광선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색유리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특히 중

를 창이나 천장에 이용한 것은 7세기경 중동 지방에서 비롯했다. 이슬람 건축에서는 대리석

세에는 건축과 함께 그 꽃을 피워 장엄하고 영적

판에 구멍을 뚫어서 유리 조각을 끼워 채광과 장식

인 미술 장르로 거듭나면서 신에 대한 신앙심과 경

을 겸하는 방식을 널리 이용했다. 이 기법은 서구에 11세기

외심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정신적으로 중요한 의미로 사용 되었다. 즉 정신적인 빛의 신비를 색유리라는 물질적인 빛으로 환

무렵 전해졌는데, 12~13세기 초에 이르러 창을 통해 유입되는 빛

원시켜 빛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운 색채를 연출하였고, 그것의 장

의 화려하고 강렬한 효과를 강조한 고딕 건축에 융화되면서 예술

엄함과 신비로움은 신도들로 하여금 종교의 신성함과 더불어 천

의 경지에 도달했다. ⓦ 고딕 건축이 발달해 가면서 벽체는 더욱 얇

상의 세계를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시대와 의식의 변

아지고 창문 크기가 커졌다. 성당 내부로 들어오는 빛을 더욱 신비

화, 그리고 순수 예술 형식의 발전과 근대 미학의 탄생은 예술의

롭게 표현하는 스테인드글라의 효과도 극대화됐고, 마침내 스테

연결 고리를 더 이상 종교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현대에 이르

인드글라스는 교회 건축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 신

러 스테인드글라스는 단순한 ‘교회의 장식 미술’ 또는 ‘색유리화’

비롭게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는 반투명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라는 제한된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 표현 매체로 자리매김

공간의 내외부 경계를 완전한 단절이 아닌 연속적인 것으로 자각

하게 되었다.

시키고, 비물질화시킨다. 물론 여기에는 신성한 빛으로 충만한 천 상의 세계를 향한 신앙적인 열망과 질서가 부여된 구조체에 대한 욕망이 결합되어 있다.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인간들은

신앙심과 경외감의 표현 ⓦ 스테인드글라스는 형용사인 스테인

높은 구조의 창을 만들었고, 그 곳을 통해 신성스런 빛이 내부로 비

드(Stained)와 글라스(Glass)의 합성어로 ‘채색, 착색 그리고 색칠

쳐 들어와 돌로 마감된 인테리어에 부딪쳐 산란하는 곳을 특별한

된 유리’라고 할 수 있고, 금속 화합물에 의해 착색된 유리 창문이

공간으로 끌어올렸다. 건축에서 유리창은 내부와 외부, 신과 인간

나 색 패널의 모양을 일컫는 단어이다. (유리의 원재료인 규석, 소

사이의 필터로 작용했다. 태양 광선을 신비한 매개체로 바꾸어 놓

다석회, 석회석 등에 여러 금속 화합물을 배합하여 색상을 구현한

았고, 정신적인 것으로 드높여진 공간과 비물질성의 공간을 창조

다. 황화카드뮴=황색, 산화코발트=청색, 산화철=청록색, 셀레

해 냈다. ⓦ 근대 미학의 탄생과 더불어 신이 아니라 사람의 감각에

늄=담홍색, 질산은=노란색, 골드=분홍색 등이다.) ⓦ 중세 고

호소하는 순수 예술 형식이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흐름은 종교와

딕 건축의 출현과 더불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을 하나로 묶어 놓았던 연결 고리를 느슨하게 만들었고, 종교

는 유리의 특정한 색상 그 자체에 의존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통

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실이 부각됐던 스테인드글라스 또한 자연

과하는 빛의 속성에 따른 효과와, 사람의 시각이 선택적으로 인지

스럽게 역사적 변화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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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손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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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천동 주교좌성당, 조광호 신부.    

유럽과 미국의 스테인드글라스 ⓦ 르네상스 이후 18세기까지 회

글라스 역사를 일구어 낸다. 그의 명성은 티파니 램프를 통해 우리

화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스테인드글라스는 19세기 영국 ‘라파엘

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 20세기 건축은 대부분 과거의 전통적

전파’와 ‘아르누보’ 양식의 대두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한다. 그

조형 언어나 규범을 부정하고 새로운 과학과 기술에 바탕을 두었

대표적인 작가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이자 디자이너이며

다. 즉 주관성보다는 객관성에, 비합리적인 의식보다는 합리적 의

정치가였던 윌리엄 모리스(1834~1896)이다. ⓦ 삶의 예술화와

식에, 감성적 태도보다는 이성적 태도에 입각하여 과거와는 전혀

자연화를 외쳤던 그의 사상 속에서 미술공예운동(Art and Crafts

다른 새로운 건축을 창조해 왔다. 이러한 신건축은 현대 건축의 주

Movement) 이 탄생한다. 이후 이 운동은 독일의 미술공예운동을

류로서 다양한 조류를 형성하여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발전해 왔으

태동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 19세기 사회 구조, 산업 생산

며, 빛을 상징하는 소재로서 유리는 건축계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의 진보는 또 다른 스테인드글라스의 변화를 가졌왔다. 영국의 미

된다. ⓦ 이에 걸맞게 현대 건축 유리 조형 세계도 과거 납선을 사

술공예운동의 지도자들과 미국의 존 래 파지(John la Farge), 루

용하던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다양한 형태와 접합 기술

이스 컴퍼트 티파니(Lousis Comport Tiffany) 등에 의해 스테인

의 발달을 이루었고 자연히 작가들과 공방도 기술적 성장을 거듭

드글라스를 건축 내에 통합시킨 작품들이 등장한다. 공예적인 입

한다. ⓦ 스테인드글라스는 종교의 상징성을 벗어나 대중에게 조

장으로 19, 20세기 스테인드글라스를 대표하는 찬란한 작품들이

금 더 친밀하게 표현되기 시작했다. 공항이나 도서관 같은, 일반

만들어졌던 것이다. ⓦ 유럽의 투명 색유리와 달리 티파니에 의해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공간에 다양하게 설치되고 있다. 거대한

만들어진 불투명, 반투명의 오팔레슨트 글라스(Opalescent glass)

캔버스와 같은 커튼월이나 창은 더 이상 기능적 구실에 머무르지

와 파브릴 글라스(Favrile glass)는 초기 미국의 또 다른 스테인드

않고 또 다른 예술의 장을 펼칠 수 있는 화면이 된 것이다. 이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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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리아 거리 몰, 브라이언 클락, 1989.  리니히 스테인드글라스 뮤지엄(Stained Glass Museum Linnich), 요하네스 슈라이터, 1983.

존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건축적인 유리 예술(Architectural Glass Art)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의 상황 ⓦ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화되 지 못하고 여전히 종교 건축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 내의 상황에서 스테인드글라스의 다양성을 엿보기란 쉽지가 않다. 간혹 새로운 기법의 응용은 차치하더라도 전통 기법과 표현에 대 한 건축주의 열린 마음과 금전적 이해가 뒤따르지 않는 경우가 있 고,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발전 가 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작품이라고 언급하기에도 스스로 민망할 정도의 저급한 디자인의 스테인드글라스 역시 대중 화를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 하지만 그 수가 많진 않지만 국내 의 몇몇 대학과 작가들에 의해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 고 있다. 또 국내 스테인드글라스의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많 은 작품들이 제작된 것을 본다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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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츠 예수 교회, 알렉산더 벨 레첸코, 1996.

스틸 컴퍼니 하겐(Steel Company Hagen), 토비아스 캄메러, 1989.

론 대부분의 유리화가 종교 건축물에 종속되어 있어서 아쉽긴 하

다. ⓦ 건축 유리화의 회화적 표현에 있어 기존 페인팅에만 의존

지만, 기존의 사실적 종교화에서 벗어난 회화적 접근의 작품들이

했던 방식은 여러 첨단의 기술들이 접목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새롭게 시도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를 부산 남천동 주교좌성

UV 잉크와 본드, 에폭시, 실리콘 등을 사용하여 재료를 접합하는

당(조광호 신부)과 부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손승희), 제주 파

라미네이팅(laminating) 기법과 샌드 블라스트(sand blast) 등을

라다이스호텔(HK 스테인드글래스(주)) 등의 스테인드글라스 작

통해 다양한 표현이 이루어졌다. 또한 대형 판유리 위의 스크린 페

품에서 볼 수 있다.

인팅(screen painting)과, 여러 가지 유리 기법과 어우러진 에나 멜 페인팅(enamel painting)을 이용하는 등 새로운 개념의 건축

새로움을 향한 건축 유리화 ⓦ 20세기는 건축 공학의 발달로 건

유리화가 창출된다. ⓦ 이러한 현대적 글라스 기법과 전통 스테인

물들에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었고, 특히 유리 패널 건축물들의 사

드글라스 기법을 아주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로는

용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스테인드글라스 분야에도 기존 납선

독일의 요하네스 슈라이터(Johannes Schreiter)와 영국의 브라이

을 이용한 표현 양식에서 벗어나 재료와 표현 방법의 한계를 극복

언 클락(Brian Clark)을 들 수 있다. ⓦ 한편 알렉산더 벨레첸코

하려는 작가들이 등장했다. 이들 현대 건축 유리 조형 작가들은 납

(Alexander Beleschenko)는 납선을 사용하지 않고 과감하게 건축

선 작업의 단점[견고성과 작품의 흐름을 깨는 면 분할, 작업 시 요

용 유리 패널을 사용하여 조형 작업으로 승화시켜 현재 세계적인

구되는 보강대나 철근 바(bar), 프레임(frame)] 등을 보완하였다.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사각의 유리 교회 건축물에 예수

그 때부터 스테인드글라스는 더 이상 종교적 색채를 띠는 도구로

의 고난을 상징하는 못을 주제로 건물 전면에 새로운 이미지를 완

서의 역할이 아니라 건축 양식의 새로운 재료로 재탄생하게 되었

성시켰다. ⓦ 마틴 돈린(Martin Donlin), 룻츠 하우프쉴드(Lu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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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빌 공항 시리즈, 고든 휴터.

리버풀 엠파이어 극장, 마틴 돈린.

Haufschild), 가이 캠퍼(Guy Kemper) 등은 종교 시설물뿐만 아

이다. 도이치 포스트 타워(Deutsche Post Tower)의 계단 타워에

니라 일반 건축물에까지 색유리와 현대 유리화 기법을 이용하여

사용된 사각 형태의 패턴은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을 중첩시킨다.

현대 건축 유리화(Contemporary Architectural Art Glass)의 새

자연 채광으로 유리에 반사된 패턴은 빛의 각도와 채광량에 따라

로운 세계를 펼치고 있다.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무한한 공간을 연출한다. ⓦ 또한 유리가 건축의 표면을 아름답게

Wright)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말로 기능주의 미학을 대

장식하고 빛을 변화시켜 내부로 끌어들이는 효과 이상을 나타내기

변한 루이스 설리반(Louis H. Sullivan)의 제자이다. 라이트는 후

도 한다. 네델란드의 건축가들, 파울 반 데르 에르버(Paul van der

에 이를 발전시켜 유기적 건축(Organic Architecture) 이론을 확

Erve)와 헤라르트 크뤼넨베르흐(Gerard Kruunenberg)에 의해

립하며 건축과 더불어 많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남겼다. 초기

설계된 라미나타 글라스 하우스(Laminata Glass House)는 유리

작품에 속하는 유니티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그의 건축 미학과

접합 기법인 라미네이트 기법이 적용된 사례로, 여러 겹으로 접합

더불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면 분할을 인상적으로 보여 준다. ⓦ

된 판유리 자체가 건축의 구조물과 표면이 되고 빛의 투사량에 따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제임스 카펜터(James Capenter)의 경우, 일

라 낮과 밤, 집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연출되는 효과

반 건축용 유리를 조형적으로 적극 활용하여 패턴화시키는데, 단

를 보여 준다. ⓦ 독일 철강 회사의 5층 건물 유리 외벽 표면에 안

순히 일차원의 회화성에 그치지 않고 조각적 요소의 공간감을 더

료를 처리하고, 가마 소성하여 회화적 벽면 처리와 외벽 공간을 극

하여 작품에 다양성을 형성한다. 제7세계무역센터(7 World Trade

적으로 연출한 토비아스 캄메러(Tobias Kammerer) 역시 주목할

center)에서 보여 준 낮과 밤의 차이를 이용한 유리 효과나, 뉴욕

만하다. ⓦ 유리로 마감한 공공 건축물 중에서 프로젝트 형식으로

허스트 타워 아이스 폴스(Hearst Tower Ice Falls)는 특히 인상적

진행된 미국의 공항 설치 작업 시리즈는 많은 작가들을 참여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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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나타 글라스하우스, 헤라르트 크뤼넨베르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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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세계무역센터, 제임스 카펜터.

손승희 | 로마 국립미술원을 졸업했다. 현재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 과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작가로서 국내외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보 급과 교육에 맹진 중이다. 이탈리아 레체 대성당 현대미술관, 시칠리 몬 테도로시 조형 작품, 정동진 조각공원, 서울 도곡동천주교회, 익산 어양 동천주교회, 이리 신광교회, 알래스카 한인성당, 인천 효성중앙교회, 서 울 방배동 천주교회, 부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등에서 주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HK 스테인드글래스(주)

작업으로, 그 중 전통 기법이 아닌 실크스크린 기법을 접목한 고든

가가 협업하여 창문과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면 마냥 외

휴터(Gordon Huether)의 잭슨빌 공항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국의 작품과 설계를 부러워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오히려 새로 운 작품의 리더가 되어 창조적인 빛의 공간 혹은 건축물의 표면을 더욱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 실기를 하는 마지막 워

20인 건축가와 함께하는 건축 유리 조형 워크샵 ⓦ 한국의 스

크숍에서 건축가다운 면모로 적지 않은 설계 변경 후(드로잉의 적

테인드글라스 역사는 외국 선교사들이 명동성당의 스테인드글라

극적 변형이었지만 스스로 설계 변경이라 부르며) 작품을 제작하

스를 수입하면서 시작되었고, 크고 작은 공방들과 몇몇 작가들의

는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초지일관 회화적 요소를 부각시켜 완성

작업을 통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1993년에는 처음으로 건

하는 페인팅 기법을 적극 활용한 스테인드글라스는 특히 기억에

축가를 위한 스테인드글라스 워크숍이 열렸는데, 올해는 <20인 건

남는다. 오랜 시간 서서 하는 고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작품 완성

축가의 건축 유리 조형 워크숍>을 HK 스테인드글래스(주)의 후

을 향해 보여 준 건축가들의 집요함이 그들의 설계에도 고스란히

원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 기본적인 이론 수업에서 마지막 시간

드러날 것 같아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 단단한 조형 실력을 기

인 실기 소품 제작까지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작

본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연출하는 건축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그

업의 조형성이나 완성도를 떠나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목마름과

들의 손을 통해 연출되는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를 기대하는 것

궁금증을 털어내려는 참여 건축가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미약하나

은 생각만으로도 흐뭇하다. 이들 건축가들을 비롯, 많은 예술가들

마 대한민국 유리 작업의 세계가 밝아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

이 그들의 창조적 세계에 유리라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도 가져 보았다. 건축 설계의 초기 단계에 어느 정도 설계자와 작

를 바라는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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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밀집 주거 지역의 현황과 과제 안산 원곡동을 중심으로

Issue 3

키릴 문자로 된 간판이 빼곡하고, 한 여름에도 전시되는 무스탕, 두꺼운 장갑들로 자연스레 러시아를 연상하게 되는 부산 초량동의 외국인 상가 거리(텍사스거리)는 인근 차이나타운(상해거리)과 함께 이국적인 풍취를 자아낸다. 외국 인 밀집 지역 가운데에서도 조계지, 외국 군대, 사원 등이 계기가 되어 외국 관련 시설의 주변 지역에 형성된 유형이 다. 인천의 차이나타운 역시 같은 유형이며, 이들 모두는 상업 지역으로 형성되었다. 이태원 관광 특구와 이슬람 중 앙성원이 있는 이슬람 거리, 한남동 외국인 마을, 혜화동 필리핀 장터들은 각국의 대사관이나 문화원, 종교 시설을 중 심으로 형성된 외국인 밀집 지역이다. 혜화동 필리핀 장터는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인들을 위한 미사가 마련되면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외국인들이 장터를 벌이는 곳이다. ⓦ 그리고 서울의 ‘작은 프랑스’와 ‘리틀 도쿄’라 불리는 서 래마을과 동부이촌동의 일본인 마을은 학교, 대사관이나 각국의 한국 주재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외국인 주거지이다. 한성 화교학교가 있는 연남/연희동 차이나타운도 비슷하다. 광희동 러시아/중앙아시아촌, 창신동 네팔인촌 등은 러 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의 보따리 상들이 동대문 일대 의류 시장을 찾 기 시작하면서 서울 중구 광희동 일대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거주하지는 않으 면서 정보 교환의 거점이 되는 광희동 몽골 타운과 같은 경우도 있다. 가리봉동 조선족 거리, 대림동 조선족 마을, 자 양동 조선족 거리는 안산시 원곡동과 같이 대규모 산업 단지 주변에 형성된 거주지가 있고, 유사하게는 남양주 마곡 에도 형성돼 있다. ⓦ 국내 외국인 밀집 지역이 몇 곳인지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없으나,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되 는 것들 가운데 대표적인 곳들이고 대부분 1990년대 들어 눈에 띄게 형성된 지역들이다. 대체로 외국인 노동자는 주 로 산업 단지 주변에, 결혼 이민자는 전국적으로, 유학생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문 인력은 대도시 중심으로 분포한 다. 국적별로 분포하는 공간의 특징 역시 차별화된다는 분석이 있다. 그 중 외국인 노동자 밀집 주거지로 대표적인 곳 이 안산 원곡동인데, 반월공단이라는 산업 단지 주변의 노동자 배후 주거지 유형을 대표하며,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 자 밀집 지역으로 가장 상징성이 높다. 2005년부터 시 정부가 다문화를 ‘사업화’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고, 40여 개 의 시민 단체들이 이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지구인의 정거장>은 김이찬 감독이 운영하는 안산영상 프로덕션이고, <국경 없는 마을>은 박천응 목사가 운영하는 이주민센터이다. 공교롭게도 서로 다른 두 이름에는 다 국적 시민들의 정주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이 담겨 있다. [진행 | 강권정예+백상월, 관련 자료 제공 | 김용승+임지택(한양대학교 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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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아시아 & 인사이트 안산

반 한중 수교와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 따라 이러한 구도는 바뀌어

안산역에서 원곡동 사무소까지 이르는 약 400미터 거리, ‘국경 없

2008년 기준 중국 국적은 전체 외국인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중

는 거리’라 불리는 이곳을 중심으로 낯설고 독특한 풍경들이 가득

국 국적 중 한국계 중국인의 비중이 2000년 이후 급상승하여 전체

하다. 열대 과일과 각종 허브를 파는 식료품점, 유독 눈에 많이 띄

의 42.5%를 차지한다. 그리고 한국계 중국인의 체류 자격은 노동

는 이동전화 대리점과 전화방, 블록의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은

자의 비중이 83.6%로 압도적이다(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행들, 일자리를 소개해 주는 용역 회사와 월셋방 임대 거래가 이

통계연보). 한국계 중국인들은 한족 중국인들과는 달리, 한국어를

루어지는 부동산업체들이 거리의 이면에 밀집해 있다. 다른 골목

구사할 수 있고, 한국 문화에 익숙하여 한족 중국인이 종사할 수 없

으로 돌아 들어가면 연변식 오리 고기와 전문 음식점이 아니면 쉽

는 서비스 활동—요식업, 가사도우미, 간병인, 건설 노동자 등에

게 접할 수 없는 개고기가 시장에서 사고팔리고, 사천식, 태국식,

종사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한국계 중국인은 한국인에

베트남식 면요리 음식점 등, 문화권별로 독특한 먹거리와 풍물들

의한 차별을 경험하기도 하며, 중국인 혹은 이등 시민으로 인식되

이 600×600m의 블록 안에 집적돼 있다. ⓦ 이 지역의 주말은 다

어, 결국 스스로 중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하는 구실을 한다. ⓦ

른 지역에서 원정 오는 외국인들로 특히나 더 붐빈다. 특별히 이곳

원곡동에 대해 안산시가 특별한 시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09년 기

으로 모이는 이유는 자국의 언어로 의사소통이 되기도 하지만, 한

획재정부가 다문화특구로 승인하면서 부터이다. 안산시의 다문화

국에서 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각종 인프라가 지원되기 때문이다.

특구는 원곡동 795번지 일원(367,541m2)으로, 총사업비 186억 원

주택 임대료가 저렴하고 교통이 편리하다. 사실상 안산 원곡동이

을 들여 특구 지역 내 다문화원 건립, 특화 거리 조성, 외국계 음식

외국인 노동자 밀집 주거 지역으로는 국내에서 최대 규모로, 등록

점 관광 식당화, 세계 전통 민속 축제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2013

외국인을 기준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국적은 60개국에 이

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일차적으로 안산역 환승 센터와 간판 정

른다. 그러면서도 절대 다수가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으로 전체

비, 국경 없는 거리와 만남의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되었다.

의 80%를 차지한다. 거주하는 외국인 분포에는 양극화된 다양함

또한 안산시청 앞의 ‘25시 광장’과 같이 도시 곳곳에 25시를 붙여,

이 존재한다. ⓦ 1990년에는 대만, 미국, 일본 국적의 순의 외국

‘25시 도시 안산’을 안산시의 별칭 혹은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한다.

인이 전체 87%를 차지, 중국은 0.3%에 불과하였다. 1990년대 중

쉬지 않고 항상 깨어 있다는 의미로 안산 시정이 이를 표방하며,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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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원곡동의 외국인 증가 현황과 정부가 추진 계획 중인 다문화 특구 정책 사업

내국인과 외국인의 증가 추세

25,000 한국인 수

22,290

20,000 2004

2005

2006

2007

2008

15,000

외국인 수

15,335

10,000 5,000 0

외국인 체류 자격별 현황

다문화 특구 정책 사업

10%

6% 1%

12% 71%

근로자

결혼 이민자

특화 거리 조성

유학

전문 취업자

방문 등 기타

외국인 주민 센터 운영 활성화

안산역 대중 교통 환승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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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광장 활성화


제 원곡동의 주민 센터와 관련 기관들은 휴일에도 업무를 보고 있

심으로 도시 극빈층이 유입되었다. 1990년대 말부터 한국계 중국

다. 특히 은행들은 본국으로 송금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편의를

인 노동자들이 저렴한 주거 비용을 이유로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제공하기 위해 휴일에도 개점을 하고, 내국인의 은행 업무는 보지

현재와 같은 모습을 이루게 되었다. 공단 배후 주거지인 안산시 원

않기도 한다. 안산이라는 도시의 캐릭터가 외국인들의 삶과 무관

곡동과 달리, 취업 장소보다는 임시 주거지 및 서비스 공급지의 성

하지 않으며, 적어도 안산시는 그것과 연관짓고 싶어한다.

격이 강하다. 한편, 2005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대림동 지역은 가리봉동보다 주거 환경이 나은 편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인 고령 인구가 많다. ⓦ 가리봉동 지역에는 여러 가구가 사용할 수

이주민과 노동자의 도시 공간

있는 쪽방 형태의 노후 주택이 많다. 단독 주택을 개조하여 쪽방의

안산시에 거주하는 등록 외국인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6% 정도다

형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공동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고, 다가구

(2011년 10월 안산시 동별 인구 현황). 다른 도시에 비해 높은 편

주택 한 동에 여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원래부터 열악했던 주거

인데, 사회 변화와 정책적 요인들이 개입돼 있다. 안산이라는 도

환경은 오히려 한국계 중국인들을 밀집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

시의 형성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안산은 1970, 80년대 수도권

에 주변의 한국 지역 사회와의 상대적 고립을 강화시켰다. 즉 물리

의 인구와 산업의 분산 배치를 위해 조성된 반월공단과 시화공단

적 쇠락이 공간적 밀집을 초래하면서 사회적인 격리 현상을 낳고

과 함께 공단 배후 주거지로 계획된 도시이며, 특히 원곡동은 이주

있는 셈이다. 주변의 대림동은 가리봉동의 밀집 지역이 확산되면

민들의 집단 주거지로 형성되었다. 때문에 원곡동은 그 과정과 문

서 발생한 또 하나의 밀집 지역이다. 가리봉동에 비해 훨씬 개방적

제를 집약해 놓고 있다. 원곡동이 형성될 당시만 해도 수원에서 인

이고 주변 친화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대림동 중앙시장을 중

천까지 가는 협궤 열차가 원곡역을 지나갔으며, 일대는 농지를 정

심으로 8천~1만 명의 한국계 중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리하면서 원주민들을 몰아 집단 거주지로 형성하면서 단층집들이

1만 명 내외가 모여 사는 가리봉동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또한 한

대량 건설되었고, 이주민 단지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금도 원곡동

국계 중국인의 유입으로 인해 침체됐던 재래 시장이 살아나는 등

지역의 중심과 기점이 되는 곳의 이름은 ‘주택사거리’이다. ⓦ 그

지역 경제가 회생하였으며, 주변 한국 주민들과도 비교적 호혜적

러나 원곡동은 1990년대에 들어서 이른바 3D 업종 기피 현상이

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림동 이외에도 한국계 중국인의 거주

보편화되면서, 공단의 쇠락과 함께 지역 자체가 쇠락의 길을 걷기

지는 인근의 구로2동, 구로4동, 신대방동 등 서울 서남부 지역으로

도 했다. 공장 노동이 기피되고 취업 노동자 수가 감소하고 원곡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동포타운센터를 중심으로 외국

동에 새로이 유입되는 노동자 수가 줄기 시작한다. 특히 현재의 안

인들의 정착을 위한 민간 단체의 활동이 활발하며, 대림동 일대를

산 상권이 중앙역 부근으로 이동하면서, 급속히 공동화되기 시작

중심으로 한국계 중국인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구성되고 있다.

하였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그 당시 오 토바이 티켓 다방과 같은 성매매 업소가 있기도 했다며, 지역이 슬 럼화되던 시절을 기억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IMF 이전까지이

프랑스인 집단 거주지, 서울 서초동 서래마을

다. ⓦ 국내 노동자의 퇴거로 인해 원곡동 일대가 급속히 공동화되

서래마을은 1985년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학교가 이 지역으로 옮

던 즈음, 빈방이 늘어나자 주택 임대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던 대부

겨 오면서 많은 프랑스인들이 거주지를 학교 근처로 옮기기 시작

분의 주택 소유주인 한국인 원주민들은 파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하며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서래마을은 프랑스학교 및 서래 글

없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방을 내주기 시작한다. 정책적으로 대

로벌 빌리지 센터 등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주재원, 대사관

거 유입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원곡동 일대에 거주하게 된다. 이것

그리고 프랑스계 회사나 다국적 기업의 프랑스인들의 주거 공간

이 외국인 노동자가 원곡동 일대에 거주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자, 교육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서래공원, 청룡공원, 몽마르뜨

상 한국인 이주민들에 의해 형성된 원곡동은 IMF 이후 이주 노동

공원 등의 오픈 스페이스는 지역 주민들의 모임 장소 및 교류의 장

자들이 다시 거주하게 되며, 현재에 이른다. 한편 외국인 밀집 지

이 되고 있다. 지역의 독특한 분위기와 이국적인 풍광, 먹거리 등

역 가운데 거주지로 형성되어 있는 서래마을과 가리봉동/대림동

을 즐기려는 내외국인 방문객이 증가하고 지역 상가들 또한 이를

지역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와인 바, 커피숍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중국, 기타 아시아계 음식점의 수도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주거 지 역의 성격이 강했던 서래마을의 모습이 최근 몇 년간 빠르게 변하

한국계 중국인들의 거주지, 서울 가리봉동/대림동 지역

고 있다. 또한 공동체가 활성화되어 있다기보다는 프랑스인 공동

가리봉동 지역은 한국계 중국인들이 대다수 거주하고 있어 ‘조선

체와 한국인 지역 사회가 무리 없이 혼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그

족 거리’ 혹은 ‘연변거리’로도 불린다. 1960~1980년대에 걸쳐 구

러나 언어 소통의 문제 등으로 인해 프랑스인과 지역 주민과의 직

로공단 노동자들의 배후 주거지로 발달하였으며, 산업 구조 조정

접적인 교류는 거의 없으며,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몇몇 공동체 모

으로 많은 업체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남아 있던 쪽방촌을 중

임과 프랑스학교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들이 형성되어 있다.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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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원곡동의 도시 구조 분석 블록 구조 형식

건물 구조 Building Structure

용도에 따른 도시 프로그램

교육 시설 주거 시설 공공 시설 상업 시설 교회 복지 시설 환전소 은행

1층 2층 3층 4층 5층

주요 시설

오픈 스페이스

안산이슬람센터

안산외국인주민연대 원곡본동주민센터

근로복지공단어린이집 외국인근로자진료소

녹지 소규모 공공 광장/공원 공영 주차장

안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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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스학교는 지역에 기반을 둔 행사와 주민들 간의 정보 교류의 장

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원곡동에 비해 근린 상권이

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주는 몫

주거 환경에 친화적인 방향으로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으

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서래마을이 전문직에 종사하

로 분석되고 있다. ⓦ 한편으로는 변화의 양상이 공공 자본이 투입

는 프랑스인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훌륭한 문화 자본과

돼 형성된 공공 공간과 거주민의 커뮤니티에서도 발견됨을 주목할

상당한 경제력을 가진 외국인들의 존재가 지역에 좋은 이미지를

필요가 있다. 최근 안산 다문화포럼에서는 다문화특구 정책 사업

형성해 주기 때문에 시 정부에서도 이를 하나의 자원으로 파악하

의 일환으로 조성된 ‘국경 없는 거리’의 공간 사용 실태가 점차 사

고 펼치는 지원 정책들이 여느 외국인 밀집 지역과는 다른 모습이

유화되어가고 있다는 것, 이 점에 대해 지역 원주민과 이주민들 사

다. 실제 공간 조성부터 각종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추

이의 인식 차이가 뚜렷하고 점차 갈등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진되고 있다. 2005년에는 주민을 위한 공원으로 ‘몽마르뜨 공원’

발표하였다(YMCA 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와 한양대 다문화

을 조성하였으며, 프랑스어로 거리 표지판 및 안내판을 함께 표시

중심도시연구단의 협력으로 진행된 마을 디자인 대학의 모니터링

하는 거리 특화 사업의 일환으로 프랑스 삼색국기를 형상화해 만

과 실태조사 결과). 가로에 면해 있는 상점들이 내어 놓는 가판대

든 보도블록을 설치하는 등 서래마을의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한

와 이주민들의 노점들이 ‘국경 없는 거리’를 점유하며, 거리의 설

바 있다. 2009년에는 구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서래마을 유럽형

치물들이 오히려 보행에 방해물이 되기에 이르렀다. 실제 대지경

명품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였다. 반포동(사평로)에서 방배

계선을 표시하기 위해 설치된 돌은 노점들이 그 위에서 물건을 두

중학교에 이르는 서래로에 중앙보도 조성, 가로 시설물 지중화, 프

고 팔기도 하며, 고정되지 않아 이리저리 가로를 계속 움직여 다닌

랑스풍 가로 시설 도입, 문화・예술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서래로

다. 또 하나의 정책 사업인 ‘만남의 광장’이 국적별로 만남의 장소

를 그냥 지나치는 곳이 아닌 머물고 싶은 문화적 랜드마크로 조성

가 따로 구분돼 있던 것을 하나의 광장으로 조성하면서, 이주민의

한 것이다. [백상월 기자 : 국토연구원 2009년 발행 <다문화사회

다수를 차지하는 한국계 중국인이 ‘만남의 광장’을 점유하고 있다.

에 대응하는 도시정책 연구—외국인 밀집지역의 현황과 정책 과

광장 내에서도 놀이를 위해 필요에 따라 바닥에 선을 그리거나 그

제>에서 요약 정리]

림을 그리고 나면, 자치위원회나 정부에서는 무단으로 그려진 선 을 끊임없이 지우지만, 또 다시 덧그리는 식의 끊임없는 숨바꼭질 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이주 노동자들이 대거 몰리는 주

나는 내 이웃을 증오한다

말에 더욱 심화되어, 지역민들 간의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 그

지역의 구성원이 바뀌고 환경이 변화하는 것은 주거지와 함께 상

갈등은 쓰레기 문제에서 다시 한 번 극적으로 드러나며, 쓰레기 종

업 공간과 커뮤니티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우선 외국인들의 고유

량제를 실시하는 한국의 사회적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한 식성과 기호를 공략하는 상점들이 그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여

한국인들의 불만과 이주 노동자에 대한 낙인 효과가 뒤엉켜, 한국

러 동남아 상점들이 성업 중이고, 휴대폰 대리점, 그리고 송금을

인 주민들에게 외국인 증가는 기존 사회질서의 붕괴로 받아들여지

위한 은행들의 입점도 늘었다. 또한 근래에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고 있다. 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시 정부의 정책이나

일자리를 소개해 주는 용역 회사가 40여 곳에 이르고, 월세방 임

예산 집행이 한국인에 대한 역차별이란 피해 의식도 강하다. 그럼

대업이 왕성해지면서 부동산도 35여 곳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재

에도 외국인의 존재가 점차 지역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

활용 옷가게, 재활용 가전제품점 등 값싸고 실용적인 상품들이 인

면서, 이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있다. 반면 이주 노동자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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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원곡동의 공간 사용 실태 건물 경계 내에서 이뤄지는 상가의 확장

과도한 가로 점유로 나타난 병목 현상

통제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차량 진입

노점의 형성으로 인해 가로막힌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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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이나 한국계 중국인에 대한 이중적인 인식은 탈낙인의 의지

민자치위원회 역시 한국인자치위원회와 이주민자치위원회가 별

나 노력, 지역에 대한 정주 의식이나 애착이 없어, 한국인 주민과

도로 구성되었다. 게다가 대형 교회와 같은 외부의 민간 단체들도

의 상호 인정과 교류가 그리 활발하지 않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

지원 시설을 설치하면서 원곡동은 ‘외국인 지원 정책의 전시장’이

하고 있다. ⓦ 이 점에 대해 지역의 시민 단체들은 다문화 특구 지

되어가고 있다. 정작 외국인 커뮤니티의 활력은 줄어드는 반면에

정 정책 사업에 대해 지나치게 물리적 정비 위주이고 성과 중심적

지원 시설이 증가하는 현상이 아이러니할 뿐이다.

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국경 없는 마 을’ 운동과 이주민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는 박천응 목사는 다문화 특구의 기획은 그 기초가 상업성과 시장성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게토를 형성하는 도시 구조와 쪽방촌의 변화

하고 있다. “이국적인 것으로 시장을 활성화하려 한다면 이곳은 중

원곡동의 상업 공간을 둘러싼 변화와 달리, 지역 내 주거 유형과

국 일색이 돼 버릴 겁니다. 다문화의 특성은 다양성에 있는데 말

주거지로서 풍경이 변화하는 것은 점진적이지만 보다 가시적이다.

입니다. 다양성을 획일성으로 바꾸는 정책이 가시적으로 가장 많

이러한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라, 지역 내 주거지들은 여러 가지 주

이 드러나는 것이 도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디자인 영역입니다.

택 유형이 공존한다. 하나는 원주민들과 초기 입주자들이 지은 단

도로만 깨끗하다고 해서 살기 좋은 마을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

독 주택인데 소수만 남아 있다. 다음으로 1980년대에 공단 개발이

다. 도시 미관을 위해서라면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이에요. 국경

본격화되면서 공단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기존

없는 마을을 잘 디자인하려면, 스토리 개발부터 해야 한다고 봅니

의 단독 주택을 10여 가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주택들이다.

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황량한 빈 터에서 우리는 이야기를 찾습니

일반적으로 쪽방 구조라고 하는 유형으로, 복도를 외부로 두어 층

다. 스토리는 하드웨어를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

마다 회랑을 두고 있는 주택들이다. 또한 처음부터 임대를 목적으

해요. 마을을 디자인하려는 의도성과 지나친 개입보다는, 내버려

로 지은 다가구 주택들이 있는데, 단독 필지 안에 20여 가구 정도

두고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방향을 잡아 주는 것이 중요

를 수용한다. 이들의 1가구 면적은 대개 23~33m2 정도이다. 그리

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다양한 것들이 살아 숨쉬는 마을이 이주민

고 나머지 건물들은 1990년대 이후에 지어지기 시작한 것들로서

에게도 좋고 한국인에게도 더 좋을 것입니다. 다양함을 통해 새로

이 역시 대부분이 임대 주택들이다. 또한 공단 지역의 노동자들 숙

움을 배울 수 있고 수용할 수 있는 곳이 되고, 또 한 측면에서는 미

소가 되었던 쪽방 구조의 주택들이 점차 원룸 구조의 다세대 주택

처 생각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기회를 제공

으로 바뀌면서,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과 비슷

하며 뒤집어 보기나 틈새 보기 같은 것들이 가능해집니다.” ⓦ 반

해지고 있다. ⓦ 이와 달리, ‘국경 없는 거리’를 지나 주택이 밀집

면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데에는 다른 견해가 존재하기도 한다.

한 지역으로 들어오면, 원곡동 전체를 에워싸는 6, 8차선의 순환도

오히려 정해진 틀 안에서 가능성을찾는 것이 주요할 것이라는 입

로로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반드시 목이라고 하는 곳을 거쳐야

장을 모니터링과 실태 조사를 진행했던 임지택(한양대 건축학부)

외부로 나갈 수가 있다. 원곡동은 직교형 가로 체계와 양파와 같이

교수는 전한다. “이러한 공공 공간의 점유 행태를 대개는 부정적

한 겹씩 중심을 감싸고 있는 블록 형태의 환형 구조로, 블록의 내

으로 보게 됩니다. 하지만 다문화나 이주민 노동자들만의 문제라

부로는 열려 있고 바깥으로는 닫힌 구조 때문이다. 오히려 원곡동

기보다는, 상인과 보행자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의 도시 구조적 특성에서 주거 환경으로서 가능성을 찾아 볼 수도

그런 지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거리의 활력을 주는 실마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끼리 공동체를 이루고 그곳을 편안하게 느

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공 공간의 점유 면적만큼 세금을 부

낄 수 있으며, 한국인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아 주변과 적절

과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여기에는 사회적 합의를 위한 과정이 필

한 단절을 만든다면 게토를 이루기에 좋은 구조라 할 수 있을 것입

요할 것입니다. 내국인이나 상인들은 좋아할 수 있겠지요. 이런 점

니다. 자기들만의 게토를 형성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만

에서 원곡동을 도시 건축적으로 읽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정책

한 것이며, 주거 환경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의 실현이나 문제를 찾기 위해서는 복잡한 이해 관계와 사회 변화

사회적 환경에 맞는 주거지로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흐름을 놓치지 않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로선 이런 연

임지택) ⓦ 한편 이 같은 구조는 원곡동 이외에도, 안산 지역에서

구 자료들이 거의 없어요, 공간적인 해법이나 대안을 위한 실제적

육각형의 직교 방사형 가로 패턴을 띠는 블록이 두 곳 존재한다.

인 공간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원곡동에는 지역주

안산이 계획되던 당시, 유럽 도시에서 절대 군주의 힘을 상징하는

민센터가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원주민 한국인들을 대상

방사형 도시나 전원 도시의 영향을 받았을 것을 추측할 수도 있겠

으로 한 원곡동주민센터, 또 하나는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만, 방사형 구조로서 결절점들은 갖지 못한다.

이주민지원센터이다. 다문화관련 정책이 추진되면서 중앙 정부와 시정부가 이 지역에 지원 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같은 모습으로 나 란히 있는 두 주민센터가 주민의 특성에 맞게 특화된 행정 서비스

건축과 도시는 사회의 산물인가

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건립되었지만, 덕분에 주

다양한 국적의 시민들과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안산 원곡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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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원곡동의 주거 유형 발코니형 주택 유형

편중 복도형 주택 유행

다가구 주택의 밀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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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은 공간의 사용 실태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고 있다. 동시에 사회적 인식과 편견의 부조리와 모순이 내포돼 있기도 하다. 하지 만 이 현상이 주는 의문은 과연 건축과 도시가 사회의 산물인가, 하는 점이다. 건축과 도시는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기능을 수용하 지만, 사회 환경을 구성하고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 체제와 형태 또 한 유지하고 수용하기 때문이다. ⓦ 한국 사회가 외국인 밀집 지역 을 보는 시선은 이렇다 할 만큼 열려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그 와중에 안산 원곡동의 건축과 도시는 방향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 럼에도 안산 원곡동의 외국인 밀집 지역은 도시 하위 계층의 분리 된 공간이자, 외국인들의 정체성의 근거이기도 하며 동시에 이색 적인 풍물로 급속히 상품화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단순 히 물리적으로 조성된 공간이 아니며, 사회적 관계를 내재하고 변 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도시사회학자 장린(Jang Lin)이 적절히 지 적하고 있듯이, 외국인 밀집 지역은 오늘날 독특한 풍물을 상품화 하는 관광지로서, 지역 주민의 삶과 도시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 다. 그러나 이렇게 활성화된 외국인 밀집 지역은 동시에 이 지역을 해체시켜 버릴 수도 있는 초국적 자본의 축적과 도시 재활성화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 [인터뷰이 : 김용승(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글로벌다문화연 국원 다문화중심도시연구단 단장), 임지택(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박천응 목사(안산이주민센터), 김정호(원곡동 주민자치위 원회 위원장), 이현선(YMCA 안산 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 사 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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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 11-12

와이드 24호 뎁스 리포트

054

ⓦ <COMPASS 21 | 이종건> 스티브 잡스로 읽어 보는 작금의 건축의 향방

057

ⓦ <종횡무진 24 | 이용재> 경주 불국사

060

ⓦ <근대 건축 탐사 24 | 손장원> 석탄과 함께 부침(浮沈)한 문경

063

ⓦ <사진 더하기 건축 04 | 나은중+유소래> Real vs. Fake 진짜 vs. 가짜—토마스 데만트T h o m a s D e m a n d

067

ⓦ <미래(未來)의 지래(知來) 짐작 04 | 조택연> 개의 후손을 위한 스마트한 오피스텔

070

ⓦ <Wide Eye 01> 2011인천건축문화제 리뷰

071

ⓦ <Wide Eye 02> 건축 사진가 김재경의 사진전 <mute 2 : 봉인된 시간 Sealed Times>

074

ⓦ <Wide Eye 03> 김정후 도시건축정책연구소 JHK Urban Research Lab, 행복한 도시의 시작

076

ⓦ <이슈가 있는 근작> 이영조의 SK-II 부띠크 스파

090

ⓦ <Wide Focus 17>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리뷰 | 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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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 21 | 이종건

스티브 잡스로 읽어 보는 세상이 스티브 잡스로 떠들썩하다. 대부분의 언론 매체는 그를 천재로 간주하는 데 별 이견이 없다. 그는 지금부터 다음 세기가 도래하기까지 기억될 것이 확실하며, 역사는 그를, 토마스 에디슨(전구의 발명으로 유명한, 세계에서 가 장 많은 발명을 남긴, 지금의 제너럴 일렉트릭을 건립한 미국의 발명왕)과 헨리 포드(오늘날 모더니티의 핵심 아이콘 낱말인 포디즘을 창안하고, 포드 시스템이라 알려진 조립 라인 방식에 의한 양산 체제를 확립시킨, 현재 포드 자동차 의 창설자인 미국의 자동차 왕)가 차지한 판테온에 나란히 위치시킬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미국을 대표하는 세 텔레비전 방송국들은, 그와 연관된 흥미로운 사건들을 연일 프라임 타임 뉴스로 내보내고 있다.

물론, 잡스에 대한 그러한 사후 평가들은 다소 억지스럽고 과장스럽다. 정도를 넘는 듯 보이는 미국 저널리즘의 영 웅주의가 그의 윤리적 차원의 어두운 측면들을 가볍게 처리하거나 묻어 버리는 편향성 때문이겠다. 우선, 잡스는 에 디슨이나 포드와 달리, 어떤 것도 창안한 적이 없다. 한 마디로 하자면, 그는 그가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들을 도용하 거나 남들보다 더 잘 이용해서 자신의 사업을 엄청나게 성공시켰을 뿐이다. 도스라는 시스템 언어로 키보드를 통해 조작하던 피시 컴퓨터와 달리, 마우스로 화면의 아이콘들을 통해 조작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편하고 쉽게 쓸 수 있게 해 줌으로써 획기적인 성공을 처음 일군 애플 컴퓨터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는, 거칠게 말하면, 제 록스에서 아이디어를 훔친 결과이다. 또한 아이팟도 이미 엠피3가, 아이폰도 이미 다른 스마트폰들이, 아이패드도 이 미 다른 노트패드가 나온 지 대부분 십 년씩이나 된 것으로, 기술적으로나 아이디어로나 어떤 것도 새로울 게 없었다. 잡스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사업가라고 칭송들을 하지만, 그는 등전풍화처럼 위태로운 뭇 인간들의 생존과 보편 적 휴머니티를 지켜 나가기 위해 애쓰는 개인들이나 단체들에 적선도 자선도 기부도 거의 하지 않았다. 다 알려진 이 야기지만, 이십 대에 여자 친구를 임신시키고도 법정에서 자신은 불임이라 그럴 수 없다고 딱 잡아떼다가 결국 유전 자 검사로 판명되자 자신의 말을 뒤집을 만큼 윤리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그는, 직원들과 협력 업체 사람들에게 독설을 퍼붓고 걸핏하면 화를 내며 닦달하고,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는 자신처럼 자신의 직원들이 일하기를 요구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워커홀릭이었을 뿐인데, 엄청난 성공의 결과가 그를 위대하게 만든 것이다. 역시 세상은 결과에 주목한다.

그런데, 디자인과 예술 영역에 깊이 연루되어 있는 우리 건축쟁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사업적으로 성공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의 하나가 바로, 그의 컴퓨터 엔지니어링 기술이 아니라, 디자이너 혹은 예술가로서의 그 의 안목과 감수성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는 이미 존재해 있는 아이디어를 남들보다 빨리 낚아채고, 그것을 기존 의 기술에 접목시켜 현실화했을 뿐인데(“창조적인 사람들에게 그들이 어떻게 그러한 것을 했는지 물으면, 그들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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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건축의 향방 마 약간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것을 그들이 실제로 한 것이 아니고, 다만 그것을 보았기 때문이 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인간과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를 가장 훌륭하게, 그러니까 기술을 매개로 인간이 욕 망하는 바를 가장 잘 상품화시켰다는 점,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바로 거기에 디자인을 동원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 가 말하는 디자인이란 시각적인 차원을 다루는 소위 포장 디자인이 아니라, 일상의 삶의 공간에서 물건을 사용하고 그로써 다른 컨텐츠와 연결짓고 소통하는 방식까지 바꾼 그야말로 생활 세계(lebenswelt) 디자인이다. 그래서, 그의 업적을 가장 잘 표현한 수사는, 그가 기계를 ‘욕망의 대상’으로 바꾸었다는 말인데, 거기에는 남의 아이디어도 서슴 치 않고 훔치거나 이용하는 공격주의, 기술을 인간의 편의와 감성의 방향으로 몰아가는 인간주의, 불필요한 요소들 을 극도로 자제함으로써 깔끔하고 명쾌한 감각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디테일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완벽주의, 세 상을 ‘미치도록 좋은 것’과 개똥같은 것으로만 구분하는 명쾌한 이분법주의, 기존의 상권과 결합해서 동반 생존하는 상호주의, 상품 개발에서 출시, 심지어 자신의 죽음에 관한 정보까지 철저히 통제하는 신비주의 등이 모두 일정 부 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로 하여금 그의 상품을 욕망하게 만든 잡스 디자인의 비밀 병기는, 우리를 유혹하고, 그 리하여 만지고 싶어 하고, 소유하고 싶어 하고, 멋지게 보이고 싶어 하고, 멋지게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을 읽고 이 용하는 능력, 곧 그의 말로 하자면, 탁월한 “현실 왜곡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잡스가 천재적 재능을 지녔다면, 그 것은 무엇보다도 바로 그러한 왜곡으로 잠재된 욕망을 끌어내는 욕망 다루기 재능일 것이다. 그는 사용자들의 의견에 철저히 눈을 감았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모른다고 믿었기 때문인데, 그러한 그의 생각은 결과적으 로 옳았다. 그는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 낸 것을 사람들이 욕망했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말하자면, 그는 유혹하고 욕 망하는 방법을 기가 막히게 알고 능숙하게 실행한 욕망의 명장, 수사학의 대가라는 말이다. 잡스는, 기계적인 것이란 곧 복수적 존재 간의 결합(입과 물건, 입과 악기, 입과 가슴 등)으로 인한 욕망의 생산이라는 들뢰즈의 의미에서, 가장 기계적인 본능의 소유자다. 그는 또한, 에로티즘은 근본적으로 만지고 싶어 하고 자기 아닌 존재와 연결되고 싶어 하 는 연속성을 향한 발열이라는 바타이유의 시각에서, 에로티즘을 기계의 조타기로 삼은 감각주의자이며, 현실이 아니 면서도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그리하여 마침내 현실을 지배한다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혹은 하이퍼 리얼리티 의 맥락에서, 이미지를 통한 환상의 창조로 끊임없는 유혹을 생산하고 설득한 유혹 기계의 최고 기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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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 21 | 이종건 | 스티브 잡스로 읽어 보는 작금의 건축의 향방

어찌 되었든 잡스는, 온 세상이 온통 눈을 돌리고 한 시대를 천재적으로 살아 낸 시대의 걸물로 칭송되고 있으니,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후기 자본주의 글로벌리즘 세상에서, 도무지 향방 잡기 어려운 작금의 건축의 (성공 의) 길을 읽어 낼 만한 매개로 삼아 문제될 게 전혀 없다. 순전히 그의 성공기의 시각에서 보자면, 우리 시대의 건축 은 다음과 같은 (잡스의 삶의 방식의) 교훈을 받아들이고 배워야 마땅하다. 첫째, 새로운 건축을 고민하고 만들어 내 겠다는 생각은 아예 접고, 이미 주어진 건축들을 잘 이용한다. 한 예로, 개념이나 디테일은 창안하려 하지 말고 여기 저기서 훔치거나 이용해서 잘 가공하여 멋지게 써먹는다(“창조성이란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둘째, 건축을 둘러싼 모든 기술과 자본을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끌어 내고 현실화하는 데 동원한다. 말하자면, 건축보다는 인간의 심리를 공부하는 데 에너지를 더 써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 말할 것과 말하지 말 것, 보여 줄 것과 보여 주지 말 것, 곧 프리젠테이션과 실제 건물의 표현을 완벽에 가깝도록 통제하고 구사해야 한다(그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발언할 메시지를 수없이 연습했다). 그러한 극단의 비밀주의는 유혹의 생산과 유지에 결정적이다. 넷째, 세상을 최고와 최하로 극단적으로 구분해, 자신이 믿는 바의 최고의 가치만 추구하고 실현해 나가는 데 진력해야 한 다(“만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이 믿는 바의 위대한 작업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주어진 과업을 가급적 불 필요한 것들을 모두 걷어내고 가능한 명쾌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해결한다. 오캄의 면도날이다. 여섯째, 디자인의 승 부 지점을, 가시적인 물질의 표면뿐 아니라, 사람들이 공간을 쓰는 방식에까지 두되, 쉽게 쓰고, 즐겁게 쓰고, 무엇(풍 경이든 가구든 공간이든 이미지든 혹은 다른 사람이든)과 연속되고자 하는 에로티즘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쪽 으로 디자인한다. 마지막으로, 그러한 과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와 운영 시스템, 나아가 배급과 판매까지 거머쥐고 있은 탓에 온전한 통제와 발 빠른 변신을 할 수 있었듯, 건축 또한 가급적 아웃소싱을 줄일 뿐 아니라, 자신의 능력이 미칠 수 있다면 심지어 포트만처럼 시공과 시행까지 통제해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엄청난 애정과 열정인데(그는 누군가를 고용할 때 그 혹은 그녀가 애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여부를 관건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의 가족들을 소홀히 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비인간적이고, 사회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눈을 돌리지 않는, 그야말로 지독하 게 이기적인 워커홀릭의 삶을 사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살 만한 삶일지, 나로서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다. ⓦ 이종건 |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이며 본지 자문위원이다. 해박한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우리 건축계 안팎의 다양한 이슈들을 엮는 작업 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책으로 역서 『건축과 철학—건축과 탈식민주의 비판 이론』(시공문화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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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24 | 이용재

경주 불국사

BC 57년 서라벌 개국. 제1대 왕은 박혁거세.

417년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 전파. 귀족들의 반대가

“아빠, 서라벌이 뭔 뜻이야?” “동이 터서 태양이 제일 먼

극심하다. 왕이 둘일 수 없다는 거죠. 그래 불교 최초의

저 비추는 성스러운 땅.”

순교자 이차돈은 전설이 되고. 세상에 공짜는 없죠.

“그럼 서라벌이 신라야?” “응. 나라가 번성해서 서라벌

“아빠, 화상이 뭐야?” “덕이 높은 스님.”

제4대 왕 탈해왕이 새로운 서라벌이라는 뜻의 신라로 개

“그럼 스님은 뭐야?” “가르침을 주는 스승님의 준말.”

명한 거야.”

신라의 제23대 왕인 법흥왕은 527년 처음으로 불교 공

“신라는 몇 년 동안 지속됐어?” “992년.”

인.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의존해 나라를 다스려 나가겠

“아, 그래서 경주를 사람들이 천년고도라고 하는구나!”

다는 거죠.

“응.”

“아빠, 불교가 도대체 뭐야?” “부단히 노력하는 거.”

“그럼 마지막 왕은 누구야?” “신라 제56대 왕 경순왕.”

528년 불국사 창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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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24 | 이용재 | 경주 불국사

“아빠, 불국사는 무슨 뜻이야?” “부처님의 나라.”

법화경의 내용에 따른 거죠.

“그럼 왕보다 부처님이 높아?” “응. 부처님은 왕의 스

“아빠, 여래는 또 뭐야?” “진리에 도달한 사람.”

승.”

“아니 도대체 석가모니는 이름이 몇 개야?” “10개.”

“부처님은 무슨 뜻이야?” “깨달음을 얻은 사람.”

“그럼 다보불이 석가여래보다 높은 거야?” “응.”

“깨달음이 뭔데?” “바르게 알고 행하는 거.”

“법화경은 뭐야?” “칡넝쿨이 혼자서는 위로 올라가지 못

“쉽군.” “응.”

하지만 곧은 나무에 의지하면 아주 높이 올라갈 수 있

751년 김대성이 중창에 나선다. 774년 불국사 완공. 공

지!” “그렇지.” “마찬가지로 법화경은 불안한 마음을 다

사 기간은 24년. 수십 칸에 불과했던 불국사는 이제 2천

스려 높은 경지에 올라갈 수 있게 도와 주는 책이야.”

칸의 대규모 절로 다시 태어난다.

사찰의 가람 배치는 부처님의 사리를 안치한 탑이 중심

“아빠, 칸이 뭐야?” “기둥 4개로 이루어진 공간.”

이고, 주위로 건물이나 회랑이 돌아가며 앉는다.

1593년 임진왜란 때 소실. 1604년부터 1805년까지 2백

“아빠, 왜 우리 한옥은 소나무만 쓰는 거야?” “소나무는

여년 간 중건. 일제 강점기 때 쇠락. 1969년 불국사를 방

단단하고 송진이 들어 있어 잘 썩지 않걸랑.”

문한 박정희 대통령 화가 나셨다.

“아빠, 뉴스 보니까 소나무를 벨 때 고사를 지내고 도끼

“불국사를 중건해라.” “돈 없는 데요.”

를 들고 ‘어명이요!’ 하고 세 번 외친 다음 나무를 베는

당시 국민 소득은 290달러.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이죠.

이유가 뭐야?” “나무도 생명이니까 예를 갖추는 거야. 미

“그럼 콘크리트로 복원할 것.” “아니되옵니다. 각하.”

안하잖아. 나무야 천년을 갈 건축으로 새로 태어나게 해

문화재 관련 인사들은 단식 투쟁에 들어가고. 한옥을 콘

줄게 잠시만 기다려.”

크리트로 복원하면 가짜 건축이 되는 거죠. 양복 입고 상

우여곡절을 겪은 나무는 나이테도 촘촘하고 결이 아름답

투 트는 꼴. 건물의 수명도 단축되고. 이제 불국사를 오

죠. 인간도 그렇고. 불국사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

른다. 청운교와 백운교는 국보 제23호. 청운교의 계단은

의 팔작지붕 전각.

17개, 백운교의 계단은 16개. 계단은 총 33개. 불교에서

“아빠, 대웅전이 뭔 뜻이야?” “위대한 영웅인 석가모니

33은 부처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회한의 숫자.

가 사시는 집.”

“아빠, 그럼 청운교와 백운교가 우리 나라에서 23번째로

“석가모니는 뭔 뜻이야?” “인도 석가족 출신의 성인.”

중요한 보물이란 거야?” “아니야. 번호는 단순히 지정된

“왜 꼭 건물의 칸수가 홀수야?” “홀수는 태양의 수, 짝수

순서에 불과해. 보물에는 등수가 없어.”

는 땅의 수라 그런 거야.”

백운교를 오르면 범영루라는 누각이다. 연지에 비춘 누

“아빠, 근데 불국사는 앉음새가 경복궁이랑 비슷한 거

각의 모습이 마치 ‘그림자가 떠 있는 듯’하다.

같은데.” “신라는 ‘왕이 곧 부처’라는 통치력으로 나라를

“아빠, 연지가 뭐야?” “연꽃이 떠 있는 연못.”

다스려 나갔걸랑.”

“스님은 왜 그렇게 연꽃을 좋아하는 거야?” “부처님의

대웅전 뒤편 강당의 현판은 무설전. 말이 필요 없는 건

탄생을 연꽃이 알려 주었걸랑.”

물.

문화재 보호를 위해 우측 돌아 들어가야죠. 안마당에 들

“아빠, 스님이 말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배워?” “독

어서니 서측에 석가탑 동측에 다보탑이다. 동서로 나란

서와 여행을 통해 자기가 깨달아야지.”

히 세운 까닭은 ‘현재의 부처’인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것

인간은 누구나 다 자기의 생각이 있고 입장이 있다. 핑곗

을 ‘과거의 부처’인 다보불이 옆에서 옳다고 증명한다는

거리도 있다. 어려운 가정 환경을 탓하기도 하고. 부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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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하기도 하고. 그 모든 걸 떠나 혼자 깨달아야 그게 진

은 기와지붕이 파도를 치고 그 너머로 구름도 떠다니고.”

정한 학문이란 거죠. 그래 건축은 말이 없다. 무설전 뒤

“그 풍광이 건축이야.”

로 관음전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럼 이 관음전은?” “그건 건물이고.”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뭔 뜻이야?” “가장 센 부

건축가는 집을 짓는 사람이 아니고 인간의 삶을 짓는 사

처님인 아미타와 가장 센 보살인 관세음에게 나를 맡긴

람이다.

다.”

“아빠, 어떤 집이 좋은 집이야?” “생각하게 만드는 집.”

“석가모니가 더 센 거 아냐?” “석가모니는 인간의 희로

불국사는 사적, 명승 제1호. 1995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애락에 관여하지 않걸랑. 지구 돌리시느라 워낙 바쁘신

지구 총사령관이라.” “도대체 헷갈려. 부처와 보살의 차이가 뭐야?” “부처는 이미 깨달은 사람, 보살은 아직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사람.” “근데 관음전은 왜 이렇게 높은 곳에 지은 거야?” “관 세음보살이 소리를 들어 주시는 분이라 일부로 높이 지 은 거야.”

이용재 | 건축 비평하는 택시 드라이버로 유명하다. 이전에도 몇몇 책 을 썼으나 특히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전업 작가로 나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 기행—이색박물관 편』과 『이용재의 궁극의 문 화 기행 2—건축가 김원 편』(도미노북스)을 연이어 출간했다. * 이용재의 <종횡무진>은 이번 24회로 마칩니다. 와이드 창간 이후 4 년 동안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건축의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유익하 게 들려 준 이용재 선생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빠, 관음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멋있네. 높고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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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건축 탐사 24 | 손장원

석탄과 함께 부침(浮沈)한 문경 문경! ⓦ 한 해 동안 경북 안동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매주 월요일 안동으로 갔다가 금요일에 집으로 돌아오는 고단한 일정이었지만, 젊음으로 버틸 수 있었다. 당시에는 고속도로가 완전히 개통되지 않아 승용차로 인천에서 안동을 가기 위해서는 험한 죽령이나 이화 령을 넘어가야 했다. 충북 제천에서 죽령을 넘어 영주를 거치는 길도 가끔 탔지만, 충북 괴산을 거쳐 이화령을 넘어 문경, 예천을 지나 안동으로 가는 코스를 주로 이용했다. 이화령 길을 굽이굽이 돌아 넘어 문경을 만나면 이제 거의 다 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기던 문경이다. 그 때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주 변을 찬찬히 살필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나 설 을 앞둔 스산한 겨울에 문경을 다시 보면서 스쳐 지나간 세월만큼 이나 진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근대 이후 문경의 변천 ⓦ 문경은 크게 문경시청이 들어서 있는 점촌 지역과 문경읍으로 나누어진다. 문경읍은 조선 시대 초기 감 무(監務)가 설치되면서 문경 지역의 중심지였다. 조선 시대의 객 사인 ‘관산지관(冠山之館)’이 문경읍 상리에 위치한 것도 이를 뒷 받침한다. 그러던 문경이 점촌에 중심지 자리를 내준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4년 12월 김천에서 점촌까지 철로가 개통되고, 1931 년 경북선 철도가 안동에서 점촌까지 개통되면서 교통 소외 지역 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1937년에는 문경에 있던 경찰서가 점촌으 로 옮겨 갔고, 1949년에는 군청까지 옮겨가 문경은 더욱 쇠락했 다. 더구나 1986년 점촌이 문경군에서 분리되어 점촌시로 승격되 면서 문경군은 더욱 낙후되었다. 1995년에 이르러 점촌시와 문경 군이 통합되어 문경시로 개편되면서 행정 구역이 1985년 이전 상 태로 환원되었고, 관광 산업이 접목되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 고 있다.

 01. 문경 구 금융조합사택 (聞慶 舊 金融組合舍宅) : 문경 지역 최 초의 금융 기관은 1911년에 세워진 문경금융조합이며, 1928년 산양금 융조합, 1926년 문경농민조합이 들어섰다. 지금도 외딴 마을인 산양에 금융 조합이 들어서고 토지 구획 정리가 이루어진 것은 아마도 인근에 대규모 농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구 금융조합사택 근처에 위치한 대 규모 미곡 창고와 산양 양조장이 이를 반증한다. 이 사택의 명칭은 문 경 구 금융조합사택이나, 그 위치가 산양면 불암리 61라는 점에서 산양 금융조합 사택으로 추정된다. 1945년에 세워졌으며, 주택으로의 진출 입은 대지 후면에 위치한 도로에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현관도 주택 후면에 배치되어 있다. 보수 공사 중이라 주택에 사용되었던 부재가 어 지럽게 널려 있다.  02. 문경 가은역(聞慶加恩驛) : 1956 년 9월 15일 은성광업소의 이름을 차용하 여 은성역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며, 역사 는 한 해 앞선 1955년 4월에 신축되었다. 1959년 2월 가은역으로 명칭을 바꿔 영업 을 계속하다가 2004년 4월 가은선(진남역 ~가은역, 9.6km) 폐선에 따라 역으로서의 기능도 사라졌다. 출입구 좌우에 배치된 긴 세로 창문이 특이한 이 건물은 원형에 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나, 주거용으로 쓰기 위해 숙직실 끝 을 달아 낸 부분은 원래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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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석탄 산업 ⓦ 근대기에 문경이 이름을 날린 건 온전히 석탄 때문이다. 남한 지역에는 강원도의 삼척탄전과 정선탄전 경상북도 의 문경탄전과 상주탄전, 충남의 충남탄전, 전라남도의 호남탄전이 있다. 문경탄전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평균 열량이 우리 나라 탄전 중 가장 높다. ⓦ 문경의 석탄 산업은 1926년 남한 최초로 개발된 문경탄광(대성탄좌 문경광업소)이 석탄을 생산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어 3년 뒤인 1929년에는 가은에서 은성탄광이 개광되었고, 1938년 은성광업소(일본광업주식회사)가 문을 열면서 활기를 띠기 시 작했다. 1947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졌으나,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협궤 철도로는 석탄 수송에 어려움이 따랐다. 이 때문에 산업 철도 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1955년 문경선이 개통되면서 석탄 수송이 원활하게 된 뒤 크게 확장하였다. 1958년부터 1984 년까지 문경 지역에서 생산된 석탄은 약 4,200만 톤으로 우리 나라 총 석탄 생산량의 11.8%를 차지할 정도로 대단했다. ⓦ 호황을 누 리던 문경의 석탄 산업은 198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쇠락하였고, 1994년 가은의 은성광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막을 내렸다. 석탄 산업 의 부침과 함께 문경 지역의 인구도 변했다. 1974년에 161,000명에 달하던 문경 인구는 이후 조금씩 감소하다가 석탄 산업이 사양길 로 접어든 1985년 149,800명을 기점으로 급감하여 2007년에는 75,2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인구가 증가했다고 하나 2010년 말 기준으로 77,391명이다. ⓦ 문경탄전에서 생산된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한 철도는 비교적 늦게 건설되었다. 1953년 1 월 18일 우리 나라 최초의 산업 철도로 일컬어지는 문경선(22.5km 구간)이 착공되어 1954년 11월 16일 점촌~불정 간 10.7km가 개 통되었고, 1955년 9월 15일에는 나머지 구간인 불정~은성(이후 가은으로 개칭) 간 12.1km가 개통되어 문경선 모든 구간이 개통되었 다. ⓦ 석탄과 사람을 실어 나르던 문경선은 1991년 9월 1일 가은역의 수・소화물 취급이 중지되고 1995년 4월 1일에는 여객 업무도 멈춰 선로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폐선된 선로는 시민 제안으로 만든 관광 상품인 가은선 레일바이크가 2004년 4월 1일부터 운행되면 서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03. 문경 구 불정(佛井)역 : 우리 나 라 유일의 석조 간이역으로 1955년 9월 15 일 준공되었으며 점촌역과 진남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2006년 말 철거가 예정되 어 있었으나 철도동호회와 지역 주민의 노 력으로 살아남았다. 역사 하부는 화강석을 다듬어 만들었고, 상부의 외벽은 인근 영 강(潁江)의 강자갈을 쌓아 올렸다. 2008년 7월 역사 보수 공사를 실시하였고, 같은 해 12월 2일부터 수도권 전동차와 무궁화호 객차를 개조한 열차 펜션의 운영 본부로 쓰이고 있다.

 04. 진남(鎭南)역 : 1968년 11월에 세 워진 역이다. 해방 후 상당한 시간이 흐 른 뒤에 세운 역사지만 일제 강점기의 역 사 양식을 그대로 쓰고 있다. 1995년 4월 에 영업이 중단된 뒤 방치되다가 레일바 이크 운영으로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가은선과 문경선이 갈라지는 진남역 주변 은 경북팔경 중의 으뜸인 진남교반으로 유 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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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근대 건축 ⓦ 근대기 산간 농촌 마을이던 문경 지역에 들어선 주요 건축물은 다른 지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경금융조합(1911 년), 문경군청(1923년), 산양금융조합(1928년), 문경우체국(1933년), 대구지방법원 문경출장소(1936년), 문경엽연초생산조합(1939 년) 등이 세워졌으나, 현존하는 근대 건축물은 해방 후 지역 경제를 이끌었던 석탄과 관련된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등록 문화재로 지 정된 문경 구 금융조합사택(289호), 문경 가은역(304호), 문경 구 불정역(326호)이 대표적이며, 이외에 진남역, 가은역 앞 이중교, 청 운각, 점촌양조장, 산양양조장, 영강교, 침례교회, 점촌성당에서도 당대의 흔적을 볼 수 있다. ⓦ 손장원 | 본지 고정칼럼위원으로 재능대학 실내건축과 교수이다. 근대 건축 답사를 통해 우리 나라의 근대 건축, 특히 개항장 중심의 근대 도시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05. 가은역 앞 이중교 : 이중교는 이름 그대로 다리가 두 개 있는 다 리이다. 우리 나라에 알려진 이중교는 장성 이중교와 가은역 이중교가 있다. 두 개의 이중교 모두 하나는 사람과 차량이, 다른 하나는 석탄을 나르기 위해 만든 것이다. 장성 이중교는 두 개의 다리를 별도로 건설한 반면 가은역 이중교는 하나의 교각에 두 개를 설치한 점이 다르다.

06. 청운각(靑雲閣) : 1931년에 세워진 살림집인 청운각은 박정희 대통령이 1937년 3월 대구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그 해 4월 문경초등학 교 교사로 부임해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1940년 2월까지 거처 했던 하숙집이다.

07. 산양양조장.

09. 석탄 박물관 : 우리 나라에는 보령, 태 백, 문경 등 세 개의 석탄 박물관이 있다. 세 곳 모두 석탄 산업이 쇠락하면서 낙후된 지 역 경제를 관광 산업으로 해결하기 위해 박물 관을 만들었으나, 사정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130억 원을 들여 건설한 태백탄광공원 의 하루 수입은 13,000원에 불과하다. 연탄 에서 모티브를 딴 문경석탄박물관의 건축 형 태는 키치 그 이상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체계적인 계획과 사업 구상 없이 무턱대고 박 물관만 세우고 보자는 전시 행정이 만든 안타 까운 현상이다.

08. 산양농협미곡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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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더하기 건축 04 | 나은중+유소래 >

Real vs. Fake(진짜 vs.가짜) — 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 기록된 장면, 즉 사진 한 장은 실재하는 모습을 재현한다. 그리고 재현된 현실이기에 우리는 그 대상을 직접 마주 하지 않고도 제한적으로 장소와 사물을 경험할 수 있다. 비록 사진으로 복제되기 이전의 대상이 원형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이러한 경험은 쉽게 전복되지 않는다. 재현(representation)이라는 사진의 태생적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 한 사진 속의 이 야기는 현실이다. ⓦ 독일 출신의 작가 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의 사진 속 대상들은 보편적이고 일상적이다. 그의 소재는 신 문, 광고, 영화 등 매체에서 다뤄졌던 사건과 장소, 개인적인 사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지만 이 장면들은 어디선가 한 번쯤 보았을 법한 일상적인 장면들이다. 그것은 <주차장(Car Park)>(1996), <계단실(Staircase)>(1995), <테라스(Terrace)>(1998), <제도실(Drafting Room)>(1995) 등 평범하기 그지 없는 작품 제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일견 평범해 보이는 결과물 속에 사진 의 패러다임을 전복시키는 작가의 태도가 담겨 있다. 이를 위해 그의 작업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 현실 구축하기(Constructing the Reality) ⓦ 토마스 데만트의 작업의 시작은 세상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다. 그에게 있어 역사, 문 화, 장소, 일상, 역설, 편견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작업의 소재가 된다. 선택된 이야기는 한 장의 이미지에 의해 구축된다. 그는 선택된 이미지를 내구성이 없는 재료인 마분지, 종이만을 사용해 3차원의 실제 크기로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작품이 냉정하고 차갑게 느껴지도록 최소한의 디테일을 보여 주는 것을 의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재현의 틀 안에서 작가의 인식과 경험은 최대한의 구성 요 소를 통해 모형으로 구축되고, 이 과정은 보통 한 작품당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잔디(Lawn)>(1998)의 경 우 사진을 가득 채우고 있는 7만 2천 개의 종이 잔디들은 4개월에 걸쳐서 완성되었다. 2. 사진 찍기(Photographing) ⓦ 현실을 복제한 종이 모형이 완성되면 작가는 비로소 사진을 찍는다. 이차원의 이미지가 삼차원의 공 간으로 변환된 후 다시 사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이미지로 재현되는 순간이다. 이 때 그는 빛과 그림자, 그리고 재료와 공간 사이의 관계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사진에 최대한의 현실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연유로 관객은 한눈에 종이나 마분지로 만들어진 동일한 질감 의 사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3. 해체하기(Deconstructing) ⓦ 사진으로 기록이 끝나면 삼차원의 종이 모형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가차 없이 해체되어 사라진다. 사진의 대상이자 실제 존재했던 공간은 부재하고, 남는 것은 실체를 재현한 한 장의 사진이다. 4. 실체 드러내기(Representing the Real) ⓦ 사진이 전시된다. 결과물에 담긴 이야기는 세상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이며 동시에 객관 적인 해석이다. 사진의 대상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종이로 만든 가짜 세상이다. 하지만 결과물인 사진은 우리가 그렇게 인식하듯 진 짜 세상을 표상한다. 토마스 데만트의 사진은 이미지 선택, 모형 제작 그리고 촬영 후 대상을 파괴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그의 이러한 연속된 작업을 살펴보면 몇 가지 의문이 든다. ⓦ 왜 실제 장면을 찍지 않고 실제를 종이로 재현하는 것일까? ⓦ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사진이 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사진이 현실을 재현하는 장치라면, 과연 이 사진들은 실제인가 혹은 가짜인가? ⓦ 왜 그 토록 정성을 다해 만든 모형을 부수는 것일까? ⓦ 복제한 현실은 가짜라 말할 수 있는가? 종이로 만들어진 장소이기에 허구라 한다면, 무엇을 진짜라고 말할 수 있는가? ⓦ 그의 작업은 현실 재현이라는 사진이 가진 전통적인 속성을 전복한다. 작가는 사진기를 사용해 현 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보다는 개념에 의해 복제된 공간을 사실적으로 촬영한다. 이는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이미지가 사실을 재구 성하고, 실재를 조작하고 더 나아가 허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점을 드러낸다. 또한 촬영 뒤에 대상을 파괴함으로써 한번 더 존재와 부 재 사이의 관계를 엮으며 재현의 연결고리를 비틀어 놓는다. 이렇게 토마스 데만트의 사진은 미학적인 관점 너머 우리가 살고 있는 세 상의 미메시스로서 복잡하게 얽힌 진실과 거짓 사이의 관계를 보여 준다.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가짜인지 판단하는 것은 사진을 보 고 읽는 관객의 몫으로 남아 있다. ⓦ 진실과 거짓 사이의 사진 행위라는 측면과 함께 그의 사진을 규정짓는 다른 한 가지 축은 건축적 인 행위일 것이다. 사진 행위 과정에서 종이로 만든 모형 작업은 단편적으로 장소와 사물의 모방 행위로 읽혀질 수 있지만, 실제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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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Demand, <Kontrollraum / Control Room>, C-print, 200Ă&#x2014;300cm, 2011.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Trinity Gallery.


스케일로 구축된 장소는 건축과 현대 예술과의 다양한 접점을 제시한다. 그가 사진을 매체로 작업하지만 영국의 건축가인 카루소 세인 트 존(Caruso St. John)과 오랜 기간 협업 관계를 유지하며 단지 시각적인 경험을 제시하는 사진가이기보다는 세상을 구축하는 행위를 통해 건축과 현대 예술을 아우르는 접점을 획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드러낸다. ⓦ 같은 맥락에서 이 시대의 건축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시뮬라크르를 통한 건축적 유희에 대해 상상할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다. 이는 가상의 매트릭스 안에서 건축가들이 가짜 집 을 짓고 진짜 인간이 거주하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리 건축가들의 최소한의 의무일 것이다. ⓦ

Thomas Demand, <<Renovation>, C-print / diasec, 200×293cm, 2010.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Trinity Gallery.

Thomas Demand, <Fotoecke / Photobooth>, C-print / diasec, 180×198cm, 2009.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Trinity Gallery.

나은중, 유소래 | NAMELESS의 공동 대표이다.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건축, 예술 그리고 문화적 사회 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의 패러다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Fragile Architecture’로 그들의 작업을 정의하며 2011년 뉴욕건축연맹이 수여하는 뉴욕 ‘젊은 건축가상 (The 2011 Architectural League Prize for Young Architects)’과 미국건축가협회의 ‘뉴욕건축가협회상(2011 AIA New York Design Award)’ 등 을 수상했다. www.namelessarchitec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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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未來)의 지래(知來) 짐작 04 | 조택연

개의 후손을 위한 스마트한 오피스텔 스마트 오피스텔을 상상해 보자.

공간 어플을 즐기는 삶

상상 속에서 도식화를 쉽게 하기 위해 평면을 육각형으로 단순화

스마트 오피스텔에서 다양한 공간 어플을 즐기는 당신의 삶을 상

시키자. 6개의 정삼각형 방이 모여 육각형 평면을 이루고 그 육각

상해 봅시다. 당신은 와인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연인

형 평면의 중심에는 엘리베이터가 코어가 있다. 시나리오에서 더

을 집으로 초대해 무드 넘치는 당신만의 와인셀러에서 다양한 컬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우선 이 건물은 50층이고, 각 층의 6개 방

렉션들을 한껏 자랑하며 마시고 싶다면, 스마트 오피스텔에서는

중 3개는 지금의 오피스텔처럼 나만 사용하는 공간, 그리고 나머

항상 가능한 일입니다. ⓦ 오늘은 당신의 생일입니다. 첨단 설비

지 3개는 컴퓨터가 제어해 나만의 방처럼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

를 갖춘 쉐프의 부엌에 침구들을 초대해 그동안 숨겨 온 이태리

러면 150개의 공유 공간이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150개의 모

요리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야경이 보이는 스카이라운지의 멋진

든 방에 갈 수 있다. 이들은 컴퓨터에 의해 제어돼 현재 사용 중이

쉐프의 식탁에서 당신의 요리를 함께 먹고 싶다면 그것 역시 스

면 다른 사용자의 접근이 차단된다. 이 150개의 방은 다양한 기

마트 오피스텔에서는 쉬운 일입니다. ⓦ 혼자 혹은 연인과 함께,

능들을 가지고 있다. 어떤 방은 영화관이고 어떤 방은 노래방, 도

때로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첨단 4D 시스템의 영화관(Home

서관, 주방, 암벽 연습실, 헬스실 등이다. 이러한 미래 주택의 선

Theater)에서 최신 개봉 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것 역시 간단한 일

전 광고 문구가 [시나리오 01]이다.

입니다. 하얀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당신의 연인에게 사랑 의 노래를 불러 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십니까? 스마트 오피스 텔에는 당신만의 연주 무대가 항상 마련되어 있습니다. 무대 매

<[시나리오 01], 미래 주택의 선전 광고 문구>

너를 코칭해 주고 가창력을 교습해 주는 당신만의 노래방에서 노 래 부르고 싶습니까? 이것 역시 간단합니다. 결혼기념일 혹은 아 내의 생일, 지상 50층에 대리석으로 호화롭게 꾸며진 당신만의

스마트 오피스텔

욕실에서 와인을 마시고, 따듯한 욕조에 함께 앉아 노을 속으로 하나 둘 켜지는 도시 야경을 바라보며 사랑을 확인하는 이벤트를

새로 지은 오피스텔에 입주했다고 상상해 봅시다. 냉난방이 조절

선물하고 싶다면 스마트 오피스텔에서는 이 역시 항상 가능한 이

되는 쾌적한 오피스텔을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퇴근해 잠

벤트입니다. 당신이 직접 야채를 기르는 스카이 팜으로 친구들을

을 자고, 가끔 요리와 세탁도 합니다. 주말에는 낮잠을 즐기거나

초대해 함께 수확한 신선한 야채로 웰빙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싶

컴퓨터로 영화도 봅니다. 그리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합니다. ⓦ

다면 이 또한 스마트 오피스텔에서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곧 등장할 스마트 오피스텔에 입주하면 사용자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곳은 삶을 즐겁게 하는

앞서 설명한 공간 어플들은 단지 몇 개의 예에 불과 합니다. 스마

수많은 장치들을 가지고 있어, 행복한 주거 라이프스타일을 만끽

트 오피스텔의 공간 어플에는, 가상의 3D 도심 거리와 자연 풍경

하려면 스마트 오피스텔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

을 달릴 수 있는 자전거를 포함해 다양한 첨단 운동 기구를 갖춘

니다. ⓦ 스마트 오피스텔은 스마트폰과 비슷합니다. 취향에 맞

개인용 운동실들, 인공 암벽 혹은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레포츠

는 어플들을 골라 세상과 잘 소통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라면, 즐

시설, 개인 도서실이나 첨단 미디어실 그리고 당신의 쉐프가 직

거움을 주는 공간 어플을 선택해 사용함으로써 주거 문화를 풍요

접 요리해 주는 식당 같은 수많은 공간 어플이 있습니다. ⓦ 그렇

롭게 하는 것이 스마트 오피스텔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오피스

다면 공간 어플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친구들이 집에 놀

텔의 공간 어플이 스마트폰의 어플과 다른 점은, 이들은 실재하

러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수다를 떨다 보니 출출해져 맛있는 음

는 공간으로 당신의 마음뿐 아니라 신체의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

식을 만들어 먹고 싶어졌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쉐프의 부엌’

한다는 것입니다.

을 선택합니다. 스마트 네트워크는 먼저 스마트 오피스텔의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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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未來)의 지래(知來) 짐작 04 | 조택연 | 개의 후손을 위한 스마트한 오피스텔

‘쉐프의 키친’ 공간 어플 중 현재 비어 있는 곳을 찾아냅니다. 이

을 주는지를 판단해 사용자와 공간 어플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연

중에서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골라 엘리베이터가 데려다 줍

결시켜 줍니다.

니다. 가져온 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합니다. 식 공간 어플 사용법

사가 끝날 때쯤 스마트폰으로 영화관을 선택하면 벽이 열리며 영 화관이 나타납니다. 당신은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 이곳에서 영화 를 볼 수 있습니다.(‘이어 사용’ 옵션으로 영화를 선택했으므로

스마트 오피스텔의 시분할 사용 공간을 어플이라 부르는 데는 특

스마트 네트워크는 영화관이 있는 층의 쉐프의 키친으로 당신을

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 공간 어플들은 각각의 기능에 특화

데리고 왔습니다.)

된 공간 어플 개발자들에 의해 새로 만들어지고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간 어플들은 사용자의 취향과 유행의 변화

기존 주거에 없는 세 가지

에 맞춰 지속적으로 새롭게 개발되며, 쾌적한 환경으로 유지됩니 다. 또한 당신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 공간 어플은 외부 사용자에

꿈같은 공간 어플이 이렇게 현실이 되는 것은, 기존 주거에 없는

게 임대되어 수익이 발생하므로 이 곳에 사는 당신은 오히려 임

3가지를 스마트 오피스텔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첫 번째

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 스마트 오피스텔은 다양한 어

는 시간 단위로 공간을 나눠 사용하는 시분할 전용 공간 개념입

플로서의 공간을 가지고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풍성하게 하는

니다. ⓦ 두 번째는 이와 비슷하게 시간 단위로 나눠 당신만 사용

여러 기능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복잡한 매뉴얼을 공부할 걱정은

하는 것처럼 느끼는 전용 엘리베이터 개념입니다. ⓦ 그리고 세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입주하면서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스마

번째는 사용자와 이들 공간을 스마트하게 연결시켜 주는 네트워

트 오피스텔 어플이 공간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도와

크입니다. ⓦ 이들이 결합하면, 시분할 전용 공간들은 다양한 공

줄 것입니다.

간 어플이 되며 당신의 스마트 주거를 어플처럼 보다 즐겁게 만 <와인셀러> ⓦ 스마트 오피스텔의 와인셀러는 수 백병의 와인을

들어 줍니다.

저장하는 공간입니다. 당신이 스마트폰을 들고 와인셀러에 들어 이를 좀 더 자세히 보면, 먼저 스마트 오피스텔의 공간은 크게 두

오면 당신의 와인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줍니다. 이를 인터넷으로

가지로 구성됩니다. 하나는 기존의 오피스텔에서 내 집 혹은 내

주문하면 주류 회사가 채워 넣을 수도 있습니다.

사무실과 동일하게 당신만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전유 공간입니 다. 이 곳은 당신만 사용할 수 있고, 당신이 초대한 사람만 출입

<쉐프의 부엌, 테라스 테이블> ⓦ 스마트 오피스텔에는 당신만을

할 수 있습니다. ⓦ 다른 하나는 시분할 전용공간입니다. 당신이

위한 첨단의 전문가 설비를 가진 다양한 조리실과, 이를 친구들

스마트폰을 가지고 이 공간에 가면 스마트 네트워크의 인공 지능

에게 대접할 수 있는 테이블과 조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스마

이 다른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합니다. 따라서 이 공간을 당신만

트 오피스텔 전담 쉐프의 도움으로 요리 재료와 조리 방법을 제

의 공간으로 느끼면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 곳을 떠나

공받아 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홈 씨어터> ⓦ 스마트 오피스텔에는 맞춤형 골드 클래스 영화 스마트 오피스텔에는 수많은 시분할 전용 공간이 존재하며, 이들

관이 있어 최신 개봉 영화를 네트워크로 다운 받아 감상할 수 있

은 앞에서 예를 든 각각 다른 기능의 공간 어플이 됩니다. ⓦ 공

습니다.

간 어플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요소는 전용 엘리베이터입니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당신이 타고 있는 동

<그랜드 피아노> ⓦ 스마트 오피스텔에는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

안은 다른 사용자가 타지 못합니다. 이 엘리베이터는 당신을 다

가 있는 멋진 무대의 연주 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당신의 피

른 사용자에게 노출시키지 않고, 원하는 공간 어플로 데려다 주

아노 실력과 감성을 다듬을 수도 있고, 연인과 친구들을 초대해

기 위한 장치입니다. 따라서 마치 내 집에서 복도를 걸어가듯 속

연주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옷 차림으로 당신이 원하는 어플 공간으로 갈 수 있습니다. ⓦ 인 공 지능과 네트워크가 결합한 스마트한 네트워크는 사용자와 공

<노래방> ⓦ 스마트 오피스텔에는 노래 교습과 무대 매너 코칭까

간 어플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시켜 줍니

지 가능한 노래방 어풀이 있습니다.

다. 현재 어떤 어플 공간이 비어 있어 사용 가능한지, 사용자가 어떤 공간 어플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용 방식이 가장 큰 즐거움

<스파> ⓦ 스마트 오피스텔에는 아름답게 꾸며진 다양한 욕실들

Wide AR no.24 : 11-12 2011 Depth Report


이 있어 취향에 맞는 당신만의 욕실을 골라 호화로운 목욕을 즐

들을 초대해 같이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만족감입니다. 공간 어

길 수 있습니다.

플은 이러한 사용자의 감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개발됩니다. 고양이의 공간과 개의 공간이 결합된 공간

<스카이 팜> ⓦ 은 와인셀러와 같이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당신만 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분리된 수기경 선반이 있습니다. 식물을 자라게 하는 빛과 녹색이 어우러진 당신만의 스카이 팜은 그 시

[시나리오 01]에서 이야기한 주거는 고양이의 공간과 개의 공간

각적 요소만으로도 당신을 행복하게 합니다.

이 결합한 공간이다. 나만의 배타적 소유를 인정해 다른 생명체의 출입을 절대 차단하는 공간과, 내가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전문 운영자에 의한 관리와 운영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사적 공용 공간이 결합되어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공간의 효율을 증대시켜 더 많은 이득을 모든 사람이 얻

스마트 오피스텔은 분양되면 모든 공간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소

을 수 있다. 공간의 배타가 아닌 의타적 소유와 공유는 노매드를

유자에게 이양되는 기존의 오피스텔과 달리 전문 운영자가 지속

꿈꾸는 개의 자손들이, 늘 새로운 하지만 자신이 이해한 공간 질

적으로 관리와 운영을 하게 됩니다. 즉 스마트 오피스텔은 소유

서에 따라 만들어진 매력적 무한 공간에서 살게 한다. ⓦ

자와 운영자 그리고 공간 어플 개발자가 함께 참여하여 지속적으 로 개발하고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 소유자 혹은 입주자는 항 시 전용 공간만을 사거나 임대할 수도 있고 시분할 전용 공간까 지 패키지로 살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어플 사용료가 조금 더 비 싸고 후자는 이에 비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공간 어플 개 발자 그리고 운영자와 함께 공간 어플을 시분할 임대해 줌으로 써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 운영자는 스마트 오 피스텔의 관리와 운영을 책임집니다. 공간 어플 개발자들을 참여 시키고 이들에게 어플 공간을 개발하고 유지하게 하거나, 시분 할 사용이 종료된 어플 공간을 청소하는 등의 직접적 운영을 합 니다. ⓦ 공간 어플 개발자는 공간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공간 개 발자들은 그들이 어플 공간으로 개발하는 곳에 대해 임대료 없 이 공간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사용료가 수입이 되므로 사업에 대한 위험 부담이 적어 자유롭게 공간 어플을 개발할 수 있습니 다. 그리고 끊임없이 사용자의 호감을 끌어내기 위해 업그레이드 를 지속해야 합니다. 임대함으로써 수익이 발생하는 오피스텔 이러한 시스템에서 스마트 오피스텔은 낮과 같이 거주자들의 사 용 밀도가 낮은 시간에 비거주 사용자들에게 공간을 빌려 줌으로 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이렇게 발생하는 수익은 패키지 구매 혹은 임대자에게 배분됩니다. 임대해 살면서 수익이 발생하는 스 마트 오피스텔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 스마트 오피스텔은 감성 공간을 제공합니다. 당신을 즐겁게 하는 감성 공간이 어플 개발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개발되고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공 간 감성은 인간이 가진 몇 안 되는 강렬한 욕구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공간 욕구는 공간 자체와 사용자 사이에서 발생하기보다 그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만족감입니 다. 예를 들면 혼자 영화관이나 와인셀러를 사용하는 것보다 친구

조택연 | 본지 편집위원으로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이다. 3억 개 의 폴리곤을 연산하는 디지털 공간, 64비트로 확장된 두뇌, 9시간 동 안 산악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근육, 5.10c 5피치 인수봉을 오르는 호기 심, 2개의 세상을 함께 보는 통찰, 10년 후를 바라보는 3개의 꿈……. 그 꿈을 이루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니 꿈을 따라 가는 것이 더 즐겁다는 그. 부끄러움이 사라지고 조금 뻔뻔해지는 나이, 행복한 50대에 지래 (知來)로서 내일을 짐작하기 시작했다. 마침 2011 영화 <권법>의 세상, 2050년 서울로의 여행도 예정되어 있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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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eye 01 |

지역 건축 수준의 바로미터, 건축문화제 — 2011인천건축문화제 리뷰

ⓦ 1999년 건축문화의 해를 기해 ‘시민과

위치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전관을 활

시 기획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 전반적

함께 하는 인천건축전’이 열린다. 이후 건

용하고 있으며, 세미나는 같은 건물 국제

으로 건축문화제를 구성하는 프로그램은

축도시주간, 건축문화축제, 건축문화제라

회의장, 건축영화제는 주안영상미디어센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바, 이는 지난

는 타이틀의 변화를 주며 지역 사회에 뿌

터 상영관(영화공간 주안)에서 각각 진행

13년의 구력이 뒷받침하는 것이라 볼 수

리를 내려온 인천건축문화제가 올해로 13

되었다. 특히 건축영화제는 연 3회째 서울

있다, 그러나 앞서도 짧게 예시하였지만

회를 맞이하였다. 인천시의 재정 지원 하

국제건축영화제를 주최해 오고 있는 대한

전체 전시회장 구성에 따른 기획력은 향

에 인천광역시건축사회(회장 조동욱)가

건축사협회의 지원 하에 인천에서는 처음

후 대대적인 손질이 요구된다. 지역민에

주최하는 형식으로 지역 내 대학 교수 및

으로 기획된 건축다큐멘터리 영화제로 시

게 매년 건축 전시의 새로운 임팩트를 주

건축사와 기초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함

민들과 건축계 인사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 못하는 습관적인 회장 구성은 더 이상

께 조직위원회를 꾸려 추진해 오고 있는

ⓦ 1998년 월간 건축인 <POAR>가 인천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 조직위원회를

행사다. ⓦ 올해 인천건축문화제(조직위

에서 처음 주최하여 전국적으로 건축모형

구성하고 있는 젊고 열정적인 건축사들과

원장 안상훈, 11월 4일~9일)는 대표 행

집짓기(마을만들기 등)대회의 유형을 이

대학의 교수 건축가들이 좀 더 적극적으

사 인천건축백일장(13회)을 필두로 인천

끌어 낸 ‘건축백일장’은 이후 지역 사회에

로 문화제에 참여하여 지역의 건축 수준

광역시건축상 수상작 전시, 지역 건축사

인계되어 인천광역시건축사회와 남구청

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건축문화제의 위상

들의 작품전, 외부 초청전, 학생우수작품

건축과의 주관으로 여전히 시민이 함께하

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시민에 한발 다가

전 및 전국 단위의 인천건축학생공모전(8

는 체험 프로그램의 전형을 만들어 내었

가는 전시 및 행사 아이템의 개발은 기본

회), 도시건축사진공모전(9회) 수상작 전

다. 반면 인천광역시건축상은 선정 작품

이고, 보다 세련되고 과감한 회장 구성에

시와 건축세미나, 건축영화제 등으로 구

의 질적 담보에도 불구하고 구태연한 전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

성되었다. ⓦ 주 전시장은 인천 구월동에

시 행태가 눈에 거슬렸다. 격에 맞는 전

Wide AR no.24 : 11-12 2011 Depth Report


WIDE eye 02 |

건축 사진가 김재경 사진전 — <mute 2 : 봉인된 시간Sealed Times> — 2011. 11. 5.  12. 3., 한미사진미술관 20층

김재경, 충신동, Gelatin Silver Print, 17.5×48cm, 2010.

ⓦ 김재경의 사진전 <mute 2>는 한미사진미술관의 7인 연속 기획전 SPECTRUM의 두 번째 전시(주최 : 한미사진미술관 , 후원 : 한 미홀딩스, 협찬 : (주)신지스튜디오클럽)이다. 이 전시는 지난 2000년에 첫 선을 보인 김재경의 <mute>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로, 도시의 시간과 속살에 대한 확장된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작가가 이야기하는 ‘뮤트’란 단순히 말없고 고요한 ‘침묵’의 언어 가 아니다. 그것은 마치 소리가 잘 나던 오디오의 작동이 일시 정지된 것처럼 “과거에 곧잘 말하다가 뭔가에 의해 (일시적으로) 말을 못하는 묵언(默言) 또는 발음되지 못한 묵음(默音)의 상황”에 더 가깝다. ⓦ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김재경의 사진에는 적막한 좁은 골목길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새로운 도시 계획과 재개발로 과거의 추억과 지난 삶이 뿌리째 뽑혀 더 이상 지난 과거를 말하지 못하 는 한국 도시의 실존적 상황에 주목한다. ⓦ 애초 <mute> 작업은 삼선동, 하월곡동, 옥수동, 길음동, 한남동 일대의 달동네에서 출발 됐다. 김재경은 음영의 대조가 강한 좁은 골목길의 계단뿐만 아니라 그늘지고 습한 담벼락, 녹슨 철문, 전봇대 등을 35mm 카메라 렌 즈에 담았었다. 이 흑백 사진들은 앞선 개인전 <자연과 건축>(1998, 인데코화랑)이 그랬듯이, 기술적으로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사 진 언어로 골목길에 존재해 온 하찮은 삶에 시선을 던지며 묵언(默言)의 말을 건넸다. ⓦ 한편 뮤트는 또 다른 저항의 은유로도 다가 왔다. 그것은 구서울 전체에서 스펙터클하게 펼쳐지고 있는 재개발 사업에 온몸으로 맞서 사라진 서울을, 사라져 가는 서울을 스틸 사진으로 오롯이 기념하려는 한 건축 전문 사진가의 염원이 담긴 기록이다. ⓦ 김재경의 <mute 2>는 기존의 35mm 카메라 대신에 노 블렉스(Noblex) 135U 파노라마 카메라를 사용하여 왜곡이 없는 136도 화각으로 골목길을 담아 냈다. 2008년경부터 사용하기 시작 한 파노라마 카메라로 그는 기존의 평이한 이미지를 넘어 파노라마로 펼쳐진 장소성을 포착한다. 그 결과 <mute 2>는 한편의 응축된 ‘시적(詩的) 이미지’의 밀도감을 유지하면서도 ‘소설적 서사’의 울림을 자아낸다. ⓦ (문의 : www.photomuseu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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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eye 02 | 건축 사진가 김재경의 사진전 <mute 2 : 봉인된 시간 Sealed Times>

김재경, 중림동, Gelatin Silver Print, 17.5×48cm, 2009.

Wide AR no.24 : 11-12 2011 Depth Report


김재경, 한남동, Gelatin Silver Print, 17.5×48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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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eye 03 |

김정후 도시건축정책연구소 JHK Urban Research Lab, 행복한 도시의 시작 http://www.jhkurbanlab.co.uk

국내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건축가

련하여 김정후 박사로부터 그 배경과 앞

적어도 런던 정경대학 사회학과는 정치,

와 비평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다가 지

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들어 보는 자리를

경제, 사회 등과 연관해서 폭넓게 도시 건

난 2003년 영국으로 유학, 도시 건축 정

마련했다. 멀리 있는 관계로 서면으로 인

축 정책을 연구하기에 매우 훌륭한 환경

책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꾸준하게 해 온

터뷰 원고를 받았음을 밝히며, 더욱 자세

이었으므로, 나름 많은 시간 동안 도시 건

김정후 박사의 개인 연구소가 마침내 문

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를(http://www.

축 정책 연구를 위한 토대를 다졌다. 이것

을 열였다. 한국의 도시와 건축 발전을 위

jhkurbanlab.co.uk)를 통해 참조하기 바

이 일반적인 도시 건축 연구소 혹은 디자

해 필요한 정책과 그것의 효과적 수립을

란다.

인 연구소가 아닌 정책 연구소를 시작하 게 된 배경이다.

연구/제안하게 될 ‘김정후 도시건축정책 연구소(JHK Urban Research Lab)’는 오

ⓦ 와이드 ⓦ 김정후 도시건축정책연구소

랜 고민과 준비 끝에 결실을 맺은 만큼 국

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해 달라.

내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 연구소의

ⓦ 김정후 ⓦ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

히 소개해 달라.

수장 김정후 박사는 그동안 바쓰 대학 건

듯이 나는 2003년 봄까지 한국에서 활동

ⓦ 김정후 ⓦ 본 연구소는 런던 정경대학

축과 박사과정을 거쳐 런던 정경대학 사

했다. 그 해 여름에 영국으로 온 이후 바

의 로버트 타버너 교수가 전반적으로 자

ⓦ 와이드 ⓦ 그러면 연구소에 대해 간략

회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약 300

쓰 대학 건축과에서 박사 학위를 시작했

문하고,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여 편의 도시, 건축, 디자인 관련 비평과

고, 런던 정경대학으로 옮겨 로버트 타버

스위스의 전문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칼럼을 주요 저널과 신문에 기고했고, 국

너(Robert Tavernor) 교수의 지도 아래

통하여 폭넓은 관점에서 도시 건축 정책

토연구원, 문화관광연구원, 건설정책연구

런던 도시 재생에 관한 내용으로 도시사

을 연구한다. 특히 런던 정경대학 사회학

원 등에 정책에 관한 글을 게재했다. 『작

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결코 자랑할 일

과 및 런던 대학 지리학과의 도시 전문가

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2005),

은 아니지만 내가 알기로는 건축을 전공

들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최고 수준의 정

『유럽 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한 한국인이 런던 정경대학 사회학과에서

책을 연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

발견』(2010) 등의 저서가 있고, 『한겨레』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안

다. 이를 토대로 단기적으로는 영국과 한

신문에 문화 칼럼을 연재 중이다. 현재는

다. 이미 한국에서 활동할 때부터 느끼고

국, 장기적으로는 유럽과 아시아 도시가

런던 대학 지리학과에서 리서치 펠로우로

있었지만, 런던 정경대학에서 학위 과정

공동으로 번영하기 위한 정책적 연계를

유럽 도시 계획 및 도시 건축 정책을 연구

을 거치고 일하는 동안에 도시 건축 정책

도모할 것이다.

하고 있다. ⓦ 본지는 연구소 개설과 관

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통감했다. 그리고

Wide AR no.24 : 11-12 2011 Depth Report


ⓦ 와이드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

시계획가와 건축가의 노력만으로 좋은 도

는가?

시는 탄생하지 않는다. 20세기 중반까지

ⓦ 김정후 ⓦ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

위대한 도시의 대부분은 야심 찬 정치인

상일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 와이드 ⓦ 현재 우리의 도시 건축 정책

다. ⓦ 첫째, 원칙적으로 한국과 영국이

과 탁월한 건축가에 의해 탄생했다. 그런

상황은 어떠한가?

주 활동 무대지만, 국경을 초월해 선진 도

데,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인

ⓦ 김정후 ⓦ 객관적으로 우리 도시의 실

시 건축 정책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발

구의 절반이 도시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상을 평가해야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표할 것이다. 특히 도시 재생, 지속 가능

인류 역사상 처음 겪는 또 하나의 혁명적

도시 건축 정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

성, 공공 공간, 녹색 성장 등 전 세계가

변화로서 이 같은 도시화는 도시의 경쟁

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물로 평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화두들에 연구 역량

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을 상징하게 되었

가할 때 아직까지 우리 나라의 도시 건축

을 집중할 것이다. ⓦ 둘째, 자문이다. 선

고,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책 연구 상황은 걸음마 단계다. 왜냐하

진 도시 건축 정책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

현상들이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

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

한 지방 자치 단체들이 최상의 정책을 만

한 상황에서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는

지방 자치 단체가 수립한 정책은 여전히

들기 위한 선행 작업으로 선진국을 벤치

더 이상 전적으로 정치인과 건축가의 능

실제적 프로젝트가 최상의 결과물을 낳기

마킹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력에 의존해 탄생할 수 없다. 보다 중요한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보다

를 위해서 본 연구소는 지방 자치 단체가

것은 도시가 직면한 문제와 현실을 얼마

형식적 혹은 개념적 방향 정도를 제시하

아젠다와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수립하

나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디자인을 위한

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선진 도시

고, 선진국 전문가들과 효과적으로 교류

틀거리를 확립하며,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정책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우리 실정에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도시 건축 정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도시 건축 정책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수정

책 수립을 위한 자문은 필요한 정책을 효

이 바로 이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도

및 보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과적으로 수립하기 위한 중요한 작업으로

시 건축 정책 연구는 풍요롭고, 살기 좋으

서 우리 나라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

며, 아름다운 도시를 창조하기 위한 초석

ⓦ 와이드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이

이다. 따라서 최상의 도시 건축 정책 수립

을 다지는 작업이다. ⓦ 예를 들어 보자.

야기해 달라.

을 위해 지방 자치 단체, 정책 연구 기관,

명실공히 도시 건축 정책에 관한 세계 최

ⓦ 김정후 ⓦ 현재 본 연구소는 런던 대

대학 등과 긴밀히 공조할 것이다. ⓦ 셋

고의 선진국은 영국이다. 규모를 떠나 런

학 지리학과의 지원 하에 본인의 연구실

째, 교육이다. 한국의 도시 및 건축 관련

던에 건물을 짓거나 현상 설계에 참여한

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조만간 독립된 공

실무자들이 효과적으로 도시 건축과 연관

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당연히 해당 프로

간을 마련해 장기적인 연구 시스템을 구

된 지식과 최신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

젝트의 핵심 사항과 부지를 분석하고, 그

축할 예정이다. 돌이켜 보니 와이드의 전

는 교육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 중이며, 이

에 따른 개념을 설정해야 한다. 더불어 법

신인 월간 건축인 <poar> 2005년 10월호

를 토대로 영국과 한국에서 특화된 형식

적, 기술적 측면 등을 확인한다. 그런데 이

에 인터뷰를 했었다. 당시 나의 첫 번째 책

의 도시 건축 정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에 못지 않은 (혹은 더 중요한) 작업이 있

인 『작가 정신이 빛나는 건축을 만나다』

할 계획이다. 더불어 대학생과 청소년들

다. 바로 런던의 ‘도시 건축 정책’을 파악

를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당시 인터뷰 말

이 도시와 건축을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할

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도시 건축 정책이

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다양한 방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정기적 강좌도 진

규모나 기능과 상관없이 런던에 진행되는

식으로 “한국 건축의 가능성을 찾고”, “국

행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가이드

제적 소통 방식을 제안하겠다”고 포부를

라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 운 좋게도

밝힌 바 있다. 지난 시간을 나 스스로 평

ⓦ 와이드 ⓦ 그러면 왜 도시 건축 정책

그동안 런던에서 많은 세계적인 건축가들

가하건대, 나름 그와 같은 길을 일관되게

인가?

을 만났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런던에 프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 김정후 ⓦ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로젝트를 하는 것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

동일한 목표를 추구할 것임을 이 자리에

순수하게 도시와 건축을 연구하는 것과

다. 외국 건축가에게 배타적이기 때문이

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다만 차이가

정책을 연구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

아니라, 거미줄처럼 설정된 도시 건축 정

있다면 이제는 도시 건축 정책이라는 보

다. 벤치마킹을 위해서 좋은 도시와 건축

책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어렵기 때

다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서다. 정책 연구

을 연구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

문이다.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이 바

는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을 수

하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는 것 중의 하

로 이것이다. 좋은 도시 건축 정책을 보유

없음을 잘 알기에 긴 호흡으로 가려고 한

나는 단순히 좋은 도시와 건축을 연구하

한 도시는 그만큼 건축가가 많은 변수를

다. 도시 건축인들께서 관심 가져 주시고,

는 작업을 통하여 좋은 도시와 건축을 만

고려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유도한다.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한다. ⓦ

들 수 없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좋은 도

그러므로 그에 따른 결과는 일정 수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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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 있는 근작 | 이영조 Lee Youngjo | SK-II Boutique SPA

이영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도산공원 앞 거리 ⓦ 한때 도산공원 앞은 ‘플라스틱’ 이나 ‘느리게걷기’, 그보다 조금 뒤에 생겨난 ‘고릴라 인 더 키친’ 같은 카페・레스토랑들로 엣지 있게 찬 한 잔 마시고 요기할 수 있는 여유로운 거리였다. 하지만 2006 년 ‘황금빛 오렌지 컬러’의 <메종 에르메스>가 등장하면서 이 곳은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밀집돼 있는 소위 ‘포스트 청 담동’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다. 이후 앤 드뮐미스터(조민석 설계), 마크 제이콥스, 랄프 로렌, 폴 스미스(시스템랩 설계) 등의 매장이 줄줄이 들어섰고, 2009년에는 중국 음식점 ‘만리장성’ 자리에 <호림미술관>이, 이듬해 미술관 바로 맞은편으 로 갤러리 <313 art project>가 둥지를 틀면서 바야흐로 이 거리는 숍과 갤러리가 몰려드는 서울 강남의 핫 플레이스로 떠 오르게 됐다.

SK-II 부띠크 스파 건축 개요 | 대지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51-1번지 | 지역 : 도시지역, 제3종 일반주거지역 | 대지 면적 : 329.5m2 | 건축 면적 : 164.02m2 | 연면적 : 1031.10m2 | 건폐율 : 49.78% | 용적률 : 230.18% | 규모 : 지하 1층, 지상 5층 | 외부 마감 : 알루미늄 가공 타공판 | 시공 : 장학건설㈜ | 외부 커튼월 시공 : WIT | 건축 및 인테리어 설계 : 이영조 ㈜건축사사무소바이페이퍼스 케이프 / architecture BP | 디자인팀 : 이성호

SK-II 부띠크 스파. 옥상은 루버로 파라펫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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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 연세대학교와 미시간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선경건축 SK 스튜디오 ALTERNATIVE 1기 회원으로 민선주건축연구소, 희림건축, 야마사키코리아, 진아건축 등을 거쳐 현재 ㈜건축사사무소 바이페이퍼스케이프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SK-II 부띠크 스파 리모델링된 공간과 파사드 ⓦ 건축가 이영조의 <SK-II 부띠크 스파>는 여전히 변모 중인 이 길의 중간쯤에서 <메종 에르 메스>와 마주하고 있다. 원래 다른 화장품 업체가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부분적인 용도 변경이 이루어진 내 부 공간을 살펴보면, 1층은 숍, 2층은 리셉션 및 라운지, 3층은 스파룸, 4층은 VIP 스파룸, 5층은 사무실 등으로 구성되고, 루버로 길게 뽑아 올린 파라펫이 세 면을 둘러싼 옥상은 작은 이벤트가 열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으로 제안되었다. ⓦ 이 투 명 파라펫을 올린 세 면의 파사드는 마치 똑같은 패턴의 포장지로 ㄷ자 형태를 빈틈없이 감싼 모습이다. 그로 인해 도산대 로에서 바라보이는 남/서측 입면과, 언젠간 변모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키 작은 건물 때문에 파사드가 드러나는 공원쪽 입면 은 거의 같은 중요도를 가지며, 언뜻 정면성이 없는 건물로 비춰지기도 한다. 반면 배면이랄 수 있는 동측면은 바로 뒷건물 의 일조를 의식한 듯, 파라펫을 올리지도, 같은 패턴의 스킨으로 감싸지도 않은 채 전혀 다른 입면(알루미늄 패널 위 지정 색)을 구성하고 있다. ⓦ 그렇다면, 화장품 브랜드인 SK-II가 국내에 처음 오픈하는 부띠크 스파로 국내외를 통틀어 5번째 이며 최대 규모인 까닭에, 기존의 플래그십 스토어들 사이에서 브랜드에 대한 아이코닉한 접근을 고려하고, 동시에 아직은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특히 승효상이 설계한 제주석 마감 건물과의 사이의) 가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물을 의식해야 만 했다는 건축가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SK-II 부띠크 스파. 도산대로에서 바라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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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격이 있는 건축 ⓦ 남/서로 열린 코너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도산대로에서 호림미술관과 313갤러리 사이로 쉽 게 인지되며, 어떤 위치에서든 뷰 포인트(view point)를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주어진 과제 ‘상징적인 플래그 십 스토어로 어떻게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 것인가’에 대한 건축가의 해답은 ‘스펙터클한 이미지 대신 단순하지만 격이 있 는 건축’이었다. 자극적/과시적 형태로 어떻게든 튀어 보려는 건물군 사이에서 ‘덧붙임’이 아닌 ‘절제’로 오히려 돋보이는 건축을 하겠다는 역발상 전략이다. 이에 따라 건물 자체의 매스감과 비례 등은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고, 무엇보다 색의 선택이 관건으로 작용했다. “버건디 레드(Burgundy Red), 화이트, 실버 등의 색만을 쓰는 브랜드 특성상 건축에 다른 색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클라이언트 측은 ‘맑고 투명한 피부’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건축에도 그대로 드러나길 원했다.” 우선 건축가는 앞서 밝힌 전략대로 다소 무겁고 건축화되기 어려운 버건디 레드 대신 흰색을 주요 색으로 선택했 다. 상업 시설이지만 튀는 건물이 많은 곳에서 돋보일 수 있고, 눈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질리지 않는 색이란 이유에서다. “ 색 또한 도시적 맥락에서 찾은 결과이다. 서울이란 도시에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거의 공해 수준으로 화장한 건축들이 꽤 많다. 나는 되려 쉽게 질리게 되는 이러한 건물과는 좀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도산공원 앞의 새로운 건물 이 심플하고 깨끗한 백색의 이미지로 도시 안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흰 도화지와 같은 존재이길 바랬다.” 그 다음으로 ‘ 환히 속까지 비치어 보이는’ 투영한 이미지가 건축에 구현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는데, 그것은 백색의 표피에 버 건디 레드의 붉은 색이 스며나오는 방식, 즉 건물 스킨에 대한 고민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유쾌한 관심끌기의 수법 ⓦ 결론부터 말하면, 이 건물의 스킨은 두 켜(two layer)로 이루어져 있다. 백색의 알루미늄 타공판 뒤쪽에, 마찬가지로 구멍 뚫린(perforated) 붉은 쉬트지를 붙인 강화 유리 패널을 두고, 또 그 뒤에 LED 조명 패널을 넣은 형태이다. 그 결과 조명을 비추면 타공된 알루미늄 패널의 구멍 사이로 붉은 빛이 살며시 스며나오게 된다. 또한, 말 그대로 표피인 알루미늄 패널은 평평하게 붙은 것이 아니라 꺾인 형태로 나열되어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V자 패턴을 이룬다. 이러 한 입체적인 패턴은 낮 시간대와 보는 관점에 따라 빛의 그림자를 다양하게 바꾸고, 밤에는 조명에 의지하여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멀리서 보면 마치 사진을 확대시킨 것처럼 블로업(blow up)된 단순한 박스의 이미지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양 한 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최측근에서는 패널 사이사이로 붉은 색과 겹치는 장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처럼 근경과 원경이 전혀 다른 맥락의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건축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먼 거리, 가까운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의 인상을 염두에 뒀다. 특히 가까워질수록 깊이와 흥미를 더하는 스킨 만들기에 관심이 많다. 그렇게 함으로써 움직이 는 입면의 패턴들은 차량 안이나 길 위의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일루전(illusion)의 재미를 더한다.” 그것은 눈살 찌푸려지 는 호객 행위가 아니라 ‘매우 유쾌한 관심 끌기’에 다름 아니며, 장식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목적과 필요에 의한 스킨으로서 “도시에서 건물과 사람들이 소통하고 관계맺는 방법으로 이런 것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 주는 데 의의가 있기도 하다. 브랜드의 상징적인 패턴 ⓦ 2D적인 건물의 표피에 작은 변화들로 움직임을 발생시키고 그것을 통해 착시를 유도(optical illusion)하는 효과는, 햇빛을 쏟아내기도 하고 가리기도 하며 바람이 불면 나뭇잎을 흔들어 변화를 꾀하는 나무를 보면서 건물에도 그러한 아름다운 변화를 담아 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축가의 도전과도 같은 것이었다. ⓦ “동경의 오모테산도 플 래그십 스토어에는 더불 스킨의 사례가 많다. 미리 그러한 사례들을 조사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우리와 똑같은 접근 방식은 보지 못했다. 다만, 루이비통 매장이 로직(logic) 자체는 비슷했는데, 단순한 2D상의 패턴들이 약간의 거리를 두고 오버랩 되어 재미있는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랬다.” 그런데, 루이비통과 SK-II 매장 디자인은 브랜드를 상징하는 고유한 패 턴이 있냐 없냐에도 차이가 있다. 루이비통이 확연히 인식되는 팬턴을 가지고 있다면, SK-II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기존 패 턴이 없다. “건물을 올려다보면 다이아몬드 패턴들을 볼 수 있는데, 이 패턴들을 응용하면 브랜드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재미 있는 생각도 해 봤다. 물론 클라이언트 측에서 선뜻 결정을 못 내리겠지만, 그래도 실제로 초 청장 등에 응용하는 것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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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밤에는 LED 조명으로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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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재료, 국산 기술 ⓦ 한편, <SK-II 부띠크 스파>의 스킨이 보여 주는 미묘한 움직임은 건축가의 치밀한 계산이 있었 기 때문에 가능했다. “알루미늄 타공판의 구멍과 쉬트 구멍을 겹쳐서 만드는 일루전 효과는 구멍의 크기와 둘 사이의 거리 에 의해 좌우된다. 가장 적정한 값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와 목업 테스트가 선행된 것은 물론이다.” 건축가는 또한 이 건물 의 스킨에 적용된 디테일을 두고 로테크(low-tech)란 표현을 썼다. 비싼 수입 자재 대신 국내에서 수급 가능한 재료와 국 내 기술로 설치되었는데, 공사 기간이 짧고 예산이 정해진 상황에서 건축가의 역할은 국산재와 국산 기술로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 “현장 제작 방식을 배제하고 공장에서 유닛을 선제작하여 현 장에서 장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리모델링이었기 때문에 실측하여 유닛들을 나누는 작업으로 정확성을 기했고, 판별 로 번호를 매겨 일괄적으로 거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공장 제작 방식은 동절기 공사에도 도움이 되고, 퀄리티의 일 관성을 보장하는 데도 유리하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유지 관리에도 용이한데, 시간이 지나서 청소 를 하거나 조명 기구를 교체할 때도 유닛의 탈부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합리적이면서도 질적으로 우수한 시공성 은 관련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댐으로써 가능했다. 특히 건축가가 발주처에 직접 제안하여 설계 단계부터 클래딩 컨설턴트 업체(WIT)와 함께 디테일을 풀어내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비록 로테크라고는 하지만 디자이너의 의도가 반영된 만큼 일반적인 방식은 아니다. 새롭게 풀어내야 하는 것들인데, 건축가가 해결할 수는 없는 부분은 기술적인 파트너가 함 께 풀어줘야 한다.” 담담하고 자연스러운 ⓦ 담담하고 자연스러운 건축은 건축가 이영조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차분하고 완성도 높은 건 축, 오래도록 빛을 발하는 건축이 목표라는 그는 얼마 전 방한한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물리지 않는 자신의 건축을 스스로 빗대어 “차분하면서도 우아한”이란 표현을 쓴 것에 공감한다고 했다. 요란하고 튀는 건물들로 우리의 도시가 점점 우아한 맛을 잃어 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현실에서, 그가 지향하는 건축은 공공성의 차원에서도 윤리적이다. ⓦ 진행 | 정 귀원(본지 편집장), 사진 | 진효숙(본지 전속 사진가, 별도 표기 외)

SK-II 부띠크 스파. 목업 테스트. (사진 : 바이페이퍼스케이프 제공)  공장 제작된 유닛. (사진 : 바이페이퍼스케이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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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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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배면도와 좌측 입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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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스킨을 감싼 알루미늄 타공판의 입체적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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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더블 스킨 상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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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V자형의 패턴 사이로 붉은 색의 유리면이 보인다.

SK-II 부띠크 스파. 옥상 가든. 동측면은 뒷집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파라펫을 높이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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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부분 입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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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서측 입면. 매장이 있는 1층에만 창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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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2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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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 부띠크 스파. 4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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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Focus 17 | 김기중

지속 가능한 창조성과 일상성 —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 리뷰

ⓦ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 — 디자인이 디자인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은 어떤 디자인을 말하는 것일까? 전시장 입구 의 거대한 벽에 붙은 선언문은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일까? 나는 이 글귀를 읽으며 이번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시각적 매력 과 심미적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을 포기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은근히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유럽의 유명 미술관을 가고 싶 어하는 이유를 이 전시에서는 적용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러나 한편으로 이와 같은 철학적 우문은 ‘도가 도인 것은 도가 아니다’라는 노자의 문구에서 차용한 바, 동양적 사고에 기초한 것으로서 우리에겐 관습적으로 익숙한 사고이기도 하다. 즉 사물을 표 현함에 있어서 애매함은 오히려 그 사물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지나치게 명확히 표현하 려고 할 때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우선은 가능성을 배제하게 되고, 한두 가지의 현상과 기능으로 쉽게 단정짓거나 폄하 하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예로 자연 현상을 들 수 있겠는데, 관찰자의 기분에 따라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이 달라질 수밖에 없 는 자연 현상을 어떻게 텍스트로 표현해 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맥락에서 이 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치 설명하듯이 광 주에서 본 것을 기술하게 된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내가 본 만큼이 다일 수 있다. 하지만 모호함과 가능성을 열어 두고 글을 이어간다 면, 독자들은 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갖게 될 것이다. ⓦ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기대했던 것처럼 일반적인 미학 적 관점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디자인을 하면서 아름다움을 만들겠다는 자기과시적 욕망이 배제된 작품 일색 이었다. 이것은 건축가인 나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의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어려운 혹은 어떤 측면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작업 마인드 라고 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자가 어떻게 아름다움을 버리는 일이 가능할까? ⓦ 그러나 그것은 그저 아름다움을 버리자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포장된 아름다움’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안에 있는 말들을 과감하게 끄집어 내고 현실 을 얘기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가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그래서 그 진실함과 순수함을 가지고 디자인하자는 것이 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그러한 작품들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작품을 둘러보면서 현실감과 다양한 시각의 일상을 보여 주는 그 창조적이고 과감한 작업들에 점점 빠져 들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템플 그랜든(Temple Grandin)이 설계한 <인도적 도축장>()은 동물의 취급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 작업 이다. 동물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동물의 인지와 행태 연구에 기반한 농장 관리 시설과 도축 시 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한 것이다. 여기서는 동물에 대한 지독한 관찰을 통해 몇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우선 동물이 도 축장으로 가는 여정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주요 길(main drive lane)을 S자로 설계하여 길의 끝이 보이지 않게 만든 것이다. 심리적으 로 자신이 가는 길의 목적지에 대한 결정을 유보함으로써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고, 그 여정의 중간에 아주 작은 통 로도 만들었다. 이 통로는 태어나기 전에 경험하게 되는 작은 공간에서의 편안함을 동물이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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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은 동물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찰과 연구의 결과로 탄생되었으며, 작가의 자폐 경 력을 동물 행동학과 연결하여 성과를 거둔 것으로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과 그 거리감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담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특별히 주목할 부분은 통로의 길이와 폭 그리고 양쪽 S자 벽면의 높이를 산정해 냈다는 점이다. 우리가 공간 안에서 느끼는 감정을 공 간의 크기와 형태별로 산정해 낸 자료를 접할 수 있는데, 그랜든은 동물의 감정을 공간의 사이즈 및 형태와 연결하여 표현하였다. 이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서 실제로 건축가들에게도 어렵고 중요한 부분이다. 나 역시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감정의 정량화라는 키워드 로 이 부분을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만들어 내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공신력이 보장된 정량화를 위해서는 기 존 테이터를 축적하고 설문이나 관찰을 통해 그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추가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 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오히려 설문이나 관찰의 결과물이 과연 범용적으로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것은 관찰 의 의도와 설문의 방향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해석의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랜든은 자신의 경험과 집요함을 바탕으로 대상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관찰하고 연구하여 이런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홍콩의 극고밀도 공동 주거에 대한 소개 이미지와 주요 가구(3층 침대)()는 지속가능한 생존에 대한 경고이자 가능성을 보여 주 고 있는 작품이다. 일찍이 홍콩은 전례가 없는 고밀도 도시로 성장하고 발전해 가고 있는 도시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가 지구 미래 도시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도시로 홍콩을 지목하고 이를 모델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는 건 유명 한 얘기다. 이번 작품은 인구 밀도 증가와, 그 중에서도 고령 인구의 증가가 특 히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본적으로 홍콩의 공동 주택은 여 러 가지 유형과 수준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여기 소개되고 있는 공동 주택은 저 소득층을 위한 공동 주택이다. 중복도에다가 단위 세대의 깊이가 깊어 자연 채 광이 어렵고 통풍의 제약도 심한 열악한 초고밀도 공동 주택이다. 뿐만 아니라 주동 간의 거리에 대한 배려도 전혀 없는 건축물이다. 프라이버시는 애초부터 고려되기 어렵고 일조와 통풍은 정말 실낱 같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이런 건축 물은 시작부터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 문제와 위생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럼에 도 불구하고 도시에서 꼭 필요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이번 비엔날레에 전시된 작품은 철망으로 둘러싸인 단위 세대 내의 침대가 3층으로 표현되었다. 물론 취 침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이다. 이것은 침대 한 칸별로 임대를 주 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진의 노인은 20년 이상 이 닭장 같은 침대에서 생활해 왔다고 고백한다. 그야말로 <홍콩식 극초밀도 쉐어하우스>다. 우리 나라에서도 고시원, 쪽방 등 다양한 형태의 초고밀도 소형 공동 주거들이 존재한다. 소방이 나 위생상의 문제로 사회적으로는 퇴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한편으 로는 저비용으로 도시 안 공존을 가능하게 해 주는 저소득 계층의 해방구이기 도 하다. 과연 고령 인구가 도시와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그들만 모여 삶을 연 장해 가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주거 규모와 기능은 최소한으로 축소되 더라도 여러 계층과 함께 도시라는 다양한 인프라 아래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는 안도감을 가지고 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한 다. 이는 그랜든이 동물에 대해서 심리와 행동을 관찰하고 해석했듯이 인간, 즉 고령 인구에 대한 관찰과 존중을 통해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사 이즈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행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간 시설이 잘 갖춰 져 있는 현대 도시에서 사회적인 혜택을 받으며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도시적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운용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측면도 가지고 있다. ⓦ 일본 시미즈(Shimiz)사의 환경 섬 그린 플로트(The Environmental Island Green Float) 프로젝트()는 일본이 느끼는 환경적 공포와 두려움에 대한 과학적 건축적 결과물이다. 마치 공상 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이런 거대 구조물을 이용해 서 땅을 만들고, 그 구조물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모하는 자기 순환적인 완결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런 제안은 극단적 인 상황 속에서 선택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최근의 이상 기후와 재해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그 날따라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특히 상층부에 형성된 테라스형 주거와 기반 시설과의 조닝과 연결 방식은 건축적이면서도 기계적인 효율성을 함께 보여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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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Focus 17 | 김기중 |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리뷰

있다. 인간은 그동안 자연과 함께하면서 자연을 훼손하고, 또 환경도 훼손하면서 대책없이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삶을 살아온 것이 사 실이다. 반면 이 작품은 인간들이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나무가 되어서 그 자체가 자연이고 환경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 다. 아마도 이런 구조물에서의 삶은 무엇보다 공동 생활과 커뮤니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될 것이다. 함께 사는 사회, 서로 나누는 사회가 될 때 인간은 환경과, 그리고 다른 인간들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 율 반 리샤우트, 아틀리에 바 리샤우트의 <슬레이브 시티(Slave City)>()는 기존의 가치, 윤리, 미학, 도덕, 식량, 에너지, 경제, 조직, 관리, 시장을 뒤집고 뒤섞어서 재조직하고 새롭게 디자인한 인구 20만 명이 사는 도시이다. 이 곳 주민들이 매일 사무실에서 7시 간, 들판에서 7시간, 총 14시간을 일하고 3시간 휴식을 취한 후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제로에너지 마을이다. 그러면 취침 시간은 11(?7???)시간? 그럼 식사 시간은? 그런데 이 프로젝트를 보면 우리들의 삶이 과연 이보다 더 나은지 반문하게 된다. 가까운 미래가 분명 하게 보장되어 있다면 어쩌면 모든 일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자포자기성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해 본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어떤 마을이나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산 동력을 만드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든다. 그 원동력이 인간적인 것들을 최소 화함으로써 가능하다는 씁쓸함은 있지만…. ⓦ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렇듯 지속 가능성을 근간으로 일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를 정량화하여 건축물이나 기구들을 제안하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전시회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일상, 즉 현실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정당한 고려를 통해 아프 지만 필요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된 것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유익한 전시였다. ⓦ (사진 자료 제공 : (재)광주비엔날레) 김기중 | 성균관대학교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주)정림건축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부터는 ㈜건축사사무소 2105의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겸임 교수와 서울시 주택 본부 소형 주택 활성화 TF팀 자문 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말레이지아 암팡 주상 복합 프 로젝트, 수유동 도시형 타운하우스, 중앙대학교 에듀하우스, 연남동 도시형 생활 주택, 중앙대학교 대운동장 보행로 신축 설계, 연남동 오피스가 있으며, 1~2인을 위한 소형 주거 연구 용역과 강소 주택, 미래 주택 건설 방향에 대한 연구 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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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박태홍의 <리첸시아 방배>는 공간의

워크 Work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조건들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을 매개 변수화하여 파라메트릭 디자

박태홍 Park Taehong

인 기법을 통해 집합 주거의 입면이 그 것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지를 잘 보 여 주는 작품이다. 이는 순차적인 설

박태홍

계 과정에서 간과할 수 있는 변수들 을 보다 폭넓게 반영하여 대량 생산에 따른 획일화를 극복하자는 데 그 의의 가 있다. 특히, 건축가는 디지털 디자 인 프로세스는 무엇보다 기본적인 사 고 방식부터 디지털화된 바탕이 있어 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러한 측면에 서 건축가의 ‘엑셀을 이용한 파라메트 릭 디자인’은 역설적으로 시사하는 바 가 크다. 진행 | 정귀원(본지 편집장), 사진 | 진효숙(본지 전속 사진가, 별도 표기 외)

박태홍 |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졸업하던 해에 제3회 대한민국 건축대전 대 상을 수상하였다. (주)범건축, (주)삼우종 합건축사사무소, (주)장건축에서 실무를 익 힌 후, 영국의 AA School GDG(Graduate Design Group)에서 수학하였다. FOA와 OMA에서 다수의 도시와 건축 프로젝트 에 참여하였으며, 귀국 후에는 건축연구소 유토(UTOlabs)를 운영해 오다가, 2010년 부터 (주)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건축가학교 (SAKIA)와 서울건축학교(SA), 어린이건 축학교 등의 여러 건축 교육 프로그램의 튜 터로서 참여하였고, 여러 대학의 강단에서 후학의 교육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철암 지역 건축도시작업팀의 일원으로 도시 재생 작업에도 참여하였고, 1999년 <한국 건축 100년>전을 필두로, <이것은 전원 주택이 아니다>전, <서울에 산다>전, <테크노폴리 스의 여름나기>전, <criss-CROSS>전 등의 전시 활동을 통한 건축과 타 예술 장르 또는 대중과의 소통에도 관심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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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워크 Work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박태홍 Park Taehong

리첸시아 방배 정면. 파라메트릭 디자인 기법을 이용하여 엑셀이 만들어 낸 입면으로, 대략 400여 개의 창호는 모양이 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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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첸시아 방배 박태홍의 프로그램 전이 실험 — 파라메트릭한 수단에 의한 디자인과 건축에 대하여 출발 ⓦ “이 작품은 결과물로 나타난 스킨의 시각적인 측면만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프로세스(process)와 로직 (logic)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다양한 건축 작업은 물론 꽤 많은 강연과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건축 세계를 단단하게 굳혀 온 건축가 박태홍은, 아쉽게도 그동안 주요 작품이라고 할 만한 작업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타협된 “서 자”와도 같은 전작들을 두고 딱히 “내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그에게 <리첸시아 방배>는 줄곧 가지고 있었던 건축적 사고를 구현해 볼 수 있는 운 좋은 기회였다. ⓦ “2007년에 시작된 일입니다. 당시 장건축의 옛 멤버들이 모여 사무실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다른 분이 수주한 일이었는데, 전형적인 주상 복합 건물의 초기안을 두고 사업성 문제 가 거론되던 시점에서 우연찮게 제가 다시 맡게 된 거예요.” ⓦ 출발은 우리 나라 집합 주거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 제에서 시작됐다. 양적 성장에 따른 획일화가 생활 방식마저 위협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 보는 데 의미를 둔 것이다. ⓦ “집합 주거는 태생적으로 획일화의 성향을 가지고 있죠. 수많은 개성들이 각기 다른 환경과 다 른 생각을 가지고, 같은 규격에 모여 삽니다. 군복무를 마친 지 오래됐건만, 또 하나의 제복을 입고 전체화되어 살고 있는 거예요. 차이라고 해 봤자 군번을 연상케 하는, 숫자로 표현된 동수와 호수뿐입니다.”

리첸시아 방배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55-14 대지 면적 : 3,342.4m2 연면적 : 25,770.49m2 건폐율 : 56.89% 용적률 : 457.18% 규모 : 지하 4층, 지상 16 설계팀 : 장원정, 강민정, 이민영, 전영상, 장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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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 채광, 환기, 프라이버시, 조망 등의 항목을 공간별로, 향과 층, 전망 등의 요소에 따라 상대 비교할 수 있는 가중치를 만들어 내고, 엑셀에 서 포뮬라를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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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워크 Work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박태홍 Park Taehong

혁신적 주거 공간의 제안 ⓦ 결과는 매우 파격적인 내부 공간 구성으로 드러났다. 마침 건축가들의 새로운 생각과 방 식을 선호하던 클라이언트(금호건설) 측은 그의 계획안에 반색했다. 그러나 그대로 짓자는 애초의 결정은 계획안이 낯 설어 분양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아쉽게도 뒤집히고 말았다. ⓦ “실무자들이 극구 반대를 했어요. 결국엔 일반 적인 주상 복합 건물의 평면으로 결정되고 말았습니다. 이슈가 스킨에 집중되어 있어서 제가 입면 계획만 제안한 것 으로 아는데, 원래는 내부 공간까지 다 한 거예요. 그대로만 지어졌다면 훨신 더 혁신적이었을 텐데…. 그나마 펜트 하우스 부분에 인테리어 디자인 팀이 비슷한 컨셉트를 도입했어요.” ⓦ 아쉬운 대로 남아 있는 모형을 통해 초기 평 면 계획을 엿볼 수 있다. 단면상으로 복층형 구조의 유니트가 또 다른 세대를 ㄱ자 형태로 감싸 안은 형태라든가, 계단 과 브릿지 등으로 마치 퍼즐처럼 끼워 맞춰져 있는 형태는 한눈에 보더라도 범상치 않은 것들이다. ⓦ “초기 단계여서 평형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고 퍼즐링만 해 본 거예요. 어떤 집은 1층으로 들어와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브릿지를 통해 다른 세대의 2층 부분을 쓸 수 있어요. 또 어떤 집은 밖에서는 전혀 예측 불가능한 큰 공간을 갖게 됩니다. 수 영장이나 볼풀로 쓸 수도 있고, 사용자가 조각가라면 아틀리에로 사용해도 되고요. 또 롯데캐슬에서 훤히 들여다 보 이는 부분은 막고, 채광이나 일조를 측창에서 해결한 집도 있어요.” ⓦ 보통 이러한 공간 구성은 ‘밋밋한 공간에 변화 를 꾀한 것’이라거나, ‘연출을 통해 극적인 공간감을 부여하기 위한 것’쯤으로 추측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건축가가 밝힌 독특한 계획의 배경에는 그러한 자의적 해석을 무색케 하는 전혀 다른 이유가 있다. ⓦ “땅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풀어낸 겁니다. 서향인 데다가 정면으로 롯데캐슬이 딱 버티고 서 있어서 그다지 좋은 조건의 땅이라곤 할 수 없죠. 자연히 불리한 향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조건에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설계를 하면 어떤 집은 완 전한 서향 집이, 또 어떤 집은 동향 집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보다는 향을 모두 공유하자, 그러니까 한 집 안에 어떤 부분은 서향이고 어떤 부분은 남향이고 또 어떤 부분은 동향인 공간을 만들자, 그러다 보니 집이 이렇게 홑집처럼 긴 형태가 된 겁니다.” ⓦ 남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는 거의 강박증에 가까워서 ‘전 세대 남향’이라는 광고 문구를 생산해 낼 정도이다. 하지만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을 생각해 보면 모든 방들이 다 남향을 갖지는 않는다. 용도에 맞 게 어딘가는 북향이고, 또 어딘가는 꽉 막힌 데가 있기도 한 것이다. ⓦ “남향은 항상 진리일까요? 어떤 이는 남향 볕 을 따뜻하게 느끼겠지만, 또 어떤 이는 눈만 부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여길 수 있겠지요. 단적인 예로 강북 강변의 아파트들은 남향과 한강의 조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그 조망이라는 것이 강렬한 햇빛을 거슬러서 그늘 이 진 경관만을 보게 되지요. 그래서 거의 하루종일 커튼을 드리우고 있는 집도 많은 반면 강남의 아파트 중에는 북 향임에도 커다란 창이 있는 거실을 만들어서 편안한 눈으로 햇볕을 받고 있는 사물을 바라보는 것을 즐기기도 합니 다.” ⓦ <리첸시아 방배>의 초기 단위 세대 평면안은 사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공간의 쓰임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늘상 보던 아파트와 전혀 다른 구조는, 몇 평형에 방이 몇 개인지부터 묻는 일반 적인 거주자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닐 듯하다. ⓦ “아마도 타겟 마케팅을 해야 할 거예요. 이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타겟 마케팅을 한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무튼 마지막에 채택되지 못 한 것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실현 가능한 날이 올 거라 보고 잘 보 관하고 있지요.”(웃음, 부득이하게 도판으로 소개되지 못함을 양해 바란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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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첸시아 방배 입면 전개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디지털 건축은, 방법론으로서의 디지털이 아니라 철학적, 관념적 디지털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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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의 조건 ⓦ 클라이언트 측에서는 못내 아쉬웠던지 대신 입면 계획을 요청해 왔다고 한다. 천편일률적인 스킨은 이 제 소비자들에게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으니 뭔가 좀 색다른 것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것. 건축가는 기존의 방식으로 얼 마든지 다른 것을 쉽게 그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어떤 논리적인 틀을 세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사실 로직을 구축하고 입면을 구상하는 경우는 우리 나라에서 그 사례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방법이기도 하다. ⓦ “ 기본적으로 나는 입면과 평면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아요. 스킨은 그 공간에 종속적인 것으로서 공간에 담겨 있는 프로그램과 점유자의 개성과 내외부적 상황이 배어 나오게 되지요. 따라서 평면부터 계획해 놓고 입면을 멋지게 그 리는 방식은 아닌 거예요. 이러한 태도는 스튜디오 수업을 진행할 때도 유효합니다. 평면 계획을 끝내고 입면을 그 리겠다는 학생들에게 풀 팩키지를 놓고 시작할 것을 권하면서 평면과 입면과 단면이 거의 동시에 무르익어 가야 한 다고 말합니다.” ⓦ 그런 태도를 견지하는 입장에서 별도의 입면 계획을 의뢰받는 건 썩 내키지 않는 일이겠다. 지양하 자는 것을 정작 본인이 하게 생겼으니 부담스럽기도 할 터. ⓦ “그런데 평면 구성을 뜯어보니까 3층에서 7층까지 똑 같은 평면인데도 다른 점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예를 들어 3층에서는 창문을 열면 거리의 소리도 들리고 사람들의 얼굴도 인식되지요. 반면 위층으로 올라가면 그런 조건과는 무관하게 돼요. 대신 빌딩의 옥상들과, 아래층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원경이 보이지요. 길거리의 소음 대신 하늘에서 들리는 도시의 소리가 가깝게 들립니다. 일조도 마찬가지 예요. 같은 서향이라도 높이에 따라 빛의 상황이 달라요. 바람도 하부의 바람과 상부의 바람이 물리적 감성적 차이 를 가지고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하부는 내부 지향적이고 상부는 외부 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향은 또 어떻습 니까. 남향은 따뜻한 몸을, 북향은 편안한 눈을, 동향은 신선함을, 서향은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그러 한 조건들을 받아들이는 방법론으로 착안한 것이 바로 파라메트릭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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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첸시아 방배. window matrix.

15가지의 대량 생산된 프로토타입들을 기반으로 각각의 특성화된 조합 방식을 적용하여 완성시킨 리첸시아 방배의 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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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워크 Work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박태홍 Park Taehong

파라메트릭 디자인 ⓦ 파라메트릭(parametric) 디자인이란 건축 형태에 영향을 주는 조건들을 계산식에 의해 매개 변 수화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형태를 변형, 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량 생산이 20세기 초의 이상적인 방식이었다면, 21 세기는 자동 생산 방식을 적용하면서 맞춤 생산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차별화하는 능력을 가진 생산 방식이 발전 하고 있다. 더욱이 컴퓨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도구의 발달이 개별적 특징을 고려한 대량 맞춤 생산 방식으로의 전환을 더욱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 “어렵고 그럴싸한 용어로 들릴 지 모르겠지만, 사실 알고 보면 별 게 아니예요. 굳 이 파라메트릭 디자인이라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건축가들은 이미 파라메트릭한 디자인을 하고 있지요. 단지 사고 력이 미치느냐 아니냐의 차이, 그러니까 3층하고 10층하고 다른 점을 집어낼 수 있냐 없냐의 차이입니다. 누구든지 그 차이를 집어 낸다면 그걸 디자인에 어떤 방법으로든 반영할 거고요. 디지털 도구로 하든 머릿속으로 하든 스케치 로 하든 그 비슷한 과정을 모두 거치고 있는데 굳이 제가 파라메트릭디자인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을 좀 더 체 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디자인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의미일 뿐이죠.” ⓦ 건축가 박태홍의 파라메트릭 디자 인 수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작은 차이들이 모여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는 명제 하에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변수들을 설정하고 그것에 각각의 등급(grade)를 매긴다. 그리고 각각의 등급에 대 응하는 프로토타입 유닛(prototype unit)을 설정한 다음, 여러 변수들의 종합을 고찰하여 스프레드 시트(spread sheet) 를 이용한 조합 방식(assembly class)을 만들어 낸다. 각각의 프로토타입은 일괄 생산되어 집합 체계(assembly method) 에 따라 조합 방식이 결정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리첸시아 방배>의 400여 개의 창호는, 15가지의 대량 생산된 프로토 타입들을 기반으로 각각의 특성화된 조합 방식을 적용하여 서로 다름을 표현해 내는 방법으로 구체화됐다. ⓦ “주거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조, 채광, 환기, 프라이버시, 조망, 이렇게 다섯 가지 항목들을 방, 거실, 주방, 식당 등 의 공간에, 향과 층, 전망 요소 등등을 고려하여 상대 비교할 수 있는 가중치를 만들어 냅니다. 그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도구가 필요하게 됐고, 판단이라는 게 사실 기초적인 단계인데, 엑셀에서 포뮬라(formula)를 짰어요. 조건 에 따라 차별화된 결과값을 뱉어 내게 조작하는 거죠.” ⓦ 그 값에 의해 적절한 프로토타입이 결정된다. 이를 테면 채 광이나 환기, 일조 등은 매우 중요한 것에서부터 필요치 않는 경우까지 몇 가지 등급으로 범위를 나누고, 엑셀이 뱉어 내는 값이 포함되는 범위에 따라 환기와 일조, 채광의 타입을 채택하여 서로 조합시키는 것이다. ⓦ “결국 엑셀이 창호 도를 만들어 내는 셈이에요. 현장에 가면 작업하는 창호가 제대로 붙은 것인지 현장 소장이 물어보기도 했는데, 사 실 저도 잘 모르는 거죠.(웃음) 결과적으로 이 집에 대략 400개의 창호가 있지만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게 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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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워크 Work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박태홍 Park Taehong

디지털 건축 ⓦ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하나. 변수를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형태를 생성하는 방법 안에서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혹시 궁극에는 건축가의 창의성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변수의 선택과 제어, 혹은 새로운 프로토타입 디자인 등에 건축가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는 이의가 없을 듯하다. 게다 가 최후의 화룡점정을 찍는 것도 건축가일 테니까. ⓦ “<리첸시아 방배>의 스킨을 보면 앞서 설명한 논리 등과 무관 한, 감각적으로만 덧붙여진 요소들이 있어요. 칼라 유리를 쓴 부분과 약간 돌출된 부분이 대표적인데, 매스상에서의 양념이랄까, 매스가 너무 둔해 보인다거나 지루해 보이는 것을 분절하고 조절하기 위한 장치이지요. 사실 저는 그 렉 린(Greg Lynn)처럼 극단적인 디지털 건축가는 아닙니다. 다만 그 중간 어디쯤을 가고자 하는 거예요. 당연히 로 직에 감성적인 면도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에 모든 것을 맡겨 놓는 것은 아무래도 경계해야겠죠.” ⓦ 만 약 공간이 애초의 의도대로 설계되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로직하고 풍부한 스킨이 되었을 것이라는 건축가의 말에, 공간을 구성하고 평면을 짜는 것부터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은 어떨까, 우문을 던져 보았다. ⓦ “초기의 평 면 계획 또한 서향이란 조건을 파라미터로 받아들인 결과에요. 아니, 그것은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의식하지 않는 사 람들도 다 하는 접근 방법이지요. 오피스 설계에서 일단 천창고가 얼마고 조도가 얼마고 하는 것은 누구나 파악하 는 것들이잖아요? 또 만약 그 공간에서 탁구를 친다고 하면 필요한 만큼 천장고가 높아져야겠죠. 그렇게 받아들이 는 것 자체가 파라메트릭 디자인이라는 거예요. 단지 각종 요소들을 파라미터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에서 어 느 정도의 예민함과 섬세한 시각을 소유할 수 있느냐, 또 어느 정도의 시스템을 갖고 체계적으로 수행하여 결국은 논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느냐의 차이겠지요. 분명한 것은, 아파트나 주상 복합 건물의 천편일률적인 구성은 그 러한 파라미터를 무시한 결과라는 겁니다. 섬세한 시각을 갖지 못해서 일방적으로 단순화시키고, 다름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은 결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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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워크 Work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박태홍 Park Taehong

디지털 도구 ⓦ 분명히 파라메트릭 디자인 방식은 기존의 프로세스에서 볼 수 없었던 보다 넓은 한계, 동시다발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조건들을 포함하여 형태를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더 복잡한 조건(이를 테면 사회 현상까 지)을 파라미터화할 수 있다면 더욱 알찬 결과물 혹은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 “당연합니 다. 전 세계적으로도 건축이라는 분야의 아주 오랜 숙제가 ‘어떻게 하면 형이상학적인 개념 체계와, 그것의 구체화로 서의 건축이라는 결과물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느냐’였고, 그에 대한 수많은 방법론들이 제안되고 있지만 아직 까지도 실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죠. 당연히 아직은 많이 미흡합니다. 논리적인 접근이 적절한 결과로 드러난 부분 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내가 만약 같은 프로젝트를 지금 다시 한다면 엑셀이 아니라 다른 툴을 썼을 거예요. 그 당시와 비교해서 툴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는데, 사실 <리첸시아 방배> 는 거의 주먹구구식이었 지요. 새로운 툴을 쓴다면 더욱 밀도 있게, 더욱 논리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는 사실이지만, 현대 건축의 디지털 디자인 프로세스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초기의 디지털 미디어들이 디 자인의 시각적인 도구로만 사용되었다면, 오늘날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프로세스와 디자인을 형성하는 논리로서의 가 능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 “레빗(revit)도 가능성이 많은 것 같고, 라이노(rhino)와 그래스호퍼(grasshopper) 같은 프로그램이나 DP(digital project)도 응용해 보면 좋을 듯해요. 그래서 한번 접근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많은 건축 사무소에서 레빗을 쓰기도 하지만 그 툴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레빗 자체가 파라메트릭 덩어리거든요. 수많은 파라미터들이 형태를 만들고 바꾸기도 하는데 우리는 디자인을 다 해 놓고 그러한 툴을 표현이나 빠른 수정의 도구로만 씁니다. 다시 말하면,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적용이 되어야 제대 로 된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할 수 있는데, 일단 손으로 디자인한 다음 레빗에 옮겨서 이리보고 저리보고 하는 단순 모델링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가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디지털 프로세스라는 것은 절대 도구 에 의해서만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기본적인 사고의 방식부터 디지털화된 바탕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 시 말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디지털 건축은, 방법론으로서의 디지털이 아니라 철학적, 관념적 디지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나라의 디지털 건축은 방법론적 혹은 표현적인 도구로서만 진일보하는, 비 정상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사고의 도구로서의 역할은 무시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래서 <리첸 시아 방배>의 경우 엑셀을 사용했다는 것이 오히려 제가 생각하는 디지털 프로세스를 역설적으로 표현한다고 봐요. 수백만 원, 수천만 원하는 엄청난 프로그램이 아니라 고작 엑셀이라니….”(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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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워크 Work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박태홍 Park Taehong

또 다른 실험들 ⓦ 파라메트릭 디자인은 건축가 박태홍이 오래 전부터 그 구현을 꿈꿔 오던 방식이다. 하지만 작은 개인 주택을 주로 설계해 온 그에게 그것을 적용해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던 차에 <리첸시아 방배> 프로젝트를 만 나게 됐고, 파라메트릭 디자인 방식으로 스킨을 완성한 후에는 디지털 디자인 프로세스와 로직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 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됐다. 다행히 <리첸시아 방배>는 올해 서울건축문화제에서 제29회 서울특별시 건축 상 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다. ⓦ “루이스 칸이 그랬죠. 채광을 위한 창과 조망을 위 한 창은 다르다고. 물론 채광창으로도 어딘가를 바라보기는 하겠지만 처음부터 목적과 의도는 다르다는 거예요. 제 파라메트릭 디자인은 그것에서 착안되어 10여 년 동안 고민해 온 방식입니다. 사실 이런 방식은, 특히 유럽 쪽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인데, 방법론으로서의 새로운 시도에 관심이 많은 유럽의 건축가들이 <리첸시아 방배>의 입면 디자인 방식에 많은 흥미를 느낀다는 이야기를 그 곳에 가 있는 제자에게서 전해 들은 적이 있어요. 아무튼 감성적 접근이 아닌 이러한 방법도 있구나, 라는 게 국내 건축계에도 많이 알려졌으면 합니다. 그러고 보면 서울시건축상을 응모하게 된 것도, 물론 개인적인 영광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다른 방식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어요. 같은 방식으로 다른 건축가들에 의해 실험되고 시도되어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물론 저도 계속 또 다른 실험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저게 어디가 좋아서 그런 상을 받았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면 그야말로 성공입니다.”(웃음) ⓦ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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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첸시아 방배 내부에서 바라본 각 실의 창호. (사진 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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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워크 Work 리첸시아 방배 | Richensia Bangbae 박태홍 Park Tae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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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첸시아 방배. 4~11층 평면도.

리첸시아 방배. 15층 평면도.

리첸시아 방배. 16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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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김원진 Kim Wonjin

김원진 김원진 | 세종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YKH_LAB의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 중이며, 다양한 건축, 도시 계획,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하

 Lotte World Plaza.

고 있다. 최근 중국 복합 주거 단지, 부여 프리미엄 아울렛, 마린 테라스 리조트, 중국 쉐중시 아파트형 공장 등의 작업이 있다.

트로이 목마 — 작품성과 상업성 사이 YKH_LAB ⓦ 1955년, 일본계 미국인 미노루 야마사키(Minoru Yamasaki)는 미국 미시간에 Yamasaki Associates를 설립하게 된다. (그 는 911 테러의 대상으로 유명한 World Trade Center의 설계자이다.) 이 설계 사무소는 중국계 미국인 윌리엄 쿠(Willium Ku), 한국계 미국인 홍태선(Tae Sun Hong) 등 한중일 건축가들이 3세대에 걸쳐 50년이 넘는 역사를 구축해 왔다. 우리 나라에서는 2000년에 야마사 키 코리아(Yamasaki Korea)라는 한국 지사의 형태로 시작되었다. 미국의 경기 침체로 본사가 문을 닫은 후에도 한국 지사는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1년 초 그 명칭을 Yamasaki.Ku.Hong Associates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고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YKH_LAB은 일 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1년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Yamasaki.Ku.Hong Associates의 디자인 랩이다. 이 곳은 기업형 설계 사 무소에 속해 있으면서도 아틀리에의 특징을 더 많이 갖추고 있으며, 기업이 원하는 효율성 내지 생산성을 시대가 요구하는 디자인의 가 치에서 찾기 위해 다양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기업형 설계 사무소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거나 찾으려고 하는 설계팀을 보유한다는 사 실이 왠지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극단적인 이윤 추구의 장에서는 당연히 건축적 의미보다 경제적 가치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 색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듯 YKH_LAB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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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김원진 Kim Wonjin

A—작가성 그리고 상업성 ⓦ 회사 이야기를 좀 더 해보겠다. 미노루 야마사키라는 걸출한 건축가의 시대가 지나가고, 이후 중국계 미국인 Willium Ku와 현재의 홍태선 대표가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아 운영하였으며, 이 때부터 한 사람의 작가에 의한 사무실이기보다는 여러 파 트너에 의해 운영되는 사무실로 그 성격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2000년도에 설립된 분사 야마사키 코리아는 분당 파크뷰를 무영건축과 당선 하면서,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프로젝트 위주로 많은 아파트와 주상 복합 건물, 상업 시설 계획을 하였다. 한때 러브하우스로 알려진 양진석 과 같이 Y GROUP이라는 합병 회사 형태로 운영된 시기도 있었다. 소위, 가장 작가주의적인 사무실의 성격에서 가장 상업적인 성격을 가 지게 된 셈이다. 한국에서의 시작이 그러했기 때문에 많은 건축적 활동에도 불구하고 한국 건축계 안에서 변방의 건축으로 여겨진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흥미로운 점은 상업적인 건축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소위 ‘작가’들이 주축이 된 헤이리와 파주출판단지 건축 에도 개입하는 기회들을 가졌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헤이리 내에서 단일 건축물로는 최대 규모의 상업몰인 <THE STEP>을 설계했 고, 또한 현재 4만평 규모의 대규모 <파주 롯데 아울렛>을 2차 파주출판단지에 건설 중에 있다. 이 또한 파주출판단지 1, 2차에 들어서는 단 일 건물 중 최대이다. 이러한 시점에 만들어진 YKH_LAB의 당면 과제 중 하나는 오랜 기간 상업적인 성격으로 덧씌워져 있던 과거의 모습 을 발굴하고 이 시대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로 전환하는 것이다. A—미노루 야마사키와 아이덴티티 ⓦ ‘YKH_LAB의 작업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목표를 규정하기 위해 매 작업들에서 팀원들의 열정과 그만큼의 수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의 상황은 시장 요구 중심의 작업 시스템을 결과물의 질 중심으로 재편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시점에 있다. 매 작업이 알을 깨고 나오는 것처럼 어렵기도 하고 위태롭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게 안전한 둥지가 되어 주는 회사의 지난 역사에서 영감과 희망을 떠올린다. 특히 작업이 쌓여 갈수록 설립자인 야마사키의 작업은 YKH_LAB이 추구해야 할 이상처럼 느껴지 기도 한다. 그가 설계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설명함으로써 YKH_LAB이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들의 실마리들을 찾아 보고자 한다.

 World Trade Center.  Elevation of World Trade Center.  Typical Floor Plan of World Trad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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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김원진 Kim Wonjin

A—① 월드 트레이드 센터 ⓦ 911 테러로 잘 알려진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야마사키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다. 처음 대지를 보았을 때 그 가 생각한 것은 건물의 형상이 아닌 빈 공간(Void)이었다고 한다. 그는 빽빽하게 들어선 마천루들 사이에 비슷한 마천루로 공간을 채우는 것보다 오히려 건물이 아닌 빈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여러 개의 낮은 빌딩보다 두 개의 높은 타워를 디자인하게 된다. 1968년에 착공하여 1973년에 완공했으며, 마지막 결과물이 완성되기까지 무려 105개의 대안을 거쳤다. 월드트레이드센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건축적 요소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 부분이나 공법 부분에도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허드슨 강보다 약 3피트 정도 밖에 높지 않아 발생하는 디워터링(de-watering)의 문제를 가진 대지와, 기존의 PATH 레일로드를 정상 운영하며 비용 절감을 해 달라는 건축주의 요청은 쉽지 않은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이에 야마사키는 지하철역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슬러리 트랜치 월 시스 템 (Slurry Trench Wall System) 공법을 적용해 약 2천만 불 이상의 공사비를 절감시켰을 뿐만 아니라 뉴저지로부터 오가는 PATH를 중 지시키지 않고 계속 운행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기존에 흔히 사용하던 X-브래이싱 구조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튜브 방식을 채택 하여 공사비의 절감뿐만 아니라, 건물의 중심 코어와 외부 스킨 사이에 무주 공간을 제공하여 임대 공간 증대라는 또 다른 경제적 이익도 가져다 주었다. 더불어 3M사에서 개발한 점성과 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비즈코우래즈틱 댐퍼(Viscoelastic Damper) 시스템을 각층의 구조 보(beam)의 끝부분에 부착하여 자동차에서의 쇼크 앱소버(shock absorber)처럼 풍하중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가능하게 하였으 며, 여기서 얻어지는 열에너지를 재활용하였다. 3피트 4인치, 18인치의 외부 입면 칼럼 사이즈(column size)와 19인치의 창호 크기의 층간 정면 유리(floor-to-ceiling glass) 사용은 고층 건물에서 발생하는 고소공포증(acrophobia)을 방지하기 위해 수많은 스터디를 통해서 얻 은 결과였으며, 또한 비랜딜 트러스 튜브 방식의 구조에도 적절한 선택이었다. 또한 스틸 프레임의 95%를 공장 규격 치수로 설계하여 공사 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컬럼 클래딩(Column Cladding)의 U자형 디자인은 아코디언에서 볼 수 있는 수평적인 신축과 수축 (expansion& contraction)을 견딜 수 있게 디자인되었으며, 아울러 이 클래딩에 비치된 홈은 바로 외부 창호 청소를 위해 AMF란 회사에 서 발명한 최초의 무인 청소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함이었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스카이로비(sky-lobby) 엘리베이터 시스템 개발은 그 때 당 시만 해도 초고층 빌딩에서 가장 문제시되던 과다한 엘리베이터 샤프트 공간을 위한 해법이었다. 이 시스템은 전체 건물을 세 개의 수직 존 (zone)으로 나누고 각각의 구간을 운행하는 로컬(local)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비용 절감을 하였으며, 두 개의 스카이로비를 설치하여 지 상 1층으로부터 각각의 구간을 연결하여 갈아 탈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엘리베이터 샤프트 공간을 서로 절약할 수 있게 하여 약 15~17% 의 임대 공간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WTC의 건립 과정은 조형적이며 모뉴멘탈한 것으로만 인식되었던 건축물이 단순히 건 축가의 감성에 기댄 작위적인 방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라는 테두리 안에 얽혀 있는 수많은 조건들에 충족하는, 그래서 그 속에 서 적합한 합의의 과정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로써 우리에게 다양한 생각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A—② Rainier Bank Tower ⓦ 우리 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YKH_ LAB의 비전에 또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특히 미노루 야카사키라는 건축가의 사업가적 수완이 빛나는 프로젝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계획 대지는 저층 건물로 둘러싸인 블록 한가운데에 위치하여 수직 타워를 짓기 에 사업성이 부족한 대지였다. 또한 주변 저층 건물을 사들이기에는 터무니없이 높은 협상 금액은 사업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었다. 여기서 그는 저층 건물의 ‘ 공중권’을 사들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를 제안했다. 최종적으로 높이 14층 까지 바닥 면적이 넓어지는 형태를 취하며, 15층부터는 임대가 가능한 큰 바닥 면적을 갖는 형태가 되었다. 바닥 면적상 오피스로 사용하기 어려운 14층까지의 저층부에는 모든 설비 시설을 위치시키고 개구부가 필요 없는 곡면의 노출 콘크 리트 덩어리를 디자인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 완 성되었다. 15층부터 상대적으로 좋은 전망과 임대 조건이 우수한 오피스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은 건축주가 원하는 사업성 그리고 건축가의 건축적 지혜가 돋보 이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Rainier Bank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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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김원진 Kim Wonjin

A—미노루 야마사키와의 연속성 ⓦ YKH_LAB과 관련하여 종종 “미노루 야마사키와의 연속성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듣는다. 우선, YKH_LAB의 최근 작업에서 야마사키의 건축적 철학과 스타일로부터 교집합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그동안 여러 파트너들 에 의해 다양한 색깔이 입혀졌다는 것이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업에 서 존재해 왔던 여러 이야기 안에서 앞으로의 작업의 의미와 다양한 교집합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그의 프로젝 트가 말해 주듯이 하나의 건축물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외부 조건들과 절묘한 접점을 만들어 가는 방법들이, 어쩌면 우리가 처한 조건 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야 할 즐거운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의 건축적 사고의 연결 고리를 찾고 또 다른 줄기를 만들어 가는 것, 그 역시 YKH_LAB의 숙제이기도 하다. B—상업 건축 : 상업 속의 건축술, 건축 속의 상술 그리고 건축적 상술 ⓦ 여기서 YKH_LAB에 대한 표현 중 ‘상업적인 건축을 하는 설계 팀’보다는 ‘상업적 프로그램을 주로 다루는 설계팀’이라는 표현이 더 옳은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건축 작업은 분양과 관련된 혹은 혹독한 시장 논리 안에서 작업을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건축적 의지보다는 건축주 혹은 그 사업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결과물들을 소위 ‘찍어 내듯’ 생산해야 했으며, 대략 지난 21개월 동안 14개 이상의 계획안을 만들어야 했 다는 사실에서 여느 대형 설계 집단이 가진 고충을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한 기간 동안 우리의 작업 속에서 찾 으려 노력했던 것을 ‘상업 건축 속의 건축적 상술’로 설명할 수 있겠다. B—① 롯데월드 프라자 환기 타워 ⓦ <롯데월드 플라자(Lotte World Plaza)> 프로젝트의 경우 새로 건립되는 롯데 초고층 타워가 생기면 서 부수적으로 지하철 출입구와 상대적으로 커지는 지하 광장을 위한 거대한 환기 타워 디자인이 주된 작업이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업 을 위한 ‘기능’만을 충족시키면 문제가 없는, 그래서 별 문제 없이 서울시 디자인 심의를 사업이 요구하는 정해진 기간 안에 통과시키는 것 이 우리에게 주어진 단순한(?) 과제였다. 건축을 하는 이들에게는 당연히 고려될 법한 이야기 중 하나인 ‘도시 공공성’에 대한 이슈들이 최 소한의 비용, 최대한의 효과를 달성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었다. 따

 Lotte World Plaza.  Lotte World Plaza.

114 와이드 AR 24 |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 김원진 Kim Wonjin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김원진 Kim Wonjin

라서 우리는 ‘도시 공공성’이라는 극히(?) 건축적인 이야기들을 직설적으로 설득하기보다는 심의를 통과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라는 역설적 강조를 택하기로 했다. 우선, 환기 타워의 경우 고층 타워가 들어섬으로 지하 공간에 기존의 롯데월드 지하 면적을 더하여 3,000평이 넘는 신설 대형 광장이 만들어지면서 생기는 시설물이었다. 결론적으로 지하의 큰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높이 5미터의 거대한 시설물인 환기 타 워가 요구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롯데백화점 앞 공간을 위한 ‘Urban Stage’로 제안했다. 그리고 무대 아래쪽으로는 너저분하게 방치되어 오 던 주변의 자전거 보관소 기능 또한 갖게 된다. 단순히 환기 타워의 표피를 디자인하는 것에서 나아가 몇몇 도시 시설물의 기능과 형식이 결 합한 상태로 방치되어 온 광장이 도시 공공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형태의 도시 시설물을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B—② 롯데월드 프라자 지하철 출입구 ⓦ 도로 반대편에 설치되는 ‘지하철 출입구’()는 초고층 타워의 상징성이 큰 만큼 유동 인구가 많 은 장소이며, 소위 말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이용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지하철 출입을 위한 기능 외에 그 형태가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이용하여 벤치와 작은 이벤트 공간을 제안했다. 신설되는 초고층 타워로 진입하는데 있어 상징성을 가진 게이트(gate), 즉 하 나의 조형물과 같은 시설물이고자 하였으며, 대부분의 대형 건물이 들어섬으로써 생기는 건물 앞 커다란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하나의 대 안으로 제안되었다. 도시 조형물이 종종 ‘예술 조형물 설치를 규정한 법’ 에 의해 건물 옆에 문패처럼 붙어 있어서 일명 ‘문패 조각’이라고도 비아냥 받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의 제안이 도시 기능 시설물이자 도심지 퍼블릭 공간을 이용하는 하나의 프로타입(prototype)이자 하나의 예술 조형물로 인식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누구나 생각해도 당연한 공공성에 대한 고려가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전달 되어야 할 때가 대부분인 것이 재미 있는 현실이다.

B—③ 부여 프리미엄 아울렛 ⓦ 때로는 <부여 프리미엄 아울렛(Buyeo Premium Outlet)>()의 경우처럼 부여 사비성을 의식한 전통성 에 대한 해석(건축 심의에 중요한 사안)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쇼핑몰이라는 극적인 프로그램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롯데부여 호텔’의 경험으로 그러한 사안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건축 심의를 득하는 것이 사업을 위한 중요한 단계 임과 동시에 매우 어려운 사안이었다. 반면 건축을 하는 이에게 전통성에 대한 해석은 많은 고민이 뒤따르는 어려운 주제이다. 자칫 전통에 대한 해석이 그 적절성을 두고 찬반의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거나 혹은 비난을 받기 쉬운 것이기 때문에 더욱더 무겁게 (다가왔던) 프로젝트 이다. 더욱이 쇼핑몰이라는 프로그램을 전통성이라는 바탕 위에서 해석하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조건이다. 우리의 건축적 제안은 랜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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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김원진 Kim Wonjin

케이프 형태의 쇼핑몰이었다. 그리고 아울렛 쇼핑몰을 구성하는 숍의 공간적 특성상, 쇼핑 동선에 접하는 한쪽 면만을 쇼윈도로 이용할 뿐 반대쪽 입면은 소위 ‘먹통’ 입면이 생기는 특성을 이용하여, 쇼핑몰의 바깥 입면은 흙, 돌 등의 자연 재료를 사용하였다. 그것이 자연 지형, 돌담 혹은 사비성의 성벽과 같이 읽히기를 기대했으며, 반면에 닫힌 안쪽의 공간은 쇼핑몰의 특성상 화려하면서도 현대적 요소의 입면으로 이루어진 쇼핑몰로 가능하였다. 결과적으로 사업주 입장에서는 쇼핑의 행위가 잘 일어날 수 있는 닫힌 공간과, 각종 행사가 가능한 다양한 스케일과 테마를 달리하는 넓은 마당을 가진 쇼핑몰이 되었으며, 전통성과 관련해서 주변과 싸우거나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린, 건축이 주변을 위한 ‘배경 혹은 풍경’이 되는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Landscape Architecture)가 되었다. 더 나아가 이 쇼 핑몰로 하여금 흩어져 있는 전통 프로그램들과 기타 시설물들을 엮는 하나의 큰 공원이자 광장으로 사용되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B—트로이 목마 ⓦ 우리는 YKH_LAB의 작업을 이야기 할 때, ‘트로이 목마’에 빗대어 표현되기를 원한다. 건축을 소유하는 특정 대상(건 축주)이 원하는 건축을 제공하면서도 단순히 껍데기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문화적 혹은 건축적 의미의 건축 본연의 모습을 위한 투쟁의 장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 내부에 숨겨진 사고와 장치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중요 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건축 작업이 ‘상업적 프로그램’을 다룬다고 해서 ‘상업주의’라는 한 단어로 쉽게 저평가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노 력하는 것이 YKH_LAB의 지향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건축적 유형과 사고를 설득시킴에 있어서 거창한 포장 보다는 ‘사업성 혹은 분양성에 유리한 건축’이라는 직설 화법이 클라이언트에게 수월하게 수용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 건축주의 요구와 그 속에서 살아갈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면서도 건축적 의의를 잃지 않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계속된 작업을 통해 쌓이고 있 는 YKH_LAB의 색깔이 사람들에게 전달됨으로써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의 최대한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지금의 세상에 동참하고 싶다. C—① 에필로그(Spectrum) ⓦ 올 초에 회사의 상호를 새로 조정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설명된 생각들이 회사의 로고 디자인으로 이어졌다. 새로 만들어진 로고는 일본계 미국인 인 미노루 야마사키, 중국계 미국인인 윌리엄 쿠,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인 홍태선 대표의 이니셜을 덧붙여 나가는 이미지다. 모두가 아시아, 즉 한국, 중국, 일본을 근간으로 둔 미 국인이라는 점 또한 우연치고는 재미 있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많은 스타 건축가들의 경 우를 보면 그들의 사후에 사무실이 대부분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유와 형식이 어떻 든 야마사키에 의해 시작한 집단은 지금까지 50년 넘게 그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새로 만들어지는 로고 또한 누군가에 의해 계속 더해 나가는 개념으로, 앞으로도 다음 세 대에 의해 덧붙여 가는 새로운 변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만약 운이 좋아 수많은 다음 세 대 건축가들이 이어나갈 수 있다면, 회사 로고가 마치 바코드 이미지와 같이 바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또한 1955년 이후로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성향을 가진 다양한 색깔의 바코드가 입혀진다면 마치 스펙트럼 이미지와 같지 않을 까 또한 생각해 본다. 빛이 가진 가시 영역과 비가시 영역의 스펙트럼 영역처럼(Yamasaki  Yamasaki Associates-logo.  YKHLAB-logo.

Associates & YKH Associates & YKH_LAB) 여러 시간들이 축적된 한 집단 속의 이야기 가 집단 밖에서 볼 수 있는 영역과 볼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이야기로 조금이나마 전달되었 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C—② 에필로그(Spectrum) ⓦ 최근 중국에 복합 주거 단지 마스터플랜을 끝마쳤다. 미노루 야마사키에 의해 1956년 실현된 프루이트 아 이고(Pruitt-Igoe) 아파트가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며 1972년 무너진 역사를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자리에 있기에 프로젝트에 임 했던 기간, 그리고 끝난 지금에도 여러 가지 생각의 여운이 남는다. 공교롭게도 마침 올해 서울건축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 프루이트 아이 고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하니 한동안은 이러한 건축적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고급 주택과 중국의 홍 보관, 이렇게 두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외연을 제공하는 것이 점점 익숙해져 가는 것만큼 그것이 갖추어야 할 건축적 의미와 인간에 대한 태도를 발견하고 제공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길이 YKH_LAB이 원하 는 길이므로, 쉬지 않고 또 하나의 트로이 목마를 다듬어 본다. ⓦ

116 와이드 AR 24 |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 김원진 Kim Wonjin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09

<The Pruitt-Igoe Myth> Movie Poster.

김원진 Kim Won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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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10 신호섭+신경미 Shin Hosoub + Shin Kyungmi

신호섭+신경미 신호섭 |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나와 프랑스 마른 라 발레 건축학교에서 프랑스국가공인 건축사(DPLG)를 받았다. Dominique Perrault Architectes에서의 실무를 시작으로 Architecture Studio, Habiter Autrement Paris 등 여러 사무실에서 유럽 각지의 다양한 프로 젝트를 경험하며 실무를 쌓았다. 신경미 | 중고등학교 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내고 마른 라 발레 건축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프랑스 국가공인 건축사(HMONP)를 받았다. 파리의 Projectiles 등에서 전시 디자인부터 주거 프로젝트까지 복합적인 실무를 하였다. 신호섭 +신경미 | 2010년에 SHIN architects를 공동 설립하여 건축을 통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소식지.

남가좌동 프로젝트 파사드 before.

남가좌동 프로젝트 파사드 after.

118 와이드 AR 24 | New POwer ARchitect 파일 10 | 신호섭+신경미 Shin Hosoub+Shin Kyungmi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10 신호섭+신경미 Shin Hosoub + Shin Kyungmi

보통普通의 건축 ⓦ 젊은 건축가로서 우리 사회에 발을 디디는 일은 여러 모로 쉽지 않다. 우선 건축가라는 직업은 누구나 알 만한 전문직이지만, 사람들이 갖 는 거리감은 상당히 크다. 그들이 알기에 건축가가 하는 일의 범주가 꽤 모호하고, 건축이라는 낱말이 건설과 설계 분야를 넓게 아우르기에 더욱 멀게 느낄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일상에서 건축가를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 다양한 건축물이 빼곡히 들어찬 거대한 도시, 서울만 봐도 그 수많은 건물 가운데 건축가의 손에서 나온 것은 매우 적은 수뿐이다. 물론 몇몇 기념비적 건물이나 관공서, 문화 시설, 혹은 기업의 사옥 등 특별한 건물들은 국내외 유명 건축가의 손에서 탄생했지만, 사실 이마저도 건축가가 기억되기보다는 건설사의 업적이 되고 만다. 또한, 이런 건물들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저 범상치 않은 특별한 건물들인 것이다. ⓦ 그러나 주거 공간은 모 든 사람의 것이다. 지금 이런 주거 공간은 획일적일 수밖에 없는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와 별다른 대안 없이 우후죽순 들어선 다세대주택으 로 채워져 있다. 그나마 있던 단독 주택도 많이 사라지면서 우리 생활을 담을 공간의 다양함 역시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것이 지금 현실적으로 우리가 맞닥뜨리는 일상이며 건축 환경이다. ⓦ 이런 상황에서 건축을 통해 소통하기란 쉽지 않다. 대체로 건축은 어렵고 멀 뿐 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건축은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이며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생활 요소다. 이 런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일상에서 소외된 건축가, 우리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본다. 사회가 건축가의 할 일을 정해 주기보다는 우 리 스스로 건축으로 소통할 방법을 찾아가는 일이 필요치 않을까 싶다. 이런 맥락에서 ‘보통의 건축’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 넓을 보(普), 통할 통(通), ‘넓게 통한다’는 이 낱말은 국어 사전에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 또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보통의 건축’이란 그냥 어지간히 평범한 건물을 짓고자 함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 평범한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건축을 해보자는 이야기다. ⓦ 보통의 대지, 보통의 환경, 보통의 클라이언트, 보통의 예산, 보통의 요구, 어찌 보면 열악하다고 할 만한 조건들 속에서 어떤 특별함을 만들어 내고 싶은 바람이다. 이렇게 해서 더 많은 사람이 시적인 일상을 경험하고, 거꾸로 그런 소중한 일상을 통해 건축과 삶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일상의 경험들이 ‘보통의 건축’이 만들어 내는 공간과 결합하고 쌓이면 우리 사회가 좀 더 건축을 궁금해 하고 이해하지 않을까? 또한, 그럼으로써 건축가의 역할이 조금은 넓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 우리는 ‘보통의 건 축’이 조선 백자처럼 소박하고 진정성이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 그런 진실함을 바탕으로 넓게 통하여 소통의 건축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작업한 두 개의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그룹 아틀리에 66’의 “동네 사람들 건축을 말하다”를 소개한다.

중리동 프로젝트 모형.

119 2011.11-12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10 신호섭+신경미 Shin Hosoub + Shin Kyungmi

1. 남가좌동 프로젝트 ⓦ 우리는 일상의 순간들이 시적이었으면 한다. 일상의 자연스러움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담기는 그런 공간을, 그런 건축을 그려 본다. 어느 아침, 동향으로 난 창에 어린 그날의 첫 햇살이 잠을 깨우는 순간이라든가, 가족과 이웃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김장 을 하고 소일거리를 한다든가,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사람이 편히 쉰다든가 하는, 그런 소중한 시간들은 공간의 아련한 추억 과 더불어 켜켜이 쌓인다. 남들에게 보여 주려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디더라도 날마다 가꾸어 가는 우리의 일상은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런 순간들은 늘 반복되고, 또 늘 다르다. ⓦ 남가좌동은 다가구, 다세대 촌이 오래전에 형성된 곳이다. 집 장사 치들이 지은 빨간 벽돌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여기에 살던 집주인들은 근처에 들어선 새 아파트로 대부분 이사했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세입자들이다. 남가좌동 프로젝트의 건축주는 젊은 부부로, 어떻게 하면 어렸을 때부터 살던 이 곳에 새집을 지어서 돌아올 수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아파트 문화의 전환기에서 낙후된 다세대 주거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이 되기를 바랐다. 그 래서 일상의 시적인 순간들로 채워질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천창이 있어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옥탑방과 볕이 잘 드는 식탁 창가와 따뜻 한 느낌의 거실, 작지만 예쁘게 꾸민 1층 입구 정원과 필로티, 그리고 부부를 위한 채광이 되는 지하 운동 공간까지. 소박하고 과하지 않는 특별함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건물의 외관은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는 벽돌로 마감하면서 창호 등의 디테일을 세심하게 다듬는 방향으로 하였다. 이런 골목길은 보통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폭에 담장까지 서 있어서 답답해 보이지만, 나중에 담장 허물기 사업 등으로 식재와 공 지가 마련되면 공공성도 확보하는 새로운 형식의 다세대 타운도 꿈꿔 본다.  남가좌동 프로젝트.  남가좌동 프로젝트 플랜.

120 와이드 AR 24 | New POwer ARchitect 파일 10 | 신호섭+신경미 Shin Hosoub+Shin Ky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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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리동 프로젝트 ⓦ 경기도 이천시. 다른 중소 도시와 다를 바 없는 도시 풍경이 낯설지 않다. 이 곳은 공장이 여럿 들어와 있어서 공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임대 사업과 숙박업이 활발한 편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1인 세대나 젊은 커플을 위한 소규모 원룸이 인기를 끌고 있 다. ⓦ 흔히 보이는 원룸형 다가구 주택은 전형적인 건축 행태를 보인다. 필로티 주차에 쉽게 볼 수 있는 평면, 그리고 석재로 마감된 건물 외관. 이천시 곳곳에 이런 건물이 참 많다. 중리동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도시 환경과, 다른 원룸형 주택과 별 차이 없는 예산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임대 수익을 더 올리면서도 좋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우선 고민했다. 우리의 제안은 필로티 주차 부분의 디자인과 복층형 과 단층형으로 다양화한 주거 유형, 그리고 마지막 층에 자리한 주인 세대가 정원이 있는 단독 주택처럼 기능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보통 의 건축’은 각 상황과 조건에 맞는 건축가의 의지를 디자인적으로 풀어 넣고, 건축주와 소통을 통해 완성한다. 단순히 면적을 최소로, 임대 공간을 최대로 해서 수익을 창출함이 아니라 최적화한 디자인으로 공간의 양과 질을 조절함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공감했 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리동 프로젝트 플랜.

중리동 프로젝트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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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New POwer ARchitect 파일 10 신호섭+신경미 Shin Hosoub + Shin Kyungmi

3. Learning from 동네 사람들 ⓦ ‘동네 사람들 건축을 말하다’ 프로젝트 ⓦ 소통은 언제 어디서나 중요하다. 보통의 건축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이다. 프로젝트 그룹 ‘아틀리에 66’(Project Group Atelier 66, 이하 PGA 66)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집단으로 도시, 건축, 사회, 문화, 예술 등 다양한 관심사와 주제로 새로운 소통의 방법론을 찾기 위해 만들었고 지속적으로 여러 작업을 해 나가고 있다. ⓦ ‘건축을 말하다 프로젝트(talking architecture project)’는 PGA 66이 기획 진행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지금 까지 여기저기서 수없이 건축을 소개하고 말해 왔으나 사람들은 여전히 건축을 생소하고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 이러한 인식은 전문가들, 즉 건축을 잘 아는 사람이 건축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알려 주고 전해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기에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거꾸로 건축을 따로 공부하지 않은 분들의 얘기를 들어 본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들어 보는 일을 계기로 건축에 대해서 서로 좀 더 진솔 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건축에 대한 생각과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를 들어 보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것을 블로그 와 소식지의 형식으로 함께 나누고 있다. ⓦ 잊힌 가치와 새로운 의미를 찾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동네 사람들 건축을 말하다’라는 기 획을 시작했다. 또한 북촌 일대의 다양한 구성원이나 대비와 조화를 함께 가진 독특한 동네 환경은 이 프로젝트를 하기에 알맞은 토양일 것 으로 생각했다. ⓦ 이 곳의 다양한 구성원이 들려 주는 건축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면모들, 각자의 경험과 가치에 따라 건축이란 낱말 뜻도 변한다. 건축은 각자의 생활 속에서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 동네의 변화에서도, 시골 논 뒤에 불쑥 솟은 아파트에서도, 내가 있는 공간 의 창문에서도, 우리는 건축을 경험한다. 그들이 들려 주는 이야기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진솔하고 상식적이며 특별하다. 일상을 토대로 한 순간순간을, 그런 공간을 전하려 한다. ⓦ 동네 사람들과의 대화를 단서로 좋은 건축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또한, 거꾸로 ‘건축’을 구실로 서로의 가치를 알아 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동네 사람들로부터 건축을 배운다. ⓦ

122 와이드 AR 24 | New POwer ARchitect 파일 10 | 신호섭+신경미 Shin Hosoub+Shin Kyungmi


와이드 AR 24 | 와이드 칼럼

한옥의 현대화 : 현황과 과제 | 임창복

최근에는 한옥이 붐이다. 꼭 어디라 할 것 없이 서울이나

일반적인 인상이다. 그리고 그 가격도 너무 비싸다는 게

지방 어디서나 한옥의 인기는 높아만 간다. 서울의 인사

일반적인 평가다.

동에서 확인된 한옥에 대한 가치 인식이 북촌으로 이어 졌고, 이젠 서촌까지 넓게 퍼져 가고 있다. 서울에서 확인

큰 규모의 도로를 내고 대형 필지를 조성한 후 개별 주차

된 이런 한옥에 대한 수요와 호응은 전국적으로 전파되어

공간을 갖는 ‘고대광실’을 마련하는 게 오늘날 한옥촌의

이젠 지방에서도 ‘한옥 단지’ 만들기에 큰 노력을 경주하

모습이다. 외형만 한옥이고 내부 공간은 한옥에서 볼 수

고 있다. 이렇게 한옥에 대한 열풍이 부는 것은 그동안 우

있는 것 같은 공간적 변화감이나 작은 디테일이 부족하

리의 거주 방식이 너무도 획일적으로 아파트라는 형식에

다. 그리고 외부 공간도 자동차 중심으로 마련된 도로변

국한되었다는 데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시대의 변화에

에 지은 인상이 들어 좁은 골목 담 옆에서 느낄 수 있었

따라 다양한 가치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하는 세대

던 아늑함은 찾기 어렵다. 모두가 기존의 토지 구획 정리

들에게 아파트로는 부족하고 어딘가 한계가 있기 때문일

방식의 관행적 인습에 따라 한옥 단지를 구현하려고 한

것이다. 이제 아파트 일변도의 주거 문화에서 탈피하고자

다. 한옥의 현대화는 필요한 작업이지만 그 방법에서 아

하는 새로운 경향으로 보여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직은 정교하게 개발되지 못했다는 인상이다.

그렇다면 한옥은 아파트에 비해 무엇이 다른가? 아니, 왜

전통 주택을 현대적인 도로 구조와 필지 속에서 단순히

한옥에 그토록 매료되고 있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구현해 보려는 노력으로만 보인다. 당연히 현대 한옥을

일찍이 신영훈 선생은 한옥의 정의를 ‘구들과 마루가 있

계획하려면 전통 한옥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

는 집’으로 한정한 적이 있다. 일본의 마루와 다다미, 중

다. 그러나 전통 한옥도 우리 나라가 개화기와 일제 강점

국의 토상(土床) 구조와는 크게 다른 우리만의 독특한 주

기의 생활 개선 운동 등을 거치며 크게 변모했던 역사를

택 구조를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의도 이제 보니

안고 있다. 지금도 그 때 이루어진 변화를 보면 오히려 한

다소 미흡한 면은 있어 보인다. 필자는 한옥의 매력이 신

옥의 현대화에도 일정 부분 참조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영훈 선생의 주장 외에도 둘러싸인 마당이 있고, 서까래

서울과 지방의 근대 한옥 사례도 있고, 특히 서울의 개량

와 대들보 등 정겨운 목재 디테일이 살아 있기 때문일 것

한옥은 커다란 변화가 있었던 한옥으로 참고할 만한 가치

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콘크리트 아파트에서는 구경조차

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기 힘든 포근한 우리네 삶의 원형적 쉘터이다. 개량 한옥은 보통 6~7채씩, 많으면 30여 채씩 한꺼번에 이러한 한옥에 대한 매력을 바탕으로 지방 자치 단체들

물량을 마련해서 소위 ‘상품적 주택’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은 저마다 한옥 단지 만드는 데 열을 올린다. 아마도 중

의의가 있는 주택이다. 부재를 통일하고, ‘딱지소로’를 대

앙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에 힘입은 바도 클 것이다. 그

신 사용한 것에서 보듯이 가격 인하를 위한 많은 노력이

러나 서울시가 은평에 발표한 한옥 단지, 지방에 전시성

있었다. 지금도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살펴야 할 대목이

으로 지어진 한옥 단지를 보면 그동안 한옥에서 느꼈던 ‘

아닐 수 없다. 모두가 재래식 주택에 대한 비판 속에서

포근한 친밀감’은 사라지고 ‘과시적 모습’만 드러나는 게

새롭게 개량된 한옥들이었다. 근대화의 시대를 지내며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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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4 | 와이드 칼럼 한옥의 현대화 : 현황과 과제 | 임창복

성된 한옥 사례 중 오늘날 응용해 볼 수 있는 지혜를 살

한옥을 집단화하며 모든 것을 담장으로만 둘러칠 수는 없

펴보면 다음과 같다.

을 게다. 그렇다면 한옥이 갖는 안과 밖의 소통은 단절될

수밖에 없다. 길이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띠게 하려면 경우

우선 공간 구성 방식으로 남성 영역과 여성 영역을 적절

에 따라 1층은 상점 또는 작업실 등으로 쓰는 형식도 한

히 분할하기도 하고 통합했던 사례를 참조해 볼 수 있다.

옥을 집단화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다.

서울의 <이태현가옥>이나 <윤응렬가옥>에서 볼 수 있는 ‘ 누마루+안방’ 은 어떻게 남성 영역과 여성 영역이 합쳐

끝으로 한옥의 현대화에는 길을 어떻게 공간화하고 관리

져서 가족의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사례

할 것인가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보문

이다. 지금의 안채와 같은 한옥 구조나 아파트와 같은 공

동의 도시형 한옥 지역에는 막다른 골목이 많다. 바로 이

간 구조 속에서는 이런 문제를 적절히 조화시키기 어려운

골목이 준-사적(semi-private) 공간이 되어 개성을 살리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옥을 지으면 방문객들도

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집단 주차의 가능성을 모색함

있을 텐데, 이런 공간적 필요를 적절히 수용하기 위해서

과 함께 서비스 도로로 관리하는 것이 한옥의 특성을 현

라도 남성의 공간/접객의 공간은 새로운 시각에서 고민

대적으로 살려 가는 데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한옥의 현대화를 위해 아파트 평면에 단순히 한옥 지붕을

그리고 <이재준가옥>에서 볼 수 있는 유리문과 분합문이

덥는 주택을 짓거나, 이런 한옥을 현대적인 도로 구조나

달린 툇마루 공간도 한옥의 매력을 높혀 줄 수 있는 부분

필지 속에서 구현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리

이다. 아파트 베란다와 유사하나 그 마감 방식에는 커다

가 알고 있는 안동 하회마을은 현대적인 건축과 도시 계

란 차이가 있다. 외부는 유리로 되어 있고, 내부는 한지로

획법 체계 속에서 발전된 마을 형식이 아니다. 오히려 보

마감되어 아주 적절한 햇빛 조절 장치가 되고 있다. 그리

행 중심의 전근대 사회에서 성장된 삶의 환경체이다. 한

고 외형적으로 도정궁 경원당에서 보는 현관이나 박공 처

옥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전통의 한옥과 그 마을 구조에서

리도 수용할 만하다. 아무래도 전통 한옥에 현관을 마련

배울 수 있는 유산뿐 아니라, 근대화 과정에서 진화된 근

하려면 그 공간 처리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통 한옥에

대 한옥이 보여 주는 공간 구조를 참조해 보는 것도  크게

는 현관이 없었으나 선교사들의 주택에서 시도된 사례를

도움되리라 생각한다. ⓦ 글 | 임창복(본지 고문)

참조하여 일찍이 우리네 근대 한옥 주거 공간으로 수용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2층 한옥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서울의 체부동이나 내자동에 남아 있는 2층 한옥 은 어떻게 2층 한옥이 계획되고, 특히 1층 한옥과 함께 상 가 주택이 가능한지를 보여 준다.

124 와이드 AR 24 | Wide Column | 임창복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전진삼의 FOOTPRINT 03 이 란은 본지 전진삼 발행인의 ‘공적/사

장 행사에 사용할 가설 구조물을 구축하

앞에 두고 무리수를 둔 강좌 강행. 명절

적’ 기록의 장으로 구성된다. 현장성에

는데 디자인비 포함한 총공사비가 2,500

을 준비하는 가족의 눈총을 뿌리치고 수

바탕을 둔, 건축계 이슈와 개인의 동선이

만 원. 공공 디자인 작업의 일환이라지만

강의 열기를 이어간 건축가들 명단은 금

이뤄 내는 건축과 문화판의 지형도를 전

워낙 적은 금액이어서 정작 출품작도 2작

회에 한해 익명으로 처리하고자 한다. 총

달하게 될 것이다.

품에 그쳤다. 젊은 작가들에게 스펙을 쌓

9인의 건축가가 참여하여 전 시간에 이어

을 기회 제공도 중요하지만 비현실적인

전 세계 도시에서 발견되는 스테인드글라

저예산으로 질 높은 디자인의 가설 구조

스의 적용 사례를 살펴보고, 4주차 소품

물을 요구하는 입찰 공모 방식의 프로그

제작 실습에 앞서 제작 기법에 대하여 알

램은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

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9월 2일(금)  저녁 7시 30분, ‘20

 9월 8일(목)  오후 6시, 서울 신사동

 9월 14일(수)  저녁 7시, 제59차 땅

인 건축가와 함께하는 건축유리조형워크

원도시건축 지하에서 2011원도시아카데

집사향이 서울 신당동 그림건축 안방마루

숍’ 두번째 강의(강사 손승희, 아트디렉

미세미나 젊은건축가포럼 제2전시의 공

에서 열렸다. New Power Architect 시리

터)가 서울 연희동 HK스테인드글래스

식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4개 팀 각각 2

즈 아홉 번째 초대 작가는 김원진(YKH

(주) 지하 소강당에서 열렸다. 2강의 주

인으로 구성된 이 특별한 전시의 소주제

디자인랩 디렉터). 미노루 야마자키 한국

제는 ‘현대 건축에 있어서의 스테인드글

는 ‘매체적 관점으로 본 건축 복합체’로

사무소의 후신인 YKH의 디자인랩 책임

라스’로 사례 중심으로 교육되었다. 임근

WISE건축의 Y-하우스와 포이동 공부방

을 맡고 있는 그의 건축 이야기 주제는

배(그림건축), 조용귀(그림건축), 오섬훈

프로젝트, aDLab+의 한강 파빌리온 연

‘스펙트럼(SPECTRUM)’. 설립자 야마

(어반엑스), 신창훈(운생동건축), 손도문

작과 광주 폴리 수상작, 김종진/김자영 교

자키의 건축 원류로부터 현재 그가 속한

(비타그룹건축), 박준호(이스트포), 함성

수의 LIGHT Chapel, AnL studio의 오

사무소가 펼치고 있는 상업주의 건축에

호(스튜디오 이온), 김영철(독일 베를린

션스코프(인천대교 전망대 조형물)가 각

이르기까지 신예 건축가가 겪고 있는 고

공대 박사과정), 박혜선(인하공전) 등이

각 초대되어 건축된 의미를 표현하였다.

민과 도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

참석했다.

전시는 9월 9일(금)까지 4일간 열렸다.

다.(본문 ‘New Power Architect’ 김원진

9월

 9월 5일(월)  오후, 서울 신사동 원

글 참조)

도시건축 지하 갤러리에서 2011원도시아

 9월 17일(토)  오후 2시, 서울 연

카데미세미나 부대 사업으로 벌이는 젊은

희동 HK스테인드글래스(주) 공방에 ‘20

건축가포럼 제2전시 설치 작업이 한창이

인 건축가가 함께 하는 건축유리조형워크

다. 크지 않은 전시 공간이 밀도 높은 설

숍’ 수강생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3주에

치물들로 구성되었다. aDLab+전유창,

걸친 이론 수업에 이어 스테인드글라스

김성욱(아주대)팀 작업을 필두로, 김종

소품 제작 실습을 하는 날이다. 이 날은

진(건국대), 김자영(고려대)팀, WISE건

가족 단위로 참여한 건축가들도 눈에 띄

축 장영철, 전숙희 팀, AnL studio 안기

었는데 이상분(한국여성건축가협회), 임

현, 이민수 팀의 순서로 현장 작업이 이

 9월 8일(목)  저녁 7시, 원도시아

수현(재미 편집 디자인 및 인테리어 디자

뤄졌다.

카데미세미나 본 강좌인 미래학강좌 네

인실 운영)씨와 동행한 임근배(그림건축)

 9월 8일(목)  오전 10시 30분, 서

번째 시간이 ‘기후 변화’를 주제어로 2시

대표, 부인과 딸을 동반한 손도문(비타그

울 홍대 앞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 예술

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강사 박병상 박사

룹) 대표를 위시하여 곽재환, 이일훈, 오

다방. 홍대앞 주차장 거리의 공간 재구성

는 일상이 되어버린 기상 이변을 통해 ‘

섬훈, 박유진, 김영철, 박준호, 함성호, 신

공모 심사를 위해 건축과 미술계의 젊은

종말 시계’의 의미를 환기시키며 내일을

창훈, 나은중, 유소래 등이 손승희 아트

파워가 모여들었다. 서울문화재단이 벌이

먼저 생각하는 도덕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디렉터의 지도 하에 작업에 임했다. 작업

는 이 사업의 심사에 미술평론가 홍경한,

강조했다.

종료는 저녁 식사를 물린 채 강행했음에

건축가 윤승현(인터커드건축), 김택진 및

 9월 9일(금)  저녁 7시 30분, ‘20인

도 예상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밤 10시

장용순(홍익대), 전진삼 등이 참여했다.

건축가가 함께 하는 건축유리조형워크숍’

가 넘어서 종료되었고, 이어진 뒤풀이는

주차장 부지 300여 평 내에 4일간 벼룩시

이론 강의 마지막 시간. 한가위 연휴를 코

수료의 기쁨을 빌미로 ‘하얗게 밤을 지새

125 2011.11-12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전진삼의 FOOTPRINT 03 우는’ 대기록으로 이어졌다.(본문 ‘와이드

도슨트의 힘을 빌어 순회 관람한 일행은

전에 맞춰 참석하는 구영민(인하대, 국가

ISSUE’ 손승희 글 참조)

버스로 이동하여 국제 디자인 공모에 의

건축정책위원회 민간위원) 대표의 환송

 9월 22일(목)  저녁 7시, 2011 서울

해 1등 입상한 정세훈, 김세진(한국)[사

식을 빙자한 번개 모임의 성격이었다. 모

건축문화제 개막식 식후 프로그램으로 기

진]의 광주세무서 사거리의 공동작 ‘열린

임에는 손장원(재능대), 권형표(바우건

획된 건축 콘서트. 김능현(홍익대) 실행

축), 김정숙(씨앤아이건축), 이윤정(현일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의 행사는

건축), 박현주(인천서구도서관) 씨가 참

두 개의 세션으로 구분, 운영되었는데 1

석했다. 서울시는 10월 1일, 2017 UIA 세

부는 건축가 장윤규(국민대)와 패션디자

계총회 한국 유치를 공식 발표했다.

이너 김혜정(동덕여대)의 ‘건축과 패션’

 9월 29일(목)  저녁 7시, 서울 동

을 주제로 두 장르 간의 닮은꼴을 통해 건

대문역사문화공원 내 2011 서울건축문화

축과 패션의 접점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제 주 전시장 건축다방. 임형남, 노은주

었다. 건축과 패션의 공통 분모를 발견하 는 일은 두 장르가 품은 구조적, 조형적 형태나 양감으로부터 일차적 공감을 이뤄

장벽’을 기점으로 피터 아이젠만(미국, 99

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두 장르가 만나

칸),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스페인, 유

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

동성 조절), 나데르 테라니(미국, 광주 사

한 타진이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학

람들), 플로리안 베이겔(독일, 서원문 제

제 간 교류와 간섭이 많이 요구된다는 것

등), 후안 헤레로스(스페인, 소통의 오두

을 일깨운 이벤트였다. 2부는 영화 감독

막), 요시하루 츠카모토(일본, 잠망경과

임상수, 영화 평론가 전찬일, 건축가 강

정자), 프란시스코 산인(미국, 사랑방),

부부 건축가의 건축 토크[사진]가 ‘이야

기표 씨의 ‘건축과 영화’ 말판으로 이어

도미니크 페로(프랑스, 열린 공간), 조성

기가 있는 건축’을 주제로 열렸다. 건축

졌다. 임 감독은 그의 데뷔작 <처녀들의

룡(한국, 기억의 현재화)의 폴리 순으로

콘서트의 연속 프로그램의 하나로 구성된

저녁 식사> 이후 <바람난 가족> <그때 그

돌아봤다. 광주 폴리(큐레이터 김영준, 김

이날의 행사에는 건축과 디자인을 공부하

사람> 그리고 최근작 <하녀>에 이르기까

영준건축연구소 대표)는 공공성과 상징

는 젊은이 20여 명이 다방의 전 좌석을 차

지 영화 속 주제 맞춤형의 건축(상상)된

성, 장식성을 두루 갖춘 파빌리온이자 가

지하여 구성진 부부 건축가의 시소 타듯

공간의 설정으로 감독만의 독특한 시선을

로 시설물로서 광주의 도시 재생 프로그

흐르는 건축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건

보여 준 바 있다. 임 감독의 영화 속 공간

램과 함께하는 지속적인 프로젝트로 기획

축한다는 ‘꿈을 놓지 말자’는 주제어가 인

과 장소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친 이 날의

되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상적인 시간이었다. 이 건축다방에는 문

대화에서 임 감독은 건축과 공간의 재현

건축가의 브랜드에 힘입어 관심의 대상으

훈(문훈발전소, ‘잼난 건축’), 함성호(스

에 관해 묻는 질문에 대하여 감독에 의해

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

튜디오 이온, ‘허의 건축’), 장영철(WISE

상상된 공간, 재해석된 장소의 이미지가

했던 도시 탐험가들의 시선을 길게 붙잡

건축, ‘Small Less’)이 이미 다녀갔고 9월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는 매력은 약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조

30일 봉일범(국민대, ‘착한 건축’)의 순서

 9월 24일(토)  오전 8시 30분, <W-

성룡의 작업은 개념적으로 풍부하게 이

로 이어진다.

아키버스> 제3차 투어를 위해 서울 지하

도시의 역사적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었는

철 사당역 1번 출구 앞 공영 주차장에서

데 설치 위치에 따른 보행 및 차로 동선의

참가자들을 맞았다. 이날 행사는 간향건

충돌과 적용된 소재 등의 면에서 현장 조

축저널리즘워크숍 제2기생들도 동참, 현

정의 여지를 남기는 등 아쉬움이 컸다.

장 심화 학습의 성격으로 동시에 치러졌

 9월 27일(화)  저녁 7시 30분, 인천

다. 3차 투어의 목적지는 광주디자인비엔

학익동 인하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인천건

날레 본 전시장 및 옛 광주읍성 자리에 설

축재단 사무실에서 9월 정기 모임이 열렸

치된 ‘광주 폴리’ 10개소를 탐험하는 프로

다. 서울시가 한국건축단체연합(FIKA)

그램. 2시간에 걸친 본 전시장 5개 섹션을

과 함께 벌이는 2017 UIA 세계총회 유치

126 와이드 AR 24 | 전진삼의 FOOTPRINT 03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전진삼의 FOOTPRINT 03 10월

의 만남을 주선하는 축제다. 특히 아트마

삽시다’ 주제로 정례화한 이스트포 오픈

켓과 야외 공연을 위한 무대는 공사장 가

하우스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사무실의

림막용 스킨과 구조물을 키워드로 작업된

분위기는 평온함 자체였다. 박준호, 이승

 10월 6일(목)  오후 2시, 2011원도

가설물로 눈길을 모았는데 이는 지난 9월

연 공동대표와 설계파트너 문 소장과 환

시아카데미세미나 젊은건축가포럼 제3전

초, 2팀의 응모작 중 선정된 것으로 빡빡

담했다.

시 초대 작가들의 사전 모임이 원도시건

한 예산 범위 안에서 작가적 상상력에 기

 10월 15일(토)  오후 2시, 인천 중

축 1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임재용(OCA

대어 일궈낸 성과품이었다.(사진 제공 :

구 해안동 인천아트플랫폼 카페에서 제2

건축), 이정훈(조호건축), 김원진(YKH

서교예술실험센터)

기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심화학습 2

디자인랩)이 참석하여 전시장 위치 배정

차 강의가 시작되었다. 모처럼 가을비가

및 전시 준비 유의 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내리던 날, 수업은 인천아트플랫폼 자율

교환했다. 원도시건축 김종수 실장이 동

투어에 이어 인근 신포동 시장에서 대를

석했다.

이어 떡집과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이

 10월 6일(목)  오후 3시, 2011원도

종복(시인, 향토연구가, 터진개문화마당

시아카데미세미나 젊은건축가포럼 제2전

황금가지 대표)와의 짧지만 인상적인 만

시 초대 작가들의 공개좌담회가 원도시건

남, 시장 간판과 차양에 가려 보이지 않는

축 지하1충 소강당에서 2시간 30분에 걸

 10월 11일(화)  저녁 7시, 강남구 청

3층 높이 초기 주상 복합 건물의 생생한

쳐 진행되었다. 매체적 관점이 투영된 건

담동 레스토랑 Tastingroom. 심원문화사

현장(시장 내 쪽방이 몰려 있는 속살)을

축 복합체의 서로 다른 의미 찾기에 대하

업회 이태규 이사장, 신정환 사무장과 함

보고, 다시 배다리로 도보 행진하여 헌책

여 생각을 나누는 자리였다. 함성호(시인,

께 사업회 현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

방 아벨서점의 곽현숙 대표를 만났다. 학

건축가)의 진행으로 4팀의 초대 작가 aD-

했다. 정재은 감독의 초대로 부산국제영

생들의 손을 잡고 그가 안내한 곳은 2층

Lab+(전유창, 김성욱), AnLstudio(안기

화제 개막식과 다큐 부문 공식 초청작 ‘말

시다락방, 건물의 벽체에 남아 있는 시간

현, 이민수), 김종진+김자영, WISE건축

하는 건축가’의 관람을 하고 돌아온 이 사

의 켜를 확인해 주기 위한 배려. 다시 일

(장영철+김지호, Y-스튜디오) 8인이 동

장의 영화평과 함께 제4회 심원건축학술

행은 인근 스페이스빔에서 민운기 대표를

참하였다. (본문 ‘와이드 ISSUE’ 함성호

상의 준비 상황 점검, 사업회의 사단법인

만나 스페이스빔의 운영 철학과 사업, 그

글 참조) 제2전시 초대 작가들의 공개좌

화 준비 및 제4차년도 시상식에 즈음하여

리고 배다리 지역의 현안에 대하여 자세

담회가 끝나고 저녁 7시부터 동 장소에서

학술상과 무관한 단행본 작업의 필요성에

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워크숍의 백미

원도시아카데미세미나 본 강좌인 미래학

대하여 생각을 공유했다.

는 역시 뒤풀이, 인근 개코막걸리 집에서

강좌 제5강이 이어졌다. 강사 박병상 박

 10월 12일(수)  저녁 7시, 서울 신

즐거운 마무리를 하였다. 고경국, 이지선

사는 생명공학의 실상과 근본 대안에 대

당동 그림건축 안방마루에서 제60차 땅

(이상 1기), 김혜영, 이상민, 이철호, 임훈

하여 2시간에 걸쳐 강론했다. 생명공학이

집사향이 열렸다. 신아키텍츠의 신호섭,

(이상 2기)이 참석했다.

생태계를 풍요롭게 한다는 코미디 같은

신경미 듀오 건축가가 함께 발표한 이날

 10월 18일(화)  오후 4시 30분, 서울

주장을 논박하며 채식 위주 식단 회복의

의 주제는 ‘보통의 건축’. 프랑스 유학 도

신당동 간삼건축사옥에서 원정수, 지순

필요성과 생태 지향적 삶을 실천해야 한

중 만나 결혼하고 2년 전에 귀국하여 작은

(간삼건축 고문) 선생을 만났다. 명동성

다고 강조했다.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프로젝트

당권역 재개발계획안(본지 2011년 9/10

 10월 7일(금)  저녁 7시, 서울문화

그룹 아틀리에 66(PGA66)이라는 이름의

월호, 통권 23호 참조) 건으로 건축계 내

재단 서교예술실험센터가 운영하는 ‘2011

장르 통합형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사회

부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정황에

홍대 앞 다시보다’ 축제 개막 행사가 홍대

에 스며들어 가고 있는 점이 시선을 모았

대하여 두 분의 심경과 입장을 들을 수 있

앞 주차장거리에서 열렸다.[사진] 아트마

다.(본문 ‘New Power Architects’ 신아키

었다. 책상에는 오랜 시간 명동성당과 관

켓 ‘수집가 홍씨 가게’(10월 7~9일), 기

텍츠 글 참조)

계하며 봉사해 온 건축가로서의 작업 일

획 전시 ‘Co-habit’전(10월 6~23일), 기

 10월 14일(금)  낮 12시 30분, 서

지가 여러 권의 묶임으로 놓여 있었다.

획 공연 ‘홍대 앞 난장 부르스’(10월 6일

울 성북동 이스트포(EAST4) 사무소를

 10월 20일(목)  저녁 7시, 이화여

~9일) 등의 프로그램으로 예술가와 시민

찾았다. 당일 저녁 7시부터 ‘밥 좀 먹고

자대학교 ECC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127 2011.11-12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와이드 AR 24 | Wide Architecture Report 24 | 2011.11-12

전진삼의 FOOTPRINT 03 11월

제3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개막식[사진]

오프닝에는 이광만(KIA 수석부회장), 최

이 열렸다. 대한건축사협회(회장 강성익)

상기(서울시립대), 정수진(SIE건축), 박

가 주최한 영화제 개막식엔 300여 명의

창현, 임태병(SAAI건축), 최윤정(플랜

하객이 함께했다. 개막작으로 차드 프리

C), 김순주(BAU건축), 오영욱(오기사디

 11월 2일(수)  오후 4시, 서울 강남

드리히 감독의 미국 세인트루이스 재개발

자인), 최진석(one o one건축) 등 건축가

역 인근 임창복(한국건축학인증원) 원장

아파트 단지의 생몰 과정을 다룬 <프루이

가 함께했다.

의 개인 연구실을 방문했다. 지난 8월 성

트 아이고>가 상영되었다. 강병국 부집행

 10월 28일(금)  오후 5시, 서울 독립

균관대 건축과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 후

위원장(동우건축 소장)을 통해 영화제 준

문 인근 시공문화사에서 동 출판사의 주

첫 만남이었다. 임 원장은 최근 GS건설

비 과정에 따른 전후 사정을 들을 수 있었

력 저자(봉일범, 장정제, 전진삼) 3인이

건축기술고문실 고문으로 취임하여 바쁜

모였다. 지난 10월 5일 팔만대장경의 완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매일 매일이 배우

간일을 기리고 더불어 선조들의 출판 정

는 과정이라며 새로운 환경, 새로운 분야

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제25회 ‘책

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정위시켰다. 정년

의 날‘ 기념식에서 문화관광부장관 표창

퇴임을 맞아 발간한 책 『한국의 주택, 그

을 수상한 김기현 대표를 축하하는 자리

유형과 변천사』(돌베게)가 서점가에서 좋

였다. 또한 출판사 창립 19년을 맞는 내

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등 오랜 대학 강단

년 3월 12일을 기해 ’스페이스타임(spa-

에서의 축적된 연구 성과와 아시아의 건

cetime) 저자클럽‘을 결성하기 위한 발기

축과 도시를 엮어 온 일련의 성과들이 의

인 모임의 성격도 지녔다. 매년 10여 종의

미 있는 저술 행위로 이어질 태세다.

도서를 통해 저자 발굴과 이론서 발간에

 11월 2일(수)  저녁 8시, 서울 운니

힘써 온 시공문화사의 대표 저자 중에는

동 가든타워 802호 아키라이프 사무소에

 10월 21일(금)  저녁 7시, 서울 삼

이종건, 구영민, 최윤경, 김원갑 씨 등 건

서 건축 사진가 김용관이 발간하는 영문

성동 이루갤러리에서 이진오, 정현아 2인

축계 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건축 도서 <MENIS>(페르난도 메니스)

다.(사진 제공 : 건축문화신문)

전 ‘근원 원근’ 오프닝 파티가 열렸다. 홍

출판 기념회가 열리고 있다. 이재원, 전

익대 건축동문회가 후배 건축가들의 건축

<C3> 편집팀장의 디자인 작업으로 완성

의지를 북돋기 위해 정례적으로 마련한

된 이 책은 <BIG> 이후 두 번째 결과물

기획전으로 금번이 두 번째 전시.[사진]

이다.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김 사진가의 탄탄한 건축 사진을 기반으로 새롭게 현 지 촬영된 사진과 금세기 글로벌 세대 유 망 건축가로 부상해 있는 건축가 집단을 주목하여 지금과 이후의 시간성에 가치를 부여하고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아키라 이프의 작가 시리즈가 보여 주고 있는 전 략이다. 연회장에는 김효만(이로재), 김 찬중(시스템랩), 최춘웅(고려대), 윤태권 (엔진포스), 김광유(이도건축), 정의엽( 디자인AND) 등의 건축가와 이재성, 임 진영, 김혁준, 정다영 등 전현직 건축 편 집자, 저널리스트들도 함께하여 축하하였 다. ⓦ 글 | 전진삼(본지 발행인)

128 와이드 AR 24 | 전진삼의 FOOTPRIN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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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AR Vol.24 Korean Architectur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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