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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 ONE architects www.101archit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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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심원건축학술상(2010-2011년도) SIMWON Architectural Award for Academic Researcher ⓢ 당선작 발표 : 2011년 5월 15일(<와이드AR> 2011년 5-6월호 지면 및 네이버카페 게시판) ⓢ 시상식 : 2011년 6월 중(예정) ⓢ <심원 문화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한 건축가를 통하여 건축의 세계를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된 기업가가 그와의 인연을 회억하며 건축의 인문적 토양을 배양하기 위하여 만든 후원회입니다. ⓢ <심원건축학술상>은 사업회가 벌 이는 첫 번째 후원 사업으로 건축 역사와 이론, 건축미학과 비평 분야의 미래가 촉망되는 유망한 신진학자 및 예비 저술 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습니다. ⓢ <심원건축학술상>은 1년 이내 단행본으로 출판이 가능한 완성된 연구 성과물로서 아직 발표되지 않은 원고(심사 중이거나 심사를 마친 학위논문은 미 발표작으로 간주함)를 응모 받아 그중 매 년 1편의 당선작을 선정하며, 당선작에 대하여는 단행본 출간과 저술지원비를 후원합니다. ⓢ <심원건축학술상>은 지난 1, 2회에 걸쳐 당선작을 선정하였으며 현재 제1회 당선작 <벽전>(박성형 지음)이 출판되었으며, 금년 6월 시상식에 맞춰 제2회 당선작(서정일 지음)의 발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운영위원회 : 배형민, 안창모, 전봉희, 전진삼 ⓢ 주최 : 심 원문화사업회 ⓢ 주관 : 심원건축학술상 운영위원회 ⓢ 기획 및 출판 : 격월간 건축리포트<와이드>|간향미디어랩 ⓢ 후 원 : (주)엠에스 오토텍 ⓢ 문의 : 02-2235-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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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재단법인 아름지기

한옥과 한옥 사이;

2011. 3.30.~4.9.

정주 定住를 위한 집과 길

갤러리 아트링크 갤러리 아트링크 |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17-6 오프닝 | 2011년 3월 30일 오후 3시 (오후 2시부터 김승회 교수의 특별 강 연이 진행됩니다) 문의 | 재단법인 아름지기 02 741 8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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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건축사사무소 이 일 공 오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동 250-5 정미빌딩 3층/ TEL 574 2105/ FAX 574 2156 3rd floor, Jung Mi bldg. 250-5, Yangjae-Dong, Seocho-Gu,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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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s은 진보된 디지털 제작기법에 의한 독창적 디자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 자인 리사 이와모토는 건축가가 물리적 형태와 디지털 디자인 사이를 조율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기법들에 대해 자세히 묘사한다. 이 책에서는 디지털 제작기법을 크게 5가지 기법(Sectioning(단면자르기), Tessellating(쪽 매맞추기),

Folding(접기), Contouring(윤곽형성), Forming(성형))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5가지 기법에 해당

하는 대표적 작품들은 완성된 형태와 드로잉, 템플레이트, 그리고 프로토타입의 형식으로 나타나 있으며, 독자들 이 디자인부터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은 진보 적이고 선구적인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비교적 작은 스케일의 작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isa Iwamoto, winner of numerous design awards, is associate professor of architecture at UC Berkeley and a principal of IwamotoScott Architecture. She is a leader in the field of digital fabrications, and her work has been published in numerous national and international journals such as Architectural Record, I.D. Magazine, Domus, Metropolis, Dwell, Seed, C3, and Archiworld.

���� ����� ��� ����� ���� ��� ��� ����������� ���� �� �������(Univ. of Pennsylvania)�� ��� ��� ��� ��(Harvard Univ.) ����

��(GSD)�� ��� ���� ���� ������ ��� �� � ������ Harvard Center for Design Informatics, Fuji-Xerox Palo Alto Laboratory, General Dynamics C4 Systems�� ����� ������

ISBN 978-89-5592-154-0

15,000 won

ISBN 89-5592-154-3

Architecture and Urbanism 1970-2011 이타미 준의 궤적

��� ��� �� �� ���� ���� 新作을 중심으로 한 作品集 출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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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SINCE 2006|다섯 번째 주제|건축가 초청 강의 ‘시즌 3’ : New POwer ARchitect|<건축가 초청 강의 ‘시즌 3’>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건축을 리드할 젊은 건축가들을 초대하 여 그 분들이 현재 관심하고 있는 건축의 주제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듣고 묻는 시간입니다. 올해로 5 차년도를 맞이하는 땅집사향은 당분간 국내외에서 맹활약하는 ‘젊은 건축가’에 시선을 맞추고자 합니 다. <와이드 AR> 독자님들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을 기대합니다.|주관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주최 : 그림건축, 간향미디어랩|장소 : 그림건축 내 안방마루|도서 협찬 : 시공문화사 spacetime, 수류산방|문의 : 02-2231-3370, 02-2235-1960|*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 참여 관련한 자 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카페명 : 와이드AR, 카페 주소 : http://cafe.naver.com/aqlab)에서 확인할

53 ⓦ 3월의 초청 건축가|장영철+전숙희 (WISE Architecture 공동대표) |주제 : SMALLNESS|2011년 3월 16일(수) 저녁 7시 54 ⓦ 4월의 초청 건축가|임지택 수 있습니다.

(한양대 교수)|주제 : Tektonik|2011년 4월 13일(수)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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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ptive re-use of camp hialeah 2 4 3 1 5 5 6 6

21 - 4 15 2 30 - 4 5 / 4.2-4.3 3 21 - 25 2 4 26 10 -15 31 2 2 -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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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2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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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chidata .

www.docomomo-kore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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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2011년도 제2기 모집]

2010년도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제1기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에 힘입어 당사는 2011년도를 맞아 다음과 같이 건축저널리즘 워크숍 제2기 과정을 모집합니다. 올해는 지난 1기 프로그램 운용 의 결과를 토대로 교육 기간의 압축과 3단계로 나뉜 코스별 강좌 로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워크숍 지원 자

The 2nd GANYANG WORKSHOP of

격을 대학 3학년 재학생(휴학생 포함) 이상으로 확대하여 이 분야

Architectural Journalism, 2011

의 직업 세계를 이해코자 하는 많은 대학생들의 참여 열기를 담고 자 하였습니다.

[워크숍 기간 및 강의 장소] ⓦ 2011년 04월~11월 (8개월, 총 10

[신청 서류 양식 다운로드 방법]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저널

회 워크숍) 1) 기본코스 : 04월~06월 (월 1회×3개월=3회) 2) 집

리즘 워크숍’ 게시판에서 다운로드 가능

중코스 : 08월 중 (1주 연속 4회) 3) 심화코스 : 09월~11월 (월 1 회×3개월=3회) ⓦ 워크숍 요일 1) 기본코스・심화코스 : 토요일

[서류 제출처] 1) 우편 제출시(신청 마감일 우편 소인까지 인정)

오후 2시 2) 집중코스 : 지정 주간 4일 3) 코스별 매 강좌는 2~3시

(121-816)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6-2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간 분량의 강의, 실습으로 구성 ⓦ 강의 장소 : 서울, 본지 편집실

간향미디어랩 (겉봉에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지원서’라고 명기

및 각 취재 현장

바람) 2) 이메일 제출시 e-mail: widear@naver.com

[수강생 모집 개요] ⓦ 모집 인원 : 10인 내외 ⓦ 신청기간 : 2011

[워크숍 등록] 1) 합격자는 워크숍 참가비를 아래 지정 방법을 통

년 02월 28일(월)~3월 12일(토) ⓦ 전형 방법 : 서류 심사 ⓦ 1차

해 입금함으로써 등록 완료함 (미입금 시, 예비 합격자에게 자격을

합격자 발표 : 03월 19일(네이버 카페 ‘와이드 AR’ 게시판 발표 및

부여함) 2) 입금 계좌 :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저널리즘 워크숍

개별 통지) ⓦ 1차 합격자 등록기간 : 03월 19일(토)~03월 23일(

등록 메뉴에서 카드 결제 (카드 결제를 통한 등록 완료 후에는 환

수) ⓦ 추가 합격자 발표 : 03월 26일(발표 : 전과 동) ⓦ 추가 합격

불 불가를 원칙으로 함)

자 등록기간 : 03월 26일(토)~03월 30일(수) ⓦ 최종 합격자 발표 : 03월 31일(발표 : 전과 동)

[강사진] ⓦ 워크숍 총괄 : 전진삼(본지 발행인, 간향건축저널리즘 공작소장) ⓦ 강사진 : 본지 발행편집인단 구성원을 포함한 국내 건

[워크숍 목표 및 추진 방안] 1) 학생에게 건축 잡지사를 포함한

축·미술·디자인잡지 데스크 및 주요 매체에서 활약해 오고 있는

주요 언론사 입사를 위한 준비 과정을 제공해 주고, 각 언론사에는

기자, 칼럼니스트, 건축 책 저자 및 대학교수로 구성

기자로서의 소양과 저널리즘에 입각한 윤리 의식 및 실무 능력에도

 

충실한 인력을 공급하고자 한다. 2) 지방대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

[워크숍 프로그램 개요]

하기 위해 학기 중 주말을 이용한 강의로 진행하며, 방학 중엔 현장

ⓦ 기본코스 (04월~06월)

실습을 감안, 주중에 워크숍을 진행코 자 한다.

04월 16일(토) : 입교식 및 강의(저널리즘 세미나) 05월 21일(토) : 강의(인문사회교양 세미나 1)

[수료자 장학 특전 등] 1) 최종 과정 수료 시 ‘수료증’ 발급 2) 성적

06월 18일(토) : 강의(기초취재연구)

우수자에 한하여 언론사 취업 시 ‘추천서’ 발급 (단, 전체 워크숍 과

ⓦ 집중코스 (08월)

정 중 70% 이상의 출석자에 한하여 ‘수료증’이 발급됨.)

08월 17일(수)~20일(토) : 강의 및 실습(건축사진강의 / 건축현 안세미나 / 잡지사탐방 / 편집디자인디렉터와의 대화 / 도서유통

[워크숍 등록비] 등록비 : 35만 원 (용도 : 워크숍 진행비, 강사료

회사탐방 /전시 및 세미나 현장참여와 취재실습 / 잡지사 데스크

및 자료비로 쓰이게 되며, 과정 중 발생되는 개인별 필요 경비(교통

초청만찬 등)

비 등)는 각자 부담함을 원칙으로 함)

ⓦ 심화코스(09월~11월) 09월 17일(토) : 강의(인문사회교양 세미나 2)

[신청 자격] : 대학 3학년 재학생(휴학생 포함) 이상으로서 건축,

10월 15일(토) : 강의(건축저널리즘 세미나)

도시, 디자인, 조경, 인테리어 관련학과 전공생에 한함

11월 19일(토) : 수료식 및 워크숍 전 과정 리뷰

[신청 서류] 1) 자기소개서(양식, 다운로드 받아 활용) 2) 지원동기

[참조 및 전화 문의]

서(양식, 상동) 3) 재(휴)학 증명서

ⓦ 네이버 카페 : widear 참조 ⓦ 070-7715-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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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약칭,

와이드 AR

)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 통권 20호 2011년 3-4월호 ⓦ 2011년 3월 10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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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1 캠프 하야리아의 미래는 | 제 8회 도코모모 코리아 디자인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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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정과 소통의 방법으로서 하야리아 공모전 | 이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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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야리아, 도시 자본으로서 공원 녹지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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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공원을 통해 본 도시 대형 공간의 접근법 | 배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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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성의 발현, 하야리아 입지적 특성과 가치 | 김승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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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2 새 시대를 위한 도시 공동 주거 | 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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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3 롯데 부여 리조트 <백상원> | 김승회+강원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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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상원> 건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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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사 후기 | 가벼운 건축의 색다른 풍경 | 김정은, 원형 기와집이 재미있는 리조트 | 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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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Depth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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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PASS 17 | 이종건> 허약하고 허망한 우리 시대 건축 지식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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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횡무진 20 | 이용재> 낙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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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건축 탐사 20 | 손장원> 한국 화교의 시작과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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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과 영화 20 | 강병국> 건축 영화 1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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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계획안 100선 19> 김효만의 구헌(丘軒)

73

ⓦ <Wide focus 11 | 조한> 건축과 인문학의 생성적 경계, 그리고 건축적 실천과 담론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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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de focus 12 | 강권정예> 건축설계 시장의 연착륙을 기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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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드 書欌 18 | 안철흥>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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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박준호+이승연 | 판교 주택 2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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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구성원을 위한 숨은 공간 찾기 | 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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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 판교 s-House & P-House

New POwer ARchitect 106

ⓦ 뉴 파워 아키텍트 파일 01 | 양수인 | Now We Se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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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파워 아키텍트 파일 02 | 이정훈 | 가감의 전략 ⓦ 와이드 레터 | 정귀원 ⓦ 정기구독 신청 방법 ⓦ 와이드 뉴스 ⓦ 와이드 칼럼 | 르 코르뷔지에, 세계유산 후보에 오르다 | 김정동 ⓦ 전진삼 발행인의 WideAN(Architecture Network)*Club 리포트 05

ⓦ 표2 | JUNGLIM ⓦ 표3 | UOS ⓦ 표4 | Mooyong Architecture & Engineers ⓦ 1 | Wondoshi Academy Seminar ⓦ 2 | ONE O ONE ⓦ 3 | SIMWON ⓦ 4 | Samhyub ⓦ 5 | Arumjigi ⓦ 6 | Seegan ⓦ 7 | Softpia ⓦ 8 | EaWes ⓦ 9 | Dongyang PC ⓦ 10 | VINE ⓦ 11 | HS홀딩스 ⓦ 12 | 2105 ⓦ 13 | UrbanEx ⓦ 14 | UnSangDong ⓦ 15 | VITA Group ⓦ 16 | Spacetime ⓦ 17 |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53·54 ⓦ 18 | DOCOMOMO-Korea Design Competition ⓦ 19 | 제2기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 20 | Suryusanbang ⓦ 21 | 목차 ⓦ 22 | 구독신청서 ⓦ 23 | 판권 및 와이드레터 ⓦ 24 | 영문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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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약칭, <와이드 AR>은 단순히 종 이로 만드는 건축 잡지가 아닙니다. 건축하는 선후배들과 건축을 좋아하는 익명의 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함께 새 로운 사건을 만들어 내는 저널입니다. ⓦ 월례 세미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ARCHITECTURE BRIDGE>, ⓦ 예비 저널리스트를 양성하는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 예비 비평가의 출현을 응원 하는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워크숍 <ARCHI-BUS>, ⓦ 건축 신인 발굴 프로젝 트 <W-A-R>, 등의 연속된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기와 같은 <와이드 AR> 이 지향하는 건축저널리즘은 구독자님 개인과 기업 및 단체의 광고 후원자님들에 의해 완성됩니다.

정기 구독(국내 전용) 신청 방법 안내 ⓦ <구독자명(기증하실 경우 기증자명 포함)>, <배송지 주소>, <구독 희망 시작 월호 및 구독 기간>, <핸드폰 번호>, <이메일 주소>, <입금 예정일> 을 적으시어 ⓦ <와이드 AR> 공식 이메일 : widear@naver.com ⓦ 팩스 : 02-2235-1968 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책은 입금 후 보내드리게 됩니다. 정기 구독을 하시면 전국 어디서나 편안하게 책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당사가 독자 대상으로 벌이는 상기 각종 행사에 우선 초대됩니다. ⓦ 정기 구독 관련 문의 : 070-7715-1960 ⓦ 연간 구독료 ☞ 1년 구독료 55,000원 ☞ 2년 구독 료 105,000원 ☞ 3년 구독료 150,000원 ☞ 4년 구독료 190,000원 ☞ 5년 구독료 225,000원 ⓦ 무통장 입금 방법 ☞ 입금 계좌 : 국민은행, 491001-01-156370 [예금주 : 전진삼(간향미디어랩)] ☞ 구독자와 입금자의 이름이 다를 경우, 꼭 상기 전화, 팩스, 이메일로 확인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카드 결제 방법 ☞ 네이버카페 : <와이드 AR> 좌측 메뉴판에 서 <정기구독 신용카드 결제>란 이용하시면 편리합니다. ⓦ 광고 문의 : 02-2235-1960 ⓦ <와이드 AR>의 광고는 본 잡 지를 함께 만드는 건축(가)네트워크를 지원합니다. 지면 위에서의 1차적 홍보 효과를 넘어 실질적 수익 효과의 창출을 위 해 데스크가 함께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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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약칭, <와이드 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 발행편집인단 ⓦ 발행인 겸 대표 | 전진삼 ⓦ 편집장 겸 대표 | 정귀원 ⓦ 객원 선임기자 | 강권정예 ⓦ 발행위원 | 김기중, 박유진, 박종기, 손도문, 신창훈, 오섬훈, 황순우 ⓦ 대외협력위원 | 김종수, 박민철, 박순천, 윤창기, 이영욱, 이충기, 장윤규, 조용귀 ⓦ 고문 | 곽 재환, 김정동, 이일훈, 임근배, 임창복, 최동규 ⓦ 자문위원 | 구영민, 박승홍, 박철수, 이종건 ⓦ 편집위원 | 김기수, 김영 철, 김종헌, 김정후, 김태일, 박준호, 박혜선, 안명준, 유석연, 임지택, 전유창, 정수진, 조정구, 조택연, 함성호 ⓦ 고정집 필위원 | 강병국, 손장원, 안철흥 ⓦ 영문번역위원 | 조경연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박상일 ⓦ 포토그래퍼 | 남궁선, 진 효숙 ⓦ 인쇄 제작 코디네이터 | 김기현 ⓦ 로고 칼리그래퍼 | 김기충 ⓦ 디자인 | 수류산방(樹流山房 Suryusanbang, 디자 이너 이숙기 최종열, 전화 02-735-1085, 팩스 02-735-1083) ⓦ 서점유통관리대행 | (주)호평BSA(대표 심상호, 담당 차 장 정민우, 전화 02-725-9470~2, 팩스 02-725-9473) ⓦ 제작협력사(인쇄 | 예림인쇄, 종이 | 대림지업사, 출력 | 반도커

호 2011년 3-4월호 ⓦ 2011년 3월 10일 20 발행 ⓦ 2008년 1월 2일 창간 등록, 2008년 1월 15일 창간 ⓦ 2011년 1월 19일 변경 등록, 마포 마-00047호 ⓦ 낱권 가격 뮤니케이션스, 제본 | 문종문화사)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 통권

10,000원, 1년 구독료 55,000원 ⓦ ISSN 1976-7412 ⓦ 간향미디어랩 GML ⓦ 발행처 | (121-816) 서울시 마포구 동교 동 156-2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대표 전화 02-2235-1960, 팩스 02-2235-1968 ⓦ 독자지원서비스 | 070-7715-1960 ⓦ 공식 이메일 | widear@naver.com ⓦ 공식 URL | http://cafe.naver.com/aqlab ⓦ 네이버 카페명 | 와이드AR ⓦ 격월 간 건축리포트 <와이드>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 의 무단 전재 및 복사, 유포를 금합니다.

정기용 선생님 영면하시다

와이드 레터 ⓦ ⓦ 지난 3월 11일 정기용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숙환으로 고생하시면서도 건축을 향한 열정과, 후학들 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으셨기에 그분의 내려놓음이 한동안 믿기지 않았었다. 결국 당신의 건축 철학과 작업을 정리한 <감응 : 정기용 건축—풍토, 풍경과의 대화>는 고 별 전시회가 되고 만 셈이다. ⓦ 건축가 정기용 하면, 개인적으론 무주 프로젝트가 가 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다. 마을회관, 면사무소, 재래시장, 농민의 집, 된장공장, 공설 납골당, 버스정류장 등 약 30여 개에 달하는 공공 건축물의 설계 작업이다. 물론 공공 이 발주하고 공적 자금이 투입되었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곳의 땅을 진정으로 사랑 하고 그곳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오랫동안 고민하여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결 과물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공공건축이다. 공공건축은 작가로서의 욕심을 접고 사회의 문제와 요구를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통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아름답고 고마운 건축이다. ⓦ 아름답고 고마운 건축의 건축가 는 또한 가장 최근까지 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도시의 거대한 아 카이브가 되길 원했던 건축도시설계원의 초석임을 자처했다. 그리고 후배들이 그것을 밑거름 삼아 꽃을 피우게 되길 진심으로 바랬다.(2010년 8월 본지와의 인터뷰) ⓦ 이 젠 정기용 선생님의 직접적인 울림도, 그로 인한 즉각적인 우리의 떨림도 더 이상 없다. 그러나 그분이 남기신 지혜들은 우리가 옳다고 믿는 길에서, 혹은 험하고 힘든 길에서 여전히 은근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영면하시길 빕니다. ⓦ 글 | (본지 편집장)

정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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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WIDE Architecture Report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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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ch-April, 2011

WIDE WORK ⓦ PANGYO Houses designed by Joon-Ho Park and Seung-Yeon Lee ⓦ P-House designed by co-chief architects Joon-Ho Park and Seung-Yeon Lee of EAST4 having ground to establish new direction of art, architecture & culture was recently completed. sHouse that was completed prior to P-House are two houses out of four housing projects on the go at once in Pankyo area. The architects said that Pankyo housing projects were a process of finding the essence of architect’s work. In other words, a house should not be the object of a symbolic architectural icon or an experiment, but it should be a place where the occupants’ daily life, all sorts of emotions and memories are made. In fact, requirements from the client of s-House who was living with two daughters and grandmother and that of P-House who had a newborn daughter in the middle of design process were preferentially reflected through interacting with them. Of course, the requirements were applied in the method of filtering the architectural design and space that EAST4’s architects expressed. page 081 ISSUE 1 ⓦ The 8th DOCOMOMO-Korea Design Competition, Adaptive Re-Used of Camp Hialeah ⓦ Camp Hialeah was selected as a field for the 8th DOCOMOMO-Korea Design Competition this year. The region of Camp Hialeah had used for a horse racetrack and a military training camp during Japanese colonial era and the U.S. Army base up to 2002. Use of military facilities for more than 50 years has led the region to freakish urban structure and system. As many of the U.S. military bases are to be relocated or merged, it is expected that similar problems will become an issue in several cities. Thus, we pointed out the meaning and several issues of this competition that offers a good opportunity to debate on the good use of the bases and urban regeneration. page 025 ISSUE 2 ⓦ Apartment for a New Era ⓦ Apartment is necessary to resolve the housing problem in highly-populated urban areas, but it, on the other hand, has created social problems such as lifestyle, uniformity of cityscape and formation of a crime-ridden district. KiJoong Kim, President of Studio 2105, suggested a strategy for an apartment plan to solve both a high-density housing problem and urban problems caused by apartment. It includes; a site plan that makes possible to communicate with a city on the basis of continuity of the space, a new development plan that includes the concept of coexistance to avoid overall removal of the existing buildings, diversification of the shape and scale, differentiated design, and consideration of business value. Into the foreseeable future, apartments for urbanite will consistently exist, and they will coexist with detached houses and other different shape apartments. Korean architects should take more interest in the new design of urban apartment. page 038 ISSUE 3 ⓦ Lotte Buyeo Resort <BackSangWon> ⓦ BackSangWon(百想園) is the building that was first constructed on the site of Lotte Buyeo Resort, and it has 300 condominium units and subsidiary facilities such as a convention hall, a water recreation center and a restaurant. Seung-Hoy Kim, the co-president of K.Y.W.C. Architects and a professor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designed the building. When designing, he had to consider two points. First, the site is located in the capital of Baekje Dynasty. Second, the style of Korean traditional architecture was also important because the site is facing Baekje History Restoration Site under government’s project. On the one hand he had the goal of suggesting a new pattern of condominium through this project, and on the other hand he thought how the building as a starting point of the whole site of the resort would adapt to the future landscape and overall system. As the final outcome, the building has drastically-curved external appearance and traditional wooden corridors, and the architect expects that visitors can imagine Baekje Dynasty in the 6th century. In the middle of last January, a reporter of WIDE-AR could have a chance to meet the building at workshop. Several viewpoints are suggested in the main text. page 045 New POwer ARchitect’s FILE Soo-In Yang(N-POAR 01). page 106 Jeong-Hoon Lee(N-POAR 02). page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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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엣지 Edge


Issue 1

캠프 하야리아의 미래는 adaptive re-use of camp Hialeah 제 8회 도코모모 코리아 디자인 공모전

올해 도코모모 코리아 아이디어 공모전의 대상지는 부산의 하야리아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하야리아 지역은 2008 년까지만 해도 미군이 사용하던 군사기지로, 일제강점기 때는 군사 훈련과 B, C급 한국인 전범들의 훈련소로, 그 이전에는 근대 오락 시설인 경마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그러나 50여 년 넘게 군사 시설로 사용되는 동안 도시 의 구조와 체계를 기형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또한 앞으로 이전 통폐합되는 미군 기지가 국내에 늘어감에 따라, 유사한 문제가 여러 도시에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공원화가 진행되고 있는 용산 지역에 앞서 이 전이 결정되면서, 하야리아 지역은 이전 미군기지의 활용과 도시 재생이라는 측면에서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 다. 국내 모두 62곳으로 집계된다. 이번 <와이드AR> 이슈에서는 공모전이 주목하고 있는 하야리아의 도시/건축 적 가능성과 잠재돼 있는 가치를 짚어보기로 한다. 진행 | 강권정예(본지 객원기자), 자료 제공 | 도코모모 코리아(http://www. docomomo-korea.org), 부산국제건축문화제(http://www.biacf.org)


) 시설 (통신 초소

관 사령사 관

사 급관 영관

적 닥흔 손바

극장

초소

학교

소 위병

고 탄약

체육관

원 유치 교회

년 청소

막사 군 일본사관) (하

자 독신

숙소

시설

교회

사 급관 위관

체육

시설

막사 퀀셋

막사 퀀셋

경 마 트 랙

원형

장 수영

군 막사 퀀셋

소 발매 마권

원형 소 위병

당) (식 클럽 사병

막사 퀀셋

장 야구

비소 량정 투차 전 비

물 속건 부부 사령 공장 제빵

부 사령 장 헬기 치대 상징석 거 총 육군 기관 일본

서 소방 장 유치

지역 추정 마사 대 수사 범죄

(위) 하야리아 배치도, (아래 왼쪽) 하야리아 항측도, (아래 오른쪽) 하야리아 일대.

Wide AR no.20 : 03-04 2011 Issue 1

유류

시설


세 가지 모습의 하야리아

맨해튼에서는 불과 0.73km 떨어진 곳에 있 는 거버너스 아일랜드(약 60만m²)는 2003

도코모모 공모전의 동향과 이슈 변화

년 연방정부가 뉴욕 시민들에게 섬의 대부 군사시설로 제한돼 있던 공간이 개방되는

분을 1달러에 매각하였으며, 거버너스 아

경우나 군사 용도로 쓰였던 공간들이 공원

일랜드 위원회에서 관리한다. 기존에 서식

도코모모 공모전 자체의 최근 변화들은 대

화하는 경우는 대부분 도시의 성장이나 팽

하던 1,700 그루의 나무를 보전하고 지역의

상지가 점차 개별 건축물에서 지역으로 확

창과 관련이 있다. 도시의 경계가 확장되

기후와 변화에 적합한 수종으로 적응 가능

장되고 있다. 구 신촌역사, 국군기무사령

면서 중심이 변화고, 이들이 다시 외곽으

한 1,300그루의 나무 심어 나무들의 서식지

부, 서산부인과, 서울역사, 당인리발전소,

로 이동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일

를 자리매김한 경우다. 그리고 일본 안캬바

충남도청사와 같은 도시 변화에 따라, 용도

어나는 현상이랄 수 있다. 그 점에서 대

(安脚場) 전적 공원이나 대만 가오슝의 위

가 가하거나 재개발의 이슈와 맞물려, 보존

규모 공장이나 산업시설인 경우도 유사하

무영도회(衛武營都會) 공원, 오렌지 카운

이나 재생(활용)에 주제가 맞춰져 있었다.

다. 대표적인 예가 토론토의 다운스뷰 파크

티 그레이트 파크(약 545만m )와 같은 사

작년 인천 배다리 지역은 사회의 복잡한 이

(Downsview park, 약 130만m )를 꼽을 수

례들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공원으로 해외

해관계와 정치적 이슈와도 맞물려 있던 곳

있고, 자국의 군대가 주둔해 있던 곳으로

사례들은 그 과정이 어떠한가, 어떤 공원인

이다. 이러한 경향을 하나의 증상이라 한다

공원화 된 곳이다. 하야리아의 경우도 조금

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면, 일정한 유형을 찾을 수도 있다.

은 다른 맥락이지만 부산의 외곽이었던 곳

용산의 경우 과거 1980, 90년대에도 상업지

근대 건축물과 현대 건축물의 차이를 본다

이 지금은 중심이 된 곳이라 할 수 있다.

구나 주거지역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

면, 건축물 자체가 아니라 영역을 다루는

대개 도시 재생의 촉매, 매개체로 공원이

되기도 했고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유형이 강해지고 있고, 건축이라는 것이 단

많이 투입되기도 한다. 선례로 파리 라 빌

현재 용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용산 자체

순히 물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건축물을 둘

레트를 대표적으로 꼽는데, 1980년대 이후

보다, 오히려 주변에 더 집중돼 있다 할 수

러싸고 있는 복잡한 사회 양상을 반영하고

부터 정치가들이 도시 정치나 정책의 수단

있다. 정작 지금 신경 쓸 것은 주변에 대한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근대 건축물이

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도시 재생의 관점에

컨트롤이고, 정부나 시민의 관심이 필요하

나 공간의 접근이 훨씬 포괄적으로 이루어

서도 공원을 만들어 공간의 가치를 높임으

다는 것이 일각의 지적이다. 하야리아 역시

지는 이유일 것이다. 또한 공모의 대상지가

로써 전반적인 재생을 이루는 과정이 많다.

도 주변이 고층 주거군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울에서, 서울이 아닌 곳으로 옮겨가면서,

공원 자체가 중요한 주인공은 아니라도 촉

주변의 재개발 계획이 나온 상태다. 오랜 기

서울에 집중돼 있던 관심이 분산되고 확장

매 역할을 하는 경우다. 그럴 경우 자칫 잘

간 도시와 단절돼 있어 녹지나 경관상의 문

된다는 측면이 있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생

못 일어나는 일들은 공원이 재개발 되는 동

제들이, 앞서 사례들의 교훈이나 원칙들을

각하면 건축의 관심, 문화적 관심을 좀더

네의 앞마당이 되거나, 주변의 부동산 가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격에 이바지 하는 경우다. 이러한 공원이

다. 그러 면에서 구체적인 설계나 활용방안

면이 아닌가, 한다.

나 도시 공간들에 조금 더 공공성이 강조

뿐만 아니라, 진행되는 과정, 반환 이후 어

현대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건축이나 도시 문

되는 경우, 세제를 통해 공공적으로 이용

떻게 사용되기까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

제가 단순히 물리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할 수 있는 방법이나, 디자인의 관점에서는

떤 힘들이 영향을 미쳤고, 일단은 전체적으

서 앞으로의 건축 행위도 여러 가지 경제 사

최대한 ‘도시의 섬’처럼 되지 않도록 개발

로 드러나는 일들이 되고, 그런 점에서 중요

회 현상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해석

하는 방식을 찾기도 한다. 일시에 완성품을

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공간임에는

하고 난 다음에 건축 행위가 진행되어야 한다

만들기 보다,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인

분명하다. 하야리아 공모전를 통해 그 몇 가

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데, 주변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보면서 수정

지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다.

점에서 공모전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도 공모

2

2

되는 경우다. 그리고 설계 과정에서 참여의

전 자체의 형식과 주제 변화가 흥미롭다. 이

기회를 많이 줄 수도 있도록 개발의 방식

제 공모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하야리아

자체가 계획 단계에서 고려된다.

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로 옮겨 가보자.

현재 다운스뷰 파크는 시장, 토론토 항공 우주 박물관, 지역 보존 기관, 야생 동물 센 터나 실내 축구 및 비치 발리 볼을 이용할 수 있는 시민 문화 공간으로 변모해 사용하 고 있다. 뉴욕 항구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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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부산이라는 도시로 확대될 수도 있는 인터뷰 1 | 이기옥 (필립건축 대표・도코모모 코리아 디자인 공모전 총괄 코디네이터)

것이다.

과정과 소통의 방법으로서 하야리아 공모전

그리고 하야리아 공모전은 학생 공모전 이나 건축 공모전이 아니다. 다양한 분 야의 관점을 수용하기 위해 폭을 넓힌 것 인데, 궁극적으로는 이런 계기를 통해 건

Q. 이번 공모전은 대상지인 하야리아에 대

수 밖에 없다. 그 의도라면 ‘해석을 하라’

축 조경, 사실은 건축 도시 조경 분야의

한 접근과 결과물의 형식을 폭넓게 설정하

는 것이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

테크니션들이 조금 폭넓게 사회를 인식

고, 참가 대상 또한 확대되었다. 공모 주제

자체를 중요시하겠다는 것이다. 해석 대

하고 사회와 소통하기를 바란다. 건축을

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 결과물에서 학생,

상이 하야리아의 물리적 조건 자체일수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역할이 좀더 확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간극을 어떻게 극복

도 있고, 주변의 것들, 역사적인 것, 사회

장될 수도 있고 다른 분야로 흡입될 수

할 것인가.

적인 것, 도시적인 것일 수도 있다. 해석

도 있을 것이다. 소통의 방법들도 여태까

A. 대상지인 하야리아를 둘러 싼 복잡한

에 따라 하야리아 전체를 설정할 수도 있

지 썼던 도구나 언어가 아닌, 다른 도구

사안들을 포괄하기 위해서다. 하야리아

고, 인근 주변이나 부산의 도시 맥락 속

를 써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럼으로써 소

를 보는 여러 시각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에서 계획 대상지가 설정될 수도 있다.

통 방법을 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

있고, 기존의 개별 건축물과는 달리 대상

마권 발매소 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경

을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는 훈련되지 않

지가 넓고 조건들이 중층적이다. 공모전

마 트랙의 흔적이 중요한 대상이 될 수

는 부분이다.

에서는 대상지를 설정하는 것부터 프로그

도 있다. 혹은 주변 고층 아파트들로 경

특히 과정과 생각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

램, 대상지 내 주요 공간, 단일 건축물, 인

계가 만들어진 물리적 경계 자체로 두거

을 인정한다는 방침으로, 다른 공모전에

테리어까지도 포함하고 결과물이 다양할

나 도시적 맥락을 생각하면 계획 대상지

비해 공모전 수상작의 수가 많다. 결과물

동천 상류 금융 단지 방면(동천범5호교 주변)

북항(영도 남항 상공)

황령산에서 본 백양산

연지 재개발 1-2구역(연학초교 주변)

Wide AR no.20 : 03-04 2011 Issue 1


의 우열보다 하나하나의 아이디어와 제

해진다. 하기에 따라서는 하야리아 주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도 적극적으로 개입

안이 얼마나 의미 있느냐를 기준으로 선

의 개발 계획을 돌릴 수도 있다. ‘경계’

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지역적인 문제

별될 것이다.

또한 물리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대상지

로 국한이기 보다, 도코모모 공모전을 통

Q. 공모 지침에는 하야리아를 ‘비움의 공간’

이지만, 사실 주변에 의해 정해진 경계

해 전국적인 이슈화하는 데에 의미가 있

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간의 용도나 성격을

다. 이 경계를 허문다면, 어떤 경계에 집

다. 특수한 부산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

제안하라는 것인가.

중해서 어떤 방법으로 허물 것인가를 제

라 전체의 문제이고, 전국에 분포돼 있

A. 현실 사회는 하야리아를 공원으로 개

안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정관

는 미군기지의 하나로서 하야리아를 봐

발한다는 방향을 정하였지만, 이번 공모

념을 버려야 한다. 그 모든 가능성과 여

야 한다. 공모전의 결과물들은 앞으로 진

전에서는 그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다.

지를 열어두고, 결국 응모자의 몫이다.

행될 이전 미군기지의 활용과 접근 방식

하야리아가 ‘공공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Q. 그런데 하야리아는 이미 공원화 사업이

에 대한 하나의 샘플이 되지 않을까 한

는 가치도 다시 해석될 수 있다. 프라이

진행 중이고,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설계자

다. 하야리아 자체는 중요하고 전략적이

빗 공간이 들어갈 수도 있다면, 임대료를

가 두 번째 안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유사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

아주 잘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

이번 공모전의 취지나 공모전 결과가 어떠

기 때문에 다른 곳에 영향을 주는 모델

해, 생각하지 못했던 가치를 만들어 낼

한 의미를 갖는가.

이 될 것이다.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것을 예측하거

A. 하야리아 자체에 어떤 영향력을 염두

나 정해질 것 같은 것은 지침상에서 모두

에 둔 것은 아니다. 공모를 통해 엄청난

제외시켰다. ‘비움’이라는 것도 해석하기

파장을 줘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영향

에 따라서는 비움의 시점을 어디로 설정

이 없을 수도 있고 오히려 영향을 받을

해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

수 있다. 지자체에서는 이미 공원화 사업

간의 문제가 시간의 문제로 접근이 가능

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지역의

전포 재개발 1-1구역(전포산복도로)

하야리아 부대 주변 재개발(항공)

황령산 봉수대에서 본 서면 일대와 하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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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의 도시 성장은 ‘불균형’을 이루고, 시 인터뷰 2 | 강동진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간이 흐르면서 이 지역은 도시의 공간 구

하야리아, 도시 자본으로서 공원 녹지

조로 고착된 곳으로 여기며 우리의 기억 에서 사라져 갔다. 하야리아 기지가 이전 됨으로써 그 동안의 망각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Q. 하야리아는 시기별로 공간적인 특성이

이어지던 상업적 도시 활력을 차단하고,

Q. 도시적 차원에서 하야리아는 어떻게 이

다르다. 현재 하야리아의 모습에는 어떻게

특히 백양산에서 흘러내리던 녹지의 흐름

해될 수 있는가.

남아 있는가. 현재의 하야리아를 설명할 수

도 단절된다. 이 상태에서 길게는 100여

A. 하야리아를 주목하는 것은 부산의 도

있는가.

년, 짧게는 50여 년이 흐른 것이다.

시적 가능성 때문이다. 부산은 남과 동으

A. 하야리아의 공간 입지적 조건은 몇 가

결국 이러한 ‘막힘’이나 ‘단절’은 사람의

로는 바다로 위요되어 있고, 높고 낮은

지 단계적 특성이 드러난다. 기지는 일제

이동과 물자의 이동을 불편하게 하여 결

산들로 이루어진 독특한 지형 지세를 가

강점기에는 경마장으로 사용되다 말기에

과적으로 주변 지역의 퇴락을 가져 오는

지고 있다. 이것이 부산의 최대 강점이지

는 군사 목적으로 공간으로 전환되어, 한

데요. 한때는 미군에서 흘러나오던 각종

만, 단점이기도 하다. 공간적 단점이 되

국전쟁을 거치면서는 미군기지로 사용된

물자와 모여들던 주변인들로 인해 이 지

는 원인이 되고 있는 하야리아 지역을 주

다. 그리고 1905년 경부선 개통되면서 일

역이 흥청거릴 때도 있었다지만 결과는 ‘

목할 수 밖에 없다. 모름지기 서면 일대

대는 양분이 되는데, 현재와 같이 서면 로

퇴락’이었다. 이런 퇴락과 정체(停滯)가

의 도심 구조를 쇄신하고 도시와 자연이

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남쪽과 하야리야

진행될 동안, 부산의 서면은 로터리를 중

공생하는 도시 성장의 가능성을 갖고 있

주변으로 하는 북쪽으로 나뉜다. 결국은

심으로 나름대로 도시 확장과 발전을 거

기 때문이다. ‘부산의 중심’인 서면의 역

철길과 군사기지가 부산진과 범일동에서

듭하였다. 공간적으로 단절된 남쪽과 북

할. 특히 하야리아와 인접해 있는 서면은

1. 부산 경마구락부(1930~1940) 건축물 1-1. 1934년 부산경마구락부

1-2. 1934년 부산경마구락부

1-3. 1937년 부산 시가도

Wide AR no.20 : 03-04 2011 Issue 1


광복동과 함께 부산의 지역 경제와 문화

→하야리아 기지가 있는 서면→ 광복동&

계에 속하는 ‘워터 프런트 재개발’과 ‘도

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도심 지역이다.

서면’으로 중심이 이어지는 큰 맥 속에

시와 자연의 공생’의 단계를 한꺼번에 거

바다와 맞닿은 광복동의 역할과 달리 ‘부

서 조금씩 확산과 팽창을 거듭하여 왔다.

치려 하고 있다. 그 중 광복동과 서면 일

산 내륙의 도시 활력의 확산점이자 결집

일반적으로 도시가 급하게 발전(퇴보)하

대가 도심 회색 공간으로 녹지 보강과 복

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이제

는 계기적 사건들은 시대별로 고르게 분

원이 절실하던 차에 하야리아 기지가 이

는 이러한 단순한 도심으로서의 기능 외

포하는 편인데, 부산의 경우는 도시 변화

전한 것이다.

에 ‘북항과 내륙을 잇는 연계점’이자 ‘부

의 계기적 사건들이 대부분 근대기에 집

Q. 하야리아의 도시적 가능성을 실현하기

산의 새로운 도시 허파’의 기능을 수행하

중돼 있다. 이 사건들이 집중된 도심부

위한 틀이나 원칙이 있는가. 또는 도시적 에

여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부산의

는 다른 도시들 보다 ‘폭이 좁고, 막혀’

너지자 활력을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은

원형적 발전의 모태로 보려고 하는 광복

있어 양적인 확산 보다는 거의 제자리에

무엇인가. 앞으로 하야리아 일대의 도시 성

동 일대처럼, 서면도 이제는 새로운 시각

서 ‘누적과 내적 변화’를 거듭해 왔다. 어

장과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가.

에서 다르게 봐야 한다.

떻게 보면 서구의 전통성을 가진 고도(

A. 하야리아는 17만 평 정도의 대규모

Q. 부산의 도시적 문제와 하야리아의 연관

古都)의 발전 양상과도 유사하지만, 부

공간이다. 공간 자체로뿐만 아니라, 다른

이 있는 것인가, 그러면 문제는 무엇이고 가

산의 도심부는 급속하게 진행되며 한 시

요소들과 어우러지면 주변의 도시 패턴

능성은 무엇인가.

대에 집중된 계기적 사건들로 인해 ‘공간

과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A. 부산은 갑작스레 만들어진 도시는 아

적 차원에서의 틀’을 만드는 작업을 제대

공원과 어우러질 다른 요소들이 무엇이

니다. 수 백 년 전부터 씨앗이 뿌려져 왔

로 하지 못한 상태이다. 제대로 된 틀이

냐인데, 이런 생각을 서면 일대에 적용하

고, 부산은 지난 100여 년 동안의 급속한

없이 ‘다양한 채움만으로 버텨오고 있는

려면, 먼저 하야리아 지역을 ‘막힘’과 ‘단

변화 과정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것이다.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부

절’의 대상이 아니라 ‘열림’과 ‘연계’의

‘부산진(자성대)→동래→ 광복(남포)동

산은 급작스럽게 도시 성장의 마지막 단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과

1-4. 마권발매소 내부

1-5. 마권발매소 옛 사진

1-6. 마권발매소 현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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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최소한의 세 가지 원칙을 고려해 볼

야리아 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부

상승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하다. 따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서면에는 창의적

산의 도심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백 년

라서 ‘하야리아 공원과 서면 일대를 쇄신

에너지 만들기를 위한 틀로, 하야리아를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야리아의 주변부는

하는 일’에 재투자를 하기 위한 공공 자금

거점으로 주변의 자연 자원과 연계하는

대부분 상업 지역이면서, 쾌적한 생활 환

을 개발 이익의 환수를 통해 확보할 수 있

것, 녹지라던가, 수환경이나 보행 시스템

경의 혜택과 함께 주변 지가의 대폭적인

는 당위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단순한 공원과 녹 지, 공원과 공원의 연계를 넘어 도시 내 각종 어메니티 요소들을 연계하는 개념

인터뷰 3 | 배정한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 공학부 교수)

이 정말 성공한다면 금정산에서 북항까

용산 공원을 통해 본 도시 대형 공간의 접근법

지 모두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부산은 얼핏 보면 단순한 평지 같 지만 자세히 보면 제법 요철(凹凸)이 있 다. 그런 켜와 골을 살펴보자. 부산의 도심

Q. 세계적으로 과거 군사기지였던 곳이 도

공원의 그것과는 다르다. 센트럴 파크로

을 단순히 2차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

시 대규모 공원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

대변되는 150년 전의 공원은 시민 사회

다. 또 하나는 함께 투자하고 같이 누리자.

는 하야리아 보다 용산이 더 먼저 공원화가

의 상징이자 산업 도시의 해독제였으며,

공원과 같은 공간은 일반적으로 공공에서

시작되기도 했다. 이들의 등장 배경에 유사

토지의 용도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조닝

100% 조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성이 있는가.

에 입각한 근대 도시계획의 산물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더 좋게, 더 아름

A. 동시대에 급증하고 있는 대형 공원

그것은 또한 백지(tabula rasa) 위에 그

답게, 더 요긴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

(large park)이 등장하는 배경은 19세

려진 새로운 그림이었다. 반면, 지난 10

가 십시일반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

기 중엽 근대 도시의 발명품이었던 대형

여 년간 전 세계적으로 다시 붐을 일으키

2. 임시군속훈련소(1941~1945) 건축물 2-1. 1946년 하야리아 부대 부분 지도

2-2. 1947년 하야리아 부대 위성 사진

2-3. 일본군관사건물(1)

Wide AR no.20 : 03-04 2011 Issue 1


고 있는 대형 공원은 도시 경제 시스템

이었는가. 현재 어떠한 진행을 밟고 있는가.

조건의 개념화, 장기적·과정적 계획과

과 토지 이용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A. 한미 정상이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합

유연한 설계, 참여적·통합적 계획이다.

산업 구조의 변화로 포스트-인더스트리

의(2003)한 후 기지의 공원화 계획이 본

정부 주도의 계획이기는 하나, 그 과정에

얼 사이트가 급증하고 각종 브라운필드

격화되기 시작했다. 내가 참여한 ‘용산

서 조경/도시 전문가들의 미래지향적 디

(brownfield)가 넘쳐나고 있다. 이 폐기

기지 공원화 구상’(2005)를 통해 계획의

자인 인텔리전스가 곳곳에 스며들게 되

된 땅에 공원이 들어서고 있다. 또한 이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고, 이 구상은

었음은 큰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는 백지처럼 텅 빈 대지에 들어선 옛 공원

노무현 대통령 당시 용산기지 공원화 선

종합기본계획(안)에서 강조된 전략은,

들과 도시의 기존 조직과 구조와 형태 사

포식(2006)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후 용

① 공원의 구조 면에서는 국가적 상징성

이에 지혜롭게 끼어드는 방식을 취한다.

산공원 조성 특별법(2007)이 제정·공포

과 지역적 정체성의 경관적 재현, 남산 —

마치 양피지(palimpsest)에 지우고 또 계

되었고,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2009)

용산공원—한강을 연결하는 생태/경관

속 지우고 쓰는 글처럼…. 용산 공원 역

가 개최되었다. 내가 참여한 ‘용산공원

축의 형성, 유연한 경계와 도시로 확산되

시 일본과 미국에 의해 점유되었던 땅이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2010)’은 그간의

는 공원, ② 공원의 성격 면에서는 장기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역사적 의미도 중

논의와 계획을 종합한 그랜드 플랜으로

적으로 진화하는 크고 작은 공원들의 연

요하겠지만, 전 세계적인 도시 변화의 일

서 향후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진행될 조

합, 역사적 건축물의 보전과 기존 시설의

환이라는 의미에 더 큰 방점을 두어야 한

성 계획과 기본설계의 토대가 될 것이다.

문화적 재활용, 다양한 문화와 이용자들

다. 용산공원이라는 대형 공원은 대표적

기지가 약 2015년경 평택으로 이전하면,

이 만드는 평등하고 안전한 공원, ③ 공

인 브라운필드이다.

그 후 10~15년에 걸친 단계별 조성을 통

원의 조성 및 경영 면에서는 다양한 방

Q.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 구상’의 이슈와

해 용산기지는 용산공원으로 서서히 옷

식의 국민 참여를 통한 조성·운영·관

쟁점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용

을 갈아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리, 탄력적 프로그램의 도입, 환경적/사

산 공원으로 조성되는 계기와 과정은 무엇

그간의 구상과 계획을 통해 강조된 것은

회적/경제적 지속가능성 확보, 공원 가치

2-4. 일본군관사건물(2)

2-5. 일본군관사건물(3)

2-6. 일본군관사건물(4)

2-7. 일본군관사건물(5)

32 / 33


의 성장을 위한 홍보와 마케팅 등이다.

표가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략이 필요하다. 그 출발은 부지 조건에

Q. 앞으로 정책에 따라 하야리아나 용산과

그런 점에서 용산공원은 대형 공원에 대

대한 면밀한 리서치에서 시작되어야 할

같은 사례들은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도시

한 인식 전환과 대안적 설계 실험의 리트

것이다. 거대한 개념을 조건에 투사하기

대규모 공간(공원)의 설계에서 일반화 할 수

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보다는 주어진 조건에서 개념을 이끌어

있는 원칙이 있는가. 특히 용산에서 교훈으

Q. 이번 공모에서는 접근 방법이나 결과물

낼 수 있는 설계 태도가 중요하리라 본

로 남겨야 될 것들은 무엇인가.

자체를 폭 넓고 다양하게 설정하고 있는데,

다.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예측과

A. 동시대 대형 도시 공원 설계에서 우

응모자들이 견지해야 할 시각과 주요하게

전망 또한 강조하고 싶다. 어느 설계나

리가 기억해야 할 측면은 대형 공원의 ‘

고려해야 할 설계 요건은 무엇인가.

마찬가지이겠지만, 공원 설계 또한 문제

복합성’이다. 즉 대형 공원은 초록의 별

A. 무엇보다도 섬과 같은 공원이 아니라

의식, 비판정신, 실험정신, 상상력을 강

천지나 그린 아일랜드가 아니라, 그 어떤

도시와 대화하는 공원이 될 수 있는 설계

력히 초대한다.

도시 공간이나 시설보다도 정치적·경제 적·문화적으로 복잡한 멀티 플레이어임 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복합성 에 더해 강조해야 할 대형 공원의 성격은 ‘탄력성(resilience)’과 ‘가독성(legibil-

인터뷰 4 |김승남 ((주)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

부산성의 발현, 하야리아 입지적 특성과 가치

ity)’이다. 복잡한 곳임을 전제로 할 때 대형 공원은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의 변 화에 대해 탄력적이고 그러면서도 가독

Q. 부산에서는 하야리아가 어떠한 논의나

A. 특별히 도코모모 공모전을 통해 전

적일 수 있다. 그러할 때 경제적/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공론화되었는지, 논

국적인 이슈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공원’이라는 목

의 과정과 배경에 대해 듣고 싶다.

이다. 하야리아 부지 반환 시민 운동이

3. 주한미군기지사령부(1945~) 건축물 3-1. 기관총거치초소

3-2. 단기체류자 숙소

3-3. 위병소

3-4. 교회

Wide AR no.20 : 03-04 2011 Issue 1


1990년대 초부터 전개되었고, 우여곡절

거 방식으로 사라지게 될 위기에 놓인 것

선 부지 등 새로운 변화를 시대적 과제로

끝에 2006년 부지 이양에 대한 한미 양

이다. 절차적 문제와 지역을 고려하지 않

안고 있는 터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

국 간 합의를 거쳐 부산시가 시민 공원

은 계획안에 대하여 아쉬움을 느낀 전문

야리아의 경우처럼 단순히 미군이 사용

조성을 공약하며 시민공원 사업이 급속

가들이 발의하여 시 및 언론과 함께 ‘하

하던 곳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경마장과

도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부대 이전 비

야리아 시민공원 포럼’을 결성하였고, 시

군부대로 사용했을 때부터의 역사적 흔

용과 환경 오염 치유 문제가 해결되지 않

민, 전문가들과 하야리아 공원에 대한 담

적이 도시의 켜로 몇 겹씩 그대로 남아있

아 진전이 없다가 2009년 초에야 부산시

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 후 시는 이

는 지역의 개발 방향에 관한 문제, 그리

로 돌아왔다.

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라운드 테이블’이

고 근대 문화 유산으로서 재생적 활용의

문제는 그러는 사이에 공원 설계가 너무

라는 각계의 시민 단체들이 참여하는 협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지역과 건축물

진척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하이라인,

의체를 만들고, 현재는 역사성 등 조사

의 보존 또는 변화에 관한 문제는 한국의

후레쉬 킬즈 공원 등 세계적인 공원 설계

결과를 고려하여 원 계획안의 수정 보완

많은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

가 제임스 코너의 기본 구상안을 바탕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는 보편적 과제일 것이다.

로 한국의 유신 코퍼레이션이 2008년 2

Q. 하야리아의 문제를 보편적인 문제로 볼

특히 공간적으로 볼 때, 하야리아는 도

월 실시설계까지 완료하였는데, 이는 정

수 있겠다. 그렇다면 도시 마다 존재하는 미

시의 어떤 곳에 삶의 역사가 장소의 기

치적 상황 속에 발생한 넌센스였다. 대상

군기지의 도시/건축적 문제들인가, 부산에

억으로 남아있어, 사람들이 쉽게 시간의

지에 대한 측량도, 수목과 문화재 등 건

서 하야리아 경우 어떠한가. 반면 도시공간

단층을 읽고 느낄 수 있을 때, 도시의 정

축물 조사나 그 어떤 연구도 없는 상태에

에서 드러나는 부산성은 무엇인가.

체성 또는 장소성(Genius Loci)이 강한

서 계획안이 완성되었고, 100여 년 근대

A. 미군기지 이전 후 사용에 관한 문제는

곳이다. 최근 문화재 지표조사에서 발굴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부산에서

군사시설이 아니더라도 한 시대의 기능

된 유적들은 오랜 도시의 흔적을 말해 준

는 거의 유일한 하야리아 지역이 전면 철

이 다한 공장이나 학교의 이전 적지, 폐

다. 100여 년 전 이 지역이 ‘부산’이라

3-5. 사병숙소

3-6. 우체국

3-7. 사무실

3-8. 병원진료소

34 / 35


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근대사의 흔

부산의 살아있는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구체적 사용이라

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역이다. 일

닐 것이다.

는 측면에서 이러한 흐름을 이어주면 좋

제 식민 시대 최고의 오락시설인 경마장

Q. 앞서 질문과 관련해 하야리아에서 주요

겠다. 그리고 주변의 40m 이상의 도로들

으로 사용되었던 트랙과 마권발매소, 일

하게 봐야 할 설계 요건들이 있는가.

과 공원의 접근성, 넓게는 동천과 서면

본군 막사로 추정되는 건축물들, 군사시

A. 하야리아에 대한 접근은 앞서 언급한

도심까지 생각을 확장해 볼 수도 있을 것

설들은 그후 한국전쟁으로 미군이 이 땅

대지에 담긴 역사와 장소, 수목, 하천의

이고, 역사적인 우암선로를 이용해 북항

에 주둔하면서 남긴 막사, 망루, 나무 전

기억과 대지의 도시적 현황 문제를 우선

재개발까지 연계시켜 도시의 그랜드 디

봇대, 극장, 스포츠 시설 등 삶의 흔적이

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컨

자인의 일부로서 비전을 제시할 수도 있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더구나 최소

대, 그 동안 도심의 한 가운데 있으면서

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주거지, 아마

50년 이상 된 나무와 이름 없이 지고 피

도 접근이 불가했고 녹지와 보행, 도시

도 초고층 주거 단지가 들어설 것이 예상

던 풀과 꽃들을 생각하면 이 땅은 가히

기능 모두가 단절되었다. 새로운 공원은

되기에 이로 인한 경관의 단절, 소음 등

3-9. 교회

3-10. 가족숙소(1)

3-11. 가족숙소(2)

3-12. 숙소

3-13. 범죄수사대CID

3-14. 자재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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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문제나, 공원과 주변의 공존 시스템

체가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찾

구축하는 방안, 친환경 건축과 같은 공원

는 것은 계획 단계부터 고려해야 할 주요

의 파사드를 계획하는 것도 제안할 수 있

한 요소일 것이다.

겠다. 그리고 현재 대지의 역사적인 건물 을 남기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건 모든 공간과 시설은 구체적인 이용 프로그램 으로 즐거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도 있 을 것이다. 주변에 계획 중인 부전역사, 중앙공원 등도 좋은 요소들이고 시민들 에 의해 즐겁게 관리, 운영되는 공원 자

3-15. 세탁소

3-16. 경비초소

3-17. 극장

3-18. 유치원

3-19. 차량그늘막

3-10. 청소년수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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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

새 시대를 위한 도시 공동 주거

도시 밀도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아파트, 그러나 한편으로는 라이프스타일과 도시 경관의 획일화를 비롯하 여 우범 지대 형성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 또한 발생시켜 왔다. 2105스튜디오 김기중 대표는 도시 고밀도 주거 문 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아파트로 인해 생기는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공동 주거 계획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도시의 연속선상에서 도시와 소통할 수 있는 단지 계획, 전면 철거형의 개발 방식 이 아닌 공존의 개념을 포함하는 새로운 개발 방식의 수립, 유형과 규모의 다양화, 차별화된 디자인, 마지막으로 사업성에 대한 고려 등이다. <와이드AR>은 이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그것이 그려 내는 미래의 도시 공동 주거의 모습을 지면에 담아 본다. 글 | 김기중, 자료 제공 | (주)건축사사무소 이일공오

김기중 | 본지 발행위원으로 (주)건축사사무소 이일공오 대표다. 2010년부터 서울시 주택국과 함께 ‘소형 주택 활성화를 위한 TF팀 자 문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미래의 주거 형식에 관심이 많으며, 특히 국내외 공동 주거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였다. 말레이시아 주거 프 로젝트(Malaysia KL AMPANG New Town Development Project)가 본지 6호에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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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제기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햇수로 따지면 34년째다. 그 동안 6군데의 아파트에 옮겨 살았으니 서울 의 웬만한 아파트 형태는 거의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아파트에서 살았던 34년 동안 참 따뜻하게 그리고 편리하게 생활한 것 같다. 외부의 기후 조건에 관계없이 최소한의 옷차림으로 실내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집에 문제가 생기면 관리사무소에서 고쳐 주었다. 또 친구들이 같은 동에 살기도 하고 대부분이 가까이 살고 있어서 쉽게 만나고 운동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는 유대감으로 더욱 친밀하게 지냈다. 첫 번째 아파트는 25개의 건물 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파트 단지 중앙에 아파트 상가가 길게 들어서 있어서 웬 만한 생필품들은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대규모 단지인 만큼 놀이터도 컸고 같이 학교에 다니는 친구도 많았다. 그야말로 아파트 단지는 생활공간이면서 놀이 공간이었다. 이 편리함과 커뮤니티에 대한 매력은 30년이 넘게 계속 이어져 왔고, 나는 아직도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아파트에서의 삶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편리하게만 생활하는 것이 과연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다양 한 인간의 생활 행태를 거의 같은 단위 평면에 담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인지, 한강변에 늘어선 아파트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도시 경 관을 고려하지 않은 아파트를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아파트 단지 내부로는 개방적이지만 외부로는 철저하게 폐쇄적인 구 조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단지 외부 가로의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우범지대화 되어 가는 현상과 상 대적으로 아파트 단지 옆의 단독주택, 다가구, 다세대 주택들이 받게 되는 물리적 환경에 대한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이런 문제들에 대 해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 도시 공동 주거를 위한 다섯 가지 전략 그러한 의문으로부터 비판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모두 담아 몇 개의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일단 공동 주거는 도시 밀도를 해 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니다. 그렇다면 아파트로 도시 고밀도 주거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로 인해 생기는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 단절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건축가 쿠마 켄고는 그의 책 <약한 건축>을 통해 클로저라고 명명했던 도시의 대규모 프로 젝트들이 도시와 소통하지 않고 단절을 조장하며 철저하게 외부 폐쇄적이고 내부 개방적인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건축은 점점 도시 혹 은 사용자와 괴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그와 다르지 않다. 두 번째는 공존이다. 즉 밀도 해결을 위한 공 동 주거가 기존 도시 구조와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파트 개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전면 철거형의 개발 방식이 아니라 공존 의 개념을 포함하는 새로운 개발 방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발 지역에서 보존해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계 획적으로 선별하여 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 세 번째는 다양화이다. 앞에서 언급한 단절의 해소와 공존을 위해서는 공동 주거의 유형과 규모가 다양화되어야 한다. 세대 구성원이 다양화 되어 가고, 삶의 방식도 발전하고 있다. 또한 개발 대상 부지의 주변 여건에 맞는 주거 유형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주거의 유형과 규모가 다양화되어야 한다. 네 번째는 디자인이다. 아파트를 성냥갑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 다. 발레리 줄레조 교수의 <아파트 공화국—프랑스 지리학자가 본 한국의 아파트> (후마니타스, 2007)에는 반포주공아파트의 전경을 본

소규모 가구형 주택 재건축 정비 모델 개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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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도시계획가가 그 아파트를 군사기지로 착각해 “한강변 군사기지 규모가 대단하다”며 놀랐다는 에피소드가 실려 있기도 하다. 이 런 성냥갑과도 같은 아파트가 최근 들어 디자인 측면에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구조와 공간을 고민하는 단계가 아니라 외관, 즉 입면과 장식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이러한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의 측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과 서울시와의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사업성에 대한 고려가 수반되지 않으면 결국은 실행되기 어렵다는 것을 체험한 바 있다. 정리하면, 아파트 이후에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도시 공동 주거의 중요한 전략으로 단절의 해소, 공존, 다양화, 디자인, 사업성 고려 등 5 가지 요소를 꼽았다. 이 5가지 요소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지난 7년간 2105스튜디오에서 수행했던 관련 작품을 중심으로 각 요소들을 해결하고 실현하기 위한 건축적 방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단절의 해소 단절 혹은 연결은 물리적인 표현이지만, 여기에서는 문화적인 측면까지 포함한다. 외부로 폐쇄적이고 내부를 향해 개방적인 아파트 단지 는 도시와 경계를 만든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경계는 물리적인 단절을 통해 심리적인 단절로 이어지며 사회적 위화감마저 조장하게 된다. 신도시 등의 초기 계획에서 아파트 단지를 계획한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기존 도심에 건설되는 경우에는 도시 맥락을 이어 주지 못하여 주변과 괴리된 클로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지난 2005년부터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기존 도심에 공동 주거를 어떤 방식으로 건설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06년 1차 연구인 <소규모 가구형 주택 재건축 정비 모델 개발 연구>, 2008년 <도시형 타운하우스를 도입한 블록 단위 정비 모델 개발 및 실현 방안>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서울시 수유동에 서울시 시범 사업으로 도시형 타운하우스 개념을 도입한 실제 프로젝트 를 계약하여 진행 중이다.

도시형 타운하우스를 도입한 블록 단위 정비 모델 개발 및 실현 방안.

전주 거점 확산형 주거 환경 개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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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연구의 기본 개념은 기존 도시 구조와 조화를 이루는 공동 주거의 제안이었다. 주요 아이디어로는 ①가로의 연결, ②개발 단위와 기존 블록과의 연결, ③가로의 활성화, ④프로그램의 복합화 등이다. 이 개념들은 다양한 문헌 조사와 네덜란드, 영국, 독일, 일본 등지의 유 사 건축물 답사를 통해 도출해 낸 것이다. 도시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의 경우, 도시 구조 속에서 공동 주거를 건축하는 것은 보편화된 방 식이었다. 그리고 기존 가로의 기능이 공동 주거 건립을 통해 더 활성화되도록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공존—거점 확산형 개선 사업 아파트의 개발 방식은 대부분 전면 철거식 개발 방식이었다. 이 방식으로 인해 기존 거주자와 개발업자간에 분쟁이 발생하기도 하였고, 소위 ‘땅 작업’이 우선되어야 개발이 가능하기에 땅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지난 2009년 우리는 거점 확산형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하였다. < 전주시 거점 확산형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은 현상설계 참여 프로젝트이고, <울산시 거점 확산형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은 1년간 실제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거점 확산형이라는 개념은 공공이 ‘땅 작업’에 문제가 없는 부분을 먼저 개발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마스터플랜을 작성하는데 마 스터플랜 계획 시 거주 주민들을 참여시켜 함께 디자인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존 주거지의 거주 환경을 조사하여 가로와 보존 할 부분, 개선할 부분 그리고 개발이 필요한 지역을 세분화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점 지역을 선정하여 상대적으로 밀도를 확보하여 개발해 나간다. 거점을 중심으로 기반 시설을 함께 개선함으로써 나머지 지역들에도 연쇄적으로 개발을 유도해 나가는 방식이다.

울산 거점 확산형 주거 환경 개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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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과 규모의 다양화 최근 다양한 가구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핵가족화를 넘어서 소형화와 단독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인데, 소형 가구들이 늘어 나고 있는 현상은 만혼의 유행과 직업의 불안정으로 인한 고시 준비 열풍, 그리고 해외 노동 근로자의 등장,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인구의 증가 등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2010년 도시형 생활 주택의 활성화를 위해 ‘소형 주택 활성화를 위한 TF팀’이 가동되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어려움을 해 소하기 위해 법제 개편 등의 방식으로 활성화를 유도하였고, 다각도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도화하였다. 2011 년에는 소형 주택의 디자인 측면의 개선 방향과 임대 전용 주거의 디자인 다양화 등에 관해 연구할 예정이다. 2105스튜디오는 <연남동 도시형 생활 주택 신축 설계>와 <중앙대학교 에듀하우스 신축 설계>를 통해 이러한 다양화를 실천하였다. <연 남동 도시형 생활 주택>은 도심 거주 1인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소형 공동 주거로서, 사용자의 특성을 예측하여 6가지 타입의 테마를 정 하고 디자인하였다. <중앙대학교 에듀하우스>는 대학 주변에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건립하여 고시원이나 반 지하 원룸에서 열악하게 생 활하는 학생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서울시 시범사업 1호로 지정된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에 위치한 대부분의 대학가 주변 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 학생들이 거주하던 소형 임대 주거가 존재하기 어렵게 된 형편이다. 현재 <에듀하우스>는 2012년 가을 학 기 입사를 목표로 2개월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차별화된 디자인 “건설 회사 측의 이윤 논리와 정부의 도시계획 관련 법률이 만들어 낸 도시 경관의 표준화 혹은 유사 건물의 반복적 복제라는 아파트 건 설 유형은 한국 도시만의 특성은 아니다. 전 세계의 모든 도시에서 도시 경관의 형태를 규정하는 것은 정부의 도시 정책과 건축 회사의 경

연남동 도시형 생활 주택 신축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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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논리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정부의 정책이 한국의 아파트 단지가 극단적인 형태로 표준화되는 데 압도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 에서 그 특징은 두드러진다.……대학교수나 유명 건축사 등 엘리트에 속하는 건축가나 도시계획가들의 입장에서 주택문제, 특히 아파트 문제는 관심 밖이었다.— 발레리 줄레조, <아파트 공화국-프랑스 지리학자가 본 한국의 아파트> 최근 아파트 설계 및 시공 시에 디자인 특화라는 분야가 생겨났다. 외관 디자인과 조경 관련 디자인, 조명 관련 부분에 대한 디자인 특화 를 말하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 분야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외관 디자인 부분의 특화 설계 업무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이것이 도시 경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설계를 처음부터 진행한다면 더 좋은 디자인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디자인을 차별화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앞으로는 아파트 혹은 도시 공동 주거에서 건축사들의 역할이 중요하 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형 공동 주거는 상대적으로 디자인 측면의 고민이 덜 되어 왔고, 그래서 환경은 점점 더 열악해질 수밖에 없었다. 2011년 ‘서울시 주택국 소형 생활 주택 TF팀’의 테마 중 하나는 소형 주택의 디자인 활성화이다. 우리는 디자인된 소형 공동 주거가 도시 주거 밀집 지역의 심리적, 물리적 환경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성과 가치 이미지 197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정부와 민간 건설사들은 아파트에 도시민들을 입주시키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동원하여 입주를 독려했었다. 그렇지만 지난 30년 넘게 아파트는 부의 상징이었고, 건설 업체에게는 사업성 높은 사업 아이템이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 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아파트가 부의 상징이 되지 않는 시대, 아파트가 곧 돈이 되지 않는 사회, 아파트를 최고로 선호하지 않는 시대를 살아야 한다. 이미 아파트는 건설사들에게 수익을 보장하는 사업 아이템이 못 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참여했던 <단독주택지 주거 유형 개발을 위한 모델 개발>은 이렇게 다양한 주거 방식과 형태를 실제 대지에 적용했던 연구 사례 이다. 이 연구를 위해서 우리는 뉴욕시 조닝북을 참조하여 주거의 유형을 현 법규 분류 체계와 또 다른 분류 체계를 통해 다양화하고 이

중앙대학교 에듀하우스 신축 설계.

고양시 식사지구 블루밍 위시티.

파주 힐스테이트 1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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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입체로 시뮬레이션하였다. <수유동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용적률 200%로 계획하여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실제 실행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힌 경우 다. 그 이유는 아파트가 아닌 주거 형태가 금전적으로 가치가 낮다고 판단한 입주 예정자들 때문이었다. 이처럼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 는다면 실제 시행이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키워드가 예측하는 도시 공동 주거의 모습 이상 5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공동 주거의 방향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리고 실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것의 다양한 방식 들도 살펴보았다. 여기서 언급한 단절의 해소, 다양화, 공존, 디자인, 사업성과 가치는 필자가 참여한 도시 공동 주거 관련 프로젝트 수행 시 중요하게 논의하고 고민했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여기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보존과 리모델링, 지속가능한 공동 주거가 아마도 6 번째와 7번째 키워드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해서는 개념 정립은 어느 정도 되어 있으나 실제 프로젝트에서 본격 적으로 다루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논외로 하였다. 이상의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미래의 도시 공동 주거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예측해 보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즉, 그 지역의 특징과 문화가 보존되면서 옛 추억의 가로와 장소가 더욱 활성화되고, 단독주택과 저층, 중층, 고층 공동 주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할 것 이다. 그리고 대로, 중로, 소로 변에는 상업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을 제공할 것이 다. 그리고 형편에 맞게 알맞은 가격과 규모의 주거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개최된 경향하우징페어에서 단독주택 관련 건축 자재들이 넘쳐 나고, 주문 주택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였다. 단독 주택이 관심을 받 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주거 형식은 다양화 시대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때 건축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도시 공동 주거 설계에 건축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존의 도시 문화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공동 주거의 실 현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앙시 식사지구 블루밍 주상복합.

수유동 도시형 타운하우스 신축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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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3

롯데부여리조트 <百想園> Lotte Buyeo Resort <BackSangWon> 김승회+강원필

올 초 경영위치(김승회+강원필)의 롯데부여리조트(이하 백상원)를 지면에 기록하기 위해 두 번의 답사가 계획 됐다. 한 번은 <WideAN*Club>의 정례 모임으로 30인 가까이 되는 발행편집인단과 함께한 공식 투어였고, 또 한 번은 초등학생 다섯 아이들과 즐긴 개인 여행이었다. 굽이쳐 흐르는 백마강의 율동을 닮은 곡선과, 벽면에 매달 린 뚱딴지같은 한옥 장식과, 정통성에 비추면 상식 밖일지도 모를 원형 회랑이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맞이 했고, 방문객들 또한 그것들이 주는 색다름에 즐거워했다. 그들이 옛 백제를 어떻게 상상하고 백 가지의 무엇을 상상했 는지는 알지 못한다. 건축가가 던져 놓은 이미지들 사이에 나름의 선을 그어 다양한 독법을 즐기는 것은 각자의 몫일 테니까. 물론 건축가가 밝히듯 <백상원>은 상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무게 있는 행사와 모임이 열리고, 콘도미니엄의 주용도인 휴식과 놀이가 이루어지는 곳인 만큼 필요한 기능의 작동을 위한 건축가의 치밀한 계산 이 숨겨져 있다. 본지는 공식 투어에 동행한 김승회 교수(서울대학교)로부터 현장에서 전해 들은 <백상원> 이야 기를 기록하고, 답사의 참가자로부터 소감을 들어본다. 진행 | 정귀원(본지 편집장), 사진 | 김재경(건축 사진가), 자료 제 공 | (주)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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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파편들이 현대의 건축 언어와 나란히 병치되어, 무엇을 상상하든 고스란히 보는 사람의 몫으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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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원> 건축 이야기 상상 속의 백제 <백상원>이 위치해 있는 백제문화단지는 백제 후기의 수도 부여가 신라의 왕성 경주처럼 역사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자각에서 출발하여 한쪽에는 이미 백제의 사비성이 재현되고, 또 다른 쪽에는 민현식의 한국전통문화학교가 건립되어 있다. <백상원>은 이 둘 사이에 조성될 민자유치 사업(테마파크)의 첫 단추이다. <백상원>의 설계에 있어서 전통 건축에 대한 고려는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피할 수 없는 과제였는데, 경영위치는 21세기에 백제를 불러 내는 방식으로 복원의 관점이 아닌 상상의 관점을 선택했다. 안타깝게도 부여는 도시와 건축에 대한 자료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고, 정림 사지 오층석탑을 제외하면 660년의 역사를 말해 주는 흔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제를 과거와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하 려는 시도는 불가능해 보이며, 적극적인 복원은 오히려 우리의 상상력을 방해하는 좋지 않은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상상력이 결핍된 복원, 어설픈 복원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이미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백상원 건축 개요 설계 : 김승회+강원필(경영위치) | 한옥 설계 : 계획설계(김승회+강원필), 실시설계(조정구(구가건축)) | 설계 담당 : 손석훈, 장수원, 김정윤, 진성일, 전재영, 유용연, 신성진, 이지희 | 대지 위치 :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578외 | 용도 : 숙박시설 (휴양콘도미니엄) | 대지 면적 : 31,710.1m2 | 건축 면적 : 12, 413.34m2 | 연면적 : 57,497.84m2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 36,219.24m2) | 건폐율 : 39.15% | 용적률 : 114.22% | 규모 : 지상 10층, 지하 1층 | 구조 : 철근 콘크리트조, 철골조 | 주요 마감 : 현무암, 수성 본타일, IPE, 티타늄 아연판 | 시공 : 롯데건설(주) | 인테리어 : 중앙디자인, 인디자인(스파시설) | 구조 : 윤구조기술사사무소 | 전기 : 영광엔지 니어링 | 기계 : 기한엔지니어링 | 조경 : 권봉준(더가든) | 건축주 : 롯데부여리조트(주)

배치도

20

m

도 로

10m 도로

스케치

주 출 입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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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도

스파 시설

무대 시설

지하 주차장

지하층

카페

로비

컨벤션홀 야외 풀장

1층

대연회장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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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경영위치는 이것이 재현이나 복원이 아닌 상황이므로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백제가 구축될 수 있다고 봤다. 즉 “건축을 통해 백제를 구현하려 한 것이 아니라 백제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또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모습의 백제를 상상 해야 했고, 백 가지, 그 이상의 새로운 상상이 필요”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이 <백상원(百想園)>인 이유이다. 이러한 상상은 백제의 느낌을 담고 있는 현대 건축을 통해, 혹은 전통적 구조물을 통해 체험되도록 했다. 여러 개의 곡선이 만들어 내는 유려하면서도 힘찬 선, 화려하지만 차분한 색감의 컬러 루버, 구조적 질서가 한껏 강조된 벽면의 한옥 장식과 두 개의 목가구 회랑 등등, 상상의 폭을 키울 여백이 도저한 역사의 파편들이 현대의 건축 언어와 나란히 병치되어, 무엇을 상상하든 고스란히 보는 사람의 몫으로 돌린다. 어쩌면 자신만의 독법을 통해 새삼 몰랐던 백제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중 구가건축(조정구 소장)이 실시설계를 한 원형 회랑은 단연 상상의 결정체다. 하앙식 구조 등 백제의 것으로 보이는 기본 원칙은 따 랐지만 비율은 건축가의 감각에 따른 그야말로 상상 속의 백제인 것이다. “백제시대의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목가구 형식으로 원형 회랑과 컨벤션의 입구 회랑을 만들었다. 하지만 두 회랑의 공간적 형식은 상상 에서 비롯된 것이다. 백제에 원형 회랑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있었을 수도 있다고 대답하고 싶다.”(김승회) 그런데, 이 회랑들이 상상을 위한 매개체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경영위치는 처음부터 이용자들의 움직임을 고려하고, 회랑이 다른 기능들과 통합될 수 있는 부분을 염두에 두었다. 방문객들은 독립적인 원형 회랑을 따라 거닐기도 하고 주변을 감상하면서 콘도의 현관 에 다다를 수 있으며, 회랑 내부의 광장을 무대로 여러 가지 이벤트를 벌일 수도 있다. 그와는 달리 외벽에 매달려 있는 한옥은 별다른 기능이 없는 장식적 요소이다. 심의를 통해 지역이 요구하는 ‘한옥 지붕’과 맞바꾼 결과 물로서 건물 전체에 한옥 지붕을 씌우는 대신, 스스로 받아들일 만하고 보는 이에게 유머가 될 수 있는 이 ‘공중 한옥’을 건축가가 제안 하였다고 한다.

전경.

평면도

2층

6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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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회랑이 있는 격식 있는 마당과 자유롭고 경쾌한 중정형의 마당.

Wide AR no.20 : 03-04 2011 Issue 13


오픈 스페이스와 재미있는 유니트 <백상원>은 콘도 삼백 유니트와 컨벤션홀, 물놀이 시설, 식당 등의 부대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적인 언어로 된 말발굽형의 주 건물 저층부에 부대시설이 돌아가면서 채워지고, 그 사이사이 마당들이 있으며, 진입부에 한옥의 원형 회랑이 자리한다. 경영위치는 이 일만 오천 평의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단 2주의 시간이 주어진 지명 현상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진정성 있는 전략들이 세워 졌고, 이상적인 객실 300실과 공사비/공기를 만족시키는 높이 17m(10층)로 기본적인 규모가 결정되었다. 또 기존의 콘도보다 다른 것, 좋 은 것에 대한 욕심은 새로운 유형의 탐구로 이어졌는데, 그것은 말발굽 형태가 만들어 내는 오픈 스페이스와 다양한 유니트로 드러난다. 우선, 두 개의 곡선 안쪽으로 서로 다른 분위기의 오픈 스페이스가 형성되어 있다. 외부로 열린 첫 번째 마당은 컨벤션홀 입구 광장을 형 성하는 동시에 격식 있는 정원을 만들어 준다. 열주와 대칭적인 형태의 회랑은 힘 있는 축을 형성하고 공식적인 의전을 의식하여 클래식 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실제 이곳에서는 결혼식이나 귀빈들의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중정형의 마당은 카페, 식당, 물놀이 시설 등 저층부의 여러 기능들과 연계되어 놀이와 휴식의 공간으로 자유롭고 경쾌하다. 기존 콘도와 다른 다양한 유니트들은 세 개의 중심점을 갖는 서로 다른 곡선, 즉 두 개의 말발굽 형태의 편복도와 관련 있다. 편복도 시스 템은 시야를 곡면으로 적당히 가려 복도 길이에 대한 부담을 덜고 채광과 환기를 확보한다는 그 자체의 장점도 있지만, 복도 쪽(북측)으 로 좁고 객실 전면(남측, 현재 골프장 공사 중이다)을 향해 넓어지는 독특한 유니트를 만들기도 한다. 중복도에 비해 한층 깊은 깊이도 재 미있는 객실 구성에 한 몫하는 요인이다. 그러한 깊이로 크게 입구, 식당, 거실의 세 영역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평면 유형과, 중정을 갖거 나 ㄷ자형으로 구성된 유니트가 제안되었다.

유니트 평면도

중정을 갖거나 ㄷ자형으로 구성된 새로운 유니트.

31평

45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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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주와 대칭적인 형태의 회랑(위). 유려하고 힘 있는 곡선 지붕(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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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감을 최소화시키는 전략 앞서도 언급했지만, <백상원>은 백제재현단지와 전통문화학교 사이에 조성되는 테마파크의 첫 시발점이다.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마스터 플랜에 잘 적응하고 또 잘 작동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그다지 크지 않은 대지에 규모가 큰 매스를 어떻게 만들고 또 그 관계들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랐다. 이것에 대응하는 경영위치의 원칙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그것은 “집이 전체 경관을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대지의 형상에 맞는 집이 되어야겠다는 것”과 <백상원>의 공간이 앞으로 모습을 드러낼 테마파크와 잘 연계될 수 있어야 한 다는 것이었다. 말발굽 형태로 대지 형상을 따라 만 오천 평 매스가 자리를 잡고, 또 그것은 거대한 스케일이 주는 부담을 덜기 위해 높이 가 다른 두 개의 곡선 매스로 분할된다. 곡면은 백제재현단지와 간선도로로부터 최대한 물러나는 방향으로 형성되는데, 이 또한 매스감 의 최소화에 따른 것이다. 마구리 벽은 다른 재료(현무암)로 처리하여 건물 덩어리가 몇 개의 판 내지 선으로 읽히도록 했으며, 그조차도 징크와 현무암 스트립을 넣어서 물성을 흔드는 작업을 했다. 또 두 개 층을 털어 테라스를 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곡면 안쪽 입면에 알루미늄 불소수지도장의 컬러 루버로 장식한 것은 여러 가지 효과를 얻기 위해서였다. 즉, 이 묘한 색깔의 컬러 루버 들은 한정된 공사비로 페인트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벽면을 풍요롭게 하고, 자글자글한 구성으로 휴먼 스케일을 구사하며, 해를 등지고 있어 다소 음습한 곡면 안쪽 입면에 따뜻함을 부여한다. 지상의 필로티는 주변의 새로운 시설에서 접근할 경우를 고려한 것이다. “저층부 시설을 몇 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그 사이를 필로티로 열 거나 빈 공간을 두어 앞으로 지어질 시설과 여러 위치에서 연결점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모든 연결점은 <백상원> 내부 공간의 입 구를 겸하기 때문에 그 공간은 현재에도 작동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미래의 가능성을 담은 공간이다.”(김승회) 답사에 동참했던 임창복 교수(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본지 고문)는 <백상원>에 대해 “우리의 감성을 찾으려 노력한 부분이 돋보이는 건 축”이라고 평가하면서, 그것은 “일상 속에 있고 나의 정서에 맞기 때문”에 굳이 해석할 필요가 없으며 논리의 잣대로 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라고 덧붙였다. 낯설지 않은 새로운 것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내는 행위, <백상원>의 건축가에 게 개성 있고 다양한 건축을 자꾸만 기대하게 되는 까닭이다.

수공간과 콜라주된 역사들이 보이는 사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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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한옥과 흰색 벽면의 컬러 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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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후기 1 가벼운 건축의 색다른 풍경

이 비화로 전해지기도 한다. 창조성을 중

한 소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소한 대

시하는 건축가의 자아는 한옥을 직접적

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흥미가 출발점인,

으로 재현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

소박한 것이 아닐까.

는 반면, 대중은 한옥이 전통을 대표한다 고 생각하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간극

낯선 색의 향연

때문이다. 김승회는 부여리조트의 이런 제스처를 ‘유

그렇다고 부여리조트가 양식의 병치를 통

머’라고 표현한다. 더 깊은 속내는 듣지 못

해 재미만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 부여리조

부여리조트는 가벼운 건축이다. 역사도시

했지만 유머가 몰고 오는 웃음이 ‘서로 모

트의 또 다른 매력은 외벽에 매달린 컬러 루

의 전통을 반영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진

순되는 상황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버에 있다. 색색으로 매달려 있는 루버와 켜

중한 논리보다 정서적으로 풀어냈다는 점

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그의 생각에 동의

켜이 쌓인 기왓장은 묘하게도 잘 어울린다.

에서 그렇다. 건축의 경험이란 이성보다 감

하게 된다.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사실 부여리조트에는 상당히 이질적인 요소

성에 호소하는 것이므로 정서적 접근은 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은 이곳에서 공

들이 복합되어 있다. 물결처럼 굽어있는 매

용자에게 쉽게 다가서는 방법일 수 있다.

중에 매달려 있는 한옥에 흥미를 느낄 것이

스, 외벽 루버에 쓰인 다양한 색, 완전함을

그렇다고 이처럼 힘을 빼는 태도가 독창성

고 궁금해 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낯섦

의미하는 ‘원형’ 회랑 등등. 그런데 루버와

을 담보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부여리조트

에서 오는 ‘재미’이다. 한편 건축가들은 한

기와, 목재와 같은 이질적인 재료는 대량생

는 건축의 미학적 경험이 소박하더라도 스

옥을 곧 전통이라고 이해하는 현실에 대한

산된 기성품이 아니라 맞춤한 재료라는 공

스로의 가치를 잘 발현하고 있는 좋은 사

일종의 풍자로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통점이 있다. (루버는 대량생산되었지만 새

례로 보인다.

‘공중 한옥’은 대중과 전문가가 만나는 접

롭게 색을 입혔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그

점이다. 이 한옥을 통해 사람들은 소통하게

사용 방법이 장인의 노력 혹은 건축가의 세

되고 건축을 풍부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심하고 집요한 손길을 거쳐 완성되었을 것

다. 경영위치의 전작인 과천주택 역시 같은

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점에서 이 복합적인

부여리조트의 첫인상은 ‘판타스틱’했다. 도

맥락에서 유머러스하다. 과천주택의 뾰족

건축물에 어느 정도의 통일성을 부여한다.

착 후 차에서 내렸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

한 지붕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치밀한 계산

외벽에 촘촘하게 박혀 있는 루버에는 많은

어온 것은 바로 건물 외벽에 그야말로 박혀

과 전략에서 나온 형태이다. 그렇지만 결과

채도의 색이 쓰이긴 했지만, 그것들이 서로

있는 한옥이었다. 흉내만 낸 장식이 아니라

는 ‘왕관 같은’ 독특한 형태로 이웃들의 관

어울려 뿜어내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부드

제대로 된 한옥이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심을 모았다고 한다. 사실 건축을 매개로

러운 중간색으로 느껴진다. 여기서 고개를

대중과 전문가가 만나는 접점

일반적으로 판타지란 환상, 즉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 을 말한다. 그러니까 근대 이전 건축양식의 건물이 현대 건축의 한가운데 떠 있는 모습 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이러한 파격은 역사도시 부여라는 특별한 지역에서 건축가와 건축주가 타협한 결과 물이다. 건축가는 지역사회와 건축주가 요 구하는 전통을 드러내는 일반적인 방법인 한옥을 수용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여러 건축가들이 선택한 매스 위에 기와지붕을 돌리는 대신 한옥을 외벽에 삽입하는 방법 을 고안해 낸 것이다. 우리는 여러 지방의 공공청사에서, 기차역에서, 고깃집의 조악 한 기와지붕에서 전자와 같은 전통과 현 대의 조우를 수없이 목도해 왔다. 그리고 한옥을 고집하는 공무원과 건축가의 갈등

과천주택의 지붕(사진 | 박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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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하늘(사진 | 안명준)


드는 의문은 건축가는 과연 어디서 이러한

요한 장소이다. 식민시대 이후 한국 건축계

른 색의 향연 앞에서 감각적 즐거움을 느낄

색감을 추출한 것일까, 하는 것이다. 한국

의 주요 화두는 ‘한국성’이나 ‘전통의 재해

수 있다. 사소한 즐거움 하나가 전체 건축

건축에서 색은 대체로 재료의 색으로 드러

석’이었다. 그러나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물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는 단초가 되기도

난다. 그런데 굳이 색을 입혔을 때는 그 의

진지한 한국 건축계는 다양한 시도에 대해

한다. 따라서 외벽의 장식에 불과하다는 편

도가 궁금해진다. 예를 들어 몽골에서 쓰이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한옥의 형

협함을 뛰어 넘어 바라본다면, 색은 경영위

는 파란색은 우리가 흔히 쓰는 파란색과 다

태를 재현하거나 변형하는 시도는 그 가치

치 건축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르다. 그들의 짙푸른 하늘은 우리의 하늘과

가 폄하돼 왔고, 반면 추상적 형태와 공간

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건축가 스스로 거창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풍토의 차이는 도

구성에 전통의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는 노

한 담론의 무게에 짓눌려 자기검열에 빠지

시와 건축의 색, 색의 분위기나 느낌에 영

력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되었다. 그래서

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가

향을 준다. 그런데 부여리조트의 색은 은연

전통의 재해석은 수사에 그치는 경우도 많

필요하다. 자유로운 실험을 두고 주저하지

중에 체화된 색이라기보다 건축가의 자아

다. 그런데 이렇게 좋고 나쁨을 재단하기에

않는 건축가의 ‘가벼운’ 마음가짐이 건축의

가 강하게 반영된 색으로 느껴진다.

우리에겐 사례가 너무 적지 않은가. 그런

다양한 경험을 담보해 줄 것이다. 

건축가가 부여라는 도시에서 이러한 색의

면에서 부여리조트는 작지만 흥미로운 한

단서를 찾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추측

걸음으로 볼 수 있다.

해 본다면 경영위치의 전작인 이화여자외

진중한 건축이라는 무거움을 털어내면 부

국어고등학교 비전관에서 보이는 시도의

여리조트의 컬러 루버에도 창조성을 발견

연장이 아닐까, 한다. 이화외고에서는 원색

할 수 있다. 과거 경영위치의 작업에 대한

의 컬러 유리와 컬러 루버를 사용했다. 건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에서 색은 독창성을

축가는 이를 두고 에너지 넘치는 여고생들

가늠하는 주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반면 이

글 | 김정은

의 공간인 그곳에서 색과 루버가 만들어 내

용자들은 부여리조트의 색이 거창한 논리

(도시 건축 전문기자,

는 리듬감이 시민들과 학생 모두에게 활기

에서 도출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 색다

서울대학교 박사과정)

를 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친 바 있다. 그 렇다면 부여리조트의 컬러 루버는 관광이 나 휴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편안하면서도 역동적인 환대를 위해 사용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그와 같은 색감의 선택에는 의문이 남는다. 컬러 루버 가 보여주는 색감은 무채색이 지배하고 있

답사 후기 2 원형 기와집이 재미있는 리조트

는 한국 건축에서 단서를 발견했다기보다 건축가 개인의 감각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

전국에 있는 리조트를 여러 군데 가보았지

비성을 재현한 곳에 갔는데 백제 문화에 대

다. 이는 건축가가 우리가 공유하는 일상에

만 여기는 조금 특별했다. 리조트는 그냥

한 글귀를 보았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서 특별함을 발견하여 비롯된 것일 수도 있

아파트처럼 생긴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 순간 내

고, 다른 세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곳에 도착했을 때 입구에 있는 원형 기와집

머릿속에는 이 리조트가 그려졌다. 

있다. 굳이 추측해 본다면, 우리가 미처 알

이 신기했다. 든든한 배흘림 기둥이 받쳐

아채지 못한 특별함을 잡아내는 건축가의

주는 기와의 멋스러움이 파란 하늘과 리조

예민함이 건축에서 감각적인 즐거움을 느

트와 아주 잘 어울렸다. 아이들이 뛰어 놀

끼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기에도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함께 간 동 생들과 나는 다른 곳보다 그곳을 제일 좋

가벼운 마음가짐이 부르는 창조성

아했다. 리조트 건물 역시 독특했다. 위에서 내려다

백제의 도성지였던 부여는 다른 역사도시

보면 둥근 말발굽 모양이고 하얀 벽에는 기

에 비해 역사에 대한 지식이 충분히 축적되

와처럼 생긴 판을 박아 놓았다. 그것도 알록

지 않았다. 따라서 전통을 반영한 건축이라

달록 여러 가지 색깔로 말이다. 그래서 그런

글 | 박소민

는 과제 앞에서 건축가의 창의력이 더욱 필

지 이 리조트는 참 예쁜 것 같다. 다음날 사

(서울 동광초등학교 6학년)

Wide AR no.20 : 03-04 2011 Issue 3


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와이드 20호 뎁스 리포트

058

ⓦ <COMPASS 17 | 이종건> 허약하고 허망한 우리 시대 건축 지식인의 초상

059

ⓦ <종횡무진 20 | 이용재> 낙선재

061

ⓦ <근대 건축 탐사 20 | 손장원> 한국 화교의 시작과 정착

064

ⓦ <건축과 영화 20 | 강병국> 건축 영화 100선

067

ⓦ <주택 계획안 100선 19> 김효만의 구헌(丘軒)

073

ⓦ <Wide focus 11 | 조한> 건축과 인문학의 생성적 경계, 그리고 건축적 실천과 담론의 경계?

076

ⓦ <Wide focus 12 | 강권정예> 건축설계 시장의 연착륙을 기대하는가

080

ⓦ <와이드 書欌 18 | 안철흥>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COMPASS 17 | 이종건

두 번째, 자신도 할 수 없는 일을 후학에게

허약하고 허망한 우리 시대 건축 지식인의 초상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발제자는 삶과 건축 간의 관계에 대해 거의 모든 건축인 들이 지니고 있는, ‘건축은 삶을 담는 그 릇’이라는 완전히 잘못된 관점에 근거한 듯한 방식으로, 건축가가 풀 수 없는 문제

아름지기 공모전을 위한 좌담 요약을 읽고

를 내놓는다. 건축은 삶을 담는 것이 아니 라 특정한 방식의 삶이며, 삶의 특정한 양 상에 불과하다. 그는 제안문에서 “이제 우 리는 도시 속의 삶이 평안 속에서 유지되

2010년 마지막 호에 실린 ‘헤리티지 투모

리다. 그런데 좌담을 정리한 것을 보니, “

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첫걸음은……정

로우 프로젝트 2 <한옥과 한옥 사이, 정

매우 중요”한 정주라는 개념을 무책임하

주의 회복”이라고 썼다. 좌담 초두에서는

주를 위한 집과 길> 좌담’(그 참, 뭔 놈의

게 쓴다. 정주(定住)라는 한문이나 settle-

이렇게 말했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하

영어를 이렇게도 마구 써 대는지!)을 읽

ment라는 영어 모두, 정착해서 사는 것을

는 것은 물리적인 환경도 있지만 그 속에

으며 곧바로 떠오른, 우리 시대 건축 지

뜻한다. 안정된 공동체에 내에 한 자리를

서의 삶이 아닌가 생각했다……거기에 머

식인의 허약하고도 허망한 초상에 적잖이

잡고 사는 안착된 삶을 뜻한다. “‘일정한

물러 있던 삶을 어떻게 유지시키고 발전

요동했던 심기를(읽자마자 곧바로 <와이

곳에서 자리 잡고 사는 것’이란 관점에서

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를 반드시 고려해

드AR> 발행인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비

정주를 지속성/연속성과 연관시켜 볼 수

야 한다는 지점에서 이번 과제를 생각하

분강개하며 투고 의지를 밝혔다) 나의 이

도 있겠지만, 사람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

게 되었다……그것[정주의 회복]을 위해

고정란을 빌어 표하려 마음먹었는데, 개

봤을 때 과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서는 마을이 지속성을 가지고 진화하고,

인적으로나 공적 차원에서 정기용 선생의

것인가라고 하는, 자기 존재와 관련된 측

연속성을 가지면서 관계를 맺는 체계를

건축전이 나로서는 더 감질거리는 사건인

면에서도 정주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회복/창조해야 할 거라고 본다. 그러한 점

지라, 두 달을 넘긴 이 시점에서야 지난 감

것……호텔의 방 하나도 투숙객에 따라서

에서 서촌의 대지를 대상으로 하여……”

정을 반추하며 글로 전한다.

그곳을 사용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건축가가 삶을 조형해 나갈 수 있다고 생

건축 영역 안팎을 아우르는, 시대와 세상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라는 말은 따

각하는 오만과 착각이 도를 넘는다. 감히

의 흐름과 양상에 대한 통찰과 혜안으로

라서, 잘못된 물타기식 표현이다. “정주를

말하건대, 그러한 과업은 발제자도 할 수

인해서나 사회에서의 권력 대항마의 역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설계하는 건축가의

없다. 한 교수의 말처럼, “목초지에 얽힌

때문이 아니라, 어인 연유에서인지(아마

태도가 달라[진다]”라는 공모전 발제자의

삶이 몽골의 게르를 만든 것이지, 게르가

도 학벌이나 학연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발언은 개념 상실 수준이다. 정주는 건축

목초지의 삶을 만든 것은 아니다. 마찬가

그 까닭일 공산이 클 것이라 여긴다) 소

가가 어떻게 바라 볼, 그리하여 태도를 결

지로 현대의 삶이……다양한 주거 양식을

위 우리 땅에서 건축 문화적으로 중요한

정지을 문제가 아니다. “‘정주의 회복’은 ‘

규정하는 것이지, 정주를 위한 주택이 도

사건에 거듭 출연하고 핵심 인물로 반복

삶의 방식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이해

시의 삶을 회복하거나 규정해 주는 것은

해 나서 온, 그래서 소위 건축계에 속한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의미 있는 삶, 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의 삶의 방식을 조

이들은 누가 봐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치 있는 삶, 혹은 아름다운 삶과 같은 삶

건 짓는 현대성의 조형은, 건축가의 한계

건축 지식인들로 여기는 몇 교수들이 주

의 가치를 상실한 채 현대인들의 삶은 이

를 넘는, 아니 신이 존재한다면, 신의 영

고받은 좌담은, 나에게 지적 자극을 주기

어진다. 적어도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면

역에 해당한다고 말하는 게 옳다.

는커녕 분노의 감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했

이와 같은 부분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겠

마지막으로, 서울에 입지한 한옥들과 한

다. 어느 후학이 나에게 물었던 적이 있

는데, 이것을 정주의 회복과 연관 지울 수

옥 마을들을 둘러싼 건축적 논의들과 작

다. 화가 나면 어떻게 하냐고. 화든 고통

있을 것이다.” 대개의 농촌의 삶은 정주에

업들에 대해, 나는 한 마디로, 헛짓 혹은

이든 좌절감이든 혹은 외로움이든, 나는

해당하지만, 대개의 도시의 삶은 그렇지

부질없는 짓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애써

대개 그 뿌리를 캐냄으로써 풀어 나간다.

않다. 정주와 삶의 의미, 가치, 아름다움

봐야 건축적으로 가치 있는 결과가 나올

그리하여 나는 의당, 풀어내지 못한 채 묵

은 별개다. 그리고 땅을 정주의 핵심으로

게 없다는 말이다. 그것들은 문화유산일

혀 둔 두어 달 전의 분개감의 근원을 다

여겨 그렇게 발언하는 대부분의 좌담자들

수 있고, 그래서 몇 가지 측면에서 보존할

시 더듬는다.

의 주장과 달리, 정주성의 여부를 결정하

가치가 있다. 우리의 옛 삶의 방식을 가

우선, 분명치 않은 지식은 내어 놓지 않

는 것은 땅이 아니라 공동체다. 게르는 그

장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물리적인 환

는 게 지식 세상에 속해 살아가는 이의 도

래서 정주의 한 방식인 것이다.

경이기 때문이다. 전통 계승이라는 족쇄

Wide AR no.20 : 03-04 2011 Depth


에 단단히 걸려들어 옛 건물들에서 오늘

영심]를 생각하는 머리로 이루어진 존재

향이나 우월한 계급의식의 방편으로 삼는

날의 건축적 해를 구하려다, 결국 애쓴 몸

(설령 이러하더라도 지식을 사랑하는 자

극히 제한된 그들 한량들보다 수십 배 수

부림들의 흔적만 남긴 채 사그라진 뭇 선

라면 이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해야 한다고

백 배에 이르는, 평생 집 한 채 가져 보지

배들이 뼈아프게 보여주었듯, 오늘의 건

했으니)이기 때문일까? 삶을 쾌락으로 간

못한, 그리고 못할 이 땅의 수많은 서민들

축은 현대성이라는 오늘의 삶의 조건에서

주한 채 살아가는(빈자의 미학이라 했던

은, 오늘도 전세 대란에 휘말려, 남의 집

고민해야 마땅하다. 현실과 대질하지 않

가?) 극히 소수의 인간들만 정주지로 삼

에 잠시 얹혀살기조차 힘겨운 삶을 묵묵

는 향수와 환상의 공간은 극히 한정된 시

아 살아갈 수 있는 한옥이란, 마르크스가

히 이어가고 있다. ⓦ

간이나 인간에게 생겨나고 서식하는 감정

깨달았다고 하듯, 본디 어떤 전복적 요소

이종건 | 본지 자문위원, 경기대학교 건

의 잉여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옛

도 없는, 그리하여 철저히 귀족적인 신념

축대학원 교수.

것에서 아이디어를 찾거나 감성을 배양

의 소산일 뿐이지 않은가? 집을 고급 취

하는 모든 접근 방식이 잘못이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옛것이든 상상의 공간이든, 생산적이거나 창발적인 아이디어를 찾아 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러 한 것도 결국 현실과 대질하고, 그래서 현 실과 교섭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뿐이 다.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 한옥을 짓고

종횡무진 20 | 이용재

낙선재

옛 서울 지도를 생짜로 내어 놓는 것은 전 혀 건축적이지도 않지만, 굳이 건축이라 는 말을 쓰자면, 건축에 대해 아무 식견 이 없는 이들이 벌이는, 혹은 건축이라는

헌종은 명헌왕후에게 후사가 없자 1847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1920년 나시모토

이름으로 벌이는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년 김재청의 딸을 경빈으로 맞아 중희당

마사코와 강제 결혼. 이제 종친회에서도

일이다.

동쪽에 낙선재, 석복헌, 수강재를 건립한

연락 두절. 뭐라, 일본 여자와 결혼을 해!

현금의 서울의 한옥들과 한옥 마을들을

다. 낙선재는 헌종의 사랑채. 군자의 덕목

영친왕이 뭔 죄가 있나.

다루는, 가장 좋은 (어쩌면 유일할지 모

중에서도 으뜸이 되는 ‘선(善)’을 즐기는

그나마 부인 마사코 집안이 황족인 게 불

르겠다) 방법은 가급적 공적 재산으로 확

집. 임금이 선행을 베풀면 세상이 즐거워

행 중 다행. 먹고는 산다. 허긴 음식이 목

보하여 모든 물리적 변형을 막아 내며 공

진다는 거죠.

에 넘어가겠냐마는. 마사코 여사 이름 개

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한 방식은, 거기

1895년 명성황후가 살해된 후 참담한 고

명. 이방자. 1928년 순종의 3년 상이 끝난

에 일정 시간에 예전의 삶을 재현하여 관

종을 가까이 모시던 엄 상궁은 1897년 나

후 계비 윤씨는 낙선재로 들어가고. 1930

광지로 만드는 것이다(이것이 문화유산

이 44세에 은을 낳고. 1900년 이 은은 영

년 영친왕은 도쿄 치요다구에 자택 신축

을 접근하고 취급하는 정통적인 방법이

친왕이 되고. 적자라서 왕 이름에 친(親)

하고 1931년 둘째 아들 구(玖) 출산.

다). 차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

자를 넣은 거죠. 엄 상궁은 후궁이라 계비

1945년 일본 패망. 이방자 부친 전범으로

해 봐야 하니 미제로 남겨 두고 사적 재산

가 될 수 없지만 워낙 아들이 귀해 그에 준

구속. 처갓집 전 재산 몰수. 거지가 되고.

의 견지에서 일갈하자면, 그것들은, 비유

하는 예우를 받은 거고.

헐값에 자택을 프린스호텔 측에 넘기고

를 쓰자면, 앤틱카 동호인 주거지라 생각

1907년 7월 20일 덕수궁 중화전에서 순종

월세 전전. 나 왕 맞아! 대한민국의 정권

한다. 돈이 충분히 많아 별 신경 쓰지 않으

황제의 즉위식. 순종황제는 부친 고종황

을 잡은 이승만은 양녕대군의 16대손. 영

면서, 특정한 고급 취미나 우월한 계급의

제를 강제 퇴위시킨 데 항의해 불참. 일제

친왕의 환국 금지. 왕권 달라고 하면 골치

식을 지닌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 말이다.

는 대리인 앉혀 놓고 즉위식 열고. 내 이

아프니. 변호사가 영친왕을 찾았다.

앤틱카 동호인들처럼 지극히 특정 계층의

놈들을. 조선의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

“구 황실 재산 환수 소송을 제기하면 저

인간들만 거주할 수 있을 그러한 공간에

는 영친왕의 이복형인 조선의 마지막 왕

희가 이기걸랑요?” “아무리 곤란하더라

서 우리 시대의 정주 형식을 찾으려고 고

순종 협박. 1907년 영친왕은 볼모로 시모

도 내 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할 생각은

민하거나 후학들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드

노세키 가는 관부 연락선에 오르고. 이제

없다.”

는, 허약하고도 허망한 우리 시대의 건축

11살. 어머니 엄비마마 졸도.

이구는 1950년 도쿄의 가큐슈인 고등과

지식인들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

일본은 조선 정치가들과의 접촉을 근본적

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점령

을까? 니체가 말했듯, 인간이란 무릇 두

으로 차단하기 위해 영친왕을 일본 육군

군인 미국 맥아더 장군의 주선으로 1956

가지 욕구를 탐하는 위와 한 가지 욕구[허

사관학교에 집어넣고. 사실상 연금 생활.

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 건축과 입학.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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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왕 내외 졸업식 참석. 황세손의 졸업식

러 비행기가 내렸다. 공항은 기자들로 바

큰 절을 올리시고. 어머니는 처녀 시절에

장은 썰렁. MIT 졸업하고 미국의 알루미

글바글. 어라, 영친왕이 안 나오시네.

창덕궁에서 해마다 열리는 엄비마마의 친

늄 회사에 들어가 유니트 배스룸 개발팀

뇌졸중으로 쓰러진 영친왕은 앰뷸런스 타

잠 행사에 전국에서 뽑혀 온 처녀 대표로

에서 일을 했는데 삼 년 동안 욕실 평면도

고 병원으로 직행. 이미 영친왕은 70세의

참여한 적이 있었으니. 마마의 손자가 되

만 그리다 나왔다.

중환자. 걱정 안 해도 됨. 단, 조건이 있

시는 황세손을 만난 거죠.

1958년 세계적인 거장 아이엠 페이 사무

다. 창덕궁의 낙선재로 주거 제한. 이미

1979년 도일. 아니 도피. 대한민국이 싫은

실 입사. 여기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줄리

낙선재는 할머니들로 바글바글. 석복헌에

거다. 1982년 줄리아 여사와 이혼. 부인이

아 멀록 만나는 거죠. 좋다, 난 이제 황세

는 순종의 비 윤씨가. 낙선재에는 미리 귀

자식을 못 낳으니. 1970년 시름시름 앓던

손 아니다. 인문학적인 건축가가 되겠다.

국한 이방자 여사가. 수강재에는 덕혜옹

영친왕 낙선재에서 붕어. 1989년 덕혜옹

대한민국 건축 역사상 유례가 없는 엘리

주 거주 중.

주, 이방자 여사 연이어 타계. 너무 힘든

트 코스를 밟은 이구. 1959년 8살 연상 미

국가에서 주는 연 1천만 원도 안 되는 돈

거죠. 이제 낙선재는 문을 닫고. 이렇게

국인 줄리아 멀록과 결혼. 치명타죠. 전주

으로 총 19명이 생활. 아이고 배고파라.

건축은 역사와 함께 하죠.

이씨 왈. 뭐라, 황세손이 미국 여자와! 나

1964년 다시 미국에서 비행기 도착. 역시

2005년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호텔 객실

황세손 아니라니까. 도와주는 것도 없으

기자들로 바글바글. 황세손 이구 귀국. 이

에서 변사체 발견. 누굴까요! 이구다. 사

면서 씹어만 대니. 못살것다.

광노의 소개로 서울대 건축과 강의 나가

인은 영양실조. 곡기를 끊은 거죠. 이 호

1961년 탱크로 권력 잡은 군사정권은 영

고. 우리말을 한마디도 못해 영어로만 강

텔 자리는 이구가 태어난 곳. 고향 찾아 떠

친왕 귀국 전격 허용. 군사정권의 정통성

의.

나고. 시신 낙선재로 이송. 마지막 국장.

도 확보할 겸. 우린 조선의 황태자 영친왕

당시 대학교 4학년이던 김원의 어머니가

장례준비위원회 명단 발표. 수백 명 중 이

을 극진히 모시는 선비 정권이다 뭐 이런

학교에 오셨다가 이구와 마주쳤다.

구 선생을 도와준 이는 하나도 없다.

거죠. 영친왕이 왕권 내놓으라고 하면 어

“어머니 이분이 이구 선생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벼슬아치

쩔 거냐고요! 1963년 김포공항에 프로펠

어머니는 복도에서 그 자리에 꿇어 앉아

들이 줄을 섰다. 죄송합니다, 전하. 말로

Wide AR no.20 : 03-04 2011 Depth


만. 82살인 줄리아 여사는 노제가 치러진

근대 건축 탐사 20 | 손장원

서울 종묘 앞 길 건너편에서 불편한 몸으 로 보행 보조기 겸 의자에 앉아 전 남편 이구의 장례 행렬을 지켜봤다. 이혼녀라

한국 화교의 시작과 정착

는 거죠. 고종-순종-영친왕-이구로 이어 지는 왕실 적통을 잇기 위해 영친왕의 이 복형인 의친왕의 손자 이원을 이구의 황

화교는 거주, 상업을 목적으로 중국이 아

실제 거주하는 한국 화교는 이보다 더 적

사손으로 들이고. 평범한 가정을 꿈꾸던

닌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중국인이다. 화

을 것으로 추정되며, 해마다 그 수가 줄

이원으로선 날벼락.

교라는 표현과 함께 ‘화상’이란 말도 있는

어들고 있다.

창덕궁을 날로 먹은 대한민국은 그에게

데 이는 화교의 뛰어난 상술을 뜻하는 표

중국과 우리나라는 19세기 말 일제에 의

품위 유지비도 안주고. 어느 기자가 황사

현이다. 상술에 능한 화교는 전 세계에 걸

해 국토가 유린되고 나라를 빼앗겼던 아

손에게 창덕궁에 가서 사진 한 장 찍자고

쳐 막강한 경제력을 갖고 있으며, 이들은

픔을 공유하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동질

하자 이원 왈.

대부분 광둥 성 출신이다. 우리나라에서

감을 느낀다. 더구나 3.1만세운동 이후 독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그냥 문 앞에서 찍

활동하는 화교를 일컬어 ‘한국 화교’라 하

립운동의 무대가 중국으로 옮겨진 뒤 중

으면 안 될까요?”

는데, 이들은 19세기 말부터 산둥반도에

국인들은 우리의 독립투사들에게 많은 도

너무하는 거 아닌가. 대한민국. 오늘도 낙

서 우리나라로 건너온 중국인과 그 후손

움을 주었다. 한마디로 말해, 한데 힘을

선재 앞의 매화나무는 아무 말이 없다. 그

을 말한다. 한국 화교는 광둥 성 출신이 적

모아 일제에 항거했던 우방이자 혈맹이

냥 그런 거죠. ⓦ

어 국제 화교 사회에서 그 힘은 미약한 편

다. 이러한 유대감은 냉전시대를 거치면

이용재 | 건축 평론가. 최근 <이용재의

이다. 산둥 성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서 타이완 국민당과 우리나라, 중국 공산

궁극의 문화기행_이색박물관 편(도미노

은 19세기 말에 일어난 각종 변란과 20세

당과 북한의 관계로 이어졌다. 이러한 이

북스 간)>을 냈다.

기 초반 경제 위기에 처한 이 지역 농민들

유에서 출신지가 중국임에도 한국 화교의

이 우리나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국적은 대부분 중국이 아닌 타이완이다.

한국 화교는 2009년 말을 기준으로 21,698

이처럼 돈독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

명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국내 거주

라에서는 화교가 힘을 떨치지 못하고 있

외국인 가운데 8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서

다. 한국 화교 사회가 우리나라에 정착하

울에 8,819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 인

지 못한 데에는 한국 정부의 화교 차별 정

천이 2,894명, 경기도가 2,466명으로 65%

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 화교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국내에

들의 문화적 태도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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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개항박물관

오무장공사 초기의 모습 — 사진 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 베이스

Wide AR no.20 : 03-04 2011 Depth


에 따라 청국 총영사에게 위탁되었다. 아 마도 이때부터 화교협회를 중심으로 제사 를 지내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당에서는 지금도 매년 우창 칭의 사망일인 음력 6월에 한성화교협회 주관으로 제사를 올린다. 서구 열강과 일제의 침략에 맞서 많은 아 픔과 질곡을 겪었던 중국은 제국주의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중국인들이 19세기 말 우리나라에 청국 조계가 있었 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놀라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제국주의의 피해자인줄로만 알았던 자신들이 제국주의의 일원이었다 는 것을 알고 난 뒤에 어떤 생각을 갖게 되 인천화교협회 회의청

었는지 가끔 궁금하다. 어제의 적이 오늘 의 친구가 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일어 나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다

국 화교들은 중국인 남자가 한국인 여자

륙무역장정’을 체결하였다. 이 조약을 근

문화 시대에 접어든 때에 새삼 과거의 아

와 결혼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기지만,

거로 1884년 인천(仁川), 1887년 부산(釜

픈 흔적을 다루는 것이 옳은 것이냐 라는

그 반대의 경우는 수치로 여긴다. 더구나

山), 1889년 원산(元山)에 화상조계지(華

반론도 있을 수 있으나 모른 채 덮어 두는

우창칭(吳長慶, 1833-1884년)의 신위가

商祖界地)가 설치되어 한국 화교 사회가

것 역시 능사는 아니다.

안치된 오무장공사(吳武壯公祠)에 얽힌

형성되는 토대가 되었다. 우창칭의 한국

역사적 사실을 되새기다 보면 여러 가지

화교에 대한 배려는 2006년 우창칭 사망

인천의 차이나타운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125주년을 맞아 주한 타이완대표부 대표

우표에 찍힌 소인의 연도를 명치 연간으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광동수사제독 우창

와 한성화교협회 임원진이 오무장공사를

로 본다면 1887년이 된다. 그 당시 이미

칭은 군란을 진압한다는 명목으로 1882

방문한 사실을 보도한 타이완의 신문 기

이만한 규모의 건물을 가진 거리가 있을

년 3,000명의 군대를 끌고 와 대원군을

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사에는 우

정도로 인천에서 중국인들의 경제권은 상

중국으로 납치해 4년 동안 유폐시킨 사람

창칭을 ‘보교애교(保僑愛僑)’한 사람으로

당했다. 사진 우측 건물은 지금도 거의 원

이다. 우창칭을 비롯한 청나라 장군들은

표현하고 있다.

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1894년 청일전쟁에 패해 중국으로 돌아

1884년 우창칭이 사망하자 고종은 신하

가기까지 고종과 신하를 겁박하였다. 그

를 보내 제사를 지냈고, 다음 해 4월 29일

오무장공사

중 대표적인 인물은 우창칭의 부하 장수

에는 청군의 주둔지이던 동대문운동장 뒤

이 사당은 19세기 말 서양 제국주의 국가

인 위안스카이(袁世凱, 1859-1916년)였

편(훈련원 하도감 터)에 그의 신위를 안치

들의 침략을 받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다. 그는 ‘조선의 부왕’으로 행세하면서

한 정무사(靖武祠)를 건립했는데, 이 사

제국주의의 일원이었던 청나라의 상징적

이홍장(李鴻章, 1823-1901년)에게 고종

당이 바로 오무장공사이다. 이후 매년 봄

건물이다. 당초 을지로 7가 3번지 690평

의 폐위를 건의하기도 했다.

가을에 예조참판을 보내 제사를 지냈다.

의 대지 위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1942년

우창칭과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행

또한 고종은 1893년에는 이홍장의 인준

7월에 중수되었다. 1977년 도시계획에 의

중에는 군인에게 물자를 공급하는 상인

을 받아 사망한 청나라 장군들을 이 사당

해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는데, 이때 한성

들도 함께 있었다. 주둔 기간이 길어지면

에 배향하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화교협회가 오무장공사천건위원회(吳武

서 이 중국 상인들은 우리나라 사람을 상

중국인들은 조선에서 일본에 밀려 축출된

壯公祠遷建委員會)를 만들어 1978년 10

대로 장사를 시작했으며, 이들이 바로 한

다음에도 이 사당에 많은 애착을 보였다.

월 5일 착공, 1979년 4월 30일 준공하였

국 화교의 원류이다. 우창칭은 이들의 영

공립신보 1908년 10월 21일자 기사에는

다. 중수와 이전을 거쳤어도 초기의 모습

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한편, 고종과

궁내부가 이 사당을 헐려 하자 청국 영사

이 거의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비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 이를 항의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조

가리지 않고 내정을 간섭했다. 특히 조선

선 정부가 직접 제를 올리던 이 사당은 정

인천화교협회 회의청

을 청국의 속국으로 규정한 ‘조청상민수

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탁지부의 건의

1909년 부산 주재 청국 영사였던 가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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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 상점

賈文燕)이 인천 주재 청국 영사로 부임한 다음 해인 1910년 세운 건물로 정면 5칸 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운데 3칸은 회랑 으로 구성하였고 좌우 단부에는 실을 배 치했다. 건물 정면에는 2개의 현판이 걸려

건축과 영화 20 | 강병국

건축 영화 100선

있는데 중앙 현판은 가문연이 쓴 것으로 ‘만국의관(萬國衣冠)’이고, 우측은 1922 년 인천중화총상회가 설치한 것으로 ‘락

그동안 <건축과 영화> 칼럼을 사랑해 주

건축인이라면 봐 둬서 나쁘지 않을 영화

선호시(樂善好施)’라는 명문이다.

셨던 독자들께 깊이 감사 드리며, 아쉽지

100편

만 작별을 해야 할 것 같다. 건축과 영화 전주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 상점

의 유사성이나 관계에 대한 일회성 언급

1. 칼리가리박사의 밀실(The Cabinet of

전주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 상점은 사진

은 많았어도 이렇게 오랫동안 연재된 경

Dr.Caligari, 1919)/로베르트 비네

우측에 있는 건물로 등록문화재 제174호

우는 없었던 듯하다.

로 지정되어 있다. 전주시 다가동 1가 28

<건축과 영화> 마지막회는 나름대로 건축

에 위치한 이 건물은 전동성당 건축에 종

에 도움이 될 만한 영화를 100편 선정해

사했던 중국인 벽돌공들이 전주에 정착하

보았다. IMDB나 <타임>지와 같이 공신

th, 1922)/로버트 J. 플래허티

면서 비단을 팔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력 있는 기관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인 판

4. 길(Die Stresse, 1923)/칼 그루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도 이 일대에

단이니만큼 선정 방법이나 기준은 생략한

5. 비인간(L’Inhumaine, The Inhuman

는 중국인과 관련된 건물이 여러 채 남아

다. 다만 탈고의 순간까지도 계속 리스트

Woman, 1923)/마르셀 레르비에

있다. ⓦ

를 바꾸어 대고 있으니 나중에 한 번은 업

6. 아엘리타—화성의 여왕(Aelita—The

손장원 | 본지 고정집필위원, 재능대학 실

데이트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그와 더불

queen of mars, 1924)/야코프 프로

내건축과 교수. <근대 건축 탐사> 안에서

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건축 다큐도

타자노프

그의 시선은 주로 일본인과 관련된 한국

100편 정도 선정해서 발표했으면 하는 아

근대 건축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번 호부

쉬움이 있지만, 그 부분은 다른 기회나 웹

터 그 대상이 화교와 연관된 것으로 확장

상에서 다시 한 번 나열해 보도록 하겠다.

된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란다.

아래 순번은 연도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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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게누인(Genuine, 1920)/로베르트 비네 3. 북극의 나누크(Nanook Of The Nor-

7. 활기 없는 거리(The Joyless Street, 1925)/파브스트 8. 조용한 아침의 나라(IM LAND DER MORGENSTILLE, 1925)/노베르트


좌로부터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시민 케인 웨버(선교사) 9. 단지 시간일 뿐(Rien que les heures, 1926)/알베르토 카발칸티 10. 베를린 대도시 교향곡(Berlin, Symphonie der Grossstadt, 1927)/ 발터 루트만 11. 비(Rain, 1928)/요리스 이벤(Joris Iv-en) 12. 카메라를 든 사나이(the man with the movie camera, 1929)/지가 베 르토프 13. 주사위 성의 신비(The Mysteries of the Chateau of Dice, 1929)/만 레이 14. 아스팔트(Asphalt, 1929)/조 메이 15. 상상해 보라(Just imagine, 1930)/데 이비드 버틀러 스토리 16. 니스에 관하여(Propos de nice, 1930 )/장 비고 17. 세상의 종말(La Fin du Monde, 1931)/아벨 강스 18. 다가올 세상(Things to come, 1936)/윌리엄 캐머런 멘지스 19. 도시(The City, 1939)/랄프 스타이 너, 윌러드 반 다이크 20. 시민 케인(Citizen Kane, 1941)/오 손 웰즈 21. 미스터 블랜딩스(Mr.Blandings buil-ds his dream house, 1948)/H.C. 포터 22. 마천루(Fountainhead, 1949)/킹 비 더 23. 맥추(Early.Summer, 1951)/오즈 야 스지로 24. 나의 아저씨(My uncle, 1958)/자

42. 코야니스카시(Koyaanisqatsi,

크 타티 25. 가을 햇살(Late Autumn, 1960)/오

1983)/갓프레이 레지오 43. 천국보다 낯선(Stranger Than Para-

즈 야스지로 26. 만날 땐 언제나 타인(Stranger When We Meet, 1960)/리처드 콰인 27. 태양은 외로워(The Eclipse, 1962)/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28. 경멸(Le Mepris, 1963)/장 뤽 고

dise, 1984)/짐 자무쉬 44. 도쿄가(Tokyo-Ga, 1985)/빔 벤더스 45. 여인의 음모(Brizil, 1985)/테리 길 리엄 46. 시간(Chronos, 1985)/론 프릭 47. 맨헌터(Manhunter, 1986)/마이

다르 29. 붉은 사막(RED DESERT, 1964)/미 켈란젤로 안토니오니 30. 리오의 사나이(L'Homme de Rio, 1964)/필립 드 브로카 31. 체리타운(Cherry Town, 1964)/드미 트리 쇼스타코비치 32. 알파빌(Alphaville, 1965)/장 뤽 고

클만 48.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 1987)/빔 벤더스 49. 건축가의 배(The Belly of Architct, 1987)/피터 그리너웨이 50. 포와카시 (Powaqqatsi, 1988)/갓프 레이 레지오 51. 건축가(The Architects, 1990)/피터

다르 33. 내가 본 파리(Six in Paris/Paris Vu Par, 1965)/끌로드 샤브롤, 진 두셰, 장 뤽 고다르 34. 플레이타임(Playtime, 1967)/자크 타티

카헤인(Peter Kahane) 52. 딕 트레이시(Dick Tracy, 1990)/워 렌 버티 53. 지상의 밤(Night on earth, 1991)/짐 자무쉬

35. 디아볼릭(Danger Diabolik, 1968)/ 마리오 바바

54. 리베스트럼(Liebestraum, 1991)/마 이클 피기스

36. THX-1138(THX-1138, 1971)/조

55. 바라카(Baraka, 1992)/론 프릭 56. 은밀한 유혹(Indecent Proposal,

지 루카스 37. 로마(Fellini‘s Roma, 1972)/페데리

1993)/애드리안 라인 57.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 1993)/

코 펠리니 38. 맨하튼(Manhattan, 1979)/우디 알렌 39.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리들리 스콧 40. 트론(Tron, 1982)/스티븐 리스버거 41. 노스텔지아(Nostalgia, 1983)/안드레 이 타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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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저먼 58. 마지막 연인(Intersection, 1994)/마 이클 라이델 59. 허드서커 대리인(the Hudsucker Pro -xy, 1994)/조엘 코엔 60. 리스본 스토리(Lisbon Story, 1994


좌측 측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플레이타임, 맨하튼, 탁산드리아, 인셉션, 더 폴, 13층 )/빔 벤더스 61. 탁산드리아(Taxandria, 1994)/라울 세르베 62.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1994 )/왕가위 63. 스모크(Smoke, 1995)/웨인 왕 64. 구름 저편에(Beyond The Clouds, 1995)/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빔 벤더스 65. 율리시즈의 시선(Ulysses’ Gaze, 1995 )/테오도로스 앙겔로플로스 66. 제 5원소(The Fifth Element, 1997 )/뤽 베송 67. 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 조셉 러스낙 68. 이든(Eden, 2001)/아모스 지타이 69. 모두의 집(Everybody’s House, 2001 )/미타니 코키 70.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Life As A House, 2001)/어윈 윙클러 71. 나코이카시(Naqoyqatsi, 2002)/갓프 레이 레지오 72. 루럴 스튜디오(Rural Studio, 2002 )/척 슐츠 73. 코드 46(Code 46, 2003)/마이클 윈 터바텀 74. 나의 건축가 : 아버지의 궤적을 찾아 서(My Architect : a son’s journey, 2003)/나타니엘 칸 75. 에펠탑(La legende vraie de la

Tour-Eiffel, 2005)/사이몬 브룩 76. 슈페어와 히틀러(Speer & Hitler, 2005)/하인리히 브렐뢰 77. 노먼 포스터와 거킨빌딩(Building The Gherkin, 2005)/미리암 본 아 르스 78. 위대한 침묵(Into Great Silence, 2005)/필립 그로닝 79. 카트 끄는 남자 (Man Push Cart, 2005)/라민 바흐러니 80. 건축가(The Architect, 2006)/맷 토 버 81. 버틴스키와 산업사회의 초상(Manufactured Landscape, 2006)/제니 퍼 베이 82. 르네상스(Renaissance, 2006)/크리 스티안 볼크만 83.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The Fall, 2006)/타셈 싱 84. 유 앰 아이(You am I, 2006)/크리스 티요나스 빌지우나스 85. 레이크 하우스(The Lake House, 2006)/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 86. 라고스(Lagos : wide & close,

City, 2008)/테렌스 데이비스 90. 콜하스하우스라이프(Koolhaas Houselife, 2008)/일라 베카, 루이 즈 르무안 91. 소머스 타운(Somers Town, 2008)/ 셰인 메도우스 92. 팔레르모 슈팅(Palermo Shooting, 2008)/빔 벤더스 93. 비주얼 어쿠어스틱스(Visual.Acoustics, 2008)/에릭 브리커 94. 다크나이트(The Dark Night, 2008)/크리스토퍼 놀란 95.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 2009 )/톰 튀크베어 96. 오브젝티파이드(Objectified, 2009)/게리 허스트윗 97. 나의 놀이터(My Playground, 2009)/카스파 아스트럽 슈뢰더 98. 성가신 이웃 (El hombre de al lado, 2009/ 마리아노 콘, 가스통 뒤프라 99. 인셉션(Inception, 2010)/크리스토 퍼 놀란 100. 프라하의 눈(Eye Over Prague, 2010 )/올가 슈파토바 ⓦ

2006)/브레그예 87. 헬베티카(Helvetica, 2007)/게리 허 스트윗 88. 뉴욕 아이 러브 유(NewYork I love you, 2008)/알렌 휴즈 89. 리버풀의 추억 (Of Time And The

강병국 | 본지 고정칼럼위원, 동우건축 소 장. 아쉽지만 이번 호를 끝으로 <건축과 영화> 칼럼이 마무리된다. 그 동안 해박 한 지식과 담백한 시선으로 <건축과 영화 > 칼럼을 이끌어 준 강병국 소장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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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100선 19

서 차로 약 10여 분 정도 달려 국도변 현 장의 레스토랑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현

김효만의 구헌(丘軒)

장을 첫 대면 할 때마다 늘 그렇듯이 설 레는 마음에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점 점 드러나는 현장의 모습이 내 기대를 만 족시켜 주는 정돈된 자연적 풍경이었음에 안도하면서 동시에 열정적 감상에 몰입되 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두 자매의 부모님들은 의 외로 이 집을 단순한 주거로 생각하지 않 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이 프로젝트에 서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였으며, 이후 이 집의 건축적 특성이었다. 이 집 은 가족들이 거주하는 보금자리인 동시 에, 레스토랑의 연장 공간이어야 했다. 그 리고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전 시할 수 있는 건축이어야 하며, 또 그들 이 내부를 방문할 수도 있어야 했다.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개념과 경계를 혼돈 하게 하는 어려운 주문이었으나, 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요구라는 생각들이 복합되었다. 쉽게 형태화되지 않는, 산만한 여러 생각 과 그림들이 내 머리 속에서 스쳐가며, 끊 임없이 그리고 지우는 상상 속에서 시간 을 보내며 서울로 돌아왔다. 국도에 면해 있는 측과 레스토랑 방향은 공공적인 성격을 가진 면으로서 주거의 독립성 있는 사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시 선과 접근성의 차단을 위해 폐쇄적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동시에 레스토랑의 기 존 정원과 연속되는 외부 식사 정원을 두 어 레스토랑의 장소이면서 자연 정원으로 서 자연스럽게 확장되도록 조경적 성격을 부여하려고 했다. 주택의 좌우 측면은 사 적인 성격을 가진 면으로서 주거 내부 공 간과 주거 존의 정원이 개방적인 투명 유 리창을 통해 상통하게 하였다. 그럼으로 써 별도의 정원을 가진 사적 공간 환경을

4년 전 어느 날, 대학생으로 보이는 두 자

런 상상 속의 희미한 그림을 단속적으로

만족시키면서도 독립적인 건축 환경과 성

매가 우리 사무실을 방문했다. 부모님이

그리며, 나도 모르게 이 프로젝트 속으로

격을 유지하게 하여 이 프로젝트가 요구

삽교에 소유하고 계시는 큰 땅에 가족이

빠져 들었다. 네거티브한 자연 속의 환경,

하고 있는 공공성과 독립성의 양면적 성

살 주택을 짓고자 했다. 그리고 그 땅의

그리고 기존 건물과 대화……. 어렵지만

격을 동시에 획득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이미 부모님이 레스토랑을 운

흥미로운 조건이었고 나에게는 매력적인

자연 조경의 형태와 기능을 가진 주머니

영하고 계셨다. 당시 당연히 내 머릿속에

화폭이 아닐 수 없었다. 설계 계약을 체결

속에 형태가 없는 주거의 기능만을 삽입

서는 넓게 펼쳐진 전원적 풍경과 이런저

한 후에 삽교 현장을 방문했다. 삽교 역에

한, 자연과 건축이 공생하는 복합적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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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것이다. 이 주택은 그 식별성 높은

전원적 주거 공간을 제안하고자 했다.

건축주는 무척 좋아하면서 흔쾌히 상호

입지적 조건으로, 작지만 상징적인 존재

이 건축물의 덩어리 전체는 레벨 변화가

합의했다. 이후 상세한 실시 설계를 완료

가 될 것이다. 도로변을 따라서 길다랗게

있는 여러 옥상 마당들로 구성되어 상층

한 시점이었으나 그 진행 과정 중에 건축

펼쳐지는 광활한 지형의 반복적이며 지루

부의 침실들과 직접 연결되고, 각 침실의

주 측의 개인적 우환과 경제적 변동 사항

한 풍경에 변화를 줄 작은 언덕으로서의

외부 정원으로 기능하게 된다. 지상 레벨

이 발생하여 지금까지 착공이 보류되어

이 복합적 건축을 삽입하여 활기 있는 쉼

의 주정원으로부터 옥상 정원으로 점차

있는 미실현 프로젝트이다. 실현되지 못

의 장소를 부가할 것이다. 동시에 이 작은

상승 연계하며, 다시 지상 레벨로 하강 접

한 프로젝트에 대한 건축가의 감정은 연

변화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지형의 풍경

속하는 ‘건축적 언덕’의 개념으로 구성되

민, 허망함, 끓어오르는 실현 욕구 등에

이 생성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어 십여 년 전 ‘임거당’으로부터 지속적으

사로잡혀 괴로워하다가 결국 기억 속에서

내부 공간은 ‘머물 수 있는 계단’이 확장

로 실현해 온 내외부 공간의 연속적인 순

망각, 소멸되어 버리는 것일 것이나 아마

된 개념으로서 스탠드식 다용도 공간을

환을 통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의 수록’을

도 그 혼은 그 이후 또 다른 새로운 프로젝

실내의 중심부에 배치하였다. 이 장소는

다시 적용한 셈이다. 아마도 이 작은 건축

트에서 보이지 않게 다른 모습으로 환생

마치 작은 언덕처럼 거실과 식당 등의 개

적 언덕이 이곳에 들어서면 새로운 쉼과

하게 될 것이다.

방된 공공 공간을 상층부와 유연하게 연

만남의 생명력 있는 장소로 작동할 것임

잊고 있었던 오래 전의 프로젝트를 다

계하고 상호 유동성 있는 공간의 움직임

과 동시에 이 지역 지형 맥락의 새로운 풍

시 꺼내 보면서 문득 지금 내가 하고 있

을 촉진시키며, 그 위에 상징적으로 떠 있

경을 만들게 될 것이며, 또한 이 국도변의

는 프로젝트의 작업과의 상대적 가치의

는 가족실과 함께 바로 위 옥상 정원인 건

랜드마크적 존재로 기억될 것을 상상하면

차이 유무에 대한 자성에 사로잡히게 된

물의 지붕 언덕의 굴곡이 경사지를 만들

서, 아직 지어지지 못한 이 프로젝트를 향

다. 건축가의 작업은 시간의 흐름에 비례

어 낸다. 굴곡을 이루는 실내 천장 면의 변

한 애틋한 감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여 진화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만 변화

화가 다양하며 역동성 있는 내부 공간을

당시 이러한 건축적 개념을 정리한 기본

할 뿐인가. ⓦ

구성하게 함으로써 흥미롭고 생명력 있는

설계 내용을 의욕적으로 설명하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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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면도

정면도

김효만 | 경기대 건축대학원 겸임 교수,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IROJE KHM Architects) 대표. 김수근 선생에게서 건축을 사사했다. 사이 공 간과 공간적 시퀀스의 연출 등이 특징인 수많은 주택을 설계했으며, 그로 인한 수상 경력 또한 화려하다. 2010년 제 7, 8회, 2009년 제 3, 4회 WA( 세계건축연합) 건축상을 네 차례 수상하였고, 특히 2007~2008, 2005~2006 아시아건축가협회상 (ARCASIA 건축상) 골드 메달을 2회 연속 수 상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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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1

동측 입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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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1층 평면도

구헌(丘軒)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충청남도 예산군 삽교읍 상하리 | 대지 면적 : 545㎡ | 연면적 : 242.64㎡ | 용도: 단독 주택 | 구조 : 철근 콘크리 트조 | 구조 설계 : MOA, 오성영 | 외부 마감 : 노출콘크리트, 목재 플로 어링/ 오일 스테인 | 내부 마감 : 노출 콘크리트, 온돌용 목재 플로어링, 석고보드/ 컬러 래커, 고밀도 압축 목재판

지상 2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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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focus 11 | 조한

건축과 인문학의 생성적 경계, 그리고 건축적 실천과 담론의 경계? 지난 1월, 영하 20도의 살인적인 추위

한 액세서리 숍과 옷 가게는 이미 ‘이대

가로서 우리는 진정 당황스러워한다. 이

를 불사하고 100여 명의 사람들이 홍대

앞’에도 넘쳐 난다. 심지어 인공적인 문화

러한 당황스러움은 우리가 ‘홍대 앞’ 뿐

인근을 서성인다. 바로 2011년 제 15기

조차 발견할 수 없는 수많은 핸드폰 가게

아니라, ‘이대 앞’, ‘신촌’, ‘가로수길’, ‘대

SAKIA 건축학교 ‘Con/Di-vergence: 건

들은 우리가 과연 ‘홍대 앞’에 있는지, 아

학로’ 등 수많은 장소를 단지 건축적 ‘실

축과 인문학의 생성적 경계’의 학생과 튜

니면 일산의 어느 쇼핑몰에 있는지 분간

천’의 관점에서만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터 들이다. 이들은 다양한 소비와 문화의

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홍대

‘홍대 앞’의 독특함은 독특한 건물과 도시

욕구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경계적 대지,

앞’에 열광한다. 특별한 가게 때문이 아니

적 공간에만 있는 것이 아닌, 바로 ‘홍대

생성적 대지 ‘홍대 앞’에서 새로운 건축/

라면, ‘홍대 앞’의 환상적인 도시적 풍경

앞’만의 독특함을 기대하고 오는 수많은

도시적 가능성, ‘생성적 경계’를 찾고 있

과 공간 때문에 열광하는가? 아니면, 유명

사람들의 마음과 ‘홍대 앞’의 독특한 역사

다. 그렇다면 건축과 인문학의 ’생성적 경

건축가가 디자인한 몇 개의 건축물 때문

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에 있

계’는 도대체 무엇인가? 또한 이들이 찾

에? ‘환상적인(?)’ 도시적 풍경을 원한다

다.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고 있는 ‘생성적 경계’는 ‘홍대 앞’ 어디

면 광화문광장과 청계천을 가면 된다. 유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머리에

에 있는가?

명 건축가가 디자인한 건축물을 원한다면

존재하는 ‘홍대 앞’의 독특함, 바로 ‘홍대

먼저 우리가 ‘홍대 앞’을 찾는 이유는 무

헤이리와 파주 출판도시에 가면 된다. ‘홍

스러움’은 ‘홍대 앞 이야기’인 것이다. ‘홍

엇인가? 또한 ‘홍대 앞’과 ‘이대 앞’, ‘신

대 앞’? 몇 개의 건축물과 벼룩시장이 열

대 앞’의 매력은 건축물과 도시 공간의 건

촌’, ‘가로수길’, ‘대학로’의 차이점은 무

리는 작은 공원을 제외하면 건축가가 디

축적 ‘실천’이 아닌, ‘홍대 앞 이야기’의 건

엇인가? ‘홍대 앞’에 넘쳐나는 수많은 프

자인한 변변한 건물도, 도시적 공간도 없

축적 ‘담론’에서 찾아야 한다.

랜차이즈 커피숍과 카페, 옷가게, 핸드폰

는, 간판으로 채워진 전형적인 상업과 유

하지만 우리는 건축적 ‘담론’이 과연 무엇

가게, 술집, 타로 샵, 음식점, 클럽 등등...

흥의 장소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홍대

이며, 또한 우리 건축계에 건축 담론이 존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와 커피숍은 ‘홍대

앞’에 열광하고 감동한다. 왜일까?

재하기는 하냐고 반문한다. 심지어 진정

앞’ 뿐 아니라 ‘가로수길’과 ‘대학로’에서

어떠한 건축가/도시계획가의 존재도 느껴

한 건축가는 건축물(건축적 실천)로 ‘이

도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 나고 있다. 독특

지지 않는 ‘홍대 앞’에서 건축가/도시계획

야기’해야지, 말(건축적 담론)로 이야기

조수지(경기대), 홍대 앞 서교동 365번지(홍통거리)의 시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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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건축은 건축가로서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의 변명일 뿐이라고 매도되기 조 차한다. 수십 년 간 건축적 ‘실천’에만 집 착한 우리의 건축계는 건축적 ‘담론’을 ‘ 거짓’ 건축가와 건축 이론가의 말장난으 로 여겨왔다. 그런 사람들에게 ‘홍대 앞’ 의 매력을 건축적 ‘실천’이 아닌 건축적 ‘담론’에서 찾아야 함은 당혹함 그 자체 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건축 교육은 어떠한가? 과거 4년제 교육에서 시작하여 5년제 건 축학 인증 체제로 변화한 우리의 건축 교 육은 보다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설계 교 육, 즉 건축적 ‘실천’에 집중하고 있다. 하 지만 건축적 ‘담론’을 위한 교육은 어디에 있는가? 서양 건축사, 근대 건축사, 현대 건축사, 한국 건축사 등의 건축 역사 과목 과 몇 개의 건축 이론 과목들이 마치 건 축 ‘교양’ 과목처럼 건축설계 과목의 곁가 지로서 존재할 뿐이다. 심지어 건축 실무 및 건축 기술 관련 과목을 확장하기 위해 건축 역사/이론 과목들이 대폭 축소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의 건축학 인증 5년제 교육에서 건축적 ‘담론’은 건 축적 ‘실천’을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로 서는 가치가 없는 것으로 괄시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건축을 문화 현상 이 아닌 건설로 간주하는 우리 사회의 안 타까운 의식 수준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이다. 최근 한국 건축계에서 건축가의 위상에 관한 ‘큰’ 사건이 있었다. 바로 안중근의 사 기념관 개관식에 건축가(김선현(디림 건축 대표), 임영환(홍익대학교 교수))의 자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사건이었 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중앙일보 기자가 이 사건의 부당함을 다룬 기사를 내게 되 고, 이를 계기로 새건축사협의회가 주최 하여 ‘건축가의 자리가 없는 사회를 통탄 하다’라는 주제로 건축학계, 대한건축사 김규헌(충남대)+김민성(동의대), SAKIA 건축학교 대상작.

협회, 한국건축가협회가 성명서와 기자회 견을 통해 건축가 위상의 개선을 호소하 였다. 또한 건축가의 위상 추락과 건축계 의 위기는 건축을 문화가 아닌 건설로 간 주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러 한 사건과 건축계의 호소는 어제 오늘의

Wide AR no.20 : 03-04 2011 Depth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전형적인 상업 공간의 간판과 가게가 난무한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우리는 ‘홍대 앞’의 ‘홍대스 러움’에 환호하고 감동한다. 우리가 열광 하는 ‘홍대스러움’의 원인이 환상적인(?) 건설의 건축적 ‘실천’에서 발견할 수 없다 면, ‘홍대 앞 이야기’의 건축적 ‘담론’에서 찾아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의 문이 든다. 건축적 ‘실천’이 없는 건축적 ‘ 담론’이 가능한 것인가? ‘홍대 앞 이야기’ 의 감동이 ‘홍대 앞 건축/도시 공간’ 없이 가능한 것인가? 광화문 광장과 청계천에 서 ‘홍대 앞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가 능하기나 한 것인가? ‘홍대 앞’의 감동은 바로 ‘홍대 앞’의 건축/도시 공간의 건축 적 ‘실천’과 ‘홍대 앞 이야기’의 건축적 ‘ 담론’이라는 서로 이질적인 현상들이 충 돌하고 공명하며, 교류하는 ‘생성적 경계’ 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홍대 앞’의 ‘생성적 경계’처럼, 건 축과 인문학의 ‘생성적 경계’ 찾기는, 건 축이 ‘실천’으로, 인문학이 ‘담론’으로 정 형화되고 분화되는 이분법적인 사유 방식 을 탈피하여, ‘건축의 인문학-되기’와 ‘인 문학의 건축-되기’의 생성적 과정을 통해 건축 내외부에 내재한 ‘실천’과 ‘담론’의 ‘ 생성적 경계’를 찾아보고자 함이다. 더 이 상 우리의 건축을 ‘실천’만의 영역으로 여 겨서는 안 된다. 더 이상 건설이 아닌 문 화로서 건축을 원한다면, 우리는 진정 심 각하게 건축적 ‘담론’에 투자해야만 한다. 왼쪽부터 조한, 배형민(서울시립대 교수), 서현(한양대 교수). 배형민 교수는 ‘파편과 체험의 언어’ 1980년대 이후 한국 건축 담론에 대하여—한국 건축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건축 담론의 부재에 있으며, 특히 한국 건축계의 ’건축가는 건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집착과 편견이 건축

건축적 ‘실천’과 건축적 ‘담론’의 ‘생성적 경계’를 통해서만 우리는 새로운 한국적 건축의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다. 지난 1월 살인적인 영하 20도의 추위를

담론의 생성과 발전 저해한다고 했다.

견뎌내며 ‘홍대 앞’의 ‘생성적 경계’를 찾 아 헤맨 SAKIA 건축학교 학생과 튜터들, 일이 아니다. 이미 수년 전 국립중앙박물

사건이 비일비재하였으며, 그때마다 우리

우리는 그들을 통해 대한민국 건축과 인

관 개관 리셉션에서 건축가였던 박승홍(

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 부당함을 호소

문학의 새로운 ‘생성적 경계’를 도모한

당시 정림건축 대표, 현 디자인 캠프 문박

하곤 하였다. 하지만, 과연 건축가의 위

다. ⓦ

대표이사)은 아예 개관식에 초대받지 못

상은 개선되었는가? 그리고 과연 건축가

조한 |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 2011 SA-

하였고, 이에 대해 당시 스페이스(Space)

의 위상이 추락한 것이 건축계 내부의 문

KIA 건축학교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건축 매체를 통해 그 부당함을

제가 아닌 외부의 무지함과 무식함에서만

호소하였다. 이후에도 서울 월드컵경기장

그 원인을 찾아야 하는가?

등 다양한 공공 건축물 개관식 및 준공 기

다시 ‘홍대 앞’으로 와 보자. 대규모 계획

념 표지석에서 건축가의 이름이 실종되는

에 의한 소위 환상적인(?) 건설의 흔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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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focus 12 | 강권정예

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IMF 이후 건 축설계 시장의 흐름을 객관적인 통계 수

건축설계 시장의 연착륙을 기대하는가

치를 통해 분석하면서,(각주1) 건축물의 유형 변화와, 건축사사무소의 대형화, 양 극화 현상, 향후 국내 산업구조가 선진국 형 구조로 변화함에 따라 소규모 상업건 축의 수요 감소를 예측 보고하였다. 건축 물의 변화 동향은 민간 부문에서는 아파

ㄱ건축사사무소의 김이사는 올해 들어 그

줄었다고 보면 맞을 거에요. 분명 관이 발

트가, 공공 부문에서는 교육/ 사회 시설

가 전담하고 있는 수주 영업에 대한 고민

주하는 건축 시장 쪽으로 전환하려는 이

이, 지역별로는 서울이 수도권과 같이 건

이 더 커졌다. 50명 내외 중규모 건축사

유가 있는 거에요” 그리고 더 공격적인 자

축물의 대형화를 주도하며, 서울이 수도

사무소가 주력하고 있던 아파트 시장에

세를 취할지 말지, 결국 사무실이 어떻게

권과 더불어 대형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서 다른 시장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경쟁

유지 운영될지, 규모가 축소될 것인지로

설명하였다. 또한 이 점이 건축사사무소

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

이야기는 흐른다.

의 대형화와 양극화를 동반하고 있는 것

고 오래 전부터 계속 되던 시장의 불안이

으로 분석되었다. 이와 같은 동향은 최근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4년

에 더욱 두드러지는데, 대한건축사협회에

전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은 현재 1건이 진

서 발간하는 2010년 11월호 <건축사>에

대형화/양극화의 예견된 흐름

행되고 있는데, 그때 민간 업체의 발주는

서는 건축사사무소별 연 매출 규모 비교

90%가 홀딩이에요. 지금 수주하는 프로

건축설계 시장은 큰 몸살 이후에 면역력

를 통해 전하고 있다.(각주2)

젝트의 20건 중에 민간 업체 발주는 3건,

을 갖췄다거나 체질이 개선됐거나 하지는

그러나 실제 체감하는 대형화, 양극화의

나머지는 관 발주 것이에요. 작년 대비 건

않은 모양이다. 국내 건축설계 사무소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에는 한

설 시장 물량이 40% 정도로 감소한 것 같

어려움을 동반한 지각 변동은 이미 오래

계가 있어 보이고, 좀더 정밀한 분석이 필

은데, 건축설계는 허가 면적이 절반 정도

전, 여러 차례 예고된 바 있다. 김성홍(서

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건축사>의 기초

추정 국내 건축설계 시장 연도

건축허가면(단위 1,000㎡)

단가(원)

금액

단가(원)

금액

단가(원)

금액

2005

111,506

23,000(추정)

2조 5,646억

36,000

4조 164억

52,000

5조 7,983억

2007

150,957

23,164

3조 4,968억

36,000

5조 4,345억

52,000

7조 8,500억

2008

120,658

24,905

3조 50억

36,000

4조 3,437억

52,000

6조 2,742억

2009

105,137

26,964

2조 8,349억

36,000

3조 7,849억

52,000

5조 6,712억

건축사 신고 금액 적용

통계청 자료 금액 적용

대가기준 적용

표1. 국내 건축설계 시장 규모(추정치, 자료 출처 : 대한건축사협회)

(각주1) 김성홍, 2000년 이후 도시건축의 대형화와 건축사사무소의 변화에 관한 연구에서 요약 발췌 1997년 이후 유형별, 연도별 변화를 보면,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서울의 민간 건축물 연면적의 약 30% 차지하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용 도상 연면적이 가장 많은 건축 유형 순서, 아파트(30.8%), 근린생활시설(16.3%), 사무소 건축(10.4%) 순이라는 것은 적어도 건축사사무소의 주 요 일감이 무엇이며, 건축설계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 (중략) 그리고 경제 상황에 따라 건축설계 시장이 부침을 반복하 는 한편, 둘째 건축물의 규모가 점차 대형화하고 있는데 민간 부문에서는 아파트가, 공공부문에서는 교육/사회시설이다. 셋째 서울의 도시건축 규 모는 전국의 2배가 넘으며, 수도권과 함께 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건설 활동이 활발했던 해는 규모가 컸고, 침체기에는 규모가 그만 큼 작았던 것을 의미한다.(표 2, 3, 4, 5) 건설의 활황과 건축의 대형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통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유형(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었다. 주거시설은 경기의 저점이었던 2005년, 상업시설은 상승기인 2002년, 공업시설과 교육 사회시설은 2001년에 각각 허 가 건축물의 규모가 최고였다. 공공 부분의 건축물의 규모는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뚜렷하다. 민간 자본 이 중심인 주거와 상업 시설은 최근 침체기에 규모가 작아졌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건축물은 그 규모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Wide AR no.20 : 03-04 2011 Depth


데이터를 바탕으로 1~10위, 11~50위,

모 5인 이하) 바깥은 그룹별 평균치를 비

축사사무소의 경우도 작년 한 해 매출액

51~100위 등, 매출 순위별로 그룹을 만

교했을 때 어느 정도 비중인지 드러나지

의 60%를 지탱하는 것이 관 발주의 프로

들어 그룹의 평균치를 비교해 보면 상황

가 않는다. 즉 전체 건축설계 시장에서 그

젝트로, 아파트 시장에서 관심을 돌린 것

은 뚜렷해진다. 1~10위 까지 총 매출 규

들의 경제활동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뜻

도 이유가 있다. 그리고 경기 변화에 따른

모는 전체의 30%를 차지하지만, 이 그룹

이다. 반발이 있겠지만 적어도 수치상에

매출 순위 상위권인 대형 건축사사무소의

의 연 매출 평균치를 내어 보면 2005년

서는 그렇다.

움직임을 따라가 보면, 시장 점유율이 어

60%, 2009년에는 70%에 달한다.(각주3)

떤 식으로 높아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그룹의 건축사사무소는 매출

대개 현상설계나 PQ 방식으로 발주되는

규모는 순위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지

대형화/ 양극화의 이차징후 과당경쟁

만, 1, 2, 3위는 부동의 위치를 5년째(최

LH공사, SH공사, 철도공사, 법무부, 교 육청, 그리고 지자체 등이 발주하는 프로

근 연도의 매출 현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

건축설계 시장의 움직임이 경기 변화와 무

젝트는 일정 규모와 설계 가격별로 시장

은 관계로) 고수하고 있다. 이 사실은 매

관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PF사업도

을 형성한다. 또 턴키 방식이나 BTL 방

출 순위 1~10위권 건축사사무소가 전체

금융권 위축으로 민간 건설사의 자금 운

식의 프로젝트 시장을 꼽을 수 있을 것이

시장을 얼마나 압도하는지, 그리고 얼마

용이 어려워지면서, 한일건설이나 진흥기

다. 매출 순위 상위 그룹은 이 분야에 눈

나 고착화돼 가는지를 말하고 있는지로

업의 부도라든지, 대규모 PF사업의 강자

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분야와 경계를 허

해석될 수 있다.(표6, 7, 8)

SK건설 역시 용산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물며 확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설계비 15

그런데 고착화의 심각성은 또 다른 곳에

는 주춤하고 있다. 건축설계 프로젝트 역

억 원 이하 현상설계에 참여하는 경우가

서도 찾을 수 있다. 매출 순위 1,500위(규

시 보류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앞서 ㄱ건

드물었다면, 지금은 5억 원 규모의 현상

서울

수도권 전국

표2. 전국 허가 건축물의 총연면적의 변화. 자료 출처 : 국토해양부

표3. 지역별 허가 건축물의 평균 연면적의 변화. 자료 출처 : 국토해양부

교육 및 사회 공업 주거 상업 기타

표4. 용도별 허가 건축물의 평균 규모(연면적)의 변화.

표4. 전국 허가 건축물 총 동(棟)수의 변화. 자료 출처 : 국토해양부

자료 출처 : 국토해양부

(각주2) 전영철, 건축 설계시장의 현황과 발주제도 등 개선방안, <건축사>, 2010년 11월호. (각주3) 기초자료 출처: 국토해양부 세움터 허가 전산 자료, 전영철, 건축 설계시장의 현황과 발주제도 등 개선방안, <건축사> 2010년 11월호, 51 쪽, 괄호 안은 2009년 기준 건설 기술자 보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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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

구 분

사무소명

1 2

2007년도

금액

순 위

(주)삼우 종합건축사사무소

122,449,565,217

(주)희림 종합건축사사무소

91,463,014,843

3

동명기술공단 종합 축사사무소

4

2008년도

금액

순 위

1

156,127,232,454

2

120,134,983,534

87,755,921,042

3

(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39,560,295,973

5

(주)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6

2009년도

금액

순 위

금액

순 위

1

237,605,605,845

1

260,935,386,455

1

2

155,837,235,737

2

157,901,074,957

2

94,139,032,379

3

104,210,265,780

3

130,840,376,389

3

9

42,492,753,324

10

55,401,452,714

7

71,914,558,303

4

65,236,594,967

4

68,609,713,835

5

73,575,997,816

5

63,789,704,502

5

(주)해안 종합건축사사무소

33,313,457,509

12

55,567,626,172

7

53,995,655,380

8

59,386,295,065

6

7

(주)무영 종합건축사사무소

46,634,709,830

7

52,483,775,004

8

64,469,484,941

6

58,481,419,459

7

8

(주)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40,280,772,527

14

52,085,814,913

8

9

(주)공간 종합건축사사무소

57,293,271,571

5

58,860,805,677

6

50,105,566,641

9

51,430,271,071

9

10

(주)경호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38,175,983,957

10

44,897,124,935

9

45,216,974,373

10

50,679,183,139

10

11

(주)간삼파트너스 종합건축사사무소

23,977,732,226

17

30,017,618,413

15

44,102,505,093

12

45,318,012,654

11

12

(주)건축사사무소 건원엔지니어링

26,052,476,561

15

29,879,753,733

16

36,894,328,924

15

41,343,050,804

12

13

(주)동우이앤씨 건축사사무소

30,837,927,853

13

38,016,376,540

11

40,513,090,410

13

36,169,975,292

13

14

(주)창조 종합건축사사무소

41,119,801,587

8

30,251,177,057

14

35,207,356,831

16

35,851,249,367

14

15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동일건축

24,983,528,198

16

30,424,853,901

13

44,455,180,020

11

33,626,810,301

15

16

(주)선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12,103,719,549

21

16,997,227,825

22

23,825,287,874

19

31,138,615,218

16

17

(주)종합건축사사무소 현종설계

26,728,421,770

17

27,872,788,487

18

29,976,930,137

17

18

(주)포스에이씨종합감리 건축사사무소

26,554,287,070

18

21,200,648,886

20

19,413,483,467

18

19

(주)유원 건축사사무소

11,265,018,111

24

14,166,344,578

25

14,790,171,784

19

20

(주)거성이엔지 건축사사무소

3,875,509,277

26

18,575,950,661

21

18,888,316,898

23

13,324,640,656

20

21

(주)신한 종합건축사사무소

15,213,595,572

20

20,023,268,219

19

16,389,196,157

24

13,068,909,196

21

22

(주)한성종합기술단 건축사사무소

1,594,388,365

32

5,368,942,544

31

13,767,236,037

26

9,503,256,897

22

23

(주)유탑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5,344,886,445

25

5,541,308,801

30

5,088,164,787

33

9,439,570,981

23

24

(주)진명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6,815,628,750

29

9,217,289,086

24

25

(주)신화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3,413,679,245

28

4,543,536,963

32

5,257,602,626

31

5,513,091,568

25

26

(주)선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8,382,084,136

24

6,806,551,021

29

5,455,161,228

30

4,421,126,046

26

27

(주)단 건축사사무소

2,010,048,851

32

3,196,843,627

34

2,210,579,839

35

4,165,651,509

27

28

(주)아이티엠코퍼레이션 건축사사무소

3,255,446,891

29

3,151,873,258

35

4,938,473,420

34

4,130,982,537

28

29

(주)상지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2,489,607,216

31

2,962,285,615

36

906,941,610

39

2,718,927,681

29

30

(주)건축사사무소 도움채

1,151,457,525

37

2,381,243,543

37

1,700,516,283

36

2,330,502,867

30

31

(주)도원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1,629,860,989

33

3,291,077,719

33

988,841,225

38

1,254,149,974

31

32

(주)진솔(우림)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1,500,673,637

36

1,196,678,456

39

787,486,728

41

1,103,761,243

32

33

(주)김이 종합건축사사무소

2,530,425,408

30

1,541,772,868

38

1,207,972,068

37

911,858,549

33

34

(주)강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173,760,000

43

841,818,181

40

7,808,684,855

26

5,208,535,089

32

262,800,000

42

21,469,187,276

18

35

(주)건축사사무소 뿌리건축

9,104,744,090

22

36

(주)건축사사무소 한국포에이그룹

500,230,000

40

37

(주)데코빌종합건설 건축사사무소

107,010,000

45

38

(주)문 종합건축사사무소

1,518,646,389

35

39

(주)미래도시 건축사사무소

97,788,288

46

139,100,000

44

54,000,000

44

40

(주)범한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627,024,783

39

693,498,378

40

487,840,471

42

41

(주)삼정 건축사사무소

196,125,787

42

42

(주)아키너스 건축사사무소

141,000,000

43

9,490,910

45

43

(주)알에스씨에이 건축사사무소

125,000,000

44

206,000,000

43

44

(주)정일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9,006,180,830

23

7,508,856,780

27

45

(주)지음 종합건축사사무소

489,309,092

41

46

(주)청우 종합건축사사무소

714,967,169

38

526,201,284

41

47

(주)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37,178,596,307

11

32,758,783,921

12

31,708,747,160

17

48

(주)토펙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16,664,256,753

19

15,510,718,361

23

20,495,114,020

21

49

(주)하우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10,812,070,025

25

12,052,697,213

27

50

(주)한미파슨스 건축사사무소

6

80,210,417,469

4

80,300,913,646

4

?27,981,965,153 14

?18,672,617,987

20

19,080,980,920

22

6,859,492,582

28

10,183,042,758

28

51

(주)한석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52

(주)혜원까치 종합건축사사무소

합계

51,639,338,866 3,462,465,898

27

913,078,078,459

1,021,245,895,854

1,433,958,349,971

1,326,176,102,067

표6. 국내 건축설계 업체 현황(매출액 순, 자료 출처 :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감독원 자료), <건축사>, 2010년 11월호

Wide AR no.20 : 03-04 2011 Depth


2005

2006

2007

2008

2009

2005

표7. 건축사사무소 매출순위 그룹별 연간 허가면적 비율

2006

2007

2008

2009

표8. 건축사사무소 매출순위 그룹별 연간 허가면적 평균치

설계에도 참여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법

텐데, 승자 독식하는 과당 경쟁이 부르는

고, 힘없는 목소리가 어떤 신뢰와 감동을

무연수원 같은 건물이 23억 원, 용산구청

출혈은 건축계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줄 수 있을까 한다. 결국 수정하거나 탈출

10억 원일 때, 그 영역과 경계가 없어진

턴키 설계 시장은 일정 정도 비용을 건설

하거나, 이다.

다는 것이다.

사가 보장해 주기 때문에 건축사사무소의

이미 기존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건축사

입장에서는 경쟁에서 패자가 되더라도 위

국민총생산의 20% 가까이를 건설업에서

사무소에 입장에서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

험 부담이 크진 않겠지만, 과도한 결과물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는 수치상으로만 비

해졌다. 예를 들어 BTL 방식으로 대부분

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현상설계 방식은

교하면 일본보다도 훨씬 건설 의존도가

발주되는 학교 건축은 기존 5개 사무소(디

줄곧 고비용 저효율이 지적돼 왔다. 이런

높고, 대충 레바논과 베트남 수준의 지표

앤이, 이가 등)가, 특수 시설에 속하는 군

부담이 건축사사무소들이 과당 경쟁을 벌

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3차 산업으로 분

사시설도 소위 넘버5라고 하는 사무소(행

이면서 사회적인 부담으로 커지고 있다.

류되는 건설업에 의해서 서비스 산업이

림, 도심, 정우, 선진 등)들이 형성하고 있

예를 들어 3억 원 규모의 현상설계에 참

특별히 더 비대해 보이는 통계환각이 발

던 시장이다. 이 시장을 신규 시장이라 생

여하면서 사무소마다 어림 잡아 3천만 원

생할 정도다. (중략) 수익률은 떨어지고

각하는 사무소들이 점차로 경쟁에 합세하

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할 때, 10개 업체가

경쟁은 극심한 상태에서 이미 증가할 대

고 있는 것이다. 기존 시장을 점하고 있던

참여한다면 시장은 적어도 3억 원을 쏟아

로 증가한 건축사나 설계사 같은 전문 인

사무소들 역시 다른 데로 눈을 돌리는 것

붓게 된다. 당선 업체는 설계권을 받는 것

력을 추가적으로 소화할 여지가 없기 때

은 당연하다. ㄱ건축사사무소 역시도 예

으로 보상 받는다 하더라도, 결국 설계비

문에 신규 진출자들은 조경이나 부동산

전에는 하지 않던 3억, 5억 원 규모의 현상

로만 6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

거래와 같이 타의에 의해 다른 직장으로

설계에도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 다름없다.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그

옮겨가야 하는 일이 지금 건설 인력시장

비용은 증가한다 할 수 있다. 우체국과 주

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

민센터 하나 짓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구하고 건설 현장에서 자동화율이 높아지

얼마인지 따져 본다면, 우리 사회는 분명

고, 설계나 구조 계산에서도 전산 프로그

고비용의 건축설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램의 도움으로 인력 감축이 계속 진행되

시장의 냉혹함이 서럽다 할지라도, 건축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이 어디서 시작되

기 때문에 정부에서 엄청난 규모로 계속

물의 품질이 호전되고 사용자의 만족도가

는지 누군가는 인정해야 한다.

해서 토목사업들을 5년째 유지하고 있지

올라간다면 순기능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해마다 3천 명씩 쏟아져 나오

만, 건설업자들이 얘기하는 ‘연착륙’은 현

현재의 관 발주 프로젝트의 진행 방식이

는 건축 관련 졸업생들, 당장의 수확을 기

실적으로 요원한 일이 되어 버렸다. (우석

질적 가치를 추구한다고는 절대 볼 수 없

대하는 학생들 앞에서 적어도 시장은 아

훈, 박권일 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

고 그건 별도로 따져 봐야 할 문제이다. 결

무런 답을 줄 수 없을 것 같다. 누구라도

다』, pp.228-238에서 요약 발췌) ⓦ

국 시장의 효율성을 생각할 수 밖에 없을

미래를 말하는 대신에 느는 것은 수사이

강권정예 | 본지 객원기자.

과당 경쟁이 부르는 사회적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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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書欌 18 | 안철흥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이일훈 지음, 사문난적 펴냄, 328쪽, 13,000원

을 이해한 것은 그 다음이다.

껴 먹는 온갖 개발 행태들을 비난하면서

현대 건축은 기능과 편리함 추구를 동력

“건축은 건축으로 독존하는 것이 아니라

삼아 발전했다. 건축물은 점점 덩어리를

사람과 나아가서는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

키웠으며, 집의 평면은 편리함이라는 이

한다”라고 일갈한다.

름으로 동선을 단축했고, 획일화됐다. 도

흔히 근본주의자는 고집불통의 인간처럼

시화와 대량 소비 시대에서 건축은 더 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근본주의자

상 삶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삶을 조정하

에 대한 가장 순진한 오해에 속한다. 요

는 기계로 변해버렸다. 편리함의 덫에 걸

새 ‘소통’이란 단어가 유행하고 있는 바,

려든 인간에게 남은 것은 복종뿐. 문명과

사람들은 소통이라고 하면 보통 ‘통’만을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이데올로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소(疏)’다.

기 폭력에 스스로를 길들이거나, 튼튼한

소라는 글자는 ‘성글다’, ‘거칠다’라는 뜻

울타리 속으로 찾아 들어가서 몸을 숨기

을 가지고 있는데, 옛 성현들은 자기 의

는 것이다. 이일훈의 건축 작업은 그런 현

견을 글로 적어 밝히는 것을 소라 했다.

대 건축의 이데올로기를 해체하는 행위였

임금에게 자기 의견을 적어 올리는 것이

고백하자면, 그가 설계한 집을 둘러본 내

다. 그는 수직에서 수평으로, 편리함에서

상소다. 옛날에 권력자에 맞서 자기 의견

첫 느낌은 “살기 참 불편하겠다”는 것이

불편으로, 안에서 밖으로 건축을 끌어냈

을 밝히려면 때때로 목숨까지 걸어야 했

었다. 1990년대 중후반에 그는 ‘~불이’

다. 건축 안에서의 인간 해방 선언이었다

으니 지극히 분명하지 않으면 소를 내세

라는 이름을 단 연립주택 시리즈를 연달

고나 할까. 1990년대 도심 골목을 휘젓고

우기 힘들었다. 소통은 바로 그렇게 자신

아 선보이고 있었다. 내가 구경하러 간 집

다니며 ‘채 나눔’의 칼날을 휘두르던 자객

을 세우는 일로 시작하여 세상을 설득하

도 그 중 하나였다. 그 집은 특징 없는 고

이일훈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도시와 숲

는 데까지 나아가는 일이다. 흔히 소통

만고만한 연립주택들 사이에서 노출 콘크

으로, 생태계로 자신의 시야를 확장해 나

을 communication이라 옮기는데, un-

리트와 시멘트 벽돌로 온 몸을 휘감은 채

갔다. 그도 나이가 들었기 때문일까. 나는

derstanding이나 더 정확하게는 come to

기우뚱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그것보다 그가 점점 근본주의자가 되어가

understand each other라고 옮기는 것이

집이 다르다는 건 내부로 한 발짝 들어서

기 때문이라고 본다.

맞다. 다시 말해 소통이란 생각과 생각들

자 더욱 확연해졌다. 집 안까지 쑥 들어선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이일훈의 철학

이 만나서 서로 겨루고 섞이는 과정의 다

골목길과 높낮이를 달리하고 거리를 유지

을 건축 밖의 세상으로 확장해서 보여주

른 이름이다. 나는 그래서 이일훈의 <나

한 채 흩어져 있는 방들이 방문객의 다리

는 에세이다. 책은 숲 가꾸기 활동 단체인

는 다르게 생각한다>를 한 건축가가 집

품을 팔게 만들었다. 그 집은 쉬러 오는 데

생명의 숲에서 응원하는 월간 <숲>에 연

에서 숲으로, 자연으로, 온 세상으로 자신

가 아닌 또 다른 세상 같았다. 이일훈 씨는

재된 글을 묶은 탓에 툭툭 끊기고 거친 면

의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소통의 출사표

방문객을 모아 놓고 뭔가 길게 설명했는

이 없지 않지만, 자발적 가난과 불편한 삶

로 읽었다.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썼다.

데, 그의 설명을 들으며 “아, 불이(不二)

을 지향하는 분명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다양한 세상이란 거창한 주장으로 만들

가 신토불이 할 때의 그 불이구나”라고 생

그가 사용하는 어휘나 문장은 <녹색평론>

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것을

각했던 기억이 나는 걸로 봐서 아마 “몸과

등에서 활동하는 생태적 근본주의자의 그

인정하고 존중하는 지극한 상식에서 출발

땅이 둘이 아니듯 집과 길, 집과 도시, 집

것처럼 서늘한 힘이 실려 있다. 그런 생태

하는 것이다.” ⓦ

과 사람이 분리될 수 없다”는 말을 했던

적 세계관을 일구는 데 삶과 건축이 ‘불이

안철흥 | 본지 고정칼럼위원, 전 시사인

것 같다. ‘불편함의 미학’이 그의 건축 언

(不二)’할 수는 결코 없는 법. 이일훈은 도

기자.

어를 특징짓는 키워드라는 건 나중에 그

시화가 가져온 폐해와 ‘공원’이나 ‘생태 건

의 글을 읽으면서 알았다. 그의 건축 철학

축’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알량하게 베

Wide AR no.20 : 03-04 2011 Depth


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워크 Work 판교 주택 2제 | PANGYO s-House & P-House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박준호+이승연 건축, 도시 그리고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 이스트4(EAST4)의 판교주택 P-House가 최근 완공됐다. 그보다 앞서 완성된 s-House와 더불어, 그들이 이 지역에 동시 진행한 4개의 주택 프로젝트 가운데 두 개의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본 셈이다. 각각의 가족 구성원들에게 꼭 맞는 공간을 위해 클라이언트 코드를 찾아 내고, 정직한 형태와 정해진 면적 안에서 숨은 공간 찾기 하 듯 재미있게 작업을 진행했다는 EAST4의 판교 집들을 <와이드 AR>이 지면에 담았다. 진행 | 정귀원(본지 편집장), 사진 | 진효 숙(건축 사진가)

박준호 1980년 대학에 입학, 이대 앞, 이태원 등을 전전하며 인테

이승연 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정림건축과 공간건축

리어 공사와 음악 생활로 나날을 보내다가 1985년 미국 행을 결

을 거쳐 EAST4에 올인 중이다. 공모전에 응모해 본 경험이라곤

심, 뉴욕 공대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이후 프랫대학교 건축과에서

EAST4에서 한 <WhiteHouseRedux 프로젝트>가 전무후무하다.

가말 엘조비(Gamal El-Zoghby) 교수를 만나 건축적 인생관을 정

2년 전부터는 EAST4에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조인을 통한 작

립하였고, 실험적 작업과 타 장르와의 연결을 모색하며 뉴욕 생활

업과 전시를 프로모션하고 있으며, 현재 주택 이외 건축의 다양한

을 보냈다. 1999년 서울로 돌아와 지금까지 다양한 건축 활동—작

작업에 도전 중이다.

품, 전시, 강연 및 페이퍼 아키텍트로서의 작업—을 펼치고 있다.

81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s-House & P-House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가족 구성원을 위한 숨은 공간 찾기 1 | 글 | 박준호

판교 주택 2제, 가족 구성원을 위한 숨은 공간 찾기 집 짓기 생각의 변화 주택은 집, house, shelter, dwelling 등의 단어들이 떠오르는 장소이다. 그렇지만 홈(home)이라는 단어 는 집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떠오르게 한다. 홈은 가족이 모이는 곳, 혹은 고향을 상징하기도 한다. 집은 그런 곳이다. 복잡하고 어렵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일상에 지친 우리가 쉴 수 있는 곳, 편안한 곳, 매일매일을 머무르는 장소라는 의미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 집이라는 큰 범주는 그러하지만, 집의 형태를 나누어 보면 여러 가지 타입의 형식이 있을 수 있다. 아파트와 개인 주택은 집의 의미에서 서로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아파트의 무미건조함을 거론하기 이전에 아파트는 보통 평면적으로 구성된다. 가 끔은 복층형 아파트를 볼 수도 있지만 개인 주택과는 거리가 있다. 아파트는 관리의 편리함은 있지만 자연의 변화를 느끼기 힘 들다. 우리는 어릴 적 사진첩에서 집안과 집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옛집의 구석구석을 기억하 며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파트는 그러한 사진은 물론이고 집의 추억을 떠올리기에 너무 반복적이고 무미 건조한 모습을 갖고 있다. | 개인 주택에서 산다는 것은 불편함은 물론, 많은 운동량을 요구한다. 마당과 주변을 관리해야 하고 위, 아래층을 오르내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4계절을 살아가며 변화하는 집의 모습을 온전히 온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보내며 변화하는 세상의 모습을 집안과 밖에서 경험하고 계절의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인지 개인 주택은 많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 준다. 나 또한 어릴 적 살던 집의 구석구석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그 기억 속에 포함된 사람들과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봄이 오면 깨어나는 정원의 수목들, 여름이면 잔디를 정리하느라 땀 흘리고 하염없이 내리는 겨울 눈을 바라보며 즐거워 하던 기억들……. 참으로 많은 기억과 추억이 집이라는 장소에 머물러 있 다. | 그러나, 집은 우리(architect)에게 언제나 어려운 과제다. 주택은 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언어로 구성된 결정체이며 내외부 공간의 연결이 가장 긴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단순하지만 끝없이 복잡한 기능과 공간을 내포하고 있다. 오래 전 건축을 공부 할 때나 건축을 강의할 때, 그리고 실무를 하고 있는 현재에도 집의 의미는 상징적인 건축물의 의미로 다가왔다. 대가들의 주택 을 답습하고 연구했으며, 한국적인 주택의 자리매김 또한 언제나 주요한 이슈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우리의 생각과 학 습은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많은 괴리감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판교에 4채의 주택 설계를 진행하며 나의 생각 또한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 그중 여기 소개되는 두 채의 주택은 EAST4의 첫 번째 건축 프로젝트이다. EAST4는 건축과 문화의 범주에서 생성되는 많은 일들에서 그 시작과 끝을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다. 이번 판교 프로젝트 또한 단순히 집의 설계 와 시공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면 했다. 무수히 많은 만남과 대화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에, 나는 물 론 EAST4의 동료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였다.

82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s-House & P-House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가족 구성원을 위한 숨은 공간 찾기 1 | 글 | 박준호

판교주택의 시작 프로젝트의 시작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고, 또 예고 없이 중단되기도 한다. 2008년 여름 어느 날, 지인의 연락을 받고 서 판교 개인 주택단지의 건축주 모임과 건축가 그룹의 만남에 참석하게 되었다. 조금은 생소한 조합의 모임이었지 만, 궁금함을 참지 못해 몇 번의 회의에 더 참석하게 되었다. 그 후로 한동안은 발전 없는 회의가 여러 번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건축가 그룹이 생겨나기도 했다. 게다가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이 뒤집어지기도 하면서 우리 건축가 들의 모습에 비애감마저 들기도 했다. 2008년 말, 양재동 교통회관 강당에서 이제까지는 없었을 새로운 방식의 발표가 이루어 졌다. 건축가들이 강단에 서서 자신을 홍보하면 건축주는 자리에 앉아 점수를 매기며 선호 건축가를 선별하여 고르는 일이었다. 난감한 상황이라 생각되었지만 모두들 불만 없이 발표하는 과정을 목격하며 우리(architect)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 었다. | 2009년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나를 선택한 건축주는 5블록에 토지를 매입한 4명의 건축주였다. 서 판교 5블록은 ‘운중동’이라고 불리며, 뒤로 자그마한 산이 있고 앞으로 하천이 있는 자연적 조건을 갖고 있다. 처음 부지에 도착 했을 때 그곳은 아직 구획 정리도 되지 않은 상태였고, 건축주 또한 언제쯤 집을 지을지 불분명한 시기였다. 하지만 건축주 모두 는 자신의 집을 짓는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나 또한 아무것도 없는 대지에 하나씩 지어질 집들을 상상하며 조금은 흥분된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 달째 회의가 이어졌다. ‘마을 만들기’라는 주제로 건축가 그룹과 건축주 모임의 만남이 있었다. 전체 부지의 모형을 제작하여 의견을 조율하며, 주요 외장재나 수종을 정하거나 주차장의 계획을 몇 개의 타입으로 정하면서 마 을 전체의 통일된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전체 마을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에 건축주들이 고맙기까지 했다. 회의 결과가 하나씩 정해지며 각자의 건축주와 개별 설계가 시작되었다. 나는 4 명의 건축주와 동시 혹은 개별적인 만남을 반복하며 각 건축주의 집에 대한 생각과 기대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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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s-House & P-House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가족 구성원을 위한 숨은 공간 찾기 3 | 글 | 박준호 첫 번째 집, s-House S씨 가족과의 미팅은 언제나 일요일 오후였다. S씨와 부인 그리고 어린 두 딸은 도넛과 커피를 들고 사 무실로 찾아와 일요일 오후를 함께했다. 건축주와 하는 회의라기 보다는 친구의 방문처럼 격의 없는 즐거운 회의였다. 그것은 S 씨의 꿈과 상상의 세계를 현실화하는 시간들이었다. | S씨 댁 가족의 구성은 5명으로 S씨 내외, 두 딸 그리고 어머니다. 가족 중 남성은 S씨가 유일하다. S씨는 해외 출장이 잦아 집의 보안을 가장 염려하였고, 그 결과 집의 정문을 주차장과 떨어진 큰길 쪽 으로 정해야 했다. 방문자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창문의 계획, 마당의 위치 등과 그 외의 세부적 인 계획들도 같은 맥락에서 발전시켰다. 집의 외부 계획은 S씨 가족과 어울릴 수 있는 밝은 색의 고밀도 목재 패널과 점토 벽돌 을 사용하였다. 내부의 재료 또한 가족의 밝은 이미지에 맞추어 전체를 백색 페인트로 마감하고 밝은색의 자작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하였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옥상에는 정원과 텃밭을 만들어 가족들만의 장소를 마련하였다.

판교 s-House 프로세스

판교 s-House Client CODE

클라이언트 부부, 딸 둘, 노모의 5인 가족 | 작고 아담한 가족들과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집

밝음, 심플함 | 영구지속성, 편 리성 | 작은 체형, 조용함 | 책

2008년 12월

2009년 9월

2010년 3월

설계 시작 | 가족과의 만남

착공 | 판교 5블럭 첫번째 집

완공 | 가족이 만들어가는 첫번 째집

84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그리고 가족


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s-House & P-House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가족 구성원을 위한 숨은 공간 찾기 4 | 글 | 박준호 두 번째 집, P-House P씨 댁 가족과의 만남은 유쾌했다. P씨 내외의 성격이 그렇고, 두 아이의 성격 또한 그렇다. P씨 가족과 의 만남은 언제나 만찬으로 이어졌고, 음식과 대화의 연속이었다. 가족의 구성에도 재미있는 얘기가 숨어 있다. 집의 설계를 시 작할 당시 3명이었던 가족은 설계를 진행하는 동안 4명으로 늘었다. 설계 과정과 새로 태어난 아이의 성장 과정이 함께한 것이 다. | P씨 댁의 부지는 조금 특별한 조건을 갖고 있다. 남쪽으로는 대로를 향하여 있고, 북측 또한 도로를 마주하고 있다. 동서 로는 집이 들어서고 서로를 막아 서게 되겠지만, 남북 방향은 막힘 없이 개방되어 있다. 남쪽 지상 층에 가족을 위한 작은 정원 을 마련하였고, 북측 2층에는 아이들의 방을 계획하였는데 그곳에는 하루 종일 간접 채광이 이루어진다. 부부 침실에는 P씨의 요구에 따라 남쪽 창 앞에 욕조를 설치하였다. 밝은 햇빛이 충만한 화장실이다. 2층 서재 옆으로 테라스를 계획하여 이층에서도 외부와의 연결을 이어주려 하였고, 옥상에는 지상 층의 정원보다 넓은 마당을 계획하여 사계절의 변화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했다. 집의 외부는 청고 벽돌과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평범함 속에 단아함을 강조하려 하였고, 내부는 친환 경 페인트와 원목 마루로 마감하여 가족의 쾌적한 실내 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을 제공하였다. | P씨 댁은 가족의 성격을 고 스란히 집의 내외부에 표현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습은 그들의 습관과 일상으로 변해갈 것이다.

판교 P-House 프로세스

판교 P-House Client CODE

클라이언트 부부, 아들, 딸의 4인 가족 | 큰 키의 가족들과 새로 태어난 딸이 성장할 주택

햇볕, 밝음, 시원시원함 | 가족, 큰 키, 사람들 | 남측 욕조, 옥

2008년 12월

2010년 8월

2011년 2월

설계 시작 | 부부, 아들 그리고

착공 | 새로운 식구의 탠생으로

완공 | 아이들이 성장하라 집으

태어날 아이 만남

설계 조정

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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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정원 | 편안함 그리고 즐거움


s-House s-House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경기도 성남 시 판교동 998-3 용도 : 단독주택 대지 면적 : 264.90m2 건축 면적 : 130.06m2 연면적 : 242.03m2 건폐율 : 49.09% (법정 50%이하) 용적률 : 91.37% (법정 100%이하) 규모 : 지상 2층 최고 높이 : 9.15m 구조 : 철근 콘크리트조 주차 : 2대(법정 2대) 조경 면적 : 20.12㎡ 7.6% (법정 5%) 주요 마감 재료 : 고밀도 목재 패널,벽돌 설계 및 디자인 감리 : EAST4(박준호, 이승연) 시공 : EANRNC

86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87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남동측 전경. 보안의 이유로 출입구가 길가에 나 있다.

이 집의 가족과 어울릴 수 있는 밝은 색의 고밀도 목재 패널과 점토 벽돌이 외장재로 사용되었다.

88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레벨 차이를 이용하여 영역을 구분하고 있는 2층 거실.

책장을 설치한 계단은 아이들의 도서실로 이용된다.

89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거실은 1, 2층 보이드(void)를 계획하여 입체적인 연결을 꾀하고, 내부 구석구석에 자연채광이 닿도록 했다.

90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화장실3

창고3 현관

보조 주방

창고2

화장실2

공부방

창고1 거실2

화장실1

침실1

침실2

부부 침실

식당 거실

정원

옥상 정원

옥상 평면도

옥상 정원

91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남측 동측

서측

북측

입면도

92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단면도

거실

발코니

드레스룸 화장실4

공부방 주방

창고2

현관

93 2011.01.02 | Wide Architecture Report 19

창고1


P-House P-House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경기도 성남 시 판교동 997-7 용도 : 단독주택 대지 면적 : 263.80m 건축 면적 : 130.08m2 연면적 : 257.00m2 건폐율 : 49.31% (법정 50%이하) 용적률 : 88.11% (법정 100%이하) 규모 : 지상 2층 최고 높이 : 9.4m 구조 : 철근 콘크리트조 주차 : 2대 (법정 2대) 조경 면적 : 133.18㎡ 50.49%(법정 5%) 주요 마감 재료 : 청고벽 돌, 노출 콘크리트 설계 및 디자인 감리 : EAST4 (박준호,이승연) 시공 : EANRNC

94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95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남서측 전경. 남북 방향으로 막힘 없이 개방되어 있는 대지 위에 섰다.

남쪽 지상 층에는 가족을 위한 작은 정원이 마련되었다.

96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단순한 박스 형태의 집의 외부는 청고 벽돌과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평범함 속에 단아함을 강조하였다.

청고 벽돌과 노출 콘크리트가 만나는 부분에는 징크로 만든 선홈통을 설치하여 재료 분리를 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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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거실을 바라보다.

식당에서 정원을 바라보다. 큰 창문을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98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계단실. 내부는 친환경 페인트와 원목 마루로 마감하여 가족의 쾌적한 실내 생활을 고려했다.

99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서재 옆으로 테라스를 계획하여 2층에서도 외부와의 연결을 이어주려고 하였다.

옥상에는 지상 층의 정원보다 넓은 마당을 계획하여 사적 외부 공간을 집약시켰다.

100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포치

침실 3

주차장

침실 2

현관

화장실 보조 주방

거실

서재

부부 침실

식당 욕실

정원

프라이버시를 위해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1층 바닥 레벨

옥상 평면도

을 최대한 올렸다.

옥상 정원

101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북측

남측

서측

동측

입면도

102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단면도

침실 2

침실 1

현관

서재

거실

103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워크 Work | 판교 주택 2제 | PANGYO s-House & P-House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인터뷰 | 못 다한 이야기 1 |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건축주 그룹이 건축가 풀(pool)을 선정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건축가를 뽑는 방식은 그 자체로 매우 놀라운 일이다. 프리젠 테이션에서 무엇을 보여 주었나. | 주택 관련 포트폴리오가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계획안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 주었다. 나중에 안 거지만, 건축주들이 작품보다 사람을 본 것 같더라. P주택 건축주는 내가 과묵해서 좋았다고 한다.(웃음) 큰 건물에 비할 바는 아니나 그래도 몇 억씩을 써야 되는 일이다. 한국인의 정서상 아무래도 돈을 맡길 수 있는 사람, 신뢰가 가는 사람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았까. 아무튼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주효했다. | 2008년 9월에 설계가 시작되었는데 짓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 당시는 EAST4를 막 시작할 때다. 모두 다른 회사에 몸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주말이나 과 외의 일로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지지부진하게 2년 남짓 걸렸지만,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선호 사항들을 가지고 집의 틀을 만든 게 도움이 됐다. 소소한 변경은 있었어도 애초의 의도에서 그리 크게 벗어 나지 않았다. | 선호 사항이 클라이언트 코드 (Client Code)로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봤다. 그것을 추출해 내기 위해 건축주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으리라 짐작된다. | 처음 부터 작심했던 과정이다. 건축가의 성격을 드러내기보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집을,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편리 한 아파트 대신 단독주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4채의 건축주들이 거의 같은 대답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 어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참 훈훈한 이야기다. | 애초에 P주택, s주택을 포함하여 4채의 주택을 설계했다. 각각의 건축주들, 가족 구성원들의 취향이 많이 달랐을 것 같다. | 두 딸과 조모를 모시고 사는 s주택의 부부, 설계 과정에서 태어난 딸과 꿈 많 은 아들을 둔 P주택 부부, (이 집 딸은 설계 시작할 때 엄마 뱃속에 있다가 설계하는 동안에 태어났고, 집을 짓는 동안에 자 라서 자기 방을 갖게 된 지금 걸어 다닌다) 엉뚱한 상상력으로 진행하는 내내 마치 수수께끼 놀이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제 공한 미술가 부부와 그의 두 딸, 마지막으로 미국 생활을 그대로 한국으로 옮기기를 원했던 젊은 부부와 슬하의 자녀 3명 등 등, 작은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공간을 원했다. 젊고 진취적인 클라이언트들은 도면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혹은 수집한 책들,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 수집까지, 우리보다 발 빠르게 다방면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였다. | 만 남과 대화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나. | 한 달에 한 번 혹은 2주 간격의 미팅과, 수시로 주고받는 이메일, 그리고 전화를 통 한 미팅 형태로 진행되었다. 초기에는 한 자리 모두 모여 이야기하기도 했다. 선호 사항들을 알기 위해 설문지 조사도 진행 됐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 정리된 클라이언트 코드들이 실제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궁금하다. | P주택 2층의 부부 침 실 남쪽에 계획된 욕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것은 건축주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는데, 특히 남측 창 바로 앞의 욕조는 건축 주의 ‘큰 키’를 의식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좀 크고 선이 굵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러한 신체적 특징이 클라이언트 코드로 작동한 경우다. s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층고도 그렇고, 창문의 크기도 그렇고… | P주택 계단실 부분의 층고가 상식 밖 으로 높은 이유도 거기에 있나. | 전면에서 봤을 때 비례상의 이유도 있다. 간혹 내가 설계한 건축은 비례가 좀 다르다는 말을 듣곤 한다. 개인적으로 황금비율 같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입면 계획은 90도 각도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그보다 실 제 볼 때의 각도를 가지고 비례를 고민하는 편이다. 두 집 모두 재료가 독특하다. | s주택의 고밀도 목재 패널은 공사비의 1/5을 차지할 정도로 비쌌다. 자재 회사도 반신반의했을 만큼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물량을 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P주택에는 청고벽돌을 썼다. 재활용 중국 벽돌인데 고풍스 러우면서 모던하다. 이것도 역시 고가이다. | 왜 청고벽돌, 고밀도 목재패널인가. | 앞서 언급한 설문지를 통해 건축주들이 원 하는 바를 찾던 과정에서 나온 거다. s주택의 건축주는 일단 변형 없고 내구성 좋고 때 안타는 걸 선호했다. 몇 가지 재료들 골라서 물망에 올렸는데, 그중에서도 30년 동안 그 모습 그대로라는 고밀도 목재 패널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고가임 에도 불구하고 건축주가 투자하는 명목으로 선택을 해 줘서 다행이다. 반면, P주택의 건축주에게 집은 잘 먹고 잘 쉴 수 있 는 곳이어야 했다. 자연히 사람들을 좋아하는, 소박하고 소탈한 그들에게 어울리는 재료를 고민했다. 뺀질거리는 고벽돌보 다 청고벽돌에 마음이 더 갔다. 개인적으로도 벽돌은 좋아하는 재료이다. 줄눈이 너무 많아 전체적으로는 없는 것처럼 느껴 지는 게 좋다. | 주변의 집들에 비해 차분한 재료가 오히려 눈에 띈다. 청고벽돌은 나무와도 잘 어울렸을 것 같은데, 궁합을 이 룬 재료는 노출 콘크리트이다. | 나무도 생각해 봤지만, 역시 이 집에서 살아갈 사람들이 우선 고려됐다. 이페나 적삼목 등은 104 와이드 AR 20 | 워크 Work | 박준호 Joon-Ho Park + 이승연 Seung-Yeon Lee


변형이 좀 생긴다. 코르텐처럼 재료의 자연스러운 변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되겠지만 집에 신경을 덜 쓰고 싶은 건축주에게 는 성가시고 불편한 존재일 수 있다. 노출 콘크리트는 다소 거칠긴 하나, 밝은 색을 써서 입체감 있게 처리하면 그런대로 청 고벽돌과 괜찮은 조화를 이룰 것으로 봤다. | 벽돌과 노출 콘크리트가 만나는 부분에 재료분리대 처리를 한 것 같은데. | 서로 다른 재료가 그냥 그대로 붙는 걸 싫어한다. P주택의 경우는 아예 선홈통 같은 것을 징크로 만들어 재료 사이에 집어넣은 거 다. 결과적으로 거칠지만 깔끔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실내에서도 재료의 접합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천장과 벽을 분 리시킬 정도다. 재료는 독자적으로 그 자체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주택의 전면에는 아담하지만 영역화된 정원이 있다. 그러고 보니 땅이 남북으로 열려 있어 다른 집들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을 듯하다. | 남측 전면은 큰 길가를 마주하고 있다. 차량으로 인한 소음, 오염 등의 문제가 있어서 설계 초기에 고민을 많이 했 다. 차음도 중요했지만, 길거리에서 안이 들여다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 때문에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1층 바 닥 레벨을 최대한 올렸는데, 높은 층고에 재료의 느낌까지 더해져 전체적으로 집이 무겁고 커 보이는 효과를 가져 왔다. | P 주택 바로 옆 집도 설계한 것으로 안다. 나란히 있는 집이라서 거리 파사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 P주택이 무채 색이라면, 옆집은 각이 잡힌 완전한 백색의 건물이다. 각을 제대로 잡기 위해 리서치도 많이 했는데, 결국은 철판을 씌우고 칠한 거더라. 사실 이 백색의 집이 가장 먼저 진행될 줄 알았다. | 두 채가 나란히 섰더라면 느낌이 굉장히 좋았을 것 같다. 그 런데, P주택은 남쪽 정원뿐 아니라 옥상 정원도 아늑하고 좋더라. 단풍나무도 심고 잔디도 깔았다. 귀퉁이 텃밭도 있고. 옥상 정 원은 많은 집주인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공사비 부족으로 제대로 된 경우를 못 봤다. 특히 이 동네에서. | P주택만큼은 아니지 만 s주택에도 옥상 정원이 있다. 가족들이 즐길 만한 곳은 여기밖에 없는 상황이라 적극 추천할 수밖에 없었다. 이 지역의 집 들은 좁은 대지에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지상에 사적인 외부 공간을 얻어 내기 어렵다. 테라스를 두거나 ㄷ자 형태로 중정을 만든 집도 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스케일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마당이라기보다 어떤 것 도 할 수 없는 빈 공간만 어정쩡하게 찾아질 뿐이다.) 게다가 P주택은 차도와 면해 있고 s주택은 확실한 보안이 요구됐기 때 문에 열린 집을 제안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예 안도 밖도 아닌 전이 공간을 배제시켜 될 수 있는 한 실내 공 간은 많이 확보하고, 사적 외부 공간은 옥상으로 집약시키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 그러고 보니 s주택은 남측의 커다란 창을 제외하면 개구부가 절제되어 있다. 폐쇄적인 느낌이 드는데, 채광과 환기도 그렇고 답답하지 않을까? | s주택은 무엇보다 보안 과 단열을 우선시했다. 하지만 1, 2층 연결 보이드(void)를 계획하여 입체적인 연결을 꾀하고 내부 구석구석에 자연채광이 닿도록 했다. 또 남측 벽의 높은 위치에도 넓은 창문을 달았다. 북측의 루버 창과 더불어 전동으로 개폐되는 창들이다. 채광 과 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건축가들은 프로젝트의 조건과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떤 답을 내어 놓는다. 그러나 조건과 답 사이에 존재하는 개인적 역량은 분 명 다를 것이다. 우선순위가 1등이었다는 반영 사항들은 다시 EAST4가 표현하는 건축 디자인과 공간으로 필터링되었을 테고. 그러고 보면 밖에서 볼 때는 단순한 형태이지만 내부는 입체적인 공간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포진해 있는 것이 이전의 작업 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우선 내부 공간, 특히 개인 주택의 실내는 플랫(flat)한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 최대한 입체적인 공간 을 만들고 싶었다. 경사면이나 층고의 변화 등이 나타나는 이유다. 형태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정직하고 단순한 건축을 좋아하고, 또 추구한다. 닮고 싶은 건축가도 루이스 칸이나 미스 반 데어 로에 등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설계한 건물들을 보 면 대체적으로 심플하다. 드로잉도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부분적으로 그렇지 껍데기는 역시 단순하다. 피라미드처럼 겉모양 은 덤덤하지만 내부는 복잡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런 것을 하고 싶다. 마찬가지로 판교주택들도 필요한 프로그램들 을 정직한 박스 형태 속에 집어 넣은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드로잉 작업을 빼 놓고 EAST4의 건 축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드로잉 관련 전시와 출판을 하기도 했다. “드로잉을 통해 정직한 건축에 다가가려” 한다 고도 했는데, 작업에서 드로잉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하다. | 내게 드로잉은 건축의 언어이고 서로의 생각을 전달하는 건 축적 도구이다. 그것은 나의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또한 페이퍼 아키텍트(Paper Architect)의 수많은 드로잉들이 나에게 영감을 주고 자극을 준다. 한 장의 드로잉이 잘못 지어진 몇 백 개의 건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미스의 스카 이스크래퍼(Skyscraper) 드로잉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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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1 양수인 Soo-In YANG

양수인 양수인 |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와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 출강하고 있으며, 동 대학원 산하 리빙건축연구소 공동 소장이다. 2004년 데이빗 벤자민과 함께 더리빙(The Living)을 결성하였다. 더리빙은 오픈소스적인 실험과 다양한 협력 작업을 통해 작 은 인터페이스부터 도시 블록 단위의 건물까지를 디자인한다. 미국 뉴저지의 주상복합 건물을 비롯하여 수중 생명체의 존재와 수질 변화를 시민들에게 알려 주는 은은한 빛의 구름을 뉴욕 강에 띄우는 작업 등을 한 바 있다.

Amphibious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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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1 양수인 Soo-In YANG | 건축이 살아가고 또 사라지는 방식 1

건축이 살아가고 또 사라지는 방식 지난 1월 그림건축이 주최하고 <와이드AR>이 주관하는 땅집사향 세미나에 초청됐다. 그림건축 사무실의 일층에서, 장충 동 평양집의 다락방에서, 그리고 마지막에는 근처의 커피 전문점에서 나누었던 많은 대화는 나의 작업을 소개하는 기회이기 도 했고, 앞으로의 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고, 30대 중반 병아리 건축가의 넋두리이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작업은 웹사이 트(www.thelivingnewyork.com)에 잘 나와 있고, Vimeo (http://vimeo.com/user2507979/videos)에도 정리해서 올려 놓았 다. 2010년에는 유난히도 좋은 기회가 많이 있어서 이곳저곳에 발표도 많이했으며, TED×Seoul (http://tedxseoul.com/wp/ talks_content/1111)을 비롯하여 발표 내용의 비디오도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다. 그래서, 굳이 다시 딱딱하게 작업을 소개 하기 보다는 이 지면을 통해 요즘 생각하게 된 따끈따끈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볼까 한다. | 요즘 나는 살아 있는 도시와 죽 어 가는 도시에 대한 생각을 한다. 건물과 도시가, 특히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통해 새롭게 살아나는 모습을 생각하며 많은 작업 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인간의 욕심이 과하게 만들어 놓은 도시가 과연 어떻게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인가에 대해 학생들과 같 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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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1 양수인 Soo-In YANG | 건축이 살아가고 또 사라지는 방식 2 Living City 건물은 면으로 만들어진다. 그 중 건물의 주된 외면을 파사드라 한다. 최근에는 건물에 콘크리트나 돌, 유리가 아닌 LED로 만들어진 면이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소위 미디어 파사드라고 불리는 이런 면들은 한창 각광받고 있다. UN Studio의 압구정동 갤러리아가 들어섰을 때만 해도 우리는 그 면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알지 못했다. 일렉트로닉 파사드, 전자 입면이라고 부르다가 최근에 와서는 미디어 파사드라는 용어로 통일된 듯싶다. 이는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그것의 미디어적인 특성에 주목하기로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건축의 입면은 전통적으 로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역할이 강했다. 어떤 정권의 권력, 기관의 안정성, 종교의 교리, 개인의 부 등을 전달하는 이야기 꾼이었다. 빅토르 휴고는 노트르담의 곱추에서 “이것이 저것을 죽일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인쇄 기술이 발달하면서 건물의 커뮤니케이션적인 역할이 줄어들었던 상황을 빗댄 것이다. 최근의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의 커뮤니케이션적인 역량을 다시 부각 시켜주는 것 같다. 때로는 너무나 상업적이고, 때로는 너무 직접적이기도 하지만 일단은 캔버스가 생긴 셈이다. | 그렇다면 궁 금해진다. 그 미디어는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가? 2010년 초,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을 지나갈 때 싹이 트는 꽃밭 위에 서 여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실루엣이 도발적인 춤을 묘하게 추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신사동 사거리에 있는 ‘美타워’에 서는 LED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작년 여름 천안문 광장에 갔을 때 높이가 내 키 의 두 배는 족히 넘는 커다란 미디어 파사드에 서양의 어느 도시 위를 날아가며 찍은 항공 영상과 작은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가장 복합적인 공간 중 하나인 천안문 광장에서 그러한 영상을 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가치는 또한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몇 해전 유비쿼터스 도시, U-도시가 화두였던 적이 있었 고 앞으로는 건물의 비물질적인 요소들도 건물의 물질적인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점점 더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러한 테크놀로지를 통해 건물들이 살아난다면, 살아남 그 자체보다는 어떤 삶을 사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다. | 우리가 작업을 진행할 때 흔히 사용하는 Arduino라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는 내 손바닥보다 작지만 286 컴퓨터 정도의 정보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 다. 우리가 사용하는 센서의 가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마치 오늘날 누구나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하듯이 마이크로 컨트롤러나 센서를 일반 대중이 쉽게 사용하는 시대는 생각보다 금방 도래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기들을 사용해 누구나 개인적인 정보 를 생성하고, 그것을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정보를 다룬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수많은 미디 어 파사드를 통해 우리의 도시가 더욱더 생동감 넘치고 살아 있고 가치 있는 정보를 다루게 될 것인지, 아니면 무의미한 데이터 와 시각 공해만을 남길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UCC를 누구나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듯이 시각적인 영상을 넘어서는 정 보도 시민이 직접 생성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왔으며, 그러한 경향은 점점 더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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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WE SE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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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1 양수인 Soo-In YANG | 건축이 살아가고 또 사라지는 방식 3 (Well)-Dying City 서울을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뉴욕에 모인 각국의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설계 스튜디오를 진행하는 나로서 는, 외국 학생들의 약간은 무지하고 약간은 신선한 시각으로 우리의 도시와 건축을 바라보고 실험하는 기회를 만드는 데 흥미와 보람을 느낀다. | 2010년 봄 학기 컬럼비아 건축대학원 학생들과 진행한 호계 주공아파트 재건축 디자인 스튜디오는 새로운 관 심을 일깨워 주었다. 안양에는 226,600 가구에 620,279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그 중66%는 평촌 신도시를 위시한 아파트 단 지에 거주하고 있다. 2005년 이후, 인구의 증가는 멈추었지만, 2007년 한 해에만도 700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되었다. 2009 년과 2010년에 MBC PD 수첩에서 아파트 단지의 과잉 공급과 미분양 사태와 관련된 방송을 세 차례 다루었으며, 2009년 말 기 준으로 123,000 세대의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3월 한 달간 수도권에만 무려 17,710 세대의 아파트가 새로이 분양 시장에 공급되었다. 예측 불허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도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주택의 과잉 공급과 아파트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는 많은 부분 이미 예견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제 1기 신도시에 입주가 시작된 1993년 이후 아파트의 과잉 공급은 1995년 151,313 세대의 미분양 세대로 피크를 이루었다. 그 여파로 1995년부터 1997년 사 이에 각각 174, 183, 232개의 건설업체가 도산을 했다. 1970, 198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전체 산업구조에서 건설산업이 비정상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도산을 맞이할 때까지 아파트를 지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미분양과 경기침체로 연결되는 문제를 반복해서 낳게 된다. 결혼과 출산율의 저하에 따라 인구는 급감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전세계에 서 가장 노령화된 사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노령화와 인구감소는 소비 계층의 감소와 경기침체로 다시 연결 될 것이다.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일본 사회의 노령화와 맞물려 있다는 것도 한 시사점이 될 것이다. 미국에는 이미 도심이 공동화되어 버린 수많은 도시들이 있다. 디트로이트(Detroit)가 가장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굳이 그렇 게 과격한 예를 들지 않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수많은 도시들에서 정도는 다르지만 도심 공동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도시적 상황에서 서울의 공동화 염려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수많 은 신도시들은 앞으로 공동화를 진행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미 과잉 공급된 시장에 아파트가 계속해서 공급되고 인구가 감소한 다면 그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 | 나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결국 위와 같은 상황에 건축가로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 을 것인지가 관심사이다. 최근 들어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과 실험하기 시작한 주제가 Dying City, 좀 더 구체적으로 Well-Dying City이다.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웰다잉 트렌드에서 착안했으며, 우리가 만들어 놓은 도시, 건물의 숲이 더 이상 필요 없어졌을 때 과연 어떤 대처 방안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건축가들은 마치 산파와 같다. 도시와 건물의 탄생을 돕는다. 하지만 건축가들이 도시와 건물의 탄생만을 돕고, 그 이후에 나 몰라라 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지속가능한’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는 유효기한이 있게 마련이다. 탄 소를 배출하지 않고 자급자족적인 도시라 하더라고 그 도시의 물리적 환경은 언젠가 낡게 마련이다. 몇 년 간인지 정확히 모르 는 막연한 세월 동안 ‘지속가능’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건물과 도시가 언제 어떻게 죽어야 할지도 건축가들이 적극적으 로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더니즘에 선언적인 종말을 고했던 Pruitt-Igoe처럼 효용이 다했을 때 파괴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각은 항상 변동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협곡이 생기기도 하고 늪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도 시도 그것이 형성된 기간이 급격히 빠를 뿐, 이미 자연환경의 일부이다. 그렇다면 일부러 폭파하고 부수기보다는 그 자체로 자 연스럽게 생명이 다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폭파라는 방법도 물론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건축가는 산파의 역할뿐 아니라 장의사, 아니 어쩌면 닥터 잭 카보키언 같은 안락사 집행자의 역할도 할 수 있 어야 할 것이다. 막연히 ‘지속가능’하게 건물을 짓기보다는 건물이나 도시의 구체적인 수명을 염두에 두고 자연스러운 사이클 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Dying City에 대한 생각은 아주 최근에 하게 되었으며, 2010년 가을 학기 컬럼비아 대학원 디자인 스 튜디오에서 시험 운영을 해 보았다. 시작은 미비했다. 하지만 한 학기간 학생들과의 실험을 통해 다음 학기에는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진 실험을 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당분간 봄 학기는 한국의 주거 문화, 가을 학기는 Well-Dying City에 대 한 실험을 학생들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 2026년이면 우리나라 인구의 20% 이상이 65세가 된다. 내가 건축가로서 가장 활 110 와이드 AR 20 | New POwer ARchitect 파일 01 | 양수인 Soo-In YANG


발하게 활동을 전개하고 있을 때 즈음이면 우리의 도시도 심각하게 죽음을 고민해야 할 시기일 것이라 점쳐 본다. 막연하게 두 려움을 가지고 죽음을 바라보기 보다는 지금까지의 삶을 축하하며, 자연스럽고 평온하게 사라져 가는 건물과 도시를 만드는 방 법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싶다.

Living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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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이정훈 Jeong-Hoon LEE | 가감의 전략 1

이정훈 이정훈은 대학에서 건축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프랑스 낭시 건축학교에서 건축 재료학(Glass Design Architecture)을 공부했 다. 파리 건축학교 졸업 논문 주제인 ‘가감법을 이용한 설계 방법론’은 그가 건축 작업을 통해 꾸준히 적용해 오고 있는 실제 방 법론이기도 하다. 시게루 반 유럽사무소와 런던 자하 하디드 사무소에서 경험을 쌓고, 귀국 후 조호건축(JOHO Architecture) 대표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에는 문화관광체육부가 주최하는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했다.

가감의 전략 이름의 탄생 유학 생활 동안 나의 이름은 HOON이었다. 이유인즉슨 프랑스어 발음으로는 JeongHoon을 제대로 발음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어서 흔히들 하듯이 이름을 외자로 만들어서 쓰곤 했던 것이다. 아마도 그때 나와 일했던 많은 동료들은 나의 이름을 ‘운’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간혹 멋진 프랑스 이름을 하나 지어볼까 고민도 했었다. 프랑스에서 만난 멋진 예술가들 은 근사한 중절모에 검은 외투를 입는다는 게 특징이었는데, 각자의 이름 또한 참 근사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 그러던 중 한 국에 일이 생겨 사무소를 설립하게 되면서 한동안 사무소명에 대해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내 이름 속에 키워드가 있겠 다 싶어 그것을 재조합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건축의 본질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건축은 결국 짓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에 도달했다. 건축가는 결국 건축으로 말한다. 조호 건축은 바로 내 이름으로부터 파생된 건축을 즐기는 행위, 조호(造好)를 의미한다. 이름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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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이정훈 Jeong-Hoon LEE | 가감의 전략 2 조호(造好)는 모호(模糊)함을 관통한다 동일한 어미의 조호와 모호. 조호(造好)는 모호(模糊)를 추구한다. 모호함은 조호의 미덕이다. 그것은 알 수 없음이라기 보다는 의도적인 의미의 흐트러뜨림을 의미한다. 결국 조호의 궁극적인 미학은 모호함의 미 학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낭시(Nancy)에서 건축 재료를 공부하던 시절 알자스로렌 지역을 답사하면서 느낀 재료적 감성을 구체 화한 것이다. 그곳의 물성은 흐트러지고 그것의 본질은 마치 의미를 상실해 버린 듯했다.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무한히 산화 하며 빛을 마모시키고 있었으며, 유리 공장 외벽을 치장해 놓은 다양한 색채의 폴리카보네이트는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외벽이 었다. 한때는 그 물성의 본질과 진리를 알고자 하였으나, 모호함의 미학은 오히려 진리를 해석의 산물이자 때늦은 구식 덩어리 로 치환시켜 버렸다. 그것은 너무나 강렬하고 매력적이어서 그 근원에 대한 질문을 잊게 만들고 만다. 유리는 그 사용법과 표면 처리에 의해 이미 내가 고정 짓던 유리가 아니었으며, 나무는 쓰임과 조합의 방식에 따라 때론 강철처럼 인식되곤 하였다. 과연 그곳에 진리가 있다면 우리가 물어야 하는 것은 물성의 진리인가? 아니면 그 현상의 해석에 의한 우리의 감성인가? 때론 여행길 에서 만난 걸작들을 바라보며 그것의 답을 물었다. 때론 길에서 만난 낯선 건축가들과 그 감성이 지닌 미덕에 대해 이야기해 보 았다. 모호함은 진리를 감싸 안은 채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 낸다. 그것은 치환이 아닌 창조이며 미의 진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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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이정훈 Jeong-Hoon LEE | 가감의 전략 3 가감(加減)의 전략과 모호함 가감의 전략은 모호함의 감성에 두터운 살을 입힌다. 파리 라빌레뜨 건축대학 디플로마 시절, 공간 의 의미를 되물어 보았다. 사전적 의미로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이다. 하지만 수없이 말하고 물어보았던 그 단어가 왜 그렇게 낯 설게만 느껴지던지 그때의 당황스러움은 아직도 잔향이 가득하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개념에 대한 부정은 혹독한 개념적 혼 돈의 시간들을 요구했다. 결국 판단중지(époque)의 반복 속에 내게 남은 건 공간의 구축, 채움과 비움의 문제였다. 구축은 채우 는 것인가? 아니면 비우는 것인가? 공간이라는 것은 이미 비워냄이 아닌 채워짐을 전제로 생성된 개념이 아니던가? 채움이라면 그것은 무엇을 채운다는 것이며, 비우는 것이면 결국 무엇을 비워내는 것인가? 도대체 건축의 역사는 공간을 지금까지 무엇으 로 규정했단 말인가? 1990년대 한국건축계의 빈자의 미학, 없음의 미학의 자양분을 섭취한 나에게 있어서 그러한 질문들은 결 국 공간의 채움과 비움의 방법론적 문제로 직결된다. 하지만 내가 배워 온 공간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나기까지 제법 만만치 않 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이 지닌 태생적인 이분법은 나로 하여금 그 구축의 근본보다 그 외연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두꺼운 각 질처럼 사고의 틀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한 그 이분법의 고리를 떼어 내기 위해 그 시절 무던히도 방황했던 것 같다. 채움과 비움 이 공존하는 사유, 채워짐과 동시에 비워지는 과정 속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미학을, 왜 나는 바라보지 못했던 것일까? 공간 구 축을 채워짐이라고 전제한다면 공간을 빼냄으로써 생성되는 공간은 비워냄인가? 새로운 채워짐인가? 그것은 결국 무엇을 생성 해 내고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어항 속의 공기 방울은 비워진 것인가? 채워진 것인가? | 가감이란 단순히 덧붙임과 빼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덧붙이면서 빠지며 빠지면서 덧붙여진 방법론, 그래서 그것들이 만들어 낸 모호함의 공간을 생성 해 내는 근본적인 시작점인 것이다. 주물은 사물을 만들기 위해서 그 형체를 비워 내고, 그 비워 낸 형체를 보존하기 위해서 다 시 그 형태에 외연을 부여한다. 그 주물의 사고에서는 비워짐은 채워짐이 되고 채워짐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시 비워짐을 사고해 야 한다. 그것들은 연장해서 비움과 채움이 동일한 짝을 이루면서 그 이분법이 생성한 이미지들을 거세해 나아간다. 그것은 비 움도 채움도 아닌, 그 두 짝의 진리에는 관심이 없는 모호한 경계인 것이다. 모호함은 가감의 전략을 관통하면서 새로운 미학에 살을 찌운다. 그것은 모호함의 경계를 만드는 것, 그 자체가 가감의 방식이 되는 동일자인 것이다.

가감법을 이용한 설계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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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이정훈 Jeong-Hoon LEE | 가감의 전략 4 가감, 그리고 보르헤스에 대한 환상 모호함은 물성에 대한 경계의 불명확성을 지칭하는 단어지만 가감에 의해서 소거된 비움의 공간은 역설의 속성을 지닌다. 그것은 보르헤스의 하이퍼텍스트성(Hypertextuality)처럼 자신을 실재보다 더 실재로 치환시키 며 다른 역설의 구조를 생성해 낸다. 장 보드리야르와 장 누벨의 담론 ‘Les objets singuliers’처럼 어쩌면 그것은 환상(illusion) 의 구조를 통한 감성의 남용일 수도 있다. 이것은 진실과 거짓의 실체에 대한 어떠한 답보다도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개의 치 않음을 의미한다. 오직 보이는 현상, 그 자체의 미학, 그 알 수 없는 환상의 구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싶을 뿐인 것이다. 마 치 오딧세이아의 사이렌의 음성을 거부할 수 없듯이 그것은 환상이며 끊임없이 갈라지는 길인 것이다.

프라하 국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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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국립도서관

116 와이드 AR 20 |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 이정훈 Jeong-Hoon LEE


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이정훈 Jeong-Hoon LEE | 가감의 전략 5 관통(貫通, penetration) 비워진 구멍은 일체의 물성을 거부한 극단적인 투명 상태이며 외피를 감싸는 반사 유리는 모든 것을 반사시켜 버리는 극단적인 불투명 상태이다. 하지만 이렇게 물리적으로 정의된 물성들은 역설적이게도 비움과 채움의 공간적 규정에 의해서 자신의 원초적 물성을 상실하게 된다. 비워진 구멍은 비움의 깊이에 의한 그림자에 의해 불투명의 공간으로 치환 되어 버리고 극단적인 불투명 상태의 반사 유리는 하늘과 대지를 반사시켜 자신을 소멸시켜 버리게 된다. | 즉 비워진 공간은 채 워진 공간의 그림자에 의해 채워지게 되고 채워진 공간의 외피는 그 재료의 물성에 의해 이미지가 소멸되어 투명한 하늘로 인식 되는 것이다. 관통에 의해서 생성된 비워진 공간은 역설적으로 채워진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고 그것에 의해 생성된 비움과 채움 의 경계는 사라지게 된다. 도시의 주요한 축에 의해서 관통된 공간의 내부는 외부의 주요한 이미지를 끌어안게 된다. 그곳의 공 간은 외부와 내부가 혼재된 모호한 공간으로 빛, 장소, 자연의 모든 요소들이 담겨 있는 곳이다. 그것은 하늘에 난 구멍이다.

헤르마 주차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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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이정훈 Jeong-Hoon LEE | 가감의 전략 6 절개(切開, incision) 극단적으로 채워진 상업 지구 옆 주차장 부지, 사업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가치를 창 출할 수 있는 볼륨을 가진다. 네 면이 노출된 부도심의 관문으로 대지는 중요한 랜드마크적인 요소를 요구한다. 절개는 채워진 볼륨을 찢어 내고 도시를 향하여 소점에 대응하며 다양하게 열린다. 자동차의 그릴의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네 가지의 오픈된 절 개면은 각기 다른 패턴으로 조합되어 있다. 635 조각의 각기 다른 사이즈로 이루어진 폴리카보네이트와 900여 개의 다른 조각으 로 용접된 스테인리스 폴리싱 패널 조각들은 기존의 조립식 패널의 조합으로 점철된 주차장의 입면을 완전히 부정하였다. 절개 는 저렴하고 효율적인 가감의 전략이었다. 그것은 기존의 주차장 건축비 수준으로 공사를 마치기 위한 타협의 지점이었으며 유 일한 대안이었다. 저가 입찰로 인한 저가 공사, 고질적인 하도급의 문제와 건설사의 열악한 재정 문제는 절개의 과정을 더디게 만들었다. 결국 셀 수 없이 많은 시간과 용접의 수고스러움을 거쳐 주차장은 도시를 향해 표정을 짓게 되었다.

헤르마 주차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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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 2011.03-04 New POwer ARchitect 파일 02 이정훈 Jeong-Hoon LEE | 가감의 전략 7 관입(貫入, Interpenetration) 물리적인 의미의 소거를 관통이라 정의한다면, 관입은 거세된 공간에 시간의 축을 채우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새로운 축들의 형성이 단순히 시각적인 환상에 머무는 것이 아닌 직접적인 동선을 만들고 행위들을 이어주는 시간의 삽입을 의미한다. 거대하게 규정된 투명 큐브는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담는 최대 매스이다. 그 볼륨의 규정을 위해 최대 한의 비물질적인 속성을 드러낼 수 있는, 투명도 높은 거대한 유리의 아트리움을 제안하였다. 그곳의 구멍들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대상이자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을 연결시켜 주는 매질인 것이다. 관입은 물성의 역설적인 감성을 통한 환상이 아니 라 순수한 물성의 규정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기억들이 어떻게 공간화되는지에 관한 탐구이다.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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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20 | 와이드 뉴스 1

2011 흙건축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발표 흙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도시적 맥락과 함께 이해하고 제시한 점에 주목 흙과 현대인의 삶을 주제로 사단법인 한국흙건축연구회와

의 흙을 레이어링하는 쉽게 성취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시

경향하우징페어가 공동 주최한 2011 흙건축 디자인 공모전

한 점도 주목하였고, 간결한 건축 요소의 설득력 있는 마무

의 결과가 지난 2월 11일 발표되었다. 120점의 응모작 가운

리도 돋보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건축적 실제에 대하여 구

데 대상 1 작품, 우수상 1 작품, 특선 2 작품과 23점의 입선

축적 방식이 모호하며, 적용 프로그램을 좀 더 정교하게 제

작품이 선정되었으며, 지난 2월 23일- 27일 경향하우징페어

시하여 완성된 건축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점은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수상작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아쉽다”라고 평하였다.

대상작은 이진희의 <기억의 ‘지질학’ 묻히다. 그렇지만

그밖에 “흙건축의 우화적 상상력이 가득한” 작품인 권오윤

기억되다>로, 심사위원을 맡은 권문성 교수(성균관대학교

의 <MOSS HUT for the sustainable future>가 우수상

건축학과)는 심사평에서 “많은 응모작이 구축 재료의 대상

을, “도심 납골당에 대한 흙건축의 가능성이 구체적 합리성

으로서 흙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작업을 하였다고 한다면, 이

을 바탕으로 제시된” 박지현의 <REBIRTH : 흙으로 돌아

작품은 인위적으로 축적될 수 있는 흙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가다>와 “작은 스케일의 흙건축에 대한 가능성과 상상력을

도시적 맥락과 함께 이해하고 제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시민

내밀하게 또 소박하게 보여주고 있는” 문제형의 <Find my

들의 기억을 함께 나누고 소통하며, 디지털 매체의 보편화된

true self “나”를 읽은 현대인… 그들을 위한 여유와 사

소통의 가능성을 흙을 매개로 아날로그적으로 제시, 건축을

색의 공간>이 각각 특선을 차지했다.

통한 감성적 소통의 가능성을 충실히 반영된 결과물로 인정

자료 제공 | 한국흙건축연구회

하였다. 또한 흙의 다양한 미학적 가능성을, 서로 다른 성질

대상 이진희

공모전 포스터

120 와이드 AR 20 | 와이드 뉴스


와이드 AR 20 | 와이드 뉴스 2

한옥 공모전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 2 당선작 발표 헤리티지 투모로우상에 두 개 팀 공동 수상, 서촌의 과거와 미래를 제안한 점이 돋보여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의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

민호(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재학)과 이희경(성균관대학교

로젝트 2 공모전 수상작이 지난 3월 4일 공개됐다. 425개

건축학과 재학)의 <공간과 삶의 회복 : 함께하는 삶을 위한

팀, 648명이 참여한 가운데 111개 팀이 최종 작품을 제출하

주거의 제안> 외 13개 팀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였고, 이중 1등 상인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라이즈에 두 팀이

김승회 교수는 총평에서 “큰 길과 작은 길이 얽혀 있고 한옥

공동 선정됐다. 이 상은 본래 한 팀에게만 수여될 예정이었

과 한옥 사이에 끼어있는 어수선한 대지의 상황이 쉽지 않

으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작품 —정재원(한국예술종합

은 설계를 요구하는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채롭고 새로

학교 건축과 재학)의 작품 <골목집>과 윤민환(와세다대

운 접근과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백 개가 넘는 작품들 속

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재학)의 <틈을 재인식하고 한옥을

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작가 스스로 던진 소중한

들어올리다>—이 공동으로 영예를 누리게 됐다.

질문들이 보였다”며 공모전 결과물들에 대한 긍적적인 평가

심사위원을 맡은 김승회 교수는 “정재원의 작품은 공간의

를 내렸다. 또한 “훌륭한 단면 드로잉을 통해 공간의 전개를

감수성이 풍부하고 건축적 완성도가 뛰어났으나 그 관점이

효과적으로 보여준 작업, 프리핸드 드로잉으로 자신의 느낌

과거를 향해 있었고, 윤민환의 작품은 공간의 경험이 풍부

을 정확하게 담은 작업, 간단한 다이어그램이지만 효과적으

하고 즐거운 상상력이 돋보였으나 해결이 안된 구석들이 보

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작업, 공간의 구석구석을 설계하

여 아쉬웠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또 초청 크리틱으로 심사

고 그것을 정밀한 평면으로 담은 작업 등, 생각과 표현 개

에 공동 참여한 서울대학교 건축과 Peter W. Ferretto 교수

념과 공간이 제대로 결합되어 완성도 높은 건축을 보여주었

는 두 작품에 대해 “정재환의 작업은 깔끔하게 잘 구성된 패

다”고 말하며, 다만 “아이디어를 공간과 구법, 치수와 재료

널과, 내외부 공간과 한국의 마당에 대한 해석과 제안이 돋

를 통해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 미숙한 경우가 많아 아쉬웠

보였고, 재료의 사용에 대한 고민이 눈길을 끌었다. 윤민환

다”고 덧붙였다.

의 작업은 무엇보다 솔리드와 보이드의 구분이 모호한 점이

수상작은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9일까지 종로구 안국동에

흥미로웠고, 두 안 모두 서촌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제안했

위치한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이날 김승회

다는 점이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교수의 특별 강연이 이어진다. 또한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

이밖에 헤리티지 스피릿 프라이즈에는 박성호(명지대학교

라이즈와 스피릿 프라이즈에 선정된 팀은 오는 4월 1일부터

건축학과 재학)의 <조금 거리를 두고 보다>, 이재익과 노

4일까지 일본으로 건축 답사를 다녀올 예정이다.

근우(한양대학교 건축학과 재학)의 <弼雲院—필운동 자락

자료 제공 | 재단법인 아름지기

에서>, 황민성(전남대학교 건축학과 재학)과 주연홍(전남 대학교 건축학과 재학)의 <과정적 진화>, 지난해에도 수상 한 바 있는 김효성(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전문사 재학) 과 이지연(이손건축 재직) 팀의 <2011 서촌 정주 길잡이 설 명서>가 선정되었으며, 헤리티지 챌린지 프라이즈에는 이

121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122 와이드 AR 20 | 와이드 뉴스


<골목집>, 정재원(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재학)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삶의 지속성과 연속성을 잃게 되는 것은 서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은 북촌의 개발로 이루어진 변화를 분석하고 그것을 표본으로 앞으로의 서촌 변화에 대응한다. 서촌에서 좁은 골 목길은 주민들의 기억과 추억의 축적일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커다란 역할이 되고 있다. 집은 이런 골목길과 연관을 가지는 것을 주된 개념으로 존재를 위한 맥락 위에 있다. 존재는 주변의 지속성과 연속성으로 인해 자존감을 가지게 되며, 집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삶 을 담기 위해 제안이 되었다.

123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와이드 AR 20 | 와이드 뉴스

124

New seochon

Old seochon

1층평면도 Scale=1:100

배치도 Scale=1:600

기존의 틈을 재인식하고, 한옥을 들어올려 사람과 한옥과 서촌이 대화하는 새로운 정주 공간을 제안 한다. 정주 - 2011년, 도시에 머물러 사는 사는 삶이란 웃대라는 옛 이름이 있는 서촌 지역은 비교적 한옥이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지만 대부분은 정기적인 수리가 이루어 지지 않아 생활적인

D-D’

C-C’

공방/스튜디오

3층평면도 Scale=1:100

북측 입면도 Scale=1:50

2층평면도 Scale=1:100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를 배치했다.

동시에 이 곳을 인식하게 하는 랜드마크적인 역할을 한다. 175-3은 도로와 인접 골목에 면한 이점을 살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길 건너편의 빌라와 인접한 도로 폭, 주변 블록 높이(2층)에 대응하기 위해, 175-1은 3층으로 계획했으며, 이는 이 블록의 관문역할과

배치하고, 프라이비트 영역인 주택, 아티스트 레지던스 숙소, 별채한옥은 2층으로 배치했다. 특히 도로변에 면한 175-1번지와 175-3은

본 계획에서는 이를 반영해 아트관련시설 (아티스트 레지던스, 공방, 이상범화백 화실과 연계된 교육활동, 워크샵 스페이스 등)을 1층에

지역이다.

현재 한옥은 디자인 스튜디오로 사용되고 있으며 인접지에는 이상범화백의 화실이 존재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1-2층으로 구성된

밀도-각 블록의 기능 구성

지향 할 수 있다.

경사를 이용하는 것에 의해 인접 골목길에서 자연스럽게 들어오기 편하며, 주변과 같은 경사이기 때문에 보다 주변과 일체화된 카페를

특성을 살려 1층 부분은 각 블록을 연결하는 길이나 진입부는 이 지역의 경사를 그대로 이용했다. 특히 카페부분은 자연 그대로의

높이에서도 갈 수 있도록 되어있다.

각각의 블록은 4m의 공중 골목길과 수평적뿐만 아니라 수직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 블록이 필요로 하는 높이와 층수에 맟추어, 어느

회랑이면서 비를 피하는 처마가 되며, 각 블록을 안내하는 안내사인이 되며,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카페가 되기도 한다.

높이 4m의 위치한 공중보도-공중 골목길은 2층 주민에 있어서는 길과, 화단, 산책로가 되며, 1층의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단면 D-D’ Scale=1:200

대지단만도및 남측입면도 Scale=1:300

높이 4m의 공중 골목길

2층 블록배치, 재료, 기능

길과 골목 -새롭게 만들어진 높이 4m의 공중 골목길

3층 블록배치, 재료, 기능

4m-옥상 연결

높이 4m 골목 지상-4m 연결

한옥 안 마당에서 본 모습

계획지 주변 단면을 보면 인왕산부터 시작해 동쪽으로 갈수록 경사가 하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본 계획에서는 이러한 지형적

단면 B-B’ Scale=1:200

A-A’

1층 블록배치, 재료, 기능

단면 C-C’ Scale=1:50

단면- 자연 그대로의 경사를 이용한다

단면 A-A’ Scale=1:200

B-B’

프라이비트

퍼블릭

카페

개구부 등은 최대한 한옥의 스케일에 근접하도록 했다.

본 계획에서는 인접한옥의 안마당의 연계 가능한 작은 마당을 두거나, 한옥에 인접한 블록의 높이를 처마 밑으로 조정하고, 각 블록의

바뀌어져야 할 경우는, 한옥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스케일(전체높이, 각 개구부의 크기, 안마당의 위치) 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한옥과 한옥사이는 가능하다면 기존의 한옥이 지속적으로 관리되어 군집이 지속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부득이하게 새롭게

한옥과 한옥사이 - 새로운 건물이 이 곳에 자리잡는 방법

주거

brick

한옥 steel plate glass

계획대상지 주변에는 이상범 화백의 화실을 비롯해 많은 한옥이 존재하고 있다.

기억을 보전해 간다.

이번 계획 역시 기존 건물의 배치를 최대한 배려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건물은 기존 필지경계선을 존중), 새로운 틈과 연동해 필지의

건축을 보전함에 있어 지켜져야 할 사항이다.

이 지역은 현재 6개의 번지로 나뉘어져 있으며 현재의 도시계획보다 오래된 건물의 배치는 앞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건물이나 또는 기존

필지 - 이전 세워진 건물의 흔적을 살리면서 주변블록과 조화한다

것이다.

방문해 오는 사람들을 통해 이 지역에 대해 애착을 가질 것이며 이러한 애착이야말로 앞으로의 새로운 정주를 실현하게 될 원동력이 될

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한옥의 새로운 쓰임새 또는 공간을 체험할 것이고 이 곳에 거주하는 사람은 그 공간을 매일 사용하고, 그리고

공공의 기능 (주변 이상범화백 화실과 연계한 강의, 차실, 사랑방 등)개방하고, 2층으로 올려진 한옥은 거주하는 주민에게 개방하며, 이

이러한 틈의 재설정은 수직적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으며, 설계 대상지에서는 별채 부분의 한옥을 2층 정도의 높이로 들어올려 1층은

연결해 이 곳에 새로운 소통, 순환, 정주가 생겨나도록 제안한다.

즉 나는 정주의 회복을 위해 한옥과 한옥 사이, 주변 주택의 사이 공간- 틈을 주변의 골목, 길 또는 인접 건물들과 공유 하거나, 건물에

단절되었거나 흐름이 막혀있던 부분을 트이게 하고 이러한 부분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새로운 정주라 말할 수 있다.

위에서 비유한것 처럼 지금까지 정체, 단절, 그리고 흐름이 막혀있었던 서촌 지역에 정주라는 것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기존 지역의 정체,

변형되는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도시조직이 보존된 지역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며, 이는 마치 세포나 생체 조직에 공기나 영양분등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고사 또는

한다. 또한 최근에는 다세대 주택, 또는 몇 개 또는 대규모의 필지가 하나로 합쳐져 아파트가 세워지는 등 서울에서 제일 오래된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사는 주민의 불법 증축, 개조에 의해 건설 당시의 원형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기도

는 건물의 기능에 정주를 위한 프로그램을 삽입함으로써 사람과 한옥과 서촌이 대화하는 새로운 정주 공간을 제안한다.

주택과 인접 건물과의 사이 공간을 주변 골목, 길과 공유하고 연결한다. 또한 별채 한옥을 위로 들어올려 방문자나 거주자에게 한옥과 서촌의 가치를 경험하게 하고, 한옥을 중심으로 새롭게 생기

<틈을 재인식하고 한옥을 들어올리다>, 윤민환(와세다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재학) 단절, 파편, 정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서촌 지역의 지속적인 삶을 회복하기 위해, 한옥과 한옥 사이,

틈을 재인식하고 한옥을 들어올리다


와이드 AR 20 | 와이드 칼럼

르 코르뷔지에, 세계유산 후보에 오르다 | 김정동 파리, 르 코르뷔지에, 김중업 몇 년 전 파리에 있을 때 르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눈에 띈 것은 르 코르뷔지에의 소장

코르뷔지에((1887-1965)와 관련된 곳을 찾아다닌 적이 있

품 중, 한국의 그림엽서가 몇 장 있는 것이었다. (전시회 카

다. 건축가라면 누구든 시도하는 일이라 특별한 일도 아니

탈로그; Hotel de Sully 62, rue St Antoine 9 Dec 1987-6

었다. 그중 제일 관심은 김중업과 관계된 자료를 찾는 것이

Mars 1988)

었다. 조사 파일의 키워드는 ‘파리, 르 코르뷔지에, 김중업

이 엽서들이 어떻게 해서 르 코르뷔지에의 소장품에 들어 있

그리고 건축’ 뭐 이런 것이었다.

는 것일까. 그는 생전 한국에 온 적이 없다. 그가 한국과 관

나의 빛바랜 파일에는 르 코르뷔지에 사망 뉴스가 실린 동아

련이 있는 것은 김중업 뿐이다. 일본에 온 적은 있는데 그것

일보 기사(1965. 8. 27)가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도 짧은 체류였다. 그러면 그 엽서는 어디서 구매한 것인가.

건축가 사망 기사였다. 그 후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없다. 일반

김중업이 선물한 것인가.

인이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나 있었

잘 알려져 있다시피 김중업은 3년 반(1952-1956)을 르 코르

을까 의문이 든다. 하여튼 대단한 기사였다. 어쨌든 르 코르뷔

뷔지에 사무소에 있었다. 햇수로는 4년이다. 3년이든 4년이

지에는 생전후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의 한 사람으로 ‘근

든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시 우리는 전후, 아주

대건축의 아버지’ 혹은 ‘근대건축의 거장’이라 불리고 있다.

살기 어려운 때였고 프랑스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진국이었

필자는 30년 전 김중업(1922-1988)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

다. 문자 그대로 불란서(佛蘭西) 빠리(巴里)였다. 그의 어려

다.(<꾸밈> 30호, 1981. 6) 김중업이 환갑이 되기 전의 일

움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었다. 이는 김수근, 정인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지금

우리에게 르 코르뷔지에는 언제 알려졌을까. 일본에 그가 알

의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였다. 그들은 환갑이 되기 전에 이

려진 것은 1923년경이었다. 30대 중반일 때였다. 일본 건축

미 거목이었다.

잡지 <건축세계>에 청년 건축가로 소개된 것이다. 우리나라

집과 사무실, 그리고 동숭동에서 연속으로 만나 한 것이다.

에는 1929년 초로 사보아 저택(1929-1931)이 준공될 즈음

그리고 1986년 1월 24일 MBC TV에서 ‘문화기행, 빛과 그

이었다. 사보아 저택은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근대건

림자의 교향악, 건축가 김중업’이란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

축의 5원칙’이라는 금과옥조와 같은 원칙을 만들어 내며, 먼

을 방송국 피디와 함께 만들었다. 건축가를 주제로 한 1시간

아시아 한국의 건축학도들에게 끝없는 영향을 준 것이다. 즉,

짜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서는 아마 우리나라 최초일

근대건축의 5원칙은 옥상정원, 기둥(필로티, 基杭), 수평으

것이다. 이후 그것의 영향으로 몇 편이 더 제작되었다. 88올

로 된 긴 창(長窓), 자유로운 평면(플랜), 자유로운 표면(파

림픽을 전후로 한 일이었다.

사드, 엘리베이션의 해방) 등으로 ‘백(白)의 교훈’이 되었다.

하여튼 파리에서 자료를 찾던 중 프랑스 건축 인명사전에 김

“조선총독부 건축과 하시스메(橋瓜大藏)가 <콜비제 씨의

중업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유

건축에 대해서>를 쓰고 있다. 그는 일본의 건축 잡지 <건축

일한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김중업은 1988년 이미 고인

신조(建築新潮)>에도 르 코르뷔지에를 다룬 바 있다고 하고

이 됐는데 자료에는 생존해 있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사전

있다. 그는 르 코르뷔지에를 ‘현대 프랑스 건축계를 대표하

은 그가 생존해 있을 때 만들어진 것이고 그 후 개정판이 나

는 거장의 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조선과 건축>,

오지 않은 탓이다.

1929. 3.

답사 중, 물론 르 코르뷔지에의 초기 하숙집과 후기 설계 사

르 코르뷔지에는 <조선과 건축> 1929년 4월호에도 소개되

무소도 찾아가 보았다. 그리고 김중업이 참여했다는 몇 개

는데, 도시에서 파리 ‘고층 도시 해결법’을 소개한다. 이는

의 건물도 찾아보았다. 물론 소원의 입장에서 한 것이니 어

당시 ‘경성 도시계획 지역 및 지구 예정도’에 반영된 것으로

디에도 김중업의 작품이라고 나와 있는 것은 없었다. 당연

보인다. 당시 일본인 도시계획자들은 뉴욕, 파리, 베를린 등

히 모두 르 코르뷔지에의 것이었다.

을 모델로 하는 경성 시내 고층화 안을 만들고 있었다. 따라

125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와이드 AR 20 | 와이드 칼럼 르 코르뷔지에, 세계유산 후보에 오르다 | 김정동

서 르 코르뷔지에는 간접적으로 서울 4대문 안 고층화에 영

받아들여진다. 건축의 본질인 역사적, 예술적 장식이 배제되

향을 준 것이다. 오늘 서울의 문제는 그가 일부 책임을 져야

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하는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파리 등 프랑스의 고도에도

김윤기는 해방 후인 1947년 르 코르뷔지에를 ‘루콜비제-’라

고층화 계획안을 잇달아 발표, 파문을 일으킨다.

고 표기하고 있다. 해방, 6・25전쟁은 우리 건축을 ‘생존 건

<조선과 건축> 1929년 8월호에 ‘플랜의 환영(幻影)이란

축’으로 만들고 있었다. 살기 위한 건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

글을 발표한다. 그가 출간한 <건축에(Vers Une Architec-

였다. 이럴 즈음 김중업은 용기를 내어 프랑스로 건너 간 것이

ture)> 중 일부를 일본인이 번역해 실은 것이다. 유럽 역사

다. 그리고 그 결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남기게 된 것이다.

건축을 통한 계획 방법론을 제시한 글이다. 1934년 1월 <조선과 건축>에는 ‘르 코르뷔지에’에 라는 이

우에노의 르 코르뷔지에 최근에도 도쿄에 가는 길이면 우

름으로 권두언이 실리고 있다. 내용은 S.H.O.라는 회원이

에노(上野)역 일대에 발길이 머문다. 나리타(成田)공항에서

익명으로 쓴 것이다. 그 내용은, 장식 예술의 시대는 이제 갔

기차로 가는 종점이 그곳이라 졸다가도 내릴 수 있는 이점이

다고 하는 것이다.

있다. 한 정거장 앞서 내리면 닛포리(日暮里)다. 우에노는

‘금일의 장식 예술은 장식을 갖지 않는다.

분위기가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아 마음이 놓인다. 헌책

장식이야말로 미개인의 오락물이다.

방도 있고, 싼 밥집도 술집도 그곳에 있다. 어떤 때는 우리나

건축의 기적이 나타나는 날, 그것은 장식 예술이 끝나는

라에서 자주 못 보는 사람을 그곳에서 만날 때도 있다.

때이다.’

이삼 년 전 그 우에노 길목에서 하나의 플래카드를 만났다.

이는 근대건축의 5원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1930년대

‘르 코르뷔지에의 국립서양미술관 세계 유산에’라는 것이었

초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에서 국제주의 혹은 모더니즘이

다. 무척 놀랐다. 아 저것이 세계 유산에까지……. 부러웠다.

국립서양미술관 본관, 1959년 개관 당시 모습을 세계문화유산 홍 보판으로

한국 의상을 입고 있는 5개 우편엽서 중의 하나. 상중의 조선인. 배 경은 서양식 건축물이다. (자료 : Le Corbusier Le Passé a Reaction Poétique)

126 와이드 AR 20 | 와이드 칼럼 | 김정동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물을 갖고 있다는 것이……. 왜 우리

관 본관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신관과 기획전시관은

는 저런 게 없는가. 이후 그 진전 모습을 유심히 보았다. 르

제외) 1959년에 완성된 국립서양미술관은 일본 유일, 동아

코르뷔지에의 일본인 제자들이 건축 책, 잡지마다 넘쳐났

시아 유일의 작품이다. 50년 만에 등록 후보가 된 것이다. 이

다.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르 코

에 대해서 ‘현저(顯著)한 보편적 가치의 증명이 불충분’하다

르뷔지에의 것은 낙선했다. 이제 다음을 바라보는 것이다.

는 이유로 세계문화유산에의 등록이 거부되었다.

낙선되던 때 일본 신문 매체의 뉴스를 보기로 한다.

세계유산은 등록, 정보 조회, 등록 연기, 부등록의 4단계로

스페인 세빌리아에서 개최된 유네스코(국제연합 교육과학

되어 있는데, 2단계인 ‘정보 조회’에 머무른 것이다. 1단계

문화 기관)의 세계유산 위원회는 2009년 6월 27일, 르 코

등록 외의 것은 어쨌든 모두 부결인 것이다.

르뷔지에의 6개국 22개소(건축, 도시계획 작품)의 건축군

후일담이지만 우에노 미술관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비교

(群), 즉,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군과 도시계획’을 낸 것이다.

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많은 위원들(21개국)이 등록

이번의 건축군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스위스, 일본 등 6개국

쪽이었다고 한다. 건축물 주변과 경내에 나무가 무성해 건축

의 정부가 공동 추천한 것이다. 인도는 빠졌다. 2008년 2월

물 보기가 어려운 것도 지적되었다고 한다. 아마 주변 나무

의 추천 수속 직전, 르 코르뷔지에의 대표적 도시계획 찬디

를 전지하거나 이식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어려운

가르의 건축물군을 갖고 있는 인도가 참가를 거부했다. 이

것은 우에노 공원 일대가 봄의 벚꽃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것이 등록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찬디가르의 일련의

아직 다음 심의가 언제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

작품은 김중업도 참여한 것이다. 등록되었으면 고인이 된 김

내에 우리는 일본의 근대건축물이 세계유산이 되는 것을 먼

중업도 아마 기뻐했을 것이다.

발치서 봐야만 할지도 모른다.

22개소 중에 르 코르뷔지에가 손댄 우에노의 국립서양미술

글 | 김정동(본지 고문, 목원대 건축학과 교수)

우에노 서양미술관 세계유산에, 르 코르뷔지에의 얼굴이 보인다.

127 2011.03-04 | Wide Architecture Report 20


와이드 AR 20 | 전진삼 발행인의 WideAN*Club 리포트 05

외국에서 열광하는 SMART PARKING 가, 중소형 오피스텔 및 오피스 건물 등에

찰력이 빛나는 책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맞춤한 이 주차 시스템이 틈새시장을 넘

‘CEO는 더 이상 가르쳐 주는 자리가 아

어 확장을 꾀하는 데에 대규모 단지개발

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방식의 재건축, 재개발 도시재생 논리가

안 된다’며 틈틈이 독서를 즐긴다고 합니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 작동하던 시절,

다. 영감과 용기와 채근을 위한 가장 소중

중소형 단위 건물의 신축과 증개축 시장

한 것이 책 속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 12월 주차 설비 ‘스마트파킹

바로 그 같은 시절에 박 사장은 엔지니어

(SMART PARKING)’ 단독 물건으로 백

링에 기반한 CEO답게 스스로 신진 기술

만 불 수출의 탑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

을 개발하여 특허를 출원하고, 우리나라

고, 같은 달 교통안전공단 기계식 주차장

대도시 실정에 맞는 참신한 기술력을 선

안전관리 표창장을 수상하였으며, 2007

보이며 순식간에 1만대 설치를 구현시키

년 제3회 대한민국ESH기술부문 가치경

면서 주차기 시장에 강소 기업의 존재를

영대상을 수상하는 등 주차 설비 부문에

알립니다. 동양PC로 독립하기 전까지는

선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강소 기업으로

국내 굴지의 자동차 부품 관련 중견 기업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주차기의

에서 기술직 임원을 거쳐 최고 수장인 대

설계, 제작, 시공, 사후 관리 전반에 걸쳐

동양PC(주)넘버원을 넘어

표이사의 직책까지 맡았던 그였지만 월급

완벽한 기술 지원 서비스를 자랑하는 동

온리원을 향한 차별적 기업으로

사장이 갖는 한계에 직면하여 독립을 결

양PC는 현재 국내시장보다 국외시장에

심하고는 그를 따르던 몇몇 동지들과 밑

서 발군의 성과를 보이는 등 국가적으로

박달영 사장(사진)은 와발(<와이드AR>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것이 오늘의 동양

도 효자 기업입니다.

발행인)의 인척입니다. 그런 이유로 <와

PC(주)를 있게 한 겁니다.

이제 독자님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스

이드AR> 창간호 이후 이제껏 ‘약발 없는’

이 지면의 사진촬영을 위하여 동양PC(

마트파킹의 특장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

광고 지면을 맡아주고 있는데, 사실 제 입

주)의 사옥을 방문했을 때, 그는 외국의

습니다. ▲건폐율과 용적률에 영향을 주

장에서 보면 인척 간에 뭔가를 부탁하는

파트너와 통화 중에 있었습니다. 러시아,

지 않는 공작물이므로 부지의 활용도를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상대 입장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에스토니아, 미국,

더 높일 수 있습니다.(8m 이하에 한함)

에서 보면 아랫사람이 막무가내로 도와주

캐나다, 뉴질랜드, 이란, 이라크, 터키, 시

▲ 2대 면적에 16대까지 주차하므로 주차

십사 들이미는데 차마 고개를 돌리겠습니

리아, 이집트, 오만, 아랍에미리트, 카타

장이 8배로 늘어납니다. ▲주차기 중 가

까. 그런 점 때문에 와발은 간 크게도 와이

르, 아제르바이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장 고장이 적고 사용이 편리한 제품입니

드 건축가 네트워크(WideAN)의 멤버들

불가리아, 그리스, 시프러스, 사우디아라

다. ▲주차기 중 가장 가격이 싼 제품입니

과 만날 때면 간간히 이 기업의 주력 상품

비아, 바레인, 루마니아, 스페인, 인도, 덴

다. (14대 이하의 팔레트 당 단가 기준)

이 적용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없는지 물

마크, 노르웨이, 체코, 리비아, 우크라이

▲조작이 쉬어 주차 관리인이 없어도 됩

어보는 최소한의 제스처를 취합니다.

나, 푸에르토리코, 아르헨티나, 우루과

니다. ▲5대형에서부터 16대형까지 다양

8년 전, 전국의 각급 도시에서 대단위 도

이,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파나마, 콜롬

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외장이나 ‘데

시개발이 대세이던 시점에 동양PC가 팔

비아,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헝가리, 슬

코월’로 외관을 더 아름답게 할 수 있습니

레트형 주차기기를 들고 나온 것은 역발

로바키아, 페루, 멕시코를 연결하는 30개

다. ▲유지비가 저렴합니다. ▲증축 공사

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이는 비좁은 땅에

채널의 인터내셔널 파트너십으로 팔레트

나 건물 용도 변경 시 적합합니다.

들어선 소규모 단위 건물에 적용되어야

형 주차기기의 국외시장이 작동 중에 있

문의 및 자료 협조 요청 | www.dysmart.

하는 콤팩트한 기계식 주차 시설이었기

었습니다.

com

때문입니다. 사람은 많이 드나드는데 협

그의 책상에는 신간 <디퍼런트(DIFFER-

소한 대지에 주차 면이 부족하여 이용자

ENT)>(문영미 지음)가 놓여져 있었습니

들의 불편을 야기시키고 있던 대중음식점

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첫 한국인 종신 교

이나, 중소규모 의원 또는 병원, 모텔, 상

수인 저자의 글로벌 혁신 기업에 대한 통

128 와이드 AR 20 | 전진삼 발행인의 WideAN*Club 리포트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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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AR vol 20, Design  

WIDE AR Vol.20 Korean Architectur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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