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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심원건축학술상 Simwon Architectural Awards for Academic Researcher ⓢ 제2차 추천작 발표 |탈식민주의 담론으로 본 해방 전후 한국 건축가의 정체성, 김소연作 |The World after the Eden, 박성용作 |소통의 도시 : 루이스 칸의 도시 건축 1960-74, 서정일作

공모 요강 ⓢ 당선작 | 1편

ⓢ 당선작 발표 |

~

~ ⓢ < 심원문화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건축가 김광재를 통하여 건축의 세계를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된 기업가가 그와의 인연을 회억하며 건축의 인문적 토양을 배양하기 위하여 만든 후원회입니다. ⓢ < 심원건축학술상>은 사업회가 벌이는 첫 번째 후원 사업으로 건축 역사 와 이론, 건축미학과 비평 분야의 미래가 촉망되는 유망한 신진학자를 지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습니다. ⓢ < 심원건축학술상>은 1년 이내 단행본으로 출판이 가능한 완성된 연구 성과물로서 아직 발표되지 않은 원고(심사 중이거나 심사를 마친 학위논 문은 미 발표작으로 간주함)를 응모받아 그 중 매년 1편의 당선작을 선정 하며, 당선작에 대하여는 단행본 출간과 저술 지원비를 후원합니다.

부상 | 상패 및 상금 500만원과 단행본 출간 및

2010년 5월 15일(격월간 건축리포트<와이드>

인세 지급

10년 5-6월호 지면)

ⓢ 추천작 발표 일정 |

ⓢ 시상식 | 별도 공지 예정

1차 추천작 발표 : 2009년 11월 15일(격월간 건

ⓢ 출판 일정 | 당선작 발표일로부터 1년이내

축리포트<와이드> 09년 11-12월호 지면)

ⓢ 운영위원회 |

2차 추천작 발표 : 2010년 1월 15일(격월간 건축

배형민(서울시립대 교수), 안창모(경기대 건축대

리포트<와이드> 10년 1-2월호 지면)

학원 교수), 전봉희(서울대 교수), 전진삼(건축리

ⓢ 추천제 운용 방식 | 1/2차 추천작을 중심으로 운

포트<와이드> 발행인)

영위원회는 소정의 내부 심사절차를 통하여 원고

ⓢ 주최 | 심원문화사업회

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지

ⓢ 주관 | 심원건축학술상 운영위원회

원함, 그 가운데 매년 1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여

ⓢ 기획^출판 | 격월간 건축 리포트 <와이드>,

시상함. 최종 당선작 심사에서 탈락한 추천작은

간향미디어랩

추천일로부터 3년간 추천작의 자격이 유지됨

ⓢ 후원 | (주)엠에스 오토텍

ⓢ 최종 당선작 결정 |

ⓢ 문의 | 02-2235-1960

1/2차 추천작 및 전회 추천작 중을 심사하여 1편 을 선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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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DE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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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gan Architect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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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가지의 색깔 있는 건축물 아름다운 건축물의 완성, 삼협건설

신뢰와 성실을 주축으로 21세기를 도약하는 삼협종합건설(주)는 뛰어난 기술력과 신용도, 투명한 도덕성, 특유의 잠재력으로 더욱 성숙된 건설업의 발전을 주도합니다.

삼협종합건설(주)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770-7 홍성빌딩 4층 Tel : (02)575-9767 | Fax : (02)562-0712 www.samhyub.co.kr

by Samhyub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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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Wes Architect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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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MAX Korea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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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SangDong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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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Woo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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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05 studio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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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P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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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 Grou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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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yang PC, inc.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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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 design group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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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설계 | 안전진단 | 구조물 보수^보강

(주)건우구조엔지니어링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197-5 삼성 IT밸리 802호 T. 02-2028-1803/4 F. 2028-1802

by Kunwoo Structural Engineers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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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E Architects & Consulting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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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I엔지니어링

업무 수행 영역(SERVICE SCOPE) 1. 건축 기계 설비 설계 및 감리 공조 냉^난방 설비, 위생 급^배수 | 항온항습 설비 | CLEAN ROOM 설비 | 신재생에너지관련설계 2. 소방 설비 설계 및 감리 소화^자동소화^제연^피난 설비 | 중앙방재센터^위험물 관련 설비 3. 연구 용역 및 시뮬레이션 건물 생애 비용(LCC) 분석 및 CFD 분석 | 화재^피난, 일조, 연돌효과 분석 | 수배관 시스템 모델링 및 해석 4. 에너지 절약 진단 업무 및 기획 5. T.A.B.(Testing, Adjusting, Balancing)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68-9 해석빌딩 4F

TEL. 02-548-6622 FAX. 02-548-8181

by CNI CNI engineering engineering by WideArchitecture Architecture Report Report no.13 no.13 :: january-february january-february 2010 Wid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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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숍 진행비 및 자료비로 쓰이게 되며, 과정 중 발생되는 개인별 필요 경비[교통비, 식비 등]는 각자 부담함을 원 간향 건축 저널리즘 워크숍 [2010년도 제1기 모집]

칙으로 함)

The 1st GANYANG WORKSHOP of

[신청 자격]

Architectural Journalism, 2010

ⓦ 대학(교) 최종학년 졸업반 재학생 및 휴학생 [신청 서류] 1) 자기소개서(양식, 다운로드 받아 활용)

[워크숍 기간 및 강의 장소]

2) 지원 동기서(양식, 상동 )

ⓦ 2010년 03월~11월 (9개월, 총 15회 워크숍)

3) 재(휴)학 증명서

1) 03월~06월 : 월 1회×4개월=4회

2) 07월~08월 : 월 4회×2개월=8회

[신청 서류 양식 다운로드 방법]

3) 09월~11월 : 월 1회×3개월=3회

ⓦ 네이버카페 <AQkorea> ‘저널리즘 워크숍’ 게시판에서

ⓦ 워크숍 요일 : 토요일(학기 중), 목요일(방학 중)

다운로드 가능

ⓦ 강의 장소 : 서울, 본지 편집실 및 각 취재 현장 [서류 제출처] [수강생 모집 개요]

1) 우편 제출시 : (100-834) 서울시 종로구 신당동 377-58 환

ⓦ 모집 인원 : 10인 이내

경포럼빌딩 1층 간향미디어랩 (겉봉에 ‘간향 건축 저널리

ⓦ 신청 기간 : 2010년 02월 22일(월)~03월 06일(토)

즘 워크숍 지원서’라고 명기 바람)

ⓦ 전형 방법: 서류 심사

2) 이메일 제출 시 : e-mail : widear@naver.com

ⓦ 합격자 발표 : 03월 13일(네이버 카페 ‘aqkorea’ 게시판 발표 및 개별 통지) ⓦ 합격자 등록 기간: 03월 13일(토)~03월 17일(수)

[워크숍 등록] 1) 합격자는 워크숍 참가비를 아래 지정 계좌로 입금함으로

ⓦ 추가 합격자 등록 기간: 03월 20일(토)

써 등록 완료함 (미 입금시, 예비 합격자에게 자격을 부 여함)

[워크숍 목표 및 추진 방안]

2) 입금 계좌 : 국민은행 491001-01-156370 [예금주 : 전진삼

1) 학생에게 건축 잡지사를 포함한 주요 언론사 입사를 위한

(간향미디어랩)] (워크숍 개시 후 1개월 이후부터는 환불

준비 과정을 제공해 주고, 각 언론사에는 기자로서의 소

불가를 원칙으로 하며, 1개월 이내 등록 철회 요청시 기 수

양과 저널리즘에 입각한 윤리 의식 및 실무 능력에도 충실

행 과정의 경비를 제한 나머지 비용을 환불함)

한 인력을 공급하고자 한다. 2) 지방대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학기 중 주말을 이

[강사진]

용한 강의로 진행하며, 방학 중엔 현장 실습을 감안, 주중

ⓦ 총괄 디렉터 : 전진삼(본지 발행인)

에 워크숍을 진행코자 한다.

ⓦ 강사진 | 본지 발행편집인단 구성원을 포함한 국내 건 축·미술·디자인 잡지 데스크 및 주요 매체에서 활약해

[수료자 장학 특전 등]

오고 있는 기자, 칼럼니스트, 건축 책 저자 및 대학 교수

1) 수료생 중 성적 우수자 1인에게 워크숍 개인 참가비 전액 을 장학금으로 환불 지급함 2) 최종 과정 수료시 ‘수료증’ 및 성적 우수자에 한하여 언론

로 구성   [워크숍 프로그램 개요]

사 취업시 ‘추천서’ 발급 (단, 전체 워크숍 과정 중 70% 이

ⓦ 03월 27일 : 1강 — 입교식 및 강의(저널리즘 세미나 1)

상의 출석자에 한하여 ‘수료증’이 발급됨)

ⓦ 04월 24일: 1강 — 강의(인문 교양 세미나) ⓦ 05월 22일: 1강 — 강의(기초 취재 실습 1)

[워크숍 참가비]

ⓦ 06월 26일: 1강 — 강의(기초 취재 실습 2)

ⓦ 3 0만 원(산정 기준 : 2만 원/1회) (용도 : 15회에 걸친 워

ⓦ 0 7월 08일 / 15일 / 22일 / 29일 : 4강 — 강의 및 실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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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건축 세미나 및 현장 실습 1) ⓦ 0 8월 05일 / 12일 / 19일 / 26일 : 4강 — 강의 및 실습(현 대건축 세미나 및 현장 실습 2) ⓦ 09월 18일: 1강 — 강의(사회 교양 세미나) ⓦ 10월 16일: 1강 — 강의(저널리즘 세미나 2) ⓦ 11월 20일 : 1강 — 과정 종합 보고회 및 수료식

하기의 기법을 익힌다. 2) 현장 취재의 요령과 기사 작성의 기초 원리를 배우고 각종 유형의 기사를 통해 이를 숙달한다. 인터뷰, 기획 기사, 현장 칼럼의 취재와 기사 작성 요령을 학습함으 로써 저널리즘 글쓰기의 기초를 다진다. 3) 문학적 기법이 가미된 이야기체 기사 쓰기의 여러 유 형을 망라한 기사 쓰기 방법론을 익힘으로써 내러티브 저널리즘의 원리와 기법을 전반적으로 학습한다.

[워크숍 강의 및 실습 과정 개요] 1. 저널리즘 세미나

4) 탐사 기획 보도 실습 : 예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사 회의 흐름을 짚어내는 기획 보도와 심층 탐사 보도를

1) 저널리즘 매체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신문 저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필수적인 취재 보도 기법을

널리즘, 방송 저널리즘, 인터넷 저널리즘, 잡지 저널리

배운다. 정보 청구권, 공공 부문 소장 자료 활용과 온

즘 등 매체의 특성과 제작 과정 등을 학습한다.

라인 검색, 제보자 활용 문제 등 다양한 방법론과 국내

2) 저널리즘의 취재 보도 영역 전반에 대한 이해 즉, 사 진 저널리즘, 다큐멘터리 외에도 사회/문화/예술/과 학 각 영역 고유의 보도/제작 기법과 글쓰기 방법 등 을 익힌다. 3) 기자로서 알아야 할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및 저널리 즘 이론을 사회 이슈와 관련시켜 학습한다.

외 보도 사례를 익힌다. 4-2. 작문 및 자료 구축 실습 1) 축약형의 글쓰기, 심층 취재나 특집용의 긴 글(Feature Story)을 쓰는 능력을 기른다. 때로는 마음을 움직이 는 감각적 표현도 녹여 쓰는데 이런 기법들을 일반적 인 작문 요령과 함께 배운다.

4) 언론이 공익을 위해 보도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인권과

2) 글쓰기 실력은 프로페셔널 기자가 갖춰야 할 기본 중

명예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어떤 주의가 필요한지를 실

기본이다. 강사진의 첨삭 지도를 통해 글의 관점과 전

제 사례를 비추어 공부한다. 또 기자가 지켜야 할 직업

개, 철자법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가르친다.

윤리에 대해 국내외 언론사의 윤리강령 등을 중심으로 알아보고 토론한다. 2. 인  문 교양 및 사회 교양 세미나

3) 한국 사회의 주요 건축 이슈들을 둘러싼 논의의 허상을 벗겨내고 논점의 핵심에 접근함으로써, 학생들이 이슈 를 분석하고 논평하는 통찰력을 키운다. 개인 DB 구축

—  기자로서 한국 사회를 해석하는 데 요구되는 인문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어떻게 칼럼에 활용하는지 터득

학적 교양을 높여 논술·작문의 기초를 다지는 강좌이

하며 첨삭 지도를 통해 칼럼 쓰는 능력을 높인다.

다. 한국 사회를 해석하는 코드를 찾아내고 학생들의 비판의식과 역사의식을 고양한다. 3-1. 현대 건축 세미나 1) 기자로서 알아야 할 건축학에 대한 역사, 이론적 배경 을 재정립한다. 2) 글로벌 건축 이론과 역사 및 한국 건축의 역사 이론 을 학습한다. 3) 건축 비평의 세계를 경험하고, 저널리즘 비평에 준한 글쓰기와 토론을 유도한다. 3-2. 건축 현안 세미나

4-3. 잡지 편집과 디자인 세미나 — 기사의 가치 판단, 제목 붙이기, 지면 배치 등 잡비 편집 실무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디자인 기법 등 을 오랜 경험을 쌓은 중견 크리에티브 디렉터와 잡지 디자인 전문가로부터 배운다. 4-4. 현장 실습 1) 저널리즘 교육은 지식이나 부분적 기능 교육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고 적응력 순발력 기획력 등 다양한 능력 과 소양을 필요로 한다. 2) 워크숍을 통해 배운 지식과 기능을 현장에서 적용해

—  최신 건축 현안을 신문 및 방송 보도를 중심으로 정

보고 언론 활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기자의 길을 모색

리하고, 관련된 쟁점과 찬반 논리를 이해한다. 다양한

해 보는 과정이다.

이해 관계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 4-1. 취재 실습 1) 인터뷰/말하기/정리하기 : 취재와 글쓰기 등 기자의 역

[문의] ⓦ 02-2235-1960

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대인 관계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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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cetime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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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SINCE 2006 | 네 번째 주제|건축가 초청 강의 ‘시즌 2’ | 내 건축의 주제 |장소 : 그림건축 내 안방마루(문의: 02-2231-3370, 02-2235-1960)|<건축가 초청 강의 ‘시즌 2’>는 우리나라의 40,50대 “POWER ARCHITECT”을 초대하여 그 분들이 현재 관심하고 있는 건축의 주제를 듣고 묻는 시간입니다. ‘젊은 건축가 시리즈’에 이어지는 금번 강의를 통하여 2010 년 내내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주관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주최 : 그림건 축, 간향미디어랩 GML|도서 협찬 : 시공문화사 spacetime, 수류산방|와인 협찬 : 시간건축, 이웨스건축, 삼협종합건설|*<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 참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카페(카페명 : AQkorea, 카페 주소 : HYPERLINK “http://cafe.naver.com/aqlab” \t “_self” http://cafe.naver.com/aqlab)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9. Ⓦ 1월의 초청 건축가 |이충기 (서울시립대 건축과 교수, 한메건축 대표)|주제 : 데코룸 (Decorum)|일시 : 2010년 1월 13일(수) 저녁 7시 40. Ⓦ 2월의 초청 건축가 |김헌 (스튜디오 어싸일럼 대표)|주제 : 인식의 모험|일시: 2010 년 2월 17일(수)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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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banEx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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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산방 樹流山房의 캘린더 2010 Calendar of Suryusanbang

이진경+수류산방 2010년 庚寅年 캘린더 그림ㆍ글씨 이진경 | 기획ㆍ제작 수류산방 따스한 기운이 한 아름 왈칵 안기는 착한 글씨들. 호랑이와 달 그림. 키치와 순미술이 영리하고 재치 있게 버무려진 듯 그러면서 동시에 천진하게 보이는 작가 이진경의 작품과 수류산방이 만났습니다.

이진경 Lee Jinkyung |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1991년 덕성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강원도 내촌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KIAF, in the Loop, Coca, 금호미술관, 관훈갤러리 등에서 일곱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도쿄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성곡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서 여러 번의 단체전을 함께 했습니다. 2009년 10월에는 런던의 아시아하우스에서 작품전을 열었습니다. BI, 서체, 벽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쌈지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습니다. 수류산방과 함께 만든 캘린더에서는 쌈지를 통해 알려졌던 것과 또다른, 이진경의 정갈하고도 유쾌한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달력 쓰는 법 | + 각 포켓에 한 종씩 두 개의 달력이 들어 있습니다. + A Type은 점선을 따라 뜯은 후 한 달씩 나누어 쓸 수 있습니다. + B Type은 큰 포스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함께 들어 있는 스티커를 이용해 벽면을 장식하거나, 책상 앞 혹은 냉장고에 붙여 보세요. + 크기 : 패키지—315×315mm, 내지 달력 A Type 300×900mm, B Type 900×600mm | 종이 : 패키지—캐빈 보드 350g, 내지 달력—엠지크라프트 180g | 가격 : 15,000원 | 교보문고, 알라딘 등 국내 서점의 온라인·

photography by Lee Hangoo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by Suryusanbang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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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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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진 <북서울꿈의숲 문화센터>

36

집담회 | 드림 포레스트, 드림랜드를 품다 | 박유진, 이주연, 박진호, 안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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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권 13호, 201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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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리포트 <와이드>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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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4 Mooyoung Architects & Engineers 표3

이로재

표2 Wondoshi

wIde Issue 1

59

EXIT, 한국건축의 길을 찾다 ②

1

60

건축의 건축 | 구영민

2

Seegan Architects

66

전통의 시대와 한옥의 시대 | 전봉희

3

Samhyub

72

양극화 시대의 한국 현대 건축 | 김성홍

4

EaWes Architects

wIde 80

Issue 2

건축가 이일훈 | 기차길옆 작은학교,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부평 노동자인성센터

wiDe

Depth Report

제2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요강

5

MakMax Korea

6

UnSangDong

7

Dongwoo

8

Studio 2105

9

UNP

10

Vita Group Jeagal, Youp

90

강병국의 <건축과 영화 13> | 영화 속의 건축물(04)

11

Dongyang PC, inc.

93

이용재의 <종횡무진 13> | 활래정(活來亭)

12

KA Design Group

96

<와이드 書欌 13-1> | 『궁궐의 눈물, 백년의 침묵』 | 우동선^박성진 외 6명 지음

13

Kunwoo Structural Engineers

98

<와이드 書欌 13-2> | 당신의 별점은? | 서장지기

14

VINE Architects & Consulting

99

손장원의 <근대 건축 탐사 13> | 삼랑진(三浪津)

15

CNI engineering

102

WIDE PRO 젊은 건축가 FILE 17 | 김정임 | 건축을 통해 하고 싶은 것

16

107

WIDE PRO 젊은 건축가 FILE 18 | 김종진 | Inscape(내면의 풍경)

112

함성호의 <소소재잡영기(素昭齋雜詠記) 07> | 악재—당연한, 예상 밖의,

간향 건축 저널리즘 워크숍 [2010년도 제1 기 모집]

18

Spacetime

19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39, 40

최충욱의 <공간 전달자 08> | 하라주쿠(Harajuku, 原宿) 오모테산도(Omotesando, 表参道) 아

20

UrbanEx

오야마(Aoyama, 青山) — 2

21

Arumjigi

124

< Future is 01> The Route| 최진영^김혜인

22

Suryusanbang

126

이종건의 <COMPASS 10>| 건축의 분할

88

Suryusanbang

116 <주택 계획안 100선 12> | G-VALLEY | 박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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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구독 신청 방법

25

와이드 레터 | 정귀원

128 와이드 칼럼 | 광화문 광장은 재정비되어야 | 임창복

ⓦ 로고 글씨 | 김기충 ⓦ 표지 이미지 | 북서울꿈의숲 문화센터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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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리포트 <와이드>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오늘, 건축 지식인의 책상에는 Wide가 놓여 있습니다.

정기 구독 신청 방법 안내 ▶ 신청서 작성 시 기입하실 내용 > 책 받을 분 이름 > 책 받을 주소 > 휴대폰 번호 및 직장(또는 자택) 전화 번호 > 구독 희망 호수 및 기간 > 기증하실 경우, 기증자 이름 > 입금 예정일 ▶ 정기구독을 하시면, > 전국 어디서나 편안하게 책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독자 대상 사은품 증정 등 행사에 우선 초대 해 드리며, 당사 발행의 도서 구입 요청 시 할 인 및 다양한 혜택을 드리고자 합니다. ⓦ 정기 구독 관련 문의 : 02-2235-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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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2009 no.12, november-december, 2009 WIDE Architecture Report 격월간 건축 리포트 <와이드> 통권 12호

렉스 Wo rk 스 콤플 Wid e 대 캠퍼 서울시립 이프 복합체 일 랜드스케 신창훈 + 김우 + 장윤규 1 찾다 Issu e 의 길을 wId e 한국 건축 김원식 EXIT, 이종건, 이경훈, e 2 Issu wId e 가 집단 젊은 건축 가 SA AI 동네 건축

campus complex at university of seoul WIDE Architecture Report |11-12| 2009 no. 12, november-december, 2009 격월간 건축 리포트 <와이드> 통권 12호 2009년 11-12월호

by Mooyoung Architects & Engineers widE 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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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Edge


Editor’s Letter 와이드 레터 |

또 다른 건축을 위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보상 문제 등이 극적으로 타결되어 해를 넘긴 1월 9일 철거민 희생자에 대한 장례식 이 엄수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345일만의 일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종건 교수는 이번 호 <COMPASS>를 통해 “진보/개발이라는 미 명으로 온 땅을 헤집고, 가난한 서민들의 삶의 터를 침탈하는 이 어 처구니없는 시대의 퇴행과 폭력 앞에 거주 공간을 사유하고 거주 공 간을 세우는 건축가들의 침묵이 유독 무겁다”라며 용산참사를 대하 는 건축인들이 과연 아파하고 분노하고는 있는가를 묻고 있다.(글을 쓴 시점은 타결 이전이다.) 또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위한 따뜻하고 고마운 건축, 민들레 희망 지원센터와 부평 노동자인성센터(건축가 이일훈)를, 같은 맥락의 초 기작인 기차길옆 공부방과 함께 소개한다. 당시 기차길옆 공부방에 대한 찬사를 두고 건축가는 “설계 의뢰가 오면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그리 특별할 게 없고, 단지 “주 어진 환경 안에서 생활할 아이들을 위한 집”일 뿐이라고 소감을 밝 힌 바 있다. 물론 어떤 건축가든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주어진 환경 을 잘 분석하고 사용자들의 입장에서 설계를 할 것이다. 그러나 차 이는, 환경이 안고 있는 문제와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그들의 편에 서서 가슴으로 이해하고, 자신이 가 진 전문성을 통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그것을 극복하느냐에 따른 차 이가 아닐까? 결국 이종건 교수의 말마따나 “우리의 삶과 우리의 건축을 접속 혹 은 대질시키고자 하는 사유의 결핍 혹은 무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 한 부단한 노력 없이는 건축으로 ‘더불어 함께 나누는’ 인간적 가치 의 실현은 요원해 보인다. 지금이라도 한 하늘 아래 살아가는 다른 이들의 고통에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 보자. 우리 사회를 향한 냉철하 고 비판적인 시선, 혹은 따뜻하고 온정 어린 시선을 던져 보자. ⓦ 글 | 정귀원(본지 편집장)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격월간 건축 리포트 <와이드> WID E A r chi t ect ur e R ep o r t , bimonthly

ⓦ 발행편집인단 발행인 |전진삼·편집장|정귀원 발행위원 | 김기중 박유진 박종기 손도문 신창훈 오섬훈 윤창기 황순우 고문 | 곽재환 김정동 임근배 임창복 최동규 자문위원 | 구영민 김병윤 박철수 송인호 윤인석 이일훈 이종건 운영기획위원 | 박민철 이영욱 조택연 편집위원 | 김기수 김종헌 김태일 박혜선 송복섭 이충기 장윤규 편집기획위원 | 김진모 김찬중 안명준 유석연 전유창 정수진 조정구 함성호 고정집필위원 | 강병국 김정후 손장원 안철흥 ⓦ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그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박상일 객원기자|강권정예 전속사진가 | 남궁선 진효숙 제작 코디|김기현 로고 글씨|김기충 ⓦ 디자인 | 수류산방(樹流山房, Suryusanbang) 담당 디자인 | 이숙기 전화 | 02-735-1085, 팩스 | 02-735-1083 ⓦ 서점 유통 관리 대행 | (주)호평BSA 대표 | 심상호, 담당차장 | 정민우 전화 | 02-725-9470~2, 팩스 | 02-725-9473 ⓦ 제작협력사 인쇄|예림인쇄 종이|대립지업사 출력|반도커뮤니케이션스 제본|문종문화사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통권 13호 2010년 1-2월호 2010년 1월 15일 발행 2008년 1월 2일 등록 서울 마-03187호 2008년 1월 15일 창간 낱권 가격 8,000원, 1년 구독료 45,000원 ISSN 1976-7412 ⓦ 간향미디어랩 GML 발행처|서울시 서대문구 현저동 200 극동상가 502호(120-796) 편집실|서울시 중구 신당동 377-58 환경포럼빌딩 1층(100-834) 대표전화|02-2235-1960, 02-2235-1968 팩스|02-2231-3373 공식이메일|widear@naver.com 공식URL|http://cafe.naver.com/aqlab 네이버 카페명 | AQ korea ⓦ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는 한국간행물윤 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 사, 유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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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집담회 내용 중 통합설계에 대한 참조

련 대상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고 사

수 있다. 반면에 통합의 결과물이 주

용되거나, 개념 자체가 서술적으로 쓰

체인지 대상인지를 구분하기에는 무

우리는 통합의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인다. 따라서 통합의 정의와 개념이

리가 있으며, 다양한 요소들이 경계

에는 지식 간의 통합이 화두로 떠오르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정되지는 않은

없이 뒤섞이는 경우가 많다.

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그 동안의

상황이며, 통합 개념의 위상과 지향이

전문 분야의 통합은 각 분야의 주체들

지식과 발견이 분과 중심으로 진행되

체계적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 이것

이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 통합적으로

어 왔다는 반성에서 시작한다. 그 대표

을 반영하듯, 분야별 통합 논의의 경

접근하는 모습을 보인다. 때로는 전문

적인 논의가 ‘통섭(consilience)’에 관

향은 개별 요소, 방법론, 분야 확장 등

분야 간의 의견 조율을 필요로 하기

한 것이다. 이는 정점으로 나아가고 있

다양한 방식과 양상을 보이며 통합의

때문에 이를 총괄할 수 있는 대표가

는 지식의 각 분야가 인접 또는 먼 거

개념을 점차 확대하며 구체화하고 있

선임되기도 한다. 조경, 건축, 도시, 엔

리의 다른 지식 분야와 서로 협력하여

다. 마치 주연부 효과(edge effects)를

지니어링 등 주요 환경설계 전문 분야

통합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새로운

보이듯 세부 분야의 경계에서는 개별

의 업역을 중심으로 세부 분야별 기

지식과 발견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분야 스스로를 모호하고 유연하게 하

능의 조율이 중요하다. 이때는 세분된

강조한다. 기본적인 목표는 인문학과

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분야 간 실천

개별 분야의 전문 기능이 하나의 통

자연과학의 통합이며, 이는 파편화된

의 장이 창발적으로(마치 ‘Landscape

합된 지향에 의해 경계가 무너지면서

지식을 삶의 총체적 상황에 맞게 이해

Urbanism’ 처럼) 확대되고 있다.

종합되는 경향을 보인다. 개별 분야의 의미가 약화되고 중점적으로 강조되

하고 활용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는 주요 컨셉트나 방향이 통합의 지향

환경을 디자인하고 도시 경관을 조성 하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혼합의 양

통합적 환경설계(Integrated Environ-

점이 된다. 이것은 의사결정의 중요성

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 케네스 프램

mental Design)의 실천 경향

을 부각시키며, 따라서 때에 따라 피

튼(Kenneth Frampton)이 거대 도시 의 형태 자체도 건조된 경관으로 보

통합이 논의되는 주요 설계 접근 사례

이 동원되기도 한다.

아야 한다고 지적한 이후, 건축의 구

는 현재 설계 대상의 통합, 전문 분야

통합적 접근 방식 및 설계 방법론의

축적 방향성이 조경화하고 있는 모습

의 통합, 통합적 설계 실천의 방법론

측면에서는 환경설계에서 중요 주체

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으며, 이것은 ‘

등 세 가지 차원으로 나타난다. 현대

라고 할 수 있는 이용자, 관리자, 전

건축의 조경화(소위 랜드스케이프 건

환경설계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실천

문가의 파트너쉽이 중요하다. 이는 직

축)’라는 분야 간 혼합 양상으로까지

의 사례와 경향은 대상지가 가진 복잡

접적으로 설계와 소비를 연결시켜 준

나타나고 있다.

한 조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풀이하느

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민 참여

그러나 통합은 그 자체로 주체와 대상

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세 가지 관

의 다양한 방법들이 이러한 과정에서

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어휘이다.

점은 새로운 틀로서 이해되기보다는

실천되고 있으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그렇기 때문에 사용하는 양상이 아주

기초적인 시각이자 태동하고 있는 현

설계의 의도와 요구를 반영할 수 있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의 통합 실천 양상으로서 받아 들여

다는 점에서 디자인 샤렛(charrette)

“~이 통합”, “~을 통합”, “~에 통합”,

져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확장된 실

도 하나의 설계 수단으로 도입되고 있

“통합적 ~” 등이 그것이다. 환경설계

천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다. 또한, 다양한 이해 관계 주체들이

에 있어 통합에 관한 논의는 대부분의

설계 대상의 통합으로는 토지 개발

거버넌스를 형성하여 상호 협력적 계

경우 특정 요소나 소재를 중심으로 통

과 주거 단지, 랜드스케이프와 어바니

획이 실천되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설

합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을 볼

즘, 랜드스케이프와 건축, 지형과 건

계가 주로 전문가의 판단에 의존하여

수 있다. 전체를 종합하거나 관련 분

물, 사용 소재, 인프라, 조경, 건축 분

진행되었다면, 이와 같은 방법은 설계

야 모두가 협력하거나 하는 등의 총

야별 주 요소 등의 주요 생산물이 통

의 결과뿐만 아니라 설계의 과정까지

체적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현재

합된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나타나는

도 중요한 설계의 방법론이 될 수 있

나타나고 있는 각 분야별 통합의 경향

통합은 설계의 결과물 또는 시공의 결

음을 보여 준다.

은 대체로 개별 분야를 중심으로 분야

과물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구성되는

글 | 안명준

의 경계부 또는 주요 이슈가 되는 부

지에서 비교적 쉽고 흔하게 확인할 수

*이 글은 <안명준·배정한, 「통합적

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있다. 대부분 뚜렷한 물리적 결과물로

환경설계 이론 기초 연구」『한국조경

통합과 관련하여 사용되고 있는 어휘

나타나며, 개념적 접근이라 하더라도

학회지』, 2009년>를 참조한 것입니다.

들은 개별 분야 또는 개별 주체와 관

대상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있음을 알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드백과 대표자 선임 등의 부수적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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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integration)의 시대’, 통합의 전개


북서울꿈의숲 문화센터 DREAM FOREST ART CENTER 박유진 Park You Jin \ 시간건축 SEEGAN Architects

추억의 장소 드림랜드가 드림 포레스트로 환골탈태했다. 기존의 모노레일과 수영장, 눈썰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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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장 등을 걷어 내고 드림랜드가 지니고 있었던 시간의 켜와 훨씬 이전에 존재했던 시간 축에 따른 자연 환경의 켜를 환기시켜 땅과 장소의 의미를 최대한 잘 살려 냈다는 점이 무엇보다 시선을 끈다. 또한 공원을 설계한 조경가(씨토포스 최신현 대표)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건축 물들이 그 자체의 기능 외에 공원 내 가늠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나지막이 앉아 시선 축을 유도하는 건축물을 따라 공원의 절정인 전망대까지 유유 히 거닐어 보자. ⓦ 진행 | 정귀원(본지 편집장), 사진 | 진효숙(건축 사진가)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대지 위치 서울시 강북구 번동 산 28-6외 | 대지 면적 662,627㎡ | 연면적 22,283.61㎡ | 건축 면적 10,487.97㎡ | 용적률 2.28% | 건폐율 1.58% | 주요 용도 문화 시설 | 규모 공연장 (지하2층, 지상3층) / 레스토랑 (지상 1층) / 전망대 (지상3층) / 글래스 파빌리온 (지하1층, 지상1층) / 미술관 (지하1층, 지상2층) / 방문자 센터 (지하1층, 지상2층) | 구조 철근 콘크리트, 철골 구조 | 외부 마감 바닥 (목재 데크, 옥상녹화) / 벽 (징크 패널, fc패널, 유리 커튼월 외) | 내부 마감 바닥 (화강석, PVC타일, 에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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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꿈의숲 문화센터 건축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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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공연장 옥상 정원에서 바라 본 전망대와 레스토랑.

코팅 외) / 벽 (사암, 석고보드 위 페인트, MDF 마감 위 무늬목 외) / 천장 (석고보드 위 페인트, 메탈 메쉬 외)| 설계팀 | 김일영, 배관 유, 조한준, 김지영, 이철우, 최범순, 이용진, 주선영, 조성진, 권은주 | 구조 주식회사 단구조 | 설비 (주)세아엔지니어링 | 전기 은세기 술주식회사 | 건설 (주)화성산업 외 | 감리 (주) 선진 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외 | 토목 (주)삼일 씨이씨 | 건축 음향 (주)오에스 디 엔지니어링앤컨설팅 | 발주처 서울특별시 | 북서울꿈의숲 설계 최신현(씨토포스)


공연장 전망대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공연장 존 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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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공원의 중심 월광대와 월영지.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공연장 1층 평면도. 전망대

갤러리

다목적홀

소공연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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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들이 사라진 땅 위를 또 다시 채우기보다 비움으로써 끊어진 자연의 흐름을 연결하는 복원의 공간이 되길 바랐다.

출입구 무대 감독실 분장실(여)

연습실

출입구

분장실(남)

주연(남) 주연(여)


공연장 2층 평면도

소공연장 -1 (300석) 옥상마당

소공연장 -2 화물용ELEV (1.5ton)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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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연장 -2 (300석) 옥상마당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공연장 3층 평면도


공연장 입면도.

공연장 단면도. 옥상광장

옥상광장

다목적홀

홀-1 홀 복도

방풍실 주차장

화장실 전기실

사무실 기계실

정화 조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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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공연장 주단면도-1

옥상광장

소공연장 -2 옥상광장

홀 PIT

소공연장 -1

PIT 연습실 창고 홀-2

마스터 분장실 지휘자 분장실

공연장 주단면도-2

정화 조전실

옥상광장

갤러리

방재센터 복도 회의실

사무실

전망대

관장실 정화조 관리층

기계실

복도 정화조

공연장 주단면도-3


미술관 배치도.

미술관 평면도. 전시실-2 야외카페

미술관 지상 2층 평면도

출입구

전시실-1

자료실

SHOP

자료실

출입구

미술관 지상 1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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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3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옥외전시장


미술관 입단면도.

전시실-2

전시실-3

미술관 종단면도

미술관 정면도

전시실-1

SHOP

연구실

화장실

정화조 기계실

수장고

미술관 횡단면도

미술관 배면도

글래스 파빌리온.

카페테리아 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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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관리실

기계실

글래스 파빌리온 지상 1층 평면도

글래스 파빌리온 입면도


집담회

드림 포레스트, 드림랜드를 품다

박유진 \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와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AA School Graduate Design에서 수학했다.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을 거쳐 현재 ㈜건축사 사무소 시간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인하대학교 건축과 겸임교수로 학생들 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용인시 문화복지 행정타운과 용인 여성회관으로 경 기도 건축문화상을, 유니버시아드 레포츠센터로 대구광역시 건축상을 수상한 경 력이 있다.

이주연 \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건축 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 로서, 공간지 편집 주간을 거쳐 현재 공간그룹의 연구 본부 이사로 있으며, 공간 지 편집 자문역을 맡아 건축 저널과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 한옥위원회 위 원. 북촌문화포럼 사무국장, (사)한국건축가협회 친환경분과 부위원장. (사)한국 근대건축보존회(도코모모코리아)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건축 전문성의 사회적 외연을 넓혀나가는 한편, 대학에서는 건축론, 건축과 사회 등 건축의 공공성과 사 회성을 주제로 인문학적 건축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로 건축학 석사 및 박사(Ph.D.)를 받았다. 미 하와이대학교에서 조교수 및 부교 수(종신교수)를 거쳐 현재 인하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건축디자 인 및 이론을 가르치고 있으며, Design Research and Innovation Lab(D-Lab)을 운용하면서 동경대학교 Shuhei Endo 교수, 하버드대 Thomas Schroepfer 교수, 건축가 Mark Mack, Eric Owen Moss 등과 일련의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 을 실험 중이다.

안명준 \ 고교시절 교정을 걸으며 느낀 아름다운 가을 아침 풍경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조경 을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동대학원 생태조경학과 석사/동대학원 협동과 정 조경학 박사 수료) 조경 미학 연구실과 통합설계/미학 연구실을 거쳐 현재는 ( 주)장원조경 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현대 경관을 매체로 보고 연구하며, 경관의 매 체화가 '경관 도시 통합설계(Landscape Urbanism)'와 같은 조경, 건축, 도시, 토목 등의 통합설계(Integrated Design)를 본격화하고 있음을 연구 중이다. 저서로 『현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박진호 \ 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거쳐 UCLA 건축대학에서 건축디자인 및 이론 전공으

다운 농장 만들기 - 조경으로 일구는 아름다운 풍경 목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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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경관을 보는 열두 가지 시선(공저)』, 『봄, 디자인 경쟁 시대의 조경(공저)』, 『아름


오픈 스튜디오 글래스 파빌리온 미술관

방문자 센터

공연장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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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전망대

전체 배치 개념도. 시선축 스케치.

공연장 존 초기 스케치.

초기 스케치.

공연장 존 동선 개념도.

공연장 내부 컨셉트.

미술관 개념 스케치.


비움 — 오픈 필드(Open Field)

복이라는 것이 공원 한가운데를 비우고 관조하는 것 을 의미하지는 않을 텐데요, 오히려 자연과 함께 호흡 할 거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백으로 남긴 중

금 봤습니다. 국제 공모전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라서

심 공간의 넓은 공터가 그냥 비어있음의 ‘미학’으로만

쉽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남지 않고, 이용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에 따라 여러 에

박유진 : 국제 공모전이긴 했지만 긴장하지 않고 시작

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장소로 해

했습니다. 먼저 조경 쪽에서 함께 해 보자고 한 거고,

석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또 공원 프로젝트여서 그만큼 조경에서 해야 할 일이

박유진 : 우선 이 공원은 촘촘한 고밀도의 도시 블록에

많았기 때문에 한편으론 부담감이 덜했지요.  

싸여 있습니다. 이 일대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여

박진호 : 전체적으로 조경 계획이 주 디자인이 되고

유 공간인 셈이죠. 또한 이 장소는 변화하는 도시 구조

건축이 보조적인 작업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처음에는

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 혹은 진화해 갈 것

건축의 역할이 작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직접

이라고 예상했어요. 게다가 문화 시설과 랜드마크 등

와서 보니 공원도 공원이지만 건축물도 큰 부분을 차

을 곳곳에 배치하여 기존의 서울시에서는 볼 수 없었

지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건축가와

던 문화공원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긴 했지만, 그와 함

조경가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했을 듯합니다.

께 비움을 통해 사방을 둘러싼 산악 경관을 차경하겠

박유진 : 조경은 (주)씨토포스 디자인에서 맡았습니

다는 의도가 다분했지요.

다. 씨토포스의 최신현 대표는 조형을 중요하게 생각 하는 분이에요. 건축물들은 공원 내 거대한 조형물일 수 있다는 입장에서 그 분과 함께 이야기하며 작업해

문화 공원 혹은 근린 공원

나간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박진호 : 제 기억으로는 국제 공모전 제출 작품의 주 제가 아마 ‘오픈 필드(open field)’였지요?

박진호 : 방금 문화 공원이란 말을 쓰셨는데요, 공원

박유진 : 네. 시설들이 사라진 땅 위를 또 다시 채우기

자체만 보면 문화 공원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조금 거

보다, 비움으로써 끊어진 자연의 흐름을 연결하는 복

닐다 보면 오히려 주변 도시 조직과 공원이 서로 자

원의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공원의 중심 공간을 여

연스럽게 얽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변을

백으로 남겨 놓고, 그 주변에 건축물과 동선 체계를 수

산책하다 보면 도시의 골목길에서 공원으로 접근하는

립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게 사방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래서 제

이주연 : 자연의 흐름을 복원한다는 것은 기존의 질서

겐 주변 동네 사람들이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접근할

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하지만 자연의 회

수 있는 근린 공원의 개념으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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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 이 자리에 오기 전에 미리 공모전 안들을 조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하고 일상 안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가져야


박유진 : 모노레일과 수영장, 눈썰매장 등 피상적인 요

사회에 개방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지역민이 사용

소들을 걷어내고, 본래 모습을 ‘지형의 재활용’이라는

하기에 용이한 공간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접근법을 통해 재조직한 후 문화 공원으로 탈바꿈한 다는 대안에서 출발했어요. 그런데, 보시면 공원의 전 체 부지는 관통하는 도로에 의해 둘로 나눠집니다. 현

선택과 집중에 의한 시설 배치

재는 1단계만 완성한 상태고요. 기존의 공간 구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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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주변의 도시 구조와 단절되어 마치 도시 속의 섬처럼 존재했어요. 그러한 공원의 경계를 열고 확장하는 것

이주연 : 앞서 비움과 복원이라는 디자인 개념을 말씀

이 계획 목표 중의 하나였습니다. 도로로 인해 단절되

하긴 하셨습니다만, 저는 구체적인 배치 구도를 어떤

었던 두 개의 공간을 생태적으로 연결하고, 공원의 경

생각으로 잡으셨는지가 궁금한데요, 설계 경기 과정

계부와 도시 구조를 잇는 작업이 이루어졌죠. 도시의

에서 공간 프로그램을 비롯한 일종의 지침이 있어서

엣지와 공원의 영역들을 중첩시켜 공원의 일부를 형

거기에 맞추신 건가요?

성한 거예요. 공원 전면에도 진입 광장이란 게 없어요.

박유진 : 시설물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없었어요.

공원으로 이어지는 동네 골목의 개념을 그대로 반영

이주연 : 공원 내 시설물들의 기능이나 규모에 대해

했기 때문이죠. 말씀하셨듯이 주택가에서 쉽게 드나

서도요?

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근린 공원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

박유진 : 네. 다만 공사비에 대한 것은 있었죠.

을 거예요. 인근 주민들은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작은

이주연 : 제가 보기에 공원 안에 조성된 여러 가지 다양

길들을 통해 쉽게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고요. 어떻게

한 시설들은, 전반적인 배치 구도가 지형에 따라 적절

보면 주민들은 공원 중심의 큰 마당을 비롯하여 중간

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 양상이

마당, 작은 마당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죠.

지나치게 무난한 나머지 실제보다 성격이 약하게 드러

박진호 : 공원 입구의 방문자 센터에는 현재 서울시

나 보여요. 이 장소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드러내기 위

홍보 전시가 열리고 있던데요, 원래는 어떤 용도로 계

해 강약의 대비가 큰 배치 기법을 썼더라면 더 좋았지

획했나요?

않았을까 싶은데요. 물론 전망대를 중심으로 한 공연

박유진: 지역 주민 센터와 공원 인포메이션 센터의 기

장 구역이 강하게 와 닿고, 우리가 지금 대화를 나누고

능으로 계획했어요. 만남의 장소, 휴식의 공간이기도

있는 글래스 파빌리온은 보다 약한 느낌을 드러내고

했고요. 또 붉은색의 멀티 박스는 영상 시청각 공간이

있긴 합니다만, 장소적 특성이 좀 더 특별하게 강조된

었어요. 지금은 용도가 많이 달라진 거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예컨대 공연 중심이라

박진호 : 공원 이용객과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아

든가, 여러 가지 퍼포먼스, 놀이 중심이라든가 하는 특

쉬운 부분입니다. 공원의 초입부고, 주변 지역과 어우

성이 이 공원 안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 건지요?  

러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방문자 센터로서 좀 더 지역

박유진 : 비움이란 주제에 따라 가능하면 구조물은 드


경사지 위에 구조물을 앉히는 대신 자연을 많이 접할

이 아니라 비울 곳은 시원하게 비우고 채울 곳은 좀 더

수 있는 장치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질문하신

확실하게 채워야겠다, 다시 말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

것처럼 장소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 집중화된 부분

할 거라고 봤어요. 사실 이 땅을 처음 봤을 때 눈에 가

이 있다면 공연장과 전망대가 아닐까 합니다.

장 먼저 들어온 부분이, 공연장이 위치한 눈썰매장의

이주연 : 그런데 전체 배치로 보자면, 시설이 더 집중되

슬로프였어요. 조경하시는 분들은 그걸 평평하게 단

어 있는 공연장 쪽에 무게 중심을 두신 것 같습니다. 접

으로 만들어 정원을 계획하시더라고요. 저는 건축하

근성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공연장 쪽의 시설들을 방문

는 입장에서 그 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쓰고 싶었어요.

자 센터가 있는 쪽으로 배치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러나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무조건 가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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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의 경계점에 위치된 덕에 다이내믹한 조형과 실내에서 아름다운 풍광이 연출되는 미술관.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41

글래스 파빌리온에 앉으면 하늘하고 맞닿는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박유진 : 방문자 센터와 주차장이 있는 쪽은 경전철이

현재는 특정한 목적으로 공연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들어올 계획이고, 도로도 넓은데다 사람들도 훨씬 많

은 부지를 관통하는 도로를 통해 바로 진입할 수 있도

이 다녀요. 그래서 공원의 주출입구가 되리라 예상은

록 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공원을 자연스럽게 통

했습니다. 그럼에도 오픈 스튜디오, 공연장 등을 현재

과해서 시설물에 이를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의 위치에 둔 것은, 전체 사업 부지를 보면 사실 그 자

이주연 : 공원의 기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롬나드

리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에요. 2단계 개발이 완성된

(promenade), 즉 산책로를 통해 공간을 즐기면서 클라

다면 공원의 중심지이자 또 하나의 주진입로가 되지

이맥스(climax)에 이르게 하는 시퀀스가 있는 거군요.

않을까 해요.

박유진 : 네. 시선 축에 따른 시퀀스가 바로 그것이죠.


선 축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시선의 축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조망, 예를 들자면 건물 내부 에 만들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느끼는 조망, 야

박진호 : 도면에서 나름대로 축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

외 공원에서 어떤 이동을 유도하는 통로에 의한 조망

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축이란 세 가지로 나눠볼

등이 시선 축의 주요 쟁점이 될 것 같아요. 아무튼 이

수 있겠지요. 하나는 건물 자체의 축이고, 또 하나는

번 현장 방문과 설명을 통해 의도하시는 이용객들의

전체 공원에서 건축물을 계획하기 위한 축이고, 나머

움직임을 고려한 건물 배치, 지형에 따라 오르고 내리

지 하나는 이용객이 공원 안을 이동하면서 느끼는 시

는 오픈 스페이스에 대한 느낌, 건물이 가지는 시선의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Hidden Axis, 시선의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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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스튜디오. 전후면을 관통시킨 오픈 스튜디오. 왼편으로 공연장의 갤러리와 이어진다.


방향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부에서 외부로 향한 시선

박유진 : 배치도를 보면 건물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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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있는 것이 보일 겁니다. 그런데 그것은 도면상의 축일 가능성이 많아요. 그래서 건물의 위치를 잡을 때 레벨

박진호 : 그렇다면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향한 시선 축

을 좀 따져 봤어요. 어느 정도의 레벨에서 그 지점이

에 대해서는 의도한 바가 없는지요? 내부에서의 다양

잘 보이고 어느 레벨에서 감춰지는지를 분석해서 이

한 시선을 가지는 것이 이 작품에서 의도한 주요한 쟁

용객의 시선을 끌고 가는 축을 잡은 거예요. 그 축을

점 중의 하나 같은데요.

따라 공원 입구에서 화장실 쪽으로, 화장실에서 미술

박유진 : 일례로 공연장에는 수직, 수평을 동시에 잇는

관 쪽으로, 또 미술관에서 다목적 갤러리(오픈 스튜디

긴 통로가 나 있습니다. 초기 계획안에서는 에스컬레

오) 쪽으로 시선이 옮겨집니다. 원래 화장실 위치에는

이터와 계단을 따라 외부 조경이 유리면을 통해 실내

조형물을 두려고 했지요. 참, 화장실 이야기가 나와서

로 꽉 차게 유입되는 이미지를 볼 수 있을 거예요. 굉

말인데, 화장실 전면의 투명 유리에 어느새 필름지를

장히 밝은 느낌이지요.

붙여 놓았더군요(웃음).

박진호 : 그게 사실은 키(key) 이슈가 아닐까요? ‘조경

이주연 : 결국 각각의 건축물들은 전시, 공연 등등 그

이 건축이 되고 건축이 조경이 된다’는…. 건물을 둘

자체가 지니고 있는 기능이 있지만, 시민에게 열려 있

러보면서 사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건물

는 공원이라는 장소성에 따라서 파생되는 역할이 따

과 건물 사이에 어떤 사이 공간이 활성화되지는 않은

로 생겨나는 셈이군요.

것 같습니다. 이를 테면 사이 공간을 이용한 중정이나

박유진 : 그렇습니다. 건축물이 만드는 시선의 축은 반

홀 같은 것이 충분하게 있었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이

드시 동선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지만, 어느 순간 한 곳

렇게 되면 공원과 건축물의 중첩을 통한 건물 안팎의

에 고정되어 동선을 원활하게 이끌기도 합니다. 때론

시선 축들을 좀 더 생동감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

건물 자체의 강제적 형태가 이용객의 동선을 적극적

까 싶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로 다목적 홀과 공연장 사

으로 유도하기도 하죠. 특히 이 공원에서 건축물은 영

이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은 그저 비어있는 중정

역의 경계에 위치해 배경을 전환시키는 역할을 합니

정도로 느껴지는데, 아마 시공이 건축가의 의도대로

다. 예를 들어 미술관과 글래스 파빌리온은 전체 영역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 중간 지점과 정점에 위치해 이용자에게 예상치 못

박유진 : 홀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연장이나 다

한 풍광을 보여 줍니다. 또 다양한 지형의 굴곡으로 규

목적 홀이 각각 300석의 크지 않은 규모여서 특별히

모 파악이 쉽지 않은 경사형 공원의 경우, 각 건축물의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봤습니다. 대신 통로와 나란히 올

위치 확인을 통해서 공원의 깊이와 길이 등을 파악할

라오는 외부의 길에서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정도의

수 있겠고요. 이러한 가늠자의 기능 또한 이 공원의 건

개방된 느낌을 가진 공연장을 구상한 거죠. 공연장 내

축물이 가지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부의 톱 라이트(top light)도 그러한 개방성을 의식한


것이었어요. 사실 톱 라이트를 통해 외부 조경을 볼 수 있길 원했 지요. 실제로는 레벨 차이가 많이 나서 구현되지 못 했지만요. 그나마 톱 라이트를 둘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다행이 라고 생각해요. 박진호 : 그러고 보니 공사 과정 중에 파묻혀 버린 요 소들도 많을 것 같아요. 박유진 : 많죠. 의도를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시공이 끝난 경우도 있었고…. 공사 기간을 충분히 잡고 설계 자와 의견을 나눴다면 놓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 데 아쉽지요. 박진호 : 제일 아쉬운 것은 건축가가 원래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공원의 건축물들이 다소 두드러져 보 인다는 겁니다. 계획안에는 건축물들이 땅 속에 좀 더

‘글래스 파빌리온’은 초승달형 정지작업으로 지중형 시설로

렵고 습기가 많아지기 때문에 아마도 이견들이 분분

계획되어 아늑함이 있는 외부 공간을 가질 수 있다

했을 거예요. 그래서 레벨이 조금 높아진 건 아닐까 싶고요. 박유진 : 터파기 공사 중에 암반이 지표면 가까이 있 다는 걸 알았어요. 그걸 깨는 것도 힘든 일이었어요. 사실은 더 많은 등고선들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지나 갔어야 하는 건데…. 그래서 다양한 옥외 조경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긴 통 로를 따라 수시로 변하는 대지 단면을 통해 건물의 깊 이도 느껴지고, 또 밝고 어두움이 순차적으로 반복되 어야 했던 거죠.

위에서 내려다 본 공연장과 전망대(사진 : 시간건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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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건대, 너무 지중화되면 자연 채광과 환기가 어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깊이 박혀서 땅과 함께 어우러지는 형상이었거든요.


땅의 복원 박진호 : 공연장 입구에서 전망대에 이르는 부분은 기 존의 눈썰매장으로 쓰인 경사지의 형태를 살린 건가 이주연: ‘지형의 재활용’이란 측면에서 묻겠습니다.

요?

이 땅에는 기존 질서, 그러니까 이전의 드림랜드가 지

박유진 : 네.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테라스 형식의 인

니고 있었던 시간의 켜도 있을 거고, 또 그보다 훨씬

공 지형을 만든 거죠. 대지 조건에 맞는 형태와 프로

이전에 존재했던 시간 축에 따른 자연 환경의 켜도 있

그램을 적용하여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누적된 지형을

을 거란 말이죠. 새로운 디자인 작업을 하시면서 그러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한 시간의 켜를 얼마만큼 의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주연 : 저 또한 그런 인공 지형이나, 길을 연상시키

박유진 : 조경 쪽은 끊어진 자연의 흐름을 연결한다는

는 실내 계단실 등에서 건축가가 시간의 켜를 어떻게

복원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뭔가 시설물

담아내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을 채우기보다는 비우는 방법을 선택한 거고요. 표고

박유진 : 몇 차례 변신이 시도되었지만 결국은 흉물

가 최대 100여 미터까지 차이가 나는 외부 지형을 적

스러운 모습으로 폐쇄되어 방치되던 곳이에요. 그러

극적으로 수용하여 굴곡면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어

나 좋든 나쁘든 지역민과 서울 시민들에게 드림랜드

요. 건물의 터를 잡는 데 동일한 조건을 가질 수 없다

란 이름으로 추억되는 곳이기도 하지요.

는 어려움도 있지만, 반대로 건축물의 독특한 개성을

박진호 : 택시를 타고 북서울숲을 가자고 그랬더니 기

보여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사분이 대뜸 아, 드림랜드요, 하시더라고요(웃음).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이주연 : 대화 서두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드린 것 같 은데, 그것을 회복으로 봐도 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드림랜드라는 놀이시설, 그것이 좋은 의미이든 아니 든 그런 기능으로 이용된 시간에 대한 회복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요? 박유진 : 좋지 않은 기억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은

박진호 :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전망대의 위치

돌이켜 봐야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마도 아슬아슬

를 산의 정상과 어긋나게 두었다는 겁니다.

한 느낌의 전망대에서 그러한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

박유진 : 어떤 특별한 형태를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

볼 수 있을 거예요.

니고, 다만 산의 정상보다 높으면서도 크게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박진호 : 그렇게 해서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전

드림랜드라는 장소의 기억 45

또 하나의 정상, 전망대

망대를 만드신 건데요, 매우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멀리서 볼 때 건물처럼 보이지만 결코 과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46 (위) 진입 광장에서 본 공연장 존. (아래) 1층 다목적홀. 유리 커튼월을 통해 주변 환경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47

(위) 공연장 측면 전경. 레벨마다 출입구를 두어 진입을 용이하게 했다. (아래) 콘서트 홀 내부. 무대 쪽의 톱라이트가 이채롭다.


하게 드러나지 않아요.

이루어졌고요.

남산 타워 전망대처럼 봉우리 위에 올린 것이 아니라

박진호 :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조적으로는 과감한데

또 다른 봉우리를 만든 거지요. 예측컨대, 굉장히 많은

상대적으로 내부 공간은 텅 빈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말도 많았을 것 같고요.

기자기한 공간으로 계획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어요.

박유진 : 말 많았죠. 독특한 전망대 계획을 환영하는

영화 007에 나올 만한 하이테크한 분위기가 연출되었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

을 수도 있었을 테고요.

았거든요. 하지만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

박유진 : 인정합니다. 건축적으로 재밌게 계획될 수

요. 끈질긴 설득 과정을 통해 밀어 붙인 결과라고 보

도 있었겠지만 설계 변경을 할 시간적인 여유가 사실

시면 됩니다.    

은 없었습니다.

박진호 : 저는 건축가가 투사일 필요는 없지만 자신 의 아이디어와 신념에는 과감해야 하고 결단력이 있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곳의 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시작된 경사지 계획

망대가 아이리스(KBS 드라마)의 배경이 될 수 없었 박진호 : 아무튼 경사지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셨을

도와 꼭 일치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죠. 사람들이 찾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작품 이전에 경사지를 다룬 적

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은 건축가의 노력이 아

이 있습니까?

니고선 결코 성취하기 어려운 일일 거예요.

박유진 : 이전에 근무했던 공간에서 제주 4.3 평화공

박유진 : 어떻게 보면 모험이었던 것 같아요. 50m 길

원을 했었습니다. 그 작품의 땅이 상당한 경사지였어

이의 구조물을 30도 각도로 세우는데 지중에 박는 구

요. 풍경에 대한 고려, 경사지에 건물을 앉히는 방법,

조물이 엄청났거든요. 이 전망대가 공원의 특성을 만

또 뷰어(viewer)의 타깃(target)을 잡는 방법 등등에

들어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꼭 실현시키

관해, 꼭 정답을 얻은 건 아니지만 고민을 많이 했지

고 싶었지요.  

요. 그래서 북서울숲을 할 때는 무척 자연스럽게 경사

박진호 : 한편으로 구조물의 형상이 러시아 구조주

지 계획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의 건축가들, 특히 로첸코(Rodchenko)나 라도프스키

박진호 : 우리 국토의 70%가 산입니다. 경사지 길이

(Radovsky)등의 스케치에서 볼 수 있는, 다소 급진적

나 경사지 건축물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게 당연한데 상

인 형상을 취하고 있어요. 이들이 실제 지어진 이 구조

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

물을 본다면 상당히 부러워했을 것 같은데요?(웃음)

이 드네요. 최근에는 경사지를 활용한 구릉지 주거 재

박유진 : 그런가요? 사실 구조 파트에서 많이들 우려

정비 모델이라든가, 경사지를 적극 활용한 테라스 주

했지요. 그래서 풍동실험 등 여러 각도에서의 검토가

택 등의 사례를 볼 수 있었는데요, 북서울숲의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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떤 영감을 받았기 때문일 거예요. 물론 건축가의 의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겠지요(웃음). 예술 감독이 그 장소를 선택할 때는 어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49

전망대로 오르기 위한 엘리베이터와 계단. 계단의 중간마다 조형물을 설치하여 지루함을 피했다.


부분에도 경사지를 이용한 재미있는 공간들이 여기저

낌을 주려고 했던 거고요. 다시 말하지만, 조형에서도

기서 발견됩니다.

선택과 집중, 뭐 이런 게 아닐까 합니다. 공원 전체는

박유진 : 초기 계획에서 실현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요.

이러한 시설물을 통해 긴장과 이완의 반복을 느낄 수

살리려고 했던 길도 절반 정도만 건졌고요. 처음 계획

있을 테고요.

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우선 건축물과 지붕선을 주

이주연 : 전체적으로는 자연이 건축 안에, 건축이 자

변 지형과 높이 차이가 거의 없이 불규칙하게 흐르게

연 안에 서로 녹아 들어간 것처럼 보이게 의도하신 건

해서 지형이 접하는 면과 선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

가요? 건물을 자연에 묻히도록 한 것은, 지형적인 특

어요. 땅과 건물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지요. 그

성 안에서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런 접근 논리인 것 같

렇게 하면 방문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더 많이 접할 거

기도 해요.

라고 생각했죠. 또 건물 안팎에 수시로 통로를 배치해

박유진 : 네. 그렇게 하길 원했습니다. 문화센터 입구

서 이용객들이 마치 거주지 주변 언덕을 가볍게 산책

는 입구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조형적인 제스처

하듯이 이동할 수 있도록 했어요.

를 쓴 것뿐이고요. 나머지 경사 부분은 자연스럽게 땅 위에 바위가 솟아오른 것처럼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 했어요.   

땅 위에 솟아오른 바위 같은 건축  

이주연 : 그 말씀을 들으니 생각나는 게 있는데, 좀 다

이주연 : 이 같은 공원 안에 건물을 앉힌다는 것은 건

원 같은 것을 조성해서 특별한 상징적, 조형적 개념을

축가에겐 대단한 행복이지요. 이 작업을 하시면서 ‘표

부여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물론 그런 물리적인 장치

정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가 과하면 시각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여느

어쩌면 건축가의 조형에 대한 의지와 연결될 수 있는

공원에서 취하고 있는, 자연 환경과 건축물이 조형물

질문이겠는데요, 독특한 기능을 지닌 몇몇 시설들이

과 함께 어우러지는 배치 구조를 고려해 보지는 않았

보여주고 있는 조형적 성격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는지 궁금합니다.

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유진 : 그것에 대해서 조경 쪽과 깊이 이야기하진 않

박유진 : 공연장과 전망대를 제외한 부분들은 시각적

았어요. 최신현 대표가 워낙 조형에 관심이 많기도 했

인 축을 의식해서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려고 했습니

고, 저는 조형물 설치를 별도로 계획하는 데 크게 공

다. 다만 공연장의 입구 부분의 조형과 전망 타워의

감하지 못했고요. 다만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참에

조형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건축적으로 임팩트가 있

는 조형물들을 설치했는데,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어야 된다고 봤거든요. 물론 그 중간 부분은, 앞서도

없는 공간에 단을 만들어 조형물의 전시 좌대로 쓰겠

말했듯이, 조형이라기보다 지형과 구분되지 않는 느

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있었던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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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 계획은 별도로 없었는지요? 이를 테면 조각공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공원 안에 조각 작품 같은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51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건물이었으면 어땠을까를 상상해 봤습니다. 박유진 : 네. 건물 매스가 크고 무겁게 느껴지긴 합니

다소 도드라진 미술관

다. 사실 잔디밭 쪽의 전면을 유리로 마감하는 데도 주변에서 말이 많았어요. 전시장에 웬 유리냐는 거죠. 결국 내부에 여닫이 패널로 전시 벽을 따로 만들 수

박진호 : 땅에 순응하는 건축물을 고려하셨다는 견지

밖에 없었어요.

에서 보면, 미술관이 다소 도드라진다는 아쉬움이 있

박진호 : 유리로 처리를 하여 조경이 건물 안으로 유

습니다. 투명한 입면 구성으로 있는 듯 없는 듯한 그런

입되는 개념, 자연과 자연스럽게 동화된 미술관을 구


상해 볼만도 할 텐데 아쉬웠어요. 필립 존슨의 글래

박유진 : 미리 모형을 만들어서 스케일감이 어떤지를

스 하우스를 보면 화장실 부분만 벽돌로 마감하고 나

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지어졌을 때는 느낌이

머지는 투명하게 열어 두었잖아요? 주변 전망이 상당

좀 달랐지요. 기존의 대지가 워낙 심한 레벨 차이를 보

히 좋거든요.

여서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주연 : 그러면 미술관 건물을 땅에 파묻는 형태라든 지, 좀 더 낮춰보는 것에 대한 생각은 없었나요? 지상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전망대. 50m 길이의 구조물을 30도 각도로 세워 다소 급진적인 형태를 만들었다.

사도 충분히 있었을 것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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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어느 정도 지하로 낮추기 가능한 규모이고, 경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53

전망대에서 바라 본 공연장 부분. 왼편의 반달 모양 건축이 레스토랑이다.

건축과 조경의 협업, 그 경계에서

만 여쭙겠습니다. 중앙 연못에 전통 정자가 있는데요, 건축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박유진 : 상당히 어려운 질문입니다.(웃음) 아시겠지

안명준 : 초기 계획안을 봤는데, 조경 설계와 관련하여

만, 전적으로 조경 설계자가 맡아서 한 부분이지요. 정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오늘 이야기의 초점이 건축에

자와 폭포(월광 폭포)와 폭포 위의 노송, 이 세 가지를

맞춰져 있고, 또 조경 설계자가 동석하지 않았기 때문

묶어서 조화시키고, 미술관을 그 뒤의 배경으로 두었

에 선뜻 질문을 드리기가 어렵긴 합니다만, 그래도 함

다는 것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께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그 중 몇 가지

안명준 : 공원을 보면 항상 신경 쓰이는 것이 ‘의미의


과잉’입니다. 이 공원에도 애월정, 칠폭지, 월광지 등

박유진 : 이런 경우가 있었죠. 글래스 파빌리온을 계

등 의미 부여된 조경적 요소들이 많이 있던데, 그런 ‘

획할 때였어요. 보셨다시피 글래스 파빌리온은 초승

의미’들을 두고 어떤 소통이 이루어졌는지….

달형 정지 작업을 하여 지중형 시설로 계획된, 그래서

박유진 : 조경 쪽에서 그런 의미들을 상당히 잘 만드

아늑한 외부 공간을 전면에 가진 휴게 공간입니다. 계

는 것 같았습니다.

획 당시 조경하시는 분과 건물 없이 비워 있는 상태면

이주연 : 이 공원 프로젝트는 건축과 조경의 실질적

좋겠는데, 그러나 뭔가 시설은 있어야 되겠고, 그러면

인 협동에 의한 만남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파는 게 좋지 않을까, 서로 이야기하면서 합의

최근 건축의 지형을 일어내는 개념으로서 자주 언급

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앉아서 봤을 때 건물이 없는

되고 있는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라는 관점으로 바

것처럼 만들어 보자, 먼저 제안을 하셨어요. 그런데 하

라본다면 그런 개념을 이 공원에서는 어떻게 이해할

늘하고 맞닿는 지평선의 느낌이 저도 괜찮았기 때문

수 있을는지요?

에 흔쾌히 동의를 한 겁니다.  

박유진 : 크게 의식한 것은 없습니다. 건축가가 주변 환경을 다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안명준 : 저는 이 프로젝트가 건축적 랜드스케이프의

협업에서 통합설계로

견지에서 논의될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이주연 : 안명준 선생은 앞서 말씀에서 건축과 조경이

얼마나 종합된 작업(긴밀한 협업, 또는 종합적 견지)

별개로 작업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어떤 점

을 진행했는지 궁금합니다. 두 분야의 공통 이슈가 무

에서 그렇다고 보시는 건지요?

엇이었는지, 이슈에 대한 서로의 관점은 어떠했는지,

안명준 : 구체적으로 조경하고 건축물이 딱 맞물리는

충돌되는 지점은 어디였는지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것 같진 않아요. 이를 테면 시선의 축을 두었다고 하

박유진 : 서로의 아이디어는 충돌이 일어날 수 있겠죠.

셨는데, 그 시점들에 따라 조경도 맞춰 들어가야 하지

그런데 그 의도가 각자의 컨셉트에 크게 어긋나지 않

만 그건 아닌 것 같거든요. 두 분야가 긴밀하게 호흡

으면 수용하는 방법, 그게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이라

한 건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마스터플랜 상에서 공

고 봤습니다. 예를 들면 건축물의 위치를 잡을 때, 난

간과 주요 동선의 계획은, 물론 기본적으로 합의되는

여기에 건물을 이렇게 배치하려고 한다, 하지만 비움

부분이겠고요.  

이라는 조경적 컨셉트를 건드리지 않고 잘 살리겠다,

이주연 :두 분야의 전문성이 공유되면서 발현되는 디

뭐 이런 식으로 함께 이야기를 한 거죠.

자인의 측면에서는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아니라는

안명준 : 제게는 공원이 각자 개별 컨셉트를 중심에 두

이야기인가요? 그렇다면 건축과 조경의 통합설계라

고 조율하면서 작업이 진행된 것처럼 보입니다.                                                                                  

는 것은 어떤 경우를 두고 말씀하시는 것인지, 아주

54

니다. 그보다는 통합설계의 관점에서 건축과 조경이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건축과 조경이 별개로 진행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55

일반적인 견해라고 하더라도 지금 말씀하신 통합설

치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린공원의 성격

계의 방법 혹은 이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궁금합

을 가진다면 더욱 필요할 듯싶은데요.

니다.

이주연 : 비단 공원뿐만 아니라 우리가 늘 접하는 일

안명준 : 한 가지 예를 말씀 드리면, 광장을 디자인할

상생활 환경 자체가 관조의 대상에서 벗어나 함께 할

때 아시다시피 물리적으로는 비우지만 프로그램 상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으로는 굉장히 많이 채운다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쇼

생각합니다.

우부르흐광장(Schouwburgplein, 로테르담)의 경우

안명준 : 아까 의미의 과잉이 문제가 된다고 말한 것

가 대표적인데요, 광장의 바닥과 조명 부분에 그 채

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7개의 폭포와 낙수를 감상

움을 밤낮으로 지원하는 시설들이 감추어져 있죠. 그

할 수 있는 가로 휴게 공간’이라는 칠폭지의 경우, 그

런 면에서 이곳의 단위 경관(Landscape Unit) 속에

의미가 강조되다 보니까 참여 또는 소통 프로그램을

도 프로그램은 매우 치밀하게 채워져 있어야 한다고

부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경

봅니다. 그리고 그 채우는 과정 속에서 건축과 조경이

관을 여전히 감상의 대상으로 먼저 보려는 시각 때문

서로 맞물려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겨울이라 그런

일 겁니다.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경관과 건물이 맞물리는 느낌

이주연 : 그럴 수도 있겠죠. 관조의 의미가 있으니까

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보입니다.

요. 아마도 앞서 박유진 소장께서 설명해 주신 이 공

이런 입장에서 최근에는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원의 2단계 개발에서 공동의 참여 프로그램들이 좀

(landscape urbanism) 같은 보다 분야 통합적인 논의

더 강화가 되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공원이 되

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축과 조경이 맞물려 프

지 않을까요?

로그램들이 꽉 짜이고, 그것을 지원하는 시설들이 공 간에 물리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곳에서 의도 한 비움도 그저 텅 빈 공간은 아닐 텐데, 그런 측면

그래도 많이 다르지 않았던 태도

에서 세세한 프로그램은 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 이 듭니다. 그렇다고 이곳에 건축물과 산지경관, 수경관으로 풍

박진호 : 저는 의견이 좀 다른데요, 당연히 건축가와

경을 가득 채웠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조경가는 이용자의 여러 활동들을 예측하면서 공간

요즘 제3의 자연, 문화적 자연이란 말을 많이 하지 않

을 계획했을 거라고 봅니다. 문제는 실현의 과정에서

습니까? 좋은 기회 요소가 있음에도, 풍경을 감상의

반영이 잘 되지 않은 결과가 아닐까, 싶은 거지요. 하

견지에서만 접근하는 것으로 다가옵니다. 조경과 건

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흔히 접하기 어려운 조

축의 협업도 그런 측면에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

경과 건축물의 조응이 나름대로 잘 되어 있다고 생

싶고요. 특히 물과 더불어 즐기고 학습할 수 있는 장

각합니다. 좀 전에 미술관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는


데 건물 밑으로 시내가 흘러가더라고요. 이처럼 공원

을 하지만 조경가는 이 나무가 좀 컸으면 좋겠다고 생

의 다른 부분에서는 볼 수 없는 건물 주변의 요소들은

각할 거예요.(웃음) 근본적인 생각은 많이 다르지 않

건축가와 조경가의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을 겁니다.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걸 만족할 수 는 없겠지만, 고집 있는 건축가와 조경가의 고민을 엿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해요.

다시, 통합설계를 위해서

저는 반대로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대개의 건 안명준 : 저는 이와 같은 프로젝트야말로 매우 중요한

싶어 하지요. 그 사이의 중첩되는 부분에서 건축적인

통합설계 작업이라고 봅니다. 지금 보실 때 혹시 아쉬

제스처가 뭐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까 언급된 지형

운 점이라고 그럴까,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을 살리는 것 외에 말이죠.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조경가와 건축가가 저녁 식사

박유진 : 어떻게 보면 타협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나 술자리를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얼마나 하셨을 지

앞서 언급했듯이 미술관은 지금 생각해 봐도 매스가

도 궁금한데요?(웃음)

광장에 비해서 너무 큰 것 같아요. 실수를 한 것은 아

박유진 :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그

닌가 싶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 보입니다. 그런데, 조경

러기 위해서는 솔직한 대화가 필수에요. 그 외에 특별

하고 상관이 없다면 오히려 미술관을 눈에 띄게 만들

한 방법은 없지 않을까요? 많은 대화를 통해 한 방향

었을 거란 말이죠. 하지만 저 자리에서 저 건물은 묻

의 개념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할 겁니다.

혀야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지금도 더 작았어야 한

이주연 : 저는 건축과 조경의 통합도 중요하지만 사회

다, 라는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지요.

적 통합이라고 하는 측면에 더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안명준 : 같은 맥락에서 조경에서는 건물을 잘 가려 경

싶습니다. 전문 영역 간의 통합을 뛰어 넘어 지역 주민

관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무로 잘 가려야 건물

들의 커뮤니티와 행정력과 전문성들이 서로 잘 융합

이 산다는 거죠, 그런 것이 통합설계의 아주 작은 시

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통합, 이는 곧 우리가 공통

작인 것 같습니다. 만약 미술관에 대해 그런 입장이었

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건축 환경 혹은 도시 환경에

다면 메타세쿼이아나 느티나무를 심어서 적당히 가렸

어떻게 반영하느냐의 문제이고, 이는 또한 더불어 함

을 텐데요. 그러면 다소 작은 스케일에 아늑한 느낌을

께 하는 공동체 사회의 중요한 삶의 덕목이라고 여겨

가질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집니다. 우리네 공간 환경 디자인 전문 분야에서도 이

박유진 : 네. 그것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고 아마

런 사회성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나무가 심어져 있을 거예요. 그런데 나무가 크지 않아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요. 지금 저는 이 건물이 좀 작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56

는 열린 공간 안에서 굉장히 자연적인 환경을 만들고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축가들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거든요. 반면 조경가


Architectural Story on Dream Forest in North Seoul

57

Wide Work : DREAM FOREST ART CENTER

by Park You Jin(architect)

Open Field

appearance in a whole park system.

grand area of the park is the sum of in-

The main point of development plan-

Based on this common recognition,

dividual areas classified by their role,

ning of 'Dream Forest in North Seoul'

something that we paid attention first

and each area shows the visitors a spe-

is to replace the open-space that goes

was re-definition of 'Meaning of Place'

cific background made by altitude dif-

all the way across the center of the site

that was drawn through accurate in-

ference that is a characteristic of slope.

with the more specific form of the so-

vestigation on history and geographical

The structures not only take a role as

called 'Open Field'. The site surrounded

features. The site called 'Dream Land'

a factor of background, but also switch

by high-density urban block has, at a

for a long time is a reminiscent place to

the background because of being locat-

glance, a very notional aura, and it was

the local people and Seoul citizens, but

ed at boundary line of each area.

hard to find any different meaning of the

it was eventually closed and unsightly

The location and arrangement concept

site except for a simply-empty place in

abandoned in spite of making an at-

of Museum and Glass Pavilion is an

ruins. The focus of planning keeps the

tempt of redevelopment several times.

example, and the two buildings give

existing abstract form like 'Void of City'

At the first stage of the planning, al-

the visitors unexpected scenery that is

and enriches the differentiation from

though artificial recovery of place was

made by their locations at the center of

other urban parks by means of making

reviewed on the basis of past heritage,

whole area and the top of the park re-

'a space with many uses' to the com-

the new birth of a park was decided

spectively. The method that attracts the

munity and the local people.     

through full-scale adjustment as a re-

flow of human traffic smoothly in virtue

sult of reckless development without

of fixing an axis of sight that changes

Prerequisites of the Structures in

any grand principle. An alternative plan

frequently along the park road to one

a Park

was transformation of the park into

spot and leads aggressively through a

The frame of 'Open Field' can be com-

'Culture Park' that has been never seen

compulsory measure is adopted, and it

pleted through a natural combination

in Seoul by means of the reorganiza-

was traditionally used in Buddhist tem-

between a park master plan and an

tion using an approach of 'terrain recy-

ples and Confucianist academies.   

architectural program. This should be

cling' after original appearance without

   

equally considered to the outdoor space

superficial component parts such as

Architecture as an Entity in Scenery

planning that was usually planned in

monorail, swimming pool and snow-

Though each building standing out of

the area of landscape architecture such

sled-slope is came into view.

axis of the park forms the outer wall,

as planting and sculptures, because it

it intersects the axis; is connected to

is hard to complete a generally unified

Open Field + Hidden Axis

invisible axis each other; and stands

conceptual system under the separation

A different role of the buildings in a park

at the center after making small area

of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

is the locations in core areas consisting

independently. To make someone un-

ture that cover the greater part of park

of a park. 'Open Field' being a central

derstand the big difference between


backgrounds each other.       

be more descriptive whether or not

inside of the buildings. 'Outdoor Re-

Finally, because of slope terrain and

internal-external story exists, instead

stroom' and 'Visitor's Parking Lot' are

most of 2~3 story buildings except for

of dictionary definition like existence of

planned at the place where a slope be-

'Observatory', the roofs are revealed to

binding on land. The last worry at the

gins, and they are in harmony with sur-

the sight and flows of users. This point

planning stage also stays at this point,

rounding terrain. 'Observatory' located

is why roof-landscaping is considered

and individual stories are composed un-

at the highest spot of the park is the

and adopted. Principle of adoption is to

der several principles, not completely

last stop of the flow of human traffic,

individually specialize in consideration

excluding unified and consistent con-

and it provides visitors with a fine view

of structural nature of each building.

tents.         

of the whole park. Even though it is not

Open space such as Performance Hall

Firstly, aggressive adoption of the ex-

tall as an observatory, Mt. Bukhan and

and Art Gallery is to be used as a small

ternal terrain.

the outskirt of Seoul can be seen on the

observatory at the outside deck. Espe-

Difference of altitude having around

'Observatory' due to its location of the

cially, visitor's parking lot which is iso-

max 100 meters shows lively intended

top of the mountain. This fact gives a

lated but spacious can be highly utilized

terrain along the level of height. From

meaningful shape to the 'Observatory'.                                  

with setting solar absorber plates and

the point of planning view, when we

Secondly, active exchange with exter-

making theme park. This can offset the

pick out a site, it might acts as diffi-

nal environment through construction

image of huge structure of parking lot

culties because of not having the same

materials.

and, at the same time, have the merit

condition. On the other hand, the ter-

Even though it is not necessary to ex-

of expansion effect of the park. These

rain has merits because it has a specif-

amine other parks' cases. mention of

measures could be analyzed that each

ic character without any kaleidoscope

concrete before anything is that con-

building consists of natural factors of

elevation structure. Because of arrang-

crete is a popular material reminding

newly born park terrain, resulting in com-

ing 'Performance Hall' at the previous

us. But it was replaced later with zink

pletely assimilating to 'Open Field'. ⓦ

snow-sled-slope, excavation is difficult

panel, FC panel and timber after a com-

due to steep slope, but this slope gives

mittee, in the process of examination,

English Translation from Korean Text by

us a various side elevation. 'Glass Pa-

pointed out its utility and functionality

K.Y.Cho

vilion' is a outside cozy space in cres-

to public buildings. Instead, Aggressive

cent-shape and is a half-underground

attraction of surrounding natural envi-

facility.  

ronment into the building by means of

Also, the art gallery and restaurant

using glass-curtain-wall is to be inter-

could have dynamic shapes because of

preted that the users of internal facili-

their locations at the boundary of slope,

ties can maintain strong solidarity with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and we can enjoy a beautiful scenery

58

a sculpture and a building, it would


와이드 13호 | 이슈 1 Wide Architecture : wIde Issue 1 no.13 : january-february 2010

EXIT, 한국건축의 길을 찾다 ②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2009 원도시 아카데미 세미나 4~6차

원도시 아카데미 1-3차 세미나에 이어 4, 5, 6차 세미나의 발제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한다. ‘한국건축 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오늘의 시대 상황에 대항하는 논리를 세워 보고자 기획된 2009 원도시 세미 나는 한국 현대 건축의 역사, 이론, 비평을 이끄는 건축학자가 발제를 하고 젊은 건축가와 토론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번 하반기 세미나에서는 우리 도시와 우리 건축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 이 전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한정된 지면으로 토론자의 개별 발표와 토론을 함께 싣지 못하는 아쉬움 이 있으나, 발제자가 던진 화두를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진행 | 강권정예(본지 객원기자), 정귀원(본지 편집장)

제4차 | 09월 10일 발제 | 구영민(인하대 교수) 토론 : 문훈(문훈건축발전소 소장) 제5차 | 10월 08일 발제 | 전봉희(서울대 교수) 토론 : 최욱(one o one 대표) 제6차 | 11월 12일 발제 | 김성홍(서울시립대 교수) 토론 : 김영준(yo2 대표) 사회 : 함성호(건축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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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59


인천 리포트 1960년대로 기억하는데, 콜롬비아나 하버드 대학 출신의 젊은 건축가들이 자신들의 건축적 입장을 표

건축의 건축

방한 적이 있다. 그들은 풀뿌리 시민들의 입장에 서서 정 부에 대항하였는데, 그로 인해 오늘날 뉴욕을 비롯한 대 도시에서는 어떤 건축 정책이나 건축 행위가 함부로 일어 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우리에게 시 사하는 바가 크다. 곧 건축가는 지역이 만드는 것이며, 그 나라가 만들고 토속적인 풍토가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 만 오늘날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자기 동네의 풍토에 대 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 을 전혀 무시한 채 건축이라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해 목숨

2009 원도시 아카데미 세미나 제4차 구영민 | 인하대 교수

을 걸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실상이다. 이 강의는 최근 인천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리포트이 다. 인천이라는 한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에 있 는 대학의 한 교직원으로서, 현 인천에서 벌어지는 것에 대해 느꼈던 것과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사회를 비판적 안 목에서 보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물론 얘기 중에 좋다 나쁘다, 또는 비판적 견지에서 보거나 (인천건축재단의 대표로서 다분히 그 입장을 고수하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얘기들은 해법이라기보다는

구영민 코넬대학교에서 건축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fox & fowle, SOM 등에서 10여 년간 건축가로 활동하였다. 현재 인하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파리 발데센 건축대학과 하바로프스크

문제 제기에 가깝다. 또한 이 세미나의 목표가 오늘날 갑 갑한 건축 세계의 출구를 찾는 입장이고,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이 대한민국의 건축계를 이끌어 갈 젊은 건축가들이 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시대정신과 일종의 저항 정신을 가 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강의를 시작하려 한다.

태평양 국립대학교에서 교환교수로 활동 중이다. 2006년 UIA celebration cities 공모전(제4지역)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회의 개인전을 통해 『poetics of crack』과 『imageable plateau』등의 작품집을 발간하였다.

작은 계획은 만들지 말라? Do Not Think Small? 이야 기를 전개하기 위해 도시 건축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는 두 사람을 거론해 보자. 미국 건축가 다니엘 번 햄(Daniel H. Burnham)과 정치학자 마샬 버만(Marshall Berman)이다. 이 둘을 거론하는 것은 오늘날 서울이나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방향 을 설정해 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림 1 : 배다리, 인천 송도 지구와 서울을 잇는 산업 도로를 만들기 위해 도시의 유서 깊은 지역을 삭제해 버렸다.)

21세기 한국의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들여다보 면 정치적으로는 떳떳한 이유가 있다. 새로운 기틀을 가 60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진 경제 시스템이 들어오고, 그 경제 시스템에 의해서 또

획안, 르 코르뷔지에.)

는 좀 더 정확히 말해, 정치가들이 당연하다고 말하고 만

한편 1970년대 ‘프루이트 이고(Pruitt-Igoe) 아파트의 폭

들어 내는 모든 것(턴키 발주나 강력한 도시 계획 등)에

파 철거’ 사건은 아파트가 사람 사는 동네가 아니라 범죄

의해서 하루아침에 도시가 그려지고 만들어지고 있다. 이

의 온상이 돼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알다시

러한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건축가들이 희생을 강

피 프루이트 이고 아파트는 세워진 후 20여 년 간 삶 자

요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지금

체를 해체하였다. 마샬 버만의 이야기처럼 도시에는 눈에

한강 르네상스, 인천의 신도시, 그리고 각 도시마다 벌

보이는 도시와 눈에 보이지 않는 도시가 항상 공존하게 돼

어지고 있는 계획들의 공통점은 대부분이 수직의 욕망

있다. (그림 3 : 뉴욕의 보이는 도시, 보이지 않는 도시.)

(Desire of Vertical)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니엘 번 햄은 이런 수직적 욕망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작은 계획 은 만들지 말라.” 다니엘 번햄이 한 이 말은 작은 계획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권유한다. 왜냐면 작은 계획에는 인간의 피를 용솟음치게 하는 마술이 없으며 아마도 그 자체는 실현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희 망과 일에 의해서 목표를 높이 잡고 큰 계획을 만들면 한 번 기록된 드로잉과 계획은 죽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죽 은 다음 점점 더 맹렬히 스스로를 주장한다는 것을 기억

다니엘 번햄과 마샬 버만의 계속된 논쟁을 우리에게로 가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교훈을 토대로 다니

져와 보자. 우리 나라에서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처럼

엘 번햄의 후예들이 만들어 놓은 뉴욕과 시카고는 20세

평소에 건축과 문화, 그리고 사회의 연관성을 심각하게

기 가장 위대한 도시들로 남겨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장

논하던 사람들이 수직 개발을 통한 세계화의 미명 아래서

대한 선언이 있은 후 75년 정도 후에 정치학자 마샬 버만

정치적인 자세를 취할 때는 언제 어디서나 거의 어김없이

은 상반되는 주장을 편다. 그가 말하기를, “큰 계획은 인

침략자의 편이 돼버리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들은 안

간이 가장 파괴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것이었다. 그 음모

정된 근린 지구를 파괴하는 데 적극 찬성하고, 환경과 경

는 추악하고 더러운 돈 거래와 벼락부자를 끊임없이 만

관을 해치는 초고층 건물을 랜드마크로 추켜올리며, 앞바

들어냈으며, 끝없이 배출되는 쓰레기와 소음, 그리고 고

다가 졸지에 육지가 될 때마다 소위 ‘비전’이라는 뚜껑으

밀도로 인해 황폐화된 서민 생활과 사회적 가치의 보상

로 이를 덮어 버리곤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위안

없는 조직된 죄악 등의 온상을 만들어 낸다.” 당시 서구,

하겠지만, 그래도 이런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뭔가를 다

특히 미국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때마다 사

시 생각하지 않으면, 앞으로 지금 현재 상황을 돌파할 출

람들이 공포와 혐오에 몸을 움츠리기 시작했다, 라고 회

구는 없을 것이다. 인천의 경우도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

고한다. 만약 르 코르뷔지에의 ‘인구 3백만을 위한 도시’

들을 ‘비전’이라는 뚜껑으로 덮어버리고 선거철의 표어로

가 그대로 실현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이 계획안은 샹제리

둔갑시키는 일이 다반사다. (그림 4 : 삼성로, 테헤란로

제를 가로질러 센느강 주변으로 실제 세워질 뻔했다. 만

주변, 용산 시티파크, 한강변.)

약 그랬다면 우리가 파리에 갈 일은 없어졌을 것이다. 유 럽을 가도 파리만 빼고 다녔을지 모른다. 인구 3백만이면 현재 인천과 비슷한 규모다. 그런데 그 계획이 지금 대한 민국에서 실현되는 듯하다. 과거에는 대통령 선거 공약이 기까지 했던 주택 이백만 호 건설과 한반도 대운하를 비 롯해 매년 50만 호 주택 공급 계획은 현재 우리 상황을 말 해 주는 것들이다. (그림 2 : 인구 3백만을 위한 도시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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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61


V+M+HC=CfZ | What came first, the City or the Dream?

지금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

영국의 도시학자인 슘 바사(Shumon Basar)의 공식을 통

다. 인천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바다-하늘-육지를 연결하

해 ‘도시가 먼저냐, 꿈이 먼저냐’를 생각해보자. 여기서

는 ‘트라이 포트(Tri-Port)’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인천경

‘V’는 Vision, ‘M’은 Money, ‘HC’는 History and Culture

제자유구역(IFEZ ; Incheon Free Economic Zone)은 항

이고, ‘CfZ’는 City from Zero의 약자다. 전 세계가 글

구와 공항을 통해 물류와 인력이 들어오고, 이를 활용할

로벌의 환상에 빠져 있는 이 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

국제 업무/컨벤션 지역, 외국 기업들을 유치해서 돈을 벌

이 ‘비전’의 문제다. 이 등식에서 비전은 뭔가 목적이 숨

어들이게 할 국제 금융 지역까지, 도시의 기능을 보다 전

겨져 있는 전략적인 비전을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몇

문화시키고 있다. 여기서 항만이나 공항이 발달된 도시,

몇 도시를 살펴보면, 상해의 푸동과 같은 아일랜드폴리스

즉 전략 도시들은 인터시티(Inter-City), 혹은 매개 도시

(Island-polis ; 섬 안의 도시)나 에코노폴리스(ECOno-

라고 부른다. 여기서 매개는 기본적으로 돈을 뜻하고 도

polis ; 생태 경제 도시)가 있다. 에코노폴리스에서 생태

시는 돈을 매개로 경제화된다는 것이다. 곧 매개 도시의

(ECO) 후미에 ‘~no’를 붙여 역시 경제적인 것에 근간

지형학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정치-경제, 문화 공

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이 할리우드폴리스

간, 그리고 새로운 유형의 정치적 공간을 위한 인프라가

(Hollywood-polis)인데, 현재 인천의 역사 복원 차원에서

조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도시들은 글로벌 회로에

진행되는 차이나타운, 조계지 복원을 두고 일컫는 것이

접속되어 글로벌 조직 속에서 사회의 복합 매개와 금용

다. 실제 인천의 중앙동 지역의 조계지는 과거 일본과 청

구조를 지원하는 공동체로서 재정의된다. 인천은 송도 신

국을 그대로 옮겨 오고 있다. 건물의 껍데기를 일식으로

도시, 인천 서북부의 통합, 그리고 외곽과 중심의 연계 등

바꾸고, 차이나타운 거리의 벽에는 삼국지의 내용을 만화

을 도합하여 2020년까지 3개의 도심과 5개의 부도심을 구

로 그려 놓았다. 역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한 ‘복원‘ 사업

축하게 된다. 중동, 부평, 송도가 도시로 승격하면서 2020

이 사실 역사적인 모든 이웃을 파괴하고 있다. 그래서 역

년까지 인천은 비즈니스와 국제교류, 첨단산업 물류, 관

사와 문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장식하는 할리우드

광의 도시로 발돋움한다. 인천은 새로운 도시가 된다. 대

효과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고 있다. 오늘날 벌

단하다, 인천! (그림 5 : 송도 신도시.)

어지는 역사 복원과 재생은 ‘역사와 문화’의 이름으로 기 존의 모든 실생활, 일상을 없애도 된다는 위험한 발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공식에서 ‘역사와 문화’의 가치는 덧 붙여진 것이고, 미래 도시에 견주어 구도심은 큰 계획을 위장하기 위한 인질에 지나지 않는다. 미지의 ‘글로벌’로 향하는 카운트다운 Countdown for Unknown ‘GLOBAL’ 20세기 중반에 들어서 세계의 위 대한 도시들은 황폐화되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미래(future)라는 것은 아직 도달 하지 않은 것이니, 허구에 지나지 않다. 이러한 때에 글로 벌리즘의 담론이 형성되면서 물리적 공간은 무너지고, 인

62

구의 감소와 경제 활동 침체가 일어난다. 특히 최근에 미

붐! 글로벌 명품 도시 오늘날 인천의 모토는 ‘명품 글로

국에서 벌어지는 투기형 부동산으로 빚이 늘고 파산하는

벌 도시’이다. 명품이란 보통 생각하듯 무조건 비싸고 고

등, 전체 회로를 형성했던 세계 도시의 경제는 무너지기

급스런 것이 아니라, 귀중한 역사와 아우라를 갖고 있어

시작했다. 사실상 20세기의 몰락이 도래하기 시작한 것이

야 할 진데, 새롭게 만든 도시가 명품이 될 수 있다고 생

다. 그 동안 공간, 장소, 역사의 인문학적 측면에서 도시

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 명품 도시가 되려면

를 많이 관찰했다면, 오늘날의 도시는 부의 분배 측면에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먼저

서 기능적으로 평가된다. 즉, 글로벌리즘의 전략적 도약

생각해야 할 것이다. 1995년 이후, 송도는 인천의 정체성

을 위한 복합적이고 전문화된, 그리고 광대해진 경제 회

혼란을 21세기 미래 시대로 연결시켜 주는 결절지가 되었

로의 효율적 경영을 위한 서비스 공간의 측면에서 정의되

다. 송도 신도시의 계획이 렘 콜하스에서 처음 시작되었

고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바이를 보자. 이 도시는

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렘 콜하스의 암호를 아

글로벌 담론을 지지하며 사막에서 기적을 일으킨 복합 공

무도 풀지 못하던 와중에 케이피에프(KPF)가 형상만 풀

간이다. 그 기적은 굉장히 전략적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어낸 게 바로 이 계획이다. 사실 이 계획은 뭔가 계산된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것이 아니라 일종의 사고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림 6 : ‘

래다. 어느 나라든 모든 사람이 찾을 수 있고, 아무 곳에

명품 도시’ 인천의 환상도.)

서나 이용이 가능한 맥도널드, 스타벅스의 서비스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편안해졌다. 음식의 나라 중 국에서 정크 푸드라고 하는 맥도널드가 팔리고 있다는 사 실은 세계화를 통한 균질화가 얼마나 강한가 하는 증거이 며, 근본적인 목표는 서비스 목표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림 8 : 중국에 안착한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송도 신도시는 130년 전의 인천 조계지를 재연한 것이다. 조계지는 소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특별 구역으로 지정된 장소였다. 소위 경제 자유 구역으로 지정된 송도 등은 21세기의 조계지를 표방하며 외국인들에게 경제 활 동의 자유를 주고, 세금을 감소해 주며, 고용 촉진을 증 대하려는 전략적 인공 도시인 것이다. 이 새로운 조계지 는 바다를 메우면서 엄청난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그림

도시가 폐허가 되는 방법 How to Ruin the City 아시아에

7 : 자유공원으로부터의 신 풍경, 인천 갑문-월미도-송

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들여다보면 거의 혼혈, 혼합된

도 신도시.)

문화의 생성이다. 이름을 거론하지 않아도 다 알만한 외 국 건축사들의 작품이 도시 공간을 도배하고 있다. 건물 뿐 아니라 도시 계획까지, 그들만의 글로벌 언어로 바벨 탑을 쌓는 것이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 공간에 대 한 배려는 없다. 장소에 대한 관념은 사라지고 큰 덩치와 형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더욱이 이런 괴벽스런 탐욕이 지금 대한민국 모든 건축과 학생들의 머리 속을 혼란시키 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그림 9 : 외국 건축사들에 의 한 언어의 바벨탑.)

아시아 : 지구화된 도시, 도시화된 지구 Asia, the City of Captive Globe 상해의 푸동은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유 명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들로 채워져 있다. 그 가운데 상 하이가 추구하는 것은 전 지구화된 도시다. 장소나 개념 보다는 세계화, 국제화가 몰고 다니는 스타일과 전략이 중심에 선 도시다. 오늘날 주거용 아파트 선전에서 기능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잘 맞는지 안 맞는지를 우

이러한 도시가 성립될 수 있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파리

리 스스로 자성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외국건

근교의 빌라의 모습을 흉내 낸 중국의 아파트 광고가 던

축사들이 만들어 내는 작품 도시에서는 담론을 발견할 수

지는 메시지를 보자. ‘여기에 살면 마술 같이 파리 교외에

없다는 점을 문제시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한 개인 건축

살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라는 거짓말 광고다. 우리의

가들이 만들어 내는 글로벌 담론이 한 나라의 건축의 역

경우도 유사하다. 모 배우가 ‘마이 스페셜 러브’라고 하는

사가 돼버리는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또한 콘크

아파트 광고에서 보여 주는 것은 장소성, 주거 공간이 아

리트나 유리로 동질화된 환경을 만들고 모르는 언어를 우

니라, 그 배우의 스타일과 연정이다. 이미 세계화, 국제화

리 것인 양 무조건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실체를 벗어나

의 요구 속에서 건축의 동향은 모두 설계가 아닌 스타일

허구적 트렌드를 껍데기로 감싼 명품으로 도시를 가장하

로 재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로벌 서비스 시대의 도

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들이다. 중국 건축가 왕진화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거나 아예 연예인을 보여 주는 광고가 먹힌다는 사실이

!

벌거벗은 임금님을 향해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것을 좋다

~ ~

과 실용성에 대한 광고 보다는 대략 서구의 생활을 그리

63


가 힘이 아닌 문화의 식민지로 전락할지 모를 중국을 걱

이, 공항 도시 상하이, 공항 도시 송도.)

정하며 던진 말에서 우리의 처지를 되돌아 봐야 한다. “ 자신의 커뮤니티에 대한 인지 방식 없이 다른 사람들의 생 각과 방식으로 자신의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인 식하는 사회는 결국 다른 사람들의 사회를 위한 종속체와 기생체가 되고 만다.” 쿼 바디스 Quo Vadis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입체 고가도 로는 상해에 실재하는 것이다. 계획해서 지은 것이 아니 라 건축물을 계속 쌓아 올리고 이에 따라 도로를 덧붙이 다 보니 나온 결과다. 이런 괴물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도 시는 출구 없는 방과 같은 것이다. 서울과 인천, 또는 경 기도의 경계가 있었다면 지금 경계와 경계 사이에는 매 개 도시가 들어서고 있다. 부천 쪽의 중동과 상동이 그 런 매개 도시다. 그 곳에 고가도로나 고속도로를 연결하 고 자동차를 이용해 도시로 드나드는 것들이 사실상 도시 를 관찰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 지 오래다. (그림 10 : 입 체 고가도로.) 또한 대규모의 시장을 수용할 수 있는 육중한 도시의 지형 학이 커지고 또 다시 메가(Mega)형 도시가 구축된다는 것 도 미래 도시의 문제로 지적된다. 이렇듯 규모가 확대되 고 표준화된 시설을 가진 후, 세계적 수준의 문화와 도시 시장을 구축하고, 글로벌 경제가 요구하는 동질화된 최신 시설을 구비한 기능 도시로 태어나는 것이 오늘날 도시의

64

또 다른 문제는 도시 동질화 현상인데, 두바이 같은 도시

실상이다. 즉, 서비스 복합 단지를 구축하는 것이 도시의

는 넘쳐나는 천재들의 재능으로 오갈 데 없는 공간이 돼

목표가 돼 간다. 고착성과 장소성이 사라진 글로벌 도시

버렸다. 두바이뿐만 아니라, 상하이 푸동, 말레지아 등등

가 도시의 원형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러

사막 위에 지어진 전 세계 천재 건축들 자체가 사상누각

한 도시는, 흐르는 도시로 변모한다. 늘어나는 것은 다양

일 수 있다. 거대 도시의 시장은, 바로 이런 점을 노려 인

한 교통 수단뿐이다. 도로가 증설되고 고가도로가 생겨난

식되기 쉽고 눈에 띄는 것이라면 모두 글로벌 시장의 이

다. 그런 다음 적절한 공간 구성보다는 도로 사이사이 나

미지로 환원시키고 있다. 작은 단위에 의해서 도시 풍경

무를 심어 이를 에코 스페이스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구

이 동질화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도심의 재생이 뒤를 따른다. 재생을 하면서 관광 도시, 역

인천은 동북아 허브 도시(Hub City)를 꿈꾼다. 상하이도

사 도시라는 이름을 붙이고, 재생이라는 이름 아래 기존

아시아의 허브라고 하며, 블라디보스톡도 동북아의 허브

의 것을 다 부수고 하이테크 건축, 가상 공간, 시뮬라크

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아시아 주

라, 테마 공원 등을 유치하면서 여러 가지 기능화된 공간

변의 여러 국가에서 몇 년간 벌여온 공통적인 일들은 대

을 삽입한다. 그래서 인천의 구도심들은 사실상 거주와는

규모 공항을 만들고, 공항을 만든 뒤에는 공항을 중심으

상당히 거리가 먼 환경을 만들고 있다. 거주자를 위한 공

로 공항 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거대 물류 도시

동 영역과 스케일이 없는, 우리의 몸과는 관계없는 공간

가 한국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는 것과, 글로벌 도시 경제

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는데도 이를 글로벌 도시라고 포

가 요구하고 있는 최신식 서비스 복합 주거 단지에 지나

장한다. 이러한 작태는 결국 정치적으로 자극적인 착상에

지 않는 신도시가 오늘날 도시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는

의해, 작은 도시에 세계적인 규모의 옷을 입히려는 노력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들이 실질적으로 인터시티로서 전

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다국적 인구가 모여 살게 될 지

세계 글로벌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

구촌에서 지역성이 배제된다는 것이야 말로 매우 위험한

과 그로 인해 도시 풍경이 동질화되어 간다는 것도 문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텅 빈 메가 도시를 추구하고 있

로 지적할 수 있다. (그림 11,12,13 : 공항 도시 게이트웨

다는 것이 우려가 된다. 모든 계획은 필연적으로 지역 사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회의 규모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 민주적인 사회를 구현하

이 아주 소리 없이 일어나게 되었다. 기존의 고가 선로를

는 길이며, 그 취지나 달성 목적이 지역적인 것에서 나와

허드슨 강변을 산책하는 프로머네이드(promenade)로 만

야 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큰 것에서 출발해 작은 것은

들고 그 위와 주변으로 새로운 건축물들을 집합시켜 놓았

끝에 가서야 고려한다는 것이 문제다.

다. 생태 잡초를 심은 레일 공원. 사람들에게는 걷는다는 것 자체가 신화이고, 오래된 철로 길 위에 놓여진 이름 모

연(緣) : 그 간극(間隙)의 단층 마지막으로 ‘탈출구’를 제

를 잡초를 도시의 공중에서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도시에

안한다기보다는, ‘연(緣’)’이라는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림 14 : Manhattan Meatpacking

다. 인연의 ‘연’을 뜻하는 이 글자와 비슷한 말을 영어에

Area—East High Railway.)

서 찾는다면 컨버징(Converging)일 것이다. 다시 말해 무

블루밍 트레인(Blooming Train)은 국제 건축가 연맹 공

엇과 무엇을 연결해서 다른 무엇이 일어나게 해 주는 과

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대되기

정에서 그 무엇이 일어나게 해 주는 보이지 않는 힘, 다

도 했는데, 사실 침술 도시학을 생각하게 된 동기이기도

시 말해 관계의 단층이라고 하겠다. 그 은유적인 의미는, 하나의 매개체로서 매개적인 상황, 매개적인 원인을 통해 결과가 일어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래서 원인을 제공해 주고, 그 효과가 어떤 프로세스로 나타나는지를 스스로 보는 관계이다. 씨를 뿌리면 볍씨가 잘 자라 밥상에 올라 올 때까지 필요한 것이 있는데, 이는 알맞은 물의 양, 알 맞은 흙, 알맞은 온도, 햇빛이다. 이들이 바로 ‘연’의 운

하다. 이는 과거 수원과 인천을 잇던 산업 철도의 폐선 부

명을 가진 것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층적으로 나누어

지를 재활용하여, 태양열로 움직이는 폐차된 기관차를 커

진 도시 공간의 대립성을 어떻게 도시의 장소성이나 아우

뮤니티 시설로 제안한 것이다. 이 움직이는 커뮤니티 공

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

간은 하루 종일 주변 마을을 통과하며 기차 내에 도서관

다. 예컨대 배다리 산업도로 현장에서 도로로 쓸려 나간

과 기타 물물교환 시설, 그리고 찻집 등을 제공한다. (그

마을과 엄청난 메가 스케일의 건축 투시도, 이 두 가지의

림 15 : 블루밍 트레인—도시의 향연[Blooming Train–

대립적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또 다른 그 경계를 우리는

Celebration Cities II], UIA 공모전 제4지역 전문가 부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가 문제의 중심으로 차고 들어온

문 수상작.)

다. 또는 인천의 도시 계획이 보여 주는 주도심과 부도심, 부도심 사이에 끼어 있는 동네들을 연결하는 중대한 통로 공간을 도시적 장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답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답은 하나다. 이제 다시 ‘작은 계획을 만들지 말라!’가 아닌 ‘큰 계획을 만들지 말라!’가 된다. ‘큰 계획을 만들지 말라’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이 될 것이다. 그래서 단숨에 끌어내는 투시도로 성급하 게 도시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연쇄 작용을 촉발시키는 기폭제를 만드는 건축가가 되는 것이 앞으로 21세기 도시 를 책임지는 건축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를 ‘침술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큰 계획, 도시를 짓는 일보다는 환

견했을 때, 그 문제가 어디서 파급되었는가 하는 ‘혈(穴)’

경과 지역을 고려하는 작은 계획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

을 찾아 아주 작은 충격을 주는 입장을 고수한다. 문제의

이다. 다들 알겠지만 건축물이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가

근원은 그 장소가 아닐 수도 있고, 정 반대편에서 파급되

전체 이산화탄소 산출량의 4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이

었을 수도 있다. 아주 중요한 부분을 작게 건드려 큰 문제

를 저지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도시 건축을 지향하는 것

를 치유할 수 있다면 도시의 혼란을 비껴갈 수 있을 것이

이 숙제라는 것이다. 큰 계획이 나쁘다, 좋다라고 단정 짓

다. 맨하튼 하이랜드(웨스트 사이드의 고가철로)가 이러

기보다는 연을 만들어 내는 ‘작은 계획’에 대해 고찰하고,

한 침술 도시학을 말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산업화 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각자의 실천적인 대안을 찾아가기

산인 도시 철로를 공원으로 재생시킨 것으로서 이를 중심

를 제안하며, 강연을 맺는다. ⓦ

으로 사실상 맨하튼 서부 지역에는 대대적인 개발 사업

녹취 정리 | 강권정예(본지 객원기자)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다. 이 ‘침술 도시학’은 도시 공간의 문제가 있는 곳을 발

!

궁극적으로 21세기에 우리가 심사숙고 해야 할 일은 지구

~ ~

도시학(Acupuncture Urbanism)’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

65


‘한옥’의 범주 한옥이란 용어는 근대 조어(造語)이다. 19 세기 말 당시 시내에 새롭게 등장한 외래의 건축을 ‘양옥’

전통의 시대와 한옥의 시대

이라고 부르면서, 재래의 건축을 상대화하여 ‘한옥’ 이라 는 말로 부르기 시작하였다.(주 1 : 필자는 선행의 연구에서 1908 년(大韓帝國 隆熙2)의 [家舍에 關한 照覆文書]를 ‘한옥’과 ‘양옥’이 동 시에 사용된 최초 문서로 제시하였으나(전봉희, ‘한옥의 역사와 미래 전 망’, 『우리집은 한옥이다—제1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옥전』,한국내셔 널트러스트, 2007.11. pp.18-27), 추후 연구를 통하여 1885, 1897년의 문서에서도 ‘한옥’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 모두 개항 이후의 자료이며, 『실록』 등 전통 문서에서는 그 용례를 찾 을 수 없었다.)

2009 원도시 아카데미 세미나 제5차 전봉희 | 서울대 교수

가사(家舍)에 관(關)한 조복문서(照覆文書), 1908.

전봉희 1992년 서울대학교에서 조선 시대의 씨족 마을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포대학교를 거쳐 1997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사를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건축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 『3칸×3칸』, 『중국 북경 가가 풍경』 등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한옥이 역사적 산물로서 시간의 경과와 함께 계속해서 진화 발전하는 생물체와 같은 존재라는 점 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분명한 점은, 한옥이라는 용어가 그 처음부터 집이나 궁궐, 사찰이나 사묘와 같은 기능적 구분 없이 집 짓는 방식, 즉 구조와 재료, 형태 등 주로 형식적인 특징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우리가 논의할 한옥 보급 활성화도 이와 마찬가지 로, 그것이 주택이냐 상점이냐 혹은 관공서인가를 구분하 지 않고 다양한 대상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의 ‘신한옥’은 재래의 한옥, 관념상의 한옥을 재현하 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의 다양한 기술과 재료를 적용하 고 생활상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진화할 것이라는 점도 예 측할 수 있다. 문제는, 신한옥이 전통 한옥의 구조적, 형 태적 범위를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필자는 선행의 연구에서 한옥의 존재 양상을, 전통 기법 과 형식에의 충실도를 기준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5개의 66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범주로 나누어서 살펴본 적이 있다.(주 2 : 전봉희, ‘한옥의 브

4) 한옥풍 건축 : 한옥의 일부 요소를 실내외 공간에 도

랜드화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적 연구’, 『국학연구』 2006 봄·여름호, 한

입한 현대 건축.(예 : 아래 사진 : 포도호텔 한실, 이타

국국학진흥원, 2006.6., pp.275-317.)

미 준 작.)

1) 문화재 한옥(주 3 : 2008년 8월 현재, 전국적으로 667건의 주택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문화재청 『주요 업무 통계 자료집』, 2008년 9 월])

: 한옥의 역사적 가치, 학술적 가치를 담고 있는 것.

(예 : 아래 사진 : 경기도 남양주시 궁집.)

5) 한류 건축 : 한옥에 내재하는 공간 질서와 건축적 관념 을 되살린 건축.(예 : 아래 사진 : 미제루, 방철린 작.)

2) 정통 한옥 : 전통 기법을 충실히 재현한 한옥. (예 : 아래 사진 : 관상헌.)

다소 세분화된 느낌도 있고, 또 정통 한옥과 현대 한옥의 관계에서 보듯이 그 경계가 불명확 부분도 있지만(주 4 : 이 렇게 두 부분을 구분하였던 근거는 대개 정통 한옥이 등록된 문화재 수 리 기술자들에 의하여 고급 한옥으로 지어지는 것에 반하여, 현대 한옥 은 자격 구분과 관계없이 건축 기술자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보다

3) 현대 한옥 : 현대 생활에 맞춰 새롭게 지어지는 한옥.

대중적인 보급형 한옥이라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하회마을에 지어진

(예 : 아래 사진 : 궁중음식연구원, 송인호/조정구 작.)

심원정사는 정통 한옥의 범주에 포함되는 반면, 서울의 북촌이나 전라남 도의 행복마을에서 지어지는 한옥은 현대 한옥이라고 할만하다.), 대체

적으로 한옥과 관련되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축 활동 일반을 모두 포섭하고 있기 때문에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 을 수 있다. 다만, 용어에서도 이미 드러나 있듯이 (1)~(3) 까지가 우선 한옥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문화재 한옥은 이미 있는 한옥을 대상으로 하 는 것이고 새로 짓는 한옥은 아니기 때문에 역시 오늘 관 심의 중심이 되기는 어렵다. 오늘 논의의 중점이 되는 것 은, 새롭게 지어지는 한옥 혹은 우리 주변에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한옥을 어떻게 유지, 육성, 관리해 나갈 것 인지. 그리고 그를 위하여 어떠한 기반 구축이 필요한지 를 다루게 될 것이므로 우선 이 둘에 집중하자.

~ !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

한옥의 가치 신한옥 보급 활성화 사업이 공공의 지원을 필

67


68

요로 하는 것은, 신한옥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

경우에 유해 폐기물을 적게 남기는 자원 순환형 건축이라

며 동시에 시장 경제에 내맡겼을 경우 자립할 수 없을 정

는 점도 크게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건설 폐기물은 우리

도로 취약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의 공공의 이익

나라 총 폐기물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

은 한옥이 갖는 가치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하며 그 가운데 콘크리트 폐기물이 66%에 달하고 있다.

문화재 한옥의 사례가 잘 보여 주고 있듯이, 한옥은 전통

즉, 콘크리트 폐기물은 우리 나라 전체 폐기물 량의 1/3을

생활 문화를 담는 그릇이며 민족 문화의 공간적 무대를

차지하고 있다. 콘크리트조 건축물의 수명을 25년으로 본

형성하는 것으로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갖는다. 한편

다면, 최근의 재개발 재건축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그

서울 북촌이나 전주 한옥마을의 예에서 보듯이 한옥은 그

발생량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주 5

하나로 혹은 그것이 밀집하여 거리와 동네를 이루어 우리

경우, 총 폐기물량의 4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콘크리트 폐기물의 구성

의 도시 건축 경관을 보다 한국적으로 만드는 정서적·경

비는 1998년도 자료.[이세현, ‘국내 건설 페기물 처리 현황과 순환 골재

관적 가치를 갖는다. 또 한옥은 전남의 행복마을 조성 사

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 방향’, 발표 자료. 2004])

례에서 보듯이 농촌 과소화(寡少化)를 해결하고 살기 좋

또 하나 한옥이 갖는 근원적인 가치는, 그것이 오랜 세월

은 정주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친환경 녹색 성장의 동력이

우리의 기후 풍토와 생활 관습에 맞추어 개발되어 온 우

되기도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동시에 미래 산업으로

리의 고유한 건축 형식이라는 점이다. 전통건축으로서 한

서의 관광자원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옥이 갖는 문화적 가치는 일찍부터 인식되어, 한옥이 시

좀더 간단히 정리하면, 이와 같은 한옥의 가치는 기본적

장에서 사라진 20세기 후반에도 가늘게나마 명맥을 잃지

으로 한옥이 갖는 목조 건축으로서의 성격과 전통 건축으

않고 꾸준히 기법과 법식이 전승되어 올 수 있었다. 그러

로서의 성격에서 비롯한 것이다.

나 이 경우의 한옥은 일반 살림집으로서의 살아 있는 한

즉, 한옥은 목재를 구조재로 하여 흙, 돌, 나무, 종이 등

옥이 아닌 전국에 산재한 몇몇의 문화재 한옥과 고가의

을 끼움재로 사용하고 철물을 일부 장식재로 사용하는 친

정통 한옥에 한정된 것이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 ‘못 하나

환경적인 건축이다. 이는 최근의 국제적인 환경 협약에

사용하지 않고 지은 집’으로서 한옥이 갖는 신비화된 관

서 강조하는 저탄소 녹색 성장의 흐름에 부합하는 것이

념 역시 이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문화재 한옥 즉, 명품 한

다. 이웃 일본의 경우 1997년에 채택된 교토의정서에 따

옥이 현 단계 한옥 활성화의 밑거름이 된 것은 의심의 여

라 2012년까지 이행하여야 하는 전체 이산화탄소 의무 감

지가 없지만, 그것만으로는 일반 대중의 소비재로 확산하

축량 6.0% 가운데 3.9%(즉, 전체 의무 감소량의 65%)를

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목조 건축 및 목제품 사용 확대를 통하여 해결하겠다는

따라서 전통에 대한 보다 유연한 태도가 요구된다. 전통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실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있어 목

은 형식에 메어 변하지 않는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다. 전

조 건축물은 철골조 건축의 절반, RC조 건축의 60%에 불

통은 매우 자연스러운 문화 현상으로서, 근대화 이후 우

과하다.(㈔일본목조주택산업협회 2008년 자료) 또한 목

리의 생활 양식 자체는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조 주택은 장기 수명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일본의

신발을 벗고 딱딱하고 깨끗한 바닥을 이용하는 좌식 생활

경우 오사카(大阪)시의 목조 주택의 수명은 50년으로 조

의 전통은 이어지고 있으며(주 6 : 전봉희, 권용찬, ‘원형적 공간

사되었으며(㈔일본목조주택산업협회 2008년 자료) 현재

요소로 본 한국 주택 평면 형식의 통시적 고찰’, 『대한건축학회논문집 제

에는 ‘長期壽命住宅 認證制度’에 따라서 수명 100년 주택

24권 제7호』, 2008.7.),

을 건설하고 있다.(2009년 1월 일본 토쿄 소재 다이와[大

간에 대한 의미 구분과 중간적 공간의 활용, 거실[마루]를 중심으로 각

和]공무점 인터뷰 내용)

방들을 배치하며 가족 간에도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프라이버시[특히 소

한국은 교토의정서에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의

리], 사계절의 기후 변화에 따른 다양한 수납 공간의 수요 등을 예로 들

무 감축 대상 국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올해 의

수 있다.),

무 부담국에 포함되는 기점에 놓여 있다. 또한 기후 변화

용과 차경의 원리, 원재료의 느낌을 살린 거칠고 둔탁한 마감, 상대적으

에 대응하는 전 세계 대도시의 자발적인 모임인 C40(C40

로 인공미를 죽이고 위압적이지 않은 아담한 규모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Climate Leadership Group) 제3차 정상 회의가 지난 5월

것이다.)이야말로

서울에서 개최된 만큼(http://www.c40seoulexpo.com 참

에서 형성되어온 토착의 전통이다.

조) 우리도 자발적으로 국가적 위상에 맞는 이산화탄소

이렇게 지역의 자연 풍토 속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배출량 감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자연과 인공의 대응 방식은, 각론에서는 다르지만 세계

이다.

각지의 토속 전통을 유지하는 건축 모두가 제각각 유지하

철골조 건축이나 RC조 건축에 비한다면, 한옥은 자재의

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강조되고 있

조달과 가공 등 공사 과정뿐 아니라 사용 기한이 다했을

는, ‘기준은 보편적이지만, 실제 적용은 개별적’(주 9 : 2000

우리의 공간 이용 패턴(주 7

: 2003년의

: 내외부 공

자연과 건축에 대한 태도 일반(주 8 : 자연지세의 활

주변의 자연 환경에 대한 오랜 적응 과정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주제였던 ‘less aesthetics, more ethics’에 비유하자

정책 기조 하에서 문화재를 제외한 일반 단독 주택 전체

면, 윤리(ethic)는 보편적이지만 미학(aesthetic)은 개별적이라는 언설

가 괴멸하는 상황을 맞았다. 때문에 이제 새롭게 신한옥

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이라는

글로컬리즘(Glocalism)

의 보급을 위한 정책의 마련을 위해서, 비슷한 도시 밀도

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정서적 가치를 유지하

와 주거 문화적 특성을 공유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는 주

면서도 생활상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오늘의 한옥은, 보

요한 참조점이 된다.

편성과 개별성, 윤리성과 심미성을 함께 추구하지 않으

일본의 경우, 2006년 한 해 동안 총 120만 호의 주택이

면 안 되며, 이 때 신한옥의 진흥은 세계사적 의미를 가

공급되었으며, 이 중에서 단독 주택은 70만 호를 차지하

질 수 있다.

였다. 목조 단독 주택은 단독 주택 70만 호 중 40만 호를

이에 더하여 한옥의 육성이 가져올 부차적, 그러나 보다

차지하였고, 이 중에서도 전통 양식에 근접한 축조(軸造,

심층적인 효과는, 외부의 동인이 그 어느 것이 되었건 결

기둥-보 방식)구조의 주택은 5만 호에 해당한다. 일본에

과적으로 한옥과 한옥군의 조성은 우리나라에서 이제 그

서 전통 목구조에 의한 주택의 건설이 이 정도에 그치는

자취를 감추어나가는 도시 내 단독 주택지를 유지하기 위

것은 벽식 구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건설 단가가 가장

한 마지막 보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나라의 형태별

큰 요인으로 생각된다.(주 11 : 축조 주택의 경우, 벽식 구조에 비

주택 재고량을 살펴보면, 1970년에는 전국 436만호의 주

하여 대개 1.5배 정도의 면적당 건설 단가가 소요된다.)

택 중에서 단독 주택이 전체 주택 유형의 95.3%(415만

구조로 지어진 주택의 경우에도 내부에 화실(和室)을 배

호), 아파트가 0.77%(3만호)를 차지하였으나, 2005년 현

치하는 등 전통적인 공간을 유지하는 비율은 여전하다.

재 전국적으로 총 1,250만 호의 주택 중에서 53.04%(662

일본에서는 목조 건축 산업의 발전에 주축을 이루고 있는

만 호)가 아파트이고, 단독 주택은 32%(400만호, 다가구

것은 목조 건축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형 주택 생산

용 단독 주택 포함))에 불과한 실정이다.(통계청, 국가

업체(Housemaker)들이다. 이들은 자동차의 생산 방식에

통계포털(http://www.kosis.kr/) 중 「주택총조사총괄」 자

서 유래한 콘베이어 벨트를 통한 일관 생산 방식을 통하

료)

여 40~50평형의 주택 생산에 필요한 생산 기간을 공장 생

한옥을 빌미로 조성되는 단독 주택지는 거시적으로 주거

산 24시간(생산을 위한 컴퓨터 입력 시간 포함), 현장 조

의 다양성을 실현하여, 현재 대형 건설업체가 주도하는

립 3~4개월 수준으로 끌어내림으로써, 획기적인 공기 단

아파트 단지 일변도로 진행되는 주택 시장에서 중소기업

축을 이루고 있다.(주 12 : 2009년 1월 Matsumoto Inc. 인터뷰 자료.

의 육성과 시민의 주거 선택권을 보장하는 성과를 거두게

이에 비하여, 전통적 방법으로 신축하는 일본 민가의 경우 18개월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벽식

건설 단가 역시 매년 10여 개씩 발표되는

기획 상품을 적용할 경우 건축비는 평당 40만 엔 수준을 목조 주택의 시장 현황 우리 나라의 경우, 1962년 새로운

유지하고 있다.(2009년 1월 Misawa Techno 인터뷰 자료)

건축법의 제정 이래로, 당시 주택 시장 내에서 주류를 이

그러나 이와 같은 생산 공정과 설비를 운영하기 위해선 적

루었던 한옥은 물론, 여타의 목조 주택의 건설을 어렵게

절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야 하며, 예를 들어 메이저

만들었고(주 10

급이라고 할 수 있는 스미토모임업(住友林業)의 경우 연

으며, 한옥에 대한 구조, 방화 등 안전에 관한 제도적 기준도 마련되어

간 1만 호 내외의 목조 주택 생산 실적을 가지고 있다.

있지 않다.’[국토해양부, 『한옥 건축 진흥을 위한 제도 기반 구축 연구』,

이에 비하여 한국의 경우는, 같은 2006년 한 해 동안 47

2008]와 ‘현행 도시건축법 제도에서 한옥의 위상에 대해 논할 형편이 아

만 호의 주택이 공급되었으며, 이 중에서 아파트가 41만

니다. 전무하다시피하기 때문이다’[윤혁경, ‘현행 도시·건축법제에서

호(88%)를 차지하였고 단독 주택(다가구 포함)은 4만 호

의 한옥의 위상’, 『한옥법 제정을 위한 1차 워크샵』, 한국내셔널트러스

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있다.(국토해양부, 『2008년

트, 2006.9.7.] 등의 내용을 참조할 것. 구체적으로 1962년의 제정 건축

주택건설실적』 자료에서 인용) 이들 전체를 목조 주택으

법은 초가집(너와집 등 가연성 지붕 일체)과 처마높이 9m 이상이 되는

로 생산한다고 하여도 새로운 시장 구조의 변화가 없는

목조 건축물의 건축을 원천적으로 부정하였고, 대형 건축물의 외벽을 방

한 대형의 목조 주택 생산 회사가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

화 구조로 하도록 하여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기둥-보 방식의 축조 목구

해 보인다.

조 건축의 신축 가능성을 무화시켰다. 이후 1976년의 개정 건축법 시행령

목조 주택의 공급은 목재의 공급이라는 측면과도 밀접

에서 주거 전용 지역 내 대지 면적 최소한도의 강화, 1977년 개정 건축법

한 관계를 맺는다. 2004년 현재 일본의 목재 총수급량은

시행령의 건축선의 후퇴 등 일관되게 한옥(지구)에 불리한 내용이 더해

8천만㎥를 넘어서며, 이 중에서 18.4%를 일본산이 담당

지다가, 최근의 한옥 진흥 붐 속에서 위의 연구 결과들을 참조하여 2008

하고 있다.(주 13

년 개정 건축법 시행령에서 처음으로 한옥 밀집 지역에 대한 특례 조치가

pp.222-224.)

인 東京中央木材市場株式會社는 일본산 목재를 중심으로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1970년대 중반 이후 단지형 아파트 공급의

1953년에 설립된 일본의 대표적인 목재 시장

~ ~

신설되게 된다.),

: 안국진, 『일본 목주 주택』, 한국학술정보, 2007,

!

: ‘현재의 건축법은 서양식 건축 양식에 맞추어져 있

69


(전체 거래량의 약 70%) 일본 전역과 목재 물류 네트워크

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 한옥과 정통 한옥, 그리고 한옥

를 구성하고 있다. 일본 전국에서 연간 2만㎥를 거래하고

풍 건축과 한류건축이 제각기 ‘좁은 범위의 신한옥’ 즉, 현대 한옥의 보

있으며 연간 60억 엔의 거래액을 보이고 있다.

급 활성화에 각각 ‘가치와 기법의 원천’으로서, 그리고 ‘활용의 다변화와

이에 반해 우리 나라에서는 2007년 한 해 동안 2,734만㎥

확산’으로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 목재가 공급되었으며, 이 중에서 9.8%만이 국산재이

우선, 한옥의 건설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재료의 측면과

다.(목재 수급 및 실적-2009년도, 산림청 홈페이지 www.

가공에 따른 인건비의 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foa.go.kr) 물론 이 중의 40%는 펄프 및 칩용으로 사용되

부재의 규격 표준화와 부재 가공의 기계화, 조립 공법의

었으며 일본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입산

간이화 등 접합 기술 개발과 표준화, 목재의 가공방식 개

목재의 수요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목재 시장 역시 인천과

발과 신재료의 개발 등이다.

군산, 부산 등 항구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수종

한옥을 구성하는 목부재의 규격 표준화는 공간 모듈 및

은 2003년의 경우를 보면, 뉴송 혹은 칠레송이라고 불리

구조 모듈, 의장 모듈의 설정과 함께 진행되어야 할 과제

는 라디에타 파인이 전체 수입 원목 조달량의 절반을 넘

이며, 현대건축에서 적용되고 있듯이 구조 따로 계획 따

어선 주력 품종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러시아산 소나무(

로 진행될 수 없다.

소송)가 21%, 헴록(미송)이 7.7%의 순을 보이고 있다.(

한옥의 건설에 있어서 숙련된 목수의 인력이 특별히 많이

주 14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목재의 수급 모형 구축 및 전망』, 2008,

소요되는 부분은 각 부재들 사이의 접합 부분인데, 못 등

pp.36-39.)

의 철물을 사용하지 않고 목부재를 직접 결구하는 전통적

일본과 비교하여 전체 목재의 수급량의 차이는, 주택 생

인 방법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

산량의 격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데, 이는 그린 환

된다. 숙련된 목수의 사용은 인건비의 증가로 이어질 뿐

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울타리, 놀이 시설, 바닥재

아니라 현장의 작업 기간을 길게 함으로써 전체 건설비에

등 조경 시설에의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활발하다는 반증

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해서 프리컷(precut) 공

이고, 주택 건설에 적합한 구조용 목재의 수급이 불안정

법의 단계적 도입을 고려하여야 하며, 특히 기둥과 보와

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즉, 소나무를 주로 사용하는 한옥

같은 주요 구조재에 있어서는 철물 보강을 통해 조립 기

의 건설은 물론, 목조 주택 일반의 건설도 아직 활성화되

법을 단순화할 필요도 있다.

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04년도에 조

현재 우리 나라의 목조 건축 건설 현장에서 국내산 소나무

달된 국내산 목재의 수종을 살펴보면, 소나무는 28,6%에

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문화재 수리 현장에 제한되고,

불과하며 절반 가량의 목재는 낙엽송이 사용되었음을 확

일부의 문화재 수리 현장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정통 한옥

인할 수 있다.(주 15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목재의 수급 모형 구축

건설 현장에서도 수입목의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 다만

및 전망』, 2008, pp.34-35.)

아직까지는 원목 사용의 원칙을 지키고 있고, 또 많은 소

앞으로 한옥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나무를 대체할

비자들이 원목만이 자연 재료라고 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

수종의 개발과 더불어 원목이 아닌 집성목의 사용에 대

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수입목을 쓰더라도 원목을 사

한 심리적 거부감을 해소하고, 원가를 절감하려는 노력

용할 것인가 아니면 집성목을 사용할 것인가의 선택의 문

이 필요하다. 현재 구조용 집성재의 경우, 대략 원목에 비

제이고, 이에 대해서는 재료 단가의 문제를 포함하여 일

하여 4~5배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나(경민산업㈜ 인

반인의 인식에 대한 고려가 함께 필요하다.

터뷰 자료)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공재와 기계류

한편 현대인의 생활 문화에 맞으면서도 고품격을 유지하

의 국산화를 기도하고 일정량의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설계 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다면 훨씬 더 낮출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이에 앞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선례들을 포괄하는 부재, 기법, 법

서서 한옥을 비롯한 목조 건축에 대한 수요가 증폭되어

식 아카이브의 구축, 공간 모듈의 설정과 응용 사례 적용

야 할 것이다.

등 설계 기술 개발, 내·외부 마감재와 설비 기구 등 신부 품의 개발이다.

70

신한옥 보급 활성화를 위한 당면 과제 신한옥의 보급을 위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는 일은, 재료와 구조에 대한 원

하여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하한 방법을 통

론적인 접근을 통한 창의성에서 비롯하는 일이지만, 앞선

하여 경제적이면서 현대인의 생활에 맞고, 동시에 전통적

사례들에서 발견되는 풍부한 경험들을 참조로 하는 일이

인 품격을 유지하는가에 있다는 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

아울러 필요하다. 한옥은 천년 이상의 경험이 집적되어

다. 앞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

온 것으로서, 현재 남아 있는 한옥들 가운데 특히 문화재

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주

로 지정되어 있는 660여 동을 비롯하여 근대 이후 최근까

16 : 여기서는, 앞서 구분한 한옥의 여러 범주 가운데 특히 현대 한옥 부

지 지어진 다양한 한옥 건설의 사례들을 수집하고 체계적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으로 분류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공의 소재지를 네트워크화하여 이들의 시장을 활성화시

한옥의 공간감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생활에 어울리게 바

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도 단지 규모의 한

꾸어 나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옥의 경우 사방 8

옥 집단 건설이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尺) 정도의 기본 모듈을 갖는데, 이는 현재 주택 내

마지막으로, 신한옥의 보급 활성화에 동의하는 우리들에

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침대와 책상, 옷장 등의 가구

게 단기적으로 시급한 일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

나 부엌과 욕실에 사용되는 설비를 수용하기에는 어려움

가에 대한 의제 설정, 즉 각 전문가와 관계자, 직역들 사

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간 구획을 재

이의 업무 분담이다. 학계, 산업계 뿐 아니라 정부 부처

정리하는 노력과 함께 한옥이 가지고 있는 단면상의 여

역시 목재, 주택, 전통, 관광 등 주 관심사에 따라 제각기

유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설계 기법의 개발이 요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활동들을 하나로 묶는 콘트롤 타

구된다.

워가 필요하다. 여러 차례 논의되었지만, (가칭)신한옥포

주택은 구조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조명과 냉난방

럼, 혹은 (가칭)신한옥재단의 구성이 시급하다. 그리고

및 위생을 위한 기구, 개구부에 사용되는 창호 등 수많은

그것은 무엇에서 무엇을 빼는 정통주의, 순혈주의가 아

마감재가 소요된다. 아직 한옥에 어울리는 부품들이 개발

니라 무엇에 무엇을 덧보태는 융합주의를 기반으로 삼아

되지 않아서 새로운 한옥을 짓는 이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야 할 것이다.

주고 있다. 전통적인 좌식 생활에서 부분적인 의자식 생

자연에 대한 착취적 개발과 구분과 분업을 통한 효율 극

활을 겸하는 현대의 한옥으로 순조롭게 넘어가는 과정에

대화가 지난 시기 근대 기술 문 명 사회를 이끌어온 동

는 여러 가지의 새로운 고안이 필요하다.

력이었다면, 21세기 후기 근대 사회의 화두는 인간과 자

그러나 이들의 개별 작업들이 주택 건설 시장에 순조롭

연의 공존, 몸과 마음, 즉 신체와 정신의 일치, 분과학의

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들의 보완과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설정이라고 할 수 있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건축 관계 법령

을 것이다.

과 성능 기준 등의 보완 정비,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의

현상을 관찰하여 흥미로운 점은, 목조 건축으로서의 가치

구축, 인력/정보/부품과 소재의 유통 시스템 구축이라 말

에 주목하여서는 국토해양부(건축이므로)와 산림청(목조

할 수 있겠다.

이므로)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전통 건축으로서의 가치

한옥은 지난 40여 년간 일반 시민으로부터 멀어진 채 단

와 관련해서는, 문화부(전통이므로)와 국토해양부(건축

절의 기간을 겪어 왔다. 때문에 이제 새롭게 한옥의 진흥

이므로), 그리고 이들 모두의 집행 기관으로서 각 지자체

을 꾀하려고 하지만, 한옥을 건설한 사람도 그것을 지원

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비단 관련 부처뿐 아니

해 줄 제도적 장치도 미비한 실정이다. 최근 국토부에서

라 관련 학계와 산업계도 이와 같아서, 제 각기 출발점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건축법과 시행령, 건축 구조 기

달리하는 다양한 관계자들이 초점을 조금씩 달리하면서

준 등의 개정 작업은 한옥이 새롭게 지어질 수 있는 최소

관련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 산업이

한의 법적 토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나 반도체 산업의 육성을 위하여 관련 학문 분과들을 통

또한 일제에 의하여 근대적인 건축 교육이 시작된 이래

합하여, 자동차학과와 반도체학과 등을 만든 경험을 바탕

로 우리 나라의 건축 교육은 철저히 서양 건축 위주로 진

으로 한다면, 한옥학이라는 새로운 융·복합 분야에 대한

행되었으며, 한국 건축에 대한 교육은 역사적 감상의 대

제도적 지원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

상으로 치부되어 왔다. 앞서도 이야기하였지만, 21세기의 한옥은 목조 건축으로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가지게 되며 아울러 한국의 도시 건축 경관을 국적 있게 만드는 데 크 게 기여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전문가의 양성이 무엇보 다도 시급하며, 이에 대한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 집은 만드는 일에서 끝나지 않고 안고 살아가야 할 무엇이 다. 실제 한옥, 그리고 단독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 이 가장 불편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집의 유지 관리에 있 다. 서울에도 동네마다 존재하였던 철공소나 목공소가 모 두 사라져 이제 한옥에 사는 사람은 기와 한 장을 바꾸려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

다. 한옥의 유지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자재와 전문 기능

~ ~

고 하여도 어디에 연락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

71


건축 설계 시장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우리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

양극화 시대의 한국 현대 건축 한국 현대 건축의 중간 지대의 질문을 던지고, 자료를 해석하고, 현상을 말하다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양극화가 구체적으 로 무엇인지에 대한 컨센서스(consensus)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특히 건축의 양극화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은 사람 들이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용어를 함부로 쓸 수는 없 다는 생각이 들었고, 양극화 현상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 기 이전에 양극화가 무엇인지를 학술적으로 정의하는 것 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은 나름대로 정리한 실증적인 자료를 가지고 내가 생각하는 양극화란 무엇인 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려고 한다. 과연 건축(넓은 경제

2009 원도시 아카데미 세미나 제6차 김성홍 | 서울시립대 교수

적 범주에서 건설 산업)에서 양극화는 어떤 모습으로 나 타나고 있는가? <표 1>은 <등록 건축사 사무소의 규모 변화>를 보여 준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대한 건축사협회가 발행하는 『건 축사』지의 자료를 토대로 했다. 표를 살펴보면, 2008년에 1인 이상의 등록 건축사를 보유한 사무소의 숫자는 6,659 개소이고 3인 이상은 127개소이다. 비율로 보자면 1인 이 상의 건축사 사무소 수는 92.7%지만, 이것은 사무소 규 모가 1인이란 뜻은 아니고 건축사가 1인이란 뜻이므로 규

김성홍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버클리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와 조지아텍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수학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7 프랑크푸르트 한국 현대 건축전> 총괄 기획자로 활동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 『도시 건축의 새로운 상상력』 등을 썼다.

모는 10명이 될 수도, 20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건축사의 거의 반 이상이 일정한 공간 없이 핸드폰을 들 고 다니면서 일을 본다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등록 건축 사 1~2인의 사무소가 이전에 비해 늘어났음은 의심의 여 지가 없어 보인다. 또 상대적으로 1.8%만이 3인 이상의 라이센스 아키텍트(license architect)이다. 이것은 상당히 양극화된 수치인데,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1~2인 등록 건축사 사무소의 숫자는 2004년부터 계속 증가 추세이고 반면 3인 이상은 감소 추세라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산업 분야와 비교했을 때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건축사 사무소 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또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서울 과 경기 지역에 사무소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양극화는 단순히 등록 건축사 사 무소의 규모뿐만 지역, 즉 수도권과 지방 사이에도 존재 함을 알 수 있다. <표 2>의 <조사 대상 건축 사무소의 규모 및 프로젝트 개 수>는 서울에 있는 33개의 설계 사무소를 규모별로 선 별하여 설계 사무소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 아 래 어렵게 조사 작업을 벌인 결과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동안 수행했던 프로젝트의 내용들을 조 사한 것이다. 33개 사무소 중 30개 사무소에서 답을 받고 3개 사무소에서 답을 받지 못했다. 먼저, 설계 사무소의 규모를 초대규모(250인 이상), 대규모(100~250인), 중규 모(50~100인), 소규모(50인 미만)로 나눴는데, 이 숫자는 감리 인원을 뺀 것이다. 감리 인원이 포함되면 데이터가 왜곡될 것 같았기 때문에 순수하게 설계 인원만을 가지고

72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표 1> 등록 건축사 사무소의 규모 변화. (기초 자료 출처 : 대한건축사협회, 월간 『건축사』, 2005-2009) 2004

서울

경기

2006

2007

2008

개수

비율(%)

개수

비율(%)

개수

비율(%)

개수

비율(%)

개수

비율(%)

1인

6,530

90.4

6,581

91.8

6,589

91.9

6,755

92.4

6,659

92.7

3인 이상

172

2.4

163

2.3

156

2.2

142

1.9

127

1.8

1인

2,112

85.7

2,029

86.6

1,961

86.5

1,941

87.0

1,821

87.5

3인 이상

105

4.3

91

3.9

88

3.9

84

3.7

72

3.5

1인

864

93.3

915

96.7

897

96.8

908

97.3

925

97.2

3인 이상

9

1.0

5

0.5

6

0.6

5

0.5

5

0.5

<표 2> 조사 대상 건축사무소의 규모 및 프로젝트 개수.

조상 대상 사무소 수

<표 3> 연도별 용도별 프로젝트 개수—전체.

연평균 건축사 수 프로젝트 수 (최소-최대) (2005-2008)

초대규모(250이상)

8

48.9

29 - 97

대규모(100-250)

5

25.6

15 - 29

중규모(50-100)

4

18.9

8 - 20

소규모(50미만)

13

7.8

1 - 16

30

23.2

1 - 97

<표 4> 연도별 용도별 프로젝트 개수—소규모 사무실.

<표 5> 연도별 용도별 프로젝트 개수—중규모 사무실.

<표 6> 연도별 용도별 프로젝트 개수—대규모 사무실.

<표 7> 연도별 용도별 프로젝트 개수—초대규모 사무실.

~

~ ~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전국

2005

73


분류를 했다. 초대규모의 사무소 중에는 건축사를 97명이

<표 8> 건축물의 규모 분류.

나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 사무소의 연평균 프로젝

연면적(m2)

트 개수는 초대규모 사무소가 1년에 약 49개이고 소규모 사무소는 8개 정도이며, 규모별로 프로젝트 숫자는 거의 등분포를 나타냄을 알 수 있다. 이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도별 용도별 프로젝트 개수>를 보자. 상업, 주거, 교육, 사회, 공업, 기타 등으로 나누어진 용도의 구분은 국토해양부의 분류 기준을 따랐 다. 따라서 이 카테고리 안에 어떤 시설들이 포함되어 있 는가를 더 자세하게 알고자 한다면 국토해양부의 자료를

소규모

2,000 미만

중규모

2,000-10,000

중대규모

10,000- 50,000

대규모

50,000 100,000

초대규모

100,000 이상

층수

대지 면적(m2)

11층 이상

10,000 이상 50,000 이상

보면 된다. 우선, 전체를 보여주는 <표 3>에서는 뚜렷하 게 이야기할 만한 것이 없다. 그런데 <표 4>처럼 소규모

<표 9> 2005-2008년간 용도별 프로젝트(x-면적, y-개수)—전체.

사무소의 경우만 따로 떼어서 보면 용도별로 차등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상업과 공업, 혹은 상업과 주거가 일정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변동은 있지만 소규모 사 무소는 프로젝트의 개수가 일정하다는 것이다. 반면, 대 규모 사무소는 공업을 빼고는 그 분포가 매우 들쑥날쑥하 다. 또 해에 따라 최다 프로젝트의 개수가 용도별로 차이 가 난다. 대규모 사무소의 경우 규모별로 수행하고 있는 용도별 프로젝트 숫자가 다르다는 것은 경기에 따라 상당 히 유동적이라는 뜻이다. 사무소 크기에 따른 수행 프로젝트의 규모를 조사하기 위해서 먼저 <건축물의 규모 분류>가 필요하다. 하지만 건축물을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로 분리한다는 것은 지

<표 10> 2005-2008년간 용도별 프로젝트(x-면적, y-개수)—소규모.

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어떤 것을 대규모라 할 것 인지에 대한 컨센서스가 없기 때문인데, 그래서 건축법 과 도시계획법 등을 조사하여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 여 2,000m2 미만을 소규모, 2,000~10,000m2를 중규모, 10,000~50,000m2를 중대규모, 50,000~100,000m2를 대규 모, 100,000m2 이상을 초대규모로 분류했다. 그렇게 정한 규모에 따라서 소형 혹은 대형 설계 사무소들이 어떻게 프 로젝트를 수행했는지를 살펴보자. <표 9>에서 <표 12>는 <4년간 수행한 용도별 프로젝트의 면적과 개수>를 그린 도표이다. 소규모 사무소의 경우를 보면, 주거는 2,000m2 미만이 제일 많고, 상업도 2,000m2 미만이 제일 많다. 공업 또한 그렇다. 그런데 교육 및 사 회만은 2,000m2에서 10,000m2가 많다. 그런데 중규모 사 무실에서는 100,000m2 이상의 주거를 가장 많이 했다. 또 상업은 10,000~50,000m2로 되어 있다. 이러한 분포는 소 규모 사무소의 경우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대규모 사 무소 역시 주거는 100,000m2, 상업은 10,000~50,000m2, 공업은 2,000~10,000m2이다. 요약하면, <표 13>의 <4년간 용도별 최다 프로젝트>에서 보듯, 대규모 및 초대규모 사무소에서는 2005년에서 2008 년까지 수행한 주거 시설 중에서 100,000m2 이상을 가장 많이 했다는 뜻이다. 중규모 사무소도 마찬가지이다. 그 74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런데 소규모 사무소의 경우는 2,000m2 미만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2,000m2에서 100,000m2 사이 의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수행 프로젝트 중 주거 시설이 양극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주 거 프로젝트는 100,000m2 이상이 되어야만 사무소 운영 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상업 시설 또한 중규모부터 초 대규모 사무소에서는 10,000~ 50,000m2의 규모를 하는데 비해 소규모는 2,000m2 미만이다. 주거 시설과 마찬가지 로 분류된 규모 사이에 간격이 있다.(2,000m2와 50,000m2 사이) 그렇지만 주거 시설에서 보여준 간격보다는 덜하 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주거 시설과 상업 시설의 경우 중 <표 11> 2005-2008년간 용도별 프로젝트(x-면적, y-개수)—중규모

규모 사무소와 소규모 사무소 사이에는 커다란 장벽이 있다. 소규모 사무소에서 중규모 사무소로 규모를 키우 기 위해서는 인원을 늘려야 하고, 100,000m2 이상의 주 거 시설을 수행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는 이야기다. 또 상업 시설도 10,000m2에서 50,000m2 정 도를 수행할 수 있어야만 중규모 사무소로 분류될 수 있 다는 것이다. 반면 교육/사회 시설은 대규모 사무소의 경우 10,000m2 에서 50,000m2이고, 중규모 사무소의 경우는 2,000m2에 서 10,000m2인데 그것은 소규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중규모 사무소와 소규모 사무소 간에 별 차이가 나지 않 는다. 주거 시설이나 상업 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표 12> 2005-2008년간 용도별 프로젝트(x-면적, y-개수)—대규모.

장벽이 적다는 말이다.

<표 13> 4년간(2005-2008) 용도별 최다 프로젝트. 교육 사회 시설 (연평균 개수)

초대규모 사무소 (250인 이상)

100,000m2 이상 (9.0)

10,000-50,000m2 (3.8)

10,000-50,000m2 (5.5)

대규모 사무소 (100-250인)

100,000m2 이상 (4.3)

10,000-50,000m2 (2.9)

10,000-50,00m2 (4.1)

중규모 사무소 (50-100인)

100,000m2 이상 (0.9)

10,000-50,000m2 (4.0)

2,000-10,000m2 (1.8)

소규모 사무소 (50인 미만)

2,000m2 미만 (1.2)

2,00m2 미만 (1.7)

2,000-10,000m2 (1.1)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상업 시설 (연평균 개수)

!

주거 시설 (연평균 개수)

~ ~

사무소 용도

75


도시 건축의 현상 ------------------------------------

이다. 다시 말해 근린 생활 시설은 수많은 설계 사무소들

그러면 건축 설계 시장의 양극화는 어떤 물리적인 모습으

을 유지시키는 커다란 일감이었다. 그런데 점점 이 유형

로 도시 공간에 나타나고 있는가? 건축 유형의 편중화와

이 축소되면서 그에 따라 아파트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

대형화는 건축의 질, 더 나아가 도시 문화적 측면에서 바

고 있는 것이다.

람직한가? 지난 10년간 서울의 도시 건축의 유형은 어떻

또 다른 데이터 <전국 허가 건축물의 총 연면적의 변화>를

게 변화하고 있는가? 이러한 측면들은 실증적으로 들여

보자. 2001~2008년까지 전국 건축물의 총 연면적은 2003

다보기가 매우 어렵다. 이를 테면 전국에 주거 시설이 얼

년까지 절정을 이루었다가 2004년, 2005년에 줄어들고,

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데이터 자체가 아예 없기 때

또 다시 2006년에 늘었다가 2007년을 기점으로 다시 줄

문이다. 그나마 찾아 낸 것이 서울 시정개발연구원에서

어든다. 줄어든 때는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1997년 이후 과세 기반 자료로 만든 데이터이다. 서울에

곧 때에 따라서는 경기의 불신으로 허가 면적에서도 차이

지어진 건물의 연상 면적을 모두 조사한 것으로, 과세 대

가 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건축 허가가 당장 건

상만 조사했기 때문에 공공 건축물은 포함되어 있지 않

축 행위로 연결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허가 건

고, 민간 건축물 중에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모든 건축

축물이 우리나라 건설경기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물의 연면적을 포함시킨 자료이다. 그 방대한 자료를 압

자료임에는 틀림없다.

축하여 나름대로 표를 만들어 보았다. <표 14>의 <서울시

그 다음으로 <전국 허가 건축물의 총 동수의 변화>를 비

건축 유형별 연면적의 변화>를 보자면, 서울에 세워진 모

교해 보았다. 앞의 것, 즉 <전국 건축물의 총 연면적>과

든 건축물의 연면적을 더하여 용도별로 분류를 하고 그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다. 2007~2008년 사이 총 연면적은

비율을 나누면 1997년에 아파트가 전체 면적의 23.1%를

줄었는데 동수는 늘어났다. 또 2003년을 보면 총 연면적

차지하고 있다. 사무소는 11.5%, 근린 생활 시설은 13.6%

은 올랐는데 동수는 줄어들었다. 동수는 늘고 면적은 준

이다. (2001~2004년을 건너뛴 까닭은 기초 데이터가 없기

다, 이것은 곧 한 건물의 면적이 줄었다는 것, 건물 단위

때문이다.)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늘어나서 2000년도에는

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30%에 육박한다. 이처럼 단일의 건축 유형이, 그것도 아

다시 그것을 <용도별 허가 건축물의 평균 규모(연면적)

파트가 서울시 건축 연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의 변화>와 <지역별 허가 건축물의 평균 연면적의 변화

은 놀라운 사실이다. 또한 사무소는 증감이 비슷하고, 근

>로 따져 보면 서울의 허가 건축물 평균 연면적이 전국

린 생활 시설은 완만한 변화를 보이다가 2005년부터 다시

의 거의 두 배가 됨을 알 수 있다. 이는 건축의 규모 자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낸다.

도 수도권과 지방 사이에서 이미 상당히 양극화되어 있

그런 후 <표 15>의 <서울시 자치구별 건축 유형의 연면적

음을 나타낸다.

비율>을 비교해 봤다. 그런데 중구를 보면 아파트는 7.2% 밖에 안 된다. 대신 사무소 건축은 33.2%로 많다. 반면 노원구는 아파트가 62.6%고 사무소는 2.1%밖에 안 된다. 이 두 지역의 수치는 당연한 결과로, 주거 밀집 지역이나 업무 시설 밀집 지역에 따라 주거와 사무소 건축의 비율 이 들쑥날쑥함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 는 것은 근린 생활 시설이다. 근린 생활 시설은 평균에 서 시작하여 오차 범위가 완만하게 이루어진다. 어느 구 에 가더라도 이 정도의 비율은 존재한다, 라는 이야기다. 건축법상으로 근린 생활 시설은 모든 용도 지역, 즉 일반 주거 지역, 상업 지역, 공업 지역 등등에 다 들어갈 수 있 다. 관련 표들은 현재의 주거 정책이 변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아파트는 그 비율이 계속 늘어날 것임을 보여 준 다. 사무소 건축은 공실률에 따라서 완만하게 늘었다 줄 었다 할 것이다. 그러면 근린 생활 시설은 어떠할까? 개 인적으로 특별히 근린 생활 시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난 1980년대 우리 나라의 건축 설계 사무소가 양적 성 장을 할 때 규모면에서 양극화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가 바로 이 근린생활 시설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76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표 14> 서울시 건축 유형별 연면적의 변화. (기초 자료 출처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단위(%)) 1997

1998

1999

2000

2005

2006

2007

아파트

23.1

24.9

27.3

30.0

29.1

30.0

30.8

사무소건축

11.5

11.6

11.5

11.5

11.8

10.6

10.4

근린생활시설

13.6

14.0

14.0

14.1

16.5

16.3

16.3

<표 15> 서울시 자치구별 건축 유형의 연면적 비율. (2007년 현재, 기초 자료 출처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2007년 현재, 단위(%)) 아파트 (오피스텔)

사무소건축

근린생활시설

서울시

30.8

10.4

16.3

종로구

9.9

25.0

20.3

중구

7.2

33.2

21.7

노원구

62.6

2.1

11.6

양천구

44.7

6.6

14.0

강남구

29.7

19.9

19.4

서초구

35.5

14.9

17.9

<표 16> 전국 허가 건축물의 총 연면적의 변화.(기초 자료 출처

<표 17> 전국 허가 건축물 총 동(棟)수의 변화. (기초 자료 출처

: 국토해양부)

: 국토해양부)

<표 18> 용도별 허가 건축물의 평균 규모(연면적)의 변화. (기초

<표 19> 지역별 허가 건축물의 평균 연면적의 변화. (기초 자료

자료 출처 : 국토해양부)

출처 : 국토해양부)

~

~ ~

!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77


건설 산업의 구조 ------------------------------------

못된 것 같고, 우리 나라는 전체적으로 좀 낮은 편이다. 스

그러면 지금 일어난 이러한 현상들을 세부적인 차이만으

페인과 멕시코는 더욱 낮아서 우리 나라보다 못하다. 따

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거시적 차원에서 바라보

라서 이 금융보험/부동산업의 경제 활동 인구 비율이 높

는 것이 필요하겠다. 즉 우리 나라 건설 산업의 규모를 이

으면 높을수록 선진국의 모델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더군

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산업구조의 변화는 건설 산

다나 기타 서비스업은 우리 나라의 비율 22.4%보다 낮은

업과 건축 설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일본 같은 경우는 거의 20% 정도가

국내총생산, GDP(gross domestic product)는 한 나라에

높다. 또 하나 재밌는 사실은 도소매/음식숙박/운수업 등

서 생산된 서비스와 재화의 양을 모두 합한 수치다. <표

자영업자의 비율이다. 우리가 13.8%인데 비해 미국은 1%

20>의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 대비 건설 투자 비율>은

다. 모두 한 자릿수고 심지어 멕시코도 우리보다 낮다. 이

GDP에서 차지하고 있는 건설 산업의 투자 비율을 나타

뜻은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기형적

낸 것이다. 우리 나라의 건설 투자 비율을 보면 2007년

으로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근린 생활 시설이란 것은 더

에 17.9%였다. 그것을 다시 주거와 비주거로 나눠 본다

이상 수요가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앞서도 말

면 주거는 5.2%이고 비주거는 12.7%이다. 그런데, 건설

했듯이 그러한 근린 생활 시설을 설계했던 중규모 사무소

투자 비율은 2003년부터 시작하여 지극히 완만하게 줄

가 그러한 방식의 일감을 더 이상 찾지 못한다는 뜻이기

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거와 비주거 모두 완만하

도 하다. 그러므로 이 숫자는 결국 건설업의 숫자가 기타

게 줄어든다.

서비스업으로 옮겨 가야 함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학자들

그러면 이것을 다시 <표 21>의 <OECD 가입국의 국내총

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지식 서비스 산업으로 옮겨가야 한

생산 대비 건설투자 비율>과 비교해 보자. 우리 나라가

다는 말이다. 현재 건설업의 양을 줄이는 것보다는 그 양

17.9%일 때 미국은 10%, 일본 12.1%, 독일 9.7%, 프랑

을 그대로 유지하되 다른 산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상대

스 10.1% 등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OECD 선진국에 비해

적으로 비율이 줄어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가

무려 6~7%가 높다. 유일하게 우리와 비슷한 나라가 스페

는 것이 우리 나라의 산업의 미래 구조가 되어야 하지 않

인이고, 이밖에 OECD 가입국이긴 하지만 개발도상국으

을까 생각한다.

로 간주되는 멕시코가 13.6%로 높다. 다시 말해 우리 나

마지막의 <표 23>을 보자. <우리 나라 부문별 경제 활동

라는, 요즘 쓰는 표현으로 건설 주도형 국가, 토건 국가라

인구 비율의 변화>이다. 건설업의 인구 비율은 거의 비슷

는 것이다. 건설에 과다한 투자를 하는 나라란 말인데, 하

하고, 금융보험/부동산업이나 기타 서비스업은 계속 늘어

지만 이 비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우리 나라도 국내 소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도소매/음식숙박/운

득이 우리의 거의 두 배가 되는 경제 선진국이 되는 과정

수업 등의 자영업은 계속 줄어든다. 앞으로 이 비율은 계

에서 건설투자 비율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속 줄어들 것이다.

다. 반면, 건설의 볼륨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런데,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정치의 딜레마라 할 수 있

건축 설계에 종사하는 우리로서는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

을 것이다. 도소매/음식숙박/운수업 등 자영업의 숫자가

에서 매우 암울한 이야기다.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영세 상인들이 힘들어짐을 의미

그러면 건설 투자 비율에서 덜어낸 만큼은 어디로 가야

한다. 서민 정치를 내세우는 데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다.

할 것인가? <표 22>의 <OECD 가입국의 부문별 경제 활

건설업도 마찬가지로 높은 건설 투자 비율을 줄여야 선

동 인구 비율>을 보자. 우리 나라는 7.9%로서 인구로 따

진 산업 구조에 맞는 것인데, 건설업계가 타격을 받게 되

지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종사하는 인구의 비율은 다른

면 전통적 지지층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므로 인위

OECD 국가들과 비슷한데 투자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적으로 버티게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나

결국 우리가 부동산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다. 경

라의 17.9%라는 건설 산업의 규모는 정부가 떠받치고 있

제가 부동산에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다른 부문의 비

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민간은 그럴만한

율을 보자. 금융보험/부동산업은, 일본은 데이터가 좀 잘

여력이 없다.

<표 23> 우리 나라 부문별 경제 활동 인구 비율의 변화. (기초 자료 출처 : OECD, webnet.oecd.org/wbos)

78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건설업

7.5

7.4

7.9

8.2

8.1

7.9

7.9

7.9

금융보험, 부동산업

10.0

10.6

10.8

11.2

11.8

12.2

12.8

13.5

기타 서비스업

18.0

18.5

19.2

19.9

20.5

21.3

21.9

22.4

도소매, 음식숙박, 운수업 등 자영업

16.0

16.0

15.8

15.6

15.1

14.6

14.1

13.8

wIde Issue 1 : 2009 Wondoshi Academy Seminar 4~6


<표 20> 우리 나라의 국민총생산 대비 건설 투자 비율. (기초

중간 지대? 한국 현대건축, 기술과 디자인이 결합할 수

자료 출처 : OECD, webnet.oecd.org/wbos)

있는 중간 지대를 만들 수 있는가? -------------------

2003

2004

2005

2006

2007

주거 (Dwellings)

5.5

5.7

5.8

5.5

5.2

비주거 (Other Buildings & Structures)

13.2

13.0

12.8

12.8

12.7

합계

18.7

18.7

18.6

18.3

17.9

---결론을 내리면, 한국의 설계 사무소는 규모에서, 또 수행 하는 프로젝트에서 양극화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에 따라 도시에 세워지고 있는 건물들도 양극화된다. 이러한 양극 화는 우리 건축의 문제라기보다는 경제의 문제, 한국의 경제라기보다 글로벌 경제라고 하는 훨씬 더 큰 힘에 의 해 움직인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암울한 이야기다. 다만, 산업 의 구조가 건설에서 지식 서비스 산업으로 옮겨간다고 할

<표 21> OECD 가입국의 국민 총생산 대비 건설 투자 비율. (2007년 현재, 기초 자료 출처 : OECD, webnet.oecd.org/ wbos)

때, 건축 설계도 지식 서비스 산업으로 분류되고 옮겨 갈 수 있다는 데서 희망을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한국 건축 의 가능성도 기술과 디자인을 합친 새로운 지식 서비스 산

주거 (Dwellings)

비주거 (Other Buildings & Structures)

합계

한국

5.2

12.7

17.9

미국

4.5

5.5

10.0

일본

3.4

8.7

12.1

영국

4.0

6.5

10.5

독일

5.6

4.1

9.7

프랑스

6.3

3.8

10.1

이탈리아

5.0

5.7

10.7

스페인

9.3

8.6

17.9

네덜란드

6.3

5.2

11.5

멕시코

5.8

7.8

13.6*

업으로 어떻게 옮겨갈 것인가에 달려 있는 듯하다. 그런데, 디자인 혁신은 보통 100,000m2 이상 넘어가는 건 축물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건축 매체나 건축상 수 상작들을 통해 우리는 봐 왔다. 대부분의 혁신적인 프로 젝트는 10,000m2에서 50,000m2, 2,000m2에서 10,000m2 사이에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 을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지만, 적어도 거대 건축이 나 영세 건축에서는 혁신적인 건축이 나올 확률이 적다는 것은 사실이다. 결국은 아파트 프로젝트가 주류를 이루는 100,000m2 이상의 주거 시장이나 2,000m2 미만의 영세 시 장에서는 건축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건축물의 프로젝트가 커지는 것이 능사는 아 니라고 말하고 싶다. 건설 공사의 관리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만든 턴키 제도나 도시의 난개발을 줄이기 위해 도

<표 22> OECD 가입국의 부문별 경제 활동 인구 비율. (2007년 현재, 기초 자료 출처 : OECD, http://webnet.oecd.org/wbos/)

되어 도시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업

금융보험, 부동산업

기타 서비스업

도소매, 음식숙박, 운수업 등 자영업

한국

7.9

13.5

22.4

13.8

미국

8.0

17.6

33.9

1.2

일본

8.4

4.3*

41.6

1.9

영국

7.1

21.1

31.5

2.8

아니다. 그러나 건축인의 생존을 위해서도, 우리 도시가

독일

5.6

17.2

30.2

3.2

담는 삶의 질을 위해서도 생존의 모색이 필요하다. 양극

프랑스

6.9

18.5

34.8

2.3

화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절실한 이유다. ⓦ

이탈리아

7.8

14.7

28.3

8.8

스페인

13.4

11.7

27.0

6.0

녹취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 * 이 내용은 다음의 학술지

네덜란드

5.7

22.0

32.3

3.3

에 게재되었다. : 「2000년 이후 도시 건축의 대형화와 건축사 사무소의

멕시코

8.4

6.1

23.9

11.5

변화에 관한 연구」, 『大韓建築學會論文集 계획계』, 2009.10, 25권 10호(

정부, 특히 국토해양부, 그리고 건축계는 이를 냉철히 되 돌아 볼 때가 되었다. 건축사는 수동적으로 수주하는, 소 위 주문에 의한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건축물을 기획하는 단계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양극화의 중간 지대에 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코 쉬운 과제는

통권 252호), pp.121-130.

~

~ ~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부문 OECD 가입국

입된 지 구단위 계획 등과 같은 제도가 오히려 부메랑이

79


80

wIde Issue 2 : 기차길옆 작은학교—민들레 희망지원센터—부평 노동자인성센터—이일훈

러 사진 촬영 등의 행위를 자제토록 한 이유 또한 동네의 집들과는 다른 공간으로 대상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배경이 되는 만석동 은 어떠한 동네인가? 1950년대 초반 북쪽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야산에 움막을 치고 살면서 동네의 꼴을 갖추기 시작하여 이농민들이 유입되는 1960~70년대에 지금과 같은 2층 다락방 형태의 집들이 많아졌고, 1990년 대 들어서는 도로가 생기고 빌라가 들어서는 등 조금씩 모습을 바꿔 온 가난한 동네다. 현재는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공 부방 쪽은 아직까지 1960년대의 정취를 나타내는 집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동네 안에서 공동체가 꿈꾸는 삶과 잘 맞아 떨어지는 집을 위해 건축가는 주어진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기존의 맥락을 고려한

<기차길옆 작은학교>(<기차길옆 공부방>의 새 이름)는 공동체를 지향하

는 공부방이다. 이 곳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소외되고 약한 존재인 것처

럼 스스로도 그런 존재라고 말한다. 이것은, 한 걸음 비껴 서서 봉사하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서로 아픔을 보듬고 살

아가기 위해 선택한 삶의 방식이며, 아이들은 자신들과 다르지 않는 선생

님들을 바라보면서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배운다. 이러한 연대 의식은 건

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5평 남짓한 좁은 방에 50여 명의 아이들을

수용하기에 벅찼던 선생님들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희

망했던 사항은, 무엇보다 동네의 집들과 차별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

다. 세상에 알려져 각종 매체에서 공부방을 취재하는 일이 잦아지자 일부

기차길옆 작은학교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와 <부평 노동자인성센터>를 찾아 나서 보기로 했다.

업이 같은 건축가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10년 전의 그 집을 다시 방문하고, 새롭게 탄생한 희망과 위로의 건축 2제,

부터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 ‘지금 바로 그 곳’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주어진 환경을 끌어안지 않고서는 안 되는, 꼭 그와 같은 작

고단한 현실을 끌어안고 극복하는 모습’이 많은 건축인들의 공감을 얻어 2000년 ‘올해의 비평건축상’(제4회 CRI-ARC AWARD)을 수상했다. 그로

공부방>은, 비록 거칠고 질박한 모습이지만 ‘삶 껴안기’란 이슈로 건축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 ‘

10년 전, 당시 세련되고 잘 정제된 작품만이 건축 잡지에 올려질 수 있다는 관념을 깨고 『건축인 poar』를 통해 소개된 건축가 이일훈의 <기차길옆

건축가 이일훈 — 기차길옆 작은학교 —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 부평 노동자인성센터

지금 여기의 건축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

~

81

!

1. 기차길옆 작은학교 전경. 학생들이 공동 제작한 벽화가 인상 깊다.

2. 건물 측면과 외부 계단.


82

wIde Issue 2 : 기차길옆 작은학교—민들레 희망지원센터—부평 노동자인성센터—이일훈

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집도 나이를 먹 고 크고 작은 변화들을 겪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차길옆 작은학 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소소한 변화들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 기도실과 하늘마당이 있는 3층은 여름철 아이들이 목공 작업을 하는 장소로 쓰이 고 있다. 이 집의 유일한 사치라는 기도실은 현재 선생님의 작업실로 활 용 중인데, 내부에 암실을 둔 것이 무척 재미있다.

주변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벽면에는 수시로 창과 틈을 내었다. 1층 아이

들 공부방 전면에도 큰 창을 두어 늘 동네를 마주할 수 있도록 했으며, 외

부 계단은 앞서 지어진 옆 건물의 형태를 존중하는 선에서 만들었다. 또

한 돌출형 패널과 좁은 통로, 그리고 마당을 가진 3층은 마치 동네 골목

길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모습이다. 살아 보니 처음에는 불편한 점

도 없지 않았을 터였다. 무엇보다도 좁은 계단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들은 건축가의 의도를 조금씩 알아 갔으며, 공동

체가 꿈꾸는 삶 속에서 존중과 배려로 인한 불편은 오히려 아름다움일 수

← 5. 2층 기도실. 암실 위로 자연광이 쏟아진다.

↑ 4. 1층의 공부방.

재료를 사용하여 건물이 동네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하였고,

3.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

~

83

!

빨거나 샤워를 할 수 있고, 간이복으로 갈아 입은 후 제대로 취하지 못한 잠을 청할 수도 있다. 노숙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포용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보다 사람들은 노숙인들을 습관적으로 배제하 려는 관성이 있고, 노동하기 위해 삶을 기획하지 못하는 이들을 쉽게 폐 인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는 이러한 관성과 편 견에 도전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작업에 건축가가 적극적으로 동참한 사 례로 남겨질 수 있을 것이다.

숙인을 위한 무료 식당)의 서영남 선생은, 이 쉼터가 절망의 순간에서 방

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삶을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볼 수

있는 장소가 되길 원했다. 인천 중구 인현동의 골목 안에 위치한 이 건물

은 쉽게 찾을 순 없었지만 1,2층 전면에 작은 기둥을 세우고 차양을 매달

아 길에서 망설임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한 것이 한편으로 눈에 띄었다.

1층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보니 바로 입구에 위치한 세족실에서 산

뜻한 비누 냄새가 났다. 희망지원센터의 1층은 이처럼 입구에서 발을 씻

6. 노숙인들을 위한 최초의 문화 공간,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실 등이 계획되었다.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동안 더러워진 옷을

간이다. 오랜 시간 이 공간을 꿈꿔 오던 민들레국수집(가난한 이들과 노

을 수 있는 세족실과 컴퓨터실, 도서실, 영화 상영실 등이 배치되었고, 외

부 계단을 통해 오르내릴 수 있는 2층에는 수면실과 휴게실, 빨래방, 사워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는 노숙하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이들의 문화 공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84

wIde Issue 2 : 기차길옆 작은학교—민들레 희망지원센터—부평 노동자인성센터—이일훈

적이면서도 기존 동네와 잘 어울리게 지었다는 얘기를 듣고 건축주는 슬 그머니 욕심이 났다. 그런 건축가라면 노동자들의 상처 난 마음을 다스 리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부탁해도 될 것 같았다. 그런 건축가의 마음 이 깃든 건축물이면 참 좋겠다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불가능할 것이라 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현실이 되었다. 열악한 조건이었는데도 건축가 가 흔쾌히 설계를 맡아 주기로 한 것이다. 사유의 개념으로 집의 구조를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건축주는 건축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는 않을 까,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건축가는 집 짓는 데 중요한 사항과 현실적 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들을 세세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건축주에게 전달 해 주었다. 건축가가 제시한 원칙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웃 사람들이 새로운 건물에 위화감을 느끼거나 특별한 곳이라는 경계심을 가지지 않 도록 동네와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건축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큰 길에서 양 갈래 길로 나뉘는, 마치 테니스 라켓과도 같은 구조 때문에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꽉 막혀 있는 것 같은 폐쇄적인 동 네에, 좋은 의미의 건축 짓기라는 점에서 이왕이면 이웃 사람들에게도 숨 통을 틔워 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선택은 건 축주가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입면은 단조롭지 않으면서도 튀지 않고, 비싸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허술하지 않는 재료들로 구성되었다. 또 동 네 구조에 작은 숨통이라도 틔우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1층 사무실 앞 쪽을 막지 않고 통로이자 작은 마당을 두어 열어 놓았다. 3층이래 봐야 60 평이 좀 안 되는 공간 안에 건축가는 최대한의 것을 넣었다. 그러나 건축 주가 더욱 흡족해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였 다. 그 중 하나가 협소한 공간이지만 담장을 쌓지 않고 주차 공간을 둔 점

부평 노동자인성센터 | 인천 부평구 천주교 산곡동 주택가의 협소한 골

목길 한 켠에 말끔하게 3층으로 지어 올린 건물이 바로 <부평 노동자인성

센터>이다. 1977년에 처음 시작될 당시 이 곳은 인근 공단과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사랑방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는 노동

조합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내용을 주로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임금 교섭과 단체 협약의 방법, 현장 부당 노동 행위에 대한 대처 방안 등

을 교육하고, 또 조합이 없는 곳의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 법적인 보상 등에 관한 것을 세세하게 알려 주었

다. 함께 먹을 것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것은 물론이었다. 그러다가 1990

년대 중반에 합법적으로 상급 기관인 민주노총이 만들어지고, 또 노동자

들도 노조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실천할 수 있을 만큼 성장을 하면서 이

곳의 성격이나 활동의 내용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

족이 행복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주는 곳으로

의 변화였다. ‘노동사목’이라는 간판 대신 ‘노동자인성센터’로 명칭을 바

꾸고 사람을 중심으로 마음을 돌아 보는 인성 프로그램, 심리 상담 등으

로 활동의 내용들도 수정되었다. 자연히 새로운 공간에 대한 필요성도 제

기되었다. 초창기 전세방을 전전하면서 활동해 오다가 1980년대 말, 보

조금과 전세금을 털어 마련한 집은 김장 때 배추를 씻을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작은 마당을 가진 단층 양옥이었다. 별도의 교육실은 없었고 안방

의 미닫이 문을 터서 미사나 모임을 가졌었는데, 워낙 낡고 어두운 공간

인 데다가 좁기도 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수행할 만한 시스템을 갖추기

가 곤란한 상황이었다. 결국 단층 양옥을 허물고 다시 집을 짓기로 결정

했다. 그런데 마침 어떤 건축가가 만석동 <기차길옆 공부방>을 아주 실용

부평 노동자인성센터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

~

85

!

7. 학교 옥상에서 바라 본 노동자인성센터. 3층의 테라스에서는 정감 있는 동네를 내려다볼 수 있다.


86

wIde Issue 2 : 기차길옆 작은학교—민들레 희망지원센터—부평 노동자인성센터—이일훈

↑← 8-9. 사람 키 보다 낮은 다락방. 해질녘 노을을 볼 수 있는 제법 운치가 있는 공간이다.

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말한다.

다보일 수도 있다. 그런 점들을 고려하여 골목길 쪽의 벽면에는 최소한의

해 상대적으로 큰 편인데 2층 교육실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많은 사람들을

을 높게 달아 이웃의 사생활을 침범하지 않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를 최소화하는 게 나은 것이 아닌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건축가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있다. 이 곳의 계단실은 집의 규모에 비

은 인상을 주고 있으니 과연 일석이조다. 또 이웃집이 있는 쪽에는 창문

소음이 새어 나갈 수도 있고 또 반대로 안쪽의 모습이 밖에서 쉽게 들여

여름이면 목백일홍의 꽃분홍색 꽃이 한층 즐거움을 더할 것이다. 센터를

다. 나의 영역을 견고히 하기보다 열어 놓은 덕분에 이웃 주민들에게 좋

위한 배려다. 이에 대해 건축주는 처음에는 교육 공간을 더 넓히고 통로

의 큰 창으로는 많은 빛이 들어와서 하루 종일 실내를 밝게 유지한다. 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 집의 주차 공간 때문에 여유가 생겨났

골목길 쪽은 북측이기도 하거니와 동네와 연결이 되어 있어서 건물 안의

창을 두고 학교 쪽 벽면에 가급적 많은 창을 냈다. 특히 1층 사무실 전면

이다. 예전에는 좁은 골목길에서 자동차끼리 만나면 대책 없이 그저 후진


실 안으로 들어온다.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 ~

!

87

← 14. 전면 창을 통해 하루 종일 따뜻한 빛이 사무

ⓦ 사진 | 진효숙 ⓦ 정리 | 정귀원

은 작업에 건축가의 자발적 참여가 어려운 이유이다. 그래서 이 착한 건축들이 한없이 아름답고 고맙다.

인지, 혹은 그들이 바라는 바는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통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와 같

의 미학적, 경제적 욕구로부터 일단 자유로워져야 한다. 대신 지금 이 집과 동네가 안고 있는 문제와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

과는 많이 다르다.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거나 교환 가치를 따질 수 있는 부류의 건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 건축가의 작가로서

들을 위로하고, 때론 또 다른 희망을 꿈꾸게 하는, 희망과 위로의 안식처가 있다. 물론 그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독점ㆍ소유되고 거래되는 건축

누는’ 인간적 가치의 실현은 늘 미완에 그친 듯하다. 그 미완을 완성해 나가는 것은 아마도 건축가의 자발적 참여일 것이다. 건축에도 상처받은 이

착하고 고마운 건축 | 건축의 궁극은 인간에게로 귀결된다. 그리고 건축에 인간을 담는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반면 ‘더불어 함께 나

← 11. 1층 응접실.

룹 활동도 가능하다.

료나 놀이 치료 같은 그

정인 3층의 방. 미술 치

← 10. 상담실로 쓸 예 ↖ 13. 사무실 앞 통로이자 작은 마당.

~

↑ 12. 골목에 면한 주진입부.


수류산방 樹流山房의 예술 도록 시리즈 Art Work Series of Suryusanbang

수류산방 예술 도록 시리즈 수류산방(樹流山房)은 옛 것에 단단히 뿌리박고 또 새로움을 길어내는 일에 ‘수류(樹流)’라는 이름을 붙여 전시 및 작가 도록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각과 표현, 새로운 행동과 크리에이티브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이 ‘수류(樹流)’라는 이름 아래서 경계를 허물고 서로 만나,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01. 기품 있고 결 고운 삶의 방식, 빈 콜렉션 Korean Inspired Lifestyle, Vin Collection (국문, 영문, 일문, 불문) | 7,000원 디자이너 강금성의 수공예 생활 예술품 02. 백(白), 다시 흰색을 보다 White in Korean Crafts (국문, 영문) | 5,000원 백자, 백옥, 한지 등 흰색을 주제로 살펴보는 전통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 03. 트랜스 리얼, 나의 고향 Transreal, My Hometown (영문) | 3,000원 런던 아시아 하우스에서 열린 작가 이진경+이세현의 전시 도록 04. 천년보옥, 한국의 누비 Korean Nubi, the treasure of millennium (국문, 영문, 일문) | 15,000원 무형문화재 누비장 김해자에게 듣는 누비 이야기 05. 티베트에서 온 천 년 The Wisdom from Ancient Tibet (국문, 영문) | 품절 춘원당한방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 전시 도록 06. 공간 사리 Space Sari (국문, 영문, 일문) | 7,000원 철에 온기를 불어 넣는 입사장 이경자의 작품 세계

☼ 교보문고, 알라딘 등 국내 서점의 온라인·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문의 : 수류산방(02-735-1085)

by Suryusanbang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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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13호 뎁스 리포트 격월간 건축 리포트 <와이드> 2010년 1-2월호

강병국의 <건축과 영화 13> 렘 콜하스(Rem Koolhaas : a kind of architect) 이용재의 <종횡무진 13> 활래정(活來亭) <와이드 書欌 13-1 | 안철흥 『궁궐의 눈물, 백년의 침묵』, 우동선·박성진 외 6명 지음 <와이드 書欌 13-2 | 서장지기> 당신의 별점은? 손장원의 <근대 건축 탐사 13> 삼랑진(三浪津) <WIDE PRO 젊은 건축가 FILE 17 | 김정임> 건축을 통해 하고 싶은 것 <WIDE PRO 젊은 건축가 FILE 18 | 김종진> Inscape(내면의 풍경) 함성호의 <소소재잡영기(素昭齋雜詠記) 07> 악재—당연한, 예상 밖의, <주택 계획안 100선 12> G-VALLEY | 박인수 최충욱의 <공간 전달자 08> 하  라주쿠(Harajuku, 原宿) / 오모테산도(Omotesando, 表参道) / 아오 야마(Aoyama, 青山) — 2 <Future is 01> The Route | 최진영ㆍ김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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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건의 <COMPASS 10> 건축의 분할


강병국의 <건축과 영화 13> 렘 콜하스(Rem Koolhaas : a kind of architect) 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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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르쿠스 하이딩스펠더(Markus Heidingsfelder), 민 테쉬(Min Tesch)

* 자료의 분류를 위하여 서두에 다음과 같은 약어를 추가한다. 알파벳 다음의 숫자는 해당 꼭지의 일련 번호이다. A _ Architect : 건축가와 관련된 주제나 영화 / B _ Building : 건축물과 관련된 주제나 영화 / P _ Producer : 감독의 건축적 연 관성을 언급한 영화 / D _ Documentary : 건축적 다큐멘터리 / C _ City : 미래 도시를 포함한 도시적 관점의 영화 / M _ Miscellaneous : 그밖에 건축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영화


2009년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었던 제1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첫날을 빼고 거의 전회 매진을 기록한 영화제의 인기는 급기야 연장 상영까지 이끌어 냈고, 렘 콜하스에 관한 22일 상 영분은 인터파크가 집계한 전국 주말 박스 오피스에서 예매율 10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01) 2010년을 맞는 첫 글은 그만큼 한국에서도 인기가 좋은 렘 콜하스로 정했다. 독특한 이력만큼 이나 독특한 건물을 선보이는, 가장 세계적인 건축가로 공인된 렘 콜하스. DVD 표지에 쓰인 “The only movie about me that I like”라는 글귀가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가 스스로도 마음에 들어하는 영화는 어떤 걸까? 영화 극작가이자 배우의 경력을 가진 렘 콜하스는 어떻게 보면 ‘건축과 영화’라는 카테고리에 가장 적합한 건축가가 아닌가 싶다. 렘 콜하스는 1940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고 1952년 인도네시아로 이 주한 후 1956년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다. 『헤이그 포스트』라는 보수적인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을 시작한 그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또 잘 썼다. 여기에는 그의 아버지(안톤 콜하스)가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작가였다는 사실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저널리스트 콜하스는 영화 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기사를 썼 다. 그 중 르 코르뷔지에에 관한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 76살의 코르뷔지에는 아랫입술만 움직이는 얼굴에 파란 눈을 가진 (…) 딱딱하고 퉁명스러운 외모로 화난 듯한 인상을 주었다. (…) 그의 인생을 통 틀어 가장 위대한 업적은 혁신적인 계획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다. 발표 당시엔 세인들의 웃음거리였으 나 오늘날까지도 그의 영향은 대단하다.(…)” (사진 02-03) 콜하스는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고, 영화 극본도 썼으며, 네덜란드 영화 제작사에서 일하기 도 했다. 르네 달더(Rene Daalder), 프란스 브로멧(Frand Bromet), 렘 콜하스.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 동 창생들로, ‘필름 그룹 1,2,3’이라는 팀을 만들어 <1,2,3 랩소디>라는 영화를 제작하고 직접 출연까지 했다. 영화를 전부 다 보진 못했지만, 비교적 연기도 잘 하는 듯하다. 또 그들은 당시 네덜란드에서 가장 비싼 영 화 <The White Slave>도 제작한다. 본인들 말로는 상업 영화라고 했지만, 지루한 예술로 외면받으며 참패 한다. 렘 콜하스는 스스로 건축과 영화의 공통 분모를 이야기한다. 건축의 표현을 영화의 플롯(plot)으로 말하며, 건축물의 구성을 시퀀스로 엮어 낸다. 그가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콘스탄트(Constant) 와의 만남 때문이다. 그는 렘이 『포스트』지 기자로 일할 당시 인터뷰했던 사람이다. 원래 화가였던 콘스 탄트는 상황주의자(situationist)로 바뀌면서 기존 도시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목표를 발표하는데, 결국 렘은 콘스탄트를 그대로 따라하기로 한다. 이 영화는 다양한 저서를 통하여 그 동안 렘 콜하스가 발표한 모든 이론과 주장을 알기 쉽게 표현하고 있다. 물론 그래도 어렵지만…. 『안하임의 코펠돔』, 『정신착란증 의 뉴욕』, 『런던의 엑소더스』, 『S.M.L.X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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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04) 리처드 마이어를 비롯하여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인터뷰에 응한다. 그 중에서도 Arup의 세실 발몬드는 렘의 건물에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창의성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사진 05-10) 또 가감 없는 직원들의 이야기나 렘이 직원들에게 짜증을 부리는 장면 등은 현장감을 더해 준다. 프로그램과 다이어그램이 거의 필수적이라고 할 만한 그들의 작업 과정도 물론 빠지지 않았다.


(사진 11-16) 카사 다 뮤지카(Casa da Musica),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 뉴욕 프라다 에피 센터, 시애틀 도서관, 북경 CCTV 사옥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프로젝트가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제공되어 있다. 특히 북 경 CCTV사옥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콜하스가 왜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등을 뒤로 하고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는지도 설명한다. 콜하스의 프로젝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아닌가 싶 다. 사실 영화는 러닝타임 1시간 37분으로는 불가능할 정도의 방대한 양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영화관 에서 관람한다면 오히려 따분한 철학 이야기쯤으로 들리며, 만약 식사라도 하고 난 후라면 세상에 더한 자장가는 없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DVD를 구입하여 중간 중간 정지해 가며 이해하는 게 나을 듯하다. 엑스트라로 제공된 보너스에는 헤르초크 & 드 뮈롱(Herzog & de Meuron)과 함께 수행했던 아스토 호텔 (Astor Hotel) 프로젝트와 사회학자인 더크 벡커와의 대담이 있다. 콜하스의 생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래는 더크 벡커와의 대담 중 일부. “어떠한 질문을 해도 같은 대답만 반복하는 사람…, 가능 하다고 생각하세요?” “전,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미스 반 데 로에의 영원한 답은 박스였습니다.” 그 러나 모더니즘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형태적인 조류에 거의 전 세계가 열광할 때, 렘은 전 세계의 보편화와 단일화를 인식하며 모더니즘을 옹호했다. (사진 17-18) 영화에 여러 번 등장하는, 렘의 이미지를 가지고 작업한 몽타주 동영상이 흥미롭다. 다큐도 다큐 나름이라지만 이렇듯 학습서 같은 영화도 처음이거니와, <Koolhaas Houselife>와 더불어 내게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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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면 가장 소중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

글쓴이 강병국은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춘명 선생의 <예건축>에 서 실무를 쌓았고 <신예건축>을 거쳐 현재 ㈜동우건축 소장으로 있다. 쌘뽈요양원・유치원, 상연재, 세브란스 종합관 등을 설계 했다.


이용재의 <종횡무진 13> 활래정(活來亭)

조선 시대 최대의 칼잡이 태종 이방원은 고민이다. 1404년 장남 양녕대군을 세자로 지명했으나 이 친구 가 천방지축인 거다. 덤비기도 하고. 15년 동안 참다가 폐위한다. 이제 둘째 효령대군이 나설 차례. 양녕 대군이 동생을 찾았다. “야, 너 어떡할래. 난 관뒀다.” “저도 싫어유. 만날 칼 싸움이나 하고. 전 부처님하 고 놀래유.” “그래 잘 생각했다.” 얼떨결에 셋째 충녕대군이 왕위에 오른다. 이 분이 그 유명한 세종대왕 인 건 아시죠. 우째 이리 부러운지 모르것다. 형제간의 우애가. 효령대군은 큰 걸 버렸지만 91세까지 살 면서 아홉 명의 왕을 모신다.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이 칼을 휘두르면서 1455년 왕위에 오르지만 그 래 봐야 효령대군 조카에 불과하다. 천하의 칼잡이 수양대군도 큰아버지한테는 꼼짝 못한다. 1462년 양 녕대군 떠나니 이제 집안 최고 어른. 25년 동안 장기 집권. 군림하지만 통치하지 않는다. 그래 다칠 염려 도 없고. 예종, 성종이 연이어 오르지만 효령대군은 아직도 건재하다. 이제 족보 추적이 안 된다. 하도 높 아서. 그래 효령대군의 직계 자손들은 자손만대 평화를 이룬다. 이게 바른 처신의 위력. 관둘 때 관두자. 지금 방배역 근처 청권사에 마나님과 함께 편안히 누워 계신다. 효령대군의 11대손 이내번이 풍파를 피하고자 강릉 경포대로 이사 온다. 가선대부를 지낸 분. 가선대부 는 종2품의 무관으로 시쳇말로 대감님이다. 종3품 이하는 영감 나리고. 안채 먼저 짓고 자리 잡으니 이름 하여 선교장이다. 지금은 물이 많이 빠져 경포호수의 둘레가 4킬로미터밖에 안 되지만, 당시는 둘레가 12 킬로미터에 달해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 배다리(선교리, 船橋里)다. 이제 앞으로 한양에서 나 라에 봉사한 내 후손들은 이 곳에 와 거진출진(居塵出塵)하라. 속세에 살면서도 속세를 벗어나거라, 아 그들아. 뭐 이런 거다. 입장료 2천 원 내고 들어서니 대지만 3만 평. 나 원 참. 당시 만석꾼이라 넒은 바깥 마당에 소출 온 쌀을 쌓고도 땅이 모자라 주문진과 묵호에 별도의 창고를 두었다. 강원도가 거의 전부 전주 이씨 땅이었다나 뭐라나. 일제 시대 때 왜놈들도 못 건드렸다. 왜냐고요! 현실 떠났지. 바른 맨이지. 학문 높지. 만석꾼이 지. 이걸 어떻게 건드냐. 쌀을 좀 뺏더라도 865미터의 대관령을 넘어 한양으로 가져가려면 운송비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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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엄두도 못 낸 거다. 소가 끄는 달구지에 실어가 봐야 비 몇 번 맞으면 먹을 수도 없게 되고. 그래 대 한민국을 침략한 인간들 중에 대관령을 넘어온 인간 없었음. 60미터에 걸쳐 펼쳐지는 전면의 행랑채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11개의 아랫것들 방과 6개의 광, 부엌 2개, 대문 2개가 연속된다. 입이 짝 벌어진다. 소담한 굴뚝만 5개고. 솟을대문의 현판은 이렇다. 선교유거(船 橋幽居). 신선이 거처하는 그윽한 집. 선교장의 전체 칸수는 99칸이었지만 화재로 소실되어 지금은 84 칸만 전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가 한 칸인 건 아시죠. 조선 시대에는 칸수를 엄격히 규제한다. 대군은 60 칸, 군이나 공주는 50칸, 옹주나 종2품 이상은 40칸. 선교장의 설립자인 이내번이 종2품이었으니까 40칸


안마당 들어서면 정면에 바깥주인이 사용하는 사랑채다. 현판 보자. 열화당(悅話堂). 가까운 이들의 정다 운 이야기를 즐겨 듣는 집.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따온 이름. “세상과 더불어 나를 잊자. / 다시 벼슬 을 어찌 구할 것인가. / 가까운 이들의 정다운 이야기를 즐겨 듣고 / 거문고와 책을 즐기며 우수를 쓸어 버리리라.” 어라, 많이 듣던 이름이네. 그렇다. 그 유명한 출판사 열화당의 사장이 효령대군의 후손이다. 역시 그랬군. 효령대군의 13대손 이후가 1815년 건립. 이후의 별명이 산림처사(山林處士)다. 산골에 파 묻혀 글이나 읽고 지내는 사람. 안빈낙도(安貧樂道)가 그의 좌우명이고. 가난한 생활 가운데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긴다. 부럽다. 열화당 좌측으로 작은 사랑채. 장손의 거처. 열화당의 아버님한테 처세술 을 배운다. 까불지 마라 아들아. 다친다. 열화당 우측의 중문을 들어서면 안채다. 안방마님이 거처하면서 집안을 꾸려가는 곳. 안방마님은 고방 열 쇠와 뒤주 열쇠를 갖고 있다. 이거 안 주면 집안 식솔들 다 굶어 죽는다. 까불어! 그럼 열쇠 안 준다. 사랑 채의 남자들은 집안 살림에는 관여 안 한다. 왜냐고요! 쪼잔해지니까. 안방마님 건넌방에 큰며느리 방이 다. 고부간의 갈등이 문제라고. 그런 거 없다. 덤비면 시어머니가 열쇠 안 주니까. 그러다 큰며느리의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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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돈이 많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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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넘을 수 없지만 조선 후기로 가면서 99칸까지는 봐준다. 왕이 사는 궁궐만 100칸 넘을 수 있고. 아무


성심에 믿음이 가면 열쇠 넘겨 주고 별당으로 나간다. 큰며느리가 안방 꿰차고. 별당으로 나간 시어머니 는 군림하지만 통치하지 않는다. 선교장은 하도 규모가 커 별당이 두 개다. 안채 우측의 동별당은 효령대군의 14대손 이근우가 건립. 서쪽 의 서별당은 서재다. 자녀들에게 유불선을 가르치는 학교. 강원도를 방문한 선비들은 죄다 선교장에서 자 고 간다. 선비들의 객사. 여관이다. 300명을 동시에 접대할 수 있는 그릇을 완비한, 지금으로 말하면 무궁 화 다섯 개쯤 되는 호텔. 숙박료는 한지에 일필휘지 한 점 하면 된다. 잘 먹고 잘 놀다 갑니다. 동별당을 지나 바깥마당으로 나오면 조선 시대 최고의 명품 활래정(活來亭)을 만날 수 있다. 다시 힘차게 아트. 주자의 ‘관서유감’에서 이름을 빌려 왔다. “작은 연못이 거울처럼 펼쳐져 / 하늘과 구름이 함께 어 리네 / 묻노니 어찌 그같이 맑은가 / 근원으로부터 끊임없이 내려오는 물이 있음일세.” 벽도 없이 창호지 사이로 바람이 자유로이 들락날락하면서 선교장의 자유분방함을 노래한다. 제발 욕심 좀 버려라. 하늘과 구름과 물이 이곳 활래정에서 하나가 되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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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정자. 연못엔 연꽃이 활짝 만개하고 물 위에 쌍정자가 둥실둥실 떠 있고. 1816년 이후가 건립한

글쓴이 이용재는 명지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건축 평론을 전공했다.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월간 『건축과 환경』 의 기자를 지냈으며, 월간 『플러스』 편집장을 거친 바 있다. 2002년 이후 택시를 운전하며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좋은 물은 향기가 없다』, 『왜 살기가 이렇게 힘든 거예요?』,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등의 책을 썼다.


<와이드 書欌 13-1 | 안철흥> 『궁궐의 눈물, 백년의 침묵』 우동선·박성진 외 6명 지음, 효형출판 펴냄, 332쪽 18,000원

경희궁 아침마다 흥화문(興化門) 앞을 걸어서 출근한다. 한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쯤 경희궁 뒤편 숲길을 걷곤 했다. 옆에 자리 잡은 서울역사박물관도 내 단골 산책 코스에 들어 있다. 거길 뻔질나게 드나들면서도 그 곳이 조선의 어 엿한 궁궐이었다는 생각을 못했다. 『궁궐의 눈물, 백년의 침묵』(효형출판)을 일독한 뒤 그동안 일종의 ‘공원’처럼 여겨졌던 경희궁을 다시 찾았다. 경희궁은 구한말에 이미 폐허나 마찬가지였다. 숭정전은 일제 때 일본계 사찰인 조 계사(현 조계사와 다름)에 옮겨져 불당으로 쓰였다. 지금 동국대학교 학교 법당이 그 때 전각이지만 원래 모습은 거 의 사라졌다. 경희궁에 복원된 숭정전은 조악한 복제품이다. 일제 때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사찰의 정문으로 이 건되었다가 해방 후 우여곡절 끝에 되돌아온 흥화문은 현재 경희궁 전각 중 유일한 ‘진품’이지만 원래 자리가 아닌 엉뚱한 곳에 복원되어 있다. 원래 터엔 구세군회관이 들어서 있다. 경복궁 요즘 복원 공사가 한창인 조선의 법궁 경복궁에는 원래 509동이나 되는 전각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하 지만 해방 후 남은 전각은 겨우 40동뿐. 궁궐 전각들은 조선의 소멸과 함께 해체되고 팔려 나갔다. 팔려 나가서 요 정이나 절집, 혹은 부잣집 사랑채로 둔갑했다. 일제는 경복궁의 전각들을 헐어낸 자리에서 박람회를 열었다. 광화 문이 서 있던 자리에는 조선총독부가 들어섰다. 그 총독부 건물은 해방 후 50년 동안 정부청사와 국립중앙박물관 등으로 사용되다가 지난 1995년 당시 문민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와 경복궁 원형 복원 계획에 따라서 철거되었다. 당시 새로운 국립중앙박물관은 토목 공사도 시작되기 전이었다. 정부는 할 수 없이 국보들의 대피소 격으로 경북궁 귀퉁이에 임시 박물관을 지었다. 현재 고궁박물관이 된 그 건물 때문에라도 경복궁의 ‘완전한’ 원형 복원은 불가능 해졌다. 식민지 시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70년 동안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였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어내고 복

년 만에 ‘아관’ 밖으로 나온 고종이 그 곳 대신 경운궁(덕수궁)에 거처를 정하고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경복궁은 임금이 살지 않는 거대한 빈 집이 되었다.   구궐 안의 근대 건축물 구한말과 대한제국 시기는 단순히 조선 궁궐이 훼철(毁撤)되던 시기만은 아니었다. 아이러 니하게도 조선 역사에서 초창기를 빼면 이 시기만큼 많은 궁궐 건축이 신축된 때는 없었다. 구한말과 대한제국의 정 치 중심지였던 경복궁과 경운궁은 사실상 당대에 새롭게 지어진 궁궐이다. 주목할 것은 경운궁의 중명전과 정관헌, 구성헌, 돈덕전, 석조전, 창경궁의 대온실과 장서각, 경복궁의 옥호루와 관문각 등 수많은 근대 건축물이 이 때 궁궐 안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조선이 일제에 의해 소멸하지 않았다면, 구한말부터 대한제국까지의 시기는 우리 궁궐 건 축사에서 매우 독특한 변화기로 조명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근대 건축물은 우리 궁궐 건축사에서 잘해야 서자 취급을 받을 뿐, 신기루처럼 사라지고만 것들이 태반이다. 관문각은 경복궁 건천궁 안에 고종을 위한 근대식 서재로 들어섰다가 일제에 의해 건청궁이 헐리면서 철거되었다. 하지만 2007년 건청궁 복원 때 관문각은 복원되지 않았다. 전통 양식이 아니기 때문일까, 아니면 19세기에 제작된 <북궐도형>에 나오지 않는 전각이어서 그랬을까. 『궁궐의 눈물, 백년의 침묵』은 조선 왕조와 대한제국기의 주요 궁궐이 당대 역사의 파동을 겪으며 어떻게 변화했는 지를 조명한다. 저자 우동선의 말마따나 “지금까지 궁궐에 대한 연구는 주로 회화나 도면으로 전해지는 최전성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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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으로 파천한 1895년까지 30년에 불과했다. 임진왜란 때 불타 버린 후 273년 동안 그 곳은 폐허로 남아 있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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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중인 경복궁이 구한말 격동기의 중심에 서있던 시기는 1865년 흥선대원군에 의해 중건된 뒤 고종이 러시아공사


모습에 집중하거나, 그 자료에 의거하여 1980년대 이후 꾸준히 진행된 궁궐의 복원 사업에 관심을 두어” 왔다. 그런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친 조선 궁궐의 변화는 변형과 왜곡에 다름 아닐 터. 따라서 그 “변형과 왜곡을 본격적으로 다루고자” 했다는 점만으로도 저자들의 기세를 높이 사기에 충분하다. “한 시대의 양 식이 어떻게 붕괴되었는가를 살피는 것은 곧 그와 겹쳐 이어지는 시대가 어떻게 생성하였는가를 아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이기 때문이다. 일제의 창경궁 훼철 작업이 메이지 유신을 이끈 일본 엘리트들이 도쿠가와 막부의 기억을 지우고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기 위해 에도의 우에노 칸에이지를 훼철했던 것과 똑같은 과정이었음을 밝힌 우동선의 글과 궁궐 전각이 해체되어 어떻게 흩어졌는지를 꼼꼼히 추적한 박성진의 글, 우리 궁궐의 근대 건축물을 살핀 송석기의 글은 읽는 재미와 더불어 모르던 것을 새로 배우는 즐거움을 동시에 가져다 준다. 반면 책 곳곳에서 묻어나는 비감(悲感)은 종종 독서의 몰입을 방해한다. 건축사 관련 책의 독후감에서까지 민족주 의란 용어를 동원하기는 좀 뭐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일제 식민지 이야기만 나오면 불편해 한다. ‘눈물’과 ‘침묵’ 을 강조한 이 책 제목에서도 그런 기운이 느껴진다. 하지만 역사를 너무 비장하게 회상하면 자칫 착시와 상상에 빠 질 수 있다. 덧붙이자면 구한말 궁궐의 부침과 도시와의 연관을 살핀 안창모의 글에서 논거로 삼고 있는 고종 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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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움직임은 역사학계에서도 논란이 많다. ⓦ

안철흥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월간 <말>지와 시사주간지 <시사저널>, <시사IN>에서 2여 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했다. 그 동안 정치부와 문화부에서 거의 절반씩 밥을 먹었는데, 건축계 쪽을 여전히 기웃거리는 것은 그때 어설픈 곁눈질로 사귀어둔 ‘인맥’ 덕분이라고 한다. 이미 ‘절판’ 상태라 이름을 밝히기 좀 그렇다는 책 한 권을 쓰고 한 권을 번역했다.


<와이드 書欌 13-2 | 서장지기> 당신의 별점은? 2010년, <와이드 서장>은 ‘책읽기 범 독자 운동’을 펼칩니다. 그동안 한두 권의 책만을 선별, 서평해 오던 형식에서 벗어나 각 출판사로부터 편집실로 보내오는 새 책과 서점 매대에서 서장지기가 직접 골라잡은 책에 별점을 매겨 독 자님께 전달합니다. 서장지기 개인적 성향에 의한 별점에 이의가 따라붙지 않는다면 그건 더 이상하겠지요. 1년, 여섯 권의 <와이드>를 통해 소개할 수 있는 책의 숫자라고 해봐야 고작 30~50권 사이가 될 듯하니, 이 정도의 책은 거뜬히 소화해 내는 경인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와이드> 독자님들의 독서 열기로 한 해 내내 뜨거운 기 운이 충만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는 감각과 많이 다르다. ⓦ 서장지기 별점: ★★★☆☆ ⓦ 당신의 별점은? 커뮤니티 디자인을 하다|나무도시, 232쪽 주민 참여로 만들어 가는 삶의 공간이 이 책의 주제다. 10년 전, 건 축과 도시, 조경을 전공한 이들이 모여서 도시연대 커뮤 니티 디자인 센터를 만들고, 그 모임에서 추진한 ‘한평 공원’, ‘놀이터’ 등의 사례를 통해서 마을 만들기의 실체 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기대 이영범 교수 등이 공동 저자 아빤 꿈이 뭐야?|모요사, 200쪽 건축가 이한종과 늦둥

신의 별점은?

이 둘째 아들 주호가 함께 엮은 책. 아홉 살 주호의 그

 

림에 사십 살 연상의 아빠가 우문현답의 형식으로 좌충

고딕, 불멸의 아름다움|다른세상, 288쪽 출판사에서 보

우돌하며 생각의 차이를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자식 둔

내오는 보도 의뢰서는 포인트를 잘 집어 준다. 그래서 고

건축가 부모들 대부분이 눈을 아래로 깔고 자기 반성에

스란히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고딕을 건축

들어가야 할 듯. ⓦ 서장지기 별점: ★★★★☆ ⓦ 당신

양식이나 미술사적 측면 혹은 종교적 측면에서 다룬 연

의 별점은?

구는 많았다. 그러나 고딕을 종교·사회·문화의 관점에 서 바라본 이는 거의 없었다. 이 책은 고딕을 인문학적인

표면으로 읽는 건축|도서출판 동녘, 326쪽 서장지기도

견지에서 조명한 최초의 책’이라고 적고 있다. 최초라는

두 번 연거푸 읽은 책. 건물의 얼굴에 관한 심도 있는 논

수사에는 갸우뚱하지만 읽어 볼 만하다. 사카이 다케시

의가 핵심이다. 표면은 깊이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가볍

교수가 쓴 것을 이경덕 씨가 번역했다. ⓦ 서장지기 별

게 치부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 허를 찌르며 건물의 표

점: ★★★☆☆ ⓦ 당신의 별점은?

면에서 벌어지는 담론의 폭을 확장시킨다. 데이빗 레더 배로우 교수와 모센 모스타파비 교수의 원작을 중앙대

뉴욕 런던 서울의 도시 재생 이야기|픽셀하우스, 312쪽

송하엽 교수와 숭실대 최원준 교수가 함께 번역했다. ⓦ

도시 재생 수법 관련한 책으로 대중서로 출간된 것은 생

서장지기 별점: ★★★★★ ⓦ 당신의 별점은?

각처럼 많지 않다. 국내외 13개의 실제 도시 재생 프로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로 참여하고 있다. ⓦ 서장지기 별점: ★★★★☆ ⓦ 당

서울풍경화첩|사문난적, 244쪽 수채화 잘 그리고 글맛

경제적 가치에서 찾기보단 문화적 가치에서 찾아야 한

도 깊은 건축가 임형남과 맵시 있는 건축 에세이스트 노

다고 역설한다. 글로벌 씽크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서울,

은주 부부가 함께 엮은 글과 그림책. 그림은 독자의 눈

런던, 뉴욕 기반의 도시, 건축, 조경 전문가들의 모임인

을 30~40년 전의 시간대로 되돌려 놓는다. 그 때의 감성

<도시재생네트워크>의 첫 번째 저작이다. ⓦ 서장지기:

지수로 바라보는 서울의 지금 풍경은 오늘 우리가 만나

★★★★☆ ⓦ 당신의 별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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젝트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도시 재생의 성공 비전을


손장원의 <근대 건축 탐사 13> 삼랑진(三浪津)

밀양과 삼랑진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는 “진정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했다. 새로운 눈은 고사하고 풍경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때가 많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떠나는 여행은 삶의 활력이 된다. 여기에 맛난 음식과 약간의 배움이 함 께하면 보람은 배가된다. 오래 전에 계획하고도 차일피일하다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택해 지인들과 함께 밀양과 삼 랑진 일대를 다녀왔다. 최근 전도연이 주연한 영화 <밀양>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자, 삼국 시대 이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던 살기 좋은 고장이며, 영남루와 밀양아리랑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비해 삼랑진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 이지만, 조선 시대 이래 지금도 교통의 요지이다. 드넓은 평야와 비닐 하우스, 이리저리 뻗은 강과 하천 그리고 그 강과 하천을 넘나드는 많은 다리가 인상적인 삼랑진에도 근대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밀양군 하동면이 삼랑진 으로 조선말 개항과 함께 부산과 마산에 밀려온 일본인의 활동 범위는 개항장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철도가 개통되 자 그들은 재빨리 경남 내륙 지방으로 진출했다. 특히, 경부선과 경전선이 통과하는 삼랑진은 이들의 주요 거점이 었다. 이들은 삼랑리에서 과수원을 운영했으며, 삼랑진읍이라는 이름도 이 곳에 살던 일본인들이 바꾼 것이다. 삼 랑진읍은 원래 밀양군 하동면(河東面)으로 불리던 곳인데, 1928년 일본인들은 하동이 하등(下等)과 발음이 같다 하 여 하동을 삼랑진으로 바꾸었고, 이 때 바뀐 지명을 지금까지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이 우리 나라에 농업 을 목적으로 이주한 경우 대개는 학교와 우체국에 병원까지 세운 것과 달리, 이 곳에 정착했던 일본인들은 초등 교 육 기관조차 세우지 않았다. 삼랑진역과 낙동강역 삼랑진(三浪津)이라는 이름은 밀양강이 낙동강에 합류하면서 만 들어진 세 갈래 물길이 있는 나루라는 뜻으로 붙은 이름이라 한다. 철도 교통의 요지인 삼랑진은 조선 시대에 수운 이 번성했던 곳으로 일대 여섯 고을에서 거둬들인 쌀을 보관하던 조창이 있었다. 이 당시에는 낙동강 변에 위치한 삼랑진리가 번창했으나 철도가 개통되면서 송지리(현 삼랑진역 일대)로 중심이 옮겨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물류의 중심이 수운에서 철도로 옮겨갔음에도 삼랑리가 송지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낙동강역이 있었기 때 문이다. 그리 넓지 않은 삼랑읍에 역이 두 개나 있는 이유는 낙동강과 밀양강의 지형적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낙 동강역을 배경으로 1920년대 이후 삼랑리에는 운수 창고 회사, 금융 조합, 수리 조합, 농사 회사 등이 세워졌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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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지어진 건물은 지금도 여러 채 남아 있다. 한편, 삼랑진읍 송지리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먼저 딸기를 재배한 곳

1. 밀양 내일동 배수지. 영남루 사명대사 동상 옆에 위치 하고 있다.

2. 삼랑철교(좌)와 삼랑진교(우).


으로도 유명하여, 매년 이 곳에서 딸기 축제가 열린다. 삼랑진의 근대 건축물 1960~70년대 공업화에서 제외된 탓에 삼랑진에는 1940년대의 도시 경관이 상당 부분 남아 있고 현존하는 근대 건축물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삼랑진 근 대 건축물의 압권은 단연 철도 관사 단지로, 구 삼랑진 공립보통학교와 학교 앞 가로를 따라 형성된 일본식 건물군 이다. 이처럼 삼랑진에는 독특하고 가치 있는 근대 건축물이 많이 현존하고 있음에도 달랑 삼랑진역 급수탑 하나만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삼랑진 철도 관사 단지 동서 230m, 남북 260m 규모의 삼랑진 철도 관사 단지 안에는 1927년부터 시작해 일제 패망 때까지, 18년간 총 17동 34호의 관사가 세워졌다. (삼랑진 철도 관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박중신 외 2인이 2006년 10월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발표한 「밀양·삼랑진읍에 있어서 철도관사의 형성과 변용」에 수록되 어 있다.) 관사 평면은 조선총독부 철도국 표준 설계도에 따라 지어졌다. 이 단지에 세워진 관사는 6등급(85.3m2) 1 동 2호, 7등급 갑(74.7m2) 5동 10호, 7등급 을(62.8m2) 2동 4호, 8등급(45.3m2) 9동 18호가 들어섰으며, 6등급 관사 에는 역장과 보선 사무국장이, 8등급 관사에는 하급 역원이 살았다. 비교적 높은 곳인 북쪽에는 상급 관사를 두고 지 대가 낮은 남쪽에는 하급 관사를 배치했다. 단지 내에는 철도 병원, 신사, 공동 우물 등의 공동 시설도 갖추어져 있었 다. 철도 병원은 1989년에 철거되어 그 자리에 슈퍼마켓이 들어서 있고, 신사 터에는 유치원이 세워져 옛 흔적을 찾 기 어렵다. 다만 공동 우물은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1970년 초까지는 관사의 원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한다. 이후 개인에게 매각해 증·개축이 이루어지면서 출입구의 위치가 바뀌는 등 일부가 변형되었지만, 외 형상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관사 단지 바로 옆에는 삼랑진리로 옮겨 온 삼랑진 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며, 학 교와 단지 사이에는 담장과 하수구가 설치되어 있어, 이 단지가 외부와 독립된 공간으로 만들어졌음을 보여 준다. 삼랑진 공립보통학교 삼랑진에는 1920년대 초까지 교육 기관이 전혀 없어 이 곳에서 살던 어린이들은 밀양 등 인근 지역으로 통학했다. 김성제 면장과 박 태규를 위시한 지역 유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1922년 3월 19일 학교 설립을 위한 기성회를 결 성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1923년 6월 29일자로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경상남도 고시 제75호에 의거, 삼랑진 공립보통학교 의 설치 인가가 확정되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교 지 150평과 건축비 2만 원을 확보하여 교사 건축에 착수하였다(『동아일보』 1923년 10월 30일자). 참고 로 삼랑진 초등학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개교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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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1923년 9월 5일이다. 1920년대 초까지도 삼랑진

3. 낙동강역. 1906년 12월 1일 삼랑리 58-1번지에서 영 업을 시작하여 1962년 12월 20일 현재의 위치(삼랑리 10-15번지)로 이전했다.

4. 삼랑진 철도 관사 단지(출처 : 박중신 외, 「밀양ㆍ삼랑 진읍에 있어서 철도관사의 형성과 변용」). 5. 관사 단지 전경. 우측의 주황색 지붕 건물 자리가 신사 가 있던 곳이다.


에 초등 교육 기관이 없었다는 점과 우리 나라 사람 주도로 학교가 세워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다른 지역 에 비해 늦게 세워진 삼랑진 공립보통학교는 건립 이후에도 학생 수에 비해 공간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다. 교 사를 증축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경상남도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1925년 1월 6일 면 대표를 도청에 파견하여 교사 증축을 청원했다(『동아일보』 1925년 1월 4일자). 주민들의 정성 과 노력에 힘입어 1927년 교실 두 개가 증축되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공사 예정 가격을 턱 없이 낮게 책정하여 1,2 차 입찰은 유찰되었고, 3차 입찰은 수의 계약으로 진행하여(『동아일보』 1927년 7월 28일자) 겨우 공사 업체를 선정 할 수 있었다. 이는 일제가 우리 나라 사람들의 교육을 얼마나 등한시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후 집안 형편 이 어려워 자퇴한 학생들을 구제하는 등(『동아일보』 1930년 12월 21일자) 학부모회의 노력은 계속되었으며, 1930 년에 교실 한 개가 더 증축되면서(『동아일보』 1930년 2월 8일자) 한동안 교사 부족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한편, 우리 나라 사람들의 교육열과 달리 이 학교 교장이던 일본인 이케다[池田芳英]는 학부모 회비 5만 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여 동맹 휴학을 야기하기도 했다(『동아일보』 1927년 11월 21일자). 삼랑진 공립보통학교를 둘러싼 일본인의 치졸한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린이가 일본인이 경영하던 과수원의 능금 몇 개 를 따 먹다 주인에게 발각되었다. 과수원 주인은 그 어린이를 과수원 기둥에 묶어 놓고 엄청난 매질을 했다. 그러 나 그것으로도 성이 풀리지 않자 과수원 주인은 아이를 학교로 끌고 가 다시 매질을 했다. 다행히, 마침 학교운영위 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로 들어오던 박태규가 이 광경을 보고 그 일본인을 주재소에 고발했다(『동아일보』 1928 년 7월 24일자). 학교 건립과 발전에 헌신한 주민들의 노력에 불구하고 1934년 여름에 닥친 수해로 학교가 폐허로 변하자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학교 이전을 결정했다(『조선중앙일보』 1934년 12월 12일자). 송지리로 이전한 후에 도 삼랑진 공립보통학교는 여전히 교사 부족에 시달렸으며(『동아일보』 1938년 2월 23일자), 2부제 수업을 실시하 기도 했다. 삼랑진 공립보통학교 교사 밀양시 삼랑진읍 삼랑리 143-2번지에 위치한 구 삼랑진 공립보통학교 교사 는 우진각 지붕에 일본식 평기와를 올린 2층으로 연면적은 259.2m2이다. 주택과 창고로 쓰이는 1층은 개조한 상태 이나, 비어있는 2층은 옛 교실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이 건물은 일제 강점이라는 암울한 사회 환경 속에서도 교육열을 불태운 우리 조상들의 정성과 아 픔이 담긴 역사의 현장이다. 그리고 이를 아무런 대 책 없이 방치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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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함이다. ⓦ

7. 구 삼랑진 공립보통학 교 교사. 어린이들이 뛰 어 놀던 운동장은 과수 원으로 변했고, 교실은 6. 현재의 삼랑진 초등학교. 삼랑진리에서 송지리로 옮긴 삼랑진 초등학교는 삼랑진 철도 관사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살림집으로 쓰고 있다. 8. 구 삼랑진 공립보통학 교 교사 1층 출입구.

글쓴이 손장원은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재능대학 실내건 축과 교수로 있으며, 본지 고정집필위원, 인천광역시 문화재위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다시 쓰는 인천근대건축』, 『건축계획(공 저)』 등이 있다.


<WIDE PRO 젊은 건축가 FILE 17 | 김정임> 건축을 통해 하고 싶은 것(각주 1)

나는 주류보다는 비주류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주류를 전복시키고자 하는 혁명적 야심이 있어서 전면적 으로 주류를 비판하기보다는 한 발 옆으로 비껴 서서 시니컬하면서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편이다. 대놓고 언더를 자처할 만한 용기와 실천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나는 비주류의 가치가 꼭 주류를 전복시키는 데 있다고 보진 않는다. 그렇게 되면 비주류가 권력을 획득하여 주류가 되고 다시 이에 대항 하는 비주류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나는 비주류의 가치는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데 있다고 본다. 미약하 나마 대항하는 세력이 없다면 이 세상은 주류들이 눈치 볼 것 없이 판치는 살 맛 안 나는 세상이 될 테니 까. 내가 건축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균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한 십 여 년 전에 렘 콜하스의 강연회에서 들은 얘기인데, 너무나 적절한 비유라 지금도 종종 인용하고 있다. 건 축가는 파도를 타는 사람(surfer)과 같다는 내용이다. 파도 타는 사람이 하는 일은 바람과 파도의 힘을 이 용하면서 그 안에서 방향성을 갖고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한다. 건축가도 자신의 신념을 완성하기 위 해서는 자본의 힘과 기술의 힘을 이용하여 건축이라는 산업 체계 안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미덕을 지녀야 한다. 우리가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대상은 기능과 형태, 부동산적 가치와 사용 가치, 공공과 민간, 사적 이윤과 공익, 도시와 개별 빌딩, 의미와 실현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앞서 말한 나의 성향 때문 에 가치 체계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나는 아직까지 열성으로 평가되는 측면에 좀 더 관심이 있는 편이다. 한 반작용으로 동양적 가치를 지향하고 여성적이며 감성적인 것에 더 관심이 간다. 최근에 작업한 프로젝 트들을 통해 조금씩 발견하게 된 나의 관심과 작업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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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건축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하고 싶은 건축’이 아니라 건축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이 더 맞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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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 동안 서구 중심적이고 남성적이며 논리적인 것에 가치를 두고 나 자신을 동화시켜 온 것에 대

서정적 건축 1. 서울스퀘어 로비 천장 패턴.

서정적 건축 2. 사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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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건축 3. 서울스퀘어 로비 전경.

서정적 건축 4. 서울스퀘어 로비 전경.

(사진©박영채 스튜디오)

(사진©박영채 스튜디오)


서정적 건축 나는 건축의 서정성에 주목한다. 처음 설계를 시작할 때 논리적 사고의 전개에 의하기보다 는—사실 어떤 경우는 구상이 끝난 시점에서 역으로 논리를 만들기도 한다—특정한 시공간적 경험에 대 한 이미지에서 출발하게 될 때가 많다. 도시 지역에서의 건축 작업을 주로 해 와서인지 꽉 짜인 도시 환 경 속에서 숨통이 트이는 자연과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 형태적 측면에서의 접근보다는 자연의 의미 와 현상을 재해석하여 건축 공간에 적용하는 작업에 관심이 있다. 최근 준공한 서울스퀘어(구 대우빌딩) 의 로비 천장 디자인에서 시도해 본 것인데, 이 로비 공간의 스케일이 도시적이라는 데 착안하여 수직 코 어 매스들의 사이 공간을 도시에서의 빌딩 사이 공간으로 해석했다. 씨티 라운지(city lounge)(각주 2)라 는 설치 작업과 놀리의 지도(Noli’s map)의 아이디어로 대상(figure)과 배경(ground)이 역전되어 우리가 일반적으로 배경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하나의 장소로서 존재감을 갖도록 하는 게 디자 인의 목표였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천장 디자인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뎁스(Depth)는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어렸을 때 시골집에서 내려다본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의 마력에 끌렸던 기억, 여름 밤 풀밭에 드러누워 올려다봤던 밤하늘의 빨려들어갈 것 같은 깊이감. Why depth?라고 묻는다면 논리적 으로 답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이 시대가 너무 브로드(broad)한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거기에 대한 반 작용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에게는 3차원을 구현하는 방법으로 3-dimentional mass 디자인보다는 뎁 스의 구현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뎁스의 구현 방법 중 하나가 레이어(layer)를 쓰는 거다. 서울스퀘 어 로비 천장은 도시의 빌딩 사이로 보이는 하늘의 은유이고, 하늘은 어찌 보면 면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여러 높이에 위치한 구름의 층위(레이어)에 의해 깊이 있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 디자인에서도 이러한 깊이를 구현하기 위해 30cm 깊이의 루버를 구성하고 상단부에 조명 확산판이 있는 셀과 하단부를 알루 미늄판으로 막아 디퓨져나 스프링클러, 흡음 성능을 갖는 셀로 패턴을 만들었다. 조명은 두 가지 색상의 램프가 센서에 의해 외부 태양광의 조도나 컬러와 유사하게 조절되도록 프로그램되어 자연 환경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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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변화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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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2. 스위스의 상트 갈렌에 Pipilotti Rist가 한 설치 작업.

서정적 건축 5. 씨티 라운지(city lounge).

서정적 건축 6. 놀리의 지도(Noli’s map). 서정적 건축 7. 놀리의 지도(Noli’s map).


헐렁한 건축 요즘 최대 화두인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건축에서는 에너지 절약이나 신재생 에너지 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노력에 치우쳐 있는 것 같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해 사용성이 떨어지는 건물에 대해 무조건 부수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성능 개선과 더불어 적절한 재프로그래밍(re-programing)을 통해 재사용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서울스퀘어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였고, 외관이나 기존 공간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약 속에서 공간의 틀을 다른 식으로 해석하 려는 시도, 공간의 사용 패턴을 최소한의 장치를 통해 개선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작 업이었다. 또한 신축 건물의 설계에 있어서 50년, 100년 후의 변화된 미래 사회에서도 잘 활용될 수 있도 록 물리적으로 의미적으로 열려 있는 유연한 건물로 디자인하는 것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 사용자에게 완벽하게 맞춘 공간보다는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능적 정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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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버리고 움직일 여유가 있는 벙어리 장갑 같은 개념을 채택한 헐렁한 건축을 지향한다.

헐렁한 건축 1. 서울스퀘어 지하 1층 기존 도면.

헐렁한 건축 3. 서울스퀘어 지상 1층 기존 도면.

헐렁한 건축 2. 지하 1층 변경 다이어그램.

헐렁한 건축 4. 지상 1층 변경 다이어그램.


관계 지향적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면서 건축주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의 기능적 배열을 넘어 사람들 사이에 서 일어나는 눈에 안 보이는 역학 관계(dynamics)들을 조절하는 장치로서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섞고 연결하고, 어떤 새로운 요소를 끼워 넣을 것인가를 많이 생각한다. 그것을 통해 공간의 사용 패턴이 바뀌고 사람들의 관계가 바뀌고 나아가 의식까지 변화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현재 공사 중인 배재대학교 유아교육센터에서는 뚜렷한 위계를 갖고 그것에 의한 차별과 갈등이 감지되는 4개 기관을 배치함에 있어 서 환경적 차등을 없애고 공용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교차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하여 새로 운 관계가 만들어지길 의도한 작업이었다. 분리되고 단절된 공간에서 교류는 일어나지 않는다. 자주 만나 고 섞이고 서로 바라볼 수 있는 공간에서 교감은 시작되고 친화와 이해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리라. ⓦ

관계 지향적 프로그래밍 1~3 | 1. 배재대학교 유아교육센터 기능별 massing, 2. 입면에의 표출, 3. 프로그램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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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지향적 프로그래밍 4. 매스의 흐름

김정임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재 ㈜아이아크 건축사사무소의 공동 대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서 변화하는 구성 요소들 간의 역학(dynamics)과 관계(relationship)를 건축 공간에 반영하는 것에 흥미가 있다. 실현된 작업으로 구미동 빌라, 인천세계도시축전 기념관, 배재대학교 유아교육센터, 서울스퀘어(구 대우센터 리모 델링) 등이 있다. 국립충주대학교에서 설계 스튜디오를 지도하고 있기도 하다.


<WIDE PRO 젊은 건축가 FILE 18 | 김종진> Inscape(내면의 풍경)

건축은 그 안에 담기는 공간과 그 공간을 만드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건축의 공간은 흔히 어떠어떠한 기능을 담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들의 대부분은 물리적인 기능들을 말할 때 가 많다. 예를 들면 밥을 먹는 기능, 잠을 자는 기능, 공부를 하는 기능 등등. 이러한 기능들을 프로그램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건축의 공간은 인간의 물리적인 기능만을 담는 역할만 가지고 있을까? 인 간의 공간 경험은 결코 물리적인 것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그 속에는 우리가 어려서부터 경험한 다 양한 기억과 상상들, 그리고 우리의 부모 및 선조들이 저 먼 옛날부터 경험한 공간에서의 원초적인 무의 식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빌헬름 해머수호이(Vilhelm Hammershoi)의 그림들을 보면 자신이 살던 집 의 빈 공간들만 주로 묘사되어 있다. 그냥 비어진 그 공간들은 자체가 무슨 말을 하려는 듯하다. 정확하 게 논리적으로 정의하고 해석할 수 없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으로 그냥 비워진 우주의 허공 상태가 아닌 무언가에 가득 차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해머수호이가 영향을 받았던 17세기 네덜란드 장르화의 그 림들에서도, 알 수 없는 신비의 공간적 힘을 가진 내면의 풍경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당시의 장르화 는 역사적, 종교적 거대 사건들에 대한 묘사가 대부분이었던 서양 회화사에서, 잊혀졌던 일상 공간의 신 비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 화가들의 그림 속 공간들이 표현하고 있는 것은 그 공간 들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기능을 초월하고 있다. 집 안에 존재하는 하찮은 공간의 일부이지만 그 하찮 은 일상의 공간은 순간을 넘어서 알 수 없는 기억의 시간으로 여행을 떠나게 한다. 그것을 정신적인 가 치, 감성적인 가치, 혹은 영혼적인 가치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두 가 지의 공간적 특성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하나는 공간에 있어서의 ‘기억과 상상’이고 다른 하나는 공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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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의 ‘초월과 숭고’이다.

1. 빌헬름 해머수호이(Vilhelm Hammershoi)의 <Offene T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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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종진, <The Shed>.


3. 타르코프스키(Andrei Tarkovsky)의 영화 <향수(Nostalghia)>.

공간의 기억과 상상 실존적 공간의 구축은 건축 행위의 본질적 역할이다. 인간을 보호하는 은신처로서의 원시 건축의 기능은 단지 물리적인 보호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물리적인 신체의 보호는 기 본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정서적인, 정신적인 안락처로서의 보호 개념 역시 매우 근본적인 부분이 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의 『공간의 시학(The Poetics of Space)』을 보면 집이 가지는 이 러한 정신적이고 감성적인 가치들을 표현하는 예들이 많이 있다. “(…) 그리고 나는 옛집의 그 다갈색 따 뜻함이 내 오관에서 마음으로 다가옴을 느낀다.”[장 바알(Jean Wahl), 시집 『Poemes』] 이 시에서의 집 은 “일종의 기하학적인 장소, 우리들의 그림, 골동품, 장롱들을 갖춰 넣은 규약적인 구멍”이 아닌 우리 의 오감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임을 알 수 있다. 즉 공간은 물리적인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 고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 정신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 등이 우리의 기억과 상상과 결합되어 복 합적으로 ‘경험’되어지는 것이다. 2004년 초여름, 그렇게도 가보고 싶었던 티벳을 갔다. 라사의 조캉사원 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사진으로만 보면서 꼭 와보고 싶었던 공간 앞에 막상 섰는데 오래 견 디질 못했다. 해발 3,600미터의 고산 증세가 냄새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났다. 야크 버터로 만들어진 초의 향기가 가득 차 있는 공간에서 메스꺼움의 고산 증세가 즉각적으로 반응하였다. 지금도 조캉사원의 사진 을 보면 바로 ‘그’ 향기를 맡는다. 의식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그리 고 무거운 돌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울리던 내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감각과 기억, 그리고 상상 이 결합된 인간의 공간 경험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서 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Andrei Tarkovsky)의 영화 <향수(Nostalghia)>의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주인공의 내면 속으로 함께 들 어간다.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도 슬픈 그 공간은 실재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실재하는 공간보다 더 강 렬하고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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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종진, <Light Cha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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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종진, <A Box>.

김종진은 AA 스쿨(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와 하버드대학교 디자인 대학원(Harvard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Foster and Partners), KPF, 폴쉑 파트너쉽(Polshek Partnership) 등을 거쳐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실내건축설계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BODYSCAPE』, 『ACTIVITY DIAGRAMS』 등이 있다.


6.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빛으로 가득 찬 공간.

공간의 초월과 숭고 공간에는 또 다른 힘이 있다. 공간은 그 속에 있는 존재를 외부의 거대한 세계와 연 결시킬 수 있다. 앞의 ‘공간의 기억과 상상’이 주로 공간 내부에서 경험하게 되는 인간의 근본적인 감성적 체험에 관한 것이라면, 지금 이야기되는 것은 비록 인간이 공간 속에 존재하지만 지각과 감성에 의해 거 대한 ‘밖’을 느낄 수 있는 초월적 성질에 대한 것이다. 칸트는 ‘판단력 비판(Kritik der Urteilskraft)’에서 절대적 힘과 크기를 가지는 어떠한 현상이나 실체를 우리가 경험할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숭고의 감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칸트가 말하는 숭고는 어떠한 실체의 절대적 크기에 있지 않고 바로 우리의 마음 속에서 나타나는 감정에 의한 것이다. 즉 숭고의 감정은 거대한 고딕 성당의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 지만, 아주 작은 공간에서도 그 공간이 숭고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공간의 초월성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바넷 뉴먼(Barnett Newman)의 그림들은 캔버스라는 물리적 한 계를 가지지만 회화의 폭을 넘어서 있다.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빛으로 가득 찬 공간들은 그 경계 의 모호함, 알 수 없는 깊이감 등으로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의식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예술들에 서 우리는 공간의 내부에 존재하지만 공간이 가지는 다양한 특성과 형식에 의해 거대한 외부를 인식하고 그것을 숭고의 감정으로 연결할 수 있다. 여기서 내면의 풍경은 더 이상 내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여기 서의 내면은 분명 우리 자신의 내면, 우리가 속해 있는 공간의 내면이지만 거대한 외면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공간에서의 기억과 상상 그리고 초월과 숭고는 결코 특수한 시설이나 성스러운 종교건축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주 일상적인 프로그램을 담은 공간일지라도 어느 순간 비일상적인 어떤 공간 으로 변화되고 경험되어질 수 있다. 그것은 프로그램이 가진 행위와 활동이라는 물리적인 기능이 감성적 이고 정서적인, 그리고 궁극적인 정신적 가치와 연결될 때 가능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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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김종진, <A Box>.


함성호의 <소소재잡영기(素昭齋雜詠記) 07> 악재—당연한, 예상 밖의,

처음부터 이자를 제때 내지 못했다. 당연히 이자 낼 돈이 있을 턱이 없었다. 이런저런 원고료와 여기저기의 강의료 가 수입의 전부였던 터고, 저금이라고는 초ㆍ중ㆍ고등학교 때 강제로 해본 거 외에는 기억에 없었다. 자본주의는 욕 망의 수치를 가시적으로 높이고 거기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 준 다음, 철저히 제도의 노예로 만들어 평생 빚 을 갚게 만든다. 그렇게 제도의 노예가 되면 부당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되어 있으며, 억압에도 저항하지 못 한다. 만약 그랬다가는 대출로 산 아파트, 월부로 구입한 자동차, 아이들 학자금 같은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게 해 주는 모든 환경들이 흔들려 버린다. 그래서 이 사회의 부패는 쥐꼬리만한 월급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 박약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만드는 것이다. 거기에 이자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남과 같은 수준을 유지 하기 위한 비용을 요구한다. 내가 낼 이자도 만만치 않았다. 2007년 당시 연 6.8%였다. 땅을 사는 데 2억 4천 5백만 원을 빌렸으니 한 달에 140만 원의 이자를 내야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매달 이자 낼 날이 돌아오 면 전화기는 아예 꺼버렸다. 기한을 넘기면 닦달같이 은행에서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어찌어찌 이자를 만들어 입금시키면 다음 이자 낼 날이 또 코앞이었다. 없는 집 제사 돌아오는 것 같다더니 꼭 그랬 다. 한 달 한 달이 유예된 삶 그 자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절망스러운 것은 이 반복이 상황 종료되지 않고, 더 강 화된 상태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계획 도면을 확정해 놓고, 한동안 협력 업체에 도면을 뿌리지도 못했다. 건축주가 설계비를 안 줘서 외주비 마련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건축주에게서는 설계비는커녕 계약금도 나올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니 기약 없는 계약을 어느 협력 업체가 해 주겠는가? 어떤 건축가들은 자기 집을 지을 때면 협력 업체에게 무상으로 해 달라고 떼를 써서, 실

계 끝나고 해결해도 되지만 어디 돈 나올 구멍이 있어야 그것도 당당할 수 있지 않은가? 건축주는 허가 언제 넣느 냐고 매일 성화다. 나는 고민 끝에 그냥 계획 도면을 눈 딱 감고 협력 업체에게 던졌다. 고맙게도 그들은 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대신에 그들은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구조 설계 쪽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나는 일산 신도시가 제한하고 있는 3층 12m의 층고 안에서 1층의 층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2, 3층의 적절한 층고를 위해 전 층을 보 없는 바닥판으 로 계획했다. 보 있는 바닥판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일 때 바닥판 두께 150mm, 그리고 그 밑에 바닥을 받치고 있는 보(바닥판 포함) 600mm, 다시 그 밑에 천장을 치면(천장을 잡기 위한 달대를 매달 공간을 포함해서) 도합 750mm 의 치수가 필요했다. 그러나 보 없는 바닥판은 바닥판 두께 250mm면 모든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럴 경우 바닥판 밑면 같은 경우에는 바닥판 자체로 모든 구조를 충족하기 때문에 보가 필요 없고, 웬만하면 면이 고르게 잘 나와서 따로 천장 마감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아이들이 노는 도서관에는 기둥이 없는 공간이 되길 바랐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건 좀 무리인 것 같아 두 개의 기둥을 배치했다. 보 없는 바닥판이라도 바닥에 깔릴 철근을 기 둥에 확고하게 정착하기만 하면 아무 문제는 없었다. 사실 1995년 6월에 붕괴된 삼풍백화점도 바닥 철근이 벽에 충 분히 정착되지 않았던 게 원인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구조 설계 사무실에서는 최소한의 보가 필요하다고 연락해 왔 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구조 설계 사무실에서는 불필요하게 과다한 설계를 하는 관행이 있어 왔다. 그러나 나와 협력하는 구조 설계 사무실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디자인을 받쳐 주는, 구조를, 그야말로 설계하는 사람들이었 다. 나는 이들과 그런 점에서 깊은 신뢰를 쌓아 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이 문제를 던져 왔다면 분명 거기에는 구조 적 결함이 있다고 봐야 한다. 전문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으려면 뭐 하러 비싼 돈 주고 전문가를 쓰겠는가. 나는 그들의 말을 충분히 수긍했다. 대신에 보의 폭을 넓히더라도 높이를 최소로 줄여 달라고 부탁했다. 600×400, 보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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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의 요건이 충족되었지만, 요즘은 허가 때부터 기계ㆍ전기 도면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외주비야 나중에 실시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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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그렇게도 한다지만 나는 그런 배짱도 없었다. 예전 같으면 기계ㆍ전기 도면 없이 기본 도면만으로도 허가 서


600mm에 보 높이 400mm. 예상 밖의 사건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그 보를 가리기 위해 보가 지나가는 부분 에 아이들의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동그란 천장 두 개를 만들어 연결했다. 공중에 두 개의 원반이 떠다니는 풍경이 었다. 한 층에서 네 개의 서로 다른 바닥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보여질 공중의 커다란 타원형 두 개는 아이들 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좋지 아니한가. 예상 밖의 구조가 더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어른인 내 키 로 보는 것보다 아이들의 키 높이에서는 더 극적으로 보일 것 같았다. 전기와 기계 도면이 속속 도착했다. 나는 그 것들을 도면에 반영하느라 허가를 넣어야 한다는 생각은 뒤로 미뤄 두었다. 기계와 전기, 그리고 구조 도면이 도착 하자 나는 어느새 실시 설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즈음 건축주는 내놓은 집이 전세가 나가서 오피스텔에 임시로 거주하고 있었다. 전세 1억 500만 원. 물론 그 돈 은 전부 땅값을 치루는 데 나갔다. 대출 2억 4천 500만 원+전세금 1억 500만 원+빚 500만 원 으로 땅값과 등기 비 용을 치렀다. 웃는책 도서관 보증금 2000만 원+여유 자금 3000만 원은 공사를 위해 준비 자금으로 갖고 있었다. 다 행히 당시에 전세금이 그런대로 괜찮아서 그나마 높은 값에 나간 것이다. 22평 빌라에서 지하 창고에 잡동사니 짐 들을 쌓아 놓고 살다가 18평 오피스텔에서 살자니 짐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건축주는 짐을 세 군데로 분리하는 계획을 세웠다. 집의 짐들은 세입자에게 부탁해서 짐이 있는 그대로 창고를 쓰도록 허락받았고, 웃는책의 집기들은 근처 빌라의 아는 분의 지하 창고에, 그리고 웃는책의 책들은 파주 헤이리의 아는 분의 집에 쌓아 놓기로 했다. 아직 웃는책은 이사할 단계가 아니었지만 용의주도한 건축주는 미리 창고를 확보해 놓은 것이다. 이사하는 날은 전쟁이 었다. 인부들은 지하로 들어갈 짐을 분류해서 지하로 날랐고, 오피스텔로 갈 짐은 차에 실었다. 그리고 창고가 모자 라 다른 집의 창고에 가야 할 짐을 싣고 차 한 대가 떠났다. 나머지 차는 오피스텔로 향했다. 짐을 분류하고, 인부들 에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하고, 작업 지시를 내리는 건축주는 그야말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았다. 드디어 차들 이 각각의 목적지로 출발했다. 나는 감탄했다. 나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고, 했다손 치더라도 나중에 짐들이 엉키어 있는 꼴은 안 봐도 그 꼴이었다. 짐들을 분류해서 나중에 헛갈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각각의 부릴 장소 에서 시간 맞춰 대기하다 차가 오면 짐을 푸는 것을 보고, 다시 다른 차가 도착할 다른 장소에서 작업 지시를 하고, 이번엔 오피스텔로 뛰었다. 집의 짐들은 언제 어떻게 어떤 필요에 의해 다시 뒤져서 쓸 것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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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서도 그 좁은 오피스텔에서 어르신들과 같이 네 명이 살아야 했


기에 필요 없는 짐들이 오피스텔로 가서는 안 되었다. 오피스텔에는 그야말로 필요한 짐들이 차곡차곡 재워졌다. 본 의 아니게 잠은 집에서 자고 일은 웃는책 도서관 지하에서 하는, 10년 가까이 하지 않던 출퇴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전혀 예상 밖의 문제가 튀어 나왔다. 건축에서도, 구조에서도, 기계에서도, 전기에서도 아닌, 이 사하면서 흘린 물건이 있어서 밥을 못해 먹는 일도 아닌, 바로,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전부터 왼쪽 어금니에 구멍이 나서 음식물이 자꾸 거기로 빠지더니 급기야는 충치를 앓게 되었다. 그래서 충치도 치 료하고 구멍 난 이도 메울 겸 동네 치과를 찾았다. 첫날 신경 치료를 했는데 이상하게 이가 계속 아팠다. 볼이 퉁퉁 붓고, 얼음을 물고 있어도 통증은 전혀 수그러들 기미가 안 보인다. 다음날 치과를 찾았더니 의사는 볼이 너무 부어 서 가라앉은 다음 치료를 하자고 해서 그냥 왔다. 극심한 통증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데 저절로 가라앉을 때까 지 손을 쓸 수 없다니, 의사에게 신뢰가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건 뭔가 이상했다. 그날 밤 나는 견딜 수 없는 통 증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하필 그런 때는 꼭 일요일이다. 나는 오피스텔 근처의 종합 병원 응급실로 갔다. 내 상태를 보고 받은 의사가 내려왔다. 입원하란다. 아니, 이런, 허가도 아직 안 들어간 상태에서 입원이라니. 뭔가 불 길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아파 죽겠는 걸. 그렇게 입원 생활이 시작됐다. 병명이 뭡니까?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고, 퇴원할 때까지도 의사들 은 내 병에 걸맞은 이름을 찾지 못했다. 얼굴이 선풍기만하게 부어 올랐다. 붓기가 좀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 가 이루어졌다.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자 나는 병실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도면을 그려 나갔다. 이제야 허가를 위 한 도면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원 맨 밴드—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불렀다. 도면, 허가, 감리를 혼자서 다 한다는 뜻이었다. 도와줄 직원도 없고, 허가를 대신해 줄 사람도 없었다. 나는 잇몸을 찢고, 고름을 짜내고, 신경 치료를 받 고, 이를 메우고 하는 틈틈이 도면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벌써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있었다. 고름을 짜내자 얼굴의 붓기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었다. 허가 도면 겸 실시 설계 도면도 거의 완성이 되어 가고 있었 다. 그리고 퇴원했다. 날자는 유월로 접어들고 있었다. 나는 통원 치료를 하며 다시 도면 작업에 열중했다. 병명은 뭔지도 모르고, 의사들은 다만 몸에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니 잘 먹고, 푹 쉬라고 했다. 그러나 나에겐 그럴 틈이 없었다. 나는 일단 허가를 넣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담당 공무원이 쉴 새 없이 나를 찾았다. 첫 번째는 도면 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조경을 하고 남은 자리에 들어선 건물의 평면은 부정형이었고, 실시 설계를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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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에 뒀던 터라 부정형의 사선들과 자잘한 치수선들이 복잡하게 엉켜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다시 자잘한 치수들


을 다 지우고 굵직한 몇 개의 치수만 남기고 도면을 다시 제출했다. 그러자 이번엔 바닥의 차이들이 이해가 가지 않 는다고 불만이었다. 나는 구청에 가서 다시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열심히 설명을 하고 났더니 공무원은 전혀 이해 가 가지 않는지, 단면을 좀더 자세하게 그려 달라고 했다. 부탁이었지만 분명한 요구였다. 나는 할 수 없이 또 단면 을 이리저리 요모조모 자세하게 그려 갔다. 그리곤 또 전화가 왔다. 웃는책 도서관에 아이들의 은밀한 본부로 계획 한 낮은 방을 다락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법조항을 들이밀었다. 분명히 1.5m 이하다. 어째서 안 되는가? 공무원은 그것은 꼭대기 층에 있는 경우에 한한다는 것이었다. 당신처럼 1층에 위치한 다락은 다락으로 인 정할 수 없다는 게 공무원의 주장이었다. 요구는 분명했다. 아이들의 본부를 지하로 층을 분리해서 다시 들어오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따른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지만 나는 왠지 그 작은 면적 때문에 이 집에 지하가 생기는 것이 싫 었다. 결국 도면상에서 아이들의 본부가 없어졌다. 그러나 실시 설계 도면에는 그대로 두었다. 한동안 구청에서 전 화가 오지 않았다. 부서 간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도시계획과에서 연락이 왔다. 지중 매설 허가를 받아오라고 협의서를 내미는데, 무려 12개 부서의 사인을 일일이 받아 와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도시 가스, 한전, 상하수도과 등등을 순회하면서 며칠에 걸려 사인을 다 받아 내서 제출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주차 관리과에서 불렀다. 이번엔 시청이었다. 주차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소소재는 일층에 근린 생활 시설, 2층에 단독 주택 다가구 3세대, 3 층에 단독 주택 다가구 1세대로 주택이 4세대였다. 일산 신도시는 단독 주택 지구에서 근린 생활 시설은 전체 면적 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리고 주택은 최대 4세대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따져 보면 주차는 근린 생활 시설이 134m2당 1대, 단독주택은 60m2이하인 경우 세대당 0.7대, 60m2가 넘는 단독 주택은 85m2 당 1대이니까 총 4대가 된다. 그런데 보통 1층에 근린 생활 시설이 있을 경우 세대수는 3세대가 넘지 않는 것이 보 통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4세대를 넣었으니까 보통의 경우보다 1대가 더 필요했다. 이게 문제였다. 조경을 하고 집이 들어서고 나니 3대는 몰라도 4대는 들어갈 틈이 없었다. 집을 줄일 수는 없어서 조경을 깎아 먹었는데도 4대는 도저히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법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 데도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 몸은 몸대로 지쳐 있고, 시간은 시간대로 촉박했던 관계로 나는 법을 뒤지는 것을 그만 두고 3세대로 꾸몄다. 1세대를 줄인 것이다. 그 러나 준공이 난 후, 불법이지만 따로 한 세대를 더 꾸릴 수 있게 만들었다. 주차는 3대, 세대수는 3세대. 이렇게 되 니 모든 게 원활해졌다. 정말 순조로운가? 허가가 나왔다. 그런데도 내 머리 속에는 찜찜하게 남아 있는 문제들,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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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 옥탑의 문제, 지하처럼 낮은 아이들의 본부, 등등의 것들이 복잡하게 엉켜 있었다. ⓦ

시인이며 건축가인 함성호는 강원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했다. 시집 『성 타즈마할』, 『56억 7천만년의 고독』, 『너무 아름다운 병』 과 산문집 『허무의 기록』, 만화평론집 『만화당 인생』 등의 책을 냈다. 시 쓰는 선후배들과 <21세기전망> 동인 활동을 해오고 있 으며, 요즘은 개인 건축 설계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2009년에는 대산문화재단과 미국 캘리포니 아 주립대(버클리)가 공동 시행하는 한국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4번째 참가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택 계획안 100선 12> G-VALLEY | 박인수

이 프로젝트는 파주 교하에 계획된 단독 주택 99채의 계 획이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도시 주거가 공동 주택 중 에서도 아파트로 대변되어 왔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 프로젝트를 접하는 건축가의 마음은 새롭기 그지없 었다. 도시 생활과 주거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내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가졌던 첫인상이었다. 소위 유럽의 많은 도 심형 단독 주택이나 연립 주택 등을 보면서 참 효율적이 면서 도시 생활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던 필자 가 한국의 도시 생활을 대변하는 주택이 무엇일까 무척 고민하던 터였기에 더욱 그 설레임은 컸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런저런 고민을 시작할 무렵 단독 주택에 대한 관련 법규를 검토하면서 꿈은 무참히도 날아가 버리고야 말 았다. 국내 제도가 효율적인 단독 주택의 집합을 허락하고 있지 않았다. 단독 주택의 정의가 한 필지에 하나의 주택 을 지어야 하는 것이었고, 각 필지 간 주택은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50cm를 이격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효 율적인 단지를 만들기보다는 비교적 대지 가격이 저렴한 외곽에 짓는 주택의 모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맞벽을 하 여 로우 하우징(row housing)을 해 보려고도 하였으나 24m 이상의 도로에 접하는 곳에서만 맞벽이 허락되는 국내

또 대지는 도시 계획이 되어 있는 소위 신도시의 일부였고, 당시 건교부 지침에 있던 ‘블럭형 단독 주택 용지’였다. ‘블럭형 단독 주택 용지’에 짓는 ‘단독형 집합 주택’은 대지를 공유하고 각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주 거로 대지 사용의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관련 인허가 권자와 협의를 하였지만, 아직 지침에만 존재하고 법령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형의 건축물이어서 허가를 할 수 없 다는 것이었다. 아니, 허가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사업 승인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더욱이 그 기준을 적 용하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 필자는 다른 대지에 엄청난 질의 회신 끝에 ‘집합형 단독 주택’을 설계 완 료할 수 있었다.) 이쯤 되자 설계를 하면서 갖게 되었던 설레임과 기대, 새로운 도시 주거를 향한 기대 등은 모두 날아가 버렸다. 비 싼 땅에 가장 비효율적인 단독 주택을 설계하여야 한다는 결론 앞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도시 계획에서 두 채씩은 맞벽을 하여 붙여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기 때문에 일반 도시에 지을 때보다는 좀더 효율적인 주 택을 지을 수 있는 길이 있기는 했다. 그래서 두 채씩 맞벽을 하면서 만들 수 있는 도시형 주택에 대해 다시 생각 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고민이 된 부분은 주택에 적용되는 서비스 면적에 대한 것이었다. 일견 입 주자들에게 무언가를 더해 주는 것처럼 보이나 도시 측면에서는 공공의 대지 사용에 효율을 떨어뜨린 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서구나 일본, 중국, 또는 한국의 도시형 한옥 등을 보면 도시라는 고효율의 대지 사용을 요하는 지역에 지어질 때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 도로에 접하는 면적을 좁게 하고 안으로 깊게 하는 소위 ‘세장형’ 평면을 갖거나 중 정 형식을 사용하여 내부 지향적 공간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는 모두 주택 간 버려지는 대지 내 공간을 없애서 사 용하는 대지의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태도이며, 좁은 대지 여건에 비해 높은 대지 사용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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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이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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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 형편상 주택 단지에 24m 도로를 놓을 수도 없었다. 용도에 따라 맞벽 허용을 구분하여 두었으면 이런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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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ALLEY 57평형 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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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ALLEY 96평형 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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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ALLEY 68평형 평면.

G-VALLEY 건축 개요 대지 위치 : 파주 교하 택지개발사업지구 단독주택 용지 7블럭 | 지역 지구 : 제1종 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 대지 면 적 : 43,285.66m2 | 건축 면적 : 13,953.64m2 | 연면적(용적률 산정용) : 21,401.80m2 | 건폐율 : 32.24%(전체 대지 기준) | 용 적률 : 49.44%(전체 대지 기준) |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도 하다. 그런데 국내에는 발코니 확장이란 제도가 생 겨나 도로 측이나 남측으로 넓게 주택을 만들어야 서비 스 면적도 넓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고 효율의 주택과는 반대 방향으로 주택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같은 면적의 주택을 남쪽으로 최 대한 넓게 해야 서비스 면적의 혜택을 높게 받을 수 있 어서 결국 대지 사용의 효율을 나쁘게 쓰고 있다는 뜻 이다. 그래서 맞벽을 하되 남측으로의 적정한 길이를 정하는 것에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세대수가 적 지 않아 이런 초기 결정이 최종 가치에 미칠 영향이 매 우 컸기 때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은 원래 논에 부속되었던 얕은 골짜기의 구조였다. 도시를 만들면서 대량의 성토 를 하여 그 모습이 많이 훼손되긴 하였지만, 대지의 고 저차나 지형 등은 아직 그 모습을 담고 있었다. 따라서 원 지형의 모습을 최대한 배치에 이어질 수 있도록 하였 고, 이는 주향이 남향으로 배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만 들어 내었다. 도시 계획에서 대지를 세 개의 클러스터 로 나눌 수 있도록 한 점도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세 개의 클러스터 경계부 두 곳에 커뮤니티 시설을 두고 서 로 다른 프로그램을 배치하여 전체적으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도록 ‘교차 사용’이 되게 하였다. 이를 위 해 단지 내에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활’ 모양의 주 가로를 두어 단지 내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주택의 열(row)들은 모두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길과, 보행자가 전용으로 이용하는 길을 접하게 되는 데 앞줄의 주택이 전면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길과 접한다면 뒷줄의 주택은 후면에 그런 길과 접하게 되고, 앞줄과 뒷줄의 주택 사이에는 보행자 전용길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계획안의 클러스터는 이 보행 자 전용길을 중심으로 앞줄과 뒷줄의 주택이 기본 구성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각 세대 간의 영역과 공공의 영역 을 함께 존재케 하여 주택을 위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민들이 창의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도시 계획에서 정의되었던 두 채씩 맞벽할 수 있는 원칙을 활용하여 각 주택들의 측면에 있는 현관을 통해 두 집씩 커뮤니티가 증진될 수 있도록 하였고, 이것을 후면 혹은 전면의 보행자 길과 관련 맺도록 하여 전체 클러스터와도 관계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각 주택은 모두 반 층 정도의 경사차를 갖고 있게 되어 자연스럽게 지하층과 주차장 을 해결하는 방법을 택했고, 주택에 들어가서는 플랫(flat)한 평면이나 메자닌(mezzanine)층을 이용한 다양한 공간 이 계획안은 지어질 수 없는 안이 되었다. 현상 설계에서 낙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 계획안을 시작하면 서 품었던, 효율적인 도시 주택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지금도 변치 않고 있다. 물론 그 일은 건축가 한 사람의 노력 으로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주택을 이용할 입주자들과 사업을 하는 개발업자, 그리고 도시 주택을 선도할 공공에 서 서로 도시 주택에 대해 다시 평가하고 정비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지금도 그런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며, 조만간 고품질의 효율적 도시 주택을 선보일 날을 기대하고 있다. ⓦ

119

wiDe Depth report

을 만들어 내는 방안을 찾았다.

박인수는 숭실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AA School DRL.을 수료했다. 이후 ㈜범아건축을 거쳐 현재 ㈜아이아크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 『건축과 사회』 편집위원, 『건축사』지 편집위원을 맡고 있 다. 얼마 전 “건축 설계 저작권은 설계자에게 있다” 공정위 소송 승소(대한건축사협회)의 태스크포스팀의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자연형 환경 조절용 샤프트”로 특허(특허청)를 획득한 바 있다.


최충욱의 <공간 전달자 08> 하라주쿠(Harajuku, 原宿) / 오모테산도(Omotesando, 表参道) / 아오야마(Aoyama, 青山) — 2

하라주쿠 일대의 2편이다. 이 지역은 일본 디자인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미니멀한 상가와 부띠 크, 소형 주택, 아틀리에, 갤러리 등 소규모 건축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또한 각종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인테리어, 파사드 디자인, 프래그십 스토어 등의 경향들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알도 로시, 단게 겐조, 자 하 하디드, 안도 다다오, 필립 스탁 등의 작품들과 젊은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작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 는 데다가 알려지지 않은 작업들이 골목마다 숨어 있어 오랜 시간에 걸쳐 꼼꼼히 들러보는 편이 좋다. 지도에 순서 대로 표기된 번호들은 이 지역들의 워킹 투어(Walking Tour)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추천하는 코스이다.

120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지난 호 마지막으로 소개된 36번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37번부터 73번까지의 건물을 들여다보자.

글쓴이 최충욱은 건축을 전공한 뒤 『이상건축』과 『건축문화』, 『플러스』에서 기자 생활을 한 후 건축, 인테리어, 건설 관련 출판 을 코디네이션 했으며, 최근까지 도시 건축 전문 여행사에서 해외 벤치마킹 답사를 수년간 진행했다. 세계의 도시, 건축, 조경, 인테리어 등 공간 디자인과 관련된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스페이스 투어> 운영자를 맡고 있으며, 공간전달연구소 초이스 페이 스<choi's pace>를 운영하면서 해외 도시 건축 가이드북 제작과 매거진 발행에 집중하고 있다.


wiDe Depth report 121

38. 꼼므 드 가르숑 아

| 주소 : 5-3-10 Mina-

오야마 Comme des

mi-aoyama, Minato-ku

Garçons Aoyama | 준공

44. 꼴레지오네 La Col-

: 1999. 04 | 설계 : FU-

lezione | 준공 : 1989.

TURE Systems | 인테리

09 | 설계 : Tadao Ando

어 : Rei Kawakubo | 용

Architect and Associates

도 : 상업 시설 | 주소 :

| 용도 : 상업, 주거, 전

5-2-1 Minami-Aoyama,

시, 공연 시설 | 연면

Minato-ku

적 : 5,710㎡ | 주소 :

39. 프라다 아오야마

6-1-3 Minami-aoyama,

Prada Boutique Aoyama

Minato-ku

| 준공 : 2003. 06 | 설계

45. G.PAM 아넥스

: Herzog & de Meuron

G.PAM Annex | 준공 :

| 용도 : 상업 시설 | 규

1988. 09 | 설계 : Tak-

모 : 지하 2층, 지상 7층

ayuki Hoshino Architect

| 연면적 : 2,860.36㎡ |

& Associates | 용도 : 오

주소 : 5-2-6 Minami-

피스 | 연면적 : 213㎡ |

aoyama, Minato-ku

주소 : 2-22-2 Nishi-

40. 까르띠에 아오야마

azabu, Minato-ku

Cartier Minami Aoyama

46. 모다폴리티카

| 준공 : 2005 | 설계 :

Modapolitica | 준공 :

Bruno Moinard | 용도 :

1991. 12 | 설계 : Ta-

상업 시설 | 규모 : 지상

dasu Ohe / PLANTEC |

2층 | 주소 : 5-3-2 Mi-

용도 : 오피스, 전시, 상

nami Aoyama, Minato-ku

업 시설 | 규모 : 지상 3

41. 아오야마 보석 The

층 | 연면적 : 915㎡ |

Jewels of Aoyama | 준

주소 : 6-6-21 Minami-

공 : 2005. 09 | 설계 Jun

aoyama, Minato-ku

Mitsui & Associates Inc.

47. 아오야마 클럽

Architects + James Lam-

Aoyama Club | 준공

biasi + Kentaro Hayashi

: 1990. 10 | 설계 :

| 용도 : 상업 시설 | 규

Takenaka Corporation

모 : 지하 1층, 지상 4층

Building Design Depart-

| 연면적 : 2,500㎡ | 주

ment | 용도 : 오피스 |

소 : Minami Aoyama,

규모 : 지상 9층 | 연면

Minato-ku

적 : 2,109㎡ | 주소 :

42. 요쿠모쿠제과 본사

6-12-5 Minami-aoyama,

Yokuu Mokuu Confec-

Minato-ku

tionary HQ | 준공 :

48. 가모 아오야마

1978. 04 | 설계 : Gendai

Gamo Aoyama | 준

Keikau Architectual &

공 : 2003. 03 | 설계 :

Planning Office | 용

Edward Suzuki Archi-

도 : 오피스, 상업 시설

tecture | 용도 : 오피스

| 규모 : 지상 3층 | 연

| 규모 : 지상 3층 | 주

면적 : 1,219㎡ | 주소 :

소 : 6-13-23 Minami-

5-5-3 Minami-aoyama,

aoyama, Minato-ku

Minato-ku

49. 노구치빌딩 Minami

43. 1번가 빌딩 From-1st

Aoyama NOGUCHI

Building | 준공 : 1975.

building | 준공 : 2008.

10 | 설계 : Kazumasa

02 | 용도 : 상업 시설 |

Yamashita | 용도 : 주거

주소 : 4-1-18 Shibuya,

시설 | 연면적 : 4,906㎡

Shibuya-ku


Aoyama / 뉴발란스 아

ing | 준공 : 2009 | 설

오야마 샵 New Balance

계 : Zenitaka Corp. |

Aoyama Shop | 준공 :

용도 : 상업 시설 | 규

2009 | 용도 : 상업 시

모 : 지상 3층 | 주소 :

설 | 규모 : 지하 1층, 지

5-14-3 Minami-aoyama,

상 4층 | 주소 : 5-50-3

Minato-ku

Jingumae, Shibuya-ku

51. 포시 효지토 빌딩

57. 홀론 L/R Holon L/R

POSH Hyojito Building

| 준공 : 2004. 08 | 설

| 준공 : 1986. 02 | 설

계 : Norihiko Dan &

계 : Shigeru Uchida/

associates | 용도 : 상

Studio 80+Takayuki

업 시설 | 규모 : 지상 3

Hoshina | 용도 : 전시

층 | 연면적 : L / 495.29

시설 | 규모 : 지상 2층

㎡, R / 439.08㎡ | 주소

| 연면적 : 1,197㎡ | 주

: 3-12-12 Kita-Aoyama,

소 : 5-12-22 Minami-

Minato-ku

aoyama, Minato-ku

58. 옴니 쿼터 Omni

52. 코모도 미나미 아오

Quater | 준공 : 2000.

야마 빌딩 Komodo Mi-

01 | 설계 : Koh

nami Aoyama Building

Kitayama(Koh Kitayana

| 준공 : 2008 | 용도

+ architecture WORK-

: 상업, 주거 시설 | 규

SHOP) / TEAM Ha-

모 : 지상 10층 | 주소 :

mano | 용도 : 주거, 상

5-8-10 Minami-aoyama,

업 시설, 오피스 | 규모

Minato-ku

: 지하 1층, 지상 4층 |

53. 시네아키라 빌딩

연면적 : 863㎡ | 주소

SCENEAKIRA Building

: 3-13-12 Kita-Aoyama,

| 준공 : 1992 | 용도

Minato-ku

: 상업, 주거 시설 | 규

59. 스튜디오 아오야

모 : 지상 3층 | 주소 :

마 Studio Aoyama | 준

5-8-1 Minami-aoyama,

공 : 1992. 03 | 설계 :

Minato-ku

Edward Suzuki | 용도 :

54. 스파이럴 spiral |

오피스, 상업 시설 | 규

준공 : 1985 | 설계 :

모 : 지상 4층 | 연면적

Fumihiko Maki | 용

: 625㎡ | 주소 : 5-46-4

도 : 오피스, 상업, 전

Jingumae, Shibuya-ku

시 시설 | 규모 : 지하

60. 포르토피노 Portofi-

2층, 지상 9층 | 연면

no | 준공 : 2008 | 설

적 : 10,561㎡ | 주소 :

계 : CDI Aoyama Studio

5-6-23 Minami-aoyama,

(Benjamin Warner) | 용

Minato-ku

도 : 상업 시설 | 규모 :

55. AO Building (Ki-

지하 1층, 지상 2층 | 연

nokuniya aoyama) |

면적 : 1,670㎡ | 주소

준공 : 2009 | 설계 :

: 3-15-5 Kita-Aoyama,

Sakakura Associates |

Minato-ku

용도 : 오피스, 상업

61. 아이디샵 에카르테

시설 | 규모 : 지하 2

IDEE-SHOP ecarte | 용

층, 지상 16층 | 주소 :

도 : 상업 시설 | 규모 :

3-11-7 Minami-aoyama,

지하 1층, 지상 2층 | 주

Minato-ku

소 : 5-3-14 Jingumae,

56. 어반 테라스 아오

Shibuya-ku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야마 Urban Terrace

딩 Aoyama Rise Build-

122

50. 아오야마 라이즈빌


wiDe Depth report 123

62. 라팽 에 할로 Lapin

면적 : 1,130.62㎡ | 주

et Halot | 용도 : 상업,

소 : 1-3-3 Shibuya,

전시 시설 | 규모 : 지

Shibuya-ku

상 3층 | 주소 : 5-44-2

69. 유엔대학교 본

Jingumae, Shibuya-ku

관 United Nations

63. 메트로사 METRO-

University HQ | 준공 :

CA | 준공 : 1989. 04 |

1992. 07 | 설계 : Kenzo

설계 : Atsushi Kita-

Tange Associates | 용

gawara | 용도 : 주거 시

도 : 교육 시설, 오피스

설 | 규모 : 지하 1층, 지

| 규모 : 지하 1층, 지상

상 2층 | 연면적 : 499

14층 | 연면적 : 21,301

㎡ | 주소 : Jingumae,

㎡ | 주소 : 5-53-1

Shibuya-ku

Jingumae, Shibuya-ku

64. 진구메 아틀리에

70. 리베스트 아오야

Jingumae Atelier | 준공

마 Livest Aoyama | 준

: 1987 | 설계 : Ando

공 : 1989. 01 | 설계

Tadao | 용도 : 주거, 상

: Sakakura Associates

업 시설 | 규모 : 지하 1

architects & engineers

층, 지상 2층 | 주소 :

| 용도 : 오피스 | 규모

Jingumae, Shibuya-ku

: 지상 6층 | 연면적 :

65. BTB-II | 준공

1,320㎡ | 주소 : 2-6-

: 1987. 11 | 설계 :

4,5 Shibuya Shibuta-ku

Yoshihiko Ohsugi As-

71. 일본 그리스도교 시

sociates Architects &

부야 교회 The cult of

Engineers Co. Ltd. |

Christ in Japan. Shibuya

용도 : 상업 시설 | 규

Church | 준공 : 1990 |

모 : 지하 1층, 지상 5

설계 : Kawahara Itirou

층 | 연면적 : 960㎡ |

Architects | 용도 : 종교

주소 : 5-38 Jingumae,

시설 | 규모 : 지하 1층,

Shibuya-ku

지상 4층 | 주소 : 2-14-

66. 스카이 게이트 Sky

12 Shibuya, Shibuya-ku

Gate | 준공 : 1990. 08

72. 슬릿빌딩 시부

| 설계 : Eizo Shina | 용

야 The slit Building

도 : 주거, 상업 시설 |

Shibuya | 준공 : 1989.

규모 : 지하 1층, 지상 5

06 | 설계 : Hiromichi

층 | 연면적 : 334㎡ |

Nakamura & Associates,

주소 : 1-19-17 Shibuya,

Architects & Planners |

Shibuya-ku

용도 : 오피스, 상업 시

67. 빌라 모데나 Villa

설 | 규모 : 지하 2층, 지

Moderna | 준공 : 1974.

상 8층 | 연면적 : 446㎡

08 | 설계 : Sakakura

| 주소 : 3-1-8 Shibuya,

Associates | 용도 : 주거

Shibuya-ku

시설 | 규모 : 지하 2층,

73. 미키상사 동경지점

지상 10층 | 연면적 :

MIKI TRADING CO.

5,547㎡ | 주소 : 1-3-18

LTD. Tokyo Branch |

Shibuya, Shibuya-ku

준공 : 1985. 03 | 설계

68. 시아 아오야마 빌

: Takenaka Corporation

딩 SIA Aoyama Build-

Design Department | 용

ing | 준공 : 2008. 04

도 : 오피스 | 연면적 :

| 설계 : Jun Aoki | 용

2,257㎡ | 주소 : 3-9-7

도 : 오피스 | 규모 : 지

Shibuya, Shibuya-ku ⓦ

하 1층, 지상 9층 | 연


<Future is 01> The Route | 글과 그림 : 최진영ㆍ김혜인, 추천 및 감수 : 조택연

‘길’은 이야기이자 삶이다. 서울에서 삼남으로 이어지는 남태령 길, 그 중 다시 영남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문경새재 길처럼 옛길엔 자연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람들이 걷고 쉬던 흔적이 자연스럽게 ‘길’을 내고, 그 길을 인간과 동식물이 함께 공유한다. 그러나 오늘 날의 길은 인간의 편의와 이기를 위해 작위적으로 생태계를 갈라 만 든 ‘도로’다. 그 위에 이야기는 사라지고 야생 동물은 죽어 나간다. 이른바 ‘’로드 킬(road-kill)’이다. 지난 한 해 한 국의 고속도로와 국도 위에서 희생된 고라니, 토끼, 노루 등의 수는 집계된 것만 해도 총 84종 5,565마리에 이른다. 자연스럽게 나 있던 길의 끊김이 생태계 파괴로 직결됨을 보여 주는 가장 명징한 경우이다. 결국 길은 죽음을 빚어내는 곳이 아닌, 다시 생명이 태어나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로드 본(road-born)’ 의 개념으로 수렴된다. 이는 인공적인 ‘도로’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서 출발하여, 길뿐 아니라 인간의 건축 공간 전반 이 어떤 방식으로 생태계에 대한 돌봄과 감수성의 지표를 끌어안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확장된다. 즉, 공간 에서 길과 자연은 분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그 안에 사람 또한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다. 로드 본 개념을 토대로 만들어 낸 The Route는 앞으로의 길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자 인간과 자연, 건축이 소통하는 생태 공간이다. The Route는 인간의 생활 공간 위에 경사 지붕을 얹은 것을 기본 모듈(module)로 하는데, 여기서 지붕은 단순히 비바람을 막는 기존의 개념을 넘어선다. 모듈을 이어 지붕과 지붕을 결합시키면 지붕 위로 하나의 ‘ 길’이 생성되고, 이 길은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의 동식물의 공간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 도시의 도로 옆에 부차적으 로 딸려 있던 통행로가 건축 공간 위에서 예전의 생태적 의미를 다시금 찾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도시 안의 주거와 길, 생태의 관계는 어느 한쪽이 늘어나면 어느 한쪽이 필연적으로 줄어들어야 하는 제로섬(zero-sum) 게임에서 상

따라서 공간은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스케가 언급한 ‘원시적 생태 건축’ 개념을 차용한다. 원시적 생태 건축은 생태를 웰빙(well-being)이나 로하스 등의 쾌적한 라이프 스타일의 방법으로 도구화되는 것을 경계한다. 다시 말해 진정한 의미의 생태 건축은 인간이 컨트롤(control)하지 못하는 것, 원시적 상태 그대로를 누리는 것을 말한다. 따 라서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놓아둔 채 인간적 불편함까지도 생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므 로 The Route에서의 길 또한 잘 정련된 경로라기보다는 최소한의 환경만을 형성한 후 생태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 을 골자로 삼게 된다. 모듈이 길을 내는 방식은 구체적으로 건축 공간 개념에도 변화를 유발한다. 모듈들은 기계적으로 쌓이지 않으며, 따 라서 모듈의 이어짐이 만들어 내는 완만한 경사는 건물의 ‘층(層)’ 개념을 모호하게 만든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차원의 건축을 상상하는 추동력이 된다. 먼저 층간 경계가 흐릿하다는 것은 공간이 전체 모듈의 부피만큼 대 지를 차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건물은 최소 지지대만을 필요로 하며, 모듈은 대지 위에 떠 있는 상태 에서 대지의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공간은 자체 지지대뿐 아니라 다른 건축물을 에워싸면서 창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듈과 모듈, 모듈과 다른 건축물과의 결합은 공중에서 도시 공간의 새로운 길을 낼 뿐만 아니라 조망이나 일조 문제로 배타적 관계에 놓일 수 있는 건축 공간 사이의 관계들 또한 새로운 차원 으로 끌고 간다. The Route는 인간과 생태, 복수의 공간과 건축물들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공간인 것이다. ⓦ

124

수 있는 공존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시도이다.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호 보완적 관계로 전환한다. The Route는 인간의 공간이 생태적 차원의 길로, 다시 그 길이 인간의 공간을 에워쌀


125

wiDe Depth report


이종건의 <COMPASS 10> 건축의 분할

2009년이 며칠 안 남았다. 그런데, 정월에 불귀의 객이 된 용산 참사의 주범/테러리스트들(시인 이시영의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중에서)은, 우리들이 망각 속에 세밑을 관통하는 지금도 몸뚱이들을 냉동고에 누인 채 천도 열리기만 기다린다. 새해 벽두의 “가장 참혹하고 치명적인 시”(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용산, 참혹하고 치명 적인 시(詩)」 중에서) 용산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상처” 용산참사는, 광주로부터 자유 로울 수 없었던 1980년대 문인들만큼이나 오늘을 살아가는 문인들을 뼈아프게 옥죈다. “오늘, 대한민국 사람들이 용산의 죽음을 이토록 무심하게 대한다면, 용산의 죽음에 대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면,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정의를, 민주주의를 입에 올릴 수 없다.”(소설가 공선옥의 「지금 당장 용산으로 달려가야 한다」 중에서) “우리 모두 꽝꽝 얼어붙은 주검 옆에서 고통받고, 부끄러워하며 오랫동안 아파해야 한다. 그렇지 않 다면 다음 우리가 내릴 역, 또 그 다음 역은 언제나 용산참사역일 것이다.”(시인 윤예영의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 참사역입니다」 중에서) 어디 문인들만 그렇겠는가? “한 하늘 아래 살아가면서 사람들이 불에 타 죽는데도 그냥 보 고 살아간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 사람이 불에 타 죽어나가는데 이를 방치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딨습니까. 분 노하지 않고 그냥 해를 보내는 것은 대한민국의 비극입니다.”(명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과 신경숙 작가의 대화 중에서) 우리는 지금 아파하고 분노하고 있는가? 진보/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온 땅을 헤집고, 가난한 서민들의 삶의 터를 침 탈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시대의 퇴행과 폭력 앞에, 거주 공간을 사유하고, 거주 공간을 세우는 건축가들의 침묵이 유독 무겁다. 정말 오랫동안 묵묵히 일만 해 온 건축가들과 건축인 집단들은 올 한 해를 보내는 이 시점 무슨 감상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없는 것은 길이 아니라 상상력이며 비판력이며 실천의 의지다. 건축을 건물 디자인의 등가로만 간주하는 협소하고 경직된 습속, 우리의 삶과 우리의 건축을 접속 혹은 대질시키고자 하는 사유 의 결핍 혹은 무능, 다른 건축을 사유하고 사유로서의 건축을 기어코 행위로 옮기고자 하는 생성 욕망의 부재, 차라 리 희미하게나마 가능할 길을 이것들이 막는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여전히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들을 따 라잡기에 여념이 없는가? 아니, 그들을 자신의 표준으로 세울 만큼 건축의 눈/야망이 지구적이고, 따라잡으려고 할 만큼 배포와 열정이 큰가? 혹 그들이 주도하는 유행을 어설프게 흉내내어 그저 현란한 치장으로 돈 벌고 이름 내기 에 여념이 없지 않은가? 건축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그들의 건축에 눈을 팔고, 그들의 건축을 팔아가며 살 것인가? 얼마 전 ‘제1회 서울 국제건축영화제’가 열렸다. 국제적이라는 칭호가 거창하다. 대한건축사협회장은 개회사에서 건 축사란 국가 건축가를 지칭한다며 건축사의 지위를 한껏 올리려고 애썼다. 건축가라는 칭호는 발언 내내 피하고 건 축사라는 칭호를 썼는데, 그래서 그런지, 정말 희한하게도, 개회식 어디에도 우리 건축가들은 눈을 닦고 봐도 없었 다(내 눈에 잡힌 이는 단 한 명). 잠시 소통의 잡음을 줄이기 위해, 건축가와 건축사를 가르는 나의 규정을 밝힐 필 요가 있겠다. 건축가란 건축 작가의 준말이다. 화가, 조각가, 음악가, 사진가, 서예가 등에서처럼, 영역을 나타내는 낱말 뒤에 집 가(家)를 붙임으로써 하나의 문화 세계를 궁구하고 구현해 나가는 작가를 일컫는다. 이에 반해 건축사 는 의사, 변호사, 세무사, 기술사 등에서처럼 각종 한문의 ‘사’를 붙여 어떤 전문적 기술을 획득한(그리고 사회 혹은 국가의 인증을 득한) 기술인을 칭한다. 그런데 건축가는 화가와 음악가와 사진가와 같이, 필히 자신의 영역의 기술 의 숙달을 전제로 삼지만, 사회나 국가의 면허를 필요 조건으로 삼지 않는 까닭에, 기술 세계 혹은 문명 세계를 실현 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면허를 굳이 갖출 필요는 없다. 건축가는 건축사일 수도 아닐 수도 있으며, 건축사 또한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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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 하는 성격 탓에, 건축은 쉽게 시대에 뒤처지고 보수적이기 십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를 넘어설

Wide Architecture Report no.13 : january-february 2010

에,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근본적으로 돈과 권력으로 세워지는 속성 탓에, 그리고 필연적으로 오랜 시간을 필


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건축사가 건축가라면 혹은 건축가가 건축사라면, 둘의 차이를 굳이 따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구의 경우다. 서구는 이미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십서』에서 보듯 건축을 공학과 미학의 통합체로 파악하지만, 그 본질은 무엇을 표현하는 데 있다고 보는 탓에, 그러니까 건축을 문화 행위로 간주 하기 때문에 굳이 건축가와 건축사를 나누어 지칭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아키텍트라는 말을 건축가와 건축사로 나 누어 부르게 된 것은, 태생이 서구 문화인 건축을 20세기에야 본격적으로 수용한(태생적으로는 독일을 통해 건축을 기술의 견지에서 수입한 일본의 건축 교육을 수입한) 우리 나라 특유의 역사적 맥락 때문이다. 건축을 문화로 볼 조 건이나 여유가 없었던 우리에게 건축은 오랫동안 공학의 한 분과로 취급되다, 서구 건축사를 자의식적으로 받아들 인 일군의 소수 건축가들의 힘겨운 노고와, 국가의 경제 수준의 향상에 따라 건축을 문화로 받아들일 조건과 여유가 생기면서 문화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니 건축가와 건축사를 따로 지칭하는 유럽어가 없다는 이유로, 게다가 건 축 행위는 법적으로 면허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건축가라는 용어를 건축사라는 용어에 흡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면 그야말로 우리의 역사적 조건과 삶의 환경을 서구의 그것에 강제로 맞추려는 주장이라 볼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지적하건대, 작가의 자격은 법적으로 구속할 대상이 아니다. 건축가가 건물을 디자인해야 한다면 건축사와 협업 을 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건축은,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십서』가 보여 주듯, 건물 디자인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나와 견해를 달리 한다면, 문제의 핵은 한 마디로 면허, 곧 국가의 통제 체제의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에 관한 문제 일 텐데, 나는 건축을 국가의 통제 안에 둘 수도 없고, 두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가 건축가 를 부정하는 대한건축사협회가 주도한 첫 번째 서울 국제건축영화제가 기댄 곳은 그런데, 건축사가 아니라 건축가 였다. 건축가가 아니라 건축사로 살아가는 집단이 건축가를 이용하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3단체 통합결렬은 안타깝다. 면허 문제가 있으니 건축사들이 모두 건축가가 되면 좋으련만, 아쉽다. 그러나 내가 진 실로 안타까워하는 것은 건축의 분할(자크 랑시에르가 쓴 『감각의 분할』이란 맥락에서)이다. 건축 면허를 지닌 이 들로 이루어진 두 건축사 집단, 자칭 건축가라 부르지만 대부분 건축가의 삶과 동떨어진, 그래서 건축이라는 문화/ 예술의 이름으로 자신을 화장하는 불순한 이들의 집단, 학문이라는 거창한 칭호 아래, 대부분 쓸모/의미 있는 연구 업적을 전혀 생산해 내지 못하거나 안 하는 이들의 집단, 이렇게 어떤 권력에 의해 분할된 체계에 의존하거나 혹은 체계의 분할이 생산한 권력의 그늘 아래 살아가는 우리 건축 사회가 안타깝다. 희한한 명칭으로 체계의 권력에 오래 기생하려는 이미 낡아 버린 이들도 안타깝고, 분할된 체계의 권력이 부여하는 지위나 권위 없는 상으로 오만을 한 껏 부풀린 삼류 젊은 건축가들도 안타깝다. 건축가와 건축 이론/비평가의 분할을 공고히 하려는 소심한 건축가들의 불안도 안쓰럽다. 분할과 경계선과 자리를 부여하는 권력을 거부하고, 깨고, 뒤섞어 집단적 해방을 도모하고 문화 의 정치성을 기획하는, 불확실한 것과 결정되지 않은 것과 뒤섞인 것을 이용하여 공동체의 평등을 지향하는 건축가 는 왜 이다지 찾기 어려운가? 서울 국제건축영화제는, 내가 보기에, 새건축사협의회에 비해 문화적 성격이 떨어진 다고 판단한 대한건축사협회가 그 파워를 과시/확보하려고 벌인, 근본적으로 ‘정치적인’ 행사가 아닌가 싶다. 용산 참사와 같은, 건축가야말로 가장 주시하고 관여해야 하는 그러한 우리의 삶의 사태에는 등을 돌린 채, 자리비(費)를 는, 매년 이슈 없는 이슈로 전국 건축학도들의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시키며 권력을 유지해 가는 건축가협회가 지금 벌이고 있는 건축문화제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진정한 건축적 포스가 아니라, 오직 학연과 지연의 네트워크로 권 력을 잡고 누리시는 높은 자리 계신 건축계 양반들, 남은 여생, 부디 자알 드시고 자알 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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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Depth report

내지 않는 작가는 초대 작가에서 매몰차게 빼버린 채, 건축적으로 무의미한 장사치들의 화려한 3D들로 자리를 채우

글쓴이 이종건은 오클라호마 대학교 건축대학을 거쳐 조지아 공과대학교 건축대학에서 역사/이론/비평 전공으로 철학박사를 받 았다. 귀국 후 이종건 건축연구소를 개소하여 <국립중앙박물관>, <경상대학교 제2도서관> 등의 설계 경기에 참여하였다. 1996 년부터 동명정보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로 있다. 『해방의 건축』, 『중심이탈의 나르시시 즘』, 『텅빈 충만』등의 책을 썼고, 역서 『건축 텍토닉과 기술 니힐리즘』(Gevork Hartoonian 저, 시공문화사)을 냈다.


도시 공간을 막아 광화문을 가리고 있다. 장력(張力)이 생기

탄생되었다. 이는 너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도록 좀 더 떨어지게 배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

데 완공된 지 5개월이나 되었어도 광화문 광장에 대해 이런

리고 동상의 크기도 주변의 공간과 어울리지 않게 크다는 인

저런 말들이 많다. 우선 그동안 광화문 광장에서는 ‘대한민

상이 있다. 게다가 큰 글씨로 ‘세 종 대 왕’이라고 새긴 한글

국 공익광고제’, ‘2009년 북 쇼’, ‘고마운 사람에게 내복 보

간판은 너무나 어색하다. 자유의 여신상이나 에펠탑에 과시

내기’, ‘2009 김장사랑 나눔’과 같이 어수선한 행사와 <아이

적 입간판이 없어도 많은 사람이 찾아가는 것에서 우리는

리스(IRIS)>라는 인기 드라마 촬영 그리고 서울의 관광 홍

지혜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광장에 널려 있는 각종 전

보를 위한 ‘스노보드 대회’가 열렸다. 행사는 여기서 그치

시대, 이동식 화단, 화분 벤치, 햇빛 가리개는 여기가 어디

지 않고 ‘2009 빛의 축제’ 등 또 다른 행사가 줄줄이 예고되

인지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하나같이 광장의 구성 요소들이

고 있다. 이제 광화문 광장은 1회성 홍보 마당으로 전락한

어떻게 전체 속에서 작동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디자인 개념

느낌이다. 광장에서 벌어지는 활용의 현실이 이러하다 보니

을 염두에 두지 않은 듯하다. 도시의 아름다움은 바로 ‘질서

시민들의 불만은 이런 행사들이 과연 광화문 지역의 역사성

(orderness)’에서 온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다. 이렇

에 걸맞는 이벤트냐, 그리고 더 나아가 현재 디자인된 광화

게 광장 전체가 흐트러지게 된 것은 과거 광화문 ‘육조거리’

문 광장이 과연 도시적 문맥을 제대로 해석한 공간계획이냐

라는 ‘장소의 역사성’을 현재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

에 모아지는 것 같다.

한 개념 정립이 미흡한 데서 오는 혼란으로 생각된다.

도시학자 폴 쥬커(Paul Zucker)의 정의에 의하면 광장이란

‘육조의 거리’를 진정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도시의 심리적 휴양소(psychological parking place)이다. 그

면 지금부터라도 통과 교통을 광역적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만큼 좋은 광장은 도시민에게 안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베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도심 통과 교통에 대한 뾰

네치아 건축대학의 프랑코 만쿠조(Franco Mancuso)도 좋

족한 대책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광장은 포기하는 쪽이 더 나

은 광장이 되려면 우선 교통에 방해받지 않으면서도 쉽게

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블르바드(boulevard) 형식의 국가의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자유롭게 산책하며 휴식할 수 있는

상징 가로를 만드는 것이 국격(國格)에 걸맞을 수 있다. 광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광장은 때에 따라 장터가

화문 사거리에서 광화문까지 가로수를 조성해서 산만한 광

되기도 하고, 또 그 곳에서 예술문화 행사가 열리기도 하며,

화문로에 질서감과 스케일감을 부여하고, 북단에서는 지하

의식이 거행되고 군중집회도 열릴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로 경복궁과 연계되도록 하면 자긍심을 느낄 만한 거리를 만

‘사람’을 위한 장소라야 진정 사랑받는 ‘광장’이 될 수 있다

들 수 있을 것이다. 광화문 지하철역 해치마당과 경복궁 내

는 뜻이다.

부가 양단(兩端)의 활동 마그넷(magnet) 역할을 해서 중앙

지금의 광화문 광장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

의 블르바드는 접근성과 안전성 그리고 환경적 쾌적성이 높

다. 우선 양쪽에 통과 교통을 그대로 둔 채 중앙에 분리대식

아져 활력 있고 의미 있는 보행 가로가 될 것이다.

공간을 할애해서 계획한 것이 문제다. 주변의 건물과 일체

한 나라의 수도에는 시민의 활력이 넘쳐 나는 ‘도심(都心)’

화 되어야 광장 공간은 비로소 살아 움직일 수 있다. 지금과

공간이 필요하고, 동시에 국가를 상징하는 ‘국심(國心)’ 공

같이 거대한 통과 교통으로 단절된 상태에서는 시민들이 찾

간도 필요하다. 지금 이미 서울에는 시민들의 도심 활동을

아가기도 어렵고, 또 가 봐야 위요(圍繞)감 없이 사방에 노

위한 ‘시청 앞 광장’이 인접해서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도 바

출된 공간만이 덩그러니 있어 ‘광장’ 분위기를 찾기 어렵다.

로 역사적인 이 국심 공간에서 온갖 이벤트를 벌리는 데 대

그러니 지금과 같은 어수선한 행사의 마당 기능 외에는 별

해 시민들은 불편함이 있음을 서울시 당국은 인식해야 할 것

로 쓰일 일도 없을 것 같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의 광장 내

이다. 광화문 광장의 재정비에 대해 이제 원점에서부터 다

부 공간의 계획이다. 우선 세종대왕 동상의 크기와 위치를

시 중지를 모으고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생각해 보자. 현재의 위치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너무 가깝 고 더욱이 세종문화회관 바로 앞쪽에 위치해 종(從)방향의

글 | 임창복(본지 발행편집인 고문, 성균관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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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 시민을 위한 휴식처로 광화문 광장이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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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13호 | 와이드 칼럼 광화문 광장은 재정비되어야 | 임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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