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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넥센 유니버시티

The Nexen Univer-City 2019 WAN Awards 은상 2019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2019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 2019 대한민국 녹색건축대전 대상 2019 BIM Awards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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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05-06, no.71 김재경의 Photossay 11 [20] 이종건의 건축편지 01 [36] 이중용의 Keyword of Archi-World [54] Report [38]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 김태형 Research [42] 한국근대건축의 현장과 이슈 06 이연경 동해 구 상수시설 월드클래스 건축가의 코리아코드 따라잡기 01 [48] 갤러리아 광교, OMA+간삼건축 백승한

Contents & Flow Map 구분

인물

비평대상

Reading Lists [58] 카페의 공간학 좋은 평면 나쁜 평면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 이어 쓰는 조경학개론 플레이스 메이커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장소

사무소

표지 이미지 설명: 전시 〈모두의 건축 소장품〉,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남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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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건축↝ NAMELESS Architecture↝ NOMAL↝

5-6월 키워드: 포스트↝ COVID19↝ 사건

젊은 건축가들에게 보내는 건축편지

모두의 건축 소장품 전시↝ 땅집사향 159-160차↝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제49차 WIDE건축영화공부방↝ 책. 카페의 공간학↝ 책. 좋은 평면 나쁜 평면↝ 책.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

기타

책. 이어 쓰는 조경학개론↝ 책. 플레이스 메이커스↝ 책.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Special Feature [107]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심사평 김종헌, 박진호, 함성호 수상자 서효원 당선작: 근대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형성과 보존 -일제강점기 “보물건조물” 수리공사

Notice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표2] 제11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공모 [17] 제49차 WIDE건축영화공부방 [123] 제159~160차 땅집사향 [125]

갤러리아 광교↝ 소하동 주택↝ 전국의 단관극장↝ 동해 구 상수시설↝

제11회 와이드AR건축비평상 공모

건축신인 비평초대석 02 [58] 임윤택의 소하동 주택 이주연 The Manner of The Design 05 [66] NAMELESS건축의 우리가 디자인하는 법 Rising Architect 01 [74] NOMAL 조세연, 최민욱 이태현 Feature [84] Corporate Architect 04 정림건축의 design principal 김경훈, 이호 & 디자인파트너 11인

↝ ↝ 이호↝ 조세연↝ 최민욱↝

정관택, 백의현, 이명진, 기현철, 배문기 김용만, 김영훈, 김동관, 오영재, 이인원, 박재완

[34][106]

GAIA Topic COVID19 편집실

콘텐트 김경훈↝ 서효원↝

파트너십

가로건축↝ 그림건축↝ 동양PC↝ 마실와이드↝ 목천김정식문화재단↝ 삼현도시건축↝ 삼협종합건설↝ 수류산방↝ 시공문화사↝ 심원문화사업회↝ OCA↝ 운생동↝ 원오원아키텍스↝ 유오스↝ 이건창호↝ 자연앤인문집↝ JURL↝ 한국잡지협회↝ 해안건축↝ 헌터더글라스 코리아↝

생산자

↝간삼건축 ↝강병국 ↝고영성 ↝김기중 ↝김기현 ↝김명규 ↝김미현 ↝김연흥 ↝김용남 ↝김재경 ↝김정빈 외 ↝김정후 ↝김종헌 ↝김태만 ↝김태형 ↝나은중 ↝더 하우스 ↝박달영 ↝박상일 ↝박승준 ↝박지일 ↝박지현 ↝박진호 ↝배형민 ↝백승한 ↝서효원 ↝OMA ↝우동선 ↝유소래 ↝윤세한 ↝이규목 외 ↝이성범 ↝이승용 ↝이연경 외 ↝이종건 ↝이주연 ↝이중용 ↝이태규 ↝이태현 ↝임근배 ↝임윤택 ↝임재용 ↝임진우 ↝장윤규 ↝전진삼 ↝정광영 ↝조성학 ↝최욱 ↝최원영 ↝카토 마사키 외 ↝편집실 ↝한제임스 정민 ↝함성호

지면 48 123 125 8 122 16 3 표4 13 20 59 9 107 1 38 66 58 14 19 125 125 125 107 38 48 107 48 107 66 1 59 125 11 42, 58 36, 59 58 54 107, 표2, 표3 74 10, 125 58 6 84 18 34, 107, 125 12 125 5 15 58 17, 34, 106 7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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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05-06, no.71 pp.20-33 김재경은 인문학적 감각과 절제된 심미성을 바탕으로 공간과 건축, 인간의 풍경을 기록하는 사진가다. 1998년 건축잡지 월간 《건축인(poar)》이 선정한 ‘11인의 주목받은 건축인’에 뽑혔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사진집 『자연과 건축』, 『MUTE』, 『MUTE 2: 봉인된 시간』, 『수원화성』(공저) 및 『셧 클락 건축을 품다』, 『김중업의 서산부인과 의원』(공저) 등이 있다. 현재 본지 사진총괄 부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pp.36-37 이종건은 조지아 공과대학교 건축대학에서 역사/이론/비평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경기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5년 《건축평단(ACA)》을 창간해 지금까지 편집인 겸 주간을 맡고 있다. 건축이론서 『건축의 존재와 의미』(1995, 기문당)와 『해체주의 건축의 해체』(1999, 발언)를 냈다. 『해방의 건축』(1998, 발언), 『중심이탈의 나르시시즘』(2001, 이석미디어), 『텅 빈 충만』(2004, 시공문화사), 『건축 없는 국가』(2013, 간향미디어랩), 『문제들』(2014, 시공문화사), 『건축사건』(2015, 수류산방) 등 여러 권의 건축비평서를 냈다. 에세이 『인생거울』(2015, 수류산방)과 장편소설 『건축의 덫』(2015, 정예씨), 『건축학개론』(2020, ACA)을 냈다. 『형태와 기능: 예술. 디자인. 건축에 대한 소견』(1987, 기문당), 『추상과 감통』(2006, 경기대학교출판부), 『차이들: 현대건축의 지형들』(2004, 시공문화사), 『건축 텍토닉과 기술 니힐리즘』(2010, 시공문화사), 『건축과 철학: 건축과 탈식민주의 비판이론(바바)』(2010, 시공문화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건축작품 〈삼가〉(2005, 한국 건축가협회 초대작가전)를 전시했으며, 첫 번째 건축개인전 〈Outcast/ed〉(2014, 건축전문갤러리 onground)를 열었다. 그 외에 『시적 공간』, 『살아있는 시간』, 『깊은 이미지』, 『영혼의 말』 등 ‘이종건의 생활세계 짓기 시리즈’(궁리)를 냈으며, 철학서 『아름다움: 아름다운 삶을 위한 개념의 정식화』(2019, 서광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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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of the Writers and Protagonists 냈다. 현재 본지 명예고문이다. pp.38-41 김태형은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에서 한국의 근대건축을 공부하고 「구 서울역사의 건축구법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목천김정식문화재단,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아키비스트로서 한국의 근・현대건축 자료를 수집, 기록・연구하고 있다. 현재 본지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pp.42-47 이연경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건축역사이론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심원건축학술상 제6회 수상자이며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학사지도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인천대학교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에 재직하며 한국건축역사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한성부의 ‘작은 일본’ 진고개 혹은 本町』(2015) 및 『사진으로 만나는 개항장 인천의 경관』,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공저) 등이 있다. pp.48-53 백승한은 가톨릭관동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도시설계 및 건축역사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한다. 주요 연구 관심분야는 학제 간 도시연구, 하부구조론, 일상생활의 철학적 담론, 공동체와 공공성, 분위기와 정동이론, 신유물론, 동아시아의 시각문화와 매체경관 등을 포함한다. 최근 연구는 《Positions: Asia Critique》과 《Korea Journal》을 포함한 다수의 국내외 논문집에 게재되었다. 또한 정림건축의 《SPACE(공간)》 특별호 『일상감각: 정림건축 50년』(2017)을 총괄 기획하였으며, 서인건축 4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 『다른, 상징적 제스처들: 서인건축 40년의 비평적 탐문』(2018, 간향미디어랩)의 주요 저자로 참여하였다. 현재 본지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pp.54-55 이중용은 정보와 건축에 관심이 많다. 생각을 생각하고 정리를

정리하는 게 취미다. 오래 전에 건축디자인지 《건축과환경(C3)》에서 짧은 기간이나마 잡지의 세계를 맛봤다. 그 후 자유인이 되어서 『차운기를 잊지 말자』(2006)를 썼고, 이후 설계사무소를 거치며 여러 결의 전시 및 연구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하루 한 권 책읽기를 즐기며 간간히 글쓰기도 한다. 그렇게 쓴 책이 『생활면허증』(2013, 공저), 『하우스포라 선언』(2015) 등이다. 본지 2대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본지 기획자문이다. pp.58-65 임윤택은 본문에 포함 pp.58-65 이주연은 서울시립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종합예술지 《공간》 건축담당 기자 활동을 시작으로 디자인전문지 《꾸밈》 편집차장, 건축+인테리어전문지 《플러스》 편집장, 현 편집체재로 성격을 굳힌 《공간(SPACE)》의 편집장과 주간을 역임했다. 그후 건축잡지 월간 《건축인(poar)》 공동편집인으로도 활약했으며, 현재는 본지 부발행인이다. 초대 한국건축기자협회장 및 건축저널리스트포럼을 주도했다. 도코모모코리아 부회장을 역임하며 건축비평과 근대건축보존 운동에 앞장서 왔다. pp.66-73 나은중, 유소래는 본문에 포함 pp.74-83 이태현은 THE A LAB(에이랩 건축연구소)의 대표/소장 건축가이다. 동시대의 아이디어, 미학, 기술 그리고 친환경적 요소들의 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건축디자인을 추구하며, 건축을 기반으로 한 도시, 공공, 예술,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민대학교 건축대학을 졸업했고, 바틀렛 건축대학 석사과정을 최우수로 졸업했다. 서울시 ‘2019 사회혁신 리빙랩’ 사업 공모에 당선했고, ‘2018 바틀렛 서울쇼’ 기획과 전시에 참여했으며, ‘제4회 국제건축문화교류’에서 우수 교류자로 선정되어 한국건축가협회장상을 수상했다.

젊은건축가포럼코리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중과 건축의 소통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본지 편집위원이다. pp.74-83 조세연, 최민욱은 본문에 포함 pp.84-105 정림건축은 1967년 김정철, 김정식 형제 건축가가 뜻을 모아 설립하여 50년 세월의 흐름 속에서 한국 건축문화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건강한 공간 환경을 만들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이루는 사명을 가지고 사회적인 존경을 받는 닮고 싶어 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에서 조사한 2017 World Architecture Top 100 선정 세계 16위, 한국 1위 건축설계회사. 대한민국건축문화 대상을 비롯한 건축상 200회 이상 수상 등 정림건축이 쌓아온 지표는 이들이 강조하는 고객과 사회를 위한 최선의 건축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롭다. 이들은 그 원동력을 팀워크와 협업에서 찾는다. 인천국제공항, 상암 월드컵경기장, 코엑스, 킨텍스, 타임스퀘어, 청와대, 국립중앙박물관 등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들을 작업했다. pp.86-91 김경훈은 본문에 포함 pp.92-95 정관택, 백의현, 이명진, 기현철, 배문기는 본문에 포함 pp.96-101 이호는 본문에 포함 pp.102-105 김용만, 김영훈, 김동관, 오영재, 이인원, 박재완은 본문에 포함 pp.107-121 서효원, 김종헌, 함성호, 박진호는 본문에 포함 p.123 강병국은 본문에 포함 p.125 박지현, 조성학, 고영성, 이성범은 본문에 포함


일반 아파트

단지형 블럭마당 도시

열린 도시

새로운 유형의 도시 - 열린 도시 고덕강일지구 공동주택용지 10BL 일반분양 설계공모안

OCA www.oca.kr


YS project karoarchitec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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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ilWIDE | 1F, 45-8, World Cup-ro 8-gil, Mapo-gu, Seoul,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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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2 2 60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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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il@masilwi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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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건축의 대중화와 세계화, 그 중심에서 마실이 함께합니다. 이제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터넷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건축물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 속에서 한국의 건축정보를 얼마나 찾을 수 있을까요? 한국 현대 건축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PR, 출판 기업인 마실와이드가 함께합니다. 하나의 집이 모여 마을을 형성하듯, 마실와이드는 세계 곳곳으로 마실을 갑니다.

마실와이드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8길 45-8,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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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공모 본지는 2010년 이래 ‘꾸밈 건축평론상’과 ‘공간 건축평론신인상’ 수상자들의 모임인 건축평론동우회와 손잡고 〈와이드AR 건축비평상〉을 제정하여 신진 비평가의 발굴을 모색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3회(박정현), 5회(이경창), 6회(송종열), 10회(최우용)에 걸쳐 현 단계 한국 건축평단의 파워 비평가를 배출한 통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우리는 한국 건축평단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 시각의 출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새 얼굴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를 바랍니다. 주최: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주관: 《와이드AR》 후원: 건축평론동우회

| 공모요강 | [시상내역] - 당선작: 1인 - 기타(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당선작 외에도 가작을 선정할 수 있음) [수상작 예우] - 당선작: 상장과 고료(200만원) 및 부상 - 가작: 상장과 부상 - 공통사항 1) 《와이드AR》 필자로 대우하여, 집필 기회 제공 2) ‘건축평론동우회’의 회원 자격 부여 [응모편수] - 다음의 ‘주 평론’과 ‘부 평론’각 1편씩을 제출하여야 함. 주 평론과 부 평론의 내용은 아래 ‘응모요령’을 반드시 확인하고 제출바람 1) 주 평론 1편(200자 원고지 50매 이상~100매 사이 분량으로, A4용지 출력 시 참고도판 등 이미지 제외한 6매~12매 사이 분량. 단, ‘주 평론’의 경우 응모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분량의 제한을 두지 않음) 2) 부 평론 1편(200자 원고지 25~35매 내외 분량으로, A4용지 출력 시 3~4매 분량) [응모자격] 내외국인, 성별, 공부 배경, 학력 등 제한 없음. 단, 만 40세 이하에 한함(1980년생까지 응모 가능) [사용언어] 1) 한글 사용 원칙 2) 내용 중 개념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괄호( ) 안에 한자 혹은 원어를 표기하기 바람

[응모마감일] 2020년 10월 31일(토) 자정(기한 내 수시 접수) [당선작 발표] 2020년 12월 중 개별통지, 네이버카페 〈와이드AR〉 게시판, SNS 등에 발표 및 《와이드AR》 2021년 1-2월호 지면 발표 [심사위원] 수상작 발표와 함께 공지 예정 [시상식] 2020년 12월 하순(예정) [응모작 접수처] widear@naver.com [기타 문의] 상기 ‘응모작 접수처’ 해당 메일 활용 바람 [응모요령] 1. 모든 응모작은 응모자 개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함. 기존 인쇄매체(잡지, 단행본 기타)에 발표된 원고도 응모 가능함.(단, 본 건축비평상의 취지에 맞게 조정하여 응모 바람) 2. ‘주 평론’의 내용은 작품론, 작가론을 위주로 다루어야 함 3. ‘부 평론’의 내용은 건축과 도시의 전 영역에서 일어나는 시의성 있는 문화현상을 다루어야 함 4. 응모 시 이메일 제목 란에 “제11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응모작”임을 표기할 것 5. 고는 pdf파일로 첨부하길 바라며 원고 말미에 성명, 주소, 전화번호를 적을 것 6. 원고 본문의 폰트 크기는 10폰트 사용 권장 7. 이메일 접수만 받음 8. 응모작의 접수여부는 네이버카페 〈와이드AR〉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음


A Thousand City Plateaus Winner of International Idea Competition for urban regeneration of Jamsil Sports Complex

UnSangDong Architects


Ր‫ٺ‬²̄ӄ‫ ܘ‬4 [¬ߟѣ]Ѧ,‫؍܄‬-݀ӈ[金澤相]色.彩.建築術[KIM Taek Sang] Architektonik of Light, and Color|Commentary by KIM Wonsik, Kai HONG●‫ߟ¬©࢈ء‬ѣ|‫נ¬©̄ߩ̶ޘ‬Ӱ,࣡ ؒ|࢙ˆȜӸ©Ύѣؕ|‫ٺ‬Ѽ‫©҈ء‬ӵҊ‫|ڃ‬ї‫ښؒ©ڜ‬؆,‹֨֕,Ύѣؕ|ࡧ‫ڡ‬Ȭ‫©ࡁ݂ؔؠ‬ӄ˱њΚ| ‫ی‬ӄ432‫ࣔࡁ|ی‬140×224(mm)|35,000‫|נ‬ISBN 978-89-915-5580-8 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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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극장, 포항_2003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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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극장, 원주_2003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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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의 포토세이 11

단관극장의 역설 글, 사진. 김재경 본지 사진총괄 부편집인

눈이 소복이 쌓이면 아이들은 신이 난다. 놀이에 빠져

상상력이 추억 즉 과거의 이미지를 그것이 지향하는 바,

전면을 덧대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그리고

덩달아 뛰어다니는 동네 개와 아이들. 옷이 젖도록

원형으로 변화시켜 나가기 때문이다.”(가스통 바슐라르)

다른 극장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내부를 고치기 시작했다. 작은 공간으로 쪼개 1관~3관 소극장

그랬던 어느 날, 나는 눈뭉치를 장독대에 쌓은 채 한 밤을 기다렸다. 이윽고 큰길 가게 앞에 사람들이

극장을 영화관이라 부르지 않았던 것은

형태로 변신했지만 그조차 세월의 흐름을 따르기

북적이고 신호가 떨어지자 미리 준비한 눈뭉치를

시대를 반영한다. 조선과 대한제국 시기에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복합문화공간

丁致國

연거푸 지붕 너머로 날렸다. 극장이 파하고 집으로

걸쳐서 정치국

가던 사람들을 놀리려는 장난이었지만 방금 본

협률사協律舍(1895, 현재 애관극장)를 개관한 것은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1998)가 문을 열자 한

영화의 잔상에 젖어 돌아가던 바깥 행인들은 아닌

우연이 아니었다. 강화도조약(1876) 후 제물포에

공간에서 영화를 골라보며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밤의 홍두깨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또 풍작풍작

조계(거류지)가 설치(1883)되자 중국, 일본 등 외국인의

점에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반면에 빛과 그늘이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모이는 곳, 누군가의 등짐에서

거주와 영업이 번창했다. 따라서 권번 기생들의 춤과

짝을 이루듯이 문화적 감수성이 자본의 주도로

큰북이 쿵쿵대는데 발뒤꿈치로 이어진 줄이 북채를

명창 판소리, 곡예 등 전통연희를 여는 복합공연장이

이루어지는 점에서는 생각거리를 준다. 비록 지난 시절

흔들어 소리를 냈다. 그 뿐일까 두 손에 들린 심벌즈는

문을 연 것은 발 빠른 문화사업에 다름 아니었다.

통제와 검열, 문화를 앞세운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이 인천 경동에 민간극장

챙~챙~ 소리를 내고 아이들은 재잘재잘, 뒤를 따른다.

그리고 근대건축의 기수 심의석

깃발을 들고, 음악을 연주하며 출연자들이 중심에

4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고대 로마식 원형극장을

이 고종 즉위

協律社

서서 공연을 알리는데 유랑 서커스단이 들어와도

본떠 협률사

비슷했다. 입장객을 정리하는 통로가 그 역할을

어려움으로 대중적 취향의 춤, 노래 외에 영화도

(1902)를 지었다. 하지만 이후 재정적 圓覺社

못하면 질서유지를 위해 극장 매표원(기도주임)의

상영하는 사설극장 원각사

막대기가 애들 머리를 톡톡 건드렸다. 단체관람 때엔

화재로 소실되었다.

로 바뀌고 종국엔

진열장으로써 생존을 위해 스스로 변화하지 않을 수 없었던 단관극장은 비록 스크린이 하나지만 오히려 멀티플렉스보다 다양한 영화를 상영했다. 지금처럼 흥행에 따라서 스크린이 점령되는 시스템이 아닌,

Photossay

沈宜錫

서울시네마타운(1989)과, 강변 테크노마트에

1~3류 극장으로 내려가며 동시상영이나 성인물 등 정서를 자극하는 전략적 선택은 역설적 특이점으로 다가온다. 이런 바탕에서 꽃을 피운 것일까, 최근 영화

왁자지껄 자릴 잡고 앉은 후 곧이어 영화에 빠져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할 수는

첫 영화관이라 불리는 단성사(1907)가 종로에

〈기생충〉의 쾌거는 연쇄극1) 〈의리적 구토〉(1919)의

없다. 어둡고 서늘한 공간, 주물로 문양을 새긴 좌석,

들어섰다. 특히 지방 소도시 극장들은 공간 대관업의

영화적 실천으로 시작한 한국영화에 자긍심으로

헤어진 내자 커버, 그리고 번들거리는 비로드 천은

비중이 높았는데 극장주가 공간을, 영화배급사는

충분하며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남을 의식하던

일상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이제는

콘텐츠를 가지고 이익을 나누는 영화업 외에 빈

처지에서 그 역할이 뒤바뀌는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

개그나 신파극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지방 소읍의 옛

시간대를 채워 수익을 높이려 했다. 이처럼 극장들은

풍경이다.

문화적 적응력과 더불어 발전했으며 공연과

참고자료

집회, 영화상영 등 많은 사람들이 실내로 모이는

[위키피디아] [식민지 조선의 문화사업, 극장업.

동양적 외모에 강렬한 눈빛의 배우 율 브리너, 〈왕과

행사에 “극장은 지역공동체의 의제가 제시되고

이호걸] [김승국의 국악담론] [과거와의 조우:

나〉를 국민(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보았지만 자세한

토론되고 결정되는 정치적인 공간이었다.”(이호걸)

단관극장, 근대적 공간 그 너머. 성혜인. 문화과학]

내용은 기억에 없다. 금성극장(남영동)의 〈황야의

이러한 단관극장의 수는 1960년대에 제일 많았고

[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 이성욱.

무법자〉, 휘파람 멋진 소리로 시작하는 그 영화는

1970년대부터 점차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생각의 나무] [한국영화 100년, 그 기원에 대하여. 정종화]

대도시로 진학한 가형이 보여 줬다. 금을 숨긴 관이

텔레비전(TV)의 보급이 가져온 현상이며, 각 가정에

늪에 빠지고… 지금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다. 그런데

TV가 늘어나자 문화소비 욕구가 다변화되며

미심쩍은 점을 찾아보니 크린트 이스트 우드가 아닌

상대적으로 극장업은 점차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다른 배우(프랑코 네로)가 연기했던 〈장고〉(속. 황야의

관객수가 줄며 시설의 유지 보수가 악순환에 빠지자

무법자)다. 이처럼 기억이란 편집되어 뒤섞이고 보면

하나둘 폐업 또는 회생의 몸짓을 보였다. 적은 비용을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데 “추억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들여서 얼굴(파사드)을 고치기 시작했으며 극장

극동극장, 서울_2003 Ⓒ김재경

1) 사진적 기록성과 활동사진적 감각, 그리고 서사로 구축되는 허구적 세계가 공존하는 양식. 〈의리적 구토〉는 단성사 극장주 박승필과 신파신극좌 대표 김도산이 만들어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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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라극장, 서울_2003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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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극장, 부산_2003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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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극장, 부산_2003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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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극장, 서산_2003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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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포자이아파트, 2013 해에게서 소년에게

코로나COVID19

최악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격에 당하여 전 인류가 감염증에 따른 극도의 불안과 죽음의 공포에 내몰려 역대급 글로벌 재앙으로 힘겨운 작금의 지구촌은 역설적이게도 강제된 지구환경복원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이동제한조치 35억 인구의 강제적-자발적 격리 상태 국경폐쇄, 도시봉쇄, 항공기 운항제한, 공장 가동정지, 상점폐쇄, 재택대피 vs. 맑아지는 시계視界 깨끗해지는 대기大氣 청정 지구地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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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호부터 이 꼭지의 명칭을 육당 최남선 선생(1890~1957)이 1908년 11월에 한국 최초의 종합잡지 《소년》을 창간하고 발표했던 권두시 제목 ‘해에게서 소년에게’로 바꾼다. 그로부터 100년 뒤 창간한 본지는 열아홉 살 청년 육당의 계몽주의적 정신과 시선으로 현 인류와 미래의 인류가 함께 살아갈 지구를 향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GAIA Topic 인류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잊고 지냈던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인류가 봉착한 금세기 최악의 대재앙 반대편에 청정한 지구의 상태가 환영幻影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기엔 수십 만 명의 애먼 인류를 죽음으로 내몰고, 수십 억 지구인의 일상의 발을 묶고, 24시간 가동하던 지구촌 공장을 멈춰 세우고, 빽빽이 도로 위를 내달리던 자동차의 수를 억제한 반작용의 결과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 이념을 넘어선 상업 자본주의 최전선에서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투기적 도시개발과 끊이지 않고 발발하는 크고 작은 전쟁의 소용돌이가 난무하는 지구촌에 코로나19의 경종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인류가 선택해야 할 건강한 지구환경복원 프로그램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전제로 해야 하는 가를 묵시적으로 전해준다 할 것이다. 덜 움직이고, 덜 만들고, 덜 쓰고, 덜 버리고, 덜 편하고, 덜 즐기고, 덜 싸우고, 뭐든 지금까지보다 덜 해야 한다는 비상한 행동강령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 모두에게 짐 지운 새 계명과도 같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인류가 함께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조차 강대국은 빈국의 어려움을 돌아보기는커녕 자국의 안위만 생각하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격차는 곧장 삶과 죽음의 기로로 구분되는 현재의 상황은—아뿔싸! 이동금지령을 틈타 아마존의 밀림을 파헤치고 있는 독버섯 같은 무리들이 활개치고 있는 오늘의 사태까지—온통 비정상이다. 지구촌의 안녕을 위해 모두를 감싸는 글로벌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에 여전히 경쟁적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 하는 자국우선주의의 맹주들로 인해 지구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하다. p.106 35


젊은 건축가를 생각하며 추리는 생각 01

가난의 소명 : 그대 영혼에 건축의 블랙홀을 지녀라 글. 이종건 본지 명예고문, 경기대학교 교수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가난하다. 우리들 중 어떤 이는 (평생) 돈

두꺼운 책을 들고 나타난다. 처녀는 그에게, 가난을 못 이겨 기어코

부족에 시달리고, 어떤 이는 딱히 명예랄 것이 없고, 어떤 이는

도둑질을 하고 거기에다 가짜 대학생 짓까지 하느냐며, 미쳤냐며 악을

항시적으로 을의 처지이고, 어떤 이는 몸과 마음의 건강 문제로

쓴다. 상훈이는 정신 차리고 똑똑히 잘 들으라며 이렇게 대꾸한다.

힘겨우며, 어떤 이는 무시로 사랑 결핍에 시달린다. 그런데 좋은 삶을

나는 부잣집 도련님이고 대학생인데 아버지가 좀 별나시다, 아버지가

사는 데 걸림돌인 바로 이 가난은 삶을 움직이는 힘이자 생명의

빈민가에서 고생 한 번 해봐야 멋모르고 날뛰는 재벌들 소리 안

기운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한 욕망하고 욕망은 바로 ‘가난에서’

듣는다며, 그래야 기업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며 가난체험을 시켰다는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난은 벗어나야 할 상태가 아니라 잘 지켜야

것이다. 가난을 일종의 스펙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할, 그뿐 아니라 활기차고 좋은 삶을 위해 잘 다루어야 할 조건이라고 할

처녀는 그에게 받은 돈을 그의 얼굴에 내동댕이치며 내쫓고서, ‘자신의

수 있겠다. 가난을 둘러싼 당장의 실존의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가난’을 떳떳하게 지킨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방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누구도 전지전능하지 않은 까닭에 어떤 방식으로든 가난이 필연이라면,

희한한 것은 그녀의 방이 더 이상 예전의 그녀의 방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러 가난들 중 우리는 과연 어떤 가난을 없애려 애쓸지, 그리고 그

‘그녀의 가난’을 구성한 살림살이들이 무의미한 잡동사니로 여기저기

대가代價로 어떤 가난을 기꺼이 끌어안을지 판단하는 일이다. 혹은

내동댕이쳐진 채 가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처녀는 그제서야 가난을

생각의 구도를 완전히 틀어, 긍정적 가치(의미)로 삼을 만한, 그래서 정말

도둑맞은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서 아흔아홉 냥 가진 놈이 한 냥 탐내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가난은 무엇인지 모색하는 일이다.

부자에게 모든 것을 뺏기고도 느끼지 못했던 깜깜한 절망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녀는 한탄한다. 부자들이 제 돈으로 무슨 짓 하든 아랑곳할 바

先祖

가난이 숙명이었던 우리 선조

安貧樂道

들은 안빈낙도

철학으로 ‘물질’

아니지만 가난을 희롱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 가난한 계집을 희롱하는

가난을 긍정했을 뿐 아니라 삶의 즐거움으로 격상시켰다. 조선시대

건 용서할 수 있어도 가난 자체를 희롱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 더군다나

가사나 시조에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아마도 공자의 가르침(과 공자가

나의 가난은 나의 소명1)이지 않은가.

최고의 제자로 친 안회)의 영향이리라. 서양에서는 디오게네스가 그러한 삶을 온 몸으로 실천한 사표師表다. 그런데 금권金權이 신神의 자리를 capital-ism

차지한, 자본이 최상위 이념이 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도

박완서 선생이 언급한 ‘가난의 소명’은 거칠게 해석하자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적어도 그 처녀(와 우리 대부분)는 정의롭게 살면 가난할 수밖에

가족을 삶의 단위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에게 가난을 미덕으로, 생명력을

없다.2) 거꾸로 말해 가난을 살아간다는 것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응집해야 할 중심이나 지향점으로 삼으라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라 할

부끄럼 없이)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빅토르 위고의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시류를 타는 삶이, 니체가 반시대적 고찰에서

원작을 개작한 자신의 『가난한 사람들』에서, 가난한 이들이야말로

말했듯 딱히 시대적인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인간사에서는 전적으로 좋은

가난한 이들을 조건 없이 챙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도 아프지만

삶도 전적으로 나쁜 삶도 없기도 하고, 사람의 삶이란 필연적으로 ‘어떤

더 아픈 이들을, 자신도 가난하지만 더 가난한 이들을 챙겨가며 맑고

가난’을 끌어안는 일이라는 사실은 동서고금 꼭 같다. 그런데도 정작

깨끗하게 살면,3) 아마 오늘날도 부의 축적은 (거의) 불가능하리라. 처녀가

가난을 실존의 기초로, 삶의 소명으로 삼아 사는 사람은 귀하고 드물다.

가난을 도둑맞은 것은 동거를 통해, 그러니까 남을 이용해 생활비를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숱하지만 가난을 소명(실존의 가치나 의미)으로

아껴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난을 살아가는 맑고

살아가는 사람은 정말 찾기 어렵다.

떳떳한 마음을 그로써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의 성공적 데뷔작 『가난한 사람들』에서 가난을 살아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박완서 선생이 1970년대에 쓴 「도둑맞은 가난」은 그것에 관한 이야기다. 가난한 달동네 처녀가 끼니를 떼우느라 허겁지겁 풀빵을 먹을 때 마침 거기서 풀빵을 우아하게 먹던 상훈이를 만나 이러쿵저러쿵하다 둘이 동거하게 되는데, 말없이 사라진 상훈이가 어느 날 좋은 옷에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깨끗한 용모로, 게다가 옷깃에 대학 배지를 달고 36

1) 캠브리지 사전은 소명을 이렇게 풀이한다. 소명(vocation): 행하기에 어울린다고 느껴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바쳐야 하는, 혹은 그런 방식이 자신에게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는 유형의 일. 소명(calling): 대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어떤 일(직업)을 하고자 하는 강한 소망. https://dictionary.cambridge.org 2) 이 문맥에서, “진리에 따라 살면 살이 찔 수 없다”는, 아주 오래 전에 본 <만다라>라는 영화의 대사가 생각난다. 3) 톨스토이는 거기서 이렇게 썼다. “우리 모두 살아야 합니다.”


삼는다. 관청 하급관리로 일하며 쥐꼬리 월급으로 연명하는 제부쉬낀은

헤이덕의 말과 비슷하다. 감히 기성세대가 찬양하는 것들에 등을 돌려야

먼 친척인 바르바라라는 처녀를 마치 자신의 딸처럼 헌신적으로 (자신의

할 것이며, 그들이 지어놓은 건축들을 허물어야 할 것이다. 22살의

옷가지까지 팔아) 후원하며 갈수록 더 심한 가난에 빠져든다. 그에게는

이어령처럼, 배덕아와 이단아를 자처해야 할 것이다. 당장 아크데일리와

가난이 아니라 인간다움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편지에

핀트리스트의 젖줄부터 끊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썼다. “제 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군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 가난해야만

그리고 시급히 ‘젊음’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혈기 따위가 왕성’한 것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면 어쩔 텐가?

젊음이니(네이버 사전), 낯선 여행을 감행할, 위험을 무릅쓸 혈기 곧 ‘힘을 쓰고 활동하게 하는 원기’ 또는 ‘격동하기 쉬운 의기’를 되찾아야

가난에 대해서는 성경의 가르침을 묵과할 수 없다. “심령(마음)이 4)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신약에 서른네 ptokos

번 나오는 “가난

”이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쓰는 물질의 상대적

할 것이다. 우리의 젊은 건축가들은 어떤 가난도 원치 않아 젊음을 쉬이 방기한다. 가족도 있고 저녁도 있는 워라밸(과 소확행)을 건축만큼 (혹은 건축보다 더) 중요시 여긴다. 짐승과 위버멘쉬, 이념과 현실의 두 극단을

부족이나 박탈감이 아니라 절대적 궁핍을, 따라서 오직 타자의

붙잡는 긴장을 견디기보다 그 사이 어디 적당한 곳에 정주하고 싶다.

손길(은총)로써만 채울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신이 인간의 구원을

혹은 건축과 평범한 일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그런데 이 둘은

위해 자신을 버렸듯, 인간이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신이 무無로

상극이다. 니체의 언어를 구부려 말하자면, 높은 급여로 가난한 삶을

하강했듯, 인간은 공허(죽음)가 됨으로써만 은총이 들어올 수 있다고 한

본질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다. 그에 따르면, 위험하게

베유의 말이 정확히 그것을 뜻한다. 인간은 오직 마음과 영혼의 절대적

사는 것, 지도 없는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가난(비움)으로만 은총을 입을 수 있다. 우리의 (잠자는) 영혼이 살아

최고의 비결이다. 젊음이 필요한 건축가들이여, 그리하기 위해 톨스토이의

숨 쉬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영혼이 가난한 것을 뼈저리게

충고처럼 “자신을 최우선으로” 보살펴라. 니체의 권고처럼 “자신을 먼저

인식할 때다.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그래야 다른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이 생긴다. 젊음의 구속救贖이 필요한 건축가들이여 부디 젊어지기를!

우리는 건축적으로 가난하다. 좋은 프로젝트가, 좋은 클라이언트가,

그리고서 그 원기로써 건축적 가난을 견뎌 나가기를! 혹은 즐기기를!

좋은 사회시스템이 없거나 턱없이 부족하다. 좋은 선배도 없지만, 우리가

코로나바이러스와 경제로 더 잔인해진 (엘리엇의 〈황무지〉5)의) 사월을

원하는 좋은 스텝도 없거나 드물다. 그래서 물질적인 삶도 힘겹다. 그런데

한껏 끌어안자.

행여 그것이 채워지면 과연 걸작을 지어낼 수 있을까? 참으로 가치 있다 여기는, 참으로 짓고자 하는 건축을 지어낼 수 있을까? 우리의 삶이 참으로 만족스러울까? 우리당대 최고의 권력자 문재인과 최고의 재물소유자 이재용은 삶이 충만할까? 나는 신약의 “프토코스(가난)”에서 다음을 음미한다. 건축적으로 가난한 자는 건축을 얻을 것이다. 건축적 가난이란 무엇인가? 루이스 칸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당신이 건축의 직능에 속해 있다면, 당신은 건축가가 아닐 공산이 크다. 만약에 당신이 건축 직능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건축가일 수 있겠다.” 건축가라면 자신의 영혼에 건축의 블랙홀을 지녀야 한다는, 혹은 건축 제로지대를 서성여야 한다는 4) 마태복음 5:3. 그리고 이어서 다음의 말씀이 나온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마태복음 19:24).

5)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들을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따뜻이 지켰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덩이줄기들로 어린 생명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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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국 건축아카이브의 현황 〈모두의 건축 소장품〉 전 :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2020.04.16.-06.14. 글. 김태형 본지 편집위원, 목천김정식문화재단 목천건축아카이브 아키비스트

한국의 건축아카이브는 1990년대 후반에

2008년 1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일제시기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그 준비단계에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기록보존소(현

건축도면 해제』집 7편을 발간하게 된다.

있다. 이제 건축아카이브가 제도적으로

국가기록원)는 일제강점기에 생산된 건축도면에

그 사이 국내에서는 건축아카이브에 대한

정착되어가는 시점에서 유관기관 간의 협력은

대해 스캐닝을 통한 디지털 DB구축사업을

관심이 높아지며 건축박물관 설립에 관한

산발적인 형태로 모아지는 개개의 건축

시행하였다. 건축사, 근대사, 기록물관리학,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2011년에는

기록물들이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공공의

보존처리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이 2000년

목천김정식문화재단이 목천건축아카이브를

문화유산자원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법을

9월부터 연구과제 「건축아카이브의 보존관리

발족하여 건축가 구술채록사업을 기저로

모색하게 할 것이다.

및 활용에 관한 연구: 정부기록보존소 소장

한국의 근현대 건축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일제시기 자료를 대상으로」를 수행하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건축가 정기용의 자료를

이러한 지점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학술적 접근이 시작되었으며, 대한건축학회지

중심으로 건축아카이브 구축 방안을 마련,

본관에서 진행 중인 〈모두의 소장품〉전과

《건축》에서는 2003년 8월호의 특집을

2013년에 관내 미술연구센터를 개소하면서

연계한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을

“건축아카이브와 건축박물관”으로 하여

이타미 준, 김종성, 김태수, 윤승중, 박길룡

4월 16일부터 6월 14일까지 서울시립

건축박물관과 건축도서관 그리고 건축아카이브

등의 건축 자료를 수집・전시하였으며,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최한다. 본 전시는

세 기관의 설립 목적과 특징을 해외사례를

안양예술공원에 위치한 김중업건축박물관은

기관의 연간 의제인 ‘모으기’에 기초하여

통해 살폈다. 당시에는 다소 생소했던

2014년에 개관하여 건축가 김중업의 유물과

‘수집’에 대한 동시대의 정의와 행위에 관한

건축전문기관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성찰에서 비롯되었다. 〈모두의 소장품〉전이

것이다.

이외에도 2017년에는 국토발전전시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체 컬렉션을 재조명하는

한편 2003년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이, 2019년에는

전시라 한다면,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은

예술자료원은 “원로예술가 구술채록연구사업”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등이 개관하였고, 현재

미술관이 과연 ‘건축’을 대상으로 다양한

통해 ‘원로 건축가에 대한 구술채록’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이 2025년 개관을 목표로

매체(기록물, 자료, 작품)로 생산되는 산물을

사업을 진행하였다. 장기인, 엄덕문, 이광노,

세종시에 계획 중이다.

미래의 잠재적 소장품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에

박춘명, 송민구에 대한 인터뷰 기록은

이처럼 한국의 공공 및 민간의 기관들이

관한 자의적 물음이 되겠다. 본 전시는 초청

『구술채록』집으로 발간되었고, 국가기록원은

다양한 주제와 정책을 갖고 건축아카이브

큐레이터로 참여한 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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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두의 건축 소장품 전시 포스터 2. 2층 자료실 전경 ⓒ남기용


교수)과 정소익(도시매개프로젝트 대표)을 필두로, 건축을 수집하는 8개의 공공 및 사립기관과 40여 팀의 건축가가 한자리에 모여 150여 점의 전통건축과 근현대건축 자료를 소개한다. 한국의 건축 컬렉션의 지평을 조망하는 본 전시가 펼쳐지는 전시공간 또한 그 의미가 깊다. 1905년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서울 회현동에 지어진 〈구 벨기에영사관〉은 1982년에 현재 위치인 서울 남현동으로 이축되었고, 서울시는 2004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2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은 크게 2개의 주제로 구분된다. 1층 전시실의 주제어는 “전통건축, 사물의 편린”이다. 가구식 구조로 이루어진 한국 전통건축이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 속에서 도출된 부재들의 집합과 〈구 벨기에영사관〉의 이축과정에서 탈락된 잔여부재들이 병치되어 전시된다. 아카이브적인 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닌 시대와 문화를 대변하는 양식들의 충돌이다. 수집에 관한 역사와 태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전시에 소개된 〈숭례문〉, 〈운현궁 아재당〉, 〈불회사 대웅전〉, 〈법주사 대웅전〉의 부재선정에는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의 협력이, 1961년 남대문중수공사 때 작성된 단면도 3점은 지용한옥학교를 통해 드러낼 수 있었다. 여기에 〈구 벨기에영사관〉 이축 때 탈락됐던 부재와 문양들, 2015년부터 진행 중인 상설전시실이 1층 전시실을 구성하고 있다. 소개된 소장품은 하나같이 단정하지가 못하다. 심지어 화재를 경험한 부재도 있다. 그렇듯 소장품의 원천자료들은 해당 사물 혹은 사건에 대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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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층 복도 전경 ⓒ남기용 4. 1층 상설전시실 전경 ⓒ남기용 5. 1층 제2전시실 전경 ⓒ남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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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연관과 실재감을 준다. 날 것 그대로의 기록이다. 그것은 유명작가가 작품이란 형태로 관람자에게 이렇게 읽히겠다는 의도로 제작한 것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건축에서 소장품의 가치는 정보의 질에 있을 수 있겠다. 저마다 기관들은 특정 성격과 목적을 갖고 자료를 수집, 기록하고 보관하고 있다. 2층 전시실의 주제어는 “건축현장, 창작의 흐름”이다. 건축 행위과정에서 생산되는 기록물의 전반을 소개한다. 전시물들은 미학적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닐 수 있다. 건축가의 메모와 드로잉, 건축 도면과 문서, 사진과 영상, 모형, 건축가가 사용했던 설계 도구까지 매체의 종류가 다양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기흥성뮤지엄, 김중업건축박물관, 6

목천김정식문화재단 등의 기관과 40여 팀의 건축가와 건축사무소가 제공하는 기록과 소장품을 바탕으로,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건축가들의 창작 과정을 소개한다. 건축사무소를 재현한 전시공간에서 ‘건축가를 중심으로 창작된 산물은 과연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전시실은 크게 [설계실][건축가의 방]-[견본실]-[모형실]-[자료실]로 구분된다. [설계실]은 건축가와 사무소 직원들의 창작공간이다. 건축개념은 설계 도구를 통해 구체화되고 시각화된다. 1959년에 발표된 구조사의 〈유네스코 회관〉부터 2020년에 발표된 삶것의 〈자이로이드 트레포일〉까지, 트레이싱지 위에 손으로 그린 도면부터 컴퓨터 렌더링까지, 제도기부터 BIM까지, 건축설계 방법 및 시각적 표현 방식의 변화에 따라

7

매체가 어떻게 변해왔고, 어떠한 형태의 자료가 남고 수집되는지 조망하고 있다. [건축가의 방]은 사무소의 서재와 같은 공간이다. 건축가는 일상을 스케치하고 책읽기와 여행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과 사고를 얻는다. 김중업의 수첩, 김수근의 드로잉, 안영배의 답사사진, 승효상과 최문규의 스케치북, 문훈과 박천강의 스케치들을 통해 우리는 건축가들의 여가를 상상해 본다. [견본실]에서는 1:1 목업mock-up(모형)들이 제시된다. 건축은 재료를 이용해 구축하는 방식을 취한다. 건축가들의 물성탐색은 새로운 제작방식이 시도되어 제작기술의 변화를 가져온다. 사용자에게는 새로운 공간 체험을 가져다준다. OBBA, HG-A, 바래, 김재경건축연구소, 더_시스템 랩의 목업들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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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층 A모형실 전경 ⓒ남기용 7. 2층 A모형실 전경 ⓒ남기용 8. 2층 B모형실 전경 ⓒ남기용


통해 건축가들의 독특한 제작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사무소 내 [모형실]의 공간은 크게 ‘모형스터디실’과 ‘모형제작실’로 나뉜다. 건축가와 제작자의 아이디어가 담긴 스터디모형과 설계의도에 따라 다양한 재료로 표현된 완성모형들을 기흥성뮤지엄과 국립현대미술관, 운생동의 소장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형 작업장을 재현하여 모형재료와 제작용 도구세트들을 소개하였으며, 건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건축 재료들을 열람가능하게 하여 건축가의 아이디어가 어떠한 방식으로 실체화되는지에 대해 간접경험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자료실]은 건축아카이브 수장고를 재현한 곳이다. 국가기록원이 마련한 기록물 관리표준을 비롯하여 해외의 기록물 관리 현황,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아카이브 관리 체계와 구술기록, 출간물들을 열람할 수 있으며,

9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발간된 도록을 통해 그동안의 건축전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건축 수집품의 종류를 소개하고 매체의 다양한 보관 형식을 실무적인 측면에서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건축가가 제작한 가구와 스케치, 영상제작자들이 만든 건축영상들을 관람하며 건축과정에서 생산될 수 있는 각종 기록물들의 전반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게 해주며 전시는 마무리된다. 우리나라에서 건축자료 수집이 본격화된 것은 2010년 전후이다. 현재 국공립 기관이 건립되었거나 계획되면서 건축아카이브는 제도적으로 정착되어 가는 시점에 있다. 기관과 건축가 및 건축사무소 간의 협력이 어우러진 본 전시는 소장품들의 이면을 통해 한국 건축계의 전반적인 지형을 읽어낼 수 있게 하였다. 기록물(기록)의 실재는 흔적으로 남아 있기도 하지만 실재의 형상들을 배치하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카이브는 언제나 실재와 무한히 다양한 방식으로 관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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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은 2월 25일부터 현장 관람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참고자료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SeMA_Link(세마링크)라는 온라인 캠페인을 펼치고

한국건축역사학회 학술세미나, 『한국 현대건축

본문 전체 사진 : 남기용

있다. 〈모두의 건축 소장품〉 전은 미술관 재개관

아카이브의 현황과 전망』, 한국건축역사학회, 2017.4.

자료 제공 :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일정에 맞추어 관람이 가능하며, 개관 후 예약을 통한

아를레트 파르주, 『아카이브 취향』, 문학과지성사,

관람 시스템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2020.3.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9. 2층 건축가의 방 전경 ⓒ남기용 10. 2층 견본실 전경 ⓒ남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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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한국근대건축의 현장과 이슈 06 동해 구 상수시설 : 근대도시위생의 ‘표상’이자 공업도시화의 ‘흔적’ 글, 자료. 이연경 인천대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 산업유산의 현재 2002년 폐쇄된 선유정수장을 재활용하여 한국 최초의 환경생태공원인 선유도공원이 개장한 이후, 한국에서 산업유산은 폐기되어야할 대상이 아닌 재활용의 대상으로 인식이 변화하였다. 산업유산은 19세기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근대도시화 과정에서 탄생한 산물로, 20세기 후반 이후에는 도시재생 및 산업관광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2000년대에 들어서며 산업유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산업시설의 활용도 늘어나고 있으나 여전히 산업도시화과정에서 탄생한 ‘유산Heritage’으로서의 성격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채 산업시설의 표피적인 이용에 머무르고 있다. 산업시설은 좁은 의미로는 채굴이나 제조와 관련된 광공업시설에 국한되지만, 넓은 의미로는 산업의 기반이 되는 도시기반시설이나

1

산업과 관련된 사회활동을 위해 사용되는 모든 시설(금융, 회사, 주거)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로 떠올랐고,

Bostwick

주로 광공업시설에 한정되어 산업유산으로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19세기 초부터

맡고, 1905년 영국인 기술자인 휴 버햄Hugh

인식하고 있으며, 활용 역시 이들 중심이다.

완속여과법 등을 개발하여 ‘정수’과정을 통해

Garrat Foster Barham

이에 2020년의 [한국근대건축의 현장과

생산된 깨끗한 물을 도시민에게 공급하기

Water Works Company)가 부설한 것이었다.

이슈]는 다양한 유형의 산업유산을 주제로

시작하였다. 19세기 말에는 일본과 대만,

통감부 시기인 1906년에는 처음으로 ‘수도국’이

다루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제는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정수된

설치되어 인천과 평양 등에 상수도 구축을

산업유산 보존과 활용에 시발점이 되었던

물’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이에 따라 기존의

시작하였으며, 일본인 거류지에 국한되었던

상수도 정수장을 비롯한 상수도 유산이다.

상수도를 개량하거나, 새로운 근대적 상수도를

부산 상수도의 확장과 개량을 취하였다. 또한

이 사업권을 따내 공사시행의 도급을 이 설립한 대한수도회사(Korea

설치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최초로 상수도가

목포에도 일본인 거류지 중심으로 상수도가

근대 상수도시설의 부설과 의미

설치된 것은 19세기 말 부산과 서울의 일본인

구축되었다. 일본 식민지배가 시작된 1910년대

19세기 이후 진행된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는

거류지였으나 본격적으로 도시 전체를

이후에는 대도시府와 지정면을 비롯한 많은

거주환경 뿐 아니라 도시환경 자체를 열악하게

공급대상으로, ‘정수’과정을 거친 상수도가

도시에 상수도가 부설되어 1930년까지

만들었고, 이는 곧 콜레라 등 전염병에 매우

부설된 것은 1908년 완공된 서울의 상수도가

총 33개의 도시에 상수도가 구축되었다.

취약한 결과를 불러왔다. 수인성 전염병인

처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의 상수도는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조선반도의 공업화가

콜레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깨끗한 물의

1903년 대한제국기에 미국인 사업가인 헨리

진행되며 상수도 부설도 빠른 속도로

공급과 오염된 물의 분리 배출은 도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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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브란

Henry Collbran

Harry Rice

과 해리 보스트윅

1. 1908년 준공된 서울 뚝도 정수장 펌프실의 머릿돌

이루어져, 1940년까지 전체 85개 도시에


상수도가 부설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설치된 근대 상수도는 ‘정수’의 과정을 거쳐 ‘철관’으로 배수하는 것으로, 강이나 저수지 같은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와 도시의 각 구역으로 배수하기 이전까지 취수시설과 정수시설, 배수시설 및 급수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시설의 종류와 특징은 상수도가 설치된 지역의 지리적 특징과 상수도를 설치할 당시의 예산 규모와 기술력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근대 상수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정수방식은 부설 초기에는 대부분 침전 이후 모래 필터를 오랜 시간 동안 통과시키며 정수하는 완속여과법을 사용하였는데, 이 방식은 정수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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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1940년경 한국 각 도시의 상수도 부설현황 경기도(3)

서울(1908), 인천(1910), 개성(1940)

강원도(6)

춘천(1925), 평강(1927), 철원(1933), 홍천(1935), 강릉(1937), 장전(1937)

충청북도(2)

청주(1923), 제천(1941)

충청남도(7)

공주(1923), 강경(1924), 대전(1933), 논산(1933), 조치원(1935), 천안(1935), 장항(1937)

전라북도(4)

군산(1915), 전주(1924), 이리(1933), 김제(1936)

전라남도(9)

목포(1910), 광주(1920), 고흥(1922), 완도(1929), 여수(1930), 벌교(1933), 순천(1933), 나노도(1936), 추자도(1936)

경상북도(6)

대구(1918), 김천(1926), 포항(1926), 경주(1933), 안동(1936), 영천(1936)

경상남도(14)

부산(1895), 진주(1911), 진해(1914), 통영(1924), 마산(1930), 고성(1932), 밀양(1933), 울산(1933), 삼천포(1934), 김해(1936), 동래(1936), 장승포(1936), 해운대(1936), 사천(1940)

평안북도(7)

의주(1916), 신의주(1921), 강계(1935), 박천(1937), 벽롱(1938), 정주(1938), 의천(?)

평안남도(4)

평양(1910), 진남포(1914), 안주(1936), 중화(1937)

함경북도(7)

나남(1914), 청진(1920), 성진(1926), 회령(1926), 웅기(1936), 나진(1937), 무산(?)

함경남도(10)

원산(1916), 함흥(1921), 영흥(1932), 흥남(1933), 신고산(1933), 단천(1936), 혜산(1936), 신포(1937), 서천(?), 군선(?)

황해도(6)

해주(1917), 재령(1931), 신천(1935), 연안(1935), 황주(1935), 사리원(1940)

[표2] 문화재로 지정·등록된 상수도 유산 분류

소재지

시설명

시도유형문화재

서울시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문화재자료

인천시

등록문화재

시설분류

준공년도

문화재지정,등록년도

현재사용여부

현재용도

정수장

1908

1989

X

문화시설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배수지

1910

2003

X

공원

부산시

부산 복병산배수지

배수지

1910

2007

O

공원

등록문화재

부산시

부산 구 성지곡수원지

수원지

1910

2008

X

공원

등록문화재

군산시

군산 구 제1수원지 제방

수원지

1915

2005

O

공원

등록문화재

대구시

대구 대봉배수지

배수지

1918

2006

O

공원

등록문화재

청주시

청주 동부배수지 제수변실

배수지

1923

2007

X

공원

등록문화재

논산시

강경 채운산배수지

배수지+여과지

1924

2014

X

등록문화재

창원시

마산 봉암수원지

수원지

1930

2005

X

등록문화재

통영시

통영 문화동 배수시설

배수지+여과지

1933

2005

O

등록문화재

서울시

서울 구의정수장 제1·2공장

정수장

1936/1959

2007

X

문화시설

등록문화재

동해시

동해 구 상수시설

정수장+ 배수지

1940

2004

X

공원

2. 1908년 준공된 서울 뚝도 정수장의 완속여과지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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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역시 많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급수량

상수도시설들은 오랫동안 일반에 개방되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확보가 어려웠으며, 세균 등을 걸러내는 데엔

않은 채 잘 관리되어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이며,

삼척개발회사는 무연탄광산 뿐 아니라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1920년대 이후부터는

또한 대부분 식민지하에서 부설된 것이긴

삼척철도를 부설하였으며, 석회질소공장도

신기술인 급속여과법과 염소소독법 등을

하나 상대적으로 공공성을 가진 시설로

1938년 설립하였다. 1930년대 후반 이

도입하여 더 빠른 속도와 효율적인 정수

해방 이후에도 그 기능을 이어왔기 때문에

일대에는 이처럼 공장들이 다수 들어서며

방식을 사용하게 되었다.(완속여과법을 사용한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다른 문화유산들에 비해

인구가 급증하였는데, 인구가 급증하자

대표적인 정수장은 서울 뚝도 정수장으로 현재

부정적 인식도 적은 편이다.

기존의 우물물로 음료수를 감당할 수 없게

수도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되었고 이에 따라 상수도부설 필요성이 계속 1940년대 공업도시화와 상수도 부설의 흔적,

제기되었다. 1939년 신문 기사들에서는

현재 총 12개의 상수도시설이 문화재로

동해 구 상수시설

삼척 일대의 상수도 부설이 시급하다는

지정・등록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문화재는

1930년대에 들어가며 일제는 한반도를 공업화

주민들의 요청이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 비용

아니지만 2008년 국토연구원의 조사에서

하여 병참기지화 하고자 하였고, 이에 따라

등의 문제로 주민들을 위한 상수도 부설은

산업유산으로 정리된 상수도시설은 16개소가

각종 기간산업 및 중공업 시설들을 본격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있다. 이렇게 상수도 관련 시설들이 도시의

한반도에 부설하였다. 현재 동해 구 상수시설이

삼척개발회사는 1939년 9월 강릉군 망상면

문화유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위치한 동해시 일대는 1936년 삼척개발회사가

부곡리에 상수도 부지 32,000평을 매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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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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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3. [매일신보 19390909] 부설예정인 삼척철도 상수도를 일반 주민들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기사 4. [동아일보 19400224] 삼척철도가 회사전용으로 상수도를 부설하려 하는 데에 대하여 주민들의 반대 진정서 제출한 내용을 언급하는 기사 5. 삼척개발 구 사택 및 합숙소 전경 6. 삼척개발사택에서 보이는 동부메탈공장(구 석회질소공장) 원경


1940년 회사 전용 상수도를 부설하였는데,

그 전까지는 회사 전용 수도로 사용되었을

구 상수시설에서는 인근 부곡천 표류수를

현재 국가등록문화재 제142호인 동해

것으로 판단된다.

취수하여 착수정에서 일단 약품을 투입하여

구 상수시설이 바로 당시 삼척개발이

부유물과 찌꺼기를 응집시킨 후, 침전지로

부설한 사설수도이다.(기존의 문화재청

동해 구 상수시설은 삼척개발의 사설

여러 번 흘려보내면서 물속의 응집물들을

기록화조사보고서에서는 동해 구 상수시설이

수도로 부설된 만큼 그 규모가 크진 않았다.

침전시켰다. 침전 과정을 거친 물은 2개의

삼척철도의 급수용으로 부설되었다고

부곡리 남서쪽으로는 삼척도계광산이,

여과지를 거쳐 차례로 여과된 후, 정수지로

언급하고 있으나, 정수설비를 갖추고 있는

남동쪽으로는 비슷한 시기 부설된

배출된다. 정수지에서는 여과된 물에 염소를

상수시설인 것이 분명하며, 신문기사들을

삼척개발사택(국가등록문화재 제 456호)

투입하여 물속의 세균을 제거하게 되는데,

통해 삼척개발의 사설수도였음을 확인할 수

및 석회질소공장 등이 있어 아마도 동해 구

정수지는 침전-여과-약품투입의 ‘정수’ 처리

있었다.) 당시 주민들은 삼척개발의 상수도를

상수시설은 현재 동해시 일대로 공급되었을

과정의 최종단계를 거친 상수가 머무르는

일반인도 사용하게 해달라고 계속하여

것으로 추정된다. 동해 구 상수시설 내에는

공간인 만큼 오염을 피하기 위해 지상으로

요청하였으나, 실제로 일반 주민들도 사용하게

취수댐을 제외하고 착수정, 침전지, 기계실

노출된 구조물은 최소한으로 설계되었다.(동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및 여과지, 염소투입실(밸브실), 정수지 및

구 상수시설의 정수지에는 여과기가 2개

기록화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주민에게

배수지가 모두 남아 있어 근대 상수도가

설치되어있는데, 이는 이후에 부설된

급수를 시작한 것은 1963년의 일이었다고 하여

작동하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동해

급속여과기로 추정된다.) 정수지의 상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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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 동해 구 상수시설의 상수계통도(출처: 문화재청, 동해 구 상수시설 기록화조사보고서, 2014) 8. 동해 구 상수시설의 배치도(출처: 문화재청, 동해 구 상수시설 기록화조사보고서,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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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기계실의 송수펌프에 의해 동해 구

지금까지 공원화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서양고전주의’의 의장들을 적용한 것은 당시

상수시설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배수지’로

정수부터 배수까지 일련의 근대 상수도

‘상수도’가 가지는 위상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송출되었다. 배수지는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생산과정을 다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히

즉, ‘근대 위생의 수호자’이자 ‘근대 도시를

‘자연유하식’으로 시내로 급수되었다. 서울은

의미가 깊다.

건설하는 식민권력’을 상징하는 것이다. 1939년

한강 상류수를 취수하여 뚝도 정수장에서

동해 구 상수시설은 정수장이라는 기능에

동아일보 기사에서는 상수도가 없는 삼척

정수한 후 대현산 배수지까지 송수하여

의해 그 형태와 배치가 결정된 시설이다.

인근의 적나라한 상황을 ‘문화인’으로서는

시내 각지로 급수하였으며, 인천의 경우

따라서 건축물의 형태와 구조 역시

상상할 수 없다, 라는 언급이 나올 정도로

노량진 인근의 한강수를 취수하여 정수한 후

철근콘크리트구조로 기능에 따라 단순하게

상수도는 근대 도시의 필수적 요소로 여겨졌다.

인천의 송현배수지까지 송수하여 급수하는

만들어졌다. 그러나 원통형의 정수탑이나

등 정수장과 배수지가 멀리 떨어진 경우도

배수탑의 구형태의 지붕을 비롯하여

이제는 멈춰선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수 있었는데, 동해 구 상수시설은 취수부터

의장적인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동해 구 상수시설이 의미가 있는 것은

배수까지 모두 한 곳에 모여 있는 특징을

인천 송현배수지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1930년대 말 공업도시로 변화하고 있던

가진다. 동해 구 상수시설은 1990년 가동이

발견되는 특징, 즉 일제강점기 상수시설의

동해시의 흔적이자, ‘근대 상수도’의 시설적

중지된 이후 2004년 문화재로 등록되었으며

표준형으로서의 특징이었는데 유독 상수시설에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이며, 또한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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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9. 동해 구 상수시설 착수정 10. 동해 구 상수시설 착수정 측면 벽화 11. 동해 구 상수시설 착수정 및 침전지 12. 동해 구 상수시설 침전지 13. 동해 구 상수시설 여과지 및 기계실 정면 14. 동해 구 상수시설 여과지 및 기계실 측면


아무나 누릴 수 없었던, 즉 삼척개발회사의 직원만이 누릴 수 있었던 ‘특혜’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자 또한 다행인 점은 동해 구 상수시설이 일부 벽화가 칠해지긴 했으나, 거의 그대로 그냥 남아 있다는 점이다. 정수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설인 만큼, 활용을 위해 무분별하게 철거되거나 변형되지는 않았기에 다행이면서도, 이 시설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잊혀진 채 벽화만 남는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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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참고문헌 1. 국토연구원, 『근대 산업유산의 보존・활용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연구』, 국토연구원, 2008 2. 문화재청, 『동해 구 상수시설 기록화조사보고서』, 문화재청, 2014 3. 문화재청, 『동해 구 삼척개발 사택 및 합숙소 기록화조사보고서』, 문화재청, 2014 4. 朝鮮總督府, 『朝鮮土木事業誌』, 朝鮮總督府, 1937 5. 土木課, 朝鮮水道誌, 국가기록원, 관리번호:CJA0013246 6. Lee, Yeonkyung, “Water Treatment Facilities as Civil Engineering Heritage from Guardian of Urban Sanitation to Symbol of Urban Colonial Modernity, in the Case of Ttukdo (Seoul) Water Purification Plant”, Sustainability 2020, 12(2), 2020 19

15. 동해 구 상수시설 배수지 16. 동해 구 상수시설 정수지의 정수탑 17. 동해 구 상수시설 약품투입실 및 밸브실 18. 동해 구 상수시설 배수탑 19. 동해 구 상수시설 정수지내 신여과기(급속여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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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드클래스 건축가 의 코리아코드 따라잡기 01

납작 갤러리아 광교 : 한화갤러리아 광교점, OMA+간삼건축 글. 백승한 본지 편집위원, 가톨릭관동대 교수

1

1) 여기서의 ‘건축가’는 ‘건축사무소’ 혹은 ‘건축집단’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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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경 Ⓒ홍성준


지구적 코로나바이러스 상황 속에서 한화갤러리아의 다섯 번째 백화점, 〈갤러리아 광교〉가 2020년 3월 2일 오픈하였다. 글 작업을 위해서 나는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방문하였고, 건물을 둘러싼 거의 모든 요소들의 일관된 인공성은 서울 성북동 일대를 배회하는 요즘의 나에게 다른 의미에서 흥미롭고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에서 나오자 왼편에 경기융합타운이 한창 건설 중이었다. 경기도청과 도교육청 등 주요한 경기도 시설과 함께 주거 및 상업시설이 들어선다고 한다. 넓은 보도에서 건물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광교신도시를 처음 방문한 나는 우선 주변을 둘러보았고, 신축 아파트와 대형 상업 건물들로 빼곡히 들어선 거리가 낯설게 느껴졌다. 특이한 외관 때문에 금방 찾을 것 같았던 건물은 정면에

2

위치한 롯데아울렛에 가려져서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아울렛을 지나치니 비로소 사진에서 본 그 모습이 드러났다. 사진 이미지와 현장의 느낌이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다소 초현실적으로 다가왔고, 또한 이미지와 현실이 납작해지는 순간이었다. 건물의 네 면은 지층의 암석 덩어리가 성능이 좋은 절단기에 의해 깨끗하게 단면으로 잘라진 듯한 인상을 주었다. 보도자료를 인용하자면, 암석층을 연상시키는 “외부 석재커튼월은 14가지 석종을 모자이크 패턴화 하여 이 땅의 지층과 암석을 형상화”했다. 한편 건물의 정면과 인접한 반대편 측면에는 여러 매체에서 이미 소개된 바 있는 ‘갤러리아 루프’가 위치한다. 길이 540m에 달하는 수직 및 수평 동선인 루프loop는 건물의 두 면을 가로지르며, 지상층부터 최상층까지 연결되어 있다. 커튼월의 부재가 다각으로 구성되어 다면체의 연속적인 띠를 구성하는 루프는 마치 암석 사이에서 채집된 빛나는 3

4

2. 3층 Loop moment Ⓒ홍성준 3. 4~5층 Loop moment Ⓒ홍성준 4. 스톤파사드 전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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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

50

7

5. 전경 Ⓒ홍성준 6. 8~9층 skybridge Ⓒ홍성준 7. 12층 VIP Lounge(inner terrace) Ⓒ홍성준


수정과도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불투명한 암석 표면과 투명한 루프 커튼월은 서로 극적

2,400 2,200

200 5,300 to Z3

대비를 이루며, 주변 건물에 비해 시각적으로 두드러지는 형상이 된다. 백화점 바로 뒤에는 한화건설의 〈포레나 광교〉가 건설 중이며, 그 뒤로는 원천호수가 위치한다. 호수는 본

7+.쀉闊꫒볝髅

건물을 공동 설계한 오엠에이(OMA, 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의 공식 프로젝트 설명에서 언급되는 부분이다. 이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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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에 따르면, 〈갤러리아 광교〉는 “자연과

7+.ꈑ넩ꚪ럪냕ꍡ

도시환경의 교차점(an intersection between nature and the urban environment)”에 위치해 있다. 또한 이들은 해당 부지가 “소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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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도시와 자연이 충돌하는 장소([a]

(6& 6,000

place where retail and culture, city and nature collide)”라고 설명하며, 도시와 자연의 이분법적 구도를 설정한다. 여기서의 자연이란 가까이는 원천호수 그리고 주변에 위치한 언덕공원과 산 등을 지칭한다. 같은 맥락에서 국내의 한 건축 매체는 〈갤러리아 광교〉를 “도시와 자연이 충돌하는 자리에 솟아난 거대 암석 조각”으로 비유한다. 한편

200

3,450 3,250

공동설계자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간삼)의 설계 설명서는 자연에 대한 방점 ጔ[[W

대신 기술적 성취와 상권 활성화에 주목한다. 이들이 강조하는 커튼월 패턴은 “최고 수준의 7,500 to Z1

난이도로서 국내 실정법과 기후, 시공성을 고려해” 풀어낸 “세계적인 수준”의 것이다. 그리고 〈갤러리아 광교〉는 “중심 상권의 역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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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하고 대형 판매시설이 부족했던 광교 신도시에 들어서는 첫 명품백화점”이다. 내가 보기에 OMA의 경우는 상투적인 자연

8

메타포를 도입하는 이상이 아니며, 간삼의 경우 진화하는 설계 기술을 통해 건축 세계화의 반열에 들기를 열망한다. 주변 어디에도 자연환경이 두드러지지 않는 광교신도시 중심상업지역에서 자연은 다시 한 번 소비된다. 그리고 암석과 루프 패턴이 만들어내는 랜드마크적 속성은 인스타그램 시대에 다시 한 번 이미지로서 소비된다. 〈갤러리아 광교〉는 납작함이 삶의 형식으로 자리 잡은 동시대 이미지 스펙터클을 건축적으로 구현한다. 건물의 내부 역시 일관성 있는 스펙터클의 연속이다. 교차로의 모서리에 위치한 주 출입구로 진입하게 되면 우선 높은 층고와 왼편에 위치한 루프 수직 동선이 눈에 띈다. 1층 로비 천장의 설치물 ‘오로라의 빛’ 그리고 9

8. 커튼월 부분단면도 9. Loop corridor Ⓒ홍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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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

12

주요 쇼핑 공간 천장에 설치된 다수의 조명

소킨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는 ... 우리 [그

유리로 처리되어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다.

기구들은 〈갤러리아 광교〉의 컨셉인 “당신

자체]였다”라고 말한 콜하스의 관점을 상기할

비록 다른 상황이지만, 〈갤러리아 광교〉의 루프

삶의 빛(Lights in your life)”을 가시화하지만,

때 이러한 차용 상황은 그에게 큰 문제가 아닐

역시 약간 보행로 방향으로 돌출되어 있는

외관에 비해 오히려 과장되지 않은 안정적인

수도 있겠다(덧붙여서 질 들뢰즈와 펠릭스

까닭에 비슷한 체험이 가능하다. 투명한 바닥은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로비에서 건물

가타리의 리좀 개념도 마찬가지로 차용된다).

브리지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 등장하며 이는

구경을 원하는 사람은 바로 루프로 이어지는

하지만 그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비록 그 아래 이중의 유리 구조 탓에 실질적인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갤러리아 광교〉의 프로젝트 소개에서 그의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을지라도 즐거운 분위기

않더라도 중앙의 에스컬레이터 및 엘리베이터를

이름만이 두드러지는 상황은 상대적으로

속에서 일시적인 긴장감을 조성한다. 다르게

통해 각 층에서 루프가 위치한 면으로 이동할

간삼과 OMA의 역할이 적어도 대중에게는

말해 루프의 곳곳에는 주변을 조망하거나

수 있다. 왼편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즐거움을 제공하는 이벤트적 공간이 배치되어

한화갤러리아에서 마련한 건물 모형 그리고

한편 루프를 따라 이동하다보면 개발이

있으며, 이는 방문자를 잠재적 소비자로

소개 패널 및 영상과 마주할 수 있다. 패널은

진행 중인 주변 도시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간주하되 이들의 소비를 다른 방식으로

OMA나 간삼 대신 렘 콜하스에 주목한다.

건물들은 새로 지어졌거나 현재 건설이

유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백화점은 이색적

프리츠커상 수상자 그리고 하버드 GSD

진행 중이며,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조성된

공간경험에 따른 사진촬영을 장려하며, 이는

교수라는 이력이 강조되며, 그의 ‘리좀’이론이

가로환경과 경관은 구도심의 그것과는 달리

루프의 곳곳에서 뿐만 아니라 매장과 루프

소개된다 (“갤러리아 광교가 구현한 도시와

매우 정돈된 느낌을 자아낸다. 3~5층에 설치된

사이에 위치한 포토존에서 또한 가능하다.

건축의 유기적 연결은 렘 콜하스의 건축

휴식 공간인 루프 모멘트Loop moment, 그리고

화려한 색채로 장식되어 있는 포토존은

Rhizome

12층의 VIP라운지 등에서 이러한 경관을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포스트-인터넷 시대의

프로젝트 개요에 콜하스의 이름이 어디에도

앉아서 조망할 수 있다. 멀리 광교산의 일부가

일상이 되어버린 사진촬영 행위가 건축설계의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국내외 매체에서 또한

보이지만 사실 눈앞에 펼쳐지는 대부분은

고려대상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의 인터뷰나 글 등을 찾아볼 수 없는

신축된/되고 있는 초고층 혹은 초대형 주거

포토존에서의 발랄하고 유쾌한 공간 분위기의

점을 감안할 때, 본 건물은 콜하스와 무관한

및 상업 건물로서, 아직 10년이 채 되지 않은

연출은 아마도 설계자와 건축주가 공통적으로

종류임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도시의 짧은 시간성을 생각하고 새로움의

추구하는 바일 것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콜하스의 브랜드를 차용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한편 8~9층에

것 역시 그다지 놀라운 상황은 아니다.

설치된 스카이브리지skybridge는 OMA의 북경

〈갤러리아 광교〉에 대한 짧은 글을 마치며

오히려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콜하스가

〈CCTV〉 프로젝트를 연상시키는 장치이다.

나는 본 건물을 ‘납작’이라는 단어를 통해

현재에도 계속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차용되고

사다리꼴 형태의 건물 가운데가 완전히 뚫려

요약하고 싶다. 납작함이란 문자 그대로 깊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OMA의

있는 〈CCTV〉의 상층부에는 대규모의 매스

없는 평평함을 뜻한다. 나아가 납작은 기술

프라다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오래 전 마이클

일부가 공중에 떠 있으며 또한 일부 바닥은

발전 시대의 삶의 형식을 의미한다. 사진과

13

14

이론인 리좀

52

이론을 바탕으로 합니다).

10~12. 루프커튼월 13~14. 스톤파사드


15

16

17

영상이 일상화된 요즈음 시공간의 체험은 상당

〈갤러리아 광교〉에 고전적 의미의 자연 요소는

건축개요

부분 압축되어 있으며, 이는 데이비드 하비가

거의 없다. 오히려 거의 모든 것이 신도시

포스트모더니즘 논의를 하던 1990년대 당시

문화와 관련되어 있다. 인접한 원천 호수나

논한 시공간 압축의 연장선상에 있다. 스크린

광교산은 시각적으로 또한 고층 건물들에

속 이미지는 평면적이지만, 그러한 평면들의

가려져서 조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그러한

(국내)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과잉에 살고 있는 우리는 역설적으로 다차원

관점 자체도 자연을 소비하는 것이 당연시 된

김태집(대표이사)/김태성(대표)/원신희(설계총괄PM)

공간성과 평면성 사이의 혼재와 마주하게 된다.

태도를 드러낼 뿐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건축주 ㈜한화갤러리아

〈갤러리아 광교〉는 다차원 공간에 존재하는

아닌 그것을 소비하는 태도가 중요한 삶의

실재이지만 또한 일련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형식이라면 그 중요성의 이면에는 역설적으로

통해 이미지로 경험되고 소비된다. 이러한

인간과 자연의 현실적 뒤섞임을 인정하는

대지위치 광교지구 택지개발지구 내 일상6-1블럭_백화점

행태가 건축과 무관하다고 생각해볼 수도

태도가 요구된다. 즉 오히려 〈갤러리아 광교〉의

부지

있겠지만 매장 내 설치된 포토존, 루프를 따라

거의 모든 요소가 인위적이면서 동시에

설치된 루프 모멘트와 라운지 등은 행태가

자연적인 요소와 뒤섞여 있음을 인정할 때

건축설계의 모티브로 작용하여 공간화 되는

해당 프로젝트의 특이성을 보다 솔직하고

연면적 136,879.77㎡

순환 체계를 보여준다. 다른 한편 ‘납작’이란

새로운 방식으로 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건폐율 59.96%

건축가 (국외) OMA (Partner)Chris Van Duijn/OMA Hong Kong Team

감리자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설계팀 오지승, 박상미, 공준, 박기형, 양서인, 백승엽, 이정 현, 주혜진, 이윤형, 김천로, 이주호

주요용도 판매시설/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12,288.81㎡ 건축면적 7,367.91㎡

용적률 589.38%

경계의 희미해짐과 혼재를 함축한다. 〈갤러리아

규모 지하7층, 지상12층

광교〉가 자연과 도시의 교차점이라면,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어떤 자연이고 어떤 도시인가? 각 요소는

본문 전체 사진 : 홍성준

외부마감재 THK30 화강석, 3D 커튼월 시스템

자율적으로 존재하는 총체인가? 본 건물이

자료 제공 :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내부마감재 UHPC panel, Stone tile, Wood, Alum. anodizing

구조 SRC 라멘구조

도시적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겠지만,

panel, SUS panel

자연적이라고 하기에는 선뜻 동의하기 쉽지

설계기간 2016.06.~2019.12. 공사기간 2017.11.~2020.02.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 역시 자연과

시공사 ㈜한화건설

문화, 인간과 기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볼 때, 자연과 문화의 지층이

전문기술협력 - 3D커튼월컨설팅: (주)위드웍스에이앤이 건축사사무소

혼재된 동시대 환경을 사유함에 있어서 그러한

- 외벽석재패널: (주)대혜건축

이분법은 다소 작위적일 수 있다. 다르게

- 구조분야: (주)코펙 엔지니어링

생각해서 〈갤러리아 광교〉의 내부 공간 구성과

- 기계설비분야: ENG에너지 연구소

외부와의 관계 맺기 역시 자연적이라고 볼 수는

- 전기분야: 나라기술단

없을까?

- 소방분야: (주)삼우엠이피컨설턴트

18

19

20

15~17. 루프커튼월 18~20. 스톤파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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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용의 키워드로 읽는 건축세상

포스트? : 그대 인생의 구분선에 대한 질문 글. 이중용 본지 기획자문, 〈건축편집자[AE]> 블로그 운영자

에피소드 1.

않은 과하게 포장된 호칭에 둘러싸여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고 나의

친구가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지원을 신청했느냐고 물었다. “안 했는데.”

필요를 해결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결과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사는

평생 세금 내고 살았으면 이럴 때 좀 받기도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다만 지금은 ‘아무 일이나 하지

덧붙인 말이 “전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해.” 였다. 작업 이외의 번거로움은

않게’ 됐다는 사실 하나가 바뀌었을 뿐이다. 에디터라는 직업에 대한

쉽게 포기하거나 잊어버리는 성격인 걸 아는 친구는 연신 “쉬워.”를

소명 없이 누군가 필요하다고 하면 어떤 일이든 해왔던 내가, 지금은

강조했다.

더 이상 그런 식으로는 살 수 없는 인생의 구분선이 생겨버린 상태로

홈페이지를 찾는 건 쉬웠다. 들어가서 신청만 하면 되는 건가 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와이드AR》 이전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없고,

클릭, 그리고 곧바로 안내창이 떴다. “Windows 기반의 운영체제에서만

아주 간단한 일에서조차 나의 태도와 작업을 그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른 방에 있는 윈도우즈용 데스크탑을 켜고

되돌릴 수 없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포스트와이드

다시 한 번 사이트 접속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신호등 없이 통과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분으로 가볍게 사이트에 안착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신호에 걸렸다. “① 동의서 출력 후 작성.” 일전에 이사 문제 때문에 집 정리하다가 버린 프린터가 생각났다. 홈페이지에는 친절하게 동주민센터로 방문하여 접수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무슨 일이든 면대면 만큼 확실한 건 없으니까 그런가보다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다들 동의한 줄

문득 궁금해진다. 사람들 모두 자신의 인생 어느 부분에 긋고 살아가는 구분선(포스트)이 한군데쯤은 있지 않을까? 그들에게 되돌아갈 수 없는 곳은

알았던 ‘포스트코로나’ 시대, 그러니까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라는 비장하고 거대한, 새로운 시대를 향한 공감대처럼 보였던 그 말이 국가

어디이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구성원에 대한 보편적 복지정책을 실험/실현할 기회까지는 제공했지만 여전히 기성 시스템 위에서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까지 어쩌지는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궁금했다. 우리에게 되돌아갈 수 없는 곳은 어디이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에피소드 3.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중고서점에 들렀다. 생각 없이 헤매다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초판 1쇄가 1996년 4월 15일자로 기록돼 있는, 리차드 아피냐네시(글)와 크리스 개럿(그림)이

에피소드 2. 친구가 어떤 일에 참여하라고 했다. 선뜻 내키지 않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작업한 포스트모던한 분위기의 책이었다. 책의 앞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열돼 있었다.

에둘러 나누던 중 ‘포스트코로나’ 이야기가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도래할 어려운 시기의 예견과 생존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말했다. “나는 포스트와이드야.”

‘모더니즘의 결과로서의 포스트인가? 모더니즘의 여파로서의 포스트인가? 모더니즘의 후산後産으로서의 포스트인가? 모더니즘의 발전으로서의 포스트인가? 모더니즘의 부정으로서의 포스트인가?

《와이드AR》에서 편집장 하던 시절의 작업 이전

모더니즘의 거부로서의 포스트인가?’

상황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의미였다.

지난 시절 대학 도서관 서가를 헤매며 맡았던 쿰쿰한 냄새와 함께

정체성을 물으면 나는 스스럼없이 ‘용병’이라고 말할 정도로 잡다한 일들을 ‘처리’하며 살았다. 오늘 먹을 밥 한 그릇과 자유로운 삶이면 족했던 나는 말 그대로 경계 없는 작업 속에서 기자님, 작가님, 건축가님, 교수님, 선생님 등 그런 일을 한 적은 있지만 계속 그렇게 살고 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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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던 이야기가 되돌아오는 느낌이었다. 그 시절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포스트모더니즘이 뭔지 궁금했고, 그것을 알기 위해 모더니즘이 무엇인지 규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단 한 순간도 포스트모더니즘을 오늘날의 포스트코로나처럼은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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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했다. 모더니즘이라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대유행(팬데믹) 이후

네이버 카페|와이드AR

세계는 더 이상 모더니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그런 식으로

cafe.naver.com/aqlab

내 몸에 선명하게 각인된 상태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아니었다. *2005년 2월 오픈한 본지 공식

로버트 벤투리, 마이클 그레이브스, 찰스 무어, 필립 존슨 등등의 작업으로 기억되는 특정 시기의 트렌디 한 양식, 그리고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의 ‘모든

온라인 카페로 현재 11,000개가 넘는 포스팅을 통해 건축의 제반 소식과 정보,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회원 가입 후 본지가 운영하는 땅집사향,

거대서사에 대한 의심’이나 찰스 젠크스의 ‘생활을 위한 기계로서의 모더니즘 건축의 종말’ 같은, 남들이

WIDE건축영화공부방 등 여러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만들어놓은 독특한 이미지와 사유에 대한 관심 그 이상을 넘어선 기억이 없다. 1

포스트코로나를 염두에 두고 마스크를 항시 구비하거나 외출 후에는 손부터 씻는 등 감염에 대비한 일상을 습관화하듯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상황을 수용하기 위해 자신을 바꾼 부분이 단 한 곳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오늘날 소개되고 있는 많은 건축 프로젝트들을 보면서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일 수 있다. 내가 혹은 그들이 건축을 접한 후 더는 건축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어야만 하는 구분선(포스트건축)을 제대로 긋지 않은/못한 채로 건축을 짊어지고만 왔기 때문이다. 건축하는 습관을 몸에 새기지 않고 그저 짊어진 짐의 크기와 무게로만 건축적 의로움을 내세워버릇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혹은 그들에게 이제까지의 건축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건축을 한다는 것이 건축을 하기 이전처럼은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는 것(건축 = 포스트건축)에 동의할 수 있다면, 잠시나마 수고로움과 짐을 내려놓고 자문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건축과 관련해서

네이버 밴드|와이드AR 프렌즈

band.us/@widearfriends *본지 독자, 후원자 및 건축의 팬들에게 열려 있는 온라인 밴드입니다. 본지 발간 소식, 건축계의 중요한 전시 및 행사, 추천도서 등 다양한 소식을 제공합니다. 회원 가입 후 이용할 수 있으며, 본지의 여러 활동 정보를 그때그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되돌아갈 수 없는 곳은 어디이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라고 말이다.

2

1. 네이버카페 와이드AR 2. 네이버밴드 와이드AR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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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브리프

『카페의 공간학』

『좋은 평면 나쁜 평면』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

『카페의 공간학』 시공문화사 발행

『좋은 평면 나쁜 평면』 도서출판 마티 발행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 도서출판 북멘토 발행

카토 마사키・Puddle 지음, 황준 옮김, 1만2천 원

더 하우스 엮음, 박승희 옮김, 2만2천 원

이연경 외 지음, 한국근대문학관 기획, 1만7천 원

글로벌하게 활약하는 공간 디자이너, 카토 마사키의

마티가 펼쳐내는 평면에 관한 세 번째 책이다. 첫 번째

1918년 [인천] 지도를 들고 인천역에서 도원역까지

시점에서 선별한 약 40건의 카페를 소개하는 책이다.

『최고의 평면』이 공간별로 가장 효율적인 평면 짜기의

인천의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카페 본연의 자세인 주변 환경이나 사람과의 거리감을

기초적인 공식과 최적의 평면의 요건이 무엇인지를

100년 전 지도를 들고 걸으며 옛 모습은 전혀 알아볼

분석하는 문장과 스케치에서 그의 설계 사상 속에

제공했다면, 두 번째 『평면 정복』은 꽤 방대한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풍경 속에서 오래된 건물과

있는 디자인에 대한 진지함과 카페에 있는 사람을

분량으로 300채의 집을 소개하며 다양하고 복잡한

가로, 석축과 계단 위에 남겨진 100년 전 모습을

중심으로 눈여겨보는 판단 기준을 살필 수 있다.

상황에 맞게 필요한 정보만을 골라 참고할 수 있도록

발견한다. 이 책은 걸으면서 생각하고 낯선 풍경의

세계의 아름다운 카페를 소개하는 책이지만 이

구성했다. 이번에 펴내는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이면에 담긴 오랜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을 위한

책에서 말하는 것은 공간 디자인의 본질이라고도

좋은 평면 나쁜 평면』은 같은 땅, 같은 조건 아래 최종

것이다. 책은 북성동, 선린동, 항동, 송월동, 전동

할 수 있는 사람과 거리에 대한 ‘배려’이다. 건축,

선택한 A안과 탈락된 B안을 보여줌으로써 무엇이

일대를 돌며 청국조계와 각국조계의 지층에 새겨진

인테리어 디자인을 직접 다루는 독자에게 있어서

다른지,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효율적인지를

기억과 흔적들을 발견한다. 중앙동, 관동, 송학동,

현대의 ‘편안함’을 고찰하는데 최적인 비주얼 북이라

즉각적으로 알아차리고 이해하도록 한다. 마치 잘못된

해안동, 항동 일대에서는 일본조계에 흐르는 시대의

할만하다.

문장과 올바르게 쓰인 문장을 나란히 놓고 보면

표정을 읽어낸다. 신포동, 내동, 답동, 경동, 용동

책은 손님으로서 아무렇지 않게 업장을 방문했을 때

오류가 한눈에 드러나듯,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일대에서는 조선인 거주지에서 풍기는 일상의 흔적을

느끼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느낌, 기억에 남는 체험은

B시안은 (잘못된 답안은 아니지만) 선택된 A시안과

살핀다. 신흥동, 신생동, 율목동, 사동, 선화동, 도원동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소유주나 설계자의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더 나아질 수 있는

일대에서는 일본인 묘지에서 조계 외곽의 신시가지로

인터뷰에서 깨달은 사실에 필자의 해석을 더해서

여지를 드러내고 그 변화가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변화된 도시 상을 들춰낸다. 월미도 일대에서는

각각의 카페가 어떤 의도로 ‘개성’을 구축했는지에

부분적으로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유흥과 휴양의 핫플레이스를 확인하고, 북성동,

대해서 해독한다. 저자가 설계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 책은 자칫 어려울 수 있는 평면 이해와 정보,

만석동, 송현동, 화수동, 화평동 일대에서는 산업화의

취미로 그렸던 ‘스케치’와 ‘사진’ 중심으로 내용을

배치의 장단점을 같은 조건 아래 설계된 두 개의

장소와 조선인 노동자의 삶을 기억해낸다. 배다리

구성한 까닭에 설계자는 물론, 건축 전문가가 아니어도

평면을 나란히 놓고 비교 분석해 그간 전문가들만

일대에서는 이주민과 피난민이 형성한 노동과 배움의

읽기에 쉽다. 장소와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 시간과의

눈치 챌 수 있었던 미묘하지만 결정적 차이를 일반인의

현장을 들여다보고, 신포국제시장에서 제물포역까지

관계 총 3개의 챕터로 구성했다.

눈높이에서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가며 경인가도의 어제와 오늘을 살핀다. 그렇게

(자료제공 : 시공문화사)

(자료제공 : 도서출판 마티)

120여 장소의 정보를 담았다. (자료제공 : 한국근대문학관)

1

2 3

56

1. 카페의 공간학 2. 좋은 평면 나쁜 평면 3.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


『이어 쓰는 조경학 개론』

『플레이스 메이커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이어 쓰는 조경학개론』 도서출판 한숲 발행

『플레이스 메이커스』 픽셀하우스 발행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ACA 발행

이규목, 고정희, 김아연 외 지음, 1만7천 원

김정빈, 어반트랜스포머 지음, 1만5천 원

이종건 지음, 1만6천 원

이 책은 이규목 교수가 서울시립대학교의

마침내 도시재생의 시대를 살게 된 우리 사회는

건축비평가 이종건이 작심하고 쓴 이 책은 네 개의

명예교수로서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강의에서

공공의 다양한 전략과 정책으로 매우 분주하다.

큰 주제 - 한국 현대 건축의 상황(1주제), 건축가,

시작되었다. “조경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안내 역할을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등 가속되는 사회적

건축, 건축작품 해명(2주제), 건축과 도시(3주제),

하는 내용으로, 단순한 소개보다는 주요 개념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두 팔 걷고 나섰다.

건축의 새로운 과제(4주제) - 안에서 한국의

원리의 이해, 전문적 지식의 토대가 되는 기초학문과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우리의 공공재생사업이

건축입문자들에게 들려주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연계성 탐색, 조경문화로서의 철학적 성찰 등에

하향식top-down이라면 이 책에 소개된 네덜란드의

꼭 필요한 6가지 건축이야기로 구성한 건축지침서이자

중점을 둔다”는 강의 목표처럼, 이 교수의 강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아래서부터 시작되는

친절한 건축안내서다.

bottom-up

‘조경학개론’의 성격을 띤다. 그가 강의에서 다루었던

상향식

여덟 가지 주제는 그대로 이 책의 여덟 개의 장이

지역을 살리겠다는 몇몇 사람들의 의지로 공통의

필두로 ‘건축가는 누구인가’, ‘건축은 무엇인가’,

되었다. 현재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연구 활동을 하는

의견이 모이고, 사업 환경을 만들어 결국 공공의

‘건축작품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건축은 어떻게

여덟 명의 저자들은 각각 여덟 가지의 주제에 맞추어

지원과 제도를 이끌어냈다. 우리에겐 낯선 이 별난

도시를 만드는가’, ‘건축의 도전’ 등 6가지 화제로

자신만의 조경학개론을 이어 썼고, 그렇게 『이어 쓰는

7개의 프로젝트는 각각의 문제와 해법을 찾아가는

저자의 생각을 전달한다.

조경학개론』이 완성되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여덟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몇몇

책을 지음에 있어서 저자는 한국의 건축가들이 지금

저자의 글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이규목

도시의 성공 사례와는 다르게 우리 지역에 필요한

무엇을 만드는 지식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교수의 강의와 어우러지며 더 큰 의미를 만들어낸다.

도시재생의 그 시작점이 어디인지 발견할 수 있도록

그것을 왜 그렇게 만드는지 생각하는 능력이 턱없이

여덟 편의 글은 이 교수와 그의 세대가 다진 담론의

시야를 넓혀 줄 것이다.

약하다고 지적하며 이는 교육자들이 깊이 고민해야

토대 위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으며, 이규목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비록 우리와 사회적

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은 건축을

교수의 글과 평행하거나, 겹치거나, 엇갈리며 긴장

배경이 다른 네덜란드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큰 틀에서 논술하되, 가급적 그것을 접하는 이가

관계를 이룬다. 조경학원론부터 양식론, 조경구성론,

우리 도시의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장소 만들기’를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건축의 배움은

경관론, 조경계획론, 생태계획론, 그리고 환경심리론,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참고할 만한 단서가 될

제도라는 프레임 안팎에서 늘 깨어 있는 자세를

전통조경론에 이르기까지 조경학을 구성하는 세부

것이다. 건축가나 디벨로퍼가 아니더라도 의지와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통상의 건축 교양서의

전공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는 물론, 각 장을 이루는

열정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라도 이제는 ‘플레이스

한계를 뛰어넘는다.

두 편의 글에서 조경학을 둘러싼 담론의 발전과 변화

메이커’가 될 수 있다.

(자료제공 : 건축평단)

양상을 엿볼 수 있다. (자료제공 : 도서출판 한숲)

(자료제공 : 픽셀하우스)

의 움직임이다. 정부의 정책 이전에

5 4

책은 ‘한국건축, 어떻게 시작해 어디에 와 있는가’를

6 4. 이어 쓰는 조경학개론 5. 플레이스 메이커스 6.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건축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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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축신인 비평초대석 02

임윤택의 ‘형태론적’ 건축실험 : 소하동 주택, 자기 건축의 DNA를 찾아가는 치열함의 여정을 보다 글. 이주연 본지 부발행인

임윤택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우동인, 스페이스연에서 경력을 쌓고 2011년부터 원더 아키텍츠를 개소하여 운영하고 있다. 멤버 변화와 더불어 건축적 관심사의 변화를 겪은 뒤 현재는 건축 형태 자체가 만들어내는 내재적 측면의 의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공부하며 설계하고 있다. 공부의 일환으로 옛 건축물의 형태적 특성들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자료를 모으고 있으며 이를 건축 설계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남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58


1) 본 비평 코너는 이주연 본지 부발행인이 쓰는 란으로, 건축신인이면 누구나 편집실에 비평 요청을 할 수 있다. 그 중 한 작품씩을 골라 소개하고자 한다.

건축신인 비평초대석 01_백상훈(2019년 5-6월호)

Critique

1. 전경 Ⓒ최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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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요즘,

유희는 지붕에까지 이어진다. 지붕의 난해한 형태는 우선 평지붕을

이런 현실을 이겨내고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노력 너머로

불허하는 조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경사지붕을

인간 사회 커뮤니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다양한 생각으로 이어지고

구성하되 일반적인 형태인 정형화된 이른바 ‘박공’을 거부하고 어정쩡한

있는 가운데,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을 때임에도

경사를 선택했다. 도면을 읽어보니 건축가는 긴 직사각형의 지붕면을

불구하고, 원고쓰기를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건축가를 통해 ‘집

대각선 방향으로 비틀어 모서리끼리 만나게 하여 양쪽으로 경사면을

구경’을 청했더니 집주인이 흔쾌히 문을 열어주어 젊은 건축가가 설계한

이루게 하고, 그렇게 해서 생긴 대각선과 수평으로 양 경사면에 각각

집을 조심스럽게 구경하며, 건축가와 집주인과 함께 집 이야기를 나누게

하나씩 분절 선을 그어 지붕 바닥면에 닿도록 처리했다. 건축가는 내심

되었다.

규준선 원칙에 의한 지붕 형태 구성에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아쉽게도

이번에 만난 건축가는 이론과 실제가 출중한 대학 동문 선배가 운영하는

그런 지붕면을 앞산에 올라가서야 확인할 수 있으니 건축가의 ‘고심’이

사무소에서 수련을 쌓고 나와, 2011년부터 파트너십으로 동료들과

일상에선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함께 작업하다 2016년에 단독으로 활동했으니 순수한 자기작업은 올해 5년째로 접어든 ‘늦깎이’ 신진 건축가 임윤택 소장이다. 임 소장은

우리네 옛 집의 향수

단독으로 작업하기 시작한 첫해에 두 채의 집을 설계해 준공시킨

이 집은 생활공간 안으로 진입하는 동선의 시퀀스부터 이채롭다.

‘쾌거’를 경험했다. 집 한 채를 ‘비슷하게 복사해’ 180도 회전시켜

현관에서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가는 일반적인 흐름과 달리 대문을

붙여서 두 친자매가 따로 또 같이 ‘한 집’에 살게 꾸민 판교 두 세대

열면 길이 방향으로 단차를 둔 두 켜의 다소 좁고 긴 통로가 이어지고

주택과 하우징쿱 주택협동조합의 공동체주택 5차 사업이었던 10세대

90도 방향으로 개구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 있어 그곳을 통해

거주 다세대주택으로 모든 세대가 공간 형태를 달리하고 있어 흥미로운

내부 공간으로 진입하는 독특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임 소장은 집을

여백공유주택, 이 두 번의 경험치가 이 집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피는

안내하면서 긴 통로 공간 전체를 우리네 옛집의 정서를 예로 들며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현관’으로 설명했다. 현관의 기능이나 형식을 고려하면 일면 수긍할 만하나, 현관은 우리네 옛집이 지닌 공간 형태로 이해하기보다 20세기

공간 형태의 세렌디피티

초 서구 건축술이 일본을 거쳐 우리에게 들어와 형성되기 시작한 도시형

이 집은 건축가이며 교수인 임 소장 대학 동기가 지인의 부탁으로 설계를

주택의 유형학적, 공간적 시퀀스의 특징 중 하나인 만큼 해석을 달리할

의뢰받게 되어 이를 임 소장이 맡아 작업한 결과물이다. 집단주거지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계획된 단독주택 단지 안에서 정면성과 경관 조망이 수려한 환경을 갖춘

어찌됐든 건축가가 주목한대로 이 집 현관을 우리네 옛 집에서 흔히

정사각형의 터에 세워진 이 집은 2층 규모의 살림 공간과 단층의 작은

접하는 동선의 흐름으로 이해하려면, 긴 통로는 마루로 오르기 전의 토방

매스가 좁은 빈 공간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고, 주차장과 마당을 품고

정도로 봐야 한다. 말하자면 긴 통로의 두 개의 켜를 우리네 옛 집의

있다. 단지를 에워싸고 있는 각양각색의 집들에 비해 간소하고 담백한

공간 구조에 대입시켜 낮은 토방에서 한 단 위의 마루로 올라 방으로

표정을 짓고 있는 이 집은 우선 첫 인상부터 질서정연하고 균형 잡힌

들어가는 동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좀 더 설득력이 있지

매스와 일체감 있는 질료들이 이루는 앙상블이 기분을 밝게 해준다.

않을까 싶다.

집 안에서는 두 개 층의 공간 질서가 역동적인 흐름을 이루며 다양한

그도 그럴 것이 1층 주공간은 우리네 옛 집의 칸 나누기처럼 안으로부터

serendipity

공간적 시간적 세렌디피티

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마당과 집

주방-식탁-거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세 영역으로 이르는 오픈된

앞길의 경계를 나누는 스크린도 한 몫을 더한다. 필요에 따라 완전히

개구부가 하나씩 배치되어 있는 지극히 실용적인 평면구성을 합리적으로

경계를 막을 수도 바깥으로 환히 열어 집 앞 풍경을 안으로 끌어들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공간 구성 형식상 그리 분석해볼 수

수도 있는 빛이 아닌 시선의 브레이즈 솔레이유brise-soleils 같은 이런 장치

있다는 것일진대, 건축가의 해설이 어찌되었든 그가 이 집을 설명하면서

역시 세렌디피티를 즐기기에 좋은 공간 형태를 이룬다.

예로든 우리 옛 집 공간 구조와 ‘개화기’ 도시형 한옥 공간구성의

콘크리트 벽돌 징크 철판 등 동일하지 않은 질료들끼리 아우르는 묘한

참조가 실제 이 집의 설계에 깊이 반영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조화, 재료를 달리한 헛기둥 배치와 방을 나누는 칸의 질서와 리듬도

가족들의 침실을 배치한 2층에서 각 방들을 연결해주는 복도도 칸칸이

이 집 안팎에 산재한 공간 형태에 대한 고민의 일단일 게다. 그 고민의

이어지는 방들로 연결하는 툇마루처럼 각각의 방으로 동선을 이어준다.

60

2. 배치 Ⓒ최진보


3

공간배치가 칸을 기본척도로 구성했던 옛 집의 전범이 떠오르게 해주는

임 소장은 대화 도중 관심하는 건축적 요소가 ‘공간’보다 ‘형태’임을

셈이다.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형태론의 원리로 보더라도 그냥 형태가 아니라

특히 1층의 공간 구성에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세탁실이나 냉장고,

‘공간 형태’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겠다. 그래서 이

화장실 등의 입구를 ‘생활공간’ 쪽에 두지 않고 진입공간에 길게 나 있는

글은 공간 형태를 중심 주제로 이 집을 둘러보고 파악해보고자 했다.

‘마루’ 쪽에 두었는데, 이는 주거의 주요 ‘생활공간’인 [L-D-K] ‘공간

이는 물론 건축가가 주목했던 것의 단서는 무엇인가를 좇아 따라가 살핀

형태’의 완성도를 위해 (그런 것인지 건축가에게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것이다.

일반적인 주거 공간 구성의 한 켜 앞뒤를 뒤집어 안팎을 바꿔 배치한

그렇게 그의 공간 형태에 관한 건축실험은 결국 우리네 문화적 정체성

것처럼 이해된다.

안에 깊이 담긴 우리다움의 DNA 같은 것에 대한 관심인 것으로 읽힌다.

거실은 통로보다 한 단 낮게 내려 앉아있으니 위요감을 주어 아늑하다.

그 안에서 내재적 자율성autonomy을 찾는 재미를 누리는 것은 즐거운

가족 간의 생활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꾸민 셈인데, 단 차이를 극명하게

일이다. 내재적 자율성은 보편적 타당성을 드러내는 공감으로 만날 수도,

드러내도록 하기 위함이었는지 거실과 만나는 통로 끝부분을 모서리가

혼자만의 언어에 그치는 개인화된 독백으로 만날 수도 있다. 그것을

돌출되게 한 것은 옹색해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건축가가 통틀어

밖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현관’이라고 규정한 진입부의 좁은 통로(토방)와 난간(마루)을 접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선진화된 시민사회를 이루려면 많은

느끼는 것과 비슷한 옹색함이다. 이 집의 공간 형태와 스케일이 지닌

학습을 통해 공동선을 사회 구성원 공동체가 함께 받아들이고 공유할

조화와 균형에 거스르는 옹색함이라고 할까.

수 있어야 하듯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친근한 공간 환경을 위한 학습 역시 중요하다. 임 소장이 자기 건축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참조’해

불편하게 살기?

언급한 발레리오 올지아티V. Olgiati 자신의 ‘참조 없는’non-referential 건축

단층의 작은 집과 빈 공간은 바깥주인의 간절한 주문에 따른 것이란다.

작업 태도에 대한 해석도 따지고 보면 자신의 지론이 어떤 것이든 그것

집주인은 이제 도시 생활공간의 보편적 형태가 되어버린 아파트에서

역시 학습효과에 따른 참조의 결과일 터. 공간 형태에 대한 입장이

벗어나고자 한 만큼 자기 집에 개인거주공간과 수영장을 마련해주기를

슈마르초나 알도 반 아이크에서, 아돌프 로스이거나 르 코르뷔지에의

바란 것. 건축가는 집주인의 주문을 설계에 반영하면서 가족들이 함께

것에서, 파르테논이거나 종묘 정전에서 얻어질 수도 있을 터이니 치열한

하는 일상 공간과 개인 공간 사이에 야외 수영장을 배치했다. 규모로

자기 학습으로 DNA 같은 자기 확신을 찾는 여정이 곧 건축가의 행보가

보자면 일반적인 욕조보다 크고 깊은 목욕장쯤으로 보이는 수영장은

아닐까.

그렇게 가족 일상 공간인 본채와 바깥주인 개인공간을 연결하는 내부와 외부의 매개공간으로 작용한다. 개인공간에는 취미용 방(실내운동기구)과

이렇게 건축신인의 실험적 건축을 만났다. 건축 세상의 일원으로

방문객을 위한 침실(게스트 룸)을 뒀다.

활동하며 다져보는 포부, 자신을 다듬어 가는 건축실험, 젊음의 시선으로

이 같은 공간 구성 형식은 일찍이 건축가 이일훈이 그의 설계방법론으로

내다보는 새로움의 기대 그리고 그 기대를 조금씩 확인해 나가는 기쁨을

설파하기도 했던 것으로, 우리네 옛 살림집의 공간(채) 배치의 특성들

누리고자 하는 건축신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건 늘 즐겁다.

가운데 하나인 ‘채 나눔’을 통한 ‘멀리하기’ ‘불편하게 살기’의 지혜를

요즘 우리네 건축 세상의 젊은건축가들로부터 자신들은 선배 세대의

대입시켜 볼만하다. 그런 관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곳은 본채

도움을 못 받고 자란 세대라는 자조 섞인 얘기를 간간히 듣는다.

실내공간의 질서 말고도 이 집 정면 쪽에 위치한 바깥주인을 위한

그 진의가 무엇을 말하는 것이든, 그렇게 거리를 느끼는 것이거나

단층 공간이 있다. 굳이 우리네 옛 집의 배치와 공간 형태를 들춰내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거나 사회 안의 여러 경우들이 공존하고 공유하며

생각해 보면, 성격 다른 두 채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안채-바깥채의

가치를 일궈가는 건축 세상을 위해 저들의 활약과 그 성과에 대해

멀리하기와 채 나눔에 따른 불편함을 통한 집과 자연, 안과 밖, 가족 간

탐문하고 발굴하며 함께 나누는 일도 우리 매체가 주목해야 할 몫이다.

소통이 다양하게 벌어지는 공간의 형태의 유희를 이 집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본문 전체 사진 : 최진보,

‘내재적 자율성’을 위하여

자료 제공 : 원더 아키텍츠

3. 남측 전경 Ⓒ최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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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블리크 드로잉 5~6. 단면도 7. 1층 평면도 8. 2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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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현관 Ⓒ최진보 10. 거실 Ⓒ최진보 11. 2층 복도 겸 가족실 Ⓒ최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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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안방테라스 Ⓒ최진보 13. 안방 Ⓒ최진보 14. 2층 복도 겸 가족실 Ⓒ최진보 15. 아이방 Ⓒ최진보 16. 옥외수영장 Ⓒ최진보 17. 계단실 Ⓒ최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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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개요 설계: 임윤택(원더 아키텍츠)+박진희(니즈

마감재료:

건축)

(외부) 콘크리트 벽돌, 노출콘크리트, 리얼

위치: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1398-4

징크

용도: 단독주택

(내부) 친환경 페인트, 테라조 타일, 강마루

대지면적: 278.2㎡

구조설계: 베이스구조

건축면적: 129.51㎡

전기/통신/기계설계: 대오엔지니어링

연면적: 190.28㎡

시공: 동아A&C(대표 권성욱, 현장소장 변

규모: 지상2층

영길)

주차: 2대

설계기간: 2017.10.~2018.04.

최고높이: 8.3m

시공기간: 2018.08.~2019.03.

건폐율: 46.55% 용적률: 61.58% 구조: 철근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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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정원 Ⓒ최진보 19. 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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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디자인하는 법 05

깨지기쉬운 혹은 불완전한 / Fragile or Imperfect 10년 전 뉴욕에서 NAMELESS Architecture를 개소할 당시 마주한 사회현상을

네임리스 건축

통해 우리는 건축, 더 나아가 건축가의 역할에 대한 의심을 품었다. 이는 깨지기 쉬움(Fragile)이라는 언어로 함축되었고 당시 우리는 미국건축연맹 젊은건축가상(The

NAMELESS Architecture

Architectural League Prize for Young Architects)을 위한 선언문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하였다.

글, 자료. 나은중, 유소래 네임리스건축 공동대표 깨지기 쉬움의 유형학(A Typology of Fragility), 2010 우리는 깨지기 쉬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지구환경의 불안정성과 더불어 예측하기 힘든 사회현상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네트워킹을 통한 가치체계의 급속한 변화는 우리들 삶의 불안정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시작된 전 세계적 금융위기는 안전하다고 믿어온 자본의 시스템을 재고하게 만들었으며, 소셜미디어를 매개체로 국경 없는 시민운동과 혁명을 통한 아랍의 봄을 목격하였으며,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는 견고한 인간의 거주지와 사회 인프라를 속절없이 파괴시켰다. 이러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이슈들은 더 이상 특정장소와 거주자들에 국한된 이야기라기보다는 전 지구적인 경험이다.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건축가의 역할 확장을 통해 해석하며, 강함보다는 연약함, 고정됨보다는 유연함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건축은 깨지기 쉽다. 이는 외부로부터의 힘에 저항해 부러지거나 소멸됨을 의미하기보다는 취약한 지구환경과 급변하는 시대의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반응체로서의 건축을 의미한다. 이러한 개념은 건축이 점유하는 땅과 토양, 물, 공기, 식물 등을 단순히 주어지거나 고정된 환경으로 인지하기보다는 변화될 수 있는 시스템이자 구축 가능한 물질로 바라봄으로써 가능해진다. 이 물질들은 띄우고, 얼리고, 쌓고, 채우는 등의 건축적 개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 된다. 이는 장소를 디자인하고 건물을 구축하는 전통적인 건축가의 역할로부터 일상의 물질과 건축 사이에 최소한의

1. 집 (House)

아홉칸 집 (AeLe House with 9 Rooms), 2018

집은 가장 원시적인 장소이다. 집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자연의

대지는 서울 근교의 고즈넉한 산자락에 위치한다. 3면이 숲으로 둘러싸인

영역과 거주의 영역은 구분되지 않는다. 동굴 안, 나무그늘 혹은

땅으로부터 집의 근원적이고 원시적인 풍경을 상상한다. 이를 위해 집을

구릉 사이의 작은 골짜기에서 주거공간은 본래 만들어졌다기보다는

구성하는 모든 고정된 건축 요소, 즉 내외부의 바닥, 벽, 천장, 계단,

발견되었을 것이다. 그곳은 비와 바람을 피하는 안식처이며, 구성원 간

우물, 싱크대, 세면대, 욕조 등은 모두 거친 현장 콘크리트in-situ concrete로

즐거움을 공유하고, 동시에 삶의 고단함을 내려놓는 장소이다. 시대의

타설되고 마감된다. 그리고 현장 타설 시 이루어진 의도된 혹은 의도하지

변화와 거주형식의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집의 근원은 변하지 않는다.

않았던 모든 과정들은 고스란히 콘크리트 표면에 자연스러운 흔적으로

인간이 최초에 만들었을 원시 오두막의 신화는 여전히 유효하다.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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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층 평면도 2. 주단면 개념도


개입을 통해 관계를 만드는 중개자로서의 새로운 건축가의 역할을 의미한다. 깨지기

존재하는 단단한 것들을 기반으로 하지만, 과거의 모든 것들이 재해석되고 재발견할

쉬운 건축은 이러한 역할을 위한 매개체이며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시스템에 대한

수 있다는 믿음은 새로운 관계의 틈새를 바라보게 한다. 그곳에는 자연적-인공적,

은유이다. 흙, 공기, 물 등 일상의 물질들은 항상 그곳에 있어왔고, 그들은 여전히

무거운-가벼운, 단단한-약한, 영구적-일시적, 단순한-복잡한 등 상호적이며

그곳에 존재할 것이다. 이들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은 세상의 질서에 안정적인

불완전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건축의 불완전함은 또 다른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평형상태를 제공하며 급변하는 시대의 패러다임에 반응하는 역설적인 강한 건축을 가능케 할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다른 불완전한 세상에 살고 있다. 전 세계 사회, 경제, 문화의 교류를 마비시킨 코로나19COVID19는 소통과 공유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최대한 고립되고 은둔하며 교류없이 살아가라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를 자발적으로 실천하게 하고 있다. 이전에 없던, 눈에 보이지 않는

네임리스 건축은 아이디어 기반의 설계사무소이다. 나은중Na Unchung과

바이러스가 우리의 생활을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다. 과연 이후의 삶은 어떤

유소래Yoo Sorae는 각각 홍익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U.C.

모습일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예측할 수 없으며 끊임없이 유동하는 시대, 우리는

버클리건축대학원을 같은 해 졸업했다. 2010년 뉴욕에서 NAMELESS Architecture를

전통적인 건축가의 행위를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이는 건축행위의 과정이 기술적인

개소한 후 서울로 사무실을 확장하였으며, 예측불허한 세상 안에 단순함의 구축을

지식에 머물지 않고 보다 넓은 사람과 관계의 풍경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은

통해 건축과 도시 그리고 문화적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미국건축가협회

땅에 서 있는 단단한 사물이지만 고정되기보다 사람, 환경, 그리고 시간에 의해 늘

뉴욕디자인어워드(AIA Honor Awards), AIA보스턴건축가협회상, 미국건축연맹 젊은건축가상, 미국건축가협회 뉴프랙티시스뉴욕(AIA NPNY),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iF 디자인어워드,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을 수상하였고, 미국건축지 《Architectural

불완전한(Imperfect), 2020

Record》로부터 세계건축을 선도할 10대 건축가 Design Vanguard Award에

완전함과 불완전함 사이에는 작은 차이가 존재한다. 완벽한 원은 주변으로부터

선정되었다.

독립되어 순수한 자기 완결성을 지닌다. 그러나 흐트러진 원은 완결성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주변과 호흡을 통해 충만함을 드러낸다. 불완전하고 비어 있기에, 완전하고 충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본문 전체 사진

이는 기본을 바탕으로 한 변화할 수 있는 상대적 가치의 유무에서 출발한다. 이미

노경 건축사진가

The Manner of The Design

변화한다. 10년 전 우리가 바라봤던 깨지기 쉬움은 이제 재해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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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elehouse 시공 과정 4-5. aelehouse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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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돌 (Stone)

현대사회에서 인공의 물질 중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되며 소비되는 콘크리트는 돌가루, 자갈, 모래, 물의 혼합물이 특정 온도와 압력에 반응하여 응고되는, 다시 말해 자연의 돌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성분과 생성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유일한 차이는 자연의 돌은 의도되지 않은 상태로 자연에서 발견되지만, 콘크리트는 의도된 형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액체의 유동성을 지닌 콘크리트의 가능성을 함축한다. 콘크리트는 액체의 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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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칸 집은 규정되지 않은 공간과 유동적 삶의 풍경을 암시한다. 주택은

사용될 수 있는, 즉 ‘의도 없는 공간No Intentional Space’이다. 건축가는

9개의 방으로 구성되며, 방과 방은 복도 없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개별 공간의 의미를 규정짓지 않고, 거주자는 자유로운 삶의 풍경을

하나의 칸은 3.6m×3.6m 정방형으로 거주의 모든 기능이 독립적으로

만들어간다.

기능할 수 있는 최소 공간이다. 물이 사용되는 화장실과 부엌을 제외한 나머지 방들은 거주자의 필요와 변화되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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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6. B갤러리 마스터플랜 9-10. aelehouse 실내


B 갤러리 (B Gallery), 2018

몇 해 전 B갤러리의 설계를 위해 강원도 깊은 산기슭을 방문하였다.

건축이 들어선다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땅의 기억을 재현하는 또

이곳의 산 언저리에 노출된 거대한 암반과 그곳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다른 바위를 얹히는 일이라 생각되었다. 이곳에 놓여질 건축의 시간

계곡의 바위들을 응시하며 문득 바위는 이 땅의 역사라고 느껴졌다.

역시 주변과 함께 느린 호흡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 계곡을 향해

오랫동안 퇴적, 변성, 융기해 이제는 지표의 힘으로 침식되고 있는

얹혀질 새로운 인공의 바위는 주변과 함께 나이 들며 자연과 함께 더디게

그들은 누구보다 긴 호흡으로 땅의 시간을 품고 있었다. 만일 이곳에

풍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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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방은 모두 1개 이상의 창을 가진다. 외벽에 면한 8개의 방은 숲을 향하는 창을 통해 각기 다른 자연을 마주한다. 중앙에 위치한 방은 원형의 천창을 통해 하늘과 10

비와 구름을 바라본다. 4면의 외부에 형성된 테라스 공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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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며 툇마루와 같은 야외 활동을 위한 터로 기능한다. 아홉칸 집은 9개의 풍경과 유동적인 삶을 담는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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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7. B갤러리 1층 평면도 8. B갤러리 단면도 11. aele house 가족의 일상 12-13. aelehouse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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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구 (Furniture)

건축이 장소의 바탕을 만드는 일이라면, 가구는 몸이 닿는 가장 작은 단위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건축과 가구는 하나의 장소를 완성하는 상호적 요소이다. 가구의 구성과 구조는 건축으로 옮겨 갈 수 있다. 동시에 건축의 개념과 사고는 가구로 옮겨 갈 수 있다. 우리가 가구를 건축으로 이해하는 이유이다. 다섯다리 의자 (A Five Legged Chair)

다섯다리 의자는 온전하지 않은 사물의 관계이다. 이 불완전한 관계는 역설적으로 온전한 것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인접하여 안정된 사물에 차이가 발생될 때 주변의 힘은 그 어긋남으로 집중된다. 그리고 작은 차이는 전체의 관계를 새롭게 형성한다. 만일 이러한 어긋남이 자연발생적 현상이 아닌 의도된 구현이라면 안정된 물리적 상태를 유지하며 사물의 힘을 집중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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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 B갤러리 21. 다섯다리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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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B갤러리 엑소노메트릭 20. B갤러리 모형 22~26. 다섯다리 의자 27. 여섯다리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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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숲 (Forest)

자라나는 숲 (Growing Forest), 2020

가끔 숲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서로 다른 나무와 식물들이 제각각

자라나는 숲은 이러한 관계로부터 시작한다. 내외부의 흐트러진

무성한 가지와 잎을 나누어 우거진 풍경을 형성한다. 표면적으로

기둥이 숲과 같은 풍경의 공간을 형성한다. 기둥 상부에는 나무 위

헝클어진 무질서함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 나름의 내재된

집인 전망공간이 펼쳐진다. 하부에 식재된 덩굴식물들은 기둥을 따라

규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무들은 그들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큰

자라나며 주변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풍경이 된다. 〈자라나는 숲〉은 과거

줄기의 마디마다 새로운 가지를 내고, 그 가지로부터 다양한 방향으로

천호대로로 단절되었던 아차산 자락이 복원되는 땅에서 새로운 자연에

잎을 내어 최대 표면적으로 빛을 받는다. 그리고 그 잎은 매끄러운

대한 가치를 경험하고 공유하는 공공의 터이다.

표면의 끝단을 위로 치켜들어 가능한 뿌리 쪽으로 빗물이 모이게 물길의 경사를 잡는다. 식물의 종류마다 잎새의 모양과 자라나는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이런 내재한 규칙이 어우러져 전체 숲의 풍경을 만든다. 전체의 무질서는 사실 부분의 질서와 체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질서와 무질서, 정돈됨과 헝클어짐은 전체와 부분의 관계처럼 사실 다르지 않은 하나의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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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트 의자 (Felt Chair)

패브릭은 평면적인 재료이다. 흔히 옷, 침구 등 인간의 신체와 맞닿는

만들어진 직물이다. 천연섬유의 유연함과 함께 얽힌 섬유질의 견고함으로

사물의 유연한 표피로 사용된다. 우리는 이 재료를 평면에서 입체로

인해 패션분야부터 산업현장에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펠트

변화시켜 직물이 갖는 이차원의 특성을 삼차원의 관점으로 해석하고자

원단을 쌓는 행위는 재료 본연의 유연함과 견고함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다. 이는 자르고, 접고, 꿰매는 천의 일반적인 사용방식이 아닌

단단한 가구로서의 구조와 기능을 충족시킨다. 그리고 겹겹이 쌓아

패브릭의 얇은 단면을 쌓아 적층 시키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올리는 단순하고 원시적인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펠트 덩어리는 마치

우리가 사용한 천연펠트는 양모에 열과 습기, 압력을 가해 섬유질이 얽혀

콘크리트 매스와 같이 중력에 반한 무거운 풍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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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자라나는 숲 개념모형 33. felt_series_sketch 34~42. felt-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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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자라나는 숲 투시도 30. 전망대 31. 시공 현장 32. 전경 43. 펠트의자가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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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의 떠오르는 건축가 01

NOMAL 조세연, 최민욱 : 일상에서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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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 2년에 걸쳐 특집 했던 ‘Emerging Architect’의 후속물로 ‘Rising Architect’ 시리즈를 선보인다. 젊은 건축가 이태현이 필드에서 만난 동세대 건축가들을 인터뷰하는 란이다. 그 첫 번째 작업으로 이번 호에는 NOMAL의 두 건축가에 대한 인터뷰와 그들의 주요 작업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최근 〈Summmoru〉와 〈Mangata〉라는 주거와 상업 프로젝트를 밀도 있게 완성한 건축가들이다. 사무소 명칭인 ‘NOMAL’이 의미하는 것처럼 평범하지만 비범한 건축을 추구한다는 그들의 건축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건축가들과의 인터뷰는 봄이 찾아오던 4월 초에 진행이 되었다. 주택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그들의 사무실은 봄바람과 따듯한 햇볕이 함께하는 공간이었다. 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한적했지만, 이들의 건축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이 도시를 온기로 가득 채우는 양했다. 분명 그들의 건축에 대한 생각이 건축과 도시 그리고 그 너머에도 전달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편집자 주)

인터뷰 일시: 2020년 4월 1일(수) 오전 10시~12시 인터뷰 장소: NOMAL HQ 참석자: 조세연 소장, 최민욱(NOMA 공동대표, 소장), 이태현(본지 편집위원, THE A LAB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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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민욱(좌), 조세연(우)


ⓦ 사무소에 대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현실적으로성수동은 너무 비싸서 옆 동네인

않은 전기선 등이 정돈되었을 때 느끼는

NOMAL은 일상 속 평범한 요소를 살짝

자양동에 위치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희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또한

틀어 새롭고 비범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마찬가지이며 공간에도 그러한 점이

열린 건축가 집단입니다. 공간을 만들고

ⓦ 사무소 이름이 의미하는 것 이외에

녹아내려 정돈에서 느껴지는 희열을

채워 나가는 다양한 작업에 흥미를 가지고

추구하는 아젠다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좋아합니다.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다른 장르와의 협업입니다. 새로운 공간이든 기존 공간이든

ⓦ 특히 재료를 사용하는 부분이나 디테일에

ⓦ 두 분은 처음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음악, 요리, 영상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하기

신경을 많이 쓴다는 인상인데, 사무소

사무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위해 고민합니다. 프로젝트마다 가능성을 늘

내부에서 보다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인가요?

처음 직접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같은

열어 두고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것들을 위해 하는 노력은

건축사무소에 다녔었고, 사무소를 다니면서

어떤 것들이 있나요?

공간에 대한 접근을 다르게 해보고 싶다는

ⓦ 그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들이 어떤 것들이

재료와 디테일은 완성도와 연계되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후

있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어떤

있습니다. 대지이든 기존에 있는 공간이든

각자의 방식으로 실무를 익힌 후 생각을

것들이 있나요?

맥락을 읽어 어떠한 재료가 어울릴지

풀어낼 기회가 생겼습니다. 우리 일상은

지금까지는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을 주로

초기에 고민하는 편입니다.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고, 그 다양한

진행했습니다. 최근 〈만가타〉라는 레스토랑의

소프트웨어적인 고민을 한다면 이 부분은

일상들을 건축/공간이라는 요소에 저희

총괄 기획을 맡아 음식을 제외한 다양한

하드웨어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인데,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싶었습니다.

요소들을 저희가 기획부터 디자인하였고,

현장 조사를 많이 하여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재료를 선정하고 재료들이 서로 간에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어우러질 수 있도록 디테일을 연구하고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협의

풀어 나갑니다. 이 과정이 잘 버무려지면

저희가 원하는 작업 자체가 너무 새로운

중에 있으며, 우리의 일상 속 동네 유휴공간

정돈된 모습들이 나오고 과정이 쌓이면 전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평범한 것도

활용과 사회적 현상에 대해 저희 시각으로

완성도를 높여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늘 일상에서 보는

분석과 제안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요소들을 살짝만 바꾸어 다른

ⓦ 현재까지 사용한 재료들 중 좋았던 것은

관점으로 바라보이는 것이 좋았습니다.

ⓦ 작업했던 프로젝트들 중에 특별히 기억에

어떤 것들이 있고, 앞으로 더 사용하고자

그래서 ‘평범하다’의 ‘NORMAL’이라는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어떤 면에서

하는 재료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단어에서 ‘R’을 들어내어 콩글리시

기억에 남나요?

되돌아 생각해보면 유난히 목재를 많이

발음인 ‘노말’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섬모루 주택〉이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목재의 기본적

‘NOMAL NOT NORMAL’이라는 문장과

남습니다. NOMAL의 첫 신축 작업이기도

물성과 따듯하고 친근한 느낌이 공간적

함께 저희만의 ‘노말’함을 제안하려 하고

하고 도시가 아닌 제주의 자연 속

성격에 잘 맞는 프로젝트가 이어졌고,

있습니다.

맥락에서 풀어나간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목재 안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고 가공에

NOMAL이 어떠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자

편리성이 있어 저희가 추구하는 일상

ⓦ 사무소가 자양동에 위치하게 된 배경이

하는지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잘 보여주는

속 살짝 뒤트는 것 등을 표현하기에

궁금합니다.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명사로서의

좋았습니다. 또한, 다루기 쉽고 가성비가

조세연 소장이 뉴욕 생활을 끝내고 서울에

공간보다는 건축주가 무엇을 하고자

좋은 재료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동안은

돌아와 자양동 옆 동네인 성수동에

하는지를 동사로 파악하여 타인이 보기에는

새로 나온 재료보다는 기존에 쉽게 보는

살았는데 몇년간 동네가 변화해 나가는

경계도 없고 애매모호해 보일 수 있으나

재료를 조금 다른 환경에 사용하거나 다른

과정을 상당히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건축주가 활용하려고 하는 용도에는

방식으로 적용해 보려 합니다. 최근에는

도시적으로나 건축적으로 매력 있는

명확하게 맞춤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유리블록과 다양한 금속재들에

지역이었습니다. 그 흐름이 성수동을 넘어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너무 고생을 많이

대해 살펴보고 적용가능성을 얘기해보고

자양동까지 변화하는 것이 읽혀졌고,

했던 프로젝트라서 머리와 가슴 깊이 남는

있습니다.

사무실이 본격적으로 필요하게 될 시점에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동네를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동네가

Rising Architect

막 〈섬모루 주택〉이 완공되었습니다. 현재는 ⓦ 사무소 명칭 ‘NOMAL’이 특별합니다.

ⓦ 프로젝트들을 보면 건축, 인테리어, 가구,

형성된 흐름도 흥미로웠고, 건물들도 어떻게

ⓦ NOMAL의 프로젝트들을 보면

시각디자인, 브랜딩 등의 작업을 한 것으로

보면 우리나라 도시 주거의 한 형식처럼

미니멀하면서 잘 정돈된 건축을 만든다는

보여지는데, 이 작업들이 연결되는 지점들이

된 적벽돌 집이 다채로운 형태로 많은 것도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특성은 어디서부터

있는지요?

흥미로웠습니다. 동네와 일상을 살펴볼

기인한 것인가요?

그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질 때 좋은 공간이

내용도 다채로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맞지 않는 퍼즐이나 정리되지

되고 이야기가 풍부한 장소가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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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MORU 섬 ‘ 모루’ 주택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다. 파도에 부딪히는 현무암으로 덮인 해안을 따라오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오면 바람에 흔들리는 풀로 덮인 작고 거친 언덕이 있고 그 바로 앞, 대지가 자리한다. 북동측으로 산방산이 잘 보이며 남측에 거친 언덕을 마주한다. 방문 전 지도를 보고 바다와 산방산이 주인공이 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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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알았는데 가장 가까운 곳에 홀로 있는 작고 거친 언덕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설계 시작 전, 땅과 마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건축주께 양해를 구하고 대지에서 캠핑하며 자료를 모으고 느껴보았다. 이 대지에서 자연은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하나가 되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건축을 할 경우 이 자연을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이 되었다. 밤늦게까지 직접 관찰하여 고민한 결과 밖에서 느끼는 자연의 오케스트라를 집으로 들어왔을 때 독주처럼 나누어 감상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언덕, 하늘, 노을, 풀, 바다, 산방산으로 나누어 계획하기로 하였다. 건축주의 요구 조건은 ‘두 가족이 지낼 수 있는 집, 큰 통창을 통한 풍경, 그리고 쾌적하고 최대한 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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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이었다. 두 가족이 방문하였을 땐 따로 사용할 수 있지만, 평상시엔 의뢰를 맡긴 건축주가 주로 혼자 작업을 하며 사용할 계획이었다. 화가인 건축주는 작업을 위해 열린 공간이 필요했고, 집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미술관에서 경험했던 공간을 원했다. 하지만 막상 설계 초기 건축주가 원하는 세부 내용을 평면에 담다 보니 지금 거주하는 아파트 평면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거실이나 침실 등의 명사를 떠올리면 익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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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떠올리기 쉽다 보니, 건축주께 명사 대신 읽다, 자다 등의 동사로 요청하였고, 받은 동사를 정리하여 평면을 구성하니 건축주에게 더 적합하고 만족하는 평면이 나왔다. 이는 ‘예배당’이라는 단어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와 ‘기도하다’ 에서 떠오르는 공간이 다를 수 있는 점을 활용한 것이었다. 이러한 요소를 7

활용하여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찾고자 하였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집의 평면은 사실 조금 색다르다. 집을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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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거친 언덕을 향하여 가로로 긴 통창을,

건축개요

한쪽은 높은 하늘과 노을을 볼 수 있도록 세로로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용적률 : 29.25%

대지면적 : 332㎡

규모 : 1층

연면적 : 97.11㎡

설계 : NOMAL(조세연, 최민욱)

건폐율 : 29.25%

시공 : 트러스트 건설(완공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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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 더 가든

높은 통창을 배치하였다. 약 100㎡(약 30평) 규모의 집을 쾌적한 열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과 창고를 제외한 모든 벽을 없앴다.

2. summmoru 석경 Ⓒ노경 3. summmoru 야경 Ⓒ노경 4. summmoru 전경 Ⓒ노경 5. summmoru 차경 Ⓒ노경 6~7. summmoru 실내 Ⓒ노경


생각합니다. 좋은 쌀밥만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했습니다. 사실 건축 전시 같은 것을 가

좋은 반찬도 함께 제안하여 한끼 식사를

보아도 이해가 잘 안 되거나 대중과 공감하기

하지만 실은 구분할 수 있도록 바닥과 천장의

온전히 제안하는 방식으로 하여금 조금 더

어려운 전시들도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높낮이를 활용하였다. ‘침실-1’과 스 ‘ 튜디오’는

풍부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그러다보니 전시를 통해 전달하려는 철학이

천정의 높낮이로 구분하였으며, ‘거실’과 ‘침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다른 장르에서는 뻔할 수도

아닌 친구들과 일상에서 밤새우며 웃고

2’는 한 단 낮은 복도를 사이에 둠으로써 공간을

있는 요소들이 건축에서는 새로워서 영감을

떠들던 우리끼리의 건축 이야기를 공유하고

구분하였다. 복도는 두 개의 공간과 주 출입구를

많이 받는 편입니다.

싶었습니다. 건축이라는 장르는 대중과 별로 공감을 만들어 내지 못해서 건축가로서는

연계하여 기능을 부여했다. ‘침실-2’는 건축주의 주 침실로서 루버를 활용하여 일정 부분 가려주되

ⓦ 최근 사회연결망 매체(인스타, 유튜브

안타까운 일들도 많이 벌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열려 있는 쾌적함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등)를 잘 사용한다고 생각됩니다. 건축가에게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는 저희가 할 수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기 위하여 중심선을

미디어는 어떤 의미이고, 이것들이 실제 잘

있는 가장 작으면서도 확실한 소통이라고

따라 외부 계단을 배치하고 계단 하부는 창고로

사용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생각되었습니다. 덕분에 요즘 인스타그램을

계획하였다. 두 공간은 완전히 막지 않고 중앙에

지인들 중 대부분이 건축가가 정확히 무슨

보고 찾아오는 지인이나 클라이언트로부터

욕조를 배치하여 구분하고 거친 언덕 쪽을 향한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건축가 또는 어떤 공간이 좋더라’, 라는

프레임이 되도록 하였다. 욕조 공간은 필요에

좋아하는 건축가를 한 명도 제대로 떠올리지

말을 들으면 꽤 신이 납니다.

따라 미닫이문을 여닫음으로써 공간 구획이 가능하다. 욕조에 누워 한쪽 문을 열면 가로로 긴 통창을 통해 거친 언덕이 보이고 반대편 문을 열면 눈높이에 위치한 낮은 띠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보기도 하며 양쪽 문을 닫으면 누워서 천창을 통해 하늘을 오롯이 볼 수 있다. 욕조의 문을 여닫음으로써 이 집이 하나였다가 두 개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각 공간에는 개별 화장실이 있고 공동의 문을 사용하거나 개별의 문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가로로 긴 통창 너머 비, 바람 그리고 태양으로 보호하기 위해 집의 일부를 밀어 넣는 방식을 통해 처마와 데크를 계획하고 외부에서도 비를 피하면서도 거친 언덕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옥상으로 가는 외부 계단은 집을 나와 열린 공간을 지난 뒤 좁고 높은 벽이 양 옆에 있는 계단을 통해 온전히 하늘만을 보며 오르게 된다. 옥상에 오르면 펼쳐진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거친 언덕을 높은 시선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주변 건물들로 인해 가려졌던 북측 앞 바다가 비로소 보이게 되며 건축을 통한 의도적인 자연의 독주를 다시 한 번 통합적인 오케스트라로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거친 언덕과 집은 조금 더 가깝게 연결될 수 있도록 기존에 언덕과 경계로 쌓여 있던 담을 다듬고, 조경을 통해 거친 언덕과 집이 잘 어우러질 수 있고 제주의 특성을 보다 더 살려낼 수 있도록 다듬었다. 종종 이곳에는 길고양이들이 와서 산책하거나 잠을 자고는 하는데, 집안에 앉아 큰 창으로 이 광경을 볼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 거친 언덕이 집의 주인공이 되어 제주 방언으로 언덕을 뜻하는 모루라는 단어를 섬에 붙여 주택의 이름을 섬 ‘ 모루‘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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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summmoru 외벽 Ⓒ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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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개요 대지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2길 40-5 용도: 일반음식점 연면적: 68.82㎡ 규모: 지상1층 설계 및 기획: NOMAL 시공: 구파트너 가구: NOMAL x General Gray 조경: 조경상회 x 그린부라더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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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mångata 실내 Ⓒ최용준 14. mångata 안마당 Ⓒ최용준


MÅNGATA

ⓦ 클라이언트를 위해 영상을 만든 것을

어떠한 일을 해드리는지 알고 앞으로의 소통이

보았습니다. NOMAL에게 클라이언트는 어떤

조금 더 쉬워질 것 같았습니다.

스칸디나비안 레스토랑 〈만가타〉(스웨덴어로

의미이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식 중 특별한

클라이언트가 저희에게 의뢰하는 것은

어두운 밤에 달이 강 수면에 떠오르는 모습)는

부분들이 있나요?

무엇이든 소중한 것일 겁니다. 소중한 첫

서울 북촌 내 한옥에 자리한다. ‘만가타’ 오너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건축가가 건물을

주택일 수도, 생애 첫 영업장일 수도, 투자일

쉐프의 음식은 거침 속의 부드러움이 공존하며,

설계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 일이 정확히

수 있습니다. 거기엔 클라이언트의 금전적인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공간은 오너 쉐프 음식의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투자와 이야기가 담깁니다. 그렇기에 아주

특징과 북유럽의 차가운 밤공기 안의 따듯함 같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그냥 그림 몇 장 공짜로

사소한 일이라도 소중하고 가치 있게 다루려

상반되는 요소를 공존하고자 하였다.

그려 달라는 분들도 계셨고 현재도 어떻게

하고, 무엇보다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많이

북촌의 왁자지껄한 도로에서 한옥마을 안으로

설계가 진행이 되는지 모르는 클라이언트를

듣고 소통하고 제안하는 것을 중요하게

들어와 조용한 골목을 따라오면 기존 건물의 갈색

자주 접합니다. 설계 과정을 이해한다면 저희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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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벽과 파란 '만가타'의 사이니지 그리고 묵직한 검은 철문이 보인다. 철문을 밀고 들어오면 검은 철판과 흰 타일로 구성된 작고 낮은 주 출입구 공간을 만나고 이어서 하늘이 열린 안마당이 보인다. 사면이 둘러싸인 안마당은 하늘과 거칠지만 정돈된 조경으로 구성하여 도심 속에서 색다른 공간을 제공한다. 안마당을 지나 레스토랑 내부가 바로 보이지는 않도록 한 회색 철문을 열면 비로소 내부 홀로 들어오게 된다. 내부 공간은 크게 3개로 나누어 주방과 두 개의 홀 그리고 모서리 공간에 '만가타'의 상징공간으로 곡선으로 된 반원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홀에서는 안마당을 바라볼 수 있고 반원 공간은 '만가타'의 상징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가구는 가장 순수한 기본 형태로 제작하여 공간과 어우러지도록 하였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기 위하여, 기존 한옥의 요소를 보존하되 공간과 재료 선정은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회벽, 전통 벽지를 대신하여 노출 콘크리트 벽면으로 마감하고 바닥은 테라조로 마감하였다. 더불어 내부 벽 일정 높이에 철제 처마를 만들고 간접조명을 계획하여 보존된 한옥 목구조 천정을 돋보이게 하였다. 차가운 물성의 재료들이지만 조명의 조도와 색온도를 계획하여 따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보존된 한옥의 요소와 추가된 요소, 재료와 재료 사이, 햇살과 조명, 직선과 곡선 등의 상반된 점에 공존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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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래픽 회사 VA와 함께 만든 NOMAL VI 16. mångata 디테일 Ⓒ최용준 17. mångata 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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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개요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광진구 자양동 대지면적 : 83.4㎡ 연면적 : 139.59㎡ 건폐율 : 58.49% 용적률 : 105.83% 규모 : 지하1층, 지상2층 설계 : NOMAL (조세연, 최민욱) 시공 : 파크 인테리어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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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 NOMAL HQ 실내 21. NOMAL HQ 전경


NOMAL HQ

저희는 제안을 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쪽은

쉐프chef님과 일종의 협업 작업으로 맛있는

클라이언트입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것도

음식을 먹으며 공간을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자양동에 지은 지 30년 된 빨간 벽돌집을

클라이언트가 생각하는 것도 무조건 좋은

이벤트였습니다. 다른 장르와 협업하여

리노베이션하였다. 건물 내부를 고쳐 주거와 업무

해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서로 간의 합이

공간이라는 곳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시설을 함께 사용하고자 하였다. 외부는 창과 난간

잘 맞고 소통이 잘 되어야 좋은 결과물이

해보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는데 막상 이벤트

등의 최소한의 수선으로 외관을 정리하였다. 기존

나온다고 생각하여 가능한 쉽고 이해하기 쉽게

자체는 기획과는 다르게 많은 분들이 평소에

외부계단을 활용하고 별도의 내부계단은 신설하지

접근하려 합니다.

건축가에게 묻고 싶었던 점들이나 궁금했던 점들을 소통하는 Q&A 이벤트로 조금

않았다. 기존 면적과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필요로 하는 용도에 맞게

ⓦ 종종 사무소에서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바뀌었습니다. 기획과는 달랐지만 평소에 많은

하기 위해 고민하였다. 기존 건물 1층은 남쪽 도로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사무소 운영과

분들이 궁금하셨던 내용을 직접적으로 들을

면으로 출입문 2개소만 있었고 2층에는 출입문과

연장해서 많은 도움이 되는지요?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창이 있었다. 이 특징을 이용하여 1층에는 사적인 공간으로 계획하고 2층은 공적인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두 개 유닛으로 분리하여 사용하던 1층을 하나로 합치고 기존 출입문 1개소를 제거하여 빛을 받아들이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반투명 고정창으로 교체하였다. 지상층의 경우 층당 약 35㎡(약 10평) 남짓 되는 면적에 주거와 업무 용도를 모두 만족하기 위해 2층은 보다 개방적으로 계획하였다. 2층 테이블이 있는 공간의 경우 평일 낮에는 미팅과 업무 공간으로 쓰이고 그 외의 시간에는 식사하고 차도 마시며 책을 읽는 공간으로 쓰인다. 이런 방식으로 용도와 실 경계를 허물어 쓰이고자 하는 용도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였다. 그 경계를 허물기 위하여 전층 화장실을 제외하고 문을 설치하지 않았다. 다만 재료의 변화를 주어 모호한 경계만 만들었다. 모호한 경계는 좁은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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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NOMAL HQ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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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mångata 다이어그램 24. kizuna 다이어그램 25. 숨터 다이어그램 26. NOMAL HQ 다이어그램 27. summmoru 다이어그램


앞으로 이런 일들은 계속 고민해보고 도전하려

받습니다.

합니다.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본문 전체 사진 : 노경, 최용준(표기 외 NOMAL)

ⓦ 앞으로 더 작업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자료 제공 : NOMAL

ⓦ 건축수련 과정이 궁금해지네요. 사무소를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시작하기 전에는 어떻게 건축을 해왔는지요?

NOMAL로서 아직은 못해 본 작업이 훨씬

조 :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많아서 한정적인 분야보다 열린 자세로 임하려

조세연 Parsons school of design 건축과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시골 언덕에 파빌리온을

합니다.

졸업하고 studio a+i New York과 와이즈 건축에서 실무를 익혔다. NOMAL을 설립,

만들기도 하였고 브루클린에서는 직접 사는 로프트를 설계하고 시공하여 친구들과 모여

ⓦ NOMAL의 건축가로서 앞으로 되고자 하는

일상 속에서 사람과 공간이 접하는 요소들을

살기도 하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건축사무소를

건축가의 상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기획하고 채워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다니면서 실무를 하고 경험을 쌓았습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닌, 일상에서 공감하고 즐길

바탕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

최 : 저는 조금 반대인데 직접 만들기보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건축가. 최민욱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컴퓨터 작업이나 드로잉 등을 통한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도시적인 스케일에

ⓦ 오늘의 대화, 감사합니다.

와이즈건축과 터미널7아키텍츠에서 실무를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 프로젝트를 많이

익혔다. NOMAL을 설립, 도시와 사회적 현상에

진행했습니다. 그러다가 해가 갈수록 작은

관심을 두고 일상 속에서 건축과 공간의 가치에

스케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건축사무소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

다니면서 직접 만들어지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외국에서도 수학한 경험이 있으신데, 한국에서 사무소를 하면서 더 반영하고자 하는 한국적인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한국에 와서 공예나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는 있지만 설계에 적극 의도하고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적인 것을 이야기할 만큼 오래 살거나 깊이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이해하여 설계에 반영해 나가려 합니다. 작업이 한국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기에 주변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요소들로 반영되지 않나 싶습니다. ⓦ 건축 작업을 함에 있어서 영감 받는 것들이 있는지요? 또는 영향을 크게 준 건축이나 건축가가 있는지요? 조 : 고등학교 시절 유도선수를 하다가 루이스 칸의 〈솔크연구소〉를 보고 나서 진로를 완전히 전향했지만 막상 건축공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좋아하는 건축가가 너무 많아져서 한 명을 고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요즘 들어서는 건축 말고 다른 장르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요즘에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들어 내는 영화 속 미장센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최 : 도시나 일상, 사회적 현상 등 주변에 흔히 있는 것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을 통해서 경험한 것도 영향을 28

28. general gray와 함께 만든 의자 Ⓒ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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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코퍼레이트 아키텍트Corporate Architect 04

정림건축 JUNGLIM Architecture 디자인프린시펄 & 디자인파트너

<시즌2>를 시작하며 본지는 기업형 건축사무소의 디자인 향방을 총괄하는 각사의 디자인 총괄design principal 건축가를 집중 조명하는 특집 지면을 연재한다. 국내 굴지의 대형 건축설계조직은 5백~1천 명을 웃도는 구성원들의 집합체로서 개인의 성향은 기업의 철학, 목표, 비전 등으로 불리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유연하지 못하다는 인식하에 시장에서의 중대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종종 화제의 바깥으로 내몰리기 일쑤였다. 따라서 그 중심에서 맹활약하는 디자인 기반 건축가들의 존재감을 떠올리는 데에는 더더욱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대형 조직은 국내외 건축설계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기간산업으로서 건축의 선진화된 위상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저들 코퍼레이트 아키텍트Corporate Architect에 시선을 맞추고, 그 세계의 중심에서 각사의 디자인을 리드하는 건축가들을 소개한다. 더하여 이 특집으로 말미암아 한국건축의 계층과 세대, 업역에 걸쳐 있는 오래 된 갈등 구조를 풀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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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디자인파트너Design Partner와 디자인리뷰Design Review 정림건축 설계조직은 본부제를 중심으로 한다. 그리고 40명 내외로 구성된 설계본부 조직단위에는 각 1~2명의 디자인파트너(DP)가 있다. 2015년 시작된 DP제를 통해 담당 DP들은 현재 본부 내 주요 디자인을 담당하고 프로젝트별 디자이너를 선임하는 등 부서의 디자인 책임자와 리더의 역할을 맡는 동시에, 부서의 운영과 정책결정에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리뷰를 주관하여 디자인 이슈와 발전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소통과 논의의 장을 이끌고 있다. 디자인리뷰는 정림건축만이 갖고 있는 수평적 디자인 의사결정과정을 보여준다. 수직적인 조직체계에 의한 결정방식이 아닌 팀원 모두의 참여를 통한 소통과 열정적인 크리틱 문화를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해법을 찾고자하는 방식이다. 십수년간 조금씩 다듬어지고 변화되어, 이제는 정림의 설계 진행과정에서 많은 생각들이 전개되고 공유되고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본문 전체 자료제공: 정림건축)

(좌->우) 백의현, 이명진, 기현철, 이호, 정관택(뒷줄), 김용만, 배문기, 김경훈, 오영재(뒷줄), 김영훈, 박재완(뒷줄), 김동관, 이인원(뒷줄), 벽면 액자 안 사진은 설립자 김정철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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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Kim Kyunghoon KIA DESIGN PRINCIPAL / DESIGN PARTNER HOON.GROUP 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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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후, ㈜건원국제건축을 거쳐 현재 정림건축의 Design Principal/디자인그룹장으로 있다. 다양한 시설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다양한 스케일의 건축 작업 스펙트럼을 가지고 정림의 철학과 중심가치에 기반한 건강한 공간 환경과 건축물을 만드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 2020년 ASIA DESIGN PRIZE GOLD WINNER Prize, 2019년 K-DESIGN AWARD GOLD WINNER Prize, 한국건축문화대상(2018,2011,2006) 외 대한민국토목건축기술대상(2009), 대한민국생태환경건축대상(2019,2018), 한국리모델링건축대상(2019), 경기도건축문화상(2018,2016,2009), BIM Design Awards(2019,2011) 등 여러 건축상을 수상했으며, 주요 작품으로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 CJ 더 센터, La-cubo, SFC OLED 연구소, 더케이서울호텔 컨벤션센터,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이랜드 천안 통합물류센터,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법원기록보존소 및 IDC 등이 있다. 숭실대, 홍익대학교 외래교수와 경기도 건축문화상 심사위원, 대학건축학회 학생기자위원회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한국건축가협회 정회원KIA, 대한건축학회AIK,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KICA 정회원, 한국건축정책학회APAK 정회원, 한국도시설계학회UDIK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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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경훈


건축에 대한 생각의 편린들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고, 이후로는 다수의

건물들이 적지 않다. 건축에서 프로그램이란

부모님의 영향으로 음악과 건축이 공존하는

복합시설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었다. 두 번째

단순히 정보와 기능에 관한 것만이 아니며

집안환경에서 자라나 유년시절부터 음악이

건축인생을 살고 있는 정림건축에서 어느덧

땅, 사람과 물리적 환경, 인문학적 배경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던 열여덟 살, 하지만

15년이 되는 지금, 현재는 다양한 스케일의

그리고 사회를 포함한 그 시대와 항상 밀접한

당시 급변한 사회 상황과 배움의 형편, 미래에

건축작업을 병행하면서 학회 활동 및 예술

관계를 갖는 정보들의 집합체이다. 현대사회는

대한 예측불가능들에 의해 그 꿈을 뒤로 하고

분야와도 협업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를

Space Branding

건축에 입문했지만 학부 시절 초반은 음악에

스페이스브랜딩

대한 미련들과 앞으로 어떤 건축을 하고자

건축작업을 하고 있다.

에 관심을 가지고

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고민들의 연속이었다.

건축에 담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공간적이고 건축적인 관계로 구체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상상하지

건축철학

프로그램은 건축가에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못했다. 음악의 길을 접고 타의적 상황을 따른

내가 생각하는 건축은 세상에 없는 그

처음에 부여된 프로그램에 의해 지배되는

내가 음악이 아닌, 건축에서 인생의 오아시스를

무엇들을 만들어내는 창조가 아니라 우리가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공간의 프로그램은

발견하게 되리라는 것을. 군 제대 후 교수님의

이미 가지고 있는 것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바뀌어 갈 수도 있고, 서로의 프로그램이

배려로 서양건축사 연구실 학부 연구생으로

관계성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러한 관계성은

반전이 될 수도 있다. 프로그램이 건축 전반에

있게 되었고, 교수님의 여러 연구를 도우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세상과 그 이전과

깔려있는 제한이자 전제가 될 수 있지만 오히려

건축역사뿐만 아니라 예술사 전반에 대한

미래, 그리고 건축물이 들어설 땅과 그곳에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이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건축가는

사는 사람들, 이 모두를 이어주고 “더불어

해석에서 새로운 건축의 유형이 나올 수 있다고

건축물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남겨야

함께” 해주는 것이다. 건축은 대중들이

생각한다.

한다.”는 르 코르뷔지에의 말처럼, 이후 나는

직간접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고 건축물에

대학원에 진학을 하였고 건축적 탐구를 통해서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지속적으로 받는다.

여러 거장 건축가들의 건축물에 대한 좁은

건축에 지름길은 없다. 그래서 온전한 건축가가

디자인

이해를 넘어 그들의 건축이론과 건축사고의

되기 위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인 것

그동안 진행했던 여러 건축 작업에서의 공간

배경, 인간적인 내면의 모습과 삶에 매력을

같기도 하다. 그렇기에 건축을 함에 있어

구성은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의 새로운 해석과

느끼고 어떤 건축가가 되고 싶고 어떤 건축을

꾸준히 끊임없이 겸비한 자세로 탐구해 나가는

조직Organization을 통해서 독자적인 공간구조를

해야 하는지 막연한 고민에 대한 질문의 답을

것이 중요하다. 건축가는 시간의 흔적과 장소의

정립하려고 시도하였다. 여기서 공간구조는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공부를 마치고

기억이 존재하는 땅과 그 공간에 인문학적

공간과 그 사이의 관계나 내부와 외부의 관계,

IMF시절 중규모 설계사무소에서 첫 실무를

통찰로 경험을 불어넣어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주체와 객체와의 관계 같은 물리적인 관계뿐만

시작하게 되었는데 당시 공동주택 프로젝트가

흐리고 다양한 문화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아니라 이면에 내재된 더 깊은 지각적, 심리적

주류를 이루었지만 나는 주로 일반 건축

담아내는 역할자이다. 또한, 감성적인 소통을

현상을 표현하는 공간분위기를 다루며, 동선의

프로젝트와 국내외 현상설계를 담당하게

기반으로 한 고유의 건축언어를 통해 강력한

유형과 구조의 상호관계성을 바탕으로 대안을

되었다. 운 좋게도 저연차 때부터 직접

관계를 맺어주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만들고 구체화한다. 공간 구성의 기본적인

프로젝트 디자이너 역할을 할 수 있는 쉽지

한다고 생각한다. 바램은 사람에 대한 배려와

접근 방법은 프로그램의 조직에 따라 수직적

않은 기회가 주어졌고, 나는 다양한 시설의

존중을 담아내고 사람들이 단순한 교감을 넘어

또는 평면적 관계에 중점을 두고 공간구조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실험적 시도와

마음과 영혼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건축을

구성한다. 공간구조와 상호관계성을 가지는

현실적인 교훈을 얻게 되었다. 또한 조직설계와

하고 싶다.

동선은 공간 구성방법에서 프로그램 조직

공간 구성 : 공간구조와 동선, 구조의 상호 관계성

배열과의 관계를 나타내고 동선의 유형에

아틀리에 작업방식이 혼재되어 있는 업무환경 특성으로 현상설계부터 실시설계, 준공에

건축 어휘

따라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하나의 연속된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경험할

프로그램 : 새로운 해석을 통한 건축의 새로운

경로로 사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동선의 유형을

수 있었고, 이렇게 중대형 프로젝트를 다수

유형 만들기

별도로 설정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마치

진행하면서 건축가로서 역량을 키우는 계기가

나는 건축작업에서 프로그램을 디자인 과정의

미로처럼 자유로운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었다. 2000년 중반 국내에도 경제성장에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방법으로써

하기도 한다. 이 모든 유형은 내부와 외부의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건축분야에도

사용한다. 프로그램은 모든 건축이 담고

공간의 다양한 경험을 유발시키고 다양한

시설의 다양화와 용도의 복합화가 시작될 무렵,

있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행위를 담아낼 수 있다. 구조는 물리적인 구조

대형복합시설 프로젝트를 해외설계회사와

프로그램을 특정 용도의 건물을 설계하기

시스템을 말하며 프로그램의 개념을 구현하는

함께 진행하게 되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보 또는 건축주가

수단으로 접근한다. 일반적인 구조 시스템은

나는 대형복합공간의 잠재성에 매료되었다.

제시하는 요구사항 정도, 단순히 세부기능들의

중력에 순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초기

이를 계기로 U.E.C(Urban Entertainment

목록정도로 한정시켜 생각하기 때문에

계획 단계부터 구조분야 파트너와 협력하여

Center)의 건축계획 특성 및 공간구성

공간형태의 근원을 기능으로 축소하는

공간구조를 실현할 수 있는 구조 시스템을

원리에 대한 메커니즘을 연구하여 학회에

한정적인 어휘로 다양성을 배제한 획일적인

만들어 공간 구성에 반영한다. 이는 때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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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4

88

2. 성북구청 신청사 3.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청 4.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중력적인 형태의 결과로 나오기도 하고 구조와

업무공간에서 다양한 사회적 접촉의 기회를

내부 구조시스템과 공간을 구분하는 장식,

비구조 간의 위계를 지우고 각각 균일한 기능과

제공하는 공공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고,

벽 간의 위계를 지우고 각각 균일한 기능과

공간적 특성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현상설계를 통해서 다양한 기능의

특성을 부여하여 사람보다 작품이 주체가

복합공간으로 구성되는 탈업무공간으로

되도록 하였다. 감각의 경로를 개념으로 한

공간을 기억하는 방식 : 건축적 경험, 감성적 사고,

변화하는 양상들이 나타났다. 복합시설로서

동선은 층 구분 없이 이어지는 경사로와

장소성

지자체 청사 1세대격인 〈성북구청 신청사〉는

계단에 의해 연속적으로 매개되고 중앙부

음악을 들을 때 전율을 느끼고 감동을

그라운드 레벨에 오픈스페이스를 최대한

천창을 계획하여 감성적 공간 분위기를

받듯이 건축도 사람들은 오감을 통한

확보하여 좁은 대지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적

연출하려고 하였다. 오브제를 모티브로 한

공감각적 체험으로 공간에 매료되고 그

관계를 연결하고 업무와 공공, 외부와 내부

매스형태와 외관은 작가와 콜라보 작업을

공간을 기억한다. 건축에서 공간이란 사람이

프로그램을 이용시간별 조닝으로 수직적

통하여 작품을 그대로 건축 재료로 적용하여

반드시 직접 경험되어져야 이해할 수 있는

관계의 적층된 공간구조를 만들었다. 평면을

네이밍답게 아이덴티티를 가지도록 하였다.

장소이기 때문에 건축적 경험에 있어서 감각의

분할하는 과감하게 적용된 아트리움은 내부

〈법원기록보존소 및 데이터센터〉는 고전적

측면들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간 분위기는

환경의 질을 높이고 이를 따라 순환되는

아날로그 데이터 기록물과 확장성을 가진

사람이 적극적으로 감정반응을 할 수 있도록

동선의 연속된 경로는 다양한 경험을

무형의 디지털 데이터의 두 가지 기능을

건축적 환경을 만드는 작업이며 가장 중요한

만들어 주며 지역적 요소인 성벽과 성북천을

중심으로 5단계의 보안영역으로 구분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적 요소(재료,

모티브로 대비되는 물성을 재료로 계획한

특성을 프로그램화하면서 평면적 관계에

물성, 형태, 빛, 온도, 소리, 색깔 등)와 심리적

외관은 장소성을 더했다. 〈춘천지방법원

중점을 두고 확장성이 가능한 행위의

요소(공간 인지행태)를 가지고 연출된 물리적

강릉지원청사〉는 기존 법원이 가지고 있는

최대치를 수용하도록 동선체계를 구성하고,

공간은 사람과 대상이 상호소통을 할 때

귄위적 이미지, 좌우대칭 평면 구성, 복잡한

중앙부 보이드 공간은 폐쇄적인 단일 매스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비물리적인

기능주의 동선과 다이어그램으로 구성되어

내부의 시각적 환경을 제공한다. 이외 일반

공간으로 변화한다. 미장센적인 감성적 건축

있는 프로그램을 두 개의 중심공간구조를

건축 프로젝트에서도 같은 주제를 가지고

공간은 이는 또 하나의 장소성이며 사람들에게

삽입하여 새로운 공간구조를 제안하였다.

건축작업을 진행하였다. 〈SFC 오창 OLED

기억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외부중심공간은 민원공간의 평면적 관계를

연구소〉는 R&D와 생산, 운영 및 복지의

열린 공간구조로 재구성하고, 법정공간의

네 가지 다른 기능을 사용자 중심으로

건축 작업들 : 다양한 시도와 실험 그리고

경우에는 내부중심공간을 중심으로 명확한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중앙부 보이드 공간을

구현과정

공간분리와 동선체계를 만들었다. 이러한

설정하여 보안영역을 구분하고 회유 동선을

건축 어휘로 제시한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공간구조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비대칭

통해 접근하는 수직적 관계의 공간구조를

진행했던 건축 작업들 중 현상설계 당선작으로

매스를 이용해서 조형미와 지역성의 미를

만들어 이후 평면적인 확장성을 고려하였다.

준공까지 진행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살렸다. 특히 법원에서 외부공간의 도입으로

앞서 언급한 데이터센터의 보이드 공간이

소개하려고 한다. 현상설계 프로젝트가 가지는

프로그램의 재구성과 공간 분할은 실험적인

시각적이라면 연구소의 보이드 공간은 사용의

매력은 새로운 디자인 의도와 공간 구성

시도였지만 전형적인 틀을 깨고 적지 않은

공간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 나는 보이드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공모

충격을 주었고 이후 법원 공간구성의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는데 어떻게

취지에 부합해서 당선이 되는 경우에는 실제

패러다임을 보여주었다. 〈클레이아크 김해

사용하느냐에 따라 솔리드한 공간을 정의하기

준공 후에 프로젝트 진행과정은 많은 의미를

미술관〉은 공공 미술관 성격이 가지는

때문이다. 보이드 공간은 단순히 비워진 공간이

가진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사회제도의

프로그램을 원형의 중심성과 확장성을

아니라 다른 채움으로 사용할 건축적 장치가

변화에 따라 공공 프로젝트는 행정 중심의

가지는 평면적 관계의 공간구조로 만들고

된다. 기존 본관의 호텔동과 연결되어 있는

5

5. 더케이호텔서울 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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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

8

90

6. 법원기록보존소 및 데이터센터(DC) 7. SFC OLED연구소 8. 라베니체 마치에비뉴


부속 동(스포츠센터)을 철거하고 컨벤션기능을

건축철학과 생각을 담은 건축작업들을

때로는 어드바이저이자 PD의 조력자로서

삽입하는 〈더케이호텔서울 컨벤션센터〉는

언급했지만, 지금의 나는 정림건축의

건축작업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각기 다른 기능을 단순하게 3개의 레벨로

디자인프린시펄로서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의

디자인리뷰를 주관하며 디자인 이슈와 발전

적층하고 20m높이의 콘코스 공간으로

철학과 핵심가치를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소통과 논의의 장을

프로그램과 동선을 입체적으로 연결하였다.

정림의 디자인 정체성을 고민한다. 우리는

이끈다.

〈라꾸보〉는 1,000㎡의 제한된 작은 상업시설로

조직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조직설계에서

연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교차하는 두 개의

팀워크는 가장 중요하며 디자인역량의

비전 : 더불어 함께 100년

“ㄷ”자 형태의 15m의 캔틸레버구조시스템을

큰 부분을 차지한다. ‘디자인리뷰’제도는

정림은 건강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적용하여 반중력적인 형태로 공간을

정림의 오래된 고유한 디자인 소통방식이자

사람과 신뢰를 중심으로 하는 건축철학은

구성하였다. 서로 엇갈리면서 만들어내는

출발점이고 곧 전략이 된다. 수평적 디자인

모든 구성원들의 건축작업에 중심을 잡아주는

공간구조는 다양한 내외부 공간들을 만들고

의사결정과정으로 팀원 모두의 참여를 통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공동의 철학 안에서

수직동선으로 연결되는 연속적 경로를 통해

소통과 열정적인 크리틱 문화를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존중하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다양한 뷰VIEW를

창의적이고 다양한 해법을 찾고자 하는

다양한 시각을 건축에 담고자 한다. 그

Goal

보여주려고 하였다. 최근에 진행한 〈라베니체

방식이다. 팀의 목표와 디자인 목표

마치에비뉴〉는 1.6km의 인공 수로를 활용하여

설정하고, 팀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실현할

후배 디자이너들을 격려하고 성장하게 돕고,

13개 블록을 긴 선형의 테마형 상업시설을

수 기회가 주어지며 함께 능동적으로

창조적이며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구현하는 프로젝트로 도시적 스케일 관점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무엇인지에 대해 늘 생각한다. 회사에 오랫동안

외부공간과의 상호관계를 구축하면서 연속적인

수평적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팀원들 간의

함께한 동료, 선배들이 많고 지속가능한 시스템

이벤트 구조를 가지는 프로그램 조직에 중점을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열띤 토론을 통해

내에서 후배들이 좋은 경험을 하며 함께

두었다. 각 공간과 파사드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문제해결 방식을 논의하고 이는 서로에게

성장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53년의 시간을

재료를 통일시켜 다이내믹한 시각적 정보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한다. 프로젝트마다

지나고 있는 정림건축은 현재 진행형이다.

제공하고 다양한 동선을 만들어 각 블록의

프로젝트디자이너(PD)가 디자인 리딩을 하는

앞으로도 우리는 건축계와 사회로 열린

절점에 외부 조경공간이나 휴게공간을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팀원들의 공동의

건강한 건축문화집단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계획하여 이를 내부공간으로 입체적으로

가치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창의적인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 나아갈 것이며 우리가

연결해 가로를 활성화하려고 하였다. 특히 모든

디자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다양한 배경의

추구하는 가치를 찾아가는 건축작업을 계속해

공간구조는 철저하게 휴먼스케일과 보행속도에

팀원들을 이끌고 수행해야 하는 디자인 리더는

나갈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대를 읽고

맞춰서 계획하여 공감각적 체험을 유도하였다.

팀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경청하고 동시에

‘더불어 함께’ 100년을 향해 한걸음씩 나가는

도시적 맥락과 장소적의 의미에 집중할 수 있는

디자인 개념을 유지하도록 지속적으로 주도해

것이 정림의 비전이다.

기회가 되었고 스페이스브랜딩 관점에서 의미를

나가야 한다. PD의 역량과 디자인 리더십에

주는 작업이었다.

따라 프로젝트의 디자인 퀄리티Quality가

가운데 나는 잠재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좌우된다고도 할 수 있다. 정림의 전략 : 소통과 디자인 리더십

디자인프린시펄의 역할은 시니어 PD로서

앞에서는 건축가로서 지극히 개인의

대표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만

9

9. 라꾸보

91


정관택Jung Kwantec

백의현Baik Euihyun

DESIGN PARTNER

DESIGN PARTNER

우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일상적인 꿈을 꾸곤

나는 유행을 뛰어넘어 지속적인 가치를 가진 건축을

한다. 일상은 비일상을 통해 발전하고 다시 일상으로

만들기를 희망한다. 새로 지어 번쩍거리며 어색하지

돌아가는 일을 반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않고 오래되어 진부하지 않은 건축으로 사용자가

주변의 세상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그 안에서 더

오랫동안 편안하게 사용하면서 자부심을 가질 수

나은 것을 찾아가는 작업을 한다면 인류의 발전에

있는 건축이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소박한 생각을

이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프로젝트의

해본다.

특수성을 고민하여 맞춤복 같은 편안함을 만든다.

오늘날 브랜드 디자인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특히 치우친 해석을 경계하고 상식과 본질에

구성하는 시각적 이미지를 넘어 가시적, 비가시적

기초하여 만든다. 또한 불필요한 꾸밈을 자제하고,

요소들의 다양한 행위들의 복합체로 변모하였다.

지속가능한 공간구성, 조형, 시스템, 재료, 색, 패턴

많은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의 판매 및 서비스를

등을 고민하여 평범한 듯 절제된 세련미와 우아한

제공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제시하는 특수한

개성을 만든다.

라이프스타일과 공간 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하지만 나는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건축주의

많은 요소와 서비스가 입체적으로 복합된 ‘공간’을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을 우선시한다. 대대로 100년

통한 브랜드 경험이 브랜드 전략에 있어 중요한

동안 지속가능한 건축은 건축가 혼자 할 수 없기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시화MTV스트리트몰〉은

때문이다.

스페이스 브랜딩을 시도한 글로벌 테마형 해양레저타운으로 딥다이빙, 실내서핑, 인공비치 등 물을 매개로 한 다양한 레저시설을 상업시설과 입체적으로 연결 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바다테마 스트리트몰이다.

정림건축 디자인파트너는 내부적으로 김경훈의 그룹(DESIGN PARTNER HOON.GROUP)과 이호의 그룹(DESIGN PARTNER HO.GROUP)으로 구분한다. 훈그룹의 디자인파트너는 정관택, 백의현, 이명진, 기현철, 배문기 씨가 배속되어 있고, 호그룹의 디자인파트너는 김용만, 김영훈, 김동관, 오영재, 이인원, 박재완 씨가 배속되어 있다. 이 란을 통해서 각각의 그룹 디자인파트너들의 건축생각과 주요 참여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92

주요 프로젝트

주요 프로젝트

서대문청소년수련관, 대한상공회의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증축 및 리모델링, DR콩고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나라키움저동빌딩,

국립박물관, 현대해상 금산연수원, 현대해상

국립해양박물관, 세스코사옥, 중국심양롯데월드,

곤지암연수원, 현대해상 부평사옥, 상공회의소 증축 및

농심백산수타운, 가산IDC, 시화MTV스트리트몰

리모델링, 신영증권 사옥 리모델링


이명진Lee Myungjin

기현철Ki Hyunchul

배문기Bae Moonki

DESIGN PARTNER

DESIGN PARTNER

DESIGN PARTNER

오랜 기간 소통과 융합이라는 주제로 전통적인 기능,

엑스트라오디너리extraordinary는 대단한 것을

가치는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이상의 시작점,

위계, 공간구조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하여

일컫는 형용사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을 지칭하는

이유이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 어떻게 가치를

새로운 공간 타이폴로지를 창조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오디너리ordinary에 넘어선다는 뜻의 접두사

매기느냐가 중요하다. 정림이 추구하는 가치는 사회가

있다.

엑스트라extra가 합쳐진 단어다. 일상적인 것을 넘어설

추구하는 가치와 함께 하는가?

나의 작업은 건축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때 대단한 것이 된다. 엑스트라오디너리한 건축은

정림의 핵심가치는 우리가 추구하는 건축의 예술적

욕구, 건축을 둘러싼 장소와 환경, 그리고 해당 건축의

돈과 지원이 있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치와 어떻게 부합하고 서로 융화될 수 있을까?

시간적 관계성을 해석하고 때로는 제시하는 것으로

일상적이지만 뛰어난 건축을 하기는 훨씬 어렵다.

정림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탁월excellency에서 그

시작하며, 도출된 개념과 의도를 형태, 공간, 디테일,

나는 눈에 띄지 않지만 건물 안에서 감동을

해답을 찾아보자.

물성, 분위기에 이르는 계획 프로세스 전반에 일관성

주고 주변과 잘 어울려서 녹아 드는 건축물이

“정림건축은 탁월함을 추구합니다. 정림인은 고객과

있게 적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안으로는 사용자의

진정 뛰어난 건축이라고 믿는다. 일상적인 것은

사회를 위한 최선의 건축을 합니다”

통합적인 경험과 변화하는 행동양식을 담아내고,

진부한 것과는 다르다. 역사적 환경적 사회적으로

최선이라는 단어는 통상적으로 최고라는 단어와

바깥으로는 건축이 공공과 도시와의 건강한 관계

공유되고 인정되어온 장소의 조건을 수용한다는

상충한다. 마치 최고를 이루지 못하고 마지못해 찾아낸

맺기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것이 오디너리의 의미이고 그것을 사용자가 편하게

대안이라고 할까? 하지만 윈윈의 관점에서 보면 최선은

지속적인 생명력이 있는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자연에너지를 활용해서 만들어내서

쌍방 모두에게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의 결과인

예술성을 가질 때 대단한 것이 된다.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과 사회 그리고 정림이 모두

예술가는 작품으로 세상의 가치와 관념들을 비평한다.

윈윈하는 대안은 있는가?

건물로 동시대의 문화와 관념과 가치를 표현할 때

현대사회에서 상업 복합시설과 문화 집회시설이

건축가는 예술가가 된다. 철학자는 세상이 추구하는

추구해야할 방향은 거주하면서 일하고 그리고 먹고

가치와 관념들을 분석하고 비평한다. 사회적 가치와

즐기고 누리는 공간. 문화적 갈망의 충족과 경험과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할

기억이 공존하는,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진보가

때 건축가는 철학자가 된다

이루어져 시대정신에 뒤쳐지지 않으면서 최선의

건축은 문화의 하이라이트다. 음악, 미술, 문학이

상태를 유지하는 공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먼저 시도하고 건축이 가장 늦게 실현되지만 우리

이러한 공간환경 창출을 위하여 고객의 요구를

일상에 큰 영향을 강요한다. 건축은 자기 자리에서

충족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그곳의 사람들에게 특별하게 익숙하고 사랑스러워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충족하기 위한 노력으로 예술적

한다. 개인적으로 서울이 살만 하다고 생각될 때는

가치를 추구하며 탁월한 대안을 창출하고, 그것을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좋은 공공시설을 방문할 때다.

이루기 위한 기술적 진보와 발전이 함께 이루어져

쾌적한 공항과 편리한 교통시설을 이용할 때, 평범한

가야 한다.

사람이 귀중하게 존중된다는 인식을 받을 때, 그런

정림이 50년을 넘어 100년을 향해 가는 이 시점에,

인식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과 태도를 조성할 수 있을

우리는 최선의 대안. 탁월의 가치를 추구하며

때, 사람들은 평범한 삶을 어둡게 보지 않는다.

나아가야 할 것이다. 탁월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평가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탁월한 공간은 우리 정림이 추구한 가치의 결과물로 고객과 사회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평가받고 기억될 것이다.

주요 프로젝트

주요 프로젝트

대구은행 제2본점, 이화여자대학교 제2부속병원,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안성, 스타필드 코엑스몰

SK서린빌딩 New Workplace, 정림건축 태평로 본사

리모델링, 국립박물관단지 MP 및 어린이박물관, 일산

Workplace, UNIST 이차전지 연구소, 인천대학교,

Y-CITY, 자카르타 Ciputra World I, II, 상하이 Sha Ping Ba

현상설계로는 경북도청사 아이디어 현상설계, DGIST

주요 프로젝트

융합캠퍼스 마스터플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평창 올림픽 프라자, 인천국제공항 4단계,

The# Centum Star Mixed-use, 부산 The# Central Star

국제현상설계(당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인천아시안게임수영장

Mixed-use

Mixed-use, 해운대 AID Mixed-use and Residential,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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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택

1

2

백의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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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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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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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양테마시설 광장 2. 해양테마시설 전경 3. DR콩고국립박물관 4. 현대해상금산연수원 5. 신영증권본사리모델링 6. 대구은행 제2본점 7. SK서린빌딩 Workplace 8. 이대서울병원


기현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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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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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0. 평창 올림픽 프라자 11. 인천국제공항 4단계 12~13. 스타필드하남 14. 별마당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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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Rhee Ho KIA DESIGN PRINCIPAL / DESIGN PARTNER HO.GROUP LEADER

1

1971년생.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건축계획을 전공하였다. 1997년에 정림건축에 입사하여 현재 디자인총괄을 맡고 있다. 분당 서울대병원 신관, 국립마산병원, 이대서울병원 등 의료시설과 이화여대 종합사회복지관, 국방부 시설본부청사, 판교 메리어트호텔, 원주 종합체육관, 가산동 현대시티아울렛, 고대 의학관, 경북대 제2의생명관, 이화여대 의과대학 등과 같은 다양한 시설의 디자인을 담당하였다.

96

1. 이호


“사람마다 각자의 지문이 다르고, 사람마다

접근이 아닌, 충분히 고려해야할 만한 여러

감성적인 공간으로 발전시킨다. 건축적

각기 다른 글씨체를 갖고 있다. 건축 역시

차선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리고

완성도는 잘 짜여진 조닝과 동선, 기능적인

사람의 지문이나 글씨체의 다양함의 수만치

충분한 번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수많은

충족도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구성, 그로

다른 배경과 접근, 이해와 표현을 달리한다.

주어진 조건과 제약, 그리고 새로이 읽혀진

인해 형성된 여유공간(또는 잉여공간)과의

각기 다른 지문이 하나의 손안에 담겨 각기

흐름과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해석하고, 경우의

대비와 조화, 그리고 변주에 의한 극적인

다른 글씨체가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어지듯,

수를 제안하고 선택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다.

감흥을 적절히 어떻게 첨삭해 나가는가에 있다.

건축은 수많은 사고와 이해, 갈등이 시각적,

최선의 선택은 순간일 뿐, 여전히 불완전한

입면계획은 그 연장선에서 표출되는 시각적인

공간적인 하나의 실체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수들의 적층이고 또 다른 갈등과 선택의

과정이며, 언제나 절제와 과장의 경계, 주관과

그리고 인간의 삶의 공간을 사회와 문화라는

연속이다. 그래서 다시 답을 찾아 고민한다.

객관의 갈등에 놓여있는 부분이다. 그 가치는

거대한 관계 안으로 이어주는 중요한 가치이다.”

온전히 완성된 작품이 아닌 완성의 과정이,

내부 공간구성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동하고

총합이, 과정의 연속성이 건축행위의 기본

관계하여, 하나의 건축 안에서 일관성 있게

정림건축이라는 하나의 건축설계집단에서만

속성인 듯하다. 건축은 지어지고 사용되어도

작동하는 역할에 있다고 본다.

이어온 설계경험은 특별히 나만의 색을

아직도 그 연속선 위에 검증받고 재해석되고

가지는 것보다는 이곳이 갖고 있는 성격과

재활용된다. 관계도 도시로, 사회로, 혹은

다음에 설명하는 두 개의 병원 프로젝트는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내재화되고 표현되고

개인으로 변화한다. 나의 건축행위는 그 일련의

나름의 건축적 접근방법과 해법에 대해 많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나의 건축행위가 정림을

흐름 속에 위치하고 있는 한 부분이고 한

고민을 안겨주고, 사고를 쌓고 다듬어갈 수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림건축이

부분이어야 하기에, 그 흐름 안에 잘 자리 잡기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표방하는 건강한 공간 환경을 만든다는 신념의

위한 과정의 일환이다.

범주 속에 나름의 부분을 채워나가고 있다고

건축은 지극히 인공적이고 인위적이며

맥락 찾기

본다. 특히 다양한 사고와 인식의 차이를,

이질적인 행위다. 이 전제는 자연, 또는

흐름 위에 앉히기 :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조직설계라는 시스템 안에서 체계화하고

주변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시작이고 바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프로젝트는 온전히

협력하고 소통하고자하는 정림건축의

대비되기에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거나

대지해석에 대한 고민과 갈등에서 출발해서

건축철학은 개개인의 역량의 합을 보다 가치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찾느냐, 혹은 어떤

계획안을 최종 결정하는 단계까지 이어졌다.

있게 확장시키고 극대화하는 점에서 생각을

방법으로 접근하는가에 따라 각각의 실체로

서쪽으로 경사진 대지의 형상은 서향의

같이한다. 내가 가진 건축적 역량은 분명

구축된다. 마찬가지로 공간이 주는 매력은

병동계획을 일차적으로 검토하게 되지만,

한계가 있고 부족할지라도, 생각과 사고가 보다

긴장감과 여유의 분배와 밀도의 해석에

병동이라는 용도의 특성상 가능한 서향을

열려있다면 행위의 총량은 팀워크와 전문성에

기인한다고 본다. 밀도 있게 구성된 평면과

배제하고 남향으로 어떻게든 배치하는 것이

의해 보완되고 극복할 거라는 믿음이다.

집약에 의한 생겨난 비어 있는 공간, 상반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기에 두 배치

프로젝트의 경험 속에 형성된 가장 우선하는

두 영역의 관계를 체계적이고 기능적인 얼개

방향에 대한 논의가 거듭되어도 프로젝트

건축적 사고는, 건축은 절대선에 대한 확신과

안에서 구분지어 합리적 기반하에 풍성하고

후반까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모든

2

2.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97


3

4

5

98

3. 이대서울병원 4~5. 이대서울병원


것이 결과론적이기는 하나, 각각의 대안이

해법은 포디움을 연속으로 이어주는 테라코타

의료시설 프로그램, 그리고 몇몇 조건들, 직접

갖고 있는 한계와 나름의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블럭의 유기적인 패턴으로 제안되었다.

밟아본 땅과 주위에서 얻어낸 단초는 거의

저울질할 때 다달은 결론은 대지의 조건에

적절하고 좋은 앉음새는 부수적인 문제보다

없는, 말 그대로 비어 있는 땅이었다. 거기에

대립하기보다는 적절히 반응하고 따르는

우선하며, 다른 선택은 무리한 해결책과 과도한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계획하는

것이다. 건축적 행위는 주변 환경과 여러

장치가 불가피하다.

일이었다. 게다가 현상지침기준상 모든 병실을

조건을 전제로 주어진 문제들의 답을 찾아가는

건축은 단계별로 이어지는 선택의 과정이며,

1인실로만 계획해야하는 결코 쉽지 않은

합리적인 과정이며, 강제된 조건 조정이나 임의

맥락을 찾고 가치를 부여하는 초기 단계에서의

과제를 만족시켜야했다. (다행히 최종 계획은

해석과 변형은 부자연스러운 결과에 기인한다.

방향설정은 전체 프로젝트를 가늠하는 척도로

3인실 기준으로 조정되었다. 겨우 병원에서

물론 새로운 시도와 조형성을 우선하는

작용한다.

숨쉴 수 있는 영역이 확보되었다.)

작업방식은 신선한 자극과 색다른 공간체험

병원설계는 딱딱하다. 상당히 고지식하다.

등과 같은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대비와 조화

특히 종합병원의 경우 철저하게 기능적으로

하지만 사고의 전복과 모험적 접근은 무리한

맥락 만들기 : 이대서울병원

시스템적으로 합리적인 성능을 갖추는 것을

보정과 강제된 동의를 필요로 할 여지가 크다.

비어 있던 공간에 행해지는 인간의 건축작업,

우선으로 한다. 다양한 조형과 공간적 접근들은

보편성과 합리성을 전제로 하는 의료시설의

즉 외부 조건과 환경에 그다지 저촉받지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배제되곤 한다. 아마도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않는 구축행위는 애초에 주어진 주변 환경의

대부분의 (국내의) 도심형 종합병원들에게서

병원에서 향은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맥락과 조율하고 이해하는 것과는 다른 별개의

보이는 형태의 유사성은 이 기능적 해법과

주거시설 등 정주환경에서 필요한 지극히

새로운 접근을 전제로 한다. 이때의 건축은

한계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능적인 부분 이외에도 서향이나 북향의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내는 주체이자 맥락의

주위환경과 맞닿지 않은 대지의 맥락은 인간이

경우 정서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기에

시발점이고 이로 인해 새로이 형성된 관계의

만들어놓은 무형의 선에서, 경계에서, 3차원의

주요 향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병원설계에서는

중심이다.

틀에서 시작되었다. 항공고도에 의한 높이의

일반적이다. 대지의 형상과 위치에 의해

〈이대서울병원〉이 자리 잡은 곳은 새로이

제한, 한정된 대지의 크기, 그리고 미래를 위한

배치의 자세를 자연스럽게 순응하는 방향으로

조성된 마곡지구의 초입에 위치한다. 도시의

30%의 유보지, 그럼에도 1인실 병상 1,000개를

결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향에 대한 부정적

경계를 막 벗어나 인간이 임의로 그어놓은

위한 최대의 외피면적 확보와 종합병원이 갖는

시각을 극복하고 건축적 해법을 제시하는

경계선에 의료시설이라 명한 위치에 자리

불가피한 체적의 확보를 위해서는 인간적이거나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다. 전면의 소음처리,

잡는다. 현상설계 당시만 해도 도시의

친화적인 접근과는 확연히 대치되는 가장

일사차단, 자연환기, 에너지효율 등 다양한

소음보다는 저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의

기능적이면서 효율적인 형상을 찾아가게

욕구와 문제의 해법은 이중외피 시스템으로,

비행소리가 더 가까이 와 닿았던 게 대지와

된다. 병동은 최대 외피면적 확보를 위해

구관과 신관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입면의

인연의 시작이다. 주어진 대지경계선, 법적인

100×100m의 ㅁ-자형 2병동으로 제안되었고,

대안과 위치가 가져야할 인지성, 정면성의

높이제한, 그리고 현상설계시 주어졌던

그 안에 위치한 중정은 7개 층 높이의

6

6.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99


7

8

9

10

11

100

7. 고대 의학관 8. 원주종합체육관 9. 현대아울렛 가산점 10. 판교메리어트호텔 11. 경북대 제2의생명관


60×60m각의 거대한 크기를 가진다. 당연히

갈등과 고민들의 해법은 각각의 가치의

장치다. 부유하는 채플과 열려 있는 천창계획은

모든 병실은 외기를 면하고 충분한 채광이

크기를 이해하고, 범위를 정하고, 경계를

공간의 확장과 풍성함을 더한다.

되는 기능적 환경을 갖추었지만, 외부에서

조정하여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능적인

커다란 중정은 열려 있다. 하늘로 열려 있을

바라보는 병동의 형상, 혹은 중정에서 내다보는

집중도와 공간의 밀도를 재분배하여 긴장감과

뿐 아니라 한쪽 코너의 볼륨을 걷어내어

외부공간의 크기는 도시의 거대한 벽이자

여유로움의 틈새를 만들어 낸다. 풍성하고

수평적으로도 내외부가 연결되고 이어지는

비인간적인 스케일로 다가올 뿐이다. 새로이

유연한 공간은 치밀하고 효율적인 밀도의

형상이다. 위요되어 있는 공간의 정의에서

만들어진 도시맥락의 시작은 엇비슷한 높이의

완성도에서 주어지고, 밀도의 대비를

벗어나 둘러싸여 있는 공간의 긴장감에 극적인

연속된/될 거대하고 단단한 벽, 그리고 차갑게

통해 여실히 나타난다. 〈이대서울병원〉은

개방감을 더하는 장소이다. 외피는 유리

갇혀진 숨어 있는 상상하기 어려운 내부공간,

병원설계에서 또는 건축공간을 구현할 때 가장

커튼월로 계획되었다. 하나로 통일된 물성은

이렇게 주어졌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도시와

상반된 조건들을 조정하고 성격을 재조정하여

조형적인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지만, 덕분에

사람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가능성과 가치를 찾으려한 예다.

거대한 병원의 위압감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다른 맥락으로 변화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전면을 비운, 뒤로 물러나 있는 배치는 앞으로

압도하는 도시의 벽면에 4,000여 장의

고민으로 나아갔다.

전개될 주변 도시 맥락의 예상도에서 벗어나

수직루버를 덧입혔다. 수직루버는 금속피막과

구축된 맥락의 시작은 불편함과

있다. 스케일은 작아지고 위압감을 감소시킨다.

유리로 구성되어 있어 반투명한 물성을 지닌다.

부자연스러움이다. 과장된 스케일의 거대한

그리고 공공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열린

그리고 다양한 각도로 설치되어 보는 시각에

입면, 기능에 함몰된 형상, 모든 것이

광장으로서 사회적 의미를 더한다. 병원의

따라서 시간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이미지로

자연스러움과는 대비되는 자칫 돌발적이고

포디움은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중앙진료부와

변화한다. 투명, 불투명, 유리, 금속, 반사 등

거친 태도다. 기존의 전체 흐름 속에 약간의

외래부로 나뉘어져 있다. 중앙진료부의

시시각각 다른 표정으로 변화하며, 강직한 병원

다른 변주와 자극은 맥락읽기의 유형 속에

효율적인 공간배치와 밀도의 집중, 그리고

입면의 무게감을 지우고 다채로운 도시풍경을

다양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모습이라면,

시스템화 되어 있는 외래부의 계획으로

만들어내게 된다.

이것은 향후 펼쳐질 공항대로의 도시경관을

중간의 공용부는 충분한 자연채광과 다채로운

대비에 의한 강한 긴장감과, 조화와 균형을

이끌고 단정지을 대표적인 흐름, 맥락

공간경험의 크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위한 변형은 〈이대서울병원〉 계획을 통해서

자체이기에 그 영향이 불편할 따름이었다.

대리석, 그리고 유리와 금속의 입면의 대비를

찾으려했던 새로운 맥락이다.

병원설계 과정에서 항상 부딪치는 기능적,

통한 공용공간 계획은 길찾기와 그 안에

합리적 부분과 심미적, 미학적 부분과의

담겨있는 명확한 성격과 기능을 구분하는

12

12. 국립마산병원

101


김용만Kim Yongman

김영훈Kim Younghun

김동관Kim Dongkwan

DESIGN PARTNER

DESIGN PARTNER

DESIGN PARTNER

턴키 키즈. 2000년 초 실무를 시작한 이들에겐

‘건강한 공간 환경을 만들어 더불어 사는 세상과

건축의 창작 과정 중 건축물과 장소의 관계를

공감이 가는 단어일 것이다. 턴키 키즈가 주는

함께 합니다.’ 라는 정림건축의 미션은 관계와

중요하게 생각한다. 새로운 건축물을 설계하는데

애잔함과 슬픔이 있다. 2000년 입사 첫날부터

융합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건축가들의

있어서 건축물이 세워질 장소의 의미를 찾아내어

턴키프로젝트에 투입되어서 철야를 할 줄은 꿈에도

고민의 출발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용도와 공간적

공간화 시키고 그것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몰랐다. 턴키 초반의 분위기는 현상설계 하는 것과

스케일에서 서로의 관계성과 융합을 통해 불특정

있다. 이러한 건축의 과정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별반 다르지 않았고, 건설사는 설계내용을 잘

조직이 형성되며, 공간과 장소를 구성하는 도시와

요소는 ‘주변의 맥락site context’이다.

마무리하고 영업하는 역할로 진행되었다. 그만큼

건축이 가지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하겠다. ‘일상적

‘물리적인 맥락Physical Context’에 대한 집중이 주변과

설계의 권위와 입김이 셌다. 따라서 아이디어와

공간’은 다양한 경험, 공유와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조화로운 공간 형성에 주요한 요소로서 작용하게

디자인이 중요했고 공공성과 차별화가 중요시되었다.

그로인한 일상성이 불특정 다수가 자연스럽게

하고, 그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건축물의 형태와

좋은 아이디어와 상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제안들이

공유되는 삶은 현시대의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

재료의 선택이 디자인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직급을 막론하고 치열하게 토론되었다.

인간의 감각을 채워주는 장소와 공간을 통해 많은

역할하게 하며 이를 통하여 건축물이 주변 환경과

경쟁프로젝트에 소모되는 자신을 구하는 방법은

사람들은 또 다른 가치를 생산해낸다.

밀접하게 엮이도록 고려한다. 또한 건축물은 홀로

당선이 돼서 그 프로젝트를 끝까지 마무리하는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물리적인 맥락’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에 핵심인원이

대단하다. 넘쳐나는 건축의 상품화는 분양시장에서

‘개념적인 맥락Conceptual Context’의 선상에서 끊임없이

되어야 했고, 담당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교통, 교육, 조망, +알파 등 대지의 특별함과 부의

주변 또는 사회와 관계맺기 할 수 있도록 고민한다.

건축을 했던 것 같다. ‘당선되면 실시설계까지

축적을 홍보하여 수요자들의 투자를 유혹하는

그러한 ‘개념적인 맥락’ 중에서도 시간의 흐름과

하게 해 주세요‘를 걸고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던 것

현실에서 건축가의 역할이 고민될 때가 많다.

관련된 ‘대화Conversation’에 관심이 많다. 건축물이

같다. 내가 디자인한 건물이 안 망가지게 하려면

건축가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되, 상품과 작품의

주변과의 관계맺기를 통하여 시대의 역사와 문화와

시공단계가 중요한데 작은 사무실이 아니어서

경계에서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적

사람들의 이야기를 축적하면 시간이 지나도 그

현장 감리를 맘대로 나갈 수 없었다. 역시 생떼를

가치추구를 기반으로 비움과 채움의 건축적 공간이

건축물은 살아 있게 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써서 막판에 디자인감리라는 명목으로 현장에

만들어져야만 건강한 도시와 마을의 질서가 형성되어

되며 사람들을 연결시키게 된다. 이러한 과정들의

반 년정도를 나가서 근무하게 되었다. 아틀리에와

조화로운 풍경을 누구나 함께 누릴 수 있는 균등한

반복으로 건축물은 대지에서 지속가능한 상태로

대형사무소에서의 실무 차이는 아마도 현장에

기회가 제공되어질 것이다. 특히, 여가문화중심의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있는 것 같다. 현장에서 건물이 지어지는 걸 보면서

사회변화에 따른 복합문화공간의 진화는 특별한

설계하는 건 가장 중요한 영양분이다.

공간상품 디자인을 통해 차별화되고, 함께 나누고

내가 생각하는 건축과 내가 실제로 거주하거나

기억되어지는 공간적 가치가 만들어진다. 건축주와

생활하는 공간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건 위선이지

소비자의 수준 높은 안목에 따른 다양한 요구에도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환경은 내

전문성과 유연한 리더십을 통해 다양한 건축적

스스로 만들면서 생활하고자 일명 DIY로 가구도

해법제안과 설득의 과정을 거쳐 공간의 가치를

만들고 집 인테리어도 하고 사무실 공간도 꾸미고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그를 통한 신뢰는

결국 집까지 직접 짓게 되었다. 사무실에서 화려한

도시와 건축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건물을 디자인하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건축은 일상에서 소소하게 만들고 있는 생활일 것이다. 비록 남루하지만 나의 진짜 내 건축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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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프로젝트

주요 프로젝트

주요 프로젝트

김대중컨벤션센터(2005, 광주건축상),

청주용정 한라비발디 공동주택, 시청역 SK VIEW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창원 한마음병원,

춘천대룡중학교(2007, 건축문화대상), DDMC사옥(2012)

주상복합, 역삼동 시티 프라디움 주상복합, 우이동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관 증축, 신안군 경찰서,

인천국제여객터미널(2019)

콘도미니엄 개발사업

SK생각공장(지식산업센터)


오영재Oh Youngjae

이인원Lee Yinwon

박재완Park Jaewan

DESIGN PARTNER

DESIGN PARTNER

DESIGN PARTNER

정림건축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지내다

정림건축에서 건축을 시작해 실무 15년차이다.

건축에서 재료material라는 것을 눈에 보이는

보니 어느덧 14년이 지났다.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라고

현상설계/국제공모 36번, 턴키 8번, 기술제안/PF제안

“물리적”인 것에 국한하지 않고, 건축의 형상 자체를

생각했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래도 한 번쯤은

8번, 그리고 셀 수 없는 각종 제안서와 규모검토,

구성케 하는 원동력으로서의 “이유”라는 영역까지

경험했던 프로그램이거나 익숙한 것이었다.

사전용역들・・・. 호텔, 리조트, 박물관, 전시관, 미술관,

넓혀본다. 이 경우 물리적인 것에 반대되는 여러

1년 전 하이테크본부의 디자인파트너를 맡게

과학관, 엑스포, 기념관, 교육관, 연구소, 훈련시설,

재료를 보이지 않는 재료invisible material라 칭한다면,

되면서, 주로 반도체 단지나 산업시설, 그리고 각종

영어마을, 오피스, 은행, 연구원, 종합복지시설, 병원,

이에 속하는 재료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보이는visible

부대시설 등을 수행하게 되었다. 물론 그 속에서도

교회, 공장, 지식산업센터, 문화센터, 캠퍼스, 통신국사,

재료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업무시설, 복지시설, 문화시설 등 기존과 다르지

철도역, 지하역사, 아울렛, 쇼핑몰, 메가스토어, 광장,

재료를 뽑는다면 그것은 바로 ‘장소성’일 것이다.

않은 프로젝트도 있었고, 경쟁프로젝트로 성격이

사택, 타운하우스 등등... 그리고 베트남, 캄보디아,

장소의 의미를 형태화하는 과정은 우리의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하이테크본부의

라오스, 필리핀, 알제리, 이란, 독일 등 거침 없는

건축작업에서 가장 근본적이며 당연한 것이다. 또한

디자인파트너로서 내가 맡은 주요 프로젝트는,

무모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건축작업의 시작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이기도

그동안 경험하기 힘들었던 거대한 스케일의 부지와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하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건축 일상에서는

건물들,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특수한 시설과 시스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나의 일상들이다. 처절한

가장 잊혀지기 쉽고, 어떤 경우에는 잊어야만 하는

사람보다는 물류 흐름이 우선시 되고, 효율성과

도전과 겁 없는 시도! 무엇이든 해결해 드리는

것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생산성이 중요한 가치와 목적이 되는 새로운 판이다.

건축흥신소? 였을지도 모른다. 닥치는 대로 해온 나의

현실과의 타협으로, 또는 개인적 역량부족과

지금까지의 건축적 사고의 흐름이나, 가치판단과는

건축경험을 통해서, 나의 건축론이나, 건축에 대한

게으름으로 이 끈을 놓지 않도록 노력하고 반성하는

조금 다른 이 ‘새로운 판’을 처음 만났을 때의 걱정과

가치와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른다고

것이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작업의 출발점이길 바란다.

고민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 뒤로 1년.

생각한다. 항상 ‘열린 자세와 공유의 자세’만이 공통의

새로운 판 속에서도 사람과 도시를 위한 공간, 가치를

가치일 뿐이다. 정림건축이란 큰 건축문화집단에서

담아내려는 노력을 시작했으며, 예전에 추구했던

건축을 시작해서 아마 그런 습성이 생겼는지도

건축적 가치나 사고들과 지금의 판 사이의 접점을

모른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 혼자가 아닌 같이

찾으려 꾸준히 탐색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답을

만들어 나가고, 다양한 개개인의 구심점에서 피어나는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지만, 언젠가는 이 ‘새로운 판’에

건축적 인지와 해석을 통해 다양성을 담는 담대한

익숙해지고, 그에 맞는 건축적 가치와 해법을 발견하고

그릇이 되는 것이 건축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실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각자의 시선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건축을 보고 있지만, 하나의 건축을 ‘같이 바라보는 과정과 소통’을 통해 하나의 것으로 수렴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다양성을 담는 건축이라 할 것이다. 다양한 팀원들과 소통하며 마주하는 것, 다른 세상들과 직면하는 것, 서로를 존중하며 대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진정한 건축을 위한 기본 자세의 시작일 것이다.

주요 프로젝트

주요 프로젝트

세종시 정부출연연구기관 청사, 코엑스몰 리모델링,

한국기독교 기념관,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개발

주요 프로젝트

나고야 ADOVAN SHOWROOM, 사학연금 서울회관(안),

프로젝트, 안산 사동 지식산업센터, 판교 코트야드

현대해상 곤지암 연수원(2017, 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SK하이닉스 청주M15단지, SK하이닉스 중국 WUXI 캠퍼스

메리어트 호텔, 전남도립미술관 국제현상공모(안), 삼성

대상), 아모레뷰티 제2사업장(2017, 건축가협회상 BEST7),

직원식당동

메가스토어(둔산점)

SK기념관, 태평4동 종합복지센터, 부산항 북항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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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

2

1

김영훈

3

4

5

김동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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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 K-컬쳐밸리 홍보관 2. 김대중컨벤션센터 3. 시청역 SK VIEW 4. 역삼동 주상복합 5. 우이동콘도 6.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관 증축 7. 당산동 생각공장


오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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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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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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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코엑스몰리모델링 9. SK하이닉스 청주M15단지 10. 사학연금서울회관(안) 11. 삼성 메가스토어 12. 전남도립미술관 13. 하노이 스타레이크 14. 태평4동복지시설 15. 부산항 북항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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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에게서 소년에게

GAIA Topic 무관심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갈등의 문화가 팽배해져 우리 자신만 생각하며 비누거품 안에서 살아가게 만들었습니다. 이 역시 아름다워 보일지 몰라도 공허한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나 하고는 상관없어.”

이 세상의 누구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형제자매들이 흘리는 피는 누구의 책임입니까? 지중해 바닷가로 떠밀려오는 난민들은요? “난 관계없는 일이야.” “다른 사람의 일이겠지.” “나는 분명히 아니야.”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면 모두의 잘못입니다. -영화 〈두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 중에서 p.34 106


The 12th SIMWON Architectural Award for Academic Researchers

Special Feature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당선작

근대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형성과 보존 : 일제강점기 “보물건조물” 수리공사 연구 서효원 作 [경과보고] 심원문화사업회(이사장 이태규)는 제12차년도(2019~2020) 사업으로 공모한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의 당선작을 상기와 같이 발표합니다. 심원건축학술상은 1년 이내 단행본으로 출판이 가능한 미발표 원고(심사 중이거나 심사를 마친 학위 논문 포함)와 사업년도 기준 2년 이내 발행된 연구저작물 중에서 학술적이며 논쟁적 가치가 높은 응모작을 대상으로 매년 1편의 당선작을 선정하여 시상 및 출판지원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추천작 발표 후 코로나19로 비상한 시절을 보내고 있던 4월 17일(금) 저녁, 당선작 선정을 위한 최종 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심사가 이뤄진 장소는 해마다 그러했듯 서울 인사동 골목에 위치한 누리레스토랑 문간방이었고, 올해 또한 그랬습니다. 심사는 김종헌 교수(배재대, 건축학), 박진호 교수(인하대, 건축학), 우동선 교수(한예종, 건축학), 함성호 대표(스튜디오EON, 건축비평, 시인) 4인의 심사위원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당일 사업회에서 이태규 이사장과 신정환 사무장이, 주관사에서 전진삼 발행인과 김재경 사진총괄 부편집인이 동석했습니다. 심사의 진행은 각 심사위원들이 사전에 작성하여 보내온 심사평을 돌려 읽는 것을 필두로 각자가 심중에 두고 있는 응모자의 연구물을 피력하는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심사평을 읽어보시면 쉬이 아시게 되겠지만 당선작은 예년대비 큰 격론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결정하였습니다. 최종 심사에서 아쉽게 낙선한 박동주 님에게는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냅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1천만 원의 상금(고료) 그리고 1년 내 단행본 제작 지원이 부상으로 주어집니다. 시상식은 6월 하순 수상자 초청강연회와 함께 열릴 예정입니다.(일정 추후 재공지 예정)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심원문화사업회/심원건축학술상 심사위원회/격월간 와이드AR/(주)엠에스오토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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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 수상자 서효원 (38,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원)

먼저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의 영광을 주신

있습니다.

심원문화사업회와 격월간 와이드AR 및

이렇게 열거하기도 힘든 기록의 종류를

심사위원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두 적어 보이고, 귀중한 가치가 있다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이유는 사료의 높은

이 연구의 구상은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생산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공개된 문서의 양이 너무

보존 수리공사 문서가 공개되었다는 소식을

많아 사료의 전모를 파악하거나, 사실관계를

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공개된 문서는

확인하는 기초적인 연구조차 더디게 진행되고

우리나라 건축문화유산 보존 수리 태동기의

있기 때문입니다. 꼭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담고 있어 귀중한 사료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타국어로 작성된

평가됩니다. 기록물의 면면을 살펴보면 당시

행정문서 독해라는 진입장벽 탓인지 여전히

수리 계획서를 비롯해 현상변경 이유서,

학계의 연구 참여는 미진한 형편입니다.

수리비 예산 조서, 공사 내역서, 실시예산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을 통해 알리는

설명서, 공정시공내역, 공정 진행현황, 목재

조선총독부박물관 생산문서의 가치가 건축계

명세서 등이 포함되어 있어 공사 청원 사유,

곳곳으로 퍼져, 언젠가 우리 건축문화유산

공사 결정 과정, 공기, 공비, 공정, 공종 등

형성과정의 베일이 벗겨지길 기대합니다.

수리공사 전반을 상세히 살필 수 있습니다.

1

전합니다. 돌아보면 지지를 보내준 모든 이가

또한, 문서 작성과정에서 참고한 자료로, 관련

끝으로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의 소회와 감사의

가족이었습니다. 가르침과 격려를 아끼지

법령, 공사수행지침, 현장운영지침, 고건축물

말씀을 전합니다.

않으셨던 스승님과 스승님 못지않게 많은 것을

목록, 보조금 지급 목록, 연차별 사업계획 등

‘나는 성장하고 있을까.’ 박사과정을 갓 마친

내어 준 선배님, 철없는 친구의 허물을 항상

당시 건조물 수리공사의 배경을 살필 수 있는

제게 성장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떨치기

넉넉한 웃음으로 감싸준 동기와 여물지 않은

기록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2차 성징이 일찌감치

선배 노릇을 참고 견뎌준 후배. 모든 분께 말로

수리공사 결정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생산된

끝나버린 저는 매일 마주하는 거울 속에서

다하지 못할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보고서, 사진, 도면, 공사과정에서 촬영한 공사

항상 멈춰있을 뿐이었습니다. 심원건축학술상은

전후 사진 등 개별 공사의 배경을 추정할 수

처음으로 연구자로 성장한 저를 비춰준

있는 기록물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울입니다. 길었던 3차 성징이 이제 막을

서효원(1982년생)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를

이처럼 조선총독부박물관 생산 수리공사

내리는 것 같습니다. 심원문화사업회와 격월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기록물은 일제강점기 수리공사의 배경을

와이드AR 및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주대, 국민대, 충남대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자료이며, 나아가 개별

커다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등에서 건축역사이론 과목을 강의하였다.

수리공사의 내용을 매우 세부적인 수준까지

이 성장이 혼자 이룬 것이 아님을 잘 알고

현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알려주는 사료로서 가치가 큽니다. 이 기록물의

있습니다. 험난한 배움의 과정에 때때로

중이다. 한반도 건축문화의 전개 과정과 그

공개로 해방 이후 산일되고, 멸실되었다고

황폐해지는 마음을 다독여 준 것은 전화기

과정이 형성한 한국건축의 정체성 탐구를

알려진 일제강점기 수리공사 자료의 공백을

너머로 전해지던 끝을 알 수 없는 아버지의

주된 연구주제로 삼고 있으며, 건축문화유산

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가 한반도

애정과 어머니의 믿음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보존이론과 정책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근대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실로 배달되던 주스는 동생 내외의 묵묵한

있다. 2012년 서울대학교 기초학문 후속세대에

우리 건축문화유산 형성과정 자체를 살필 수

지지였습니다. 늘 새로운 활력과 따듯한

선정되었고, 2018년 대한건축학회 논문상,

있게 된 것이므로 그 가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마음으로 곁을 지켜준 사람에게 애틋한 마음을

2019년 창산문화재학술상을 수상하였다.

1. 서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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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는 건축계를 믿지

새롭게 밝혀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않는 서로 간의 불신을 바탕으로 현행 제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루어져 있어서 사회적으로 부담하는 보이지

또한, 목조기술에 대한 기법의 탐구와 함께

않은 손실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조사가 진행되는 시점의 상태를 그대로 그려

이는 우리 건축계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건물의 기울어짐이나 부재 훼손 상태를

생각한다.

드러나도록 그리는 현상도, 현황을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파손이나 왜곡된 부위를

이번 〈심원건축학술상〉의 최종 후보에 오른 두

바로잡아 그리는 실측도, 설정된 복원시점으로

연구 중 『근대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형성과

양식을 통일하여 그리는 복원도, 구조 보강을

보존』은 바로 이러한 문화재 수리과정에서의

위해 구조를 표현해서 그리는 설계도 등

제도 변화가 수리현장에 어떻게 영향을

실측한 이후 용도에 따라 각 도면을 표현하는

미치는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방법을 구분하고 있음을 밝혀내었다. 따라서

비록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것이지만 이러한

이미 일제강점기에 보다 세분화된 공사체계를

심사위원 김종헌

변화가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정하고 있었고, 이러한 체계가 기본적으로는

(배재대 교수, 건축학)

측면에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생각한다. 이 연구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편, 저자는 경쟁적인 문화재 수리업의 현실을

문화재 수리에 관한 일에 참여하고 있는

조선총독부박물관 문서에 포함된 보물건조물

개선하고 준비가 소홀한 채 어떻게든지 결과만

심사자는 평소 문화재 공사에 있어서 조사

수리공사 기록물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만들어내는 결과중심의 수리체계보다는

연구와 공사를 위한 실측 작업이 부족함에

건조물 보존 관련 제도의 변화를 살펴보고

면밀한 조사를 기반으로 조사과정을 중시하는

대해 항상 아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문화재

있다. 즉 제도 변화에 따른 수리공사의 체계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만

수리공사는 대부분 국가 예산을 바탕으로

변화와 현장에서의 대응을 분석하여 현재

건조물 문화재 수리 전문가들의 소명의식과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이루어지고 있는 수리공사에 대한 체계가

자부심이 높아지고 보존활동에 매진할 수

확보하기 위해 설계가 이루어진다. 이때의

일제강점기의 제도 변화에 기인하고 있음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계는 정확한 공사를 위한 설계라기보다는

밝혀내고 있다. 이와 함께 건축물 수리에 따른

이 연구는 실증적인 자료 수집 및 분석과

우선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로서

도면과 기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 변화

기존에 발표된 관련된 많은 문헌들을 섭렵하여

필연적으로 추후 공사 도중 설계변경이

양상을 파악하여 실측조사를 통해 한국건축의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재 수리 방법이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문화재 수리는 거의

특징을 찾아내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제도적으로 변화가 필요함을 논리적으로

전적으로 시공과정에서 예산에 따라 공사

이 연구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연구자는 세밀한 실측

범위가 정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문화재 공사는

1933년의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

예산 금액과 시공회사의 의지에 따라 문화재

제정에 따라 「보물 목조건조물 대수선 10년

확보하기 위한 설계 행위가 이루어지고, 공사

수리공사의 완성도가 크게 좌지우지되기도

계획」이 수립되었고, 이후 화엄사 각황전

도중 예산과 시공 여건에 따라 설계변경이

한다. 어떤 경우는 공사가 준공된 이후에도

수리공사 등 문화재 수리공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재의 문화재 수리공사의 개선을

차라리 공사를 시작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즉, 건조물이 법적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이론의 확립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보호대상으로 편입되면서 현상 변경에 대한

넘어서서 향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적이 있다. 즉, 문화재 원형을 회복해야할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철저한 조사연구가

큰 의미를 지닌 연구라고 생각한다.

수리공사가 제도 미비와 예산 부족으로 중간에

강조되었고, 조사연구 역량을 갖춘 수리

어정쩡하게 봉합되는 경우가 있다. 공사가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루어지기 전에 철저한 실측 조사와 연구가

제도 변화로 인하여 조사연구가 강조되어

이루어진 다음 문화재 수리공사가 이루어지는

건조물의 실측이 중요하게 여겨졌고,

것이 다분히 정상적인 방법인데 이러한

이에 따라 얻어진 자료를 정리, 분석,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종합하여 수리계획을 수립하는 체계를

심사위원 함성호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도를 바꾸어서

구축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실측

(스튜디오 EON 대표, 건축비평)

체계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문화재 수리공사가

조사과정에서 오늘날 한국건축의 중요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특징으로 자리 잡은 안쏠림, 귀솟음, 배흘림,

1984년에서 1992년까지 총 8년에 걸쳐서

수리공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면 설계와 시공을

민흘림, 안허리곡, 항아리형 보, 실패형

프랑스에서는 120명에 달하는 역사가, 문학가,

명료하게 분리하기보다는 공사 이전의 정확한

평면 등이 학계 및 잡지에 소개가 되었고,

사상가들이 참여해서 전 7권 135편으로

실측 및 조사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공사를

이한철, 양철수, 박황식, 임천과 같은 조선인

이루어진 장대한 저작을 ‘기억의 장’이란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설계를 보완해 가는

수리전문가가 등장하게 되었음을 밝혀내고

주제로 발간했다. 여기서 우리는 ‘장場’이라는

과정을 통해 문화재 수리공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실측도면의 가치와 의미를

개념에 주목해야 하는데, 인쇄술의 등장 이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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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과 함께 기억술이 이야기나, 사건, 장소의

유산을 보존하고 정비했는지를 상세한 자료를

심사위원 박진호

주된 저장 방법이었다는 걸 염두에 두자. 그

토대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 연구는 저자가

(인하대 교수, 건축학)

기억술의 전형적인 방법 하나가 바로 상상

밝히고 있듯이 일제강점기 고적 및 보물

속의 이미지 안에서 건축물을 만들고 거기

수리공사 기록물이 공개된 배경에 힘입고 있다.

『안동문화권 정자건축』

어디에 적절한 장소를 만들고 기억을 넣어두는

자세한 자료의 분석과 연대기적 변화 추세를

이 논문은 안동지역에 산재한 정자건축의

방법이었다. 여기서 ‘장소’란 물리적인 장소만을

파악하여 오늘날의 문화재 복원 수리에 토대가

조영배경이나 그 건축적 특성에 대한

뜻하지 않고 기억을 상기시키고 끄집어 쓸 수

되고 싶다는 저자의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

연구이다. 안동지역 주변에 보존되어 있는

있게 하는 구조화 된 이미지를 말한다.

더군다나 건축논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정자들을 중심으로 정자의 물리적 형태나

문장이 깔끔해서 탄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구조, 조형적 특징에 대한 구체적 논의보다는,

말에 따르면 이제까지 당연하게 여겨졌던

특히 한국의 문화재에 대한 일본의 변화된

당시 성리학자들의 자연관 그리고 사회적

프랑스 ‘국민감정’의 기원과 생성을 연구하기

시각을 보고서나 신문 사설을 통해 흥미롭게

변화에 따른 정자건축의 다양한 공간적 역할

위해 “집합적 기억이 뿌리내려져 있는 중요한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갓

변환 등을 다루고 있다. 관련 문헌, 참고자료

‘장소lieux’를 분석함으로써 프랑스를 상징하는

구워낸 자료로 어떤 선행 연구보다도 우리

등을 바탕으로 당시의 시대적 사상적 배경과

Pierre Nora

이 기획을 주도했던 피에르 노라

topology

광대한 토폴로지

를 창조하고자 한”

근대공간의 빈자리를 충실하게 메워 나갔다.

정자건축의 사회적 의미에 따른 공간변환

프로젝트였다. 무엇보다도 이 기획은 기존의

이제는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란, 근본적인

등을 해석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역사학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되었다. 한 마디로

질문에서 한국건축사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논문을 구성하는 기초자료의 대부분이 기존

역사란 기억의 파괴자이자 찬탈자라는 것이다.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새롭고

그리고 그러한 역사학에 의해 우리의 기억은

『안동문화권 정자건축의 특성에 관한 연구』는

창의적인 연구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연구자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본다. 역사는

조선시대 성리학적 세계관과 사회질서가 투영

본인의 실제조사에 근거한 연구와 자료 분석,

언제나 기억을 의심한다. 기억보다는 문서화

된 장소로서 정자건축을 대상으로 삼았다.

나아가 심층적 해석 등에 대한 연구접근

된 공인된 기록 쪽을 선호한다. 더군다나

성리학적 세계관만 하더라도 여간 복잡한

방식이 아쉽다.

실증사학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역사

문제가 아니다. 중국철학사를 훔쳐보기만 해도

경제학적으로 언제나 옳다고 여겨져 왔다.

성리학은 도교를 흡수했고, 그 전에 도교는

『근대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형성과 보존』

통계와 수치, 당시의 행정기록, 집행서류 등만이

불교의 개념들을 자기화 했고, 그 전에 노장이

현재의 문화재 수리방법의 기초가 되었다 할

역사라고 생각한 결과 우리의 기억은 가혹하게

있었다. 성리학은 불교와 도교를 적극적으로

수 있는 일제강점기의 보물건조물 보존제도

소멸되어 갔다. ‘기억의 장’은 그것을 복원하여

배제했지만, 사실 성리학에는 도교와 불교의

및 수리에 대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제자리를 찾아 주는 작업이다. 유물과 유적,

세계관과 개념을 흡수하며 이루어진 체계다.

일부 공문서나 기록물을 바탕으로 당시

통계와 수치, 행정기록 등은 많은 이야기를

그러고 보면, ‘정자’라는 용어 자체도 상당히

문화재 수리의 법령체계 및 제도, 나아가

해준다. 그러나 역사는 그것만을 따라갈 때,

복잡한 의미와 역사를 지닌다. 상제의 의미가

건조물의 수리내역 및 계획, 수리지침이나

거기에서 배제된 인간의 기억을 잃기 쉽다.

고대부터 당송을 거쳐, 서학이 들어온 이후가

원칙, 실측조사의 도입과 수리체계의 전개과정

근대라는 공간을 식민지 경험으로 채운 우리의

달라지듯이 ‘집’을 뜻하는 단어도 각 시대별로

등을 해석하고 조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우에는 그 배치가 너무 아프다. 우리의

변화가 무쌍하다. 이렇게 용어를 정리하다 보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박물관 보존 자료가

근대의 자리에는 우리의 기억이 없다. 우리의

자연히 당대의 철학과 사회가 재구성 되고,

연구의 발판이 되었고, 또한 많은 자료가 아직

기억이 있어야 할 장소에는 지배자들의 통계와

우리가 할 말을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공개되지 않아 향후 관련분야 유사연구가

수치가 가득할 뿐이다. 수리경제학자로서

니체가 당대 최고의 문헌학자였다는 사실을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논문을

이영훈 교수가 빠진 도그마가 그러한 예이다.

우리는 종종 잊어버린다. 니체는 문헌학을

읽어나가는데 무리가 없고, 내용이 전후좌우의

역사학에서 자료는 소중한 자원이다. 그것이

통해 당대 그리스 사회를 완벽하게 재구성할

맥락 속에서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없으면 역사학은 오로지 상상으로만 채울

수 있었고, 그의 철학은 거기에서 나온 것이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료에 빠져 객관성을

그렇다면 이 논문은 아쉽다. 대상을 각개

잃는 것 또한 학자의 태도가 아니다. 어느

격파하기 전에 먼저 그 논리를 다져야 했다.

순간에 자료에 탐닉한 학자는 정말 자료가

논리는 자료가 줄 수 없는 빈 공간을 향해

모든 것을 얘기해 준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끝없이 함몰될 때 비로소 그 공간을 메우는

있다. 우리는 항상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

자신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역사가 기억을 의심하듯이 말이다. 여러모로 〈심원건축학술상〉의 취지에 『근대 『근대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형성과 보존』은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형성과 보존』이 딱

‘일제강점기 보물건조물 수리공사 연구’라는

들어맞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부제를 달고 있듯이 비어 있는 우리의 기억의 근대공간에서 일제가 어떻게 우리의 건축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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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당선작 요약문

근대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형성과 보존 : 일제강점기 “보물건조물” 수리공사 연구 글, 자료. 서효원

근대는 새로운 재료와 기술이 새 시대의

단절이라는 건축역사 일반의 평가에서 한 발

보물건조물 수리체제와 공사체계의 성립

건축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전근대 건축이

나아가 무엇이 어떻게 단절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양상을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보물건조물

국가문화유산으로 거듭난 시기였다.

조명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이렇게

수리 전반에 결정권을 가지고 참여하였던

근대를 맞이한 국가들은 조사, 수리,

단절의 양상을 객관화, 구체화하려는 노력이

조선총독부의 활동과 태도를 관찰하는 것도

지정으로 대표되는 선택과정을 제도적으로

역설적으로 무엇이 연속되었는지를 밝히는

가능하다.

확립하여 건축문화유산 보존에 돌입하였고,

출발점이 되며, 동시에 단절이라는 일률적인

「보물건조물」성립 과정이나 보존 수리체제

건축문화유산은 한 국가의 전통건축범주를

잣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우리 건축을

성립 양상 등과 함께 이에 대한 일제의

형성하는 기초가 되었다. 이는 근대 건축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태도와 인식을 함께 살피는 이유는 이 시기

변혁의 높은 파고 속에서 각국의 건축전통을

근대기 우리 전통건축이 맞이한 현실을 균형

보존 활동에 조선총독부라는 식민통치기구의

계승하기 위한 노력이었고, 국가 정체성을

있게 평가하기 위해 이 연구가 주목한 것은

선택과 결정이 지속적인 배경으로 작용하였기

확립해 가는 과정의 일환이기도 했다. 따라서

일제강점기 건축문화유산 보존 활동이다.

때문이다. 총독부의 영향력 아래 우리

근대 건축문화유산 보존은 건축문화의

현재 우리 손에 남아 있는 건축문화유산은

건축문화유산 보존과 관련된 법령, 기구,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국가적 활동으로

대부분 이 시기에 그 가치가 결정되었고,

예산이 처음 만들어졌고, 건축 보존을

정의될 수 있다.

보호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총독부가

위한 첫 수리공사가 이루어졌다. 또한,

하지만 한국에서 근대기는 보존 활동의

주도한 보존 활동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수리공사 세부지침, 수리원칙, 수리기술 등이

시작점임에도 우리 건축문화가 “단절”된 시기로

조선총독부박물관 생산 수리기록물을

도입・정착되었고 실측 조사가 시행되어 우리

평가된다. 이는 한반도 근대가 식민지라는

공개함으로써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길이

건축의 기법과 특징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전개되었고, 우리 역사상

열리게 되었다. 조선총독부박물관 생산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의 주도권이 일제에

수리기록물은 일제강점기 총독부가 지정한

있었으므로 이 시기 활동이 우리의 건축문화를

他意

가장 큰 물질문화 교체가 타의

에 맡겨졌기

寶物建造物

때문이다. 식민지 근대가 왜곡한 역사와 문화를

건축문화유산인 「보물건조물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상당한 기반을 둔 이러한

활동을 기록한 문서로는 가장 방대하고 자세한

순수한 근대적 보존의 시작이라고 보기 힘들다.

해석은 때때로 우리 건축이 근대기에 맞닥뜨린

기록물이다. 이 기록물을 통해 우리나라

우리 근대기 보존 활동에 대한 가치평가가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균형감각을

근대기 건축 보존제도 변화와 건축문화유산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일제강점기

잃게 만든다. 본 연구의 기획에는 우리 건축의

형성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보존 활동을 세밀하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은 보존

계승하고, 국가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 위한

1

(왼쪽부터 수리공사 보조금 하부 공문, 고사사보존법, 보물건조물수리공사시행준칙, 조선고건축물목록, 보물목조건조물대수선계획) 112

1. 조선총독부박물관 기록물의 사례-공문, 법령, 공사지침, 건조물 목록, 사업계획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대적 건축문화유산 개념 도입과 선택적 보존 일제강점기는 건축문화유산 개념이 처음으로 한반도에 도입되고 성립된 시기이다. 일제강점기 건축문화유산은 「특별보호건조물 特別保護建造物

」에서 「보물건조물寶物建造物」로

그 명칭이 변화하였다. 이 변화과정에서 보이는 한반도 고건축물의 위상 변화는 우리 건축문화유산 개념의 성립 배경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먼저, 명칭 변화의 실질적 계기는 1933년 12월 공포된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

2

朝鮮寶物古跡名勝天然記念物保存令

존령

」(이하「보존령」)이

① 수리 전 전경 ② 기울어진 내부 공포 ③ 고주지지 가설 보 ④ 마루 밑에서 드러난 전돌

었다. 한반도에서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⑤ 마루 밑에서 발견된 불단 지대석 ⑥ 하층 지붕에 설치된 비계 ⑦ 기와 해체 후 상층 지붕 도리

보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보존령」에 따라 1934년 8월 27일 관보를 통해 건축물

[표1] 일제강점기 건축문화유산 보존 수리공사 시기 구분(총독부 보존비보조 공사 기준)

20건이 처음으로 보물건조물로 지정되었다. 보물건조물 지정 이듬해인 1935년 총독부는

구분

기간

총 수리비 12만 원에 달하는 화엄사 각황전

영명사 부벽루

수리공사를 시행하였다. 이는 일제강점기 최대 1913* ~ 1918

규모 수리공사였다.(그림2) 화엄사 각황전 수리공사는 총독부 학무국이 수리공사

* 고적보존비보조 예산 계상 -첫 건조물 수리공사 예산

전담기구가 되어, 개선된 법령과 수리지침을 적용하고, 새롭게 일원화된 예산을 사용하여

사용된 각황전 수리공사는 일제강점기 보존 행정과 수리공사 체제 전환의 기점이 된 공사였다. 이 공사를 시작으로 총독부는 적극적으로 보물건조물 수리공사를 지원하기

석왕사 호지문, 대웅전 부석사 조사당, 무량수전 부석사 조사당, 무량수전 해인사 장경판고 금산사 대웅전

일으킨 첫 수리공사였다. 수리공사를 위한 첫 공문서부터 「보물건조물」이라는 명칭이

보존비보조 수리공사 내용 전등사 대웅전

장안사 대웅전 특 별 보 호 건 조 물

금산사 미륵전 외 2동 성불사 극락전 무량사 극락전 1919** ~ 1934

전등사 대웅전, 약사전 관음사 대웅전

시작하였다.[표1]

금산사 미륵전 외 2동

이러한 극적인 전환의 배경에는 한반도 고건축물에 대한 조선총독부의 인식변화가

청평사 극락전, 회전문(수리계획서조제)

작용하였다. 조선총독부의 인식변화를

성불사 응진전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일제가 고건축물을

송광사(전북) 대웅전

보호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일제는

** 고적보존비보조공사취급수속 - 보존수리공사 공사시침 제정 일단락

천황을 중심으로 한 근대국가를 세우는

무위사 극락전 장안사 사성전(수리계획서조제)

과정에서 고적이나 유물을 통해 천황의

화엄사 각황전

권위를 확립하고자 하였다. 이는 다른 여느

신안사 극락전

근대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국가 정체성을

심원사 보광전

구축하기 위한 전통만들기와 닿아 있었다. 고대사에서 천황의 정통성을 찾았던 일제는 신격화된 천황을 국가 구심점으로 삼기 위한 역사적 증거로 신사神社나 사찰寺刹을 중요한

보 물 건 조 물

수덕사 대웅전 1935*** ~ 1945

청평사 극락전, 회전문 해인사 장경판고 장안사 사성전

보존대상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일본 정부는 「고사사보존법古社寺保存法」을 제정하고, 신사나

무위사 극락전

사찰 건조물 보존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장안사 사성전

일제강점 초기 총독부는 이러한 일본의 정책을

*** 보물목조건조물 대수선 10개년 계획 수행

2. 화엄사 각황전 수리공사 사진

개심사 대웅전

113


이어받아 보존 활동을 수행했다.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새롭게 개발된 지역이

동화정책이 노골화되었고, 일본과 조선은

총독부는 보호가 필요한 건조물에

아닌 이상, 한반도 대부분의 지방이 긴 역사를

하나라는 내선일체內鮮一體 기조가 사회

일본의 「고사사보존법」에서 사용한

지녔다. 역사가 오래된 지방일수록 접근성이

전반에 자리 잡았다. 끈질긴 역사 왜곡을

「특별보호건조물」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높고 규모가 큰 건축물들은 모두 그 지방에서

통해 일본과 조선의 뿌리를 하나로 묶고

사용하였다. 하지만 「고사사보존법」의 제정

상징성을 지닌 고건축물들이었다. 지금은 터만

나자 예로부터 전해진 고적古跡들은 그대로

배경이 보여주듯이 「특별보호건조물」이란

전하는 상주 관아는 당시 ‘300여 년의 장구한

일본제국의 우수함을 선전하는 도구가 되었다.

일본이 새롭게 탄생시킨 근대 공동체를

역사’를 지닌 건물로, ‘시가의 요충지’에 있어

이 시기 총독부는 고적애호일古跡愛好日을

역사적으로 증거할 때나 보호 가치가 있는

통치시설로 전용되어 사용되다가, 지방민의

지정해 지역의 고적을 선전하는 행사와 함께,

것이었다. 통치이념이 완전히 정립되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후화되었고, 집무상

각 학교에서 “고적애호와 내선동근內鮮同根의

않은 강점 초기 한반도 재래 건축물이

불편하며, 비좁다’는 이유로 민간에 불하

감정을 훈화”하도록 하였다.(그림5) 한반도의

「고사사보존법」이 제시하는 보호 가치를

되었다.(그림3)

옛 건축물들은 통치가 안정되고, 동화

획득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보존 활동의

이처럼 「특별보호건조물」이 건축문화유산

이데올로기가 정착되고 나서야 보호받을

취지가 일본 근대국가의 정체성을

명칭으로 사용된 시기에 한반도의 역사적

명분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확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식민지 경영의

건축물은 선택적 보존대상이었다. 앞서 지적한

식민통치는 이미 20여 년이 흘러 있었고, 많은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아가 있었기

것처럼 과거 지배체제를 떠올리게 하거나,

고건축물이 방치되거나 철거된 이후였다.

때문이었다. 결국, 총독부는 한반도에서

통치에 불리한 역사적 증거가 되는 건축물,

한반도 고적에 대한 총독부의 긍정적인

처음으로 제정한 문화유산 보존법령인

또는 요충지에 위치해 지배시설로서 실리적

인식변화는 1930년대 적극적인 건조물 보존

「고적급유물보존규칙古跡及遺物保存規則」(1916년 7월

가치가 있는 건축물들은 보존대상에서

활동의 정치적, 이념적 배경을 설명할 수

공포)에 건축물을 보호 대상으로 포함 시키지

제외되었다. 통치에 유불리를 따져 보호 대상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다. 동화

않았다.

제외하는 방식으로 작동한 일제강점기 선택적

이데올로기는 식민통치를 위한 기만적인

「고적급유물보존규칙」에 건축물이 보호

보호 기조는 건축물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정책이었지만 한반도 고적 보존의 타당성을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로

문화유산에서 드러나며, 근대기 우리 문화유산

담보해 주었다. 동화 이데올로기의 정착에

설명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한반도 재래

형성과정을 평가할 때,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

따른 고적, 유물 등에 대한 총독부의

건축물이 통치이념 생성에 걸림돌이 되었기

살펴야 하는 사항이다.

우호적인 태도 변화가 없었다면 고건축물을

때문이다. 이 시기 일제는 역사 왜곡을 통해 同化

일본과 조선을 하나로 동화

하기 위한

보호 대상으로 명시하는 「보존령」제정과 동화 이데올로기 정착과 「보물건조물」 활용

같은 구체적인 제도개선은 힘들었을 것이다.

이념을 생산함으로써 통치 명분을 확보하고자

건축물 보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이 시기 「보물건조물」 즉, 건축문화유산은

노력하였다. 그러나 한반도는 고대부터

조선총독부는 1930년대에 이르러 태도에

일제의 식민통치 아래에서 정립됨으로써, 비록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한 지역이었으므로,

변화를 보인다. 그 변화는 매우 극적이었다.

근대적인 개념이긴 하였으나, 유산으로서의

한반도의 고건축물은 한반도가 독립적인

우선 1933년 「보존령」제정으로 건축물이 법적

가치가 편집되었고, 이념적으로 편향되어

문화를 지닌 지역이었다는 증거가 되기도

보호 대상으로 명시되었고 보호 대상이 된

있었다.

하였다. 박물관에 박제하여 자유자재로 편집이

건조물은 「보물건조물」로 지위가 격상되었다.

가능했던 다른 문화유산과 달리 건축물은

법령개선에 앞서, 흩어져 있던 건축 보존 수리

동화 이데올로기 정착으로 「보물건조물」 보존

건축물이 가지는 의미를 편집하기 힘들었다.

업무가 학무국 종교과로 이관・통합되었고,

활동에 이념적 타당성이 부여되자, 보존 활동은

건축물은 어떤 장소에서 장소의 의미를 가장

개선된 법령에 의한 수리공사에 학무국은

관광산업과 연계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잘 드러내는 상징물이었으며, 야외에 위치해

「보물건조물」보존 수리를 위한 세부지침을

되었다. 일제강점기 내내 재정난에 시달린

장소를 지나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었기

새롭게 수립하여 도입하였다. 또한, 관련 예산이

조선총독부는 식민지 운영 재원 마련을 위해

때문이었다.

일원화되고, 증액되어, 1934년에는 「보물

관광산업 육성에 적극적이었다. 물자 수탈을

大修繕

10개년 계획」이라는

고건축물이 보호 대상이 될 수 없었던 두

목조건조물 대수선

번째 이유는 부족한 통치시설을 확보하기

장기적인 보존 수리사업이 수립되었으며 이듬해

근대적 관광의 시작 기반이 되었다. 한반도를

위한 각 지방 기구의 움직임에서 찾을 수

시행되었다. 앞서 설명한 일제강점기 단일

대륙침략의 발판으로 삼았던 일제는 만주와

있다. 각종 청사나 학교 같은 시설 설립은

건물로는 가장 큰 규모의 수리공사인 화엄사

중국으로 철도 노선을 늘렸고, 운영 주체인

건설 활동을 동반한다. 하지만 새 건물을

각황전 수리공사가 이 대수선계획에 따라

총독부와 민영회사는 철도개설과 보수 등에

짓는 일에는 자금이 필요했고, 일제강점

진행된 첫 수리공사였다.(그림4)

들어가는 비용 충당방안을 물자수송 운임에서

초기 모든 지방에 새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이와 같은 극적인 태도 변화의 배경에는

일반여객 운임으로 다각화하였다.

자금을 조달하기는 힘들었다. 이러한 현실은

일제의 동화 이데올로기 정착과정이 있다.

철도국이 총독부 내에서 관광산업 육성을

재래 건축물이 전용轉用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잘 알려진 것처럼 1930년대는 한반도

이끌었던 사실은 철도와 관광의 밀접한

문제는 시설로 전용된 재래 건축물이 지역

식민통치가 안정화에 들어간 시기이다.

관계를 잘 보여 준다. 철도국은 외객外客 유치를

안에서 접근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문화통치기로 일컬어지는 이 시기는

통한 외화벌이를 일찌감치 주요 재정마련

114

위해 개통된 철도는 일제강점 중기 한반도


3

4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었고, 외국 관광객 유치를

학무국장 와타나베 토요히코渡邊豐日子는 1933년

관광객 유치라는 목표에 호응한 학무국의 활용

위해서는 유흥시설과 볼거리를 정비하는 것이

「보존령」제정 취지를 통해 한반도의 유물과

중심 건조물 보존정책은 1934년 대규모 장기

殖産興業

, 관광객 증가 등과

당연한 수순이었다. 볼거리 정비에는 보존

고적 보존이 식산흥업

활동의 주체였던 학무국이 호응하였다. 당시

관련되어 있음을 밝혔다. 한반도의 식산흥업과

보존 수리사업이었던 「보물 목조 건조물 대수선 10개년 계획」이 시행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3. 상주 관아 불하 기사(동아일보, 1924.2.3.) 4. 대수선 10개년 계획에 첨부된 「사유(私有) 보물건조물 보존 계획」

115


6

◀ 「고적을 사랑하자」 9월 10일은 고적애호일로서 전 조선은

▲ 金剛山(금강산)을世界樂園(세계낙원)으로

일제히 고적애호사상을 일반에게 강조하는 날인데, 경성부에서는

諸般施設(제반시설)에 百萬圓投資(백만원투자)

부내(府內) 초등교생도를 동원시켜 시내 각 처소 고적, 보물,

- 장안사 부근 오만 평 지대에 큰 환락장을 시설할

천연기념물에 청소작업을 행하게 하였다. 그리고 예년 대로 당일은

예정(1927.08.06 동아일보 2면)

총독부박물관과 경주박물관의 입관료를 반감, 일반에게 공개하게 5

되었다. (사진은 탑동공원에서 청소작업) (1938.09.11. 동아일보)

이 계획이 선정한 수리대상 목조건축물

아닌 관광산업의 활용물이 되었다. 남대문이

측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철도 노선을 따라 위치한 지역의

한양도성의 출입문이라는 물리적인 의미를

조사나 연구 없이 허술하게 이루어지던

것이었고, 선택된 건조물들은 당시 유명했던

완전히 잃고, 주위에 철책을 둘러 보호하고,

수리공사가 수리 전문가 중심의 전문성을 갖춘

명승지의 건축물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관람하는 “골동품”이 된 것도 이 시기에 벌어진

체제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1935년 사찰 소유 건축물로서 계획에 따라

일이다.(그림7)

이러한 식민지적 성격에 바탕을 둔

처음 수리된 화엄사 각황전 수리공사는

당시 한반도 고건축물에 대한 보존 명분이

조선총독부의 적극적인 보존활동 때문이었다.

지리산을 관광자원화하고자 한 지리산

확실해지자 이미 훼손되고 방치된 건조물에

또한, 전쟁이 한창이었던 1940년대에도

국립공원계획과 관련이 있었다. 국립공원계획은

대한 비판여론이 거셌고, 전문가들에 의해 보존

장안사나 개심사에서 수리공사가 시행될 수

당시 대표적인 관광정책의 일환이었으며,

수리의 시급함이 논의되고 있었다. 이 기류에

있었던 것은 근대적 행정체계 아래 제도가

금강산, 한라산, 경주 등을 공원화하는 논의가

편승하여 총독부는 적극적인 건조물 보존

관성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림8)

이루어졌다. 특히, 금강산은 장안사 앞 대지

활동을 통해 관광지의 볼거리를 정비하였다.

비록 식민지 이념이 틀어쥔 고삐에 따라

5만 평에 경마장, 야구장 등의 위락단지 시설을

이처럼 이 시기 「보물건조물」 보존 활동은

보존제도가 가진 근대성이 발현되긴 했지만,

건설하는 계획이 구체화되기도 하였다.(그림6)

‘활용’에 방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수행되었다.

그렇다고 제도 자체가 가졌던 순기능을 모두

장안사 사성전은 「보물 목조 건조물 대수선

하지만 중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식민지성에 얽매여 부정적으로 매도할 수는

10개년 계획」에 수리대상 건축물로 이름을

올림픽 개최가 무산되고, 물자와 연료가

없다.

올렸으며, 금강산 개발과정에서 수리되었다.

통제되는 등 관광산업이 침체됨에 따라, 비교적

「보물건조물」을 탄생시킨 「보존령」 제정은

한편, 이 시기 불붙은 관광산업 육성 기조에

막대한 비용과 물자가 소모되는 수리공사는

한반도에 근대적 건축문화유산 수리체제가

기름을 부은 것이 동경올림픽 개최 소식이었다.

점차 시행동력을 잃어가게 되었다.

성립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다. 「보존령」에

일제는 올림픽 개최지에 선정되기 위해 계속된

의해 「보물건조물」이 법적 보호대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이탈리아, 핀란드,

「보물건조물」 보존 수리체제 성립과 근대적

지정되면서, 수리공사 현상변경 규제가

영국과 유치경쟁 끝에 1936년 8월 4년 뒤에

수리기술 도입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보존령」 이후,

개최될 제12회 올림픽을 동경에서 개최하는

일제강점기 건축문화유산 보존 활동은 모든

「보물건조물」의 현상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전부터 올림픽 위원을

분야가 그러했듯이 식민지성과 근대성이

총독부의 허가가 필요하게 되었고, 허가를

초청하여 기반시설을 소개하는 등 정비에

공존하였다. 일제강점기 보존 활동에서 드러난

위해서는 전문가로 이루어진 자문기구의

박차를 가하던 일제는 개최가 결정되자

식민지성은 명확하다. 식민지 통치이념에 따라

심의를 거쳐야 했다. 이에 따라 철저한

주요 외국인 유입경로 중 하나인 한반도를

부당하게 보존대상에서 제외된 건축물이

조사연구가 강조되었고, 조사연구 역량과

본격적으로 정비하기 시작하였다. 철도국의

부지기수였고, 근대적인 관광이 활성화됨에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수리계획을 수립할 수

관광산업 육성 기조와 올림픽 준비를

따라 경제적 가치에 휘둘려 활용을 목적으로

있는 능력을 갖춘 수리전문가가 수리현장에

위한 볼거리 정비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성급한 수리가 훼손으로 이어지기도

필요하게 되었다.

「보물건조물」은 단순한 역사적 증거물이

하였다. 하지만 식미지성에 기인하는 부정적인

일반 건축현장과 다름없이 취급되고,

116

5. 고적애호일 ‘탑동공원에서 청소작업’ 활동 6. 금강산 장안사 지역 개발 기사와 1932년 수리를 마친 장안사 대웅전


7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던 보존 수리공사는

대표적인 수리전문가였다.(그림 10) 먼저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총독부 소속 관원으로서

자연스럽게 수리전문가 중심으로

오가와 케이키치는 한반도에서 건조물

총독부 사정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개편되었고,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보존이 시작된 초기부터 조선총독부에

지닌 인물들이기도 했다.

해체실측조사가 도입되는 큰 변화를 겪게

소속되어 건조물 보존을 담당한 인물이었다.

1930년대 비교적 큰 규모의 수리 공사가

화엄사 각황전 수리공사와 함께 도입된

그는 조사연구가 동반되어야만 하는

이어지면서 일본인 수리전문가뿐만 아니라

寶物建造物修理施行準則

「보물건조물수리시행준칙

」과

보존 수리공사의 특수성을 강조하였고,

이한철, 양철수, 박황식, 임천과 같은 조선인

「수리공사취급수속修理工事取扱手續」은 조사연구를

보존 수리공사를 전문가가 담당해야

수리 전문가도 등장하였다.(그림 10) 특히

제도화하고 수리전문가가 공사를 지휘할 수

함을 주장하여 「보물건조물」 수리체제의

이한철은 경성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하고,

있도록 명시한 세부지침이다.(그림 9)

개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또한, 오가와

강릉 객사문, 관음사 대웅전, 청평사

법령과 지침개선은 수리현장에 인적

케이키치의 뒤를 이은 스기야마 노부조는

극락전 및 회전문 공사에 참여한 대표적인

쇄신을 가져왔다. 수리전문가 집단이

수리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조선인 수리전문가였다. 또한, 박황식은

형성되었고, 수리공사에서 그들의 입지는

자재나 인부 공급과 같은 공사관리 효율을

평양공립공업실습학교를 졸업하고 평양 대동문

제도의 바람막이 속에서 점차 커지게

높이기 위해 수리공사를 전담하는 기구인

수리공사, 성천 동명관 수리공사, 장안사

되었다. 오가와 케이키치小川敬吉, 스기야마

“보물고적보존공사사무소寶物古跡保存工事事務所”

사성전 수리공사에 참여한 인물로 주로 현재의

설립을 제안하였다. 두 인물 모두 일제강점기

북한지역에서 활동한 인물이었다. 그는 전후

수리체제 보완을 위해 노력한 인물들이었다.

북한에서 조사연구와 학술활동을 이어갔다.

杉山信三

노부조

는 조선총독부 학무국 소속

기수로 한반도 건조물 수리공사를 담당한

7. “골동품 된 남대문” 기사와 나란히 실린 동경올림픽 준비기사(1937.12.05 동아일보, 2면)

117


한편, 「보물건조물」 보존 수리체제가 이끌었던 변화는 지침의 도입이나 인적 쇄신에 그친 것만은 아니었다. 「보물건조물」 보존 수리체제로 인해 수리현장에는 본격적으로 근대적 수리기술이 도입되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건축조사기법의 도입이다. 당시 조사연구가 강화되는 기조 속에서 해체 실측實測 조사가 현장에 도입되었다. 실측 조사는 건조물 측량을 통해 얻은 자료를 정리, 분석, 종합하는 과학적 조사방법론이었다. 또한, 이 방법론은 합리성과

8

객관성을 바탕으로 건조물 보존활동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에서 강조되고 발전되어 온 것이었다. 영국은 이미 1865년에 왕립건축가협회(RIBA)를 통해 역사적 건축물 현상변경에 실측조사를 권고하고 있었다. 영국을 통해 근대적 건축교육과 기술을 도입한 일본 역시 건축보존수리공사에 실측조사를 통한 설계도서 작성을 일찌감치 제도화하였고, 한반도에는 세키노 타다시와 오가와 케이키치, 스기야마 노부조 등의 관학자와 실무자에 의해 실측조사가 도입되었다.(그림11) 한반도에서

9

본격적인 실측조사가 실시된 수리공사는 관음사 대웅전과 성불사 극락전・응진전 공사부터였다. 이후 청평사 극락전・회전문, 화엄사 각황전, 수덕사 대웅전, 개심사 대웅전, 장안사 사성전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수리공사에 실측조사는 독립된 공정으로 자리 잡아 실시되었고, 실측조사의 결과는 「실시설계서」에 반영되었으며, 최종적으로는 수리공사보고서에 수록되었다. 실측조사 도입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10

「보물건조물」 보존 수리체제 성립의 실질적인

이입으로 전문화되었다. 당시 수리에는

관광산업육성책에 호응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근대재료나 일본식 수리기술이 적극적으로

외관 마감에 관심이 치중되었고, 수리원칙은

한국건축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이루어졌기

사용되었다. 콘크리트나 크레오소트

더 오래된 것을 기준으로 양식적인

때문이다. 1940년 오가와 케이키치와 이한철은

등이 수리에 사용되었고, 우메키(埋木,

통일성을 강조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한국건축의 기법과

うめき), 하기키(矧木, はぎき), 츠기키(繼木,

국제적으로도 당시의 수리원칙과 이론은

특징에 대해 발표하였다. 귀솟음, 안쏠림,

つぎき)와 같은 일본식 부재 재사용 기술이

미숙한 단계에 있었으므로 무분별한 재료와

배흘림기둥, 항아리형 보 등 현재 한국건축의

적용되었다.(그림 13) 무량사 극락전

기술의 사용이 시대적 한계로 지목될 수

특징으로 자리 잡은 기법들이 이때 처음으로

수리공사에서는 벽체에 가새(筋違, すじかい)를

있지만, 이 시기 이루어진 수리가 건조물의

학계에 소개되었다.

설치하고, 긴 경사보(雲筋違, くもすじかい)를

원상原狀에 치명적인 훼손을 가하였다는 점은

「보물건조물」 보존 수리체제는 여러 굵직한

사용해 지붕구조를 구성하는, 일본이 번안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정도 이념에

수리공사를 거치면서 수리공정을 확립해

근대기술이 이입된 정황도 포착된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수리원칙에는

나갔다. 실측조사가 하나의 공정으로

이처럼 실제 공사에서 서구와 일본을

어김없이 일제강점기의 식민지적 성격이

當代

의 재료와

발현되고 있었다.

자리 잡으면서 “준비공사”가 단순한 공사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당대

준비과정에서 해체 실측조사 수행 단계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수리원칙이

변화하였다. 또 공사 준공 이후, 도면 및 보고서

이를 허용하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건조물

일제강점기 보존 수리체제와 현대 한국

작성 공정이 추가된 것도 큰 변화였다.(그림

수리를 위해 정한 수리원칙은 구조변경을

건축문화유산 수리현장

12) 공정은 점차 세분화 되는 경향을 보이며,

허락하고 있었고, 외형 복원에 중점을 두고

일제강점기 수리체제와 수리기술은 대한민국

세분화된 공정들은 근대적 수리기술의

있었다. 이 시기 수리공사는 조선총독부의

정부로 이어졌다. 광복이후 이어진 6・25전쟁의

118

8. 「보물건조물(寶物建造物)」 보존 수리체제 (개심사 대웅전 수리공사 사례) 9. 일제강점기 수리공사에 적용된 시기별 수리지침 10. 왼쪽부터 오가와 케이키치, 스기야마 노부조, 이한철, 임천


11

한국 수리공사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금의 수리공사 수행체제는 조사와 기록 같은 수리과정보다 정비와 준공과 같은 수리결과를 중시하는 편이다. 이는 수리공사 감독관을 맡은 공무원이 수리공사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것보다는 결과물로 공사부실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감독관의 전문성은 민간 수리업자에 미치지 못해, 일반적인 건축현장과 마찬가지로 12

설계도서와 결과물을 대조하는 관리가 이루어진다. 공사를 맡은 민간수리업자는 정밀한 조사와 기록에는 시간과 인력이 들기 때문에 과정보다는 감독의 대상이 되는 결과에 치중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문화재 당국 역시 수리현장의 현실을 파악하고 있어, 공사 품질을 향상하고 공사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조사연구 강화와 실측조사 도입으로 인해

13

성립된 「보물건조물」 보존 수리체제를 돌아보면,

여파로 수리공사는 195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수리기록물은 일제강점기 보존활동의 결과로서

이 체제가 작동하면서 수리 단계별로

재개되었다. 수리공사는 일제강점기 수리현장을

체제와 기술이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매개가

수리계획서가 두세 번에 걸쳐 작성되고, 공사가

경험한 임천과 같은 한국인 수리전문가가

되었다. 한반도에서 수리공사가 재개되자

준공되면 수리보고서가 작성되는 반복적인

주도하였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수리체제와

수리전문가들은 독자적인 수리체제와 기술을

기록과정이 있었다. 이렇게 모인 각 현장의

기술을 학습하였기 때문에 일제강점기

갖추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한국건축만의

조사와 연구 결과는 비교・분석・종합되어

수리체제와 기술이 자연스럽게 전후 한국의

특성을 발견하려는 연구도 꾸준히 이어갔다.

한반도 건축의 특징과 기법을 밝히는

건조물 수리공사로 이어졌다. 한국에서 최초로

이러한 노력은 수리전문가 후속세대 양성과

학술적 성과로 이어졌다. 이상의 과정은

발간된 무위사 극락전 수리공사 보고서는

한국 건축역사학 성립의 기반이 되었다.

성실한 조사연구를 동반하는 수리공사가

그 구성과 내용이 일제강점기 보물 건조물

일제강점기 「보물건조물」 수리체제는 그

건축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한국성을 발견하고

수리계획서와 거의 같다는 사실을 통해 이를

식민지적 성격으로 인해 시대적 한계를

정의하는 범국가적 활동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뛰어넘는 건조물 훼손을 초래하기도 하였으나,

보여준다. 지금과 같은 수익을 중시하는

한국 보존 수리공사에 일제강점기 수리체제와

우리 현대 수리체제와 기술의 근간을

경쟁적인 문화재 수리업의 현실을 개선하고,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사실은 조사연구의

성립하는데 기여하였음은 부정할 수 없다.

결과 중심의 수리체제를 과정을 중시하는

제도화, 수리전문가 중심의 현장운영, 실측조사

실측조사 수행과 이에 따른 한국건축성의

체제로 전환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이루어질

실시, 한국건축성 발견 등 일제강점기 건축

발견, 근대적 수리체제 정립과 기술의 도입은

때 우리 수리현장의 전문가들은 자부심과

보존활동의 성과가 전후 한국의 국보 건조물

일제강점기 건조물 보존활동의 성과로

소명의식을 가지고 보존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수리공사에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임천,

평가할 수 있다. 본 연구가 밝히는 일제강점기

것이며, 본 연구의 의의와 가치도 드러나게 될

박황식과 같은 수리전문가와 조선총독부박물관

「보물건조물」 수리체제의 한계와 성과가 현대

것이라고 믿는다.

11. 실측도(관음사 대웅전)와 수리공사계획도(무량사 극락전) 12. 「보물건조물」 수리공사 사례별 공정 분석 13. 콘크리트 사용과 일본 수리기술 적용(화엄사 각황전 수리공사)

119


14

120

14. 일제강점기 보전제도의 흐름


121


122

구입문의 : 시공문화사 http://www.spacetime.co.kr, spacetime@korea.com, T. 02) 3147-1212, 2323, F. 02) 3147-2626


제49차 6월 프로그램 발표

WIDE 건축영화 공부방 2020년 WIDE건축영화공부방에서는 그동안 다루어왔던 건축가/건축물/도시 등 건축의 직접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일반적이고 다양한 건축의 주제를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건축이론, 역사, 혹은 환경이나 이념 등, 확장된

실험적 도시The Experimental City│미국│2017│90분│다큐멘터리

다양한 생각을 영화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1960년대 미니애폴리스의 신문엔 ‘새 시대Our New Age’라는 만화가 연재되고 있었다. 작가는 미네소타 공과대학 교수인 애덜스턴 스필하우스Athelstan Spilhaus(1911~1998)! 뭔 교수가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지?(내용만 제공하고 그림은 다른 사람이 그리는 것일까?) 배트맨이나 슈퍼맨 등 히어로 시리즈 만화랑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이 분은

일시

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이자 미래학자다. 다재다능하다는 말은 이 사람을 두고 하는 말 같다.

2020년 6월 3일(수) 7:00pm

쇠락해가는 미네소타를 경험한 스필하우스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오염, 쓰레기, 인구, 교통 등 다양한 문제들에

장소

없는 일! ‘미네소타 실험도시Minnesota Experimental City(MXC)’ 위원회가 설립되며 이 실험적인 도시를 만드는 일이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본격적으로 착수된다. 1972년 후보지를 결정하고 예산을 편성하며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풀러의

주목하며 미래를 위해 실험적 도시를 제안한다. 다큐에도 언급되지만 신新도시 개념을 구舊도시에 실험해 볼 수는

돔으로 유명한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1895~1983)도 이 중 한분. 방장

스필하우스는 당시 퍼스널 PC, 무인 자동차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로 쇼핑/은행/교육 등의 경계가 사라질 것을

강병국(본지 기획자문, WIDE건축 대표)

예상했다. 그러나 이 야심찬 계획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다. 환경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이에 동참한다.

신청 예약 방법

어쩌면 미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던, 아니 세계적으로 도시라는 개념을 마치 미래공상과학영화처럼

네이버카페 〈와이드AR〉 WIDE건축영화공부방

실험해볼 수 있었던 기회가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인류적인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우리 마을엔 안 된다는 주장!

게시판에 각 차수별 프로그램 예고 후 선착순

우리나라도 비슷한 경험이 많다. 방폐장 같은 경우는 특히 민감한 사안이지만 이에 해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접수

이 다큐는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 강병국 건축가)

주최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주관 WIDE건축, 와이드AR 후원 이건창호

123


간향클럽, 미디어랩 & 커뮤니티

간향클럽 사람들

GANYANG CLUB, Media Lab. & Community 우리는

mc 1

편집인 겸 프로듀서 전진삼

건축가와 비평가 및 다방면 건축의 파트너들과 함께

사진총괄 부편집인 김재경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건축한다는 것만으로 반갑고

섹션 편집장 박지일

행복한 세상을 짓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편집위원 김태형, 백승한, 이태현, 최우용 디자이너 심현일, 디자인현

우리는 건축계 안팎의 현안을 주시하며 이슈를 발굴-

mc 2

사진위원 남궁선, 노경, 진효숙 비평위원 김현섭, 박성용, 박정현, 송종열, 이경창, 이종우, 현명석

공론화하고, 나아가 건축동네의 계층, 세대, 업역 간의 골 깊은 갈등 구조를 중재하는 매개자 역할을 통해 우리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견인하는 통합의 지렛대가

mc 3

제작자문 김기현, 시공문화사spacetime 종이공급 박희진, 신안지류유통

되겠습니다.

인쇄처 서울문화인쇄 인쇄인 강영숙 제작국장 김은태 관리부장 손운일 우리는 이 땅에 필요한 건강한 건축 저널리즘을 구현함은

mc 4

독자지원 및 마케팅 박미담

물론 건축과 대중 사회를 연결하는 미디어 커뮤니티가

과월호 공급 심상하, 선인장

되겠습니다.

서점관리 심상호, 정광도서 직판관리 박상영, 삼우문화사

우리는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mc 5

기획자문 강병국, 고영직, 고충환, 김영철, 박병상, 손장원, 안철흥, 우종훈,

월례 저녁 강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땅집사향)》

이정범, 이중용, 전진성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ABCD Party》

운영자문 강승희, 신창훈, 이수열, 이승용, 이윤정, 조남호, 최원영, 하광수

지역 건축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응원하는 《ICON Party》

mc 6

고문 박민철, 박영채, 박유진, 이충기, 정귀원, 황순우

인천건축의 리더 그룹을 선정하는 《Incheon

명예고문 곽재환, 구영민, 김정동, 박길룡, 박승홍, 우경국, 이상해, 이일훈, 이종건,

Architect 5》

임창복, 최동규

건축역사이론비평의 연구자 및 예비 저자를 지원하는

대표고문 임근배

《심원건축학술상》 신예 비평가의 출현을 응원하는 《와이드AR

mc 7

패트롱 김연흥, 김정후, 목천, 삼현, 이태규, 장윤규, 최욱

mc 8

발행위원 김기중, 김용남, 김태만, 손도문, 오섬훈, 우의정, 임재용, 정승이, 조택연

건축비평상》 내일의 건축에디터&저널리스트를 위한 《와이드AR 저널리즘워크숍》

부발행인 이주연

건축 잡지&저널리즘을 아카이빙하고 연구하는

대표, 발행인 전진삼

《한국건축저널리즘 연구회》 건축 비평도서 출판 《간향 critica》

mc 9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자 박성형, 서정일, 이강민, 이연경, 이길훈, 강난형, 도연정

건축가(집단)의 모노그래프 출판 《wide document》

심원건축학술상 심사위원회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현장 저널

심원문화사업회 사무장 신정환

《WIDE아키버스》 인간・시간・공간의 이슈를 영상으로 따라잡는 《WIDE건축영화공부방》 건축・디자인・미래학 강의실 《포럼 AQ korea》 등 일련의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124

mc 10

마실와이드 대표 김명규 팀원 고현경, 김용수, 김정아, 박영선, 최지희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우리 건축 장場의 새 얼굴로부터 기성, 중견, 노장 건축가를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

‘건축가 초청강의’(시즌5) : Architects in Korea・ Ⅴ (Young Power Architect)

2020년 5월_제159차 : Architects in Korea 47

하에 이 땅에서 활동하는 벽안의 건축가까지 주목하고자 합니다. 2016년 5월~2017년 2월(1라운드), 2017년 3월~2018년 2월(2라운드), 2018년 3월~2018년 12월(3라운드), 2019년 1월~12월(4라운드), 2020년 1월~12월(5라운드: Young Power Architect)로 이어지는 건축가 초청강의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주관 와이드AR 주최 그림건축, 간향클럽 이야기손님 : 박지현, 조성학(비유에스건축 공동대표) 협찬

일시 : 5월 13일(수) 7:30pm

시공문화사Spacetime, 유오스Knollkorea,

장소 :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수류산방

주제 : 사무실의 기생충

후원 ㈜이건창호 문의

2020년 6월_제160차 : Architects in Korea 48

02-2231-3370, 02-2235-1960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참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카페명: 와이드AR, 카페주소: https://cafe.naver.com/aqlab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손님 : 고영성, 이성범(포머티브건축 공동대표) 일시 : 6월 17일(수) 7:30pm 장소 :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주제 : 포머티브의 건축

125


《와이드AR》 2020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4

강병국

Kang Byungkuk

최문규

Choi Moongyu

정재헌

Jeong Jaeheon

Lee Kwanjic

이한종

Lee Hanjong

손진

Son Jean

Lim Hyoungnam, Roh Eunjoo

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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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직

임형남, 노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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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건축가들 ˽

Kim Kwangsoo

김재관

Kim Jaegwan

이은석

Lee Eunseok

강승희

Kang Seunghee

김동원

Kim Do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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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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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2019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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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NERS

PARTNERS

ARCHITECTS IN KOREA . Ⅳ

ARCHITECTS IN KOREA . Ⅲ

EDITORIAL

EDITORIAL

나의 건축 인생작Masterwork

X세대 건축가들의 자서전Architect’s Autobiography

ESSAYS

ESSAYS

강병국 Kang Byungkuk_광양장도박물관

김주경 OUJAE Architects : 나의 건축 인생 연대기 혹은 기억조작

최문규 Choi Moongyu_KIST 숲속 어린이집 정재헌 Jeong Jaeheon_양평 펼친집 이관직 Lee Kwanjic_영남대60주년기념 천마아트센터 이한종 Lee Hanjong_가르멜의 모후 수도원 손진 Son Jean_아이뜰유치원 임형남, 노은주 Lim Hyoungnam, Roh Eunjoo_제따와나 선원 김광수 Kim Kwangsoo_부천아트벙커 B39 김재관 Kim Jaegwan_유진이네집 이은석 Lee Eunseok_새문안교회 강승희 Kang Seunghee_여목헌 김동원 Kim Dongwon_분당메모리얼파크 사옥

김범준 TOPOS Architectural Firm : 오리지낼러티 탐문의 건축여정 김태만 HAEAHN ARCHITECTURE : 실패의 역사 (to be) unbuilt 이상대 spaceyeon architects : 어느 건축 마라토너의 방백傍白 임영환 D・LIM architects : ‘지속가능한’ 아마추어 건축 김선현 D・LIM architects : 꿈꾸는 자의 행복한 건축 조성익 TRU Architects : 냅킨 드로잉 박창현 a round architects : 몇 가지 단서들 김세경 MMKM : 건축이라는 올가미 민서홍 MMKM : 건축 짓는 농사꾼의 길 조진만 JO JINMAN ARCHITECTS : 어느 젊은 건축가의 회상 홍재승, 최수연, 이강희 PLAT/FORM : 풍경風景, 반 풍경 그러나 알레고리

NOTICE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추천작 발표

NOTICE

제29회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장학제 공모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제11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공모

제28회 김태수 해외건축여행장학제 공모


《와이드AR》 2018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2

《와이드AR》 2017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1

PUBLISHER’S COLUMN – ABCD파티–올해의 발견

PUBLISHER’S COLUMN – 친구

ARCHITECTS IN KOREA . Ⅱ

ARCHITECTS IN KOREA . Ⅰ

EDITORIAL 한국 건축의 새 판을 여는 젊은 리더들의 12가지 화법 ESSAYS 건축의 엄밀성과 농담, 혹은 사랑과 체념 : aoa architects 건축이 남긴 이야기들 : CHAE–PEREIRA architects 새로운 프로세스와 시스템 : EMER–SYS

EDITORIAL 젊은, 내일의 건축 리더들이 말하는 우리 건축 장場의 단면 #1. 건축의 뿌리 혹은 공부의 배경에 대하여 #2. 한국 건축 비평(계)에 대한 바람 #3. 귀 사무소(팀)의 작업 화두는? #4. 현대건축을 수행함에 있어서 ‘전통’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5. 귀하(또는 사무소, 팀)가 이해하고 있는 ‘개념’이란 무엇인가? #6. 현 단계 한국 건축계, 무엇이 문제인가?

경계에서의 점진성 : EUS+ architects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리드하는 건축, 건축가 : johsungwook architects 엘리스의 비눗방울 놀이, 그리고 일상 속 이야기 생성 : L’EAU Design 스타일의 전략–작업의 방법에 대한 근본적 이해 : Min Workshop 근대 건축, 수용과 변용의 미 : OFFICE ARCHITEKTON 들띄우기와 흰색 그리고 부산 : RAUM architects 새로운 눈을 갖기 위한 발견의 방식, 질문 : Samhyun Urban & Architecture 길, 에움길, 샛길 : SUPA schweitzer song 따뜻한 건축 그리고 10+ : UTAA NOTICE 제10회 심원건축학술상 심사결과 발표 당선작 : 해당작 없음 심사위원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PROJECTS : OFFICE INFORMATION a.co.lab : 휴먼 네트워크의 수행자 BOUNDLESS : 관계의 진화를 엮는 전술가들 designband YOAP : 3인 3색의 피보나치 수열로 건축하는 집단 FHHH Friends : 좌충우돌 화려한 팀플레이 집단 HG–Architecture : 디지로그의 세계를 실천하는 스튜디오 JYA–rchitects : 함께 흘리는 땀의 가치로 무장한 팀워크 mmk+ : 한 방의 장외홈런 다음을 준비하는 히어로 OBBA : 건축, 내러티브의 소중함으로 승부하는 사무소 stpmj : 아트와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이어니어 Z–Lab : A to Z, 콜라보&커뮤니케이션스 컴퍼니 NOTICE 제9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경복궁 궁역의 모던 프로젝트 — 발전국가시기 광화문과 국립종합박물관을 중심으로(1962~1973) 수상자 : 강난형 127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통권 71호, 2020년 5-6월호, 격월간

정기구독(국내 전용) 신청방법 안내

《와이드AR》 주요 배본처

2020년 5월 15일 발행, ISSN 1976-7412

〈구독자명(기증하실 경우 기증자명 포함)〉,

온라인 서점

2008년 1월 2일 창간 등록,

〈배송지 주소〉,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11번가, 인터넷 교보문고

2008년 1월 15일 창간호(통권 1호) 발행

〈구독희망 시작월호 및 구독기간〉,

2009년 4월 17일 변경 등록, 마포 마-000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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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점(02-2250-7733) ・서울문고 건대점(02-2218-3050) ・종로서적 종로점(02-739-2331) ・북스리브로 홍대점(02-326-5100) 동네 서점 효자책방 소란(서울 통인동, 02-725-9470) 《와이드AR》 과월호 구입처 본지 총판 정광도서 내 선인장(담당 심상하 방장, 02-725-9470) *2008년 발행본: 현재 1호~6호까지 절판되어 구입 불가합니다. *그 외 과월호 구입: 2009년~2019년에 발행된 《와이드AR》을 할인가로 구입 가능합니다. 본지의 오프라인 매대인 ‘선인장’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과월호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위치 정보: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대로 56 (통인동)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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