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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길에서 벗어나니 시야가 확 트였다. 눈앞엔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자 그마한 너와집 하나와, 그 옆으로 졸졸졸 흐르는 조그만 개울이 보였고, 개 울가엔 그곳의 자갈들로 쌓아놓은 것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 키 정도 높이의 돌탑들이 셀 수도 없이…. 그리고 그 돌탑들 사이엔, 꿈에서나 볼 법한 푸른빛 나비 날개가…. 그 커다란 한 쌍의 날개 사이로 치마저고리 비슷한 것을 입은 소녀가 보 였다. 살갗이 살짝 비치는 새하얀 저고리에, 무릎이 언뜻 보일 정도 길이인 다홍빛 치마를 입고 있는 소녀. 그녀는 혼잣말을 하듯 노랫말을 읊조리며, 그 부드러운 손으로 바닥의 돌멩이를 하나씩 하나씩 주워 쌓고 있었다. 그때, 나를 이끌어주었던 푸른 나비가 그 소녀의 곁으로 날아갔다. 그 푸 른 나비는 그녀의 어깨에 사뿐히 내려앉더니 부채 흔들듯 부드럽게 날개를 살랑거렸다. 그 살랑대는 바람이 뺨에 닿아 간지러웠는지 그녀는 살짝 고개 를 돌렸다. 그리고…. 마치 꿈만 같은 밤에, 나는 그녀의 새파란 눈동자와 마주했다. 이때는 몰랐다. 이 작고 사소한 만남으로부터, 모든 것이 서서히 뒤틀려가 기 시작했음을…. 그렇게, 이야기는 다시금 시작되었다.

나무의 잔가지 사이, 자갈밭 돌멩이 사이, 여기저기 곳곳에 숨어있던 푸른 나비들이 요란하게 날갯짓하며 동시에 날아오른다. 꽃잎처럼 흩날리는 나비 무리 가운데 한 소녀가 서있었다. 아무런 말도 없다. 정적 속에 개울물 흐르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소녀는 조 금 놀란 듯 눈을 휑하니 뜨고선, 예고 없이 찾아온 방문객을 빤히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 거 같긴 한데 아무런 말도 생각나지 않아 괴로운 이 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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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애담

Butterfly Story - vol.1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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