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오피니언

믿음과 감동이 있는 신문

서울 강동구에 사는 윤현주(39·여)씨는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방과후 학교 영어교실에 보내고 있다. 하지 만 교육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 금지법)’ 때 문에 다음 학기부터 영어교실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 윤씨는 급한 마음에 사설 학원을 알아 본 결과 원어민 교사의 경우 주 3회, 50분 수업이 25만원에 교재 비가 5만원이나 추가로 들었다. 반면 방과후 교실은 주 5일, 50분 수업이 11만원(교재비 포함)에 불과하 다. 같은 교재를 쓰는데 사설학원은 4만5000원인 반면 방과후 학교는 1만2000원으로 차이가 많이 났다. 윤 씨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시작하면 말문이 막히기 때문에 취미로 보내는 것인데 갑자기 못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며 “방과후 학교가 사설학원과 비교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다 가격은 저렴해 매우 만족스러워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영어를 배우고 싶으면 학원에서 배우라는 것인데 경제력이 있는 부모들은 학원에 보내면 되 지만 여유가 없어 방과후 영어라도 하고 싶은 부모들은 기회 자체가 없어져 교육의 양극화만 심해진다”며 “사교육을 줄이겠다던 교육부가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자녀 두 명을 모두 학 원에 보내면 연간 900만원이 드는 교육비가 부담돼 집에서 직접 가르칠까 고민중이다. 교육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일명 ‘선행교육 금지법’에서 초등1~2학년에 대한 방과후 학교 영어 교실을 선행학습으로 규제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규제할 경우 영어에 대한 수요가 사교육 시장으로 몰 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과정에서 교과서나 책 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영어는 초3부터 편성돼 있기 때문에 선행학습이라는 것이다. 반면 학생들의 흥미나 적성에 따라 놀이 게임 등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방과후 과정은 운영이 가능하다. 가령 노래를 배우는 프로그램이 1, 2학년에 개설돼 있다면 그 과정에서 는 영어나 일어 등으로 노래를 가르칠 수 있다. 교육부의 기준대로라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초 1,2 방과후 과정 영어수업은 선행교육에 해당 된다. 체험이나 흥미 위주의 수업이라도 대부분 교재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이 같은 황당한 기준에 대해 교육계는 현실을 잘 모르고 결정한 탁상 행정이라고 지적한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교재 없이 놀이식 수업만으로 영어를 가르치 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게임이나 노래로만 수업을 한다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학부모들도 방과후 학교 보다는 학원에 보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교육부가 ‘게임과 놀이는 가능하다’고 지침을 내렸지만 초1~2학년 방과후 영어가 폐쇄될 것으로 교 육계는 내다보고 있다. 어떤 것이 선행학습인지 판단하는 기준도 모호한 데다 학교장 입장에서 구지 선행 학습에 저촉될 만한 여지가 있는 수업은 진행하기 꺼려지기 때문이다. 특히 초 1,2학년 수업이 없어지면 수강 인원이 적어져 수업의 질이 떨어지거나 전체 방과후 영어수업이 사라지게 될 가능성도 크다. 당장 올 2학기부터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되면 방과후 영어수업 폐쇄로 수만 명에 이르는 영어교사 등 도 하루 아침에 실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100여개 초등 방과후 학교 사업자들의 연합체인 ‘전국초등방과후영어교실 교육법인연합’에 따르 면 현재 서울 580여개 초등학교 가운데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을 위탁하고 있는 학교는 380여개 정도다. 이 가운데 초 1,2학년이 한 학교당 100여명 정도로 전체 방과후 학교의 50~60% 정도가 형성돼 있다. 초 1,2학년에 대한 영어 수업이 금지되면 대부분의 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초등방과후영어교실 교육법인연합 김화곤 간사는 “현재 약 50~60%의 수강생이 초등 1~2학년으 로 편성되어 있어 초 1,2학년 수업이 없어지면 방과후 영어교실에 종사하고 있는 수만 명의 일터가 사라지 게 돼 생계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간사는 또 “탄탄한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 준비를 위해 프로그램 개발에만 20억원이나 쏟아 부었다” 며 “지난 10여 년간 공들여 쌓아 올린 방과후 영어교실 전체를 한 순간에 고사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김 간사는 “방과후 교실 한달 수강료가 주5회 45분 수 업 기준으로 평균 9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는데 사설 학원의 경우 비슷한 조건으로 27~35만원 정도로 매 우 비싸다”며 “학부모 입장에서 사설 학원보다 3분의 1이나 저렴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는데 못하 게 되면 학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늦어도 오는 15일까지 교육부에 ‘초등1~2학년에 대한 방과후 영어교실 참여가 선행학습 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공개질의서를 우편으로 보내고 동시에 교육부에 ‘질의 방문’할 계획이다.

(주)한국언론공보사 발행 등록번호 : 서울 (가) 09959호/ 서울 (아) 02798호

오피니언 페이지는 사회 각계 각층의

(주)한국언론공보사 발행

다양한 의견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따

(본사)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25길 15-5 IT빌딩 5층

라서 사외기사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대표전화 1899-8299 / 팩스 02) 563-3104 / 기사제보 02) 563-3101 / 광고문의 02) 563-3103 구독료 : 1부 800원 / 월 구독료 : 15,000원 / 구독신청·광고문의 : 1899-8299 본지는 신문 윤리 강령 및 그 실천 요강을 실천합니다.

19

운석 떨어지기로소니 하늘 탓하랴

초1·2 방과후 영어 규제하면 사교육 시장 더 커진다

www.sisailbo.com

2014년 5월 15일 화요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칼럼

우주를 떠도는 잡석들 가운데 지 름이 머리카락 굵 기보다 작은 것이 ‘행성 간 먼지’다. 그보다 굵고 버스 보다 작으면 유성 체, 버스보다 크면 소행성이다. 혜성 정채두 은 이들 어디에도 편집국장 속하지 않는다. 지 구 대기권으로 내 처 들어와 긴 꼬리 를 그리며 추락하는 유성체는 유성 또는 별똥 별이라고 한다. 유성체가 지구에 착지하면 그때부터 이름이 운석으로 바뀐다. 유성은 대개 여러 개가 한꺼 번에 떨어진다. 평균치보다 밝게 빛나는 유성 이 천문학자의 눈에 띄면 파이어볼, 지질학자 의 눈에 띄면 볼라이드가 된다. 우주생물학자 크리스 임피에 따르면, 우주쓰레기의 대부분 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띠에서 온 것들이다. 숱한 바위와 돌들이 다른 행성들처 럼 공전하고 있는 곳이다. 수시로 자기들끼리 충돌하거나 중력을 행사해 궤도를 이탈한다. 임피는 “이렇게 벨트를 빠져나온 소행성이 궤 도 안쪽으로 들어오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

이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혜성이나 혜성의 파 편이 지구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한 다. 소행성은 초속 10~20㎞로 지구에 떨어진 다. 혜성은 초속 50㎞(시속 18만㎞)라는 천문 학적인 스피드로 날아오는 탓에 충격 또한 엄 청나게 마련이다. 행성 간 먼지가 수백t씩 지 구로 쏟아져 내리고,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며 ‘우주 비듬’ 따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덩 치가 커지면 인류 멸종위기 차원에서 대처해 야 한다. 진작 지구는 거대한 천체와 충돌, 거 의 파괴됐었다. 그 충돌의 잔해가 바로 달이다. 천문학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는 “사람 이 없는 달에는 지금도 몇백만년 간 천체와 충 돌해 생긴 모든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 러나 지구에서는 끊임없는 침식이 과거 충돌 의 흔적을 지운다. 운석 충돌이 남긴 웅덩이 (크레이터)는 화산 폭발의 용암으로 완전히 뒤 덮을 수 있다. 지표면의 70%는 바다이므로 크 레이터가 대양에 있다면 발견하기가 더 힘들 다”고 설명한다. 1시간에 하나꼴로 직경 1m짜 리 바위가 대기층 꼭대기로 진입하고 있다. 다 행히 대기 하층부에 도달할 때쯤이면 증발, 흔 적도 없이 사라진다. 5m 안팎의 바위는 1개월 에 한 개씩 떨어진다. 대기층 상부에서 폭발하 면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과 비슷한 위력 을 발휘한다. 지름 30m에 이르는 운석은 100 년에 한 차례 지구를 타격한다. 1908년 시베리

아 변방 퉁구스카 상공 8㎞에서 터진 집채 만 한 운석은 폭발지점 2600㎢ 내 나무 8000만 그루를 일제히 방사선 방향으로 가로누였다. TNT 900만t에 해당하는 위력이다. 200m대 운 석은 10만년 주기로 지구에 재앙을 일으킨다. TNT 60억t급이다. 지구에 있는 핵폭탄을 모두 합한 것보다 강력하다. 이런 운석은 직경 8㎞ 크레이터를 남긴다. 리히터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다. 1㎞가 넘는 운석은 지구 전역에 영 향을 미친다. 천문학자 앨런 해리스는 “사람이 운석에 맞 아 죽을 확률은 70만분의 1”이라며 안심시킨 다. 물론, 돌멩이 수준의 얘기다. 어마어마하 게 큰 운석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하늘로 올 라간 지구의 용사들이 핵폭탄으로 박살낸다는 것은 영화식 발상이다. 파편들은 원래 소행성 의 궤적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므로 방치한 것 보다 더 큰 변고를 초래할 수 있다. 임피는 “우 주선을 소행성에 나란히 붙여 ‘중력 견인차’로 이용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소행성의 궤도가 서서히 변해 지구와 충돌을 면할 수 있다. 소행 성에 반사성이 강한 물질을 뿌려서 태양의 복 사압력으로 소행성을 밀어낼 수도 있다. 소행 성에 제트 추진장치를 부착, 궤도를 이탈시켜 도 된다”는 지구보호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상공에서 떨어지는 것들은 다 두렵다. 운석 이든, 무인기든.

성명서 한 장 없는 체육진흥공단 칼럼

국민체육진흥 공단은 1988년 서 울올림픽 수익금 3500억원을 기반 으로 조성된 기금 을 운용하며 경륜· 경정 등 각종 사업 을 펼치고 스포츠 토토의 발매권을 박준성 갖는 공익성을 띤 논설 위원장 공공기관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의 관리 감독 아래 연간 수조원을 벌어들여 엘리트 체육 지원·장 애인 및 생활체육 육성·국제체육교류 증진·스 포츠산업 육성 등에 투입한다. 말 그대로 ‘대한 민국 체육재정의 든든한 후원자’다. 이처럼 막대한 돈을 만지는 곳인 만큼 ‘도덕 성’과 ‘투명성’이 생명인 이곳에서 이를 심하게 저해하는 사태가 최근 벌어졌다. 바로 지난 4일 취임한 공단의 제11대 이창 섭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다. 이 이사장은 ‘충 남대(체육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체 육교육학회 회장, 체육개혁을 실천하는 교수 연대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발전실무위원 등을 동시에 역임하며 체육발전에 기여했다. 사실 역대 공단 이사장들의 면면을 보면 행정

관료·군 장성·정치인 등이 대부분이다. 가까이만 봐도 직전 제10대 정정택 이사장 은 군 장성 출신이다.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논란쯤은 이때도 무시됐다. 그런데 보기 드문 체육 분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사장 도 임명 이후 구설에 휘말려 있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 령 후보 지원조직인 대전희망포럼 대표를 맡 았던 ‘친박 인사’라는 점 때문이다. 사실 이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다. 정치인으 로 보낸 세월이나 했던 일보다 체육인으로 살 아온 시절과 이룬 업적이 훨씬 길고 많아서다. 문제는 석연치 않은 선임 과정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 한나 라당 후보로 대전 대덕에 출마했다가 낙선했 다. 당시 그는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 의 확정 판결을 받아 5년 간 공직 임용이 제한 됐다. 그가 올해 2월11일 복권돼 처음 맡은 공 직이 바로 공단 이사장이다. 공단이 지난해 10월15일로 임기가 끝난 정 전 이사장에게 5개월 동안 이사장 대행을 맡겼 다가 이 이사장이 새 이사장 공모에 참여할 결 격 사유가 눈 녹듯 사라지자 부랴부랴 2월28 일 공모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 는 대목이다. 그러나 공단은 논란이 불거진 지 열흘이 다 된 지금까지도 이에 관해 반박은 커 녕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논란이 저절

로 수그러들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공단은 스포츠토토의 새 수탁 사업자 선정 을 한 달 여 앞두고 있다. 연간 3조원에 육박하 는 매출액을 올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지 만 그간 타이거풀스, 오리온 등 과거 사업자들 의 각종 비리로 얼룩지면서 복마전으로 폄훼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단은 새 사업자 선정에 서 ‘구성주주와 구성주주의 대표이사, 구성주 주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은 최근 3년 이내에 법령 위반에 따른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 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등 도덕성에 포커스 를 맞추고 있다. 남에게만 잣대를 들이 댈 것 이 아니라 공단 스스로도 이 이사장의 선임 과 정이 정말로 투명했고 문제가 없었는지 반성 하며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래야만 오는 2017 년 4월 취임할 제12대 이사장에는 집권 마지 막 해 현 정부의 내 식구챙기기 논란에서 벗어 난 ‘흠결 없는 전문가’를 맞을 수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부르짖으면서 강도 높 은 체육계 개혁 작업을 벌이고 있는 문화체육 관광부와 청와대 역시 이 이사장을 선임하며 거꾸로 ‘비정상을 정상화’로 포장한 것이 아 닌지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스포츠 4대 악 (惡)의 축’들이 진심으로 뉘우치면서 체육계를 떠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피해자’로 둔갑해 다음 정부의 첨병이 돼 되돌아오지 않 을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2014년4월15일화요일  
2014년4월15일화요일  

2014년4월15일화요일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