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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로 운 디 자 인 도 구 들 》 이 승 호 •이 정 주 님 만 사 용 하 실 수 있 습 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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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은 그 형태도 이름도 다양하다. 우리는 이 많은 도구 에 핵심 원리와 마인드세트mindset34를 제공한, 다시 말해 수많은 새로운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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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 도구의 ‘원형’들을 선정해 그 기원과 활용 원리를 설명하려고 한다. 도 구의 기원과 원리를 이해한다면 여기서 파생한 다른 어떤 도구도 쉽게 사용 할 수 있고, 또 자신의 프로젝트에 적합하도록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 사용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형과 핵심 원리를 이해하고, 요구되는 마인드세 트를 가지고 사용자 조사를 할 때, 비로소 툴킷의 홍수에서 중심을 잃지 않 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다섯 가지 도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것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용자의 행동을 보고, 사진을 찍고, 기록을 해 왔다고 해서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를 했다고 할 수는 없다. 디자인 에스노그 라피의 핵심은 사용자의 현장에서 그들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현장 에 스며들 수 있는 자세라고 할 수 있는데, 관찰하고 있는 자신을 외부의 객 관적 관찰자로 여기기보다 관찰 대상의 사회와 환경에 몰입해 그들의 눈으 로 상황을 보는 것이다. 디자인 에스노그라피의 이러한 원리들, 즉 ‘객관적 관찰자가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 공감하기’, ‘숨은 맥락과 의미를 파 악할 수 있는 민감함’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도구가 지향하는 근본적 인 마인드세트다. 따라서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는 그 자체로 하나의 디자인 도구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도구들을 잘 이해하기 위한 통 찰력을 기를 수 있는 기본기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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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는 초기 사용자 중심 디자인 방법들이 지나치게 과학적 타당성에 의 존했던 까닭에 디자인 영감을 충분히 발현시켜 주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 고자 탄생했다. 프로브는 디자이너들이 사용자 조사를 할 때 완전히 객관적 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용자와 디자이너의 세계를 오가며 그 둘 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다. 디자이너는 다양한 시각적, 발상적 과제 들로 프로브 패키지를 구성하여 사용자에게 건네고, 사용자들은 그 과제들 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상상력을 표현한다. 매우 ‘디자인적인’ 방법의 소통 을 통해 디자이너와 사용자는 일종의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다.

코디자인 워크숍은 사용자의 창의성에 주목하고, 디자인 과정에서 그들과 의 능동적인 협력을 추구한다. 사용자를 ‘자신의 경험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로 바라보고, 그들의 창의적 잠재성을 디자인 과정에 능동적으로 활 용하기 위해 그들을 디자인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켜 함께 해결책을 구상 한다. 사용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간의 협력을 돕는 데도 코 디자인 워크숍은 매우 유용하다.

다양한 사용자 조사 방법을 통해 얻은 자료와 정보를 의미 있는 아이디어로 연결시키고,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디자이너 개개인의 경험과 창의적 능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디자이너에게는 매우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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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한 부분이다.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은 수많은 정보의 조각을 그 의미에 따 라 연관 지음으로써 개별로 보았을 때는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연결점들을 찾아 통찰을 얻게 하는 도구다. 팀 중심의 도구로서, 각자의 발견점을 팀원 들과 공유하고 접착식 메모지를 활용하여 함께 정보를 배치, 재배치해 나가 며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관찰과 해석의 단계를 거쳐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얻었다. 그렇다면 이를 실제 디자인 과정에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퍼소나는 실제 관찰을 통해 얻은 통찰을 효율적으로, 또 공감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실제 정보를 종합하여 만들었기 에 허구의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실제보다 더 진짜 같은 퍼소나 를 만든다면 다양한 디자인 도구를 통해 얻은 정보들을 난삽하게 나열해 두 는 것보다 새로운 디자인이 제공할 기능이나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공감 적으로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도구들 중 몇 가지는 독자들에게 새로울 수 있겠지만, 몇몇 도 구들, 특히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나 퍼소나 같은 도구들은 한국에도 이미 오 래 전에 소개됐기 때문에 그것들이 왜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인가 의아하게 여기는 독자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비교적 친숙한 도구들도 새로 운 디자인 도구들에 포함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미 익숙한 이름의 도구들도 새로운 디자인 문제에 대응하여 더 욱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디자인 에스노그라피 나 퍼소나 같은 경우, 원래는 소프트웨어와 웹사이트 디자인을 위해 개발 됐기 때문에 도구 설명이나 사례가 아직까지 그 영역에 치우쳐 있다. 이 책 에서는 그 도구들이 가진 기본 원리와 지향 목표를 재조명하고, 공공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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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에 활용된 사례를 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둘째, 그 도구들을 활용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례에서도 도구들의 이름과 형식만 따라한 까닭에, 그 도구들이 진정으로 제공해줄 수 있는 효과를 십 분 활용하지 못한 경우를 종종 관찰했기 때문이다. 각 도구의 기본 원리와 마인드세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이 이미 이름이 익숙한 도구들도 새롭게 이해하고, 더욱 적절하게, 그리고 창의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와 같이 선정했다. 셋째, 이 도구들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의 큰 맥락을 이해하고, 이 책을 읽은 뒤에도 만나게 될, 수많은 툴킷에 휩쓸리지 않도록 돕기 위해 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다양한 툴킷이 쏟아지고 있는데, 같은 도구를 각 기 다른 툴킷에서 다른 이름으로 소개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하나의 도구를 두 개의 다른 도구처럼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도구들의 원형을 이해한다면 이런 혼란을 줄이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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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노그라피는 원래 18세기 인류학에서 새로운 지역의 사람들을 연구하 기 위해 개발된 참여 관찰 방법이었으나, 이후 여러 분야에서 받아들여지면 서 그 형식과 활용법이 매우 다양해졌다. 디자인에서는 80년대부터 사용자 행동의 맥락과 그들의 잠재적 욕구 그리고 사회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현 장 관찰 도구로 차용됐고, 이후 다양한 사용자 경험 조사 도구의 바탕이 되 고 있다. 디자인 에스노그라피design ethnography는 단순한 정보의 수집보다는 관찰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상황에 공감하고 디자인 영감을 얻는 데 그 목 표가 있다.

세계적인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엔비Airbnb의 창업자들은 초기에 큰 어려움 을 겪었다. 온라인에서 일반인의 집을 호텔처럼 빌린다는 혁신적인 아이디 어를 실행에 옮기고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정작 사용자는 늘어나지 않 아 몇 년간이나 투자 유치에 실패한 것. 이들은 당시 에어비엔비를 이용하 는 고객의 집을 찾아 그들이 예약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관찰했다. 이 과정에 1 National Public Radio How I built this with Guy Raz Joe Gebbia Airbnb https www npr org 2016 10 17 497820565 airbnb joe gebbia

서 자신들은 두세 번의 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업무를 실제 사용자들은 10번에서 20번의 클릭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 고, 이를 통해 서비스를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1 국내의 한 제조사는 인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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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환자 접수가 눈에 띈다면 이에 집중해 그 일이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과 필요한 정보나 지식, 혹은 활용되는 사물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여러 명의 팀원이 함께 관찰한다면 각자 다른 초점을 정해두고 진행할 수도 있다. 이 장의 뒤에 나오는 ‘케이스 스터디: 인지 건강 마을(79쪽)’에서 는 다양한 전문분야를 가진 팀원들이 ‘사람을 중심으로’ 그리고 ‘공간을 중심 으로’ 역할을 나누어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를 진행했다. 사람을 중심으로 동행 관찰을 하는지, 혹은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이 마 주하는 상황에 대해 관찰을 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현장 관찰 기법들 이 파생됐다. 예를 들어 사람을 중심으로 동행 관찰을 하는 방법은 쉐도잉 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고, 장소를 중심으로 머물러서 관찰을 하는

shadowing

방법은 타운 워칭town watching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양한 형태로 파생된 디 자인 에스노그라피 기법들은 이 장의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64쪽).

초점을 정했다면 현장에 나가 관찰하면서 동시에 관찰 내용을 수첩에 기록 한다.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사진이나 동영상에 담기는 내용은 우리가 현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내용의 일면일 뿐이다. 또, 숨가쁘게 돌아가는 디자인 프로 젝트에서 장시간 촬영한 동영상을 돌려보며 중요한 내용을 포착하기란 쉽 지 않다. 따라서 현장에서 본 것을 그 자리에서 빠르게 메모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은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메모는 관찰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나중에 상세한 내용을 기억해낼 수 있을 수준으로 간결하고 빠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중에 좀 더 체계 적이고 상세하게 기술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나중에 알아보고 관찰한 내용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간단한 메모나 스케치를 한다. 그 현장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 누가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그 들이 앉아 있던 위치는 어디였는지, 그 장소의 물리적 특성은 어떠했는지 등에 대해서, 나중에 보았을 때 자신이 그 내용의 핵심을 기억해내고 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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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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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디자인 에스노그라피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제 성공적인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를 위해 필요한 자세와 주 의점을 들여다보자.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를 진행할 때는 상자에서 도구를 꺼내 쓴다고 여기기 보다 자기 자신이 바로 관찰 도구라고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 관찰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전략이나 체계적인 과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결국 디 자인 에스노그라피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관찰하는 사람의 마인드세트, 민감함 그리고 통찰력이기 때문이다. 관찰자에게 요구되는 마인드세트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진짜 이야기’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에 있다. 디자인 에 스노그라피를 통해 얻은 발견점은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직접 관찰하여 얻 은 ‘경험을 통한empirical’ 결과물이다. 미리 세운 가설이나 아이디어를 뒷받침 하는 상황을 찾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이론을 바탕으로 연역적으로 아이디 어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둘째, 상세하게 관찰하되 넓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어떤 특정 행동 을 관찰하더라도 항상 더 큰 범주의 맥락을 찾고, 그 안에서 이해하고 해석 하도록 하자. 한두 번의 관찰로 멈추기보다 관찰한 내용을 더 넓은 관점에 서 이해하기 위해 다른 관찰을 진행하거나 인터뷰를 통해 좀 더 풍부한 맥 락을 탐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판단은 일단 접어두고 경험한 것만 최대한 상세하고 풍부하게 기 술한다. 이때 관찰자의 섣부른 판단은 보류한 채 있는 그대로 기술하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의 행동을 자신의 선입관으로 판단하게 되고, 결국 기술한 내용은 실제 사람들이 한 행동이기보다는 자신의 판단으로 쓰 여진 평가서가 되어버린다. 마지막으로, 항상 관찰하고 있는 사회나 집단의 구성원, 즉 사용자의 입 장에서 현장과 상황을 보려고 노력하자. 물론 관찰자가 완벽하게 관찰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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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상황을 이해하긴 어렵다. 하지만 ‘나는 어차피 외부자’라는 생각으로 피 상적인 관찰을 진행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용자의 입장에 공감하 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관찰자 스스로가 결코 객관적인 관찰 도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인지하든 그렇지 못하든 간에 항상 어떤 관점을 통해서, 어떤 가정을 가지 고 특정 현상을 바라보게 마련이다. 관점과 가정 없이 관찰한다는 것은 갓 난 아이가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 어떤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느냐는 나중에 디자인 아이디어로 이 어지는 발견점과 통찰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부적절한 가정을 가지고 관찰 을 시작해 끝까지 그것을 버리지 못한다면 관찰 과정에서 숨은 보석을 발견 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 실은 무엇을 발견했어야 했는지 그 실마리도 얻지 못한 채 엉뚱한 관찰 결과물을 들고 돌 아올 수도 있다. 이 책의 도입부에서 소개한 일화(2쪽)에서 수영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든 이유는 수영장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수영장으로 오는 버스 시간표가 그들의 하루 일과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수영장 시 설의 문제였다는 잘못된 가정에서 출발하면 시민들이 수영장 시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불만이 있는지에 대해서만 관찰하게 될 것이다. 노인들을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노인 가정이나 복 지 회관에 방문하여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를 진행한다고 하자. 이때 ‘노인들 은 정보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고, 수동적이며 항상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 는 선입관을 가지고 관찰한다면 관찰자의 눈은 노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 는 난처한 상황만 좇게 될 것이고, 어떻게 즉각적인 도움을 줄 것인가 하는 쪽으로만 디자인 방향을 풀어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미리 자신이 이러한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노인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즐 거움이나 능동적이고 자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들 역시 관찰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발견점들은 전혀 다른 디자인 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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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노인들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고, 무료하고 반복 적인 일상에 방치됨으로써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가정방문을 통한 심층 인터뷰 대상자 10명 중 바깥 출입을 적극적으로 하 시는 4명을 성비를 고려하여 선정해서 동행 관찰을 진행했다. 2인 1조로 한 명은 현장 기록에 집중하고, 다른 한 명은 비디오 촬영을 병행했다. 촬영 내 용을 나중에 분석하려면 촬영 시간의 몇 배에 해당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 에 현장 기록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중요한 내용이나 불확실한 내용을 확인해야 할 때만 비디오로 촬영해둔 내용을 확인했다. 어르신들이 우리가 동행하는 것에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셨다. 경로당, 놀이터, 보건소, 교회 등 평소 자주 가는 곳들을 자유롭게 다니는 동안,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 를 동행했다. 짧은 동선을 가진 분들의 경우 동네를 걸어 다니는 정도였지 만 버스를 타고 비교적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프로젝트의 대상이 됐던 지역은 언덕이나 개천, 또는 소위 랜드마크 가 될 만한 건물 등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는 주택가였다. 전체적인 동네의 모습 또한 하늘에서 보았을 때 거의 직사각형을 비스듬히 누인 것 같은 형 상이었다. 가까이에 있는 지하철역을 가려 해도 버스를 타야 되는 곳으로, 외곽에 아파트 건물이 조금 있을 뿐 대체로 붉은 벽돌의 단독 또는 다세대 주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따라서 경도 인지장애나 초기 치매를 겪는 노인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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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특히 길 찾기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러한 생활환경에서 노인들 은 길을 잃기가 더 쉬웠다.

골목들의 모습이 비슷비슷하고 준거가 될 만한 지형지물이 없는 이 마을에 서는 노인들뿐 아니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우리도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 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노인들의 눈으로 지역을 바라보기로 했다. 우선은 지도로 지역을 분석한 뒤, 온라인 지도에 이미 올라와 있는 사진, 혹은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준비해 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소에서 진행하 는 인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노인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그곳이 어디인 지 기억하는지, 기억한다면 어떻게 기억하는지 물었다. 또, 노인들에게 마 을 어귀에서 집까지 찾아가는 길, 집에서 보건소까지 오는 길을 손주들에게 설명하듯 약도로 표현해달라고 부탁하고 그 약도에 등장하는 준거가 되는 지점들의 공통점을 확인했다.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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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probes는 사용자가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 의견, 감정, 바람 등 을 그들의 실제 생활 공간에서 생각해보고 직접 표현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이다. 일상적 경험이나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 사진 촬영 도구, 이미지 콜라주를 위한 도구, 엽서, 스티커 등으로 프로브 패키지를 구성하 여 사용자에게 전달하면 사용자는 일정 기간 동안 자신의 일상 안에서 프로 브 과제를 수행하고 기록한다. 작성 기간이 끝나면 디자이너는 프로브를 회 수해 디자인 영감을 얻기 위한 해석을 시작한다. 프로브는 인터뷰나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사용자의 아주 개인적이거나 특수한 세계에 디자이너가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한다. 또한 사용자가 고유의 환경에서 시간을 충분히 들여 숙고해서 대답해 야 하는 주제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앞장에서 살펴본 디자인 에스노그라피에서는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일상으 로 직접 들어가 사용자가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은 무의식적인 행동과 잠재 적인 동기를 관찰한다. 즉, 인터뷰나 설문조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맥락을 찾아낸다. 오랜 시간 쌓여온 개인적인 경험과 그로 인해 형성된 가치관을 이해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기 질환을 앓는 청소년의 건강관리를 위한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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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

‘문화적 프로브Cultural Probes’는 이렇게 탄생했다.

프로브는 우리 말로는 ‘무인 탐사선’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해양 과학자들 이나 우주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무인 탐사선에서 따왔다. 과학자들이 직접 갈 수 없는 심해나 우주로 탐사선을 보내고 일정 기간 후 탐사선이 가지고 돌

2 .2 .

아온 샘플을 분석하듯,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삶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프로브 를 만들어보내는 것이 다. 디자인 에스노그라 피나 인터뷰 같은 기존 의 도구로는 미처 닿을 수 없는 세계에서 프로 브는 사용자의 눈과 손 을 빌어 생생한 현장의 경험 및 사용자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에 접 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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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A에서 만든 문화적 프로브 패키지에 담긴 과제들은 프로브를 받아든 노 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신들의 생활을 돌아보게 만들기 위해 도발적 이면서도 생소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일회용 카메라와 함 께 제공된 촬영 과제 목록은 ‘당신을 지루하게 만드는 것’, ‘당신이 원하는 것’과 같이 다소 모호하면서도 참여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과제부터, ‘당신이 오늘 착용할 것’, ‘오늘 처음 만난 사람’ 같은 직접적이고 생생한 일 상을 담을 수 있는 과제들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문화적 프로브에는 다양한 형태의 지도도 담겨 있었는데, 이들은 노인들 이 마을 구석구석의 공간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떠 올리는지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지도와 함께 주어진 질문들은 직접적인 것부터 은유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는데, ‘혼자 가고 싶은 곳’, ‘공상하기 좋은 곳’,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곳’과 같은 질문들에 대해 노인들이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 대답을 지도에 그림이나 스티커 등으로 표 시할 수 있게 했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노르웨이의 작은 도시에서 노인들이 직접 작성한 프로브는 하나하나 디자인 팀에게로 돌아왔고, 디자이너들은 친지가 보내 온 소포를 열어보는 마음으로 프로브를 열어보았다. 패키지의 구성 자체에 서 상상할 수 있듯이, 작성을 마친 내용물은 매우 시각적이고, 상징적이며, 또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다. 기존의 전형적인 객관성과 엄밀함을 강조한 사용자 조사 방법에 익숙 한 디자이너라면 이러한 결과물에서 일관적인 패턴을 정량적으로 뽑아내 고 평균적 성향을 찾아내어 어떻게든 전체적인 퍼즐을 완성하려고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RCA의 디자인 팀들은 이런 과학자적 scientistic

분석보다는 이 자료들이 어떻게 디자인에 영감을 줄 것인가에 더 관

심이 있었다. 그들은 프로브 결과물을 분석할 때도 파격적인 행보를 취했는 데, 이는 바로 ‘분석하지 않는 것’이었다. RCA의 디자이너들은 돌아온 프로브의 내용물 모두를 한곳에 펼쳐놓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들이 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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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 세계와 프로젝트 목표에 더욱 민감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프 로브를 정형화된 디자인 도구로 오해하고 기존에 소개된 프로브의 구성을 그대로 가져와 적용한다면, 프로브의 적합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디자이 너가 디자인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리는 것과 같다.

프로브를 사용하는 과정은 디자이너와 사용자가 프로브 패키지라는 매개 체를 주고받으며 점진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림 2.3은 프로브 패키지가 디자이너의 작업실과 사용자의 현장을 오가며 둘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작 업실에서 프로브를 구상하고 제작하여 참여자에게 전달하면 참여자는 자신 의 일상 현장에서 정해진 기간 동안 프로브를 작 성한다. 사용자의 현장에서 작성된 프로브는 다 시 디자이너의 작업실로 보내지고 디자이너는 프로브 결과물에 대해 1차 해석을 진행한다. 그 후 디자이너와 참여자가 다시 만나 해석 내용에

User Study User Observation

User Experience UX

대해 심층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다. 지금부터 프로브의 진행 과정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좀 더 상세하게 살 펴보도록 하자.

프로브를 활용할 때 그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목적 에 따라 프로브 패키지에 들어갈 질문, 참여자와의 소통 방식, 그리고 프로 브 결과물의 해석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화적 프로브의 사례처럼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감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프로브를 활용할 때는 의도적으로 프로브 과제들을 모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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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

게 만들거나 도발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프로젝트의 주제가 어느 정도 잡 혔을 때 참여자의 경험이나 일상, 생각 등을 좀 더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것 이 목적이라면, 프로브를 통해 더 상세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 록 과제를 구성한다. 프로브를 활용하는 것이 풍부한 사용자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 지, 디자인 단계에서의 영감을 위한 것인지, 심층 인터뷰나 코디자인 워크 숍 이전 단계에서 참여자와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모든 팀원이 동 일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목적에 적합한 프로브 과제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추후에 결과물을 해석할 때도 공통된 마음가짐으로 진행할 수 있다.

프로브를 제작하거나 결과물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틀 안에서 질문을 만들거나 프로브 결과물을 해석하 고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세계를 탐구하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과 다름이 없는데, 이를 피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사전 맵핑preliminary mapp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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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 .

참여자가 프로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끼게 하고 수고를 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 2.6은 중국 소도시 노인들의 은퇴 후 변화한 삶을 알아보기 위해 제 작한 프로브의 일부다. 매일 다른 형태의 질문을 접할 수 있게 했고, 영감을 주기 위해 사진과 그림이 인쇄된 카드를 함께 제공했다.

글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사회적 관계나 심리적 거리 등을 표현하게 하는 데는 시각적 맵핑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참여자와 주 변인 사이의 다양한 관계와 관련된 경험, 소통 방법 등을 사람이나 사물(예 를 들어 소통에 활용하는 전화기, 이메일, 편지, 엽서) 모양의 스티커로 단 순한 형태의 지도 위에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그림 2.7은 파티에 모인 사람들 사이의 친밀도와 관계의 의미 등을 표현 할 수 있도록 제공된 사회적 맵핑social mapping 과제다. 단순한 형태의 지도와 사람 모양의 종이 인형, 파티에 모인 사람들의 관계를 종이 인형들 간의 거 리와 간단한 글로 표현하는 과제를 주었다. 한 사람의 삶에 나타난 중요한 사건들의 서술을 수집하기 위해서도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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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7 .

적 과제의 활용은 효과적이다. 그림 2.8은 ‘내 삶의 여정Road of My Life’이라는 제 목으로 참여자가 지금까지의 삶과 미래의 계획을 그래프로 표현하고, 과거 삶 에서 의미 있었던 경험과 미래에 경험하고 싶은 것을 사진을 이용해 시각화하 도록 한 과제다. 그림에 나타난 ‘내 삶의 여정’에서 그래프는 과거(왼쪽)에서 미래(오른쪽)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고, 그래프의 높낮이는 참여자가 생각 하는 자기 인생의 고점과 저점을 나타낸다. 참여자는 그래프의 높낮이로 행 복했던 순간, 성취의 순간,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 시각적 과제가 꼭 평면적일 필요는 없다. 참여자에게 재미를 주고, 또 주 제에 대한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입체적인 표현 방법들을 활용한 예시 2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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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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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게 도와주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견점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주 었다. 예를 들면 한 참여자에게 강아지와의 산책이라는 ‘사건’은 주차장의 주 변을 열 바퀴나 돌 정도의 추격 놀이라고 할 만한 ‘행동’이었고, 다소 단순한 행동이었기에 산책을 하는 동안 내일의 일정 등 다양한 것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있었다. 그래도 강아지와의 놀이가 주인에게 강아지 덕분에 운동을 하며 웃을 수 있는 즐거운 ‘감정’을 남기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또 가 끔 넘치는 힘으로 밤에 집안을 어지럽히는 강아지를 조용히 재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이기도 했다. 이 일련의 기록은 애완견을 키우지 않는 디 자이너로서는 알 수 없는 디자인의 소중한 단서가 되는 셈이다. 자석이 달린 손목밴드는 생생한 경험의 현장에서 참여자들이 바라는 미 래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 밑에 숨은 욕구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고안됐다. 우리는 참여자들에게 ‘이 손목밴드가 일상의 어떤 순간에도 당신 이 원하는 기능은 뭐든지 수행할 수 있다고 상상하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 능을 기록해달라’고 요청했다. 손목밴드에는 접착식 메모지를 부착할 수 있 어 참여자들이 일상에서 밴드를 착용하고 있다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신 2.30.

속하게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손목밴드를 착용하 는 것은 참여자에게 일상 속에서 가상의 웨어러블 기기의 존재 를 환기시켜주는 동시 에, 참여자가 그날 일 기를 작성할 때 기억 을 상기하는 데도 도 움을 주었다. 한 예로 강아지를 키우는 참여 자의 경우 산책을 할 때 손목밴드가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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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석사과정 ‘Collaborative and Industrial Design’의 교수 로 재직하고 있다. 빌 게이버가 처음 소개한 문화적 프로브를 좀 더 사용자 중 심 디자인 과정에 적합하도록 ‘디자인 프로브’라는 이름으로 체계화하여, 2000 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용해 왔다. 최근에는 디자인 프로브, 코디자인 워크숍 등의 디자인 도구들을 시민 중심의 공공서비스 디자인 및 정부의 다기관 협력을 위한 프로젝트들에 적용하고 있다. 2008년에는 핀란드 디자이너 협회 선정 올해의 산업 디자이너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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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자인 워크숍co-design workshop은 기존에는 디자인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양한 사람을 디자인 과정에 능동적인 참여자로 초대한다. 사용자를 비롯,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해 자신의 경험과 견해를 표현하고, 시 각적이고 발상적인 기법들을 통해 함께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디자이너는 워크숍의 결과물 뿐 아니라, 참여자들이 의견을 공유하고 의사결정하는 과 정을 관찰하며 통찰과 영감을 얻는다. 코디자인 워크숍은 사용자가 직접 디 자인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상호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다른 디자인 도구들과 차별화된다.

세계적인 특송업체 페덱스FedEx는 장기 기증을 위한 생체 조직을 손상 없 이 신속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외부의 의료 전문가, 물류 공급 자, 환자, 페덱스 배송직원 들과 함께 위치, 온도, 압력 등 기존에는 고려되 지 않았던 핵심 변수들을 고려하는 배송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는 콜센터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콜센터 서비스에 큰 불만이

Microsoft

있었던 고객들과 콜센터 직원들을 한자리에 초대해 더욱 인간적이고, 고객 1 Francis Gouillart Douglas Billings Community powered problem solving Harvard business review 2013

이 전담 상담원을 선택할 수 있는 콜센터를 디자인했다.1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핀란드 정부는 2012년 3월부터 시민들이 직접 법 안을 제안할 수 있는 플랫폼 ‘깐사라이스 알로이떼Kansalaisaloite, Citizens’ Initi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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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직원, 공무원, 전문가 등의 다양한 유관자 역시 넓은 의미의 사용자로 보 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이해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스칸디나비아에서 참여적 디자인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80년대 즈음 북미 의 사용자 중심 디자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사용자 참여가 화두로 떠올랐 다. 하지만 선형적이고 전문가 중심적이던 기존의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틀 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북미에서 코디자인의 문을 연 것은 90년대 말, 오 하이오 주에 거점을 둔 소닉 림Sonic Rim의 공동창립자였던 샌더스가 소개한 메이크툴즈라고 할 수 있다. 샌더스는 집단적 창의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코디자인을 주창했다. 그 녀는, 모든 인간은 창의적이기 때문에 사용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발상한다 면 디자이너 혼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할 통찰과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 고, 따라서 좀 더 의미 있는 디자인 결과물을 고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샌더스는 사용자를 디자인 과정에 효과적으로 참여시키고 가능한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도구로 메이크툴즈를 소개했다. 메이크툴즈는 그 이름 처럼 사용자가 만드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표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하는 도구다. 그렇다면 왜 만드는 행위일까? 샌더스는 인간의 지식의 개념을 세 단계로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는 인 간이 인지하고 있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명시적 지식explicit knowledge, 둘째는 체화되어 언어나 기호로 표출하기는 힘들지만, 행동 관찰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 그리고 인지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잠재되어 있 어 표출이나 관찰이 어려운 잠재적 지식latent knowledg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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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가 정리한 지식의 단계는 디자이너가 얻고자 하는 통찰의 종류에 따 라 어떠한 디자인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예 를 들어 쾌적하고 편리한 청소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청소도구를 디자인 한다고 하자. 하루 중 청소 시간이나 주간 청소 횟수 같은 사용자의 기본적 인 생활 패턴이나, 스팀 청소기의 사용 여부, 선호하는 제조사 등은 사용자 가 인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질문했을 때 쉽게 대답이 가능한 지식들 이다. 이러한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생각하여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설문조사나 인터뷰, 포커스 그룹 등이 적합할 것이다. 이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청소를 하는지 알고 싶다고 하자. 누군가 에게 ‘주방 청소를 어떻게 하시나요?’ 라고 묻는다면, 막상 질문을 받은 사람 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주방청소를 한다고 해도 이를 말로 설명하기에는 난처 함을 느낄 것이다. 주방 청소라는 것은 이미 그 사용자에게 체화된 지식이 기에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누군가에게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설명해 달라고 해도 상대방은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것을 선 호할 것이다. 이처럼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체화되어 행동으로 드러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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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6 .

첫째, 사전과제로 주제에 대해 민감하게 하기 둘째,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셋째, 아이디어 생각해내기 넷째, 발표하고 토론하기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이 네 가지 단계는 마치 집을 지을 때 탄탄하 게 땅고르기를 하고 벽돌을 쌓아올리는 것과 같다. 참여자들이 워크숍 장소 에 오기 전에 미리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사전과제를 전달해 ‘민 감하게 하기sensitization’로 땅고르기를 하고, 그 위에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고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활동을 통해 첫 번째 층을 쌓는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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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7 .

기본 틀을 튼튼하게 잡은 뒤,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해냄으로써 다 음 층을 쌓는다. 끝으로, 도출된 아이디어를 팀 단위로 정리해 발표하고, 서 로 피드백을 주는 것으로 코디자인 워크숍을 마무리한다.

코디자인 워크숍을 시작하기 1, 2주 혹은 며칠 전에 참여자가 워크숍의 주제 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경험을 상기할 수 있도록 간단한 사전과제를 줄 수 있다. 주제와 관련된 키워드에 대해 사진을 찍어 온다든지, 간단한 그림일 기를 그려 온다든지, 혹은 관련된 물건을 가져오는 방법으로 참여자로 하여 금 그들의 일상에 대해 되돌아보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전과제는 다양한 배경의 참여자가 워크 숍 공간에 도착하기 전에 소위 ‘관심의 스위치’를 미리 켜둘 수 있게 해서 워 크숍의 효율을 높인다. 참여자가 작성한 사전과제 결과물을 코디자인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 미 리 회수해 참여자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혹은 사전과 제 결과물의 내용을 코디자인 워크숍을 계획할 때 반영하거나, 그 자체를 코디자인 워크숍의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참여자에게 사전 과제 결과물을 워크숍에 가져오게 해 워크숍을 시작할 때 그들이 각자 어떤 내용을 작성했는지 다른 참여자들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워크숍을 시작할 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같은 주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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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던 참여자들은 몇몇 참 여자들이 먼저 시작하자 서서히 자신감을 가지고 상자를 옮겨 공간을 구성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갔다. 참 여자들이 병원의 새 공간과 그 안에서 제공될 서비스에 대해 아이디어를 만 드는 동안 디자인 팀은 그 과정이 워크숍 주제에 부합하도록 제안을 하거나 질문은 던졌지만, 직접 상자를 옮기거나 상자에 그림을 그리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새 공간을 구성하고 논의하는 사람들, 구 성된 공간에 중요한 메모를 남기는 사람들 그리고 공간이 제공해야 할 기능 이나 가구들을 상자 위에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들 등으로 나뉘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구성된 공간들이 가져야 할 기능과 그 기능에 맞추어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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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

들이 어떤 위치에 놓여야 하는지 논의가 진행됐다.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참 여자들이 공간의 구성을 이용해 병원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미래 병원 공간 만들기를 마친 후, 마지막 과정으로 각 그룹의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디자인 제안을 상대 그룹과 함께 공간 안을 거닐며 설명했다. 참여 자들은 새 공간이 가지는 핵심 목적과 새롭게 도입한 기능에 대해 직접 시연 을 통해 설명했다. 우리는 참여자가 미처 설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질문함 으로써 좀 더 풍부한 설명을 유도하고, 상호 대화를 촉진했다.

코디자인 워크숍을 마친 후 우리는 도출된 디자인 제안들 및 아이디어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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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100% 꽉 찬 워크숍 계획과 시나리오는 오히려 해 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너무 꽉 차게 계획을 짰기 때문에 예상한 대로 현장 상황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유연하게 대처하고 변경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코디자인 워크숍 계획을 짜고 준비 도구를 만 들 때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여유 시간과 계획도 마련해두 는 것이 좋습니다. 명심해야 하는 것은, 철저하게 계획한 대로 워크숍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망했다’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워크숍 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며,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준비한 과제와 도구 전부를 활용하지 않아 도 괜찮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렇게 워크숍을 계획해야 합니다. Q. 참여자들의 어떤 점에 주의를 기울이나요?

A. 참여자 중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구성원이 있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건강 관련 프로젝트를 할 때 장애나 질환을 가 지고 있는 사람과 코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한다면 사진 촬영이나 개인 정보 활용에 대해 특별한 허가 과정이 필요할 수 있으니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워크숍 과제 수행 능력도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코디 자인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어린이의 이해력,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 자르고, 붙이고, 만들고 하는 공작 능력 등도 고려하고, 또한 어떤 요소들이 그들의 동기를 불러 일으킬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야 했습니다. 워크숍 시작에 앞서 어린이들에게 과제와 관련된 만화영화를 보 여주고, 이어 워크숍에서 진행할 내용을 설명했지요. 최근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고객과 직접 상대하는 직원들 을 초대해 코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할 때입니다. 그들이 일하는 방식에 개선 해야 하는 점이 있는 것인지, 혹은 이미 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서비 스 구조의 문제인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요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기존 방식에 매우 익숙해져 변화를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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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고 좀 더 개선된 서 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상황에 제가 활용하는 방법은 고객과 직접 상대하는 직원들을 프로 젝트 기획 단계와 코디자인 기획 단계부터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 으로써 직원들은 프로젝트에 애착을 느끼게 되고,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는 변화의 필요성을 능동적으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Q. 예를 들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나요? 12

A. 최근에 키아즈마Kiasma 미술관12의 서비스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키아즈마 미술관은 최근 뒤떨어진 서비스로 고객들의 불만과 질책 을 받아왔는데, 정작 직원들은 자신들이 가진 전문 지식 및 서비스 제공 방 식에 높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죠. 미술관 직원들은 방문객들에게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방문객 들로부터 전시된 작품들을 보호하는 역할에 더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미술 관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는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는 것뿐만 아니라 화 장실을 찾는다거나 하는 다른 서비스도 필요로 하는 반면, 미술관 직원은 이런 부가 서비스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직원들과 함께 키 아즈마 미술관의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하는 이유와 목표를 뚜렷하게 깨달을 수 있는 접근 방법과 도구들이 필요했 습니다. 우리가 사용한 방법 중 하나는 미술관 직원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새 로운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코디자인 워크숍 전에 사전과제를 전달 하는 것이었어요. 사전과제에서는 키아즈마 미술관이라는 직접적인 배경 은 피하고, 가상의 장소를 만들어 서비스의 좋은 예와 나쁜 예를 전달했습 니다. 그리고 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고객이라면 그런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떤 경험을 할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서비스 공급자의 미 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워크숍 참여 전에 미리 생각해보도록 했 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각 서비스 직원들에게 간단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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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니티 다이어그램affinity diagram은 프로젝트 과정 중 수집한 수많은 정보의 조각들을 다양하게 배치해봄으로써 개별로 보았을 때는 생각지 못했던 연 결점들을 찾고 새로운 통찰을 얻도록 돕는 도구다. 앞서 소개한 디자인 도 구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비롯해 프로젝트와 유관한 주요 발견점, 시사점, 아이디어 등을 메모지에 문장으로 적어 팀원들과 공유하고, 이를 넓은 공간 에 펼쳐놓고 분류하며 패턴을 찾는다.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은 방대한 양의 자료를 팀원들과 함께 해석, 분류, 정리하는 협력적이고 창의적인 해석 도 구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소개한 디자인 도구들을 실제 디자인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쯤 아마 많은 양의 자료를 확보했을 것이다. 성공적인 디자인 프로젝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는 이 방대하고도 결이 다른 자 료들이 가진 의미를 총체적으로, 깊이 있게 이해하는 일일 것이다. 어피니 티 다이어그램은 바로 이 과정에 매우 유용한 도구다.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료의 형태는 매우 다양한 데, 디자인 에스노그라피로부터 얻은 현장 기록일 수도, 프로브를 통해 얻 은 사진이나 그림일기장일 수도, 코디자인 워크숍을 통해 얻은 이미지 콜라 주, 입체 모형 혹은 참여자의 토론 내용을 기록한 자료일 수도 있다. 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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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착식 메모지에 키워드가 아니라 반드시 문장으로 적는 것을 명심하자. 이 는 문장이 키워드보다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고 좀 더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견점에 대해 키워드로만 적으면 본인 외에는 이해하기 어 려운 경우도 있다. 또 당시에는 그 키워드가 의미하는 내용을 알고 있겠지 만, 시간이 흐르고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이 여러 번 재구성되면 처음에 적어 놓았던 키워드가 어떤 통찰의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 잊어버려, 그 키워드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고 엉뚱한 정보와 연결 지을 위험도 있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던 환자들이 건강에 나쁜 식단 때문 에 다시 정신병원을 찾는다는 발견점에 대해 ‘식단과 정신건강’이라는 키워 드로만 써놓으면 맥락에 대한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키워 드와 연결점을 찾기 힘들고, 나중에 이 메모가 정확히 무슨 발견점을 의미 했는지 상기하는 것도 어렵다. 대신, ‘균형 있는 식단이 건강한 몸을 만들고 정신건강의 기초가 된다’라 고 적으면 균형 있는 식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적힌 다른 메모지와 연 결해볼 수도 있고, 균형 있는 식단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 요소가 적힌 메모 지와 연결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4 .9 .

접착식 메모지의 하단에는 그 정보를 제공한 팀원의 이름, 혹은 정보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이 좋다. 모든 정보가 벽에 공유된 후 각 정보 제공 자가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만들기에 참여한 모 든 이에게 자신의 정보를 설명한다. 이때 사용하 는 메모지의 색이 모두 같으면 더 좋은데, 이는 아직 메모지들을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끼리 모 으기 전이기 때문이다. 모호한 정보나 표현은 질문과 답을 통해 수정한다. 같은 조직에 속한 참가자들끼리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만드는 경우 등 정보 제공자의 이름을 생략하는 경우가 있지만, 정보 제공자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표시하는 것이 나중에 정보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장에 서 사용자를 관찰한 팀원이나, 통계자료를 보고 프로젝트와 관련 있는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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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이끌어낸 팀원, 혹은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만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팀원의 이름이 적혀 있다면 나중에 문장만으로는 기억하기 어려운 상세한 정보에 대해 문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원들끼리 모든 정보가 공유됐다면 본격적으로 메모지들을 다양하게 배치 해본다. 다양한 각도에서, 의미가 밀접하거나 디자인 방향에 시사점을 주는 접착식 메모지들을 가까이 배치하면서 새로운 패턴을 탐색한다. 이 과정을 통해 개개의 정보가 새로운 연결점을 드러내면서 이해할 수 있는, 뜻이 통 하는 전체를 이루게 된다. 4 .10 .

앞서 ‘다양한 각도에서’라 고 했듯이 이 과정은 한 번 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하자. A 내용이 적힌 메 모지가 B 메모지와 연결됐 을 때 어떤 의미를 형성했다 하더라도, 이 A 메모지가 다 시 C 메모지를 만나면 전혀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자료를 가지고도 새로운 기준으로 다시 모아보면 또다시 새로운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메모지들을 새롭게 배치하는 과정이 모두 끝날 때까지 모여있는 메모지들의 그룹에 이름을 붙이지 않는 것이다. 어피니티 다이어 그램을 할 때 흔히 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첫 어피니티 그룹이 생기자마자 이름을 붙이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그 그룹에 속한 메모지들을 볼 때 선입 관이 생겨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이름을 정하지 않고 그룹을 만드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우선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조금이라도 가까운 느낌이 드는 메모지들을 모아보자. 그 그룹의 메모지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개념에 다른 참여자 들이 동의하거나 혹은 새로운 제안을 하며 다른 메모지들을 모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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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소나persona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다양한 사용자를 실제로 관 찰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만드는 전략적 가상의 인물이다. 디자이너는 퍼소나를 만들면서 사용자에게 공감하고 디자인 영감도 얻을 수 있다. 또 완성된 퍼소나를 통해 사용자가 특정 기능이나 상황, 환경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예상해볼 수도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프로젝트 구성원이 사용 자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를 가지고 대표적인 요구사항에 집중할 수 있게 하 여, 효과적인 디자인 의사결정에도 도움을 준다.

이제까지 여러분은 현장 관찰에서, 혹은 코디자인 워크숍에서 다양한 사용 자를 만났고, 수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만난 다양한 사용 자 중 누구를 위해 디자인할 것인가? 많은 디자이너가 ‘누구를 주요 사용자 타깃으로 설정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다양한 사용자를 만난 만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사항도 제각각 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에게 좋은 디자인이 B에게는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여러분과 함께 일하는 팀원은 여러분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여러분은 A의 요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러분의 팀 원은 B의 요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퍼소나는 이런 고민을 해 결하고 디자인 방향을 잡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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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하고 있다. 이렇게 느슨하게 ‘사용자’라는 단어 를 사용하면 이 사용자의 개념은 한없이 늘어나 고, 결국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자동차가 탄생 하게 될 것이다. 사용자라는 애매한 단어를 던져버리고 명확 한 퍼소나를 만들어 그들의 이름을 부르면 소통 이 원활해지고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해진다.

A: 음… 퍼소나 이소현씨의 아이들이 타고 내리 기 쉽게 아무래도 앞문은 좀 커지는 게 낫지 않을까요? B: 그렇죠. 하지만 이소현씨의 가장 어린 아이의

5 .7 .

나이가 어떻게 되죠? 두 살이면 어리니까 뒷좌석에 태울 수밖에 없잖아 요? 개도 있고요. 오히려 뒷문이 슬라이딩 도어가 되고 앞문이 작아지는 게 낫지 않을까요? C: 하지만 뒷문이 슬라이딩 도어가 되면 아이들이 문이 무거워 직접 타고 내리기가 어려워지지 않나요? 이소현씨의 첫째 아이도 겨우 열 살이니 까요. 아, 문이 자동으로 여닫히는 기능이 있으면 어떨까요? A: 좋은 아이디어네요. 목표 출시 가격에 맞추면서 그 기능을 가져갈 수 있 을지 확인해 볼까요?

이렇게 퍼소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 퍼소나의 상황, 요구사항, 불편함, 희 망 등을 쉽게,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기 능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 타깃 사용자에 대한 공감적 이해를 가능하게 해 수많은 디자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사용자 정보는 난삽messy하다. 이런 정보를 모두 늘어놓고 디자인 결정을 내 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또한 앞서 밝힌 대로 팀 구성원 사이의 오해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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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 차이를 불러 일으키기 쉽다. 이에 반해 퍼소나는 이런 사용자 정보를 소화하기 쉽도록 만든 전략적인 요약본digest이다. 디자인 결정을 내릴 때마다 개별 사용자의 데이터로 다시 돌아가 판단하기보다 프로젝트 구성원이 모두 동의한 퍼소나를 기준으로 디자인 결정을 내린다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퍼소나는 개인의 의견이 아닌 사용자 조사를 통해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디자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퍼소나가 실제 관찰을 통한 정보와 통 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잊지 말자. 퍼소나는 ‘수많은 정보를 사 용하기 쉽게 요약한 가상의 인물’이다. 진짜 사람처럼 습관도 있고 성격도 있는 퍼소나는 디자이너에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영감을 준다. 단지 요구 사항을 정리한 자료라면 디자이너의 개인적 취향이 반영되기 쉽지만 퍼소 나가 제공하는 깊고 상세한 사용자 정보는 프로젝트에 특화된 영감을 제공 한다. 이 책의 도입부인 ‘사용자 개념의 확장으로 바라본 디자인 소사(9쪽)’에 서 보았듯 초기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서 사용자는 신체 조건을 자로 잴 수 있거나, 혹은 인지과정을 분석해야 할 대상 정도로 이해됐다. 이런 정량적 사용자 모델과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인간을 위한 디 자인 사이에는 치명적 간극이 존재한다. 퍼소나는 정성적인 가상의 사용자 를 통해 영감을 불어넣어 줌으로써 이 틈을 메운다. 퍼소나의 디테일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퍼소나는 수 많은 실제 사용자를 관찰한 뒤 전략적으로 구성한 가상의 인물이지만, 실제 사용자 못지 않은 디테일로 퍼소나를 구성함으로써 디자이너를 비롯한 프 로젝트의 유관자들이 정말 이 퍼소나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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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자료는 그들의 삶을 묘사하는 데 유용했다. 이 묘사를 바탕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점검하고 어떤 지점에서 가 족들이 어려움을 겪는지, 또 삶의 어떤 지점에서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던 서비스 요구들이 등장하는지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각 가정의 서비스 경험을 지도 형태로 시각화했 다.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 서비스 필요 요인 및 장애 요인, 전체 서비스 사 용 과정에 대해 취약 가정들이 이해하고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은 무엇인지, 혹은 그들이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지도 작 성의 공통 요소로 추려졌다. 이런 공통 요소들이 발견되면서 시스템의 어떤 면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어떤 면이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통찰 또한 깊어 졌다. 더 많은 가족의 이야기가 시각화되면서 이러한 요소들은 더욱 발전되 고 다듬어졌다.

아홉 가정의 서비스 경험 지도를 바탕으로 우리는 기존의 서비스 중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고 어떤 부분이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비스 경험 지도만으로는 각 가정의 경험과 감정의 깊이를 충분히 대변하고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서비스 경험 지도에 각 가정의 개인적 경험이 담긴 이야기들을 통합시켜 가족의 이야기 를 공감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가족 퍼소나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가족 퍼소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것을 담당 했다. 무엇이 가족들에게 중요한지, 그들이 기존 서비스를 어떻게 경험했 는지, 서비스 경험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과 상호작용했는지, 서비스의 어떤 점이 편리했고 불편했는지 그리고 그런 서비스의 접점들이 어떤 기분이 들 게 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 목표였다. 씽크플레이스는 캔버라 시를 위해 총 6개의 가족 퍼소나와 그에 해당하 는 여정지도를 제작했다. 이 책에는 지면을 고려해 하나의 퍼소나인 ‘돈나 의 가족’만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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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Ainslie

Cranle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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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 and Protection Service, CPS

Can-

berra

Autism Australia

Belconnen

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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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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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자인 도구들 New Design Tools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은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오늘날의 디자이너들에게 사용자 통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심도있게 소개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디자인 툴킷’들의 진짜 사용법을 설명하는 책으로서, 활용하고 싶은 디자인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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