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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이 햇빛을 대하는 4가지 방법 강시내

소금 박범신 한겨레출판사 2013.04.15

이 소설 속에서 4명의 아버지가 차례로 죽어 나간다. 이들을 죽인 범인은 모두 같은 놈이다. 사람도 동물도 아닌 이 범인은, 소설을 읽는 동안 서서히 정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들의 아빠도 ‘이 것’에게 위협당하고 있지는 않을까 반추해 보게 한다. 첫 번째 아버지는 평생을 염부로서 살았다. 이름으로 불리던 청년은 결혼 후 자식들을 위해 본인의 미 래를 ‘염부1’와 ‘아버지’라는 대명사와 흔쾌히 맞바꾼다.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는, 가 장 출세하길 바랐던 큰아들의 대학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생을 마감한다. 땡볕에서 일하며 소금을 만들 던 염부가 정작 자기 몸에 염분을 챙기지 못하는 바보 같은 모습을 보인다. 과즙이 풍부한 오렌지 주스를 담고 있었던 컵이 쪽쪽 빨아 먹히고 난 후, 아무것도 아닌 축축한 종이컵으로 전락해 쓰레기통으로 내동 댕이쳐지는 장면이 오버랩된다. 고생 끝에 낙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은 죽음과 함께 살해당한다.  무엇을 위한 노력이며, 의무감이며 삶이었을까.   두 번째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당연시되는 의무적 노동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왜 ‘아버지’ 인 나만 이런 갖은 고생을 하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가?“ 생각해보니 치사한 것이 다. 그도 꿈을 가진 청년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라는 타이틀로, 고된 노동과 세상에 대한 원망에 스스로 풀지 못하는 질문 속에서 버둥거리다가 알코올 중독으로 서서히 죽어간다.   이쯤 되면 독자들도 알아차릴 것이다. 소설 속의 아버지들은 모두 본인을 괴롭히는 범인의 정체가 ‘자 본주의 사회체제’라는 것을. 하지만 그들이 그것에 맞서는 방법을 점점 진보된 방식으로 전개하는 것이 흥미롭다. 범인의 악행을 ‘참아내는’ 아버지의 전형적으로 모습에서 점점 주체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묘 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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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버지는 그의 딸의 말을 빌리자면 ‘아빠니까’ 우직하게 일해서 가족들에게 생생한 오렌지 주 스를 대령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사람이다. 그러다 그가 돌연 사라진 어느 날,  사라진 아빠를 그리워하 던 막내딸은, 가족을 위해 ‘아빠’라는 이름으로 맛있는 과즙을 짜내느라 그간 ‘청년’이자 ‘사람’으로서 짓 이겨져야 했던 오렌지 껍질들을 그가 떠난 자리에서 발견한다. 시와 노래를 좋아하는 자유로운 청년의 모습,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 있었다는 사실, 회사공금 유출, 그리고 암 선고…. 홀연히 사라진 아빠는 우연 히 만나게 된 시골공동체 가족을 자본주의 체제의 노예로 만들지 않고, 자유롭게 키우겠다고 다짐하며 그들을 가족으로서 선택한다.   네 번째 아빠는 바로 ‘나’이다. 젊은 시인인 ‘나’는 아버지들의 육체적/정신적인 죽음을 보면서 자랐다. 때문에, ‘결혼’이라는 사회제도를 통한 맹목적인 관계망에 종속된 적이 있는 그는 이혼 후 새로운 애인 이 생겼음에도 더 이상 ‘남편’이나 ‘아버지’로 불리는 어떠한 관계 아래 속박되기를 거부한다. 아예 아버 지가 되는 기회를 차단하고,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쿨함을 인정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기를 선택한다. 소 설의 말미에서 그는 아버지로서의 길을 아예 피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그도 그 나름의 주체적인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햇빛. 아버지들을 죽인 범인의 정체는 바로 햇빛이었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사회체제를 의미하기도 하 고, 아버지로서 짊어져야 할 의무감으로서 피할 수 없는 따가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모든 아버지는 다 햇 빛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산다. 가수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노랫말처럼,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아무리 달려봐도 태양은 계속 내 머리 위에 있다. 하지만 사막을 걷는 것 같이, 내리쬐는 태양을 견디지 못하던 아버지들은 멈춰 서서 쉴 수 있는 그늘을 발견한다. 그것은 꼭 어떤 관계로 이어지지 않은 공동 체로서의 그늘이다. 가족의 대안적인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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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난 너의 분홍색이 좋단다 강시내

난 분홍색이 싫어 권재원 느림보 2005.04.25

엄마 나는 누굴 닮아 이렇게 못났어? “엄마 나는 왜 이렇게 못났어?” 라는 질문은 그 자체만으로 잠시 당신을 소위 '멘붕'상태에 빠뜨릴 만 하다. 그리고 오늘 당신의 아이가 찌른 그 비수는 또래 아이들의 놀림을 거쳐 왔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 다시피,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은 본인과 타인의 다른 점을 직관적으 로 발견해내고 거리낌 없이 묻는다. “너는 왜 나랑 달라?” “우린 모두 이런데 너는 왜 이래?” 같은 질 문들은 “너는 틀렸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본인이 낙오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 쉽다.   

학부모인 당신이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동화 속에 나오는 다른 검정색 곰들처럼 용맹하지도, 갈색 곰들처럼 유쾌하지도 않은 분홍곰 봉봉이 는 때문에 쉽게 의기소침해진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특성이 없어 자신감이 부족한 그는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봉봉이의 어머니는 '파수꾼곰'의 피가 흐르는 분홍곰들은 불이 났을 때 불길을 피워낼 수도, 불을 삼켜낼 수도 있다는 비밀을 일러준다. 그 후, 위험상 황이 닥쳤을 때, 본인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반 친구들을 구해낸 봉봉이는 늘 본인이 부러워만 했던 검 정곰들에게 오히려 부러움을 사고 으쓱해진다. 봉봉이는 남들과는 다른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 다는 점을 체득한다.

부모가 할 일은 아이 속의 불씨를 발견해 주는 일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불씨는 아마도 ‘따뜻한 마음’ 아닐까. 외향적인 성격을 지녀 항상 밝은 아이들 은 쉽게 주목받고 칭찬받지만, 내성적인 아이들은 사회가 원하는 성향을 갖지 못한 탓에 이에 대비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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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주눅이 들기 쉽다. 때문에, 아이의 내면에 들어있는 작은 불씨를 발견하고 북돋워 주는 것은 어 머니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발휘될 수 있는 본인의 진짜 특성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펼쳐 낼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워 주면서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겠다. 개성도, 장점도 획일화되고 있는 한 국사회에서 다양한 종류의 불꽃이 피어나길 바란다. 불길을 키워내는 장면은 삽화로도 잘 표현되어 함께 보는 어른들에게도 후련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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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역은 사랑, 사랑역입니다. 강시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민음사 2013.07.01 모두 참으로 바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뜹니다. 잘 밤이 되어 눈을 감습니다. 스물네 시 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일상의 반복이라고 할까요. 눈을 감고 나 면 또 다른, 그러나 별반 다르지 않은 아침이 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면 오늘이었던 오늘은 어제가 되고, 1년이 지나 그저 작년의 '어떤 날'로 남습니다. 보통의 경우는 대개 그렇지요.

가장 지옥 같은 날들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특별한 경우는 어떨까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의 주인공 쓰쿠루에게 대학교 2학년 7월부터의 5개월은 그에게, 그저 의식 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아니었을 겁니다. 왜냐구요? 성격도 개성도 각각 달라 완벽한 형태의 오각형처럼 온전한 조화로움과 친밀감을 풍기던 4명의 친구와 의 공동체에서 이유도 모른 채 추방을 당해야 했으니까요. 매일매일 죽음만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었지 만, 그 아슬아슬했던 지점들을 통과해내며 쓰쿠루는 몸도 마음도 달라져 갑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나 그는 '어른'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때의 아픔 때문인지 자의로든 타의로든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데요, 그러던 차에 만나 대학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 2살 연상의 '사라'는, 그때의 시간 정류장으 로 돌아가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야 했던 의문을 밝혀볼 것을 권합니다. 기억의 순례길에 오르게 된 것이지요.

시간과 사람의 정류장을 거슬러 순례하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는 책 제목이 쓸데없이 길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소설의 전체 줄거리를 담백하게 제시해냅니다. 쓰쿠루를 제외한 친구들은 모두 이름 속 에 색깔을 나타내는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빨간색, 파란색, 흰색, 검은색의 강렬한 대비만큼이나 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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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의 그들은 다른 인생을 살아갑니다. 친구들을 순서대로 만나가는 여정을 밟는 가운데 쓰쿠루는 왜 그 때 자신이 추방을 당했어야 했는지 알게 되고, '색깔이 없다.'라고만 생각했던 자신의 진짜 색깔을 알아 가게 됩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속에 가고 싶다. 쓰쿠루는 도쿄에서 철도역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하나의 새로운 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난 역 간의 간격 등 현재 상태들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입니다. 보수가 필요한 역은 방문되어 보 수되고 다듬어질 필요가 있지요. .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시간과 사람이라는 정류장으로의 순례를 마친 쓰쿠루는 이제 과거 역의 머무는 것을 떠나 새로운 다음 역으로 나아갈 준비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 람과의 진정한 관계, 사랑이라는 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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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울부짖음 박선호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이중섭 다빈치 2011.04.16

한 남자가 아내에게 이야기한다.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상냥하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나의 멋진 기쁨 이며 한없이 귀여운 사람이라고. 그 사랑한다는 감정을 펜에 눌러 담아 묵묵히 써내려간다. 남자는 삶에 치여 온갖 고생을 해옴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성을 마음 깊숙이 담아서 보낸다. 그 는 춥고 배고픈, 그런 괴로움에 세상에 눌려 지냈다. 그러나 아직 대향은 살아남아 있기에, 아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생명을 내포한 믿을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표현해낸다.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다르 게 그 남자가 표현할 줄 아는 것은 그림뿐만이 아니었다. 그 남자에게는 ‘소’라는 그림에 앞서 사랑하는 한 여인과 두 아이가 있었다. ‘소’는 울부짖었다. 누군가는 그림 속 ‘소’는 압박받는 우리 민족의 자화상을 그렸다고 말한다. 그 남 자가 살아온 시대는 치열하고 두려운 시기였기에, 민족을 나타냈다고 우리는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 러나 민족을 생각하기보다는, 이중섭 스스로 감정에 주목하고 싶다. ‘소’는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을 생각한 그 남자, 이중섭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된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늘 함께 있어주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돌았던 그가, 폭발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을 울부짖음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이중섭의 폭발은 3가지로 표현된다. 미사여구로 표현된 아내에 대한 감정, 고달픈 삶 속에서도 그려지 는 작품에 대한 열정, 그리고 토끼 같은 두 아이에 대한 사랑. 이러한 3가지의 이중섭의 폭발, 그리고 울부짖음은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다빈치>에서 다시 한 번 힘을 얻었다. 아름답게 그려졌다. 그리고 내 감정 속에서도 함께 폭발했다. 인생의 삶이 다 그렇다. 지나온 삶을 생각 해보면 많은 상념에 젖는다. 혼자의 힘으로 이겨나갈 수 없을 정도의 힘겨움은 스스로 족쇄가 된다. 족 쇄 때문에 겪는 좌절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도록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한다. 그 족쇄를 풀기 위해 서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행복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 깊이 새긴다. 나에게 족쇄를 풀기 위한 희망은 ‘책과 영화’였고, 이중섭에게는 ‘아내와 아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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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편지와 그림들>에서 그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표현했던 애정은 편지와 작품으로 드러난다. 단 순히 편지글만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편지지에 그림을 그려 보낸다. 또한,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동봉하여 부친다. 이 속에 아내와 아이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애절하게 묻어있다. 또한, 6.25 이후 아내 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죽을 때까지 거의 만나지 못한 그의 삶을 생각해보면 자못 그의 괴로움 이 어땠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괴로움 속에서도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에서 이중섭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자신이 괴로움에 사무쳐도 아내와 자식들을 향한 사랑이 잔잔히 그리 운다. 누군가에게 자 신의 처지를 울부짖을 만도 하지만, 그보다 앞서 아내와 자식들의 사랑이 우선으로 그려진다. 이중섭은 첫째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안타까워했다. 그렇기에 아들이 관속에서도 외롭 지 않기를 바라며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을 많이 그렸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은 ‘소’이지만, 오히려 아이 들에 관한 그림에 감정이 폭발한다. 그리고 그의 울부짖음이 그림 속에서, 편지글에서 담겨있다.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의 감정뿐만이 아니라, 그의 감정을 진솔하게 느껴보고 싶다면 <이중섭 편지와 그림 들>을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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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석자 대신 ‘ㅇㅇ아빠’로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하여 바치는 메시지 박선호

아빠 오늘은 어디 가? 황인철 Denstory 2013.06.05

흔히 엄마들은 자신의 이름 대신 누구 엄마로 불리며 산다. 그렇다면 아빠들은 어떨까? 누구 아빠로 불리기보다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지니고 산다. 육아에서 아빠의 위치보다는 엄마의 위치가 더 강조된 사회였다. 아빠의 위치가 아이의 육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빠는 회사에 나가서 일한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고, 아이를 사랑할 수 있 다. 일이 고되어 술 한 잔에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어쩌다 이렇게 살고 있 나 싶을 때, 아이가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괴로움은 어느새 녹아버린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은 어느 아빠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엄마와는 달리, 아빠는 아이에게 표현하는 법에 익숙지 않다. 그 무뚝뚝한 사랑 때문에 아이와 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라는 질문에 아이들 대부분은 엄마라고 쉽 게 답한다. 아빠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었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빠도, 엄마도 똑같다. 다만 아 빠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걸고 살아오면서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다. 그리고 함께 웃 을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다. 여기 부족함을 채워주는 하나의 책이 있다. 바로 《아빠, 오늘은 어디가?》이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같이 체험하며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자상한 아빠 '황인철'과 개구쟁이 늦잠 대장 1학년 아들 '준석이'의 이야기이다. 캠핑의 묘미에 빠져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쓴 여행기이지 만 아빠와 아이의 관계가 점점 가까워져 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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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옥포 승마 캠핑장에서 승마를 체험하고, 여름에는 열대야를 피하며 서해안에서 일출을 본다. 가 을에는 맑은 달빛 아래에서 아이와 별빛을 보며 밤을 즐기고, 겨울에는 겨울 산을 트레킹하며 돈독한 정을 더욱 쌓아간다. 캠핑이라는 것이 거창해 보이지만, <아빠, 오늘은 어디가?>의 저자 황인철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아이와 함께한다는 것이었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차 안은 재잘거리는 수다 소리에 음악을 틀 여유도 없다. 캠핑장에 도착한 이후에 는 주위의 모든 것이 아이에게 체험 장소이며 먹거리의 장터다. 자연을 벗 삼아 먹는 음식은 캠핑장에 서의 또 다른 맛이다. 아이의 식습관을 고칠 수 있었던 것 역시 캠핑의 힘이었고,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 캠핑은 텐트가 아니라 자연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일기 같으면서도 부러움을 사는 그의 이야기는 관심 받기 충분하다. 아빠의 무릎 위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 기쁘다는 그에게서 부러움을 느낀다. 자상하고 인자한 아빠 로 살기보다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아빠로 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아빠 오늘은 어디가?>에서 그려진 다. 황인철이라는 이름 석 자가 아니라, 준석 아빠로 불리게 된 그를 보면서 자못 미소가 지어진다. 사계절 아름다운 곳에서 아이와 함께하며 캠핑의 묘미를 즐기고, 추억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독 자도 그렇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과, 그 사람의 이름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시간. 'ㅇㅇ아빠'가 되길 바라는 당신에게 보내는 '준석아빠'의 메시지, <아빠 오늘은 어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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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3.0을 통한 가치를 얻는 방법 박선호

협상은 감정이다 최철규, 김한솔 쌤앤파커스 2013.06.05

감정의 기반을 무엇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감정(感情), 사물에 느끼어 일어나는 심정. 우리는 감 정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이해한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라도 기쁨이든, 분노든, 슬픔이든, 즐거움이 든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만큼 상대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그리고 대화를 통해 무엇인가 얻어내고자, 혹은 합의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 감정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원하는 것을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상대의 마음을 얻어라!’ 로 시작하는 <협상은 감정이다>의 경우 우리가 합의하고자 하는 부분들에 대해 감정을 어떻게 제어 할지, 그리고 어떻게 공감을 이루어낼 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대부분의 영업 기술서들이 부적절한 예, 혹은 실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그에 반해 <협상은 감정이다>의 경우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고 겪을 수 있는 일, 혹은 ‘롯데 자이언트 이대호 선수의 연봉협상’의 예처럼 모두에게 알려진 일을 토대로 설명하 고 있다. 큰 것, 있어 보이는 것만이 협상의 범주에 드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얻게 되는 증정품도, 대 리점에서 휴대폰을 살 때도, 정가든 정가가 아니든 모든 행동에서 협상하게 되는 것이다. 작은 것,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것들 역시 하나의 협상이며, 우리가 어떻게 가치를 획득할 것인지에 고민해봐 야 할 문제다. 그러나 흔히 협상이라 생각한다면 ‘경제적 이익’만으로 사로잡겠다는 발상을 한다. 가격을 할인하거나, 무언가 증정품을 더한다든가, 감정을 이용하기 전에 물질적인 것으로 협상을 진행하려고 한 다. <협상은 감정이다>에서는 서로의 감정적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드는 협 상법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 <협상은 감정이다>의 저자 최철규, 김한솔은 협상 3.0을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협상은 3단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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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거친다. 협상 1.0은 분배적 협상으로 ‘상대에게 더 많이 얻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협상을 말한 다. 협상 2.0은 통합적 협상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을 추구하는 협상이다. 그러나 앞 에서 이야기하는 협상 1.0과 2.0은 장기적 비즈니스 관계 유지가 어렵고, 양측 모두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이다. 저자 최철규, 김한솔은 협상 3.0을 주장한다. 협상 3.0 이란 ‘가치 중심 협상’ 이다.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상대의 ‘인식과 감정의 만족도’까지 높여주는 협상이다. 협상이 끝난 뒤 한 쪽만이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만족할 수 있게끔 가치를 추구하는 협상법이다. 협상 3.0은 감정의 방향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협상을 진행할 때 상대와의 감정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더 깊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적당한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 대가 고맙게 느낄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하면서 양보를 해야지, 그냥 이것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양보하 게 된다면 이는 독이 된다. 협상 3.0 이론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말이 아닌 욕구에 귀 기울여라’ 였다. 질문으로 상대의 욕 구를 파악하고,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해서 상대가 원하는 바를 찾아서 움직이는 힘을 찾으라고 말한다. 예전에 영업일을 하면서 내가 판매를 위해서 말만 했을 뿐, 정작 무엇을 팔아야 할지는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이후 경력이 쌓이면서 단순히 나 혼자 말을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이 무엇을 원하는지 재빨리 찾아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자, 마지막까지 잊지 말아야 할 것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오래된 친구사이에서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친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영업에서, 특히 처음 보는 사이에서의 협상은 비록 말로 시작했을지라도 말로 끝내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바, 즉 욕구 파악을 통해 내가 원하는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협상은 힘겨루기가 아니다. 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하고,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서 필요한 것이 협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팽팽한 분위기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는 협상, 국가 간의 협상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화에서도 협상은 발견된다. 상대를 적으로 느끼고 이해관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은 협상이 아니다. 협상의 상대를 ‘적’이 아닌 함께 문제를 풀어갈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다. 나는 갑인가. 을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파트너로 인식하자.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감정을 쌓자. 그리고 감정을 이용해서 올바른 협상, 좋은 동반관계를 이끌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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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이 소금이 되는 과정 박신영

소금 박범신 한겨레출판사 2013.04.15

평소에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들으면 느낌이 남다르다. 평소에 사랑 한다고 한마디 못하는 딸이 아버지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쏟는 것처럼 말이다. 지하철에서 마음을 단단히 하고 책을 펼쳤다. 뻔한 신파이야기라고 해도 언제든 눈물을 쏟을 준비를 하 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1, 아버지2, 혹은 아버지10의 이야기 신파가 아니었다. 염부1이자 아버지1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아버지2, 아버지3 등 여러 아버 지의 과거와 현재의 흔적을 찾는 모습은 추리소설에 더 가깝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한 소설은 아버 지의 가출로 다시 '시작과 탄생'을 맞는다. 책을 덮었을 때까지 눈물은 나지 않았다. 담담한 문체 때문도, 가출하여 결국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 때 문도 아니었다. 아버지의 절절한 사랑을 말하기 전에 <소금>은 좀 더 깊숙한 곳에서 해결되지 않은, 비 극적인 무언가가 먼저였다. 아버지의 절절한 사랑이 결국 가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 아들의 졸업 식을 앞두고 염전에 코를 박고 죽을 수밖에 없었던 것, '빨대', '깔때기', '치사해', '너 때문이야'라는 말이 그 누구도 아닌 사랑하는 가족을 향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어둠을 견딜 수 있는 이유 아버지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세상의 굴욕'과 '어둠의 쓴맛'을 견뎌왔다. 자신보다 어린 작업 감독에게 뺨을 맞기도 하고, 염전에 자신의 소금을 다 뺏기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의 가출은 당황스럽다. 끝내 돌 아오지 않음도 당황스럽다. 무엇이 아버지를 가출하게 만들었을까? 다시 돌아오지 않게 만들었을까? '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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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라는 이름으로 된 빨대들일까, 회사와 회사를 거느린 체제일까? 거대한 고리(高利)의 구조일까? 소 설은 아버지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다시 자본의 '깔때기'의 노예로 방치 하지 않을 결심이 된다. 이 결심은 희망인 동시에 비극이다. 아버지의 가출과 함께 자본주의의 달콤한 단물에 한 번 빠지면 어떠한 개인도 그것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빠지 면 구할 수 없는 것,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것. 이것이 아버지의 절절한 사랑을 가로막고 있는 ‘무언 가’가 아닐까? 사랑은 '빨대를 꽂고 꽂히는 것'이 아닌 자본의 깔때기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것'이란 것을. 시우의 아 버지는 실패했지만, 지애와 신애의 아버지는 실패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버지가 '세상의 굴욕'과 '어둠의 쓴맛'을 견딜 수 있는 건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 있기 때문이니까. 말릴수록 맑고 정결한 처녀성을 획득하는 소금은 자본주의에서 깔때기로 끊임없이 빨리지만, 누구보 다 맑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아버지의 모습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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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교실 때문에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요! 박신영

즐거운 학교 생활을 위한 1학년 체험동화 - 특별 교실 이동태 소담주니어 2011.02.15

아이를 초등학교에 처음 보낼 때 마음은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가 적응을 잘할지 내심 걱정되기도 한다. 낯가림이 있는 우리 아이가 친구들이랑 친해질 수 있을지,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따 를지, 무엇보다 학교생활을 재미있어할지 예비 초등학생을 둔 엄마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1학년 체험동화』 시리즈는 어린이 문화 진흥회에서 좋은 어린이 책으로 선정하였고 저자가 초등학교 생활에 익숙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기 때문에 이런 예비 초등학생을 둔 엄마의 걱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1학년 체험동화』 시리즈 중 특별교실 편은 ‘과학실’, ‘방송실’, ‘음악실’ 등 유치원에 체험하지 못했던 여러 특별 교실들에서 일어나는 수업 활동을 동화로 엮은 책이다. 실용서의 성격을 띠지만 우선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다룬 ‘동화’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매사가 불만인 푸름이는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 좋아하는 은비를 질투한다. 은비가 만든 등딱지에 바보라고 쓰거나. 은비 엉덩이를 발로 차서 고꾸라지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푸름 이가 친절한 은비와 특별교실에서 하는 재미있는 특별활동 때문에 ‘은비를 미워하고, 공부하기 싫어한 병’을 말끔히 털어낸다. 아이들이 관심과 재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중요한데, 푸름이에게는 특별교실에서 하는 수 업들이 동기부여가 되었다. 특별활동을 통해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공부에서도 점점 흥미가 붙게 된다. 초등학교 때 국악부여서 국악실을 친숙하게 드나들었던 나도 국악부 활동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처럼. 이처럼 책 속에는 다양한 특별교실에서 하는 다양한 수업들이 나오는데,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엄마 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고 과학실이나 음악실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영어실이나 예절실, 실과실 등 생소한 특별교실에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미리 알고 시작한다면 당황하지 않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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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권말 부록으로 주제별 학부모 가이드가 함께 구성되어 있어 예비 초등학생을 둔 엄마를 위한 특 별교실이 무엇인지, 왜 사용하는지, 용도는 무엇인지, 어떤 특별 교실이 있는지 자세하게 나와 있으므로 엄마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데도 유용하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1학년인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읽는 책으로 나중에 특별교실에서 이루 어지는 수업들에 흥미를 갖고 “1학년이 참 좋다!”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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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와 인명을 넘은 인간애 박신영

10만 분의 1의 우연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2013.10.11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만 마쓰모토 세이초 소설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이유는 복잡한 트릭이 없어서, 전문 탐정이 안 나와서가 아니다. 긴 발취를 따라 마지막 장에 도달했을 때, 개운하지 않아서다. 오히려 더 가슴이 무거워진다. 《10만 분의 1의 우연》은 특히 그랬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야마가 교스케는 도메이 고속도로 6중 추돌사고 참사 현장에서 ‘10만분의 1의 우 연’을 포착해 콩쿠르에서 최고상을 받는다. 야마가 교스케는 보도와 인명 중에 어느 쪽을 우선하겠느냐 는 선택지에서 ‘보도’를 선택했고, 나아가 ‘10만 분의 1의 우연’을 만들 선택지를 스스로 만든다. 신문에 실린 〈격돌〉을 보며, 도메이 고속도로 6중 추돌사고에서 약혼녀를 잃은 누마이 쇼헤이는 과연 이 참 사가 우연으로 인한 사고인가에 의문을 품게 되고 야마가 교스케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모두 이유 있는 삶 두 주인공에게 대한 어떤 감정도 담지 않은 채 그저 행동만을 쫓는 차분한 필체에도 두 주인공에게 애잔한 기분이 드는 건 모두 각자 이유가 있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부정적인 주인공으로 나오는 야마가 교스케도 좋아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생명보험의 영업 사원 일을 하며 좋은 카메라와 기자재를 마련하기 위해 계약 하나를 달성하려고 최선을 다하며 사진에 대한 자기 생각이 확고하다. 사진을 시대의 기록과 증언으로 생각하며, 다른 사람과 언쟁도 불사하는 등 사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생업도 제쳐놓고 도메이 고속도로 추돌사고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집요하게 조사하는 긍정적인 주인 공인 누마이 쇼헤이는 소설이 전개되는 동안 기계처럼 복수를 실행한다. 오히려 그 모습에 분노나 증오 가 느껴지지 않아 섬뜩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의 절정 부분인 크레인 기계실 옥상에서 야마가 교스케와 누마이 쇼헤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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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대는 기존의 복수극에서 느낄 수 있는 통쾌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울하고 절망적이다. 누마 이 쇼헤이는 야마가 교스케가 약혼녀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임을 확신했음에도 오랜 시간을 들여 자백을 받아내고자 한다. 죽음을 예감한 야마가 교스케와 깊은 슬픔과 절망감을 가지고 약혼녀를 죽게 한 범인 을 15m 아래로 떨어뜨리는 누마이 쇼헤이의 모습은 비극적이다.

통쾌하지 않은 복수극 마쓰모토 세이초가 오랜 기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사람을 바라보는 그 따뜻한 시선 때문 일 것이다. 《제로의 초점》은 패전 후 미군 점령 이후 윤락여성들의 지우고 싶은 과거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한 번도 그 여성들을 욕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유의 차분하고 담담한 문체로 그렇게밖에 될(할) 수 없었던 여성들의 상처를 보듬는다. 《10만 분의 1의 우연》도 그렇다. 〈격돌〉로 연간 최고상을 받은 야마가 교스케는 행복하지 않고, 약혼녀의 복수를 성공한 누마이 쇼헤이도 행복하지 않다. 단지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수 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만드는, 인정과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용인하는 만드는 사회의 희생양 일 뿐이며 그 두 주인공의 행동을 지켜보는 작가의 안타까움이 소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10만 분의 1의 우연》은 통쾌하지 않은 뒷맛을 남긴다. 헌데, 이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사랑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는, 복수하려는 사람과 그 대상 모두를 쉽게 재단할 수 없다. 그런 작가에게 복수극이 어떻게 유쾌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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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로맨티스트가 쓴 편지를 받다 황다미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이중섭 다빈치 2011.04.16

국민 화가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의 어려운 시대를 보낸 평범하고 가난한 남편이 아내에게 바치는 편 지이다. 편지를 쓴 사람은 한국의 대표화가 이중섭, 옮긴 이는 ‘울음이 타는 강’ 시인 박재삼이다. 이중섭이라고 하면 다들 그렇듯이 '황소', '물고기와 아이들' 같은 원시적이고 토속적인 그림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 힘 있고 생명력 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사랑하는 부인만을 그리워하며 간절한 마음을 노래했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었다. 더구나 글이 예상보다 아주 아름다워서, 한 권의 시집 같았다. 다음 은 가장 인상 깊은 구절 중 하나이다. 나만의 엄청나게 좋은 사람이여… 앞으로는 올바르고 훌륭한, 그리고 건전한 생활을 시작합시다. 가장 훌륭한 일은… 최고로 멋진 훌륭하고 새로운 예술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겠소? (중략) 건강하게 대향을 기다리며 계속 아이들의 일, 발가락 군이며, 포동포동한 손가락, 깜빡깜빡하는 당신 의 다정한 애정을 말하는 눈, 보들보들한 입술, 얼마만큼 살이 쪘는가, 하루에 몇 번이나 발가락을 씻고 있는지, 꼭 답장을 주기 바라오. (중략) 그럼 나의 가장 멋지고 귀여운 사람이여, 당신의 모든 것을 오래오래 힘껏 껴안고 있을 테니 가만히 있어주오, 길고 긴 입맞춤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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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기만을 바라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 본문을 살펴보면 아내에게 바치는 그의 편지는 코끝이 간지러울 정도로 사랑이 넘치며, 눈시울이 시 큰해질 정도로 애절하다. 편지와 함께 수록된 꽤 많은 작품은 그 느낌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도록 해준 다. 그의 그림에는 주로 어린아이와 황소, 닭, 게 등이 등장한다. 편지와 함께 감상하면 '그림이 이런 생 각을 해서 이렇게 그려졌겠구나.' 하는 각 그림을 바라보는 관점도 깊이가 더해진다. 또 행복한 느낌이 가득 들어간 그림이 많이 등장할수록 ‘간절히 바라는 것들을 표현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뭉클 해진다. 그는 단지 ‘평범하게’ 아내와 함께할 것을 바랬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줄 날을 고대했다.

이중섭을 통해 생각하는 사랑 편지를 모두 읽고 마치 내가 편지를 받은 듯한 행복감이 온몸 가득 퍼지는 듯했다. 화가 이중섭의 감 성으로 표현한 사랑을 나도 느낄 수가 있고, 이것을 매개로 독자인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했던 말 과 행동을 하나하나 떠올릴 수 있었다. 대부분 사람이 연애편지를 쓰고 그 사람이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이처럼 순수하고 아름답게 담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 사람에게 소소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시간보다 혼자의 공적인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해져 버린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런 시대를 살며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100년 전의 인간 이중섭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은 큰 행복이었다.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의 이중섭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 이 책과 다시 만난 이중섭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가장 마음에 든 작품, 이중섭 '춤추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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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같이 사라져 버린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이야기 황다미

소금 박범신 한겨레출판사 2013.04.15 이 책은 아버지에 관한 장편소설이다. 아버지라는 소재를 보고 흔한 부정(父情) 이야기라고 추측할 수 도 있겠지만, 이 이야기 속 아버지는 그 어떤 아버지보다 사실적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아버지들의 희생, 그 짜고 고독한 이야기 중심인물인 ‘시우의 아버지’, ‘시우의 아버지인 명우의 아버지’, 더불어 ‘화자의 아버지’까지 세 아버지 의 인생은 놀라울 만큼의 공통점을 가진다. 명우 아버지의 조건 없는 희생, 시우 아버지의 습관이 된 희 생, 화자 아버지의 억울한 희생이 그것이다. 희생으로 엮여 있는 세 아버지의 사연은 묘하게 서로 엇물 리며 탄탄한 구성을 이끌어가고,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는 하나의 종착점으로 이야기는 나아간다. 또 세 아버지는 퇴로(退路) 없는 인생을 살았지만, 자식이라는 유일한 희망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 다. 명우 아버지의 희망은 명우의 입신양명, 시우 아버지의 희망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 시우의 존재 였다. 자식을 생각하며, 보이지도 않는 소금처럼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는 차가운 바닷물처럼 짜고 홀로 떨어진 섬처럼 고독하였다.

아버지의 슬픈 기억으로 남은 청춘 가족 중에 누구도 인식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희생적인 인생은, 화려할 것 같았던 그의 청년기마저도 서글프게 끝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비극으로 형상화된다. 운명의 장난처럼 끝나버린 명우(시우의 아 버지)의 첫사랑 추억은 그의 인생에서 슬픈 기억일 뿐이다. 그는 가난한 집안의 미래를 떠안게 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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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었다. 그런 그에게 세희 누나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처럼 위로가 되는 보금자리였다. 하지만 어 이없는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그는 다른 여자와 결혼할 수밖에 없었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녀를 떠나 야만 했다.

무엇이 아버지들을 내몰고 있을까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세 아버지가 아닌 저마다의 아버지를 떠올릴 수 있다. 소설의 후반부 에 다다를수록 아버지들을 이렇게 내몬 것이 거부할 수 없는 틀이 되어버린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본주의의 힘이 우리 사회에서 그 어떤 것보다 거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토록 당연하게 아버지들을 희생시킨 감옥이 되었다는 것에 원망을 느낀다. 또한, 이것을 당연하게 여긴 우리에게 자책도 느낀다. 이 가슴 속의 답답함과 울림이 작가의 의도였을까?

세상의 소금을 찾아낸 작가의 혜안 소설 ‘소금’을 통해 작가 박범신에 대한 존경을 느꼈다. 누구에게나 있는 아버지인데, 여태껏 아무도 그들이 지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짐을 이처럼 생생하게 잡아내지 못했다. 그토록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아버지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 주위에서, 아무도 자신의 길을 이탈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기 때 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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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솔직한 엄마 해부하기 황다미

우리 엄마는 왜 김고연주 돌베개 2013.05.13

진하고 질긴 애증의 관계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우리 엄마는 진짜 내 엄마가 맞아?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소설∙드라마 속 전통적인 엄마와는 달리 현실을 둘러보면, 주변의 엄마들은 마냥 헌신하는 이미지는 아니다. 우리가 엄마에 대해 이런 투정을 늘어놓는 것처럼, '엄마'라는 이름은 설명할 필요 없이 따뜻하 지만 이처럼 어쩐지 서운하고 밉기도 한 말이다. 특히 철없고 불평투성이인 10대에는 말이다. 그동안 생 각해보지 않았던 엄마에 대해 10대의 눈으로 생각해보자.

실제 인터뷰로 쓰인 엄마에 대한 고민 이 책은 한참 엄마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13명의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엄마에 대해 여러 인터뷰 를 하였다. 이 세상에는 공부만 하라는 엄마, 잔소리를 지겹게 늘어놓는 엄마, 바쁜 직장 때문에 집안이 엉망이 되어도 신경 쓰지 않는 엄마, 왠지 말 걸기 어려운 아빠가 있다. 왠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의 부모님들이다. 또 편부모 가정에서 힘들게 사는 아이, 조금 특별한 형태의 행복한 가족도 있다. 나와는 다른 다양한 가정을 보면서, 대부분 아이들이 스스로 가족에 대해서 고맙고 숙연한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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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빠보다 엄마가 가까운지, 의사소통을 왜 해야 하는지 가족관계의 가려운 부분도 속속들이 다루었 다. 우리 엄마는 차별받으며 자랐으며, 엄마가 어째서 희생만 하는 답답한 아줌마가 되었는지, 엄마는 스스로 어떤 점이 어렵다고 느끼는지도 알 수 있었다. 엄마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이러한 부분은 엄마 로서는 고맙고, 아이로서는 가슴 찡한 부분이었다. 또 엄마가 자아를 찾았으면 하는 자식으로서의 숨은 마음을 표현하면서 엄마와 아이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이처럼 저자는 청소년들이 엄마와 가족에 대해 했을 법한 다양하고도 쉽게 털어놓지 못한 고민을 재미있고 통쾌하게 써 놓았다.

청소년의 사회적인 문제의식 확장 10대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학벌주의 사회, 아이 키우며 일하기 힘든 대한민국의 현실, 아빠 역할을 하기 힘든 사회, 나와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하는 사회 분위기(편부모, 싱글 맘, 동성 결혼 가정), 남녀차 별, 희생만 하기를 강요받으며 자란 어머니들 등 우리나라의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다양한 사회 문제들 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로써 10대가 단지 스스로 문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로 확장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출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아들딸이 모두 행복하길 차별은 또 다른 차별을 낳는다고 했다. 옛날에 만들어진, 가정을 위한다는 악습인 차별이 결국은 우리 아들딸에게까지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다. 책을 덮으면서, '자유는 책임을 동반한다.'라고 예전에 한 남자 지인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남자에게 도 너무 많은 권한을 주어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된다는, 차별이 결국은 남성에게도 나쁜 제도라는 말이 었다. 이 책은 10대를 위한 엄마 지침서지만, 사실은 우리 사회 전반에 던지는 가족의 성 역할 보고서도 된 다. 가족을 위한 비합리적인 희생이 아니라 올바른 역할과 권한분담을 통해 합리적이고 행복한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엄마도 자유롭고, 아빠도 가뿐하고,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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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반 북적북적 서평집  

제9기 서울출판예비학교 마케터반 북적북적조 서평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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