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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mate = date[déit] ; 만날 약속, 데이트 (특히 이성과의 약속) + mate[méit] ; 동료, 친구. 당신에게는 '데이트 메이트(date mate)'가 있는가? 애인과 하는 데이트를 하는 친구를 뜻하는 신조어 ‘데이트 메이트’는 현 시대의 우리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인간관계의 개념이다. 혹자는 학생으로서 공부에 열중하자니 연애할 여유가 없고, 혹자는 직장을 다니며 이성을 사귀고 싶은데 부담스럽다. 혹자는 연애를 할 수 있지만 구속받고 싶진 않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오늘날에는 필요성을 느낄 때만 기꺼이 데이트를 해주는 최상의 해결방안, ‘데이트 메이트’ 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런 이들을 보며 ‘썸을 탄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른다. 이러한 썸의 기류는 어디서부터 온 것이며 어떻게 우리들의 사이를 활발하게 흐르고 있는 것인지. 왜 썸이 대세인지. 확실한 것은 무게감이 부족해 보이는 썸이 최근 들어 존재감 하나는 뛰어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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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나타난 사랑의 신기류, 썸

썸. 그것이 무엇이길래 요즘 우리의 입에 자꾸 오르내리는 것일까. 유명한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면, 썸은 ‘something의 한글발음으로 사귀기 전의 좋은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썸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해본 사람에게 설명해본다고 생각하니 참 애매모호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단어는 어떠한 배경을 뒷받침으로 등장하게 된 것인지 궁금해진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이러한 썸이, 최근 5년 사이에 특히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단어를 검색했는가에 대해 조사해보니 2010년에 비해 2014년에는 그 빈도가 100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네이버 트랜드, 구글 트랜드에 의하면 ‘썸’의 검색 수는 두 포털사이트에서 공통적으로 2010년에 비해 약 100배 증가하였다. 그 이전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 연애 이전 단계로서의 썸은 연애라는 개념이 존재하던 시대부터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썸이 하나의 인간관계로서 주목받게 된 것은 썸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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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단독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썸은 연애 이전 단계의 미묘한 애정 전선이 반드시 연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연애하는 사이라는 인간관계가 명확히 존재하듯이 연애 이전의 과정도 하나의 필요한 인간관계로서 의의를 갖게 된 것이다. 정리하자면, 그것은 곧 요즘 젊은이들이 썸‘만’타고 연애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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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는 변해왔다 썸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러한 추측이 합당한지를 살펴보기 위해 각각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문학작품을 순서대로 살펴보자. 고전 작품은 지금의 시기와는 사회적 배경이 많이 달라서 단순비교가 힘들기에 제외했다. 그리고 100여년전으로 돌아가 일제 강점기 시대의 문학부터 네 작품을 분석해보았다. 이는 자본주의가 등장하기 시작한 사회부터 자본주의가 완전히 자리 잡은 지금까지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변천사는 자본주의가 사회적으로 우리의 인식에 영향을 끼쳐왔다는 공통점을 전제로 하기에 연계성을 찾기 용이하다. 첫 번째로 일제강점기의 문학, 조중환의 <장한몽> <장한몽>은 1913년 일제 강점기에 조중환이 지은 번안 소설이다. 을 살펴보자. 주인공 이수일은 어버이들의 뜻에 따라 같이 성장한 심순애와 약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심순애는 김중배라는 도쿄 유학생의 보석에 유혹되어 이수일과의 혼약을 파기하고 김중배와 결혼한다. 이후 그녀는 죄책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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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했지만 이수일은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고민하던 심순애는 투신자살을 기도했으나 이수일의 친구에 의해 구출된다. 그 친구는 이수일에게 재회를 권하지만 고리대금업자가 된 그는 재력 유지에만 신경을 쓴다. 그러나 그 후 이수일은 자살하려는 어느 남녀를 구출해주며 심경이 변하게 되고 둘은 결국 재회한다. 이수일과 심순애의 비련을 그린 이 작품은 물질적 가치에 대항할 수 있는 사랑의 힘을 주제로 하고 있다. 물질의 가치에 현혹될 수는 있으나 사랑이라는 가치가 훨씬 더 절대적으로 여겨지는 시기였던 것이다. 이 시기까지는, 젊은이들이 애정이라는 본능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한번 애정을 나누면 그러한 관계를 쉽게 끝낼 수 없는 것으로 여겼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전후시기의 문학작품, 정비석의 <자유부인> <자유부인>은 1954년『서울신문』에 연재한 정비석의 장편 소설이다 을 보자. 대학의 국문과 교수인 장태연은 성실한 교수로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소장학자이고, 그의 아내인 오선영은 선량한 가정주부이다. 어느 날 오선영은 화교회에 참석하여 그 자리에 모인 동창들의 화려한 생활에 짙게 물들어가기 시작하고 남편의 제자와 춤바람이 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유혹했던 이는 정작 후에 다른 여자와 떠나고, 오선영은 계속해서 방황한다. 탈선된 행위와 좌절로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진 오선영은 결국 장태연의 무한한 아량과 이해로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가정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점은 불륜을 저지른다는 설정과 제자 여학생의 교수에 대한 사랑 등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금기로 여겨졌던 요소들이 파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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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설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이 끝나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소설에는 부와 애욕에 적극적인 인물이 등장했고 성과 물질에 대한 욕망이 표현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자본주의와 성이 만났을 때의 욕망을 기초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당시의 연애 태도가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과 다소 유사해 보인다. 특히나 이 대중소설은 당시 굉장한 베스트셀러였는데, 이는 그만큼 당시의 애정세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세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산업화 시기의 문학,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별들의 강>은 1972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최인호의 소설이다. 이다. 이 작품은 어느 눈 내리는 초겨울, 젊은 여인의 자살이라는 돌연한 사건에서 시작된다. 그녀의 이름은 오경아이고 ‘나’ 김문오는 지금 대학 강사지만 한때 그녀와 동거를 했다. 그리고 ‘나’는 감회에 젖게 되며 이야기가 본격화되는데, 소설은 그녀의 ‘남자 이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녀의 첫 번째 남자와의 사랑 행각에서 남은 것은 임신중절과 허무한 비애였다. 그리고 두 번째 남자와의 사랑 역시 비극적이었는데, 의처증으로 아내를 자살하게 한 그의 과거가 밝혀지며 파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후의 세 번째 남자가 바로 ‘나’였는데 계절이 바뀌며 ‘나’ 역시 그녀와 헤어졌다. 그리고 1년 후 그녀의 싸늘한 시신을 보게 된 것이다. 장례식을 치른 후, ‘나’는 화장한 그녀의 육신을 한강에 재로 띄우며 흐느끼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온다. 이 작품은 1970년대 한국 사회가 지닌 산업화 과정의 병폐, 참된 사랑이 결여된 인간의 소외, 개인의 행복만을 위해 줄달음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지고지순한 사랑의 절대적 가치가 중시되었던 일제강점기와는 다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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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시기의 문학이 사랑에 대한 욕망과 연애 관계를 화려하게 그려냈던 것과도 다르다. 연애 관계는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본능적으로 내재된 욕망을 반영했지만 산업화가 본격화되며 그 무게가 점점 가벼워졌다. 그 시기의 개인은 급박하게 발전하는 시기에 맞춰 앞만 보고 달려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한 주인공의 정신적 부작용은 당시 사회가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사랑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을 나타낸 것이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산업화 시기 이후, 현대의 작품인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우리는 사랑일까>는 1993년의 <Essays in Love>을 원작으로 하는 스위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이다. 이다. 우리나라의 문학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인에게 특히 사랑받는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기에 우리나라의 정서를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참고하기로 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평범한 직장인 앨리스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다가 에릭이라는 근사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좋았던 첫 느낌은 오래가지 않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변한다. 에릭에게서 온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던 앨리스는 이후 필립이라는 남자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현재의 애인 에릭과 새로운 남자 필립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 책의 흥미요소는 현대인이 느끼는 연애의 어두운 요소들을 상세히 그려낸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괜찮은 조건의 남자친구를 만나고도 스스로를 비하하고, 연애에 대한 두려움을 씻어내지 못한다. 순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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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은 주인공의 이기적인 면모는 독자들을 공감하게 한다. 사랑이라는 절대적 가치에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자꾸만 상대방을 계산하는 우리의 모습이 주인공에게 반영된 것이다. 전후 시기에도 그러한 경향이 조금씩 나타났으나 이처럼 구체적으로 연애 상대의 조건을 재는 모습이 묘사된 적은 없다. 이로써 우리는 사랑 앞에서 나타나는 현대인들의 특이한 면모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자유연애의 시대에서 허락한 사랑할 수 있는 여유와 자본주의 시대에서 발달한 이기적 성향이 만나 새로운 연애 심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사랑에 대한 우리의 태도 변화를 암시하는 시대별 문학작품 네 가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앞선 시대의 문학 작품에서는 비교적 사랑에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이 드러나는 반면, 현대에 가까워지면서 그러한 특징이 사라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능 앞에서 과거의 사람들은 사랑의 힘에 순응하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지고지순한 사랑은 더 이상 인간의 필요조건에서 멀어졌다. 산업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자본주의의 경쟁구도 앞에서 개인은 사랑이라는 비가시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할 여유를 잃어왔다. 그래서 요즘의 젊은이들이 사랑을 하기에 앞서 썸을 타는 단계에 더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은 본능적 감정을 소유한 인간이라면 언제든 발현할 수 있는 것이지만, 동시에 언제든 탐색하고 저지할 수 있는 요소가 된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썸이 부각되기까지는 이러한 배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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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썸이 뭔데?

이렇게 썸은 현대사회의 신조어로 태어나 대중적 언어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썸이라는 개념이 이슈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면에는, 현대인들이 썸을 많이 탄다는 가정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제 현대로 돌아와 썸을 많이 타게 된 이 시대를 통찰하며 그 묘한 기류에 대하여 파헤쳐보자. 썸의 정의를 더 뚜렷이 하기 위하여 썸을 누리는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 그들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우선 친한 친구와 썸타는 사이와 연인, 이 세 단계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해보았다. 이에 대하여 한 여성은 우정과 썸의 차이에 대하여 ‘친한 친구를 보면, 스킨십을 하고 싶지 않지만, 썸을 타는 사람에게는 그런 감정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연인과 썸의 차이에 대해서는 ‘연인이라고 하는 순간 스킨십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 한 남성은 우정과 썸의 차이에 대하여 ‘숨기는 것의 차이이고, 친구는 할 얘기, 하지 못할 얘기 다 하지만 썸타는 사이에서는 그것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연인과 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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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대해서는 ‘연인은 상호간의 제약이 들어가고, 썸을 탈 땐 상대에게 제약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썸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하여 가장 비중을 두었던 이 질문은 애정관계를 단계적으로 구분할 때 어떤 맥락에 위치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암시한다. 썸의 앞뒤로는 명확히 규정지을 수 있는 인간관계에서의 단계가 존재하기에 그것을 지표로 중간점을 찾아보면 되는 것이다. 썸은 쉽게 말하면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 사이의 관계이다. 썸의 정의를 내려보자. 썸은 말 그대로 썸이다. 친구 사이가 아닌 연인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느끼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연인으로는 발전하지 않는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무언가(something)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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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의 썸

이러한 썸의 기류가 얼마나 깊이 우리 시대의 삶에 녹아있는지는 주위만 둘러보아도 알 수 있다. 대중매체가 생활화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기에 TV만 틀어 봐도, 유행가만 들어봐도 요즘 썸이 그들에게 핫한 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그프로그램에서도, 인기를 끈 노래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우리는 그 단어를 발견할 수 있다. 썸에 관한 기사도 2014년에만 서른 개 이상 쓰인 것을 보면, 새롭게 등장한 이 개념은 어느새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썸은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고로 같은 현대라고 해도, 연애의 양상은 변했을 것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대중매체에서 묘사된 남녀관계를 토대로 썸의 특징을 암시하는 부분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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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에 대한 태도

"지인씨, 살다보면 가슴 아픈 인연으로 끝이 날지라도 만나야만 되는 그런 사람이 있나봐요. 꼭 그래야만 하는 운명이 있나봐요. 또다시 세상을 돌고 돌다보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사랑할 수 있을까요?" 영화 <동감>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자들은 배우자를 고를 때 여러가지를 본다. 외모, 성격, 학력, 재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랑 로맨스가 가능할까를 본다."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순정, 순정, 순정을 외치는 멜로 작품이 한참 유행하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를 상기해본다. 많은 젊은이들은 운명을 믿었고 유행하는 발라드 노래를 들으며 가슴 절절한 사랑을 은근히 동경했을 것이다. 그에 비한다면, 오늘날 우리는 현실적 태도로 당당하게 연인을 선택하는 조건에 대하여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조건을 보며 연애를 미루는 것은 우리가 썸을 타는 이유 중 하나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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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사랑에 대한 태도

‘어디서부턴지 무엇 때문인지 / 작은 너의 손을 잡기도 난 두려워/……/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피노키오, <사랑과 우정사이>

‘우린 레저 같은 사랑을 해요 / 다른 사람은 몰라도 돼요 / 사랑마저 힘들 필요는 없어요/……/ 지나치게 몰두하지 말아요 / 그딴 사랑이 여기 있어요 / 사랑마저 힘들 필욘 없어요’ 흐른, <Leisure Love>

아래 가사의 주인공은 과감하게 가벼운 사랑을 인정함으로써 어색한 사이가 두려워 시작도 하지 않고 떠나려는 위 가사 속 인물을 겁쟁이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이렇듯 사랑마저 힘들 필요는 없다고 느끼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의 심리이다. 힘든 사랑을 시작하고 싶지 않은 그들은 그래도 피 끓는 청춘이기에 썸 정도는 타줘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문화에서 살아간다. 가볍게 끝내려는 사랑 아닌 사랑, ‘그딴 사랑’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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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는 방식 ‘(연애편지)창밖을 봐. 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지 흔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 귀을 기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 눈을 감아봐.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영화 <클래식>

토킹주제는 '썸을 활활 지필 수 있는 이것?!'. 정답은 SNS 선물 교환권이다. 이에 대해 패널들은 유효기간, 연장방법 등을 정확히 체크하여 SNS 선물 교환권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원활히 썸의 기류를 진행시키기 위하여 SNS를 통해 어떤 식으로 상대방의 상태에 대한 배려와 선물에 대한 보답을 약속할 것인지에 대하여 자세히 이야기한다. 예능 프로그램 <로맨스가 더 필요해>

이와 같이 연애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역시 변화했다. 준비하는 시간이 다소 긴 연애편지를 생각하면, 오늘날의 우리는 애정 표현을 하기 쉬운 세상에 살고 있다.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만으로도 얼마든지 마음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용이해지며 썸의 기류 역시 찾아보기 쉬워졌다. 이러한 감정 표현의 방식은 감정의 무게가 다소 가볍게 느껴지도록 한다는 면에서 썸의 모습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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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는 대중매체에 노출된 연애 방식에 변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우리는 썸의 외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비교 사례의 두 번째 모습들에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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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의 내면에는 썸띵이 있다

그렇다면 썸이라는 개념이 확실히 자리잡게 된 오늘날까지 우리의 내면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이 시대 현대인들의 심리를 토대로, 썸만 타게 되는 이유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썸만 타는 이유의 첫 번째로는 개인적인 사유를 들 수 있다. 직전의 사랑에서 큰 상처를 받은 이유로 사랑을 두려워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현대 사회의 특성이 끼치는 영향이 덜하며, 과거에도 이러한 사유로 설레는 감정이 연애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레드북」 의 한 기사에 인용된 어느 치료사의 말은 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은 친밀성을 성관계보다 더 두려워합니다. 흔히 친밀성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성애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좀 더 가벼운 연애는 아주 잘 하면서...” 이처럼 이들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는 일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에, 친밀성을 사랑으로 발전시킬 엄두를 내지 못하고 마음을 닫아둔 것이다. 19


두 번째는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현대인들의 체화된 계산적 본능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들은 연애를 함으로써 어떤 면에서 이득을 보고 어떤 면에서 손실을 볼 것인지 계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들은 사회학자 John Lee가 6가지의 종류로 사랑을 나눈 기준으로 보자면, 프래그마(pragma) 사랑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유형은 논리적이고, 실용적인 사랑을 의미하며 사랑을 할 때 현실적인 접근방법을 택한다. 만일 서로에게 변화가 생겨 상대의 자원교화가치가 전과 같지 않다면 사랑이 끝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언급되는 ‘자원교화가치’는 상대방의 조건 그 자체가 될 수도 있지만, 감정이라는 자원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본인이 더 사랑받는 느낌이 들면 그 연애는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연인에게 사랑받는 정도보다 본인이 연인을 사랑한다는 정도가 더 크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공허하고 슬픈 마음이 들면 그것은 곧 사랑이라는 거래에서 손해를 봤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십대를 위한 한 자기계발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자기 안의 상처와 콤플렉스를 억지스레 감추고 마치 승자가 있는 게임인 양 상대방을 비교하고 자신을 비교에 내맡기는 것이 ‘연애’라고 불리고 있다. 이 게임에 초연하게 뛰어드는 것이 ‘쿨함’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담론은 우리를 포섭하고 길들이기 위해 시장이 퍼뜨리고 있는 담론이지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사람들은 “더 사랑하는 쪽이 손해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모든 것은 우리를 성장시켜주는 경험이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경제적 관념에 사로잡힌 우리들은 자꾸만 계산하고 계산한다. 이는 연애 과정이 아닌 썸을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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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과 지속적으로 친근감을 유지하면서도 팽팽한 줄다리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연애로 이어졌을 때 상대방에 비해 본인이 더 구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연애를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썸을 탈 때의 분위기가 좋아도 우리는 젊은 날의 사랑은 대부분 이별을 동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쓰디쓴 상처를 입어야 하는 일이라면, 차라리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 선택일 수 있게 된다. 연애를 하는 순간들이 달콤할 수는 있으나 헤어진 후의 공허함은 필연적이다. 그래서 요즘의 젊은이들은 차라리 썸을 탄다. 긴장감과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적당한 달콤함만 섭취하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로는 경쟁구도의 사회에서 사랑에서마저 우위를 차지하려는 현대인의 욕심을 들 수 있다. 본질적으로 사랑은 어떠한 지표를 들이대 다른 이들과의 사랑과 비교하며 양적 경쟁을 시도하기엔 어려운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상대방과 궁합만 잘 맞으면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이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연인을 소개했을 때 주위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받지 못할 것 같은 경우, 또는 데리고 다니기 창피한 경우 연애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는 연애 상대를 사랑하는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본인의 신분 상승을 이뤄주는 대상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기에 사회 분위기와 연애 행태를 암시하는 문학 작품 중 현대 사회의 예로 들었던 <우리는 사랑일까>를 토대로 쓴 글이 있다. 대한민국 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사는 이 작품의 여주인공에 대하여, 이 책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친구들이야 배가 아프든 말든 앨리스는 행복하다. 꿈에도 그리던 멋진 남친을 21


소유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떤 근사하고 훌륭한 옷을 입었다는 그 확실한 착용감, 사랑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나를 만나는 스무살 철학>(2010), 김보일

이렇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명품 브랜드의 옷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능하는 역할과 똑같은 역할을 부여한다. 누구에게나 조건이 뛰어난 상대방은 이상형이 될 수 있다. 자신만의 차별화되는 이상형이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이다. 영어를 잘하고 공부를 잘하고 외모가 뛰어난 것은 어느새 대타자처럼 자리잡고 있는 모두의 욕망이 되었다. 이처럼 사랑에 있어서도 타인을 의식하는 것이 당연해진 시대이다. 나의 자율적인 욕망보다도 주위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될지에 대한 조바심이 더 큰 역할로 자리한다. 내 욕망보다도 타인의 평가를 중시하는 모방의 욕망 속에서 우리는 사랑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리하여 어떤 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사람을 만나도 썸만 타고 끝내게 된다. 아무리 둘만 있을 때의 궁합이 잘 맞더라도 상대방이 멋진 명품백과 같은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교제를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주변을 많이 의식하는 성향을 지닌 우리나라에서 연인의 조건마저 하나의 스펙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이들에게 연애는 자신의 이미지 마케팅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연애를 하게 되면 자신의 이미지가 상대방으로 인해 하락할까봐 이들은 연애로 나아가지 않는다. 썸을 타면서 연애를 할 때 느낄 수 있는 긍정적 감정들만 교류하고 정식으로 상대방을 나의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네 번째 이유로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청춘들의 고민을 반영하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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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문제를 들고 싶다. 바쁜 현실에 부딪혀 연애는 사치로 느껴지는 이들이 썸을 탄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소위 ‘연애세포’라는 것이 있어서, 그들의 눈에 별을 박고 심장에 100만 볼트 충격을 가해 사랑이라는 무모한 청춘사업에 투신하게 만든다는 신화는 누구에게나 감칠맛 나는 화제였다. 그런 허무맹랑함에 비추어 볼 때 최근 ‘88만원 세대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퍼져나간 요즘 젊은이의 연애담은 재미도 없거니와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만큼 형편없는 것이었다. ‘사랑이 88만원보다 비싸기 때문에 요즘 젊은이들은 사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이런 관점은 우리나라의 사회문제와 연관된 관점이다. 그렇다. 사랑은 88만원보다 비싸다. 젊은이들이 그들이 버는 돈만으로 연애를 하기엔 데이트를 할 돈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들은 회피한다. 연애를 하면 꾸준히 데이트를 해야 하기에 상대방이 아무리 좋아도 시작하지 않는다. 자신이 먹고 살기도 힘든데 상대방의 삶의 문제까지 교류하기엔 부담스럽기에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썸을 타며 즐거움만 누리고 무거운 책임감은 내려놓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실질적으로 연애에 대하여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이유로 썸을 타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해보았다. 이는 사회학자 John Lee(1975)가 그의 저서 ‘사랑의 색깔’에서 50문항의 질문을 통해 답변자의 사랑 유형을 여섯 가지로 분류한 ‘사랑색채이론테스트’를 바탕으로 실시했다. 각각의 유형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간단히 명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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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색깔 made by Jho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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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르게 사랑(Storge) : 우애적, 동료적 사랑 세월의 흐름과 함께 천천히 무르익는 좋은 친구 같은 사랑이다. 오랜 만남을 통하여 서로가 편안하게 느끼고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에로스 사랑(Eros) : 육체적, 낭만적 사랑 미의 사랑 혹은 성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이들은 첫눈에 반하거나 성적인 친밀감에 강한 욕망을 가지고 감정이 강렬하다. 루두스 사랑(Ludis) : 오락적, 유희적 사랑 장난기 있는 심심풀이의 사랑을 의미한다. 많은 상대와 사랑을 하지만,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장기적으로 애착을 갖는 것은 피하고, 또한 상대방이 자신에게 몰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매니아 사랑(Mania) : 소유적 사랑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열광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이들은 독점욕, 의존감, 질투심이라는 감정적 반응을 가지므로 영속적인 근심 및 불안의 상태에 있다. 프래그마 사랑(Pragma) : 실용적 사랑 논리적이고, 실용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이들은 사랑을 할 때 현실적인 접근방법을 택한다. 또한 상대를 제대로 알기 전까지는 헌신이나 미래는 언급하지 않는다. 아가페 사랑(Agape) : 이타적 사랑 이 사랑은 자기희생으로 성취하는 높은 차원의 사랑으로 아가페의 속성을 가진다. 사랑의 대상에게 요구하지 않으며, 자신보다 상대방의 행복이나 성장을 더욱 배려하는 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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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 실용적 사랑을 뜻하는 프래그마 사랑의 유형을 지닌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형의 경우 만일 상대의 자원교화가치가 전과 같지 않다면 사랑이 끝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태도가 연애에 임하는 태도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썸을 타는 이유 중 두 번째 이유의 근거가 될 수 있겠다. 반면에 깊은 우애를 나누는 듯한 동료적 사랑을 의미하는 스트로게 사랑과 희생적 사랑의 유형을 의미하는 에로스 사랑의 유형은 한명씩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요즘의 연애의 유형에서는 오래된 만남을 통해 무르익는 감정의 깊이를 찾기가 다소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대에서 연애를 하는 젊은이들의 내면에는 ‘계산 본능’이 낭만성과 이타성에 앞서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앞서 정리한 썸만 타는 이유의 네 가지 항목을 바탕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대 100명을 대상으로 본인은 어떤 이유로 썸을 타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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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어떤 이유로 썸을 탄다고 생각하는가 썸을 타고 있는 20대 100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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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썸은 연애 이전의 설레는 단계로 흔히 통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가 반 드시 연애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썸만 타 고 발전하지 않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리가 썸만 타는 이유의 첫번째로는 개인적인 사유를 들 수 있다. 바로 전의 사랑에서 큰 상처를 받은 이유로 사랑을 두려워 한다는 이유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한 현대인에게 내재된 계산적 본능 때문이다. 이들은 연애를 함으로써 어떤 면에서 이득을 보고 어떤 면에서 손실을 볼 것인지 계산하려는 경향이있다. 이 때, ‘자원교화가치’는 상대방의 조건 그 자체가될 수도 있지만, 감정이라는 자원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본인이 더 사랑받는 느낌이 들면 그 연애는 성공한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더 사랑한다는 느낌에 공허하고 슬픈 마음이 들면 그것은 곧 사랑이라는 거래에서 손해를 봤다고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경쟁구도의 사회에서 사랑의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현대인의 성향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주위의 우러러보는시선을 받지 못할 것 같은 경우, 또는 데리고 다니기 창피한 경우 연애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는 상대방과 본인을 별 조건 없이 사랑하는 대상자로 보기보다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본인의 신분상승을 꿈꾸는 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청춘들의 고민을 반영하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를 들고 싶다. 바로, 바쁜 현실에 부딪혀 연애는 사치로 느껴지는 이들이 썸을 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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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문조사의 결과에서도 역시 계산적으로 연애를 바라보는 자세를 암시하는 두 번째 이유가 가장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았다. 감정의 손익을 계산하고 연애를 정의하는 실용적 사랑이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친숙해진 것이다. 이렇게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썸을 타는 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인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 사랑에 대한 집착은 이제 진부하고 찌질한 일이며 자신에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가벼운 연애를 즐기듯이 썸을 타는 것이 설렘을 느낄 수 있고 그 정도로 충분하기 때문에 쿨하고 효율적이게 된 것이다. 가볍고 달콤한 연애 과정으로 묘사되는 썸은 후면에 부정적이고 어두운 이유들을 감추고 있다. 이러한 사랑의 양상이 보편적이게 된 이 시대에서 우리는 어떠한 사랑을 해야 할까. 고전 평론가 고미숙은 현 시대를 ‘연애불능시대’라고 언급하며 이렇게 조언했다. ‘사랑이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다. 즉, 내가 어떻게 관계를 구성하느냐가 사랑의 내용과 형식 모두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것이 내 존재의 궤적을 만든다. 존재의 흐름과 궤적, 그것을 일러 운명이라고 말한다. 내 운명의 주인은? 바로 '나'다. 그러므로 시작에서 종결까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내 안에서 사랑이 어떻게 일어나고 소멸되는지를 철저히 살피겠다는, 다시 말해 사랑이라는 "괴물"과 맞짱을 뜨겠다는 승부욕이 있어야 한다. 딱 그 의욕과 의지만큼 '자기'로부터 떠날 수 있으리니.’ 맞는 말이다. 사랑을 하려는 의욕과 의지만큼 연애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없다. 썸을 타고 연애로 나아가는 것은 상대방을 자기의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용기이다. 이렇게 썸을 도구적인 단계로 인식한다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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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적당한 설렘을 느끼면 연애 욕구는 채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문제는 발생한다. 썸을 도구적 단계가 아닌 그 자체를 목적으로 두었을 때 농도가 짙은 사랑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젊은이는 썸의 물결을 타고 있다. 연애에 관한 지침이나 조언으로 가득한 자기계발서가 대형서점의 한 책꽂이를 다 채워도 여전히 우리는 서투르다. ‘돈이 없어서’, ‘경쟁에 치여서’ 사랑을 못한다는 패배주의적 담론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리고 혼자 진정한 사랑을 꿈꿔봐도 이러한 가치를 알아줄 상대방을 찾기가 힘들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정량적 가치들을 초월한 곳에 사랑이 있다는 믿음은 더 이상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믿음은 인생을 ‘효율적으로’ 살 수 있게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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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썸의 수혜자일까, 피해자일까

어쩌면 썸이 연애에 관련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썸은 그 관계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어떤 관계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전제로 존재한다. 그러나 특유의 달콤함을 동반하기에 쉽게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사회의 많은 요소들과 썸을 탄다.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불안감과 현재의 짧은 달콤함을 전제로 꿈을 구상하기도 하지만 같은 원리로 현실을 도피하여 유흥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 문제는 불안감과 달콤함 중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는가에서 결정된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본다. 일도, 휴식도,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불안감을 극복하고 짧은 달콤함으로부터 더 장기적인 행복을 꿈꾸는 이들이 있고, 불안감 속에서 짧은 달콤함에 머무르려는 이들이 있다. 꿈이 달콤한 것은 현실이 씁쓸하기 때문이다. 썸이 달콤한 것은 사랑이 씁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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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신비로운 가능성도 / 희망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청년들은 / 쫓기듯 어학연수를 떠나고/ 꿈에서 아직 덜 깬 아이들은 /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날 듯 / 짝짓기에 몰두했지’ 브로콜리 너마저, 앨범 2집 <졸업>(2010)의 수록곡, ‘졸업’ 이 씁쓸함에 대한 불안감을 한 노래 가사가 잘 표현해주고 있다. 우리는 방황하고,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짧은 사랑일지라도 그것을 위안삼아 또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세상은 불안정한 우리의 젊은 청춘에게 불멸의 사랑을 나눌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썸을 탄다. 썸은 어쩌면 우리가 책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대책인 동시에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욕구의 표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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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불안감 속에서 짧은 달콤함에 머무르려는 이들이 있다. 꿈이 달콤한 것은 2) 현실이 씁쓸하기 때문이다. 썸이 달콤한 것은 사랑이 씁쓸하기 때문이다. 3) ‘그 어떤 신비로운 가능성도 / 희망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청년들은 / 4) 쫓기듯 어학연수를 떠나고/ 꿈에서 아직 덜 깬 아이들은 / 5)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날 듯 / 짝짓기에 몰두했지’ 6) 이 씁쓸함에 대한 불안감을, 한 노래 가사가 잘 표현해주고 있다. 우리는 7) 방황하고,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짧은 사랑일지라도 그것을 위안삼아 8) 또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9) 세상은 불안정한 우리의 젊은 청춘에게 불멸의 사랑을 나눌 여유를 10)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썸을 탄다. 썸은, 어쩌면 우리가 11) 책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대책인 동시에 12)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욕구의 표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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