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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서 오스틴까지 이디오테입과 비둘기우유,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3월 8일부터 4월 4일까지 28일 간 토론토, 오스틴, 뉴욕, 샌디에이고, LA를 거치는 북미 투어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디오테입은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 더 스타>에서 CMW에 참가한 8백 팀 중 TOP 9에 꼽혔고, 한 캐나다 밴드는 공연 중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수건을 펼치며 ‘정말 멋진 팀’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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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관객을 춤추게 했다’는 이 기사는 후에 SXSW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디구루의 표현을 빌려 ‘남한으로 치면 땅끝마을 같은 곳’에 위치한 SXSW 공연장을 배치받은 이디오테입의 공연에 2백 명 정도의 인파가 몰린 거다. “우린 다른 공연장에도 그 정도의 사람이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관객이 10명에서 20 명밖에 안 되는 곳도 있더라고요.” 디알이 웃으면 얘기한다. “구글 스트리트 뷰에도 안 나오는 곳이었어요.” 오픈하기 전인 공연장이라 이디오테입의 공연이 열리는 당일 간판을 달았다는 그곳에 모인 사람 중에는 음악 비즈니스 관계자가 많았다. 한국 음악 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찰나에 밴드들이 온다니 궁금했던 모양이다. 한국에서 온 밴드를 신기한 눈으로 지켜봤을 서양인처럼 이디오테입의 멤버들도 외국 관객이 생경하긴 마찬가지였는데, 그날 공연장에 있던 관객에 대한 디구루의 총평은 이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끓는점이 좀 높거든요. 그런데 한 번 끓으면 기름처럼 뜨겁잖아요. 그런데 걔네는 끓는점이 되게 낮아요. 첫 곡도 안 끝났는데 신나서 놀더라고요. 솔직하게 바로바로 반응을 하고요.”

north america tour

“공간과 상관없이 가장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디구루가

않고 계속 말을 했다. 3월 8일에 출발해 4월 4일까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이어서 얘기한다. “잘 알려진 밴드는 한 번씩 무대에 올랐을 만큼 유명한 공연장인

무슨 사건 사고가 그렇게 많았는지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기록해놓으면 1년치

록시(The Roxy Theatre)에서도 공연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서고 싶었던

뉴스 대본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 사건의 발단은 작년 펜타포트 록

공연장은 뉴욕의 니팅 팩토리(The Knitting Factory)였어요. 뉴욕이 거의 모든

페스티벌에서부터였다. 캐나다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 CMW(Canadian Music

예술의 수도니까요. 최고와 맞붙는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리츠 칼튼의 차고에서

Week), 미국 최고의 음악 축제 SXSW(South By Southwest)의 관계자는 지난해

한 공연도 정말 좋았고요.” 리츠 칼튼은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모은 돈으로 지은

여름 우리나라에 와서 밴드 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2011년 CMW와 SXSW

개인 차고를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옆에서는 바비큐를 굽고 공연도 하는 동네

에 이디오테입, 비둘기우유,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초대했다. 그리하여 한 음원

잔치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 조용한 텍사스 주의 시골 사람들도 그렇게 공연을

유통 회사를 주축으로 3팀의 밴드와 기획팀을 합해 총 21명으로 이루어진 대형

즐기는 모습은 부러워할 일이다.

(왼쪽부터) 디알, 디구루, 제제.

그렇다면 가장 좋았던 공연은? 제제는 샌디에이고에서의 공연이라고 말한다.

밴드 이디오테입의 디구루(프로듀서, DJ), 제제(신시사이저), 디알(드럼)은 쉬지

프로젝트 팀 ‘서울소닉’이 만들어진다.

4월 말 서울에서 북미 투어 애프터 파티까지 마친 이디오테입에겐 새 음반 작업이

“출발하기 전부터 난관이 있었어요. 우리 팀은 전자 장비가 많아서 아무리 짐을

기다리고 있다. “투어 가기 전에 음반 계획을 다 세워놓고 떠났어요. 가서 무얼

줄여도 120kg이 되더라고요. 개인적인 짐까지 합치면 200kg 가까이 되었어요.”

보고 듣든 바꾸지 않으려고 멤버에게 못을 박아놨는데 돌아오기도 전에 ‘콘셉트를

디알이 말한다. 최소 5시간 이상의 비행기를 타고 북미 대륙을 별 모양으로

바꿔야 할 것 같아’라고 얘기했죠. 거기서 느낀 게 너무 많아서 그걸 전달해야 하지

가로지르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CMW와 SXSW의 스케줄을 맞추느라 최소

않나 싶어요.” 디구루는 해외에서 지켜본 한국, 현지에서 느낀 북미, 돌아와서

사진 HWANG HYE JEONG 투어사진 서울소닉(www. seoulsonic.kr)

토론토, 오스틴, 뉴욕, 샌디에이고, LA를 거쳐 북미 투어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동선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렸다 하면 장비 케이스가 박살나

느낀 한국의 느낌을 전달해주고 싶은데 고민이 많다. ‘우리나라의 타령인데, 일제

있었다고 한다. 혹시 향정신성 의약품이 들어 있지 않은가 케이스 안을 확인하는

시대에 들어온 서양 문물과 만나 스탠더드 재즈 스타일로 편곡된 타령이 현재까지

과정에서, 나사로 조립하는 케이스의 여는 방법을 몰라 부수거나 경첩을 아예

계승되어오면 어떤 곡이 나올까’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디오테입의

뜯어버린 거다. 그래도 그들은 사무실에 가득 쌓인 부서진 케이스가 억울하지 않을

상상력에 전자 음악과 북미 투어의 경험까지 섞여 어떤 음반이 나올지 기대해보자.

만큼 토론토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캐나다에서 제일 많이 발행되는 일간지

마지막으로 디구루는 이런 말을 덧붙인다. “혹시 해외 투어를 계획 중인 밴드가

<토론토 더 스타>에서 CMW에 참가한 8백 팀 중 인상적인 9팀을 뽑았는데

있다면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말고 떠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가 미디어에서

Top 9에 우리가 있었어요. 해외에 나가면 우리와 비슷한 형태의 밴드가 있을 줄

본 외국 밴드의 투어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모습이거든요. 우리도 북미에서

알았는데 없더라고요. 한국인 밴드가 밴드 신이 훨씬 큰 자기네 동네에서도 처음

공연을 하면 당장 계약서가 날아오고 여자들이 달려들 줄 알았는데 그런 일은

보는 형태로 연주를 하니까 놀랐고, 이국적인 멜로디에 설득력이 있다는 점에 한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놀고 와야지’라고 생각해야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번 더 놀란 것 같아요.” 디구루가 얘기한다.

같아요. 그게 음악에 다시 반영되는 거고요. 우리가 새 음반 콘셉트를 다 갈아엎은

‘밴드 컷 카피와 크로메오의 접점에 선 중독적인 사운드로 토론토에서 난생처음

것처럼 말이죠.”

2011.03.17

2011.03.14

2011.04.04

2011.03.19

2011.03.15

SXSW 기간에 사람들이 밤거리에 나와 있는 모습이다. 알고 보니 오스틴의 별명은 ‘라이브 음악의 세계적 수도’ 였다. 4일 동안 2천 팀이 공연하는 SXSW를 보러 미국 전역에서 30만 명이 몰려든다.

버펄로 공항. 미국 공연 비자를 발급받는 게 늦어져서 결국 텍사스로 가는 비행기를 놓쳤다. 비행기표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던 찰나에 옆 항공사에서 기적적으로 취소된 비행기표가 생겼지만 이번엔 신용카드가 말썽이었다. 200kg의 짐을 세워두고 카드사에 전화하는 중.

북미 투어 중 팔에 찼던 아티스트 팔찌들. 제제에게 투어의 마지막 날까지 팔찌를 풀지 말라는 미션을 줬다. 이 사진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찍었다.

공연을 하다가 건물 전체가 2번이나 정전된 SXSW의 공연을 마친 다음 날, 공연을 한 번 더 해줄 수 있느냐고 연락이 왔다. 그것도 야외에서.

텍사스 주 오스틴에 있는 리츠 칼튼의 차고. 휴대전화 신호도 잘 잡히지 않는 텍사스 주 시골에 있는데, 도착했을 때 차고 앞에 엄청난 크기의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었다. 개인 차고에서 장치를 렌트해 공연을 했는데, 분위기가 여느 공연장 못지않았다.

Nylon_222 NY08 이디오테잎-ok.indd 1-2

2011.5.26 4:48:7 PM


[nylon] 이디오테잎 북미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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