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786 (09 fe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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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SUNDAY TIMES 9 FEB 2018 제786호

매덕스·글래빈·스몰츠

이런 투수진 봤수? 한 팀에서 뛴 미 최강 트로이카 이야기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은 모두 소속팀이 달랐다. 국가대표 팀에서 뭉쳐 최강 트로이 카를 이뤘다. 만약 이 세 투수가 정규시즌에 도 같은 팀에서 뛰었다면? 그 구단과 감독에 게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장면이었을 터다. 미국에는 실제로 그런 행운을 누린 팀이 존재했다. 1990년대 애틀랜타 얘기다. 당시 애틀랜타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강으로 꼽 히는 선발 트로이카를 앞세워 승승장구했 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트리 오다. 매덕스, 글래빈, 스몰츠는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애틀랜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1980년대까지 약팀으로 분류되던 애틀랜타는 1990년대 들어 리그 최강팀으 로 군림했다. 이들 셋을 모두 보유하고 있던 10년간, 단 한 시즌(선수 노조 파업으로 포 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던 1994년)을 제외 하고 매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 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에도 두 차례 올랐 고, 1995년엔 월드시리즈 우승컵도 들어 올

매덕스

글래빈

렸다. 10년 가운데 세 투수가 모두 선발로 뛴 시 즌은 1992년부터 1999년까지 7년이다. 스몰 츠가 어깨 부상에 시달리다 2000년부터 마 무리 투수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7년간 세 투수가 선발로 쌓아 올린 승수는 도합 340 승. 매덕스가 126승, 글래빈이 114승, 스몰츠 가 100승을 각각 해냈다. 특히 매덕스는 7시 즌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뛴 모든 투수를 통틀어 다 승과 평균자책점, 투구 이닝(1626⅔이닝) 1위 에 올랐다. 물론 글래빈과 스몰츠의 성적도 엄청났다. 글래빈은 7년간 154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23의 성적을 올렸고, 스몰츠도 1434⅔이닝을 투구하면서 평균자책점 3.24 를 남겼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도 이들의 독무대였 다. 7시즌 가운데 다섯 차례나 세 명이 상을

스몰츠

나눠 가졌다.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매덕 스가 수상했고, 1996년엔 스몰츠, 1998년엔 글래빈이 각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 히 매덕스는 시카고 컵스에서 뛰던 1992년 까지 포함해 4년 연속 사이영상을 거머쥐는 위용을 뽐냈다. 다만 2000년부터 선발진에는 매덕스와 글래빈만 남았고, 2002년 18승을 올린 글래 빈이 이듬해 뉴욕 메츠로 이적하면서 셋의 역사에 균열이 생겼다. 매덕스 역시 2003년 16승을 올린 뒤 2004년 친정팀인 시카고 컵 스로 돌아갔다. 그렇게 세 사람은 마침내 모 두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트로이카는 깨졌지만, 전설은 이어졌다. 매덕스는 23년간 개인 통산 355승을 올리고 5008⅓이닝을 던지면서 역대 최고의 제구력 투수로 인정받았다. 17시즌 연속 15승 이상 (1988년부터 2004년까지)을 올리는 기염도

높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월 초 플로리다로 먼저 떠나 마지막 재활 스케줄을 소화했고, 이후 1군 스프링캠프로 이동해 선 수단에 합류했다. 2016년 이후 2년 만에 개막 엔트리에 합류할 확률이 높아졌다. 김광현의 부활을 기다리는 건 SK만이 아니다. 류현진과 쌍벽을 이루는 전국구 스타플레이어였던 김광현이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야

김광현

윤석민

SK, 김광현 보호 위해 작년 복귀설 불구 끝내 올시즌 6선발 체제 계획… 합류 못하자 ‘유령투수’ 투구 110이닝으로 제한 오명…명예회복 별러 구계가 고대하고 있다. 호쾌한 투 구 폼과 힘이 넘치는 피칭, 당당한 웃음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SK 는 수술 후 복귀 첫 시즌을 맞는 김광현의 왼팔을 보호하기 위해 6 선발 체제를 운영하고, 시즌 전체

투구 이닝을 110이닝으로 제한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그 정도로 김광현은 SK의 보배다.

# 4년 계약 마지막 해, 윤석민 이 이 가는 까닭 윤석민은 KIA가 사랑하는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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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했다. 셋 중 유일한 왼손 투수인 글래빈 역 시 매덕스에 버금가는 305승을 쌓아 올리면 서 사이영상을 두 차례 손에 넣었다. 스몰츠 는 통산 213승 154세이브를 기록해 빅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200승-150세이브를 동시 달성한 투수로 남았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인 ‘명예 의 전당’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매덕스 와 글래빈이 2014년 입성했고, 스몰츠가 1년 뒤인 2015년 헌액됐다. 명예의 전당 입회를 결정짓는 투표에서 매덕스는 97.2%, 글래빈 은 91.9%, 스몰츠는 82.7%라는 높은 지지율 을 각각 얻었다. 그렇게 화려한 시절을 보낸 세 레전드에게 도 애틀랜타에서 함께 뛴 7년은 선수 인생에 서 가장 눈부셨던 추억으로 남아 있다. 가장 오랫동안 애틀랜타를 지킨 스몰츠는 은퇴 당 시 인터뷰에서 “그때와 같은 선발 트리오는 앞으로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우 리 셋은 서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함께 계속 성장해 나갔다”고 떠올렸다. 메이저리 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스몰츠가 마 지막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뒤 각기 다 른 지역에 있던 세 사람을 화상으로 연결해 ‘3자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메이저리 그 역사에서 가장 찬란했던 트로이카가 명 예의 전당에서 재회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은] 서였다.

종 에이스였다. 2008년 14승을 올 리면서 팀 주축 투수로 발돋움했 고, 2011년 17승 5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2.45의 성적을 올리면서 정 규시즌 MVP로 등극했다. 류현진 과 김광현이 국가대표 왼손 원투펀 치였다면, 윤석민은 확실한 오른손 에이스였다. 팀에서 꾸준히 선발로 만 뛴 류현진이나 김광현과 달리, 윤석민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마당쇠 역할까지 했다. 여러 모로 KIA에게는 값진 투수였다.

SK 김광현과 KIA 윤석민은 성공적인 재활 과정을 거친 덕에 올 시즌엔 마운드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SK 와이번스·연합뉴 스

스포츠

윤석민은 201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자 메이저리그 도전 장도 내밀었다. 볼티모어와 3년 총 액 575만 달러에 계약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마운 드를 밟지 못했다. 트리플A에 머물 다 1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 왔다. 친정팀 KIA는 윤석민과 당 시 투수 최고액이던 4년 90억 원 에 사인하면서 돌아온 에이스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윤석민은 복귀 첫 시즌인 2015 년 팀 사정상 마무리 투수로 활약 했다. 51경기에 나서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30세이브 고지를 밟았 다. 그러나 2016년에는 팔 상태가 좋지 않아 1군을 이탈해 있는 기간 이 많았다. 1년간 31이닝을 던지면 서 2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부상 이 원인이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오른쪽 어깨 위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당초 지난 시즌 중반 돌아올 계 획이었다. 꾸준히 윤석민의 복귀 를 점치는 기사도 나왔다. 후반기 에는 합류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도 여러 차례 들렸다. 그러나 피칭 도중 부상이 재발해 다시 재 활 과정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 다. 그 사이 1년이라는 시간이 흘 렀고, 시즌이 끝났다. 팀이 한국시 리즈 정상에 오르는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다. 팬들에게 ‘유령 투 수’라는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다. 몸만큼 마음도 고생했다. 지난 시즌의 우승 전력을 고스 란히 지킨 KIA는 올해 윤석민이 라는 ‘천군만마’를 기다리고 있 다. 아직 개막전 출전은 어려운 상 황이지만 윤석민도 차근차근 몸을 만들고 있다. KIA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미리 날아가 재 활을 계속했다. 마운드에서 예전처 럼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윤석민도 올 시즌을 끝으로 KIA와의 4년 계약이 종료된다. 명 예 회복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 하다. 이제 그 기다림의 끝이 다가 온다. 그는 마지막 인내심으로 복 귀일을 기다리고 있다. 배영은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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