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i 201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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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동네 빵가게에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한지 거의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빵들 틈바구니에서 조금은 수줍은듯 설 탕만을 살짝 묻히고 다소곳이 줄맞춰있는 꽈배기를 만나러 매일 아침 아빠손을 잡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골라주는대로 받아먹더니 이젠 어느정도 보는눈이 생겼는지 조금 더 크고 설탕이 많이 묻어있는 놈으로 잘도 골라잡습니다. 바쁜 아침 매일 빵가게에 들린다는게 말처 럼 쉬운일은 아니지만 꽈배기를 손에 든 딸아이는 마법처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의 모습을 저에게 보여줍니다. 아이들만이 간직 한 이 신비함을 한번 더 보고싶은 마음에, 또 언젠가는 이 사소한 일상도 세월이 쌓이면 소중한 추억이 되겠거니 하는생각에 늘 빠듯한 아침을 서둘러봅니다. 아주 오래 전 일입니다. 월말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지로용지를 들고 공과금 납부를 위해 은행에 가셨습니다. 혹시 지로용지를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 매달 우편으로 집에 배달되던 일종의 공과금 납부고지서입니다. 참고로 지로용지는 천년묵은 아재들만이 알고있는 시크릿 아이템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이 단어를 사용할 경우 아재로 오인받아 대인관계와 사 회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발생할 수 있고 나아가 지역사회에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수 있사오니 늘 사용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쉿! 다 시 이야기로 돌아갈까요. 그런데 은행에 가려면 볼 것도 먹을 것도 많던 동네시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따라 붙을 경우 돈도 더 들고 시간도 더 걸린다는 것을 알고계셨습니다. 그래서 가끔 지로용지를 발견하신 그날로 조용히 혼자 은행에 다녀오 신 적도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거의 매번 저를 데리고 함께 가셨습니다. 어묵튀겨내는 고소한 냄새로 시작되던 그곳에서 떡볶이 즉석과자 아이스크림으로 배를 채우고 어머니가 은행들어갔다 오실동안 오락실에 들어가 지구를 두번쯤 구한 뒤, 정말 운이 좋은 날엔 동 그란 종이딱지도 손에 들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딱지까지 손에 넣으려면 시장 한가운데에서 약간의 난동을 부려야했고 집에 오 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했지만 no pain no gain! 그정도 고통은 참을 수 있었습니다. 철든 아이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마는 저는 유독 철없는 어린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꽈배기를 들고 행복해하는 딸아이의 모습에 문득 제 어릴적 기억의 한조각이 겹쳐지는 화사한 봄날 아침이네요. 세월은 흘러 시장 한복판에서 땡깡부리던 아이는 어느덧 그때의 엄마자리에 서있고, 그곳에서 아이를 얼르고 달래던 엄마 는 이제 칠순을 훌쩍 넘긴 할머니의 자리에 앉아계십니다. 그리고 철없던 아이가 떠나간 빈 자리엔 어린 새생명들이 삶의 터를 닦으며 자 라나고 있습니다. 이곳까지 와보니 왜 그때 어머니께서 늘 생때 부리던 저를 굳이 은행에 데리고 가셨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다 시 시간이 흘러 한번 더 자리를 옮길 즈음엔 또 어떤 모르던 것들을 어렴풋이나마 알게될까요? 다들 지금 어디쯤에 계신가요? 오늘은 여 기까지입니다. 다음달에 다시 뵙겠습니다. Ma y 2 2019 019 69 69 May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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