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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e,

주의사항 * 본 로그는 캐릭터의 사건 이후의 상황입니다. * 로그에 나오는 캐릭터와 오너의 사상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 납치에 대한 묘사가 나타나 있습니다. * 전체적으로 자기 혐오적인 발언들이 들어 있습니다. * 앨리스 폭주가 아닙니다! 제어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 혹시라도 보는 게 꺼려지시는 분은 마지막만 확인해주세요! - 1 -


어쩌면 나는 그때 끝을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남쪽 숲의 가장 깊은 곳, 아이들은 물론이고 선생님들조차 잘 오지 않는 그 장소에서 기이할 정도로 많은 동물이 무언가를 에워싸듯 모 여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동물들 사이로 언뜻 보이는 것은 주저앉은 채 고개 를 숙이고 있는 한 여인이었다. 이제는 백금발이 되어버린 긴 머리카 락이 땅 위에 아무렇게나 흐트러져 있었으며, 그런 머리카락을 정리할 생각도 들지 않는지 그녀는 누구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 다. 흙을 파고드는 손가락, 그 위로 끝없이 추락하는 눈물, 그러나 머 리카락으로 인해 그녀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들리는 소리는 단지, 그녀를 대신해 울어주는 동물들의 가련 한 울음뿐. . . . 시오는 많은 일이 끝나고 지독하게 몰려오는 자기 혐오감으로 인해 입을 틀어막았다. 시간은 정오가 되기 약 10분 전, 이러한 기분으로 갑작스럽게 풀릴 앨리스가 제어될 리 없었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자신 은 평소와 같이 웃었을까? 울렁거리는 상태에서도 그것부터 걱정하는 것이 우스웠으나 어쩔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닿았는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은 여전히 아이들을 사랑했으며 믿고 있으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깊고 짙은 상실감이 자기를 집어삼키고 있는 걸까. 글쎄, 아직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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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듯이 움직이는 발걸음 속에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시선, 발 걸음들이 있었던 것 같기도 했으나 신경을 쓸 수 없었다. 빠른 걸음으 로 시작된 도망은 어느 순간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변해버렸다. 듬성 듬성 보이던 나무들이 빽빽하게 바뀌었을 때, 그제야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넘쳐흐르던 눈물을 얼굴을 가득히 적시고 있었고, 절제되지 않는 앨리스를 증명하듯이 멈춰버린 그녀의 곁으로 온갖 동물이 다가 오기 시작했다. 왜 그동안 오지 않았어? 무슨 일 있던 걸까? 나, 네가 오지 않아서 심심했어.… 다양하게 울리던 목소리들은 그녀의 감정을 알아차리자마자 점점 조용해지더니 이내 그녀를 위로하는 소리만이 가득 채웠다. ‘무엇이 널 그렇게 괴롭게 하는 거야?’ “....그건 우습게도 바로 나야.” 짓눌린 음성이 튀어나오자마자 힘이 풀린 듯 주저앉고는 땅을 움켜 쥐었다. 어쩌면, 아주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만 긍정적인 부분만 보여주고, 잘해주고, 늘 웃는 사람에게 믿음 따위를 주는 사람은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이렇게 슬플 리도 없는 데, 왜 이런지 자신도 모르겠다. 이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지? 이러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평소처럼 지내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다 르게 변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운 머리는 정리되지 않았다. 감정은 언제나 일방적으로 흘렀다. 각자 다른 감정을 가지고 서로를 대하며, 같은 감정을 갖더라도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하게 달 라 끝에는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거나 서로 이해하고 계 속 이어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이것을 지금 믿음의 차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게 맞았다. 아니, 그렇게라도 믿고 싶었다. 아이들이 아직 자신을 믿고 있다고, 나는 아직 아이들의 길잡이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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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고.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혐오스럽고, 마지막 발 악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이미 새장을 떠나 넓은 하늘을 나는 새들을 바라보는 처음부터 잠기지 않았던 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 다. 만약, 자신이 기댔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런 헛된 상상까지 했으나 아쉽게도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거 나 걱정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이기적이라고 평 가했다. 남이 그러는 것은 볼 수 없지만, 자신이 그러는 것에는 넘어 갈 수 있는 오만의 끝이라고. 물론,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릴 적에는 남들에게 기대기를 좋아했다. 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말이다. . . 단 한 번의 납치, 기울 수 없는 감촉. 기억. 집밖으로 나가게 하지 못하는 부모에게 반항하듯 몰래 나간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는지 지금의 그녀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리고 그러한 반항의 죄가 돌아오듯이 천진난만하게 주위를 둘러보던 아이에게 내려진 벌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이었다. 눈을 뜨자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 비릿한 냄새, 그리고 비릿한 안광을 빛내며 자 신을 바라보는 어떤 사람. 어떻게 그걸 잊을 수 있을까, 나의 부주의 로 일어난 그 일을. 결말부터 말하자면, 자신은 아무런 짓도 당하지 않고 빠르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사람은 자신이 미카즈키 집안의 사람이 라는 것을 알아차리곤 그대로 납치를 통한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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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서 이루어진 범죄였다. 짧다면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으나 그 런데도 그 기억은 자신의 속에서 평생 남아있었다. 스스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으며, 가족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절망이 되었다. 그 일로 인해서 학원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이었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과 보호와 걱정만 받으며 살아온 나날이었다. 오빠를 포함한 가족 모두에 게서. 나는 이미 어른이 됐는데도 그들과 같이 있으면 6살의 어린아 이가 된 것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겁에 질려서 가족들 품에 숨기 바쁜 그런 어린아이. 휘몰아치듯 몰려오는 과거의 기억들에 그녀는 급하게 고개를 저었 다. 제어하지 못한 앨리스 탓인지 오랜만에 느껴지는 두통이 좀 더 커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욱신, 욱신. 아직도 느껴지는 울렁거림, 깨질 것 같은 통증, 멈추지 않는 눈물. ‘...구해줘,’ 온 세상이 까맣게 물든 그 날처럼 치고 들어온 생각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의식을 잃었다. . . 이 감정의 끝도 나는 사랑스러움으로 감수할 수 있을까? 너희들이 여전히 사랑스러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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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라고 부르는 무언가.. - 아 정말 얘가 왜 이럴까요!!!!!!! 저는 우리 애들 사랑하는데.... 물론 얘도 우리 애들 사랑해요..(? - 간단하게 말하면.. 자기혐오감으로 인한 앨리스 제어 불가능과 과거의 편린입니다. 그리고 자세한 묘사는 없지만, 학원에 들어오기 전에 납치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초등부 시절 접촉을 꺼리던 모습(이 있었는데 안 지켜졌네요)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앞으로 영원히 언급도 없을 것 같은 비설이라 이렇게라도 놓고 갑니다. - 마지막으로 로그를 읽어주신 분들, 후기라도 부르는 무언가를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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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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