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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 본 로그는 미나모토 리츠카의 개인 로그입니다. * 사람에 따라 부모가 자식을 방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자신을 비하하는 묘사가 많이 나옵니다. * 본 로그에 나오는 사상과 오너의 사상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 남은 기간 동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엄마, 엄마. 아빠..,’ 지친 기색만이 가득한 목소리는 누구에게도 닿지 못하고 그저 빈 공간만을 메우다가 사라졌다.

. . 흰 화병에 꽂힌 하얀 안개꽃, 혹시라도 추울까 꽉 닫힌 창문, 가지 런하게 정리된 하얀 커튼, 아무런 무늬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벽, 따 듯하기보단 차가운 느낌을 주는 하얀 침대. 그리고 그곳에서 유일하게 따듯한 색을 가진 아이가 자신에게 찾아오는 고통에 눈도 뜨지 못한 채 누워있었다.

아이가 병원에 입원하는 건 꽤 자주 있는 일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약했던 몸은 많은 일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기 일쑤였으니, 어쩌면 아이에겐 집보단 병원이 더 익숙한 공간일지도 몰랐었다. 그리고 긴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던 아이는 이런 약해빠진 자신의 몸을 원망했다. 아이는 뛰어놀고 싶었고, 햇볕 아래에서 오랫동안 걷고 싶었으며, 친 구들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다니기를 바랐다. 하지만, 가엾게도 그것들은 아이에게 주어지지 않은 사치였기에 아 이는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것을 전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시 작했다.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그런 말을 꺼낼 때마다 안타깝다는 듯이 바라보는 시선이, 나중에는 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이, 애써 짓는 미소가 전부 기껍기보단 슬프게 다가왔으니까.

텅 빈 병실, 아이의 부모는 아직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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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실이 별로 슬프지는 않았다. 부모는 약한 아이를 위해 많은 시간 을 일해야 했으니까. 그러니 아이에게 찾아오지 못하고 병실에 아이를 홀로 두는 건 오히려 정당하다고, 아이는 생각했다.

「 부모에게 아이는 큰 부담이었다. 」 아이는 몸과 정신이 힘들어질 때마다 언제나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 런 도움도 줄 수 없고, 고통만 주는 자신은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었 다. 그렇다면, 아이는 사람이 아닌 뭐라고 불려야 할까? 아이는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 아이는 짐이다. 짐은 언제나 무거운 상태로 가만히 있다. 그리고 그런 짐에게 큰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다. 짐 안에 든 물건 상태가 어떻게 되든 짐을 든 사람은 그저 묵묵히 앞을 나아간다. 짐을 든 자체가 힘들기에 사람 은 주위의 그 무엇도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짐은 그런 사람을 원 망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짐이었으니 까. 그러니 아이는 사람이 아닌 짐이 되는 게 나았다. 부모에게도, 아이 에게도. 다만, 짐에게도, 아니, 아이에게도 바라는 것은 있었다. 짐은, 이미 내용물이 많이 망가져 열어본 순간 본래의 흔적도 남지 않았을 그 아이는 자신으로 인해 고통스러웠을 사람이 이제는 자신을 바닥에 내버려두기를 바랐다. 사람은 살아있었지만, 짐은 살아있지 않았다. 그러니 두 존재가 같이 앞으로 나아갈 필요는 없었다. 사람이 더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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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필요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짐과 달리 말도, 생각도 할 수 있는 아 이의 원망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커졌다. 그리고 그 화살은 자연 스럽게 부모가 아닌 자신에게로 향했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약하지만 않았어도 그들은 그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이다. 아이가 작은 일에도 쓰러지지만 않았어 도 그들은 즐거운 추억을 좀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아이가 조금만 더 건강했다면, 그들은 함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모든 것은 자신의 잘못 같았다.

아니, 자신의 잘못이다.

이렇게 태어난 나의 잘못.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겐 편했다. 몸만큼이나 마음도 여린 아이는 남에게 화살을 돌리는 법을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아 했 다. 사랑스럽고 다정한 아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에겐 다정하지 못 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반복되었던 고통은 아이를 집어 삼켜버렸다. 그래 서 아이는 자신을 다정하게 대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고통이 너무나 도 끔찍했기에 아이는 자신을 버렸다. 그제야 아이는 편안함을 느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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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고통도 아프지 않았다. 이제 아이에겐 자신의 고통보다 자신의 곁 에 있는 사람의 고통이 더 아팠다.

다행이야, 아프지 않아도 되어서. . . ‘리츠카,’ 오랜 침묵의 끝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문틈 사 이로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언제나처럼 애써 미소를 지으며, 조금은 지친 낯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목소리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모두가 잠 들었을 늦은 밤, 조용하게 들어온 그 사람을 아이는 반갑게 맞이했다.

‘엄마, 오셨어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끊임없이 했던 생각과 원망이 거짓이라는 듯이 아이의 얼굴에는 아 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반가움과 기쁨만이 아이를 채우 고 있었다. 그것이 부모를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아이 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아프거나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부모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곤 했다. 다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 틸 수 있다는 흉내를 낼수록 부모는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마치 아이 는 그것만 생각한다면 된다는 듯이, 다른 건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이. 그랬기에 부모는 아이의 생각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아이는 날이 흐 를수록 좀 더 정교하게 부모가 원하는 자신을 꾸며낼 수 있었다. 그건 꽤 좋은 일이었다, 그로 인해 주위의 이들은 그들을 이상적으로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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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가족이라고 일컬었으니. 잘 된 일이었다.

아이는 부모에게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조잘거렸다. 오늘 바라본 하 늘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의사 선생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간호사 선생님에게 주사를 맞고 보답으로 사탕을 받았다는, 어쩌면 사 소하고, 평화로운 이야기를 아주 즐겁게 포장하여 들려주었다. 그리고 오늘 먹은 약이 독해 종일 지친 듯이 자고만 있었다든지, 맛없는 병원 밥을 억지로 삼켰다든지, 아무도 없는 병실에서 오랜 시 간 공허하게 있었다는, 그런 힘든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없 었던 일처럼 아이의 속 안에서 사라졌다. 아이의 부모는 당연하게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나의 일상처럼 이야기가 끝나면 부모는 다른 말없이 그저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아주었다. 애정이 가득 담긴 포옹은 안겨있기만 해도 무 척이나 따스해서 아이는 그 시간만 되면 정말 모든 것을 잊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행복이었다, 이것이 행복이 아니라면 무엇이 행복일 까? 그랬기에 아이는 밝게 웃으며 부모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부모의 뺨 역시 부모의 포옹처럼 따스했다. 밤은 더 깊어졌다. 부모는 언제나처럼 남아있기를 원했지만, 아이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짧은 실랑이 끝에 부모는 자신들의 집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괜찮은 거냐고, 몇 번이나 묻는 물음에 아이 는 정말로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내일 또 보자고 말했다. 그들이 나가자 병실은 언제 그랬다는 듯이 차가운 어둠에 잠겼다. 아이에겐 이제 모든 게 흐릿했다. 몰려오는 수마에 아이는 몸을 맡기 며 눈을 감았다. 이제는 정말로 암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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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츠카는 긴 소파에서 눈을 떴다.

깜박, 눈을 감았다 뜨며 주변을 바라봤다. 아주 고요한 ‘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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